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반찬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94
  •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엄마와 함께한 동화속 창작요리

    [어린이 꿈은 이루어진다] 엄마와 함께한 동화속 창작요리

    시골쥐를 요리로 뚝딱 어린이 여러분, 엄마와 함께 읽은 환상의 동화속 이야기를 요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아름다운 인어공주와 거짓말하면 코가 쑥쑥 커지는 순진한 피노키오, 곳간에서 쌀만 먹다가 서울로 올라와 처음 햄버거를 먹게 된 시골쥐를 요리로 뚝딱 만들 수 있어요. 가늘게 채를 썬 당근은 인어공주의 긴 머리카락으로, 맛있는 맛살은 피노키오의 팔과 다리로, 말랑말랑 고소한 치즈는 시골쥐의 귀로 변신시킬 수 있거든요.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가 접시 위에 펼쳐졌다. 가늘게 채를 썬 당근은 아름다운 인어공주의 붉게 늘어뜨린 머리로, 영양가 높은 호박씨는 인어공주의 몸인 고구마에 알알이 박혀 지느머리로 깜짝 변신했다. 그녀의 통통한 젖가슴은 바로 암예방에 탁월하다는 푸른 채소 브로콜리. 한번도 바다 위를 구경해 보지 못한 인어공주가 물밖 세상으로 나와 항해 중이던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동화 ‘인어공주’는 이렇게 다양한 요리 재료로 재해석됐다. 사랑하는 왕자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인어공주가 바위가 아닌 접시 위에 올라 앉아 당근과 호박씨 등으로 자신의 이룰 수 없는, 왕자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셈이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엄마와 자녀가 오순도순 머리를 맞대고 ‘동화속 창작요리’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요리 연구가 음유선(42·서울 호서전문대 교수)씨가 어린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동화속 이야기를 요리로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어디 인어공주뿐이랴. 이솝 우화 ‘시골쥐와 도시쥐’도 요리로 뚝딱 만들 수 있다. 시골 곳간에서 고구마, 감자, 쌀을 먹고 사는 시골쥐가 치즈와 햄 등 기름지고 맛있는 것을 먹는 도시쥐가 부러워 서울 나들이를 했다. 도시쥐가 즐겨 먹는 것은 바로 햄버거. 하지만 햄버거 먹기가 어디 쉬운가. 남들이 없는 틈을 타 훔쳐 먹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닌걸. 못먹어도 차라리 남의 눈치 안보고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시골쥐는 곧 깨닫는다. 하얀 쌀밥으로 모양을 낸 시골쥐가 도시의 상징인 커다란 햄버거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쑥쑥 커지는 나무 인형 ‘피노키오’의 이야기도 훌륭한 창작 요리의 소재. 피노키오의 머리위에 씌워진 고깔모자는 말랑말랑한 노란빛 치즈이고, 거짓말을 해서 커져 버린 피노키오의 코는 길쭉하게 잘라낸 햄. 작은 욕심으로 거짓말을 하는 피노키오를 한입 먹으면 맛있는 밥과 반찬이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며 읽었던 동화속 장면을 떠올리며 인어공주의 머리는 어떻게 만들고, 피노키오의 코는 어떻게 장식할지를 고민하다 보면 즐겁기만하다. 스토리가 담긴 동화 요리가 아이들에게 ‘인기 짱’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 동화속 창작요리를 통해 어린이들은 은연 중 동화속의 교훈을 되새긴다. 피노키오를 보면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시골쥐를 보면 무엇이 행복인지를 알게 된다. 접시를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니 창의력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동화속 주인공의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 내니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이들의 지능 발달에 좋다는 손놀림은 창작 요리의 필수조건. 색감의 조화까지 생각해야 하니 컬러감각, 구도감각까지 키워준다. 엄마들도 아이들과 함께 동심의 날개를 펼 수 있어 좋다. 아득한 먼 옛날 읽었던 동화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줘 아이들 못지 않게 신난다. 음유선씨는 “동화속 창작요리 만들기는 어린이들에게 창의력과 미술감각 등을 키워 주는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거짓말하는 피노키오(사과 샌드위치) 재료:샌드위치 식빵 2∼3장, 버터나 마요네즈 약간, 노란색 푸른색 체다치즈 각1장 2장씩, 소시지 1개, 당근 얇게 썬 것 약간, 사과 1/2쪽, 사과잼 1큰술, 건포도 2알, 맛살 1∼2개 도구:1.8ℓ페트병 자른 것이나, 식빵 크기로 얼굴 모양 찍어내기 좋은 것들. 꽂이 1개 만드는 법:(1)사과는 1/4쪽을 식빵에 얹기 좋도록 알맞게 잘라서 사과 잼과 섞어 놓고, 식빵은 네모서리 중 한쪽을 모자 형태로 만들기 위해 남기고, 세모서리의 가장자리를 얼굴 형태로 둥글게 페트 병으로 자국만 내어 가위로 1장씩 오려낸다.(2)식빵에 마요네즈나 버터를 살짝 바르고 사과와 사과 잼을 섞은 것을 얹고 다른 1장을 덮는다.(3)노란색과 푸른색 치즈로 모자와 얼굴의 이미지, 몸통의 색과 모양을 아이와 함께 결정하고 디자인하며 건포도로 눈을 만들고 맛살로 팔도 만든다. 마지막으로 착한 피노키오의 코를 만들지, 거짓말하는 피노키오의 코를 만들지 선택하여 꽂이에 소시지를 꽂고 2cm정도 길이를 남겨서 얼굴의 코가 될 지점에 꽂는다. # 바다 속 인어공주(고구마 샐러드) 재료:찐 고구마 1개(중간크기), 삶은 달걀 1개, 데친 시금치 물없이 간 것 1큰술 또는 샐러리 곱게 다진 것 11/2큰술, 브로콜리 약간, 마요네즈 1큰술, 파인애플 슬라이스 1/2∼3/4개(장식:곱고 길게 채썬 당근, 마른 김, 호박씨 2큰술, 해바라기씨 1큰술, 얇게 썬 당근 1쪽) 만드는 법:(1)살짝 데친 시금치는 아주 곱게 다지거나 물 없이 갈아 놓고 샐러리를 쓸 경우 줄기의 심을 벗기고 아주 곱게 다진다. 곱게 채썬 당근은 물에 담가 색소도 빼고 약간 빳빳하게 살려 놓는다.(2)찐고구마는 크게 자르고 파인애플은 1∼1.5cm로 잘라서 키친 타월에 올려 물기를 살짝 제거해 마요네즈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3)(2)를 몸과 꼬리부분으로 나누어 꼬리가 될 부분에 시금치나 샐러리를 푸른색이 나도록 알맞게 고루 섞는다.(4)삶은 달걀 1/2∼1/3개를 긴 쪽으로 잘라얼굴모양을 만들고, 얼굴 크기에 맞추어 몸과 꼬리의 모양을 만든 다음 호박씨나 해바라기씨로 약간 세우듯이 꽂아가며 입체감 있게 비늘 모양을 만든다.(5)김으로 눈을 만들고, 당근으로 입술을 만들어 붙인다. 비키니 옷은 브로콜리처럼 푸른 잎으로 만든다. Tip:고구마가 질게 쪄지거나 양이 많으면 마요네즈의 양을 조절한다. 고구마가 달지 않을 경우 설탕을 약간 넣어준다. # 서울에 와서 햄버거 먹는 시골 쥐 재료:햄버거 빵1개,햄버거 스테이크 (돼지고기 150g, 양파 1/2개, 빵가루 약 2큰술, 우유1∼2큰술, 식용유 1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체다치즈 1장, 마요네즈 1큰술, 돈가스 소스나 스테이크 소스 1∼2큰술, 오이 피클 6∼8쪽, 양상추 약간) 쥐 모양:밥 반공기(참기름, 소금약간), 갈색으로 볶은 우엉 어슷하게 썬 것과 길고 가늘게 썬 것 약간. 장식:방울토마토 또는 붉은 채소, 파슬리나 푸른 잎 만드는 법:(1)양파는 곱게 다져 식용유를 두르고 맑은 색이 나도록 볶아서 돼지고기와 빵가루, 우유, 소금 후추를 넣고 끈기가 생기게 치대어 햄버거 크기로 납작하고 둥글게 빚어서 기름을 약간 넣고 중간 불, 약한 불 순서로 뚜껑을 덮고 지져낸다.(2)햄버거 빵을 반으로 갈라서 안쪽에 마요네즈를 나누어 바르고 양상추-햄버거-돈가스 소스-오이피클-치즈 순으로 얹고 햄버거 뚜껑을 덮는다.(3)밥은 참기름과 소금으로 삼삼하게 간을 하여 쥐 모양으로 만든 다음 우엉으로 눈, 귀, 꼬리를 만들고 접시에 담아 푸른 채소로 풀도 만들고 방울 토마토로 태양도 만든다.
  • [정몽구회장 구속수감] 1평 남짓 독방 생활

    [정몽구회장 구속수감] 1평 남짓 독방 생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28일 밤 영장이 발부된 직후 검찰의 승용차로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로 가서 독거실(독방)에 수감됐다. 독방은 1평 남짓하다. 독방에는 TV와 수세식 변기, 이불이 놓인 선반이 있다.TV 시청은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하다. 수감자는 식사를 마친 후 식기를 직접 물로 씻어 반납해야 한다. 서울구치소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국정원 도청 사건의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 최태원·손길승 SK 그룹 회장, 정태수 한보 전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김우중 대우 전 회장 등 경제인들이 거쳐간 곳이다. 전·노 전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VIP용 개조 독방은 폐쇄됐다고 법무부 관계자는 밝혔다. 현대로서는 정 회장의 동생인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도 1992년 현대상선 탈세 혐의로 수감된 적이 있는 악연이 있다. 정 회장은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신원 확인절차와 신체검사를 거쳐 가슴에 수용자 번호가 찍힌 갈색 수의를 입었다. 정 회장은 구치소 일과에 맞춰 오전 6시20분에 기상해 하루 세 번 국과 두 가지 반찬이 곁들여진 식사를 하며 오후 8시20분에 잠자리에 든다. 검찰 조사가 있는 날은 대검 중수부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는다. 정 회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 하루 한 차례 10∼15분 간 외부인의 면회를 받을 수 있으며 변호인의 접견은 횟수와 시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 특별면회를 통해 30∼40분간 외부인 접견이 가능한 만큼 그룹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결재할 수도 있다. 분식회계 혐의로 2003년 구속돼 7개월 간 구치소 생활을 한 최태원 SK 회장도 특별면회를 활용해 기업 경영을 챙겼다. 정 회장도 ‘옥중경영’을 할지 관심거리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개성공단 北노동자에 美칼로스쌀 공급 검토”

