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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 美부장관 등 대표단, 코로나19 검사 ‘전원 음성’(종합)

    비건 美부장관 등 대표단, 코로나19 검사 ‘전원 음성’(종합)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7일 한국 도착 직후 진행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을 포함한 미국 대표단 전원이 이날 오산공군기지 도착 직후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예정에 없던 코로나19 자진 검사 당초 미국 대표단은 한국 정부 방침에 따라 미국에서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하고 입국 시 검사와 자가격리를 면제받기로 했지만, 오산기지에 도착한 이후 검사를 받기로 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 50분쯤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대표단, 군용기 승무원들이 각별히 조심하는 차원에서 한국 보건당국과 협의를 거쳐 현재 오산공군기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는 오산공군기지에서 진행됐으며 대표단 일원 중 고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대표단 모두 음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비건 부장관은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예방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검사에 장시간이 소요돼 당초 이날 저녁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해리 해리스 대사와 함께 하기로 했던 만찬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표단, 방위비 분담·한국 G7 참여 등 논의할 듯 비건 부장관은 8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한국 측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강 장관 예방 뒤에는 조세영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하고 주요 양자 현안과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나 미국이 추진하는 주요 7개국(G7) 확대, 반중국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참여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부장관과 조세영 차관은 전략대화 뒤 약식 브리핑도 할 예정이다.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진행한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다만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때마다 동행하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빠져 미국이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번 방한 대표단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등 소수 인원만 동행했다. 북한, 비건 방한일에 또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 없다” 한편 북한은 이날 비건 부장관 방한 직전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하면서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거듭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텔레그램 “홍콩 정부의 사용자 정보 요구 거부했다”

    텔레그램 “홍콩 정부의 사용자 정보 요구 거부했다”

    페이스북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은 6일 홍콩 정부와 사법 당국의 사용자 정보 요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홍콩보안법이 발효됨에 따라 인권 전문가와 논의를 한 뒤에 홍콩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 대변인은 안전에 대한 위협이 없는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기본권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주부터 750만 명이 사는 홍콩섬에 대해 파괴행위, 분리독립 운동, 테러리즘, 외부 세력과의 결탁 등을 금지하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적용하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중국인뿐 아니라 홍콩에 여행 중이거나 체류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적용 대상이다. 언론과 인터넷 검열이 합법일 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안보교육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디지털 인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인 ‘프로프라이버시’는 페이스북의 결정에 대해 “홍콩 지역의 디지털 사생활 보장과 인권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프로프라이버스 측은 “법의 잣대는 높고 처벌은 종신형으로 매우 끔찍하다”며 “거대 인터넷 기업인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결정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왓츠앱은 중국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접속이 금지되어 있다. 러시아에서 개발한 메신저인 텔레그램도 최근 홍콩 정부로부터 사용자 정보를 요구받았지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사의 마이크 라브도니카스 대변인은 자사가 홍콩인의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은 홍콩의 반중 시위대들이 연락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텔레그램 측은 과거에 홍콩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현재 홍콩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홍콩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가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콩인들은 홍콩보안법이 발효되자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계정과 과거 채팅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중국에서 금지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사설망 서비스(VPN)의 다운로드도 홍콩에서 급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지는 인도 반중정서, 미국 반사이익 볼까

    커지는 인도 반중정서, 미국 반사이익 볼까

    지난달 국경 유혈충돌 후 모디 현장 방문인도 미그, 라팔 등 첨단전투기 확대중국은 “외교소통 우선” 주장하며 반발무역·체제 등 中때리기 나선 미국에 유리“인도는 스윙전략, 미 뜻대로 안움직일것”중국과 인도가 지난달 국경에서 유혈 충돌까지 벌인 가운데,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일 라다크 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각종 첨단무기 구매 예산도 확정하면서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인도·태평양을 축으로 해양세력을 구축해 중국의 대륙세력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반사이익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은 지난 2일 3890억 루피(약 6조 2000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 및 개발 예산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그-29(21대), 수호이-30 MKI(12대) 등 러시아 전투기 33대가 포함됐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에서 유혈 충돌을 벌인 뒤 첨단 무기 도입을 서둘러왔다. 공대공 미사일과 신형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도 예산을 배정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프랑스에 라팔 전투기 36대를 서둘러 넘겨달라고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미 프랑스는 이달 말 4∼6대를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달 유혈 충돌로 인도군은 20명이 사망했다. 이후 ‘반중 정서’가 거세다. 충돌이 일어났던 라다크 지역에 미그-29 전투기, 공격 헬기 아파치가 전진 배치됐다. 또 현지언론들은 모디 총리가 헬기 편으로 이 지역을 직접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중국 측에 전한 강력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인도 양측이 군사와 외교 채널로 사태를 완화하기 위해 소통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느 쪽도 국경 형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봉합을 원하는 중국과 앙금이 남은 인도의 분위기는 이전에도 관측됐다. 지난달 30일 양국 군이 군단장급 회담을 열어 지난달 유혈사태에 대해 긴장완화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중국은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인도에서는 다른 분쟁지역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해 추가 회담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도 3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쓰고 있다. 인도의 반중정서 확산은 중국 견제가 필요한 미국에게 호재일 수 있다. 인도는 중국의 대륙세력이 남하하는 길목을 막을 수 있는 주요 축이다. 하지만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인도의 반중정서로 미국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고,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인도 밀착에 나설수는 있지만 인도가 미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중국 압박에 나설 지는 미지수”라며 “인도가 결국은 스윙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中의 아킬레스건 ‘인권’을 꺼냈다

