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반짝
    2026-06-03
    검색기록 지우기
  • 정리
    2026-06-03
    검색기록 지우기
  • 부실
    2026-06-03
    검색기록 지우기
  • 방일
    2026-06-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37
  • 김연아, 얼마나 비싼 반지길래…“주얼리 다칠까 필사적”

    김연아, 얼마나 비싼 반지길래…“주얼리 다칠까 필사적”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32)가 럭셔리 주얼리를 조심스럽게 다뤘다고 밝혔다. 11일 김연아는 인스타그램에 “주얼리님 다칠까 손꾸락 필사적으로 들고있기”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김연아는 블랙 컬러의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삼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단정하게 올림머리를 한 김연아는 반짝이는 그린 컬러의 귀걸이와 목걸이, 보석이 가득 박힌 반지를 착용했다. 입술을 내밀거나 싱긋 웃는 김연아의 모습이 러블리하면서도 우아하다.
  • 2100만 년 전 빛이 지금...바람개비 은하 속 새 ‘초신성’ 포착 [우주를 보다]

    2100만 년 전 빛이 지금...바람개비 은하 속 새 ‘초신성’ 포착 [우주를 보다]

    지난달 처음 발견된 초신성의 화려한 모습이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 있는 제미니 노스 망원경(Gemini North Telescope)에 생생히 포착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반짝이는 파란색 빛이 인상적인 초신성 'SN 2023ixf'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 속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천체는 일명 '바람개비 은하'(Pinwheel galaxy)로 불리는 'M101'이다. 지구에서 약 2100만 광년 떨어진 큰곰자리에 위치한 바람개비 은하는 지구에서 봤을 때 사진에서처럼 웅장한 나선형 구조를 보여준다. 이 은하는 거의 1조 개의 별들로 가득차 있는데 사진 속 별이 태어나는 지역은 분홍색으로, 젊고 뜨거운 별은 파란색으로 보인다. 이중 초신성 SN 2023ixf는 왼쪽 하단 은하의 나선팔 중 하나에 커다란 파란색으로 활짝 빛나는 것이 확인된다. SN 2023ixf는 지난달 19일 일본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이타가키 코이치가 처음 발견했으며 II형 초신성(자체의 질량이 커서 스스로 중력붕괴를 일으켜 폭발한 초신성)으로 분류된다. 애리조나 대학 천문학자 아잘리 보스트롬은 "이 초신성의 존재가 확인된 직후 전세계 천체망원경이 그쪽으로 향했다"면서 "SN 2023ixf의 경우 지구에서 가까워 별의 진화와 종말에 대한 비밀을 밝혀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초신성(超新星·supernova)은 이름만 놓고보면 새로 태어난 별 같지만, 사실 종말하는 마지막 순간의 별이다. 과거 망원경이 없던 시대에 갑자기 밝은 별이 나타났기에 붙은 이름으로 신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잠시 머물렀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객성'(客星·손님별)이라고 불렸다. 일반적으로 별은 생의 마지막 순간 남은 ‘연료’를 모두 태우며 순간적으로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고 부르며 이때 자신의 물질을 폭풍처럼 우주공간으로 방출한다. 이 과정을 통해 또다시 수많은 천체들이 탄생하기 때문에 초신성 폭발은 별의 종말이자 또다른 시작이다. 
  • 915m 보랏빛 세상을 걷다…1004m 무한의 세상을 걷다[권다현의 童行(동행)]

    915m 보랏빛 세상을 걷다…1004m 무한의 세상을 걷다[권다현의 童行(동행)]