    “개성공단 北노동자에 美칼로스쌀 공급 검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8일 “미국산 수입 칼로스 쌀을 개성공단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개성공단 방문 뒤 기자단 만찬회에서 아이디어 차원임을 전제,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칼로스 쌀의 처리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개성공단 업체들은 이제까지 1인당 3000원으로 예상되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업체들이 칼로스 쌀을 입찰 방식으로 싸게 공급받으면 식비를 500∼1000원 정도로 낮출 수 있어 식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의장은 “개성공단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의 반찬거리로 쓸 야채를 농협이 싸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를 방문해 협의사무소와 개성공단 입주업체를 잇따라 둘러보고, 남북간 경제협력 증진 방안과 입주업체의 어려움 등을 청취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남북관계가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지원받는 관계에서 벗어나 경제협력체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당초 지난달 말 통일부 장관 퇴임 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북측의 사정으로 이날로 일정을 연기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주·개성공단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간장이라고 다 같은가, 뭐…

    간장이라고 다 같은가, 뭐…

    음식 맛은 장맛이 결정한다.우리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장은 예부터 단백질 공급원으로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해왔다.우리가 늘 먹는 음식이지만 고마움을 잊어왔다.최근 간장이 요리에 따라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장조림이나 간장게장과 같이 달달한 요리엔 진간장과 같은 혼합간장을, 소스나 반찬을 만드는 일반적인 요리엔 양조간장을, 국이나 찌개에는 국요리 전용인 조선간장을 쓴다. 간장 하나로 모든 음식의 간을 맞췄던 것은 옛말이 됐다. 간장은 된장, 고추장과 달리 왜간장, 양조간장, 조선간장 등의 이름이 있다. 이런 분류는 간장의 역사에서 비롯됐다. ●갑신정변 무렵부터 보편화 간장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서민에게 보편화된 것은 구한말 갑신정변 무렵이다. 이춘자 한양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일본인들이 조선에 진출하면서 간장 공장을 지었고 우리 전래의 간장과 구별하기 위해 ‘왜간장’이라고 부르면서 우리 전통간장은 ‘조선간장’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양조간장은 콩과 전분질을 혼합해 곰팡이만 이용해, 6개월가량 숙성을 거친 간장이다. 혼합 간장은 콩 단백질을 분해해 간장 원료인 아미노산액에 양조 간장의 원액을 섞어 만든 것으로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지난 2월 아즈텍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간장 시장은 가정용이 1800억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샘표가 52.7%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굳힌 가운데 대상이 22.7%, 몽고간장이 7.9%, 오복이 4.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간장인 샘표간장의 ‘참숯으로 두번 거른 양조간장’은 조림·볶음·무침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과거에 간장의 잡균 번식을 막고 잡맛을 없애주는 숯을 이용해 두번 걸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숯 이용해 잡균 번식 방지 샘표의 저염 간장은 일반 간장에 비해 염도가 낮아 식이요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자극적이지 않고 향이 부드러워 감칠 맛이 뛰어난 게 특징. 조림·무침용으로 적당하다. 대상의 ‘햇살 담은 검은콩 양조간장’은 100% 국산 검은콩으로 자연숙성한 프리미엄 양조간장이다. 건강을 지향한 고급 간장으로 조림·무침을 비롯해 육류와 생선 요리에 두루 쓰인다. ‘햇살 담은 찍어 먹는 소스 간장’은 양조간장에 레몬과즙·저감미당 등 16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새콤달콤한 간장으로 튀김·부침개·생선회를 찍어먹거나 샐러드 드레싱 소스 등을 만들 때 적당하다. 오복식품의 ‘저염간장’은 비교적 염도가 낮아 맛이 부드럽고 당도가 많다. 두 번의 살균 과정으로 간장 향이 구수하면서도 부드럽다. 각종 무침과 조림, 고기 양념에 적당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색을 엷게 해 국요리에 적합한 ‘조선 국간장’도 인기다. ●방부제 넣지 않고 구연산등 첨가 몽고간장의 ‘몽고 복분자간장’은 100% 천연 양조간장에 방부제를 넣지 않은 대신 구연산과 사과산을 첨가해 적당한 신맛을 낸다. 간이 약하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 입맛이 떨어진 사람에게 좋다고 설명한다. 신송식품의 ‘고농도 간장’은 발효 향과 진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어 짜지 않고 부드럽다. 생선회·무침·절임 등에 잘 어울림. 색상이 연해 듬뿍 넣어도 음식 색상이 잘 살아나는 것이 특징이며 칼슘도 들어 있다. 입소문이나 습관적인 구매보다는 제품 라벨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장을 선택할 때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간장 FAQ ●간장 맛은 왜 다른가요? 간장을 제조할 때 넣는 설탕, 사과산 등의 첨가물에 의해 짜거나 덜 짠 느낌이 든다. 양조간장·진간장은 15∼16%, 국간장은 19∼24%, 저염간장은 12%이다. ●좋은 간장을 고르려면…. 간장 라벨에 표기된 총 질소함량(TN)을 확인해야 한다.TN 수치는 간장 원료인 콩에서 나오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총량을 계산한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영양가가 높고 감칠 맛이 있다. 한국산업규격(KS)에서는 간장 등급을 TN 수치가 1.5% 이상이면 ‘특급’으로,1.3% 이상을 ‘고급’으로,1.0% 이상을 ‘표준’으로 분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증하는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원료∼제조∼유통 등 모든 단계를 관리한다. ●간장이 꾸덕꾸덕한 것은 상한 것인가요? 가끔 오래된 간장에서 맑은 액체가 꾸덕꾸덕하게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상한 게 아니라 과다 발효됐기 때문. 간장은 발효 식품이어서 사용할 때마다 산소와 접촉해 발효가 계속된다. 이를 늦추기 위해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500㎖나 1ℓ 등 작은 단위로 사 쓰는 게 바람직하다. ●간장 윗부분에 거품이 생기는데 먹어도 되나요? 거품은 간장에 물 이외에 단백질이나 당성분이 들어 있어 생긴다. 탈지 대두와 소맥이 분해하면서 생성된 단백질과 당 성분에 의해 거품이 생긴 것. 거품을 걷어내고 요리를 하면 된다. ■ 도움말 강주훈 샘표식품 간장스페셜리스트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요리도 일도 재미있게! 유 사장의 요리론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요리도 일도 재미있게! 유 사장의 요리론

