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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의 ‘숨은 보석’ 용안생태습지… 전국 최대 국가정원 꿈꾼다

    금강의 ‘숨은 보석’ 용안생태습지… 전국 최대 국가정원 꿈꾼다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며 유유히 서해로 흐르는 금강. 한반도에서 여섯 번째, 남한에서 한강과 낙동강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강이다. 비단을 풀어놓은 것처럼 아름다워 금강(錦江)으로 불리는 이곳의 ‘숨은 보석’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금강 하류 전북 익산시 용안면 난포리 ‘용안생태습지공원’이다. 익산시가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도전장을 낸 이 습지공원은 2012년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면적 67만㎡로 전국 최대 규모 습지공원이다. 이 공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코로나19 시대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택트 관광지 100선’으로 선정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충남 부여군 낙화암을 휘감고 흐르는 곳에서는 백마강으로 불리는 금강은 하류로 가면서 강폭이 크게 넓어진다. 사계절 푸른 물이 넘실대는 용안면 일대 금강변은 유난히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동식물의 천국으로 토종어류와 수생식물 등 생태계의 보고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세곡을 실어 나르는 배가 드나들었던 성당포구마을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4㎞의 ‘바람개비길’이 펼쳐진다. 수천 개의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강바람에 춤을 추는 이 길은 충북 청주 대청호까지 연결되는 환상의 자전거 라이딩 코스다. 바람개비길에서 강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드넓은 둔치가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을 보유한 용안생태습지공원이다. 4대강 사업은 곳곳에서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용안습지는 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습지공원은 6개의 습지, 30여개 작은 연못으로 구성됐다. 산책길마다 청개구리광장, 풍뎅이광장, 잠자리광장, 나비광장, 조류전망대, 야외학습장, 식물관찰원, 관찰데크, 갈대체험원 등이 조성돼 있다. 수련 방죽을 중심으로 나비바늘꽃길(1코스), 갈대와 억새길(2코스), 금강 강변길(3코스)로 이어진다. 제2전망대(4코스)에 오르면 공원 전체와 금강을 조망할 수 있다. 사방이 툭 터져 시원한 눈맛이 일품이다. 수련 연못을 지나면 백련지(5코스)와 홍련지(6코스)에 이어 억새 동산(7코스)이 시선을 압도한다. 용안생태습지는 계절마다 다른 경관으로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 된다. 봄에는 강변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여름에는 연꽃 명소로 변신한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겨울에는 철새들의 쉼터가 돼 탐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계절을 달리하며 수련, 꽃창포, 물억새, 부들, 붓꽃, 비비추, 노랑꽃창포, 원추리, 흰갑풀, 부처꽃, 줄무늬 석창포 등이 피어나 살아 있는 생태계의 오묘함을 더해 준다. 용안생태습지의 최대 강점은 평화롭고 고즈넉하며 여유로움을 안겨 주는 광활한 자연 그 자체다. 깨끗한 환경은 사계절 생태계의 변화를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코로나 시대 비대면 여행지로 추천되면서 도보는 물론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떠올랐다. 용안습지 바로 옆으로는 금강을 따라 전국에서 가장 넓은 181만㎡ 억새단지가 펼쳐진다. 가을이면 반짝이는 금빛 물결과 일렁이는 억새 물결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해넘이에 금강과 억새밭이 물드는 그림 같은 노을이 유명하다.익산시는 용안생태습지를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아 익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캠핑장과 골프장을 갖춘 웅포관광지, 성당포구마을, 용머리고을 등 인접한 관광지와의 연계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가정원 등록 추진과 관광 활성화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용안생태습지 명소화에 나섰다. 국가정원 지정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수목관리원에 사전 컨설팅을 요구했고 기본계획 용역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착수한 용역에 대한 결과는 오는 8월에 나온다. 용역이 완성되면 내년 지방정원 조성 예정지 승인을 받아 2025년까지 지방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후 2026~2028년 3년간 지방정원 운영을 평가받아 2029년에는 국가정원으로 지정받는 것이다. 익산시는 지난해 10월 국가정원 추진반을 구성해 용안생태습지공원 대표 관광지 조성사업 계획 수립, 연차별 조성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전국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해 국가정원 선정의 당위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관광요소를 더하기 위해 문화콘텐츠형 시티투어 운영, 팸투어 추진 등 다양한 관광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금강을 관리하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생태습지 사업계획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11일 “용안생태습지가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고 함라산 치유의숲, 공공승마장 등이 완성되면 익산 북부권 일대가 전국에서도 대표적인 생태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간 샤넬, 박서준이 추천하는 5월의 선물

    인간 샤넬, 박서준이 추천하는 5월의 선물

    배우 박서준의 매력이 담긴 뷰티 영상과 화보가 공개됐다.이번 영상과 화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추천하는 다정하고 매력 넘치는 박서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박서준은 샤넬의 남성 베스트 아이템인 블루 드 샤넬 빠르펭 향수와 보이 드 샤넬 모이스처라이저, 립 밤을 선물로 받아 행복해한다. 블루 드 샤넬 빠르펭은 아로마틱 우디 향으로 뉴칼레도니아산 샌달우드가 풍부하게 사용되어 더욱 깊이 있으면서도 섬세한 잔향을 선사한다. 보이 드 샤넬 립 밤과 모이스처라이저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필수적인 남성 그루밍 아이템이다.또한 박서준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여성 아이템도 추천한다. 4월에 새롭게 출시된 루쥬 코코 블룸은 선명한 컬러와 반짝이는 볼륨감, 그리고 촉촉한 텍스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조약돌 패키지가 매력적인 라 크렘 망 핸드크림은 리치하지만 빠르게 흡수되는 텍스처로 손과 손톱에 영양을 선사하는 제품으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아이템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편, 박서준의 뷰티 영상과 화보는 패션 매거진 보그 코리아 5월호와 보그 코리아의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형준 2년차 주춤… 동기들은 어깨춤

    소형준 2년차 주춤… 동기들은 어깨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이 시즌 초반 불안한 투구로 ‘2년차 징크스’를 겪는 분위기다. 반면 소형준에 가려 있던 동기들은 2년차에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팀의 주축으로 도약하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형준은 9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초부터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버텨내지 못했고 결국 데뷔 후 최소 이닝 만에 강판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kt 감독이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을 만큼 소형준의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소형준은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고 결국 지난달 휴식을 부여받았다. 소형준은 13일 만에 등판한 지난달 29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을 따냈지만 이번에 다시 무너지면서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3.86이었던 성적이 올해 1승 1패 ERA 6.75로 확 떨어졌다.소형준은 부진하지만 지난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몇몇 선수는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팀에는 없어서 안 될 핵심 자원이 됐다. 정해영(KIA 타이거즈)은 2년차에 팀의 마무리를 꿰찼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3승2패4세이브 ERA 1.72로 빼어나다. 지난해 11홀드를 거두며 보였던 가능성이 올해는 더 발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정해영을 빅리그 통산 601세이브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먼에 비유할 정도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 리빌딩 과정에서 성장하며 14홀드 ERA 2.57의 성적을 거둔 강재민(오른쪽)은 올해는 4홀드 ERA 1.06으로 시즌 초반부터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에 3할 가까운 타율(0.292)을 기록했던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은 향상된 타격 능력은 물론 지난해 21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을 올해도 변함없이 자랑하며 삼성의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10일 “소형준은 작년에 많이 던지면서 분석도 많이 됐고 피로도도 쌓인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해영이나 나머지 선수는 선발이 아니니 피로도는 적은데 경험이 쌓이면서 좋아졌다. 어린 선수들이 잠깐 반짝하기보다는 상대의 집중 분석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해야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존재감 부재중…추억은 통화중

