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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이 맛있대요 / 광주 귀향정의 ‘해물 샤브샤브’

    ‘해물 샤브샤브를 아시나요’ 광주 북구 풍향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귀향정’에는 ‘계절 맛’을 즐기려는 미식가들이 줄을 잇는다.주 메뉴인 해물 샤브샤브와 전통방식으로 직접 담근 청주를 맛보려는 사람들이다. 이 요리는 다시마와 건어물을 1시간가량 고아내 국물 소스를 만든다.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먼저 요즘 나오는 부추,새송이 버섯,참나물,붉은 생고추 등을 넣고 익으면 즐긴다.여기에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득량만에서 갓 잡아올린 맛,키조개,가리비,백합,오도리(새우의 일종),살아있는 주꾸미 등 각종 해물을 살짝 익혀 먹으면 된다. 주인 문근순(53·여)씨는 매일 새벽 남광주 수산시장 등에서 그날 도착하는 조개류와 해물을 구입해 온다.싱싱함이 맛을 좌우한다고 했다.계절에 따라 재료가 달라진다.찬바람이 나는 10월 말쯤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생 미역과 생 다시마를 야채 대신 넣는다.여름철에는 부추,들깻잎,양파 등을 쓴다. 백합 등 조개류에서 우러나온 새하얀 국물로 쑨 죽이 일품이다.쌀알이 으깨질 정도로 익힌 죽에 밑반찬으로 나오는 황실이(황석어)젓갈과 오이나물,고구마순나물,생김치,토란대 나물 등이 차려진다.이 집은 건강식을 즐기는 장년층이 주로 찾는다. 시어머니로부터 요리기법을 전수받았다는 주인 문씨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해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먹고 사는 이야기] 송이버섯의 계절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버섯을 ‘신들의 음식’으로 불렀다.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는 버섯을 따오는 사람들에게 그 무게만큼의 황금을 줄 정도로 버섯을 좋아해서,‘버섯 황제’라는 별칭까지 얻었을 정도이다.중국에서도 ‘불로장수의 명약’으로 여겨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진시황이 특히 버섯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양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눈을 밝게 해주고,신경을 안정시키고,천식을 다스리며 근골을 굳게 해주는 음식’으로 버섯을 높이 평가했다. 서양에서는 ‘보헤미안 나무꾼은 감기를 모른다.’거나 ‘버섯 장수는 무병 장수한다.’는 속담으로 버섯을 예찬해왔다. 버섯은 맛과 향이 독특하다.생김새가 다양하고 특이해서 매력적이고 신비롭기까지 하다.게다가 고기를 씹는 것처럼 쫄깃하고 질감이 부드러워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어디서나 애용되고 있다.약재에서부터 별식의 재료,일반 가정의 반찬으로까지 용도도 아주 다양하다. 버섯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산 속의 진미식품’,‘귀족버섯’으로 불리는 송이.독특한 솔잎 향과 달착지근한 맛,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질감으로 식도락가의 입맛을 돋우는 송이버섯은 반드시 살아있는 소나무에 기생하여 성장한다.가을 한 철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귀한 것이다.오죽하면 송이 서식지는 아들한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을까. 송이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에르고스테롤,리보플라빈,나이아신 등이 풍부하다.또 위암이나 직장암 발생을 억제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들어있다.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낮춰주는 수용성 식이 섬유소가 많아 변비 치료에도 좋다.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위장 기능을 돕고,식욕을 증진시키고,설사를 멈추게 하며 기를 더해 준다’ 고 기록되었다. 아미노산과 트레할로오즈,만니톨 등이 있어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이며,계피산 메틸과 마쓰다케올(matsutakeol)에 의한 송이의 독특한 향은 요리의 풍미를 드높인다.더군다나 깊은 산 속에서 채취하여야 하니,최상급 무공해 자연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송이는 보통사람이 즐기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가을 한철 수확되는데다,다량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따라서 맛과 건강을 위해서라면 꼭 송이버섯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송이와 씹는 질감까지 비슷한 새송이버섯을 위시하여 표고,느타리,양송이,팽이버섯에 이르기까지 버섯은 얼마든지 있다. 버섯은 소화율이 높은 저칼로리,고비타민 건강식품으로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예방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암에 대한 면역력 증강,노화 방지와 신진대사 촉진 등의 생리 효능이 뛰어난 건강식품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더운 여름 동안 누적된 피로를 버섯 요리로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솔 내음 가득한 송이버섯이 아니어도 독특한 향과 쫄깃한 느낌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각종 버섯을 듬뿍 넣은 따끈한 버섯탕이 그리워진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 식품영영학과
  • 다시마는 콩과 찰떡궁합

    다시마는 국이나 찌개의 맛을 내는 보조 재료로 흔히 쓰인다.하지만 다시마도 좋은 식재료가 된다. 집에서 다시마를 맛있게 먹으려면 해조류 특유의 비린내와 끈적끈적한 점액물질을 잘 처리해야 한다.소금으로 비벼 씻은뒤 물에 담가두면 특유의 아린맛을 없을 수 잇다. 다시마는 콩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다.콩에 든 사포닌은 항암에 효과적이기도 하지만 다시마에 많은 요오드를 체외로 내보내준다. ●다시마 액 다시마의 영양가 손실없이 집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마른 다시마를 4∼6㎝ 크기로 잘라 맥주컵에 넣고 3분의 2정도로 물을 채워 하루동안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이 물을 마시면 된다.우려낸 다시마 조각은 물러져 먹기 편하므로 다른 반찬과 함께 먹으면 좋다. ●다시마 볶음 염장 다시마를 찬물에 담가 짠맛을 뺀 뒤 돌돌 말아 가늘게 채썬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저민 마늘을 넣어 볶는다.여기에 당근 등을 넣고 볶다가 청주를 뿌린다.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두른 뒤 통깨,붉은 고추채를 올리면 완성.어묵을 다시마크기로 채썰어 같이 볶아도 좋다. ●다시마 튀각 물기를 꼭 짠 행주로 다시마 표면에 묻어있는 먼지를 깨끗하게 닦아 손질해 사방 5㎝ 크기로 썬다.이를 170℃의 튀김기름에 잠깐 넣어 튀긴다.튀긴 다시마는 망에 건져 기름기를 빼고 다시마가 뜨거울 때 소금과 설탕을 고루 솔솔 뿌리면 된다. ●다시마 쌈 녹색의 염장 다시마를 냉수에 30분 가량 불려 소금기를 제거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그릇에 담아낸다.쌈장으로 된장(3큰술)·고추장(1큰술)에 다진 마늘·다진 파·참기름·깨소금을 섞어 만들면 된다.취향에 따라 쌈장에 멸치젓이나 새우젓을 넣고 만들어도 좋다.
  • 떠오를 직종 알아보면/ 프랜차이즈업계 新직업 도전해 봐

    취업난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기존의 프랜차이즈에서 분화한 직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슈퍼바이저,메뉴바이저,조리코디네이터,가맹상담사 등이다.앞으로 프랜차이즈 관련 파생 움직임은 이에 머물지 않고 더욱 다양화·세분화될 전망이다.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새 직종이 양산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신성장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의 양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슈퍼바이저 요즘 급부상한 새 직종이다.본사와 가맹점간에 정보를 전달하고 가맹점이 원활하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리·지도한다.프랜차이즈 본부별로 적게는 2∼3명,많게는 150여명의 슈퍼바이저를 두고 있다.프랜차이즈 본부 내에서도 이론과 실전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급을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 유병혁 대리는 “발품을 많이 파는 직업이지만 대인관계가 원활하거나 활동적인 사람들이 도전할 만한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메뉴바이저·조리코디네이터 메뉴바이저와 조리코디네이터는 슈퍼바이저가 전문화된 형태.이들은 대부분 영양사나 조리사 출신으로 직접 교육을 하고 메뉴 개발도 한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 메뉴바이저 구묘진 계장은 “한식 프랜차이즈는 패스트푸드와 달리 완제품으로 공급되는 것이 적은 탓에 꾸준한 맛을 유지하려면 메뉴바이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리코디네이터는 가맹점에 파견돼 즉석 반찬을 조리하고,메뉴를 관리한다.메뉴바이저가 가맹점들을 돌면서 주방일을 전담한다면 조리코디네이터는 가맹점에 상주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장독대 일산후곡점 조리코디네이터 김광순 조리실장은 “처음에는 메뉴 수가 너무 많아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손수 만든 반찬에 대한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법무상담사·가맹상담사 법무상담사와 가맹상담사도 프랜차이즈 산업이 낳은 신직종이다. 법무상담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법률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생겨났다.이들은 가맹거래법에 따른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작성하고 검토하는 일을 한다.이밖에 협력업체와의 계약·특허·채권채무 업무도 맡는다.맥주전문점 해리코리아 이경수 법무팀장은 “요즘은 가맹점주들이 단순한 경영지도보다 전문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면서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 업무”라고 강조했다. 가맹상담사는 가맹 상담에서 개점까지의 단계를 책임진다.맥주 프랜차이즈인 큐즈 이창원 팀장은 “예비 창업자들의 수준이 높아 업계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면서 “단순 상담이 아니라 점포 개발부터 마케팅지원 능력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용돈벌이 알선·孝도우미 자식노릇·경로당 현대화 / 노인복지 ‘업그레이드’