    아이들 생일 케이크를 직접 구워낼 정도의 요리 실력을 갖춘 유 사장. 그러다 보니 주방에서 부인과 함께 알콩달콩 보내는 시간이 많다.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 즉 광고·홍보·디자인을 작업하는 것과 요리는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다. 타고난 요리 솜씨 덕분일까. 음악적 끼도 간단치 않다. 시간나면 드럼을 두드리고, 불현듯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다 끼가 발동, 음반을 내기도 한다. 해마다 송년 파티에서는 밤무대 가수처럼 빤짝이 양복으로 무대를 누비며 한바탕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화장품업계와 광고업계에서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유민수(44) 스위치 코퍼레이션 사장의 요리 솜씨가 대단하다고.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세계 각국의 요리를 근사하게 만들어 낸다는 소문이 퍼졌다. 스위치 코퍼레이션은 화장품회사인 코리아나의 협력회사로 광고, 홍보, 디자인을 하는 곳이다.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는 스산한 봄날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유 사장의 자택으로 향했다. 분당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집을 찾느라 다소 시간이 지체됐지만 이날은 이래저래 특별한 날이었다. 주방에 막 들어서려는데 ‘생일을 축하합니다, 장인 장모’라는 리본이 달린 난 화분이 눈에 띈다. 마침 이날은 유 사장의 생일. 사랑받는 사위라는 증거물인양 난 꽃이 활짝 피었다. # 아이들 생일 케이크를 한번도 사본 적이 없어요 유 사장은 부인 최주연(39)씨와의 사이에 영준(14), 영상(7)두 아들을 두고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한번도 생일 케이크를 사본 적이 없다는 그다. 자신이 직접 구워낸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아이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상한 아빠. 이날 유 사장은 자신의 생일을 위해 레몬 케이크를 구웠다. 레몬빛깔이 도는, 보기에도 예쁜 케이크다. 그의 요리 인생은 지난 1985년 일본 게이오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면서 시작됐다.3년간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논새우 된장찌개, 닭스키야키(닭구이)등 많은 요리를 해내는 재주꾼이 됐다. 논에서 나오는 작은 새우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그의 부친이 좋아하는 음식.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이 바로 그의 부친이다. “공부하는 것보다 맛있게 요리하는 것이 더 재미 있던데요.”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고달픈 유학생활이 요리실력을 키우던 시절로 기억되나 보다.“혼자 사니까 잘 먹어야 되잖아요. 저는 혼자 먹어도 계란말이, 두부 등 적어도 반찬 7∼8가지를 상에 차려 놓고 먹었어요.” 그가 가끔 하는 닭요리 가운데 재밌는 것은 콜라를 넣은 닭요리.“닭날개를 냄비에 넣고 콜라 캔 하나를 쭉 부으세요.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콜라가 졸아들면서 닭에 간이 배어요.” 옆에 있던 부인 최씨가 “콜라 맛도 안 나고, 닭이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것이 얼마나 맛있는데요.”라며 남편의 음식 솜씨를 칭찬한다. 신혼 때 남편이 해주던, 사랑이 담뿍 담긴 요리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맛있단다. 부창부수(夫唱婦隋)라 했던가?사실 그의 부인 최씨의 요리솜씨도 만만찮다.‘요리의 달인’이라고 불렸던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물려 받아서 이런저런 요리를 잘해낸다. 남편 유 사장에게 케이크 굽는 것을 전수해 준 스승이기도 하다. 유 사장은 “정식으로 빵과 케이크 만드는 것을 배운 것은 아니며, 아내가 만드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요리에 대한 감각이 있다보니 남들보다 배우는 것이 빠르단다. 요리 잘하는 그의 부인도 바비큐에서는 유 사장을 못 당해낸다. 고기 굽는 것이 뭐 그리 어렵냐고 묻자 부인의 얘기는 다르다. 바비큐가 보기보다 어렵단다. 고기를 언제 뒤집을지, 얼마나 익혀야 하는지 등 까다로운 것이 바비큐라고. 덕분에 가족, 직원들과 야외에서 갖는 바비큐 파티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항상 유 사장 몫. # 요리는 경영적 의사결정 과정과 비슷해 지난 2004년 11월 스위치사를 설립한 이후 그는 코리아나에서 나오는 한방 화장품 ‘자인’의 용기를 확 바꾸는 등 코리아나 제품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밋밋하던 용기에 우리의 전통 색이면서도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오방색(적, 백, 청, 황, 흑)옷을 입혀 단아한 도자기 분위기를 연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요리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경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내리는 것과 비슷해요. 요리를 잘하기 위해 불과의 싸움을 벌이듯 의사결정도 결국은 나와의 싸움이 될 때가 있거든요.” 새로운 ‘요리론’을 설파하는 그의 얘기가 심오해서 다시 한번 요리와 경영을 화제로 토론이 벌어졌다.“사실 인사, 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요리는 고민할 사이도 없이 한순간 빠르게 행동을 취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요리를 하는 주부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의사결정을 내리는 셈입니다.” 성공하는 CEO가 의사결정 과정을 즐기듯 매순간 주부들도 요리하는 즐거움과 자부심을 가지라는 뜻이리라. 경영자가 되고 난 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물었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재료들이 만나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것이 재밌어요. 요리는 디자인처럼 창조하는 작업이지요. 요리하면서 녹여 버리고, 지져 버리고, 조려 버리고, 볶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사라져요.”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유민수는 ▲1962년 출생 ▲85년 동국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 ▲88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경영관리연구과 졸업 ▲91년 ㈜제일기획 마케팅국 ▲92년 ㈜제일보젤 광고국 ▲99년 미국 Jubit Computer사장, 미 버클리 대학교 마케팅 연구과 수료 ▲2001년 코리아나화장품 NP팀 부장, 고세 코리아 영업ㆍ마케팅 총괄 이사 ▲05년 ㈜스위치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 ■ 따라해보세요~영양만점 요리 넷! 유민수 사장은 한식, 일식은 물론 아이들이 좋아는 케이크까지 잘 만든다. 특히 그가 만든 ‘검은콩 찹쌀 케이크’는 빵도 아닌 것이, 떡도 아닌 것이 케이크과 떡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겉보기에는 케이크이건만 먹으면 영락없는 우리의 찹쌀떡. 몸에 좋은 견과류과 검은 콩을 넣어 영양만점. 간단한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1) 치킨 커리 오븐 구이 재료:닭고기(넓적다리살) 600g, 감자(혹은 고구마) 1개, 당근 1/2개, 양파 1/2개, 피망 1/2개, 카레가루 3큰술, 후추, 소금, 녹말가루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파프리카 2작은술, 겨자가루 1작은술, 마늘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1)오븐을 180℃로 예열한다.(2)손질한 닭에 양념을 모두 섞은 것을 골고루 바른다.(3)오븐 용기에 닭을 넣고 야채를 위에 얹은 후 포일로 덮고 50∼55분간 구워 준다. (2) 검은콩 찹쌀 케이크 재료:찹쌀가루 2컵, 설탕 3/4컵, 베이킹소다 1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2작은술, 우유 2컵, 호두 1컵, 검은콩 1컵, 크랜베리 약간 만는 법:(1)오븐을 350℃로 예열한다.(2)찹쌀가루에 설탕, 베이킹 소다, 베이킹 파우더, 우유를 섞고 반죽한다.(3)(2)의 반죽에 호두 검정콩을 섞는다.(4)350℃에서 40∼60분간 굽는다.(5)먹기 좋은 크기로 네모지게 썬다. (3) 망고 파인애플 샐러드 재료:닭안심 150g, 샐러드 야채, 호두, 땅콩, 드레싱(파인애플 80g, 망고 40g, 씨겨자 1작은술, 꿀 1작은술, 발사믹 식초 1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올리브유 1작은술, 소금, 후추) 만드는 법:(1)닭안심을 소금과 후추에 재워 두었다가 굽는다.(2)드레싱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든다.(3) (1)(2)의 재료를 잘 섞어 내어 놓는다. (4) 치트로넨(레몬케이크) 재료:시트용 스펀지젤리액(물 150g, 설탕 60g, 젤라틴 7g, 양주 5g, 레몬)크림(계란 노른자 2개, 설탕 100g, 버터 75g, 레몬 껍질 1/3개, 레몬즙 60g, 젤라틴 8g, 생크림 200g, 양주 15g)시럽(시럽 40g, 양주 15g) 만드는 법:(1)시트용 스펀지는 2등분 하여 시럽을 바른다.(2) 200℃에서 20분간 굽는다.(3)젤리액은 물과 설탕을 끓이고 불을 끈 후 젤라틴, 양주 순으로 섞는다.(4)틀에 젤리액을 1/2만 따르고 굳힌다.(5)레몬은 반으로 나누어 12쪽으로 썰어 젤리액 위에 장식하고, 남은 젤리액을 따른 후 굳힌다.(6)계란 노른자, 설탕, 잘게 썬 버터를 따뜻한 정도의 뜨거운 물에서 중탕한다.(7)불을 끄고 레몬 껍질, 레몬즙, 젤라틴을 섞고 식힌다.(8)별도의 그릇에서 거품 낸 생크림, 양주를 합친다.(9)젤리액 위에 크림을 바르고, 스펀지 한장을 덮은 후 크림의 나머지를 바르고 스펀지를 덮어 냉장고에서 굳힌다.(10)뒤집어 내어 놓으면 치트로넨이 완성된다.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달마가 서해로 간 까닭은?

    달마가 서해로 간 까닭은?

    해마다 이때쯤 서해안은 파닥파닥 생기가 돈다. 곳곳에서 해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릴 만큼 먹을거리가 풍성해진다. 바지락이 출하되기 시작하고, 새조개가 식도락가들을 유혹한다. 겨울부터 나온 간재미는 제맛을 한껏 자랑한다. 봄바다 맛의 진수는 충청남도 당진의 실치회. 아주 잠깐동안 담백하고 쫄깃한 제 몸맛을 알려주고는 금세 사라진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안면송이 뿜어내는 솔향기는 또 어떤가.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함을 준다. 주변에 즐비한 관광명소들을 들러보는 것은 기분 좋은 덤이다. 풍성한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서해안. 가족과 함께 1박2일 나들이코스로 제격이다. 글 당진·태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충남 당진 장고항 # 실치는 실치의 원래 이름은 뱅어. 지역에 따라서는 복숭아꽃이 필 때쯤 나온다고 해서 도화뱅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성어가 되어도 길이가 10㎝를 채 넘지 못할 만큼 작아 생선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크기. 특히 5㎝가 넘지 않는 크기의 뱅어를 실오라기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살아 있을 때는 몸빛깔이 투명하지만 죽으면 흰색으로 변한다. 매년 3월쯤 되면 충남 당진의 장고항 등에 실치가 비치기 시작한다. 이때의 길이가 2∼3㎝정도.3월 중순에는 4∼5㎝정도로 커지고,5월 초순을 넘으면 10㎝ 크기의 성어로 자란다. # 실치의 주무대 장고항 충남 당진의 장고항은 예전부터 실치 생산지로 유명했던 곳. 농사지어서는 못시켰던 자식교육을 실치를 잡아서 시킨다고 할만큼 이 지역 어민들의 주수입원이었다. 겨우내 한적했던 이곳에 3월하순부터 ‘당진 8미(味)’실치를 찾는 식도락가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장고항의 거의 모든 음식점들이 실치요리집. 그중에서 가장 먼저 실치회 요리를 시작했다는 용왕횟집(041-353-0255)을 찾았다. 손녀딸을 등에 업은 채, 외지인을 맞은 사람은 주인 김기순(50)씨. 요리장(?)을 겸하고 있다. 손님들이 주문한 실치 회무침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 장고항이 실치로 유명한 이유가 궁금했다.“실치가 싱싱허니께 많이들 찾는 거지유. 아, 어장이 코앞인디 얼매나 싱싱허것슈?”실치 어장은 장고항 선착장에서 배로 2∼3분 거리. 실치가 떨어질 때쯤되면 배타고 나가 ‘뺑뺑이’라는 그물속에 잡힌 실치를 걷어온다. 횟수는 손님의 숫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하루 4∼5차례.“실치란 놈이 얼매나 성질이 급한지, 물밖에 나오면 채 30분밖에 살지를 못혀유.”그래서 장고항이 살아 있는 실치회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란 설명이다. # 다양한 실치요리 실치는 3∼5월 사이에 반짝 먹을 수 있는 계절음식. 요즘이 딱 제철이다. 대표적인 실치요리는 각종 야채와 곁들여 먹는 실치회무침이다. 보릿고개에 배고픈 어부들이 실치 한사발을 떠서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먹었던 데서 시작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갓 잡아온 실치를 쑥갓과 배, 당근, 미나리, 오이 등을 초고추장에 버무린 양념야채에 곁들여 먹는다. 특히 쑥갓과 배는 꼭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 새콤하고 담백한 맛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 3월 중순쯤 처음 잡히는 실치는 너무 연해서 회로 먹기는 어렵다. 횟감으로 적당한 크기와 육질을 가진 놈들이 잡히기 시작하는 것은 4월초순부터.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뒷맛이 산뜻하다. 실치 자체가 씹힐 것이 없고 부드럽기 때문에 입에서 녹아드는 듯하다.3∼4명이 먹을 수 있는 한접시에 2만원. 실치를 아욱과 함께 끓여낸 된장국, 부추나 당근 등의 야채와 함께 부쳐 먹는 실치전도 별미다. 5월중순쯤 성어가 되면 뼈가 억세지고 쓴맛이 강해져 회로는 먹을 수가 없다. 이때부터는 말려서 먹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뱅어포. 씹히는 맛이 부드러워 특히 안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기순씨에 따르면 뱅어포에 얽힌 사랑얘기도 많았단다. 뱅어포를 만들기 시작하는 초봄이면, 항구주변에 사는 처녀총각들 사이에 애정행각(?)이 끊이질 않았다고. 로맨스의 무대는 바닷가 보리밭. 실치를 널어 놓는 곳 바로 뒤편이다.“이 마을엔 노총각 노처녀가 없었슈. 실치를 널겠다고 나와서는 공공연히 연애질이었다니께. 보리밭에 들어갔다가 한참만에야 나오는 애들도 봤슈.” # 봄철 해변 영양식 뱅어포에 양념 발라 구워내면 밑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특히 풍부한 것이 칼슘.“하루 두 장 정도만 먹으면 칼슘 보충에 따를 것이 없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실치는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반면, 칼슘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통째로 먹기 때문에 뼛속의 칼슘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옆에서 실치회무침을 먹고 있던 김옥자(67·충남 예산)씨는 한술 더 뜬다. 자칭 ‘실치박사’.“칼슘의 왕 멸치보다도 칼슘이 10배가 더 많은 것이 실치”란다. 과장도 심하시다. 설마 그렇게 칼슘의 양이 많을까만, 아무려면 어떤가. 제철음식을 즐겁게 먹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또다른 별미 간재미 실치와 함께 장고항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가 간재미다. 사철 잡히긴 하지만 살이 여물어진 겨울부터 지금까지가 제철이다. 서해안 중남부 지역에서 잡히는 가오리과의 심해어.‘갱개미’라고도 불린다. 홍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격은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쫄깃한 살점과 무른 뼈가 어우러져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꼬리뼈가 세 개인 것이 수컷, 하나인 것이 암컷이다. 특히 수컷은 ‘스태미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방법은 회나 찜, 탕 등 다양하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요리는 회무침. 단단한 육질을 유지하기 위해 막걸리로 씻은 다음, 배·미나리·무 등을 넣고 고추장으로 양념을 한 것이다. 미식가들이 결코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간재미의 간이다. 고소한 맛이 일품. #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송악IC를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대산방향으로 진행. 석문방조제를 지나 615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5㎞ 정도 직진하면 오른쪽이 장고항. 당진군청 문화관광과 (041)350-3121∼3. ■ 충남 안면도 자연 휴양림 # 솔향기 가득한 안면도 실치회로 입안 가득 봄의 미각을 채웠다면, 이젠 솔향기 맡으며 도시생활에 찌든 몸과 마음을 맑게 씻어줄 차례. 다소 헐렁거린다 싶을 만큼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안면송이 가득찬 휴양림속에서 삼림욕을 즐겨보자. 온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진다. 원인은 소나무를 비롯한 초목들이 풍기는 그윽한 향기. 바로 피톤치드(phytoncide)다. 초목들이 자신을 해치는 미생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내뿜는 독한 냄새가 인간에겐 더없이 고마운 향기가 된다. 안면읍에서 남쪽으로 2㎞정도 떨어진 승언리 소나무숲.77번 국도변에 넓게 펼쳐져 있는 이 소나무 숲 한가운데 안면도 자연휴양림(anmyonhuyang.go.kr)이 자리잡고 있다.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안면송이 가장 큰 자랑거리. 안면송 군락지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2005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우수산림 경영사례 중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수령은 100년 내외.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부러진 소나무와는 달리 늘씬한 자태를 자랑한다. 예로부터 귀한 목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조선시대에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이곳의 소나무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기도 하다. 현재 소나무 천연림의 면적은 430㏊에 달한다. 휴양림에 들어서자 안면송이 뿜어내는 솔향기가 이내 정신을 맑게 해준다.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오르다 보니 창기리 출신의 시인 채광석의 시비가 세워진 둔덕이 나왔다. 소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을 받으며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은 곳. 네살배기 아들과 산책을 하던 류광희(35·충남 태안)씨는 “저멀리 바다와 함께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철쭉을 함께 볼 수 있는 요맘때가 안면도 휴양림이 가장 예쁠 때.”라며 만족한 표정이다. 류씨는 또 “전망대에서 보는 탁트인 서해바다의 모습이 장관”이라며 “동남쪽으로 펼쳐진 울창한 소나무 군락지도 빼놓지 말고 감상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안면송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은 다음 77번국도를 가로질러 가면 수목원이 나온다. 연못위의 정자가 인상적인 한국정원과 야생화 꽃길, 철쭉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또다른 장점은 주변에 관광명소들이 즐비하다는 것. 아름다운 낙조로 널리 알려진 꽃지 해수욕장이 자동차로 불과 10분거리에 있다. 실치로 유명한 마검포, 철새들의 천국인 천수만, 그리고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간월도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홍성의 남당항에서는 새조개 축제가 열리고 있기도 하다. 바다낚시터 또한 지천이다. 낚싯대 하나에 새우미끼 한통이면 감성돔까지 노려볼 만하다. 연륙교 아래와 황도 등이 유명 포인트. # 가는 길: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서산A,B방조제→안면도 이용시간 : 휴양림-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숲속의 집-오후 3시∼다음날 낮 12시까지. 요금 : 숲속의 집-2만원∼7만원, 휴양림-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주차료 : 소형 3000원, 대형 5000원. 숲속의 집 이용객은 입장료와 주차료 면제. 문의 : (041)674-5019. # 석문방조제도 가봐요 충남 당진의 석문방조제는 길이만 10.6㎞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방조제다. 도대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치 길다. 교통신호 하나 없는 방조제옆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길이 7.8㎞에 달하는 대호방조제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드라이브 벨트’를 이룬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서해안 드라이브의 백미다. 방조제 옆 서해 갯벌에는 풍부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굴 등의 해산물을 직접 캘 수도 있고, 어민들이 채취한 것들을 살 수도 있다. #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IC로 나온다.38번국도를 타고 대산방면으로 25㎞정도 직진하면 석문방조제.
  • [2집이 맛있대] 전남 신도청 옆 ‘다미정’

