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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거 어르신 ‘밀착 보살핌’

    강동구는 독거 노인을 맨투맨으로 보살피는 ‘어르신 살피미’ 사업을 다음 달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23일 밝혔다. 구와 동 주민센터가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독거 노인을 선정, 살피미를 1대1로 결연해 주는 방식이다. 11~12월 시범운영을 거쳐 노인 782명을 살피미 496명이 밀착해 돌본다. 내년에는 중점관리 대상을 모두 관리할 수 있도록 2000명까지 살피미를 확대한다. 통장과 직능단체원, 동 복지네트워크 위원, 자원봉사자 등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살피미로 참여한다. 이들은 전화나 방문을 통해 주 2회 이상 안부를 확인한다. 이상징후 땐 동 주민센터로 연락해 필요한 서비스를 즉시 요청한다. 생활상태, 심리상태도 꼼꼼히 기록한다. 주민센터는 관리카드와 종합관리대장을 작성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한다. 실제 지난달 살피미가 치매 증상을 보인 백모(90)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 조치를 취했다. 현대홈쇼핑과 열린장애인문화복지진흥회 강동지부의 협조로 집안 대청소도 했다. 강동라이온스클럽의 도움으로 주 1회 청소를 하고 밑반찬을 드리기로 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 미국에 살고 있는 딸에게 연락해 요양원으로 모실 것을 권했다. 현재 백 할아버지는 노인요양병원에 입소해 있다. 구는 올 8~10월 현황조사를 해 독거 노인 4929명 중 중점관리 대상자 1838명을 선정했다. 이해식 구청장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위기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동체 문화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보듬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노숙인도 24시 몸 녹이게…

    올겨울이 유독 춥다는 예보에 따라 서울 성동구는 내년 3월 15일까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한파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일단 ‘한파 상황관리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아울러 한파가 이어질 경우 ‘종합지원상황실’을 설치하고, 인명피해 발생 등 비상 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독거 노인들은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안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방문이나 간호, 목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중관리 대상에서 빠진 독거 노인들에 대해서는 ‘안부확인 책임관리제’를 실시한다. 거동이 어려운 경우 노인종합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 등과 함께 식사와 밑반찬을 제공한다. 외부 활동이 어려운 점을 감안, 간호사와 운동사 등이 정기 방문해 건강과 질병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방문건강관리 프로그램’도 곁들인다. 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노숙인을 위해선 ‘24시간 게스트하우스’ ‘비전트레이닝센터’ 직원들이 특별순찰반을 짜 점검에 나선다. 고재득 구청장은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내 주변에 추위에 떨고 있는 노인이나 노숙인이 없나 되돌아보는 관심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어르신, 19일 산타가 미리 갑니다

    서울 종로구가 독거노인들에게 종합선물세트인 효(孝) 꾸러미를 나눠 주며 훈훈한 연말 만들기에 나섰다. 종로구는 19일 구청 한우리홀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인 400여명에게 효 꾸러미를 전달하는 ‘사랑 나눔 한마당 행사’를 연다. 이웃 사랑의 의미와 효를 되새기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꾸러미는 노인들이 자주 쓰는 파스를 비롯해 명란젓 등 반찬류과 고춧가루, 된장, 참기름, 홍삼젤리 같은 간식류 등 평소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 21가지로 가득 채워진다. 활용하기 좋은 리빙박스에 담은 후 공단 보자기로 포장해 받는 기쁨을 더한다. 현대자동차 국내 영업본부에서 물품을 후원했다. 각 동을 대표하는 자원봉사자 17명과 현대차 직원 5명이 배달도 한다. 식전행사로 종로구 보컬팀의 캐럴송 등 공연에 이어 올 한 해 사랑의 나눔을 실천한 기업체와 개인 31명에게 ‘이웃돕기 유공자 표창 및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도 갖는다. 김영종 구청장은 “도움을 준 현대차 직원과 자원봉사들에게 감사하다”면서 “모든 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곳곳을 살피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물가 잡아라” 충북 착한가격 업소 동맹

    물가 상승에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충북 지역 착한가격 업소들이 17일 도청에서 회의를 열고 착한가격 업소 충북도 연합회를 구성했다. 이들이 뭉친 것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또 소비자들이 고급화되면서 싼 가격만을 갖고 경쟁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앞으로 분기마다 회의를 열어 업종 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식자재와 물품의 공동구매와 제작 등을 추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착한가격 업소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친절도 향상 등 서비스도 개선해 착한가격 업소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 조직화에 따른 결속력 강화로 착한가격 업소들의 이탈도 예방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착한가격 업소들의 공통된 의견을 도출해 지자체에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신규로 지정된 착한가격 업소를 방문해 격려하는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영업장의 청결상태 유지, 원산지 표시, 반찬 재활용 금지, 친절봉사 등을 실천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2011년부터 저렴한 가격과 위생 청결 등에 부합된 업소를 착한가격 업소로 지정해 고무장갑, 쓰레기봉투, 상수도세 감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도내 착한가격 업소는 318곳이다. 중국음식점, 칼국수집 등 음식점이 86%, 나머지는 이·미용원, 세탁소, 목욕탕 등이다. 착한가격 업소로 지정된 칼국수집의 경우 다른 가게보다 1000원 이상 싸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착한가격업소 위생 안심 가게로 만들기로

    착한가격업소 위생 안심 가게로 만들기로

    지역물가안정 시책의 하나인 착한가격업소를 지정할 때 위생 기준을 크게 강화한다. 안전행정부는 착한가격업소 전국연합회 실천결의대회를 10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착한가격업소에 대해서는 평가항목의 위생·청결 점수를 기존 10점에서 25점으로 늘린 데 이어 내년에 새롭게 지정되는 곳에 대해서는 30점으로 또 올려 ‘안전한 먹거리’, ‘안심할 수 있는 위생업소’라는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저가 메뉴의 수를 ‘1~4개 이상’으로 지정한 기존 기준을 전체 메뉴 가운데 저가 품목의 비중을 ‘10~30%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착한가격업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점들에 대해 ▲반찬 재활용 금지 ▲영업장 내 청결 유지 ▲원산지 표시의무 준수 등을 실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안행부는 PC방, 세탁소 등 다른 업종 위생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국연합회는 지난 9월 시·도별지회를 구성한 데 이어 연합회 네트워크를 전국 227개 시·군·구까지 확대하고 이러한 방향을 공유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값이 쌀 뿐만 아니라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수원여자대학교, 지역단체와 함께 사랑의 김장 및 연탄나눔 봉사 시행

