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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에 황사까지한방차로 이겨낸다

    봄이 완연하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지독한 황사가 찾아왔다.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염증을 일으켜 천식·비염·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최근에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고비사막에서 날아오는 황사 역시 눈병과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지만 무엇보다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이런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유해물질이 기관지나 폐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거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강남 자생한방병원 하인혁 원장은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진다”며 “설사 유해물질을 흡입했더라도 빠르게 배출되도록 호흡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주거나 유해물질로 인한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재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관지나 폐에 좋은 약재를 복용하는 것이 좋지만 한방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도라지 도라지(길경)에 함유된 사포닌은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해 진통 및 항염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폐나 기관지에 좋은 약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맵고, 쓰며, 흩어지고, 위로 오르는 성질이 폐의 기운을 상승시켜 폐는 물론 목구멍까지 편하게 해준다. 폐의 기운을 도와주고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나쁜 기운이 들어와 기침하거나 가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도 흔히 도라지를 기침약으로 사용해 왔다. 기관지가 약한 어린이나 기침이 심한 어른에게는 반찬으로 도라지를 먹게 하는 것도 좋다.   ■오미자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는 특히 신맛이 강하며, 성질이 따뜻하면서도 건조하지 않아 폐에 좋다. 몸의 진액과 음기를 보충하는 약재여서 오미자가 위로 올라가 폐에 작용하면 폐의 허약함을 막아 기침과 헐떡거림을 멈추게 해준다. 이 때문에 오미자는 오랫동안 기침이나 천식 치료제로 사용돼왔다. 기니피그의 기관지에서 히스타민 수축 작용을 완화시켜 기침을 억제하며, 오미자 추출물을 동물에게 정맥주사하면 호흡을 촉진시킨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맥문동 맥문동은 달고, 차갑고, 성질이 촉촉해 음을 기르고 마른 것은 적셔준다. 시원하고 물기가 많아 열이 많고 진액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좋다. 폐에 작용해 불필요한 열을 내리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해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르며, 잦은 기침을 치료한다. 또 호흡을 돕는 기관지 점액의 단백질 양을 줄여 호흡을 기뿐하게 해준다. 또 기관지의 손상을 막아주고 손상된 기관지의 회복도 촉진한다.   ■숙지황 숙지황 추출물이 쥐의 뇌에 있는 성상세포에서 염증 관련 매개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염증을 막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또 전신 알레르기의 경우 혈중 히스타민 농도를 낮춰 알레르기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숙지황은 맛이 달고 따뜻하며, 성미가 두텁고 즙이 많아 매우 촉촉한 약재다. 성질이 아주 윤택하고, 촉촉하며, 즙액이 많아서 진액이 부족한 모든 증상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당귀·천궁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당귀는 혈액의 미소순환을 개선시키고 적혈구의 유동성을 향상시켜 심혈관계의 순환에 도움을 준다. 천궁 추출물도 기니피그 실험에서 좌심방의 수축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킨다고 보고됐다. 이런 당귀와 천궁은 대표적인 보혈 약재다. 피를 잘 돌게 해 뭉치거나 막힌 곳을 뚫어 통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탁월한 항염증 효과로 인해 큰 외상 후에 먹는 한약에는 반드시 당귀가 들어가기도 한다.   ■몸에 맞는 약재 고르고, 섞어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방차를 마시기 전에는 먼저 약재가 자신과 잘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가령, 숙지황은 끈끈하고 기름기가 많아 위장에 부담을 주므로 비위에 문제가 있다면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천궁도 성질이 맵고 활달해 음기가 허약해 열이 뜨는 상태이거나 기혈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여러 약재를 섞어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하 원장은 “약재를 임의로 섞어 복용하면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이나 체질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한의사와 상의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방차를 끓이는 데는 특별한 도구나 제조법이 필요하지는 않다. 일반 주방기구를 이용해 자신에 입맛에 맞게 양을 조절해 끓이면 된다. 다만, 약재의 맛이 시거나, 쓰고 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역시 호흡기에 좋은 배나 홍시 등을 첨가하거나 꿀을 타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나트륨 줄이기 운동…대구시, 2개분과 신설

    대구시가 나트륨 섭취량 줄이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14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시 교육청을 비롯해 집단급식, 외식 관련 기관단체,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트륨 줄이기 범시민운동본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2017년까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나트륨 섭취율을 20% 줄이기 위해 본부에 2개 분과를 새롭게 설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소금을 적게 쓰는 외식업소와 집단급식소를 1600개로 확대하고 작은 국그릇 사용하기, 저염 기본반찬 100선 개발 보급, 건강음식점 육성, 집단급식소 염도측정 일지 쓰기 등의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싱겁게 먹는 습관이 어릴 때부터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초등학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 시는 지난해 3월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를 출범시킨 뒤 저나트륨식을 보급해 왔다. 나트륨은 인체의 삼투압을 통해 체액의 양을 조절하는 무기질 영양소로 소금 1g에 약 400㎎이 들어가 있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장인 여희광 시 행정부시장은 “이 운동은 외식 등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나트륨 섭취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도 음식점에서 먼저 싱겁게 조리해 줄 것을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취약계층 아이들에 밑반찬 균형 식단으로 성장 도움

    서울 중랑구는 13일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I (아이) 밑반찬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부모가 병이나 장애 등으로 움직이기 수월하지 않거나, 생계 때문에 자리를 늘 비워야 하는 한부모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제대로 밥을 챙겨 먹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밑반찬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랑유린지역자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가정방문을 통해 대상 가구를 선정한 뒤 매주 한 차례 정도 4가지 이상의 새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준다. 부모들에게는 집안일 부담을 줄여주고, 아이들에게는 골고루 음식을 먹일 수 있는 것이다. 연중 상·하반기로 나눠 만족도 등을 모니터링한다. 중랑드림스타트에 관련된 30가구가 일단 혜택을 받는다. 임대아파트가 많은 신내·상봉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드림스타트가 이번에 활동 영역을 구 관할지역 전체로 확대함에 따라 밑반찬 지원사업도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문병권 구청장은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사례별로 잘 들어맞는 건강, 교육, 복지 등을 맞춤형으로 서비스해 건강하고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발품 NO… 집에서 반찬거리 장봐요!

    발품 NO… 집에서 반찬거리 장봐요!

