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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미 아들, 수상한 대북주 매입…경찰 수사

    김수미 아들, 수상한 대북주 매입…경찰 수사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씨 아들인 정명호 씨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피소됐다. 정명호 씨는 김수미 포기김치, 시발 게장 등을 판매하는 식품판매업체 나팔꽃에프앤비를 운영하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 씨와 나팔꽃에프앤비 송모 이사의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19년 4월부터 약 한 달에 걸쳐 회삿돈 3억 원으로 대북 관련주 5만6545주를 약 2억6000만 원에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어머니 김 씨가 출연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이 북한에서 촬영을 추진하는 것을 알고 대북 협업 관련주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회사 직원 소유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회사 직원이던 A씨에게 주식 매입을 지시하고, 이후 A씨가 퇴사하자 또 다른 직원 계좌로 주식을 이체해 거래했다. 당시 사들인 주식은 아직 나팔꽃에프앤비 직원 소유 계좌에 보관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회삿돈을 직원 소유 계좌로 옮겨 주식 거래를 한 정황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대해 정 씨는 “변호사와 이사회, 회사 재무회계 담당자 등과 논의해서 거래한 것이지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 ‘잔반 제로’에 도전하는 강북

    서울 강북구가 ‘잔반 제로화’를 위해 지역 내 음식점에 반찬냉장고 구입 비용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반찬냉장고 구입 비용을 5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지원을 받은 업소는 1년 이상 반찬냉장고로 기본 반찬 셀프코너를 운영해야 한다. 셀프코너 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대상에 선정된 업소는 통지 이후에 반찬냉장고를 구입해야 한다. 또한 구는 쾌적한 음식문화 환경 조성을 위해 입식 테이블 교체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역 내 연 매출 1억원 미만의 일반음식점으로, 좌식 테이블을 보유한 곳이어야 한다. 구는 테이블 교체 비용의 50%를 지원할 계획이며 지원 금액은 업소별 최대 100만원까지다. 1년 이내 식품위생법상 행정처분을 받았거나 호프·주점 형태의 일반음식점인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희망 업소는 입식 테이블을 2개 이상 바꿔야 한다. 참여를 원하는 업소는 오는 29일까지 구 보건소로 신청하면 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구민들이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누리길 바란다”며 “구민 여러분들도 잔반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해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량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 서귀포 ‘하르방’, 80 평생 처음 들어간 부엌서 나눔의 참맛 찾다

    서귀포 ‘하르방’, 80 평생 처음 들어간 부엌서 나눔의 참맛 찾다

    “팔십 평생 한 번도 부엌에 들어간 적이 없어요. 난생처음 부엌에서 멸치볶음, 장조림 등을 만들고 주위에 나눠 주는 활동을 하게 돼 뿌듯해요.” 3년 전 부인과 사별하기 전까지는 부엌일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고창남(82)씨는 18일 제주 서귀포시의 ‘함께하는 돌봄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요리에 푹 빠졌다며 즐거워했다. ‘돌봄밥상’은 서귀포시가 지난해 4월 시작한 서귀포형 ABC 통합돌봄 서비스 중 하나다. 서귀포형 ABC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누구나(Anyone), 병원이나 시설에 갈 만큼 아프기 전에(Beforehand),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돌봄(Community)을 뜻한다. 2019년 9월 출범한 노인복지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004명에게 총 2210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올해는 1116명을 대상으로 ▲안심주거환경개선 ▲AI 안심돌봄 ▲방문 한의진료 등 12개 사업을 추진한다. 함께하는 돌봄밥상도 그 사업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경로당도 못 가고 집안에서만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요리수업이다. 75세 이상 홀몸노인들 4~5명이 통합돌봄 공유공간 ‘한누리’에 일주일에 한 번 모여 요리를 배우며 교류한다. 지난 1일에는 양성일 보건복지부 차관이 한누리를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관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문정심 서귀포시 통합돌봄지원팀장은 “돌봄밥상 외에도 공예, 한글, 구구팔팔 어르신 건강지원 등 18개 프로그램에 1400여명이 참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김명선(44)씨는 “어르신들이 무능해진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올 수 있는데 같은 처지의 홀몸노인 집을 방문해 반찬을 나눠 주거나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 나눔활동을 하며 자존감이 올라가고 어둡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았다”면서 “최근엔 동아리를 만들어 주자 아파트 내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까지 하는 열정을 보인다”고 했다.
  • 中관영매체 “중국 내 김치 어떻게 부를진 우리가 결정”…서경덕 “국내용 지라시”

    中관영매체 “중국 내 김치 어떻게 부를진 우리가 결정”…서경덕 “국내용 지라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한국과 중국 간 ‘김치 논쟁’을 왜곡 보도하는 중국 관영 매체에 “국내용 지라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관찰자망은 지난 15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했다가 공식 사과한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또 관찰자망은 “한국은 김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해 왔으며, ‘김치의 날’을 제정하기까지 했다”며 문체부의 ‘신치’ 표기 공식화 소식도 전했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이다. 하지만 중국은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고 왜곡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관찰자망은 한국의 이러한 노력을 “민간이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는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며 은근히 조롱했다. 관찰자망은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 등 법령상 중국 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제품에는 ‘진실 속성’(소비자에게 친숙한 명칭)을 반영한 표기를 해야 한다”면서 “한국 기업이 중국에 수출할 때 ‘김치’라고 표기하더라도, 중국 내 기업이 어떻게 부를지는 중국 기업이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신치’ 훈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은 ‘파오차이’로 부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찰자망은 기사에서도 한국의 김치 문화를 ‘파오차이 문화’로 적었다. 서교수는 또 지난달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중국인 눈에는 김치가 한낱 반찬인데, 한국인 눈에는 세계에서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비하한 것을 언급했다. 서 교수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라면서 “이미 한국의 김치는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들의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된 걸 그들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새”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중국인들의 여론만 호도하면 된다는, 그러면 다른 나라 문화도 뺏을수 있다고 믿는, 그야말로 세계인의 시각을 무시한 ‘국내용 지라시’로 전락된 것을 그들만 모르고 있다”며 “중국의 ‘김치공정’ 및 ‘한복공정’ 등 ‘문화공정’에 당당히 맞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잘 지켜내는데 더 많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치과의사로 전향한 개그맨, 미국집 공개

    치과의사로 전향한 개그맨, 미국집 공개

    김영삼이 자연과 어우러진 미국집을 공개했다. 개그맨 출신 치과의사 김영삼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집 도착하니.. 우리 미국 직원이 저녁반찬 준비해뒀네요^^ 울 매니저님이 얼굴도 참 이쁜데.. 이런 정성까지...^^”라고 적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미국에 집이 있다니” “와 천국이네요” 등 부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영삼은 2001년 KBS 개그맨 콘테스트 16기로 데뷔한 후 치과의사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다. 최근 tvN ‘유퀴즈 온더 블럭’,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등에 출연했다.
  • 우리 자기 애간장 녹이는 맛… 게 섰거라! [김새봄의 잇(eat) 템]