    수원여자대학교, 지역단체와 함께 사랑의 김장 및 연탄나눔 봉사 시행

    수원여자대학교(총장 정기언, www.swc.ac.kr)는 지난 11월 23일 화성시 장안여중에서 ‘2013 사랑의 김장 및 연탄나눔’ 봉사를 시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봉사에는 서청원 국회의원, 정기언 수원여대 총장, 금종례 도의원, 김정상 우정읍장 등의 내빈과 함께 수원여대, 사랑한모금회, 기아자동차 3공장, 조암 새마을금고, 삼괴고 등에서 25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이 만든 김장 4,500kg과 연탄 7천장은 화성시 거주 독거 노인들에게 전달되었다. 본 봉사는 지난 2006년 수원여대가 화성시 우정읍과 1촌-1교 자매마을 협약을 맺은 이래 매년 시행되고 있으며, 취약계층 주민 가사봉사, 밑반찬 지원, 이미용봉사 등도 지속적으로 시행 중이다. 작년부터는 이 지역 농촌청소년들을 다양한 내용의 직업체험봉사도 매월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서청원 국회의원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기언 수원여대 총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으며, 수원여대 박복희 사회봉사단장과 임승규 부단장은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한편, 수원여대는 관공서, 기업, 주민단체 등 지역 내 여러 기관들과 봉사협약을 체결하여 협력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1촌-1교 농촌봉사 외에도 취약계층 아동 대상 ‘어린이 대학’, 이동세탁봉사, 진로체험봉사 등 다양한 지역봉사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사회공헌대학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정기언 총장은 “수원여대는 성실•박애•봉사의 건학이념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비전으로 ‘사회공헌대학’을 선포하고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과 학교, 주민단체 등과 연계하여 지역주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봉사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고] 농업에 부는 융복합 바람/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기고] 농업에 부는 융복합 바람/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우리가 즐겨 먹는 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각각의 재료가 내는 본연의 맛도 있지만 여러 재료가 한데 섞여 만들어내는 맛이 비빔밥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비빔밥처럼 최근 몇 년 새 많은 분야에서 각기 다른 기술이나 기능을 섞거나 합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을 찍고 인터넷을 하고 길까지 찾아주는 스마트폰, 휘발유와 전기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오페라가수가 팝송을 부르는 팝페라, 소비는 물론 스스로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프로슈머 등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융복합의 사례다. 융복합 바람은 농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농업에 접목된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은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면서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비단을 뽑던 누에고치에서 실크단백질을 추출해 개발한 실크인공고막, 꿀벌의 벌침액인 봉독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봉독화장품, 곤충이 갖고 있는 항생물질인 코프리신을 이용해 개발 중인 염증질환 치료제 등…. 농업과 첨단 과학기술의 융복합이 만들어낸 성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몇 달 전 미국에서 첨단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와 신선 채소의 주 생산지인 살리나스밸리가 손을 잡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농업을 미래의 유망사업으로 보고 센서 기술과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농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농업에 부는 융복합의 바람은 일상을 넘어 미래로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농업의 6차 산업화’ 또한 대표적인 융복합 사례의 하나다. 농산물 시장개방, 기상이변, 고령화, 경영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돌파구를 융복합에서 찾은 것이다. 농촌의 6차 산업화는 기존 생산 중심의 1차 산업에 가공·관광·체험·외식 등의 2, 3차 산업을 융복합해 농가소득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6차 산업화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전북 임실의 치즈마을에서는 우유 생산(1차), 치즈 가공(2차), 치즈 만들기 체험·관광(3차) 등을 결합시켜 연간 7만여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고, 체험 관광을 통해 연 17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현대 농업의 특징은 유·무형의 자산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기계공학기술(MT), 환경공학기술(ET), 문화콘텐츠기술(CT), 우주공학기술(ST) 등 첨단 과학기술을 융복합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업을 생산하는 농업, 먹는 농업에서 정밀농업, 생명농업, 문화농업, 관광농업, 우주농업 등으로 발전시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바로 창조경제 시대 창조농업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입맛이 없거나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 큰 그릇에 여러 반찬들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 먹곤 한다. 한국 사람들은 무엇이든 한데 섞어 맛있게 비벼 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이 비빔의 일가견을 우리 농업에 접목시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잘 융복합시켜 나간다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창조농업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 믿는다.
  • 한지붕 한솥밥 여섯 할머니의 건강 비결

    한지붕 한솥밥 여섯 할머니의 건강 비결

    경남 의령군의 한 시골 마을에 아주 특별한 가족이 있다. 올해 84세인 김봉선 할머니를 따라 들어간 집에는 자그마치 6명의 할머니가함께 살고 있다. 김 할머니와 최고령인 88세의 최유순 할머니를 비롯해 한영순(83), 박판순(80), 허월분(77), 전점순(77) 할머니 등이 그들. 친자매도 아니건만 무려 10년째 함께 살아가고 있다. 10년 전 동네 청년들이 혼자 사는 할머니들을 위해 같이 살 집을 수리해 줬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의 집에는 칫솔도, 숟가락도, 베개도 모두 6개씩이다. 언제부턴가 할머니들은 피붙이보다 더 끈끈한 가족애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26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장수의 비밀’에서는 6명이 함께여서 웃음도 6배가 되는 특별한 할머니들의 건강 비결을 알아본다. 코끝에 겨울 날씨가 느껴지자 할머니들은 다 함께 김장을 준비한다. 텃밭에서 수확해 온 배추에 양념을 한 번 치댈 때마다 두세 마디씩 던지며 즐거워하는 할머니들. 양념이 부족하다고 티격태격, 또 담근 김치가 짜다고 투덜투덜. 담근 김치를 먹어보며 짜다고 웃고, 또 양념이 부족하다고 웃고, 끊임없이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꽃을 피운다. 최 할머니와 김 할머니가 오랜만에 장에 갔다. 주머니 깊숙한 곳에 꼬불쳐 뒀던 쌈짓돈까지 꺼내 떡도 사고 생선도 사는 할머니들. 큰언니들이 이렇게 통 크게 한턱 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물으니 바로 박 할머니의 생일파티 때문이란다. 그렇게 사온 재료로 나물무침이며 생선구이로 만들어 한 상 푸짐하게 차려내는 할머니들. 마치 명절 풍경을 보는 것 같다. 진수성찬인 생일상에 둘러앉아 부르는 생일축하 노래와 기분 좋은 복닥거림 덕분에 박 할머니의 80세 생일날이 더욱 훈훈해졌다. 주인인 전 할머니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집, 할머니들은 구석구석 부지런히 쓸고 닦는다. 덕분에 며칠간 사람 손을 못 탔던 집은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할머니들은 이제 이웃을 넘어 한가족과도 같다. 가을이 끝나기 전 도토리를 주우러 집을 나선 김 할머니. 일 욕심 많고 부지런한 할머니는 지난번에 산에서 멧돼지를 보고 놀랐지만 개의치 않고 또 산으로 향한다. 위험하다는 제작진의 만류에도 할머니는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한편 다른 할머니들은 식어가는 반찬 앞에서 저녁이 돼도 연락이 닿지 않는 김 할머니를 기다리다 결국 그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다. 특별한 가족이 있어 매일 더 건강해지는 여섯 할머니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충북 결식아동 지원 전자카드 도입 딜레마

