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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서점주 납치 中 스파이, 한국 여권으로 대만 침투”

    “홍콩 서점주 납치 中 스파이, 한국 여권으로 대만 침투”

    2015년 홍콩에서 반정부 성향의 서적을 팔다가 중국 당국에 끌려가 논란이 된 서점업자 리보의 납치에 관여한 중국 스파이가 호주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스파이는 공작 활동을 위해 위조된 한국 여권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이 남성이 단순 사기범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2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탐사방송 ‘60분’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스파이 왕리창은 중국 정부가 홍콩과 대만 등지에서 벌인 공작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호주 보안정보기구(ASIO)에 망명을 요청했다. 그는 중국계 홍콩 회사로 위장한 정보기관에서 일했고 중국 여권과 홍콩 주민증, 위조된 한국 여권을 써 왔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왕리창이 홍콩 서점업자 납치 과정에서 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구체적인 사실을 밝혔다”면서 “베이징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대만 선거를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알려줬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속한 민진당을 공격하고자 인터넷 업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정 20만개를 만들었고 대만 언론사에 15억 위안(약 2500억원)을 지급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 성향으로 국민당 대선 후보인 한궈위 가오슝 시장에게 2000만 위안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좋은 대우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 등으로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4월에 아내와 자녀가 있는 호주에 입국한 뒤로 ‘민주주의 국가들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가책이 느껴져 중국 정부의 활동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중국으로 돌아가면 사형을 당할 것이라며 인도적 대우를 호소했다.이에 차이 총통은 대만 국가안전국 등을 통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당의 한궈위 후보도 “중국공산당으로부터 한 푼이라도 받았으면 총통 선거에서 사퇴하겠다”며 연루 의혹을 강하게 반발했다. 당연히 중국 측은 왕리칭이 자국 스파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상하이 공안국은 왕씨가 푸젠성 출신의 26세 남성으로 사기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가 2016년 허위 투자 프로젝트로 460만 위안을 가로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주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왕리칭의 주장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관련 법 집행 당국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과거 노인들에 친중 후보 찍도록 유도 사례“한 주소에 다른 이름 8명” 가짜 유권자 논란 홍콩 전역에서 24일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날 선거와 관련해 4800여건에 달하는 부정선거 고발이 접수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가짜 유권자’를 만들려는 사례 등을 포함해 전날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부정선거 고발 사례가 48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한다. 홍콩 구의원은 한국의 지방의회 의원에 해당하지만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현지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계속되는 송환법 반대 등 반중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시민들은 시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1시간 반 이상 방해가 지속되면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젊은층들은 온라인을 통해 일찍부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 부정에 대한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홍콩 췬완 지역에서 출마한 노동당 로이드 치우 후보는 ‘가짜 유권자’와 관련된 제보를 100건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치우 후보는 “이전 선거에서는 한 주소에 11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한 주소에 8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등록되는 등 ‘가짜 유권자’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선거까지는 유권자 이름과 주소 등을 담은 선거구별 유권자 명부가 언론 등에 공개됐지만, 이번 선거 때는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경찰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 방지를 위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공개 결정에 ‘가짜 유권자’를 만들어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반부패 기구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도 지난 20일까지 이 기구에 접수된 부정선거 시도 고발 건수가 201건에 달해 이전 선거 때보다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7건은 선거 후보자나 예비 후보자 등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협박을 가한 사건이었으며, 37건은 선거와 관련된 금품 수수 사건 등이었다. 부정선거 시도는 홍콩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61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전 선거에서 요양원 등의 노인들이 선거하러 투표소로 이동할 때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들어가거나, 손바닥에 투표할 후보자의 번호를 적어놓은 채 들어가는 사례들이 적발됐던 적이 많았다. 특히 이러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부정선거 사례들은 대부분 친중파 후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날 홍콩에서는 홍콩 영주권을 지니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친중파 진영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전세버스 등을 타고 대거 홍콩으로 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염정공서는 부정선거 시도가 적발될 경우 최고 7년의 징역형과 50만 홍콩달러(약 75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면서 부정선거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대 ‘레넌 벽’도 훼손…홍콩 시위 둘러싼 대학가 갈등 격화

    서울대 ‘레넌 벽’도 훼손…홍콩 시위 둘러싼 대학가 갈등 격화

    홍콩 시민을 향한 연대와 지지의 뜻으로 서울대학교 교내에 설치됐던 ‘레넌 벽’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으며 저항한 데서 유래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18일 오전 레넌 벽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홍콩 시민을 향한 응원 문구를 적어 붙인 전지 한 장이 찢어진 채 사라졌다고 밝혔다. 학생모임 측은 “오는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쪽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지난 13일에는 한양대 인문과학관 1층에 마련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앞에서 중국인 유학생 50여명과 한국인 학생 10여명이 대치하기도 했다.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최근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불특정 다수에 의해 세 차례 무단 철거됐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역시 11일 게시된 후로 훼손이 이어졌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이 위챗 단톡방에 한 말”이라며 자신을 홍콩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이용자가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캡처에는 “외대에도 홍콩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나”, “본다면 찢으면 된다” 등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외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에 대해 ‘정신병’, ‘기생충’ 등 표현을 쓰며 비난하는 게시물이 붙었다가 철거되기도 했다.한편 이날 오후 연세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교내 집회를 열고 학생회관 벽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과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관계자 10여명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홍콩 정부의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연세대학교 침묵 행진’을 열었다. 행진 이후에는 연세대 학생회관 1층 기둥에 레넌 벽을 설치하고 홍콩 민주화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홍콩 시위는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이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 시민은 중국 정부가 홍콩 내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송환하는 데 이 법안을 악용할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말부터 반대 시위를 시작했다. 중국 지도부가 홍콩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체포된 시위자만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홍콩 시위대, 사진 찍던 日 남성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폭행

