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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책을 돌려주세요/조영희

    후드득 후드득. 아침부터 오던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아. 한낮인데도 온 세상이 캄캄해. 진서의 노란 비옷이 캄캄한 세상에 점처럼 박혀 있어. 할머니는 꼭 도깨비가 나올 것 같은 날씨라고 하셨지. 하지만 진서는 겁나지 않아. 옷자락을 꼭꼭 여미고 찢어진 깜장 우산을 받쳐 들었지. 진서는 도서관을 좋아해. 작은 언덕배기에 있는 도서관은 넓고 깨끗해. 그곳에 있으면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져. 진서는 도서관 입구에서 우산을 접어 흔들었어. 비를 피해 들어온 떠돌이 개도 몸을 흔들었어. “안녕.” 어린이 자료실의 마음 좋게 생긴 선생님이 진서를 반갑게 맞아주었어. “그 책 들어 왔어요?” 도서관에서의 첫 말이 몇 달째 똑같아. “아니, 아직.” 선생님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진서는 조금도 재미있지 않았어. “누가 빌려 갔어요? 왜 안 돌려준대요?” 또로롱 또로롱. 선생님이 자료실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어. 진서는 선생님의 책상에 매달려서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어. 보고 싶었던 책이 몇 달째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오늘은 꼭 듣고 싶었어. 하지만 통화는 생각보다 길어졌어. 진서는 슬슬 지겨워졌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졌어. 아침 똥을 거른 게 문제였나 봐. 화장실은 넓고 깨끗한 도서관에 어울리지 않게 좁고 어두웠어. 오늘은 비가 와서 더 칙칙해 보였지. 진서는 가운데 칸에 들어갔어. 그리고 힘을 끙! 주고 보니 화장지함에 화장지가 없는 거야. 주머니를 뒤져도 나오는 건 먼지뿐이었어. 휴지통도 살짝 봤지만 손이 가진 않았어. 얼굴이 빨개지고 손바닥엔 땀이 뱄어. 바스락 바스락. 그때, 바로 옆 칸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렸어. 사람이 있었나봐. 다행이지 뭐야. “휴지 있어요?” 진서가 칸막이벽을 두드렸어. 비닐봉지가 부스럭하는 소리가 들렸고 곧 칸막이 밑으로 화장지 한 뭉치가 쑥 들어왔지. “고맙습니다.” 진서는 마음이 탁 놓였어. 진서는 볼 일을 마치고, 손도 깨끗이 씻었어. 그리고 화장실을 나가려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 거야. 진서가 앉아 있던 칸의 옆 칸, 그러니까 가장 안쪽의 칸은 평소에 청소 도구들을 놓는 곳으로 쓰고 있었어. 이제 청소 도구들을 치우고 원래 목적으로 쓰고 있는 걸까? 진서는 그 칸의 문 앞으로 가보았지. 문이 살짝 열려 있었어. 진서가 모르는 사이에 나가 버린 걸까? 확인하기 위해서 진서는 문을 살짝 밀었어. 문은 스르르 열리다가 어느 순간에 딱 멈췄어. 안에 있던 사람이 열지 말라고 문을 밀었다면 다시 닫혔을 텐데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딱 멈췄어. 무언가 꽉 찬 느낌이었지. 진서는 문을 힘껏 밀어 보았어. 끄으윽. 냄비 바닥을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어. 청소 도구가 끌리는 소리인가? 확실히 사람이 내는 소리는 아닌 것 같았어. 진서는 다시 한 번 힘을 주었어. 그러자 ‘퐁당’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어. 그곳엔 빗자루와 대걸레, 쓰레받기가 잔뜩 쌓여 있었어. 두루마리 화장지도 한 봉지 있고 말이야. 역시 청소 도구를 놓는 곳이었던 거야. 진서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변기 속을 들여다봤어.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람! 변기 속에는 진서가 애타게 찾던 바로 그 책이 떨어져 있었어. 진서는 책을 건져야겠단 생각에 변기 옆에 세워져 있던 싸리 빗자루를 집어 들었어. 흠뻑 젖었지만 잘 말리면 그럭저럭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 푸르풍풍. “앗! 차가워!” 변기 속에 빗자루를 넣는 순간, 빗자루는 사라지고 커다란 갈색 도깨비가 나타났어. 도깨비는 화장실 한 칸을 꽉 채울 정도로 컸어. 머리는 천장에 닿았고, 구부정한 자세로 팔을 앞으로 쭈욱 빼고 있었어. 유난히 빨간 얼굴,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부리부리한 눈은 진서의 짝꿍을 쏙 빼닮았어. 진서는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지. “감히 날 변기 속에 넣다니.” 도깨비가 눈알을 뒤룩뒤룩 굴렸어. 아하! 조금 전의 싸리 빗자루는 이 갈색 도깨비였던 모양이야. “이래 봬도 깔끔한 몸이시라고.” 도깨비는 몸을 부르르 떨었어. 그러는 사이, 진서도 정신을 차렸지. 몇 달 동안 돌아오지 않았던 책이 변기 속에 있어. 그것도 커다란 갈색 도깨비와 함께 말이야. “이 책을 돌려주지 않은 게 너야?” 진서가 도깨비를 쏘아봤어. 도깨비는 흠칫했지. 자기를 보고 도망가지 않은 것만 해도 놀라운데 오히려 겁을 주고 있으니 말이야. “응? 네가 그런 거냐고.” 진서가 한 발 앞으로 왔어. 도깨비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지. 하지만 그 좁은 화장실 안에 갈 데가 어디 있겠어. 도깨비는 몸을 뒤로 빼다가 물 내리는 손잡이를 눌러 버렸어. 콰르르르르. 변기 속의 물이 소용돌이를 쳤지. 진서는 깜짝 놀라 도깨비를 화장실 밖으로 끌어냈어. 겨우 찾아낸 책이 군데군데 찢겨 변기 속을 떠다녔어. 이제는 건져서 말린다 해도 절대 절대 읽을 수 없을 거야. 진서의 눈에 불이 일었어. 도깨비의 눈보다 부리부리해졌지. “이제 어쩔 거야?” “미안.” “미안하다면 다야? 저 책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진서의 얼굴은 퉁퉁 붓고, 도깨비는 점점 더 오그라들었어. “어쩔 거냐고!” 점점 더 오그라들던 도깨비가 진서의 손을 잡아끌었어. 도깨비가 진서를 데리고 간 곳은 어린이 자료실이야. “책이 이렇게 많은데, 아무 거나 읽으면 안 돼?” “안 돼!” 진서는 도깨비의 손을 뿌리쳤어. “골라줄까?” 도깨비가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진서는 대답하지 않았어. “이거 어때? 한 번 읽어봐.” 도깨비는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진서의 눈앞에 대령했지. 진서는 웃음이 나는 걸 꾹 참았어. 이렇게 쉽게 용서해 주면 안 될 것 같았지. 그보다 사서 선생님한테 도깨비가 한 짓을 모두 일러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선생님의 책상이 비어 있었어.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어. 도깨비를 혼내는 건 진서의 몫이 된 거야. “너 말이야.” 진서가 도깨비를 은근히 바라봤어. “그 책 말고도 돌려주지 않은 책 있지?” 도깨비는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어. 달아나려고 했던 거야. 하지만 진서가 재빠르게 붙잡는 바람에 둘 다 넘어졌어. 포쇼쇼. 도깨비는 어느새 싸리 빗자루가 되어 있었어. 진서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에 마구 내쳤지. “돌아와, 돌아오란 말이야.” 몇 번을 내쳐도 싸리 빗자루는 여전히 싸리 빗자루였지. 진서는 싸리 빗자루를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어. “변기에 넣어버릴 거야!” 푸르풍풍. “안 돼! 하지 마!” 변기에는 빠지고 싶지 않은가봐. “돌려주지 않은 책 있지?” 도깨비는 빨간 얼굴을 더욱 붉히며 고개를 끄덕했어. “어디야? 앞장서.” 진서는 도깨비의 누더기 옷자락을 꼭 붙잡았어. 도깨비는 말없이 화장실을 나갔어. 그리고 넓은 홀을 지나 도서관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 밖에는 아직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어. 진서는 가방에 꽂아 두었던 찢어진 깜장 우산을 활짝 펼치고 도깨비를 보았어. “같이 쓸래?” 하지만 진서의 우산은 도깨비한테는 얼굴 가리개 정도밖에 안 되는 크기였어. 진서하고 도깨비는 키도 맞지 않았지. 우산을 얼굴에 대보는 도깨비를 보다가 진서는 웃음을 터뜨렸어.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지. 진서의 몸이 하늘로 들렸어. 그제야 진서는 깜짝 놀라 웃음을 멈췄어. 도깨비가 진서를 번쩍 들어 어깨에 올린 거였어. 그렇게 하고 우산을 쓰니 진서의 몸도 가려지고 도깨비의 얼굴도 가려졌어. 도깨비는 도서관 아래의 체육관을 지나고, 과수원도 지났어. 그리고 그 아래의 좁은 산책길로 올라갔지. 도깨비의 어깨에 올라가 있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면 안 돼. 비에 젖은 갈참나무 잎사귀들이 진서의 눈앞에 나타나면 진서는 팔을 휘저어 갈참나무 가지들을 밀어줘야 했고, 우산도 놓치면 안 되는 거였어. 도깨비는 작은 산을 넘어 진서가 처음 보는 동네로 내려갔지. 그러고도 도깨비는 한참을 굽이굽이 골목을 돌아갔어. “이상한 데로 데려가면 혼난다.” 진서의 말에 도깨비가 씩 하고 웃었어. 도깨비가 멈춘 곳은 허름한 책방 앞이었어. 유리창엔 ‘헌 책 사고 팝니다’라고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지. 붓글씨 같았어. 도깨비가 책방의 나무문을 열자 꿉꿉한 책 냄새가 훅 풍겨 나왔어. 진서는 우산을 접고 도깨비를 따라 들어갔어. 오래된 책들이 천장까지 쌓여 있었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모두 쓰러져 버릴 것 같았지. 그래서 진서는 조심조심 걸었어. 도깨비가 천장에 매달린 전구를 켰지만 그것만으론 책방 안을 환히 밝힐 수 없었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전구의 빛은 책방 구석까지 가지 못했어. 그 구석에서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진서는 겁나지 않았어. “우와! 이게 모두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이야?” 진서는 도서관에 있는 책보다 여기에 있는 책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야!” 도깨비가 억울하다는 듯이 외쳤어. “사람들이 이사 가면서 내버린 책들이 훨씬 많아. 그런데 사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책이 이렇게 많이 쌓인 것에 대한 그럴듯한 까닭이었어. 도깨비가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을 고르는 동안, 진서는 발아래 있던 책을 한 권 집어 들었어. 첫 장을 펼치니 누군가 써놓은 굵은 글씨가 보였어. 진서가 태어나기도 전의 날짜와 함께 책을 산 사람의 이름이었지. 진서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 “난 낡은 책이 좋아. 도깨비는 원래 오래된 물건을 좋아해.” 도깨비가 슬며시 와서 말했어. “이거 읽어도 돼?” 도깨비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어. “여기서 읽을게. 읽어도 되지?” 진서가 책을 꼭 끌어안고 말했어. 그제야 도깨비는 진서와 함께 책 더미 옆에 나란히 앉았어. 진서가 펼친 책에는 도깨비 이야기도 있었지. 도깨비 그림이 나올 때마다 책방의 도깨비가 얼굴을 붉혔어. 도깨비가 처음 출연했던 책이라나 봐. 무척 부끄러워하더라고. 그러고 보니 이곳에 있는 책의 표지에는 도깨비 그림이 유난히 많았어. “네가 변기에 빠뜨린 책에도 도깨비가 나와?” “응, 우리나라 도깨비는 아니지만 조금.” 도깨비의 대답에 진서가 고개를 끄덕끄덕했어. “정말 읽고 싶었는데.” 그리고 가만히 중얼거렸지. “그 마음 알 것 같아. 몇 번을 읽어봐도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였어.” 도깨비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했어. “몇 번을 읽어봐도?” 진서가 도깨비에게 바짝 다가왔어. “몇 번을 읽었으면 혹시 나한테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진서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어. 도깨비는 그 눈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을 거야. 작은 책방에 이야기 나라가 펼쳐졌어. “기관사 루카스 아저씨는 기쁨의 나라에 살고 있었단다. 그 나라는 아주 작은 나라였어.” 이야기 나라는 저녁이 되면 문을 닫아. 하지만 내일 아침에 다시 열리지. 진서는 이 작고도 넓은 나라의 첫 번째 손님이 되었어.
  •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정해년 새해는 반도체가 탄생한 지 60년이 되는 해다.1947년 미국 벨전화연구소에서 일하던 윌리엄 쇼클리 등 3명이 개발했다. 이제 반도체는 디지털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핵심 기술이 돼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종주국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90년대 이후 반도체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새해 연휴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은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을 1일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기흥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온 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건설현장을 지나면 ‘산업의 쌀’이 생산되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단일 품목으로 15년 연속 수출 1위를 지켜온 반도체 생산의 심장. 흰색 건물들이 자리를 하고 있어 큼직한 캠퍼스가 연상된다. 이승백 반도체 총괄부장의 안내로 1983년 가동된 팹(Fab·생산라인)을 찾았다. 건물내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본 생산라인에는 흰색 방진복(防塵服)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직원들이 바삐 오간다. 현미경으로 둥근 웨이퍼(반도체 판)를 보는 눈길도, 파란불이 반짝하자 달려와 웨이퍼를 옮기는 손길도 연휴를 즐기는 바깥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바쁘다. 작업의 몸놀림은 작동되는 기기만큼이나 빈틈이 없는 듯하다. 안쪽이 궁금해 진입(?)하려 했다. 이 부장이 막아섰다. 라인 내부는 ‘클래스1’의 청정도를 유지해야 한단다. 이래서 외부인은 얼씬을 못한다는 설명이다. 클래스1은 1입방피트(가로·세로·높이 각각 30㎝)에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가 1개 이내란 뜻이다. 즉 여의도 6배의 면적에서 먼지가 500원짜리 동전 1개 넓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극히 미세한 먼지도 용납하지 않는 최첨단의 현장이다. 때문에 여성 근로자들은 화장을 못 한다. 극미세 기술인 나노(10억분의 1m) 공정을 위해서는 일반인의 생각 이상의 깨끗함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내부 온도는 섭씨 24도. 반도체 생산라인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는다. 이 부장은 “라인을 정지시키는 데 이틀, 작동시키는데 이틀이 각각 걸린다.”며 “하루를 쉬려면 5일간의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정지되면 생산 중이던 웨이퍼를 일일이 포장, 공기와의 접촉을 막고 보관해야 한다. 정지했던 라인을 재가동해 먼지가 없는 청정 환경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즉, 공조기를 통해 먼지를 걸러내고, 온도와 압력을 맞추는데 하루가 걸린다. 본격 생산에 앞선 시험 가동도 20시간 이상 걸린다. 하루를 쉬는 감가상각비도 엄청나다. 반도체 라인 하나를 설립하는 비용은 3조∼4조원가량이다.5년 동안 감가상각을 하면 라인 1개에 하루 16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단다.15개 라인이면 하루 240억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D램 반도체는 요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생산라인이 쉴 틈이 없다. 새해에도 호황이 예상된다. 이 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최근 컴퓨터 차세대 운영체계로 불렸던 ‘윈도 비스타’를 세계 시장에 출시해 D램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6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부장은 “새해에 비메모리인 CMOS 이미지 센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SoC(전체 시스템을 한 칩에 담은 반도체)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USB 드라이브 등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 라인을 찾았다. 직원들이 방진복을 차려입은 것은 여기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방진 마스크를 벗은 여성 근로자들의 얼굴은 ‘경제전쟁’의 여전사라 믿기지 않을 만큼 해맑다. 김수영(27)씨는 “입사 초창기엔 명절이나 연휴때 부모님과 같이 지내지 못해 서운했다.”면서 “요즘은 부모님도 이해를 해주신다.”고 말했다. 변덕임(29)씨는 “내 손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연초 연휴를 현장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기흥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작년 수출 3260억 달러 지난해 수출이 당초 목표치 3180억달러를 넘어 3259억 9000여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1일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14.6%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수입은 전년보다 18.4% 증가한 3093억 5000여만달러로 집계됐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65억 3000만달러가 줄어든 166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액이 370억 4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23.5%나 증가했다. 자동차(완성차)는 11.5%의 증가율을 보이며 328억 9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부문도 21.6%의 증가율을 보이며 효자품목 노릇을 했다. 선박은 24.7% 늘어난 221억 7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석유제품의 수출도 32.9% 증가해 20% 이상 고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부품수입에 따른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수출액이 270억 50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보다 1.6% 뒷걸음쳤다. 수입은 원유값 급등으로 수입액이 전년 426억 1000만달러에서 2006년에는 559억 60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원자재 수입이 22.9% 늘었다. 항공기(118.8%)와 일반기계(14.4%) 등 자본재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휴대전화기(199.3%)와 승용차(49.6%) 등 내구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디. 지역별 수출은 중남미지역이 34.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새로운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21.6%)로의 수출도 크게 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 지역(7.4%)의 수출 증가율을 능가했다. 중남미 지역에서 무역흑자는 98억 4000만달러로,10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주말탐방] 서울우편집중국

