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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결혼해요] 김현철(32)·이선희(24)씨

    이른감이 있지만 제 나이 24세에 이제 곧 신부가 된답니다.32세 아저씨하고요.이렇게 철없는 제가 결혼하게 된 얘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재작년 11월 인터넷 자동차동호회에 나가게 되었답니다.처음이라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에 잘 적응을 못하고 머뭇거릴 때쯤 떼달리기(단체 드라이브)를 한다며 신입회원은 기존 회원들 차에 나눠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앞에 웬 애기 아빠처럼 보이는 행색의 아저씨가 계신 거 있죠.배 나오고 애 둘은 있는 편안한 아버지의 모습이었기에,편하게 아저씨라고 생각하고 그 차에 올라 탔습니다.출발하려고 문을 닫고 벨트를 매려는 순간,이게 웬일입니까? 문짝에 붙은 스피커가 바닥에 떡하니 떨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내가 힘이 너무 셌나.” 제가 생각해도 약하진 않은 것 같긴 하지만서도요.보상을 해드린다고 떨면서 말했습니다.뭐라고 하실지 심장이 두근두근,꼭 성적표 점수 고치고 엄마에게 보여주는 기분과 같았습니다.그러자 아저씨는 괜찮다고 하면서 씨익∼ 웃으셨어요.저는 너무 죄송했지만 너그럽게 넘어간 아저씨께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후에 아저씨가 밥먹자고 연락이 왔습니다.제가 빚진 것도 있고 해서 아저씨를 만났습니다.그런데 제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아저씨였습니다.와∼. 애기 아빠가 아닌 멋진 키다리 아저씨처럼 보였습니다.그 순간 제 눈에 아주아주 두꺼운 콩깍지가 덮인 것이죠.길고 통통한 손도,넓은 이마도 이쁘게 보였고요.그 때부터 아저씨가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사랑이 다가오는 순간이었겠지요.그 이후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좋은 만남이 이어졌습니다.이따금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면서요. 그후에 저의 큰 변화는 8세 차이나는 아저씨를 “오빠∼”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그리고 뒤늦게 오빠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그날 맨처음 봤을 때 차문에서 떨어진 스피커는 이전에 떨어져서 임시로 붙여놓은 거라고요.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지는 거였다고요.제가 오빠가 쳐놓은 덫에 걸린 거죠. 하지만 이제와 어쩌겠어요.물릴 수도 없고요.이젠 제가 스피커 튼튼한지 확인합니다.히히.이유는 다 아시죠? 저 같은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죠.이건 비밀인데요,지금은 속으로 스피커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답니다.고맙다 스피커야! 이제 5월이면 ‘여보∼’(윽∼닭살)라고 부르며 한곳을 바라보며 함께 한 가정을 꾸려나가게 됩니다.여러분 저의 행복을 빌어주실 거죠? 마지막으로 오빠∼,아직은 철없고 너무 많이 부족하지만 누구보다도 오빠 아끼고 사랑해줄게.오빠 우리 앞으로도 서로 아끼면서 이쁜 사랑하자.˝
  • [이집이 맛있대] 역삼동 ‘고래불’

    동해 바다의 기를 흠뻑 머금은 꽃새우.수심 200∼300m에 산다는 꽃새우를 서울에서도 산채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역삼동의 ‘고래불’이 꽃새우를 한창 내놓고 있다. 선홍색으로 작은 꽃무늬가 들어가 너무나 예쁜 꽃새우가 물에 담겨 나온다.식탁 가까이 다가오자 펄떡 뛰어올라 물을 사방으로 튀겨낸다.먹는 방법은 서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나는 새우 ‘오도리’와 비슷하다.처음 먹는 사람들을 위해 사장 문상순(53)씨가 껍질 까는 법을 가르쳐 준다.“조금 작은 새우는 머리 위에 붙은 큰 침만 떼어내고 양념 초장에 바로 찍어 머리와 껍질까지 먹으면 된다.”고 설명한다.느끼하지 않고 달큰하면서도 담백하다.날 것으로 먹는 게 께름칙하다면 구워 먹어도 좋다.고소한 맛이 그만이다.문씨는 “산 꽃새우를 내놓는 곳은 서울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한 접시에 10∼15마리가 나온다. 상호 ‘고래불’은 문 사장의 고향인 경북 영덕과 울진군에 걸쳐 18㎞에 이르는 백사장에서 따왔다.이곳 출신 누구나가 즐겨 먹는 것이 막회이고 이 집에서도 자랑하는 메뉴다.거의 매일 산지에서 가져오는 물가자미로 현지서는 ‘미주구리’로 불린다.이 집의 미주구리는 뼈째로 썬 상태에서 보면 반짝이면서 기름이 맺힌 듯 투명해 보인다.졸깃하다.여기에다 병어·청어 등과 함께 무·배·풋고추·미나리·미역 등을 넣고 초장으로 슥슥 비벼 먹는 것.생선이 오독오독 씹힌다. 식사로는 토속적인 맛이 진한 물곰탕과 생고어탕을 권할 만하다.살이 부드럽다 못해 흐물흐물한 물곰탕은 시원하고 깔끔하다.숙취해소에 그만이다.또 생고등어를 추어탕처럼 끓인 생고어탕은 비린 맛이 전혀 없다.고등어를 된장과 함께 끓여 잔뼈를 추려낸 다음 베보자기로 짠 것.우거지를 넣고 끓여 낸 것으로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밑반찬으로 나오는 꽁치액젓으로 무친 톳나물과 가자미를 잘 삭힌 가자미 식혜도 향토맛이 깊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 이헌재號 “물가부터”…전기·전화등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경제팀이 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정부는 전기·전화료·휴대전화 요금 등 공공요금을 오는 6월 말까지 동결하거나 내리기로 했다.원자재 가격 등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아 올해 물가목표인 연 3% 안팎을 지키기 위해 택한 조치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을 수 있다고 11일 경고했다. 마침 이날은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한달을 맞는 날.국내외 각종 악재와 시장의 과잉기대,총선바람까지 얽히고 설켜 ‘이헌재호’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물가 4% 빨간불-금리인상 가능성 대두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은 이날 물가관련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정부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건강보험 약가를 올 상반기중 인하하기로 했다.휴대전화 요금도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인하를 검토키로 했다.때아닌 폭설 등으로 들먹이고 있는 물가를 어떻게든 잡아보겠다는 의지이지만 버거워 보인다. 동결 가능한 공공요금도 별로 없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를 연 3.75%에서 8개월째 동결시킨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철근·고철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올해 소비자물가가 4%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 부총리는 취임 후 줄곧 “경기회복의 기미가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거시정책은 이를 떠받치는 쪽으로 최대한 맞추겠다.”며 상당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쪽에 무게를 둬왔다.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CSFB,“한국 더블딥 가능성”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물가마저 치솟다 보니 내수가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다.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2월에 반짝 증가세를 찍은 뒤 3월 들어 다시 꺾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3월 백화점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7%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산업연구원 김도훈 동향분석실장은 “유통업체 매출이 2월에 많이 증가한 것은 졸업 및 입학철 등을 맞아 불요불급한 구매를 한 때문이지 소비 자체가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이어 “올 하반기중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는 낙관적 견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6개월 후의 경기사정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96.3으로 지난해 9월(90.4) 이후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100을 밑돌면 ‘6개월후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탄핵정국’이 길어질 경우 기업·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CSFB증권은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한국의 중소기업에 타격을 가하면서 내수회복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름 후반께부터 더블딥(침체→회복→침체)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며 비관론을 폈다. ●이헌재호,총선바람·시장 과잉기대 극복도 과제 이 부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총선 등을 의식해 단기 인기요법은 쓰지 않겠다.”고 못박았다.그러나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해 한방(원샷)의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지 한달도 안돼 몇달짜리 한시적 신용불량자 대책을 발표했다.“이대로는 연간 5% 성장도 어렵다.”던 취임 직후 경고도 2주만에 슬쩍 “6% 성장 가능”으로 바꿨다. 이 부총리는 “충분히 검토했고,치열하게 고민한 화법의 변화”라고 해명했지만 총선바람을 탔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이 부총리가 취임한 지 한달밖에 안돼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첫 작품인 신용불량자 대책은 너무 성급했다.”면서 “정치바람 등 우려했던 요인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이 부총리에 대한 재계와 정치권,시장참여자들의 과잉 기대와 과잉의존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부총리는 “외환위기 때에는 물살이 험한 해협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표가 확실하게 있어 전략만 잘 짜면 됐는데,지금은 망망대해와 같아서 방향을 정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각자 의견이 많아 훨씬 힘들다.”고 취임 한달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만능 구원투수로 각인돼 있어 오히려 운신의 폭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어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
  • 반짝 제안 기다립니다