    존재감 부재중…추억은 통화중

    ‘친구에게 미팅이 취소됐다고 알려야 하는데, 앞사람이 엄청 길게 통화를 하네.’ 발을 동동 구르며 공중전화 부스 앞에서 순번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특히 1990년대 속칭 ‘삐삐’가 유행하면서 주말 오후 젊은이들이 몰리는 서울의 신촌이나 이화여대 주변 공중전화에는 항상 긴 줄이 이어졌다.하지만 2000년대 휴대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이제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줄었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금, 공중전화의 존재를 모르는 어린이들까지 많다.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의 KT 아현지사 건물지하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유선 긴급전화(공중전화)의 중요성이 회자됐다. 당시 화재로 무선전화 통신망이 손상돼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이 어렵자 주변 공중전화에 사람들이 마구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공중전화의 현주소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조명한다.1889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공중전화는 대한제국 때인 1902년 3월 국내에 처음 상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화는 공개된 장소가 아니라 서울 마포·도동(후암동 일대)·시흥·경교(서대문 일대) 등 4곳에 있는 ‘전화소’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전화소에는 전화 교환시설과 통신원 관리가 있었는데, 통화는 전적으로 통신원 관리의 재량이었다고 한다. 통화요금은 서울에서 인천까지 5분에 50전이었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10분 이내의 시간제한이 있었고,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면 돈을 더 내고 얼마든지 통화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화 투입식 공중전화는 일제강점기인 1913년쯤 도입됐는데, 다이얼 없이 수화기를 들면 교환원에게 연결되는 방식이었다. 이후 1960년 6월 일본에서 사용하던 5호 자동식 공중전화기를 도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1962년 9월에는 첫 국산모델인 통신 1호가 등장하면서 무인 공중전화로 운영됐으나 도입 초기 전화기를 통째로 도둑맞는 등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 기종은 애초 50환 동전을 사용했다가 1966년 5원짜리 동전이 등장하면서 개조를 거쳐 1970년대 초반까지 사용했다. 5원을 놓고 사용하는 국산모델 체신 1호가 나온 것은 1969년쯤. 체신 1호는 1977년 공중전화 요금이 도수당 10원으로 오르면서 10원짜리 동전이 사용 가능하도록 개조를 거친 뒤 1980년대 초반까지 사용했다.1978년에는 시외겸용 모델이 처음 등장했고 1983년엔 DDD전화라고 하는 국산 시외겸용형도 등장해 198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보급됐다. 2003년을 끝으로 철거됐지만, 직전 모델의 빨간색에서 은색으로 색상 변화가 있었고 동전 투입량·잔량이 전자식으로 표시되는 등 파격적인 변신을 한 덕분에 우리 추억 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 공중전화카드의 출현과 함께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첫선을 보인 자기카드식 공중전화 또한 유명하다. 후속으로 오늘날까지 사용 중인 동전·IC 전화카드 겸용 공중전화 모델은 1995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기존 공중전화 기기에서 교통카드로도 전화를 걸 수 있는 모듈이 추가됐다. 공중전화의 전성기는 1990년쯤부터 2000년대까지다. 1990년쯤 일명 ‘삐삐’로 불리던 호출기가 등장하면서 공중전화가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980년 1만 3000여대였던 공중전화는 호출기의 등장으로 1990년 11만 6000대로 10배가량 급증했고, 2000년도에는 14만 6000대까지 불어났다. 무선호출기 덕에 치솟은 공중전화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자 90년대 후반에 기지국(주로 공중전화 부스) 근처에서 발신만 가능한 시티폰이 개발돼 반짝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부터 ‘1인 1전화’ 시대를 불러온 휴대전화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8만 8000대로 절반 가까이 줄더니, 다시 10년 후인 지난해에는 3만 4000대로 급감했다. 청소년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이제는 거리에서 구경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전국의 공중전화는 KT의 자회사인 KT링커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공공재’라는 특성상 다른 기간통신사들이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손실부담금을 내 마지못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평생 안 쓰인다고 해도 공중전화 설치와 유지보수는 국가에서 주관하는 공공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 영국 등 해외에서도 재난상황을 대비해 주요 공공시설에는 공중전화를 유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버스터미널·기차역·지하철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만 일부 남아 있다. 현재 대부분 공중전화는 월 매출 1만원 이하이고 하루 매출이 1000원 이하인 곳이 대부분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공중전화는 국가의 공공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변신으로 공중전화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소형준은 잠시 부진하지만… 올해 더 진화하는 2년차 떡잎들

    소형준은 잠시 부진하지만… 올해 더 진화하는 2년차 떡잎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이 시즌 초반 불안한 투구로 ‘2년차 징크스’를 겪는 분위기다. 반면 소형준에 가려 있던 동기들은 2년차에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팀의 주축으로 도약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소형준은 9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초부터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버텨내지 못했고 결국 데뷔 후 최소 이닝만에 강판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kt 감독이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을 만큼 소형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소형준은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고 결국 지난달 휴식을 부여받았다. 소형준은 13일 만에 등판한 지난달 29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을 따냈지만 이번에 다시 무너지면서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3.86이었던 성적이 올해 1승 1패 ERA 6.75로 확 떨어졌다. 2020 신인드래프트의 대표 주자인 소형준은 부진하지만 지난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몇몇 선수는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팀에는 없어서 안 될 핵심 자원이 됐다.정해영(KIA 타이거즈)은 2년차에 팀의 마무리를 꿰찼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3승2패4세이브 ERA 1.72로 빼어나다. 지난해 11홀드를 거두며 보였던 가능성이 올해는 더 발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정해영을 빅리그 통산 601세이브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트레버 호프먼에 비유할 정도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 리빌딩 과정에서 성장하며 14홀드 ERA 2.57의 성적을 거둔 강재민은 올해는 4홀드 ERA 1.06으로 시즌 초반부터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에 3할 가까운 타율(0.292)을 기록했던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은 향상된 타격 능력은 물론 지난해 21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을 올해도 변함없이 자랑하며 삼성의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10일 “소형준은 작년에 많이 던지면서 분석도 많이 됐고 피로도도 쌓인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해영이나 나머지 선수는 선발이 아니니 피로도는 적은데 경험이 쌓이면서 좋아졌다. 어린 선수들이 잠깐 반짝하기보다는 상대의 집중 분석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해야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폐지 팔아 모은 동전 48만 3000원 기부한 박태순 할머니