    주부 이미선(34)씨는 지난해 초부터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샴푸와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생수와 우유, 달걀 등도 떨어지지 않도록 온라인몰이 운영하는 쇼핑 앱에서 정기적으로 주문한다. 지난겨울부터는 과일과 정육 등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산다. 이씨는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기엔 날씨가 너무 춥고, 반찬거리는 똑 떨어져 쇠고기와 닭고기를 주문해 봤는데 하루 만에 도착했다”며 “생각보다 품질이 괜찮고 편리해 딸기나 오렌지 등 과일도 인터넷 장보기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져 보지 않고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에서는 지난해 신선식품이 처음으로 가공식품을 제치고 매출 비중 1위를 차지했다. 상품군별로 신선식품이 32.3%로 가장 크고 가공식품(31.5%), 생활용품 20% 순이었다. 전년에는 가공식품 비중(35.4%)이 신선식품(23.2%)보다 10% 포인트 이상 컸다. 오픈마켓에서도 신선식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1번가의 신선식품 매출 증가율은 2011년 21%, 2012년 28%, 지난해 43%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늘고 있다. G마켓에서는 2011년엔 신선식품 판매량이 9% 감소했지만 2012년 5%, 2013년 8%로 2년 연속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현대인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에 알맞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직접 매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1200여명의 주부사원이 직접 매장에서 장을 보는 것처럼 물건을 골라 담아 배송해 주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과 무거운 상품을 집까지 배달해 주는 편리함, 산지 직송 상품의 빠른 배송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신선식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오픈마켓에는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식품을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하는 직배송 상품이 많아 가격이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또 포장 및 배송 시스템의 개선으로 주문 후 평균 이틀 안에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소비자의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식품의 종류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에 따르면 20~30대는 사과, 배처럼 무거운 과일을, 40~50대는 정육, 생선 등 오프라인과 비슷한 품질이면서도 값이 싼 축·수산물을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품의 상태를 직접 살펴보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 시 주의할 점이 적지 않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신선식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불만은 화면에서 본 사진과 배송된 상품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가령 소고기에 기름기가 너무 많다거나, 잎채소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온라인몰 판매자는 화면과 상품이 다르거나 맛이 없다고 해서 교환과 환불을 해 주지 않는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상품을 받은 후 7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선식품처럼 재판매가 어려운 경우 철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품을 받는 즉시 품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고기가 상했다거나 과일이 심하게 썩어 있는 등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사진을 찍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송받은 시간을 확인한 뒤 온라인몰 고객센터를 통해 반품 상담을 할 수 있다. 조경주 11번가 식품팀 매니저는 “신선식품은 산지 환경이나 생산자별로 상품 상태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구매 전 상품평을 읽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이나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행한 인증마크가 붙은 상품이라면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어공주가 사는 ‘봄의 왕국’

    인어공주가 사는 ‘봄의 왕국’

    여기는 태평양에 뜬 절해고도. TV 일기예보에서나 간간이 들었던 ‘남해 동부 먼바다’에 속한 섬이다. 바다 건너온 봄이 가장 먼저 온기를 풀어놓는 곳, 전남 여수의 거문도다. 섬 주변 절벽엔 벌써 수선화가 곱게 피었고, 섬집 돌담엔 유채꽃이 흐드러졌다. 피보다 붉은 동백도 여기저기서 피고 지기를 거듭하는 중이다. 이처럼 섬은 때론 거칠게, 때론 보드랍게 꽃을 어루만지며 애면글면 봄을 틔워내고 있다. 여기에 39개 섬들이 웅장하게 늘어선 백도까지 묶어 돌아본다면 봄날의 여정은 더없이 풍성해질 터다. 거문도는 여수항에서 남쪽으로 114.7㎞쯤 떨어져 있다.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쯤 되는 곳이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 등 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고도가 가장 번화하다. 여객선 선착장과 면사무소 등 주요 시설이 밀집돼 있다.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로 연결되어 있다. 반면 동도는 서도선착장에서 도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동도와 서도를 잇는 연도교는 올 연말께 개통될 예정이다. 거문도는 종종 백도를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쯤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거문도관광여행사의 최민기 가이드는 “거문도 방문객의 90% 정도가 백도와 거문도 등대 정도만 ‘찍고’ 돌아간다”고 했다. 한데 이거 단단히 잘못됐다. 거문도에서 ‘기와집몰랑’(175m)과 녹산곶을 빼면 ‘팥소 빠진 찐빵’과 다름없다. 보통 배 시간에 맞추느라 두 곳 모두 건너뛰기 십상인데, 아침 잠을 줄여서라도 반드시 둘러보길 권한다. 거문도에서 가장 이름난 볼거리는 거문도 등대다. 거문항 선착장을 기준으로, 거문도 등대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보로봉(170m)과 수월산(128m) 아래로 난 약 4㎞ 길이의 산책로, 혹은 덕촌마을에서 불탄봉(195m) 방향으로 올라 약 5㎞ 길이의 기와집몰랑길을 따라간다. 산책로는 왕복 두 시간, 기와집몰랑길은 세 시간쯤 걸린다. 두 길은 무넹이(목넘어)에서 합쳐진 뒤 거문도 등대까지 줄곧 함께 간다. 대개의 여행객들은 산책로를 선호한다. 걷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와집몰랑길은 거칠고 남성적이다. 야트막한 산을 올라야 하는 게 다소 힘들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기와집몰랑길을 외면하지는 말길. 능선 위에서 맞는 장쾌한 풍경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해다. ‘몰랑’이란 산마루란 뜻의 사투리다. 풀자면 기와집 형태의 산마루란 뜻이다. 능선에서 보면 그저 해안절벽이지만, 바다에서는 장대한 기와집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단다. 불탄봉과 보로봉을 거쳐 가는 기와집몰랑길은 정비가 잘돼 있다. 박석 깔린 능선길을 걷다 보면 바다 위에 선 듯한 느낌도 든다. 길옆 ‘비렁’(벼랑의 사투리) 아래로는 바다가 쉼 없이 넘실댄다. 비렁과 몰랑이 반복되는 길, 이게 기와집몰랑의 본질이다. 능선 너머로는 웅장한 해안 절경이 펼쳐져 있다. 특히 거문도 등대가 서 있는 수월산 쪽 해안 풍광은 감탄사가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올 정도다. 기와집몰랑의 끝은 무넹이다. 보로봉과 수월산을 잇고 있는 낮은 갯바위지대다. 물이 넘나든다는 뜻의 수월산(水越山) 이름도 무넹이에서 비롯됐다. 수월산 끝은 거문도 등대다. 1905년 남해안에선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등대 끝의 관백정(觀白亭)은 백도를 볼 수 있다는 뜻의 정자다. 정자 아래 단애에는 수선화와 유채꽃 등이 피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고 있다. 거문도 남쪽에 수월산이 있다면 북쪽엔 녹산곶이 있다. 근육질의 수월산에 견줘 녹산곶은 한결 여성적이다. 바다를 향해 부드럽게 펼쳐진 능선이 일품이다. 여인의 삼단 머릿결 같은 잡초들은 바람 불 때마다 일어선다. 곶부리를 둘러싼 바다는 파랗다. 하늘빛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위에 녹산등대가 촛대처럼 서 있다. 이 같은 풍경에서 ‘신지끼’ 전설이 싹 튼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신지끼는 상체는 여인, 하체는 물고기인 인어다. 섬사람들은 신지끼를 섬의 수호신으로 여겼다고 한다. 큰 풍랑이 일어나기 전날 어김없이 나타나 절벽에 돌을 던져 이를 알렸기 때문이다. 신지끼가 출몰했다는 신지끼여(수중바위)는 원래 녹산등대 맞은 편에 있다. 하지만 실제 신지끼 조각상이 세워진 곳은 녹산곶 아래의 야트막한 언덕이다. ‘인어해양공원’이라는 거창한 명칭 대신 ‘신지끼 언덕’이란 소박한 이름으로 부르는 건 어떨까 싶다. 신지끼 조각상은 서구형 미인의 외모를 하고 있다. 소라 귀걸이와 조개 머리핀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오른손엔 예의 돌을 든 채 초승달을 타고 앉았다. 영화 ‘인어공주’의 외모와 빼닮았다. 1885년(고종 22) ‘거문도 사건’을 일으킨 영국군이 섬에 주둔한 이후 생긴 전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배꼽 바로 아래부터 물고기 비늘이 시작되는데 지나치게 육감적이다. 이쯤 되면 성적 매력이 ‘메릴린 먼로급’이다. 거문도 여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백도(국가명승 7호) 유람이다. 거문도에서 28㎞ 떨어진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 등 39개 섬들로 이뤄진 무인군도다. 매바위, 병풍바위, 서방바위, 각시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거문도엔 아픈 역사가 남아 있다. 영국 함대가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봉쇄한다며 1885~1887년 사이 약 2년 동안 거문도를 불법 점령한 ‘거문도 사건’이다. 당시 거문도는 ‘해밀턴 항구’로 불렸다고 한다. 거문초등학교 옆 돌담길을 따라 우리나라 최초로 생겼다는 ‘해밀턴 테니스장’과 영국군 묘지 등이 잘 정비돼 있다. 글 사진 거문도(여수)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여수여객선터미널(663-0116)에서 하루 두 차례(오전 7시 40분, 오후 1시 40분) 거문도행 여객선이 출항한다. 나로도와 손죽도, 초도 등을 들러 거문도 고도까지 간다. 2시간 20분 소요. 배삯은 편도 3만 6600원이다. 고흥 녹동항에서도 거문도까지 여객선이 운항한다. 녹산등대의 들머리인 장촌마을까지는 택시나 자전거를 이용해 가는 게 낫다. 거문항에서 6㎞쯤 떨어져 있어 걸어서 오가기는 다소 멀다. 택시는 고도에서 녹산곶까지 왕복하는 데 4만원이다. 승합차량이기 때문에 여럿이 돈을 추렴해 이용할 수도 있다. 자전거는 1시간에 4000원, 하루 2만원이다. 대여점은 고도에 있다. 거문도등대에서 녹산등대까지 거문도 종주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거리는 8㎞가 채 안 되지만 족히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백도는 오가는 데 2시간 이상 소요된다. 배삯은 2만 9000원. 거문도관광여행사(www.geomundo.co.kr)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도 좋겠다. KTX 등 교통편과 숙식, 그리고 거문도 종주코스와 기와집몰랑코스, 백도관람 등이 포함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665-7788. →잘 곳 삼산면사무소(659-1257)가 있는 고도에 모텔과 민박 등이 몰려 있다. 거문도 등대(666-0906)에서도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 이용 신청은 희망일 2주 전 여수지방해양항만청(yeosu.mof.go.kr)에서 받는다. →맛집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감성돔, 참돔 등은 6만원, 삼치는 1㎏에 4만원 정도 받는다. 모둠해물은 5만원 선. 무엇보다 곁반찬이 ‘감동’이다. 개상어 회무침, 문어숙회, 돌낙지, 군소 숙회, 뿔소라 등 도회지에선 맛보기 힘든 음식들이 곁들여진다. 섬마을식당(666-8111), 충청도횟집(665-1986) 등이 알려졌다. 섬마을 식당은 아침에도 문을 연다. 각종 해산물과 나물이 곁들여진 아침상이 소박하고 맛있다.
  • [김문이 만난사람] 1930년대 유행 풍자가요 부르는 가수 최은진