    충북 결식아동 지원 전자카드 도입 딜레마

    방학 중 저소득층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이 여전히 겉돌고 있다. 종이 상품권이 분실·파손되는 데다 결식아동이란 ‘신분’을 드러내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자카드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2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방학 중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2004년부터 지자체들이 시장이나 농협마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학생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매달 상품권을 받으러 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를 방문해야 했다. 분실하거나 힘있는 학생들이 빼앗는 일도 속출했다. 부모들이 술과 담배를 구입하는 등 다른 용도로 쓰는 사례도 많았다. 전자카드는 지자체가 가맹점으로 모집한 식당과 제과점, 슈퍼마켓 등에서만 쓸 수 있다. 지자체들은 한끼를 3500원으로 따져 방학일수를 곱한 만큼의 금액을 충전해 준다.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충북의 경우 12개 시·군 가운데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 증평군이 전자카드를 도입했다. 충남도 서산시가 지난해 10월부터, 태안군은 지난 3월부터 전자카드를 도입했다. 경북에서도 4개 시·군이 전자카드로 바꿨다. 하지만 전자카드도 부작용이 있다. 신용카드와 달리 전자카드에 ‘꿈자람카드’(서울은 꿈나무카드)란 문구가 새겨져 상품권처럼 ‘저소득층’이란 사실이 노출돼 사용을 꺼리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식당 등이 얼마 되지 않는 읍·면지역은 가맹점 모집이 어려워 학생들이 다양한 업소를 이용할 수 없다. 2010년 9월 전자카드를 도입한 충주시는 한 해 3061명이 급식지원을 받고 있는데 지원대상 학생의 10%가량이 사용을 기피하면서 충전된 금액을 다 쓰지 않고 있다. 충주시 가금면 등 일부 읍·면은 가맹점이 5곳도 안 된다. 충주시 관계자는 “가맹점이 많은 곳에 사는 학생은 하루 사용량을 1만원으로 제한하지만 가맹점이 적은 곳에 거주하는 학생은 도심지역에 나와 장을 보고 갈 수 있도록 하루 사용량 제한이 없다”면서 “라면이나 빵 등을 한꺼번에 많이 사놓으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도입된 전자카드 취지에 어긋나지만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북도는 시·군들에 전자카드 도입을 독려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도에선 전자카드를 부모들이 갖고 다니며 사용하기도 한다. 시·군들은 상품권 지급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전자카드의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아 고민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상품권이나 전자카드 대신 학생들에게 도시락이나 밑반찬을 제공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면서 “일자리 창출사업 등과 연계해 노인들이 조리와 배달을 맡으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올해 충북지역 결식아동 지원 대상은 1만 9400명이며 예산은 56억 3600여만원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노원구, 더 추운 이웃에게 온기 한가득

    서울 노원구가 내년 2월 16일까지 소외 계층과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기 위한 ‘2014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펼친다고 20일 밝혔다.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은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주관하고 노원구에서 후원한다. 지원 대상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주거 및 생계가 불안한 저소득 가정과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이웃,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 등이다. 구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희망 나눔 실천운동을 전개해 성금을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한 부모 가정, 결식아동 등에게 사용할 계획이다. 구는 가구 형태에 따라 ▲독거 노인에게는 쌀, 도시락, 반찬 등 제공 ▲결식아동에게는 급식 등의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금 접수를 원하는 주민은 구청 4층 복지정책과에 설치된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접수창구에 맡기거나 온라인계좌(우리은행: 015-176590-13-522, 예금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지회)로 입금하면 된다. 성품 접수는 구청 복지정책과와 19개 동 주민센터로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성금을 기부하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자신의 기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및 소득세법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경기 침체와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어느 해보다 지역 저소득층의 겨울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역 주민들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이번 사업에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의정 포커스] 안병건 도봉구 의원