    폐지 팔아 모은 동전 48만 3000원 기부한 박태순 할머니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해 주세요.” 경북 영주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정성스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 무렵 박태순(81·영주1동) 할머니가 종이상자 1개를 실은 낡은 손수레를 끌고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이를 처음 목격한 류동암 주무관이 문을 열고 뛰어나오자 박 할머니는 손수레에 실린 상자를 내려 달라고 했다. 류 주무관은 종이 상자를 들어 올리며 “이게 뭐지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바닥에 내려놓고 열어보라”며 웃었다. 상자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이 가득 담겨있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일일이 세어보니 48만 3000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이다. 박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이 돈을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겠다”고 했다. 기부 이유를 묻자 “나도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만큼 이제는 도와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받지 않을까 싶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았다”며 웃었다. 박 할머니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30만∼50만원씩 기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박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기부한 돈은 158만 3000원에 이른다. 박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며 길가에 버려진 폐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권경희 영주1동장은 “박 할머니의 기부는 특별한 기부”라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하겠다”고 말했다.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박 할머니의 기부금을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위한 특화사업에 쓸 예정이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슬라임 만들고 지우개 도장 파고… ‘어른이 취미’에 푹 빠진 MZ세대

    슬라임 만들고 지우개 도장 파고… ‘어른이 취미’에 푹 빠진 MZ세대

    쭉쭉 늘어나는 찹쌀떡 같은 질감의 반죽을 조물딱거리다 바닥에 던져 바풍(바닥풍선)을 만들고, 여러 토핑(장식)을 넣어 꾸미는 슬라임 놀이. 하지만 엄마들의 ‘등짝 스매싱’을 부르는 장난감이기도 하다. 등짝 맞을 나이는 지났지만 슬라임을 진지한 취미로 즐기는 2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우개를 깎고 파서 만드는 도장이나 반짝이는 큐빅을 캔버스에 박아 넣어 그림을 완성하는 보석 십자수로 마음의 안정과 재미를 찾으려는 ‘어른이들’도 있다. 지우개 도장을 만드는 영상으로 3만 2000명의 구독자를 모은 유튜버 ‘임토토’의 작업 방식은 초등학교 미술 수업 시간에 배운 방법과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는 스누피 만화의 한 장면을 지우개 위에 새겨 화제를 모았다. 그림부터 말풍선 대사까지 1㎜의 오차도 없이 얇은 펜으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 조각칼을 이용해 양각으로 새겼다. 구독자들은 “굉장한 고퀄(질 높은)의 호작질(손장난)이다. 저 정도면 엄마도 등짝 못 때리겠다”, “미술 시간에 떠나 보낸 지우개들아. 너희 이렇게 될 수 있었구나. 미안해”라는 댓글이 달렸다. 임토토는 9일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지우개 도장을 만들던 추억을 떠올리며 영상을 제작했다”면서 “평소에 생각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영화를 틀어 놓고 귀로 듣기만 하면서 별 생각 없이 지우개 도장을 파곤 한다”고 했다. 취미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는 지우개 도장 재료를 파는 한 매장과 광고 계약을 맺고 자신이 만든 지우개 도장 전시회를 열었다. 윤소희(23)씨는 3년 전 대학에 입학하면서 슬라임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윤씨는 “고등학교 때 슬라임을 사는 데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쓰다가 대학생이 되자 15만원 정도로 늘었다”면서 “취미에 드는 돈을 회수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혼자서 뚝딱 만들 수 있는 양만 주문받는다”고 했다.인스타그램 마켓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슬라임 판매자들도 ‘수익’보다는 ‘공유’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는 “제 주변 판매자들은 ‘내만슬’(내가 만드는 슬라임)을 먼저 시작하고 그 뒤에 마켓을 시작했다”면서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보다는 슬라임을 섞는 이상적인 ‘레시피’를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30대인 MZ세대가 이런 취미에 빠진 건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커 아트를 즐기는 우소현(22)씨는 “보통 어떤 취미를 갖고 있다고 하면 ‘취미를 잘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어 스티커 아트를 골랐다”면서 “단순 반복하는 취미는 인간 관계에서 느끼는 피로를 잊게 해 준다”고 했다. 보석 십자수에 흠뻑 빠진 고주연(20)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학 입시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취미 생활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승미(22)씨도 “스포츠나 레저 등 본격적인 취미를 하려면 준비할 것도, 숙지할 규칙도 많다”며 “이런 취미는 그냥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기만 하면 돼 간편하면서도 재밌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집에 콕 박혀 있는 시간이 늘면서 ‘어른이 취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5일 취업 알선 포털 ‘알바천국’이 20대 1408명을 대상으로 ‘집콕 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91.5%)이 코로나19 이후 집콕 기간이 늘었다. 20대 5명 중 3명(59.5%)이 집콕 생활에 부정적 의견을 표시했다. 61.2%가 ‘무기력함, 우울감(복수응답)’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어른이 취미’는 집 안에 갇혀 ‘코로나 우울’을 버티는 방법인 셈이다. ‘코로나 새내기’인 고씨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거의 가지 못하면서 꿈꿨던 대학 생활과는 멀어졌다. 고씨는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 생활을 꿈꿨는데 그림의 떡이 됐다”면서 “방에서 계속 유튜브를 보거나 TV를 보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보석 십자수를 하면 그 시간만이라도 잡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점이나 취업 등 온갖 경쟁에 몸살 나게 치인 청춘들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취미를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 보석십자수를 즐기는 한경민(20)씨는 “어른이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학교나 사회에서는 내가 잘해도 주변 상황이 따르지 않아 결과물이 엉망이 될 수도 있는데 보석 십자수는 딱 예상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세대들은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효능감을 느낀다”면서 “바꿀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하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손민정(국어국문학과 3학년) 김정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성대신문 기자
  • 강남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 5개월 만에 강북 추월

    강남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 5개월 만에 강북 추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5개월 만에 강북지역을 앞섰다. 서울시가 지난달 27일부터 압구정동과 목동·여의도·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모호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남 강남지역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5월3일 기준)은 전주대비 0.24% 상승해 같은 기간 0.21% 상승한 강북지역을 추월했다. 강남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이 강북을 앞지른 것은 지난해 11월 30일(강남 0.28%, 강북 0.26%) 이후 21주 만이다. 특히 2월 15일 기준 주간 가격 상승률이 0.38%까지 치솟았던 강남지역 아파트는 정부의 2·4 공급대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3월 29일 0.19%까지 상승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4·7재보선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키웠다.반면 지난 2월 15일 기준 0.4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강북지역 아파트는 2·4 대책의 효과로 상승폭이 줄어든 뒤 재보선을 기점으로 반짝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강남지역 아파트보다 못한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지역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상은 민간 통계뿐 아니라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에서도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일 기준 강남 11개구의 가격 상승률은 0.1%로 강북 14개구의 0.08%보다 높았다.서울의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09%를 기록한 가운데 이른바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구(0.14%)와 서초구(0.15%), 송파구(0.15%)는 모두 서울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영등포구(0.15%)와 양천구(0.12%)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이런 현상과 관련해 서울시가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달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면서도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한 것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허가구역으로 묶는 것이 규제 강화 시그널로 받아 들여져 재건축 일정이 전임 시장 때처럼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주택공급 절차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며 “(재건축을 통한) 공급 절차는 구역지정과 관계없이 차근차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도 서울시가 시장에 사실상 재건축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거래시 허가 부담은 커졌으나 정비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사전 포석으로 읽히면서 당분간 낮은 거래량 속 가격 강보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예술의 ‘서울 탈출’을 기대하며/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예술의 ‘서울 탈출’을 기대하며/최여경 문화부장

