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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장판 전자파는 건강의 적”

    따뜻한 아랫목 역할을 대신하는 전기장판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마디로 말하면 바닥은 따끈따끈해도 몸에는 해롭다. 전기장판을 사용할 경우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4mG(밀리가우스)를 훨씬 넘어선 100mG(밀리 가우스)안팎의 전자파에 노출된다.따라서 전기장판을 켜고 잠을 자면 신체의 생체에너지 흐름이 차단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된다. 오상용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전기장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면역력 감소로 인한 암,유산,신경통,수면부족,심장병,치매,파킨슨병 등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옥돌,맥반석,게르마늄 등은 전기장판이 내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면서 “전기장판을 이용할 때는 취침시 전원을 꺼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옥팔찌,옥목걸이,옥반지 등 옥으로 만든 건강보조용품과 옥(玉)이 들어간 생활용품인 옥이불,옥매트,옥정수기 등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 장기언 한림의대 교수는 “옥이 고혈압,당뇨,골다공증,관절염,신장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는 글이 동의보감에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현대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옥제품이 아닌 분말 형태의 연옥을 흡입할 경우 몸에 해로우며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상덕기자 youni@
  • “결혼시즌 예비신랑·신부를 잡아라”

    결혼시즌을 앞두고 유통업체 등이 예비신랑신부를 붙잡기위해 다양한 행사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혼수용품 구매가이드를 해주는가 하면 구매자금을 대출해주기도 한다. [백화점]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은 오는 5월말까지 혼수용품을 300만원 이상 사는 고객에게 구매자금을 대출해주는 ‘자유할부제’를 실시한다.대출한도는 최고 2,000만원이며 대출금리는 연 11.5%이다.롯데백화점은 또 11일까지 본점,잠실점,영등포점에서 침대,화장대,장롱 등 각종 혼수용 가구를 20∼60% 할인 판매하는 ‘유명가구 박람회’ 행사도 갖는다. 현대백화점은 8일까지 서울 압구정 본점에서 4가지 크기의월풀냉장고를 130만∼237만원에 각각 3대씩 한정판매한다.또 29인치와 34인치 소니TV를 119만원과 199만원에,밀레 세탁기는 213만1,000∼253만9,000원에 판다. 신세계는 7일까지 서울 영등포점에서 혼수 가전용품대전을열고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세탁기를 패키지로 묶어 159만6,000원에, 소니의 29인치TV VCR 오디오 등을 묶어 178만8,000원에 판매한다. [가전제품] 전문매장 하이마트는 이달말까지 200만원 이상혼수용품을 구입하는 예비부부 2만쌍에게 1돈짜리 순금 돌반지를 사은품으로 준다.또 혼수용 가전품의 견적을 내주며 15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LG카드 이용고객에게 2∼6개월 무이자할부판매 조건도 제시한다.350만원어치 이상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다용도 쌀통이나 전기튀김기,25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CD카세트 레코더를 선물로 준다. 테크노마트는 11일까지 ‘혼수가전명품전’을 열고 있다.29인치 삼성전자 TV를 93만원에,삼성 파브 프로젝션TV를 330만원에,대우세탁기를 47만원에,만도 김치냉장고를 85만원에 파는 등 15가지 제품을 할인가격으로 내놓고 있다.오는 17일부터 4월1일까지는 ‘혼수가전 패키지’와 ‘30개 혼수단품전’을 열어 시중가보다 15∼20% 싼 가격에 판매한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을 이용하면 발품을 덜들일 수 있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6월 말까지 ‘2001 웨딩축제’를 갖고 200만∼500만원대의 결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혼수용품 공동구매는 물론 예식장,예복,사진,미용 등에관한 오프라인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아울러 추첨을 통해신혼여행경비,액자,파티복,부케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특히520만원 상당의 ‘노블리스 패키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지펠 냉장고를 선물한다. 한솔CS클럽(www.csclub.com)은 결혼준비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인다.119만원에 드레스 턱시도 메이크업 부케 비디오 및 사진촬영 폐백의상을 담은 상품을 내놓았다. 강선임기자 sunnyk@
  • 2001 길섶에서/ 학교 촌지

    한 학생이 지각이 잦고 필기가 엉망이라는 이유로 선생님으로부터 자주 꾸지람을 듣고,때론 매를 맞았다.어느날 학생이아버지에게 제안했다. “선생님께 식사 대접을 하고 선물을드리면 저를 덜 미워할 것 같아요”라고. 아버지는 선생님을 초대했다.새 옷과 반지를 선물하고 훌륭한 술과 음식도 내놓았다.융숭한 접대에 기분이 좋아진 선생님이 말했다.“아버님,이 아이는 앞으로 형제들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친구들 중에서도 우두머리가 되고,지도자가될 겁니다.” 기원전 2,000년경 한 수메르인이 점토판에 남긴 에세이의일부다.이 에세이는 미국 필라델피아박물관 등에 나뉘어 보관되고 있다.(사뮤얼 그레이머 지음,‘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역사학자들은 이를 최초의 ‘학교 촌지’ 기록이라고 말한다.4,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학교 촌지가 크게 줄었다지만 완전히 없어졌다고 단정하긴어려울 것같다.촌지(뇌물)를 둘러싼 갈등은 인간 본성의 한단면인지도 모른다. 최태환 논설위원
  • 숨진 엄마 곁에 사흘 넘게 있다 탈진한 아기가 구조

    숨진 엄마 곁에 사흘 넘게 있다 탈진한 아기가 구조됐다. 14일 오후 6시쯤 서울 양천구 신월3동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이 집에 사는 김모씨(27·여)가 숨져 있는 것을 근처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을 감식하기 위해 출동했던 경찰이 발견했다.김씨는 11일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숨진 김씨 곁에 생후 23개월된 아들이 탈진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응급 치료를 한 뒤 가족들에게 돌려보냈다. 김씨의 남편 신모씨(25·의류소매업)는 “남대문시장에서장사를 하기 때문에 시장 근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며 1주일에 한두번만 집에 들른다”면서 “마지막 통화를 한 지난 10일 밤 이후 한두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 아내가 외출한 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kdaily.co
  • 美우주선 소행성 에로스 착륙 성공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지구 근접 소행성 랑데부(NEAR)-슈메이커’호가 12일 소행성 433-에로스(Eros) 착륙에 성공했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진이 밝혔다.우주선이 소행성에착륙하기는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상 처음이다. [소행성 착륙 성공] 무인 우주탐사선 슈메이커호는 12일 오전 10시31분(한국시간 13일 오전 0시31분)부터 착륙작업에돌입,예정보다 3분 빠른 오후 3시7분 에로스의 히메로스라고 명명된 움푹 패인 지역에 안착했다.지난 96년 2월17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지 5년만에 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운항 거리만도 32억㎞에 이른다.슈메이커호는 지난해2월14일 에로스에 근접한 이후 1년동안 에로스 상공 25㎞ 궤도를 돌면서 16만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착륙 후에도1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계속 보내오고 있어 향후 소행성 연구에 큰 도움이 기대된다. [소행성 에로스는?] 달·금성·화성에 이어 인간의 우주선이착륙한 4번째 천체인 에로스는 그리스 ‘사랑의 신’에서 그이름을 땄다.길이 33㎞,반지름 13㎞인 고구마 모양의 소행성으로 지구에서 3억1,600만㎞(태양∼지구 거리의 2.1배) 떨어진 곳에서 태양을 돌고 있다. 슈메이커가 에로스에서 보내는신호는 15분 후에 지구에서 포착할 수 있다. 에로스의 중력은 지구의 약 1,000분의 1에 불과해 몸무게가90㎏인 사람은 이곳에서 50g으로 가벼워진다. 머리 높이에서동전을 떨어뜨리면 바닥까지 5초쯤 걸린다.지구에서 1m의 높이를 뛸 수 있는 사람이 같은 강도로 높이뛰기를 하면 무려1㎞나 뛰어 올라 자칫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495㎏인 슈메이커가 에로스에 ‘충돌’하듯이 착륙할 수 있었던 것도 중력에 의해 무게가 0.5㎏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가능했다. 기온은 낮에 영상 100도, 밤에 영하 150도로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 육철수기자 ycs@
  • 中지도자들 “공부하세”