    [의정 포커스] 안병건 도봉구 의원

    “권력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봉사 활동 아니겠습니까. 작은 재능이라도 나눠야죠.” 안병건 서울 도봉구의회 의원은 지역 사회에서 알아주는 봉사의 달인이다. 없는 시간까지 쪼갤 정도로 봉사가 늘 몸에 배어 있다. 비결을 들으려고 만났던 지난 13일에도 그는 이른 아침부터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벽제화장터)에 다녀왔다. 외롭게 살다 세상을 뜬 독거노인 한 분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그는 2004년부터 도봉노인종합복지관 등이 시행하는 장례지원단 봉사자로 뛴다. 정병원에서 있었던 발인에서부터 승화원 시설에 유골을 뿌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묵묵히 수행하고 점심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안 의원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이 많던 분이더라고요. 얼마 되지 않는 기초수급비도 이웃과 나눠 쓰곤 했답니다.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오면 기분도 좋고 보람도 있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봉사 활동은 이뿐만 아니다. 치매 어르신 야유회 차량 봉사를 하다가 인연을 맺게 된 도봉노인복지관의 셔틀버스 운전대도 잡는다. 기사가 교육, 휴가 등으로 결근해 복지관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달려간다. 벌써 7~8년 됐다. 아침 일찍부터 두 시간이 넘도록 도봉 지역 전체 14개동을 돌며 복지관을 오가는 노인 100여명을 실어 나른다. 그의 달력에는 매주 금요일은 아예 봉사의 날로 정해져 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 가정 등에 도시락 및 반찬 배달을 하는 날이다. 하루 20개 안팎을 전달하게 된다. 이 또한 십수년째 해오고 있는 활동이다. 의정 활동에 지장은 없냐고 물었더니 안 의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버스를 몰며 도로 곳곳의 상태나 시설을 살피고 어르신들을 만나 소통하며 불편한 점과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의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너만한 일꾼이 없다”며 등 떠밀려 지방선거에 나왔다가 덜컥 구의원 배지를 달게 된 3년 전부터는 봉사 활동에 불편한 점이 많아졌다며 아쉬워했다. 예전에는 어려운 이웃에게 물질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는데 의원 신분에서는 기부 행위에 해당돼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소 무슨 일이든 불러만 주면 다하겠다고 공언하고 다녔더니 “외출했는데 가스불을 켜놓은 것 같다”는 전화도 받았다며 싱긋 웃는 안 의원은 봉사 활동을 다니다가 오늘은 누구누구가 와서 사진 찍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봉사 활동은 거창한 게 아니다. 생활 속에서 시간 나는 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가진 재능을 나눈다면 사회가 더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여보 나 이제 ‘삼식이’ 아니야 삼계탕도 하는, 요리책 낸 남자야

    여보 나 이제 ‘삼식이’ 아니야 삼계탕도 하는, 요리책 낸 남자야

    옛날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게 유죄였지만, 이젠 상 받을 일이다. 남자도 직접 식재료를 사고 음식을 만들 줄 알아야 마땅한 시대다. 은퇴한 시니어 남성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집에서 “밥 차려 와~” 큰 소리 쳤다가는 봉변당하는 장면이 TV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라도 알아서 챙겨 먹어야 한다. 이러한 시니어 남성들에게 어울리는 책이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가 내놓은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영양 가이드북-남자의 만점 요리’다. 책은 전국 최초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전문 기관 ‘시니어행복발전센터’ 1주년의 성과를 담았다. 지난해 말 기준 영등포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12%(4만 9000명)였다. 그래서 은퇴 이후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위한 체계적인 직업 교육과 평생 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구는 지난해 11월 대림동에 있는 보건분소 2층을 리모델링해 시니어행복발전센터를 열었다. 제2의 직업찾기, 제2의 인생설계, 건강한 여가생활, 특별프로그램이란 네 가지 틀에서 58가지 프로그램이 번갈아 꾸려졌다. 남성요리교실, 재무설계컨설팅, 예비조부모 신세대 육아법, 바리스타 교육, 동양화 POP(예쁜글씨) 교육, 통기타, 사진 촬영, 아카펠라, 도시농부학교 등이다. 센터 활동은 재능 기부로도 이어졌다. 센터 회원들은 지난여름 독거노인과 주민을 초청해 통기타 연주회도 갖고, 글과 그림을 담은 부채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센터 프로그램에는 지난 9일까지 연인원 5922명이 참여할 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특히 시니어 남성의 건강한 식생활과 가사 자립을 돕는 남성 요리교실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책에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을 바탕으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하고, 성인 남성 영양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메뉴가 선택됐다. 밥·죽, 국·찌개, 반찬, 삼계탕·잔치국수·떡국 등 일품 요리에 이르기까지 30개 레시피가 담겼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정보도 곁들여졌다. 조길형 구청장은 “노후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활기찬 제2의 인생을 시작하도록 꾸준히 프로그램을 운영·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치계미/안미현 논설위원

    치계미(雉鷄米)라는 게 있다. 입동이나 동지, 섣달 그믐날에 마을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풍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자어를 그대로 풀면 꿩(雉)과 닭(鷄)과 쌀(米)이다. 꿩도 잡고 닭도 잡아 따뜻한 쌀밥에 정성껏 담아낸다는 의미이리라. 기력에 좋은 양분을 듬뿍 섭취해 엄동설한을 잘 견뎌내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원래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 명목으로 받는 뇌물을 의미했다고 한다. 어떤 연유에서 훈훈한 세시풍속으로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발전적 승화임에는 틀림없다. 아마도 긴긴 겨울을 끝내 못 넘기고 이승을 떠나는 동네 어른들이 늘면서 이심전심 생겨난 추렴이 아닐까 싶다. 밭뙈기 한 자락 없는 사람도 이날 만큼은 돈이나 곡식을 냈다고 한다. 정 형편이 안 되는 사람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으로 숨어든 미꾸라지라도 잡아 대접했단다. 이름하여 도랑탕 잔치다.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올해도 연탄이며 김장배추며 많이들 실어나르고 있다. 그런데 예전만은 못하다는 얘기가 꼭 따라붙는다. 치계미의 온기가 더 많이 더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싶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제주 해녀들이 차려낸 바닷속 ‘생명의 밥상’

    제주 해녀들이 차려낸 바닷속 ‘생명의 밥상’