    첫째 아이가 조잘조잘 말이 많아지던 네다섯 살 무렵이었다. 유치원 가는 길에 자동차로 변신한 로봇을 보았다는 아이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우물쭈물 망설였다. 어른이 보기엔 거짓말이지만 순진한 동심이 다칠까 조심스러웠다. “그래? 엄마는 집에 오는 길에 오징어 닮은 외계인을 만났는데! 우리 오늘 만난 친구들을 그림으로 함께 그려 볼까?” 이왕이면 아이의 상상력을 구체화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공상은 때로 멋진 그림으로, 설명서에는 없는 독특한 블록 작품으로 탄생했다. 둘째 아이가 거짓말 같은 상상을 시작하는 연령이 되자 첫째는 자연스레 엄마의 방식으로 함께 그림을 그리고 블록을 만들었다. 전남 신안으로 떠나기 전날, 온통 보라색으로 가득한 섬이 있다는 엄마의 말에 둘째는 대뜸 자기도 알고 있다며 보라색 크레파스 하나로 그림 한 편을 완성했다. 상상 속 섬을 실제로 마주한 순간, 둘째의 눈빛은 벅찬 감동으로 물들었다.‘퍼플섬’은 평생을 박지도에서 살았다는 김매금 할머니의 절절한 바람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박지도는 안좌도 두리항에서 배를 타야만 찾을 수 있는 작은 섬이었다. 구멍가게 하나 없어 장날이면 주민들이 함께 나룻배를 타고 섬을 건넌 뒤 다시 택시를 나눠 타고 가서 장을 봤단다. 섬살이의 고단함을 손주 먹이려 산 아이스크림이 집에 오니 모두 녹아버렸다는 우스갯소리로 달래던 시절이었다. ●박지도 김매금 할머니 바람서 시작된 섬 각종 기사에는 당시 박지도에 100여명이 살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게 어르신들 이야기다. 다리를 놓아 달라는 요구마저 민망하게 느껴졌지만 김매금 할머니는 달랐다. 간혹 행정가가 섬을 찾아오면 “찻길은 바라지도 않으니 부디 걸어서라도 섬을 나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침내 2007년, 할머니뿐 아니라 박지도 주민 모두의 소원이었던 다리가 놓였다.안좌도와 박지도를 잇는 547m 길이의 보도교는 원래 ‘천사의 다리’로 불렸다. 1004개의 섬으로 구성된 신안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다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이 바라던 수도관도 들어왔다니 그 이름이 아깝지 않다. 천사의 다리는 이후 신안군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각각의 섬에 색깔을 입히는 과정에서 ‘퍼플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색깔도 보라색으로 다시 칠했다. 박지도를 대표하는 색깔로 보라색이 선정된 것은 섬에 가득한 도라지와 꿀풀꽃, 콜라비 때문이다. 퍼플교 덕분에 안좌도와 박지도는 물론 인근 반월도까지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천사의 다리란 이름은 2019년에 개통한 천사대교가 이어받았다.●보라색 옷 입으면 입장료 무료 퍼플섬에 가려면 옷장부터 뒤져야 한다. 보라색 옷을 입으면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 보라색 머플러나 가방도 괜찮다.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섬 입구에 자리한 ‘퍼플숍’에서 마음에 드는 소품을 하나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라색 스커트가 예쁘네요! 공짜로 들어가셔도 됩니다.” 매표소 직원의 말에 둘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두가 보라색 옷을 입고 오면 어떡해요? 표를 하나도 못 팔잖아요.” 걱정 가득한 아이의 말에 직원이 웃으며 대답해 줬다. “우리의 목표는 섬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이 보라색 옷을 입어서 표를 한 장도 못 파는 거란다.”퍼플섬 매표소는 박지도와 반월도에 하나씩 있는데, 박지도 매표소 근처에는 식당들이 자리해 허기를 달래기 좋고 반월도 매표소 옆에는 복합문화창고 ‘퍼플박스’가 있어 볼거리를 풍성하게 챙길 수 있다. 신안 앞바다의 전설적인 해저 유물 이야기를 비롯해 고흐와 클림트의 그림이 화려한 미디어아트 쇼로 펼쳐지는 곳이다. 우리는 반월도부터 둘러보기로 했는데, 아이는 섬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보라색으로 칠한 도로를 보고 잔뜩 신이 났다. “엄마, 여기는 길도 보라색이에요!” 매표소를 지나면 안좌도와 반월도를 잇는 ‘문 브리지’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총길이 380m로 배가 지날 때면 부잔교가 열리는 형태다. 다리로 향하는 길에는 보라색 테이블과 의자가 자리해 보랏빛 설렘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는 ‘당신의 근심걱정을 이곳에 두고 가세요’라고 적힌 보라색 안내판이 먼 길 떠나온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반월도는 섬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과거 배가 오가던 퇴촌마을과 안동네인 반월마을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라색 지붕을 얹은 아기자기한 반월마을을 구경하려면 전동카트를 추천한다. 1인당 3000원이면 보라색 카트를 타고 섬을 한 바퀴(5.7㎞) 돌아볼 수 있다. 우리는 반월도와 박지도를 연결하는 퍼플교까지만 걷기로 했는데, 중간에 ‘I PURPLE YOU’라고 적힌 포토존이 있다.●BTS “보라해” 포토존도 보라색은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를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한데, 멤버 뷔가 팬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던 “보라해”란 말을 퍼플섬의 포토존으로 활용한 것이다. 평소 BTS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둘째는 엄마의 설명을 듣자마자 “여기서 사진 꼭 찍어 주세요”라며 성화다. 이렇게 어린 아미의 마음도 빼앗았으니 퍼플섬의 인기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 좋겠다. 퍼플교 입구에는 섬을 상징하는 반달 모양 포토존과 함께 의자까지 보라색으로 맞춘 카페가 있어 걸음을 쉬어가기 좋다.●915m 퍼플교엔 애달픈 사랑 얘기도 전해져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구간은 915m에 이른다. 평평하게 이어진 다리가 아니라 오르락내리락 걷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와 나무 의자도 마련돼 있다. 반월도와 박지도는 원래 썰물 때 노두로 연결됐다. 섬사람들은 이 길을 ‘중노두’라 불렀는데, 여기에 얽힌 전설이 카페 한쪽 벽면에 소개되었다. 옛날에 박지도 암자에 젊은 스님이 살았는데, 멀리 반월도 암자에 아른거리는 비구니 자태만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됐다. 비구니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둘은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가 망태기에 담은 돌로 길을 만들었다. 이 길은 두 사람이 중년이 되었을 무렵에야 섬과 섬을 잇게 되는데, 오랜 세월 그리워했던 둘이 바다 한가운데서 만남의 기쁨을 채 나누기도 전에 밀물이 들이쳤다. 애달픈 사랑의 흔적은 이제야 보라색 다리로 결실을 맺었다. 어쩐지 한 걸음 한 걸음 애틋한 마음을 내딛게 된다. 박지도에 들어서면 커다란 박 모양 포토존이 반겨 준다. 박지도라는 이름이 섬 형태가 박을 닮은 데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박지도를 찾았을 때는 라벤더 축제가 한창이었다. 여기서 축제장까지 이동하는 카트가 출발하는데, 운전을 맡은 주민들 옷차림마저 보라색이다. 보라색 운동화에 양말까지 맞춰 신은 한 어르신은 아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5분 남짓이면 라벤더 동산에 도착하는데,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따라 보랏빛 라벤더가 만발했다. “엄마, 여기는 보라색 바람이 불어요!” 아이는 라벤더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장난스럽게 온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그 모습에 지나가던 어르신들마저 입가에 보랏빛 미소가 번졌다. 언덕 너머로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오는데, 지붕은 물론 물탱크까지 온통 보라색이다. 퍼플섬이란 이름을 또 한 번 실감하는 풍경이다. 라벤더가 졌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개화기간이 길어서 여름 내내 즐길 수 있는 버들마편초가 이어서 만개한다. 버들잎처럼 좁은 잎 모양에 말채찍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은 버들마편초는 꽃대 끝에 작은 보라색 꽃을 가득 피워 퍼플섬과도 잘 어울린다. 퍼플섬 곳곳에 핀 버들마편초만 20만 송이에 이른다고 한다. 9월부터는 보라색 아스타 국화가 여행자들을 맞아 준다. 아스타 국화가 만발한 언덕에는 송전탑마저 보라색인 데다 그 아래로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는 퍼플교가 자리해 섬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라벤더 져도 버들마편초 활짝 퍼플섬으로 향하는 길에 암태도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 달리던 자동차도 멈추게 만드는 특별한 벽화가 있다. 일명 ‘동백 파마머리 벽화’라 불리는 이 그림은 기동삼거리에 자리해 ‘기동삼거리 벽화’로 통한다. 담벼락 너머로 소담스럽게 핀 애기동백을 집주인 어르신의 풍성한 파마머리로 표현한 것인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원래는 할머니 그림만 있었는데, 못내 서운한 마음을 내비친 할아버지 그림이 나중에 추가됐다. 할머니처럼 파마머리를 만들기 위해 애기동백도 한 그루 더 심게 됐는데,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것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도 있다. 늦봄에도 붉은 꽃송이를 달고 있는 동백나무가 신기해 가까이 다가가니 포토존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조화를 달아 두었다. 그 세심함 덕분에 우리도 재미있는 인증사진을 얻었다. 사진 한 장으로 조금 아쉽다면 여기서 자은도로 향하는 길 어귀에 마을 어르신을 주인공으로 그린 벽화가 또 있다. ●구리도·고도·할미도 잇는 무한의 다리 자은도에도 퍼플교 못지않은 매력을 지닌 다리가 있다. 2019년에 놓인 ‘무한의 다리’다. 8월 8일 섬의 날을 수학적 의미의 무한대(∞)로 해석,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되면서 연속성과 함께 끝없는 발전의 의미를 담은 이름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박은선과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가 작명했다. 둔장해변에 자리한 이 다리는 총길이 1004m로 무인도인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차례로 연결한다. 마침 썰물 때 방문했더니 갯벌 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칠게가 아이의 친구가 되어 준다. 이번엔 칠게를 따라 옆으로 걷는 흉내를 내는 아이 덕분에 이른 아침을 기분 좋은 웃음으로 시작했다. 다리 위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구리도, 고도와 달리 할미도는 직접 섬을 걸으며 돌아볼 수 있다. 이곳엔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갇혀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통 어로 방식인 ‘독살’이 남아 있다. 여름이면 독살체험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단다. 섬 한편에 화장실은 물론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반나절을 보내기에도 제격이다.●1004뮤지엄파크·요트투어도 추천 자은도에서 놓치면 안 될 또 하나의 볼거리, 바로 1004뮤지엄파크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석미술관과 수석정원, 세계조개박물관, 신안자연휴양림, 양산해변이 한데 어우러져 아이들과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거나 아예 하룻밤 묵어 가기에도 좋다. 특히 수석미술관은 기대 이상으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었다. 기이한 모양의 돌에 이름을 붙여 주기도 하고, 수집가가 붙인 이름을 아이가 맞혀 보면서 예상보다 꽤 오랜 시간 머물게 됐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자 해설사가 나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증강현실(AR) 체험까지 선보였다. 조개박물관에서는 난생처음 보는 모양과 색깔, 크기의 조개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만의 조개를 골라 색깔을 칠한 뒤 영상에 띄워 보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체험도 가능하다. 양산해변에는 거대한 조개 모양 작품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데, 고운 모래가 아이들 놀기에도 그만이다.섬에서 하룻밤 머물 예정이라면 요트 위에서 아름다운 일몰과 천사대교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암태도 오도선착장에서 출발하는 1004 요트투어는 시즌에 따라 일몰 투어를 운행한다. 요트 위에서 서해의 붉은 노을에 듬뿍 젖었다 돌아오는 길에 검게 물든 바다 위로 반짝이는 천사대교가 선물처럼 펼쳐진다. 여행작가
  • 개미들, 다시 은행으로… 역머니무브 반짝

    개미들, 다시 은행으로… 역머니무브 반짝

    금리 하락으로 주춤했던 은행 예적금의 인기가 다시금 반짝 돌아오는 모양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주식으로 몰렸던 자금이 안전한 은행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일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 5915억원으로 4월 말(805조 7827억원) 대비 11조 808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최고 증가폭을 보인 지난 2월(전월 대비 3조 4506억원 증가)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기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37조 9878억원에서 39조 420억원으로 1조 542억원 늘었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5%를 웃돌면서 활발한 역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났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의 수신금리가 떨어지자 예적금의 매력도가 급감했다. 지난 3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원대로 전월 대비 10조원 이상 쪼그라들기도 했다. 당시 자금의 상당 부분은 벚꽃 랠리가 이어지던 증시로 이동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개월간 평균 증권사 투자예탁금은 47조 1897억원이었으나 지난 4월 52조 3501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더불어 예금금리가 소폭 인상되면서 시중의 자금들이 다시금 은행으로 몰렸다. 지난달 평균 증권사 투자예탁금은 전월 평균 대비 1조 5738억원 줄어든 50조 7763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소폭 인상된 은행 수신금리도 역머니무브에 힘을 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876%로 지난 4월 초(3.603%) 대비 0.273% 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 초 3%대 초반에 머물던 5대 은행의 예금금리도 최근 최고 연 3.7~3.8%대로 올라섰다. 특판 적금 상품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초 5대 연금을 신한은행 계좌로 수령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5.5% 금리를 적용하는 ‘신한 연금 저축왕 적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금리의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선보였으며, 하나은행에선 직장인 적립식 상품인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을 통해 최고 연 5.85%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복분자유원지를 와인빌리지로..고창군, 농촌관광 스타마을 조성 시동