    2014년 9월 어느 날 오후 그때 그 느낌을 똑똑히 기억한다. 프랑스 파리 프티팔레에 전시된 그림을 보다가 어느 모퉁이를 돌고는 숨이 턱 막혔다. 30㎡ 정도 되는 공간에 커다란 유화 세 점이 각각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선한 사마리아인’(Le Bon Samaritainㆍ1880)과 ‘비탄의 계곡’(La Vallee de Larmesㆍ1883)을 거쳐 가로 세로 4~6m에 이르는 ‘승천’(L’Ascensionㆍ1832)에 다다르면서 그 웅장함에 압도됐다. 화가들이 영혼을 갈아 넣어 그렸을 이 대작들에 둘러싸여 있는 이 순간이 새삼 감격스러웠다. ‘선한 사마리아인’을 프랑스 국립고등미술학교 교수였던 아이메 니콜라 모로가 그렸든, ‘승천’이 발자크와 단테가 사랑한 삽화가 귀스타프 도레의 작품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온전히 느낌으로 명작을 받아들이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됐다.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아주 좋은 기회로 파리 연수를 간 덕이다. 틈만 나면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찾아 미술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봤던 작품들을 그야말로 입체적으로 직관했다. 유화의 질감은 빛을 받아 반짝이고, 조각상은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눈앞에 서 있다. 평면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루브르가 소장한 밀로의 비너스상 앞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 프랑스 초등학생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수백년 된 명작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게 수업인, 예술의 일상을 살고 있었다. 우리에게도 그런 기회가 왔다. 삼성가가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 기부한 작품이 2만 3000여점에 이른다.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재가 60건이나 되고, 상상조차 못했던 세계 명작들도 수두룩하게 나왔다. 세간은 고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 사회적 책임을 다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해석한다. 14년 전 삼성의 미술품 투자 논란이 불거졌을 때 반응을 떠올리면 인식의 온도차가 살짝 당황스럽다. 아마도 그 사이 예술에 대한 이해가 한층 커졌고, 즐기고픈 사람들이 많아진 게 아닐까 싶다. 이제 남은 일은 이 수많은 작품을 전국 곳곳에 퍼뜨려 더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정부와 미술계는 수장고와 전시관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몇몇 광역자치단체에서도 유치 의지를 보인다. 어디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디라도 서울은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예술에 대한 열망과 수요가 크다. 지난달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본 광주시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오월, 바람’에서 그 모습을 확인했다. 공연장에선 거리두기를 하려고 남긴 자리를 빼고는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었다. 무용수들의 기량도 기대 이상이었다. 국립발레단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태지 단장의 리더십이 한몫한 듯했다. 광주 양림동에는 해외에서 다양한 전시를 보여 준 이이남 미디어아트 작가와 윤회매도자화를 탐구하는 김창덕 작가가 자리한 예술 골목이 있다. 이곳을 즐기는 10~20대 청년들도 많았다.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오는 20일 개막하는 뮤지컬 ‘위키드’는 벌써 주요 자리가 매진됐다고 한다. 티켓 판매를 분석해 보면 서울 관객 비율도 크단다. 명작을 찾아 먼길 마다않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프랑스에 있는 1240개 미술관·박물관 중 파리에 있는 건 0.05% 정도인 60여개다. 서북쪽 끝 르아브르 앙드레 말로 모던아트미술관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 다음으로 근현대 미술 명작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북쪽 끝 팔레 데 보자르 드 릴에는 도나텔로, 고야, 루벤스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이 7만여점 있다. 동쪽 콜마르 운털린덴 미술관엔 매년 20만명이 방문한다. 지역 곳곳에서 수준 높은 예술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한국도 예술문화기관을 분산시켜야 한다. 지역관광 활성화 차원으로도 추진할 일이다. cyk@seoul.co.kr
  • “내 바이올린, 언젠가는 빛날까” 열등감 내던진 ‘금발의 힙스터’

    “내 바이올린, 언젠가는 빛날까” 열등감 내던진 ‘금발의 힙스터’

    ‘바이올리니스트.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9살 강아지 미소의 집사. 낭만적 이성주의자다.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등 자연과 함께 하는 힙스터의 삶을 상상하지만 연습과 연주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다.’ 금빛으로 탈색한 머리를 휘날리며 카리스마 있는 연주를 선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책 맨 앞표지에 자신을 딱 알맞게 소개했다. 이어 너무나 솔직하게 한 장 한 장 속마음을 털어놨다. 오는 7일 펴낼 음악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아웃사이트)에 연주자의 길을 걸으며 갖게 된 고민과 질문들을 꾹꾹 눌러 담았고,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들을 함께 나누려 한다. 4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진주는 “제가 가진 건 화려한 필력이 아닌 솔직함뿐이라 들추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책 제목은 더욱 빛날 날을 꿈꾸는 진주의 따뜻한 희망을 담은 것 같지만 사실은 “열등감을 주제로 한 챕터의 제목을 뽑은 것”이다. 그도 많은 연주자들이 그러했듯 아주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고 ‘엄마를 엄마로 부르지 않도록’ 질리는 입시를 거쳐 한계가 안 보일 만큼 과열된 경쟁을 거듭했다. 원하던 학교에 진학하고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도 우승했지만 늘 ‘내가 잘하고 있나? 부족한 것 아닌가’ 곱씹게 됐다. 책에는 단순히 자신의 연습과 연주에서 비롯된 자괴감뿐 아니라 어떤 연주자들을 향해 감당할 수 없는 질투심이 솟아나는지 등까지 내밀하게 적었다. 연주자로서 잘하고 싶은 욕심과 비교 대상에게 갖는 질투와 굴욕,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수없이 겪는 좌절 등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갖고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특히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이자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동양인 여성’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차별과 상처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까지 다 들춰 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극복을 했고 계속 딛고 음악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진주는 지난해부터 자가격리만 일곱 차례 할 정도로 무대라면 어디든 찾아다녔고 앨범과 책, 유튜브 등 여러 통로로 음악을 나눴다. 이달만 해도 에라토 앙상블 10주년 기념 공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11월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아 앨범 발매와 전국 투어도 예정됐다. 스스로에게 거듭 되뇐 끝에 얻게 된 음악에 대한 마음을, 그는 바쁜 시간들로 가득 채워 가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블루홀, 만년설, 외딴 밀림… 태초의 자연을 만나다