    노인들을 위한 서울 자치구의 세심한 정책들이 잇따라 선뵈고 있다.종전처럼 단순한 ‘경로당 지원’이 아니라 취업알선,재교육,취미활동,건강관리 등 생활과 밀접한 교육 및 정보 등을 제공하는 ‘토털복지서비스’로 확대되는 추세다. ●노인 63% 일자리 원해 미아1동 경로당,노인종합복지관 등 강북구 지역의 6개 노인정에는 공동작업장이 있다.이곳에서 노인들은 소일거리 삼아 실밥따기,박스접기,가방끈 달기 등으로 월 평균 30만∼40만원 정도의 용돈을 번다.구가 최근 경로당 이용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3%가 이같은 일거리를 원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다행히 강북구의 경우 신영상사 등 몇몇 지역중소업체들이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이에 따라 구는 최근 지역내 업체뿐 아니라 인근 타시도에 위치한 각종 제조업체에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노인들의 일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식처럼 봉양 성동구 주민 93명은 ‘효 도우미’를 자청,봉사대를 구성해 이웃의 노인들을보살피고 있다.이들은 홀로사는 노인들의 생활불편을 덜어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자식 노릇’을 하고 있다.병·의원 이송과 119신고 등 의료서비스는 물론이고,평소에는 말동무를 해준다.밑반찬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안부전화,장보기 등 아들·딸 역할을 한다.도우미 1인당 5∼6명의 홀로노인을 돌본다.덕분에 홀로노인 280여명이 외롭지 않게 지내고 있다.구는 이들 도우미와 홀로노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인전용회선’도 운영중이다. ●취미활동에서 건강관리까지 노인들을 위한 자치구의 복지서비스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광진구는 이달초 문을 연 노인종합복지관을 통해 상담에서부터 방문진료,취미,교양,컴퓨터,건강관리 등 토털복지서비스를 펼치고 있다.마포구의 경우 ‘경로당 현대화 7개년 계획’이란 대형 프로젝트로 노인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 7년간 총 73억원을 투입해 시설 현대화와 함께 체계화된 노인복지 프로그램 구축에 나섰다.이 기간동안 구는 전 경로당에 에어컨 등 냉·난방기와 냉·온·정수기를 설치하고 노후 경로당 12곳을 신·증축한다.또 경로당 8곳을 리모델링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구는 경로당 운영 활성화를 위해 운영비 지원을 현실화하고 경로당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광진구 사회복지과 나우정 팀장은 “2010년쯤 노인 인구가 전체의 15%대에 달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프로그램 개발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이 집이 맛있데요/ 서울 필동 고향식당

    멋이나 분위기를 찾기보다는 어린 시절 맛봤던 외할머니 손맛과 정성이 그리워질 때,딱 맞는 집이 바로 서울 중구 필동의 ‘고향식당’이다.단골 직장인들은 “입맛이 없거나 감기를 앓고 난 후에는 고향식당 밥이 좋다.”고 말한다.맛의 비결은 전남 영암출신 임연심(69)씨의 깔끔한 성격에서 비롯된다.“내가 먹어서 맛없는 것은 못 판다.”는 주인 할머니는 아예 원가 계산은 하지 않고 요리한단다.이 식당의 주 메뉴는 청국장찌개,뚝배기 불고기와 오징어불고기. 청국장의 주재료는 전남 나주에서 군불을 지핀 온돌방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띄운다.묵은 김치를 썰어 꽉 짜서 넣고 돼지고기 사태를 몇 점 썰어넣어 끓인 뒤 매운 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청국장 냄새가 싫다.”는 사람의 입맛마저 잡고만다. 오징어불고기는 냉동오징어보다 3∼4배는 값비싼 신선한 오징어를 선택한다.‘전라도 고춧가루’에 배를 갈아넣고,간장과 양파,고추를 썰어넣은 다대기 양념을 냉장실에서 숙성시켜 씁쓸한 맛을 없앤다.또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 고추장을 얹어서 내오는 뚝배기 불고기도 맛깔스럽다.밑반찬도 입맛을 더해준다.매일 시장에 나가 가장 신선한 재료를 고르는 게 밑반찬 맛의 노하우란다. 고향이 팔도 어디든 ‘고향식당’에선 고향맛이 느껴진다. 허남주기자 hhj@
  • 야생버섯 ‘죽음의 덫’/국끓여 먹고 1명사망 1명중태

    야생버섯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예천군 지보면 어신리 최윤귀(93) 할머니 집에서 최 할머니와 아들 김명환(64)씨,며느리 이영희(60)씨 등 일가족 3명이 아침과 점심 식사로 야생 버섯국을 먹은 뒤 식중독을 일으켜 최 할머니가 4일 뒤인 19일 숨졌다.김씨는 최 할머니의 장례식 때문에 뒤늦게 서울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에 옮겨져 치료 중이나 중태다.부인 이씨는 완쾌됐다.같은 날 최 할머니의 옆집에 사는 김두환(73) 윤오년(69)씨 부부도 아침 식사 때 야생 버섯국을 먹고 구토와 설사 등의 식중독 증세를 보여 서울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예천읍 동본리 류한오(65)씨 등 2명도 19일 야생버섯 반찬을 먹고 복통과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 입원,치료 중이다. 예천 연합
  • 이집이 맛있대요 / 전주 중앙동 ‘가족회관’

