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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한국 “신당의원 영입 진행중”

    대통합민주신당의 분열 기류가 심상찮은 가운데 창조한국당이 통합신당 의원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243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 제1야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137만표나 받은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창조한국당의 조직력과 자금동원력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현역 의원 영입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창조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미 통합신당의 몇몇 의원과 구체적으로 얘기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는 자발적으로 와줄 것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공격적으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걸로 본다.”고 호언했다. 문 대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그쪽이 현재 분화가 진행 중인데 아무 얘기가 없으면 그게 이상한 거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영입이 아니라 그쪽 분들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가 뒤로 물러났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접촉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영입 대상의 선별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정경유착에 관여하지 않았고 탈이념적·반지역주의 인사라면 누구나 폭넓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사 영입을 맡고 있는 김영춘 최고위원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통합신당의 여러 의원들과 만나서 정치상황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다만 특정 지역 인사를 구체적으로 영입하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르코지, 두 여인에 같은 반지

    사르코지, 두 여인에 같은 반지

    |파리 이종수특파원|‘두 여인에게 같은 반지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이색 애정’을 둘러싼 현지 언론의 보도가 봇물처럼 이어지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프랑스 잡지 ‘마가진 갈라’에는 특이한 사진이 실렸다.‘두 여인, 한 반지’라는 제목의 기사에 실린 사진 속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애인 카를라 브뤼니(사진 왼쪽)와 전처 세실리아 여사가 똑같은 모델의 반지를 끼고 있다.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에서 만든 이 백금색 반지는 가운데 부분이 다이아몬드와 붉은색 스피넬 루비로 장식됐다. 마가진 갈라 편집장 마르크 푸르니는 “한 기자가 사르코지 대통령이 브뤼니에게 선물한 반지를 보다가 ‘지난해 세실리아가 끼고 있는 반지와 똑같다.’고 말하면서 우연히 밝혀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두 반지는 같은 모델인데 세실리아의 반지는 1만 8500유로 정도인 데 견줘 브뤼니가 받은 반지는 다이아몬드 가운데 하트 모양의 전기석이 있어 1만 9600유로로 약간 더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사르코지·브뤼니 커플에 대한 관심은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지대하다. 일간 더 타임스는 이날 “브뤼니가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채 이미 엘리제궁에 들어가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브뤼니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일정을 직접 통제하고 엘리제궁 만찬에 부를 인사와 부르지 않을 인사의 명단도 일일이 챙기고 있다. vielee@seoul.co.kr
  • “사르코지 새 연인과 결혼 임박”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톱모델 출신의 연인 카를라 브뤼니와 새달 8일 혹은 9일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일요신문인 르 주르날 뒤 디망슈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임박한 결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브뤼니가 사르코지 대통령의 세 번째 부인이 될 수도 있다.”며 “시기는 새달 8,9일 가운데 9일에 결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엘리제궁측은 현재 이 신문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브뤼니와 만난 지 채 한 달도 되기 전인 지난해 말 이미 청혼했을 뿐만 아니라 반지도 선물했다. 반지 가운데에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보석 디자이너인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이 직접 디자인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브뤼니는 답례로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스위스 유명 시계 제조상인 파텍 필리프가 만든 회색 시계를 선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 사람의 결혼설과 관련, 브뤼니의 어머니 마리사 보리니도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딸과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내가 ‘거절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를라가 대통령 부인이 돼 엘리제궁에 들어가더라도 작곡 활동을 할 시간과 장소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vielee@seoul.co.kr
  • 韓·美대작 열풍… 2008빅매치 예고

    올해 게임시장은 어느해보다도 ‘대작(大作)’이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정확히 말하면 해외 대작이다. 넥슨은 미국 밸브사의 1인칭슈팅(FPS)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한게임도 미국 터바인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반지의 제왕 온라인;어둠의 제국, 앙그마르’를 상반기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위즈는 ‘배틀필드 온라인’과 ‘NBA온라인’을 준비 중이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도 게임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2~3년 개발기간·100억원 투자 국내 업체들도 대작 열풍에 가세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웹젠의 ‘헉슬리’, 예당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2’, 넥슨의 ‘SP1’,CJ인터넷의 ‘프리우스 온라인’ 등이 대표적인 게임이다. 모두 2∼3년의 개발기간과 100억원 가까운 투자비를 들인 작품들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게임들을 대작 게임 2세대로 분류한다.1세대 대작 게임은 2006년 선보였던 웹젠의 썬 온라인,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넥슨의 제라이다. 빅3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 게임 또한 100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그라나도… 등 1세대 빅3은 흥행 참패 국내에서의 참패와 달리 해외에선 성공한 편이다.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개국에 수출돼 총 2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러시아·중국·타이완에서의 성공적인 상용화로 올해 전세계 누적 매출액은 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썬온라인은 지난해 말 6억 6000만엔(한화 52억 9000만원)에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다. 한빛소프트 김영만 회장은 “온라인 게임은 1회성 소비재가 아닌, 서비스 제품이기 때문에 영화처럼 개봉과 동시에 성패를 내리는 것은 이르다.”면서 “온라인 게임의 성공 여부는 서비스가 종료되는 출시 2년 뒤에나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빅3의 국내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빅3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성급함이다. 게임개발엔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게임 한개당 200∼300명이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이들의 인건비만 2∼3년이면 수십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개발기간이 길어지면 투자비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불어나는 투자비를 줄일 요량으로 ‘설익은’ 상태에서 게임을 발표한다. 눈높이가 높아진 이용자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묻지마 투자 줄고 완성도 높아져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설익은 게임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업체에는 약이 되기도 한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또 역설적이지만 빅3의 실패로 게임업계의 ‘묻지마’투자가 줄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 @seoul.co.kr
  • [베이징올림픽의 해 밝았다] 개최국 中 준비상황 태릉선수촌의 숨은 일꾼들

