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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2‘가을동화’태석役 원 빈

    ‘꼭지’의 반항아 명태역으로 많은 인상을 남겼던 원빈.이제 그가예전의 왕자 이미지로 다시 돌아왔다.KBS2 월화미니시리즈‘가을동화’에서 여주인공 은서(송혜교)에게 무작정 사랑을 베푸는 젊은 호텔사장 태석역이다. “처음에는 명태하고 반대라고 생각했어요.막상 대본을 받아보니까명태가 신세대에 맞게 변한 역이에요.집에서는 반항적이지만 밖에서는 부드러워서 신세대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말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예전의원빈은 물어보는 대답에 길어야 한 문장 이상의 대답을 기대하기가힘들었다.그동안 건들건들하면서도 따뜻한 깡패 명태역을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많이 고친 모양이다. “전에는 처음 보는 사람하고는 말도 안했어요.화가 나도 잘 표현할줄도 모르고…. 주로 안으로 삼키죠.가끔은 그런 내 자신에 화가 날때도 많아요.하지만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면 그걸 드러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죠?” 97년 KBS2 ‘프로포즈’에서 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시인으로 TV에데뷔했던 원빈의 본명은 김도진.강원 정선 출신으로 2남3녀중 막내다.그의 부모는 아직도 정선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춘천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카센터에서 일하던 그는 케이블 채널인 드라마넷의 신인탤런트 1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그뒤 앙드레 김의 패션쇼에 출연하면서지금의 매니저를 만났다.‘프로포즈’ 출연뒤 청춘드라마인 MBC ‘레디고’,KBS2 ‘광끼’등에서 연기력을 익혔다.“명태역을 하면서부터알아보는 사람들은 많이 늘었는데 그만큼 연기력이 늘지 않는다”며무척 속상해 한다. ‘가을동화’ 출연은 자신을 TV에 데뷔시킨 ‘프로포즈’의 윤석호PD 작품이라 출연이 일찍 결정됐다.덕분에 배역을 연기할 시간도 많았다.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고 이것도 모자란 것 같아 살짝 퍼머까지했다.그리고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는 반지 목걸이 팔찌 등 액세서리를 잔뜩 구했다.그덕인지 ‘가을동화’는 원빈 송혜교 송승헌 등이나온 3,4회부터 MBC ‘아줌마’를 시청률에서 앞지르기 시작했다.근2년만의 일이다. 원래 성격은 지금 연기하는 강민보다는 명태가 좋단다.깔끔한 것보다는구질구질하고 지저분한 게 더 마음이 편하다.‘감자바우’라는그의 별명이 수긍이 간다. 전경하기자 lark3@
  • 조총련 고향방문단 趙秋子씨 “고모, 부모님 모시듯 할게요”

    “돌아가시기 전에 고향을 보여드리게 됐습니다.고모의 마지막 여정을 성의껏 부축하려 합니다” 22일 조총련 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일본에서 고향인 대구를 방문하는 고모 조복영씨(여··85·여성동맹 후쿠오카현 본부 고문)를 맞게된 조추자(趙秋子·64·서울 송파구 거여동)씨는 65년 동안 고향에 올 수 없었던 고모의 건강이 나빠져 걱정이다. 조추자씨는 일본 기타큐슈에서 태어나 11세 때 대구로 돌아왔다.기술을 배우러 일본으로 가셨던 부모님의 용접공장이 잘돼 부유하게 살았으나 한국에 와서는 가난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어렵고 힘들 때면 일본쪽 하늘을 쳐다보며 잘 살던 때를 그리워한것이 한두번이 아니다가 벼르고 별러 지난 4월3일 53년 만에 태어난곳을 찾아갔다.일본에 머무는 동안 고모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조카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시던 고모가 그렇게 고마울 수없었다. “옛날에는 김일성 사진도 걸려있고 분위기도 섬뜩했지요.조총련에대한 선입관과 경계심 때문에 겁이 나서 쉽게 찾아 뵐 엄두를 못냈습니다”23일이 마침 조추자씨의 부모님 제사라 대구에서 고모와 함께제사를 지내고 다음날에는 경북 왜관에 있는 조부님 산소에 성묘를갈 계획이다.장거리 승용차 여행이 부담스러운 고모의 건강을 위해 23일 12시발 새마을호 특실 기차표를 사 두었다. 부모님 혈육으로는 단 한분 살아계시는 고모를 모시고 고향을 찾을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조씨는 고모와 고모를 모시는 며느리를 위해금반지와 목걸이를 선물로 준비해 두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빌 게이츠 “보건분야에 40억달러 기부”