    홍콩 시위대, 사진 찍던 日 남성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폭행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격렬해진 홍콩 시위 현장에서 일본인 남성 한 명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11일 몽콕 지역을 방문한 50대 일본인 남성이 시위대에게 맞아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대가 점거한 몽콕 나단 로드를 지나던 피해 일본인은 스마트폰으로 시위 현장을 촬영하다 시위대에게 둘러싸였다. 시위대는 이 남성을 중국인으로 착각하고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시위대가 휘두른 둔기에 맞은 일본인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거리에 주저앉아 있다 구조대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출장 차 홍콩을 찾은 자국민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피해 남성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홍콩 내 반중 시위가 점점 과격 양상을 띠는 가운데, 13일에는 시위대와 충돌한 70대 노인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셩수이 지하철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과 대중교통 운행을 가로막은 시위대 사이에 대치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민 20여 명과 함께 시위대에 맞서던 노인 한 명이 벽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으며,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현지언론은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노인이 쓰러진 뒤에도 시민들을 향해 벽돌을 던졌다고 전했다. 11일 오후에는 시위대가 친중 성향의 한 홍콩인 남성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 이처럼 시위대의 폭력성이 짙어진 데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쏜 홍콩 경찰의 탓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람 “홍콩 지방선거 일정대로”… 中 “시위 끝나야 선거할 것”

    람 “홍콩 지방선거 일정대로”… 中 “시위 끝나야 선거할 것”

    24주째로 접어든 홍콩 시위에서 대학생이 추락사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자 열흘가량 남은 홍콩 지방선거 연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중 여론 탓에 친중파 세력의 고전이 예상됨에 따라 홍콩 정부가 치안 불안 등을 명분 삼아 선거 연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정기 미디어 연설에서 “시위자들이 도시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오는 24일 치러질 홍콩 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를 안전하고 공정하며 질서 있게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에서는 선거가 연기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과거 구의원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 등으로 투표율이 30~40% 선에 그쳐 친중파가 어렵지 않게 승리했다. 하지만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이어지는 도중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범민주 진영의 약진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야권은 “선거 판세가 여당에 불리해지자 홍콩 정부가 사태를 의도적으로 악화시켜 선거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려고 한다”는 음모론을 주장해 왔다. 람 장관의 발언은 이런 의혹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홍콩을 관리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다소 다른 듯하다. 인민일보는 홍콩 경찰의 실탄 발사를 두둔하면서 “경찰이 과감하게 폭동을 종식해야 안정을 찾고 공정한 선거를 하며 홍콩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위가 마무리돼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구의원 선거 연기를 시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문제를 총괄하는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가 지난 9~11일 홍콩과 가까운 하이난을 시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측의 개입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한편 미국 공화당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한 토론회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중국 정부의 시위 탄압을 저지하기 위해 마련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상원의 법안 심의 중단을 요구하며 “미국이 잘못된 방법을 이어 간다면 중국은 온 힘을 다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찰 조준사격에 쓰러진 홍콩 시위대… 친중 남성 몸엔 불 붙기도

    경찰 조준사격에 쓰러진 홍콩 시위대… 친중 남성 몸엔 불 붙기도

    첫 사망자 추모 시위서 세 번째 실탄 발사 위협상황 아닌데도 쏴 정당성 얻기 어려워 복면 남성, 말다툼 중 인화성 액체 퍼부어 전문가 “국제사회, 관심·연대 강화해야”홍콩 민주화 시위 참가자들이 11일 또다시 경찰이 쏜 실탄을 맞고 쓰러졌다. 홍콩의 정체성에 이견을 보인 남성의 몸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벌어졌다. 시위 6개월째를 맞은 홍콩 시위대의 반(反)중국 정서와 맞물려 경찰의 진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경찰의 실탄 사격은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시위에서 처음 사망한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21)을 추모하는 시위 도중 일어났다. 당시 사건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경찰이 시위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복면을 쓰고 다가온 젊은 시위자를 향해 바로 눈앞에서 실탄을 쐈고, 이 시위자는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경찰은 다가오는 또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을 쏘는 등 2명에게 모두 실탄 3발을 발사했고, 이들이 총을 맞고 쓰러지자 무력으로 제압했다. 실탄을 맞은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오른쪽 신장과 간 부근에 총알이 박혀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총알을 적출하지 못해 이날 낮 12시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 청년의 나이도 차우츠록과 같은 21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시위자가 경찰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실탄이 발사돼 정당방위 차원에서 실탄을 쐈다는 경찰의 기존 해명도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직접 실탄을 사격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8월 말 경고성 사격에 실탄을 처음 사용한 경찰은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10월 1일 반중국 시위에 참여한 18세 남학생을 향해 처음으로 실탄을 사격했다. 이어 홍콩 당국이 ‘복면금지법’을 실시한 같은 달 4일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허벅지를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실탄 사격이 시위대의 반중국 정서가 한층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일어난 점도 주목된다. 앞서 신중국 건국 70주년과 사실상 계엄령인 복면금지법 실시 등과 맞물려 진압 수위를 높인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위험천만한 실탄을 직접 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날 복면을 한 남성이 홍콩의 정체성 문제로 다투던 친중 성향의 남성에게 인화성 액체를 퍼붓고 그의 몸에 불을 질렀다고 AFP, AP통신이 전했다. 이 남성은 전신 2도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시위 진압 수위가 더욱 강경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람 장관을 만난 시 주석은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3일 뒤인 8일 홍콩 시위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데 이어 다시 3일 뒤 경찰이 시위대의 가슴을 향해 직접 실탄을 쏘는 등 무차별적인 진압이 이뤄지고 있다.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시위가 과격해지면 홍콩 사태는 더욱 해결이 어려워지고, 중국이 강압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진다”며 “지금은 시위대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홍콩 정부가 시위대가 요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등을 수용한다면 현재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제사회가 홍콩 사태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홍콩시위 이끈 얀호라이 “조사 필요한 죽음 더 많다”

    홍콩시위 이끈 얀호라이 “조사 필요한 죽음 더 많다”