    [2집이 맛있대] 전남 신도청 옆 ‘다미정’

    5월, 육지에서 담장을 넘어가는 붉은 장미의 계절이라면 바다에서는 은백색으로 살이 오른 병어철이다. 이맘때 목포 앞쪽인 신안군 지도·임자도 일대 바다는 병어잡이로 시끌벅적하다. 병어는 굽거나 찌거나 아니면 회로 쳐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과 달착지근한 맛이 묻어나는 고급어종이다. 전남 신도청 옆인 전남 목포시 옥암동 다미정(여주인 황순애·52)은 ‘원조 병어찜’ 식당이다.10여년째 정직함과 손맛을 믿고 서울·광주에서 찾는 단골들로 넘쳐난다. 음식맛은 뭐니뭐니 해도 싱싱한 재료맛이다. 황씨는 “병어는 냉동이 아닌 생물을 써야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전날 그물로 잡은 병어만을 골라 쓴다.”고 강조했다. 새벽마다 병어 집산지인 신안군 지도읍 수협 위판장으로 가는 게 일과다. 입이 작고 몸통이 유달리 큰 병어는 어른 손바닥 너비 1개 반만큼 돼야 맛이 있다. 너비 20㎝, 길이 30㎝짜리가 제격이다. 먼저 다시마 국물을 우려낸 물을 밑바닥이 찰 만큼 붓고 무와 감자, 호박을 넓게 잘라 바닥에 깐다. 위로는 보드라운 고구마 순과 우거지를 넣고 이 위에 병어를 올린다. 화학 조미료는 절대 사절. 참깨와 들깨가루, 간장, 고추장으로 맛을 낸다. 센 불에서 10분가량 끓인 뒤 중간과 약한 불로 옮겨 가며 5분가량 더 조린다. 병어는 찜이 아닌 회로 먹어도 좋다. 미끈한 병어를 그대로 잘게 송송 썰어서 마늘을 잘게 썰어 넣은 된장에 찍어서 소주 안주로 하면 고소함을 만끽할 수 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조기 찜과 간장 게장에다 겉절이 김치와 동치미는 개운함을 더해준다. 병어철에 지도읍 수협 위판장에 가면 큰 것 1상자(20마리)에 12만∼13만원에 사가면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2집이 맛있대] 경기도 여주 ‘강천매운탕’

    [2집이 맛있대] 경기도 여주 ‘강천매운탕’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온 싱그러운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다. 남한강이 돌아나가는 경기도 여주는 예로부터 물이 맑기로 소문난 곳. 맑디맑은 여강에서 낚아올린 민물고기 매운탕과 여주쌀밥의 오묘한 맛의 세계를 찾아 맛기행을 떠나본다. 여주의 여강은 물이 맑고 강바닥이 모래로 되어있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타 지역과 달리 흙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 매운탕을 끓이면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뒷맛이 일품이다. 그래서인지 여강 주변은 매운탕맛을 자랑하는 오래된 맛집들이 즐비하다. 어느 집이나 한결같이 깊은 맛을 뽐내지만, 강천면에 위치한 강천매운탕은 인근 식도락가들 사이에 소문난 음식맛을 자랑한다. 강천매운탕의 녹록지 않은 이력은 주인 윤석종(44)씨로부터 시작된다. 윤씨가 강천면에 터를 잡은 것은 12년전. 직접 여강에서 낚아올린 쏘가리와 메기 등의 다양한 민물고기를 사용해 쫄깃하면서도 고소하고,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매운탕 맛을 이어오고 있다. 매운탕은 이집 안주인 이수정(44)씨가 도맡아서 만든다. 이씨는 “물어물어 찾아오는 손님들이 고마워 매운탕 재료 손질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고. 그때문에 손님의 90%이상이 오래된 단골이라고 한다. 메기·동자개(빠가사리)·잡고기 등 다양한 매운탕 요리를 내놓고 있다. 그중 쏘가리 매운탕은 강천매운탕이 특히 자랑하는 메뉴. 싱싱한 쏘가리와 함께 징거미와 빠가사리, 각종 야채를 아낌없이 사용해 끓여낸다. 한숟가락 떠서 목에 넘기자마자 온몸 가득 시원하게 퍼지는 국물맛이 일품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징거미의 달짝지근한 맛이 미각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잘게 부서지며 혀끝에 와닿는 쏘가리와 빠가사리 살점의 고소한 뒷맛이 또한 식욕을 당긴다. 겨울철이면 참게도 함께 넣어 오도독 씹히는 맛이 또한 별미다. 쏘가리 매운탕은 또 몸의 활력을 북돋워 주는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매운탕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찰떡 음식궁합이 여주 쌀밥이다. 갓 지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윤기좋고 차진 여주 쌀밥에 알맞게 익은 총각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매운탕의 그 오묘한 맛의 세계. 먹어보지 않고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갓김치 등 16가지 밑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글 사진 여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 성북구보건소 ‘영·유아 영양관리’ 사업 큰 인기