    우리 자기 애간장 녹이는 맛… 게 섰거라! [김새봄의 잇(eat) 템]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게철이 찾아왔다. 주로 봄과 가을에 잡히는 꽃게는 봄에는 암꽃게를, 가을에는 수꽃게를 먹는다. 뾰족한 등딱지 안에 빠알간 알을 품은 암꽃게는 게장을 담기에 제격이다. 진한 풍미의 바다향에 간장이 배어든 말캉한 살, 명실상부 밥도둑 간장게장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간장게장이다.짜지 않고 은은한 ‘40년 프로의 맛’ ①신사동 프로간장게장 자타공인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간장게장 전문점. 외국인들이 한국에 놀러와서 들르는 맛집이자 일본, 중국에도 분점을 두어 간장게장으로 국위선양을 한 자랑스러운 집이기도 하다. 신사동 아귀찜골목에서 1980년대 ‘호남아구찜’으로 시작해 아귀찜과 함께 간장게장을 선뵀는데, 반응이 좋아 간장게장 전문점으로 변신했다.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건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하고 야구선수들이 많이 찾으면서 ‘역시 게장은 이곳이 프로’라고 엄지를 치켜세웠기 때문이라고. 간장게장은 게장을 담가 숙성한 뒤 남은 간장에 새 간장을 넣어 다음 게장을 담는 ‘접장’이 맛을 크게 좌지우지한다.프로간장게장은 1980년 개업해 벌써 40년이란 세월이 축적된 간장 맛으로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진정한 ‘프로’의 맛을 낸다. 이곳 간장게장은 첫인상이 아주 유하고 산들하다. 짜지 않고 은은하게 적당히 밴 간장양념 맛이 일품. 제철 활게의 맛을 오롯이 느끼다 보면 뒤이어 오는 달달함과 짭짤함이 아주 복합적이다. 사악한 가격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돌아서면 자꾸 생각나는 마약 같은 곳이다.청양고추·감태 더한 ‘서울 3대 맛’ ②마포 진미식당 최상급 서산꽃게 전문점인 마포 진미식당. 세간에는 ‘서울 3대 간장게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 상 가득 상다리 휘게 차려 주는 반찬들과 게장. 대파 솔솔 올린 고봉 계란찜과 단골들이 이 집의 별미라고 하는 김칫국까지. 넉넉함과 푸짐함에 먹기 전부터 만족도는 최고치에 이른다. 진미식당의 간장게장은 게장의 달고 짭짤한 맛에 청양고추의 청량함과 깔끔함이 돋보인다. 푸른 청양고추와 대비되며 선홍빛 알이 더욱 빨갛게 도드라진다. 진미식당의 또 다른 포인트는 감태. 등딱지에 따끈한 밥을 살살 비벼 감태 위에 척 올리고 게장에 있던 청양고추를 하나 얹어 싸 먹으면 촉촉, 아삭, 스르륵 입안에서 풍요로운 잔치가 벌어진다.주말만 가능 서해안 꽃게 ‘실한 맛’ ③고창 우정회관 ‘전북 고창에서 만난 인생 간장게장.’ 우정회관을 다녀온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금, 토, 일 주말 3일만 운영하는 어마어마한 곳. 메뉴는 간장게장 단 하나다. 예전에 굴밥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서해산 제철 꽃게를 이용해 간장게장을 만든다. 간장게장을 주문하면 게장과 함께 총각김치, 파김치, 애호박볶음 등 찬이 동그랗게 깔린다. 전라도답게 반찬 하나하나도 맛있다. 특히 콤콤하게 잘 묵은 파김치는 예술의 경지다. 게딱지를 떼어 놓고 내장과 알, 살이 빵빵하게 차오른 몸집은 차곡차곡 수북이 쌓여 아름다운 자태를 이룬다. 껍데기의 식감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 무난하게 씹어 목으로 넘기는 맛이 아주 좋다. 우정회관의 간장게장 역시 짜지 않고 삼삼하게 게살과 어우러지는 장 맛이 대단하다. 게장을 다 먹으면 밥을 비벼 먹는 것은 물론, 반찬으로 나온 김을 그릇 바닥에 적셔 간장게장을 남김없이 흡입하게 된다.돌게장·10여가지 반찬 ‘고마운 맛’ ④여수 중앙게장백반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인근의 좌수영음식문화거리. 횟집과 백반집이 줄을 이은 이곳 골목 중간에 위치한 중앙게장백반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게장과 푸짐한 반찬까지 즐길 수 있는 고마운 곳이다. 2만원 남짓인 꽃게장백반을 주문하면 열 가지가 넘는 기본 반찬과 간장게장, 시원한 게 된장찌개까지 맛볼 수 있다. 여수의 시그니처 돌게장도 반찬으로 함께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저렴한 가격이지만 내어 주는 양이 푸짐하다. 배를 4등분해 수북이 쌓은 게장에는 빨갛고 푸른 빛의 싱그러운 고추를 흩뿌렸다. 은은한 한약재 향이 어우러진 게장은 넉넉히 흩뿌린 깨소금의 고소함과 만나 새로운 조합을 이뤄 낸다. 서비스로 내어 주는 시원한 된장찌개 역시 중앙게장백반을 다시 보게 하는 킬링포인트. 푸드칼럼니스트
  • 아삭아삭 味!나리… 향긋한 봄을 돌돌 말아볼까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아삭아삭 味!나리… 향긋한 봄을 돌돌 말아볼까 [이미경의 슬기로운 집밥 생활]