    [주말탐방] 서울우편집중국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e세상’에서 우체국이 한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개개인들이 보내는 카드나 연하장, 편지 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이 보내는 단체 우편물은 여전히 엄청나다. 연말을 맞아 하루 500만여 통에 이르는 각종 우편물을 처리하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서울우편집중국을 찾았다. 이곳은 마포·중앙·용산·여의도·관악·동작 등 6개 우체국의 우편물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우편물 쌓으면 63빌딩 95배 ‘슉∼, 슉∼, 슉∼’ 27일 오후 직원들은 몰려드는 우편물보다 더 빠른 손놀림으로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었다. 밖은 한겨울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지만 집중국 안은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다. 연말답게 이날도 평소보다 40% 이상 많은 500만여 통의 우편물이 쏟아졌다. 이 우편물이 소형이라고 가정할 때 모두 펼쳐 놓으면 약 2억 457만 5000㎡로 여의도 면적(840만㎡)의 24배나 된다. 우편물을 쌓아 놓으면 약 2만 5000m로 남산 서울타워(479.7m)의 52배,63빌딩(264m)의 95배나 된다. 우편물이 이렇게 많다보니 수작업은 어림도 없다. 우편물의 지역별 분류작업을 ‘오비스’(OVIS)와 ‘플랫’(PLAT)이라는 기계에 맡기고 있다. 오비스는 소형우편물을, 플랫은 중·대형 우편물을 담당한다. 그러나 기계는 기계일 뿐 규격봉투가 아니거나 우편번호가 정자(正字)로 정확히 기입되지 않으면 인식을 못한다. 우편번호를 기입하는 네모칸에서 숫자가 조금이라도 삐져나오거나 기울어져 있어도 안된다. 이 때문에 오비스와 플랫을 이용하기 전에 먼저 자동 분류에 적합하지 않은 우편물을 골라내는 일은 직원들의 몫이다. ●예쁘게 꾸민 카드가 직원들에겐 고역 우편물은 크기에 따라 중·대형은 2층, 소형은 3층행(行)이다. 통상적으로 소형은 250만∼300만통으로 중대형 100만통보다 2∼3배 많은 편이다. 2층과 3층으로 나뉜 우편물은 각각 자동 분류가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 3층에서는 15명 정도의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이같은 1차 분류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수능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들 눈빛이 반짝거린다. 여기서 잘못되면 정해진 날짜에 우편물을 전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벽에 붙어 있는 ‘신속·정확·안전’이라는 큰 글씨 아래서 우편물을 분류하던 한 아르바이트생은 “멋진 카드를 보내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종류의 카드를 하나하나 구분해 내려면 힘든 게 사실”이라며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1차 분류에서 ‘합격’ 판정을 받고 오비스로 들어간 우편물은 시간당 최대 3만 2000통까지 지역별로 분류된다. 집중국에서는 우리나라 전역을 80개로 구분해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불합격’판정을 받은 우편물을 수작업으로 일일이 분류하는 손길도 오비스 못지않다. 직원들은 우편번호만 보고도 어느 지역인지 한눈에 알아챈다.3층에서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분량은 보통 10%이지만 연말에는 대형 카드 등이 많아 15%까지 늘어난다. 중·대형 우편물이 모이는 2층에서는 플랫이 자동분류를 담당한다. 여기서는 소형우편물을 취급하는 3층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분류된 우편물을 통째로 나르는 육중한 ‘팔렛’(pallet)가 분주히 오간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곳 2층과 3층에서 분류된 우편물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1층 발착계로 모인다. 여기서 이미 지역별로 구분된 우편물을 트럭에 실어 보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우편집중국의 일은 끝난다. 서울우편집중국에서는 이처럼 우편물을 지방으로 보내는 지방발송 작업이 주를 이루지만, 지방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도착우편물 작업인 ‘수용국우편물 배분’도 함께 이뤄진다. 배분도 역시 발송처럼 6개 우체국이 관할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지방발송은 오후 3시에 시작돼 새벽 3시까지 계속된다. 수용국우편물 배분은 발송이 다 끝난 새벽 3시 이후 시작돼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집중국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63빌딩의 95배’ 그리움 쌓인다 ■ 사물놀이 동호회 ‘땅울림’ 전 회장 이춘식씨 “우체국은 사람과 사람 情 이어주는 곳” ‘오비스’나 ‘플랫’등 대형 기계들의 기계음만 넘쳐나는 서울우편집중국에도 매주 목요일은 징·장구·꽹과리·북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진다. 목요일은 집중국의 사물놀이 동호회 ‘땅울림’의 연습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땅울림은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농림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팀·대전청사연합 등이 참가한 제6회 사물놀이 한마당에서 준우승을 일궈낼 정도로 실력있는 동호회다. 집중국 2층 중·대형통상계에 근무하는 ‘땅울림’전 회장 이춘식(49)씨는 “우체국이란 곳이 약간 고리타분하지만 우편물을 통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을 소중히 이어주는 곳”이라면서 “사물놀이도 흥겨운 우리가락의 소중함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땅울림은 1995년 우리 가락에 관심이 많은 집중국 직원 10여명이 흥사단을 찾아가 사물놀이 교육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전에는 전혀 배워본 적이 없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사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메일이 아닌 직접 보내는 카드나 편지가 갖는 매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배운 사물놀이를 직장 내 동료들에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씨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30∼40여명의 동료들이 동참했다.1기 회장을 맡은 이씨는 직접 꽹과리를 치면서 동료들과 옥상에 올라가서 연습하기도 했다. “우체국 업무가 많이 줄어 직원까지 덩달아 많이 줄었어요. 서울우편집중국이 예전같은 규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흥을 잃지 않도록 ‘땅울림’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지구촌 성탄절 표정