    맛의 고장 ‘전주’하면 으레 비빔밥을 떠올린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가족회관’에는 전통 전주 비빔밥의 진수를 맛보려는 손님들의 발길로 늘 북적인다.계단에 오르면 입구에 전주 비빔밥의 유래와 맛의 비결을 설명하는 초대형 홍보물이 눈에 들어온다.호남이 낳은 선비 강암 송성용의 글씨와 동양화가 걸린 탁 트인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운치가 넘친다. 손님들이 직접 비빔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개방된 주방에서는 지지고 볶는 구수한 비빔밥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전통미가 물씬 나는 유기그릇에 담겨나오는 비빔밥은 그 절묘한 맛을 눈,코,입으로 모두 느낄수 있다.눈으로 보는 비빔밥은 당근,오이,고사리,도라지 등 각종 나물류의 살아있는 색깔이 정갈하면서 맛깔스럽다.냄새로 느끼는 비빔밥은 고소하면서 상큼하다.30여 가지의 재료들이 어우러진 비빔밥의 맛은 개운하면서 입에 쩍쩍 안기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가족회관 비빔밥이 맛을 내는 비결은 주인 김연임(여·66)씨가 정성스럽게 직접 고른 싱싱한 재료와 고집스럽게지켜오는 전통적인 조리법에 있다. 전통 비빔밥에는 콩나물,표고버섯,오이,당근,밤,대추,은행,잣,계란,육회 등 갖은 양념과 나물 등 30여가지가 들어간다.밥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특미로 짓는다.밥 짓는 물도 한우 사골 육수이기 때문에 밥알에 윤기가 흐르고 쫀득 쫀득한 맛을 낸다.고추장,간장 등도 모두 재래식 방법으로 직접 담근 것이다.콩나물은 쥐눈이 콩으로 재배한 것으로 특허를 받은 무공해다.양념류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다져 만들어 손맛이 살아있다.밑반찬이 김장아찌,더덕장아찌,계란찜,각종 김치,낙지무침,굴비구이,부추전 등 20여가지나 돼 푸짐하고 후덕한 전라도 인심을 만끽할 수 있다.주 메뉴인 비빕밥 외에 여름철에는 보양식인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NGO / 시민단체 사랑방 느티나무 카페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의3 안국빌딩 신관 2층에 위치한 ‘느티나무’ 카페.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거의 매일 각종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과 모임이 열리는 곳이다. 98년 9월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이곳에서 열린 각종 기자회견만 줄잡아 600여건.올들어 6월까지 벌써 100건을 넘어섰다. 서울 명동성당-연지동 기독교회관-태평로 세실 레스토랑에 이은 시민단체의 ‘사랑방’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68평 규모의 창고형 카페에 불과하지만,이곳에 일주일만 나와 있어보면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의 돌아가는 형세나 문제점 등 현안에 대한 흐름이 한 눈에 잡힌다. 지난 6월 한달동안 이곳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모두 24건.‘돈으로만 자주국방을 사려는 참여정부’‘시민의 힘으로 대법관을 뽑자’‘NEIS 국민감사 청구 및 국민행동지침’‘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등이 굵직한 것들이다.언론의 주목을 받은 날도 있지만 먼지를 날린 날이 더 많다. 이곳은 시민단체의 대언론 홍보창구이자 활동가들의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활동가들이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는 교통과 공간의 편리성 때문. 느티나무 카페의 필요성은 이 빌딩 3층에 입주해 있던 참여연대 시민운동가들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궁리끝에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출자형식으로 창업했으며 두 단체가 파견하는 간사가 돌아가며 운영을 맡고 있다. ‘시민단체 전용 카페’라고 못박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체나 단체,일반인들의 이용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자연스럽게 시민단체나 활동가들만의 공간으로 정착한 셈이다. 직원은 모두 7명.매니저 2명이 주야로 나눠 운영을 맡으며 주방장과 부주방장 각 1명 등 정규 직원 4명에다 서빙을 맡은 유급 아르바이트생 3명이 일한다.최대 수용규모는 130명. 메뉴는 차와 음료,술,식사,술안주까지 여느 카페와 다름없다.다만 ‘철학마당 느티나무 카페’라는 상호처럼 차 한잔의 여유를 강조하다 보니 차 종류가 좀 더 다양하고 독특하다. 음료중 인기메뉴는 4000원짜리 유기농 오미자차(냉·온)와 쑥·뽕잎·아카시아 등 5000원짜리 야생초차.주류는 2000원짜리 500㏄ 생맥주가 가장 많이 나간다.식사는 ‘오늘의 주방장 추천요리’가 주종을 이룬다.반찬 4∼5가지에 국과 밥이 따라 나오는 가정식 백반이다.안주류는 버섯두부전골(1만 5000원),골뱅이소면무침(1만 2000원)이 NGO들의 단골안주다.참여사회아카데미 교육간사 출신으로 운영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미란(38)씨는 “수익성 보다는 만남과 소통을 위주로 한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가난한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세미나,모임을 한꺼번에 치를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열 경우 행사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간당 10만원씩의 대여료를 받는다.저녁행사를 위해 통째 대관을 할 경우 식사대금이 70만원이상이면 별도의 대관료는 받지 않는다.오전에 기자회견,오후엔 후원회의 밤,동아리모임,행사 등이 주로 열린다.14일 현재 7월 셋째주까지 기자회견 등의 예약이 차 있다.김 매니저는 “세금내고,인건비 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장기불황 日샐러리맨의 점심시간

    |도쿄 황성기특파원|“800엔을 넘으면 좀 비싸다고 생각하죠.” 공무원인 가토(35)는 정보수집이라는 업무 성격상 바깥에서 1000엔이 넘는 식사를 하는 일이 잦다.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릴 땐 식사비가 800엔을 넘지 않도록 한다.300∼500엔짜리 구내식당이 아닌 직장 주변의 음식점에 가면 가격에 눈길이 먼저 간다.“아무리 맛나게 보이더라도 1000엔 전후라면 포기해 버린다.” 점심을 고르는 기준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가토는 대개 가격→양→좋아하는 음식 순으로 정한다. ●점심값의 심리적 저항선은 800엔 도쿄의 남성 샐러리맨들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당한 점심값”의 기준을 700∼800엔에 두고 있다.급여체계가 다른 직장여성들은 400∼600엔에 선을 그어두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마이코(27·여)도 가끔씩 친구들과 어울려 1000엔을 넘는 이탈리안 요리를 즐기지만 “여간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이 속내다. 지방 출신들이 도쿄에서 느끼는 점심값 마지노선은 고향보다 턱없이 높다.구마모토현의 소도시에서 2년 예정으로 도쿄로파견나와 있는 히라오(30)는 “고향에서는 400∼600엔 정도였으나 도쿄는 두배 가깝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래서 히라오는 도쿄 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의 구내식당 단골이 됐다.“월급도 적은 젊은 사람이 점심값으로 월 2만엔씩 지출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인다.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십수년 전만 해도 점심값 마지노선은 지금보다 다소 높아서 “그때가 좋았다.”는 40∼50대 샐러리맨들도 많다. 신문사 부장급인 다시마(52)는 “10여년 전에는 900∼1000엔 정도가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웃는다.연봉 1000만엔인 그이지만 대학생인 두 아들의 학비 때문에 부인으로부터 받는 한달 용돈은 5만엔 정도.독서가 취미인 그는 도서 구입에 적지않은 지출을 하고 있어 “점심식사에 들일 돈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이 바꾼 점심 사정 GE 소비자크레디트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샐러리맨의 용돈은 월 평균 4만 2000엔.800∼1000엔짜리 점심을 주 5회 사 먹으면 점심값만으로 월 1만 6000∼2만엔이 든다는 계산이다.빌딩가에서 240∼500엔짜리 쇠고기덮밥 가게 앞에 낮 12시 전부터 직장인들이 줄을 서는 광경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점심값이 용돈의 절반쯤 되면 애연가·애주가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점심값을 줄이는 대신 저녁에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는 비용을 충당하는 샐러리맨들도 적지않다. 니시카와(39·회사원)는 1년반 전부터 부인이 만들어 주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3년 전 구입한 주택의 은행빚 상환에다 회사의 급여삭감으로 용돈을 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스스로 도시락을 싸 달라.”고 부인에게 부탁했던 그는 점심값을 쓰지 않아 여유가 생긴 용돈은 술친구와 어울리는 데 돌리고 있다. 도쿄 인근의 지바현에서 도쿄로 통근하는 무라카미(35)도 ‘사랑하는 부인의 도시락’을 지난 4월부터 지참하기 시작했다.“보육원에 들어간 아들(3)의 도시락을 싸는 김에”라는 이유가 붙었지만 실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의 하나였다.그는 매일 아침 부인에게서 도시락을 받으면 식탁에 놓인 저금통에 도시락값으로 200엔을 넣는다.이렇게 모인 돈으로 무라카미의 부인은 그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불황이 드리운 그림자는 일본 샐러리맨들의 점심 사정에도 역력히 나타난다.농림수산성의 2002년 조사를 보면 점심 때 외식하는 사람은 2001년 43.5%에서 2002년 37.4%로 줄어든 반면 도시락 지참자는 9.4%에서 12.5%로 늘었다. 도시락 지참률은 한창 일할 연령인 30대(13.0%),40대(13.8%)가 평균치보다 높다.교육비·주택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0,50대보다 점심값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도심의 공원은 샐러리맨들의 점심 집결지 도쿄 중심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히비야 공원.중앙관청과 오피스 빌딩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점심 때만 되면 ‘도시락 공원’으로 바뀐다. ‘나홀로’이거나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넥타이 부대와 직장여성들로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벤치는 앉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회사에 근무한다는 후쿠다(41)는 부인이 싸준 도시락을 먹으러 왔다.비가 오락가락 하는장마철이라 요즘은 절반은 사무실,나머지는 운동삼아 공원에 와서 점심을 먹고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회사로 들어간다. 다니가키(41)도 나홀로 도시락족이다.1주일에 1∼2차례 히비야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그는 야채 사라다가 딸린 550엔짜리 돈가스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샀다.150엔짜리 음료수까지 하면 700엔 정도가 그의 점심값이다. 같은 직장의 동료 2명과 함께 공원을 찾은 미사코(22·여)는 “구내식당의 맛없는 400엔짜리 정식보다 싸고 맛있고,공원의 정취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 한차례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공원에 온다.”고 말했다.미사코는 380엔짜리 볶음밥,선배인 도모코(28)는 400엔짜리 볶음라면,마리(29)는 600엔짜리 돈가스를 먹었다. ●부인이 싼 도시락은 자랑스러운 애정의 표현 부인이 정성껏 만든 ‘사랑의 도시락족’끼리 공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4년 전 결혼한 후지모리(39)는 6개월 전부터 ‘히비야 점심모임’을 결성해 직장 동료 3∼4명과 함께 공원을 찾는 도시락족이다.날씨가 춥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회사 회의실에서 모이지만 가급적 공원을 찾는다.“비싸기만 하고 영양 밸런스나 몸에도 좋지 않은 외식보다는 마누라가 싸준 도시락이 훨씬 건강에도 좋다.”고 자랑한다.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다.‘히비야 점심모임’의 한 회원은 “전날 남은 반찬을 다시 도시락에 싸주거나 아침 마누라의 기분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귀띔한다. marry01@ ■500엔 서민 도시락 회사원에 ‘히트상품'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샐러리맨들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는 소중한 존재,도시락. 그러나 맞벌이로 부인이 도시락을 싸줄 수 없거나 수제(手製) 도시락 지참을 귀찮아하는 샐러리맨에게는 회사 근처에서 성업하는 도시락 판매점이 더할 나위없이 고맙기만 하다. 싸면서 따끈따근하고 맛있는 500엔 전후의 도시락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도시락 하나만으로 한해 53억엔(약 530억원)의 매상을 올리는 초우량 기업마저 나왔다. ●연매출 530억원 도시락업체도 거품경제 붕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4년 “도시락이 일본 샐러리맨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예견해 도시락 제조업에 뛰어든 ‘비바스’의 가토 미노루(38) 사장.그는 규모는 작지만 올해 1억엔 매상을 목표로 착실히 전진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1000∼3500엔짜리 고급 도시락을 주로 만들다가 최근 들어 손님들 성화로 500엔짜리 도시락을 내기 시작했다.”는 그는 도시락 수요로 일본 경제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거품이 걷히고도 한동안은 웬만한 기업들이 사원에게 잔업을 시키면 800엔 정도 나오던 야식비가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귀띔한다.“500엔짜리 도시락은 샐러리맨들의 홀쭉해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것 같다.”는 것이 가토의 분석. ●도심 사무실까지 배달 큰 호응 직원 20명을 두고 자신도 도시락 영업에 나서는 가토는 “이윤이 적은 500엔짜리보다는 고급 도시락을 많이 파는 편이 낫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인다.반경 2㎞ 이내의 긴자나 우에노를 영업지역으로 삼고 있는 그는 ‘따끈한 도시락을 사무실까지 배달한다.’는 장점으로 샐러리맨들에게 파고들었다. 주·월 단위 계약 손님 외에도매일 아침 전화로 예약을 받는 그는 500엔짜리는 200여개,고급 도시락은 100개 정도 팔고 있다. 50엔짜리 햄버거,240엔짜리 쇠고기 덮밥의 출현으로 타격도 받았지만 “도시락 재료로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이나 냉동품은 쓰지 않는다는 점이 손님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얻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7000만엔 매출에 500만엔 적자를 낸 이 회사는 직원을 오히려 늘려 영업에 힘쓴 결과,올해는 불과 4개월 만에 3500만엔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 피서지 먹거리 테이크아웃식 인기