    [베이징올림픽의 해 밝았다] 개최국 中 준비상황 태릉선수촌의 숨은 일꾼들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는 국가대표선수들은 국내외 대회나 전지훈련 참가 등으로 들쭉날쭉하지만 하루 평균 350∼400명선. 이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150명을 넘나드는 직원들이 선수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이들이 많은데….”라고 손사래를 치는 선수촌의 대표 일꾼들을 만나봤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혀끝으로 金메달 식단 완성 “식사예절 바른 선수들이 금메달도 따요.” 1984년 2월 태릉선수촌에 조리원으로 입사해 23년을 한결같이 대표선수들의 먹거리를 챙기는 데 헌신하면서 터득한 일종의 금메달 감식법이란다.98년부터 검식관이란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직함으로 일하고 있는 신승철(47)씨. 청와대와 함께 공식 직함으로는 선수촌밖에 없다고 소개한 신씨는 대표선수들에게 배식하기 전 맛을 보는 것은 물론, 선수식당의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총감독 역할이다.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형주·김진호 선수가 조리원 아주머니들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며 당시에는 귀했던 14인치 컬러TV를 갖고 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반면 이런 선수도 있다. 배식시간에 아랑곳 않고 새벽운동했다며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치거나 배식 집게를 조리원 보는 앞에서 툭툭 던지는 선수도 있다. “그런 선수들 보면 대개 성적도 좋지 않아요. 반면 조리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 잘하고 예절 지키는 선수들일수록 성적도 좋지요.” 현재 대표선수들의 식단은 아침 5000원, 점심 1만 1000원, 저녁 8500원, 간식 1500원. 감독이나 코치들은 “집에서도 못 먹는 호사를 누린다.”고 감격하지만 일부 젊은 선수들은 “물린다. 성의가 없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다. 그러나 그들 역시 해외 나갔다 돌아오면 어김없이 “선수촌 음식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신 검식관은 1명의 영양사와 7명의 조리사,18명의 조리원과 함께 많을 때는 400명이나 되는 입촌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신씨에게 안타까운 것은 종목별로나 세대별로나 선수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한달에 한번 급식평가를 하는데 젊은 선수들은 피자, 스파게티 등 퓨전음식을 바라고 영양탕 등 이른바 보신식품을 해달라고 매달리는 경우도 있어요.” 신승철 검식관 ●태극낭자 생활돕는 ‘선수촌 엄마’ “아이고, 그동안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요.” 지난달 21일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가 태릉선수촌 여자숙소의 리모델링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을 전하자마자 여자숙소장 서문옥(48)씨는 탄성부터 질러댔다.“남자숙소 4층에 더부살이하는 선수가 있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편하게(?) 돌아다니는 남자선수와 마주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또 여자숙소 목욕탕은 반지하 형식으로 창문이 외부에 노출돼 이만저만 신경 쓰였던 게 아니었다. 서씨가 선수촌에 몸 담은 것은 15년 전. 식당 등 여러 부서에서 일하다 여자숙소를 책임진 지 4년 반이 됐다.‘금남의 집’ 침구 정리하고 전구 갈아끼우고 화장실과 실내외를 청소하는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많을 때는 200명이 넘는 여자선수들이 일상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없도록 거드는 ‘엄마’ 같은 존재인 셈. 선수들이 간식거리를 찾기에 식당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줬다가 나중에 체중이 갑자기 불어 코칭스태프가 이유를 찾겠다며 나섰을 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여자종목 중 가장 우악스러워 보이는 역도 선수들이 가장 섬세하고 여성적이며 정이 많다고 소개했다. 선수촌 사상 첫 여성촌장인 이에리사 촌장 얘기도 빠질 수 없다. 이 촌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강단이 어우러져 새 기풍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전에는 약간 흥청대고 느슨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숙소와 식당 등을 카드로만 출입하게 하고 폐쇄회로 카메라도 곳곳에 있어 술, 담배는 꿈도 못 꾸지요.”한창 배고플 나이의 선수들이 ‘철가방’들을 호출하거나 ‘개구멍’으로 음식을 반입하는 것도 철저히 통제해 대표선수들이 검증된 음식으로 체력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 간식을 안 먹고 모아뒀다 외출 때 들고 가던 풍경도 사라졌다. 여자숙소 문제만 해도 그렇다.“그렇게 조신하던 양반(이 촌장)이 투사처럼 강단있게 나설 줄 누가 알았겠어요. 호호홋.” 서문옥 여자숙소장 ●상담으로 불굴의 정신력에 일조 퀴즈 하나.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 210명, 중국 100명, 일본 80명, 한국 5명이었던 선수단 직책은? 답은 심리상담사. 이 숫자는 그대로 메달 숫자로 직결됐다고 대표선수들의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장덕선(50·한체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단정했다. 젊은 시절 사격 선수로 활약하던 장 교수는 군산대와 한체대(석사)를 거쳐 90년대 초 박사학위를 준비하면서 이 분야에 눈을 떴다.2002년 1월 체육과학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선수촌과 인연을 맺어 일주일에 하루 대표선수들의 어깨에 걸쳐진 정신적 짐의 무게를 덜어주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소속 5명의 심리상담사가 종목별로 할당된 반면, 그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에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이성교제 같은 민감한 상담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에서 걸러진 것으로 보아도 좋을 만큼 대표선수들의 고민은 자신의 목표에 집중된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이쪽에 관한 인식이 부족해 찾아오는 데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자발적으로 찾는 경우는 하루에 적을 때는 한두 명, 많아야 서너 명이라고 했다. 대신 코칭스태프가 앞장서 선수들의 집단상담을 의뢰, 이미지트레이닝 등 정신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짜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 물론 종목에 따라, 선수가 얼마나 진지하게 따르느냐에 달리긴 했지만 엇비슷한 전력이나 실력이라면 분명 정신력은 무시못할 변수라고 장 교수는 못박았다. 4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스포츠 심리상담사 자격증 제도 때문에 현재 장 교수와 이에리사 촌장 등 30∼40명의 1급,80∼90명선의 2급,200명 안팎의 3급들이 배출돼 있다. “한 명도 상근직이 없는 태릉선수촌에 적어도 20명 정도의 상근직이 근무하는 날이 오면 진정한 스포츠 강국 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장덕선 심리상담사
  • [열린세상] 색 계,다이아몬드와 브람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열린세상] 색 계,다이아몬드와 브람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얼마 전 한 5년 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몇달 전 이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후 언젠가 봐야지 하는 숙제를 한 셈이다. 이 영화는 일본이 중국을 점령하고 있던 당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에서 많은 사람들이 홍콩으로 무삭제판을 보기 위해서 몰려들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색과 계는 두가지 서로 다른 대립적 요소의 구도를 설정한다. 색은 인간이 가진 본능적 욕구를 상징하며 감정적 정열에 의해서 지배되며, 계는 그것에 대한 경계, 금지를 의미하며 이성적 통제에 의해서 규정된다. 리안 감독은 투철한 목적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금기가 인간 열정의 저항할 수 없는 표출로 인하여 어떻게 깨어지게 되는지 화면을 통해서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50대의 중년 여성들로 보이는 몇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여인이 “여자는 보석에 약해. 다이아몬드가 너무 예쁘니 그럴 수밖에….” 다른 여인들도 맞장구를 친다. 딱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신파조로 말하자면 주인공 탕웨이는 마치 ‘김중배의 보석이 탐이 난 심순애’와 다를 바 없게 되었다. 다이아몬드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이자 시그널이다. 영화 앞부분에 몇 여자들이 모여 마작을 하면서 보석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리안 감독은 여기에 마지막 극적 장면에 대한 라이트모티브, 즉 복선을 깔아놓았다. 다이아몬드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아주 논란거리 재화다. 우선 다이아몬드처럼 그 재화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재화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재화가치에 대한 한계효용이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퍼즐로 생각했고, 그래서 ‘가치의 역설’이라는 논제가 등장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에게 다이아몬드는 사실 중요한 가치를 갖지 못한다. 단지 이것을 매개로 두사람은 마음에 미묘한 떨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리안 감독은 이 메시지를 전하는 데 대단한 공을 들인 듯하다. 그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보는 장면과 마지막에 량차오웨이와 같이 반지를 찾는 장면에서 주인공 탕웨이의 얼굴 표정을 현미경을 들여다보듯이 앵글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량차오웨이의 대사에 그녀의 마음을 미묘하게 움직일 대사를 준비해놓고 있다.“나는 다이아몬드에 별 관심이 없다고, 단지 당신 손에 낀 반지가 보고싶을 뿐이라고….’ 여기서 그녀의 심금이 떨림으로써 계를 파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전편을 통해서 극적인 긴장감을 주는 배경음악이 깔리지만 단 한 대목에서 이안 감독은 고전음악 한 작품을 차용한다. 그 음악은 바로 계(戒)의 음악이다. 그는 브람스가 말년에 쓴 아주 소박한 왈츠 가운데 인테르메조를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식사를 하는 장면에 집어넣었다. 이 간주곡은 브람스가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에게 일생동안 품었던 깊은 연모의 정이 흘러넘치는, 그러나 아주 절제된 멜로디다. 감독은 이 음악을 통해서 량차오웨이가 말로는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그녀에 대한 깊은 관심을 관객들에게 시그널링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물질적인 소유의 본능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브람스의 간주곡은 그에 대한 절제와 금욕을 표상하는 음악인 것이다. 브람스가 흐르며 코냑이 반주로 곁들여지는 이 식사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우아한 장면이다. 우리도 한번 ‘음식은 맛이 없지만 얘기를 나누기에는 더없이 좋은’ 그런 식당을 찾아서 리안 감독이 우리에게 주려고 한 메시지를 다시 음미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리안 감독, 그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 서울시, ‘주차상한 지역’ 확대 용산·목동·미아 등 포함 검토