    복분자유원지를 와인빌리지로..고창군, 농촌관광 스타마을 조성 시동

    전북 고창군 부안면 용산리 복분자 유원지에 와인빌리지를 만들고, 특화마을(용계, 용산, 진마, 안현)과 개별경영체, 민간 투자사가 협력해 매력적인 관광지가 추진된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창군의 도전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고창군은 전라북도 주관 ‘농촌관광 스타마을’ 공모에 최종 선정돼 100억원(도비 40억원, 군비 40억원, 민간 2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농촌관광 스타마을은 민선 8기 전라북도의 대표 농산어촌 개발 사업 중 하나다. 고창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먼저 고창의 특화자원인 복분자를 테마로 한 ‘와인 빌리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다양한 와인체험시설, 지역 특산물판매장, 와인전시·프로그램 운영과 스타마을 사무국을 설립해 농촌관광 홍보와 특화상품을 브랜딩해 스타마을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할 방침이다. ‘특화마을’은 사무국과 연계·협력해 각 마을이 지닌 풍부한 자연생태 경관, 인문학 자원, 먹거리 등을 활용한 체험행사를 개발한다. 장애물 없이 탁 트인 논밭과 동네 가득한 흙냄새,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해 먹는밥상, 저녁에는 쏟아질 듯 반짝거리는 별을 느끼며 고창만의 매력적인 농촌관광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이번 공모사업 선정은 행정과 의회, 지역민과 개별경영체, 투자사가 하나로 뭉친 결과다”며 “농촌관광 스타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고창 농촌관광의 부흥을 이루고, 농가소득과 지역에 활력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 CHILE아닌 CHIIE?…실수와 오류에도 역사는 계속된다

    CHILE아닌 CHIIE?…실수와 오류에도 역사는 계속된다

    영어 대문자 I(아이)와 소문자 l(엘)은 모양만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눈이 나쁘면 그게 그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까딱하면 오타를 낼 가능성도 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모든 역경을 이겨 내고” 만들어진 칠레의 동전 이야기다. 2008년 칠레의 조폐국장이던 그레고리오 이니구에즈는 새 동전 제작을 승인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이 아름다운 동전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으니 바로 CHILE가 아닌 CHIIE로 찍힌 것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동전에 한국은행이 아닌 한국은햄으로 나왔다고 해야 하나. 1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고 이니구에즈와 몇몇 책임자들은 결국 물러나게 됐다. 그런데 이 동전 인기가 상당하다. 한국돈으로 80원짜리 동전이 1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역사는 대개 딱딱하고 어려운 영역으로 보이지만,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가 모였다는 걸 생각하면 의외로 재미 있는 일이 많다. 역사학자이자 문학가인 저자는 ‘실수와 오류의 세계사’를 통해 “역사의 이면에는 실수와 기괴함, 그리고 바보 같지만 사랑스러운 행적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말랑말랑한 세계사를 전한다. 요즘은 치아가 하얀 걸 선호하는 시대지만 일본은 과거에 치아를 검게 물들이는 화장법인 ‘오하구로’가 있었다.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이 근대화되기까지 유행했던 풍습이다. 한때는 잠을 깨워 주는 직업도, 겨드랑이털을 뽑아 주는 직업도 있었다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이런 일이 종종 그리고 지금도 발생하는 건 인간은 실수투성이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대 지식수준이 거기까지가 한계였을 수도 있다. 별난 역사를 한가득 펼쳐 낸 저자는 “우리의 선조들을 너무 가혹하게 평가하지 말자. 어차피 수백년이 지나면 우리도 자신이 도대체 뭐하고 있는지 모르는 정신 나간 선조가 되어 있을 것”이라며 찬란하면서도 부족하며 독창성이 넘치는 호기심을 독려한다.
  • [여행가방]

    [여행가방]

    ●알프스 넘는 케이블카 7월 1일 개통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는 7월 1일 ‘알프스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국경 이동 수단’인 케이블카가 체르마트에서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라이드 2’로 스위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3883m)와 이탈리아의 테스타 그리지아(3458m)를 연결해 준다. 여행객뿐 아니라 스키어들도 두 나라를 오가며 경과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 소지자와 16세 미만 어린이는 50% 할인된다. 9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다.●지금 딱! 유럽의 환상적 기찻길 4곳 유럽의 기차 여행 패스 브랜드 유레일이 이 계절에 찾을 만한 유럽의 환상적인 기찻길 4곳을 추천했다. 스위스의 글래시어 익스프레스와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이탈리아의 마나롤라, 노르웨이의 플롬 레일웨이 등이다. 말 그대로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되는 곳으로, 차창 너머 웅장한 산세와 반짝이는 호수, 파도치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빈의 새 명소들 “MZ세대 오세요” 빈 관광청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새로 생긴 곳과 업데이트된 명소들을 선정, 추천했다. 주로 MZ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하이디 홀튼 컬렉션 박물관은 지난해 6월 빈 시내 중심부의 옛 궁전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모차르트의 작품 세계를 오감으로 만끽할 멀티미디어 전시관인 미토스 모차르트도 성 슈테판 대성당 근처에 문을 열었다.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를 기리는 ‘하우스 오브 슈트라우스’도 올해 문을 열 예정이다.
  • 오심 패배 설욕 서울, 3경기 만에 승전고 2위 복귀

    오심 패배 설욕 서울, 3경기 만에 승전고 2위 복귀

    프로축구 FC서울이 이른바 오심 패배를 한 달 만에 설욕하며 3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 2위 자리에 복귀했다. 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3 15라운드 강원FC와의 홈 경기에서 윌리안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지난 4월 말 9라운드에서 심판 오심 때문에 억울하게 당했던 강원전 패배(2-3)를 한 달 만에 설욕했다. 최근 1패1무 뒤 3경기 만에 다시 승전고를 울린 서울은 전날 제주 유나이티드에 내준 2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8승3무4패를 기록하며 제주와 승점 27점으로 같아졌으나 다득점에서 앞섰다. 서울이 15경기에서 29골, 제주는 23골. 강원은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으로 승점 11점(2승5무8패)에서 제자리걸음 하며 강등권(11위)에서 허덕였다. 꼴찌 수원 삼성(2승2무11패)과는 3점 차다. 킥오프와 함께 강원이 반짝 공세를 취했으나 서울이 곧바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위협적인 장면은 강원이 먼저 만들어 냈다. 전반 17분 김대우가 페널티 아크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서울 수비에 맞고 살짝 굴절되며 왼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5분 뒤 서울은 김주성의 날카로운 헤더로 응수했으나 강원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선제골은 전반 27분 서울이 챙겼다. 골키퍼 백종범이 후방에서 하프라인 왼쪽 근처로 길게 빼준 공이 경합 과정에서 뒤로 흐르자, 윌리안이 약 40m를 치고 들어간 뒤 페널티 아크에서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3호골. 이후 경기는 뜨뜻미지근한 공방으로 흘러갔다. 서울은 경기 막판 강원의 공세에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백종범의 선방 등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 신유빈-전지희, 30년 만에 여자탁구 세계선수권 銀 합작