    중국 대륙의 최고 권부인 중난하이(中南海)에 ‘배우자’열풍이 불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책을 펴냈고,주룽지(朱鎔基)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리들은 첨단 과학기술과 국제경제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최고의 생산력을 지닌 과학기술의 진보가 사회발전의 결정적 요소라는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을논함(論科學技術·중국 문헌출판사 발행)’을 발간,시판에들어갈 예정이다.이 책은 장 주석이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후과학기술 발전문제와 관련해 발표한 각종 연설·문장·서신·지시 등 49편의 문장을 한데 묶은 것으로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특히 이 책은 중국 경제·사회 환경에 초점을 맞춘 ▲첨단과학기술 산업의 육성과 발전 방향 ▲과학지식의 보급 방법▲사회주의에 맞는 시장경제체제의 발전 방향 ▲첨단 과학기술 발전 전략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장 주석은 이 책에서 “21세기의 과학기술은 더욱 눈부신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중 상대론·양자론·게놈론·정보론 등 첨단 과학기술이 인류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의 과학기술관을 밝혔다.그는또 창의성이 뛰어난 젊은 과학기술 전문인력이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을 좌우하는 견인차 역할한다며 이들 젊은과학기술 전문인력을 배양하는데는 결코 지름길이나 요행수가 있을 수 없다고 과학기술 인력 배양론을 역설했다. 주룽지 총리와 리란칭(李嵐淸)·오방궈(吳邦國) 부총리 등고위 경제관리들은 첨단 초미세 과학기술인 나노학의 권위자이자 중국 과학원의 원로인 바이춘리(白春禮)를 중난하이에초청,‘나노과학기술과 발전 전망’이라는 주제의 지식경제강좌를 수강했다.앞서 아시아 금융위기가 강타하던 1999년 1월에는 리장춘(李長春) 광둥(廣東)성 서기와 자칭린(賈慶林)베이징시 서기, 황쥐(黃菊) 상하이시 서기 등 차세대 지도자들이 금융연구반에 등록, 다이샹룽(戴相龍) 중국 인민은행장의 ‘국제금융학’ 강의를 들었다. 중국 지도자들의 학습 열풍은 장 주석이 격변하는 새로운국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공부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기 때문.장 주석은 배움은 당면문제를 중심으로 이론과 실제,일반지식과 전문지식이 잘 조화를이루도록 해야 하며,주체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도 좋지만 유익한 외국 지식과 경험을 빌려오는 데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해외문화원 이래서야…”

    “입만 열면 문화의 세기라고 큰소리치지만,해외홍보 지원마인드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음지에서 체제홍보에 매달릴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우리 문화원이 나가 있는 곳에 살면서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한국사람이라면 한결같이 보이는 반응이다.문화원이 있다는 소리만 들었지,현지인도 찾지 못할 구석에 밀어놓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해외 문화원은 뉴욕·로스앤젤리스·파리·도쿄 등 4곳에 있다.현지에서 원성을 감당해 온 문화원장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5∼7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장들과의 합동회의가 하소연장이 됐다.한 나라의 문화원이라면적어도 사람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현재 문화원다운 문화원 건물은 로스앤젤레스가유일하다. 뉴욕문화원은 파크애비뉴에 있는 한 건물의 6층에 세들어 있다.뉴욕은 세계문화의 새로운 중심지인데다,한국문화 및 예술인들의 진출도 활발한 곳.도서실과 시사실 규모의 영화관,전시실·강의실은 필수적이다.문화원은 새 건물에 관광공사·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와 같이 입주하여 ‘코리아 센터’로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1∼2층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다. 파리는 가장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중심가인 16구에 있지만,8층 짜리 아파트의 반지하에 있고 폭우가 내리면 물이 샐 정도로 낙후했다.245평 짜리 이 공간은 지난 79년 구입한 것. 파리문화원측은 한국문화를 전통적인 문화 중심지인 파리에소개하고,새로운 문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문화원도 사정이 비슷하다.도쿄 민단중앙회관 부속아파트의 7∼9층 237평과 민간 강당 153평에 세들었다.일반인의접근이 매우 어려운 것은 물론 낮은 천장에 적재하중 제한으로 1만2,000권 이상의 도서를 수장하기가 불가능하다.한일관계의 특수성이 아니더라도 문화적 자긍심에 부응하는 문화원이 필요한데다,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더불어 우리문화 진출의 전진기지가 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건물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람.현재 정부에서 각 문화원에 파견한 인원은 문화원장과 문화관 1명 등 2명씩이다.여기에 현지인을 몇사람 쓴다.정부 파견 인원은 99년 6월까지만 해도3명이었으나,정부조직 개편의 회오리 속에 1명씩 줄었다.베이징과 런던 주재 대사관에 둔 문화관 직제가 없어진 것도‘2000년,문화의 세기’를 카운트다운하던 이 때였다. 이병서 뉴욕문화원장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자세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20여명의 문화관을 파견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고사하고 8명이 뛰는 일본을 지켜보고 있노라면,경쟁에서 어떻게 이길지 모르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토로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김삼웅 칼럼] 당쟁과 정쟁 그리고 민생