    서울시가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주차상한제 적용지역’을 확대한다. 또 교통량을 과다하게 유발시키는 대형 시설물은 ‘교통특별 관리시설물’로 지정해 주차장을 폐쇄한다. 서울시는 지난 4∼7월 실시한 주차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안에 주차상한제 적용지역을 추가로 지정한다고 25일 밝혔다. 용산과 미아삼거리, 목동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기 위해 주차상한제 지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면서 “도심 재개발 사업 등으로 교통량이 늘고 있는 지역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차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되면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의 경우 주차장 최대 규모가 다른 지역의 50% 수준인 167㎡당 1대로 제한된다. 현재 4대문 주변과 신촌, 영등포, 영동, 잠실, 천호동, 청량리 등 7곳이 주차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돼 대형 건물을 신축할 때 부설주차장의 규모에 제한을 받고 있다 주차상한 기준도 강화된다. 시는 주차상한제 적용지역 내에서 현행 주차장 최대 규모가 일반지역의 50% 수준인 것을 조례 개정을 통해 10∼50%로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차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지만 교통량을 과다하게 유발하는 대형 시설물의 경우 교통특별 관리시설물로 지정해 주차장 사용을 제한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코엑스 등 연면적 3만㎡ 이상으로 이미 ‘교통량 과다유발 시설물’로 지정된 59곳 가운데 통근버스 운영과 승용차 요일제, 주차장 이용 제한 등 서울시 교통수요 관리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는 시설에 대해서는 주차장을 폐쇄시킬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변양균 “4800만원어치 선물” 신정아 “꽃뱀으로 비하 말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열린 공판에서 신정아(35)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고액의 선물을 줬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신씨에게 반지와 목걸이 등을 선물했냐.”며 변씨를 추궁했다. 이에 변씨는 “신씨로부터 그림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신씨가 ‘기억에 남는 좋은 것으로 선물해 달라.’고 말해 신씨가 갖고 있는 상품권과 합해 선물을 사기도 했고, 원하는 선물을 직접 고른 뒤 알려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선물은 다이아반지(1248만원 상당), 명품시계(891만원 상당) 등 6차례에 걸쳐 모두 4800만원어치다. 이에 대해 신씨는 “존 버닝햄에게 부탁해 변 실장의 자화상을 그려주고 집무실에 작품을 설치하는 것을 도와줬다.”면서 “(변씨가) 비용을 주려고 했지만 (내가) 받지 않아서 (선물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를 꽃뱀 등 저속한 표현으로 비하하는데, 세상에는 아름다운 인연도 있으니 저속한 표현으로 비하하는 것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씨에게 “7월12일부터 신씨가 출국하기 전인 16일까지 63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맞냐.”고 물었고, 변씨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전화와 문자를 자주 주고받았다.”고 시인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52세 동갑 노먼·에버트 약혼

    이혼한 지 1년여 만에 골프 스타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과 테니스 스타 ‘여제’ 크리스 에버트(미국)가 16일 약혼 반지를 주고받았다. 52세 동갑내기인 이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어웨이스 오픈 골프대회 도중 약혼식을 치렀다. 지난해 노먼은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 전 부인 로라 앤드래시(57)에게 위자료로 1억달러(약 920억원) 이상을 줬고 에버트도 미국 올림픽 스키챔피언이었던 전 남편 앤디 밀에게 1000만달러(약 92억원)의 위자료를 건네고 갈라섰다. 둘이 정식으로 결혼할 경우 노먼은 여자 메이저대회 18회 우승에 빛나는 에버트의 세 번째 남편이 된다. 둘의 재산은 모두 1억 1500만파운드(약 2850억원)로 추산된다.에버트는 테니스 스타들인 존 로이드(영국)와 결혼했고 지미 코너스(미국)와도 약혼한 일이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세밑 극장가 누가 웃을까?