    오래전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그때, 해마다 봄이면 손톱 밑이 새까맣게 되도록 나물을 다듬어야 했다. 냉이, 달래 뿌리의 흙을 하나하나 털어 내고 취나물, 참죽나물, 두릅, 엄나무순의 억센 줄기를 다듬고 머위대의 껍질을 쭉쭉 벗기고 나면 누군가 내 손을 볼까 부끄러워 손가락을 펼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봄나물을 한 가지씩 알아 가고 맛볼 때 생기는 신기함과 행복함에 봄이면 항상 봄나물을 기다렸다. 이제는 가슴 두근두근하며 남자친구랑 손잡을 일도 없고 손톱 밑이 까맣게 변할 일도 없다. 봄에 만나는 나물은 모두 깨끗하게 손질돼 다듬을 필요가 없고 그때만큼 다양한 봄나물을 접하는 일도 없으니까. 한국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을 ‘나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계절 나는 온갖 채소를 데쳐서 무치는 숙채, 날것으로 무치는 생채로 나뉘어 식물의 잎과 열매, 줄기, 뿌리, 껍질, 새순까지 모두 사용한다. 보관을 하기 위해 말리거나 절이면 같은 나물도 다른 맛의 나물이 된다. 다듬어져 있어도 나물은 다른 반찬보다 손이 많이 가고 잘못 무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맛을 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횟수가 점점 줄어 봄에 잠깐 만나는 특별한 산나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접하는 참나물과 미나리, 쑥갓과 쑥을 구별하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봄나물은 색이나 모양보다 향으로 기억될 만큼 독특한 향기를 가졌다. 비린내 제거를 위해 매운탕이나 해물찜에서 자주 만나 나물임을 잊고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미나리로 반찬을 만들어 보자. 더운 바람이 불기 전까지 특히 맛있는 미나리! 미나리는 특유의 향긋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키우는 환경에 따라 물에서 키우는 논미나리(물미나리), 밭에서 키우는 밭미나리(돌미나리)가 있다. 논미나리는 줄기가 길고 잎이 연해 상품성이 좋다. 그에 비해 밭미나리는 잎이 많고 줄기가 짧은데 향이 강해 미나리 맛 좀 안다면 돌미나리를 선호한다. 미나리는 잎이 선명하고 녹색을 띠고 길이가 일정하며 뿌리 쪽이 굵지 않은 것이 좋다. 미나리는 해독 작용과 숙취 해소에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살짝 데친 미나리에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 깨소금을 듬뿍 넣고 무치면 향긋한 미나리 나물이 된다. 봄날의 미나리 맛을 기다렸다면 젓가락이 바빠질 테고 나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면 미나리를 듬뿍 넣은 김밥으로 재도전을 해 보자. 김밥은 좋아할 테니까.●재료: 미나리 200g, 밥 두 공기, 김 두 장, 참기름·깨소금·국간장·소금 약간●만드는 방법●레시피 한 줄 팁미나리는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져서 맛이 없다. 물을 넉넉하게 끓여서 빨리 데친 후 찬물에 헹궈야 아삭하면서 부드럽다. 미나리를 무칠 때 향신채소인 마늘, 파 등을 넣지 않으면 미나리 향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 보이소! 익숙한 도시 뒤 ‘쥐라기 공원’…오이소! 해운대·광안리 곁 신화의 바다[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보이소! 익숙한 도시 뒤 ‘쥐라기 공원’…오이소! 해운대·광안리 곁 신화의 바다[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자전과 공전 주기가 일정한 지구에선 항상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다. 여느 매체에서 우리가 봐서 눈에 익은 달이 바로 그 모습, 즉 ‘달의 앞면’이다. 많은 이들에게 부산은 해운대를 위시한 광안리, 서면, 남포동 등이 익숙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유리 마천루로 빼곡한 국제도시인 데다 대한민국 제2의 메트로폴리탄인 까닭이다. 여름이나 휴일이면 그림 같은 해변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그들을 위해 많은 상업시설이 불야성을 이룬 덕에 부산의 야경은 ‘100만불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에 견줘도 모자라지 않는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100만불’이야 뭐 그리 비싼 가치가 아니다. 초인 개념의 ‘600만 달러의 사나이’ 역시 서울 강남 아파트 60평 1채를 팔면 구입할 수 있다.) 아무튼 모두가 떠올리는 이런 부산 풍경 역시 ‘달의 앞면’과도 같다. 그렇다면 그 뒤편엔 무엇이 숨어 있을까. 항구인 부산은 뒤가 없다. 서울 쪽에서 바라보는 기준으로 부산의 뒤는 망망대해 태평양을 향한 대한해협뿐이다. 서쪽으로 가 보자. 보통 ‘서부산’은 부산 강서구와 사상구를 이른다. 동해와 남해를 함께 품은 부산이지만 최서단엔 남해만 있다. 대신 이곳에 바다와 강이 함께 흐른다. 그 강은 바로 낙동강이다. 강원도 태백 고원에서 발원해 한반도 1300리를 유유히 세로로 지른 기나긴 강은 꿀처럼 비옥한 토지를 하구에 남기며 바다로 흘러들고, 그곳에서 유명한 명지 대파와 대저 토마토가 나왔다. 지금은 대파밭은 많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파보다 꼿꼿한 신식 아파트들이 무성히 자라났지만, 여전히 이름만큼은 명품 대파 산지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국토 남녘의 끝, 신록도 이미 지나 수풀이 우거지고 있는 완연한 봄날 고즈넉한 서부산의 너른 품을 찾아 보는 것은 ‘익숙한 도시에 대한 낯선 도전’이다. 을숙도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낙동강의 서부산’이 ‘해운대의 부산’과 어떻게 다른지 직관적으로 말해 주는 곳이다.하중도(河中島)인 을숙도는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일 정도로 소중한 환경 유산이다. 현재 람사르 습지 보호 조약에 가입돼 있으며 세계적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이 많은 ‘지정’과 ‘조약’은 을숙도를 자연 그대로 남겨 놓을 수 있도록 개발로부터 단단히 잠가 놓았다. 덕분에 이 금싸라기 같은 땅에 값비싼 아파트를 심는 대신 환경과 에코투어라는 더 값진 보물이 남았다.요즘은 신록과 야생화가 백두대간 내륙에서 모여든 옥토를 채운다. 초여름부터 갈대가 한가득 피어나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에코 투어를 하기에 제격이다. 에코센터에서 운영하는 일일 한정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기자동차를 타고 전망대와 탐조대 등 다양한 곳을 둘러보며 ‘광역시 속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과연 이곳이 내가 알던 부산이란 말인가. 아프리카 초원 같은 광활한 대지가 대도시 한편에 오롯이 남아 있다. ‘쥐라기 공원’이라 해도 믿을 만큼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인원 제한 탓에 을숙도 에코투어를 하지 못하면 해 질 무렵에 맞춰서 아미산 전망대를 가면 된다. 낙조가 붉게 물들이는 을숙도에서 서정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을숙도를 통과하는 낙동강 하굿둑 한편에는 부산현대미술관이 들어섰다. 경관을 해치기보다는 건물 외벽에 푸른 식물을 식재해 자칫 쓸쓸해 보일 수 있는 흙섬의 매력을 잘 살렸다. 그 덕에 건물 자체가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프랑스 아티스트 파트리크 블랑이 작업한 ‘수직정원’ 작품이다. 생태계를 해치지 않게 국내 자생종 175종을 심었다. 서부산엔 또 하나의 섬이 있다. 가덕도다. 부산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오륙도쯤은 비교할 수 없다). 을숙도와는 달리 바다(남해)에 면해 있다. 옥빛 바다를 품은 풍광과 해안절벽 등 자연적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섬이 품은 역사·문화적 내용에 눈길이 간다. 가덕도는 을사늑약의 단초가 된 러일전쟁(1904~1905년) 당시 일본군 요새 사령부가 주둔한 곳이다. 요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잇따른 초반 패전에 매우 분노한 차르가 내린 명령이 이 작은 섬에 역사를 더하게 했다. 황제 니콜라이 2세는 당시 유럽 최강 전력인 발트 함대를 극동까지 보내기로 마음먹고, 전단장으로 명장 지노비 페트로비치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을 선임했다. 일본을 멸망시키려 했던 의지였다. 1904년 10월 위풍당당하게 출항한 발트 함대 38척은 규격 문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해 최악의 코스인 희망봉을 돌아와야 했고, 영국과 독일마저 석탄 보급을 거부해 ‘가엾게도’ 이듬해 5월이 돼서야 극동까지 왔다. 병사들은 각종 질병과 영양실조, 그리고 사기저하에 시달려야 했다. 세계일주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 스웨덴~노르웨이~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프랑스령 말리~가봉~독일령 나미비아~네덜란드령 남아프리카(공화국)~마다가스카르~영국령 실론 섬(스리랑카)~말레이시아~프랑스령 베트남~미국령 필리핀~대만~청나라~대한제국까지 실로 어마어마한 대장정을 거쳤다. 지구 반 바퀴인 2만 8800㎞를 돌아왔지만, 쓰시마 해협에서 그들을 기다렸던 것은 ‘마일리지’가 아니라 이순신을 존경한다는 도고 헤이하치로 연합함대장이 지휘하는 일본제국 함대였다. 결론부터 말해 쓰시마 해전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 해전이었고 단일 해양 전투로선 세계 최대 패전 스토리였다. 집중포화를 받은 발트 함대는 37척 중 전함 6척, 순양함 3척을 합해 19척이 바닷물에 가라앉았으며, 7척이 나포됐다. 후방 순양함 3척과 기타 선박들은 도망갔다. 로제스트벤스키 전단장도 부상을 입고 포로로 잡혔다. 원래 합류 목적지였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도착한 함정은 단 3척뿐이었다. 무려 5380명이 전사했고 6000여명이 사로잡혔다. 반면 일본이 본 피해는 전사자 117명에 어뢰정 3척뿐. 사실상 러시아군이 궤멸한 수준이다.이에 앞서 일본 육군 포병이 발트 함대가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기다린 곳이 바로 가덕도 외양포다. 요새사령부를 설치하고 280㎜ 유탄포 6문의 포대와 화약고, 사단 막사 등을 세웠다. 이 어두운 유물은 지금도 외양포 일대에 남아 있다. 새바지 대항에는 인공동굴을 만들어 러시아군의 상륙에 대비하는 요새로 삼았다.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동굴은 바다를 향해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총을 쏘는 구멍이다. 사람 서넛이 지날 수 있는 가장 큰 굴은 해변으로 뻗었다. 산악보루와 관측소는 전망대 구실을 한다. 역설적이게도 전화(戰火)의 시설이 지금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관광 시설이 됐다. 총포를 쏘는 구멍은 신비스러운 바다 전망창 노릇을 하고, 터널 통로는 숨겨진 해변까지 쉽게 다다르게 하는 지름길 구실을 한다. 이 밖에도 가덕도(눌차도)에는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가 자그마한 어촌을 빼곡히 채운 정거마을 등 오밀조밀 둘러볼 곳이 많다.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서부산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이 이뤄진 금관가야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설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수로왕과 결혼해 인도계 한국인이 된 ‘다문화 가정의 조상’ 허황옥은 서부산 대저 쪽으로 돌배를 타고 왔다고 전해진다.덕분에 이 지역엔 가락국의 신화가 여기저기 남아 있다. 송정동 망산도가 대표적인 곳이다. 인도에서나 볼 법한 특유의 돌더미와 배가 가라앉았다는 유주암까지 그대로 있다. 흥국사는 신혼 첫날밤을 보낸 곳이다. 경내에 허황옥전이 따로 보존돼 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이 지역을 묶어 ‘허왕후 신행길’로 지정하고 투어코스를 만들었다.서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다대포다. 동부산에 해운대가 있다면 서부산엔 다대포 해변이 있다. 남해 특유의 서정적 풍광이 오롯이 남은 곳이다. 수심이 얕고 모래가 단단한 해변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몰운대에서 다시 바라보는 해변 풍경도 근사하다. 낙동정맥이 마지막으로 솟았다 바닷물로 잠겼다는 몰운대(沒雲臺)는 원래 섬이었지만 지금은 곶처럼 불룩 튀어나온 바위산이다. 탐방로 주변으로 일렬로 늘어선 늠름한 해송을 지나 관측초소까지 한 바퀴 돌아 나오는 트레킹 코스가 특히 좋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관측초소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풍경이 빼어나다. 황금 낙조가 붉은 해변에 잠기는 다대포 앞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꿈의 낙조분수’가 있다. 1000여개가 넘는 노즐에 최고 55m까지 물이 치솟는다. 그저 바라만 봐도 낭만적 분위기에 젖어 든다. 번쩍번쩍한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딴판이다. 서부산 투어의 핵심은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다. 서부산은 공항이 가까워 한 바퀴 둘러보는 1박 2일 내지 2박 3일 투어로 짜기에 좋다. 그동안 알고 있던 화려한 부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새로운 매력을 느낀다. 호젓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만난 ‘광역시’ 부산의 맨 얼굴. 서부산이 짓는 풋풋하고 수줍은 표정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여행수첩 전복이 상다리 부러지게 갈미조개는 탱탱 달달해소희네집은 해물 정식이 맛있다. 한정식처럼 갖은 반찬을 미역국과 함께 차려 내는데 대부분 신선한 해물이다. 메뉴는 그때그때 나는 제철 해산물로 차린다. 새우나 전복 등 추가 메뉴가 따로 있는데 시키지 않아도 밥 한 그릇 먹기엔 과할 정도로 푸짐하다. 재료를 손질하는 솜씨도 좋다. 단 4명이 가야 좋다. 둘이 가나 넷이 가나 3만 2000원을 받는다.명지선창회타운은 지역 명물 갈미조개를 취급하는 집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원래 이름은 개량조개지만 툭 튀어나온 패각이 갈매기를 닮았다고 갈미조개라 부르거나 명지에서 많이 난다고 명지조개라고도 한다. 새조개처럼 탱글탱글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4월의 맛이 가득한 갈미조개는 샤부샤부로 데쳐 먹거나 수육으로 맛보면 된다. 삼겹살을 곁들여 갈삼구이로 먹어도 좋다. 금소리 갈미조개는 밑반찬도 좋고 육수도 잘 내 많은 이들이 찾는다.명지선창회타운 바로 옆에는 스타벅스 커피숍 명지선창 드라이브 스루(DT)점이 있다. 단순히 커피전문점이면 들를 필요가 없지만 웬만한 시골 공항만 한 규모의 대형 건물과 주차장을 갖춰 투어 중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전망도 좋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를 나지막한 높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DT점답게 테이크아웃을 하는 주민도 많다.
  • [여기는 중국] 中 싫어 영국갔지만 2등 국민 취급...홍콩 이민자 눈물나네