    여름 휴가,챙겨야 할 짐도 많은데 음식 준비까지 하려면 부담이 배가 된다.간편하게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는 방법,뭐 없을까. ●기본재료로 간단히… 준비에 부담 없어 CJ ‘햇반’,농심 ‘햅쌀밥’은 여행지에서 전자 레인지나 끓는 물만으로 먹을 수 있고,발아 현미·흑미·오곡 등 종류도 다양해 인기다.풀무원이 판매 대행하고 있는 ‘씻어나온 쌀’은 물에 씻지 않고도 바로 해먹을 수 있고,소량 포장돼 간편하다. CJ의 ‘다담 된장찌개’와 풀무원의 ‘두부찌개 양념장’,‘우렁 된장찌개’,‘해물맛 된장찌개’ 등은 두부·감자·호박 등 기본 재료만으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국거리 제품.대상의 한식 레토르트 식품 ‘쿡조이 쇠고기 된장찌개’와 ‘쿡조이 청국장 찌개’,CJ의 ‘손맛 깃든 국’은 별도의 재료 없이도 조리해 먹을 수 있다.이밖에 오뚜기의 3분 짜장·카레·하이라이스·미트볼 스파게티 등은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레토르트 식품이다. ●1800원~1만6500원세트등 메뉴 다양 CJ푸드빌의 테이크아웃 음식 전문점‘델쿠치나’는 신선하고 건강한 유러피안 스타일의 휴가철 메뉴를 선보였다.살짝 데친 문어를 얇게 저며서 새콤달콤한 이탈리안 소스로 맛을 낸 ‘문어 카르파쵸’,새우와 페퍼로니,다양한 과일과 야채를 밥과 함께 살짝 볶은 ‘새우 페퍼 라이스’ 등은 입맛을 살리는 데 좋다.새우,각종 신선한 야채를 전병으로 싼 베트남식 ‘새우 스프링 롤’이나 야채를 혼합한 햄버거 스테이크를 양배추로 싸서 만든 ‘캐비지 롤’ 등은 여행길 먹거리로 그만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도 1800원~8900원의 다양한 메뉴를 테이크 아웃용으로 내놓았다.매콤한 살사 소스와 칠리 소스로 맛을 낸 치킨과 야채를 토티아로 감싼 ‘치킨브리또’(6900원),토티아 속에 치즈·쇠고기·야채가 풍성한 퀘사딜라(7500원) 등의 멕시코 스타일 요리가 대표적이다. 치킨전문 패스트푸드점 파파이스는 각 부위의 치킨 8조각으로 구성된 ‘고(GO) 스페셜 팩’(1만 5800원)을 준비했다.이 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4인용 ‘피크닉매트’를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KFC의 패밀리세트(1만 6500원)와 프랜드세트(1만 1500원),트윈팩(9500원)도 테이크아웃 메뉴로 인기가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이집이 맛있대요 / 강릉 ‘배다리해물찜’

    맑고 푸른 동해바다를 지척에 두고 바다내음 가득한 해물찜이 유혹한다. 예향(藝鄕)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선교장(船橋莊) 인근의 ‘배다리 해물찜’은 매콤하고 뒷맛이 개운한 해물찜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왁자한 시장통의 먹거리집들과는 달리 실내에 들어서면 우선 첫인상부터 깔끔하게 다가온다. 주변 경포도립공원내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와 잘 단장된 조선시대 한옥인 선교장이 정원처럼 한눈에 들어온다.탁트인 집앞으로는 시냇물까지 흘러 운치를 더해준다. 식탁에 오르는 해물찜은 정갈하고 깔끔하다.갖은 해물과 야채를 섞어 만든 찜을 한입 넣으면 얼큰하면서도 입안 가득 풍겨나오는 해물향이 일품이다.송글송글 땀을 흘리며 해물찜을 먹은 뒤의 뒷맛도 개운하다.여름철 입맛 살리기에는 제격이다. ‘배다리 해물찜’의 맛내기 비결은 살아 있는 해물과 천연 재료로 고아내는 육수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주인의 귀띔이다.동해에서 나는 새우와 골뱅이가 주 원료다.여기에다 매일 새벽 기차편으로 남해안에서 올라온 최상품 대합과꼬막,미더덕,꽃게 등을 재료로 그날 그날 식탁에 올리고 있다.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해물과 해초 등을 재료로 2시간 동안 센불에 고아낸 구수하고 담백한 육수를 사용하는 것도 맛의 비결이다.콩나물과 미나리,쑥갓 등 야채도 새벽시장에서 싱싱한 것만 골라 사용한다. 주 메뉴인 해물찜 외에 낙지를 추가로 넣는 해물탕과 아귀찜,아귀탕도 권할 만하다. 가격은 해물과 아귀 모두 대·중·소로 나눠 소는 2만원,중은 2만 5000원,대는 3만원이다.어른 3∼4명이 찾으면 중을 시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강릉시내에는 배달도 된다.일회용 도시락에 깔끔한 밑반찬까지 곁들여 20분 안에 배달이 가능하다. 글·사진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논산 농촌체험 나들이 / 얘들아, 시골 놀러가자