    세밑 극장가 누가 웃을까?

    2007년의 마지막 흥행작은 어떤 영화가 될까. 세밑극장가는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개봉일을 앞당기는 등 신작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올 한해 강세를 보인 외화와 자존심을 건 한국영화의 경쟁으로 요약되는 연말극장가의 흥행기상도를 살펴본다. ●‘연말용 맞춤영화’로 승부하는 한국영화 ‘디워’ 등을 제외하곤 올해 전반적인 부진에 시달렸던 한국영화는 크리스마스와 연말분위기를 돋우는 맞춤영화들로 전열을 갖췄다. 톱스타들의 인해전술은 물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자타공인 ‘오락영화’임을 자처하는 섹시코미디 ‘색즉시공2’나 김태희의 티켓파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싸움’은 개봉일을 당초 13일에서 12일로 앞당기며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차주인 18일엔 TV드라마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한예슬의 스크린 데뷔작 ‘용의주도 미스신’과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등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옴니버스식 영화 ‘내사랑’이 관객들을 맞는다. 그러나 ‘미녀는 괴로워’,‘조폭마누라 3’,‘중천’ 등이 줄줄이 개봉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 연말엔 대선과 투자 급감으로 인해 대작이 줄어든 가운데 소규모의 작품들이 얼마큼 선전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아무리 연말이지만 기존 캐릭터와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물이 얼마나 관객들에게 소구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국내 영화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외화의 초강세 분위기가 계속된 데다, 뚜렷한 화제작이 없어 최근 한국영화 관객 감소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외화, 블록버스터로 연말까지 총공세 올초부터 ‘캐리비안의 해적3’,‘스파이더맨3’,‘트랜스포머’등으로 맹공을 퍼부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연말에도 SF와 판타지 등 대작 공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동명의 SF 호러소설 원작인 블록버스터 ‘나는 전설이다’(12일 개봉)는 한국에도 친근한 스타 윌 스미스 주연에 할리우드 대작이라는 기대심리가 겹쳐 신작 중 가장 먼저 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나는 전설이다’와 함께 연말 외화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황금나침반’도 개봉일을 18일로 하루 앞당기며 연말 대작 경쟁에 가세했다.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라인 시네마의 작품이라는 점과 니콜 키드먼 주연임을 내세워 한국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링컨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한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19일 개봉)은 젊은 관객을 겨냥한 어드벤처 영화를 표방한다.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애니메이션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24일 개봉)도 지난해 연말 500만 관객을 동원한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흥행을 이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올 연말 외화는 SF 호러,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등 장르 구분이 뚜렷해 마니아 관객층이 구분되는 만큼 어느 한 작품의 완벽한 흥행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구관이 명관?’ 입소문 탄 화제작 선전하나 이처럼 신작들의 흥행전선이 오리무중인 가운데,11월 극장가에서 선전한 화제작들의 인기가 12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이들 작품은 일단 관객들의 검증을 거쳤고, 연말에 특정영화가 부각되지 않을시 롱런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최근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식객´은 요리라는 부담 없는 소재와 주연배우 김강우의 토리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등으로 화제에 올랐다. 또한 지난 8일 타이완 금마장시상식에서 7개 부문을 휩쓴 ‘색, 계´ 역시 양차오웨이, 탕웨이의 파격 정사신 등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2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날 29일 개봉해 13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음악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뒷심이 어디까지 발휘될지도 관심거리다. 이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감동을 원하는 연인과 가족관객들의 호평을 얻으며 같은 시기 화제작인 한국영화 ‘세븐데이즈’,‘우리동네’,‘열한번째 엄마’ 등을 줄줄이 낙마시켰다. 국내 최대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이상무 부장은 “이월된 화제작을 포함해 총 10~12편이 넘는 영화들이 걸리는 올 연말극장가는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면서 “크게 보면 연인용 한국영화와 가족용 외화로 양분되지만, 요즘은 인터넷 등을 통해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영화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입소문이 워낙 빨리 퍼지므로 대선일(19일)을 기점으로 연말 영화대전의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가자 태안으로-아름다운 자원봉사] ‘검은 절망’ 걷어내는 ‘하얀 손길’

    [가자 태안으로-아름다운 자원봉사] ‘검은 절망’ 걷어내는 ‘하얀 손길’