    [김문이 만난사람] 1930년대 유행 풍자가요 부르는 가수 최은진

    왕년의 노래 한 곡을 잠시 음미해본다. ‘오빠는 풍각쟁이야 뭐/오빠는 심술쟁이야 뭐/난 몰라 이 난 몰라 이/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건 난 몰라/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구/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고/오빠는 욕심쟁이/오빠는 심술쟁이/오빠는 깍쟁이야~’ 1938년 처음 발표된 ‘오빠는 풍각쟁이’에 나온다. 가수 박향림이 불렀다. 간드러진 콧소리와 가사의 내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는 2004년 개봉돼 117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초반부에 배경음악으로 깔리면서 대중에게 다시 알려졌다. 여기에서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오빠’는 과연 누굴까. 1930년대의 여학생들은 장래 남편감으로 의사나 상인이 아닌 회사에 다니는 ‘샐러리맨 오빠’를 가장 선호했다고 한다. 시간만 나면 명동극장(당시 명치좌)으로 공연을 보러 다니고 술집도 마음대로 다니면서 불고기, 떡볶이 등 고급 음식을 맘껏 먹고 다녔으니 그럴 만도 했으리라. 이 노래 3절 가사에 샐러리맨 오빠에 대한 얘기가 잠깐 언급된다. ‘~날마다 회사에선 지각만 하구/월급만 안 오른다구 짜증만 내구/오빠는 짜증쟁이/오빠는 대포쟁이야’ 샐러리맨 오빠를 바라보면서 사랑과 투정을 부리는 대목이다. 당시에도 오빠부대를 쫓아다니는 여성팬들이 많았나 보다. 풍각쟁이는 원래 악기를 들고 사람이 많은 곳이나 시장터를 찾아다니는, 즉 떠돌이 인생을 말하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로 풀어내는 광대라는 뜻도 있다. 일제 강점기 때의 암울한 세상에서 세태를 풍자하고 희화한 만담(漫談)이 생겨났고 동시에 이를 노래로 만든 만요(漫謠)가 유행했다. 이 가운데 히트를 쳤던 만요가 ‘오빠는 풍각쟁이’를 비롯해 ‘신접살림 풍경’ ‘엉터리 대학생’ ‘다방의 푸른 꿈’ ‘화류춘몽’ ‘아리랑 낭낭’ ‘다방의 푸른 꿈’ ‘연락선은 떠난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1930년대 대중음악 개화기 때의 노래들이 80년 세월을 머금고 요즘 다시 한번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10년 5월 8일 저녁이었다. 서울 홍대앞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는 흔치 않은 무대가 펼쳐졌다. 보통 때 같았으면 젊은이들이 인디밴드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출 텐데 이날만큼은 낯설게도 ‘오빠는 풍각쟁이’와 ‘엉터리 대학생’ 등의 음악에 맞춰 박수치며 노래를 흥겹게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무대 위에서는 어린 아이에서 아가씨의 목소리, 중년의 살롱가수 같은 고혹적인 음색을 가진 여성이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연주는 ‘기타리스트 하찌와 악단들’이 맡아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아코디언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었다. 이날 무대는 ‘풍각쟁이 은진, 새로 부른 근대가요 13곡’ 기념앨범 발매 쇼케이스 자리였다. 이후 소문이 번지면서 여러 차례 공연이 이루어졌다. 풍각쟁이 가수 최은진(53)씨는 젊은이들 사이에 그렇게 등장했다. 이에 앞서 2008년 11월 두산아트센터 기획콘서트 ‘천변풍경 1930’에 가수 이상은, 강산에 등과 함께 출연해 흑백영화의 성우처럼 특유의 교태와 아양으로 만요를 불러 관객들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작은 문화공간 아리랑에서 최씨를 만났다. 2003년 ‘아리랑’ 음반을 내고 나서 1930년대의 만요를 본격적으로 찾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창문 입구에는 ‘은진이는 풍각쟁이’ 등 그동안 공연했던 여러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안에는 고풍스러운 해골 마이크가 손님을 반기듯 홀로 우뚝 드러나 있었다.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았을까’ 궁금해하자 그는 “(건너편에 있는 헌법재판소 정원을 가리키며)목련과 산수화를 볼 수 있고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이 집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는 까치도 함께 있다. 하늘, 달과 별 등 모든 자연이 맑고 순수하다”며 웃는다. “처음에는 1930년대 목소리를 가진 여자가 있다며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다가 ‘풍각쟁이 은진’의 앨범 이후 많이 알려졌습니다. 화가, 사진작가, 패션디자이너, 요리연구가, 영화 관계자 등 문화 예술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요. 그들이 오면 자연스럽게 해골마이크를 붙잡고 질펀하게 풍각쟁이 노래를 들려줍니다.” 풍각쟁이가 부르는 만요의 바탕에는 재즈도 있고 엔카도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리 옆집 대학생 호떡주사 대학생은/십년이 넘어도 졸업은 캄캄해~’로 시작되는 ‘엉터리 대학생’은 스윙재즈에다 엔카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만요는 세태를 풍자하고 희화한 노래로 얼핏 보면 가사가 엉터리 같지만 참으로 맑고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시대의 아픔이 잘 녹아들어 있다고 강조한다. “1930년대는 시인들이 가사를 써서 한국적인 정서로 음악을 만들던 시기였지요. 고향, 꽃 피고 새 우는 것을 노래하고 가슴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노래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현대적인 편곡보다 당시의 분위기를 최대한 복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이런 노력에 공감해주는 젊은이들이 많아 고맙지요. 그동안 하나의 음악장르로 대접받지 못했던 만요가 당시 민초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만요 되살리기에 앞장선 계기는 2000년 어느 날 재즈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날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리랑협회에서 최씨에게 아리랑과 관련된 자료를 건네주면서 ‘나운규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아리랑 노래에 대해 뭔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주문을 했다. 아리랑이 운명처럼 가슴에 다가왔다는 것을 느낀 그는 뉴욕행을 포기하고 아리랑을 다시 찾는 일에 몰두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재즈카페에서 ‘개발새발 아리랑’이라는 노래와 연극을 합친 1인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서 불린 각종 아리랑을 복원해 ‘아리랑 소리꾼 최은진의 다시 찾은 아리랑’이라는 음반을 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930년대의 노래를 접하면서 ‘만요 복원’이라는 사명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게 됐다. 이쯤 해서 그의 인생 내력을 알아보자. 인천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이미자의 노래는 죄다 불러 동네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하루는 학교를 가는데 동인천역 옆 한 전파사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고 꼼짝할 수 없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였다. ‘아, 나도 가수가 될 거야’라고 다짐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만약 학교에 안 들어가 음악을 계속했더라면 천재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지난번에 낸 만요음반도 누구한테 배워보지 않고 혼자 흥이 나는 대로 저절로 불렀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인천의 한 연극단에서 창단멤버로 활동하다가 신학대학에 들어갔다. 고교생 때 잠시 빠져들었던 신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중도에 그만두고 다시 연극무대에 섰다. ‘방자전’ ‘약장수’ 등에 출연했고 노래 ‘광화문 부르스’를 불러 주목을 끌었다. 서른 살 무렵, 연희단거리패에서 무대에 올린 연극 ‘오구’와 ‘산씻김’, 그리고 ‘아시아 1인 연극제’ 등에서 연기를 했으며 그림자극과 인형극에서 장구를 치기도 했다. 특히 ‘오구’와 ‘산씻김’으로 도쿄 연극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연극판에서 ‘잘나간다’는 얘기를 들을 무렵 결혼을 했다. 애를 낳고 살림을 하다가 다시 무대로 나온 것이 마흔 되던 해였다. 1999년 한 케이블TV 방송에서 성대모사를 하는 ‘슈퍼 보이스 탤런트 대회’가 열렸다. 그는 신문광고를 보고 출전해 가수 양희은, 뽀빠이, 아동 TV극 텔레토비의 보라돌이 등을 그럴 듯하게 흉내를 내 우수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자는 배칠수였고 사회는 임성훈씨가 맡았다. 이후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 됐다. 재즈와 아리랑에 심취하고 음악사적으로 묻힌 만요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벌여나갔다. 환경운동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2001년 4개월동안 주변에서 모은 일회용품 쓰레기를 명성황후의 커다란 비녀에 매달아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환경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노래면 노래, 영화면 영화, 책이면 책에 대한 얘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이에 대해 “1년에 영화 70~80편을 보고 음악을 많이 듣고 고전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인생은 한번 왔다 가는 것입니다. 제대로 먹고 마시고 잘 놀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든지 제대로 하고 제대로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문화살롱을 여러 곳에 만들어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진 만요를 부르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질펀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이지요.” “만요는 나의 인생이고, 정체성”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가수 최은진은 ‘아리랑 소리꾼’으로 불려…근대가요 13곡 음반 내 1960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대학에 들어갔으나 중도에 그만두고 극단 미추홀 창단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방자전’과 ‘약장수’ ‘오구’ ‘산씻김’ 등에 출연했다. 결혼으로 활동을 잠시 접었다가 1999년 성대모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면서 다시 무대에 섰다. 2001년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2003년 ‘다시 찾은 아리랑’이라는 음반을 낸 후 ‘아리랑 소리꾼’으로 불렸다. 2008년 두산 아트센터의 기획콘서트 ‘천변풍경 1930’ 무대에 강산에, 백현진, 이상은 등과 참여해 1930년대에 유행했던 만요를 선보였다. 2010년에는 ‘풍각쟁이 은진, 새로 부른 근대가요 13곡’ 음반을 냈다. 요즘에는 서울 안국동에 있는 자신의 문화공간 아리랑에서 만요를 알리고 있다. 틈틈이 여기저기에서 초청을 받고 작은 공연을 열기도 한다.
  • [커버스토리] 배고프던 짬밥… 그게 뭐죠?