    ‘우리는 제주도의 가엾은 해녀들/비천한 살림살이 세상이 안다/추운 날 더운 날 비가 오는 날에도/저 바다의 물결 위에 시달리던 몸/아침 일찍 집을 떠나 밤이 되면 돌아와/어린아이 젖 주면서 저녁밥을 짓는다.’ (해녀의 노래) 제주도 옆에 자리한 아름다운 섬 우도. 이곳 여성 10명 중 9명은 해녀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삶이 담겨 있다. 목숨을 걸고 들어가는 위험한 일임에도 오늘도 여인들은 가족을 위해 바다로 향한다. 고단한 삶을 노래한 해녀의 노래를 부르면서…. EBS는 18일 밤 8시 20분 요리비전 ‘어머니의 맛을 담다, 제주 해녀 밥상’을 방영한다. 바다에서 얻은 생명력 넘치는 밥상을 소개한다. 푸른 우도의 바다에는 풍부한 해산물이 있다. 이곳에서 추운 날도 더운 날도 거친 바다에 몸을 던지는 해녀들의 삶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수십 년의 세월을 하루같이 바다에서 살아온 이들이다. 그 가녀린 몸으로 해산물이 가득 담긴 20㎏이 넘는 그물망을 척척 지고 나른다. 거친 바닷바람을 그렇게 온몸으로 버텨 온 해녀들이 차려낸 밥상은 어떨까. 제작진은 해녀들이 차려주는 건강하고 싱싱한 어머니의 맛을 보러 우도로 향했다. 물질하고 돌아와 지친 몸을 데우며 든든하게 먹는 ‘궁둥저배기’란 음식이 있다. 갓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로 만드는, ‘생명의 밥상’의 대표 음식이다. 해녀들은 음식을 맵거나 짜지 않게 먹는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끼기 위해서다. 톳, 소라, 성게, 미역을 따자마자 먹거리로 만들어 싱싱하게 먹는다. 특별한 손님이 왔을 때 꼭 해 준다는 음식도 있다. 해녀 김순진씨는 톡 쏘는 맛으로 ‘미쳐서’(무쳐서) 먹는 톳무침을 비롯해 바다에서 건져 올리자마자 바로 만드는 소라회, 소라성게젓갈, 성게미역국 등을 소개한다. 살아있는 방게를 으깨 쌀과 함께 푹 끓여 만드는 ‘깅이죽’은 식재료가 많지 않던 시절부터 즐겨 먹었던 요리다. 반찬으로 준비한 보말볶음, 소라젓갈, 깅이볶음 등도 입맛을 돋운다. 바다가 내준 선물로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하며 함께 나눠 먹는 그 맛이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89개 서울 전통시장 우수상품 한자리에

    서울 시내 89개 전통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우수상품과 자랑거리를 뽐낸다. 서울시 전통시장 이벤트로서는 최대 규모다. 시는 19~20일 서울광장에서 ‘제1회 서울 전통시장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함께 만드는 전통시장, 함께 누리는 마을시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들의 전통시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장마다 과일, 건어물, 떡, 반찬, 과자, 한약, 족발 등 특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시의 컨설팅으로 브랜드가 된 신응암시장 ‘끄덕반찬’과 목3동시장 ‘깨비만두’도 맛볼 수 있다. 먹거리 판매부스에서는 광장시장 빈대떡, 남대문시장 호떡, 송화시장 빨간어묵, 신원시장 순대, 영천시장 꽈배기 등을 각 시장 달인들이 직접 만들어 판다. 종로 통인시장 도시락카페, 동대문 답십리 현대시장 MT몰 및 산악패키지, 구로 구로시장 전통혼례 의식 등 시장별 홍보부스도 들어선다. 골동품이나 추억의 영화포스터를 전시하는 추억의 거리, 기업이나 은행들이 참여하는 상생협력관 등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개막식 후에는 서울시 홍보대사인 가수 조항조가 공연을 펼친다. 상인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비롯해 사물놀이, 탈춤 등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최동윤 경제진흥실장은 “이렇게 대규모로 열리는 전통시장 박람회는 처음”이라며 “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빼면 잘 팔린다…식품업계 웰빙바람 타고 ‘마이너스 마케팅’ 대세

    빼면 잘 팔린다…식품업계 웰빙바람 타고 ‘마이너스 마케팅’ 대세

    김모(33)씨는 지난 주말 김밥을 싸려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 그의 장바구니에는 달걀, 햄, 어묵, 단무지 등 김밥 재료가 담겼는데, 각 제품의 겉포장마다 ‘無’라는 글자가 크게 인쇄돼 있었다.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7개까지 합성첨가물을 쓰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채소도 무농약이나 유기농만 고른다는 김씨는 “임신부인 아내와 첫째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무첨가 식품이 있으면 좀 비싸더라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와 건강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합성첨가물을 뺀 무첨가 가공식품의 인기가 높다. 이른바 ‘마이너스 마케팅’이다. 내수시장 포화로 한계를 느낀 식품업계는 일반 제품에 비해 10~20%가량 비싼 무첨가 제품을 내세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무첨가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육가공식품인 햄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산 돈육 함량이 고급 햄을 가르는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화학성분을 누가 더 많이 뺐느냐가 관건이 됐다. 현재 이마트에 진열되는 120여개 냉장 햄 중 39%에 이르는 48개 제품이 첨가물을 줄이거나 넣지 않은 ‘건강 햄’이다. 건강 햄 비중이 10%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하연교 이마트 바이어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해 제조사들이 잇따라 건강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다른 상품군에서도 이런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무첨가 햄의 ‘원조’를 자처한다. 2010년에 5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소르빈산나트륨, 전분 등 다섯 가지 식품첨가물을 뺀 ‘더 건강한 햄’을 출시했다. 불그스름한 색을 내서 고기와 비슷해 보이고, 식욕도 돋우는 아질산나트륨은 수십년간 가공 햄의 필수 성분처럼 여겨졌다. 이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햄이 허여멀건해서 맛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아질산나트륨 대신 채소 샐러리에서 추출한 식물 성분으로 햄의 색깔과 맛을 냈다. 더 건강한 햄은 출시 6개월 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지난해 매출이 700억원으로 7배 성장했다. 올해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구들의 건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부들이 많아지면서 무첨가 햄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면서 “2011년부터 건강 햄이 시장점유율 1위(닐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첨가 햄 시장에 청정원과 롯데푸드도 뛰어들었다. 청정원은 지난 3월 프리미엄 냉장 육가공 제품인 ‘건강생각’을 출시했다. ‘건강한 마이너스’를 콘셉트로 한 제품으로 합성아질산나트륨, 산화방지제, 합성색소 등 여섯 가지 첨가물을 뺐다. 국내산 돼지고기만 사용하고 합성첨가물과 정제염 대신 채소 분말과 천일염을 사용했다. 한 달 뒤인 4월에는 롯데푸드가 일곱 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은 엔네이처 햄 시리즈를 선보였다. 롯데푸드는 건강 햄 시장의 규모를 고려해 엔네이처의 매출 목표를 올해 460억원, 2015년 1200억원으로 잡았다. 풀무원은 대부분의 제품에 마이너스 마케팅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향미증진제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합성착향료를 넣지 않고 표고버섯과 무, 양파, 양배추 등으로 맛을 낸 라면인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가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은 한 봉지 가격이 1470원(대형마트 기준)으로 라면 판매량 1위인 농심 신라면(634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렇지만 출시 2개월 만에 200만개 이상 팔렸다. 풀무원은 반찬류에도 합성첨가물을 뺀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13일 내놓은 ‘바람건조 꼬들단무지’는 빙초산, 사카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 합성착색료, 합성보존료를 사용하지 않고 과일야채발효당, 벌꿀을 첨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충남 태안 게국지와 내포 우거지김치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충남 태안 게국지와 내포 우거지김치