    서울 성북구보건소 ‘영·유아 영양관리’ 사업 큰 인기

    올해 정부 정책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어린이 건강’이다. 저출산 대책과 맞물려 어린이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탓이다. 우선은 먹을거리 안전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안전한 과자’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어린이 비만, 결식 아동들의 영양 결핍,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범람 등 어린이 식생활 전반이 문제다.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의 영양 문제는 정부가 팔을 걷어붙여야 할 숙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보건소에 다섯 살이 안 된 꼬마들과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보건소 내에 마련된 영양관리교실로,10평 남짓한 공간이 어느새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이곳에선 정부가 시범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임산부·영유아 보충 영양관리’ 프로그램이 진행중이었다. ●영양사의 일대일 상담관리 신체검사, 빈혈검사 도구들이 마련된 교실 안은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우는 아이를 어르는 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엄마 품에 안겨 있던 한 살배기 아이는 체중계 위에 내려 놓자마자 자지러지게 울어댔고, 그 옆에서 피검사를 받던 세 살짜리 꼬마도 따끔한 바늘에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은 영양관리를 받는 참여자들이 검진과 상담을 받는 날이었다. 보건소측은 “영양관리를 받은 지 두 달이 지났기 때문에 영양상태를 중간 점검하기 위한 신체검사와 빈혈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양관리를 받는 10개월 동안 2달에 한 번씩 상태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한쪽에선 일대일로 영양상담도 이루어졌다.“우리 애가 좀 작지 않나요?” 진우 엄마 강애진(33)씨는 다섯 살짜리 아들이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게 아닌지 걱정을 내비쳤다. 진우의 식단을 살펴 본 영양사는 “아이가 표준체격보다 약간 작긴 하지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네요. 그런데 식단을 보면 아이가 먹는 반찬이 너무 한정돼 있어요. 특히 비타민이 부족하니까 골고루 먹도록 해주세요.”라고 조언했다. 진우가 전날 먹은 음식은 밥, 두부, 계란말이, 계란노른자, 김치로 지나치게 단백질 위주로 구성돼 있었다. 우희정(30)씨는 두 돌 된 아들의 아토피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했다.“계란 같은 단백질 음식을 먹이면 아토피가 심해져서 먹이질 못하는데, 그것 때문에 애가 크질 않아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영양사는 “그래도 단백질을 안 먹이면 안 되니까 조기 같은 흰살 생선을 조금씩 먹여보라.”고 권했다. ●교육과 식품의 실질적 지원 성북구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영양관리사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시범기관으로 지정돼 처음 추진한 이후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선착순으로 신청받아 지난 2월부터 290명의 영양관리를 돕고 있다. 최저생계비 200% 미만의 성북구민 가운데 임산부와 5세 이하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선정했다. 보건소에서는 이들에게 필요한 식품을 직접 제공하고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영양교육도 실시한다.5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조제분유를 지원하고,1세 이상 유아에게는 달걀, 우유, 쌀, 국수, 시리얼, 김, 당근 등 반드시 섭취해야 할 식품을 가정으로 직접 보낸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경자 영양사는 “어릴 때 식습관을 잘못 갖게 되면 비만이나 저체중의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성인이 돼서 만성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영·유아기의 영양관리는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저소득층의 경우 엄마나 아이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보건소의 영양관리 프로그램이 교육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지원을 병행하기 때문에 엄마들의 만족도가 높다. 네 살난 아들을 두고 있는 김복희(27)씨는 “교육 받으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칼슘 섭취를 위해 하루 두 잔씩 우유를 먹여야 된다는 것도 알게 됐고, 또 우유가 직접 제공되니 실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만족해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이정화(37)씨도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하고, 안 먹여야 하는지를 막연히 알고 있는 것과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면서 “와서 교육받게 되면 애들을 먹이는 데 한 번 더 신경을 쓰게 돼서 좋고,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2집이 맛있대] 충남 홍성군 갈산면 ‘삼삼복집’

    [2집이 맛있대] 충남 홍성군 갈산면 ‘삼삼복집’

    중부권에서 복매운탕을 이만큼 잘 하는 집이 또 있을까. 적어도 이 집의 복요리를 먹어본 사람들은 이 말을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유명세도 자자하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 상촌리 갈산시장에 있는 ‘삼삼복집’이 그곳이다. 무려 4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한다. 이 집 복매운탕은 육수가 된장 국물인 것이 독특하다. 다른 집이 우동 국물을 만들 때와 같이 복뼈 등으로 육수를 우려내는 것과는 딴판이다. 아욱을 넣는 것도 무척이나 토속적이다. 주인 이정옥(68·여)씨는 “된장으로 육수를 만들거나 아욱을 넣는 방법은 우리 집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지금도 근동에서 이렇게 하는 집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된장을 써 매운탕이 시원하면서도 매우 구수하다. 아욱이 구수한 맛을 더해준다. 맛이 깊고 감칠맛이 난다. 된장은 집에서 직접 담근 것을 사용한다. 처음부터 복어를 넣어 된장국을 끓이듯 매운탕을 만든다. 복어는 졸복을 쓴다. 전북 군산과 충남 장항에서 완전히 독을 빼 수시로 공급하고 있다. 이 집의 특징은 또 ‘건복(마른 복)’이 있다는 점이다. 맛이 생복요리보다 훨씬 구수하다. 육질이 쫀득쫀득해 씹는 맛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른 집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요리다. 한참 끓인 다음 고춧가루, 마늘, 파에다 콩나물과 미나리 등을 넣고 더 끓인다. 아욱도 이 때쯤 넣는다. 익는 대로 건져 먹는 맛이 그만이다. 아욱은 직접 기르거나 주변 하우스 등에서 재배한 것을 그날그날 갖다 사용한다. 밥은 상에 놓인 가스레인지에서 매운탕을 끓이면서 함께 먹기도 하지만 남은 국물에 볶아 먹기도 한다. 참기름과 대파를 넣어 맛이 더욱 고소해진다. 밑반찬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동치미’는 일품이다. 달지 않고 시원한 동치미에 뒷맛이 무척 개운하다. 많이 먹어 더부룩한 속을 금방 잠재운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집이 맛있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돼지갈비집’

    [2집이 맛있대]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돼지갈비집’

    택시들이 많이 주차돼 있는 기사식당이라면 무조건 맛이 좋은 집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다. 최소한 열에 아홉은 맛이 좋다. 서울 성북동 속칭 ‘쌍다리’마을. 기사식당들이 여럿 늘어서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성북동 돼지갈비집은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식당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36년째. 택시기사들 사이에 ‘성북동 비둘기’도 울고 갈 만큼 돼지갈비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한 방송사가 택시기사를 상대로 벌인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맛 좋다는 소문이 나고부터는 ‘기사’들보다 일반 직장인들이 더 많이 몰린다. 주메뉴는 돼지갈비 백반과 돼지불고기 백반. 하루에 200∼300그릇쯤 거뜬히 판다. 맛의 첫째 비결은 싱싱한 고기. 집주인 윤승배(63)씨의 동생이 도축장에 가서 사온 돼지 한 마리를 통째 재료로 쓴다. 물론 국내산이다. 오래 냉장고에 보관돼 맛이 떨어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 두시라. 음식맛이 좋은 만큼 회전율도 빨라 사흘에 2마리가량 손님들의 식탁으로 배달된다. 냉장보관될 ‘틈’이 없다. 두 번째 비결은 연탄불에 굽는다는 것. 하루 전 양념에 재어놓았던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기름기는 쪼옥 빠지고 쫄깃한 살만 남는다. 아래로 떨어진 기름이 연탄불에 타면서 마치 훈제한 듯한 향이 고기에 덧씌워지기도 한다. 어렸을 적 연탄불에 석쇠 올려놓고 구워먹던 바로 그 고기맛이다. 허름한 한옥집에서 시작해 이처럼 번듯한 음식점으로 자리잡았으면 집주인의 표정이 밝아야 할 터. 윤씨는 여전히 볼멘소리다.“남는 것이 없다.”는 것. 원인은 재료비다. 돼지고기값도 그렇지만 밑반찬 재료를 국내산으로만 쓰자니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 전남 고흥산 마늘무침에 충남 강경에서 난 조개젓, 그리고 상추며 고추 등 모두가 비싼 국내산이다. 고추 한 개 가격이 200원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는데, 손님들이 “추가요.”할 때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고. 주변에 서울성곽이나 심우당(만해 한용운 선생 거처) 등 식사를 마치고 산책할 곳도 많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요즘 낭만’에 눈을 돌려라

    “궂은 비 내리던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낭만’ 하면 흔히 떠올리는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다. 향기가 그윽한 커피나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어야 했던 덕수궁 돌담길을 연상한다. 그러나 요즘 낭만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다방 커피, 꽃무늬 편지지, 덕수궁 돌담길 등 70년대식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이같은 변화된 낭만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인 광고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광고에서의 주부 낭만은 베란다의 푸른 숲을 끼고 욕조에 몸을 뉘어 독서를 즐기는 여유로움과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아침의 분주함 뒤에 찾아오는 한낮의 여유 속에 남편이 보낸 뜻밖의 꽃 선물, 그리고 100만달러짜리 야경을 배경으로 한 와인 한 잔과 한밤의 왈츠 등을 표현하고 있다. 당신의 꿈도 ‘프리미엄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광고에서 김남주는 더할 나위 없는 고품격 생활의 여유를 유감없이 즐기고 있다. 고품격 삶의 여유가 전하는 행복 일기다. 가족을 위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던 주부의 이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나를 위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주부다. 한 남편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아닌, 나의 프리미엄을 찾는 주부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보글보글 끓는 찌개와 한 상 가득한 맛있는 반찬, 아이들과 함께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주부. 혹은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피크닉 바구니를 가득 채우고 떠나는 교외 나들이. 이런 모습에서 낭만을 찾던 주부들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연인들의 낭만에도 뭔가 다름이 있다.LG전자의 ‘초콜릿폰’은 다니엘 헤니-김태희-현빈을 내세워 삼각 로맨스를 그려낸다. 그 중심에는 휴대전화가 있다. 때론 수줍게 내뿜는 빨간 얼굴과 하얗게 질린 ‘초콜릿폰’은 이들의 고백과 질투, 엇갈린 사랑을 표현하는 사랑의 매개체다. 커피향 그윽한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 꽃무늬 편지지에 곱게 써 내려간 장문의 편지를 통한 연인들의 사랑고백은 과거의 낭만이다. 또한 교복 브랜드인 스쿨룩스는 교복과 사랑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통해 10대의 낭만을 재해석했다. 교복을 벗지 않고도 사랑을 할 수 있는 학생의 자유를 표현했다. 한때 교복을 벗고,“나 학생 아니에요!”라고 외치던 시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시대와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낭만. 이들 광고가 내일은 어떤 모습의 낭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궁금증을 던진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소수자들의 외침] (8)1급장애인 홍혜경씨 자립기