    [뉴델리 AFP AP 연합]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14일 인도방문길에 소아마비 병동을 전격 방문,입원 중인어린이들에게 약을 먹이고 그 어머니들과 농담을 나눴다.게이츠 회장은 또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앞으로 보건 분야 발전을 위해 40억달러를 기부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지영업 개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하루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 게이츠 회장의 소아마비 병동 방문은 사전에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은 물론,그가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동안에도 수십명의 사설 경호원들에 의해 기자들의 접근은 차단됐다. 게이츠 회장은 3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약을 짜 먹이면서 “약이 맛이 좋지 않을 것”이라거나 아이들에게 “귀엽다”는 말을 건넸다고현장을 지켜본 AP 기자가 전했다.게이츠 회장은 자신의 이름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어머니들에게 “나는미국에서 왔고 44살이며 약에 흥미가 많다”고 스스로 소개하고 “모든 어린이들이 가장 좋은 약을 구할 수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한 인도 여성들이 칠하는 이마의 붉은 점에 대해 묻고 반지를 끼지 않은 어머니들의 손을 보고 “결혼반지가 없네”라고 말을건네기도 했다.
  • ‘독도 영유권 대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독도학회(회장 愼鏞廈)는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독도 영유권 대토론회’를 열어 ‘한·일 어업협정의 재개정 준비와 독도 EEZ 기선문제’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이날 주제발표 요지는 다음과같다. ■김명기(金明基)명지대교수(독도의 영유권과 새 한·일어업협정) 새한 ·일어업협정이 양국간의 어업분야에 있어서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한국의 수산업 진흥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이번 협정에는 한국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귀속에 의문을 갖게 하는 몇가지 규정이 있다. 새 한·일어업협정에 의하면 독도는 동해의 ‘중간수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이 중간수역 내에서 이른바 ‘기국주의’에 따라 각 체약국은 다른 체약국의 어선에 대하여 어업에 관한 자국의 관계법령을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이 각각 선포한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동해의 전 수역에서 중첩되므로 양국은 ‘새 한·일어업협정’의체결 협상과정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의 범위를 각각 35해리로 할 것과배타적 경제수역의기점을 한국은 울릉도로, 일본은 오키도로 할 것을 합의했다.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점을 독도로 하지 않고 울릉도로 한 것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차 한·일 경제수역 경계획정에 있어서 일본은 새 한·일어업협정의 선례를 따르자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며,독도 영유권 귀속문제가국제재판소에 다투어질 경우에도 이 선례를 근거로 독도 영유권이 한국에 귀속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릉도의 속도인 독도의 영유권도 한국에 귀속된다는 이른바 ‘속도이론’에 의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의 근거도 상실할 우려가 있다.새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울릉도와 독도중 독도만이 중간수역 내에 포함되어 있으며 독도와 울릉도는 국제법상 별개의 도서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독도분쟁에 대비하여,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적 방안을 선정하는 준비를 정부당국과 학자,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통합하고 국민의 의견을 계도하는 조치가 요구된다. ■신용하(愼鏞廈)서울대 교수(독도의 EEZ 기선선포와 자립적 경제생활) 94년 유엔 신해양법이 발효되어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통신과 해운을 제외하고는 영해와 다름없이 설정할수 있게 되자,동해의 독도가 더욱 중요하게 부상했다.독도는 당연히 한국의 EEZ기점으로 사용되어 반지름 200해리의 EEZ을 생산해낼 수 있는 매우중요한 섬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95년 총선거에서 여당들이 선거공약으로 ‘독도침탈’을 소위 ‘죽도탈환’이라는 이름으로 내걸었고,96년 1월 200해리 신해양법을 채택하여 선언하고 96년 2월 일본 내각회의는 독도를 기점으로 한 일본 EEZ을 선포·의결했다.96년 5월 일본 국회도 이를 통과시켰다.일본은 96년 5월 역사적으로 그리고 국제법상 한국영토를 일본 EEZ의 기선으로 채택한 200해리 일본 EEZ을 선포하고,한국 EEZ과의 경계선은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공개 제안했다.일본은 97년 외교백서에서 일본 외교 10대 지침의 하나로 ‘독도침탈(소위 죽도탈환)’ 외교를 설정하여 적극적인 독도침탈 공세 외교를 전개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한국 외무부는 97년 7월 대한민국의 EEZ 기선을 울릉도로 취하고 울릉도와 일본 은기도(隱岐島) 사이의 중간선을 한·일 EEZ의획정선으로 제의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외무부가 독도 기선을 포기하고 울릉도 기선을 취한 이유는 무엇인가.첫째로 유엔 신해양법 제121조 3항의 금지조항이 독도 기선을금지한다는 것이다. 둘째,독도기선을 포기하고 울릉도기선을 선택해도 울릉도와 일본 은기도의 중간선을 한·일 EEZ 구획선으로 잡으면 독도가 한국 EEZ 안에 포함되는 것이니 독도영유권에는 훼손이 없다는 설명이다.하지만이것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한국 외무부는 당연히 독도를 한국 EEZ 기선으로 취하여 대응 선포해야 독도가 지켜지지,독도기선 포기와울릉도 기선을 취해서 어떻게 독도와 영해를 지킨단 말인가.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
  • 농·축협빚 때문에…中企사장 납치 강도짓

    경북 고령경찰서는 3일 공기총으로 위협,중소기업 사장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는 등 강도짓을 일삼아 온 영농후계자 이모씨(34·농업·경남 거창군 가조면) 등 3명에 대해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씨 등은 지난달 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중소기업사장 이모씨(44·고령군)의 승용차를 고의로 충돌,차에서 내리는 이씨를 공기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가족에게 2,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다. 또 지난 7월 21일 오전 3시 50분쯤 경북 성주군 수륜면 김모씨(54)집에 침입,공기총으로 김씨 가족들을 위협해 현금 10만원과 금반지등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지난 92년 영농후계자로 선정된 이씨는 농·축협 등에서 대출받은 9,000여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 한찬규기자 cghan@
  • 93세 노모·北送아들 애끊는 이별

    “꾹 참고 안 울어.내가 눈물 보이면 아들이 맘 편히 못가잖아.아들하고 훈련했어” 먹장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1일 낮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음식점 앞.북송을 하루 앞둔 신인영(辛仁永·71)씨의 노모 고봉희(高鳳喜·93)씨는 주름진 손으로 연방 눈자위를 부비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집을 나오기 전 “골수암으로 투병 중인 아들에게 내 손으로 지은따뜻한 밥을 먹이며 함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면서 “한번도 못본 며느리와 손주들 얼굴을 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하며 정갈하게 다린 와이셔츠를 챙기던 고씨였지만 막상 헤어질 때가되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며느리에게 보내는 한복과 40년 동안 간직한 금브로치 등 선물, 아들의 짐꾸러미를 챙기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없었다.지난 밤에는 아들과 마지막으로 한 잠자리에 들어 손을 잡고밤을 새다시피 했다. 전북 부안이 고향인 신씨는 서울대 상대 재학 중 6·25때 인민군에징집돼 월북,김일성대를 졸업한 뒤 지난 67년 공작원으로 남파,검거됐다.3남5녀의 장남인신씨가 98년 3월까지 30여년 동안 옥살이를 하는 동안 노모는 옥바라지를 하면서 아들과 함께 살 날만을 기다려 왔다. 다른 장기수들과 함께 식사를 마친 뒤 통일부가 지정한 장소로 떠날 때가 되자 신씨는 “어머니,이렇게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예요”라면서 “내년 봄 북으로 초대할 때까지 건강하세요”라고어머니를 위로했다. 고씨는 “그래,그래 나는 서운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니 나는 괜찮아” 하면서도 아들 신씨가 얼마 전 선물한 금반지를 낀 손으로 계속 눈자위를 훔쳤다.신씨가 “제 생각이 나시면 이 반지를 보세요”라면서 ‘만수무강 신인영’이라는 글자를 새겨 선물한 두 돈짜리 금반지다. 신씨는 배웅나온 형제와 친지들에게 “다시 만날 때까지 어머니를잘 모셔달라”고 신신당부한 뒤 뒤돌아섰다.아들의 뒷모습을 힘 없이바라보는 구순 노모의 눈가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안동환 홍원상기자 sunstory@. *비전향장기수 北送 의미. 북송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2일 송환되는 것은 반세기동안 우리 민족을 옥죄고 있던 냉전구조의 해체를 본격 촉진한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북송자 63명은 해방 전후 빨치산으로 활동했거나 60년대 남파된 간첩들이 대부분이다.이러한 인물들을 기꺼이 보내주기로 한 것은 우리사회의 자신감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반증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체제 선전에 집착하는 북측의 오랜 숙원을 ‘화끈하게’ 풀어줌으로써 앞으로 국군포로,납북자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이산가족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영행사 할까 93년 3월 이인모(李仁模·현재 83세)씨 송환때 북측은 판문점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여 우리를 당혹스럽게 했다.정부는 최근의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감안,이번엔 자극적인 행사를 자제토록 북측에 당부했다는 후문이다.그러나 평양으로 향하는 연도변이나 평양 시내에서는 대대적인 행사가 상당 기간 잇따를 전망이다.63명이 무더기로 ‘이념의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북측으로서는주민들을 사상적으로 결속시킬 최대의 호재랄 수 있다. ■어떤 대우 받을까이인모씨의 전례에 비춰 보면 63명은 북한에서최상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이씨에게 ‘김일성훈장’과 ‘국가훈장 1급’을 주고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그가다녔던 양강도 파발인민학교를 ‘이인모학교’로 개칭했으며,이 학교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친필 비석과 이씨의 반신상을 세우기도 했다.병 치료를 위해 96년 그를 미국에 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현재 부총리급 간부들에게 제공되는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남북이산상봉/ 北량한상씨 뒤늦은 老母상봉