    “장롱속 돌반지를 꺼낸 외환위기 극복정신으로 태안을 살려놓자.”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는 태안해안을 살리자는 참여 열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관·사회단체는 물론 일가족, 시험을 끝낸 수험생까지 동참하고 있다. 망년회를 오염 갯벌에서 하려는 이들도 있다. 태안을 향하는 ‘자원 물결´은 망연자실해 있는 주민과 기름냄새 등 악조건속의 봉사자들을 한결 가볍게 하고 있다. ●흥청망청 망년회 대신 태안에서 새해를 K은행은 게시판에 망년회보다 태안을 돕자는 의견이 봇물을 이뤄 15일 봉사활동팀을 만들어 태안으로 떠나기로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6일 봉사를 간다. 전창렬 총학생회장은 “연말이라고 술 마시는 시간이 많다.”면서 “게시판에 공고하지 않았는 데도 50여명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경북대 기독교동아리 ‘신원’은 이번주 말 구룡포로 가기로 했던 수련회를 취소하고 14·15일 태안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포털의 카페와 블로그에서도 자원봉사 관련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울 보성고교 3년생 김상윤군도 12일 “인터넷과 블로그를 뒤지다 사정이 급한 것 같아 달려왔다.”고 말했다. 전날 동네 철물점에서 장화와 장갑도 준비했다. 삼성그룹은 기름 제거 작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중공업 소속 임직원 2100명이 태안에 급파된 데 이어 다른 계열사도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급식봉사단은 방제작업에 나선 민·관·군의 식사를 돕고 있다. 삼성그룹의 자체 전문가 조직인 ‘3119 구조단’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에서 기름 제거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간부와 자원봉사단 등 200여명도 13일부터 봉사활동에 나선다. 한화그룹도 매일 200여명이 자원봉사활동을 한다.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S-Oil 등도 방제장비와 물품을 지원했다. ●복구현장은 구슬땀 만리포해수욕장은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의 복구 열기로 가득 찼다. 전남 여수 돌산에서 온 최규옥(60)씨는 “우리도 씨 프린스호 사고를 당해봐 안다.”면서 “같은 어민이고 사정을 다 아니까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수는 물이 깊어 피해가 덜하지만 여기는 물이 얕아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씨 프린스호 사고 전에는 하루 20만∼30만원을 벌던 것이 요즘은 3일에 10만원 벌기도 어렵다면서 태안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최씨는 내다봤다. 이날 만리포해수욕장에는 오후여서인지 복구인력이 적어 보였다. 방제당국은 전날보다 600여명이 많은 3680명이 만리포에서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아침에 왔다가 떠났거나 다른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얼마 안 있어 모두 떠날 것을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장비부족 현상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에 달려온 한 자원봉사자는 “마대 자루가 없어서 작업을 못하고 있다.” “큰 통으로 (기름을)뽑아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 등의 하소연이 잇따랐다. 방제대책본부 현장사무소 관계자도 “흡착포는 물론 방제복, 장갑, 장화 뭐하나 부족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안미현·이경주기자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강화도 총기 탈취의 용의자 조모(35)씨를 검거한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조씨를 대상으로 범행동기 등에 대해 철야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총기 탈취에 대해서는 혐의를 시인했지만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3층짜리 단독주택의 반지하 1층에 세들어 살았다. 그다지 형편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방 2개와 부엌이 있는 15평짜리 셋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 집주인 김모(69·여)에 따르면 조씨는 형편이 어려워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까먹어 보증금은 100만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셋방 월세 8개월치 못내 “생활고” 하지만 조씨는 검거 당시에 현금 100만원 뭉치 두 개와 10만원권 수표도 수십장을 소지하고 있었다. 조씨는 자신의 명의로된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갖고 있었다.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과 소지하고 있던 수백만원의 현금과 수표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수백만원이 어디서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조씨가 탈취한 총기로 강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면 경찰에 신고가 됐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 총기협박 강도 사건 신고는 없는 상태다. 조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차 안에서 “도망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씨가 제2의 범행을 준비하려다 좁혀들어오는 수사망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조씨가 언론을 통해 수사흐름을 읽으면서 2차범죄가 불가능하며 곧 검거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아 치밀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좁혀오는 수사망 두려워 ‘편지 심리전´ 치밀하게 총기를 탈취했지만 제2의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조씨가 심리적인 압박과 불안감을 심하게 느꼈을 수 있다. 그래서 조씨는 전남 장성에서 총기를 모두 버리고 부산에서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범인이 전화가 아닌 편지를 이용한 것은 자수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사건을 축소하고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작성한 편지에서도 이런 불안감은 드러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용택 대한문서감정사회 회장은 “용의자가 편지에 쓴 필체는 막대기를 치듯이 쓰는 글자로 마음이 쫓기고 매우 불안정할 때 나타난다.“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있는 것은 자기 생각을 과신하는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리니지’ 게임을 좋아했다. 리니지에 보면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선택 2007 D-6] “여론조사 믿지 말라”

    [선택 2007 D-6] “여론조사 믿지 말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일 영남권 방문을 통해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김천 유세에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유권자들의 흔들리는 표심을 잡기 위해 애썼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를 믿지 마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큰 신문사에서 하는 여론조사가 전부 엉터리라고 하더라.”라고 주장하며 “지금 커다란 변화를 전국에 일으키고 있다.”고 바닥민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진정한 보수의 대표임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그는 “이회창이 좋은데 저를 찍으면 정동영이 대통령 된다고 헛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선거는 이회창과 이명박의 싸움이다. 정동영 후보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이회창을 찍으면 이회창이 된다.”고 말하며 확산되고 있는 사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구미를 찾아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갔다. 이 후보는 “IMF 국가 위기 당시 우리가 돌반지 내며 국난을 극복하겠다고 힘을 모을 때 이명박 후보는 돈벌이 하겠다고 주가조작하는 젊은이와 공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인사를 방문해 법전 스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헌법에도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 있다.”며 “대통령 개인의 종교를 가지고 치우쳐서는 결코 안 된다.”고 이명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한강에서 일어났던 기적이 낙동강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놓고 멀리 중국과의 관계를 내다볼 때 그 발상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틀을 벗어났던 것”이라면서 자신의 ‘강소국 연방론제’를 박 전 대통령과 연결 지으려 했다. 김천·구미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눈이 즐거운 가족용 공연 2편

    눈이 즐거운 가족용 공연 2편

    오랜만에 공연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가족들. 들쭉날쭉한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 이럴 땐 어떤 공연이 좋을까. 어마어마하게 큰 비눗방울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피어난 형형색색의 물체와 인체들. 구구절절한 내러티브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시각적 이미지는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아빠의 혼까지 빼놓을 만하다. ●팬 양의 화이트 버블쇼 비눗방울 아티스트 팬 양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비눗방울 퍼포먼스. 어린 시절 비눗방울에 대한 동경과 최고의 비눗방울 예술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90분간의 공연으로 펼쳐 보인다. 가난한 시절 아내에게 반지 하나 못해주던 마음을 담아 하늘에 띄우는 비눗방울 반지 ‘클라우드 링’, 비눗방울로 만든 커다란 눈송이가 즐거움을 주고,30대의 레이저 장비와 버블 머신을 동원해 연출하는 바다 속 풍경에선 극장 안을 온통 짙은 바다향으로 채워 오감만족의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22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3만∼5만원. 가족 공연답게 조조와 주말 공연은 20% 할인하며, 평일 공연은 30%, 토요일 오후 7시 공연은 40%까지 할인해 준다.(02)3436-9319. ●더 베스트 오브 이미지 무대는 온통 캄캄하다.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꽃이 순식간에 피었다가 진다. 외계 생물체인 듯 신비로운 형상이 하늘을 둥둥 떠다니다가 사라진다. 체코 프라하의 대표적인 블랙 시어터(Black Theater) 극단인 이미지 시어터(Image Theater)가 선보이는 ‘야광빛 무대’는 독특함으로 금세 눈길을 사로 잡을 듯. 블랙 시어터란 어둠 속에서 ‘블랙 라이트’라는 특수 조명을 사용해 특수 안료를 바른 물체만 야광체처럼 보이는 효과를 무대 위로 옮긴 공연 장르다. 안료를 바른 인체, 소품들과 보이지 않는 배우, 세트들이 어우러져 각양각색의 신비로운 이미지들을 창조해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목에 걸맞게 1997년 초연된 이래 유럽·아시아 등 세계 무대를 돌며 선보였던 장면 중 최고만을 뽑아 한자리에 펼쳐 보인다. 체코 국가대표 체조선수, 전문 무용수, 뮤지컬 배우 등이 유연한 움직임으로 무대를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는 주인공들이다. 22∼31일 목동 브로드홀, 내년 1월 1∼6일 고양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1월8∼13일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차례로 공연된다. 전석 4만원.(02)517-039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다이애나 사망전 약혼반지 구입 “보석상이 꾸며낸 얘기”