    일본인 시데하라 히로시가 대한제국 정부의 학정참여관으로 조선에와서 ‘조선정쟁지(朝鮮政爭志)’를 펴내고, 이책에서 당쟁을 조선정치의 특징이라고 규정한데 이어 호소이(細井肇)같은 자가 “조선인의혈액에는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 있어서 당파싸움이 계속되었으며이는 결코 고칠 수 없는 것이다”란 극언을 한 것을 알고는 분노를삼키기 어려웠다. 일제 관학자들이 한국인을 업신여기면서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고자만든 궤변이고 억설로 치부했다. 이광수나 최남선이 이를 받아들여동족을 비하하는 글을 쓴 것을 읽고는 친일파들의 상투적 수법으로접어두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최근에 많이 바뀐다. 정녕 우리 민족은 당파심이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시데하라가 지적한 “조선시대의 정당들은 주의(主義)를 가지고 서로 존재하는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해관계에서 서로 배제하는 사당(私黨)”이란 모습이 요즘 상황과 겹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는 기호와 영남지방으로 갈려 싸우던 당쟁이 지금은 영남과호남으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그래도율곡과 우계(牛溪)사이에 벌어진 ‘율우논변(栗牛論辨)’이나 이황과 기대승의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그리고 이른바 ‘예송논쟁(禮訟論爭)’등이 있었다. 비록‘예송논쟁’이 효종의 계모 자의대비의 복상(服喪)문제를 둘러싸고3년복을 입느냐, 1년복을 입느냐 따위의 ‘하찮은’시비로 시작되었으나 논쟁의 대부분이 당시 최고의 담론이 화두가 되었다. 본질은 권력싸움이지만 명분은 학구적인 논쟁이었다. 적어도 요즘 우리 정쟁처럼 명분도 실익도 없는 ‘개판싸움’과는 달랐다. 경제회생의 ‘몸통’을 잡는 정치는 지금이나 조선시대나 다르지 않았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국토가 황폐하고 민심이 흉흉해졌다. 지각있는 지도층이라면 관민이 힘을 모아 국난극복과 민생을 위한 정치에 매진했어야 옳다. 그런데 아니었다. 선조가 죽자 영특한 세자 광해를 두고 두살배기영창을 후계로 삼으려고 정파간에 싸움이 붙고 결국 광해가 집권하여피바람이 불었다. 그 여파로 인조반정이 이루어지고 또 한차례 보복전이 나타났다. 민생은 뒷전이었다. 임진·병자양란으로 피폐해진 국토를 재건하고 백성을 돌보고자 ‘대동법(大同法)’이 마련되었지만 정쟁으로 100년 뒤에야 전면 실시되었다. 일부 학자들은 지역별로 실시하는 시험과정으로 평가하지만사실은 농민생활의 안정과 국가재정의 확충을 위한 세력과 양반지주의 입장과 기득권만을 보호하려는 세력과의 분쟁 때문이었다. 율곡이 당쟁을 없애려고 나섰지만 허사였다. 율곡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동인과 서인을 양시론(兩是論)으로 화해시키고자 했다. 즉 “무왕(武王)과 백이숙제의 일은 둘다 옳고 춘추시대의 전쟁은 둘다 그르다”는 식이다. 무왕이 은나라 주왕(紂王)을 치려할 때 백이숙제는주왕이 도리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신하가 임금을 축출하는 것을 옳지않다고 거사를 말렸다. 그러나 무왕은 만류를 무릅쓰고 주왕 축출에성공했다. 이에 백이숙제는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에들어가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었다. 무왕과 백이숙제의 행위는 모두 옳다는 것이 율곡의 양시론이다. 오히려 반대세력이 율곡을 모함하고 나섰다. 젊었을 때의 입산(入山)을 두고 계모와 싸우고 가출하여 머리깎고 중이된 것은 불효이자 이단이란 것이다. 모친을 잃은 슬픔에 출가한 것이 ‘사상논쟁’의 배경이다. 당시 ‘불교도’의 낙인은 요즘 ‘용공좌경’처럼 치명적이었다. 영조는 어떻게 해서라도 당쟁을 없애보고자 노론의 영수 민진원과소론의 영수 이광자를 불러 두사람의 손을 맞잡고 화해를 종용했다. 그리고 노론을 한사람 기용하면 소론도 한사람 기용하는 식으로 탕평책을 적극 실현했다. 이런 인사방식을 ‘쌍거호대(雙擧互對)’라고했다. 이같은 영조의 노력도 당쟁을 뿌리뽑지 못했다. 조선사회는 쓸 만한 인재를 그냥 두지 않는 못된 병폐가 있었다. 조금 우수하다 싶으면 모함하여 쫓아냈다. 우암 송시열을 기호지방에서는 극존칭인 ‘송자(宋子)’라 높이고 영남지방에서는 ‘시열이’란개이름으로 불렀다. 최근 김대중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지역별로 평가가 다른 것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달만에 국회가 정상화됐다. ‘설민심’의 실천이 국회에서 나타날것이다. 정쟁을 접고 경제살리기와 대미외교,남북문제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건망증 퇴치약 어디 없나요”

    주부 김모씨(39·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최근 열린 여고동창회의 기억이 아직도 찜찜하다.김씨는 지난번 모임때 동창생들의 옷차림에 기가 꺽여 애써 화려하게 차려입고 나갔다.자기가 봐도 멋진 정장이었다.반지,목걸이를 고르는데만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치장에 완벽을 기했다. 그러나 친구로부터 “얘,너 머리 손질안했니”라는 지적을 받고는“아차,그걸 빠뜨렸구나.내가 왜이러지”하고는 낙담했다. 회사원 Y씨(43)도 건망증이 보통 심한 게 아니다.얼마전 같은 부서사람들과 회식을 하고난 뒤 귀가해서야 식당에 휴대폰과 가방을 놓고온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 찾았지만 Y씨는 이같은 일이종종 발생해 걱정스럽기만 하다. 각 병의원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요즘 건망증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한다. 건망증이 있는 사람들은 전화번호나 물건 등을 기억하지 못하거나친구와 만날 약속 등을 깜박잊을 경우 이를 나이나 바쁜 생활 탓으로돌린다.그러나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원인 한림의대강남성심병원 이중서 교수(정신과)는 “기억능력은10대 후반∼20대 초반에 최고에 달한 뒤 점차 쇠퇴해,40∼50대가 되면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건망증은 복잡하고 바쁜 생활에 시달리거나 심리적 갈등이심한 경우에 곧잘 발생한다”면서 “완벽하고 꼼꼼한 성격에 건망증이 잘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연세의대 전우택 교수(정신과)는 “건망증은 유전과는 무관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지적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에게서 많이나타난다”고 밝혔다. 전교수는 “특히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은 뇌세포의 피로를 촉진시켜 건망증을 증가시킨다”면서 “우울,초조 등의 심리적인 요인도지각력을 떨어뜨려 건망증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예방 및 퇴치 건망증을 퇴치하려면 두뇌도 신체처럼 운동을 해야한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신경과)는 “하루 1시간쯤 독서나 바둑,장기,컴퓨터 게임 등 두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운동을하면 기억력 감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지적인 자극을 가하면 뇌신경세포의 회로가 두꺼워지고 넓어져 뇌의 용량이 커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건망증이 심하다고 생각되면 메모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메모를 하는 동안 집중할 수 있으며 기억이 희미해질 때 메모를 보면 기억을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을 겹쳐 하지 않는 것이 건망증 예방을 위해 좋다.요리를 하면서 TV를 보고 전화를 하면서 물건을 정리하는 등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기억활동에 방해가 된다. 을지병원 배희준 교수(신경과)는 “손발을 열심히 사용하는 것도 건망증을 퇴치할 수있는 좋은 방법”이라면서 “손가락 발가락의 말초신경이 자극되면 뇌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중풍환자들이 물리치료 등을 통해 마비된 손발을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같은이치라고 그는 설명한다. 또 건망증 예방을 위해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반복훈련을통해 기억을 재저장해야 한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통해 두뇌활동에 좋은 뇌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도 건망증 예방에효과가있다.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도 뇌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유상덕기자 youni@.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상?. ‘아무 생각없이 전화기를 냉장고에 집어넣고,속옷차림에 코트를 입고 외출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 증세들은 단순한 건망증인가.아니면 치매인가. 전문가들은 건망증은 단기기억장애나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장애로보지만 치매는 단기기억뿐 아니라 기억력 전체가 심각하게 손상됨은물론 판단력과 언어능력,작업능력도 떨어진 것으로 진단한다. 뇌기능 영상사진을 찍어봐도 치매환자의 뇌세포는 상당히 죽어있는반면 건망증은 뇌손상이 없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증상만 보면 건망증이 있는 사람은 생활에 큰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이지만 치매의 경우 중증환자는 혼자옷을 입지 못하고 심한 환각 및 의심 증세를 보인다. 그러나 치매 초기에 단기기억의 감퇴현상만 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건망증과의 구분이 어렵다. 삼성서울병원의 나덕렬 교수(신경과)는 “특히 알콜중독 등으로 뇌세포활동에 일시적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건망증은 단어가 순간 떠오르지 않는 언어장애,시간·장소의 혼돈과 판단력 장애 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면서 ”건망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치매로 진행될까봐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전한다. 유상덕기자
  • 백문일기자의 국제경제 읽기/ 다이아 제국과 브랜드 재벌 ‘동침’