    혈육의 정이란 이토록 끈질긴 것인가-.북측 방문단의 아들 량한상씨(69)와 어머니 김애란씨(87)의 심야의 병실상봉은 평양으로 떠나기불과 6시간 전이어서 분단의 아픔을 더욱 깊게 했다. “어머니…”“아야,이게 누구냐! 한상이 아니냐,왜 이리 늦었냐” 18일 새벽 4시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특실 1252호실.50년 만에 만난 아들을 향해 던지는 어머니의 일성은 기다리다 지쳐서인지 감격스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외출에서 늦은 아들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모자의 상봉은 약 40분에 그쳤다. 어머니 김씨는 노환에 심한 빈혈과 어지럼증으로 ‘절대 움직이면안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져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꼼짝도 할수 없는 상태였다.량씨는 17일 오후 어머니의 자택을 방문할 수 있도록 남북 적십자사에 호소했으나,‘지정장소 내 상봉 원칙’ 때문에눈물만 흘려야 했다.결국 두 모자를 상봉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밀린남북 양측은 비로소 병원에서 만나도록 하는 타협안을 이끌어 냈다. 병상에서 아들을 맞은 어머니 김씨는 “이게 누구냐,왜 이리 늦었냐”며 50년간 참았던 눈물을 폭포수처럼 터뜨리며 통곡했다.량씨도 복받치는 설움에 목이 메어 겨우 “저,한상입니다”라면서 큰절을 한뒤 모친을 부둥켜안고 반세기 동안 참았던 울음보를 터뜨렸다. 통곡과 대화를 반복하던 김씨는 두 눈을 감은 채 “애기(며느리) 갖다주라”고 말하며 손에서 반지를 빼 아들에게 건넸다. 상봉을 마치고 량씨가 숙소로 떠나려 하자 김씨는 “가지 마라 얘야,날 두고 어디 가느냐”며 다시 통곡했다.한상씨는 “빨리 돌아오겠습니다,어머니.오래오래 사셔야 합니다”라면서 “모진 맘 먹고 북쪽의 한상이 보겠다는 마음 먹고 버티셔야 합니다”라고 울먹였다.상봉장은 또다시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그래,바로 와라” 돌아서는 아들과 손가락조차 움직일 힘도 없는 여든일곱 늙은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50년을 기다린 40분의 만남은 기약없는 이별로 막을 내렸다. 전영우기자 ywchun@
  • 남북이산상봉/ 서울방문단 개별상봉 백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16일 북측 가족들은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남측 가족들과 2시간 동안 개별적인 만남을 가졌다.남북의 자식들은 돌아가신 부모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올리거나,북에서 온형님의 생일잔치를 열었다.만남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과 비디오카메라 등으로 가족들의 모습을 담는 이들도 있었다. ■전날 치매에 걸린 100세 노모 조원호씨를 만났던 이종필씨(69)는호텔 객실에 동생 종국씨(53)가 가져 온 아버지의 영정과 술·건포·과일·향 등 제수용품을 놓고 그 동안 지내지 못했던 제사를 지냈다. 북에서 내려와 두 형을 만난 김인수씨(68)도 “형제가 함께 모여 부모님 제사를 모시는 것이 소원이었다”면서 호텔 객실에서 형님 가족들과 함께 제사를 올렸다. ■위암 2기로 서울중앙병원에 입원 중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50년전 헤어진 장남 안순환씨(65)를 만났던 이덕만(87·경기도 하남시 초일동)할머니는 순환씨가 묵고 있는 워커힐호텔에서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장남의 생일잔치를 열었다. 이 할머니는 전날 아들을만나고 숙소인 올림픽파크텔로 돌아온 자리에서 자식들에게 “19일이 네 맏형의 음력 생일”이라면서 “상봉기간 중 맏형의 생일잔치를 열어주자”고 말했고,가족들은 케이크를준비해 조촐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19일은 3남 문환씨(56) 생일도겹쳐 가족들은 합동 생일잔치를 벌였다. ■전날 노모를 만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안인택씨(66)는앰뷸런스를 타고 워커힐호텔로 찾아온 병석의 어머니 모숙자씨(89)를극적으로 만났다. 안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대한적십자사는 모씨의 막내아들 안인석씨(58)에게 연락해 “16일 기회를 갖자”고 요청했고,결국 모씨는 이날오전 며느리 임영순씨(50)의 손을 잡고 앰뷸런스 편으로 워커힐호텔을 찾아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장남과 만났다. ■치매 때문에 상봉자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점희씨(79·경기도 연천군 전곡읍)는 아들 주준형씨(48)로부터 ”북에서 온 삼촌이 찾는다”는 말을 듣고 기적처럼 정신을 차린 뒤 동생 영기씨(67)를 만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워커힐호텔로 달려왔다.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던 영기씨는 로비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던 누나를 발견하고 “누님” 하며 와락 끌어안았으며,점희씨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며 동생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교수 김옥배씨(62)는 15일 첫 상봉에 이어 하루만에 숙소인 워커힐호텔 1409호실을 들어서는 어머니 홍길순씨(87)를보자 다시 눈물을 터뜨렸다. 옥색 한복을 입은 김씨는 어머니께 큰절을 올린 뒤 교수증과 박사증을 꺼내 놓고 “장군님께서 이렇게 키워주셨고 행복하게 살았다”고‘응석’을 부렸고,어머니 홍씨는 “시집갈 때 끼워주려고 했다”면서 옥배씨의 혼기가 차 40년 전 마련해 고이 간직해 오던 백금반지를옥배씨 손에 끼워주었다. ■류미영 단장을 비롯한 북측 가족들은 개별상봉이 끝난 뒤 오전과오후 2개 조로 나뉘어 잠실 롯데월드 민속관의 선사시대,고구려 유적지 전시관 등을 둘러봤다.북측 가족들은 민속관을 관람한 뒤 ‘저자거리’에서 롯데월드측이 제공한 식혜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롯데월드측은 ‘환영 남북 이산가족 상봉 서울방문단’이라는 대형현수막을 내걸었으며,26명으로 구성된 롯데월드 마칭밴드(marching band)는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연주하며 환영했다. 특별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北아내 만난 李桓溢·崔成祿씨