    “중국 정부가 내분 유도…경찰 폭력이 시위대 폭력 불러”“한국 민주화보며 자유 얻으려면 희생 크다는 점 느껴”“중국 반인권 행위에 안 맞선 국제사회에 본보기될 것”“홍콩 시위로 중국 정치체계가 단시간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중국의 경제력 때문에 반인권 행위에도 대적하지 않았던 국제 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해 민주화운동으로 번진 홍콩 시위를 초반부터 이끈 홍콩 민간인권전선의 얀호라이 부의장은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서울신문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라이 부의장은 한국 사회에 홍콩 시위에 대한 연대를 호소하려고 지난 8일 방한했다. 홍콩 시위는 송환법 시행 때 중국 본토가 홍콩의 인권운동가 및 반중(反中) 인사를 송환하는 등 악용될 것을 우려해 민간인권전선의 주도로 시작됐으나 이후 대학과 소수 개인모임으로 세분화해 ‘주최 없는 운동’으로 변모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시위 초기부터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송환법 철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가 요구안의 골자다. 이중 지난 9월 송환법 공식 철회는 이뤄졌으나 나머지 4가지는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라이 부의장이 한국을 찾은 당일인 지난 8일 홍콩의 대학생 차우츠록(22)이 사망했다. 경찰이 던진 최루탄을 피하려다 건물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 부의장은 “시위와의 직접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아 조사가 필요한 죽음은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시위 참가자 8명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이 전해졌고 2명의 의문사도 있었다”면서 “과잉진압으로 3000명이 넘는 시민이 체포됐고, 경찰은 평화시위대까지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미 샴 의장은 피습당했고 시위대는 경찰의 총과 최루탄에 맞아 다친 이가 속출했고 여성은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홍콩에는 더이상 일상이 없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내분을 유도하려 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이후 정부가 시위 참여 대학생 집단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면서 “그런데 이후 시위대 없이 수차례 진행된 정부의 포럼과 토론회 내용을 보면 공개토론회는 단지 정부가 평화를 원한다는 모습을 부각하는 선전용 쇼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홍콩 시위가 폭력화하고 있다는 외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1980년대 한국 정부가 시위를 잠재우려고 군대를 이용했듯 현재 홍콩 정부는 경찰을 같은 용도로 쓰고 있다”면서 “경찰이 폭력으로 시위대를 짓누르자 시민들은 이에 분노하고 자신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또다시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달 전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를 뚫고 들어가 벽에 스프레이로 적었던 문구가 ‘우리에게 평화 시위는 효과가 없다고 가르쳐 준 건 바로 정부 당신이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위대 내부도 폭력을 쓰는 쪽과 평화 시위를 유지하는 쪽으로 나뉘는데 경찰이 무차별 공격한 탓에 폭력 시위대가 평화 시위대를 에스코트하는 형국”이라며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위대 폭력성과 관련한 설문을 했더니 44%가 시위대 폭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답했다”고도 말했다. 최근 홍콩 내 여러 인권단체는 시위 과정에서의 공권력 폭력 증거를 수집한 기록물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각각 제출하고 있다. 그는 한국 민주화 역사에서 홍콩 시위와의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라이 부의장은 “한국 민주화 운동을 보면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얻으려면 희생 또한 크다는 점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의 민주화 운동, 촛불집회 등이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으며 성공했고 이후 많은 사회의 교훈이 됐듯 현재 홍콩 시위 또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권력에 대항하자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중국에서 자유 시위를 하는 유일한 공간이 홍콩”이라며 “이런 변방에 사는 시민들도 거대한 중국의 반민주적 체제에 항의할 수 있다면 국제사회 누구나 싸울 수 있는 것이란 상징을 주고 싶다”고 했다. 홍콩 시민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도 거듭 부탁했다. 라이 부의장은 “홍콩은 한국이 걸었던 자유의 길을 이제 걷는 중”이라며 “홍콩의 문제를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고, 홍콩 시위자를 지지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것만으로도, 홍콩 시위대는 힘을 얻어 다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도 부디 중국과의 경제적 이득 때문에 불의에 눈감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현섭PB의 생활 속 재테크] 홍콩 시위, 홍콩H지수 ELS에 얼마나 영향 미칠까

    홍콩 시위가 22주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관광객 감소로 홍콩이 갖는 무역·금융허브·관광지로서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경제시스템 붕괴에 대한 우려까지 거론된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이른바 송환법)에 대한 항의로 촉발된 홍콩 시위의 본질은 청년층의 생존 문제다. 근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시위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 연일 뉴스에 나오는 홍콩 시위 사태에 홍콩 항셍차이나기업(H)주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은 걱정이 깊다. 복면 금지법이 제정된 이후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홍콩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렸다. 무디스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의 국제금융창구 역할을 마카오, 선전 등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메시지도 내면서 투자자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증시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1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시위가 처음 일어난 지난 6월 12일부터 11월 1일까지 홍콩 H주는 1만 620(6월 11일 기준)에서 1만 622로 거의 그대로였다. 그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925에서 2958로 오히려 1.1% 올랐다. 홍콩 H주를 구성하는 종목은 기본적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이다. 따라서 홍콩 시위 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증시가 홍콩 사태보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기업의 실적 예상치 소식에 움직였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기업의 3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실적을 발표한 1465개 상장사의 합산 매출액은 3조 6000억 위안, 순이익은 4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0%, 12.1% 증가한 것이다. 물론 반중 시위가 계속 격화된다면 중국의 무력 진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콩은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위상이 높아 중국이 무력 진압에 나서면 글로벌 자금이 이탈해 홍콩발(發)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현실적으로도 중국 내 어떤 도시도 홍콩을 대체하기 어렵다. 지난해 중국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70%가 홍콩을 거쳤다. 홍콩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외화대출 조달 창구이기도 하다. 홍콩 시위가 심리적으로 홍콩 H지수에 부담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홍콩의 입지와 중국 기업 실적을 들여다보면 시위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주한 中대사관 “많은 팔로잉·리뷰 기다립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최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개설하며 처음으로 한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보복에 나서며 촉발됐던 한국 내 반중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온라인 홍보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4일 “대사관 내부에서 새로운 홍보 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어 중국 외교부 본부에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을 제의하고 동의를 받았다”며 “10월 28일에 페이스북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지난 1일 첫 게시물로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의 사진과 함께 대사관 측 인사말을 게재했다. 해당 인사말에서 대사관은 “주한 중국대사관의 공식 페이스북이 오픈됐다”며 “저희는 이를 통해 여러분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공감하고자 한다. 여러분들의 많은 팔로잉과 리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주한 중국문화원은 2014년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지만 대사관이 직접 SNS 계정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본래 해외에서 SNS을 사용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외공관 홍보 및 주재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SNS 계정 개설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대사관 측은 한국에서 개설한 페이스북의 홍보 효과에 따라 다른 SNS 계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빨갱이 재인” 유튜버 동영상 논란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빨갱이 재인” 유튜버 동영상 논란