    블루홀, 만년설, 외딴 밀림… 태초의 자연을 만나다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살아가는 순수한 사람들. 코로나19 이후 그리워지는 풍경들이다. EBS 1TV ‘세계테마기행’은 3~7일 파푸아뉴기니, 타히티, 뉴질랜드, 보르네오, 바누아투를 조명하는 ‘남태평양 파라다이스´에서 태초의 자연을 선사한다.첫 여행지는 인류 최후의 원시 문명을 간직한 파푸아뉴기니(3일)다. 산호섬 마누스 군도에서 남태평양 최고봉 빌헬름산까지 팔색조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북단에 있는 마누스 군도는 아이들의 천연 놀이터가 된 에메랄드빛 잔잔한 바다를 볼 수 있다. 하일랜드에 사는 우마이 부족과 조상 대대로 해 왔다는 해골 분장을 하면서 춤을 추고, 얌과 고구마, 돼지고기를 야자 잎에 싸서 쪄 내는 전통요리 무무도 맛본다. 타히티 편(4일)에서는 배우 예지원이 바다를 놀이터로 삼아 살아온 폴리네시아인들의 땅,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타히티를 즐긴다. 파페누 벨리에서 고사리 화관을 선물받고 마타바이 만으로 향해 검은 모래 해변에 빠져 본다. 화산암이 오랜 시간 잘게 부서져 보석처럼 반짝이는 검은 모래 해변에서 머드팩도 하고, 물놀이까지, 그야말로 놀이 천국이다. 타히티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240㎞ 떨어진 곳에 있는 지상 최고의 낙원 보라보라섬을 보트로 누빈다.뉴질랜드(5일)는 남태평양 여느 곳과 다른 느낌을 준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져 뜨거운 화산과 빙하가 공존하는 ‘반전의 땅’이기 때문이다. 러셀에서 자신이 만든 특별한 복장으로 차가운 바다에 뛰어드는 뉴질랜드 최고의 겨울 축제, 러셀 버드맨 축제 현장을 간다. 지옥의 문,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도시, 로토루아에서는 크고 작은 활화산의 분화구와 형형색색의 연못을 볼 수 있다. 서던알프스산맥을 따라 만년설이 쌓인 거대한 얼음의 땅, 폭스 빙하에서 대자연의 장엄한 속살을 들여다본다.다음 여행지는 ‘지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낙원’이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별명이 붙은 바누아투(6일)다. 산토섬의 명소 중 하나인 천연동굴 밀레니엄 케이브를 구경하고, 때 묻지 않은 섬 에스피리투 산토에서 지반이 움푹 꺼지면서 푸른빛을 띠는 블루홀에서 즐기는 다이빙은 이색적이다. 마지막 편(7일)에서는 에메랄드빛 남태평양, 그리고 신의 축복을 받은 풍요로운 섬인 보르네오를 만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세 나라가 함께 존재하는 보르네오의 황금 어장이라 불리는 어촌 마을, 탄중 바투에서 바다 한가운데에 설치된 독특한 모양새의 오두막 바강에서 멸치 낚시를 즐긴다. 첩첩산중 깊고 외딴 밀림 속에 사는 다약족의 간식 도돌을 맛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 거래 0건… 주변 지역·재건축 단지는 ‘풍선효과’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 사라진 ‘거래절벽’이 현실화한 반면 재건축이 예상되는 그 외 다른 지역의 집값은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영등포구 여의도동·양천구 목동·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가 발효된 이후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거래가 단 1건도 없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을 예고한 지난달 21일부터 시행 전날인 지난 26일까지 압구정 3건, 목동 신시가지 10건, 여의도 2건 등 모두 1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실제로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발효 전날인 지난달 26일에도 2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14단지 전용면적 71㎡형이 16억 5000만원(6층), 2단지 95㎡이 19억 9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 24일 2단지 전용면적 122㎡형이 20억 9000만원(3층)에 이어 하루 뒤인 25일 23억 5000만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목동신시가지 3단지 전용 122㎡형도 지난달 24일 24억원(5층)에 신고가를 썼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12월 21억원(2층)에 최고가로 거래된 뒤 4개월간 거래가 없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방침이 알려지자 3억원 오른 채 매매가 이뤄졌다. 압구정동 미성2차 전용면적 140㎡형은 지난달 21일 39억원(17층)에 거래된 지 이틀 만인 23일 39억 8000만원(12층)에 신고가를 고쳤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은하아파트 122㎡형이 지난 24일 한 달 만에 1억 5000만원 오른 신고가 21억원(7층)에 거래됐고, 수정아파트는 75㎡형이 지난 23일 15억원(4층)에 계약서를 작성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과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에선 집값이 오르고 있다. 동부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면적 203㎡형이 지난달 23일 38억 3000만원(15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0일 비슷한 크기의 202㎡가 37억 5000만원(16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8000만원이 올랐다. 상계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지만 재건축 기대감으로 거래가 꾸준했다. 27일 상계주공9단지 전용면적 58㎡형(12층)이 6억 5000만원에, 29일 주공5단지 32㎡형이 7억원(1층)에 팔렸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투자자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가 막히자 이쪽 재건축 단지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문의가 많아졌고, 가격도 오름세”라고 전했다. 압구정동 인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에도 거래 문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달 못 밟은 외로운 남자, 홀연히 달나라로 떠나다

    달 못 밟은 외로운 남자, 홀연히 달나라로 떠나다

    “나는 지금 혼자, 진정으로 혼자다. 어떤 생명으로부터도 완전히 고립됐다.” 50여년 전,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위업을 이룬 미국 아폴로 11호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자신의 회고록에 쓴 내용이다. 당시 아폴로호에 탑승한 3명 중 유일하게 달 표면을 밟지 못해 ‘세 번째 남자’, ‘잊힌 우주인’으로 불렸던 콜린스가 90세를 일기로 지구에서의 여정을 마쳤다. 콜린스의 가족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그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은 “그는 항상 삶의 도전에 품위와 겸손으로 임했고, 암이라는 마지막 도전에도 똑같이 맞섰다”며 “날카로운 위트와 조용한 목적의식, 현명한 시각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1930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콜린스는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나와 공군 파일럿을 거쳤다. 어릴 때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장 놀라운 것들을 보고, 더 많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는 1963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비행사로 복무했다. 아폴로 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미니 10호 조종을 맡아 도킹 업무를 수행했고,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에 올라 우주 탐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콜린스는 오랫동안 선장 닐 암스트롱,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에 비해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들이 달에 발을 내디딜 때 그는 사령선에 혼자 남아 관제센터와 교신하고 착륙 업무를 도왔기 때문이다. 홀로 21시간 넘게 달 궤도를 돌아 ‘역사상 가장 외로운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고 한다. 달 착륙 50주년인 2019년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름답고 작은 나만의 공간에 있었다. 나는 황제이자 선장이었다”며 “심지어 따뜻한 커피도 마셨다”고 돌아봤다. 동료들이 달에 성조기를 꽂는 순간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달의 뒷면을 관측한 지구인으로 기록됐다. 사령선이 달의 뒷면으로 들어갔을 때 지구와의 교신이 끊겼고 콜린스는 48분간 절대 고독의 상태에서 이를 지켜봤다. 그는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약 37만㎞ 떨어진 달에서 바라본 푸르고 하얀 지구의 모습은 그에게 강력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지구는 작고, 반짝이고, 아름답고, 부서지기 쉽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세계 지도자들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행성을 볼 수 있다면 그들의 관점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그는 생전에 동등한 영광을 누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위대한 목표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미국에 일깨워 줬다”고 했고, 스티브 주르시크 NASA 국장 직무대행은 “진정한 선구자”라며 “우리가 더 먼 곳을 향해 모험할 때 그의 정신은 우리와 함께 갈 것”이라고 애도했다. 암스트롱이 2012년 8월 심장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숨진 데 이어 콜린스도 눈을 감으면서 생존한 사람은 올드린뿐이다. 올드린 역시 트위터에 추모 글을 올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우리를 미래로 안내할 것”이라고 썼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윤여정 “인기란 식혜 위 동동 뜬 밥풀…하루아침에 없어져”