    이환일(李桓溢·82)씨는 16일 전날에 이어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헤어졌던 아내 최옥견씨(80),아들 웅섭(54),딸 경숙(61)씨를 만나 네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51년 1·4후퇴때 혈혈단신 월남한 이씨는 남쪽에서 재혼한 아내 한정오씨(73)가 북에 가면 가족들에게 끼워주라며 자신의 목걸이를 녹여 마련해 준 금반지 3개를 아내와 아들,딸에게 차례로 끼워주며 진한 가족애를 나눴다.하지만 노환으로 귀가 먹고 말도 못하는 아내 앞에선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이씨는 “반갑긴 한데 무슨 말을해야 할지.말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라며 아내 손을 꼭 잡았다. 최성록(崔成祿·79)씨도 “니 어쩌다 손이 이리 쭈글쭈글됐나”라고장탄식을 하며 아내 유봉녀씨(75)에게 금가락지를 끼워줬다. 그리고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최씨는 “내가 죄인”이라고 연신 흐느꼈다.최씨는 아내에게 목걸이를 걸어주고 “이건 며느리 줄라고 준비한건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1·4후퇴때 핏덩이였던 외아들은 이미‘저 세상’ 사람이었다. 최씨와 유씨는 헤어진 후각각 남과 북에서재혼했지만 둘 다 지금은 배우자와 사별한 상태.두 사람은 “오래 살아 다시 만나자”며 작별의 정을 나눴다. 평양 공동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평양방문단 개별상봉 백태

    방북 이틀째인 16일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오전 10시20분부터 각자의 호텔 방에서 비공개로 아무런 방해 없이 북측 가족들과 오붓한시간을 갖고 혈육의 정을 나눴다. ■개별상봉에서 남측 가족들은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편지와녹음 내용들을 소개해 북측 가족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뜻하지 않은 동생까지 만나 상봉의 기쁨이 더한 김준섭씨(67·서울강동구)는 두 딸인 성희씨와 인숙씨가 북에 있는 삼촌과 고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했다.동생 경숙씨는 ‘태어나 한번도 본적이 없는삼촌과 고모,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의 친형제가 살아 있다는 게 정말실감나지 않습니다. 부디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나는 날까지 몸 건강히잘 계십시오’라는 내용의 조카들의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다가끝내 목이 메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라며 흐느꼈다.김씨는 동생 창섭(62),경숙씨(54)를 만나러 왔는데 예정에 없던여동생 영숙씨(41)까지 만났다. 채성신씨(73·경기 하남시 덕풍동)도 9세때 헤어진 여동생 정열씨(62)를 만나 자신의 아내가 ‘아가씨,남편으로부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고향생각에 슬퍼할 때마다 아가씨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통일이되면 만날 수 있길 바래요’라는 내용의 육성 녹음과 함께 다른 가족들이 전하는 안부 녹음도 함께 들려주기도 했다. ■개별상봉에서는 뜻밖의 만남도 있었다.경기 개풍군이 고향인 상환식씨(74·경기 부천시 원미구)는 지난번 북측으로부터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은 동생 복식씨(60)를 만나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척추질환 때문에 의사의 여행금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오빠와 사촌동생을 만나러 먼길을 온 김금자씨(69·여·서울 강동구 둔촌동)는 첫날 오빠는 못만나고 사촌언니들만 만난뒤 이날 언니들로부터 “어젯밤 고향 친지들을 수소문해보니 오빠는2년 전 고혈압으로 사망했다더라”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김씨는 “오빠가 죽은 줄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오지 않았을 걸…”이라며 통곡했다. ■가족 상봉의 충격 때문에 첫날밤 심한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등폐렴 증세를 보인 이근하씨(71·경기 시흥시 신천동)는 이날 아침 팔에 링거주사를 꽂은 채 식당에 등장,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평양친선병원으로 실려가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기도.이씨는 그러나치료를 받은 뒤 오전 10시30분쯤 숙소에 돌아와 가족들을 만난 뒤 대동강을 유람하는 등 건강을 회복했다. ■이번 상봉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딸을 한꺼번에 만난 이환일씨(82·경기 안산시 선부3동)는 남한에 있는 현재의 아내가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금목걸이를 녹여 만든 금반지 세 개를 북측 가족들에게 일일이 끼워주고 난 뒤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어보는 감격의 순간을 맛보았다. 아들 응섭씨는 “반갑기도 하지만 다 늙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서럽고 안타까운 점도 많다”면서 “한 조국인 우리가 이제는 통일의염원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저는 농사꾼이므로 이제 나라의 쌀독을채우는 조국 통일의 역군이 되갔습니다”고 말했다. ■평양이 고향인 강성덕씨(72·여·대구 달서구 진천동)는 언니를 만나 남측에서 준비해간 금목걸이 금반지 시계 밍크목도리등과 함께조카사위들에게 줄 와이셔츠 넥타이 속옷 등을 아예 여행가방째 건넸다. 강씨는 “어머니는 1·4후퇴때 9남매 중 유일하게 언니만 평양에 남겨두고 내려와 평생을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다”며 어머니의 유품인털옷을 전해줘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1951년 인민군 입대 통지서를 받고 이별한 아내 박택용씨(71)를 만난 최태헌씨(69)는 “내가 (가족들을) 다 버리고 남으로 갔지만 혼자살며 애들 잘 키웠소. 내가 못한 짓 조금이라도 보답될까 해서 준비했소”라며 서돈짜리 금가락지 2개를 아내 손에 끼워줬지만 박씨는아무 말도 없었다.최씨는 헤어질 때 겨우 네살이던 아들 희영씨(53)와 남동생 태화씨(67)에게도 반지와 시계를 끼워주며 “나를 용서하라”는 말을 계속했다. 아내에게서 스무살의 꽃다운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는 최씨는 “그때는 밭일도 같이 하고 일하다 새참도 함께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말도 잘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오후 8시30분쯤 고려호텔‘매대’(매점)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서울에서 북측 방문단이 남측 가족들을 상봉하는 장면이 방영되자 순식간에 판매 여직원 10여명이 몰려들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가족들이 얼싸안고 통곡하는 장면이 이어지자 너나 할 것없이 눈물을 훔쳤다. 평양 공동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북녘 땅서 딸 만난 김장녀씨