    성탄절에도 지구촌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유혈충돌, 테러 등으로 긴장은 계속됐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고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쇼핑 대목을 맞은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대도시 중심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베드로 성당의 자정 미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교황은 이날 1만명의 신자들에게 낙태 문제를 언급,“베들레헴의 아기(예수)는 (우리로 하여금)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빈곤, 굶주림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빛나는 사랑이 세상 어린이들을 감싸주기를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교황이 라틴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라고 선창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 평화를(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기만 하다.”면서 “질병과 외로움 등 고통 속에 성탄절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촉구했다. ●캐럴 끊긴 베들레헴, 트리 반짝이는 카불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적막 속에 빠졌다.AP통신은 25일 베들레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파 분쟁이 악화되면서 베들레헴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베들레헴 주민들의 경제적 곤궁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어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느냐.”면서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한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 우려로 성탄절 축하 행사가 취소됐다. 급진적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엔 처음으로 색색 조명으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트리 가격은 아프간인들의 한달 수입보다 많은 20∼200달러. 거의 전량이 카불에 체류중인 외국인 고객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선 이날도 인종청소를 명분으로 한 살육전이 계속됐다. 이곳에선 지난 3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흥청이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테러 경계령 ‘아랍의 미래’에서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호텔과 쇼핑몰,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바이 고급 호텔에는 ‘크리스마스 디너’ 행사가, 도심 곳곳에선 외국인과 현지 무슬림이 참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올해 두바이에서 시작된 성탄 축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하지)와 함께 12월3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반목과 긴장의 대명사’가 됐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31곳의 교회는 무장 경비원들이 테러에 대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서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발리 등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들에서는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1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매년 성탄절마다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김연아 “CF 촬영 너무 재미있어요”

    “조명이 비추니까 되게 멋있는 것 같고 뿌듯합니다. 재미도 있네요.” 세계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피겨여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광고모델로 데뷔했다.김연아는 22일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KB국민은행 광고촬영을 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광고촬영에도 지친 기색 없이 완벽한 동작을 선보이면서 ‘피겨여왕’다운 실력을 한껏 과시했다. 몸을 풀기 위해 3시간이나 일찍 링크에 나와 평소 훈련 못지않은 열성을 보인 김연아는 10대 특유의 해맑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조명이 꺼지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아이스링크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자 김연아는 하늘에서 내려온 듯 우아한 요정으로 변신했다. 그랑프리파이널 때 입었던 하늘색 의상에 ‘반짝이’ 액세서리를 허리에 두른 김연아는 링크를 돌며 열심히 점프 동작과 스핀 동작을 연결했다. 이날 김연아가 광고촬영에서 보여준 기술은 트리플 점프와 스핀 두 가지. 김연아는 “쉬운 점프로 하겠다.”며 트리플 토(스케이트의 앞쪽 끝으로 뛰어 올라 공중 3회전) 점프를 선택했다. 아픈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로 부담이 없다.”며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훈련시간을 뺏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김연아는 “내일부터 다음 대회를 대비해서 훈련에만 몰두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김연아는 허리부상 치료를 위해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내년 1월 중국 창춘동계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김연아의 첫 광고는 새해 1월부터 지상파 방송과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해 선보이게 된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추억의 ‘아톰’ 디지털 영상으로 본다

    전설적인 만화영화 ‘아톰’이 다시 돌아온다. 케이블 채널 CGV는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 시리즈를 디지털로 복원한 ‘아스트로 보이 아톰’을 23일부터 매주 토·일 오전 8시에 각각 2편씩 연속 방영한다. 과학자 덴마 박사가 죽은 아들을 본떠서 만든 로봇 아톰의 이야기로 데쓰카 오사무가 1951년 일본 잡지 소년에 연재한 ‘아톰 대사’가 원작이다.1963년부터 66년까지 흑백으로 총 193화,1980년부터 81년까지 컬러로 총 52화가 만들어져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2003년 2차원 셀애니메이션과 3차원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다시 태어난 아스트로 보이 아톰은 원작의 뼈대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오차노미즈 박사의 비서 로봇 모모 등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 구조를 풍부하게 만들고,3차원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역동적이고 선명한 영상을 빚어내는 것도 특징이다. 악당과 대적하는 기존의 이야기 구도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조연급 인물들도 대거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는 잔인한 장면과 음주·흡연 장면 등 어린이에게 비교육적인 내용이 거의 배제되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EBS에선 23일 오전 11시10분 ‘미스 스파이더 가족의 풍선여행’을 준비했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히 밝히는 색채와 따뜻한 이야기가 특징인 3D 애니메이션으로 햇빛 반짝이는 어느 더운 날 시작된 서니 패치 친구들의 모험을 다룬다.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유쾌하고 즐거운 노래와 함께 아름다운 버섯 골짜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상대의 외모에 편견을 갖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것과 어린이 모두가 세상의 왕자와 공주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자긍심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MBC는 가족의 따스한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해줄 성탄특집 드라마 ‘우리들의 크리스마스’를 23일 오후 9시40분에 방영한다. 자매, 연인, 부부 등의 인연을 맺고 있는 주인공 6명의 다른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잊고 살았던 사랑과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케이블 영화채널인 OCN에서 23일 낮12시40분 ‘브리짓 존스의 일기’란 노처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볼 수 있다.‘살’과의 전쟁을 하며 완벽한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간직한 노처녀 브리짓 존스. 브리짓이 점찍은 상대는 같은 출판사에 근무하는 직장 상사 대니얼 클리버. 브리짓을 좋아하는 인권변호사 마크 다시가 펼치는 사랑 이야기다.SBS는 23일 밤 12시5분에 미스터리 영화인 ‘블랙 아웃’을 준비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가족을 총으로 쏘고 자살하는 끔찍한 기억을 가진 제시카가 경찰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해변가에서 몸에 난도질 당한 시체가 발견되며 미궁에 빠진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10) 위협받는 ‘가톨릭국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파리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이른다. 샹젤리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에는 수십만개의 조명등이 반짝이고 거리마다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등과 상점의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즈음 갤러리 라파예트와 프렝탕 등 고급 백화점이 위치한 오스만 대로와 상점가는 가족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년 중 가장 중요한 기독교 축일인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은 프랑스인들의 오랜 전통이다. 직장을 위해, 학업을 위해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던 자녀들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부모님 댁을 찾는다. 온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거위간, 생굴, 칠면조 고기, 장작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으로 이어지는 성탄절 특식을 즐긴다. 밤을 새워가며 먹는다고 해서 레베이용(밤참)이라고 하는데 몇시간에 걸친 식사가 끝나면 각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마을의 성당에 가서 자정 미사를 드린다.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가톨릭의 전통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세례나 결혼, 장례 등 많은 예식이나 관습들은 종교적 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그뿐이다. 인구의 82%가 로마가톨릭인 나라지만 정기적으로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은 여성의 14%, 남성의 9%에 불과하다. ●가톨릭 국가 맞아? 프랑스에서 종교는 곧 가톨릭을 의미할 정도로 가톨릭이 지배적이다. 인종적으로 프랑스인이지만 가톨릭 신도가 아닌 경우는 신교도들이다. 프랑스의 신교도는 16세기 종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거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따라서 프랑스에 남은 신교도는 95만명으로 2%선에 머문다. 이밖에 500만∼600만명(8∼9.6%)이 이슬람교도로서 대부분 북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다. 유대교가 75만명 정도, 불교가 40만명 정도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가톨릭 교인으로 태어나 가톨릭식 이름을 갖고, 자신을 가톨릭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당신의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질문이다.“당신의 인종이 무엇이냐?”고 용감하게 물어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교와 관련해서 프랑스인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하려면 “신자냐, 비신자냐?”를 묻기보다는 “실천교인이냐, 아니냐?”를 물어봐야 한다. 그러면 10명중 9명은 “나는 신자(croyant)이긴 하지만 실천교인(pratiquant)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믿기는 하지만 성당에 꼬박꼬박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슬람이나 유대교가 아니라는 뜻을 내포하기도 하다. ●쇠퇴하는 로마가톨릭 프랑스가 가톨릭 국가가 된 기원은 메로빙거 왕조의 클로비스가 496년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성직자들과 기독교 공동체의 지지를 받아 프랑크 왕국을 탄생시킨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클로비스의 개종은 로마 가톨릭에 기초한 유럽 탄생의 단초가 됐다. 프랑스에서 가톨릭은 역대 왕조의 흥망성쇠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종교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뤄왔다. 특히 교육과 행정은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프랑스에는 가톨릭 국가답게 정말 성당이 많다. 프랑스에는 3만 8000개의 교구가 있고 전국에 4만 5000개의 성당이 있다. 이들 교구 중 인구 500명 이하의 작은 교구도 1만 6000개나 된다. 파리 등 대도시의 광장에는 여지없이 커다란 고딕식 주교좌 성당이 서 있다. 시골 어디를 가나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나 중심에는 가톨릭 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가톨릭 교회는 오래 전부터 마을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했다. 시청이나 면사무소와 같은 국가기관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가톨릭 교회에서 호적을 관리했다. 학생들의 지도도 가톨릭이 담당했다. 현재 프랑스의 행정단위 중 가장 기초단위인 코뮌(commune)이 모두 3만 6551개인데 이 행정구역도 가톨릭 교구를 중심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정교(政敎)분리와 세속화가 진행되면서 이제는 성당을 정기적으로 찾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 졌고 세력도 약해졌다. 웅장하고 유서깊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도 크리스마스를 제외한 주일 미사에 가보면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성당을 찾은 교인들도 노부부나 할머니가 대부분이다. 젊은이들의 경우 종교와 거리를 두는 경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들이 상당히 많다. 국립통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현재 15∼24세인 젊은이들 중 종교와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여자 43%, 남자 47%로 높게 나타났다.1996년 조사(여자 30.3%, 남자 44.7%)에 비해 종교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남녀 공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갈등의 요인이 되는 이슬람 16세기 종교전쟁 당시 프랑스에서는 구교와 신교가 극렬하게 다퉜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종교문제는 대부분 이슬람과 관련된 것이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무슬림(이슬람 교도)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예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출신이 70% 이상이다. 출신국별로는 알제리 35%, 모로코 25%, 튀니지 10% 등이며 이들은 주로 파리 릴 리용 마르세유 등 대도시의 외곽에 집단을 이뤄 살고 있다. 이민 2,3세들은 부모 세대의 종교와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에 프랑스 국적을 갖고 프랑스식 교육을 받아도 프랑스에 완전 동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많은 논란거리를 낳고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슬람 머릿수건과 같은 종교적 상징물을 학교에서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논란 끝에 채택된 것이나,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불만으로 터진 2005년 가을의 교외지역 소요사태를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을 수 있다. 무늬만 남은 가톨릭 국가에서 이슬람이 빚어내는 갈등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26) 서울 ‘첫 유리’ 이야기