    [여기는 중국] 中 싫어 영국갔지만 2등 국민 취급...홍콩 이민자 눈물나네

    홍콩이 홍콩으로 반환되기 이전에 출생한 이들에게 영국이 부여한 영국해외시민(BNO) 여권 보유자들의 영국 이민 생활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2월 일부 홍콩 시민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비자 신청제도를 개설, 총 30만 명 이상의 홍콩 시민과 그의 가족들이 영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은 홍콩에 중국식 국가보안법이 도입되자, 해당 방침이 지난 1997년 중국 반환 조건에 위반한다면서 홍콩 시민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위해 BNO여권을 발부했다. BNO여권 보유자는 영국에서 취업과 진학이 가능하며, 5년간 체류한 후 영국 영주권 또는 시민권 취득 자격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BNO여권을 발부받기 위해서는 500만 홍콩달러(약 7억 9천만 원)을 영국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투자 이민제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게 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의 지적이다.  이 매체는 특히 최근 BNO여권 취득 후 영국으로 이민한 홍콩 출신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브리티쉬 홍콩 라이프 익스체인지 아레아’(british hong kong life exchange area)에 공개된 홍콩 출신의 영국 이민자 사례를 보도하며, BNO여권의 실상은 홍콩인들이 영국에서 영원한 2등 국민으로 전락해 각종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내용의 경험담에 집중했다.  해당 SNS는 영국에 체류 중인 홍콩 출신의 이민자들의 구직, 구인 정보와 주택 임대 정보 등이 공유되는 비공개 그룹형 플랫폼이다.  그런데 최근 해당 SNS에 최근 자신을 한부모 가정의 싱글맘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50만 홍콩달러를 투자해 영국 이민을 고려 중이라는 사연이 공개됐지만, 다수의 홍콩 출신의 영국 이민자들이 이 여성의 영국 이민을 만류하는 댓글을 공유했다.  여성의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비자 발부 비용과 아파트 임대료, 자동차 구매 비용 등을 고려할 때 50만 홍콩달러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 경우 현지 정착 후 무료 배식소를 찾아 밥을 구걸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거의 없다. 자녀의 미래를 고려한다면 쉽게 이민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홍콩 출신 영국 이민자 루 모 씨 역시 최근 영국의 한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화장실을 이용했고, 자신이 화장실을 나선 직후 마치 세균을 제거하려는 것처럼 카페 직원이 뒤따라오며 소독제를 뿌렸다며 불쾌했던 사연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홍콩매체 홍콩신원망은 지난달 9일 영국으로 이주한 홍콩 출신의 여성 A씨의 사례를 공개하며 이와 유사한 사연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체류 당시 IT분야에 종사했던 A씨가 영국으로 이주한 이후에는 과거 자신의 전공 분야를 인정받지 못한 채, 일반 공장에 도원돼 박스 포장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IT계 전문가로 활동했던 A씨는 영국으로 이주 후 공장에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으로 전락했으며 그는 주로 공장에서 박스를 접거나 종이 라벨을 붙이는 업무에 동원되고 있는 것.  A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루 종일 서서 근무해야 해서 피곤이 쌓일 수 밖에 없다”면서 “아르바이트 첫날 8시간 30분 근무했고,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은 각각 30분씩 정도였다. 그 외의 시간에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으며, 손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됐다”면서 반찬고를 붙인 자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이 같은 사연이 연이어 공개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관찰자망은 ‘영국의 BNO여권 발부는 홍콩의 자본을 영국으로 유입시키려는 제도에 불과한 것이었다’면서 ‘영국의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홍콩 시민들의 자본 유입이 총동원됐으나 영국은 이들에게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를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슈, 반찬 가게 알바 연기였나…“목격담 없어”

    슈, 반찬 가게 알바 연기였나…“목격담 없어”

    연예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가 11일 유튜브를 통해 슈의 알바 이력이 실제인지 의문을 드러냈다. 슈는 지난 1월 자필 사과문을 통해 “반찬가게에서도 일해보고 동대문 시장에서 옷 판매, 지인의 식당에서 일하며 채무 변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진호는 “자신이 언급한 일을 계속 해왔다면 적어도 자주 찾는 단골 가게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날 슈는 동대문 상가에서 철저한 이방인이었다”라며 반찬 가게에서 일했다는 목격담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이진호는 “슈가 일하는 곳은 언니 스포츠 센터, 지인 가게 등 모두 지인과 관련된 곳이었다. 이는 방송을 통해 1회성 에피소드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라며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라고 했다. 슈가 향후 인터넷 방송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진호는 “슈가 뜬금없이 아이돌 댄스를 추는 모습이 5분 이상 비춰졌다. 결과적으로 방송을 통해 공개한 생계 수단으로서의 노동이 결국 ‘인터넷 방송 복귀’를 알리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빗자루·파리채로 아내 때려 숨졌는데…항소심 징역 3년으로 감형

    빗자루·파리채로 아내 때려 숨졌는데…항소심 징역 3년으로 감형

    2심 재판부, ‘심신미약’ 인정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빗자루와 파리채 등을 사용해 아내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2-1형사부 성충용 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청각 및 지적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했다는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인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잘못을 인정하며 초범인 점, 피해자를 상습 폭행하지 않은 점,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시했다. 청각장애 3급인 A씨는 2020년 12월 전남 무안의 자택에서 아내 B(51)씨를 빗자루와 파리채 등 청소도구와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뇌병변장애 3급인 B씨는 외상성 뇌출혈로 숨졌다. A씨는 물을 가져오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거나, 반찬이 부실하다는 등의 이유로 B씨를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전후 보인 행동,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한 A씨의 기억과 진술 등을 종합하면 A씨가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빵 사러 간 이야기/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빵 사러 간 이야기/소설가