    신유빈-전지희, 30년 만에 여자탁구 세계선수권 銀 합작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금메달보다 더 묵직하고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여자복식 세계 12위의 신유빈-전지희 조는 28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끝난 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왕이디-천멍 조(7위)에 0-3(8-11 7-11 10-12)으로 졌다. 하루 전 4강전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왕만위(중국) 조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두 번은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둘은 1993년 예테보리 대회 현정화(단식 우승) 이후 30년 만에 여자 개인전 단·복식을 통틀어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냈다. 여자복식 결승 진출 자체 만으로도 1987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조(우승) 이후 36년 만이었다. 그만큼 둘의 은메달은 가치가 두둑하다.역경에 굴하지 않고 각자의 난관을 넘어선 끝에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탁구 신동’ 출신의 신유빈은 도쿄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그해 11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손목 피로골절로 중도 기권한 뒤 기나긴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초엔 손목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고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통증이 재발했고 추가로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신유빈은 탁구공을 멀리하는 법이 없었다. 몸만들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샷이 예전보다 묵직해진 건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덕이다.전지희의 도전 과정은 더 극적이다. 2009년 중국에서 귀화해 2년 뒤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그는 2018년 세계대회 단체전 동메달을 빼곤 12년 동안 자신보다 뒤처진다고 여겼던 중화권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시상식을 구경만 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무릎 부상까지 괴롭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김택수 감독의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긴 뒤 전지희는 거듭났다. 혹독한 훈련 끝에 그는 결국 반년 만에 세계 대회 은메달을 일궈냈다.단식에서는 경쟁자지만 2019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신유빈과 전지희는 복식에선 서로 자극제가 됐다. 안재형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총괄위원장은 “올림픽 반짝스타로 끝나는 듯했던 신유빈과 은퇴설에도 휘말린 전지희가 서로 자극제가 됐다. 그게 은메달의 자양분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남자복식에서는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은메달을, 조대성-임상수(이상 삼성생명) 조가 동메달을 따낸 대표팀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탁구가 개인전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 이상을 수확한 건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 반짝이는 제안으로 강서구 더 살기 좋게…구정발전 아이디어 공모

    반짝이는 제안으로 강서구 더 살기 좋게…구정발전 아이디어 공모

    서울 강서구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반짝이는 아이디어 찾기에 나섰다. 구는 오는 6월 16일까지 ‘2023 상반기 구정발전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구정에 대한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고, 주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공모 내용은 구정 발전을 위한 복지, 문화, 경제, 환경, 안전 등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아이디어로 지정주제와 자유주제로 나뉜다. 지정주제는 ▲저출산, 고령화 극복방안 ▲1인 가구 안전 및 돌봄 강화 ▲탄소중립 실현 아이디어 ▲전세사기 방지 및 피해자 지원 대책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 등 5가지다. 자유주제는 ▲행정제도, 행정서비스 및 행정 운영의 개선 관련 의견 ▲구민 생활·편익 증진 등 구정 발전 개선 관련 제반 사항 ▲구 세입 증대 및 예산절감 기여 방안, 신규 사업 등으로 각 주제에 맞은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면 된다. 공모는 강서구 구정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강서구청 누리집(홈페이지)-소통과 참여-제안/칭찬-구민제안’이나 ‘국민신문고 누리집-국민제안-공모제안’에서 하면 된다. 구 누리집에 있는 제안서와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공 동의서를 작성해 우편, 방문, 팩스 제출도 가능하다. 구는 부서 검토 및 실무심사를 거친 후 구민 투표와 제안심사위원회 본심사를 통해 7월 중으로 8개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채택된 제안자에게는 시상 등급에 따라 대상 1명 100만원, 최우수상 1명 70만원, 우수상 2명 각 50만원, 장려상 4명 각 20만원의 시상금이 수여된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구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을 준비했다”라며 “강서구를 더 빛나게 해줄 구정 발전 아이디어 공모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하늘 닿은 천상의 화원에서 걷고 쉬고 시나브로 물들다

    하늘 닿은 천상의 화원에서 걷고 쉬고 시나브로 물들다

    질문 1. 강원 인제 백담사를 거쳐 간 인물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유명인은 누구인가요. 보통은 ‘일해 전두환’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의 ‘노이즈’ 덕분에 백담사가 더 빨리, 그리고 더 널리 알려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역사의 순서로 보나 무게로 보나 ‘만해 한용운’이 정답에 더 가깝다. 질문 2. 우리나라 특산 식물은 모두 몇 속일까요. 꽤 어려운 질문이다. 6속이라 답하는 이가 있다면 ‘식물계의 태양신’이라 봐도 틀림없다. 질문 3. 우리나라 단풍나무 가운데 군락이 아닌 단일 개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는 어디 있을까요. 정답은 내장산 국립공원의 금선계곡이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국립공원의 생태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일상의 치유가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이지만 생태계를 더 잘 이해하는 ‘부수입’도 올릴 수 있다. 여러 국립공원의 생태탐방원 가운데 설악산과 내장산을 다녀왔다. ●숙박·치유 함께하는 생태탐방 프로그램… 변산까지 올해 9곳으로 확대 국립공원공단에서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산, 지리산 등 8개 국립공원에 생태탐방원이 조성돼 있다. 올여름에 전북 변산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이 완공되면 모두 아홉 곳으로 늘어난다. 생태탐방원은 숙박하며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생태 체험 참가는 ‘필수’다. 숙박만 할 수는 없다. 여기에 여러 치유 프로그램이 ‘선택’으로 따라붙는다. 생태탐방원의 규모나 프로그램은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저마다 다르게 구성했다. 프로그램 가격도 조금씩 다르긴 한데 큰 틀에선 대동소이한 편이다. 종전까지는 주로 공무원의 단체 연수가 많았다. 요즘은 기업이나 가족 단위 참가자도 느는 추세라고 한다. 가장 힐링을 받는 건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이다. 대한민국 월급쟁이 중에 감정 노동에 복무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만, 대인 서비스 직종에서 아무래도 ‘상처받은 영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방공무원에게 인기라고 한다. ‘마초맨’처럼 보이는 소방관들이지만, 이 프로그램 참가자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눈물을 훔친 뒤 퇴소한다고 한다. 그들이 얼마나 무거운 일상의 피로를 짊어지고 사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설악산 생태탐방원은 강원도 인제 북면에 있다. 이들이 내건 기치는 이렇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1982)이자 천연기념물(1965)인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국립공원, 건강한 국민을 위한 생태복지서비스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국립공원 유지·관리를 넘어 적극적인 대민 활동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니 국민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곰배령 야생화·백담사 계곡 트레킹·밤하늘 별자리 관찰·서핑 프로그램 인기 탐방원은 숙박을 위한 생활관, 교육과 회의를 위한 강당, 도서관 등 부대시설로 이뤄졌다. 식당도 마련됐지만, 현재는 단체만 예약제로 운영된다. ‘단체’는 숫자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숫자가 많다고 예약에 유리한 건 아니란 뜻이다. 민간 단체라 하더라도 정식 공문을 보낼 수 있는 단체여야 한다. 가족 단위 탐방객도 받는다. 다만 식사는 외부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어차피 일부러라도 맛집을 찾는데, 생태탐방원의 식당 밥을 먹지 못한다고 해서 아쉬울 건 없을 듯하다.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점봉산 곰배령 야생화 탐방, 백담사 계곡 트레킹과 명상 치유, 노르딕 워킹 배우기, 산양 복원 프로젝트 견학, 밤하늘 별자리 관찰, 소원등 만들기 등이다. 여름철엔 동해의 경관을 감상하고 파도를 즐기는 서핑(요트), 내린천을 따라 협동심을 기르는 래프팅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다.백담사 계곡 트레킹은 백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총괄하는 광일 스님의 안내로 진행된다. 만해 한용운,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머물렀던 백담사 경내를 돌아본 뒤 수렴동 자연관찰로를 따라 걷다가 차담이나 명상 등으로 마무리한다. 백담사는 만해의 출가지다. 1905년 백담사에서 머리를 깎았고 ‘님의 침묵’ 등 대표작도 지었다. 전두환의 경우 공교롭게도 백담사에 온 날과 세상을 등진 날이 같다. 워낙 떠들썩했던 사건이긴 하지만, 그 탓에 만해의 기억이 가려지는 게 스님들로서는 내심 안타까운 눈치다. 백담사 계곡 트레킹에선 ‘하울링’ 이벤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하울링은 개나 늑대 같은 동물 등이 울부짖는 소리를 말한다. 주로 소통을 위한 행동이지만, 외로움을 표현할 때도 길게 울부짖는다고 한다. 하울링은 산책로에서 벗어나 계곡 쪽으로 돌출된 모래톱에서 진행된다. 저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명상하고 있자면, 스님이 참가자를 한 명 한 명 불러 세운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야 사랑해!”를 외치라고 주문한다. 이거 참, 뻘쭘한 노릇이다. 난데없이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외치라니 말이다. 그것도 세 번이나. 숲속 동물들이 놀라지는 않을까, 다들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다가도, 목청껏 내지르고 나면 내심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노르딕 워킹도 재밌다. 하체를 주로 쓰는 걷기와 달리 상체와 하체를 함께 움직이며 걷는 운동법이다. 일반적인 걷기보다 칼로리가 최대 60% 정도까지 더 소모된다고 한다. 전용 스틱을 사용하는데 탐방원 측에서 준비해 온다.●허락받은 사람만 볼 수 있는 곰배령 야생화 … 생물 다양성 보전하는 山박물관 늘 많은 이들이 몰리는 건 곰배령 트레킹이다. 곰배령(1164m)은 설악산 남쪽 점봉산(해발 1424m) 능선에 있는 고갯마루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야생화가 피고 지는 ‘천상의 화원’으로 유명하다. 곰배령이 깃든 점봉산은 원래 입산 금지구역이다. 생물다양성이 높아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1982),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1987), 백두대간보호지역(2005) 등으로 지정돼 출입이 강력히 통제된다. 다만 점봉산 남사면 일부를 생태 탐방 목적으로 개방하고 있는데, 그 구간이 곰배령이다.곰배령은 왕복 10㎞ 정도다. 된비알이라 할 구간은 거의 없고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거리가 좀 멀긴 한데, 탐방로 주변의 화사한 들꽃과 수려한 계곡에 눈을 빼앗겨 힘든 줄도 모른다. 곰배령 정상보다는 비탈면에 들꽃들이 많다. 특히 물가를 좋아하는 들꽃들이 다양하다. 설악산생태탐방원의 이호 운영관리부장은 “풍부한 수량 덕분에 골짜기마다 다양한 들꽃들이 자랄 수 있다”며 “사람의 발걸음을 제한한 것도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저녁 프로그램도 있다. 소원등 만들기는 설악산 깃대종인 눈잣나무가 새겨진 나무 소품으로 소원등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여기에 별자리 관찰 프로그램을 덧붙인다. 자신이 만든 소원등을 해먹에 걸고 누워 ‘별멍’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생태해설사가 잔잔한 음악과 함께 명상의 글을 읽어 준다. 이때 주변의 조명이 모두 꺼지며 하늘의 별이 반짝하고 드러난다.
  • 46억원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 구두 절도범 18년 만에 기소