    결혼예물로 다이아몬드 반지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 광산재벌인 ‘드비어스’가 “결혼기념으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자”는 광고를 미국시장에 내면서부터다.이후 다이아몬드를 예물로 삼는 전세계 신랑·신부의 비중은 5%에서 70%로 높아졌다. 루이 뷔통(핸드백),크리스챤 디오르·지방시(패션),겔랑(화장품),헤네시(코냑).프랑스의 ‘LVMH 모에 헤네시 루이 뷔통’이 판매하는 고가 명품들이다.9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 브랜드에 밀리기 시작했으나아직도 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이아몬드 제국과 브랜드 재벌이 최근 손을 잡았다.각각 1억달러씩 투자,다이아몬드 보석품을 판매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드비어스가 상표를 빌려주고 경영은 LVMH가 맡는다.생산공정과 무관하게상표와 유통망으로 짜여진 ‘전략적 제휴’다. 합작법인은 기존 세공업체로부터 가공된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를산 뒤 드비어스 상표를 붙인다.LVMH는 세계 주요 도시에 거점을 둔유통망을 통해 이들을 판다.기술개발이나설비투자 없이 기존 명성으로만 손쉽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마케팅 전략이다. 드비어스는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광산업이 사양업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최근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광고를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추구한다.LVMH는 명품이다 싶으면 인수하지 않는게 없다.이탈리아의 구두업체에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소규모 와인업체까지 손길을 뻗친다. 드비어스는 브랜드 판매전략이,LVMH는 명품이 필요하던 차에 양쪽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드비어스의 영광에는 남아프리카 흑인들의 피와 땀이,LVMH의 명성에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저임금이 배어 있으나 각각 자기분야에만 전력을 쏟은 베테랑들이다. 지난해 세계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은 사상 최고조에 달했다.발표된 건수만 3만7,000건,금액은 3조5,000억달러.정보통신업체를 필두로 금융·석유·자동차·미디어 산업 등이 M&A 열풍에 휩싸였다.그러나 자신들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몸집불리기만 신경쓰다가 다임러클라이슬러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처럼 부작용만 드러낸 경우가적지 않다. 전략적 제휴도 넓은 의미에선 M&A의 일종이다.주식을 교환하거나 기업자산을 인수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드비어스와 LVMH처럼 제 몸에 꼭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광업과 유통업 같은 ‘구경제’의 대표주자도 21세기 M&A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백문일기자
  • 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작 동화/ 다락방 친구- 공지희