    감성과 이성을 반반씩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겨울날씨. 도시의 높은 건물들마다 햇살 받은 유리창들이 반짝반짝, 멀리서도 눈이 부실 때가 많습니다. 근데 이 ‘유리’말입니다. 기록에 보면 국내에서 첫 유리공장이 세워진 게 1902년에 완성된 ‘국립유리제조소’인 걸로 나타났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순수한 우리 기술로는 병유리조차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러시아 기술자의 협조를 받아 병유리를 생산했었다는 거죠. 그 뒤, 흔히 말하는 한일합방 이후 우리 서울의 서대문에 ‘경성초자제조소’가 들어섰고, 이 공장에선 병유리와 함께 램프를 생산했습니다. 그 후로 1938년까지 모두 24개의 유리 제조공장이 세워졌었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근대적인 시설의 유리공장이 세워진 것은 지난 1939년 영등포에 세워진 ‘동양 유리 공업 주식회사’였는데, 이 공장에선 주로 맥주병이 생산됐었거든요. 그렇다면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유리공장이 세워진 건 언제쯤이었을까요? 그게 바로 약 50년 전인 지난 1957년이었습니다. 당시 인천에서 문을 연 ‘인천 판유리 공장’말이죠. 여기서부터가 바로 우리나라 판유리 산업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근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어린 시절 서울의 변두리에서 시뻘건 용광로에다가 유리물을 펄펄 끓여가면서 이만하게 긴 대롱 끝으로 끓는 유리물을 찍어가지고, 한쪽 끝 대롱에 입을 대고 힘을 잔뜩 줘가면서 ‘푸우우우~’ 이렇게 바람을 불어넣으면 저쪽 대롱 끝에 이만하게 유리병 모양이 만들어지곤 하던 모습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식의 유리공장은 거의 남아 있지 않더라고요. 지난 세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유리 제조에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것은 석유램프를 사용하면서 바람불 때 램프불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유리로 만든 등피를 사용했었잖아요? 그때부터 가내 수공업 정도의 수준으로 석유 램프의 등피를 만드는 유리공장들이 여기저기 많았던 거죠. 근데 지금은 그 어떤 건물이든 하늘만큼 높은 건물도 그렇고 나지막한 건물도 그렇고, 전부다 유리창이잖아요. 건물 하나에 여기저기 유리창이 그렇게 많은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건물을 지을 때 지금과 같은 이런 ‘창유리’가 처음 등장한 게 언제쯤부터였느냐 이거죠? 그게 바로 1873년, 지금으로부터 130여년 전이었습니다.당시 서울의 종로에 있던 일본 공사관건물, 이 건물이 유리창을 끼운 최초의 건물이었던 겁니다. 그 뒤로 서울역 뒤쪽에 세워진 약현성당, 그리고 서울에서 가장 밝은 동네 명동성당에도 유리창이 끼워졌던 거죠. 반짝반짝 눈부신 유리창은 사람들 눈을 왕방울만하게 만든 일대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 [거리 미술관 속으로] (11) 을지로 SKT타워 COMO

    [거리 미술관 속으로] (11) 을지로 SKT타워 COMO

    ‘예술이 숨쉬는 스크린.´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 SK T타워에는 24시간 번쩍이는 예술품이 있다. 폭 1m, 길이 53m짜리 미디어 설치작품 코모(COMO)가 주인공이다. 유리 건물을 가로지른 은빛 틀과 모양·크기가 같아 자연스럽다. 스크린은 건물 외관벽을 돌아 회전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버스 속에서 흘깃 보면 병원 간판과 닮았다. 간판과 다른 점은 영상 작품을 상영하는 아트 채널이라는 점이다. 디지털미디어 아트센터 ‘나비’가 2004년 12월에 공공 예술품으로 제작했다. 나비의 최두은 전시팀장은 “커뮤니케이션을 대표하는 SK텔레콤의 특성을 담은 조형물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1년 넘게 고민한 결과, 도시와 도시민에게 대화를 거는 영상갤러리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COMO라는 명칭도 커뮤니케이션의 애칭이다 COMO 스크린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따스함이 느껴진다. 반짝이는 오색 빛이 어린아이의 귀여운 손짓과 닮았다. 빛에 끌려 회전문을 통과하면 숨이 막힐 듯 거대한 스크린이 기둥을 감싸안았다. 크기도 모양도 같은데 어떤 것은 기둥이고, 어떤 것은 스크린이다. 스크린 양탄자가 저 멀리 기둥까지 이어진다. 다만 땅이 아닌 하늘길을 수놓는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영상을 쫓아 스크린 기둥 앞에 서면 도란도란 목소리가 들린다. 안내데스크다. 데스크 넘어 에스컬레이터에는 오색 스크린이 선명하게 비친다. 천정이, 기둥이,COMO가 말을 걸고 있다.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갤러리라는 특징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COMO를 찾는다. 지난 10월에는 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 N+N 코지노가 댄스와 영상, 사운드를 결합한 ‘Heightened Fiction(강화된 허구)’시리즈를 선보였다. 풀밭·덩굴·단풍 등 자연 속에서 춤추는 댄서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요즘에는 문학 작가가 쓴 글을 미디어 아트 작가가 동물·식물을 분해하며 영상을 창조하고 있다. 텍스트가 그림으로, 그림이 텍스트로 변화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상영할 계획이다. 지난 3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거리를 지나다 COMO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 모습이 호주·미국·오스트리아·중국의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나는 서울에 있지만 내 모습은 전세계 거리에서 다양한 시민과 숨쉬는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5) 얼굴 전체 화상입은 김대성군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5) 얼굴 전체 화상입은 김대성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63빌딩보다 1층 더 높은 건물을 지어서 맨 꼭대기층을 엄마, 아빠께 선물할래요.” 18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 김대성(9·광주초교 3년)군의 집. 마루에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였다. 트리 불빛을 호롱불 삼아 스케치북 위에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림을 그리던 대성이는 크레파스로 ‘64층짜리’ 빌딩을 멋지게 그려낸다. 대성이의 꿈은 건축가다. 오는 크리스마스에 건축가 꿈을 꼭 이루게 해달라고 산타클로스에게 소원을 빌 생각이라고 한다. ●“화마(火魔)의 상처 딛고 건축가 꿈 키워요” 대성이는 얼굴 전체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오른쪽 팔목도 인대까지 2도 화상이 자리잡고 있다. 화마가 대성이를 덮친 건 지난해 3월18일. 엄마(41)가 직장 모임에 참석하는 바람에 오랜만에 아빠(35)와 고기집에서 외식을 했다. 숯더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피는 순간 갑자기 불길이 확 치솟았고, 대성이는 뜨거운 바람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처음 한 달 동안 상처 부위에서 붕대를 떼어낼 때마다 뭉친 고름에 피부가 묻어나왔고, 대성이는 고통에 몸부림쳤다고 한다. 딱지가 내려앉자 이젠 지루한 약물 마사지 치료가 시작됐다. 맞벌이를 나가는 아빠·엄마 때문에 대성이는 1주일에 한번씩 홀로 1시간 거리인 서울 강남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인 베스티안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다닌다. 감염을 막고 피부가 부풀어오르는 걸 막기 위해 병원에서 특별히 만들어준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고 햇볕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하루 두 차례 식물성 오일과 비타민, 스쿠알렌 등이 들어 있는 보습제로 직접 마사지를 한다. 부상 당시 입은 ‘트라우마’(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애들이 놀려 짜증나면 파란 하늘을 봐요” 치료비도 만만찮다. 치위생사로 일하는 엄마 월급과 새시(창틀) 기술자인 아빠의 월급 중 매월 55만∼65만원이 대성이 치료에 쓰인다. 대성이 엄마는 “화상약은 약이 아니라 대부분 화장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힘들다.”면서 “대성이 재건성형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 아빠가 담배까지 끊어가며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화상 후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이 더 대성이를 괴롭혔다. 지난해 9월 여섯 달 만에 학교에 돌아가자 처음에는 사고를 이기고 돌아온 대성이에게 아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일부 짓궂은 아이들이 대성이의 얼굴을 보고 ‘외계인’이라고 놀렸다. 얼마전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아이가 대성이의 얼굴을 보고 징그럽다며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성이는 밝고 꿋꿋하다.“애들이 놀려서 짜증이 나면 파란 하늘을 봐요.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나중에 얼굴에 흉터가 남아서 사람들이 물어봐도 ‘이게 제 개성이고 패션’이라고 답할 거예요.” 대성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축구선수 박지성이다.“지성이 형 발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겉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까지 제가 본 발 중에 가장 징그러웠어요. 제 얼굴도 조금 징그럽지만 지성이 형처럼 하면 사람들이 제 얼굴을 좋아할 거라고 믿어요.”박지성 이야기를 꺼내자 모처럼 대성이의 얼굴에는 화상으로 생긴 주름이 사라지고 환한 미소가 퍼졌다. 경기 광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중고 겪는 화상 어린이 대성이와 같은 어린이 화상 환자는 세포가 죽어 피부 성장이 멈춘 상태다. 따라서 뼈만 자라기 때문에 성장과정에서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는다. 이 때문에 재건성형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이 수술은 미용 목적 성형으로 분류돼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아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에 대성이와 같은 어린이 화상환자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치는 없고 몇개의 종합병원 환자 수를 합친 숫자다. 보통 온몸의 20% 정도에 2도 이상 화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 한 차례 수술 비용으로 최대 2000만원가량이 든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엄두도 못낼 만큼 많은 액수다. 약도 대부분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으로 분류돼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화상 보습제를 구입하는 데만 한달에 수십만원이 들 정도다. 화상은 장애 인정에서도 외면당한다. 정부가 장애제도를 신체의 기능 장애에 한해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화상이 미관상의 문제일 뿐 생활에는 별 지장이 없는 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감동적 사랑 실천에 11가지 메시지