    46억원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 구두 절도범 18년 만에 기소

    1939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 역을 맡은 여배우 주디 갈랜드가 신었던 빨간색 루비 구두를 훔친 범인이 18년 만에 기소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은 2005년 8월 미네소타주 그랜드 래피즈에 있는 주디 갈랜드 박물관에 침입해 유리 진열장을 깨고 구두를 훔친 절도범 테리 존 마틴(76)을 주요 예술품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2005년 사건 당시 수사관들은 구두에서 떨어진 작은 장식품 하나 말고는 증거가 없어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다 13년이 지난 2018년 FBI가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밀 작전을 하던 중 구두를 찾으면서 수사 상황이 반전됐다. 당시에도 범인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18년 전 주디 갈랜드 박물관에 침입해 구두를 훔친 절도범 붙잡아   그러나 최근 FBI는 절도범에 대한 제보를 받고 수사를 벌이다 미네소타 박물관 근처에 살고 있던 마틴을 붙잡았다.  다만 마틴이 붙잡힌 경위와 그가 구두를 훔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틴이 기소된 미네소타 지방법원에 따르면 루비 구두는 최소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한 반면, 노스다코타 연방 검찰은 350만 달러(약 46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도로시 구두는 미국 영화사에 가장 유명한 기념품 중 하나로 극 중에서 마녀 글린다가 도로시에게 선물한 구두다. 미국의 대표 영화제작사인 MGM의 수석 디자이너 길버트 아드리안이 구두를 염색하고 장식을 했다.  도난당했던 구두는 현존하는 도로시 루비 구두 4켤레 중 하나   도난 당한 도로시 구두는 현존하는 루비 구두 4켤레 중 하나였다. 이들 중 한 켤레는 2000년 경매에서 66만 6000달러(약 9억원)에 팔렸고, 큐레이터가 “7번 라벨이 붙어있다”고 말한 한 켤레는 최근 LA에 문을 연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 전시됐다. FBI가 2018년 발견한 구두 한짝은 원래 국립 미술사 박물관에 전시돼있던 다른 구두 한 짝과 함께 ‘#1 주디 갈랜드’, ‘#6 주디 갈랜드’라고 각각 다른 번호로 한 쌍을 이뤘다. 국립 미술사 박물관 관리인들은 신발의 스팽글이 떨어져 반짝임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1년 이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 “첫 우승… 기록 줄이는 맛에 달려” “너무 더웠지만 연습량 덕에 버텨”…“지지 않는 마음, 오르막서 선두로” “언젠간 풀코스에서도 왕관 쓸 것”[2023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첫 우승… 기록 줄이는 맛에 달려” “너무 더웠지만 연습량 덕에 버텨”…“지지 않는 마음, 오르막서 선두로” “언젠간 풀코스에서도 왕관 쓸 것”[2023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우승은 처음입니다.” 지난 20일 ‘2023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 하프 코스에서 1시간 21분 04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한 직장인 유문진(37)씨는 “순위는 신경 쓰지 않고 기록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매일 아침 목동운동장에서 15㎞를 달렸다”고 뿌듯해했다. 유씨는 “처음부터 기록을 내기 위해 선두에서 달렸다. 그래서 더 외롭고 힘들었지만 다른 대회보다 응원해 주신 분이 많아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달리기를 하면 제가 몇 초라도 빨라지는 걸 경험하게 되는데 그럴 때 성취감을 느낀다”며 “그래서 기록에 집착하게 된다”고 했다. 하프 코스 여자 부문 1위는 1시간 30분 28초를 기록한 공인중개사 노은희(50)씨에게 돌아갔다. 노씨는 결승선 통과 직후 차오르는 숨을 가다듬으며 “날씨가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6년 전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노씨는 우승 비결로 자신 있게 연습량을 꼽았다. 달리기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한 달에 500~600㎞를 뛴 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노씨는 “첫 대회에서 하프 코스를 1시간 40분대에 달렸더니 ‘주변에서 소질이 있다’며 본격적으로 해 보라고 권했다”며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내일(21일)도 다른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자 부문 2위 김화영(1시간 32분 50초)씨는 “하프 마라톤은 4년차인데 큰 대회에서 2등을 한 건 처음”이라면서 “겨우내 동호회 회원들과 열심히 운동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33분 58초로 10㎞ 코스 남자 부문 1위를 한 직장인 김대연(27)씨는 “초반에는 5등으로 달리다가 7~8㎞ 넘어가면서 오르막이 심해질 때 선두 주자들을 따라잡았다”면서 “(남한테) 안 진다는 마음으로 뛴 게 1등으로 들어온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긴 해도 동호회에 가입해 정기적으로 뛰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는 사람 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까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부모님께 우승했다고 얘기하고 싶어 더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 코스를 35분 03초에 달려 여자부 1위를 한 직장인 조한솔(28)씨는 “1㎞ 구간을 지나자마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1㎞씩 더해 갈 때마다 이제 시작이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말했다. 육상선수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조씨는 “선수를 그만두고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게 3~4년 정도 됐다”면서 “매달 200㎞를 달렸는데 선수처럼 고강도 훈련을 해서 빠르게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시상식에서 왕관을 쓰고 등장한 이유에 대해선 “언젠가 마라톤 대회 풀코스에서 우승하고 싶어 대회 때마다 왕관을 챙긴다”며 웃었다. 조씨는 달리면서 왕관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을 느낀다고도 했다.
  • 미소·엄지척… 보육교사로 변신한 서초 ‘소통구청장’[현장 행정]

    미소·엄지척… 보육교사로 변신한 서초 ‘소통구청장’[현장 행정]

    “우리 친구들, 안녕. 환영하고 사랑합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서초구립내곡연두어린이집. 앞치마를 두른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환한 미소와 함께 등원하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전 구청장은 이날 ‘구민의 날’을 맞아 일일 보육교사 및 바리스타를 체험하는 등 주민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일일 보육교사로 변신한 전 구청장은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을 보니 서초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든다”며 소감을 밝혔다. 전 구청장은 손을 씻은 뒤 바나나와 요구르트 등 오전 간식을 직접 나눠줬다. 이어 옥상텃밭으로 올라가 아이들이 손수 기른 상추, 케일, 청경채 등을 함께 수확했다. 전 구청장은 “여기 밑에를 잡아봐”라며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상추 따는 방법을 알려줬다. 전 구청장은 아이들과 함께 수확한 채소로 월남쌈을 만들어 맛보기도 했다.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라이스페이퍼에 채소를 넣고 돌돌 말아 입에 넣었다. 전 구청장이 직접 만든 월남쌈을 맛본 한 아이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이들은 전 구청장의 품에 와락 안기며 “구청장님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와 함께 전 구청장은 보육 교사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학부모 김모씨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전 구청장을 비롯한 서초구가 진심을 담아 함께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구청장은 오후에 내곡느티나무쉼터로 이동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운영하는 ‘느티 베이커리’와 ‘늘봄카페’에서 바리스타와 파티시에로 한 번 더 변신했다. 이곳에서는 어르신들과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모닝빵과 에그타르트 등을 함께 만든 후 빵 포장 및 판매도 하며 노인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전 구청장은 구민의 날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하는 대신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하며 주민 소통을 이어갔다. 전 구청장은 “서초 탄생 35주년 되는 서초구민의 날을 맞아 사랑으로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주시는 구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구민과의 소통을 통해 ‘오늘 행복하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서초’로의 도약과 발전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 “상한액 없애고 절차 간소화…고향사랑기부제 손질 필요”