    차를 없애 버린 뒤부터 유명 대형 유통점에 가서 한꺼번에 장을 보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 대신 거의 매일 동네 마트나 생협에 들러 그날 필요한 물건을 산다. 빵집이나 반찬가게, 세탁소, 정육점 같은 작은 가게들도 기웃거린다. 근처에 고만고만한 가게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고, 쭉 뻗은 가로수가 늘어서 있는 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가끔 한다. 산책 삼아 거리를 걸으며 이런저런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를 누리고 싶다. 하지만 수도권 변두리의 작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그런 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는 요즘 같은 때에 지금 있는 가게라도 폐업하지 않도록 자주 이용하려고 애쓸 뿐이다. 며칠 전에 빵을 사러 갔다. 늘 가게를 지키던 주인 대신 아르바이트생처럼 보이는 청년이 계산대 뒤에 서 있었다. 여러 종류의 빵을 쟁반에 담아 가져갔다. 청년은 봉투에 빵을 담아 주면서 빵값이 얼마인지 알려 주었다. 평소 같으면 말해 주는 대로 계산하고 나왔을 텐데, 어쩐지 기분이 찜찜했다. 늘 다니던 빵집에 와서 늘 사던 빵들인데, 늘 내던 것보다 너무 적은 금액을 말했다. “계산이 잘못된 거 같은데요?” 청년은 그럴 리 없다고 했다. 기계를 두드려 계산한 결과가 대충 암산을 한 결과보다 더 정확하지 않겠느냐는 듯 조금 짜증이 실린 목소리였다. 하지만 나도 왠지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1+1인 빵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5000원쯤 더 받으셔야 해요.” 청년이 아무 대답 없이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혹시 내 계산이 틀렸나? 어차피 내가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니 그냥 나갈까? 하지만 만약 지금 돈을 덜 받으면 나중에 저 청년이 그 차이만큼 채워 넣어야 할 텐데? 그냥 나가면 다신 이 빵집에 안 오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는 봉투 속에 들어 있는 빵을 모두 꺼냈다. 그리고 다시 계산해 보라고 청년을 재촉했다. 하나하나 계산기에 다시 입력한 결과 내 말이 옳았다. 빵 하나를 빼고 계산한 거였다. 5000원은 아니고 정확하게 4500원을 더 내야 했다. 빵집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했다. 하마터면 손해를 볼 뻔했는데도 돈을 받는 청년의 표정이 여전히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고맙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 은근한 기대를 품기까지 했는데. 내가 까다롭게 구는 것처럼 보였을까. 아니면 자기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대가로는 너무 적은 돈이었을까. 아주 짧은 순간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팽팽한 긴장을 느꼈다. 솔직히 나도 내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오기 같은 것이 솟았음을 인정한다. 서로 이기고 싶다는 단순한 욕구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수치심이 오고갔을 것이다. 그런 사소한 동기에서 시작해 호감이나 혐오까지 더해지면 자기가 옳다는 믿음을 바꾸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객관적 사실이나 증거가 있다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믿음을 확고히 하는 증거만이 옳은 것처럼 느껴진다. 가짜뉴스가 무서운 이유는 사람들의 감정과 욕망을 이용해 확고한 믿음에 사로잡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이 가짜임이 명백히 드러나도 사람들은 쉽게 믿음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불리한 행동도 기꺼이 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담한 거짓말을 두려움 없이 계속하는 이유일 것이다. 빵 사러 갔던 이야기에서 너무 멀리 나갔다. 사람들과의 일상적 교류는 결국 갈등과 화해가 연속되는 일일 것이다. 너무 심각해지지 않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 ‘열여덟 어른’ 박강빈씨 “나의 시행착오가 너희에게 도움이 되길”

    ‘열여덟 어른’ 박강빈씨 “나의 시행착오가 너희에게 도움이 되길”

    “제가 겪은 시행착오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립 6년차’ 보호종료아동 박강빈(24)씨는 “보육원 퇴소 전엔 충분한 교육이, 자립 후엔 옆에서 도와줄 ‘선배 어른’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네 살 때부터 인천의 한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지내다가 만 18세가 되던 지난 2016년 퇴소했다. 한때 ‘대기업 회장님’이 되고 싶었던 박씨는 현재 평범한 대학생 겸 한 기업의 청년 인턴이자, 여전히 꿈을 찾고 있는 보통의 청춘이다. 박씨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재단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호아동을 위한 맞춤형 자립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립을 앞둔 후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다 보면 보육원이 외진 곳에 자리하고 환경이 열악할수록 자립 준비도나 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지역·연령별로 보다 양질의 교육이 보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름’을 깨닫게 한 반찬통 박씨의 첫 기억은 4살 무렵 큰고모(보육원 선생님)와 언덕을 오르던 장면이다. 식사 시간마다 식판에 배식을 받아 밥을 먹었던 박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원가정 방문으로 친엄마집에 갔는데 반찬통과 냄비를 놓고 밥과 찌개를 먹었다”며 “친구집에 놀라가서도 그런 것을 보고 ‘나만 좀 다른건가’ 싶었다”했다. 그는 “집(보육원)에서 먹는데 집밥이 아닌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지금도 가정식 백반집을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방황을 거듭하던 박씨에게 진로 선생님이 선물해 준 책 한 권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박씨는 “미용실 청소부가 세계적인 가수가 되는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을 읽고 지금까지 허비한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엔 무작정 대기업 회장님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물류 특성화고에 진학해 주니어 인턴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자립 후 겪은 일상생활 속 막막함 그는 “자립 후 처음엔 경제관념이 1도(하나도) 없어서 매일 택시를 타고 배달 음식만 먹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돈도 써 본 사람이 잘 쓴다’는 말이 있는데, 고등학생 때 한 달 용돈이 2만 5000원이었다가 졸업 후 첫 월급으로 250여만원을 받았지만 씀씀이가 크다 보니 어느새 통장 잔고가 바닥나더라”고 떠올렸다. 또 “보육원에서 받았던 자립표준화 교육엔 ‘옛날 내용’들이 많았다”며 “인터넷·폰뱅킹 시대에 은행 창구에서 통장 개설 방법을 배운 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자립 후 보증금, 월세 등에 대한 막연한 개념만 안 채 계약을 했다. 그는 “월세집에 들어갔는데 방충망이 뜯겨져 있었다”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입주 전 집주인에게 말해 특약사항에 기재할 수 있었는데 집 근처 잡화점에서 붙이는 방충망을 사왔다”고 돌이켰다. 박씨는 아름다운재단 캠페인을 통해 보호종료아동들이 자립 후 겪는 일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하고 있다. #꿈을 향한 도전은 현재진행형 박씨는 보호종료아동들 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보호종료아동 지원 대책이 많이 개선됐지만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련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다녔던 보육원에서 대학에 간 선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공장에 취업을 했다”며 “나중에서야 대학 등록금을 다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특성화고졸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경희대 국제통상·금융투자학과 3학년에 다니고 있는 박씨는 “졸업 후 금융권에 취직하고 싶지만 당장은 보육원에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기회를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아들 셋 이혼남이라...” 임창정 18세 연하 아내 서하얀 최초 심경고백

    “아들 셋 이혼남이라...” 임창정 18세 연하 아내 서하얀 최초 심경고백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임창정(48)과 6년째 결혼 생활 중인 서하얀이 최초로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서하얀(30)은 28일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18세 연상 임창정의 아내이자 아들 다섯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삶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임창정과 서하얀은 8년 전 임창정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서하얀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임창정은 “맥주를 서비스로 주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나도 모르게 ‘맥주 한잔 사주세요’라고 해버렸다”라면서 “(아내가) 빵 터져서 웃었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라며 회상했다. 이어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 돌아왔는데 계속 가슴이 뛰었다”라고 전했다. 서하얀은 연애 초 임창정의 이혼 사실과 세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심경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서하얀은 “막막했다. 아무한테도 말 못 했다”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하얀은 “근데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도 해주고, 연애 초반에 애들을 소개시켜줬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놀랍지만 침착하게 다가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하연은 첫 만남에 천진난만한 질문을 쏟아내는 밝고 순한 아이들의 모습에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서하얀은 “애들이 순하고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맙더라.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라며 아이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를 듣던 임창정은 “애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는데 엄마랑 되게 잘 지낸다. 저한테는 연락을 잘 안 하는데 엄마랑은 자주 얘기하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방송 최초로 가족의 보금자리도 공개했다. 서하얀은 방송에서 임창정과 다섯 아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서하얀은 냉장고에 한 번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는다는 남편 임창정을 위해 좋아하는 반찬들로 구성된 일명 '창정이 정식'을 뚝딱 차려냈고, 임창정과 아이들은 “전 우주에서 제일 맛있다”, “엄마가 한 건 다르다”라며 폭풍 먹방을 이어가 서하얀을 웃게 했다. 예상과 달리 다섯 아들은 서로를 챙기는 등 형제애를 드러냈다. 특히 첫째와 둘째는 식사 후 동생들과 다정하게 놀아주는가 하면 능숙하게 등원 준비도 도왔다. 
  • 밥알이 불어 넣은 생명력…예술로 태어나다