    우리집은 도시 변두리에 있는 장미연립 오 층,맨 꼭대기집이다. 밖에서 보면 오 층 건물 지붕 위에 더 높이 뾰족한 빨간 지붕이 솟아 올라 있다.그 뾰족한 부분은 다락방이다. 엄마는 다락방을 창고로 생각한다.안 쓰는 물건을 잔뜩 갖다 놓고 청소는 하지 않아서 언제나 먼지가 풀풀 날린다.하지만 나는 이 곳을우리집에서 제일 좋아한다. 다락방엔 나만의 비밀공간이 있다.책장과 커다란 상자가 쌓여 있는뒤쪽에 있다.나는 거기다가 하나하나 귀중한 물건을 모아 두었다. 미니카,딱지 모은 것,구슬통,미니게임기.그리고 비밀일기장까지 숨겨 두었다. 만화책은 꼭 다락방에서 본다.그래야 더 재밌다.일기도 물론 여기서쓰면 더 잘 써진다. 처음에는 화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가끔 다락방엘 올라 왔었다. 한 번 올라오고 두 번 올라오고,그러다가 어느 날 부터인지 화가 나지도 않고 속상하지도 않은데 다락방엘 올라 오고 싶어졌다. 나는 다락방이 자꾸만 좋아졌다. 다락방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생각을 차분하게 모아주기도 하고,또 새로운 용기를 주기도 했다. 별이 초롱초롱 빛나는 밤 하늘이 그렇게 예쁜지 나는 이 다락방에서알게 되었다.또 지붕으로 비가 내리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도이 다락방에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이 다락방을 뺏길지도 모를 일이 생긴 것이다. 어느 날,아버지가 갑자기 내 다락방에 올라 왔다. 아버지가 다락방에 올라 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나는 그 때 미니게임기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내 게임기를 보면서,“나도 한 번 해 보자.” 했다. 아버지와 나는 번갈아 가면서 게임을 했다. 다음날,아버지는 또 다락방에 올라왔다. 아버지는 내가 읽고 있던 만화책을 들여다 보았다. 나는 잔뜩 긴장을 하면서 아버지 눈치만 살폈다.내가 만화책을 보는것을 싫어할 것 같아서였다.그런데 아버지는 화를 내지 않았다.오히려 내 옆에 앉으면서 “재밌니?”하고 물었다. 나는 고개만 끄덕거렸다.그러자,아버지는 다른 만화책을 한 권 꺼내바닥에 엎드려서 보기 시작했다.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아버지는 ‘큭큭!’ 웃기까지 했다. 나는 놀라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재밌어요?”아버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날,아버지와 나는 한참 동안 만화책을 함께 보았다. 나는 아버지 옆에 조용히 앉아서 생각했다. ‘언제나 바빠서 집에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가 요즘은 왜 이렇게 일찍 들어올까? 늘 피곤해 하던 아빠가 지금은 안 피곤할까? 집에 오면 거의 아무말도 없고 신문이나 텔레비젼만 보는 아버지가 이제는 신문이나 텔레비젼이 재미 없어진 걸까?’궁금했지만 아버지에게 물어보지는 못했다. 나는 아버지가 무서웠다.왠지 가까이 느껴지지가 않고 남처럼 느껴질 때가 더 많다.언제나 친구처럼 놀아주는 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날 밤,엄마와 아버지가 하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아버지 회사에 큰 일이 생긴거다.가끔 들었던 ‘부도’ 라는 것이 아버지의 회사에도 일어났단다.엄마는 눈물을 흘렸고,아버지는 긴 한숨을 쉬었다. 다음날,비가 왔다. 나는 학교에서 오는 길에 생각했다. ‘오늘도 아버지가 다락방에 올라 올까?’집에 와 보니 아버지는 벌써 다락방에올라 와 있었다. 정말 이러다가 아버지가 다락방을 혼자 쓰겠다고 할까 봐 겁이 났다. 아버지는 다락방 창문 앞에 앉아서 비 오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오밀조밀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 너머로 들판이 보였다.막 추수를 끝낸 논이 쓸슬해 보였다.아버지는 더 멀리에 얕으막한 소나무 언덕을보고 있는 것 같았다. 지붕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음악같이 들렸다. “두둑 두두둑!” 오늘 같은 날은 다락방에 있기가 더 좋은 날이다. 아버지도 그걸 알았나 보다. “야! 희동이 다락방 최고다.”아버지는 감탄스런 목소리로 엄지손가락을 내보였다. 이제는 아버지에게 다락방을 내 놓아야 할 때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희동아! 여기가 좋으니?”“네”아버지는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 했다. “나는 다락방이 싫었어.”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아버지도 너 만할 때 다락방에서 살았거든.”“정말이요?”“그래.아버지 살던 산동네 집은 아주 좁았단다.어머니 아버지,그리고 할머니,그리고 사 남매가 함께 살았지.”“일곱 식구였네요?”“그래.집은 좁은데 식구는 많았지.방이 모자라서 아버지는 작은아버지랑 다락 방을 함께 썼어.”나는 아버지 옆에 나란히 앉아서 아버지와 함께 비 오는 창밖을 내다 보았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점점 낮고 부드러워졌다. “서서 허리도 펴지 못할만큼 천장이 낮았어.동생이랑 둘이 누우면꽉 찰 만큼 좁고… 다락방이 참 싫었어.”나는 머리속으로 아버지의 다락방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다락방에 누워서 잠을 잘 때면 빨리 커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지.그러면 천장이 높은 내 방 하나를 갖는 거야.커다란 창문 앞에반지르르 칠을 한 멋진 책상을 놓고 싶었어.그러면 저절로 공부가 잘 될 것 같았지.”아버지의 옆 얼굴을 보는데 괜히 가슴이 찡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그 다락방이 그리워.”아버지는 고개를 돌려가면서 다락방을 샅샅이 훑어보았다.마치 그립다던 그 다락방에 다시 온 것 같은 얼굴이었다.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졌다. ‘그럼 다락방이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아버지는 다행히 나에게서 다락방을 뺏으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버지가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다락방에 올라와있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다. 나는 다락방을 혼자 차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아버지와 다락방에 같이 있는 것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다락방에 올라온 뒤로 재밌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만화책을 아버지랑 같이 보니까 혼자 보는 것 보다 더 재밌다. 게임도 역시 둘이 번갈아 하니까 더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건 혼자라서 할 수 없었던 놀이를 하는거다. 딱지치기나,구슬치기는 아버지가 나보다 훨씬 더 잘했다.아버지가 딱지를 접는 솜씨도 정말 예술이었다. 과자도 같이 먹고,라면을 끓여와서 같이 먹기도 했다. 그리고 또 좋은 게 있다.아버지가 놀이를 하면서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이다. 이 옛날이야기는 옛날에 옛날에… 하는 전래동화가 아니다.아버지가들려주는 아버지 어릴적 이야기다. “아버지 어릴 적에는 말야….”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 재밌다. 작은아버지랑 고모들이랑,친구들이랑 놀던 이야기들이다. 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얼굴에 웃음이 활짝 핀다. 아버지 웃는 얼굴은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나는 아버지 이야기도 재밌지만 아버지가 웃는 얼굴을 보는 게 너무 좋았다. 이제는 아버지가 하나도 무섭지 않다. 다락방에 올라온 아버지는 예전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다락방에 올라올 때 마다 점점 어린아이 같아 졌다. ‘혹시 계단을 올라오면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 아닐까? 아니 아예나이를 뚝,떼어 버리고 올라 오는 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어떨 때는 형 같이 느껴졌다.그러다가 어떨 때는 꼭 친구같았다. 나는 바닥에 엎드려 일기를 쓰고 있었다. 아버지도 나를 따라서 공책을 펴고 엎드렸다. “나도 이제부터 일기 좀 써야지.”이 다락방에서는 내가 아버지를 따라하고,아버지가 나를 따라하는 일이 많았지만,아버지가 일기를 쓰는 것까지 나를 따라 한다는 게 어쩐지 어색해 보였다. 아버지는 공책의 하얀 종이를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십오 년 만에 일기를 쓸라니까 뭘 써야할 지 모르겠네?”“십오 년만이라고요? 정말?”내가 이 세상에 태어 나지도 않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보다 더 긴 시간이다. 그 긴 시간동안 아버지가 일기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니.그만큼 바빴던 걸까? 아니면 여유가 없었던 걸까?“희동아! 너는 뭘 쓰는데? 좀 보여줘라.”아버지는 어린애처럼 졸랐다. 우리는 일기를 다 쓰고 바꿔 보았다. 나는 일기를 이렇게 썼다. 제목: 다락방 친구요즘 새 친구가 생겨서 너무 신난다. 다락방에서 같이 노는 친구다. 나이도 많고 늙었지만,마음은 나와 똑 같은 열 한 살 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재미있게 놀아 본 적이 없었다. 요즘은 너무 행복하다.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 놀았으면 정말 좋겠다. 나는 다락방 친구가 너무 좋다. 아버지는 일기를 편지처럼 썼다. 내 아들 희동아. 우리 희동이 많이도 컸구나.참 자랑스럽고 기쁘다. 아버지가 너무 힘들었는데 희동이가 함께 있어줘서 참 든든하단다. 희동이하고 다락방에서 지내는 시간이 너무 재밌고 좋다. 내가 이 곳에서 너와 함께 있는 동안 뭘 찾았는지 가르쳐 줄까?내가 어릴 적 살았던 다락방에서 품었던 꿈을 찾았단다. 이제 아버지는 힘이 막 솟아나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희동이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그 뒤로 우리는 늘 다락방에서 붙어 있었다.엄마가 직장에서 돌아와서 우리를 막 불러 내야만 마지 못해 내려왔다. 난 이제 아버지가 조금도 무섭지 않다.친구가 되었으니까. 그런데 요즘 섭섭하게도 아버지가 다락방에 올라오는 일이 뜸해졌다. 다시 일을 하게 되어 바빠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집에 있는 동안에는 우리는 잠깐이라도 다락방에 올라간다. 나는 아버지랑 예전처럼 놀지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락방에는 아버지랑 같이 놀았던 기억이 가득하니까. 공지희
  • [네티즌 칼럼] 정치개혁 물건너 갔다