    윤여정 “인기란 식혜 위 동동 뜬 밥풀…하루아침에 없어져”

    ‘다큐 인사이트’에서 배우 윤여정의 연기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윤여정’을 공개했다. 29일 KBS 1TV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의 55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윤여정과 함께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한예리는 윤여정의 수상에 대해 “이미 놀랍고, 훌륭한 배우였다. 그들이 안타까운 거죠. 이제 알아서”라고 밝혔다. 한예리는 “보통의,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할머니, 여성이 아닌 본인만의 유니크한 것들을 항상 보여줬다”라며 그런 윤여정만의 독특한 연기를 외신 기자들과 해외 관객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도 젊다. 처음 연기했을 때의 윤여정이라는 사람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을 잃지 않았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고 동경했다. 영화 ‘계춘할망’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고은은 윤여정이 지금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미나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여정이 어떤 두려움 없이 직진하고, 용감하게 선택한 영화들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고 고백했다.윤여정의 선배 배우 강부자, 김영옥, 이순재, 박근형에게 그는 통통 튀고 밝은 신인배우였다. 강부자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많은 인터뷰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윤여정의 근황을 전했다. 강부자가 윤여정에게 “네가 보통 아이냐. 온통 네 얘기로 휩싸였다”고 하자 윤여정이 “언니, 그거 식혜 위 밥풀이야. 식혜 위에 동동 뜬 것. 인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강부자는 1966년 TBC 공채탤런트 3기로 데뷔한 배우 윤여정의 신인 시절을 기억하며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퐁퐁 튀고, 깜짝 놀라는 개그와 유머가 남달랐다”고 추억했다. 노희경 작가는 자식 결혼을 반대하는 드라마 속 전형적인 어머니 역할을 맡기도 했던 윤여정이 자신의 이념과 다른 이야기를 연기하고 힘들었던 걸 느끼며 “환갑이 되면 애들 다 키워놓고 들어갈 돈이 없을 때, 돈 생각 안 하고, 하고 싶은 역할, 공감되는 역할 해도 되지 않아?”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나이 예순 이후에는 사치를 한다며 그 사치란 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 출연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윤여정은 2003년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아픈 남편을 두고 바람이 난 시어머니 역할로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제작사 대표 심재명은 “선택한 이유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표현하지 않고 ‘까짓것 해보지 뭐’라고 하더라.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시도, 어려운 역할에 용기를 내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균미 칼럼] 여야, 20대 여성은 안중에도 없나

    [김균미 칼럼] 여야, 20대 여성은 안중에도 없나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유독 20대 남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권자의 여당 외면은 정도의 문제이지 세대·성별 따라 별 차이가 없는데도 여야 모두 ‘이남자 프레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주요 원인을 반(反)페미니즘 정서에서 찾으며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여성 할당제 비판부터 여성 징병제 도입, 군 가선점 부활, 군복무자 국가유공자 예우법 발의 등 20대 남성 표심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위헌 결정이 났거나 사회적 논의조차 제대로 안 된 설익은 대안들을 무책임하게 던지고 있다. 사표가 될 줄 알면서도 군소 후보들에 15.1%나 던지고, 욕하면서도 오 후보(40.9%)와 박영선 후보(44%)를 지지한 20대 여성의 표심에는 관심이 없다. 20대를 남녀 갈등 구조로 끌고 가는 정치권의 행태는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 더욱 심해질 게 뻔해 걱정이다. ‘20대 남성 프레임’은 새롭지 않다. 2018년 말~2019년 초가 떠오른다. ‘미투(나도 피해자다)운동’과 ‘혜화역 시위’,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 등으로 2018년 12월 20대 남성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초 87%에서 41%로 반 토막이 났다. 이에 정치권과 언론은 20대 남성은 누구이며 왜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났는지 앞다퉈 분석했다. 당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내부 보고서에서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페미니즘과 성평등 정책에서 찾아 논란이 됐던 기억이 생생하다.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건 부인할 수 없다. 2018년 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9~59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반페미니즘 정서가 20대에서 60~70%로 가장 높았다. 2019년 초 ‘시사IN’과 한국리서치 공동조사에서도 20대 남성의 반페미니즘 정서는 비슷했다. 이처럼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 등 부정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는데도 지금껏 정부와 정치권은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래 놓고는 대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기계적 평등’을 들이대며 군대 문제를 던지고 있다. 여성계에 병역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지는 않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남성 중심의 징병제가 일자리나 직장 문화와 관련한 성차별의 큰 근원”이라며 “모병제에 찬성하며 도입을 서두르고 싶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여성의 53.7%, 20~30대 여성의 54~55%가 군대에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2019년 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모병제를 포함한 병역제도 개선은 안보와 국제 정세, 정부와 군의 준비 상태, 인구구조 변화, 여성의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는 있어도 지금처럼 특정층을 의식해 단기간에 결론 낼 사안은 아니다. 효과는 차치하고 야당 비상대책위원이 회의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여성할당제 비판 등에 양성평등 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 당 정강을 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는데, 막상 여당 내부에서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각종 논란에도 여당을 찍은 20대 여성이 앞으로도 계속 여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놀랍다. 경쟁에 치이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기 힘든 20대의 고통은 남녀가 따로 없다. 성별 차이로 강조할 지점이 다를 수는 있어도 청년 정책에 남녀가 따로일 수 없다. 일부 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높아졌다고 차별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최근 제약회사 면접 논란뿐 아니라 심지어 편의점 알바 채용에도 차별이 존재하는 게 2021년 한국이다. 세계경제포럼 등이 매년 발표하는 성 격차 지수에서 최하위권인 게 우리의 현실이다. 아무리 근거를 제시해도 온라인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과장됐거나 왜곡된 정보로 무장한 이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다. 때문에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처럼 세대와 젠더, 인종 등에 대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선거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당 운영과 공천에 2030세대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20대의 고통과 불안을 직시하지 않고 남녀로 갈라치는 정치권의 얕은 수에 20대는 더이상 속지 않는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후세의 평가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후세의 평가