    [커버스토리] 배고프던 짬밥… 그게 뭐죠?

    예비역들에게 가장 익숙한 단어는 ‘짬밥’이다. ‘먹고 남긴 밥’이란 뜻의 잔반(殘飯)에서 유래한 속어로 군대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품질이 나쁘고 맛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하지만 최근 육군훈련소는 이 같은 편견(?)을 벗어던지기 위해 제철 과일의 배식 횟수를 늘리는 등 급식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 들어 장병 1인당 급식비가 전년 대비 6.5% 늘어난 6848원으로 인상됐다. 덕분에 훈련병들도 사과 등 신선한 과일을 자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자가 육군훈련소를 방문한 19일 저녁 식사 때도 어김없이 사과가 배식됐다. 인공 조미료(MSG) 대신 표고버섯 가루, 다시마 가루 등 천연 조미료를 쓰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다. 포크가 결합된 숟가락을 바쁘게 움직이던 28연대 2교육대 소속 우한영(23) 훈련병은 “오늘 나온 반찬 중에 계란찜이 제일 맛있다”면서 “군대 밥이 집에서 먹던 밥보다 맛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급식 개선은 올해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1960년까지 급식은 ‘밥+국+김치’ 1식 2찬에 불과했지만 1996년을 기점으로 ‘밥+국+김치+반찬1+반찬2’의 1식 4찬이 정착됐다. 20년 전부터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식판’의 형태를 갖게 된 셈이다. 잡곡 비율도 현재는 검은콩, 조, 흑미 등이 쌀과 섞여 나오지만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보리가 전체 비율의 30%를 차지했다. 식판은 지금의 스테인리스 모습을 갖기까지 3단계를 거쳤다. 첫 식기(食器)는 전투용으로 보급됐던 반합이었고, 이후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알루미늄 재질은 독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모습을 감췄다. 자율배식도 시행되고 있다. 훈련병들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양만 덜어 먹게 해 잔반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자연스럽게 분대장들이 싹싹 비워 먹으라고 강요하는 일도 사라졌다. 28연대 2교육대 편호웅(20) 훈련병은 “식사 시간이 짧지 않고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지도 않아 밥 먹을 때 스트레스받는 일은 없다”고 반겼다. 육군훈련소의 한 관계자는 치킨, 튀김 같이 인기 있는 메뉴가 나오는 날에는 양이 모자라기도 해 정량배식을 강조한다고 귀띔했다. 하루에 소비되는 음식량은 쌀 300가마, 소 1.7마리, 돼지 12마리, 닭 827마리, 달걀 1만 3200개, 우유 1만 6500개에 이른다. 배식조에 편성돼 동기들에게 국을 떠 주고 있던 김태훈(21) 훈련병은 “밥 220인분이 20~30분이면 동난다”고 말했다. 논산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다문화 100만명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 하지만 다문화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섬’이다. 그리고 섬 속의 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중도입국 청소년이라는 생소한 단어로 설명되는 이들은 한국에서 재혼한 엄마를 따라온 외국 아이들이다. 엄마와 함께 대한민국에 정착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의 낯설고 서툰 여정을 엿본다.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특집 아디오스 퀸연아(KBS2 밤 8시 55분) 피겨 여왕, 세계기록 보유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국민 여동생…. 김연아의 이름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피겨 인생 17년 동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김연아에게 마지막 무대가 찾아왔다. 그녀의 화려했던 지난날들과 은반 위의 여신이 되기까지 숨겨진 아픔과 고통 등 뒷얘기를 담았다.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3시 10분) 오늘의 주인공들은 성장기 남자 어린이가 먹는 양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식사량이 적은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진수성찬을 차려도 다른 반찬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오로지 김과 햄만 먹는다. 게다가 연년생 형제들끼리 놀 때면 주먹질과 발길질은 기본. 과격하게 노는 모습에 부모는 불안하기만 한데….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5분) 지난해 12월. 홍정옥씨는 부산 해운대구청으로부터 충격적인 편지 한 통을 받았다. 33년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이 병원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소식을 접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달음에 달려간 정옥씨. 하지만 정옥씨 기억 속 어여뻤던 스물두 살의 동생은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없이 살아보기(EBS 밤 7시 30분) 경북 예천의 작은 시골 마을. 할머니들이 손수 그린 아기자기한 벽화를 구경하며 길을 걷다 보면 아담한 미술관이 나타난다. 할머니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닿은 이곳에 엄살쟁이들이 떴다. 지윤이와 자윤이, 시하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진 동갑내기 세 친구의 엄마 없이 살아보기가 시작된다. ■그놈 목소리(OBS 밤 11시 5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될 정도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던 1990년대. 뉴스 앵커 한경배의 9세 아들 상우가 어느 날 흔적 없이 사라지고, 1억원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피 말리는 협박전화가 시작된다. 아내 지선의 신고로 전담형사가 붙어 과학수사까지 진행하지만, 범인은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이들을 조롱한다.
  • ‘나눔실천의 울림’… 행복한 구민, 보람찬 공직자