    자존심도,지조도,배알도 국어사전에서 지워진 지 오래이다. 정형근·김용갑 등 극우인물과 이재오·김문수 등 좌파활동가 출신이 태연히배를 맞춘다.비위가 약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바람직한 것은 진보 대 보수로 편을 가르고 판을 다시 짜는 것이다. 임기의 과반을 넘긴 지금,김대중정권의 정치개혁 시도는 실패했다. 당연하다.정치개혁은 국민이 선거를 통하여 쟁취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인위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행여 꿈에라도 김대중정권에서의 정치개혁을 기대하지 말라.하지만 바른 방향으로의 모색은 있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서구의 진보 대 보수 구도는 교계와 학계의 양대 산맥을 가진다.막연히 보수주의가 아니라 ‘기독교민주당’하는 식으로교계를 끼고 있다.마찬가지로 사회민주당들은 학계·언론계를 끼고있다. 참된 정치개혁은 어떻게 우수한 정치인재를 항구적으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가에 있다.다종교 국가인 한국은 불교나 기독교가 정치를 좌우할 만큼은 아니다.대신 지역주의가 기승해 보수주의의 발판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주의의 발판은? 마땅히 학계와 언론계를 보듬어 안고노동계와 문화계가 뒤를 받쳐야 한다.민주노동당이 대안이 아닐까 하는 시각도 있다.순진하다.민노당은 이익단체에 불과한 노조를 전면에내세운다. 이익단체는 이익단체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은행파업 등노조의 위력과시가 국민의 눈에는 소수 이해집단의 사회에 대한 공갈로 비친다. 그렇다면 껴안고 죽더라도 저 썩어빠진 기성 정치권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정치개혁의 핵심은 언론이다.이 나라 언론은 보수 일변도이다.이건 자연스런 사회발전의 결과가 아니라 마땅히 도려내어야 할,식민지와 분단과 독재의 살아남은 암종들이다.언론개혁 없이는 이나라에 눈꼽만큼의 희망도 없다. 애초부터 혁명이 정치개혁의 지름길은 아니었다.최선은 진보신당에기대는 환상론도 아니고 정계개편으로 하루아침에 갈아엎는 것도 아니다. 김대통령은 김중권대표 체제를 구축했지만 정치개혁과는 다소 거리가멀다. 집권당 차기 대선후보도 밀실논의가 우려된다.당연히 민의와는동떨어져 있다. 집권당 개편과 예정된 개각에서도 보수 야당과의 공조복원이 중점적으로 얘기된다.이것은 기존 성과에 만족하고 남은 2년은 포기하겠다는 발상에 다름아니다.물론 지금은 경제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설수 있다. 만에 하나,그렇다면 정치개혁은 물 건너 간 것이다.적어도정치개혁은 개혁 인물을 주도적으로 내세우는 데서부터 활로를 찾아야 한다. 각 정당도 참신한 개혁정책을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인물을 중심으로죽기살기식 대권 잡기에 혈안이 돼 이전투구의 싸움을 재연출할 것이다.민생도 경제도 수박겉핥기로 흐를 수밖에 없다.이런 때 우리는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진보의 토양이 될 학계·언론계·노동계·문화계가 부패하지 않도록 줄기차게 감시하는 것이다.특히 언론계의 반지성적이고 지역주의적 행태,구태한 냉전적 사고를 강도있게 비판하지않는다면 다시 한번 한국 민주주의의 앞날은 어두워질 것이다. 2001년 새해에는 현재 정치권의 가파른 호흡들을 하나하나 가다듬는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실패한 언론 부분을 어떻게든 개혁의 반석에올리는 노력이 진행돼야 하고,문화계·노동계·학계 등의 건강성 회복과 중심으로의 복원이 뒤따라야 한다. ■김 동 렬㈜심플렉스 인터넷 고문 drkim@simplexi.com
  • [대한시론]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희망의 메신저 노릇을 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금년에는 어쩐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은 무슨 영문일까요.주변을돌아보면 어느것 하나 가슴을 확 틔워주는 일은 없이 온통 짜증스러운 일만 일어나고.분명히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혼란스러운 사회분위기 때문이겠지요. J형! 요즈음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바로 3년 전 형이 그토록 바라던 정권교체가 되었다고 무척이나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대통령 취임식장에도 초대되었고 취임식이 끝나고 대통령께서 퇴장하실때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전국 TV화면에 잡혔다고 기뻐한 형이었습니다.당시 형은 은행의 중견 간부로서,최소한 이 정권 하에서 형의앞날은 보장되리라 생각되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지요.그런데 금융위기 상황에서 은행원 대량 감원의 태풍이 몰아치는 와중에서 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형은 1차 퇴직의 고통을 당하고 말았지요. 그 은행 눈물의 비디오는 많은 국민의 가슴에 아직도 잔영으로 남아있습니다.당시 형은 “나의 퇴직이 은행의 경쟁력 강화로이어지고다시는 이 땅에 경제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초석이 된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의연하게 대처하였지요. 그런데 오늘의 상황은 어떻습니까.형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습니까.다시금 경제위기를 걱정하고 은행의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대량 해고가 있을지 모른다는 금융권 분위기는 3년 전과 크게 달라진것이 없는 듯합니다. 3년 전 경제위기가 휘몰아칠 때 많은 학생이 군대에 가고 대학원에진학하였습니다.우리가 앞으로 2∼3년 고통을 감내하고 구조조정을철저히 하면 너희가 사회에 진출할 때는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하며군대에 보냈습니다.그런데 이들이 복학하여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3년 전과 차이 없는 취업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의 선배로서,스승으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죄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미국에 있는 딸아이의 기숙사비를 마련하고자 전직 중소기업 사장이은행털이로 변했고,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노숙자 생활이 지겨워 차라리 감옥에 가려고 절도행위를 했다는 보도는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무엇이 착한아빠를 절도범으로 만들었느냐 물으면 어떻게 답해야할까요.은행지점장이 수십억원을 횡령한 후 해외로 도피하고,벤처의탈을 쓴 정현준·진승현 등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봉이 김선달 식으로부풀리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허탈감에 빠지겠지요. 직업윤리나 도덕성이 이미 땅에 떨어진 듯합니다.그렇게 모은 돈을 유산으로물려주면 자식들이 자랑스러운 아버지라고 긍지를 느낄 수 있을까요. 자식들의 삶의 질은 훨씬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J형! 최근 가슴아픈 이메일을 받았습니다.대학시절 하숙집 아주머니의 아들이 보낸 편지입니다.출판사에 다니던 2년 전 회사가 부도나는바람에 지금까지 실직상태에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주위에 한 둘이겠습니까.J형!그러나 오늘의 고통을 우리 당대로 끝내야지 후손에게 이 질곡의 유산을 물려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참을 수없는 울분이 치밀어와도 참고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누구를 위해서가아니고 바로 자식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뼈를 깎는 고통을 자식들에게 요구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오늘의위기는 신뢰의 위기,시스템의 위기이기에 이의 복원을 위해모두가 나서야 합니다.반세기를 넘게 적대관계에 놓였던 남북도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로 가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전쟁과 가난의 고통을함께 극복한 우리가 계층간·지역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겠습니까. 동서가,노사가 무슨 원수관계입니까.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3년 전 눈물의 비디오를 보면서 국민이 흘린 감동의 눈물이,손자·손녀의 돌반지까지 들고 나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에 동참한 우리 국민의 응집력이 다시 한번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조금씩만 접어두고 증오 대신 사랑의 촛불을 지핍시다.서로가 교만 대신 겸손한 태도를 지켜나갑시다.대립 대신 용서와 화해의 덕담을 나눕시다.‘너희들 잘해봐라’의 냉소적인 자세를 버리고,확실하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버리지 맙시다.J형! 2001년에는 형에게 보다 소망스러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운열 서강대 교수·증권연구원장
  • ‘마음의 선물’어떤게 좋을까

    크리스마스·연말이 되면 가장 부담스러운 것 중 하나가 선물이다. 사회분위기가 위축됨에 따라 선물을 주고 받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질수 있다. 선물을 해야할 지,아니면 얼마의 예산으로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부모님들은 대개 “이렇게 어려울때 무슨 선물이냐”며 그만두라고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나중에 “섭섭해 하셨다”는 말을 간접적으로라도 들을 수 있다.부담없는 작은 선물,마음의 선물이라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물을 준비할때는 먼저 적정한 예산 및 구매 계획을 세운 후 쇼핑에 나선다.장갑·머풀러·모자 등 방한선물도 무난하지만 받는 이의평소 기호나 성향,라이프 스타일,관심사 등을 떠올려 본다면 기억에남는 선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된 선물을 예쁘게 포장하고,카드나 연하장에 간단한 인사말을적어 함께 드리면 더욱 효과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부모님을 위한 선물=건강용품이나 운동용품,패션 소품이 적당하다. 속옷업체에선 나이드신 분들을 위한 건강내의를 선보이고 있다.추위에 민감한 노인을 위해 어깨와 팔꿈치의 관절부분을 이중처리,보온효과를 살린 건강내의나 황토·참진흙내의 등 다양하다.가격은 2만6,000원∼4만원대. 개인의 체형을 측정해 제작한 ‘맞춤베개’는 어깨나 목이 많이 결린 분들에게 좋다.19만∼20만원선으로 비싼 편이다.이밖에 치아관리를 위한 진동치솔과 워터픽(24만9,000원),맥반석 전기파 차단 전기요(1인용 12만원,2인용 15만원)도 인기품목이다. ◆연인들을 위한 선물= 꼭 필요한 물건도 좋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는선물을 고른다. 커플 반지나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로 유명해진 탄생석 커플 목걸이도 재미있다.가격은 5만∼16만원. 커플 팬티·장갑·향수·인형·핸드폰 걸이 등 커플 상품이 다양하게 나와있다.커플핸드폰 걸이는 하나로 합치면 메시지가 나오는 것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어린이를 위한 선물=아이들이 평소 받고 싶어하던 선물을 고른다. 최근 여자아이에게 인기있는 인형인 ‘워브러브’는 귀여워해주면알을 낳아 아기를 만든 뒤 함께 놀아준다.가격은 5만5,000원.‘디지몽’게임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친구의 게임기와 연결시켜 전투게임도 즐길 수 있다.가격은 2만∼3만원..이밖에 흡입기능이 있는 ‘키디 씽씽 진공청소기’(4만원)와 계산과 영수증 출력기능이 있어 계산능력을 키워주는 ‘헬로키티 수퍼마켓’(4만2,000원)도 인기 품목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 2차 남북이산상봉/ 어떤 선물 주고받았나