    1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53년 만에 꿈에 그리던 북의 딸 이영월(李永月·56)씨를 만난 김장녀(金長女·79·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씨는 오열로 터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딸을 만난 기쁨도 잠시,아들을비롯해 황해도 수안군 외암리 일가붙이의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머니 김씨가 친척들의 안부를 묻자 “작은 아버지,막내 외삼촌은 다 돌아가셨으며 오빠는 전쟁통에 죽었다”는 비보를 전할 수밖에 없었다.남과 북의 모녀는 다시 한번 끌어안고 목을 놓고 울어야 했다. 김씨가 고향인 외암리에 아들 영화(당시 7세),딸 영월씨(당시 3세)를 놓고 남으로 건너온 것은 해방 직후인 47년.농사를 짓던 김씨 부부는 남쪽이 살기는 낫다는 소식을 듣고 두 아이를 친척 집에 맡기고한달된 갓난 딸을 데리고 강원도 춘성군 사북면 지암리에 정착했다. 자리를 잡으면 두 아이를 데려 올 작정으로 틈틈이 편지도 주고 받았다.그러던 중 3년 뒤 6·25 전쟁이 터지면서 혈육의 왕래길은 완전히끊긴 것이다. 김씨는 남에서 4남매를 더 낳아 남과 북에 6남매를 둔 셈. 북의 형영화씨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사실상 이씨 집안의 장남이 된 영걸(永杰·44·회사원)씨는 “혹시나 했는데 결국 형과 친척들 대부분이돌아가셔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울먹였다. 고려호텔에 여장을 푼 김씨의 짐꾸러미에는 살아 있는 것으로 믿었던 큰 아들 영화씨와 며느리,그리고 손주들에게 줄 시계와 금반지 등선물이 가득 했으나 이제 고향의 선산 묘에 바칠 수밖에 없게 됐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남북離散 상봉/ 방북단 이색인물 이색사연

    50년만에 북에 있는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할 남측 방북단 중에는 눈에 띄는 이색인물들이 많다.고령자들은 ‘죽기 전에 가족을만나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바쁜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최종 방북자 명단에 100번째로 턱걸이해 고향인 평양에서 동생 김창협씨(62)와 여동생 경숙씨(55)를 만날 행운을 안은 준섭(俊燮·67)씨는 “꿈에 그리던 동생들을 만나게 되다니 새가 돼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면서 “설레는 마음을 가누지 못해 어제 밤새 뒤척이다가 1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지난 50년 평양제2중 졸업식장에서 징집돼 가족과 헤어진 김씨는 “400명에서 200명,다시 100명으로 명단이 줄 때마다 천길 벼랑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월남한 뒤 재혼해 부부가 함께 방북길에 올라 각각 전 부인과 그자녀들,전 남편의 자녀들을 만날 이선행(李善行·80),이송자(李松子·82)씨 부부는 “둘 다 어제 밤새 잠을 자지 못해 대통령께서 주최한 오찬에서 졸뻔했다”면서 “부부가 각각 북에 있을 때의 가족을만난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기구한 운명에 대한 소감을 털어놨다. 이씨 부부는 “이번에 못가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대통령께서 ‘앞으로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으니 곧 많은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방북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평양 출신 김정호(金貞鎬·91)씨는 “너무 좋아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환갑을 맞은 아들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할지 뭐라 몰라 손목시계와 금반지를 준비했는데 아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너무 미안해 먼저말을 걸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아들이 먼저 ‘아버지’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51년 1·4후퇴 때 피난길에서 지친 부인과 아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 가족과 헤어지게 된 평북 영변 출신 강기주(姜基周·91)씨는 방북의 감격을 가누지 못한듯 “그저 기쁠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귀가 어두운데다 걸음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쇠약해진 강씨는 “50년만에 만났는데 귀가 어두워 아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함남 함흥 출신 장정희(張貞姬·71·여)씨는 “남편(金學九·82·평양 출신)과 함께 방북 신청을 했으나 나만 가게 돼 미안할 뿐”이라면서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는 남편이 아침에 심란한 표정으로 배웅해 마음이 더욱 아팠다”고 털어놨다.장씨는 “북에 있는 여동생에게 결핵약을 선물하려 했는데 의약분업으로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동생이 오랫동안 사탕맛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단음식을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 한민족 하나로 남북離散 상봉/ 선물꾸러미에 절절한 사연 담아

    북의 혈육을 찾아가거나 맞이하게 될 남쪽의 이산가족들은 애끊는사연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한아름씩 마련했다. 북에 있는 막내아들 김병길씨(54)를 만나러 가는 서순화씨(81·여)는 두꺼운 운동화를 가방 가장 깊은 곳에 챙겼다.살을 에는 듯이 추웠던 50년 겨울 다 해진 나막신에 버선발로 피란 길에 올랐다 헤어진 막내아들 생각에 그동안 밤잠을 제대로 못잔 기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서씨는 “아직도 꽁꽁 언 발로 대동강을 건너면서 발이 시렵다고 칭얼대던 병길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취로사업으로 근근이 혼자 살아가는 이몽섭씨(75·경기도 안산시 반월동)는 북에서 만날 부인,아들,딸을 위해 여자용 속내의와 손목시계 3개를 마련했다.이씨는 “없는 살림에 남들처럼 많은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아쉽지만 취로사업으로 받는 20만원 중에서 담배와 술값을아껴 선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막내동생 상흔식씨(56)를 만나러 북에 가는 상환식씨(74)는 자신이이제껏 살아온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가족사진,집안 사진,직장시절의 사진 등을 준비했다.상환씨는 “동생을 만나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맨 먼저 물어보고 싶다”면서 “가져 가는 사진이 못난 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북에서 오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 모인 남측 이산가족들의 손에도 선물 꾸러미가 가득했다. 동생 조재린씨(67)를 만나는 조재익(78),재하(74)형제는 용인에서부터 힘겹게 메고 온 짐가방에서 소중한 선물을 하나 꺼냈다.바로 가족들의 사진을 담은 사진첩이다.가족들이 모여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려고도 했지만 살아온 모습을 선물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둘째아들 이춘명씨(70)를 서울에서 만나는 최인자씨(95)는 아들과헤어진 뒤 부터 50년 동안 끼고 있던 은반지를 아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형 심규황씨(65)를 만나는 순황씨(63)는 형의 가족이 얼마나 되는지 몰라 손목시계를 8개나 준비하고 고급 라이터도 10개를 마련했다.순황씨는 신발,전자계산기,속옷,화장품,영양제 등이 가득한 선물꾸러미를 풀어 보이면서 “지금까지 모은 전 재산을 다 형에게 주고싶지만 선물과 현금의 액수가 정해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한국통신 徐容熙본부장.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만반의 준비로 반세기 만에 성사된 남북 이산가족들의 뜨거운 만남을 돕겠습니다”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통신망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통신 서용희(徐容熙·54)네트워크본부장은 역사적인 행사를 하루앞둔 14일 통신망 구축 상황을 최종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Y2K기술문제대책반과 4·13총선,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통신기술 설비를 총괄해온 베테랑이지만 이번 행사만큼 가슴이 설렌 적은 없었다.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기 때문이다. 서 본부장이 상봉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달 말.남북 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통신지원대책반을 구성했다. 연인원 2,000여명을 동원,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린 끝에 보름 만에모든 준비를 마쳤다. 행사 준비기간 동안 퇴근한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상봉일에 맞춰 통신망을 구축하느라 하루하루가 힘들었지만 이산가족들이 한맺힌가슴을 달래줄 수 있다는 기쁨에 피곤함도 잊었다. 서 본부장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뜻깊은 행사를 준비하게돼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면서 “전 세계에 우리 통신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행사를 마무리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 본부장은 체신고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나왔다.64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뒤 경영기획실 사업대책국장과 경영전략실 사업대책총괄실장,무선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자원봉사 日여대생 가네마루씨. “50년이나 가족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입니다” 8·15 이산가족 상봉의 남쪽 가족들이 묵게 될 서울 올림픽파크텔에는 일본인 여대생 가네마루 가요(金丸佳大·25·도야마대 언어학과 3년)씨가 안내도우미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가네마루씨는 한국인 도우미 4명과 함께 빨간색 치마에 남색 저고리 차림의 한복을 입고 1층 엘리베이터앞에서 남쪽 이산가족들에 대한 안내를 맡고 있다.지난 4일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이호텔에 묵고 있다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를 자청했다.처음 계획했던 열흘간의 여행 일정도 1주일 더 늘려 잡았다. 가네마루씨는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은 민족인데 오랫동안 이산의 비극을 겪고 있으니 그 고통이 얼마나 컸겠느냐”고 서툰 우리말로말했다. 지난 97년 9월 한·일 대학생 친선 소프트볼대회에 출전,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 준 데 감격해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평생 이렇게 좋은 삶의 경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네마루씨는“생이별한 가족들의 뼈아픈 만남이기에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나를 외국인으로 보지 않고 한국인처럼 대해 줘 고맙게 생각하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안내를 제대로 못하는 게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그는“앞으로 한국에서 공부도 계속하고,한국 사람과 결혼할 생각도 갖고 있다”면서“오는 18일까지 이산가족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반세기만에 띄우는 편지/ 서울 오는 北형님께