    간밤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농부들 맘은 조급해졌다. 뒤란에 와르르 쏟아진 은행은 물론이고 콩이며 감 등 남은 곡식을 거둬들여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속이 꽉 찬 김장배추를 얻으려면 날 잡아 짚으로 묶어주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는 단맛을 채우면서 굵어가고 아낙들은 포구를 어슬렁거리며 젓갈준비를 한다. 황석어를 달여 놓고, 까나리액젓, 새우젓, 조개젓이 집안 물림대로 준비된다. 서리 두어 번만 더 내리면 김장을 해 부칠 참이다. 한데 태안 아낙들은 1년 내내 ‘겟국’을 모으며 ‘김장 그 후’를 기다렸다. ‘그 후’라는 것이 허접한 시래기뿐일 텐데 왜 사내들은 막걸리 잔을 상상하며 빈 밭에서 갈배추를 줍고 아낙들은 연중 겟국을 모을까. 태안이 감춰 둔 그 맛이 무엇일까. 그들에게 게국지는 과거부터 내려온 어머니의 향수이자 냄새로도 구별되는 유전자 같은 음식이다. 태안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사철 해산물이 풍부하다. 싱싱한 갯것을 즉석에서 굽거나 끓여 먹기도 하지만 냉장고가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에는 천일염을 툭툭 뿌려 말리거나 염장을 했다. 그래서 태안에서 흔한 꽃게나 박하지, 능쟁이, 농게를 소금물에 담가 먹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살펴보면 이렇다. 본래 태안에서의 꽃게 장은 간장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체로 고춧가루를 빨갛게 이겨 즉석에서 담근 ‘무젓’을 즐긴다. 재료가 싱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꽃게는 간장게장 맛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양조간장이 나오기 전, 집 간장은 귀했다. 미역국을 끓이거나 나물을 무칠 때 아껴 넣을지언정 헤프게 게장을 담가 먹지는 못했다. 해서 태안에서는 천일염으로 소금 장을 만들었다. 짭조름하게 간을 맞춘 소금물을 설설 살아 움직이는 꽃게에 부었다. 사나흘 지난 후 게에 간이 배면 소금장을 따라내 와르르 끓였다. 완전히 식혀 다시 꽃게에 붓는다. 두어 번 반복하면 게장은 맛이 든다. 지금 간장게장에 비하면 짜고 비린 듯하지만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꽃게를 담갔던 소금장은 버리지 않고 다시 게장을 담글 때마다 소금 한 줌을 넣고 끓이기를 반복, 연중 사용했다. 그러니 10월 가을 꽃게 때부터 시작된 이 소금장은 달여서 다음 해 5월, 장이 노랗게 밴 암꽃게에도 부어졌다. 여름이면 꽃게 금어기다. 이때는 갯벌에서 잡은 황발이, 즉 농게에 이 겟국을 부었다. 밥맛이 없는 여름철 최고의 반찬이었다. 게 맛을 아는 태안 사람들에게 농게는 일품이다. 능쟁이, 칠게가 이품이면 꽃게는 미안하게도 삼품이다. 이렇게 달여 붓기를 반복하는 동안 소금장은 색이 검게 되며 게에서 빠져나온 온갖 미네랄과 칼슘, 아미노산이 소금장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늦가을. 모양 좋은 배추는 포기김치를 담그고 우거지와 밭에 뒹구는 갈배추를 거둬들일 차례다. 갈배추는 머리만 툭툭 쳐서 함지박에 넣고, 노랗게 익은 호박을 착착 썰고, 덜 익은 끝물 고추와 마늘, 생강을 이겨 게국지로 간을 한다. 새우젓을 더 넣는 경우도 있으나 이렇게 허드레 배추와 겟국을 넣고 아무렇게나, 막 버무린 김치가 본래의 태안 게국지다. 사나흘 지나 간이 배면 냄비에 담아 보글보글 지져 먹는다. 짭조름한 게국지의 묵은 맛과 호박의 들큼함, 배추의 달게 씹히는 맛이 어우러져 기막힌 시절김치가 된다. 금방 먹어야 질기지 않으나 좀 짜게 담가 늦봄에 삭았을 때 지져 먹는 맛 또한 특별하다. 게국지는 냄비에 김치와 쌀뜨물을 부어 아궁이 잔불로 자글자글 끓이기도 하지만 향수를 떠올리는 옛사람들은 가마솥에 찐 게국지가 으뜸이라고 말한다. 밥이 우르르 끓으면 양재기에 이 김치를 담고 솥 귀퉁이에 넣어둔다. 그러면 밥물이 적당히 들어가 부드럽고 간이 잘 맞는 게국지가 된다. 밥 한 술 떠서 시래기를 쭉쭉 찢어 숟가락에 얹으면 천상의 음식이 부럽지 않다. 이 게국지와 비슷한 것이 내포 쪽 ‘우거지김치’다. 