    다이애나 사망전 약혼반지 구입 “보석상이 꾸며낸 얘기”

    1997년 다이애나 스펜서(당시 36) 영국 왕세자비가 연인이었던 도디 알 파예드(당시 42)와 함께 숨지기 직전 약혼반지를 구입했다는 얘기는 보석상이 꾸며낸 것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파리 리츠 칼튼 호텔의 회장 비서를 지냈던 클로드 룰레가 런던법원에 증인으로 출석, 기존 주장을 뒤엎었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은 파예드 아버지 소유이다. 보도에 따르면 룰레는 “다이애나와 파예드가 함께 와서 자신이 디자인한 약혼반지를 골랐다는 유명 보석상이자 보석 디자이너인 알베르토 레포시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룰레는 또 “파예드가 반지를 고르는 일을 내가 도왔으며, 파예드는 최종 선택된 ‘예스라고 말해줘요(Tell me Yes)’ 시리즈 반지를 직접 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곧 모나코 몬테카를로로 건너가 반지를 구입한 뒤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 이탈리아로 보내졌으며, 마지막으로 파리에서 완제품을 받기로 약속됐다고 증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물가 비상… 지난달 3.5%↑ 3년새 최고치

    물가 비상… 지난달 3.5%↑ 3년새 최고치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유가에 곡물·채소값 폭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5%나 급등해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바구니 물가는 5% 가까이 올라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의 3.8%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10월 3.0%에 이어 2개월 연속 3%를 넘겼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1.7%에서 2월 2.2%를 기록한 이후 2%대를 유지하다 10월 이후 3%대로 올라섰다. 장바구니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나 올랐다.2005년 2월의 4.9%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선류·채소류·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무려 10.8%나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경유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휘발유값이 13.4%나 올랐다. 시내버스료와 전철료는 각각 10.4%,10.9% 올랐다. 도시가스료와 보육시설 이용료도 각각 10.7%,9.0% 상승했다. 금반지 값은 27.4% 상승했다. 특히 농축산물값이 ‘고공비행’을 했다. 배추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배 이상(213.3%)올랐다. 양상추(171.4%)와 무(114.5%)값도 2배 이상 뛰었다. 게다가 파는 89.7%, 풋고추는 85.1% 올라 김장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태풍 ‘나리’가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 여파가 컸다. 집세 가운데 전세는 2.4%, 월세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컴퓨터 본체와 TV 값은 각각 20.8%,17% 하락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 여파로 쇠고기 값은 8.2% 떨어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규제 MOU/우득정 논설위원

    출근길에 교통법규를 위반했다. 그날 저녁 법규 위반지역 관할 파출소의 김 순경이 찾아와서 호통을 치며 범칙금을 내라고 다그쳤다. 다음날 아침에는 주소지 관할 파출소의 이 순경이 찾아와서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김 순경에게 이미 혼났다고 항의하지만 규정상 자기 관할이라며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똑같은 사안으로 김 순경과 이 순경에게 뺨따귀를 얻어맞은 국민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정답은 혼자 울분을 삭이며 소주잔을 들이켜는 길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관존민비(官尊民卑)다. 공무원들의 ‘밥그릇 싸움’에 따른 중복규제로 민이 골탕먹는 사례는 허다하다. 지난달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화재 등 8개 보험사에 대해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렌터카 비용이나 중고차값 하락에 따른 손해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21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 사안은 1년6개월 전 금융감독원이 시정조치를 이미 내린 것이다. 손보사들의 항변에 공정위는, 공정위와 금감원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규제가 아니라며 냉소에 부쳤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에도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을 고정금리인 것처럼 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긴 일부 은행에 대해 금감원 제재와는 별도로 6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유는 역시 잣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공정위와 정보통신부·통신위원회·방송위원회·금융감독위원회·금감원 등 특정부문을 담당하는 정부기관 사이에 빈발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과 융합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첨단 영역일수록 중복규제가 심하다. 한쪽에서는 경쟁 촉진을, 다른 한편에서는 시장의 건전한 육성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한꺼풀만 헤치고 보면 갈수록 비대해진 행정기관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앞다퉈 ‘숟가락’을 올리면서 빚어지는 부작용이다. 지난달 27일 공정위와 금감위가 중복규제 남발을 막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한다. 조사나 규제에 앞서 실무적으로 사전조율하자는 내용이다. 고교 1년 선후배간인 양 기관 수장의 ‘학연’이 한몫 했다고 한다. 그래도 중복규제가 줄어들 수 있다면 다행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황금나침반/필립 풀먼