    “중도 성향 시민들 정치적 관심 끌고 싶어”“보수집회서 공연해 우파 에너지 줄 것”우파를 자처하는 여성 유튜버가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구독자 16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지난 1일 ‘[M/V] 문재인 -빨개요 (Dance cover)’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가수 현아의 인기곡 ‘빨개요’의 춤을 따라 추면서 일부 노랫말을 개사해 부른 영상이다. 원곡의 후렴구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현아는”이지만 A씨는 이를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북한, 재인이는”으로 바꿔 불렀다. 뒷부분의 “빨간 건 현아”라는 대목을 “빨간 건 재인”, “빨갱이 재인”으로도 바꿨다. A씨는 별도의 영상에서 이런 댄스커버를 올린 이유에 대해 중도 성향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그는 “‘문재인 빨개요’ 영상을 만드는데 100만원이 들었다. 촬영비가 70만원이고 노래 부분 개사에만 20만원이 들었다”며 “댄스영상은 저작권 때문에 (유튜버) 수익이 0원이지만 그래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영상을 많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우파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정치동영상은 중도 (성향) 분들은 전혀 보지 않는다”며 “(이런 댄스동영상을 올리면) ‘재밌다, 멋있다’면서 제 채널의 다른 (정치 관련) 영상을 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오는 9일 열리는 반중집회에 참여해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다”며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중도 우파에 에너지를 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유튜브가 우파 유튜버의 수익을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딱지’를 붙이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별도의 계좌를 통해 시청자 후원을 부탁하기도 했다.A씨의 동영상에 대한 네티즌의 평가는 엇갈렸다. 현 정부를 지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부적절한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신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반면 A씨의 동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우파의 아이돌”, “광화문 집회에서 노래를 틀면 좋겠다”라는 등의 지지 반응도 있었다. 최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문 대통령 비하가 도를 지나친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공식 유튜브채널도 최근 문 대통령을 우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모친상을 고려해 해당 동영상을 잠정 삭제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에 있어서도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中, 유커 앞세워 차이잉원 보복...대만 방문 중국인 반토막

    中, 유커 앞세워 차이잉원 보복...대만 방문 중국인 반토막

    지난달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급감했다. 중국이 대만 독립 노선을 고수하는 차이잉원 정부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9일 대만중앙통신은 관광청 통계를 인용해 지난달 대만을 찾은 중국인이 11만 80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급감했다고 전했다. 중국인 단체여행객도 2만명으로 6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중국인의 대만 개인여행을 허가해 주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인은 대만 관광객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중국은 지난 2011년 베이징과 상하이 등 47개 도시에 호적을 둔 거주민을 대상으로 대만 여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치러진 대선에서 반중 성향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되자 지속적으로 ‘유커(관광객) 카드‘를 내세워 대만을 압박해 왔다. 갈등이 갈수록 커지자 지난 8월부터는 대만으로의 개별여행을 잠정 중단시켰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경제적 타격을 줘 차이 총통의 재집권을 방해하기 위해서다. 대만 여행업계는 중국의 개인여행 금지 조치가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면 1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도 대만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해 “(집권) 민진당이 끊임없이 대만 독립 운동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정치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중국의 의도대로 대만 유권자들이 차이 총통을 선거에서 거부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대만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서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시진핑식 외교’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대만 TVBS가 지난 25일 내놓은 총통 선거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 지지율은 52%로,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 시장(39%)을 크게 앞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캐리 람 내년 3월 경질설에… 中 “정치적 의도 가진 헛소문”

    캐리 람 내년 3월 경질설에… 中 “정치적 의도 가진 헛소문”

    FT “홍콩 시위 장기화에 교체 검토3월 中 양회 대규모 인사 단행 맞춰” 시위 촉발한 살인범 찬퉁카이 출소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경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처리를 반대하고자 시작된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자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위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다섯 달째 홍콩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람 장관이 해임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행정장관 교체를 확정한 뒤 내년 3월쯤 후임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전했다.장관 교체 시기를 내년 3월로 잡은 것은 지금 람 장관을 경질하면 시 주석이 홍콩 시위대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3월에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대규모 인사(人事) 이동을 단행하는 시기여서 람 장관의 퇴진을 ‘튀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 람 장관은 송환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홍콩 내 반중 여론도 커져 다음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후보들이 참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람 장관이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 정설이다. 람 장관은 2017년 7월 1일 취임했다.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후임자는 람 장관의 남은 임기(약 2년 4개월)를 소화한다. 노먼 찬 전 홍콩금융관리국 총재와 헨리 탕 전 정무사장(총리)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다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가진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명보는 23일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찬퉁카이가 이날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찬퉁카이는 교도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대만으로 가서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장본인이지만 여자친구 살해 혐의 대신 돈세탁 등으로만 징역 29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마저도 모범수로 형을 감면받아 18개월만 복역했다. 홍콩 정부는 그동안 대만에 찬퉁카이의 신병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당국은 ‘정치적 음모’라며 이를 거부하다가 전날 오후 갑작스레 입장을 바꿔 “경찰을 홍콩으로 보내 그를 데려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홍콩 정부가 “우리 사법권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여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는 이날 송환법을 공식 철회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달 초 “입법회 회의가 열리면 송환법 폐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다시 불붙은 홍콩 시위… 中샤오미·동인당 매장 불 탔다