    [마이너리티 리포트-소수자들의 외침] (8)1급장애인 홍혜경씨 자립기

    나이 서른아홉에 집을 나왔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결혼이 늦었거나 이제야 돈을 모아 독립을 했다고 생각하시겠지요. 전 뇌경변, 흔히 뇌성마비라고 불리는 장애를 가진 홍혜경이라고 합니다.2년 전 이맘 때 집을 나와 올해 마흔한 살이 됐죠. ●혼자 동사무소 서류처리 했을땐 뿌듯 자립을 결심한 것은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셔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받은 것도 아니고요. 늘 제 자신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고 싶었고 그걸 마흔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실천했을 뿐입니다. 집에서 나오겠다고 선언하자 가족들이 일제히 반대했습니다.‘혼자서 도대체 어떻게 살거냐.’는 걱정 때문이었죠. 하지만 부모님이 늘 살아계실 것도 아니고 나이 마흔, 쉰이 넘어서도 형제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울 효창동에 있는 한벗회관 4층에 있는 방을 보증금 1000만원에 빌려 집을 나오게 됐죠. 제 손으로 동사무소에 가서 이런저런 서류를 처리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뿌듯하고 기쁩니다. 1급 장애인인 제가 혼자 나와서 산다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놀랍니다. 전 혼자 앉을 수는 있지만 손을 거의 쓰지 못하거든요. 전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죠. 발로 머리도 빗고 화장도 할 수 있으니까요. 사이버대학에 3학기째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 발로 책장을 넘겨가며 공부도 하고 독수리 타법으로 리포트도 씁니다. 거기다 단 2평 크기이지만 방을 얻어 나올 형편이 됐으니 상황이 나쁘지 않은 셈이죠. 그래도 저 같은 ‘중증장애인’이 가족 없이 혼자 사는 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랍니다. 세수하는 데 남들은 5분이면 끝나지만 저는 30분이나 걸리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씻고 청소하고 하다 보면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아침은 밥 대신 빵을 먹고 점심은 우리 건물 식당에서 1000원짜리 밥을 사 먹죠. 저녁은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밥에 집에서 가져온 김치, 밑반찬 등으로 해결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밥 차리고 먹는 시간보다 설거지하는 시간이 더 걸리죠. 비장애인들에 비해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 드는 시간이 많으니 공부할 시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수업 듣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하거든요. 이러니 외출할 짬은 내기가 어렵네요. 아직도 엘리베이터는 물론 리프트도 없는 지하철역이 있어 밖에 돌아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래서 매일 누군가 딱 1시간만 와서 도와준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제가 오전 내내 걸려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을 비장애인이 도와주면 금방 끝낼 수 있겠죠. 제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도 더 이상 먼지가 쌓이지 않을 겁니다. 외국에는 ‘활동보조인’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받고 필요한 시간만큼 중증 장애인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제도화되지 못해 저까지 혜택을 보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해도 실제로 자기가 겪지 않으면 이해의 폭에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비장애인 분들은 저희가 진짜 원하는 것을 간과할 때가 많죠. 예를 들어 제가 휠체어를 타고 갈 때 그걸 밀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게 아닙니다. 어디든 갈 수 있게 미리 턱을 없애고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죠. 독립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저희를 좋은 시설에서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것 별로 원치 않아요. 혼자 살 수 있도록 하루 혹은 일주일에 단 몇 시간만이라도 저희에게는 어려운, 그러나 비장애인에게는 단순한 일들을 도와주시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무료 봉사자가 생긴다면 좋겠죠. 하지만 봉사해 주시는 분의 마음은 순수하더라도 도움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받기만 하는 것, 결코 유쾌하지 않습니다. ●깊은 고독이 밀려오면 무섭기도 자립을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외로움을 넘어서 깊은 고독이 밀려오면 무섭기까지 해요. 특히 얼마 전 새벽 1시 넘어 치한이 제 방에 들어온 이후로는 문득문득 겁이 납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의 인기척에 놀라 도망가 나쁜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여자 혼자 살면서 왜 문을 잠그지 않았느냐.’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긴 했죠. 이렇게 힘든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냐고요? 부모님과 함께 쾌적한 환경에서 마음 편히 살고 싶지 않냐고요? 부모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제 일을 제가 선택할 수 없다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죠. 저는 동물이 아니거든요.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장애인 활동보조인 서비스 ‘장애인 활동보조인 서비스’(PAS·Personal Assistance Service)란 중증 장애인의 일상 생활, 이동 등을 돕는 것을 말한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도와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다. 미국, 일본, 독일 등에는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장애인 인권보장에 필수로 보고 최고 하루 24시간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서 무료 봉사가 아닌 유급 서비스로 운용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부터 정부의 자립생활센터 지원사업에 따라 전국 10개 센터에서 활동보조인을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각 센터에 1억 5000만원의 예산을 줄 뿐 활동보조인 파견 관련 지침을 따로 내리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들은 활동보조인 파견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외치며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 정책권고를 해달라며 중증 장애인 189명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 진정을 내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보조인 제도화투쟁위원회 양영희(40) 공동위원장은 “서울지역에서 활동보조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애인이 적어도 5000명은 된다.”면서 “하지만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지역 3개 센터에서 파견하는 활동보조인은 많아야 100명”이라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이나마 제도화를 하지 않으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장애가 심한 경우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한 뒤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활동보조인 정혜미씨 경험담 “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반대로 제 도움이 있으면 못할 게 하나도 없지요.” 정혜미(25·여)씨는 중증 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장애인 김모(25·여)씨의 활동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는 정씨는 자기 도움으로 김씨가 홀로 설 수 있음을 매일 직접 확인한다. 정씨는 매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 동안 김씨를 보조한다. 김씨를 씻기고 청소나 빨래를 해주고 이부자리도 봐준다. 시간당 3500원을 받다가 얼마 전부터는 4000원을 번다. 같은 나이라 두 사람은 친구가 돼 돈을 받지 않는 시간에도 외출을 돕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 친구한테도 가족이 있죠. 막내라 부모님은 나이가 많으시고 언니들은 물질적으로 신경 써 주지만 심적으로는 거리를 뒀기 때문에 독립을 했다고 하더군요.” 정씨는 의류회사에서 취직이 돼 다음달 활동보조인을 그만둔다. 김씨와 친구로는 남겠지만 다른 활동보조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는 “저처럼 자기 일이 생기면서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일부 활동보조인들은 장애인을 학대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보다 지속적이고 전문성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제도가 도입되면 많은 장애인이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암 벚꽃길에서 만난 4월

    영암 벚꽃길에서 만난 4월

    봄꽃의 화려한 카드섹션이 서서히 펼쳐지고 있다. 하얀 매화, 노란 산수유가 유혹하고 분홍의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가 사방지천을 물들인다. 지루한 겨울기운으로 속도조절을 하던 남녘의 벚꽃들도 활짝 자태를 뽐내고 있다. 봄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벚꽃이 겨우내 입었던 옷을 홀라당 벗고 상춘객을 불러들인다.“월출산 신령님께 소원 빌었네/천황봉 바라보며 사랑을 했네/꿈이뤄 돌아오마 떠난 그님을/오늘도 기다리는 낭주골 처녀∼” 이미자의 ‘낭주골처녀’와 하춘화의 ‘영암아리랑’으로 유명한 영암. 기암괴석의 월출산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영암의 벚꽃은 전국에서 으뜸이다. 이번 주말에 아이들 손을 잡고 영암으로 떠나 보자.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 등이 가득한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려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다. 글 사진 영암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백제 왕인박사와 떠난 영암 벚꽃길 전남 영암에는 역사적 인물이 많다. 이 가운데 일본에 우리 문화를 전수시킨 백제의 왕인박사가 태어나 공부를 한 곳이 바로 영암이다. 그래서 역사속의 왕인박사와 이번 여행을 함께 해보기로 했다. # 안녕하세요 저 왕인(王仁)입니다.1700년 만에 이렇게 고향 땅인 영암에서 인사를 드리니 감개가 무량하군요. 참 우리나라에서는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백제 14대왕인 근구수왕(375∼384)때 태어났으며 32살 때 왕명을 받고 일본에 건너가 일본 태자에게 글공부를 가르치고 문자, 종이, 도자기 등 다양한 문화를 일본인들에게 가르쳤어요. # 벚꽃의 향기에 취해 오래간만에 영암으로 돌아와 보니 가장 놀란 것이 ‘벚꽃’입니다. 제가 이곳을 떠날 때는 꽃이 없었는데 지금 월출산 앞마당을 화사한 꽃길로 장식했네요. 듣기로는 일제 때 읍내에 심어놓은 1㎞정도의 아름드리 벚꽃길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후 1980년초인가요. 가로수로 심어놓은 벚꽃이 제법 굵어지고 꽃송이도 복스러워지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벚꽃은 온 세상을 연분홍의 화사함과 향긋한 꽃냄새로 뒤덮을 기세로 피지만 한 10일 정도면 꽃비를 흩날리며 사그라져 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누군가는 인생의 무상함을, 권력의 덧없을, 청춘의 화려함과 불꽃같은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세발낙지로 유명한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에서 영암읍내를 거쳐 왕인문화 유적지에 이르는 꽃길은 무려 28㎞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길 드라이브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또 들판 한가운데 불쑥 솟은 신비로운 바위산인 월출산을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길은 아마 천상(天上)으로 향하는 길처럼 멋집니다. 아침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지면 환하다 못해 눈부실 지경이니까요. 우선 차 창문을 모두 내리고 달려보세요. 차 안으로 들어오는 꽃향기에 취하지 않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달리다 보면 하얀 눈송이가 날아듭니다. 정말 환상적입니다. 혹시 시간이 허락한다면 차를 세우고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잠시 쉬어보세요. 흩날리는 꽃비에 흠뻑 몸과 마음을 적시고 있노라면 천국이 따로 없답니다. 이렇게 파란 하늘과 월출산을 바탕화면 삼아 펼쳐지는 꽃길을 한참 걷고 달리다 보면 어느덧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됩니다. 이게 사는 맛 아니겠습니까.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때론 뒤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도 보세요.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여유입니다. 자 이젠 영암에 오셨다면 저에 대해서도 알고 가셔야지요. # 저 왕인은 이런 사람입니다 32살에 백제를 떠나 일본에 가서인지 우리나라 역사기록에 제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어 좀 섭섭합니다. 일본 태자의 스승이 되어 군신 교육을 담당했으며 제가 직접 써 가지고 간 천자문과 논어 10권으로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쳤습니다. 또한 한자의 왜훈과 왜음도 제가 개발해 일본인들에게 보급했으며 유교 불교 천문 직조 등 다양한 우리문화를 일본인들에게 전파해 아스카 문화를 꽃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제가 일본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저를 위해 만든 곳이 전남 영암의 왕인박사 유적지입니다. 이곳에는 저의 동상을 비롯해 초상화와 위패를 걸어놓은 사당, 유허비, 학이문, 백제문, 왕인석상, 정화기념비 등 볼 것이 많답니다. 또한 커다란 바위가 2개 자리잡고 있는 곳이 제가 살던 집터. 좀 더 올라가면 ‘성천’이란 약수터. 여기가 저희 어머님이 마시던 진귀한 약수가 나오는 곳으로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졸졸졸 흐른답니다. 한잔 마셔볼까요. 어∼시원하다. 세월은 많이 흘렀는데 물맛은 변함이 없군요. 유적지에서 제가 어린 시절 공부했던 문산재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30분. 여기서 10년을 공부한 후 18살에 오경박사란 칭호를 받게 되었답니다. 문산재 뒤로 올라가면 제가 일본에 가기 전에 천자문과 논어를 썼던 책굴이란 천연 동굴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가 보셔도 됩니다. 책굴 앞에는 저의 석상이 영암을 내려보고 있고요. 유적지에 문산재와 책굴까지 1시간30분이면 넉넉합니다. 한적하고 걷기에 너무 좋은 곳이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 또 다른 영암을 만나러 영암군 덕진면에 있는 덕진차밭에서 아침은 특별했다. 차밭 아래로 펼쳐지는 영암읍내와 월출산의 모습에 가슴이 탁트인다. 또한 이제 막 새순이 오르기 시작해 초록으로 옷을 입기 시작한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니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라 문무왕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인 도갑사는 해탈문, 도선국사비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구림마을은 신라말 풍수지리설의 대가인 도선국사, 고려 태조 왕건의 태사인 최지몽 선생, 조선 명필로 이름을 날린 한석봉 등이 자라고 거쳐간 곳으로 여러가지 유적들이 있다. 또한 영암 도기문화센터는 100% 황토와 소나무재 유약, 장작가마를 이용한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직접 소품을 빚고 무늬도 그리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고등학생까지 5000원, 어른 1만원. 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도자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061)470-2556,www.gurim.org # 여행정보 역시 남도의 여행은 먹거리를 빼놓을 순 없다. 영암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갈낙탕. 갈비탕에 산낙지를 넣고 끓인 것으로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특히 독천리 중심에 들어서면 20여 개의 식당에서 갈낙탕을 한다. 맛은 대개 비슷하지만 청하식당(061-473-6993)은 어리굴젓, 조개젓, 토하젓 등 이름도, 맛도 생소한 다양한 젓갈 18가지가 밑반찬으로 나온다. 또한 청하식당만의 비법으로 산낙지를 기절시켜 예쁘게 담아내는 ‘기절낙지’ 또한 별미. 부드럽고 담백하다. 갈낙탕 1만 2000원, 기절낙지 마리당 7000원(시세에 따라 가격이 매일 다르다). 독천식당(061-472-4222), 영명식당(061-472-4027)도 잘한다. 영암은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나들목으로 나와 2번 국도를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영암 읍내에 도착한다. 영암문화관광과 (061)470-2350. # 벚꽃 여기도 좋아요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에 이르는 6㎞ 구간의 십리 벚꽃길, 푸른 합천호를 따라 핀 벚꽃이 백리에 이른다는 경남 합천의 백리 벚꽃길, 국내에서 가장 벚꽃이 늦게 핀다는 충남 서산 개심사는 절과 꽃의 아름다움이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전북 완주 송광사, 충남 금산 서대산과 천태산에 핀 야생 산벚꽃 등도 유명하다.
  • [2집이 맛있대]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옛마당’