    서울 중랑구(구청장 문병권)가 구정(區政)에 반영할 주민 아이디어 수집에 나섰다.각계각층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관료사회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구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주민복지향상 및 편의제공 ▲지역경제 활성화 ▲세수증대 및 예산절감 방안 ▲주민불편 등이다.중랑구민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응모기간은 오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다.제안서는 동사무소 및 아파트 입구에 비치된 구민제안용 엽서를 이용해 우편 또는 구청 기획예산과(02-490-3317)에 직접 제출하면 된다.인터넷(jungnang.seoul.go.kr)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최용규기자
  • 스키장·찜질방 때아닌 특수

    기습적인 3월 폭설로 폐장을 앞둔 스키장은 함박웃음을 터뜨렸지만 골프장은 울상을 지어 희비가 엇갈렸다.한밤중 발이 묶인 일부 시민들은 찜질방에서 화제의 꽃을 피웠고,대리운전으로 귀가를 서두르기도 했다. 스키마니아는 뒤늦게 찾아온 폭설에 앞다퉈 스키장을 예약했다.강원 횡성 현대 성우리조트의 한 관계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4일 오후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쳐 이번 주말 예약이 100% 완료됐다.”면서 “예년이면 이미 폐장 분위기인데 올해는 오히려 예약이 20∼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리조트측은 홈페이지에 팝업 광고창을 띄워 ‘폭설 20㎝,아직도 冬冬冬’,‘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눈과 설경이 슬로프를 뒤덮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창 용평리조트의 한 관계자도 “예년에 비해 예약이 25%가량 늘었다.”면서 “당초 4월초 폐장할 계획이었지만 때아닌 폭설 덕에 폐장 시기도 늦춰야겠다.”고 전했다. 폭설로 교통이 뒤엉키면서 대리운전사를 찾는 전화도 폭주했다.그러나 대리운전사가 고객이 기다리는 장소에 제때 찾아가지 못해 사과하는 풍경도 빚어졌다. 서울 노고산동 ‘OK대리운전’의 서정민(32) 대표는 “평일 저녁에는 보통 600∼700건 정도 ‘콜’을 받는데 폭설이 내린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1200건의 콜을 받았다.”면서 “특히 운전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이 평소보다 20∼30% 넘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온누리서비스’의 최모(42)씨는 “평소에 비해 주문량은 3배 늘었지만,정작 운전기사들이 눈 때문에 현장에 나갈 수 없어 매상은 별로 올리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늦은 밤 폭설에 놀란 직장인이 귀가를 포기하자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도심의 여관과 사우나,찜질방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강남구 논현동 S사우나의 관계자는 “4일 밤 11시 이후 귀가를 포기한 직장인이 몰리면서 수면실이 100% 꽉 찼다.”면서 “평일에 고객이 이렇게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명동 A불한증막 사우나도 “평소보다 고객이 30% 넘게 몰려 반짝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역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5일 긴급 휴장을 결정하고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대한골프장경영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폭설로 전국 32개 골프장이 짧게는 하루,길게는 나흘간 휴장한다. 5일 하루만 휴장이 확정된 골프장은 이포,양주,덕평,여주,센추리,김포,금강(6,7일 휴장 예정),남성대,뉴서울,중앙,제일,한일,파인크리크,곤지암,아시아드(1부 휴장,2부 선택),이스트밸리 등 17개.렉스필드,클럽비전힐스,태영,남수원,아도니스,수원,썬힐,화산,강남300 등 9개 골프장은 5일과 토요일인 6일에도 문을 닫는다. 서울 공릉동의 태릉골프장과 경기도 여주의 신라는 7일까지 사흘간 쉬고 신원(용인),중부(경기 광주),자유(이천)는 8일까지 나흘간 휴장이 결정됐다. 또 5일 오전 일단 골프장 문을 열고 제설 작업에 들어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15㎝ 이상 적설량을 기록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골프장은 5일 긴급 휴장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주말 영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골프장 휴장 상황은 골프장경영협회 홈페이지(www.kgba.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춘천 조한종·박지연기자 anne02@˝
  • 보고싶은 그대-엄정화

    ‘가수 엄정화’는 섹시미의 대명사다.그런데 ‘배우 엄정화’에게선 찾아낼 이미지가 여러 겹이다.무표정한가 싶다가도 살짝 치뜨는 눈매엔 도발이 실린다.배시시 웃기라도 할라치면 또 180도 달라진다.메이크업을 지워 ‘무장해제’하면 세상 재미있고 착한 여자가 된다.욕심 많은 배우에게 그런 다중적인 이미지는 최고의 무기다. ●“이젠 연기 무서운 줄을 알겠다니까요” 그런 그가 요즘 밤잠을 다 설친다.“‘결혼은,미친 짓이다’(2002년)는 별 주목을 받지 않은 채 어벙벙하게 찍었고,‘싱글즈’(2003년)때는 여럿이 한꺼번에 주연해서 부담없었다.”는 그는 “촬영 내내 부담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엄살을 피운다. 12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은 세 번째 주연 영화다.별나게 긴 제목에서부터 이래저래 주목을 받으며 찍은 작품이라 “비로소 연기 무서운 줄을 알게 됐다.”며 웃는다. 부담스러운 것은 달라진 캐릭터를 스스로 의식해서인지도 모른다.딴은 그렇다.맞선 본 남자와 여관으로 직행하고(결혼은,미친 짓이다),마음에 드는 남자에겐 곧바로 ‘작업’ 들어가던(싱글즈) 전작들에 비하면 순진하기까지 한 캐릭터다.‘…홍반장’에서의 역할은 배짱을 부리다 도시의 큰 병원에서 잘린(?)뒤 연고도 없는 시골에 간신히 작은 치과를 개업하는 의사 혜진.마을의 대소사를 내 일처럼 챙기는 무뚝뚝하면서도 진실한 총각 홍반장(김주혁)과 티격태격하며 풋풋한 로맨스를 엮어나간다.“한살 아래여서 촬영장에선 그냥 막 이름을 부른다.”는 김주혁과는 ‘싱글즈’에서 호흡을 맞춰 본 사이.4개월여 촬영장에서 동고동락한 그에 대해 “말수 없고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유머가 많은 친구”라고 평가한다. 1992년 1집 앨범 ‘눈동자’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예활동 12년.주어지는 캐릭터 족족 해면처럼 빨아들여 ‘엄정화 스타일’로 뱉어내는 소화력에 스스로도 웬만큼 자신감이 붙은 눈치다.이번 영화도 그랬다.“남자주인공이 더 독특한 캐릭터인 것 같아서 혜진이란 배역을 최대한 ‘튀지’ 않게 표현하려 애썼다.”며 진지해진다. ●스트레스가 행복한 ‘엄탱이’ ‘엄탱이’는 데뷔 초기 주위에서 붙여준 별명.“탱글탱글한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 불린 것 같다.”는 그는 “스트레스가 행복하다.”는 알듯 말듯한 말을 한다.일 욕심이 지나쳐 스트레스가 엄청 많은데,그래도 가수이자 연기자로 살 수 있는 현실이 늘 꿈을 꾸는 듯 행복하다는 얘기다. 스트레스 속에서 행복을 찾는 요상한 ‘취미생활’은 목하 또 진행 중이다.2년 만에 내놓은 8집 앨범 홍보까지 겹쳐 몸이 열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빠듯한 일정에 빵 몇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낙천성.지인들은 바로 그런 면모가 ‘엄정화의 힘’이라고 덕담한다. 여배우 나이 서른 셋.결코 가볍지 않은 세월의 무게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나이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주위에서 ‘왜 늙지도 않아?’라고 장난처럼 말하면 속으론 뜨끔해져요.‘늙음’이란 단어가 농담거리가 될 나이가 됐나 싶어서요.하지만 나이드는 게 무섭다고 생각한 적은 절대로 없답니다.” 이 대목에선 대답이 길어진다.그 큰 눈동자는 더 동그랗게 팽창한다.“멋있게 늙어간 사람들,특히 배우들을 떠올리면 힘이 되거든요.두고 보세요.진짜 멋있게 나이들 자신 있어요.” 황수정기자 sjh@ ■ 엄정화에 대한 진실&오해 꼬챙이처럼 깡마른 여배우들에 비하면 엄정화의 몸매는 ‘볼륨’있다.화면에서 한결 더 섹시하게 비치는 건 그래서일 듯.“운동이 취미”라고 말할 만큼 여느 스타들처럼 몸매 관리에 엄격하다.물론 마구 무너질 때도 있다.“전날 밤 뮤직비디오 시사를 하고 샴페인을 양껏 마시고 말았다.”며 살짝 부은 얼굴을 ‘변명’한다. 요즘은 ‘탱글이’란 놈과 한이불(?)을 덮고 잔다.탱글이는 엄마집에서 독립한 뒤 2년째 애지중지 키워온 푸들.인터뷰 자리에까지 끼고 다닌다. 이마가 콤플렉스란 소문은 알고 본즉 오해.“넓으면서도 살짝 튀어나온 내 이마를 너무 좋아한다.”는 그다.조명을 받으면 ‘닦아 놓은 목탁처럼’ 반짝반짝 반사돼 어쩔 수 없이 가릴 뿐이다. 명품족이냐고 물었더니 “섞어족”이란다.좋아하는 국내 브랜드도 많단다. ˝
  • [★들에게 물어봐] 길게 레디고