    다시 불붙은 홍콩 시위… 中샤오미·동인당 매장 불 탔다

    중국계 은행에 화염병… 점포에 방화도 홍콩, 시위 촉발 살인 용의자 인도 통보 대만 “갑자기 태도 바꿔 정치 조작” 거부지난 6월 초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20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35만여명이 참가했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날아다니며 도심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중국 관련 기업이 시위대의 타깃이 됐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시민들이 관광지인 침사추이와 몽콕, 오스틴 지역을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의 강경 진압과 최근 잇따른 ‘백색테러’(우익에 의해 자행되는 테러)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보고 도심 곳곳에 놓인 중국계 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부수고 은행 지점에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는 또 중국 본토인 소유 기업으로 알려진 식품판매업체 베스트마트360과 잡화점 유니소 등의 점포도 공격했다.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 샤오미와 중의약업체 동인당, 중국초상은행 점포에도 불을 질렀다. 이날 시민들이 격하게 반응한 것은 범민주 진영 인사들에 대한 백색테러 때문이었다. 지난 16일 민간인권전선의 지미샴 대표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 4명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일에는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전단을 돌리던 시민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이에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알기를 바란다. 논쟁을 종식할 수 없다면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포함해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이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의 도화선이 된 대만 살인 사건 용의자의 신병 인도를 통보하자 대만 당국은 ‘정치적 조작’이라며 인수를 거부했다.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본토 창구인 대륙위원회는 사건 용의자 찬퉁카이(20)가 지난해 2월 살인 사건을 저지른 대만으로 돌아가 사법처리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배후 정치세력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만 당국은 용의자 신병 인도를 위해 요청한 사법공조를 묵살하던 홍콩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 전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홍콩 사태 등 난제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전쟁 및 홍콩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지도부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자사고·외고 폐지 공방 … 수도권 교육감들 “고교 서열화 해소해야”