    “장미는 언어로 말하지 않고 그윽한 향기로 말합니다. 향기야말로 장미의 언어입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간디식으로 말하면 ‘살아있는 성인’ 마더 테레사 또한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으로 말한다.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테레사의 언어다. ‘마더 테레사가 들려준 이야기’(에드워드 르 졸리 등 지음, 황의방 옮김, 두레아이들 펴냄)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를 감동시킨 ‘사랑’에 관한 일화를 모은 책이다. 사랑이라는 말처럼 고귀한 말도 드물다. 하지만 이 말처럼 흔하게, 아니 마구 쓰이는 말도 없다. 테레사는 사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언제나 행동에 있지요.”라고 답했다. 사랑은 ‘동사’라는 얘기다. 아이들은 테레사 수녀에게 아주 특별한 존재였다. 테레사 수녀는 아이들을 맞을 때 늘 커다란 두 손을 내밀었다. 주름투성이 얼굴엔 미소가, 반짝이는 푸른 눈엔 사랑이 넘쳤다. 이 책에는 사랑과 아이들을 주제로 한 열 한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테레사 수녀는 가난한 사람이 왜 있느냐고 사람들이 묻자 “우리가 나누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어떻게 하면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우리가 서로 나눔으로써”라는 답을 들려줬다.책에 실린 ‘나눌 수 있는 용기’란 제목의 글은 바로 그런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테레사 수녀가 활동한 콜카타(옛 이름 캘커타)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부유한 도시들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넘쳐난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밤에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5000명이나 된다. 테레사 수녀는 부자나라에서 가난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꼭 정신적인 가난에 대해 말했다. 버림받은 사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돌봐주는 이 없는 사람들은 테레사 수녀가 보기에 모두 ‘집 없는 사람들’이다. 테레사 수녀는 ‘우리 주변의 콜카타’‘가정 안의 콜카타’가 없는가부터 먼저 살펴보라고 말한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라는 가르침이다.“멀리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어렵지요. 자기 집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의 외로움과 고통을 해소시켜 주는 것보다 굶주린 사람에게 밥 한 그릇 주기가 훨씬 쉬운 일입니다.”테레사 수녀의 이야기는 100% 실천이 담보된 것이기에 한층 감동적이다.89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주말탐방] 시청앞 크리스마스 트리의 일생

    [주말탐방] 시청앞 크리스마스 트리의 일생

    출생지:인천 철물공장 키:23m·몸무게:6t 조상:고대로마 상록수 나뭇가지 경력:1884년 영국 왕실 트리장식 신체특징:전나무잎 모양 갈런드 3.24㎞ 파워:시간당 45㎾ 전기·1만 2000V 전구 고민:술취한 어른 실례·아이들 조명 뜯기 유언:“철골·전구 고물상에 팔아줘” 사망 예정일:2007년 1월15일 나는 서울광장 크리스마스 트리다.10만개의 불빛을 반짝이며 우뚝 서있다. 키 23m, 몸통 둘레 38m, 몸무게가 6t이나 되는 거구다. 서울시민 1200만명이 나를 바라보며 한해를 마감하고 또 희망찬 새해를 시작한다. 나는 38일간의 시한부 인생이다. 그러나 아쉬움은 없다. ●철물공장에서 태어나다 나는 무늬만 전나무다. 뿌리부터 잎새까지 모두 사람이 만들었다.11월12일 인천의 한 철물공장에서 태어났다.L자형 건축 철골을 자르고 붙여서 가로·세로 30㎜의 각파이프를 만들고, 그 파이프를 구부려 크고 작은 원형 구조물 8개를 완성했다. 전나무처럼 보이도록 큰 것부터 가장 작은 것까지 2∼2.8m 간격으로 층층이 쌓아 올렸다. 철골 뼈대 위에 전나무잎 모양의 갈런드(garland·합성수지 나뭇가지를 철심에 붙인 것) 3.24㎞를 둘둘 말아 입혔다. 그리고 작은 전구 10만개가 다닥다닥 붙은 크리스마스 조명을 달았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전선을 내려뜨린 뒤 전구를 갈런드에 일일이 고정했다. 전구가 철골에 닿으면 누전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갈런드도, 조명도 모두 ‘메이드 인 차이나’다. 나는 5t트럭 10대에 나뉘어 지난 2일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옮겨졌다.12명이 5t,25t 크레인을 이용해 밤새 나를 조립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이라 밤샘 작업은 필수.9일 오후 6시 휘황찬란한 불이 들어왔다. 내 조상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은 집에다 상록수 나뭇가지를 장식해 동짓날을 기념했고,16세기 독일 기독교인이 이 풍습을 크리스마스날 트리를 꾸미는 것으로 계승했다.1884년 영국 왕실이 트리를 장식하면서 전세계로 확산됐다. 매년 캐나다산 전나무 100만그루가 미국·멕시코·독일로 수출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천연나무로 만든 트리를 좀처럼 보기 어렵다. 큰 전나무가 없고, 있어도 운반이 힘들기 때문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올림픽공원에서 트리용 전나무를 키우고 있어 우리도 곧 멋진 천연트리를 감상할 것이다. ●행복과 고통이 교차하다 나는 행복하다. 가족과 연인들이 시간당 45㎾의 전기로 수놓은 은하수를 사랑한다. 나를 기억하려고 그들은 쉼없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린다. 오후 5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38일간 조명을 켜면 전기료가 100만원쯤 나온다. 고통도 찾아온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몸에 붙은 전나무잎과 조명을 뜯어낸다. 조마조마하다. 누전 차단기가 있지만, 전류가 흐르고 있어 함부로 만지면 안 되는데…. 특히 네온전구에는 1만 2000V의 전압이 흐른다. 눈·비가 내릴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술취한 어른들도 골칫거리다. 불빛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처럼 내게로 달려와 곧잘 부딪친다. 전봇대를 만난 듯 노상방뇨도 일삼는다. 전선이 가득해서 물청소는 엄두를 못낸다. 냄새를 꾹 참으며 마르기를 기다릴 뿐이다. 머리 위에 십자가를 얹은 것도 논란이 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별모양의 장식물을 올리기 때문이다. 내 몸값을 나도 모른다. 기독교TV가 기독교 단체의 후원을 받아 만들었는데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은 탓이다. 다만 친구인 올림픽공원 쌍둥이 트리가 1억 4000만원이라니 내 몸값을 대충 짐작할 뿐이다. ●한줌의 고물로 돌아가다 내년 1월15일 나는 세상을 떠난다. 화려한 조명을 끄고 추억으로 남는다.10만개의 전구는 일회용이다. 실타래처럼 엉킨 전선을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풀려면 인건비가 많이 들어 새 전구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고물상에 넘기면 구리전선을 둘러싼 검정색 비닐을 태워 재활용할 수도 있다. 전나무잎 갈런드는 햇빛이나 습기를 피해 보관하면 내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올림픽공원의 친구는 재활용한 갈런드로 만들어졌다. 집에서도 갈런드를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몇 년 동안 쓸 수 있다. 철골 뼈대는 고물가격으로 팔린다. 나의 삶은 짧지만 화려하다. 그러나 떠날 때는 한줌의 고물로 돌아간다.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을 닮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트리의 경제학 크리스마스 트리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규모를 200억∼3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계산상으론 2만∼3만원(도매가격)짜리 완성품 트리가 매년 100만개 정도씩 팔리는 셈.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산일 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트리 장식의 종류만 해도 수 천여가지가 훌쩍 넘는데다 수입업자도 소위 보따리상, 도매상, 할인마트까지 다양하다.5∼6년 전만 해도 트리의 뼈대부터 미니전구, 방울, 리스 등 소품 하나하나가 대부분 국내산이었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산이 대거 유입되면서 사실상 국내 크리스마스 트리 제조업계는 거의 파산상태다. 실제 2000년 초반까지 통일사, 미성트리, 미스터트리 등 쟁쟁한 트리 전문업체가 있었지만 이제 경오트리 한곳을 제외한 모든 제조회사가 문을 닫았다. 중국산의 ‘저가공세’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국내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99%는 ‘메이드인 차이나’란 말이 나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세계 성탄절 장식품의 약 70%가 중국 저장(浙江)성의 작은 도시 이우(義烏)를 통해 거래될 정도라고 하니 놀랄 일만도 아니다.”라고 체념한 듯 말한다. 소비층이 젊은층이다 보니 소매시장에서는 온라인 매장의 강세가 두드러진다.G마켓의 경우 지난해 11월12일부터 12월11일까지 한달 판매량이 4억 5000만원이었던 반면 올 들어 같은 기간 판매량은 15억원 정도로 3배 이상 늘었다. 필수품이라기보다는 장식을 위한 기호품이라는 속성상 크리스마스트리 시장은 연말 경기를 반영하는 일종의 ‘체감지표’가 되기도 한다. 25년간 트리제조업을 해왔다는 경오트리 서재선 사장은 “이젠 공장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먹고 살 만해야 하는데 올해는 지난해 매출보다 30%는 줄 것 같다.”면서 “팔리는 제품도 중국산 중에서도 저가상품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 트리 어디서 사면 싸게 살까 직접 예쁜 소품들을 구입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면 즐거움과 보람은 갑절이 된다. 가격면에서는 인터넷쇼핑몰을 따라가기 힘들지만 사방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전시된 곳에서 쇼핑을 즐기며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도매시장이나 할인점을 찾는 것이 좋다. ●한 번에 살 수 있지 가장 손쉽게 크리스마스 트리 용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은 가까운 할인점을 찾는 것. 이마트, 롯데마트, 뉴코아아울렛에는 특설 매장을 꾸며 크리스마스 트리와 각종 장식품, 원형 리스(벽걸이 장식) 등을 20∼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특히 뉴코아아울렛은 24일까지 400여가지의 크리스마스 트리 용을 최고 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1.2∼1.5m 높이의 트리가 2만 4000∼4만 2000원선. 앙증맞은 미니트리(18∼30㎝)가 3600∼6000원선, 리본·볼·크리스털 촛대 등 장식 세트는 1000∼7000원선으로 대부분 1만원 미만이다. ●더 싸게 살 수도 있지 다리품을 파는 만큼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고속터미널, 남대문 등이다.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3층 꽃도매상가에는 5∼6개의 대규모 매장이 밀집돼 있다. 가장 잘 나가는 것이 1.2∼1.5m 높이의 트리. 솔방울, 잎의 재질에 따라 4만∼7만원선이다. 여기에 줄전구, 볼, 별, 산타 리스 등을 달아 크리스마스 트리를 완성한다. 줄전구는 1500(미니트리용)∼1만 5000원선, 장식볼 세트는 작은 것 6개들이가 1000원선, 큰 것 3개들이가 6000원선,6개들이 반짝이는 별 장식은 6000원선이다.3000∼4000원선인 작은 곰인형, 별·달, 산타리스 등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좋다. 남대문은 메사와 원아동복 건물 주위에 4개 매장이 몰려 있다.1m높이의 트리, 지름 1m의 리스는 완성품이 6만원선이다. 중보다 20∼30% 저렴한 편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튀는 송년회 다모여!