    어제는 치수 재고,오늘은 양복 사고… 이인호씨(79)는 1일 아침 일찍 양복점에 가서 북에서 온 동생 용호씨(69)에게 선물할 양복을 샀다.오전 10시 개별 상봉장인 서울 롯데월드호텔에 허겁지겁 양복을 들고 나타난 인호씨는 “내년 1월이 동생 칠순이라 어제 단체 상봉때 몸 치수를 재서 급히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개별 상봉때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정성이 담긴 갖가지 선물을주고받았다.남쪽 가족들은 북에서 온 가족에게 한복 내의 양말 칫솔치약 비누 수건 시계 카메라 등 생활용품을 주로 선물했다.반지 귀고리 등 귀금속이나 영양제 반창고 등 의약품을 건네기도 했다. 북쪽이산가족들은 주로 북한산 술과 담배 과자 등을 남쪽 가족에 선물했다.구월산 전경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전통민요 음악 테이프,북한 달력,잡지,김일성 배지 등을 갖고 온 가족도 있었다. 특히 홍응표 평양시 직물도매소 지배인(64)은 자신이 거래하는 공장에 특별 주문한 비단 3필과 딸(미술창작사에 근무)이 그린 금강산 전도를 남쪽 누나 양순씨(74)에게 전해 눈길을 끌었다.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선물 아닌 선물도 눈에 띄었다.탤런트 김영옥씨(63)의 북쪽 오빠 영환씨(70)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유품인 반지와 목걸이 스웨터 등을 전해 받고 오열했다. 일부 가족들은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즉석에서 서로 바꿔 차는 등 못다한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기초단체장協 시·도회장단 ‘임명제 반발’

    김충환(金忠環) 서울 강동구청장 등 전국 기초단체장 협의회 시·도회장단 13명은 29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을 방문,최근 여야 일각의 기초단체장 임명직 전환 움직임에 항의하고 관련법안 개정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지방자치 말살기도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일부 국회의원들이 기초단체장을 임명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반민주적·반지방자치적 행태”라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이들은 또 여야 각 정당을 항의방문키로 해 기초단체장과 정치권간 갈등이 예상된다. 시·도회장단은 이날 오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스파피아 호텔에서 ‘2000지방자치 발전 세미나’를 갖고 있던중 기초단체장 임명제 전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는 소식에 서둘러 상경했다. 한편 민주당 김덕배(金德培),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 등 여야의원 42명은 이날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초단체장을 선출제에서 임명제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을국회에 냈다. 대전 최용규·진경호기자 ykchoi@
  • 상봉 앞둔 南측가족 표정

    30일부터 시작되는 2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측 상봉가족들은 선물준비에 여념이 없다.만난다는 사실이 반갑지만 2박3일의 세부 일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야박하다는 입장이다. ■모자 달린 점퍼가 가장 인기 북에 있는 가족에게 줄 선물로 가장선호되는 것은 월동용품인 모자 달린 점퍼다.비싼 상품은 부담이 된다고 해 대부분 재래시장에서 샀다. 여기에 목도리 양말 내의 등을 부수적으로 준비했다.만나는 사람 수대로 준비할 수 있고 부피나 무게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손목시계도 인기상품이다.한편 평양에서 아내와 아들들을 만나는 양철영씨(82·서울 마포)는 아내를 위해 한복 한벌을 따로 준비하는 등상봉가족들은 의미있는 선물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선물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방침에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북에서 오는 오빠 이근섭씨를 만날 이영자씨(71·광주시)는 아내와 함께 끼라고 금반지 두개를 준비했지만 어찌해야 할지 고민중이다.“그동안 소식이 끊겨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니 우선 만나보고 나서선물을살 것”이라고 밝혔다. ■만나긴 하는데… 상봉자들은 일단 만난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만에 만나는데 함께 자는 것은 안되고 식사도 둘째날 점심 한번만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갑갑하기만 하다는 입장이다. 방북자 가족들도 여간 걱정이 아니다.평양을 방문하는 한상준씨(84·인천 부평)는 현재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상태다.북에 두고 온 자식 7남매를 만날 생각에 최근에는 잠도 설치고 있다.남한에서 태어난딸 영선씨(41)는 “하도 걱정이 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며 “앞으로는 가족 1명 정도가 함께 갈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시론] 친미와 반미의 허구적 인식