    서울과 경기, 인천교육감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국제고, 외국어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해 고교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경기·인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사태에서 의도치 않게 부각된 것이 교육 불평등과 고교 서열화”라면서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단호한 대책을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특목·자사고가 선발효과에 기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나는 2014년부터 자사고 폐지를 주장해 왔다. 2025년 일반고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중학교까지는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제중도 일반중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역시 “자사고 등에 특권과 특혜를 베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자사고·외고 같은 우수한 학교를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하고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게 교육청의 목표”라면서 “과학·외국어·예술 중점학교 등 특성있는 일반고를 다양하게 만들고, 누구나 원하면 입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성훈 인천교육감도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교육당국의 고교체제 개편에 날을 세웠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정부 장관들의 자녀는 자사고와 특목고에 진학시켜놓고 이제와 폐지한다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면서 “학교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된다면 이를 바로잡으면 된다. 자사고·특목고 폐지는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풍선효과와 고교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교 서열화라는 구조적 불공정성을 그대로 둔 채 대입제도의 공정을 논의해선 안 된다”면서 “자사고와 외고,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쌓은 성과를 모든 학교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과학고·영재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후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일종의 ‘먹튀’”라면서 대책을 촉구했다. 사립초와 국제중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사립초와 국제중, 자사고·특목고가 기득권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했다”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단계의 교육 불평등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베트남만 만나면 작아지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베트남만 만나면 작아지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은 며칠 전 동해(남중국해)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응우옌푸쫑 주석은 당중앙 집행위 연설을 통해 “동해 상황에 관해 과학적 근거를 갖고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그의 엄명은 중국 해양탐사선 하이양디즈((海洋地質) 8호가 7월 이후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역에 수시로 침범해 탐사활동을 펴는 등 도발을 일삼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앞서 경비함을 긴급 파견해 대치 상황을 만들고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팜빈민 외교장관이 나서 중국에 강력히 항의했지만 결과는 헛수고였다. 이 와중에 표류 중인 베트남 어선의 구조 요청에도 중국 선박이 ‘돈을 주지 않는다’며 응하지 않고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격앙된 베트남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에 권력 서열 1위 응우옌푸쫑 주석이 직접 나서자 베트남은 중국에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다. 베트남 문화부는 지난주 중국이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며 U자 형태로 그은 해상경계선(구단선)을 표시한 지도가 화면에 나온 애니메이션 상영을 금지했다. 국방부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미국과 베트남이 항행과 해양 안보 협력을 추진하자”며 미국과의 국방협력 강화에 나섰다. 베트남 외교부는 유엔 연설을 통해 “국제법 존중이 갈등 예방과 지속가능한 분쟁 해결책에 이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관련국들은 남중국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중국을 정조준했다. 베트남 통신사는 5G(5세대)망 구축에 “하노이에는 에릭슨 장비를, 호찌민에는 노키아 장비를 깔 것”이라며 중국 화웨이를 배제했다. 중국은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君子報仇 十年不晩)는 성어를 가슴속 깊이 새기는, 복수에 철저한 나라다. 그런 중국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말 안 듣는 애송이’ 베트남을 손보려고 옛날부터 수없이 전쟁을 치렀으나 번번이 패퇴하는 바람에 혼쭐이 난 탓이 크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79년 친중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의 엉덩이를 때려 주겠다며 중국군 20만명을 베트남에 급파했지만 2만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퇴각해야 했다. 청나라 건륭제는 베트남 왕이 황제를 칭하자 격분한 나머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20만 대군을 보냈다가 궤멸당했다. 송나라와 원나라도 베트남을 침략했다가 쓴잔을 들었다. 중국과 전쟁이나 분쟁이 생길 때마다 베트남 국민이 똘똘 뭉쳐 일어서는 까닭이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마다 벌떼처럼 일어난다. 2011년 중국 해군이 베트남 원유탐사선의 해저케이블을 끊었을 때 반중 시위로 들끓었다. 베트남군이 “중국이 파라셀군도를 점령하면 우리는 육로로 공격하겠다”고 결사항전하자 중국은 물러났다. 2014년 중국의 석유 시추 장비 설치에 항의하던 베트남군이 공격당했을 때도 당차게 덤볐다. 베트남 현지 중국 공장들이 잿더미로 변하자 중국은 서둘러 빠져나왔다. ‘불링’(약자 괴롭히기)에 익숙한 중국이지만 베트남만은 결코 만만히 여길 수 없는 것이다. khkim@seoul.co.kr
  •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편이 지난 12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혜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학림다방을 거쳐 대명거리를 지나 성균관으로 향했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입구 사거리까지 300m 이어지는 대명거리는 조선시대의 ‘원조 대학촌’이다. 당시 반촌이라고 불리던 유서 깊은 거리다. 종로구는 2010년 대명거리를 도로명 주소로 고지했다. 참가자들은 성균관 대성전 외삼문을 마주 보는 주택가에 홀로 서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집터 푯돌 앞에서 선생의 치열한 독립정신을 기린 뒤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을 두루 탐방했다. 우암 송시열 집터~옛 한소제 가옥에 세워진 혜화동 주민센터~문화이용원~동양서림을 둘러보았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학림다방, 한소제 가옥, 문화이용원, 동양서림 등 4곳이었다. 성균관을 대표하는 중세의 송시열과 근대를 대표하는 김창숙 두 인물의 집터가 성균관 앞뒤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울미래유산투어에 데뷔한 임정화 해설사는 유생 복장으로 성균관의 어제와 오늘, 성균관의 안과 밖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줬다.조선은 종교와 학문이 분리되지 않은 교학일치 국가였기에 유교와 유학이 한 몸이었다. 성균관은 조선왕조 국가 이데올로기의 상징 공간이었다. 공자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은 동일체였다. 제사의 개념이 앞선 초기에는 묘학, 중기 이후 문묘라고 불렀으나 후기로 가면서 성균관이 통칭이 됐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엘리트 선비와 관료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대학이었다. 율곡 이이, 매월당 김시습 등 거의 모든 학자와 문신이 성균관 출신이었고, 퇴계 이황과 추사 김정희가 대사성(총장)을 지냈다. 선비의 일생은 과거로 시작해서 과거로 끝났다. 과거에 급제해서 관직에 오르는 것이 효이고, 이는 족보에 기록돼 남으며, 가문의 융성을 이룬다고 믿었다. 때문에 갈수록 문묘는 간판에 불과했고, 성균관 유생교육과 시험 위주로 돌아갔다. 과거제는 조선사회를 완벽하게 지배한 ‘갑 중의 갑’이었다. 성균관은 장차 관리가 될 유생 200명의 의식주를 책임졌다. 한양에서 대궐 다음으로 크고 번화하며 떵떵거리는 곳이었다. 조선은 과거공화국이었다. 각종 명목의 과거가 시도 때도 없이 치러지는 한양은 ‘과거시험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등에 따르면 1800년(정조 24년) 3월 21일에 시행된 정시(庭試) 초시의 응시자수는 11만 1838명이었고, 이날 거둬들인 시권(답안지)은 3만 8614장이었다. 이튿날인 3월 22일 창덕궁 춘당대에서 열린 인일제(성균관 유생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는 시험)의 응시자는 10만 3579명, 수거 답안지는 3만 2884장이었다. 이틀에 걸쳐 무려 21만 5417명이 한양에서 과거를 봤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만~30만명 사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한양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이 과거를 치르는 경천동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과거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503년간 선발된 과거문과 급제자는 모두 1만 4615명으로, 1년 평균 2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과거 문과에 급제해도 벼슬자리는 500개에 불과해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엽관과 매관매직은 물론 당파에 줄을 서는 당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 ‘요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성균관은 과거공화국의 중심이었다.반촌은 성균관 앞 동네를 이른다.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는 성균관을 반궁이라고 했기에 생긴 동네 이름이다. 반궁의 반은 연못을 상징하고, 궁은 유생이 교육을 받는 학궁을 뜻한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반촌이란 반궁에서 일하는 노비가 거주하는 동네다. ‘동국여지비고’에 “반궁에서 나오는 동(東)반수는 성균관 앞 식당교(진사식당)와 비각교(탕평비 앞 다리)를 경유하고 서(西)반수는 창경궁의 집춘문 앞 다리를 경유하여 대성전 외삼문 밖에서 합해져 남쪽으로 흘러…청계천 오간수문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균관 경내인 반수 건너편 마을이 반촌이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를 반인이라고 했는데 개성 사투리를 쓰고 개성 풍속을 따랐다. 성리학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고려의 안향이 기부한 노비 100명의 후예들이다. 이들은 개성 성균관에 소속돼 있다가 조선왕조가 세워지자 한양 성균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들에게 소를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18세기 도성 안에는 모두 23곳의 현방(다림방, 푸줏간)이 설치돼 있었다. 현방이란 한양의 소 도살과 소고기 판매 독점권을 가진 시전의 하나다. 반인은 소고기를 팔고 남은 수입으로 성균관의 유지비를 댔다. 반인은 유생의 손발 노릇을 했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는 많을 때 500여명에 이르렀다. 명륜당 소속 재직, 대성전 소속 수복, 식당의 찬모 등이다. 성균관 안에도 비복청이라고 하여 번듯한 거처가 있었지만 반촌에 사는 외거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명종 16년(1561) 7월 25일 성균관 노비가 사람을 죽이고 성균관으로 도망치자 체포하러 들어간 형조의 관리를 유생들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왕은 “형조 관리의 잘못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성기의 성균관은 성역이었다. 성균관 유생 출신 윤기(1741~1826)는 유생들의 생활상을 220수의 장편 시로 읊은 ‘반중잡영’을 남겼다. 윤기는 33살 때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이 됐고, 52세 때 대과에 급제한 뒤 종6품 성균관 전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반중잡영에는 성균관의 건물구조, 유생들의 방 배정, 식당 규칙과 음식, 학생회 구성과 운영, 행사와 동원, 반촌의 명승지 등 38개 항목의 시와 해석이 달려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성균관 실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반촌은 성균관이 비좁아서 기숙사에서 들어와 살지 못하거나, 집안 형편으로 가끔씩 오는 유생들의 하숙촌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기는 공간이 됐다. 성균관에 입교한 유생 대부분이 생원과 진사였는데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장이었기에 유흥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18세기 서울의 길거리문화를 소개한 강이천의 ‘남성관희자’는 남대문 밖 지금의 애오개 현방에서 본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이를 묘사한 한시다. 강이천은 화가 강세황의 손자로 자신이 10살 때 본 장면을 기록했다. 앞부분에는 인형극이, 뒷부분에는 가면극이 담겼다. 세부적인 구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와는 다르고 현존하는 가면극의 바탕이 되는 산대놀이와 유사하다. 반인들이 소고기 장사에 종사하면서 가면극 공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에서 편찬한 ‘태학지’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조정에서는 나례도감을 설치, 반인들로 하여금 반촌 안에 무대를 설치하고 놀이를 공연토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실록에도 반인들은 중국 사신 환영행사 동원은 물론 시정의 꼭두각시놀이와 가면극을 벌였다고 적혀 있다. 성균관 소속 노비, 반인은 조선후기 이후 서울지역 공연문화의 주역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집결 장소 : 10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뒤 자전거대여소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열린세상] 홍콩·쿠르드에 눈감은 트럼프에 미래 맡겨도 될까/류지영 국제부 차장