    튀는 송년회 다모여!

    ‘파티’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나십니까. 혹 물 건너온 낯선 문화라고 거북스럽게 느껴지시나요. 사실 뭐 파티가 별 겁니까.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과 음악과 대화를 나누면 그게 파티지 뭐겠습니까. TV광고에서 지진희·엄정화가 그런 것처럼 김치 하나만 잘 차려도 파티가 되는 게 요즘 추세랍니다. 유난히 부산해지는 연말, 엄마들끼리 아이들을 위한 조용한 ‘홈파티’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파티라는 말에 괜히 주눅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회사 송년회도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술마시고 1차,2차 차수를 쌓아가는 송년회는 이제 구식입니다. 너무 멀쩡하게 보내면 무슨 재미냐고요? 오히려 매년 똑같은 연말 행사가 더 지겹지 않나요? 이제 낯선 것에서 오는 즐거움을 찾아보는 게 어떠신지요. 자, 이색 연말파티 현장으로 잠시 안내합니다. 아울러 연말 모임을 앞두고 옷차림과 메이크업 등을 걱정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살짝 그 고민을 덜어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모임을 정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실속 패키지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글 박상숙 사진 류재림기자 alex@seoul.co.kr ■ 컨설팅업체 ‘마콜’ 팡팡 송년회 2006년의 끝자락에 선 지난 9일 토요일 밤 9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는 흔치 않은 송년파티가 벌어졌다. 은색과 금색의 풍선이 천장에 가득 매달려있고 창문과 벽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파티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테이블 위엔 하늘거리는 촛불, 주인을 기다리는 커다란 와인잔과 금색 리본이 달린 빨간색 봉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에 5인조 멕시칸 밴드가 자리해 있었다. 한겨울에 라틴 음악이라? 오늘의 모임이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에 스트랩 샌들을 신고 멋스럽게 치장한 여성들이 아직 싸한 기운이 남아 있는 공간을 속속 채우기 시작한다. 남성들은 대부분 막 오케스트라 연주를 끝낸 지휘자의 모습이다. 나비 넥타이에 검정색 연미복을 맞춰 입었다. 이날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업체 ‘마콜’의 송년회가 있던 밤. 독창성을 앞세우는 회사답게 창립 기념일이나 송년회 때마다 특정 테마를 정해 이색 파티를 열어왔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드레스 코드는 이브닝 원피스와 턱시도.3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차례로 도착해 두꺼운 외투를 벗을 때마다 “오∼, 와∼”하는 남성들의 탄성과 “멋지네요.”라는 여직원들의 소프라노 감탄사가 여기저기에서 절로 흘러나온다. “작년에 그냥 양복을 입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는 이보형 이사는 “5만원 주고 (연미복을)빌려 입고 왔다.”고 슬쩍 귀띔했다. 아울러 “솔직히 직원들하고 수영장 가는 느낌이랄까. 그런 불편함도 있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걸 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라고 하면서 내친 김에 반짝이 의상을 빌리려다가 가까스로 참았다며 웃는다. 전날 밤샘 워크숍을 한 뒤 주말 도심 교통난을 뚫고 당도한 직원들은 멕시코 밴드의 신나는 연주, 맛있는 음식, 와인 잔이 부딪치는 청아한 소리에 피곤함을 달랜다. 살사 리듬에 실린 캐럴은 허기를 채우는 동안에도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았다.‘고요한 밤’‘루돌프 사슴코’‘I Wish You A Merry Christmas’ 등에 이어 ‘람바다’가 흘러나왔다. 끼 넘치는 젊은 직원들 몇몇은 급기야 몸을 일으켜 밴드 앞에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쳤다.‘필’받은 밴드는 ‘군밤타령’ ‘쾌지나칭칭나네’ 등 익숙한 우리 민요까지 풀어내 분위기를 달궜다. 잠시 후, 사회를 맡은 3년차 사원 김수연씨와 신입사원 이주연·박승민씨가 좌중 앞에 섰다. 마이크와 대본까지 받아들고 선 폼이 방송국 MC 뺨칠 만하다.“마콜의 아름다운 밤을 위해 늦은 시간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2006년 마콜의 송년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해마다 ‘빡센’ 워크숍을 치르고 난 뒤를 이어 송년회까지 해치워 버리는 이 회사는 특별한 밤을 위해 TF팀까지 꾸릴 정도. 고참 사원 1명과 신입사원 3명 등 4명이 2주간 머리를 맞댔다. 드디어 문제의 빨간색 봉투가 베일을 벗는다. 일명 ‘산타찾기’. 봉투 안에는 ‘당신의 산타는 ○○○입니다.’라고 쓰여져 있다.“자 이제 그분을 향해 예쁜 윙크를 마구 날려주세요.” 잠시후 ‘눈이 제대로 맞은’ 직원 두 명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선물 교환 의식이 진행됐다. “어떤 선물을 준비해 오셨나요?” “덩치가 커서 직접 가져오지 못하고 (선물)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선물 봉투를 건네받은 직원)아∼, 집문서였으면 좋겠다.” 웃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베스트드레서 선정. 한껏 치장하고 나왔는데 아무 일이 없다면 정말 섭섭할 일이다. 테이블 옆을 한바퀴 돌고 마무리 포즈까지 취하는 게 오늘의 미션이다. “우리가 언제 이런 옷을 입고 모델처럼 걸어 보겠습니까. 푸짐한 상품이 걸려 있으니 멋지게 포즈를 취해 주세요.” 사회자의 말에 삐죽삐죽 쑥스럽게 일어나는 직원들. 부드러운 음악에 맞춰 제법 흉내를 내보려 하지만 낯 간지러움에 웃음이 쿡쿡 터진다. 지위의 높고 낮음이 없이 전 사원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마콜’의 송년 파티. 낯선 문화가 주는 남다른 재미와 의미를 이제 직원들은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드레스 코드가 은근히 스트레스”라며 엄살을 떨지만 코 비뚤어지도록 퍼마셔야 되는 스트레스보다는 훨씬 낫다며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아쉬운 송년의 밤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파티장 메이크업

    파티장 메이크업

    ‘옷발’을 살리기 위한 ‘화장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격 분칠에 앞서 유념할 점은 어떤 파티에 가건 ‘조명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얼굴뿐 아니라 드러난 팔과 쇄골에도 펄 제품을 발라 최대한 반짝거려야 돋보이는 당신이 될 수 있다. # 청초하게 빛나고 싶다면 내추럴 메이크업을 권한다. 포인트는 깨끗한 피부. 밑화장에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펄이 함유된 베이스를 소량 발라준 후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바르고 감추고 싶은 피부 결점은 컨실러를 사용하여 덮어준다. 투명한 파스텔 핑크, 오렌지 화이트 색감의 섀도를 눈 전체에 펴 바르고 갈색 섀도를 아이라인처럼 발라 자연스러운 음영을 주면 눈매가 화사하게 살아난다. 사랑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볼터치는 필수. 연한 핑크색 블러셔를 볼 중앙에서 둥글리듯 발라준다. 입술 역시 연한 핑크빛 글로스로 자연스럽고 윤기있게 마무리한다. 여성성을 강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헤어 스타일은 머리 전체를 뒤로 빗어 넘긴 다음 소라 모양으로 만들어 올려 붙인 머리다. 한 쪽에 큐빅이 박힌 화려한 핀으로 고정시켜주어 포인트를 준다. # 강렬하게 사로잡고 싶다면 올 겨울 유행하는 스모키 메이크업이 좋다. 실내가 어두운 클럽 파티에 잘 어울리는 화장법으로 도발적인 섹시미를 뽐내고 싶을 때 시도하면 좋을 듯. 강하면서 매혹적인 눈매 표현이 관건으로, 깨끗한 피부 표현은 역시 기본. 잡티 커버에 신경쓰되 밑화장이 너무 두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얼굴의 입체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광대뼈 바깥 쪽은 브론즈 컬러로 어둡게 하고 볼 중앙은 핑크 색상으로 밝게 표현하되 경계선이 생기지 않도록 잘 섞어준다. 뺨 앞쪽과 이마, 콧날에 펄 파우더를 사용해 하이라이트를 주면 입체감이 더욱 살아 난다. 펄 화이트 섀도를 눈 전체에 펴 바른 다음 짙은 회색 또는 청색 컬러의 펄 섀도를 역시 눈 전체에 번지듯이 발라준다. 연필 타입의 아이라이너로 아이라인을 그리고 스폰지 팁으로 살살 문질러준다. 마스카라를 사용해 빗처럼 빗어주면서 눈매를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눈을 강조한 화장법이기에 입술은 누드 색상의 글로스로 차분하게 마무리 한다. 머리 모양 또한 너무 강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부드럽게 흐르는 웨이브가 좋겠다. 또는 의상에 맞춰 웨이브가 들어간 자연스러운 느낌의 업스타일로 양 옆선을 땋거나 꼬아서 연출한다. 앞머리에 볼륨을 주고 뒷머리는 깔끔하게 묶어 내린 포니테일 스타일도 단정하면서도 섹시미를 줄 수 있다. # 남성들도 이날만큼은 피부에 신경 좀 써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컬러로션 하나만 발라도 ‘피부미남’으로 거듭날 수 있다. 여기에다 눈썹까지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립밤으로 입술을 촉촉하게 연출해 준다면 완벽 그 자체. 흐트러지거나 부스스한 머리는 왁스를 발라 자연스럽게 정돈해 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로레알파리, 아모레퍼시픽, 니케인뷰티, 박은경 뷰티살롱, 보스코 바이 김선영.
  •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성공하는 비결은