    톨킨의 ‘반지의 제왕’,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히는 영국 작가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전3권, 이창식 옮김, 김영사 펴냄)이 나왔다. 기상천외한 내용과 생태계의 파괴, 유일신에 대한 회의 등 종교·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이 소설은 주인공 리라와 윌이 진실만을 말하는 황금나침반을 들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구원한다는 게 기둥 줄거리. 마녀와 신을 반역한 천사들, 무엇이든 자를 수 있는 만단검(萬斷劍) 등 환상적인 소재들이 등장한다. 어린 주인공들이 갖가지 시련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문학평론가 김성곤 서울대 교수(영문학)는 “작가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통해 폭력이 아닌 타자에 대한 신뢰, 사랑, 희생 그리고 책임감이 결국 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재미와 깊이로 판타지 문학의 정상에 우뚝 선 고전명작”고 평가한다. 필립 풀먼은 이 작품으로 영국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메달’과 가디언상, 휘트브래드상을 받았다. 각권 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불확실성의 시대/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최재천 인간견문록] 불확실성의 시대/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대통령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지도자가 과연 누구일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오랫동안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던 후보는 걱정했던 대로 온갖 석연치 않은 구설에 휘말려 흔들거리고 있다. 만일 이 시점에서 그마저 하차한다면 나머지 후보들 중에서 한 사람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될 판이다. 분명히 선진국 수준의 정상적인 선거는 아닌 듯싶다. 점집을 드나드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고 대선 삼수에 도전한 한 후보는 조상의 묘까지 옮겼다 한다.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고 부적을 몸에 차고 다니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시험을 치르는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성적이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오르는 것일진대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고 부적의 힘을 빌린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처럼 들린다. 한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끝내 물러나고 만 잘 알려진 풍수지리 전문가가 들려준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풍수지리가 과연 학문이냐며 신랄하게 비판하던 교수들이 교수회의가 끝나자마자 조용히 연구실로 찾아와 부모님의 묘를 모실 명당자리를 골라달라는 청을 하곤 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지성인인 교수가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논리와 비논리의 양면성을 지니고 산다. 아마 그런 게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하던 참에 그나마 좀 읽는다 싶은 아이들도 기껏 펼쳐 드는 책들이 그저 ‘해리 포터’ 아니면 ‘반지의 제왕’이다. 개인적으로 판타지 소설에 특별한 억하심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지나친 듯싶어 하는 얘기다. 갑자기 신화에 열광하는 분위기 역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신화가 창의성의 보고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명색이 과학기술의 시대라면서 논리보다는 점점 더 비논리로 기우는 경향이 뚜렷해 보인다. 도대체 왜 요즘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을 우리 사회의 원칙 부재에서 찾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공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보다는 변칙이 활개를 치는 세상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을 제외하곤 원칙이 지켜지는 집단을 찾기 어렵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문화예술계와 정계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내가 몸담고 있는 학계도 원칙이 사라진 지 오래다. 사회 제도와 규범에 일관성이 없어진 탓도 크다고 본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그 결과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일관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입시정책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좌절하고 있다. 자연현상은 물론이고 세상사에도 변이란 늘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나 인과관계에 대한 확신이 깨지면 변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또한 사라지게 마련이다. 물리학에서 얘기하는 불확정성의 원리도 세상 모든 일의 인과관계가 다 불확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철이지만 각자 나름대로 원칙을 정하고 그에 합당한 논리적인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 우리 민주주의도 어느덧 환갑을 넘겼다. 이제는 진정 우리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점잖은 대통령을 모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미신, 환상, 신화, 비논리의 안개를 걷어내고 누가 가장 원칙에 어긋나지 않은 삶을 살아왔는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자. 그냥 덜렁덜렁 투표장으로 들어서는 것은 민주시민의 행위가 아니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오디오나 자동차, 컴퓨터를 보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남자와 명품가방과 옷을 보면 ‘지름신’이 발동하는 여자는 서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굳이 굵직한 씀씀이가 아니더라도 남과 여의 씀씀이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7∼8월 국민카드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20대와 30대 남성은 각각 카드사용액의 가장 큰 부분인 17.3%와 16.3%를 일반음식점에서 사용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사용액 중 11.9%를 전자상거래에 썼고 30대 여성은 대형할인점(16.9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로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씀씀이가 부부나 연인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거나 갈라 놓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과 여는 서로의 소비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어봤다. ■ 남 ●첨단 전자제품만 보면 지름신 발동하는 남친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남자친구가 새로 나온 IT제품만 보면 ‘미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칭 ‘얼리 어답터’라는 남자친구는 용도도 알 수 없는 최신 제품이 나오는 족족 사들였던 것. 휴대전화를 사도 꼭 최신식을 고집하는 남자친구를 보면 김씨는 “저 인간 돈이 남아도나?”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고장만 안 나면 되지, 뭐하러 돈 주고 쓸데없는 기능만 잔뜩 있는 새 휴대전화를 사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남친의 ‘얼리 어답터 기질’을 이해 못하는 김씨에게도 열광하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있다. 바로 귀고리다. 귀고리를 하면 1.5배 예뻐 보인다는 속설을 믿기 때문이란다. 업무 중에도 김씨는 틈만 나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귀엽고 특이한 귀고리를 찾는다. 얼마 전엔 구름 모양의 귀고리를 샀는데, 남자친구가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여 크게 싸웠다.“제가 남자친구의 최신기계 구입을 돈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친구도 제 귀고리 수집벽이 한심한가 봐요. 서로 열광하는 분야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죠.” 직장인 손모(26·여)씨도 새로운 IT제품이 나오면 사족을 못쓰는 남자친구를 이해할 수 없다. 손씨의 눈에는 ‘사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제품 광고를 보면 몸이 근질근질하대요. 본인도 돈이 많지 않으니 계속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 사더라고요. 전에 쓰던 것도 괜찮은데 굳이 또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요.” 손씨의 남자친구는 덕분(?)에 남들 다 한다는 재테크는 꿈도 꾸지 못한다. 손씨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원래 남자친구가 기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남자답고 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한창 젊은 나이에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돈을 모아야 하지 않나요?