    [열린세상] 홍콩·쿠르드에 눈감은 트럼프에 미래 맡겨도 될까/류지영 국제부 차장

    국제부에서 일하며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다. 하루 동안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을 추려 1~2개 면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서 아무리 의미 있고 중요한 사건이어도 우리와 관계가 없다면 짧은 단신으로도 처리되지 못한다. 이런 현실에도 거의 무제한에 가깝게 지면을 할애받는 외국인이 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이다. 세계 최강대국을 이끄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뉴스가 된다. 우리 언론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미국 대통령은 어떤 분야에서는 우리 대통령보다도 한국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열강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는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중국이 홍콩(문제)에서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 류허 중국 부총리에게 ‘몇 달 전 (시위) 초기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진정됐다. 지금은 훨씬 적은 수만 보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홍콩 상황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나는 이번 (무역) 합의가 홍콩 사람들을 위해 대단한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에 대해 “빅딜(완전한 합의) 아니면 노딜”이라며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올해 5월에는 타결을 코앞에 두고 판을 뒤엎었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1단계 합의’를 선언했다. 현재 그는 야권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조사에 나서면서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내년 재선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지지층에게 조금의 성과라도 보여 줘 지지율을 올리고자 ‘고식지계’를 택한 것 같다. 지난 주말 홍콩에서는 2㎞ 길이의 인간띠 시위가 열렸다. 반중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여학생 천옌린(15)이 실종된 지 사흘 만에 의문의 시체로 발견되자 홍콩 시민들이 경찰을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가도를 위해서인지 홍콩 민주화 이슈에 눈을 감은 듯싶다. ‘중동의 떠돌이’로 불리는 쿠르드족은 2014년부터 미국과 동맹을 맺고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나섰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지상전에서 1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미국이 자신들의 독립을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사실상 총알받이 역할을 자처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미군을 철군하기로 했다. 곧바로 터키군이 쿠르드 민병대가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쿠르드족과 앙숙인 터키의 공격을 미국이 묵인한 것이다. 트럼프 내각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조차 “동맹을 존중하지 않고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고 비난하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게 내버려 두면 앞으로 동맹을 발전시키는 게 어렵지 않겠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동맹을 만들기는 매우 쉽다”고 말했다. 돈만 있다면 새로운 동맹은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동맹 가치를 자신의 이해관계 틀로만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두 곳이 있다. 바로 한국과 대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재선을 위해 대만 독립 문제를 중국과의 ‘빅딜’을 위한 카드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주한 미군 역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북한과의 핵협상 등을 핑계로 철수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위인이다. 그에게 우리의 미래를 걸어야 하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 superryu@seoul.co.kr
  • ‘스몰딜’ 무역타결에 힘 얻은 시진핑… 반중 세력에 경고장