    “상한액 없애고 절차 간소화…고향사랑기부제 손질 필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 5개월 만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제도를 실제로 운용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기부금 상한액을 높이거나 없애고, 법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는 한편 기부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지자체가 꼽는 고향사랑기부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기부절차가 복잡해 디지털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다.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던 고향사랑기부제 실적이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초기 19단계를 거쳐야 기부금을 낼 수 있었으나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2월부터 11단계로 단축됐다. 그러나 여전히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향사랑e음’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예 참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연간 낼 수 있는 기부금을 5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법인의 참여를 금지하는 것도 기금 축적을 막고 있다. 농협과 제주은행에서만 받는 기부금을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대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초기 단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살펴 개선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석 행안부 균형발전제도과장은 “법인이 참여할 경우 기부금이 준조세 성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 배제했고, 500만원 상한액은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기부절차는 간소화 방안을 계속 연구 중이고, 농협 이외의 금융기관이 참여를 희망하면 받아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기부금 사용처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특히 기부금 사용처, 규모,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기부받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답례품에 의존하는 현 제도로는 예상 모금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 지자체들이 기금 사용처 결정에 애를 먹는다. 기금 규모에 따라 사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사용처를 정하지 못해 기금이 제때 쓰이지 않는다면 기금을 쌓아 둘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기부 의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부금을 모집하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초기여서 그나마 반짝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기부 목적을 명확히 하고 특정 사업을 공개한 뒤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싱그러운 초록빛 차밭, 번잡한 일상을 지우다…살랑대는 댓잎 목소리, 잔잔한 행복에 물들다[권다현의 童行(동행)]

    싱그러운 초록빛 차밭, 번잡한 일상을 지우다…살랑대는 댓잎 목소리, 잔잔한 행복에 물들다[권다현의 童行(동행)]