    ‘나눔실천의 울림’… 행복한 구민, 보람찬 공직자

    “저를 기다리는 어르신을 떠올리면 봉사를 거를 수 없어요.” 매월 격주 월요일 독거노인에게 도시락과 반찬을 배달하는 서희숙 서울 중구 주무관은 20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20년 학창시절을 보낸 지역이라 애정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부모님 같다”며 “2년 넘도록 뵙는 분들이라 점심을 드린다는 생각보다는 그 사이 건강을 해치진 않았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눈 때문에 늦게 도착한 날에도 골목에서 기다리는 할머니도 계시고 늘 커피 마시고 가라고 해서 커피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어르신도 있다”며 또 웃었다. 중구가 2012년부터 1200여명에 이르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연 8시간 이상 자원봉사 의무 이수제로 눈길을 끈다. 첫해 2283명이 1만 133시간, 지난해엔 2248명이 1만 434시간 활동했다. 도배·장판 교체, 노숙인 배식, 복지시설 청소, 자매도시 일손 돕기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의무 이수제는 기업과 학교, 단체 등 자원봉사 기능 확대 계획을 세우면서 첫발을 뗐다.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야 민간에서도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덕분에 직원들 사이에 나눔 실천이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구 관계자는 “골목 청소, 어르신 배식 봉사 등을 부서끼리 함께한다”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했지만 보람이 커 개인도 주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의무 이수는 상·하반기 각 1회 이상이다. 취지에 맞게 업무시간 외 공휴일, 주말 등에 펼친다. 구는 모든 직원을 ‘1365자원봉사 포털’에 등록해 개인별 실적을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올해는 소외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봉사로 강화한다. 이를 위해 중구자원봉사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연계해 활동하도록 지원한다. 부서별 직원들의 재능 현황을 ‘재능나눔 시스템’에 올려 집 수리, 외국어, 컴퓨터, 예술, 상담·멘토링 등 나눔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구는 봉사활동 직원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상해보험에 가입하고, 연 최대 30시간을 상시학습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직원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적극 동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냉장고 별도 수납공간 두배로↑

    냉장고 별도 수납공간 두배로↑

    LG전자가 17일 별도 수납공간(매직 스페이스)을 두 배 가까이 늘린 냉장고 ‘디오스 V95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상냉장·하냉동 타입으로 냉장실의 오른쪽 문에만 있던 매직 스페이스를 왼쪽 문에도 추가해 별도 수납 용량을 기존 47ℓ에서 86ℓ로 늘렸다. LG전자가 2010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매직 스페이스는 내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음료수나 반찬을 쉽게 꺼낼 수 있다. 냉기 손실을 줄여 전기료도 아낄 수 있게 해 줘 ‘냉장고 안의 미니냉장고’로 불린다. 냉장고 전체 용량은 950ℓ이며 에너지효율 1등급을 획득했다.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해 고급스러운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가격은 600만원대다. 아울러 LG전자는 급증하는 1~2인 가구의 생활 방식을 고려해 냉장실과 냉동실 중간에 김치 보관 전용 서랍을 넣은 ‘다목적 냉장고’와 냉장실 내부에 카메라를 탑재해 신선식품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LG전자는 다음 달 초 디오스 V9500을 시작으로 이들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번엔 군부대 식판 식사 시진핑 親서민 행보 가속

    이번엔 군부대 식판 식사 시진핑 親서민 행보 가속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민 만두 가게에서 식사하는 모습에 이어 군부대에서 식판을 들고 장병들과 ‘짬밥’(군대 밥)을 먹는 장면이 공개됐다. 반부패 사정과 파격적인 친민(親民) 행보를 병행하며 대중의 지지를 높이고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신화통신, 경화시보 등의 중국 언론들은 17일 인민해방군이 격주로 발행하는 군사 전문지 해방군화보 최신호를 인용해 시 주석이 춘제(春節·중국 설) 전인 지난 1월 26일 네이멍구(內蒙古)의 한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함께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시 주석이 장병들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서민 반찬인 ‘토마토 계란 볶음’을 식판에 덜어 먹는 모습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11월 15일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년여 동안 무장경찰 부대 등 아홉 차례 군 시설을 방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지속적인 친민 행보와 그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반부패 사정을 연결하는 시각도 나온다.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시 주석은 반부패 행보로 고위층을 비롯해 당·정계 인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고, 이에 더해 ‘저우융캉 사법 처리설’ 확인이 늦어지면서 반부패 행보가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시 주석은 반부패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친민 행보로 민간의 지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리얼 귀농기’ 예능밭 접수