    이제는 긴 제목 시대? 영화 마케팅 관계자들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제목 정하기.단박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며칠씩 골머리를 앓는다.어떤 경우는 담당자들이 10여개씩의 후보작을 내놓고 머리를 맞대 ‘정답’찾기에 골몰한다. 제목은 으레 단순명쾌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가급적 긴 제목을 꺼렸었다.운율을 고려해 두 글자나 다섯 글자를 선호하기도 했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관행에 변화가 생겼다.‘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 긴 제목이 눈에 띈다.마침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처럼 읽기에 숨찰 정도의 장문 제목도 등장했다. 긴 제목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다.‘봄날의 곰‘ 제작진도 이 어렵고 긴 제목이 걱정돼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그 결과 특이·재미·신선·귀여움 등의 답변이 많은데 고무돼 밀어붙이기로 했다.이런 이름짓기 전략의 변화에도 목적은 똑같다.어떻게 하면 잠재 관객의 ‘기억창고’를 오래 붙들까라는 것.‘…홍반장’ 제작사의 강지연 팀장은 “처음 안은 ‘영화처럼’이었는데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홍반장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홍반장’으로 바꿨다가,이 일 저 일 닥치는 대로 하는 홍반장의 캐릭터에 걸맞다 싶어 원래 광고 카피이던 지금의 제목을 결정했다.”며 “너무 길어 외우기 힘들지만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양상은 외화에도 나타난다.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선뜻 의미가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개봉 중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원제목은 ‘Something’s Gotta Give’.이 제목으로 영화 내용이 떠오를 리 만무.해서 마케팅을 맡은 올댓시네마측은 숱한 회의를 거쳐 ‘사랑할 때 버려야 할‘로 결정했다.채윤희 대표는 “비록 긴 제목이지만 어려운 단어가 없고 영화 내용이 금방 와닿아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다.소피아 코폴라감독의 ‘Lost in Translation’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재탄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짜낸 제목이 반드시 흥행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고심한 흔적이 담겨 있는 다양하고 기발한 제목을 보는 것도 관객에겐 덧재미일 것이다. 사족 하나.‘…홍반장’은 26자로 장편에선 최장,장단편 통틀어서는 두번째로 긴 제목. 1위는 영화는 단편이고 제목은 ‘장편’인 27자의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요즘 경찰서에선

    서울지역의 한 경찰서에서는 최근 아침 조회때마다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의 선거사범 단속 실적과 순위를 발표하며 직원들을 독려한다.한 직원은 “인근 경찰서에서 실적을 올린 날은 분위기도 무겁고,‘무언의 압력’이 엄청나다.”고 전했다.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 경쟁이 유례없이 치열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단속 의지와 함께 특진·표창 등 다양한 포상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공식적으로는 경찰서간 실적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실제로는 경찰서간 경쟁이 치열하다. 단속 건수는 다다익선일 수밖에 없다.본인은 물론 상사의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울 A경찰서 직원은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선거사범 첩보를 거의 매일 한건씩 내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상부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이지 않거나,다른 사람이 보고한 내용을 베껴서 올린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특진 범위는 1계급.순경~경위가 경장~경감으로 진급할 수 있다.16호봉인 경위가 1계급 특진하면 기본급이 10만원 가량 많아진다. 경찰청 특진심사위원회에 오르기 위해서는 경찰관 본인이 직접 첩보를 입수해 수사해야 한다. 표창 점수도 인사고과에 반영된다.경찰서장 표창은 1.5점,서울경찰청장 표창은 3점,경찰청장 표창은 5점을 받는다.표창으로 받는 인사점수 상한선은 15점이다. 특진과 표창은 당선 취소 요건(당선자 본인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회계 책임자 및 가족이 징역형 이상을 선고받는 경우)이 되면 받을 수 있는데 사회적 반향에 따라 구체적 수상내용이 결정된다.특진이나 표창을 받지 못하더라도 활동 성과가 인정되면 경찰서 차원에서 인사고과에 반영할 수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선거철에 반짝 분발했다고 해서 인사에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성과를 판단해서 지휘자가 매기는 외근활동 인사점수를 후하게 받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통상 사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범죄를 해결했을 때 특진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거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 ‘셔틀콕 황제’ 박주봉 씨