    밥알이 불어 넣은 생명력…예술로 태어나다

    이예선 작가의 개인전 ‘밥알이 살아있다’가 29일부터 오는 4월 1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가모갤러리 2전시관에서 열린다. ‘어떻게 밥으로 작품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인류의 삶에 있어 필수적인 의식주, 그 중 이 작가는 밥을 짓고 그것으로부터 얻어진 밥알을 재료로 예술 활동을 펼친다. 작가는 대식구에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어머니께서는 반찬이라고 할 만한 반찬을 상에 올리지 못한 민망한 심정을 그저 밥으로 대신했던 걸 기억한다. “밥알이 살아 있네. 밥이 아주 잘됐어”라는 어머니의 말에 어린 작가는 밥알이 한 톨씩 일어서서 움직이는 상상을 했다. 밥이 삶을 지속하게 하는 생명의 근원임을 체득했던 어린시절의 경험을 소환한 밥알로 만든 조형 작업은 ‘살아 있음’에 주목한다. 이처럼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주제를 ‘밥알이 살아 있다(rice is alive)’로 제시해 왔다.그는 밥의 지독한 DNA를 신뢰한다. 산자와 망자(제삿밥)에게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밥은 이미 생존의 역할을 포함한 포괄적 의식이다. 갓 지은 밥의 밥알로 부조 형태의 사람을 만들거나 커다란 환조의 형상을 만드는 등 천태만상의 사람들이 밥알로 다시 태어난다. 또한 밥알을 짓이겨 꽃잎 하나하나를 이어 붙여 커다란 장미 화환을 만든 ‘루즈(Rouge)’ 연작 등 작품 곳곳에는 생명 의식이 잠재해 있다. 전시 ‘밥알이 살아있다’는 식재료는 보존성이 없다는 인식에 반기를 든다. 그리고 밥알이라는 재료가 가지는 인류의 식량 그 이상의 효용성을 예술이라는 장르 안에서 독창적인 시각언어로 보여준다. 이 작가는 “쌀은 친환경적이고 한국의 민족성을 대표하는 소재“라며 ”K-아트로 대표할 만한 소재이자 작품일 것”이라고 전했다.서울갤러리가 주관한 이예선 작가의 개인전 ‘밥알이 살아있다’에 대한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文, 靑여민관까지 마중 나가 최고 예우… 尹 “국정은 축적, 잘된 건 계승하겠다”

    文, 靑여민관까지 마중 나가 최고 예우… 尹 “국정은 축적, 잘된 건 계승하겠다”

    文대통령 내민 손 尹 당선인 잡아인사한 뒤 나란히 상춘재로 이동 文, 녹지원·비서동 가리키며 설명尹 청와대 이전 맞물려 묘한 느낌 통합 상징 비빔밥·탕평채로 식사이름 같은 반려견 토리도 화제로文 “꼭 성공을 빈다” 넥타이 선물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常春)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 “네, 아유 정말, (감탄하며 상춘재 왼편 나무 가리키며) 저게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 “산수유예요.” 28일 오후 5시 58분. 예정된 시간을 2분 앞두고 문 대통령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만찬장인 상춘재에서 200m가량 떨어진 여민1관 앞까지 나가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여민1관은 민원인 출입구 근처에 있는 비서동으로,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현관이 아닌 청와대 출입문 부근까지 가서 ‘에스코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최고의 예우를 다한 셈이다. 이날 만남은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이어졌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회동 중 가장 긴 기록이다. 오후 5시 59분 윤 당선인을 태운 차가 멈춰 서자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당선인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윤 당선인은 목례 후 양손으로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고, 대통령도 웃으면서 양손으로 당선인의 손을 감쌌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이었다. 문 대통령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윤 당선인은 유 비서실장과 악수를 나눴다. 인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나란히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동하면서 녹지원 안에 있는 소나무와 녹지원 옆 비서동 건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 대해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곳)”이라며 “이 너머에 헬기장이 있고…”라며 설명을 이어 갔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에 대해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면서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손님에게 경내를 설명하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윤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고 청와대의 전면 개방을 추진 중인 상황을 감안하고 보면 묘한 느낌을 풍기는 대목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곳을 놔두고 굳이 번거롭게 집무실을 옮길 필요가 있느냐는 점을 문 대통령이 은연중에 부각시키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다. 윤 당선인은 여민관을 지나면서 “이쪽 어디서 회의를 한 기억이 난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라며 검찰총장 시절 청와대를 찾았던 때를 떠올렸다. 오후 6시 3분쯤 상춘재에서 시작된 만찬은 2시간 36분간 이어졌다. 만찬 테이블에는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새조개·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봄나물비빔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탕평채 ▲더덕구이가 올랐다.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가, 후식으로는 과일과 수정과가 나왔다. 만찬주는 레드와인이었다. 당초 예상됐던 2시간이 훌쩍 넘도록 회동 종료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반주를 곁들인 대화가 화기애애한 가운데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저녁 8시 48분 만찬을 끝내고 상춘재를 나왔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마중 나갔던 곳까지 배웅하며 윤 당선인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마지막까지 극진한 예우를 했다. 이때가 저녁 8시 50분이었다. 회동 후 언론 브리핑은 장 당선인 비서실장만 했고 청와대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선인 배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 비서실장은 회동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단독 회동은 없었고, 만찬에는 유 비서실장과 장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장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향해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당 간 경쟁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 비서실장은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면서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것은 계승하고 미진한 것은 개선하겠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또 윤 당선인의 “많이 도와 달라”는 말에 문 대통령이 “제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 돕겠다”고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반려견 ‘토리’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토리’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는데, 윤 당선인의 반려견 역시 동명(同名)이라 관심을 모아 왔다. 장 비서실장은 “그야말로 흉금 없이 과거 인연을 주제로 두 분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만찬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며 “꼭 성공하시길 빈다”는 덕담과 함께 “(내가) 도울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화답한 뒤 회동을 마쳤다고 장 비서실장은 전했다.
  • 文, 靑여민관까지 마중 나가 최고 예우 尹 “국정은 축적, 잘된 건 계승하겠다”

    文, 靑여민관까지 마중 나가 최고 예우 尹 “국정은 축적, 잘된 건 계승하겠다”

    “저기 매화꽃이 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常春)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 “네, 아유 정말, (감탄하며 상춘재 왼편 나무 가리키며) 저게 무슨 꽃인지 모르겠어요.” “산수유예요.” 28일 오후 5시 58분. 예정된 시간을 2분 앞두고 문 대통령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만찬장인 상춘재에서 200m가량 떨어진 여민1관 앞까지 나가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여민1관은 민원인 출입구 근처에 있는 비서동으로,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현관이 아닌 청와대 출입문 부근까지 가서 ‘에스코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최고의 예우를 다한 셈이다. 이날 만남은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이어졌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의 회동 중 가장 긴 기록이다. 오후 5시 59분 윤 당선인을 태운 차가 멈춰 서자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당선인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윤 당선인은 목례 후 양손으로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고, 대통령도 웃으면서 양손으로 당선인의 손을 감쌌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이었다. 문 대통령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윤 당선인은 유 비서실장과 악수를 나눴다.인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나란히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동하면서 녹지원 안에 있는 소나무와 녹지원 옆 비서동 건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 대해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고 극찬을 하셨던 (곳)”이라며 “이 너머에 헬기장이 있고…”라며 설명을 이어 갔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에 대해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면서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손님에게 경내를 설명하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윤 당선인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고 청와대의 전면 개방을 추진 중인 상황을 감안하고 보면 묘한 느낌을 풍기는 대목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곳을 놔두고 굳이 번거롭게 집무실을 옮길 필요가 있느냐는 점을 문 대통령이 은연중에 부각시키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다. 윤 당선인은 여민관을 지나면서 “이쪽 어디서 회의를 한 기억이 난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라며 검찰총장 시절 청와대를 찾았던 때를 떠올렸다. 오후 6시 3분쯤 상춘재에서 시작된 만찬은 2시간 36분간 이어졌다. 만찬 테이블에는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새조개·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봄나물비빔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탕평채 ▲더덕구이가 올랐다.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가, 후식으로는 과일과 수정과가 나왔다. 만찬주는 레드와인이었다.당초 예상됐던 2시간이 훌쩍 넘도록 회동 종료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반주를 곁들인 대화가 화기애애한 가운데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저녁 8시 48분 만찬을 끝내고 상춘재를 나왔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마중 나갔던 곳까지 배웅하며 윤 당선인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마지막까지 극진한 예우를 했다. 이때가 저녁 8시 50분이었다. 회동 후 언론 브리핑은 장 당선인 비서실장만 했고 청와대는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선인 배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장 비서실장은 회동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단독 회동은 없었고, 만찬에는 유 비서실장과 장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장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향해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당 간 경쟁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 비서실장은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면서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것은 계승하고 미진한 것은 개선하겠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또 윤 당선인의 “많이 도와 달라”는 말에 문 대통령이 “제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 돕겠다”고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반려견 ‘토리’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토리’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는데, 윤 당선인의 반려견 역시 동명(同名)이라 관심을 모아 왔다. 장 비서실장은 “그야말로 흉금 없이 과거 인연을 주제로 두 분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만찬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며 “꼭 성공하시길 빈다”는 덕담과 함께 “(내가) 도울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화답한 뒤 회동을 마쳤다고 장 비서실장은 전했다.
  • ‘분홍빛 살 그대로’ 육사생도 분노 부른 생닭 급식…육사 “취사병 전원 확진이라” 해명