김장을 한 함지박에 시래기를 넣고 남은 양념으로 그릇을 씻어내듯 버무려 항아리에 넣어 둔 김치다. 좀 짜게 담가 봄에 먹는다. 봄볕이 들면 시래기는 하얗게 꽃가지가 핀다. 그런데 이 곰팡이 냄새가 지독한 시래기를 지져 먹는 맛이라니. 항아리 위쪽의 두어 포기를 걷어내고 폭 삭은 김치를 보시기에 꺼내면 이 ‘군둥내’로 온 동네가 소란스러웠다. 이 우거지김치는 사람 손이 닿으면 금방 삭아서 항아리를 여는 즉시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요즘 주거환경에서는 냄새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지만 옛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한 발효식품이다. 어떤 음식이든 방송을 타면 소란스러워진다. 게국지도 마찬가지여서 태안, 안면도 권을 여행하다 보면 식당마다 게국지 간판이다. 김치에 꽃게나 대하를 넣어 김치찌개처럼 끓이거나 해물탕처럼 내놓는 ‘유사 게국지’가 많다. 1년 삭힌 게국을 구하기 힘들 뿐더러 요즘 사람들이 맛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가 생기면서 김장이 빨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서리 먹은 무와 배추가 달고, 김장은 추울 때 해야 제맛이다. 단맛이 밴 무를 채로 쳐서 그 해 해팥을 삶아 무시루떡을 하던 김장하는 날. 그리고 그 김장의 편린 태안 게국지. 삭혀 군둥내 나는 과거의 힐링 음식들이 식탁에서 사라져가니 아쉽고 그립다. 심하게 편두통을 앓던 어느 겨울날. 뜨끈하게 끓여낸, 짜디짠 할머니의 게국지 한 사발로 힘을 얻었던 적이 있다. 바닷바람이 허름한 천막을 들추며 솨솨 거리면서 들어왔고, 등이 굽은 할머니가 비척거리며 끓여 주던 영혼의 음식. 그 오랜 기억 속의 게국지가 그리운 만추다. 천일염과 가을 바람 태안의 우럭과 만나 시원한 젓국이 되니 우럭은 보리누름이 최고라는 말이 있다. 4~6월 산란기 때 살이 올라 달고 기름이 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닷가 사람들은 봄과 가을 두 철이라고 말한다. 교미기간인 가을 또한 영양분이 올라 살이 단단하고 달다. 게다가 갓 잡은 우럭을 찬바람에 두어 날 말리면 배때기에 기름이 노랗게 올라 찌거나 탕을 끓였을 때 감칠맛이 빼어나다. 생선은 갓 잡아 신선한 것도 좋지만 천일염을 뿌려 두어 날 바람에 말린 것이 가장 맛있다. 태안에서는 연중 우럭이 올라온다. 과거 우럭을 잡는 토속적인 방법은 독살이다. 바닷가에 오목하게 함정을 파놓고 돌로 담을 쳐 놓아 밀물 때 들어온 생선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전통 어로방식이다. 지금도 남면 등 해안가에 독살이 남아있다. 독살에서 우럭이 많이 잡히면 “진미 났다” “꽃이 난다”고 외치며 동네 사람들과 나눠먹었다. 이렇게 흔하니 태안의 제사상에는 우럭포가 올라간다. 포를 쪄 상에 올렸다가 음복 후 술안주로 살을 발라 먹는다. 이때 남은 머리와 뼈를 쌀뜨물에 넣고 팔팔 끓여내면 국물이 뽀얗게 올라온다. 제사상에 올렸던 두부부침을 넣기도 했는데, 다진마늘 정도만 곁들였다. 새우젓이나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이렇듯 가을에 잘 말린 우럭포로 젓국을 끓이면 비리지도 않고 담백하여 그 시원한 맛이 속풀이로 일품이다. 태안 미식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침상 차림은 역시 우럭젓국이다. 글 사진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빠지면 철새들의 은신처인 서산AB지구를 지나 태안북부와 안면도로 빠지는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어느 쪽으로 빠지든 태안여행은 바다와 소나무 숲을 낀 느린 성찰이 가능하다. 무작정 아무 포구나 숨어들어도 해산물이 풍부하여 식도락의 즐거움은 크다. 요즘 꽃게, 대하, 굴이 많다. 근래 저녁놀이 곱다. →제철 맛집(041) 솔밭가든(안면도 673-2034, 게국지, 우럭젓국 정식), 곰섬나루(남면 675-5527, 점심 예약제), 토담집(태안시내 674-4561, 우럭젓국, 간장게장), 향토꽃게장(태안시내 674-5591, 우럭젓국, 간장게장), 진국집(서산시내 665-7091, 게국지 백반)
  • [이슈&이슈] 194억 들여 국내 첫 마트형 시장 변신… 손님 없어 상인들 한숨만