    “박주봉 선수죠? 사인 좀 해 주세요.” 지난달 29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콸라룸푸르 ‘코리아타운’ 근처의 한 호텔 로비.40대의 중국계 말레이시아 남성이 미소년처럼 마냥 즐거워하며 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인 박주봉(40)씨 곁에 다가서 있다.물론 메모지와 볼펜을 들고 있다.이 남자의 딸인 듯한 10세 남짓한 아이도 양볼이 상기된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20년 전,영국 버밍엄 국립체육관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배드민턴대회 우승컵을 끌어안었던 약관의 청년은 어느새 흰머리가 듬성듬성한 불혹의 중년이 돼 있었다.‘셔틀콕 황제’ 박주봉이다.역시 황제 칭호를 얻은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농구의 마이클 조던도 이곳 동남아시아권에서는 그의 명성을 결코 능가하지 못한다.개인 최다인 국제대회 71회,세계선수권 7회 우승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그는 배드민턴이 국기인 말레이시아에서 ‘살아있는 신화’다. ●국제대회 71회, 세계선수권 7회 우승 그가 말레이시아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99년.97년 1월부터 영국에서 배드민턴 국가대표 코치를 맡고 있다 연봉 2억원에 고급 주택과 승용차가 제공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말레이시아 대표팀 수석 코치로 스카우트됐다.2000년 말부터 대표팀을 떠난 2002년 12월까지는 총감독까지 지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행에는 한국에서 겪은 비인기종목의 설움이 결정적인 몫을 했다.“우리나라에서는 금메달을 딴 직후 반짝 뜨고,수개월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냉랭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며 “배드민턴 코치의 한마디가 신문의 스포츠 1면을 장식하는 이곳이야말로 배드민턴인들의 천국”이라고 말한다.한국인으로서 국위 선양의 자긍심도 크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대표팀이 ‘박주봉 체제’로 변화한데 따른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와 관심이 그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결국 2000시드니올림픽과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으며 ‘박주봉호’는 일단 닻을 내렸다. 그는 현재 말레이시아 배드민턴협회 자문위원이다.아직도 배드민턴계에서는 막강한 입김을 행사한다.지난해 초부터 배드민턴광인 화교 사업가와 손잡고 스포츠센터 ‘박주봉 아카데미’사업을 추진중이다.다만 사업허가가 늦어지는 게 고민이다. 그는 “계속 말레이시아에 남아 있느냐,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한 캐나다 미국 등으로 떠나느냐를 두고 숙고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시드니올림픽에서의 한국 ‘노골드’의 부진을 터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셔틀콕 즐긴 전직 대통령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들은 배드민턴을 즐겼다.실력도 평균치를 웃돈다. 이들 가운데 배드민턴에 각별히 애정을 쏟은 이는 전씨.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 코리아오픈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다. 박주봉은 이종동서가 전씨의 비서관이었던 게 인연이 돼 가깝게 지냈다.“92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무려 7년간 서울 연희동 전씨 집 인근의 외국인학교에서 주말이면 경기를 함께 했다.”고 회상했다. 전씨와 유사하게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로 오명을 남긴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도 박주봉을 좋아했다.마하티르 전 총리의 부인이 배드민턴협회 고문이었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총리 관저를 종종 방문했고,마하티르 전 총리는 그때마다 경호원도 없이 직접 관저를 안내하며 격의없이 대해줬다. 반면 똑같은 배드민턴 애호가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 사이에서 별로 인기가 없었다.박주봉은 “김씨는 호탕했던 전씨와는 달리 체육계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주봉은 최근 한국 아마추어스포츠 침체에 대해서도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그는 “정부가 사회체육 육성은 커녕 한국의 국가이미지 제고에 가장 효과적인 올림픽에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며 체육정책의 실종이 체육계 침체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배드민턴 중흥 돕는 지도자 될 터 오랜 외국생활 탓일까.그의 가슴 속에는 어느덧 향수병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 영국 생활 대신 말레이시아를 ‘제2의 고향’으로 택한 데는 콸라룸푸르의 비교적 큰 코리아타운도 한몫했다.콸라룸푸르 생활 내내 코리아타운 근처를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한국을 그리워했다. 그는 두 아이를 둔 한국인 답게 교육열 또한 남다르다.일찍부터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언어의 장벽을 절감한 탓이다.초등학교 교감을 지낸 부친 박명수(72)씨가 ‘공부도 잘해야 운동도 잘한다.’는 믿음을 굳게 가졌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 과외까지 받았다.캐나다 등 미주행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도 현대판 ‘맹모삼천지교’의 일환이다.그는 “처음에는 외국 생활을 끔찍이 싫어하던 아내(이수진·35)가 요즘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더 적극적”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셔틀콕 황제’의 인생이었지만 좌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요즘은 누구나 다 치는 배드민턴도 20여년 전에는 생소한 종목이었다.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 테니스로 ‘이직’할 뻔 했다. 팀 후배인 김동문 길영아와 맞붙은 96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결승전에서의 패배도 아쉬운 기억이다. 후배들을 꺾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며칠 동안 연습 한 번 못했다.결승전 전날 가볍게 몸이라도 풀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장에 내려갔다가 후배에게 “얼라들이랑 할 건데 뭐하러 왔느냐.”는 핀잔까지 들었다.그는 “작전도 없이 경기에 나선 데다 운도 안 따랐다.”면서 “생전 지는 것을 못본 아내가 눈물을 많이 흘려 가슴이 아팠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평생의 절반 가까운 15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살아왔다.때문에 “고국에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98년 안락한 한국체대 ‘교수님’ 자리를 박차고 영국행을 결정한 것도,정체된 생활 대신 유럽이라는 스포츠의 중심지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싶어서였다.어느 나라에서 대표팀을 맡게 되건,박사 과정을 마치는 게 일단의 목표다.현장과 이론의 접목을 위해서다.박씨는 “정신력을 중시하는 우리 풍토에 외국의 합리적인 선수 지도 방법이 결합된다면,세계 체육계를 선도할 새로운 지도법이 창출될 것”이라면서 “선수로서의 영광은 다 누렸으니,이제는 지도자로 한국 배드민턴 중흥을 위해 일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며 밝게 웃었다. 글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 이두걸특파원 douzirl@ ■ 그가 걸어온길 ▲1964년 12월 5일 전북 전주 출생 ▲ 80년 전주농고 1년때 국가대표 발탁 ▲ 82년 덴마크오픈 복식 우승 ▲ 85년 캘거리세계선수권·전영오픈 우승 ▲ 86년 서울아시안게임 3관왕 ▲ 88년 서울올림픽 혼합복식 우승(시범종목) ▲ 91년 전영오픈 3연패,국제대회 복식 71회 우승, 세계선수권 7회 우승으로 기네스북 등재 ▲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복식 우승 ▲ 94년 한체대 전임강사 ▲ 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준우승 ▲ 97년 영국대표팀 수석코치 ▲ 99∼2002년 말레이시아 대표팀 수석코치,총감독 ˝
  • 올봄 과일메이크업으로 화사하게

    ‘꽃이 만발하는 봄,여성의 얼굴에는 과일이 피어난다.’ 입술에는 달콤한 딸기가,눈가에는 시원한 사과가,뺨에는 상큼한 오렌지가 내려앉았다.지난해에 이어 반짝이는 글로시 메이크업이 꾸준히 트렌드를 주도하는 가운데 올해는 자연주의,웰빙 붐을 타고 화장품 속에 과일이 담겨졌다. 태평양 왕석구 수석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패션계에 퍼진 로맨티시즘 경향에 따라 메이크업도 여성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계속되는 웰빙 붐에 따라 싱싱한 과일의 느낌을 첨가해 생기있고,산뜻하게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톤은 자신의 피부색과 맞는 액체형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발라 가볍고 투명하게 연출하고,눈매 라인은 얇고 깔끔하게 하는 것이 과일빛 메이크업을 소화하는 포인트이다. ●화장품, 색깔도 향도 과일천국 태평양 ‘라네즈’는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이 가득한 디저트 테이블에서 힌트를 얻은 ‘쥬이시 후르츠’를 제안했다.립스틱에 포도 라스베리 구아바 파인애플 등의 향을 첨가해 바르는 순간 기분까지 상쾌해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탠저린 샤워’는 레몬의 옐로,라임의 그린 색상의 상큼한 눈매와 가벼운 펄감의 복숭아 빛 입술을,‘라즈베리 무스’는 핑크와 퍼플의 눈매에 부드러운 감촉의 붉은 빛 입술을 연출한다. 코리아나 ‘엔시아’는 딸기 시럽처럼 달콤한 느낌이 나는 립스틱 ‘베리 시럽’을,한국화장품 ‘칼리’는 과일 성분을 담은 ‘비타민 메이크업’을 올 봄 트렌드로 제안했다.칼리의 샤이니 레몬·프레시 그린·코랄 오렌지를 이용한 눈매에 핑크 립스틱으로 경쾌한 소녀로,베이지 립스틱으로 화사한 여인으로 변신한다. ●핑크·오렌지로 더욱 발랄하게 LG생활건강 ‘라끄베르’는 자연과 꽃의 생명력에서 영감을 얻은 ‘플라워 샤워’를 선보였다.‘핑크 펄 패턴’은 펄 그린과 아이보리 색상의 눈매,연한 핑크톤의 촉촉한 입술로 귀엽고 발랄하다.‘오렌지 펄 패턴’은 자연스러운 오렌지 색상의 아이섀도와 립스틱으로 상큼하고 생기있다. 전 제품에 사용된 미세한 펄은 은은한 매력을 연출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애경산업 ‘마리끌레르’는 화사한 생동감과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한 ‘핑크 스마일’과 ‘핑크 윙크’로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표정의 소녀를 연출한다. 또 ‘엔프라니’는 파라다이스를 주제로 한 핑크·레몬·그린·퍼플의 색감을 살린 ‘블루미 핑크’ ‘블러섬 오렌지’로 봄의 표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잘못하면 촌스럽게 보일 수도 딸기의 빨강,사과의 파랑,오렌지의 주황 등 캔디컬러로 통칭되는 올 봄 과일빛을 잘 소화하면 ‘화사한 봄빛 패션’을,잘못하면 60년대 ‘시골 소녀 상경기 패션’을 연출하게 된다. 메이크업의 주요 색상과 같은 색상은 옷의 상의나 하의,액세서리,구두 등에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예를 들어 아이섀도 색상이 그린이라면 상의나 하의,액세서리를 그린 색상으로 매치시킨다. 포인트 색상 외에 다른 색상은 하얀색이나 검정색,아이보리와 베이지 같이 캔디컬러를 가라앉히는 색상을 선택하면 세련된 표현이 가능하다.또는 회색류인 그레이,실버그레이,멜란지 그레이 같은 중간 톤의 색상도 캔디컬러와 잘 어울리는 색상. ●과일빛 메이크업엔 블루 진 활용을 올 봄 트렌드가 핑크라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핑크로 매치시키면 촌스러운 바비인형같다.“메이크업 아이섀도 색상이 핑크였다면,핑크색 니트 상의와 하얀색 스커트,핑크 포인트 로퍼(낮은 굽 구두)를 매치시키는 것이 로맨틱 코디”라고 비키 디자인실 이기자 스타일팀장은 말했다. 블루 진 같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캔디컬러 의 로맨틱한 패션 아이템과 캐주얼한 블루 진 관련 아이템을 매치시키는 것은 최신 유행경향인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이기도 하다. 최여경기자 kid@˝
  • 남도로 가는 감성나들이