그러니 한심한 거죠.” ●애들도 아니고 게임에 왜 미치니? 직장인 김모(24·여)씨의 전 남자친구는 게임 마니아였다. 새로운 게임기가 나오거나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모조리 사야 직성이 풀렸다. 한 번은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다가 과부하로 텔레비전이 터져 버린 적도 있다. “다 큰 남자가 게임에 빠져 지낸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영화관에 놀러가도 영화관 옆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존에서 영화 시작 전까지 게임을 하고 있으니 정이 붙겠어요?” 김씨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어렵게 돈을 모은 뒤 그걸 다 게임기 사는데 써버리는 것.“나 같으면 그렇게 살진 않아요. 차라리 게임 줄이고 조금 더 풍족하게 살 텐데 그렇게 못하더라고요. 결국 헤어졌죠.” 직장인 이모(25·여)씨와 남자친구 서모(28)씨는 서로의 ‘서식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다. 이씨는 “남자친구는 내가 스타벅스에서 수다떠는 게 그렇게 싫대요.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닌데 3시간도 넘게 노닥거리는 모습이 시간낭비 같다고요.” 반면 이씨는 남자친구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오빠가 스타크래프트를 할 땐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조차 싫어요.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 사귄 지 한 달 남짓된 ‘풋내기 커플’이지만, 데이트할 때 커피숍에 갈지 PC방에 갈지를 두고 다툰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직장인 정모(30·여)씨는 아직도 전 남자친구의 선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네가 첫 사랑이야.’라고 속삭였던 남자친구의 첫 생일선물은 바로 컴퓨터 ‘램(RAM)’이었던 것. “제가 노트북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을 했었거든요. 남자친구가 말하길 램의 용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오류라는 거예요. 생일날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가져왔다고 기대하라고 하더군요. 선물 포장지를 뜯어보는 순간 웃음밖에 안 나왔죠.” 정씨는 첫 생일이니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꽃과 반지처럼 낭만적인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던 것. 정씨는 계속 푸념을 늘어 놓았다.“실용적인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꽃 같은 선물은 아깝다는 거예요. 정말 낭만을 모르더군요. 남자들은 왜 이런 낭만에 돈을 아까워하는 거죠?” ●술값 물쓰듯… 이해못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술값으로 물쓰듯 돈을 쓰는 남자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몸에도 좋지 않은 술에 돈다발을 쏟아 붓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 좋은 양주 보면 미치잖아요. 술 많이 먹으면 간도 안 좋아지고, 살도 찌고 득될 게 하나도 없는데 무리를 해서 하룻밤에 수 십만원씩 쓰는 게 이해가 안 돼요.” 김씨가 더 이해할 수 없는 ‘족속’들은 비싼 양주를 맥주에 타먹는 ‘폭탄주’를 즐기는 부류다. 천천히 술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도 모자랄 판에, 맥주에 타 훌쩍 들이켜는 것은 ‘국력 낭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회식 때 맥주에다 비싼 양주를 타먹는 걸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돼요. 외국에서 비싸게 들여오는 양주를 왜 맥주에다 타먹죠? 이러니 한국인이 ‘양주밝힘증’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여 ●밥 굶어가며 명품 화장품 사는 이유가 뭘까? 누나가 둘이나 있는 직장인 이모(25)씨는 누나들의 ‘화장품’을 볼 때마다 입이 벌어진다. 화장품 양은 둘째치고,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누나들은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명품 화장품’을 고집한다. “가족 중에 누구 한 명 외국에 나가면 면세점에 가서 화장품 사기 바빠요. 제가 지난 번 외국에 다녀왔을 때 화장품만 거의 40만원어치를 샀습니다.” 그러나 이씨의 누나들은 다른 것에는 심할 정도로 돈을 아낀다. 교통비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끼니도 거를 때가 많다. “누나들은 항상 ‘화장품은 얼굴에 직접 닿는 것이니 비싼 걸 사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해할 수가 없어요. 교통비나 식비는 없어서는 안되지만, 화장품은 기호품이잖아요. 그런데 굳이 비싼 걸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못하겠어요.” 직장인 민모(26)씨는 하루에 두번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찾는 여자친구가 한심하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가 끝나면 민씨의 여자친구는 항상 커피 전문점을 찾는다. 커피를 ‘밥먹듯’ 먹는 셈이다. “지난해에 ‘된장녀 논란’이 있었잖아요. 딱 제 여자친구 얘기였습니다. 한 잔에 4000원이 넘는 커피를 항상 먹는 겁니다. 쉽게 말해 하루에 책 한권씩 길에 버리는 거죠.” 솔직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여자 친구의 커피 값이 당황스럽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커피를 먹는 여자 친구의 모습에 쓴웃음밖에 안 나온다. “몸에 좋지도 않은 커피를 허구한 날 먹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여자친구는 ‘하루에 한 번 커피를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는데 솔직히 이해가 안 돼요.” ●그 많은 잠옷·모자·구두는 어디에 쓰려고… 직장인 박모(26)씨의 여자친구는 잠옷에 유난히 집착했다. 그것도 키티나 미키마우스와 같이 유치한 캐릭터가 있는 귀여운 잠옷을 보면 꼭 사야 직성이 풀렸다. “비싼 잠옷도 서슴지 않고 사곤 했습니다. 정말 사기 싫은데 커플 잠옷을 사자고 졸라서 입지도 않을 미키마우스 커플 잠옷을 산 적도 있죠.” 박씨의 여자친구는 티셔츠만큼이나 잠옷이 많다. 봄부터 겨울까지 4계절 잠옷이 각양각색이다.“잠옷을 입고 자야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본인이 편하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직장인 김모(26)씨는 패션 소품에 광적인 여자친구가 답답하다. 모자만 20개가 넘으니 옷을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할 지경이다. 아직 학생이라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처지이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패션상품을 수집한다. “처음엔 매일 입고 나오는 옷이 달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던 날 입을 다물 수가 없었죠. 이건 방이 아니라 옷가게를 차려도 되겠더라고요.” 김씨는 그 뒤 ‘옷값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고 진심어린 충고를 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여자 친구의 수집행각은 멈출 줄 몰랐고, 그의 컬렉션은 끊임없이 늘어났다.“자기에게는 옷 사는 일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래요. 그런데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많다며 ‘너는 여자를 모른다.’고 도리어 면박을 주더군요. 여자들은 대체 왜 그런가요?” 직장인 이모(28)씨는 선물로 꽃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에게 불만이 많다. 어차피 하루이틀 책상에 올려 뒀다가 시들면 버릴 것인데 돈주고 사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꽃은 가격에 비해 효율이 낮잖아요. 보통 꽃다발 하나에 몇만원씩 하지만, 정작 값어치는 2000원도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한테 이 말을 했더니 어이없어 하더군요.” 그러나 꽃을 요구하던 여자친구의 집념(?)은 끝이 없었다. 여자친구는 직접 꽃을 사서 이씨에게 쥐어준 뒤 되돌려 받기까지 했다. 엎드려 절받는 격이다. “결국 바라던 꽃을 사주게 됐죠.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왜 여자들은 꽃만 보면 미치는지….” ●마른 사람이 왜 ‘경락마사지’에 돈을 쏟아 붓지? 직장인 이모(25)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돈을 쓰는 여자 친구가 때로는 한심하다. 전혀 살 뺄 이유가 없어 보이는 데도 한 번에 수만원을 호가하는 경락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여성의 외모에 대한 압박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정말 마른 체형이거든요. 살빼겠다고 비싼 돈 들이면서 경락마사지 받는 것을 보면 너무하다 싶어요.” 이씨는 여자친구가 경락마사지로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며칠 고생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본인이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만 하라고 말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본인이 절실히 원하는데 어쩌겠어요. 지금도 저는 ‘돈 낭비’로 보이지만, 여자친구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게 더 급한 것일 수도 있겠죠.” 이경원 김정은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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