    진화설을 발표한 찰스 다윈(1809~1882)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반면 동시대인이자 다윈과 동갑내기인 윌리엄 글래드스턴(1809~1898)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글래드스턴은 19세기 후반 영국 총리를 네 차례나 지낸 저명 정치인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명망 높은 권력 실세였던 그가 다윈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다윈의 학문적 업적을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다윈은 친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글래드스턴의 이름은 어쩐지 생소하다. 그 이름을 처음 듣는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대의 시각에서 보면 다윈은 힘없는 일개 학자, 저술가에 지나지 않았고, 글래드스턴은 영국 정가를 호령하던 거물급 정치인이었다. 방문받은 다윈은 감격을 금치 못한다. “그토록 위대한 인물의 방문을 받았다는 건 얼마나 명예로운 일인가”라고 소감을 남겼다. 그런데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은 이 에피소드를 독특한 시각으로 평가한다. 다윈이 정치 지도자의 방문을 영예롭게 여긴 것은 그의 겸손한 성품을 보여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게 ‘역사적 안목’이 없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대의 시각에서 보면 다윈이 명예롭게 여긴 것이 맞을지 모르나,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영광스럽게 여겨야 할 사람은 다윈이 아니라 오히려 글래드스턴이라는 것이다. 러셀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간단하다. 당대의 평가와 후대의 평가가 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물에 대한 당대의 평가가 후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당대와 후대의 평가가 180도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물 평가는 관뚜껑에 못을 박은 뒤에라야 가능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연일 매스컴에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모으는 연예인 등이 세상을 뒤흔들고 역사의 흐름을 온통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러셀의 ‘역사적 시야’로 보면 진정한 가치는 다른 데 있을지 모른다. 100년, 500년 뒤에는 반짝이던 이름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당대에는 존재감도 없던 작가나 인정받지 못하던 정치인의 이름만 기억될지 모른다. 정치인이든 학자든 예술가든 후세의 평가와 역사의 심판을 의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후세도, 내세도 두렵지 않은 현세주의자들에게는 이 모든 말이 헛소리로 들릴 것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도시와 나와 코로나블루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도시와 나와 코로나블루

    많은 이가 동경(憧憬)하며 찬사하는 도시 프랑스의 파리에 도착한 지 두 달여가 지나간다. 직장을 휴직하고 몇 년간의 국외 생활을 준비하며 설렘보다는 오랜 지인들과 사회적 경력의 이중단절에서 오는 두려움을 마음 한쪽에 담은 채 출발했다. 1년이 넘도록 도무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는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절차가 포함됐는데 프랑스 입국 시 ‘나는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 PCR 검사 유효기한은 72시간을 넘지 않은 ‘싱싱한’ 결과여야 했다. 출국·입국 심사에서부터 파리 호텔 객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안전한 사람’임을 증명해야 했다.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기란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발터 베냐민이 말했던 산책자의 도시 파리. 코로나 시국이지만 솔직히 조금은 기대했었다. 아름다운 건축물 사이로 노상 카페에 앉아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나른한 고양이처럼 앉아 있는 파리지앵의 낭만 뭐 그런 것. 그런데 이게 뭐람? 모든 카페와 음식점의 테이블과 의자는 쌓인 채 문을 닫았으며 간혹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식당들이 눈에 띌 뿐이다. 을씨년스러운 카페 풍경이 꽤 충격적이었는데 하버마스가 근대 공론장의 맹아로 여겼던 카페와 살롱의 자유로움이 결박된 느낌이었다. 예술을 상징하는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퐁피두센터도 문을 닫았고, 명품관이 즐비한 샹젤리제와 캉봉가도 더이상 반짝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파리는 깊은 잠에 빠진 듯했다.변덕스러운 날씨와 우울한 빗속에서 이방인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파리가 파리’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코로나블루가 나를 더 잠식하지 않도록 어느 햇살 좋은 주말 오후 무작정 나가 걷기로 했다. 에펠탑 앞 공원(샹드마르스)에 가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적게는 서너 명, 많게는 십여 명이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고, 웃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모두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여서 무언가에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그 순간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라는 절체절명의 방역 수칙 따위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가 버린 뒤였다. 그러나 이내 ‘저러니 봉쇄령에도 하루에 수만 명씩 신규 환자가 나오지. 코로나가 과연 끝날까…’ 하고 혀를 차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짐작했지만 프랑스의 코로나19 상황은 마크롱 대통령이 4월 초 직접 3차 봉쇄령을 발표했음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시설과 상점, 음식점은 문을 닫았지만 공원과 광장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대화하고 운동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만, 공원이나 광장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 이동금지, 생필품점 외 영업금지,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 등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함에도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는 것은 공원과 광장이 열려 있기 때문이라는 자조 섞인 지적도 존재한다. 지난 1년 동안 인류의 삶과 생활규범은 완전히 변했고,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도시는 보다 급격하게 진행됐지만 국가와 문화마다 속도의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다. 한국은 가장 먼저 매우 꼼꼼한 방역 지침이나 규칙들을 마련해 적용했고, 사람들은 재빠르게 내재화해 실천에 옮겼다. 여기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자율적인 지침을 적용했고(사실 저녁 6시나 7시 통행금지, 포장 외 모든 카페와 음식점 영업금지는 한국보다 더욱 강력한 조치다), 사람들은 더 느리게 내재화해 가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럼에도 프랑스의 아날로그적인 문화는 더욱 디지털화할 것이고, 카페를 잃은 사람들은 다른 방식의 연결과 문화 향유의 방식을 찾을 것이다. 우버이츠가 밖에 나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스포티파이와 같은 플랫폼이 새로운 콘텐츠 향유의 방식을 제공할 것이며, BTS의 노래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처럼 코로나블루가 우리를 엄습하더라도 도시의 삶, 또한 계속될 것이다.
  •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민족대표33인 다룬 다큐영화 ‘아! 꽃이여 별이여’ 시사회 참석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민족대표33인 다룬 다큐영화 ‘아! 꽃이여 별이여’ 시사회 참석

    장현국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이 지난 25일 다큐영화 ‘아! 꽃이여 별이여’ 시사회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독립유공자에 대한 합당한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 꽃이여 별이여’는 민족대표 33인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3·1운동 등 독립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다. 일제에 항거하다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영혼이 밤하늘의 별이 되어 외롭게 반짝이다가 다큐 영화를 통해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태어나며 역사 속에서 재조명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이날 오후 1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민족대표33인기념사업회 주최로 진행된 이번 시사회를 후원하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했다. 장현국 의장은 “3·1운동은 우리 민족사에서 반드시 기억해야하는 가장 대표적인 독립운동으로 이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들이 민족대표로 나선 33인의 지사들”이라며 “우리 후손히 마땅히 그들의 모습을 기억해야 함에도 이분들 가운데는 독립유공자로 마땅한 평가도 받지 못한 채 밤하늘의 외로운 별로 남은 분이 계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현국 의장은 “3·1운동의 거대한 물결을 이끈 민족대표들의 발자취를 영화로 담기위해 애써 준 모든 분께 감사인사 드린다”며 “경기도의회는 이번 시사회를 계기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다시금 되새기며 그 분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사회에는 장현국 의장을 비롯해 박근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왕1), 최만식(더불어민주당·성남1)·김명원(민주당·부천6)·김태형(민주당·화성3)·김성수(민주당·안양1)·김용성(민주당·비례)·김중식(민주당·용인7)·송영만(민주당·오산1)·이필근(민주당·수원3)·김영해(민주당·평택3)·이진연(민주당·부천7)·김직란(민주당·수원9)·안혜영(민주당·수원11) 의원과 민족대표33인유족회 나영의 회장 및 홍내준 대표, 민족대표33인기념사업회 김재옥 이사장, 수원시의회 의원, 경기도 이용철 행정1부지사, 이기우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립유공자 후손끼리 ‘주먹질’…광복회가 갈라졌다 [이슈픽]