    “여행작가 엄마의 여행은 뭐가 다르죠?” 가끔 듣는 질문이다. 나도 처음엔 “별다를 게 있겠어요?” 하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과 여행해 보니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달랐다.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게 여행의 목적일 테지만 나는 사람이 그 매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을 여행하든 현지인과의 관계 맺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제주 한달살이 열풍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살아 보기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지인의 삶으로 들어가 보는 여행을 권하는 것이다. 매년 거르지 않고 찾게 되는 경남 하동에서도 ‘다음, 하동’이란 이름으로 나흘살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지난해 여름휴가도 하동에서 보냈다. 싱그러운 차밭과 바라만 봐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악양들판,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섬진강까지 머무는 내내 번잡한 도시의 일상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귀한 인연도 맺었다. 재첩국을 맛보러 들어간 식당에서 청양고추를 넣은 국물 때문에 맨밥만 삼키는 둘째 아이를 위해 달걀프라이와 구운 김을 내줬다. 그 마음이 고마워 다음날 아침에도 일부러 찾았다. 마지막 날에는 화개천을 따라 산책하다가 어느 노부부와 마음이 통해 캔맥주를 나눠 마시며 한참 수다를 떨었다. 그날 저녁노을은 유난히 붉고 아름다웠다. 특별할 것 없지만 참 따스했던 동네, 그래서인지 하동으로 나흘살이를 떠나자고 했을 때 가족 모두 단박에 찬성했다. 사흘 밤을 지낼 곳은 화개골짜기에 자리한 모암마을이었다. 눈 닿는 곳마다 온통 차밭과 바위뿐인 이곳은 2008년 유기농마을로 선정돼 다양한 체험시설도 갖췄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이용률이 저조해지자 올해 다숙(茶宿) 콘셉트의 숙소 ‘모암;차차’로 재탄생했다. 차를 마시고 차를 즐기는 곳, 더불어 ‘차차’(次次)에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란 의미도 담겼다.●객실마다 세련된 다기와 차 제공 모암차차는 원룸형 객실 2개와 한옥형 객실 3개를 갖췄는데 각각 이름이 차분차분, 차츰차츰, 차례차례, 차근차근, 차곡차곡이다. 우리 객실은 차근차근이었는데 요즘 한글 공부에 재미를 붙인 둘째는 그 뜻이 궁금한가 보다. 함께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말이나 행동 따위를 아주 찬찬하게 순서에 따라 조리 있게 하는 모양을 가리킨단다. 아이에게 설명을 하다 보니 우리말이 지닌 담백한 매력을 새삼 곱씹어보게 됐다. 객실 내부에서는 세련된 다기와 함께 하동에서 생산된 차가 제공돼 언제든 여유로운 찻자리를 즐길 수 있다. 느지막한 오후에 숙소를 나섰다. ‘다담인(in) 다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하동에서는 다원을 찾은 귀한 손님에게 햇차를 대접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다담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를 관광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재해석한 다담인 다실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여러 농가 중 한 곳으로 랜덤하게 배정된다. 숙소에서 만난 한 참여자는 다담인 다실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단다. 평소에도 차를 즐겨 마신다는 그녀는 카페나 찻집처럼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아니라 차를 재배하는 농가 내 다실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했다. 또 다원에서 직접 생산한 세 가지 차와 다식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티 코스(Tea Course)라 농가마다 내놓는 차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단다.●구수하고 박하처럼 알싸한 삼합차 우리가 찾은 곳은 유로제다였다. 다실 입구부터 펼쳐진 차밭이 매력적인 이곳은 통유리 너머 짙푸른 숲이 차를 마시는 동안 눈을 시원하게 해 줬다. 유로제다에서는 녹차와 홍차, 삼합차를 직접 만든 다식과 함께 내는데 시작은 햇차인 우전(雨前)이었다. 24절기 중 하나인 곡우(穀雨) 전에 어린 찻잎을 따서 만드는 우전은 맑고 싱싱한 맛이 일품이다. 녹차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쌉쌀함 때문에 망설이던 첫째 아이도 “제가 알던 그 녹차 맛이 아닌데요?”라며 놀라워했다. 이곳에선 홍차 역시 어린 찻잎을 발효시켜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아이들 마시기에도 좋았다. 처음엔 뜨거워서 싫다던 둘째도 한소끔 식힌 홍차를 맛보더니 몇 잔이나 연달아 홀짝였다. 삼합차는 이곳 유로제다에서만 마실 수 있는 블렌딩 차다. 건강한 하동 땅에서 자란 쑥과 상황버섯을 차와 함께 발효시켰는데 처음은 구수하고 끝은 박하처럼 알싸해 개운한 느낌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여기서 찻자리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주인은 비염이 있는 첫째를 위해 목련차를 내줬다. 올봄 꽃가루알레르기로 한참 고생했던 녀석은 코에 좋은 차라는 말에 순식간에 몇 잔을 비웠다. 봄꽃 가운데 매화를 좋아한다고 하자 투명한 찻주전자에 동동 뜬 꽃잎이 아름다운 매화차도 건넸다. 그사이 길어진 찻자리를 지루해하는 둘째를 위한 아이스크림도 등장했다. 예부터 찻자리의 주인을 팽주(烹主)라 불렀는데 그의 손끝에서 차의 맛과 향이 완성된다고 할 만큼 전문적인 지식과 인품, 부드러운 화술을 중요하게 여겼다. 다담인 다실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 역시 그가 아닐까 싶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알맞은 차를 냈고, 그토록 다양한 차를 마셨음에도 서로의 맛과 향을 해치지 않았다. 자연스레 또 다른 찻자리가 궁금해지는 걸 보니 나 또한 다담인 다실을 다시 찾게 될 듯하다.●‘차마실 키트’ 들고 정금차밭으로 이튿날 아침 일찍 정금차밭에 올랐다. 우리만의 ‘차마실’을 즐기기 위해서다. 차마실 키트는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과 휴대용 다기, 하동에서 생산된 차와 간단한 다식, 돗자리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질문 카드도 추가됐다. 키트 하나만 대여하면 네 가족이 넉넉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데다 우리끼리 오붓하게 찻자리를 나눌 수 있어 벌써 세 번째 신청이다. 정금차밭은 화개면 일대가 시원스레 펼쳐지는 전망이 탁월해 차마실의 최고 명당으로 꼽힌다. 하지만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 마주 오는 차량이라도 만나면 난감해지는 곳이다. 이 때문에 번잡한 주말에는 엄두도 못 냈는데 나흘살이의 여유가 모닝 찻자리의 낭만을 선물해 줬다. 둘째가 어제 맛봤던 홍차가 입맛에 맞았는지 “카, 차 맛 좋다!” 하고 추임새까지 넣는 바람에 가족 모두 웃음이 터졌다. 다음하동 참여자들은 찻잎 따기 체험도 가능하다. 하동에 머무는 동안 농가의 일손을 돕는다는 의미다. 원래는 ‘잭살할매’로 불리는 찻잎 따는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지금이 농번기에 비유될 만큼 바쁜 때라 모암차차 호스트가 대신 차밭 안내를 맡았다. 모암마을이 고향이라는 그는 연둣빛 찻잎을 골라 상처 없이 따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친절히 알려 줬다. “또 차예요?” 처음엔 시큰둥했던 아이들도 금세 찻잎 따기에 몰두했다. 어느새 앞치마처럼 생긴 작업복 주머니가 두툼해졌고, 차밭 주인이 고마워하겠다는 말에 아이들 입가가 뿌듯해졌다. 토요일 저녁에는 ‘섬진강 달마중’도 운영된다. 음력 보름을 즈음해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행사였으나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기념해 오는 6월 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마련된다. 손에 램프 하나만 들고 달빛이 내린 섬진강을 천천히 거닐고, 종이배에 작은 소원을 적어 강물에 띄워 보낸다. 달빛이 깊어지면 은모래 고운 섬진강을 배경으로 지역 예술가들의 공연도 이뤄진다. 하동을 여러 번 찾았지만 이렇게 온전한 하루를 섬진강에서 보낸 건 처음이었다. 그저 예쁜 풍경으로만 여겼던 섬진강이 비로소 너른 품을 벌려 안아 주는 기분이었다.●푸른 대나무숲 너머 섬진강이 ‘반짝’ 하동에 가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 바로 최참판댁이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이곳은 유려한 지리산 자락과 반듯하게 펼쳐진 악양들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대문 앞 돌담에 걸터앉아 가을에 물든 황금빛 논을 마냥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첫째가 지금 둘째 나이쯤 됐을 때일까, 나란히 여기에 앉아 악양들판을 한참 내려다본 적이 있다. “엄마가 여길 왜 좋아하는지 알겠어요. 보기만 해도 눈이 불러요.” 아이는 이곳 풍경이 지닌 넉넉함을 배가 부른 대신 눈이 부르다고 표현했다. “논에 물 대는 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르다”고 했던 박경리 작가보다 몇 배쯤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했더랬다. 마침 몇 년 전 제가 있던 자리를 찾아 앉은 첫째에게 그때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짐짓 으쓱한 모양이다. “이런, 엄마가 나 작가 하지 말랬는데…. 히히.” 아이들과 살랑대는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기 좋은 산책길도 있다. 섬진강 하구와 신월습지 사이에 빽빽하게 들어선 대나무숲길이다. 총길이 2.5㎞로 왕복하기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풍광에 취해 걷다 보면 오히려 아쉬울 정도다. 완만한 산책로는 섬진강 모래를 쌓아 아이들이 뛰어놀기 그만이다. 걷는 내내 푸른 대나무숲 너머로 섬진강이 반짝이고, 가끔 탁 트인 강변이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사한다. 곳곳에 걸음을 쉬어 가기 좋은 의자도 있는데 조잘조잘 떠드는 아이에게 잠시만 여기 앉아 바람 소리를 들어 보자고 했다. 말을 멈춘 아이는 눈까지 감고 댓잎 서걱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엄마, 바람 소리가 차가워요!” 보석 같은 아이의 말을 또 하나 주워 담았다.지난여름 온 가족이 함께 걸었던 삼성궁도 하동의 비경으로 꼽을 만하다. 화개면과 산자락 하나를 끼고 이웃했지만 자동차로는 60㎞ 넘게 에둘러 찾아가야 한다. 지리산 청학동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삼성궁은 한 도인이 1980년대부터 직접 돌을 쌓아 만들었다고 한다. 4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새롭게 짓는 건물이 있어 삼성궁에 대한 도인의 특별한 애정을 짐작하게 한다. 선국(仙國), 즉 신선의 나라라고 적힌 입구에 들어서면 마고성으로 이어진다. 마고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을 모신 곳으로 도인의 번뜩이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구역이다. 신화를 재현한 건축물도 이색적이지만 마고성을 배경으로 자리한 인공 연못이 현실 세계를 잊게 할 만큼 아름답다. 아이들도 비취색 물빛에 매료돼 “이거 진짜 연못 맞아요?” 하고 묻더니 직접 발을 담가 본다. “앗, 차가워!” 아이들이 까르르 터트린 웃음마저 신비롭게 느껴지는 풍광이었다.●에메랄드빛 연못이 그림처럼 마고성을 지나면 삼성궁 영역이다. ‘삼성’은 우리 민족의 뿌리로 여겨지는 환인과 환웅, 단군을 의미한다. 이들을 봉안하기 위해 정성껏 돌을 쌓아 만들었다는 삼성궁에선 매년 10월 개천대제도 거행된다. ‘열린 하늘 큰 굿’을 의미하는 개천대제는 삼한시대 소도의 제사장인 천군이 행했던 제사로 이들 삼성을 대상으로 한다. 얼마 전 단군 할아버지에 대한 동화책을 읽었던 둘째는 교회나 성당, 사찰처럼 단군을 모신 공간이 있다는 게 반가운 모양이다. “단군 할아버지도 이렇게 멋진 집이 있었군요! 난 단군 할아버지 집이 제일 예뻐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궁 한가운데 에메랄드빛 연못이 그림처럼 들어앉았다. 입구에 걸렸던 선국 현판이 꿈처럼 선명하게 남을 곳이었다. 여행작가
  • 아이 셋, 그래도 엄마는 지젤