    ‘분홍빛 살 그대로’ 육사생도 분노 부른 생닭 급식…육사 “취사병 전원 확진이라” 해명

    육군 사관학교 격리시설에서 생도들에게 제대로 익지 않은 닭고기를 배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사관학교 급식 근황’이라며 급식 반찬 사진이 올라왔다. 본인을 육군 사관학교 생도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사진은 3월 26일 저녁 식수에 격리인원에게 급양된 닭가슴살”이라며 “새우가 아니다. 보면 알겠지만, 닭가슴살이 전혀 익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분홍빛 살이 그대로 보이는 닭고기가 소스에 버무려져 있다. A씨는 “조리병들 몇 명이 코로나 확진되어 최근 급양된 모든 부실급식에 눈 감았지만, 이건 도를 넘었다 생각한다”면서 “격리 인원에 대한, 그리고 생도들에 대한 모든 다른 불합리한 대우는 차차하더라도 인권상, 건강상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제보한다”고 전했다. 육군사관학교 측은 “격리중인 생도들에게 정상적인 급식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생도급식을 담당하는 취사병 전원이 코로나19 확진 및 밀접접촉자로 격리됐다”라며 “불가피하게 조리 경험이 부족한 인원들로 대체됐으며 다수 격리자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급양감독에 면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향후 격리자 식사를 포함한 격리시설 전반적인 지원분야에 대해 더욱 관심을 경주하겠다”고 덧붙였다.
  •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명랑 고도… 벚꽃 터널 따라 BTS 노래 흥얼흥얼봄비 내린 지난주, 봄맞이에 한창인 경북 경주를 다녀왔다. 경주는 지금 거대한 컬러링북이다. 이 근사한 옛 도시는 봉긋한 고분에 연둣빛 수채물감을 채색하는 중이며 가녀린 가지마다 새하얀 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마쳤다. 곧 천지에 흩날리며 명경 같은 호수에 고혹적인 네일팁처럼 떠다닐 연분홍 꽃 이파리를 떠올려 본다. 과연 ‘봄의 수도’가 따로 없다.봄꽃이며 바다, 즐거운 체험과 재미 가득한 박물관, 맛난 음식, 향긋한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아이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무엇하나 빠뜨릴 게 없다. 누가 뭐래도 완벽한 관광종합선물세트 경주다. 요즘은 어떤지 살짝 들여다보고 왔다. 꽃샘이 나서 심통을 단단히 부리던 봄날의 초입이었다. 경주시. 미추홀(인천)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도시다. 경주에 있었던 사로국(斯盧國)만 계산에 넣어도 2100여년에 이른다. 고구려나 백제와는 달리 신라의 불변 수도로 보낸 기간만도 약 1000년이다. 신라와 경주를 ‘천년’으로 수식하는 이유다. 잉카 마추픽추(페루)의 역사와 비교하면 깜짝 놀랄 게다. 마추픽추는 조선 세조 초인 15세기 말에 건설됐으며 고작 80여년 후에 멸망했다. 경주에 비하면 ‘신도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경주엔 집(戶數)이 약 18만채 있으며 최대 90만명이 살았던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바그다드(아바스), 장안(당), 콘스탄티노플(동로마제국)과 함께 세계 4대 메트로폴리스였다. “절이 별처럼 이어지고 탑은 기러기떼처럼 몰려 있다”(寺寺星張 塔塔雁行). 실크로드의 궁극적 종착지이자 불교가 융성했던 부자 왕국의 수도에 대한 삼국사기의 설명이다. 환경 때문에 숯을 연료로 쓰라고 했을 만큼 당시 서라벌은 풍요롭고 호화로웠다. 서울 보라매공원만한 절터(40만㎡)에 무려 81m 높이의 건축물(황룡사지 9층 목탑)을 지었다. 645년 완공한 이 ‘당대 최고 랜드마크’는 1238년 몽골의 침략으로 불탔다. 이후 한반도에는 1319년 동안 이보다 높은 건축물은 없었다. 1967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83m짜리 한진빌딩(KAL빌딩)이 세워지며 그제야 신라인의 기록이 깨졌다.조선 때는 계림부(鷄林府) 또는 경주부로 불리며 영남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이전 대의 불교와는 별개로 유교 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양동마을에서 조선 중·후기 양반 문화를 오롯이 지켜 오고 있다. 대한민국 10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더니 600년 전통 양동마을도 과거에 비해 외양이 조금 달라졌다. 우선 마을 어귀에 탐방객용 문이 따로 생겼다. 양동마을 박물관을 거쳐 입장할 수 있다.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면 양동마을이 더욱 또렷이 보인다. 마을 역사는 600여년 전 혼인으로 맺어졌다. 풍덕류씨가 명문가 여주이씨를 만나 처가에 장가를 들며 시작됐다. 당시는 조선 전기로 양반 남자가 처가로 장가를 드는 처가입향(妻家入鄕)이 관례였다. 다음, 경주손씨가 풍덕류씨에 장가를 들고, 또 여주이씨가 경주손씨에 장가를 오며 씨족사회를 만들어 갔다. 양동은 여주이씨와 경주손씨 등 양성의 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영남 남인의 종장이자 성리학의 거두였던 이언적(1491~1553)이 여주이씨로 양동 서백당에서 태어났다. 이언적의 이름은 원래 이적이었지만 ‘훗날 등장할 가수 탓에 검색이 안 될까 염려한’(?) 중종에 의해 피휘자로 선비 언(彦)자를 가운데 넣었다고 한다. 양동마을은 이후에도 문과 31명 포함, 과거 급제자를 총 116명이나 배출했고 근현대에 들어서도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는 등 명문 마을로서 그 명성을 전국에 떨쳤다.양동마을은 경제활동과 제례 등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 구조로 이뤄졌다. 양반과 평민이 주변에 붙어서 살 수 있도록 기와집과 초가집이 공존하고 있다. 가운데 흐르는 개천을 중심으로 뒤편 문장봉으로부터 물(勿)자 형 산줄기가 뻗어내려 온다. 풍수에서 길지로 꼽는 지형이다. 각각의 언덕 줄기에 올라 보는 지형지세가 모두 다르다. 마을 내 수많은 고택들은 이런 자연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배치되어 있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해 문화재로 지정된 기와집의 수는 단일 마을 기준 전국 최다(26점)이다. 이언적이 지은 무첨당(無堂)은 별채가 유명하다. 역사 속 수많은 선비와 관인이 이곳을 찾아 남긴 현판과 죽편 등이 보물에 보물을 더하고 있다. 의병장 이의잠이 지은 수졸당, 양동에서 가장 먼저 지은 손소의 종가 서백당(송첨고택), 사간원 대사간을 지낸 이정덕이 살았던 상춘헌 등과 해저고택(물 밖에 있다) 등 우리 역사 이야기가 서린 건축물이 ‘옛 마을의 새봄’을 무심히 지켜보고 섰다. 인근 옥산서원과 독락당도 함께 들르면 졸졸 이끼를 굴리며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더욱 봄에 가까워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경주는 국내에서 2번째로 면적이 넓은 시다. 주요 강만 해도 4개가 흐른다. 형산강 지류 서천과 북천, 기계천, 낙동강 수계인 동창천이 경주를 누비며 물을 공급한다. 덕분에 차를 달리는 재미가 있다. 굳이 감포 해변까지 가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시원한 물 구경을 할 수 있다. 교동 교촌마을이나 보문관광단지에도 나지막한 실개천 둔치 트레일 코스나 보문호를 돌아 나가는 수변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요즘 전국에서 가장 뜨는 ‘핫플’ 여행지가 바로 ‘황리단길’이다. 대릉원 뒤쪽 황남동 일대, 포석로 쪽 한옥마을을 이르는 말이다. 천마총, 대릉원, 포석정 등 관광지와 명물 황남빵 가게가 있어 원래부터 관광객들이 몰리던 곳인데 요즘은 특유의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인테리어가 결합돼 독특한 분위기의 편의 상업지구로 발전한 경우다.비슷한 느낌의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비교해도, 최근에 조성된 곳이라 뭔가 세련된 분위기가 더하다. 예쁜 카페에서 쉬다가 근사한 한옥 레스토랑에 들러 맛있는 것 챙겨먹고 돌아오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경주 관광이 ‘문화재만 보고 오는’ 유적관광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젠 이런 즐길거리가 킬러 콘텐츠가 됐다. 특히 도심, 버스터미널 등과 가깝고 사진찍기에 좋아 MZ세대 여행객의 주목을 단단히 받고 있다. 500번 버스가 지나는 도로를 중심으로 약 700m 정도의 상점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대릉원 담벼락을 돌아 제과점과 기념품 숍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황리단길이 시작된다. 한옥호텔 황남관까지 이르는 길가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 개성 있는 카페와 빵집, 기념품이나 신기한 물건을 파는 잡화점, 사진관 등이 이어진다. 책꽂이처럼 군데군데 좁은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골목 안에는 여러 술집과 레스토랑, 사주카페, 한옥 게스트하우스, 서점 등이 나오는데, 이를 찾아 혈관처럼 고불고불한 골목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일본 규슈의 유후인 마을이나 동유럽 옛 도시의 플라자 마켓 거리를 닮았다.경주 동쪽에는 관광 특구로 유명한 보문단지가 있다. 인공호 보문호를 가운데 두고 호텔과 리조트, 상업지구로 빙빙 두른 형태로 조성됐다. 진입하는 길부터 호반 산책길, 어디서나 봄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 수 있다. 50년 이상 수령의 벚나무가 길가에 도열해 4월이면 온통 벚꽃 터널을 이룬다. 호반에는 화사한 신록의 수양버들이 가느다란 가지를 늘어뜨리며 봄바람에 산들산들 흩날린다. 호숫가 산책로를 이용하면 어디나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자전거길도 잘 닦아 놓았다. 보문단지 안에만 있어도 며칠 잘 쉬어갈 수 있다. 공연과 컨벤션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부터 골프 코스, 레포츠 시설, 테마파크, 워터파크, 다양한 사설 박물관, 체험장 등 즐길거리가 빼곡히 들어섰다. 몇몇 리조트에는 온천수도 나오니 휴양에 최적화된 곳이다. 요즘은 식물원과 조류 동물원을 겸한 동궁원, 미디어 파사드를 즐길 수 있는 정글의 법칙 등이 들어서는 등 좀더 다양한 놀거리가 생겨나 재방문객을 불러들이고 있다.이 중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방대한 자료와 수집물, 멀티미디어 전시기법으로 우리 대중음악을 즐기며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1925년 발매된 최초의 음반 ‘내 고향을 리별하고(안기영)’ 앨범, 최초 걸그룹 ‘저고리 씨스터즈’와 최초 아이돌 ‘아리랑 보이즈’ 등 희귀 음반부터 가왕 조용필, 들국화, 소방차, 현재 대중음악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까지, 그 오랜 시간을 스치듯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장르별 시대별로 총망라한 여러 음반 자료를 해설과 함께 실제 들어볼 수 있다. 3층 오디오 전시관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하이엔드 앰프와 초대형 스피커를 통해 신청곡을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 감상실이 마련되어 있어 ‘음악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다.필자가 경주와 처음 맺은 인연은 35년 전 수학여행 때였다. 서울 서부역에서 출발과 동시에 낱낱이 기록된 그 여행의 각인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유적과 유물을 훑듯 돌아다닌 ‘시찰’에 불과했다. 1987년 봄의 경주는 2022년 봄의 문턱에서 만난 인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천년 고도는 좀더 젊어졌고 더욱 화사해졌다. 게다가 올해는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 대상지에 선정됐으니 이후 만나는 경주는 지금보다 똑똑하고 명랑할 듯하다. 이번엔 때가 일러 꽃바람을 맞아보진 못했지만, 조만간 편안한 휴식 속에 수많은 즐거움을 찾으러 갈 테다. 경주에서 찍은 사진을 뒤척이며 즐거운 상상을 한다. ‘고도(古都)를 기다리며’.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황리단길 오스테리아 밀즈는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고풍스러운 기와집에 입점한 레스토랑은 분위기도 그 맛처럼 근사하다. 블랙트러플을 넣은 크림 파파델리는 넓적한 면에 농후한 송로버섯 향이 진하게 배어있다. 면도 쫄깃하니 제대로 삶았다. 감칠맛 깃든 한치먹물리조토도 전국 어느 곳에서 맛보기 어려울 정도로 진한 풍미를 뽐낸다.●안강할매고디탕은 경주에서도 특별한 음식이다. 전형적 농촌 문화가 녹아든 다슬기탕인데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투실한 고디(다슬기의 지역 방언)에다 배추, 부추 등을 썰어 넣고 끓여 든든하다. 곁들인 젓갈과 봄동김치, 더덕무침 등도 자꾸 젓가락이 가는 별미다. 양동마을과 가깝다.●천년한우는 한우 맛있기로 소문난 경주에서도 좋은 고기를 취급하는 식육식당이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상차림비(5000원)를 내면 숯과 반찬을 가져다 준다. 서울에선 등심을 선호하는 데 비해 경주 지역에선 보통 갈빗살을 많이 먹는다. 갈빗살 이름은 같지만 평소 보던 부위가 아니다. 이외에도 채끝, 부채, 업진 등 다양한 부위가 있다.
  • “김치 논쟁은 우스갯거리” 中매체, 한국 조롱 기사 또 꺼내