    ‘북에 계신 현석 형님께’ “이 글을 올리는 저는 형님께서 가족과 헤어진 뒤 태어난 막내 동생 현광이입니다.…형님의 서울 방문을 가장 기뻐하셨을 어머니께서는 꼭 1년 전 세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김현광(金顯光·47·서울 광진구 중곡동)씨는 15일 얼굴도 모르는큰형 현석(顯碩·65·평안남도 평양시)씨를 만난다.현광씨는 상봉일이 다가오자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큰형이 당황할 것 같아 13일 사진을 동봉한 편지를 썼다. 현광씨는 “환갑이 넘으신 형님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만 자꾸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나서 기쁘기보다는 서글픈 마음이 든다”고말했다. 서울 한성중학교 2학년이던 1950년 인민군 의용군으로 끌려간 큰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는 지난해 8월14일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숨을 거두기 직전 “현석이가 돌아오면 며느리에게 주라”며 자신이 평생 껴 왔던 반지를 큰형 대신 장남 노릇을 해 온 둘째형 현기(顯機·61)씨에게 줬다. 현광씨는 지난 97년 8월16일 아버지 김남식(金南植·85)씨를 모시고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올라 천지를 바라보며 큰형이 살아 있기를 빌었다.아버지는 이 때 북에 있는 큰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천지물을 생수통에 담아왔다. 천지물을 지금껏 보관하고 있는 김남식씨는 서울에 오는 큰아들에게 자신이 가장 아끼던 시계와 카메라를 줄 계획이다. 현광씨는 “한해만 더 살아 계셨어도 큰형님을 보실 수 있었을 텐데…”라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경운기자
  • 訪北이산가족 선물은 이렇게

    “이런 선물 가져가도 되나요?” 가슴설레는 8·15이산가족 교환방문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상봉을 앞둔 이산가족들의 손길이 바빠졌다.특히 방북단 100명은 반세기만에 만나는 북의 가족을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정부는 선물 품목을 일일이 규제하기는 불가능한 만큼 이산가족 각자가상식적인 선에서 선물을 준비토록 당부하고 있다. 정부의 선물 가이드라인을살펴본다. [해서는 안될 선물] 너무 비싸거나 부피가 큰 선물은 곤란하다.손으로 들고갈 수 있을 정도면 적당하다.정치적·이념적 색채가 담긴 선물도 자제해야한다.영문(英文)이 새겨진 옷이나 태극기가 그려진 옷,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의 책자나 비디오테이프는 가져가선 안되는 선물이다.북한과 우리는 TV방영시스템이 다른 만큼 TV수상기는 가져가봐야 쓸모가 없다.위조지폐나 먀약,독약,총기류,동·식물,흙 등은 당연히 금지 품목이다. [권장하는 선물] 북의 가족과 찍은 옛 사진이나 최근 촬영한 가족사진은 가장 훈훈한 선물이 될 것이다.손목시계 전자계산기 반지 넥타이 영양제 속옷신발 화장품 생필품 등은 크게 부담이 안가면서 북의 가족이 유용하게 쓸 수있는 품목이다.인삼제품이나 담배,라이터 등 기호품도 좋다.음악테이프도 괜찮다. [현금 소지는] 방북단은 북한에서 쓰거나 북의 가족에게 줄 현금을 적당한선에서 갖고갈 수 있다.단 은행 등에서 달러로 바꿔가야 한다. [옷차림은] 단정한 정장차림이어야 한다.한복도 좋다.상비약은 본인이 직접챙기는 게 낫다. 김상연기자 carlos@
  • 평택 취락지구 9곳 개발

    경기도 평택시는 농촌지역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안중ㆍ현덕ㆍ청북 등 3개면 9개 지구 141만여㎡를 준도시지역 취락지구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대상지역은 ▲안중면 대반지구 ▲현덕면 기산ㆍ장수ㆍ덕목ㆍ대안ㆍ권관지구▲청북면 어연ㆍ율북ㆍ삼계지구 등 모두 9개 지구 141만1,340㎡이다. 용도별 면적은 ▲주거지 106만3,150㎡ ▲근린생활지 2만3,470㎡ ▲녹지 32만4,720㎡이며,이중에는 도로부지 26만9,402㎡와 학교부지 6만60㎡가 포함돼있다. 시는 오는 9월 말까지 취락지구 개발에 대한 주민 공람과 설명회를 갖고 10월중에 개발계획을 고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농촌 취락지역의 균형 발전과 난개발 방지를 위해 지구별로토지 용도를 정하는 한편 도로 및 학교 건설 등 공공시설 설치계획 수립을위한 준도시지역 취락지구 개발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
  • 16대 국회의원 재산등록 현황/ 이모저모