    미국에 대한 비판이나 이의제기를,한국의 매카시스트는 “반미는 용공이고 좌경이며 결국 빨갱이”라고 물아붙여왔다.국제관계에서 각나라가 국가이익을 겨루는 경우에는 냉정하여 인연이나 정리에 구애되지 않는다.그런데 이 당연한 사실이 우리에겐 통하지 않은 채 친미일변도의 가치기준이 독판무대가 되어 왔다. 미국이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시켜준 은인이고 1950년 전쟁에서 구원해준 혈맹이란 사실이 우리 대미관의 전부로서 압도하다시피 해왔다.그런데 미국뿐이 아니라 어느 외국에 대해서도 그런한 자세와 정서는 유치한 정치인식이다.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벗도 없고 적도 없다.이 현실에 눈을 크게 뜨고 땅에 발붙이고 서야 한다.이것이 실리주의 이전에 아주 정상적인 정치인식이다. 우리의 국제관계 인식이나 외교감각이 감상적 굴레에 얽혀 친미와반미의 인식에 머무르게 된 연유를 따져보면,우선 서양열강과의 교류이전에 중국 중심의 사대교린(事大交隣)에 머물렀던 국제실정 인식수준에서 철저하게 탈피하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조선시대의 중국이현재론 미국으로 대체된 격이다. 조선때 명나라가 쇠망해가고 새로이청나라가 중원의 주인이 될 당시, 우리는 임진난리에 은혜를 입고 유교 모국이란 명분 때문에 시세를 거슬러 청나라로부터 두번 침략당했다.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아 국제질서가재편되는 시기에도 조선 양반지배층은 소중화를 자처해 위정척사를고집하다 서양 앞잡이가 된 일본 제국주의에게 침략당했다. 이전에 우리는 아셈이란 거창한 국제회의를 치러냈고 그 성과도 평가할 만하다.그러면서도 외국 정상 등 귀빈에게 잘 보이려고 지나치게 허식을 부리는 무리는 하지 않았나 하는 불안도 있다.국제거래에서는 외교도 결국 장사 이상의 실리 챙기기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국제관계 인식은 봉건적 정서에 젖어 있어도 안되고 냉전시대의 매카시스트적·친미일변도식의 편파된 시각으로 쏠려도 안된다.그러한 정치인식은 유아적 인식수준이고,심하면 한정치산자(限定治産者)의 지능수준으로 전락되어 결국은 나라 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지도층의 국제관계 인식의 유아적 순진성 때문에 치명상을 입은 일은,1905년 러·일전쟁 당시 미국이 필리핀 보존을 위해 일본 제국주의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어 조선을 팔아넘긴 사정을몰랐던 비극적 사건을 들 수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에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아시아 민족의 해방이라고 또 한번의 크나큰 착각에 사로잡혀서 미국을 짝사랑했다.당시 미 국무부 주변을 맴돌며 외교를 통한 독립에 앞장선 이승만식 친미 일변도의 외교가 그후 우리의 국제관계 인식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결국 외국에 대한 정치인식이 바르게 깨어나는 계기가 된 것은 1980년 광주민주항쟁을 겪으면서다.참으로 수업료치곤 막대한 희생의 대가였다.당시에 미국정부는 자기의 국익기준으로 신군부집단에 손을들어주고,한국민족의 민주화투쟁은 불안하다고 봐서 묵살한 것이다. 여기서 일부 학생이 미 대사관 건물을 점거·방화하는 등 반발하지만이 문제는 국제관계의 인식차원에서 냉정하게 미국의 실체와 입장을분석해볼 수밖에 없다. 국제관계에서 제 나라 이익을 지키고 주장하느라 미국과 갈등을 빚는 일은 언제고 있을 수 있다.우리 정부는 그런 일을 극력 피하려는나머지 입지를 양보해선 안된다.또 다른 문제는,미국 비판을 모두 위험시해서 용공으로 몰아붙여 공격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못된다는 점이다.물론 매카시스트들은 지금은 정권의 밖에서 오히려 정권측을 때리는 수단으로 친미정서를 이용한다.그래서 현직 대통령에게까지도 반미적이란 딱지를 붙이려 해서 여당대표가 진땀을 흘리며항변해야 하는 실정이다.오히려 DJ의 친미성이 지나친 것 아닌가 걱정인데 말이다. 어쨌든 색맹(色盲)의 국제관계 인식이나 함량미달의 한정치산적 또는 유아적 지능으로 정치를 대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선 실격이다.정치는 장난이 아니다.그리고 정치는 개인의 분풀이 무대가되기엔 너무나 중대한 나랏일이기 때문이다. 한상범 동국대교수·헌법학
  • 14일 개봉‘러브 오브 시베리아’

    올 봄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온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러브 오브 시베리아’(The Barber of Siberia)가 오는 14일 개봉된다.유럽 4개국이 580억원을 밀어넣어 합작한 영화는 소문대로 스케일이 크다.이국정취가 물씬 풍기는 대서사 로맨스를 찾고 있는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같다.잔꾀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할리우드 상품’들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전해준다. 영화의 시점은 1905년.등을 돌려앉은 초로의 여인이 사관생도인 아들에게 길고긴 편지를 써내려간다.20년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랑이야기를 속절없이 끄집어낼라치면,어느새 화면은 술렁이는 열차속에서 예기치 않게 얽혀드는 젊은 남녀의 인연을 포착한다. 거액을 들인 대작인 만큼 다소 위압적으로 가라앉았을 것이란 선입견은 시작부터 깨진다.러시아 황실사관학교의 생도인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쉬코프)와 미국에서 온 여인 제인 칼라한(줄리아 오몬드)이 샴페인을 나눠마시며 호감을 나누는 과정은 경쾌하고발랄해서 영화가 시대물이라는 사실을 깜빡깜빡 잊게 만든다. 제인은 발명가 맥클라한의 딸 행세를 하지만 실은 발명가의 고용인일 뿐이다.황제의 최측근이자 사관학교장인 레들로프 장군을 유혹해,새로 발명된 벌목기계 ‘시베리아의 이발사’를 러시아 정부에 납품하게 만드는 것이 그녀의 임무다.자칫 칙칙하게 가라앉아버릴 수 있는 서사극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영화는 중반지점쯤까지 여기저기 꾸준히 코믹요소를 흩어놨다.제인이 장군을 유혹해내는 건 일사천리로 진행될 일.풍채좋은 레들로프 장군이 외국인 여자의 사랑을 얻으려 애면글면 발버둥치는 익살맞은 장면 등은 2시간40분짜리 영화의 체감길이를 줄여주는 주효장치로 쓰였다. 의도적으로 장군에게 접근해가는 제인에게 순수한 열망 하나로 안드레이가 열렬히 구애해온다.자신을 사랑하면서도 ‘현실’을 포기하지 못하는 제인을 지켜보다못한 안드레이는 연적이 돼버린 장군에 맞서고,결국 시베리아 수용소로 돌아올 기약없는 유배를 떠난다. 다 자란 아들에게 보내는 회상편지를 통해 복원된사랑이야기는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화려하고 풍성하게 채운다.침엽수림으로 끝없이 뒤덮인 시베리아 평원만으로도 모처럼 탁 트인 풍경화 한폭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감독은 이왕이면 압축의 묘미를 좀더 살렸더라면 좋았겠다.잔재미를 위해 자잘하게 쪼개진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비극적 사랑을 그린 주제의 본류까지 망가뜨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러시아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거장 미할코프는 실제 크렘린궁을 촬영장소로끌어들이는 저력을 과시했다. 황수정기자 sjh@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다시 한번 IMF 초심으로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우려하는 보도와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가급등,미 증시 등 세계증시의 동반하락,반도체 국제가격의 하락,포드의 대우차인수 포기 등 대내외적인 요인과 그에 따른 국내주가의하락, 기업자금경색 등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불안요인이 나타나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룩할 것인가,아니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2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가는 우리 스스로의 인식과 자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워싱턴 소재 미국경제전략연구소(Economic Strategy Institute)의자모제스키 연구위원은 “한국경제는 80%가 좋고 20%가 불안한데 이20%를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미국 헤리티지(Heritage)재단의 풀러(Feulner)회장과 본인이 한국경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그 역시 외국에서는 한국경제를 좋게 보는데 한국에 오니 우려나 비판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높은 데 크게 놀랐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지난 30년간 누적된기업과 금융의 부실과 불합리를 제거하고 21세기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경제체질을 근원적으로 바꾸는 구조조정 과정에 있다.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부작용이나 마찰이 야기될 수 있고 외부적 요인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구조조정 의지가 약화되거나 원칙과 일관성을 벗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예를 들어 기업자금 경색이나증시불안에 대해 단기적인 정책이나 인위적인 개입을 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시장경제원리를 왜곡시켜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이런 때일수록 단기적인 고통이따르더 라도 더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에 지나치게 민감하여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멀리 보고 크게 생각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따라서 기업,금융기관,가계 등 민간 경제주체는 자율과 책임에 의한 합리적인 경제활동이 요구되고 있고 정부는 원칙을 지키면서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초기 장롱 속의 아기 돌 반지까지 팔아야 했던 긴박한 상황도 있었다.우리는 다시 한번 IMF 초심으로 돌아가 이제부터 개혁을 시작한다는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개혁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개혁없이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없기 때문이다. ■ 李瑾榮 금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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