    ‘리얼 귀농기’ 예능밭 접수

    최근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귀농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나온다. 15일 오후 5시 40분에 첫 방송되는 tvN의 새 예능 프로그램 ‘삼촌(村) 로망스’가 그것. 시골 노부부와 함께 생활하는 MBC의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를 비롯해 ‘무한도전’의 벼농사 특집, ‘남자의 자격’ 귀농 특집 등이 지금까지 농촌을 간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삼촌 로망스’는 한층 더 적극적이다. 귀농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농촌마을과 연계된 농촌 재생 프로젝트를 가미해 프로그램의 차별점을 찍는다. 출연진은 전 야구선수 양준혁, 배우 강성진, 셰프 강레오, 개그맨 양상국 등 농촌에서 자랐거나 실제 귀농을 꿈꾸는 스타 4인방. 이들은 국내 대표적 농업대학인 한국 벤처농업대에 입학해 강원 인제군 소치마을에서 농촌수업을 받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생생히 담아 낼 예정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은 실제로 귀농에 대한 남다른 의욕을 드러냈다. 양준혁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야구 해설과 예능 출연 등 제2의 삶을 살고 있는데, 나이 50이 넘어가면 귀농해서 제3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서 “앞으로 내 이름으로 된 야구장을 건립하고 그 옆에서 텃밭을 가꾸거나 농장을 하는 삶을 꿈꾼다”고 말했다. 배우 강성진은 “아이들에게 땅을 밟고 살게 하는 것이 꿈이다. 개인적으로 반찬가게도 하고 있어 내게 의미가 더 큰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경남 김해 진영읍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농촌에서 자란 양상국은 “시골에 가서 사는 귀촌과 정말 농사를 짓는 귀농은 다르다. 촬영하면서 귀농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식재료에 관심이 많다는 강레오 역시 “외국의 유명 셰프들도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데 나 역시 더 큰 셰프가 되기 위해 농사를 배울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방송 사상 최초로 크라우드 펀딩(각종 매체를 활용해 대중의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통해 모금된 금액을 멤버들이 실제 농사에 필요한 종자와 비닐하우스 농업용 난방기 구입, 폐교를 활용한 캠핑장 건설에 사용하는 등 농촌 연계 사업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인기를 끈 도희가 내레이션을 맡아 멤버들의 좌충우돌 농촌 적응기를 맛깔나게 전달한다. 연출을 맡은 정민식 PD는 “지난해 한국 사회의 화두가 힐링이었는데 올해는 이를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실천하는 단계에서 귀농이 의미와 재미를 전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울러 젊은 사람들이 마을사람들과 융화하면서 농촌을 재생시키는 의미도 함께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어두컴컴한 동물원에서 제일 먼저 새벽을 깨우며 불빛을 밝히는 곳이 있다. 바로 사료조리실이다. 경매를 막 끝내고 채소와 과일을 한가득 싣고 들어오는 차, 해양동물에게 공급할 생선을 실은 차, 호랑이 먹이인 닭고기와 소고기를 내리는 차 등으로 붐빈다. 검수자는 제대로 된 먹이인지 꼼꼼히 살피며 기준에 못 미친다 싶으면 좀 더 좋은 것으로 가져오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검수를 끝내면 조리실 직원들이 32개 동물사로 보내기 위해 저울로 달아서 배분한다. 동물원 식구들이 먹는 과일·채소는 하루 평균 800㎏이다. 수산물 400㎏, 닭고기 200㎏, 소고기 100㎏ 등에 이른다. 양으론 코끼리가 단연 으뜸이다. 건초, 배합사료, 당근 등을 하루 80㎏이나 먹어 치운다. 6만원어치를 웃돈다. 가장 적게 먹는 동물은 이구아나. 양배추, 상추 등을 하루 40g 먹는다. 겨우 40원어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는 건강이란 병이 없다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완전히 양호한 상태를 말한다. 물론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효율성을 강조하는 가축과 달리 동물원 동물 관리에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동물로 관리하기 위해 동물원에서 하는 일은 참 많다. 사육의 개념을 넘어 반려자로서의 관리, 동물 고유의 본성을 살리고 정신·심리적 안정을 위해 환경을 자연조건에 맞춰 주는 행동 풍부화 등 끊임없는 본성 추구가 이뤄진다. 신체적 건강을 유지해 주는 동력이 균형을 갖춘 영양소 공급이다. 영양소는 생명 유지, 근육 활동, 내장기능 지속, 조직 생성,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극소량의 비타민과 호르몬은 신체 성장, 발달이 잘 이뤄지도록 기능을 조절한다. “살이 찌면 무병장수할 수 없다”는 말은 동물에게도 들어맞는다. 비만 땐 번식력도 떨어진다. 비만을 막으려면 동물이 좋아하는 먹이보다는 균형 있는 영양소 공급이 중요하다. 초식동물의 경우 배합사료보다는 건초 공급을 늘리고 곰, 표범 같은 동물은 운동량을 늘리면서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또 개별 동물의 상태를 파악해 식단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동물들의 영양소 요구량을 알고 걸맞은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 이렇게 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공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2007년 동물영양사를 채용했다. 2008년 미국 시카고에 있는 동물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여러 기관을 견학했는데 많은 곳에서 영양사를 두고 있었다. 특히 링컨파크 동물원에서는 영양적인 공급뿐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다. 서울동물원도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영양사를 통해 주요 동물에 대한 영양 공급 및 식단 조정 작업을 벌인다. 동물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동물에 대한 자료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동물에 대해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야생동물 영양 관리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새로운 동물이 들어오려 하는데 무엇을 먹여야 할지 알 수 없을 땐 정말 막막하기도 하고, 동물에게 “너 뭘 먹고 싶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경제동물인 가축의 자료를 이용해 야생동물 정보를 얻기도 한다. 예컨대 호랑이는 고양이, 테이퍼(멧돼지와 코끼리를 섞은 모습을 한 포유류)는 말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한다. 이를 상대적 영양관리 방법이라 한다. 서울동물원에서도 이를 이용해 사자와 호랑이 같은 빅캣의 식단을 고양이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해 바꿨고 고릴라 같은 유인원 식단에도 사람의 건강식단을 준용해 과일 위주에서 채소 위주로 바꿨다. 처음엔 달콤한 과일 맛을 그리워하며 파슬리, 양상추, 근대와 같이 건강에 좋은 먹이를 마다했지만 곧 적응해 이젠 아주 좋아하는 먹이로 바뀌었다. 영양성분을 분석해 사료의 열량, 단백질, 섬유질, 지방, 무기질 등을 살펴보기도 한다. 단백질이 모자라면 콩이나 소고기, 닭고기를 더 주고, 섬유질 부족 땐 채소 비율을 늘리면 된다. 코끼리 사료에 채소류와 건초를 조금 늘린 것도 성분 분석에서 섬유질이 영양소 요구량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열량도 너무 많거나 적지 않도록 동물에 맞춰 조절한다. 짧은코가시두더지 식단을 조절할 때도 그랬다. 여기저기 뒤져 봐도 짧은코가시두더지의 영양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인터넷을 며칠 뒤져서야 겨우 그럴싸한 논문 몇 편을 찾아냈다. 짧은코가시두더지는 호주 출신이며 흰개미를 즐겨먹는 동물이란다. 계절에 따라 섭취하는 열량의 90%를 흰개미로 섭취한다. 흰개미를 키워 날마다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흰개미의 영양성분 비율과 비슷한 식단을 짜려고 애썼다. 두드리면 열리는 법. 끈질긴 구글링으로 다른 동물원 식단과 여러 참고자료를 입수했다. 때로는 먹이를 줘도 잘 안 먹는 동물이 있다. 바로 다람쥐원숭이다. 워낙 호기심이 많고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을 가졌다. 비싸게 수입해서 들여온 전용 사료를 몇 입 베먹지 않고 버린다. 전용 사료는 원숭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완전하게 넣어 만든 것이라 많이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 몸에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알고 안 먹는 게 어린아이 반찬 투정하는 것이랑 똑같다. 다람쥐원숭이의 못된 식성을 어떻게 고칠지 동물사와 상의해 꿀이나 요구르트를 사료 겉에 발라서 주었더니 더 많이 먹게 됐다. 영양은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갖가지 먹이에 대해 항상 연구해야 하고 같은 종 내에서도 개체 차이나 시기별로 식단을 다르게 조정해야 한다. 올해엔 흰오릭스와 같은 주요 반추동물에 대한 식단 계획을 세웠다. 또한 동물사에서 간편하게 영양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영양관리 핸드북을 제작할 계획도 짰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는 통에 조리실은 더 바빠졌다. 냉장 닭고기를 냉동으로 바꾸고 소독해 동물사로 내보내고 있고 배합사료는 초소 밖 복돌이 동산에서 옮겨 싣고 있으며 건초 차량은 동물병원에서 연막소독을 한 뒤에야 작업을 한다. 모두 동물에게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동물복지의 한 분야가 아닌가 여기며 오늘도 새벽부터 바삐 움직인다. parksunduk@seoul.go.kr
  • [사설] 6년여 만에 이어진 남북대화 끈 살려나가야