    16대 국회 새내기 의원들의 주요 ‘재(財)테크’ 수단은 주식 투자였다.부동산이나 골프회원권,보석류 등을 다수 보유한 의원도 적지 않았다. ◆신규로 재산을 등록한 국회의원들은 정보통신업계 출신을 중심으로 활발한 주식투자 성향을 보여 부동산 투자에 치중한 중진들과 대조를 이뤘다.정보통신장관을 지낸 민주당 남궁석(南宮晳)의원은 전체 신고 재산 45억9,000만원 가운데 삼성전기 등 6개 종목에 본인 명의로 23억6,7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신고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출신인 같은 당 김효석(金孝錫)의원은 신고 재산 52억원 가운데 본인과 배우자 명의 주식이 모두 26개 종목,13억6,100만원에 이르렀다.데이콤 사장을 지낸 같은 당 곽치영(郭治榮)의원은 본인과 배우자,2남1녀의 명의로 모두 2억원 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한나라당 권태망(權泰望)의원은 본인과 배우자가 22개 종목에 2억5,000만원을 분산투자하고 있었다.같은 당 신현태(申鉉泰)의원은 7개 종목에 3억8,9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등록 재산에는 골프회원권도 다수 포함됐다.민주당 이정일(李正一)의원은본인 명의 4개,부인 명의 2개 등 6개의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자민련 안대륜(安大崙)의원은 본인 명의로 6개를,민주당 김윤식(金允式)의원은 본인 3개,부인 2개 등 모두 5개의 회원권을 신고했다. ◆신규 재산등록자 가운데 ‘땅부자’도 적지 않았다.소주제조회사 경월 대표를 지낸 강릉의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의원과 재력가인 해남·진도의 민주당 이정일 의원은 지역구 일대 등에 각각 109곳,84곳의 부동산을 보유한것으로 신고했다. 애경 회장인 민주당 장영신(張英信)의원도 43곳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학원 사업가인 민국당 강숙자(姜淑子)의원은 부산일대 8곳에 83억원 어치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귀금속 신고 건수는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의원이 가장 많았다.영화배우 출신인 배우자가 1.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1개를 비롯해 흑진주,에메랄드 등 고가 보석류 10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녹지를 가꾸자] 숲가꾸기 공공근로

    숲가꾸기 공공근로 사업은 실직자를 고용하는 한편 간벌(솎아베기),가지치기 등을 통해 숲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줘 1석2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두고있다. 우리나라는 6·25 전후에 황폐한 산림을 성공적으로 녹화한 모범 조림국가다.82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의 산림에 관한 보고서에서 2차대전이후 조림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라고 극찬했다. 나무심기의 1차 목적인 산사태방지 등은 달성한 것이다.이젠 숲을 관리,쓸모있게 가꿔야 할 때다.하지만 투자도 않고,농촌·산촌의 인력부족으로 뒤전에 밀려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러나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숲가꾸기를 시작하게 만들었다.97년 터진 IMF다.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한국판 뉴딜정책이라 불리는 숲가꾸기 공공근로가 98년 3월 시작됐다.98년에만 연인원 150여만명,99년 332만여명에 이어 올해는 427만여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예정이다.실업정책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임업전문가들은 “30년생 미만의 어린 나무가 전체 산림의 88%를 차지하고있는 우리나라에서 약하고 병든 나무를 솎아 남아 있는 나무를 더욱 크고 건강하게 가꾸는 숲가꾸기가 가장 선결적이고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또 이들은 “숲가꾸기 사업은 실업자 구제를 위한 대책을 넘어 우리 국가와 국민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혔다. 임업연구원 관계자도 “키 큰 나무의 경우 솎아베기 등을 통해 수고생장(樹高生長·지름은 그대로인 채 키만 자라는 현상)을 막아 목재로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솎아베기한 숲이 솎아베기하지 않은 숲보다 키 작은 나무와풀도 잘 자란다”고 밝혔다. 산림청(www.foa.go.kr/ext/sf/sfh0250.htm)에 따르면 15년된 나무를 솎아베기한 뒤 10년후 나무의 반지름이 7㎝로, 솎아베기를 하지 않은 나무의 2.5㎝에 비해 3배 가량 더 자랐다.잣나무 25년생을 기준으로 하면 나무의 생장은5배,물을 가두는 능력과 탄소를 흡수해 맑은 공기를 주는 능력은 2배,풀이나 키 작은 나무로 이뤄진 하층식생의 발생량도 8배로 늘어난다. 반면 여러가지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실직자에게 일을 주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 인력의 질이 떨어진다.숲가꾸기 사업 초창기에 풀이나 키 작은 나무를 모두 잘라내 숲가꾸기가 아니라 숲망치기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관리인원의 부족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많다.한 자치단체의 경우 단 2명이 80명을 관리하고 있다.숲가꾸기 공공근로 사업이 시작된 98년 임업 재해율(2. 92)이 97년(0.4)에 비해 무려 630%로 증가했다.지난해는 재해율이 37%로 줄었지만 광업과 어업에 이어 업종별 재해율 3위를 기록했다. 실업대책으로 갑작스럽게 숲가꾸기를 시작하다 보니 전문적인 조사도 없이추진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오성규(吳成圭) 기획실장은 “30년이 채 안된 우리의 숲에 대해 인간이 어디까지 간섭해야 되는지 여부를 생태·임업전문가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무조건 숲가꾸기를 시행하고있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숲은 경제효과보다는 경관유지와 오염정화 기능이 더 크기때문에 절대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숲가꾸기 사업은 지난해 1,766억원이 투입된 데 이어 올해 전국 800여 사업장에 1,589억원이 책정됐다.연말까지 11만㏊를 가꿀 예정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閔平基 이천 임업기술지도원.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한 실직자들의 손길로 숲이 새생명을 찾고 있습니다” 98년 5월 경기도 이천시에서 숲가꾸기 공공근로 사업 시작 이후 2년째 이일을 맡고 있는 이천시산림조합 민평기(閔平基) 임업기술지도원은 “실직자들이 자연을 벗삼아 일을 하면서 실직에 대한 스트레스를 벗어버린다”면서 “숲이 인간에게 가져다 줄 많은 혜택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민 임업기술지도원은 “우리의 숲은 나무심기에만 급급해 가꾸지 못하고 방치돼 있어 ‘잡목더미’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됐다”면서 “녹화가 완전히이뤄진 지금은 산림의 생산성을 높이고 더욱 숲을 푸르고 울창하게 가꾸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98년 8월 서울역 노숙자 10명을 받았던 일이라고 그는 회상했다. 이들은 숲에서 일하면서 실직으로얻은 상처를 고쳤다.특히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이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주변청소를 하고,작업이 없는 휴일에는 도드람산에 올라가 등산로의 쓰레기와 오물등을 자발적으로 치워 마을주민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들었다.실직자들이 새로이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데 임업기술지도원으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민 지도원은 “숲가꾸기 공공근로에 참여하는 실직자중 상당수가 임업을 새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들과 함께 새로운 영림단을 조직해 우리의 푸른 미래가 담겨있는 소중한 우리의 숲을 더욱더 건강하게 키워가고 싶다”는 소망을 표시했다. 이천 김영중기자 * 이천시 공공근로현장 르포 “먹고 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숲가꾸기의 중요성을 알게돼 갈수록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8일 오후 2시 한 여름의 태양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경기도이천시 모가면 두미리 뒷산.하루종일 기계톱에서 나오는 윙소리가 끊임없이산을 울리고 있다.빽빽한 숲속에서 나무를 솎아내고 톱으로 가지를 잘라내는 등 20명의 공공근로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정부가 실직자들을 위해마련한 숲가꾸기 공공근로 사업장은 절망을 잘라내고 희망을 키우는 일터다. 7개월째 하루도 빠짐없이 숲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는 공공근로자 이모(39·경기도 이천시 창전동)씨는 흘러내리는 구슬땀을 연신 수건으로 닦아내며 기계톱으로 나무을 베어내고 있다.사람 키 몇배로 자란 나무를 잘라내는 일은 기계톱을 사용해도 힘든 ‘중노동’이다.옆에 있는 나무의 가지나 덩굴에 얽혀있는 나무를 쓰러뜨리려면 동료 몇사람과 함께 해도 숨이 가빠진다. 잠시 허리를 편 이씨는 동료들과 함께 포도당과 소금을 섞어만든 ‘식염정’ 한알을 입에 털어넣고 물 한모금을 마신 뒤 다시 능숙하게 기계톱을 잡는다.땀을 너무 많이 흘리기 때문에 탈진을 막기 위해서다.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연령층은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폭넓은 만큼 과거에 가졌던 직업도 다양하다.하지만 지금은 잡목이 우거진 숲을 아름다운 숲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자부심에 하나로 뭉쳐 일하고 있다. 숲가꾸기 공공근로자 가운데 상당수는 앞으로 전문교육과 훈련을 거쳐 전문임업인으로 남기를 희망할 정도 숲가꾸기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이씨는 “쉬는 날 지나가다 가지치기를 안해준 나무를 보거나 나무가지가 부러진 나무를 보면 안스럽다”고 말할 정도다.카센터를 운영했던 정모씨(44·이천시 창전동)도 “숲을 가꾸는 것이 내 가족은 물론 나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됐다”면서 “기회가 온다면 전문직업인으로 남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천 김영중기자
  • 바그너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전편 방영