    “김치 논쟁은 우스갯거리” 中매체, 한국 조롱 기사 또 꺼내

    배우 추자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김치를 ‘파오차이’(중국 절임채소)로 표기한 것과 관련해 한국에서 문제 제기가 나오자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을 조롱하는 과거 인터뷰 기사를 다시 실어 비난했다. ‘한낱 반찬’에 불과한 김치가 한국인의 눈엔 중요한 세계적 발명품이라고 조롱한 것이다. 21일 환구시보는 「중국 내 한국 연예인이 ‘파오차이’를 ‘파오차이’라고 하자 한국 교수 또다시 불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추자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실수는 더 이상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외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 기본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고 질타한 사건을 전했다. 추자현, 김치에 ‘파오차이’ 자막 달았다가 사과 추자현은 지난 19일 중국의 쇼핑 관련 소셜미디어인 ‘샤오훙수’ 계정에 남편 우효광이 끓여준 라면을 김치와 함께 먹으면서 김치에 중국어 자막으로 ‘파오차이’라고 표기해 비판을 받았다. 과거 김치는 편의상 중국의 절임채소 음식인 파오차이로 번역해왔으나, 두 음식이 서로 엄연히 다른 음식인데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김치를 자국 음식문화로 전유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신치’(辛奇)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 교수는 21일 “안 그래도 중국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이 많은데 국위선양도 하고, 외화도 벌어오는 건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 이런 실수는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최근 중국의 김치공정, 한복공정 등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특히 대외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인 기본적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자현은 해당 영상을 삭제한 뒤 22일 “평소 한국과 중국 활동을 병행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주의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파오차이’ 표기 논란을 사과했다. 환구시보, 과거 한국 조롱 인터뷰 다시 실어환구시보는 이를 전하며 “서 교수가 중국의 김치 표기에 문제를 제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2020년 12월 서 교수가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인터넷 백과사전에 수록한 중국 포털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낸 사실을 거론했다. 문제는 환구시보가 이 사건을 다루면서 당시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다시 끄집어내 내보냈다는 점이다. 바이두 논란 당시 랴오닝 사회과학원 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김치 기원 문제는 중국인에게는 우스갯소리에 불과한데, 한국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중국인 눈에는 김치가 한낱 반찬인데 한국인 눈에는 세계의 중요한 발명품이다” 등 한국인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심지어 “한국은 민족 전통과 풍습을 중시하는데, 이러한 민족 자존심이 특수한 민족심리로 승화했다”는 표현까지 했다. 서경덕 “한국은 남의 발명품 탐하지 않는다”서 교수는 23일 소셜미디어에 “이틀간 중국 네티즌들에게 무시무시한 공격을 받았다.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더 심했다”며 “특히 관영매체 환구시보 등은 기사로 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환구시보가 다시 내보낸 문제의 인터뷰 기사를 서 교수는 매섭게 질타했다. 서 교수는 “그런데 왜 ‘한낱 반찬’에 불과한 김치를 중국은 빼앗으려 할까요”라며 “한국은 최소한 다른 나라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을 탐하지 않는다. 이 점이 바로 한국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중국 매체가 정확한 역사·문화적 팩트를 조사하지 않고 감정적인 기사를 쓰고 있다며 “이는 기사화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반한감정을 불러일으켜 온라인상에서 공격성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일침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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