    요즘같은 겨울 끝엔 을씨년스럽기가 한겨울보다 더하다.긴 추위에 지친데다 심리적으로 따스함을 주는 눈 덮인 풍경도 보기 어렵기 때문.그래서 마음마저 메마르고 팍팍해지기 쉽다.이렇게 되기 쉬운 감성을 어루만져줄만한 곳이 어디 없을까.전남 순천 선암사와 순천만 갈대숲,보성 차밭으로 감성나들이를 떠난다. ■ 순천 갈대숲 & 보성 차밭 선암사는 언제 찾아도 편안하고 정겨운 천년고찰이고 순천만 갈대숲은 메마른 가슴을 촉촉히 적시고도 남음이 있는 곳이다.이미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해진 보성 차밭은 사철 초록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선암사 주차장까지는 10분 정도 거리.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비포장길을 따라 선암사로 향했다.왼쪽에 선암계곡을 끼고 일주문까지 이어진 1㎞ 남짓한 길은 차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 이곳의 명물은 일주문 가까이 이르러 나오는 승선교(보물 400호).임진왜란 때 불타 무너진 선암사를 중건하면서 놓은 다리라고 한다.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돌다리로 그 단단함과 아름다움이 빼어나다.그런데 승선교는 보이지 않고 중장비가 그 자리에 떡 버티고 있다.해체해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사람만 다니던 다리가 차량까지 다니는 통에 ‘골병’이 들었기 때문이란다.일주문으로 이어지는 길 옆 고로쇠 나무엔 벌써 여기저기 물통을 매달아 놓은 것이 봄을 느끼게 한다. 선암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광중 하나는 돌담이 많다는 것.대부분의 사찰은 경내가 모두 트여있는 것과 달리 선암사엔 전각들 사이에 돌담이 쌓여 있다. 이는 태고종 사찰의 대표적 특징으로,선암사가 태고종 총림이라는 것을 알면 비로소 이해가 간다.3월 말쯤이면 돌담마다 매화가 꽃그늘을 드리우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선암사 초입엔 긴 알 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의 연못인 삼인당(三印塘)이 있다.삼인이란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을 말하는 것으로,모든 것은 변하여 머무르는 것이 없고 나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므로 이를 알면 열반에 든다는 불교사상을 말해준다. 순천만 대대포구로 향했다.30만평에 이르는 갈대숲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광활한 갈대숲 옆으로 난 둑길을 걷다보면 해풍에 도미노처럼 쓰러졌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황금물결이 메마른 가슴에 비를 뿌린다.안개 가득한 날 갈대숲 사이로 난 좁은 수로를 따라 빨려들어가듯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보면 마치 꿈속을 헤매는 것 같다는 이들도 있다. 순천시내를 흐르는 하천이 순천만에서 퇴적해 쌓이면서 20여년 전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갈대숲은 지금도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태.갈대 숲속은 펄밭이다.그래서 갈대숲 사이를 마음껏 거닐어보지 못하는 게 다소 아쉽다.순천시청에선 조만간 나무다리 등을 이용해 갈대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순천에서 2번 도로를 타고 보성으로 넘어가는 길.벌교를 지나다 보니 벌판에 드문드문 대형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있고,길 옆엔 ‘벌교딸기’란 안내판이 군데군데 서 있다.딸기 크기가 어린애 주먹만하다. 벌교에서 보성읍을 지나 보성다원에 도착했다.보성엔 크고 작은 차밭이 여러개 있지만 대한다업이 운영하는 보성다원이 가장 넓고 분위기도 좋다.차밭 입구로 이어지는 길 양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삼나무숲도 볼거리. 추위에 지친 이들에게 온 산자락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는 차밭은 보기만 해도 위안이 된다. 밭 입구엔 보성녹차 전시·판매장을 겸한 찻집이 있다.찻값은 1000원.녹차가루로 만든 과자도 먹을 수 있다.(061)852-2593. 보성다원에서 77번 도로를 타고 10여분쯤 남쪽으로 가면 율포해수욕장이다.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물결과 점점이 떠있는 작은 어선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겨울에도 주말이면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이는 순전히 율포해수 녹차사우나 때문.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율포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해수탕과 녹차탕을 즐기다 보니 이틀간 쌓인 여독이 싹 씻겨나가는 듯하다.보성군청이 직접 운영한다.입욕료 5000원.(061)853-4566. ■ 이렇게 가세요 ●교통 선암사는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빠져 832번,857번 지방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10분 정도 가면 주차장에 닿는다.순천만 갈대숲은 서순천IC에서 빠져 22번 도로를 타고 가야 빠르다. 순천만 갯벌에서 보성차밭으로 가려면 2번 도로를 타고 벌교를 거친 뒤 보성읍내에서 77번 도로를 갈아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순천행 버스가 하루 18회 있다.5시간 소요.열차는 서울역에서 여수행 열차를 타고 순천에서 내리면 된다.하루 9회 운행.순천버스터미널(061-744-8877). ●숙박 순천 시내에 특급호텔은 없고 1급호텔로 시티관광호텔(061-753-4000),로얄관광호텔(061-741-7000) 등이 있다.선암사가 있는 조계산 인근 죽학리에 관광장여관(061-754-5773) 등 여관이 많다.또 유평리 알프스산장(061-754-5348) 등 민박을 이용해도 된다. ●남도 맛집여행 패키지 ㈜여행그룹에서 남원,순천,보성을 있는 섬진강 여행상품을 운영한다.매주 화요일 출발.지리산 정령치,매화마을,율포 바닷가,보성차밭,선암사 등을 둘러본다.남원추어탕,매실한우,수문포 바지락회,녹돈,전주비빔밥 등을 맛볼 수 있다.17만 500원.(02)548-9996. ■ 이것도 맛보세요 순천시 연향동에 가면 ‘一品梅牛’(일품매우)’라는 유명한 고깃집이 하나 있다.재작년 8월 문을 연 뒤 1년도 안 돼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식당이다. 이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매실을 먹여 도축한 쇠고기를 쓴다. 대표 김용배씨는 광양 청매실농원 홍쌍리 여사의 양아들.매실 당저림 등 농원의 다양한 매실제품들의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사료에 섞어 먹인다.이곳 고기는 부드럽고 담백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씨는 “매실을 먹은 소는 육즙이 많은 게 특징”이라며 “육즙이 많을수록 육질이 부드럽다.”고 말한다.김씨는 광양시와 협약을 맺고 소 사육농가에 매실 부산물을 공급해 키운 소를 구입해 쓴다. 매실을 먹인 소라도 도축 등급에 따라 최상급엔 마리당 50만원씩 더 주는 등 고품질의 재료 확보에 신경을 쓴다.메뉴는 생갈비와 등심,갈빗살 모둠구이,육회 등.이중 소 뒷다리 부위를 두툼하게 저민 육회 맛이 특히 일품이다.구이용 고기도 모두 생고기를 쓰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음식값은 부위별로 1인분(130g)에 2만∼2만 2000원.부위별 고기를 한꺼번에 맛보고 싶으면 모둠구이(3인기준 7만원)를 시키면 된다.육사시미는 1접시 3만원.(061)724-5455. 보성의 율포해수녹차사우나에 갔다면 ‘녹차호떡’을 꼭 맛보자.사우나를 끝내면 출출하기 마련인데,사우나 정문 옆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녹차호떡 맛이 독특하다.반죽에 녹차가루를 섞어 연녹색 빛깔을 띠는 호떡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고소한 맛과 은은한 녹차향까지 느낄 수 있다.1개 500원. 율포해수욕장에서 77번 도로를 타고 장흥쪽으로 30분쯤 가면 장흥군 안양면 수문포에 이르러 ‘바다하우스’란 음식점이 나온다. 키조개전문점이라고 씌어 있지만,키조개 못지않게 바지락회무침을 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회무침은 살짝 데친 바지락 살을 몇가지 야채와 양념초장에 버무려 만든다.예전엔 겨울에 생바지락을 그대로 썼으나 요즘엔 조심성 많은 손님들이 꺼려 데친 것만 쓴다. 하지만 생바지락을 써야 제맛이 난다며 주인 장유환씨는 아쉬워했다. 이집은 바지락회를 무치는 양념초장이 맛있기로 유명하다.자연산 식초와 고추장에 몇가지를 더 넣어 만드는데,영업비밀이라며 입을 다문다.새콤달콤하면서도 바지락살의 쫄깃함과 야채의 싱싱함을 살리는 게 바지락회무침의 생명이라고 장씨는 설명했다. 2만원짜리 1접시면 3인 정도가 먹을 만하다.(061)862-1021. 글 순천·보성 임창용기자 sdragon@ ˝
  • [녹색공간] 녹색도시의 꿈/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우뚝 솟은 빌딩과 아파트만이 보이고 푸른 숲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회색도시 그 자체다.담장 너머로 길게 자란 감나무,마당 한 귀퉁이에서 흐느적거리던 봉숭아,과꽃,채송화,맨드라미,백일홍…. 동네를 가로질러 졸졸졸 흐르던 개울,밤이면 강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던 별무리들,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그리운 이름들의 목록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버렸다.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치장한 거대한 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은 비단 서울만이 아니다.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대도시들도 모두 서울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삶의 터전이 갖추어야 할 모습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사람과 어울려 살던 그 많은 생명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우리나라에서 도시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도시 인구가 1984년에 대략 3000만명 정도였는데,불과 이십년 만에 4400만명으로 늘어났다.이는 해마다 평균 약 7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이제는 열명 중 아홉명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도시화 열풍이 우리에게만 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유엔 인구국에 따르면,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지구촌 사람들은 열명 가운데 한명만이 도시에 살았다고 한다.불과 100년이 지난 후인 지금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생태학의 눈으로 보면,도시는 숙주(宿主)의 양분을 취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한낱 기생충에 불과하다.식량 생산과 폐기물 처리를 대부분 도시 바깥의 농촌 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없이는 한 순간도 유지할 수 없는 곳,에너지의 순환 구조가 너무나 손상되어 회복조차 불가능한 곳이 바로 도시다.