    케이블 예술·영화TV(채널 37)는 14일부터 매주 금요일 모두 7회에 걸쳐 바그너의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시리즈를 전편 방영한다. 이 작품은 리하르트 바그너가 1846년부터 약 30년 동안 작곡한 것으로 ‘라인의 황금’,‘발퀴레’,‘지그프리트’,‘신들의 황혼’ 등 4부로 구성돼있다. 이번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독일의 유니텔 프로덕션이 지난 91년과 92년‘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녹화한 것이다.해리 쿠퍼가 연출,리하르트 바그너의 손자인 볼프강 바그너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주인공 보탄 역에는 존 톰린슨,지그문트 역에는 포울 엘밍이 등장하며 우리나라의 베이스 강병운이 거인 파프너 역으로 나온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시론] 경제 실상 바로보자

    지난 97년말 금융·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는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IMF체제 극복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자 장롱 속에 넣어 두었던 꼬마들의 돌 반지까지 들고 나온 금모으기 운동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족했다.기업들은 알짜배기 기업을 매각하여 구조조정을 하기도 하고,그 과정에서 많은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나는 아픔을 감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제가 완전한 궤도에 진입하여 순항하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과제가 산적해 있다.보다 철저한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이 이어지지 않으면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IMF위기를 극복했다고 너무 일찍 선언하는 바람에 경제주체들의 위기 극복에 대한자세가 이완되어버린 분위기이다.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린 것이 아니냐는해외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국인은 역경에는 강하고 순경에는 약하다”라는 어느 외국기자의 따가운 지적이 있다.한국인은 국가적위기가 닥치면 무섭게 단결해 놀랍게 잘 극복하는 반면 위기를 넘기고 나면 타협을 모르고 싸우고 분열함으로써 또 다른 위기를 부른다는 뜻일 것이다.최근 의사들의 집단폐업과 노동계의 심상찮은 파업 분위기가 외국인들의 지적을 현실화하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우리 경제의 실상을 들여다보자.경제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제 겨우 IMF이전 수준에 복귀했을 뿐이고 이미 경기의 고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있기도 하다.국제수지 흑자기조가 안심할 정도로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기업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된 징후는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고 국민들의씀씀이가 헤퍼지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책당국의 위기관리 방법에 많은 구멍이 보인다.정책이 일관되고 투명해야민간부문들이 거기에 맞추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요즈음 우리 경제정책은 일관성의 결여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책임을 지고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경제정책 당국자의 모습이 안 보인다.최고통치자가 나서야 문제가해결되는 상황이 너무 자주일어나고 있다.최고통치자가 나서기 전에 직위를걸고 직언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제정책 담당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금융기관,기업들의 구조조정 의지가 많이 퇴색된 듯하다.일단 버티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기업의 과다 부채,외형위주의 성장,취약한 지배구조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기업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핵심역량을발휘하여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질 위주 경영을 하는 기업의 출현이아쉽다.과다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는 극에달한 느낌이다.합리적인 대화를 거부한 은행노조들의 집단 파업 경고는 그들의 주장에 아무리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문제 해결의 성숙된 모습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1인당 GNP 1만 달러 수준이면 선진국에 진입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세계 1인당 평균 소득수준을 2,000달러 전후로 보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있다.그러니 우리는 세계 평균보다 5배 정도 잘 사는 것으로 믿고 소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OECD 등 국제기구에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세계 1인당 GNP단순평균은 8,000달러가 넘는다.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겨우 세계 평균정도 수준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않으면 노사간의 갈등,계층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우리의 위상에대한 올바른 인식이 정립되고 경제 주체들이 거기에 맞는 행동을 보여야 진정으로 IMF위기를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기업,금융기관과 국민들은 IMF위기 초기 상황으로 돌아가 절박한 심정에서 다시 한번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음미하여 우리 경제의 실상을 정확히 읽고 우리가 갖고 있는구조적인 문제를 치유하지 않으면 경제위기는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崔 運 烈 서강대교수·증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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