    독립유공자 후손끼리 ‘주먹질’…광복회가 갈라졌다 [이슈픽]

    아무런 결론 못 내고 내달 7일 다시 회의광복회가 2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회장의 멱살을 잡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징계 여부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파행했다. 회의에 앞서 김 회장을 지지하는 광복회 관계자와 김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광복회원이 뒤엉켜 주먹다짐이 벌어지는 등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광복회 관계자는 “오늘 결론을 내지 않고 28일 (상벌위를) 재개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내달 7일로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광복회 상벌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회원인 김임용(69)씨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인 김씨는 앞서 지난 11일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회장의 멱살을 잡았다가 제지당했다. ●‘개혁 모임’과 광복회 측 뒤엉켜 아수라장 이에 광복회 상벌위는 ‘광복회장 및 광복회, 광복회원의 명예 실추’ 등을 이유로 관련 정관 및 상벌규정에 따라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김씨 측에 출석을 통보한 바 있다. 김씨가 속한 ‘광복회 개혁모임’과 ‘광복회 정상화추진본부’ 소속 30여명은 이날 상벌위에 앞서 광복회관 앞에서 김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며 시작부터 파행을 예고했다.상벌위는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광복회 관계자들이 김씨 외 다른 사람의 건물 출입을 제지하자 이에 반발한 개혁모임 등 회원들이 진입을 시도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상벌위가 예정된 회관 4층에서도 김씨와 함께 온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광복회 관계자 등이 고성과 주먹다짐을 주고 받으며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상벌위원들은 김씨 반발 등 이날 상황을 종합 고려해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보고 내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회의 ‘집안싸움’은 지난 1월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이름을 딴 ‘최재형상’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수여하면서 본격화했다. ●추 전 장관에 최재형상 시상하며 갈등 폭발 당시 광복회 지회장 일부가 정관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 회장에게 보내자 집행부는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런데 집행부가 간담회 뒤 ‘현 지도부 지지’ 성명서를 내자 다시 일부에서 허위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오히려 갈등이 확산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도 “광복회 정관에 금지된 정치활동”이라며 “김원웅 회장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김임용씨가 김원웅 회장의 멱살을 잡는 사건이 발생, 언론 보도까지 나오자 김 회장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논쟁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16일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임용씨에 대한 상벌위 개최를 비판하며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별도 성명을 내고 “민족을 이간시킨 친일파를 청산한다는 광복회가 오히려 편 가르기로 국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광복회는 전국 17개 지부장 명의로 윤 의원을 향해 “할아버지 팔아 얻는 반짝이는 금배지 달고 세비나 꼬박꼬박 잘 챙기시라”며 ‘막말’에 가까운 성명으로 맞받았다. 반면 김임용씨가 속한 ‘광복회 개혁모임’은 “정치인 출신 김원웅이 광복회장이 된 이후 지난 2년간 정치판의 중심에 서서 순수한 독립정신을 왜곡하는 돌출 언행으로 회원들의 실망을 넘어 규탄 대상이 됐고, 국민 분열과 회원 편가르기를 일삼는 게 일상이 됐다”며 “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은 김원웅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피부색 달라도 땀방울 색은 같아… ‘꿈의 슬램덩크’ 어시스트 해야죠

    피부색 달라도 땀방울 색은 같아… ‘꿈의 슬램덩크’ 어시스트 해야죠

    장애인·보육원 이어 다문화 인재 양성모델 한현민도 ‘글로벌 프렌즈’ 초기멤버농구단 넘어 ‘어글리 더클링’ 펀딩 시작지자체 추가 창단 논의 등 큰 그림 그려“오바마 같은 다문화 출신 리더 나올 것”“다문화 친구들의 슬램덩크를 어시스트 해야죠. 한국에서도 언젠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같은 다문화 출신 글로벌 리더가 나올 겁니다.” 다문화 유소년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를 10년 가까이 꾸린 천수길(61) 한국농구발전연구소장을 최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농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게 벌써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며 웃는다. 배재고와 단국대에서 농구공을 잡았지만 빼어나지는 못했던 천 소장은 대학 졸업 뒤 농구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컴퓨터 부품 관련 일을 하다가 1990년대 후반 농구협회 홈페이지 운영·관리를 자청한 게 다시 농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협회 홍보이사 등을 역임했던 그는 2005년 최희암 감독 등과 설립한 연구소를 통해 농구와 사회의 유대 관계를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장애 청소년 농구단으로 시작한 게 2006년 보육원 어린이 농구단 드림팀과 2012년 글로벌 프렌즈 공식 창단으로 이어졌지요. 드림팀은 아이들이 다니던 알로이시오 초등학교가 문을 닫으며 해체돼 현재는 글로벌 프렌즈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프렌즈는 피부색은 다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투어와 함께한 전국 다문화&유소년 농구대회에서 다문화 부문 우승 5회, 유소년 클럽 전국 대항전 준우승 1회를 차지할 정도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동안 100여 명이 거쳐 갔다. 패션모델 한현민이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그저 다문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만족해오다가 2019년 말 글로벌 프렌즈가 제대로 가는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다문화 인식 개선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더 큰 목표의 ‘어글리 더클링’(미운 오리 새끼) 프로젝트를 떠올리고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는 코로나19가 엄습했다. 후원이 여의치 않게 되며 운영이 빠듯해졌다. 7차례 열었던 농구 대회도 멈춰야 했다. 집합 금지 등 방역 지침에 때문에 각종 체육 시설이 문 닫으며 연습 공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글로벌 프렌즈는 올 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연습을 재개했다. 중학생까지 60명에 달하던 규모는 초등학생 20명 안팎으로 조촐해졌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어글리 더클링 프로젝트도 최근 포털 사이트를 통해 펀딩을 진행하며 시동을 걸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해 제2, 제3의 다문화 팀 창단을 논의 중이다. 일반 클럽과 함께하는 대회 재개도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쯤에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농구를 통해 꿈을 키운 것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을 찾아갈 요량이다. “다문화 인구가 100만 명, 전체 인구의 2%에 달하는 시대에요. 다문화 친구들이 한국은 물론 세계를 이끌 인재, 아름다운 백조로 성장하는 데 앞으로도 열심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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