    [2집이 맛있대]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옛마당’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옛마당’은 수원에서 꽤 유명한 복요리 전문집이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근사한 것도 아니다. 값도 적당한 편이고 안방처럼 가족적이다. 90%가 단골인 이집 손님들이 주로 찾는 요리는 복맑은탕(복지리). 복지리 맛은 육수에 달려 있는데 멸치, 무, 대파에 황태를 넣고 달인다. 육수를 내기 위해 별도의 고기를 넣지 않는 것은 강한 맛이 오히려 지리의 참맛을 느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리 국물맛이 시원하면서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물을 끓일 때 수북이 넣어 주는 콩나물과 미나리는 숙취해소에도 그만이다. 특히 이 집은 적당히 데친 콩나물을 먼저 건져내 참기름과 양념장에 버무려 준다. 손님들은 마치 콩나물 비빔국수를 먹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를 먹다 보면 복어 살이 알맞게 익는다. 콩나물을 살과 함께 고추냉이 초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홍어삼합은 ‘남도’의 맛이 그대로 배어 있다. 전남 나주가 고향인 주인 정찬경(49·여)씨가 직접 김치를 담가 3년을 묵히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어우러지는 홍어 삼합의 깊은 맛을 더해 준다. 함께 나오는 굴전과 갓김치 등 밑반찬도 푸짐하고 맛깔스러워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항상 과식하게 된다고 너스레를 떤다. 국물이 남으면 볶음밥도 좋지만 복죽이나 소면을 끓여 먹어야 복지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말탐방] 영어마을

    [주말탐방] 영어마을

    오는 3일 경기도 영어마을 파주캠프가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에서 마침내 문을 연다. 무려 850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캠프는 43개의 건물이 들어서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원어민 강사 100명과 한국인 강사 50명이 수업을 맡는다.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어민이 점원으로 일한다. 길거리에선 음악이 연주되고 연극공연이 펼쳐진다. 개장에 앞서 구리여중 2학년 200명이 지난달 20∼25일 5박6일간 시범수업에 참여했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닌 적이 없는 토종 여중생 이준희(13)양의 체험일기를 통해 파주 영어마을을 미리 가봤다. ■ 구리여중2년 이준희양 체험기 ●프롤로그 첫 입소 학교로 뽑혔다. 기쁘고도 두렵다. 캠프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한단다. 원어민 얘기를 알아들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아이들에게 눌려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면 어쩌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지 반 41명 가운데 25명만 신청했다. 일단 부딪쳐 보자. #1일째:영어로만…일주일이 걱정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캠프는 영국 궁전과 닮았다. 영화나 다른 나라로 여행온 듯싶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들어서니 원어민이 수첩을 주며 뭐라고 묻는다. 순간 당황했다. 어렵사리 여권이라는 걸 알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어떻게 살지 덜컥 겁부터 났다. 기숙사는 4명이 같은 방을 쓴다. 아래에 책상, 위에는 침대가 놓여 있다. 집보다 깨끗하다. 대학생이 된 기분이다. 전공과목인 과학·음악·드라마·오락 가운데 드라마를 선택했다. 우리 조는 5명, 담임은 ‘신시아’라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절대 한국어를 하지 않는다. 담임이 원어민인 조도 많다. 옷을 갈아입고 은행으로 갔다. 여권을 보여주니까 20달러를 준다.5박6일간 사용할 가짜돈이다. 이 돈으로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점원이 모두 원어민이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책장에 영어가 붙어 있어 어렵지 않았다. #2일째:말 안 통해 속상…집에 가고싶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손바닥만 한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을 찍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것이다. 작동방법이 간편하다. 감독, 카메라감독, 배우 역할을 나눠 돌아가며 촬영한다. 나는 학생 2명이 아침에 지각해 선생님에게 꾸중듣는 내용을 담았다. 영어 대사를 쓰면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고쳐줬다. 몇몇 친구들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영어로만 말하니까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단다. #3일째:단어 더듬더듬, 그런데 말이 통했다 선생님들이 참 친절하다. 원어민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Hi’하며 인사한다. 레게머리를 한 선생님이 있는데, 만져보며 어떻게 머리를 감느냐고 물어봤다. 화내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백인 선생님도 있다. 아프리카에는 모두 흑인만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프리카에서 왔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흑인 선생님들은 처음에 왠지 무서웠다. 그러나 이제 친근하다. 웃을 때도 귀엽고, 다정하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많이 한다. 학교에서는 틀릴까봐 가만히 있었다. 여기선 다들 어눌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긴다. 단어만 말하면 선생님이 문장으로 고쳐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하도록 시킨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서로 말을 맞춰 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4일째:게임하다 보니 문장이 술술 저녁에는 게임을 많이 한다. 의자빼기가 가장 재미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벽에 붙어 있는 정답 종이를 찾아오는 게임도 하고, 허리를 뒤로 굽혀 낮은 봉을 지나가는 림보게임도 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들고, 영어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는 골든벨도 했다. 게임하며 반복해 듣는 문장들은 자연스레 외우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먹는 수업을 했다. 첫날 받은 돈으로 계산했다. 웨이터가 주문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친구들이 팁을 줘야 한다고 알려줘서 1달러를 줬다. 아침에는 빵과 주스, 점심에는 스파게티 등 서양음식, 저녁에는 한식이 나온다. 뷔페식이라 맘껏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서양음식이 맛있더니 점점 저녁이 기다려진다. 엄마가 해주던 반찬이 정말 그립다. #5일째:영어 수다가 자연스러워졌다 친구랑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늦잠을 잤다. 매일 오후 유니세프 회관에서 만들던 비누를 오늘 마무리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비누를 녹인 뒤에 향과 색깔을 첨가하고 별, 장미 등 예쁜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포장한 뒤 만드는 방법 등을 영어로 적었다. #6일째:영어도 한국어 같은 그냥 말이다 선생님과 정이 들어서 헤어질 때 많이 울었다. 선생님이 안아주며 잘 가라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데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일주일이 정말 빨리 갔다. 여름방학 캠프가 2주일에 60만원이라는데 친구들끼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영어가 한국어처럼 그냥 말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더 이상 겁나지 않는다. ●에필로그 이제 영어시간에 시계를 보지 않는다. 더이상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단어나 문장을 설명하면 입으로 따라해 본다. 눈으로, 머리로 알아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문법이 틀려도 괜찮다. 자신감이 생겼다. 열심히 영어를 익혀서 엄마랑 꼭 해외여행을 떠날 거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준희양은 - 성적 중상위권 영어 안 좋아해 이준희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다. 그러나 영어회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한 적은 없다. 원어민과 대화를 나눈 경험은 인사동에서 우연히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성적은 중상위권이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입소 첫날 이양은 다소 의기소침했단다. 쏟아지는 영어에 당황한 것. 묻는 말에 간신히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업시간 발표가 많아지고, 게임할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서울·경기 프로그램 차이 서울시와 경기도가 영어마을을 나란히 열었다. 서울시는 3월27일 강북구 수유동에, 경기도는 3일 파주시 탄현면에 개원한다.2004년에 시작한 송파구 풍납동 풍납캠프와 안산시 대부도 안산캠프까지 합치면 서울 주변에 영어마을이 4곳으로 늘었다. 영어마을의 특장점을 알아본다. 파주캠프가 건평 1만 1058평으로 최대 규모다. 교육생 550명을 한번에 수용한다. 시설은 놀이동산과 닮았다. 놀이기구 대신에 수영장, 축구장, 도서관, 공연장, 미술관, 경찰서, 우체국, 서점 등이 있다.43개 건물이 모두 따로 세워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평 4397평인 안산캠프는 파주캠프가 완공될 때까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사 57명, 교육생 200명이 수업한다. 반응이 좋아 캠프운영은 계속된다. 경기도는 2008년까지 양평군 용문면에 300명을 수용할 양평캠프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 수유캠프는 3760평, 풍납캠프는 3868평이다. 규모가 적어 공공·상업시설은 가상공간이다. 방을 호텔, 은행, 방송국, 우체국, 비행기로 꾸며 돌아다니며 체험하도록 했다. 수유캠프는 기숙사를 완공하지 못해 6월까지 통학해야 한다. 서울 영어마을은 위탁운영 체제다. 풍납캠프는 헤럴드미디어가, 수유캠프는 YBM에듀케이션이 맡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원이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참가비가 다소 싸다.5박6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은 16만원, 경기도는 8만원이다. 특히 경기 영어마을은 1박2일 주말 프로그램의 경우 도민은 3만원, 타 시·도민은 6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캠프마다, 프로그램마다 참가대상이 다르다. 서울은 초등 5∼6년생이 대상인 반면 경기도는 중학 2년생이다. 자연히 수업방식도 달라진다. 중학생을 가르치는 경기도는 드라마, 음악, 오락, 과학 등 4가지 전공 중 한 가지를 골라 가르친다. 초등생이 대상인 서울은 상황별 체험학습 위주다. 서울, 경기 모두 평일에는 지자체에 속한 학교별로 단체를 받는다. 개인별 입소는 방학이나 주말만 가능하다. 주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풍납캠프는 초등 3년∼중학 1년생, 수유캠프는 초등 5년∼중학 2년생이 대상이다. 반면 파주캠프는 초등 3∼6년생으로 제한했다. 가족 프로그램은 수유와 안산에서 진행한다. 등록은 선착순이다. 수유·안산·파주의 일일체험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파주캠프는 어린이 체험관에서 힙합댄스, 동화책 만들기를 진행한다. 어린이 영어 뮤지컬도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성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경기도내 중등영어교사에게 4주간 영어 재교육을 무료로 해준다. 군 장병들도 1년에 두차례씩 중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입소한다. 선발은 국방부가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원어민 강사는 원어민 강사는 300여명에 달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대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등 6개국 출신이다. 실력이 뛰어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도 뽑았다. 한국인 입양아도 포함돼 있다. 수유캠프는 원어민 35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16명만 확보했다.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초등학생과 활발하게 움직이며 영어를 가르쳐야 하기에 나이 제한을 둔단다. 교사 2명이 학생 15명을 맡는데, 원어민과 내국인 각 한 명을 원칙으로 한다. 파주캠프는 원어민 강사 80명을 선발했다. 영어마을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강사(교사 포함)경력과 국제영어교사 자격인증서(TESOL)를 가진 원어민을 뽑으려고 인사팀이 일부 국가에는 직접 찾아가 면접했다. 풍납캠프는 원어민 35명, 안산캠프는 원어민 31명을 고용하고 있다. 인적사항이 홈페이지에 자세히 적혀 있다. 월급은 원어민의 경력에 따라 220만∼320만원이나 수당 등을 합치면 연봉 평균 4600만원 수준. 모두 캠프 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계약은 1년마다 평가를 통해 갱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배추 숨을 죽인다’ 는 뜻이 뭔지아니?