    [이슈&이슈] 194억 들여 국내 첫 마트형 시장 변신… 손님 없어 상인들 한숨만

    “재래시장과 상인들을 살리기 위한 현대화 사업이 오히려 우리를 사지로 내몰고 있심더, 정부와 경산시에 조속한 회생 대책 마련을 호소함니더.” 지난 8일 오후 4시 경북 경산시 하양읍 금락리 하양공설시장. B동 2층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구름다리를 건너자 A동 2층이 나왔다. 고객들로 한창 붐빌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무거운 적막감만 흘렀다. 일부 상인은 졸음에 겨운 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군데군데 빈 상가가 눈에 띄었다. 한 상가 앞으로 다가서자 주인이 “오늘 첫 손님 오셨네”라며 크게 반겼다. “상가가 왜 이렇게 한산하냐”고 묻자 “지금뿐만 아니라 종일 그렇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올 들어 국내 첫 마트형 시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하양공설시장이 새롭게 문을 연 이후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빈사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상인들은 생계 위협까지 받고 있다. 시는 2009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4년여에 걸쳐 하양공설시장을 전국 최초의 마트형 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국비 75억원 등 총 194억원이 투입됐다. 연면적 9108㎡에 2층(A동)·3층(B동) 등 건물 2개를 지었다. 상가 109곳과 주차장,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문화교실, 어린이놀이터 등을 갖췄다. 특히 백화점이나 마트처럼 고객들이 카트를 이용해 한 곳에서 쇼핑하고 차량에 실을 수 있도록 했다. A동 1층엔 공산품마트와 농수축산물·과일·채소·반찬 가게·푸드코트 등이, 2층엔 한복·의류·미장원·신발·화장품·열쇠 가게 등이 배치됐다. B동 1층엔 방앗간·건강원·종묘·새시·전통음식점 등의 점포가 입주했고, 2·3층과 옥상에는 107대 규모의 주차 공간이 마련됐다. 시장 주변에는 이벤트광장, 휴게광장, 자전거보관대 등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시장에는 지난 5월 개점 이후 6개월째 고객이 끓긴 채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A동 2층에서 신발가게를 하는 서석환(73)씨는 “시장을 새로 짓고는 하루 신발 2~3켤레 파는 게 전부다. 예전의 10분의1도 안 된다. 거짓말 같은 일이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고개를 돌렸다. 한복점을 운영하는 상인회 이종활(54) 감사는 최근 5개월여간의 매상 장부를 펼쳐보이며 “이거 봐라, 이곳에 입주한 뒤 마수걸이를 못한 날이 수두룩하지 않나. 수입이 없는데도 매일 꼬박꼬박 관리비 등으로 1만 5000원을 지출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70여개 입점 상가 가운데 대여섯 상가 정도를 빼고는 파리만 날리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아래층에서 건어물을 파는 한동태(74)씨는 “손님이 와야 장사를 하지”라며 “건물을 새로 짓기 전인 4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B동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1층에서 곰탕집을 하는 유귀자(60)씨는 “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고 푸념했다. 같은 층의 한 상인은 “잘되는 멀쩡한 시장을 철거하는 바람에 우리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면서 “이건 시의 잘못된 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발생한 재난 상황으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은 이런 극심한 불황이 시의 현대화 사업 실패와 원칙 없는 시책 때문으로 여긴다. 2년 만에 끝내기로 한 시장 현대화 사업을 4년 이상 질질 끄는 바람에 고객들이 인근 대구와 영천 등지로 모두 빠져나갔다는 것. 상인들은 “시가 조속한 시장 현대화를 바라는 상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민선 단체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예산을 과다 투입하는 등 사업을 지나치게 확대했다. 그래서 2010년 말 완공 예정이던 공기가 2년 이상 지연됐다”면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또 시가 공설시장 현대화 사업과 함께 인근 조산천 제방 도로에 있는 200여 불법 노점을 완전히 철거하기로 약속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임대료 등을 내고 합법 영업하는 자신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푸념했다. 업종이 공설시장과 겹친다. 공설시장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마트 8곳도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게다가 상인들의 영세화로 인한 재투자 실종, 고객서비스 미흡, 악성 루머 등 각종 악재까지 겹쳐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가 최근 시장 입점 허가를 받고도 계속 미루는 상인 20여명의 허가를 취소하자 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시가 시장 현대화 사업의 실패 책임을 상인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 수용할 수 없다”면서 “시의 묵인 아래 이뤄졌던 상가당 500만~700만원씩의 거래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이대희(51) 상인회장은 “상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도 현대화 사업 이후 운영에는 ‘나 몰라라’는 식으로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日식자재 허위표기 파문

    일본에서 요식 및 유통업계의 식자재 허위 표기 파문이 커지고 있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 다카시마야는 전날 자사의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에 입점한 레스토랑과 식료품 매장 등 총 10곳에서 62개 품목에 걸쳐 표기한 내용과 다른 식자재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다카시마야가 운영하는 점포의 한 반찬 가게에서는 2006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블랙타이거’ 새우를 ‘보리새우’로 속여 팔았고, 한 레스토랑에서는 2004년 4월부터 최근까지 비프스테이크 덮밥 등에 ‘가공육’이 사용됐다는 표기를 하지 않았다. 팩에 든 공산품 과일주스를 제공하면서 메뉴에 생과일주스로 표기했다. 다카시마야는 200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자사 매장에서 허위표기 제품으로 3억엔(32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도큐 호텔도 계열 호텔 20곳의 레스토랑과 연회장에서 메뉴상의 표기와 다른 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2007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허위표기된 메뉴로 총 47만 7000명분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호텔 게이한은 교토시와 오사카시에서 운영하는 3개 호텔에서 우지(소의 지방조직으로부터 채취한 기름)를 주입한 스테이크를 팔면서 가공육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호텔 체인업체인 한큐한신호텔이 지난달 28일 자사가 직영하는 8개 호텔에 입점한 레스토랑 23곳과 연회장 등에서 제공한 47개 종류의 식사에서 식자재 허위표기 문제가 있었다고 밝혀 이번 파문이 시작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우영 은평구청장, 독거노인 김장 담그고 감동으로 앓아 누웠다는데…

    김우영 은평구청장, 독거노인 김장 담그고 감동으로 앓아 누웠다는데…

    “우리 집 김장도 못했어요. 그런데 어렵게 지내는 독거노인들에게 한겨울 밑반찬이 된다니 한 포기라도 더 버무릴래요.” 6일 오전 10시 은평구청 광장에는 4000포기의 절임 배추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새마을부녀회원 200여명과 김우영 구청장, 이마트 은평·수색점 직원 24명은 절임 배추를 물로 한번 헹군 뒤 배추심을 잘라내고 양념을 만들어 버무리는 김장 작업에 바빴다. 김장한 김치는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정,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 400가구에 10포기씩 25ℓ 스티로폼 용기에 정성스레 담겨 전달됐다. 한눈에도 김치의 때깔은 아주 좋았다. 비결은 신선한 재료에 있었다. 자매결연을 한 강원 영월군의 고랭지 배추를 공급받았고, 고춧가루에서부터 각종 채소 등 김장에 사용된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엄선했다. 김장을 담그는 구민 200여명은 위생도 철저하게 챙겼다. 모두 부녀회 마크를 새긴 앞치마를 둘렀다. 혹여나 김치에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들어갈까봐 일회용 위생 머리캡을 꼭꼭 눌러 썼다. 팔에는 토시와 고무장갑을 둘렀다. 입 주변에 마스크를 두른 봉사자도 숱했다. 23년째 구청과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한 김순례(56·신사2동) 새마을부녀회 은평구 회장은 “대부분 회원이 자기 집 김장은 담그지 않았어도 어제 아침 8시부터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우리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라 매년 하지만 즐겁다. 김장 김치를 들고 어르신들을 찾아가면 너무 고마워하신다. 우는 분도 계신데 더 많은 분에게 나눠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회원 이은순(53·응암3동)씨도 “3년째 참여했는데 구청장님과 함께 만든 김치가 따뜻한 겨울나기를 뒷받침한다니 우리 집 김치보다 더 정성을 들여 만들게 된다”며 웃었다. 부녀회원들로부터 김치 담그기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한몸에 받은 김우영 구청장은 “매년 주민들을 위해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하는 부녀회원들은 우리 지역의 천사 같은 존재”라면서 “김치를 나눠 드리러 다니다 보면 ‘한겨울 밑반찬으로 먹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는 어르신이 많다. 제한된 예산 때문에 더 많은 분들께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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