과밀과 시끄러움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조건은 생태적 감수성을 극도로 제한할 뿐만 아니라,인간의 지각,사고,정서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집 증후군’이 부스럼이라면 ‘도시 증후군’은 암(癌)에 비유해야 할지도 모른다.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폐쇄적인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조용한 시골 단독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무기력,착각,환각 등의 심리적 이상 상태에 시달릴 확률이 50%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생태적이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이 대부분 도시 바깥에서 추구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회색 바탕에 제아무리 녹색을 덧칠한들 도시는 도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게다가 도시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어쩌면 인류가 역사에서 획득한 모든 삶의 지혜와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나 산림 훼손 같은 지구적인 환경 문제들의 뿌리가 도시에 있다면,버린 자식처럼 마냥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전지구적 생태계의 위기가 곧 도시의 위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질수록,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녹색 도시의 꿈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메마르고 거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맑은 하늘과 숲이 어우러진 푸른 도시,맑은 개울과 총총한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도시를 얘기하고 꿈꾸는 이유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 14년 11월 15일 밤. 저녁 7시와 9시 사이인 일고(一鼓) 무렵.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가을도 깊어 이미 초겨울로 접어든 계절이었으므로 밤이 깊어지자 하늘을 덮은 먹구름으로 달빛조차 보이지 않고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어두운 한밤중이었다.마침내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겨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나으리.” 나중에 나타난 사람은 후궁 희빈의 아버지인 홍경주였고,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남곤과 심정이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심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상께 밀서는 전해졌습니까.” “물론입니다.” 홍경주는 자신있게 대답하였다.홍경주는 이미 공조판서인 김정(金錠)을 통하여 중종에게 다음과 같은 밀서를 전해 올렸던 것이었다. “국가의 변란을 보고하려 하나 주상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이 모두 조광조의 심복이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사태가 매우 위험하오니 신무문을 열어주시면 밤을 타고 나아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경주는 실제로 밀서가 대왕에게 전해졌는가를 자신의 딸인 희빈으로부터 최종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상께오서는 신들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나이다.” 이왕 조광조 일파의 제거를 결심했다면 차일피일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지난 새벽 정광필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변복을 하고 찾아갔던 남곤으로부터 절망적인 답변을 듣자 이들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였다간 자칫 조광조의 무리들에게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속전속결.어차피 싸움을 할 때에는 질질 끌지 않고 단번에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 것이다. 이들이 대궐 안으로 몰래 들어가기 위해서 신무문을 택한 것은 치밀한 계획 때문이었다. 원래 궁궐문의 모든 열쇠는 승정원에서 보관하게 되어 있다.만약 긴급한 일로 한밤 대궐에 들 일이 있으면 수문장에게 사유를 말하고 승정원에서 열쇠를 내어 문을 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승정원의 승지들은 대부분 조광조와 뜻을 같이 하는 신진세력이다.특히 이날 밤의 승지였던 윤자임(尹自任),공서린(孔瑞麟) 등은 조광조의 핵심 세력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였으므로 편법으로 신무문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른 대문과는 달리 신무문은 승정원이 아닌 사약방에서 따로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다.사약이란 왕명의 전달과 왕이 사용하는 문구류의 공급,궁궐문의 열쇠와 자물쇠의 보관 관리,궁궐 내 정원의 도로 포장 및 설치와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일종의 행정 관리직이었다. 또한 궐내에서 궁녀와 같은 나인들이 죽으면 남몰래 그 시신이 나가는 문이기도 해서 평소에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비밀통로와 같은 비상문이었던 것이다. 주상께서 밀서를 전해 받고 이미 궐내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홍경주의 말을 전해들은 심정과 남곤은 크게 용기를 내어 신무문으로 다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달빛이 반짝 드러났다.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은 달빛 아래 서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라 물었다. “뉘시오.” 남곤이 앞장서서 말하였다. “예조판서 남곤이다.주상으로부터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하니 그대는 문을 열라.” 수문장은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으므로 우선 당황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이날 밤 입직을 맡고 있던 사약은 구수복(具壽福)으로 정6품 잡직의 말단 관리였다고 전하고 있다.˝
  •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 14년 11월 15일 밤. 저녁 7시와 9시 사이인 일고(一鼓) 무렵.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가을도 깊어 이미 초겨울로 접어든 계절이었으므로 밤이 깊어지자 하늘을 덮은 먹구름으로 달빛조차 보이지 않고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어두운 한밤중이었다.마침내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겨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나으리.” 나중에 나타난 사람은 후궁 희빈의 아버지인 홍경주였고,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남곤과 심정이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심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상께 밀서는 전해졌습니까.” “물론입니다.” 홍경주는 자신있게 대답하였다.홍경주는 이미 공조판서인 김정(金錠)을 통하여 중종에게 다음과 같은 밀서를 전해 올렸던 것이었다. “국가의 변란을 보고하려 하나 주상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이 모두 조광조의 심복이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사태가 매우 위험하오니 신무문을 열어주시면 밤을 타고 나아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경주는 실제로 밀서가 대왕에게 전해졌는가를 자신의 딸인 희빈으로부터 최종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상께오서는 신들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나이다.” 이왕 조광조 일파의 제거를 결심했다면 차일피일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지난 새벽 정광필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변복을 하고 찾아갔던 남곤으로부터 절망적인 답변을 듣자 이들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였다간 자칫 조광조의 무리들에게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속전속결.어차피 싸움을 할 때에는 질질 끌지 않고 단번에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 것이다. 이들이 대궐 안으로 몰래 들어가기 위해서 신무문을 택한 것은 치밀한 계획 때문이었다. 원래 궁궐문의 모든 열쇠는 승정원에서 보관하게 되어 있다.만약 긴급한 일로 한밤 대궐에 들 일이 있으면 수문장에게 사유를 말하고 승정원에서 열쇠를 내어 문을 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승정원의 승지들은 대부분 조광조와 뜻을 같이 하는 신진세력이다.특히 이날 밤의 승지였던 윤자임(尹自任),공서린(孔瑞麟) 등은 조광조의 핵심 세력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였으므로 편법으로 신무문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른 대문과는 달리 신무문은 승정원이 아닌 사약방에서 따로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다.사약이란 왕명의 전달과 왕이 사용하는 문구류의 공급,궁궐문의 열쇠와 자물쇠의 보관 관리,궁궐 내 정원의 도로 포장 및 설치와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일종의 행정 관리직이었다. 또한 궐내에서 궁녀와 같은 나인들이 죽으면 남몰래 그 시신이 나가는 문이기도 해서 평소에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비밀통로와 같은 비상문이었던 것이다. 주상께서 밀서를 전해 받고 이미 궐내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홍경주의 말을 전해들은 심정과 남곤은 크게 용기를 내어 신무문으로 다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달빛이 반짝 드러났다.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은 달빛 아래 서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라 물었다. “뉘시오.” 남곤이 앞장서서 말하였다. “예조판서 남곤이다.주상으로부터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하니 그대는 문을 열라.” 수문장은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으므로 우선 당황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이날 밤 입직을 맡고 있던 사약은 구수복(具壽福)으로 정6품 잡직의 말단 관리였다고 전하고 있다.
  •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논란