    도시인들이 어릴적 고향을 그리며 떠올리는 추억들이 있다.맑은 물 흐르는 개천에서 다슬기를 줍던 모습,안마당의 평상에 앉아 방금 뽑은 상추에 쌈싸먹던 풍경,하얗고 부드러운 누에를 장난감 삼아 갖고 놀던 일 등등.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네 일상이었던 이런 풍경은 지금 웬만해선 경험해보기 어려운 옛 얘기가 되어 버렸다.그래서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선 도시인들의 향수를 겨냥해 농촌체험을 나들이 코스로 개발해 운영하기도 한다.콘크리트와 공해에 찌든 사람들에게 청정 무공해의 농촌 체험은 청량제와도 같다.다양한 농촌체험 코스를 개발해 운영중인 충남 논산을 찾았다. ●1급수 하천엔 쉬리·피라미 떼지어 놀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논산시 양촌면 신기리 논산천.대둔산계곡에서 내려온 1급수가 흐르는 하천이다.마침 대전의 한 유치원에서 나들이온 아이들이 물을 첨벙대며 다슬기를 잡고 있다. “선생님,제가 잡은게 제일 커요.”“아니에요 내게 더 커요.” 마치 보석이라도 찾듯 자신들의 머리만한 돌을 들쳐내며 다슬기 찾기에 여념이 없다.다슬기 뿐만 아니라 돌에 붙어 있는 작은 벌레 하나에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더이상 도심의 찌든 일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약간 깊어 보이는 곳의 수면에서 무언가 톡톡 튀는게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쉬리란다.자세히 물속을 들여다보니 쉬리 뿐만 아니라 피라미·버들치 등이 떼지어 다닌다. 논산천을 나와 가이드를 맡은 논산시청 농정과 직원을 따라간 곳은 방울토마토 밭.논산시청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가의 밭이다.방울토마토는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져 있다. 1인당 3000원만 내면 들어가 마음껏 따먹고,밭 주인이 나누어준 도시락 크기의 용기에 가득 채워 나올 수 있다.빨갛게 익은 것 하나를 따서 입에 넣고 깨무니 새콤달콤한 맛이 혀에 착 달라붙는다. 덜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익히는 것과는 맛의 차원이 틀리다는 것이 밭 주인의 자랑.열매가 열릴 때부터는 일절 농약을 치지 않아 안심하고 따먹어도 된다고.아이들은 연신 따먹으면서도 불과 20여분 만에 용기에 방울토마토를 가득 채운다. 다음코스는 점심시간.한 농가를 찾아가니 소박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이 준비돼 있다.논산 특유의 된장인 ‘집장’과 돼지고기 수육,농가에서 직접 키운 상추쌈과 나물무침,집장 장국 및 몇가지 밑반찬 등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푸짐하다.시골밥상의 포인트는 집장이다.일반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로 만드는 반면 집장은 보릿가루에 호밀을 약간 섞어서 삭혀 만든 장이다.보리와 호밀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은근한 맛이 독특하다.돼지고기 수육에 집장을 발라 상추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집장을 풀어 호박 등 야채를 넣어 끓인 장국은 구수하고 시원하다.1인분 가격 5000원. ●집장·돼지수육·상추쌈에 밥 한그릇 ‘뚝딱' 식사후 연무읍 황화지역의 한 포도밭으로 발길을 향했다.씨알이 굵은 포도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이곳의 포도는 당도가 높고 씨가 없는 신품종인 ‘델라웨어’.주인으로부터 간단한 수확 요령을 듣고 가위를 받아들었다.포도는 요즘 시중 가격이 높아 많이 따지는 못한다.5000원 내고 가장 탐스럽게 익은 2송이까지 딸 수 있다. 양촌면의‘양촌식품’이 운영하는 집장 가공체험도 해볼만 하다.보리와 호밀 등 집장 재료(1㎏ 7000원)를 구입해 가족과 함께 직접 장을 담근다.담근 집장은 집에 가져가 숙성시켜 먹으면 된다.이곳에서 돼지고기 수육과 집장,쌈을 곁들인 집장백반(5000원) 식사 및 숙박(2만원)도 할 수 있다.황토나 치자물을 들이는 천염염색 체험,누에치기 생태체험도 재미 있다.천연염색 체험은 염색할 천이나 티셔츠 등 재료를 가져가 직접 천연염색을 하는 프로그램.황토,치자,쑥물,도토리물을 이용해 아름다운 우리 전통색을 재현할 수 있다.화학염료로 내는 빛깔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1인당 5000원. 누에는 요즘 고치를 짓기 시작했다.누에가 하얀 실크(비단실)를 뽑아내 집을 짓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체험료 3000원을 내면 누에 및 동충하초 생태 관찰후 고치 5개를 분양해준다.집에 가져가 누에고치에서 나방이 나와 알을 낳는 것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밤엔 반딧불이도 제법 많다.따라서 6월 3번째 주부터는 반딧불이 관찰 코스도 운영할 계획이다.●천연염색·누에치기 생태체험도 재미 쏠쏠 논산시의 농촌체험은 인터넷 사이트 그린투어(www.greentour.net)에 들어가 코스 선택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코스마다 논산시청 직원이 가이드로 동행한다.문의 논산시청 농정과(041-730-1385).농협의 농촌관광 포털사이트(www.greentour.or.kr)에 들어가면 전국의 다양한 농촌체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경관이 아름답고 쾌적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팜스테이 마을 93개소,민박마을 40개소,관광농원 68개소가 수록돼 있다.문의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02-397-5624). 논산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황산벌·노성산성엔 백제의 역사 숨결이… ●가는 길 천안~논산 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빠져 4번 국도를 타면 5분 만에 논산 시내에 들어설 수 있다.시청 인근 관촉사 주차장으로 가면 논산시청 공무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체험코스를 안내해준다.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은 가이드의 안내차량을 따라가면 되고,대중교통 편으로 도착한 사람은 안내차량에 동승하면 된다.가이드료나 승차료는 무료. ●숙박 기왕이면 농가 민박을 하자.숙박료 2만원 정도로 싸면서도 농촌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민박 농가에선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올린 ‘시골밥상’도 낸다.5000원.5세 이하는 밥값을 받지 않는다.현재 논산시청에서 10곳의 농가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논산은 부여·공주 등에 비해 백제 유적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황산벌,노성산성 등 백제 유적이 많다.황산벌(부적면 신풍리)은 의자왕 20년 계백장군이 5000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김유신의 5만 군대와 결전을 치르다가 전사한 곳.계백장군 묘소가 현장에 있다. 노성면 송당리 노성산성은 백제시대에 건설된 높이 4∼7m,둘레 1200m의 산성.성 안에서 신라·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토기 및 와편·봉수대 등이 발견됐다.논산,공주,부여 방면이 한 눈에 들어오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국내 최대 석불이 있는 관촉사,고려 태조가 개국에 대한 부처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세웠다는 개태사 등에도 가볼 만하다.논산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730-1221).
  • 이집이 맛있대요 / 부산 연산동 ‘참나무숯불구이’

    요즘 천정부지로 치솟는 한우값 때문에 젖소와 수입소를 한우로 속이거나 슬그머니 끼워 파는 갈비집이 적지 않다.손님들은 대개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간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반도보라아파트 밑에 위치한 ‘참나무숯불구이’ 식당은 이런 점에서 안심해도 좋을 듯하다. 이 집은 질 좋기로 이름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의 한우만 쓰는 식당으로 부산에서 몇 곳 안된다. 쇠고기의 경우 여러 부위가 있지만 꽃살과 갈비살만 취급한다. 소의 횡격막 부근에 붙어 있는 갈비살과 꽃살은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부위보다 비싸다.하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편이다. 특히 상호가 말해주듯이 여느 집과 달리 연탄보다 배 이상 값이 비싼 참나무숯을 사용한다.석쇠에다 왕소금을 뿌려 살짝 익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자마자 참나무의 독특한 향이 입 안 가득하다.육질이 너무 부드러워 사르르 녹아내린다.이런 맛에 반해 멀리서도 식도락가들이 찾아오는 등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주인 윤은종(42)씨는 “매제 박상홍(40)씨가 매일 아침 언양에서 직접 쇠고기를 골라 냉장상태로 배달해줘 고기가 싱싱하다.”고 말했다. 식사 때 묵은 김치,계절에 맞춘 나물류와 젓갈류 등 밑반찬도 입맛을 돋운다.윤씨의 고향 경북 영천의 노모가 직접 담가 보내는 된장과 김치는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으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아낸다. 된장에 파·양파·매운 고추와 사태 등을 함께 넣어 숯불에 끓인 된장찌개 맛은 가히 일품이다.여름에는 별미로 열무국수(2000원)도 판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며 설과 추석 당일만 쉰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길섶에서] 문배 마을