    남북의 고위당국자가 어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실무대화 등과 달리 남북관계 전반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의 당국자끼리 대화를 갖는 것은 2007년 12월 10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후 6년 2개월 만의 일이다. 오랜 단절이었고, 그만큼 많은 상처를 안고 시작하는 대화다. 북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그 사이 두 차례씩 있었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라는 북의 만행으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치닫기도 했다. 남측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병사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는가 하면 때를 가리지 않는 북의 도발 위협에 우리 군이 비상경계에 돌입한 적도 여러 번이다. 남북관계가 후퇴와 경색을 거듭하는 시간들이었다. 이제 판이 바뀌었다. 북은 김정은 체제 3년차에 들어섰고, 남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2년째를 맞는다. 그런 점에서 어제의 대화는 6년여 만의 대화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 5년의 공백기를 지나 남북의 새 권력체제가 나누는 첫 대화로 보는 게 적확할 것이다. 지난 1년 수싸움을 거듭한 남북한 당국이 이른바 간 보기를 끝내고 박근혜 정부가 주창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담긴 퍼즐 조각들을 조심스레 하나씩 제자리에 맞춰 넣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어제 회담도 참모를 앞세운 박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대화로 봐야 할 것이다. 어제 회담에서 오간 논의 내용이 발표된 것 외에 더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는 당장 알 길이 없다. 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중대조치’에 담긴 진정성을 설득하려 했을 수도 있고, 향후 남북 간 관계 개선에 맞춰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리가 무엇인지를 가늠하려 했을 수도 있다. 미국과의 마찰음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 대신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과의 북핵 대화에 뭔가 물꼬를 터보려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중요한 것은 북측의 대화 의지다. 이번 회담을 북측이 먼저 제의한 점, 그리고 회담 대표에 반드시 청와대 인사, 즉 박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인사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한 점, 회담 자체를 비밀리에 하자는 요구를 우리가 거부했음에도 이에 응한 점 등은 그래서 고무적이다. 의도가 무엇이든 적어도 북측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이며, 따라서 향후 회담의 전도 또한 어둡지 않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주 재개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첫단추’라고 표현했다. 우리 음식은 밥과 국, 여러 반찬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먹어야 제맛이라는 ‘밥상론’도 제기했다. 이산상봉 이후 다방면의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이 메시지를 북은 잘 헤아려야 한다. 어제의 대화가 새로운 남북관계를 여는 첫 회담이 되도록 남북한 당국은 상생 공영의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길게 늘어선 줄 ‘맛집 수준’ 식판 보니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길게 늘어선 줄 ‘맛집 수준’ 식판 보니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그룹 투애니원 멤버 산다라박이 YG 식당 인증샷을 공개해 화제다. 산다라박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콘서트 준비로 바빠도 밥은 잘 챙겨먹어야죠. 블랙잭(팬클럽)도 다들 밥 잘 챙겨먹고 있죠? 점심시간에 식당은 북적북적. 줄이 너무 길어요. 하지만 맛있는 밥을 위해서라면”이라는 글과 함께 YG 식당 인증샷을 게재했다. YG 식당은 투애니원의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의 구내 식당으로 맛있기로 유명하다.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속에는 YG 식당에서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산다라박의 모습이 담겨 있다. YG 식당은 명성만큼이나 직원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다. 이가 화제가 되며 앞서 산다라박이 공개한 YG 식당 인증샷도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산다라박은 트위터에 “휴우, 식당 문 닫기 전에 도착했다. 오늘 반찬은 불고기. 잘 먹겠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먹어라”는 글과 함께 식판을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귀엽네”,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정말 맛있나봐. 만날 가는 듯”, “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보니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투애니원은 오는 3월 1, 2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 콘서트 ‘에이오엔(AON-ALL OR NOTHING)’을 개최한다. 사진 = 산다라박 트위터(산다라박 YG 식당 인증샷)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강혜정, 딸 하루 애교에 “너 같은 딸이면 둘도 키울 듯” 어땠길래?

    강혜정, 딸 하루 애교에 “너 같은 딸이면 둘도 키울 듯” 어땠길래?

    강혜정이 딸 하루의 애교에 푹 빠졌다. 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5화 아빠효과의 기적 편에서는 장현성 삼부자를 맞을 준비를 하는 타블로네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하루는 준우 준서 형제를 기다리면서 유난히 들뜬 모습으로 “오빠들에게 젤리를 주겠다”등의 말로 한껏 기분 좋음을 드러냈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면서도 타블로는 피곤함에 잠이 들기도. 하지만 주방에서 강혜정은 그들에게 줄 식사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아침에 한 통화에서 장현성은 타블로에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 달라고 말했던 것. 그에 강혜정은 하루가 거실을 돌아다니며 준우 준서 형제를 기다리는 틈에 각종 채소를 다져 볶음밥을 할 준비를 했다. 그러다 하루가 주방에 들어왔고, 강혜정은 하루에게 “어제 엄마 채소 썰다가 눈물났다”며 장난스러운 대화를 걸었다. 양파를 썰다 눈물이 났던 경험을 전한 것. 그 말에 하루는 왜 눈물이 났냐고 물어보며 “야채, 왜 그래!”라며 호통을 쳤다. 단순히 그것 뿐만이 아니라 하루는 분노의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가더니 김치냉장고 문을 열고선 “야채, 왜 그래, 태권도!”라며 경고의 말을 전했다. 또 다진 채소가 든 반찬통을 밟으려는 듯 제스처를 취해 강혜정을 당황스럽게 하는가 하면 채소의 성대모사를 하며 “(이제 또) 안 그래요”라는 귀여운 어투로 말해 사랑스러움을 자아냈다. 이와 같은 하루의 반응에 강혜정은 “너같은 딸이라면 둘이라도 키우겠다”며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KBS 2TV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산다라박 YG 식당, 박봄이 식당 안 가는 이유? ‘반찬보니 이해가’

    산다라박 YG 식당, 박봄이 식당 안 가는 이유? ‘반찬보니 이해가’

    산다라박이 YG 식당 인증샷을 공개했다. 지난 28일 산다라박은 자신의 트위터에 “휴우. 식당 문 닫기 전에 도착했다. 오늘 반찬은 불고기. 잘 먹겠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먹어라”는 재치있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산다라박 YG 식당’ 사진 속 산다라박은 자신의 소속사인 YG 식당에서 식판을 가득 채운 음식들을 들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빅뱅도 즐겨찾는 YG 구내식당’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이 게재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YG 소속 아티스트들 전용 지하식당으로 알려진 구내식당은 깔끔하고 청결한 내부로 감탄을 자아냈다. 산다라박 YG 식당을 접한 네티즌들은 “산다라박 YG 식당..빅뱅도 즐겨찾는 식당 나도 가보고 싶다” “산다라박 YG 식당,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 “산다라박 YG 식당, 대박이다” “산다라박 YG 식당..얼마나 맛있길래”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산다라박 트위터 (산다라박 YG 식당)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올 ‘블루슈머’ 보면 유망산업 보인다