    ‘스몰딜’ 무역타결에 힘 얻은 시진핑… 반중 세력에 경고장

    美·위구르·홍콩·대만 겨냥 강경 발언 공산당 4중전회 앞두고 리더십 과시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무역협상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순방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만간 열릴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를 앞두고 집권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네팔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어느 지역 어떤 사람들이 분열을 기도해도 몸이 가루가 돼 죽는 결과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분열을 지지하는 어떤 외부세력도 중국 인민들은 헛된 망상에 빠진 이들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에는 2만명이 넘는 티베트 망명자가 있다. 그의 발언은 작게 보자면 티베트인에게 보내는 경고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표현 수위가 매우 거칠다는 점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문제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메시지로 진단한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교수가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을 비롯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세력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네팔도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티베트 독립 시위를 벌이려던 활동가 10여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한 데 대해 성의를 표시한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6시간 비공개회담을 하며 관계 개선에 나섰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그간 껄끄러운 관계였던 인도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지도부는 이달 중 열릴 4중 전회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반중 세력 타파를 큰 현안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지도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국은 최대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미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시키는 ‘1단계 합의’를 성사시켜 “미국을 상대로 중국이 승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미 하원의 숀 패트릭 멀로니(민주·뉴욕) 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특별 기고에서 중국이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 계획을 문제 삼아 중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홍콩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수백 개의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이들 식당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도 더는 시간제 종업원을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정규직 종업원들은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고 있다.”(헨리 마 홍콩외식학회 부회장)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바람에 홍콩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 미만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홍콩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가장 극심한 침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제는 지난 6월 이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음식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종업원들이 대거 해고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지난 8월 소매판매지수가 보석·시계 등 명품 소비 수요가 급감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급락하는 등 홍콩 경제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8일 “3분기 홍콩 경제지표에 대한 시위 여파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통업과 관광업, 호텔업 부문에 대한 타격이 특히 심하다”고 털어왔다.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보다 0.4% 마이너스 성장이다. 3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통상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홍콩무역개발위원회는 올해 수출 규모가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급히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홍콩 경제가 2분기부터 위축됐기 시작해 3분기엔 확실히 더욱 나빠지는 모습”이라며 “지난 수개월 동안 주요 경제지표가 빠르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 사태가 장기화한 이후 급하게 전망치를 0~1%로 수정했지만 이를 지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홍콩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성장률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0.3%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올해 성장률이 -0.3~-0.1%로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경제는 관광객들의 소비와 금융·무역 허브 사업에 의존해 성장하는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줄어든 360만 명에 그쳤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70% 가까이 감소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더욱이 홍콩 시위의 반중국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면서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홍콩 관광업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히는 올해 10월 1∼7일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든 67만 2000여 명에 그쳤다.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계 은행과 친중국 성향의 상점을 공격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중국 성향을 드러낸 까닭이다. 중국 본토 관광객은 시위 사태 이전에는 전체 관광객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야오스룽 홍콩특구 입법회 의원은 “홍콩의 장신구, 사치품 가게 매출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올해 폭력 시위가 완차이를 비롯해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 주요 관광지에서 발생하면서 이들 가게 매출이 60%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콩 관광객은 여행기간에 평균 4000 홍콩달러를 사용한다”며 “이 평균치를 적용했을 때 지난 1일~6일 홍콩 경제가 입은 손실은 28억 홍콩달러(약 4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 전체 호텔의 객실 절반은 빈 방이다. 야오 의원은 “홍콩 내 많은 호텔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이 없다”며 “실제로 홍콩의 호텔 점유율은 50%로 지난해 95%인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화장품 가게는 80% 파격 할인행사에도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부진으로 이어졌다. 홍콩의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감소한 294억 홍콩달러(약 4조 4800억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시계·보석 등 명품 등의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상점과 음식점들을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종업원을 쓸 일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여행 관련 숙박 및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없어지고 있다. 홍콩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요식업은 1만 7700여 개의 식당과 커피숍 등이 25만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관광객이 급감해 요식업계 종업원들을 길거리로 내몰린 탓에 올해 초 3.4% 수준을 유지하던 홍콩 실업률은 올해 5~7월 4.3%로 치솟았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이먼 웡 LH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식당 3곳의 문을 닫고, 신규 개점 계획도 취소했다”며 “이달 매출은 예년의 10∼2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요식업협회는 정부에 법인세, 전기료 등의 감면을 요구하고 건물 소유주들에게 음식점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임대료를 인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건물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홍콩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제 이벤트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여행업협회는 “시위 사태로 대형 국제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국제 이벤트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속히 사회적 안정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이달 13일 개최 예정이던 국제 사이클 경기 대회 ‘사이클로톤’과 이달 31일부터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와인&다인 페스티벌’ 역시 취소됐다. 와인&다인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와인 축제로 올해 행사엔 14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정부 시위에 따른 홍콩 경제의 불확실성은 금융시장도 위축시키고 있다. 더욱이 대규모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위가 본격 시작된 이후 홍콩에서 6~8월 3개월 간 30억~ 40억 달러(약 4조 78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홍콩 시위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다 금융시장은 침체 후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있다. 블룸버그는 “즉각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방문객 또는 투자자들에게 ‘안전하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전까지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홍콩 부호들 사이에서는 반정부 시위의 장기화로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 차원에서 ‘투자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투자 이민은 특정 개인 투자자가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할 경우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발급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이후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홍콩 부호들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 내에서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영주권 발급이 까다롭지 않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몰타 등 유럽연합(EU) 국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입김 커지는 中… 위키피디아 ‘편집 전쟁’

    센카쿠·일국양제 등 中 중심으로 바꿔 대만 편집위원 “가족 살해 협박받았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편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서술이 시리나 구글 같은 검색엔진과 연동되며 ‘일국양제’ 논란 등의 서술을 자국 중심으로 유리하게 편집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의 홍콩 시위 항목은 참가자가 “시위자냐, 폭도냐”의 문제로 하루에 무려 65번 바뀌었다. 대만 항목도 “국가냐, 아니냐”를 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서술이 바뀐다. 구글이나 시리에 “대만이 뭐지?”라고 영어로 물어 보면, 이들은 “동아시아에 있는 국가”라고 답한다. 하지만 9월 초만 하더라도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성”이란 답이 나왔다. 위키피디아의 해당 항목 내용을 누군가 돌려놓으면 곧 다시 바꿔 놓는 ‘편집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제이미 린 위키피디아 대만 편집위원은 “우리 개인정보가 노출되면서 한 편집위원은 ‘경찰이 너희 모친의 사망분석 보고서를 보게 될 것’이라는 협박 문자를 받았다”고 BBC에 말했다. BBC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항목 22개를 조사한 결과 약 1600건의 편향된 편집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같은 지역 역시 분쟁 당사국들이 서로에게 유리하게 서술을 계속 바꾸고 있다. 1989년 톈안먼 광장 시위에 대한 서술도 중국어 버전에서는 “반혁명 폭동을 진압하기 위한 7월 4일 사건”으로 바뀌었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는 영어 버전은 “티베트 망명자”, 중국어 버전은 “중국 난민”으로 기술돼 있다. 최근 이 같은 편집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항목은 특히 중국에 민감한 것들이다. 올해 발간된 ‘위키피디아에 나타난 중국 외교 소통의 기회와 도전’이란 제목의 논문은 “해외 언론의 영향으로 위키피디아에 반중 편견이 가득한 표현이 많다”며 “중국은 네티즌을 훈련시켜 위키피디아에서 사회주의 가치를 고수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와 관리자가 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중문대학 록만 추이 교수는 “중국이 국내 온라인 시스템을 기동화해서 국경선 바깥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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