    “여기 보세요.빨간 게 산딸기 같은데…” 아이들의 호들갑에 길섶을 살펴보니 산딸기가 지천이다.잘 익은 것을 몇개 따서 입안에 털어 넣으니 단물이 가득 번진다.그래 이 맛이야. 하늘 아래 첫동네 문배마을 가는 길은 이렇듯 정겨웠다.강원도 강촌 구곡폭포 입구에서 능선길로 40여분 오르니 손바닥만한 분지에 1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산골마을이 나타난다.마을 입구 채소밭에 심은 연보랏빛 무꽃이 길손을 반긴다.동시에 영화 서편제에서 여주인공이 아버지의 손에 끌려 소리공부 하러 산속 외딴집에 갔을 때 한 말이 절로 떠오른다.“뭘 먹고 사나요.” 이에 대답하듯 집집마다 이씨네·한씨네·장씨네·신가네·김가네 등의 옥호를 내걸고 있다.산채비빔밥과 닭백숙·도토리묵 등을 판다고 한다.새벽길을 서두른 탓에 아침식사를 청했으나 집집마다 퇴짜다.참나물·도라지·고사리·취나물 등 10여가지 반찬이 미처 준비 안 됐단다.성씨를 앞세운 산촌 밥집의 프로의식이 장안의 유명 음식점을 빰친다.허기져 돌아오는 길 산딸기가 더욱 탐스러웠다.김인철 논설위원
  • 바쁜시간 아이반찬 뚝딱 해결 / 냉장고속 재료 활용 요리법

    퇴근하면서 어린이집에 들러 딸(4)을 데리고 온 조선호텔 김윤정(34·서울 공릉동)대리.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오늘 저녁은 뭘 해먹지….”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는 어제 먹던 된장찌개 데우고 밑반찬 몇 가지로 대강 먹는다 해도 한참 크는 아이에겐 제대로 된 밑반찬 하나쯤 해줘야 할 텐데…. 엄마로서 의무감은 크지만 막상 그 시간에 시장 갈 여유도,긴 시간을 들여 조리할 수도 없고.아이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다. 비단 김윤정씨 같은 맞벌이 부부뿐만 아니라 전업 주부라도 아이들 반찬 만드는 것은 만만찮은 일거리다. 하지만 냉장고 속을 잘 살펴보면 금방 뚝딱 해낼 수 있는 재료가 있다.돈도 들이지 않으면서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꾸밀 수 있다. 이런 재료로 어린이 음식 50가지를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어린이 반찬&간식’(세이북스·9800원)이 나왔다.영양사와 소아과 원장,요리 연구가 등이 참여해 메뉴와 식재료,어린이 성장 발육 등에 대해 자문했다.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냉장고에 있을 법한 흔한 재료와 새내기주부들도 따라할 수 있는 메뉴 등으로 구성돼 실용성이 강하다.단호박·등푸른생선통조림·쇠고기·치즈·달걀 등이 주요 재료다. 또한 요리의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부담감 없이 즐겁게,부재료는 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되며 적당한 재료를 대신 넣어도 좋다,자주 쓰는 양념은 미리 만들어 보관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숙성돼 맛도 좋아진다.밑간할 땐 쇠고기는 30분,돼지고기는 20분,닭고기는 15분,생선은 10분 정도면 된다.’는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아이들의 별난 성격을 음식으로 교정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이기철기자 chuli@
  • [맛 에세이] 1인분의 한계

    며칠 전,외근을 하던 중에 어찌어찌해서 두 시간 정도의 공백이 생겼습니다.일행 중에 식사를 못한 이가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하자고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시간이 이미 오후 3시가 넘어 그런지 레스토랑 안은 한산한 편이었습니다.3명이 들어갔지만 저는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던 터라 두 명분만 주문하면 되겠다는 간단한 계산을 했습니다. 그것은 정말 우리식 단순 계산이었습니다.저희 일행은 샐러드 바가 푸짐하기로 유명한 그곳에서 샐러드 바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그러자 종업원이 난색을 표하는 것이었습니다.이곳은 뷔페식 패밀리 레스토랑이므로 3명이 들어왔으면 3명 모두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양과 횟수 제한이 없으니 2인분을 시키고 3명이 먹는 경우가 생기면 곤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맞는 말이더군요.뷔페 식당에서 머릿수(?)를 세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그 사람의 식사량이 얼마가 되든지 무조건 사람 하나는 1인분인 게 뷔페식 계산이니까요. 근데 앞 뒤 똑 떨어지는 그 계산법에 전 마음이 팍 상해버렸습니다.상하나에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놓고 각자의 수저를 놀려 반찬들,심지어 찌개까지 공유하는 우리 민족의 공동체의식은 어디 갔나 싶어 화까지 났습니다.적어도 우리 음식문화에 이런 야박함은 없다고 혼자 분개했지요. 그러고 며칠 후,저는 우리 음식을 다루는 한식당에서도 이런 계산법이 통용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인사동에서 산채 음식으로 유명한 식당에서였습니다.이미 그 집의 명성을 알고 있는 저희는 선택의 여지없이 한 가지인 코스 요리를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던 참이었습니다.호리호리한 몸매의 중년 여인 세 분이 들어와서 앉아 주위를 둘러보더니 3인분을 시켜먹으면 음식이 많이 남겠다고 그네들끼리 합의를 보는 듯했습니다.막상 주문을 하자 종업원은 볼멘 소리로 그렇게는 주문을 받을 수 없다며 원치 않으면 나가도 괜찮다고 굉장히 배려를 하는 듯이 말하더군요.한참의 실랑이 후,그네들은 어쩔 수 없이 3인분을 시켰지만 나중에 보니 역시 손님들 예상대로 음식은 남고 또 남아 있었습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머릿수를 세어야겠지요.가정집도 아니고 숟가락 하나 놓는 일은 손님 한 명을 맞는 일과 똑같은 일이니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개선의 여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손님의 입장에서 경제적인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1인당 음식의 양을 줄이거나 2.5인상,3.5인상 등이 있으면 지금보다 경비와 재료비를 줄이는 일이 될 테니까요.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콩고기 탕수육·밀고기 꼬치 “암소갈비 안부럽네요”/ 채식 10년 유태인씨 가족 식탁 탐방