    여자 친구에게 프로포즈를 성공하는 비결은

    “여자 친구를 감동시키려면 이 정도의 깜짝 프로포즈는 해야겠죠.” 중국 대륙에 여친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깜짝 이벤트’를 벌인 한 20대 중반의 남성이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베이징(北京)에 살고 있는 저우(周)모씨.그는 최근 여친 양(楊)모씨에게 프로포즈하기 위해 그녀의 회사 사무실에서 잘 보이는 호텔방 창문에 전광판을 마련,“나와 결혼해주세요.”라는 깜짝 문구를 새겨 화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고 법제만보(法制晩報)가 12일 보도했다. 지난 11일 오후 5시쯤 베이징시 중심을 관통하는 창안(長安)대로에 있는 최고급 베이징호텔 5층 한 룸의 창문 앞.땅거미가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던 바로 그 시각,“나와 결혼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반짝거리는 가로 2m,세로 0.4m 크기의 전광판이 내걸려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을 끌어모았다. 담배 한개비를 피울 시간인 10분쯤 지나자,이번에는 “아이 러브 유”와 99송이의 장미꽃 그림이 잇따라 새겨지자,전광판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시민들이 한결같이 “최고”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탄성을 자아냈다. 저우씨가 이날의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그동안 멀리서 짝사랑해오던 여친 양씨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였다.그는 “이번 프로포즈 이벤트를 마련하기 위해 하룻동안 호텔방을 빌려 준비했다.”며 “이 호텔방 정면에 여친의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그녀가 보고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곳에서 이벤트를 벌였다.”고 털어놨다. 1부 ‘깜짝 이벤트’를 끝낸 저우씨는 다시 한번 몸가축을 한 뒤 조용히 핸드폰을 들고 여친으로부터 전화가 오기를 기다렸다.그는 “나의 이벤트를 보고 프로포즈에 동의를 한다면 연락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이미 보냈다.”고 말했다. 또다시 10분이 지나자,마침내 그의 여친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여친으로부터 “당신 무슨 일이에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데 대해 감동한 저우씨는 너무너무 기쁜 나머지 깡충깡충 뛰었다. 기쁜 마음도 잠시.첫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 이후 “한번 만나보자.”는 등의 후속 메시지가 오는 것은 고사하고 그만 씹혀버리고 말았다.거의 반나절 가까이나 되도록…. 마음이 불안해진 저우씨는 “프로포즈가 실패한 것이 아닌가,프로포즈를 공개적으로 한 탓에 그녀가 수줍음을 타 일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등등의 생각이 들어 입이 바삭바삭 타고 온 몸에는 땀이 흥건히 흘러내렸다. “첨단기술도 별 소용이 없구나.”라며 힘이 빠져 있던 그는 아무래도 전화통화가 가장 좋을 것같아 여친에게 통화를 시도했다.전화를 받는 그녀에게 “내가 사무실 앞으로 갈테니 바깥으로 내다보세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마친 저우씨는 곧바로 장미 꽃다발을 사들고 양씨의 사무실 앞으로 달려갔다.장미 꽃다발을 들고 또 반나절을 기다렸다.그의 이같은 지극 정성에 마침내 양씨도 감동을 받아 저우씨가 기다리는 사무실 앞으로 나갔다. 이때를 놓칠세라 저우씨는 무릎을 꿇고 들고 있던 장미 꽃다발을 양씨에게 바치자,그녀는 흔쾌히 장미 꽃다발을 받고 즐거워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건호의 뷰티풀 샷] ‘히피풍’ 창조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히피풍’ 창조하기

    # 비틀스를 좋아하시는지 2005년 9월 패션지 VOGUE 화보켄셉트는 ‘히피풍’이었다.1960년대를 풍미한 위대한 그룹 비틀스, 그들과 여행을 떠나는 2명의 히피 여인들. 히피의 상징은 반전과 평화, 자유와 사랑이다.1960년대를 대표하는 히피와 비틀스의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이미 가고 없는 비틀스 멤버들을 부를 수도 없는 노릇, 설사 부른다고 오지도 않겠지만….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그들의 등신대(사람 크기의 사진 모형물)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촬영장소는 햇볕을 피할 곳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영종도의 한 황무지, 게다가 몇 년 만에 유난히도 무덥던 8월의 어느날이었다. 제작된 등신대는 파손의 우려 때문에 비지땀을 흘리며 현장에서 커팅되었고, 히피풍의 천들로 천막을 만든 후 촬영이 시작되었다. 모델이며 모든 스태프가 더위를 심하게 먹고 필자 또한 후유증으로 일주일여를 고생하였지만 결과만큼은 매우 낭만적이고 따뜻한 톤으로 촬영되었다. 촬영에 필요한 라이팅은 자연광의 오후 햇살. 때문에 어느 정도 해가 기운 늦은 시간에 시작할 수밖에 없어서 해가 긴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급했다. 따뜻하고 밝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경이 밝아야 하므로 가급적 역광으로 촬영이 진행되었다. 덕분에 오후 햇살의 나른함이 긴 그림자와 더불어 만족스럽게 표현되었다. 후반 작업으로 약간의 노이즈와 함께 베이지 톤과 얼룩 등을 합성해서 빛이 바랜 듯한 최종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비틀스 멤버들의 가슴에 달려 있는 ‘거베라’란 꽃은 세트 스타일리스트의 아이디어였는데 하찮은 꽃 두 송이로 사진의 분위기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때로는 이렇듯 스태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순발력이 촬영에 큰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사진작가
  • [길섶에서] 위대한 패배자/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볼프 슈나이더가 쓴 ‘위대한 패배자’에는 승리자보다 뛰어난 재능과 실적을 갖췄음에도 결과적으로 패배한 사람들의 얘기가 실려 있다. 러시아혁명을 완수하고도 레닌에게 월계관을 빼앗긴 트로츠키, 괴테보다 더한 천재였음에도 괴테에게 발길질 당한 렌츠, 절친한 친구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사기당한 마이트너 등등. 저자는 이들의 실패요인으로 치열함과 술수 부족 등을 들었다. 즉, 승리와 명예는 대개 끈질기고 비정한 모사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죽어서나마 날카로운 분석자들에 의해 새롭게 평가받는 것은 다행스럽다. 세상을 뒤덮을 만한 천재성을 갖췄음에도 전쟁과 불합리한 현실 등으로 한번의 반짝임도 없이 스러져간 이들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각광받는 것은 늘 승리자다. 우리는 승자에게 환호하고 승자의 전설을 만들며 승자의 미덕을 배우려 한다. 하지만 승리자가 가득찬 세상보다 나쁜 것은 없다. 오로지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만 있으면 얼마나 숨막힐 것인가. 그나마 삶을 참을 만하게 만드는 것은 패배자들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대나무·삼베… 한국적 소재 재해석

    옻칠, 자개, 삼베와 같은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특유의 대담함과 새로운 발상으로 소화한 작품들을 이정연의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다. 8∼17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열린다. 삼베 위에 옻칠을 하고 자개를 붙인 ‘Re-genesis’ 등 25점 안팎이 선보인다. 한국적인 질감을 비정형으로 표현해 내는 이씨의 작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형상은 대나무이다. 작가는 “대나무와 같이 텅 빈 마음으로 서로 연결되어 조화롭게 사는 것이 세상 사는 이치”라면서 대나무와 인간의 형상 또는 악기의 이미지를 중첩시킨다. 한국적인 정감을 표현해 내려는 작가의 노력은 작품의 밑바탕부터 시작된다. 바탕인 삼베에 옻칠을 한 다음 먹, 흙, 숯가루, 뼛가루 등의 자연재료를 직접 손가락으로 그린다. 원주에서 살다 우연히 옻을 다루는 작가를 만났다는 이씨는 옻칠에 자신만의 힘을 불어넣었다. 옻칠이 깊고 그윽한 맛을 낸다면 조각조각 붙여진 자개의 은은한 반짝임은 화려한 느낌을 더한다. 이씨는 자개상이 모여 있는 중앙시장에서 직접 구입한다고 소개했다. 단전호흡, 요가, 선을 수련하면서 작가 스스로 체득한 기의 힘이 삼베 캔버스에서도 살아숨쉰다. 동양화를 전공한 뒤 미국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배운 작가는 현재 삼성디자인학교(SADI)의 기초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02)544-8481.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OUR STORY] 스키시즌, 가자! 설원으로