    “바닥을 쳤다,반짝 상승에 불과하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동향을 놓고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주장과,설 이후 일어난 심리적 수요에 불과해 앞으로 계속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114,닥터아파트 등의 부동산 시세 조사에서는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미미하지만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24%로 전주의 2배에 달했으며 부동산뱅크와 닥터아파트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각각 0.33%와 0.22%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은 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였으며 잠실주공,둔촌주공,반포주공,개포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가 1000만∼5000만원 오르면서 아파트 시장을 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석 닥터아파트 팀장은 “저가 급매물이 소화됐다.”면서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지만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바닥론’에 대해 현장감이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일축한다.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조사가 호가 위주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설 이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한다.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잠실주공은 이달초 1단지 사업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면서 1,2단지 모두 13평형 가격이 1000만원가량 빠졌다.둔촌주공도 저층 25평형과 고층 34평형이 모두 이번 주 들어 6억∼6억 2000만원선에서 가격 상승이 멈췄다고 주장한다.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강남 아파트값은 설 앞뒤로 겨울방학 이사철 수요가 이미 주춤해진 양상”이라며 “방학이 끝나는 3월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보고싶은 그대-조인성

    보고싶은 그대-조인성

    시대를 막론하고 여자들은 ‘신데렐라’ 사랑을 꿈꾼다.‘천국의 계단’ 송주가 떠난 뒤 그 팬터지를 채워주는 또 한명의 인물이 있다.바로 SBS 주말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김기호 극본·최문석 연출)의 재벌2세 정재민이다. 1년만에 재민으로 돌아와 자신의 출연작처럼 화끈하게 ‘별을 쏜’ 조인성을 만났다.오전 11시 SBS탄현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벌써 촬영이 한창이다.드라마 안에서 10초도 안 될 장면을 반복해서 찍기를 40여분.진지한 연기를 하다가도 틈만 나면 스태프들과 장난을 치는 그에게서 철부지 재민의 모습이 언뜻 엿보인다. ‘발리에서’는 4명의 청춘남녀가 미묘하게 양다리를 걸친 채 사랑 게임을 벌이는 내용.여기서 재민은 참으로 복잡다단한 인물이다.부유한 환경 덕에 자신감은 타고났고 매사에 냉소적이다.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수정(하지원)과 약혼자 영주(박예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부하직원 인욱(소지섭)에게 심한 열등감을 느낀다.수정과의 사랑이 맘대로 안 되면 벼락같이 소리를 지르고 질투심에 눈물도 흘리는 ‘불’같은 캐릭터.재민을 향한 모성본능은 여성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큰 요인이다. 요즘 드라마 게시판에는 재민과 수정을 맺어주라는 글들로 가득한데 먼저 결말부터 물어봤다.“글쎄요,재민이가 죽는다는 소리가 나돌고 있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요.”짐짓 모른 체한다.“제가 좀 강하게 생겼잖아요,거기다 말투도 무뚝뚝하고 그런데 한마디 던질 때 제법 웃기고 하는 게 귀엽게 비치기도 하고 그래서 ‘재민과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듣긴 해요.”그렇지만 재민으로 살기가 마냥 쉽지는 않다고 한다.“대본 받아볼 때마다 새롭다니까요.” 웃으며 덧붙이는 말.“처음엔 부잣집 아들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것도 고민이었죠.우리 집이 전혀 그러지 않아서….” 의외로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에 내심 놀랐는데 자신의 매력이 “의외성”이라고 쐐기를 박는다.그렇다.의외로 술을 멀리할 것처럼 보이는 그는 드라마 끝나면 제일 먼저 “술 먹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애주가다.주량은 소주 2병. 데뷔 계기를 물어보면서 혹시 길거리 캐스팅이냐고 했더니 대뜸 사는 동네 이야기부터 꺼낸다.“제가 사는 곳이 천호동이거든요.거기선 그런 거 상상도 못하죠.”20년 넘게 살고 있는 천호동은 가장 친한 친구들이 있어서 좋고 양수리쪽으로 드라이브 가기에도 좋다며 자랑이다. 다시 데뷔 이야기로 돌아갔다.“자고 나면 스타라는 말 안 믿어요.”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또 믿기지 않는다.그야말로 ‘벼락스타’로 보였는데.“제 단면만 보면 그렇죠.연기학원 등록 한 달만에 운좋게 광고모델로 발탁됐고,99년 시트콤에 캐스팅됐죠.그런데 한 달만에 연기 못해서 잘렸어요.”반짝스타가 아니라 배우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도 이때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들렌,클래식,남남북녀 등 신통찮은 스크린 나들이에 대해서도 “실패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아직 어리니까 거쳐가는 과정으로 생각해요.”라며 연기력 부족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농담삼아 결혼은 언제 하고 싶으냐고 했더니 “28살이요.”한다.마치 기다렸다는 듯이.왜 하필 28살일까.“매니저 형이 그 나이가 금값이래요.” 박상숙기자 alex@ 사진 스포츠서울 조경호기자 ●’재민이’ 패션 장난 아닌데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장소를 옮기면서 동행한 사진기자를 향해 조인성이 장난스럽게 한마디 던진다.“어! 저처럼 정장에 배낭을 메셨네요.벌써 제 패션이 그렇게 유행이란 말이에요?” 안 그래도 ‘발리에서’의 재민의 패션은 젊은층 사이에서 일찍부터 화제가 됐다.조각 같은 얼굴에 유달리 긴 팔과 다리를 타고난 그가 뭘 걸친들 멋지지 않을까마는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조인성은 단연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재민의 패션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뉴요커스타일’.전형적인 회사원 복장이라 할 수 있는 넥타이를 꼭 조여맨 빈틈없는 수트 차림보다는 재민의 자유분방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템들을 섞은 ‘믹스 앤드 매치’를 시도했다.이를테면 정장풍 상의에 밑으로 갈수록 퍼지는 청바지를 입는다거나 검은색 스트라이프 수트에 분홍색 조끼를 받쳐 입고 스니커즈와 백팩으로 마무리한다.단추 서너개쯤 풀어헤친 레드 컬러 셔츠는 기본이고 여기에다 화이트 벨트까지.게다가 뭇 남성들로서는 엄두도 못낼 퍼코트도 멋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박상숙기자˝
  • '흥행대박’ 증시도 움직인다