    “오늘 저녁 상이 푸짐하네요.콩고기 탕수육에 꼬치고기까지 나오고….”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2동 유태인(58·법무사)씨 집.유씨와 부인 김수복(52),둘째딸 지은(27),셋째딸 은경(17·고2),쌍둥이 형제 덕현·주현(14·중1) 등 채식주의자 가족이 모처럼 단란하게 둘러앉았다. 이들은 거실에 앉자마자 상을 2개 붙여 펴더니 전기 그릴을 올려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하지만 고기가 타는 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이들이 굽는 고기는 콩이나 밀의 단백질을 뽑아 만든 콩고기·밀고기.그러나 씹는 맛은 고기와 비슷했다.맛도 괜찮았다.상추에 싸서 먹자 소고기,돼지고기를 먹는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된장찌개에 나물… 간식은 고구마 채식을 먼저 시작한 이는 유씨였다.검찰 공무원이었던 유씨는 잦은 외식과 과음 탓에 건강이 나빠져 지난 1993년 초 병원을 찾았다.‘고지혈증’이라며 더 심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유씨는 이때부터 완전 채식으로 돌아섰다.“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멀리하고 채소를 먹었다.”는 유씨는 “당시에 콩고기는 커녕 먹을 야채도 몇 가지 되지 않아 채식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씨의 채식에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부인이었다.김씨는 “채식하는 남편을 두고 고기 먹기가 미안했고,‘두부와 콩을 먹자.’며 반찬 투정하는 남편이 미워지기도 했다.”며 “너무 힘들어 한때 이혼까지도 생각했다.”고 돌이켰다.하지만 이들 부부는 사랑과 이해로 이혼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고,온가족의 식단이 채식으로 변했다. 10년째 채식을 실천한 유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예순으로 가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피부도 좋아진 유씨는 채식 예찬론자가 되었다. 전가족이 채식으로 돌아선 뒤 가장 바쁜 사람 또한 김씨였다.아침마다 도시락 3개를 싸기 때문.자녀들이 완전 채식으로 입맛이 싹 바뀐 탓이다.날마다 아이들 도시락 챙기기가 귀찮다는 김씨는 한때 학교 급식을 권하기도 했다.하지만 “학교에서 나오는 김치에서 비린내가 나서 먹지 못하겠다.”며 3남매는 도시락을 꼭꼭 챙긴다.비린내는 김치를 담그면서 넣는 액젓 때문이다. 물론 덕현·주현군은 또래의 아이들이 즐겨먹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피자도 먹지 않는다. 지은양은 “처음에 채식을 하니까 먹을 게 거의 없는 것도 힘들었지만 친구들이 결벽증 환자처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며 “지금은 남자 친구와 채식 전문식당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와 두부요리.또한 제철에 나오는 신선한 나물을 빠뜨리지 않는다.고구마와 감자가 간식이다. ●콩으로 쇠고기·생선 맛까지 내 요즘에는 콩고기·밀고기 등 고기와 거의 맛이 같은 육류 대용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그래서 메뉴 선정도 쉬워졌다. 건강과 환경·생명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사이에 콩고기 제품의 등장은 희소식이었다.채식주의자들은 육류가 아닌 채소와 견과류·콩·해조류 등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육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마음처럼 쉽게 식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쫄깃한 질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그래서 육류 대용식품인 콩·밀고기는 채식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도와주는 징검다리이자 채식 요리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게 만드는 대안이 되고 있다.항생제와 성장촉진제로 키우는 소와 돼지·닭에 대한 반감으로 채식 콩·밀고기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채식 고기의 주류는 역시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만든 콩이다.콩으로 햄·소시지,쇠고기,떡갈비,닭고기,생선 등의 맛을 낸다.메뉴는 전골,육개장,햄버거,양념 치킨까지 만들 수 있다.살 수 있는 곳으론 베지푸드(031-591-4181)와 채식사랑(031-437-8606) 등이 대표적이다.백화점이나 할인점에는 햄·소시지만 나와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사랑보다 일” “간섭은 NO”독신천국 日本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유수의 대기업 계장인 후쿠무라(41·여)는 미국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따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컴퓨터 영업이 전문이던 그녀는 구조조정으로 부서가 통폐합되면서 지금은 예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도무지 일에 만족하지 못할 뿐더러 장래를 생각하면 버젓한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CPA를 택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 입사 때 같은 봉급으로 출발했던 어떤 남자 동기는 두 배의 연봉을 받고 있다.이런 직장에서의 불안 뿐 아니다. 그녀에게 CPA 자격증은 독신생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이다.“어쩌면 그것이 진짜 속내이다.”(후쿠무라) 4년간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나이든 탓인지 몰라도 미팅 제의는 끊긴지 오래다.그렇다고 맞선이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남자를 만날 생각도 없다.독신생활이 편하다. 그녀는 자신 명의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독신 여성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아파트 구입 붐’을 타고 4년 전 도쿄 시내의 방 1칸짜리신축 아파트(40㎡)를 3600만엔에 구입했다.35년짜리 은행융자로 2600만엔을 충당하고 일부는 부모에게서 지원받았다.“68세에 상환이 끝나는 은행 빚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여기저기 월셋집으로 옮겨다니던 과거의 독신생활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이 됐다.” 500만엔 연봉에 이것저것 떼고 월 30만엔 손에 쥐는 그녀는 은행빚을 갚는데 7만엔,CPA 학원,영어·포르투갈어 교습비에 6만엔,식비·관리비에 9만 5000엔을 들인다.용돈 조금 외에 나머지는 저금한다.모은 돈이 목돈이 되면 빚 원금을 갚거나 아플 때를 대비한다.저축은 300만엔 정도. 운동신경이 둔해 즐기는 스포츠가 없는 그녀는 주 2회 정도 집 근처에 사는 친구와 식사를 하거나 주말에는 산보,인터넷 검색,쇼핑으로 시간을 때운다.잔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갖고 싶은 것으로 CPA 자격증,남자친구,운전면허 순서로 꼽은 그녀는 “2개월 전 취재를 했더라면 남자친구를 첫번째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도쿄에 넘쳐나는 ‘나홀로 족’ 미혼율이 한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에비해 월등히 높은 일본.그 중에서도 도쿄는 ‘독신 천국’이라고 할 만큼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특히 30∼40대의 ‘나 홀로’를 즐기는 넉넉한 독신이 눈에 띈다. 주간지 기자인 후지와라(38·여)는 모아둔 돈에 아버지 유산을 합쳐 3년 전 방 두 칸짜리 집(55㎡)을 3900만엔에 장만했다.월세를 내거나,빚을 갚을 필요가 없는 그녀는 월 36만엔의 수입으로 “화려한 독신생활”을 하고 있다. 국립대학 조교수인 쓰지야(40)도 독신이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다.외동아들인 그는 단 둘이 살고 있는 어머니(62)로부터 한때 ‘결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포기한 듯 어떤 압력도 없다. 오징어·문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그는 한 달에 두 번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공부를 즐긴다.친구들과 어울려 술마실 때를 제외한 식사·영화감상·쇼핑 같은 모든 행동은 ‘나 홀로’이다.“제대로 된 식당에 혼자 갈 수 없는 게 불편해 파트너의 필요성을 느낄 뿐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자친구를 구하지는 않는다.”(쓰지야) ●노후보다 현재의 넉넉한 생활 신문기자인 야노(35·여)는 35만엔의 월급을 한푼도 저축하지 않고 거의 다 쓴다.“가계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월세 11만엔 외에 식비·술값·여행에는 물론 옷 사기 등에 돈을 많이 써 저금이 한푼도 없다.”고 고백한다. 지방 출신인 그녀는 신문사 입사로 도쿄에 올라와 처음은 회사 기숙사를 이용하다 지금은 도쿄 시내의 원룸에서 ‘나 홀로’ 12년째이다.‘나 홀로’의 장점으로는 “시간을 멋대로 쓸 수 있고,남 신경 안쓰는 점”을 꼽는다. 대형 출판사 근무 11년째인 유카(33·여)는 얼마 전 휴가를 얻어 5박6일간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물론 혼자서이다.“무섭기도 하고,심심할 것 같아 회사동료와 함께 갈까 생각도 했으나 역시 상대방에게 신경을 써줘야 하고 이런 저런 귀찮은 점이 많을 것 같아 단독여행을 결심했다.”(유카) 해외여행은 물론,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는 지방에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2박3일간 다녀오기도 하고,주말에는 자동차 드라이브도 즐긴다.월세 10만엔짜리 원룸에 사는 그녀는 누가 봐도 부유한 30대 초반의 독신녀이다. ●파트너는 필요해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누리지만 미혼들의 상당수는 결혼 집착은 없어도 “파트너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원 사카구치(38)는 친구들에게 여자를 소개받기도 하고,거래처나 회사 내부에서 스스로 여자친구를 찾는다.지금은 거래처에서 알게 된 여자와 사귀고 있다.그러나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은 아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식사하고,편안히 술을 마시면서 남녀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파트너로서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사카구치) ‘세후레(섹스 프렌드의 일본식 조어)’냐고 묻자 사카구치는 “그렇다.”고 눈짓한다. 일로 알게 된 사람과 사귀고 있다는 후지와라도 “딱히 결혼이라기 보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한다.후지와라의 고민은 “주위의 괜찮은 남자는 대부분 기혼자”라는 데 있다.어쩔 수 없이 불륜도 마다하지 않는다.주간지 ‘아에라’가 지난해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불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도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파트너도 중요,그러나 아직은 자기개발,일이 먼저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의 요코하마에서 주택 관련 자영업을 하는 와타나베(36)는 ‘순수 독신’ 3년째이다.“여자가 있으면 상대를 의식하고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나홀로’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인테리어 전문학교를 야간에 다니고 있다.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을 한단계 발전시켜 전문적인 주택 개량업을 하고 싶어서이다.경기가 나빠 더 열심히 뛸 수 밖에 없어 남들이 꺼리는 철야작업을 하는 날도 적지 않다.그래서 “혼자 지낼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하나둘씩 집을 장만하는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고는 융자를 끼고 2년 전 장만한 3400만엔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사업을 궤도에 올린 뒤 천천히 여자를 사귈” 계획이다. 신문기자인 독신녀 한다(36·여)도 “일과 사랑 어느 것 다 소중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라면 일”이라고 대답에 주저하지 않는다. marry01@ 나홀로族 겨냥 ‘24시간 상술' 번창 |도쿄 황성기특파원|‘나 홀로 족’이 살아가기 쉽게 일본은 사회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독신이 많은 만큼 독신 수요를 겨냥한 상술이 번성하고 있어서이다. 도쿄 어디를 가든 24시간 반찬가게,24시간 식당 같은 체인점들이 불을 밝히고 밤늦게 찾는 독신족을 유혹한다.최근에는 ‘세이유’ 같은 슈퍼마켓들이 귀가가 늦은 독신족을 위해 영업시간을 경쟁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영업시간 경쟁적으로 연장 특히 술보다는 미용이나 여행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독신녀들을 위한 상품들이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개발돼 날개돋친 듯 팔린다. 도쿄 시내의 H호텔은 ‘나홀로 여성’만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헬스클럽 무료이용,오후 체크아웃이 가능한 이 상품의 세일즈 포인트는 “여성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서비스가 좋은 호텔에 숙박해 느긋하게 마사지나 미용시술을 받고 피로를 푸는데” 있다. 역시 ‘나홀로 여성’에 한정된 ‘레이디즈 프라이데이’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T호텔의 1인 이용자 비율은 1999년 4.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7.8%로 상승할 만큼 독신자 수요가 늘었다. ●호텔·여행사 ‘독신녀 상품' 인기 일본 여성의 ‘나홀로 여행 붐’에 편승해 J여행사는 여성 혼자라도 숙박할 수 있는 도쿄 근교의 ‘온천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이 상품의 최대 고객층은 30대 나홀로 여성이다. 후쿠오카를 본점으로 한 라면 체인점 ‘I'는 “혼자서라도 마음놓고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칸막이를 친 카운터를 개발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 출판사 직원인 유카(33·여)는 “마감인 매주 금요일 밤 12시쯤 회사를 마치고 독신 여성들이 많이 가는 신주쿠의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푹 쉰 뒤 다음날 오전 중 집에 돌아가면 그 주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풀린다.”고 말했다.
  • 월드컵 1주년 기념 - 일본에선 / 본지 객원기자 3인 좌담