    [OUR STORY] 스키시즌, 가자! 설원으로

    찬바람에 코끝이 시리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철, 그럴듯한 ‘상상’에 한번 빠져보자.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눈부신 하얀 설원, 빨간 스키복을 입고 멋진 폼으로 ‘무한질주’를 만끽하며 차가운 겨울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는 그런 멋진 ‘꿈’말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속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누가 뭐래도 겨울 스포츠의 꽃은 스키와 스노보드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용평리조트를 시작으로 시즌을 시작한 강원권 스키장이 12월1일 모두 오픈한다. 특히 올해 새로 오픈하는 강원도 정선 하이원 스키장과 원주 오크밸리 스노파크에 스키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각 스키장마다 새로운 슬로프를 오픈하거나 확장해 2006∼2007년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 생기는 곳이 얼마나 좋은지, 기존의 스키장은 무엇이 변했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찜질방서 먹고 자고 스키타요 #주머니가 가벼운 실속파는 여기로 스키 시즌에는 스키장 근처 민박집이 1박하는데 10만원을 넘게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올해는 스키장 내에 직접 찜질방을 운영, 실속파 스키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홍천 비발디파크(www.vivaldipark.com)는 스키뿐 아니라 올해 7월 개장한 오션월드의 찜질방에서 숙박은 물론 한 겨울에 수영복을 입고 짜릿한 물놀이와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명소다. 동시에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션월드 찜질방은 실속파 젊은 스키어들의 ‘작업’공간이며 휴식공간이다. 파도풀, 슬라이더 등 물놀이 시설과 야외 노천탕 등도 이용할 수 있어 하루 종일 스키로 지친 몸을 달래기에 그만이다.용평스키장(www.yongpyong.co.kr) 또한 338실의 그린피아 콘도가 문을 열었고 드래곤 밸리 호텔 주차장 건너편에 찜질방이 곧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어서 누구나 저렴하고 쉽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종합리조트로 거듭난다. #더 넓고 재미있게 올 시즌 각 스키장들은 슬로프의 폭을 넓힌 광폭 슬로프를 선보인다. 스노 보더와 스키어들이 많이 몰리는 중·하급 슬로프의 폭을 넓혀 보다 짜릿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슬로프다. 또 다양한 묘기를 펼칠 수 있는 ‘펀박스’(레일, 점프대 등)를 보충해 보드를 타는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폭 180m의 메가그린 슬로프를 열어 보더들의 입맛에 맞는 광폭 슬로프 시대를 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스키장인 용평스키장은 올해 슬로프의 설질 향상을 위해 제설기 70대를 보강했다. 또한 이번 시즌부터 1.5㎞의 골드 파라다이스 슬로프를 밤에도 열어 슬로프 31면 중 13면을 야간에도 운영해 야간 스키어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 시키기에 충분하다. 비발디파크도 300m가 넘는 초광폭 ‘레게슬로프’를 오픈하며 라이트 타워의 보강으로 보다 더욱 늘어난 야간 슬로프, 전문 DJ의 음악방송,8인승 고속 곤돌라 등을 도입했다. 또 오션월드의 찜질방을 이용한 다양한 패키지를 계획하고 있다.현대성우리조트(www.hdsungwoo.co.kr)는 올해 ‘델타플러스’라는 신규 슬로프를 오픈했다. 중급자용 슬로프로 무려 폭이 128m로 어른 50명이 동시에 팔을 벌리고 내려 올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슬로프다. 기존의 펀파크도 2개의 라인으로 새롭게 구성해 재미를 더했다.양지파인스키밸리(www.pineresort.com)도 오렌지와 블루 슬로프를 중간을 합쳐 평균 150m, 최대 190m의 폭을 가진 초광폭 슬로프 ‘그린’을 추가했으며 3개의 코스를 새롭게 선보여 고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또 무료 셔틀버스 운행, 심야 및 밤샘 스키운영, 새로운 재설장비 도입 등으로 수도권 스키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최장의 길이의 실크로드 슬로프(6.1㎞)를 보유한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초보자를 위한 무빙워크 1기를 추가했으며 실크로드 중간에 있는 돌체 휴게소 자리를 옮기는 등 고객이 좀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종 묘기를 익힐 수 있는 레일, 박스 등 16개의 기물을 설치한 보드파크도 돋보인다. 또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싶어하는 보더들을 위한 무료 강습이 실시된다. 초·중급기술은 물론 킥거와 기물타기 등 아주 고난도의 기술을 ‘한수’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수도권에서 멀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셔틀버스와 리프트, 식사, 강습 등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패키지를 30% 할인된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휘닉스파크(www.pp.co.kr)는 다양한 놀이와 재미를 더한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키즈파크’를 선보였다. 눈썰매 튜브봅슬레이, 헬리튜브 등을 즐길 수 있는 익사이팅 존, 눈동산으로 남극의 이글루를 체험할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존, 눈썰매와 각종 캐릭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투게더 존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에게 인기 ‘짱’이다. 또 ‘금남’(禁男)의 셔틀버스를 운영한다.28인승 최고급 리무진 버스로 오전 7시(2대), 오전 9시(1대) 서울 삼성역에서 스키장으로 출발한다. 또 고난도였던 디지 슬로프의 경사를 기존 36도에서 26도로 대폭 낮춰 대중화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미리가본 신설 스키장 지난 11월 10일 용평스키장이 올 스키 시즌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곧 이어 휘닉스파크, 성우리조트가 문을 열었고 하이원, 오크밸리, 비발디파크 등 강원권 스키장이 12월1일 모두 오픈한다. 무주리조트와 양지파인스키밸리 등 경기권 스키장들은 다음주 주말 오픈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 처음 문을 여는 정선의 하이원 스키장은 용평, 무주 다음으로 국내 3번째 규모의 슬로프를 자랑하고 있어 개장 전부터 많은 스키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선 하이원-슬로프 21㎞ 국내 세번째 규모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스키장은 18면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는 대형 스키장이다. 슬로프 총연장이 21㎞로 용평 리조트(32㎞)와 무주 리조트(22㎞·실제 오픈하는 슬로프 길이) 다음 규모다. 베이스도 두 곳을 뒀고, 스키장 전체를 곤돌라 3기와 시간당 2400명을 실어나를 수 있는 고속 리프트가 5개 있어 보다 편리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또한 1∼2기의 무빙워크(컨베이어 벨트)가 초보자 슬로프에 설치됐던 것과 달리 11기의 무빙워크가 각 슬로프를 오가는 수단으로 설치됐다. 곤돌라에서 내리자마자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각 슬로프로 이동하는 편리한 스키장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초보자 슬로프가 해발 1376m의 백운산 정상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보통 스키장의 정상은 최상급자 코스여서 초급자들은 감히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하이원은 정상에서 4.2㎞, 폭 80m의 완만한 초보자 슬로프가 출발한다. 그래서 온 가족이 정상 휴게실에서 설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각자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할 수 있는 가족형 스키장이다. 또 정상에는 스키학교와 전망대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다. 전망대 레스토랑은 스스로 회전을 하기 때문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주위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슬로프 사이에 주목군락지를 만들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태백, 서울에서 너무 멀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 스키 열차가 12월 8일부터 매일 운행한다. 일반 새마을호를 개조한 특별 열차로 좌석이 넓고 편안하며 영화관, 카페, 노래방, 독서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지루한지 모르고 스키장에 도착할 수 있다. 고한역에서 콘도나 스키장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수시로 다니므로 교통체증이나 운전의 피곤함이 없는 편안하고 재미난 스키 여행이 된다.www.high1.co.kr ●원주 오크밸리-가족 스키어를 위한 다양한 캠프가동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스노파크는 초보자 2개, 중급자 5개, 상급자 2개 코스 등 총 9면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는 중형급 스키장이다. 슬로프 총 연장 길이 6.1㎞로 규모면에서는 지산리조트(11면 6.9㎞), 양지리조트(7면 5.2㎞), 강촌리조트(10면 6.8㎞)와 비슷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스노파크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설질이 보장되는 강원권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수도권에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는 데 있다. 또한 유럽풍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콘도에서 바라보는 울창한 참나무 숲과 백색의 슬로프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가족 스키어를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어린이 스키캠프는 스키강습은 물론 영화·마술·볼링. 천문학과 디카까지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원어민 강사가 2대1로 진행하는 영어 강좌도 마련해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또 스노파크는 첫 개장을 기념해 시즌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12월1일 슬로프 오픈 기념 무료 스키체험,15일에는 패션·마술·레이저쇼가 펼치는 그랜드 오픈 ‘회원의 밤’,16일은 성시경, 마야, 김동욱 등 인기가수들이 축하공연을 펼친다. 이밖에 알프스 페스티벌. 루미나리에 등 이국적인 공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www.oakvalley.co.kr
  • 부츠는 오후에 사라

    젊은이들이 주로 즐기는 스노보드. 은빛 설원을 질주하는 스노보드는 생각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스노보드를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비는 보드(데크)·부츠·바인딩이다. 여기에 털모자·장갑·고글·보드복·헬멧·보호대 등을 갖추면 더욱 즐겁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스노보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드이지만 사실은 부츠를 가장 먼저 구입해야 한다. 발이 편해야 몸이 편하듯 부츠는 브랜드나 디자인보다 발에 편안하게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부츠의 끈을 매고 일어났을 때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알맞은 사이즈의 부츠를 찾았다면 신고 천천히 걸어보고 살짝 점프를 해보자. 발볼이나 발등, 발가락이 압박을 받는다면 피하고 다른 것을 고른다. 오전보다는 발이 약간 늘어나는 오후에 사는 것이 좋다. 방문한 매장의 모든 부츠를 다 신어도 맞는 것이 없다면 과감히 나와 다른 매장을 찾으면 된다. 부츠를 보드와 연결하는 바인딩은 부츠에 맞는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 바인딩은 스노보드 장비 가운데 고장이 가장 잦다. 따라서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와 사후 관리가 확실한 매장에서 사는 것이 좋다. 부츠와 바인딩이 연결됐을 때 앞뒤와 좌우의 흔들림이 작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부츠를 신고 바인딩을 착용했을 때 압박이 없는지 살펴본다. 바인딩 착용이 끝나면 일어나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바인딩에서 오는 느낌을 살펴본다. 발가락과 발목, 종아리를 심하게 압박하는 바인딩은 피한다. 보드는 기능과 그래픽을 살펴본다. 처음 보드를 타는 사람은 스키장 근처의 전문 대여상가에서 빌려 타는 것도 괜찮다. 키 175㎝에 몸무게 70㎏인 남자라면 155∼175㎝의 보드를,164㎝에 50㎏의 여성이라면 146∼148㎝가 적당하다. 경사면을 이용한다면 조금 긴 보드를, 그라운드 트릭을 주로 하는 사람은 조금 짧은 보드를 선택한다. 보드는 길수록 직진성이 뛰어나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반면 짧으면 반응이 빨라 트릭에 적당하다. 장갑의 경우 보드는 스키와는 달리 손이 눈에 직접 닿을 때가 많으므로 방수와 보온성을 우선 고려한다. 손목을 충분히 덮는지, 손바닥이 보강처리됐는지를 확인한다. 최근엔 고어텍스 소재의 장갑이 보편화되고 있다. 스노보딩을 할 때 체온 손실의 70% 이상이 머리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모자(비니)는 체온 손실을 막고 귀까지 덮어 귀부위의 동상도 예방하는 것을 골라야 한다. 유럽풍 디자인의 니트 모자가 요즘 유행하고 있다. 고글은 활주시 시야를 확보하고, 흰 눈에서 반사되는 강한 자외선을 막아준다. 또 충돌시 안면 충격을 완화는 역할을 한다. 김서림을 방지하는 더블렌즈, 빛의 반짝임을 제거하는 편광렌즈의 고글도 나와 있다. 고정 밴드는 너무 조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안전을 위한 중요 아이템으로 헬멧과 엉덩이와 무릎·손목·상체·팔꿈치 보호대도 권할 만하다. 길고 따뜻하면서 두툼한 양말과 자외선 차단제, 영양 보습크림 등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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