    문화상품이 증시를 움직이고 있다. 영화 ‘실미도’에 이어 흥행 대박이 예상되는 ‘태극기 휘날리며’,음반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서태지 7집’ 앨범 등이 증시에서도 상승세를 견인하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11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서태지 앨범 발매사인 코스닥기업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4일째 상승세를 타면서 전날보다 160원 오른 4400원으로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서태지 앨범이 1주일만에 40만장 이상 팔리고 인터넷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한 매출도 커지자 지난 3일 예당엔터테인먼트 주식 5만주(1억 7970만원)를 사들이기 시작해 10일까지 22만주나 순매수했다.회사측은 “앨범 판매에 따른 실적 호조가 기대되면서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봉 5일만에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배급사 쇼박스의 최대주주인 상장기업 오리온도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오리온은 쇼박스와 합병한 미디어플렉스의 지분 89.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오리온 주가는 9일 7만원대를 회복한 뒤 다소 주춤했으나 영화 흥행실적에 따른 지분법평가익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교보증권은 “오리온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진정한 수혜주로 평가돼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문화상품이 호평받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특히 코스닥시장이 영화·애니메이션 등 관련 종목 8개를 묶어 지수화한 ‘오락문화지수’는 860선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9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가전망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문화상품 흥행에 따른 호재는 ‘반짝’일 때가 많아 상승세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현대증권 한승호 연구위원은 “흥행 기대감이 재료로 반영되고 있으나 회사들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움직일 때가 많다.”면서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으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씨줄날줄] 블랙홀 정당/강석진 논설위원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며 인간은 하늘의 말씀을 구하기도 하고,우주의 신비를 풀려고 애쓰기도 했다.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말씀’과 달리 우주에 대한 이해는 빠르게 변화 발전했다.20세기에만 해도 상대성이론,빅뱅(Big Bang)이론이 나왔고 블랙홀(Black Hole) 존재의 확인도 이뤄졌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커서 모든 물질,심지어 빛까지도 빨아들이는 천체다.블랙홀을 향해서 떨어진 물질은 높은 밀도로 압축되면서 그 물질의 특성을 잃고 만다.빛조차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고,따라서 ‘블랙’이라는 말이 붙었다.블랙홀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면서 입증됐고 1976년 호킹 박사가 블랙홀도 소멸할 수 있다는 놀랄 만한 이론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의 별처럼 반짝이는 많은 인재들이 한 곳으로 쏠려들어가고 있다.정당 특히 여당이다.전직 인사는 물론 현직 장·차관,관료,경찰 간부,언론인,방송인,연예인,여성계 인사,판사,지방자치단체장,시민단체 간부에 `얼짱´까지 줄줄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급기야는 현역군인 서열 1위이자,임기가 2년으로 규정돼 있으며,현 정부 들어서서 임명된 합참의장에게도 열린우리당의 중력이 미치기 시작했다는 보도다.무차별 영입으로 국정이 표류하고,공직사회가 동요한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여당의 흡인력은 날이 갈수록 왕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블랙홀과 우리네 정당이 닮은 점.주변에 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고,웬만해서는 탈출하기 어려우며,그 안에 들어가면 특성이 없어진다.깨끗한 이거나 더러운 이거나,전문성이 있거나 없거나 비슷해지고 결국 대부분 거수기,돌격대 형으로 바뀐다.다른 점도 있다. 소멸하는 블랙홀은 엄청난 에너지라도 발산하지만 정당들은 보기 흉한 퇴물들만 양산해 왔다. 정당들의 영입 행태는 또 ‘1회용품’식이다.과거의 예를 보아 이들이 얼마나 제역할을 할지,4년 뒤 얼마나 살아남을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별은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게 반짝이지,블랙홀에 들어가면 보이지조차 않는다.그래도 들어가겠다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늘 변치 않는 ‘말씀’처럼 초심을 잊지 말라고.언젠가 쓰고 버린 ‘1회용품’처럼 볼품없이 나뒹굴지 않으려면.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정장 1벌 1만2500원/불황 백화점들 잇단 가격파괴

    백화점들이 초특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일부에서는 최저 1만 2500원짜리 신사정장이 등장하는 등 가격파괴 면에서 백화점과 할인점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지난 연말에 ‘반짝’ 상승했던 매출이 1월 들어 다시 곤두박질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3만원짜리 신사정장으로 재미를 봤던 애경백화점은 6∼15일 신사정장은 2만 5000원,숙녀정장은 3만원이란 원가 이하의 가격에 판매한다.6∼8일 입학·졸업·취업생은 관련증명서를 가져오면 추가 50%를 할인,신사정장을 1만 2500원에 살 수 있다. 애경백화점측은 특가상품들은 작년과 재작년에 출시돼 30만원 이상에 판매되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6일까지 ‘숙녀 의류 겨울마감 상품전’을 열고 코트를 5만원에 파는 등 50∼80% 할인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5일까지 ‘베스트 추천 상품전’을 열어 각종 품목을 싸게 판다.영등포점에서 양모이불솜을 4만 4000원,리복 캔버스화 2만원,웨스트우드 등산바지는 3만 90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5일까지 ‘겨울내의&겨울 여성정장 대전’을 열고 와코루 브래지어를 4만∼7만원에 파는 등 전품목을 최대 70% 할인판매한다. 윤창수기자 geo@
  • [문화마당] 독도는 우리 땅

    우리가 아무리 협동심이 부족한 민족이라지만,독도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는 모두 한마음이 된다.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한국 땅이고,일본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일본 땅입니다.독도는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우리 땅입니다.’ 이런 휴대전화 광고 문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독도는 우리 땅이다. 일본이 찍지 말라고 제동을 걸어온 독도 우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한다.1983년 박인호 작사 작곡에 정광태 노래로 우리에게 알려진 ‘독도는 우리 땅’처럼 생명력이 긴 가요도 드물 것이다.독도 시비가 일어날 때마다 그 노래는 우리 민족을 하나로 엮어주는 벅찬 리듬으로 가슴속을 파고든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중략)/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그 노랫말을 듣는 순간만큼은 쩍하면 싸워대는 국회의원 나리들도,매일 다투는 게 일과인 앞집 부부도 한 마음이 될 것이다.1983년 당시 이 노래가 금지곡이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도대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명백한 사실이 위협받지 않도록 만드는 대찬 대통령 하나가 없었다는 것도 슬픈 일이다.우리나라 국민 중 독도로 본적을 옮긴 사람들이 900명이나 된다고 한다.그 중 한 사람이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이다.그는 1984년 독도를 다녀온 뒤 독도에 반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지난 90년 본적을 독도로 옮긴 후 독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찌 우리가 일본을 잊을 수 있겠는가? 유대인들은 작금에 이르기까지 독일 정부로부터 유대인 학살 개인 보상금을 철저히 받아내고 있다.몇십년 동안 남미로 도망가 숨어있는 홀로코스트 전범을 찾아내 재판에 회부하기도 한다.미국 곳곳에 유대인 학살 박물관이 세워지고 있다.뼈아픈 역사를 절대 잊지 말자는 유대인들의 역사 인식은 무서울 정도이다.그에 비하면 우리는 뼈 없는 오징어 같다. 일제시대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는 150만 명 이상,국내 징용 피해자는 6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렇게 용서할 수 없는 상처에도 불구하고,그나마 독도 운운할 때나 잠시 반짝 그 분노의 기운을 함께할 뿐 몇 달 지나면 또 모두 잊어버린다.일제라면 되게 좋아하는 우리,같은 물건이면 국산이 아니라 일제를 사고 마는 우리,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막힌 사연을 남의 집 할머니 얘기처럼 귓전으로 흘려버리는 우리,도대체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한국사를 폄하하고 역사를 맘대로 왜곡하는 일본 교과서로 배우고 자란 미래의 일본인들과 우리의 후손들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할 것인가? 고양이와 개의 울음소리를 영어와 일어로 번역해주는 기계를 내놓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일본의 얄미운 한 완구제조업체가 이번에는 꿈 만드는 기계를 선보인다고 한다.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는 이 기상천외한 기계에다 꿈꾸고 싶은 사진과 배경음악을 고른 뒤,원하는 꿈의 줄거리를 녹음한 다음 잠이 들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 이식이라는 놀라운 주제를 다루었던 영화 ‘토탈 리콜’이 생각난다.그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기억이식을 통해 화성도 갔다 오고 달나라도 갔다 온다.꿈 만드는 기계로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꿈을 만들어,일본인들의 꿈 속으로 찾아가고 싶다.아니 한일병합 이전으로 필름을 돌려 영화 찍듯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다시 한번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황주리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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