    일본은 월드컵으로 무엇이 변했고,무엇이 변하지 않았는가.지난해 한·일 월드컵 기간 중 일본의 다양한 얼굴을 취재했던 객원기자 3명이 ‘월드컵 그 후 1년’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좌담은 27일 오전 대한매일 도쿄 지국에서 열렸다. ● 월드컵 이후 변화 간노 도모코 월드컵을 전후로 김치 주먹밥 등 한국 음식 시리즈를 내놓았던 편의점 ‘로손’의 경우 그 이후 매상이 늘지 않았다고 한다.한국 영화 수입도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올들어 ‘엽기적인 그녀’가 상영됐고,‘집으로’가 상영 중이며,‘이중간첩’이 내달 개봉된다. 수입 편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이제는 한국 영화가 특별한 느낌이 아니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보통의 느낌으로 바뀐 것은 큰 변화이다. 김현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이나모토가 영국으로 진출하는 등 일본 축구계가 활성화됐다.반면 프로야구는 축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마쓰이가 미국 뉴욕 양키스에 진출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재미없다,질렸다.”고 한다. 한국붐이 정착된 점도 꼽을 수 있다.보아가 톱 스타가 되고 윤손하가 TV에 단골로 등장하고,안정환이 여성잡지에 나오고….일본인들의 한국 관심도 높아졌다.4강에 오른 한국의 열기,서울의 불타는 듯한 응원을 보고 질투하고 한국을 의식하는 계기가 됐다. 신인하 그렇다.만들어진 분위기를 타서가 아니라 이제는 스스로 골라서 한국 영화를 보러가게 된 점이 다르다. 간노 김치만 봐도 그렇다.이제는 일본인들이 늘 먹는 반찬이 되어서 김치 생산량이 한해 35만∼38만t이 됐다고 한다. 김 일본 경제는 안 되는데 한국 경제는 어떻게 개혁해서 성공했을까,왜 삼성은 잘 되는 것일까,그런 특집기사가 많고 평가도 좋다. 신 철도 안내판을 비롯해 한글 간판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간노 한인회에 찾아오는 학자,학생들이 늘었다고 한다.한국팀 응원장소였던 신주쿠의 한 음식점 주차장에서는 지금도 한·일 젊은이들이 두달에 한번씩 모임도 갖는 등 젊은이들의 교류는 꽤 늘었다. 신 한국은 월드컵 1주년 행사가 많다고 하는데 일본은 아무것도 없다.신문사에 물어봐도 거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일본측 조직위원회 주최의심포지엄이나 연주회는 있어도 누구나 참여하는 그런 행사는 아니다. 간노 일본인들이 방관자 같다고나 할까. 김 일본에서 월드컵은 축구팬들의 이벤트라는 면이 강했다.반면 한국에서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간노 어떤 신문의 앙케트 조사에서 “월드컵의 어떤 점을 가장 평가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한국인은 “나라 전체가 달아올랐다.”였던 반면 일본인은 “세계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 재일동포 사회에 준 영향 김 월드컵이 끝난 직후 북·일 정상회담이 있었고,일본인 납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국적을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꾼 사람이 많았다.북한 국적의 재일동포가 국적을 바꾼다면 일본이나 한국밖에 없지만 월드컵을 보고 “한국도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동포들에게 보다 강하게 심어줬다. 신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을 통해 일본인들이 정주 외국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외국에서 일시적으로 오는 사람은 예외이다.한·일 공동개최라고 했지만 재일동포 사회에 대한 일본 사회의 접근이 전혀 없었다.월드컵을 계기로 해서 재일 한국인·조선인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월드컵으로 재일동포 사회에 대해 좋은 분위기가 되려고 할 때 납치 문제가 터졌다.알다시피 그 이후 북한 때리기 보도가 잇따랐고,덩달아 재일동포 사회는 물론 한반도 전체를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분위기가 생겼다. ● 한·일 관계에 미친 영향,전망 김 한·일 사이의 본질적인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본다.김대중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파트너로 가자고 해서 일본 사람이 좋아하고 찬성했지만 그 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할까,역사 문제랄까,구체적인 것이 없었다. 신 재일동포들 가운데 이종원 릿쿄대학 교수나 강상중 도쿄대 교수 등 일본 사회에 발언하는 사람이 꽤 늘어난 느낌이다.그렇지만 거리감의 문제로 들어서면,적어도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줄어든 게 없는 것 같다. 축구만을 따져보겠다.일본 축구계에 재일동포가 얼마나 있는가 하면,재일동포는 J리그 통틀어 1명밖에 없다.프로구단에는 ‘외국인 틀’외에 ‘특별틀’이라고 있는데 ‘특별 틀’이재일동포의 입단을 제한하는 벽이다.과연 프로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에서 여러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정주 외국인은 실력이 있어도 평등 법칙이 일본 프로축구계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안정환 같은 한국선수들은 외국인 틀이니까 별개의 문제이지만. 김 이웃한 나라 중에서 한·일은 그래도 좋은 편이다.당분간 전쟁같은 일도 없을 것 같고.경제든 축구든 서로 경쟁하는 부분이 크다.일본이 한국을 꺾으려 하고,한국이 일본을 누르려고 열심히 한다.예를 들어 경제 부문에서 한국이 일본을 뒤쫓고 있듯이. 흔히 일본에서는 한·일 공동개최를 줄여서 교사이(共催)라고 하는데 공동개최,협력개최,경쟁개최가 모두 같은 발음이다.한·일 월드컵은 간판으로는 공동개최였지만 내실은 경쟁개최였다.경쟁을 했으니까,한국 4강,일본 16강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앞으로는 어떤 것이든 두 나라가 경쟁하면서 협력하고 본질적으로는 공동으로 치르는 그런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다. 간노 월드컵이 양국 젊은이들에게 준 영향이 너무 다른 것 같다.그들이 중추세대가 되는 십수년 뒤에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한·일 관계에 투영될지 흥미롭다. 정리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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