    아이 셋, 그래도 엄마는 지젤

    *국립발레단은 22일 오후 내부 사정으로 김리회 발레리나의 지젤 캐스팅이 변경됐다고 공지했습니다. 24일 예정됐던 김리회 발레리나의 공연은 심현희 발레리나가 대신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소식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제가 발레에 미련을 못 버려서 아이들한테 미안하죠. 나중에 남편과 아이들 모두 공연 보러 오는 게 꿈이에요.” 엄마라고 하고 싶은 일이 없을까. 꿈 많던 소녀가 결혼해 아기 낳고 사느라 자기 인생은 어느덧 뒷전이 된 사연은 언제나 마음 한구석을 시리게 한다. 아이들을 집에 두고 오는 게 미안한 건 엄마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무대에서 빛나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 김리회(36)의 꿈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막연히 품었던 것보다 더 예쁘게 반짝인다. 2019년 딸을 출산한 뒤 무대로 돌아와 화제가 됐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가 이번엔 아들 쌍둥이를 낳고 무대에 복귀한다. 오는 23~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국립발레단 ‘지젤’에서 김리회는 24일 주인공 지젤로 나선다.지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첫째 낳을 때보다 너무 많은 게 달라져 있어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운을 뗐다. 쌍둥이라 첫째 때보다 두 배로 살이 쪘고 몸도 훨씬 힘들어 더는 발레를 할 수 없을 거란 두려움도 컸지만 무대에 서고 싶은 간절함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김리회는 “막달에는 손발이 저려 잠도 못 자고 물병조차 못 들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면서 “무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 그때그때 몸 상태에 맞춰 계획을 짠 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출산해 3월 발레단에 합류했고 5월 공연이니 그야말로 초고속 복귀다. 몸이 많이 굳어 버린 탓에 김리회는 “지금도 하다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고 털어놨다. 최고의 무용수에게 ‘이 동작도 안 된다고?’하는 좌절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마음이 꺾일 때마다 남편과 강수진(56) 단장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김리회는 “단장님이 정말 많이 믿어 주셨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기회도 주고 힘도 주셔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낭만 발레의 정수인 ‘지젤’은 모든 발레리나의 로망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김리회는 “인위적으로 예뻐 보이려 하기보다는 배경과 시대 속 인물을 생각하고 그 인물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탄탄한 기본기에서 표현해 내는 그의 지젤은 관객들로부터 ‘정말 예쁘다’는 찬사를 받는다. 갓난아기를 둔 엄마 발레리나로서 준비 과정이 쉽지 않지만 “리회씨 무대가 그리웠어요”라고 말해 주는 팬들을 위해 매일 토슈즈를 꽉 조이고 있다. 수석무용수가 아이를 셋이나 낳고 복귀하는 건 김리회가 최초다. 그가 가는 길이 곧 한국 엄마 발레리나들의 길이다. 김리회는 “외국에서는 출산 후 복귀가 자연스럽다. 우리도 점점 이렇게 되는 게 맞는 듯하다”면서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으니 나오기 어렵다. 직장에 어린이집 같은 게 있으면 훨씬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김리회는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소한으로는 48개월 이상 관람 가능한 ‘호두까기 인형’을 아이들이 보러 오는 것, 그리고 최대한으로는 “다치지 않고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잊고 있던 일/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잊고 있던 일/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가끔은 잊는다, 나무가 물처럼 너그럽게 나를 바라보는 모습을, 내 숨 쉬는 모든 다른 숨결도 다 잊는다. 오늘 또 배웠다 우리가 켜놓는 불이 있으면 나무가 잠을 못 잔다는 걸, 또 나무가 자기 언어, 자기네 느낌으로 숲을 뜨개질 하고 있다는 것을. 이건 비유가 아니다. 군중 사이로 어떤 얼굴 하나 보는 것처럼 우린 옛것들을 배우고 있다, 새로 닦아 윤기 내고 번호를 매겨가며. 나는 늘 찾고 있다, 어떤 장소를 ―앤 헤이븐 맥도널, ‘지구가 우리를 사랑한다 말했다’ 부분첫 아침에 친구를 만나려고 골목길을 저벅저벅 걸어 내려갔다.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는 우리다. 모처럼 날짜를 맞추고 보니 일분일초가 아까워서 아침 7시에 만나자고 했다. 너무 심한가 싶어 9시로 살짝 늦췄다. 멀리서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정류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도심에서 가까운 숲 한가운데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아침 숲은 고요했고 어린나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있었다. 아침의 청량한 공기가 한낮의 햇살로 데워져도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 밑에서 우리는 제법 든든했다. 고개를 들어 나무를 보다가 이 시가 생각났다. 나무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는지? 물의 관대함을 닮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나무는 나를, 우리를 바라본다고 한다. 시인의 시선이다. 숲을 뜨개질하는 나무를 상상해 본 적 있는지? 하루가 다르게 풍성하게 부풀어 오르는 딱 이맘때의 숲이다. 시인은 나무의 언어, 나무의 느낌으로 숲을 뜨개질하는 나무를 바라본다. 행위의 주체를 인간에 한정 지어 바라볼 때는 절대로 상상하지 못하는 시선, 역시 시인의 눈이다. 생략한 시의 뒷부분에서 시인은 누워서 울 장소를 찾고 있다. 그곳은 초록 이끼 끼고 그늘진 곳이거나 바위처럼 고요하고 텅 빈 곳이다. 고요히 낮은 숨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장소다. 그곳에서는 슬픔이 내 발자국을 물로 적시며 반짝이는 흔적을 남긴다고 한다. 아마도 그곳은 눈물을 씻을 수 있는 치유의 장소일 것이다. 그곳이 어디일까? 늘 혼란과 법석으로 허둥대는 우리에게 그곳은 정말 어디일까? 자기만의 방? 아니면? 나무 그늘 아래 우리가 앉아 쉬던 작은 벤치를 생각한다. 너그럽게 물처럼 나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한다. 몰랐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일이다. 나무 그늘 사이로 걸으면 슬픔도 사랑이 된다고 하는데, 어제 친구랑 걸은 그 숲의 시간이 딱 그랬다. 슬픔을 느끼는 마음 자체가 사랑이라는 것도 우리는 잊고 사니까. 그 마음, 그 힘을 다시 느끼고 싶은 오늘, 나는 다시 그 숲으로 가야 하나? 초를 재듯 바쁜 일상에서는 그 숲이 아니더라도 어떤 나무 아래라도 좋을 것 같다. 그 그늘에 나를 잠시 앉힌다. 나무가 나를 내려다본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낮은 숨을 쉬니, 잊고 있던 어떤 기적이 피어오른다. 나는 다시 걷는다.
  • 이미 9조원 쏟아진 한전채 … “빚 내고 싶어도 못 내면 한전 비상”

    이미 9조원 쏟아진 한전채 … “빚 내고 싶어도 못 내면 한전 비상”

    2분기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8원이라는 ‘찔끔 인상’에 그치면서 한국전력의 경영난 극복은 요원하게 됐다. 적자를 메꾸기 위한 한전채 발행이 불가피해 정부의 올해 목표인 ‘순발행액 10조원’은 넘어설 것이 기정 사실화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처럼 시장에 한전채가 쏟아져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까지는 발생하지 않더라도, 한전채 발행 한도를 채울 경우 한전의 경영난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권가 “한전 3분기 흑자 ‘반짝’ 전환하더라도 연간 10조원 적자” 15일 한전과 증권가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분기에 가까스로 흑자 전환하더라도 연간 적자가 불가피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전이 1분기에 6조 17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약 2조 95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과 전력시장가격(SMP) 하락으로 3분기에 약 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뒤 4분기에 다시 1조 63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2021년 5조 8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32조 6000억원의 적자를 낸 한전은 올해도 연간 10조원 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192조 8000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460%에 달했다.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에 가시화된 ‘한전채 블랙홀’ 논란을 의식해 올해 들어 한전채 발행 속도를 조절해 왔으나, 전기요금 인상 폭이 적자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탓에 한전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37조 2000억원 가량의 한전채를 발행한 한전은 올해 들어 4월까지 총 9조 5500억원을 발행했다. 지난 2021년 발행액(12조 2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 한전채 순발행 물량을 10조원 안팎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순발행액이 10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적립금+자본금의 5배’인 104조 6000억원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는데 이미 한도의 74% 가까이를 채운 상태다. ‘한전채 블랙홀’ 되풀이되지 않더라도 한전채 발행 한도 채우면 ‘경영 초비상’ 정부가 보증하는 AAA등급 우량채인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쏟아지면 일반 회사채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다만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의 발행세가 지속되더라도 지난해처럼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는 상황이고 레고랜드 사태도 안정세를 찾은 상태”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전이 빚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에 납품 거래를 하는 총 6500개 업체에 대해 한전이 빚을 내며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전기요금 인상과 한전채 발행, 재정 지원 등 모든 수단이 막히면 한전은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혼 고민… 수많은 악플” 김지혜, 제주살이 결심한 이유 밝혔다

    “이혼 고민… 수많은 악플” 김지혜, 제주살이 결심한 이유 밝혔다

    그룹 캣츠 출신 김지혜(37)가 제주살이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7일 김지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부부 제주살이 시작합니다”라며 제주로 이주하게 됐음을 알렸다. 김지혜는 “참 몸도 마음도 아픈 작년이었다”며 “치열하게 싸우던 그때… 이혼을 고민하고 또 방송 출연까지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송 후에 수많은 악플을 견뎌내던 남편,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저… 참 미안했다”며 “나중에는 ‘더 이상은 우리 싸우지 말자’가 너무 강해져서 좋은 사이가 되어야겠다는 압박감에 어느 순간 둘이 노력만 반복하다 지쳐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지혜는 “그러다 문득 우리가 하는 노력들이 남들 눈에 행복해 보이기 위함이 아닌지, 우리가 진심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단 걸 깨달았다”며 “우리가 가장 즐거웠던 곳에서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늘 여행으로 만났던 제주는 반짝거렸다”며 “가장 반짝이는 곳을 여행이 아닌 보금자리로 삼는다면 좀 더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아 고민 없이 왔다”고 제주살이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김지혜는 임신을 준비 중인 근황도 전했다. 그는 “이미 4년째 임신이 안되긴 했지만 난임병원을 다니며 열심히 노력해 보려한다”며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고, 좋은 생각 많이 하면서 새로운 생명이 찾아오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지혜는 그룹 파란 출신 뮤지컬 배우 최성욱(36)과 2019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최근 티빙 오리지널 예능 ‘결혼과 이혼사이’에 출연한 바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