    [신나는 과학이야기] ‘배추 숨을 죽인다’ 는 뜻이 뭔지아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무엇일까?개인마다 기호가 다르겠지만, 누구나 김치를 좋아하는 반찬으로 꼽을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의 건강 전문잡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했다고 하니, 우리 민족은 조상으로부터 큰 선물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참에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김치를 먹었고 어떻게 담갔는지 김치박물관으로 가 알아보면 어떨까. 이 박물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 모형, 저장독 등이 전시돼 있다. 김치의 역사와 변천사뿐 아니라 영양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시식 코너에서는 김치를 직접 맛볼 수 있고, 김치 속에 들어있는 유산균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면 김치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자. ●삼투압 원리로 배추를 절이자 김치를 담글 때에는 먼저 속 좋은 배추를 반으로 자르고, 소금물에 담가 숨을 죽인다. 여기에서 ‘숨을 죽인다’는 건 배추에서 수분을 빼내 양념이 배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배추를 소금물에 담그면 삼투압의 원리에 의해 농도가 낮은 배추 안의 수분이 농도가 높은 소금물 쪽으로 빠져나온다. 용질 분자(소금)보다 크기가 작은 용매 분자(물)가 반투막(배추의 세포막)을 통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하여 양쪽의 농도가 평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캡사이신으로 맛을 내자 배추가 절여지면, 고춧가루와 젓갈 등 갖은 양념을 넣어 김치를 버무린다. 이때 우리 어머니들의 손맛과 정성이 맛을 내는 가장 큰 비결이 되겠지만, 고춧가루에 들어있는 캡사이신(capsaicin)이라는 성분이 김치의 매콤한 맛을 돋워준다. 캡사이신은 산화 방지제의 역할을 해 배추가 쉽게 물러지는 것을 막아주며,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지방을 연소시키는 작용도 한다. ●발효로 영양을 가득 담자 김치는 금방 담갔을 때도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이 포함돼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 하지만 섭씨 5도에서 20일 정도 지나면 발효가 돼 김치 내의 일반 병원균이나 부패균은 사라지고, 유산균이 급격히 많아진다. 이러한 유산균의 작용으로 생긴 젖산, 초산 등이 김치 특유의 맛을 낸다. 김치 외에 다른 발효식품으로는 막걸리, 식초, 치즈, 된장, 간장, 젓갈, 요구르트 등이 있다. ●과학으로 보관하자 김치는 따뜻한 곳에 두거나, 얼마간 기간이 지나면 시어져 원래의 상큼한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땅 속에 항아리를 묻어 김치를 일정 온도에서 보관했다. 특히, 항아리 표면에는 작은 구멍이 나있어 공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요즘엔 김치를 플라스틱 통에 넣어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냉장고와 달리 김치 냉장고는 냉장실 자체의 온도를 낮추는 직접냉각방식을 취하고 있어 일정 온도로 김치를 보관할 수 있다. 김치에 담긴 감칠맛나는 과학의 맛이 그 어느 김치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는가?이번 주말에는 김치에 담긴 과학을 한번 맛보면 어떨까? ■ 김치박물관 가는 길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의 코엑스몰 지하 2층에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단, 일요일은 오후 1시에 개관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성인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만 4세 이상 유아는 1000원.(02)6002-6456(www.kimchimuseum.co.kr) 김경은 영동중학교 교사
  • 3분지각 朴대표 ‘앉아일어서’ 벌칙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가나안농군학교에서 호된 군기를 맛봤다. 소속 의원 106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강원 원주 가나안농군학교 입소식을 갖고 1박2일간의 의원수련회에 들어갔다. ‘첫 희생자’는 박근혜 대표가 됐다. 박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일부 동료 의원들과 3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가 ‘정신 개척’을 세번 외치는 벌칙을 받았다. 쪼그리고 앉으면서 ‘정신’, 일어서면서 ‘개척’이라고 외치는 군대식 벌칙이다.●朴대표 “인터뷰하다…” 변명도 허사로 박 대표는 교관을 바라보며 “인터뷰하다 늦었는데….”라며 애교어린 변명을 했지만 교관은 “정해진 시간은 시간, 약속은 약속”이라며 한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동료 의원들이 벌을 대신 받겠다며 ‘흑기사’를 자청했지만 박 대표는 스스로 벌을 받았다. 박 대표는 입소식 인사말에서 “나부터 치열해야 한다.”면서 “나부터 사명감에 불타고 노력함으로써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의원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정신 개척’을 외쳐야 했다. 가나안농군학교에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도 없고, 비누는 3∼4회만 문지를 수 있으며, 화장지는 6∼8칸밖에 사용할 수 없다. 여기에 간식은 물론 술, 담배도 금지한다는 농군학교의 규율을 듣고선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홍준표의원 `식사반장´ 지원 광역단체장 경선 후보들의 ‘솔선수범’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다투는 홍준표 의원이 잽싸게 ‘식사반장’을 지원하자 박진 의원이 “아차 한발 늦었다.”며 농을 건네기도 했다. 홍 의원은 오징어볶음과 김치 등 3가지 반찬만 놓인 식판에 밥을 퍼주며 ‘밥을 한 톨도 남기면 안된다.’는 농군학교 규율을 거듭 설명했다.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김문수 의원은 설거지 담당으로 동료 의원들로부터 “김 의원 넘 열심 하는 것 아냐.”라며 격려(?)를 받았다.●신지호대표 “대선 또 실패땐 3진아웃” 한편 ‘뉴라이트’(신보수) 운동을 주도하는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특강에서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실패하면 3진 아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혁신은 아직 미완성 상태로,‘뉴한나라당’에 대한 느낌이 박약하다.”는 등의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원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e-키친 e-쉐프] 두부 강정

    [e-키친 e-쉐프] 두부 강정

    한번 튀겨서 바삭바삭한 두부와 매콤 달콤한 소스는 그야말로 밥도둑. 학창시절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도시락 반찬이죠. 이것을 싸가면 가장 먼저 없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식어도 맛있기 때문에 도시락 반찬으로도 그만인 두부강정. 영양도 만점이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두부로 이번 주 식탁을 채워보면 어떨까요. 재료:두부 반모, 녹말가루 2큰술, 소금, 후춧가루 등. 양념장은 고추장 1큰술, 케첩 0.5큰술, 물엿 1큰술, 맛술 0.5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0.5큰술, 후춧가루 0.3큰술 참고로 계량 단위는 보통의 밥숟가락입니다. 만들어 볼까요 1. 두부는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합니다. 2.1에 녹말가루를 묻힙니다. 3.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2를 튀겨냅니다. 4. 달군 팬에 식용유(0.5)를 두르고, 양념장을 볶다가 튀겨놓은 두부를 넣고 섞어주면 완성.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지요. 이렇게 만든 두부강정은 그냥 먹어도 맛있구요. 밥에 얹으면 마파두부덮밥이 됩니다. 두부가 몸에 좋은 것은 다 아시죠. 사포닌과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성분인 레시틴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성인병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는 좋은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답니다. 또한 콩으로 만든 두부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할 정도로 칼슘도 많이 들어 있어 아이들이 많이 먹으면 먹을 수록 좋은 식품입니다. 아참, 두부는 영양도 좋지만 다이어트에도 ‘그만’입니다. 수분이 많아 쉽게 포만감을 느끼하면 열량도 낮고 소화 흡수율이 높아 현대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날씬한 몸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저녁 한끼 정도는 두부로 해결해보세요. 정말 두부는 팔방미인이지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