    올 ‘블루슈머’ 보면 유망산업 보인다

    연초부터 대형 카드사에서 터진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올해는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는 개인 정보를 없애주거나 별도로 관리해주는 서비스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계청은 27일 경제, 사회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기존 기업과 예비 창업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6개의 유망산업 분야와 새로운 소비자를 꼽은 ‘2014년 블루슈머’ 보고서를 발표했다. 블루슈머(Bluesumer)는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뜻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통계청은 올해 6대 블루슈머로 ‘과거 지우개족’, ‘스몰웨딩족’, ‘꽃보다 누나’, ‘견우와 직녀’, ‘반려족’, ‘배려소비자’를 꼽았다. 우선 과거에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놓은 글과 사진 등을 지워주는 사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인터넷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례식’도 유망 사업으로 꼽혔다. 최근 실속 위주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젊은층 부부가 늘어나면서 작은 결혼식 관련 사업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작은 결혼식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과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스드메)을 묶어 싼 가격에 제공하는 상품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루비족’ 또는 ‘골드퀸’이라 불리는 ‘4050’(40∼50대)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류, 화장품, 건강기능식품도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직장생활 등을 이유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 가족들을 겨냥한 상품도 판매량이 늘 것으로 보인다. 원룸,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과 혼자 사는 남편을 위한 의류관리기, 국·반찬 배달 서비스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유기농 간식, 건강식품, 친환경 목재가구, 고급 유모차 등 반려동물 제품과 함께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애완견 TV 프로그램도 블루오션으로 꼽혔다.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환경, 보건,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사회적기업과 지역 특산품을 파는 마을기업, 협동조합도 유망 산업으로 선정됐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만두소는 고기 대신 표고… 떡국 얇게 썬 무 함께 끓이길

    만두소는 고기 대신 표고… 떡국 얇게 썬 무 함께 끓이길

    지난 추석 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아토피가 심해졌던 정지영(36)씨는 이번 설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설 음식은 기름진 게 대부분이어서 정씨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나물 반찬뿐이다. 그렇다고 사흘간 나물 반찬에 밥만 먹을 수는 없는 일. 정씨도 건강하게 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름기를 쏙 빼고 고기가 없어도 영양이 골고루 들어간 건강한 설 밥상을 차리고 싶다면 사찰음식을 활용해 보자. 육류를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활용하는 사찰음식은 먹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원장인 선재 스님은 “자극적인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먹으면 열이 나 마음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주로 불가에서는 정적인 음식을 먹는다”면서 “고기와 자극적인 음식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우선 대표적인 설 음식인 떡국과 만둣국에서부터 고기를 빼 보자.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들기름에 살짝 볶아 국물을 우려내면 고기를 넣지 않아도 뽀얗고 고소한 맛이 난다. 떡은 쌀가루를 뭉쳐 만들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찰에서는 소화를 돕기 위해 떡과 얇게 썬 무를 함께 넣어 끓인다고 한다. 무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가 많이 들어 있다. 만두를 빚을 때는 고기 대신 표고버섯을 들기름에 무쳐 만두소를 만들어 놓는다. 이때 호두를 갈아 같이 넣으면 고기와 같은 고소한 맛이 난다. 호두의 지방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 벽의 지방을 분해해 피를 맑게 해 준다. 표고버섯은 장 운동을 도와 몸의 독소를 빼 준다. 양배추와 당근, 시금치도 데치지 않고 생으로 다져 넣으면 소화가 잘된다. 나물을 무칠 때도 파와 마늘을 넣지 않고 간장과 참기름으로만 무치면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난다. 체질에 따라서는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등 설에 주로 먹는 나물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때 해독 기능이 있는 녹두전을 먹으면 나쁜 물질이 중화된다. 녹두전에도 돼지고기를 빼고 숙주, 시금치, 당근, 표고버섯, 도라지 등을 다져 넣어 보자. 숙주나물을 데치지 않고 날것 그대로 썰어 넣으면 물기가 생겨 굳이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아도 뻑뻑하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난다고 한다. 그래도 갈비찜이 먹고 싶다면 기름을 모두 제거한 뒤 살코기로만 조리하는 게 좋다. 돼지고기도 삶아서 편육으로 먹으면 지방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또 육류나 채소를 조리하기 전에 살짝 데쳐 볶거나 센 불에 단시간에 볶아도 흡수되는 기름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부침개를 만들 때 직접 기름을 두르지 않고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식물성 기름을 묻힌 종이로 한번 살짝 닦아 내는 것도 방법이다. 대개 기름은 원재료보다 튀김옷에 잘 흡수되기 때문에 튀김옷은 가능한 얇게 입히고 튀긴 뒤 냅킨을 깔아 기름을 빼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복지 혈세’ 부정수급으로 줄줄 샌다

    ‘복지 혈세’ 부정수급으로 줄줄 샌다

    “연로하고 오갈 데 없는 어르신들이 끼니라도 해결하려고 찾는 곳이 경로식당인데, 그 밥값을 빼돌리려고 상한 우유를 드리다니… 본인의 부모에게라면 이렇게 했겠어요?” 주부 A씨는 마을의 한 경로식당에서 식재료 구매서 등을 허위로 위조하며 무료급식 보조금을 편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그 식당은 노인 무료급식을 명분으로 국가 보조금과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으나, 실상은 선행과 거리가 멀었다. 경로식당의 운영자는 급식비를 줄여 사익을 취하려고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그대로 내놓거나, ‘잔반이 남으면 안 된다’며 반찬도 없이 밥과 국만 제공하기도 했다. A씨는 분을 참지 못해 복지부정 신고센터에 신고했고, 해당 식당은 현재 센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 예산의 약 30%에 이르는 ‘복지 혈세’가 줄줄이 새고 있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됐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의존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부정수급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정부합동 복지부정 신고센터’는 22일 출범 100일을 맞아 그동안 자체 조사를 통해 부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총 31건의 부정수급 사실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복지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출범한 신고센터에는 190건의 부정 신고와 587건의 신고 상담이 접수됐다. 신고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복지 분야가 총 85건(44.7%)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에서도 사회복지시설의 보조금 편취 사례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원장과 요양보호사의 이름을 허위로 등재하고 보조금을 착복한 노인요양시설 대표, 시설운영비 보조금을 횡령한 장애인복지관 관장, 경로식당 이용자 인원을 부풀려 운영 보조금을 부당집행한 노인종합복지관 등 다양한 사례가 적발됐다. 또 이중장부를 작성하거나 식당의 식자재 비용을 부풀려 조작해 매월 일정액을 되돌려받는 등 대담한 수법도 많았다. 이와 관련, 신고센터는 현재까지 조사를 완료한 5건을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나머지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사회적기업이나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에서도 복지 기금을 임의로 편취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신고센터는 상담과 접수, 사건 자체조사, 수사기관 수사(조사)의뢰, 신고자 보호 및 보상까지 ‘원스톱 처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익제보자가 신분 노출의 우려없이 편리하게 상담과 신고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센터장 포함 17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일괄적인 사건 처리를 도맡다 보니 고질적인 인력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아직 국내에서는 복지 부정에 대한 인식이 약하고 피의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점도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신고센터 관계자는 “복지 혈세의 누수를 막기 위해선 일반 국민의 제보가 중요하다”며 “국민 접근성 제고를 위한 ‘콜백 시스템’ 등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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