    美, 中의 아킬레스건 ‘인권’을 꺼냈다

    미 의회 위구르인권문제 강경조치 촉구폼페이오 홍콩에 “공산당 치하도시일뿐”무역대국 중국에 경제 우군확보 어렵자 인권, 민주주의 등 가치 싸움으로 확전트럼프는 재선 위해 다소 모순적 상황미중 무역합의 이행, 中때리기 둘다 필요 무역갈등, 기술패권경쟁, 코로나 책임론 등으로 중국을 압박해 온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기로 ‘인권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간 미중 경제갈등의 경우 상호 이익을 건 한판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같이 무역면에서 중국의 그늘에 있는 국가들이 선뜻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권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으로 중국 공산당과 가치의 이분법이 가능하다. 미국이 자신의 우군을 늘릴 수 있는 확실한 묘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75명이 넘는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들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탄압과 관련해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의 가정, 문화, 종교적 신념을 의도적으로 파괴, 말살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 학대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동맹국들과 협력하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상황을 조사하는 특별 조사관을 임명할 것을 요청했다. 위구르족은 튀르크계 이슬람교도로 중국 한족과 외모나 언어가 달라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아 왔으며 미국은 100만여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17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 법’에 서명했다.무역분쟁을 통해 1차 무역협정 합의를 이끌어 냈던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우한의 봉쇄 때부터 인권 문제를 표면화했다. 이어 중국의 코로나 책임론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차이나바이러스’, ‘쿵 플루’(쿵푸 인플루엔자) 등 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 인권보호는 민주주의와 다른 체제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무역분쟁과는 결이 다른 공격포인트를 꺼낸 셈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우리가 코로나19에 더 잘 대처했다는 식의 ‘체제우위론’으로 맞섰다. 하지만 홍콩보안법은 미중 간 체제갈등이 폭발한 계기가 됐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국가안보 위해 인물에 대한 감시와 통신 감청을 허용했고, 이에 따라 안보 담당 비밀경찰이 반정부 인사들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홍콩에 머무는 베이징 요원들은 면책특권을 누린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와 국제인권단체, 외국 언론사에 대한 관리와 통제도 강화됐다. 홍콩 내 외국인에게도 보안법이 적용된다. 홍콩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반한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피고인을 본토로 데려가 직접 재판할 수 있다. 외국 기자들이 재판 과정을 지켜볼 수 없게 비공개로도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인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즐비한 홍콩보안법에 대해 미국 측의 공격 선봉장은 폼페이오 장관이다. 그간 반복해 중국 공산당을 직접 지칭하며 비판해온 그는 지난 1일 “이제 홍콩은 공산당이 운영하는 또 하나의 도시”라고 공격했다. 다만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다소 모순적이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가 포함된 1차 미중 무역협상은 확실하게 이행되기를 바란다. 농업지역인 ‘팜 스테이트’의 표가 걸려 있다. 반면 인권 및 체제는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재선의 키워드인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이 필요하지만 미국 내 반중 정서는 충족시켜야 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인권 공격은 사실상 오래됐으며 미국은 계획대로 단계적 순서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2017년 대만에 무기를 판매했고 이듬해 미국과 대만 공무원의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만드는 등 미국은 ‘하나의 중국’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표해왔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중국과 인도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서부지역 관할권을 둘러싸고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도군 간에 유혈 충돌 사태를 빚은 이후 인도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경제 보복에 나섰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의 전매특허품인 ‘경제보복의 칼’을 인도가 휘두르자 중국은 혼비백산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서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이 박힌 몽둥이에 비무장 인도군 20여명이 목숨을 잃자 반중 시위가 뉴델리·뭄바이·러크나우·아마다바드·암리차르 등의 지역 사회로 급속히 확산됐다. 반중 시위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 등을 불태우며 중국을 공격했다. 일부 시민들은 중국산 전자제품을 모아 불태웠고, 주택가에선 중국산 TV를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도 포착되는 등 인도 전역이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 편승한 인도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앱들이 국가안보와 공공질서를 침해한 탓에 틱톡 등 중국산 앱 59개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해 반중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에 차단 조치된 중국 앱은 틱톡 외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헬로(소셜미디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UC브라우저(브라우저), QQ뮤직(음악), 메이투(카메라), 캠스캐너(스캐너), 클래시오브킹즈(게임) 등 59개에 이른다. ‘틱톡’(抖音·TIKTOK)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도 내에서 1억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샹카르 프라사드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러한 앱들이) 안드로이드와 애플 운영체제(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건의 불만이 제기됐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인도가 중국에 보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 중 하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에 틱톡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인도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요건을 준수한다”며 “인도 사용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를 포함해 외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인도의 중국산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이다. 인도 주요 도시에 있는 중국 스마트폰 샤오미(小米) 매장들은 간판을 가리고 ‘눈치‘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샤오미는 뉴델리 등 인도 대도시에 있는 매장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웠다. 중국산 제품을 꺼리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이 인도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샤오미는 저가형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인도 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고, 비보(VIVO)가 점유율 2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에 수입된 3250만대의 스마트폰 중 76%가 중국산이다. 샤오미 는 “반중 정서로 사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고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속내는 매출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창청(長城)자동차(GWM)의 공장 가동 승인이 보류되는 등 중국 기업 3곳의 502억 루피(약 8000억원) 규모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스와데시 자르간 만치(SJM)는 중국 상하이터널엔지니어링(STEC)이 수주한 델리~ 메루트 수도권 고속철도(RRTS) 터널 건설사업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철도부 관계사인 DFCCIL은 지난달 18일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47억루피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했다. DFCCIL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파기 이유로 들었다. 중국 해당 업체와 4년 전 417㎞ 길이의 화물 철도 공사계약을 했지만, 공사가 20%밖에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인도 인프라 건설 사업도 보류했다. 비하르주 정부는 중국항만건설그룹과 산시로드&브릿지그룹이 참여한 대형 교량 건설 입찰을 취소했다. 비하르주 도로건설국 관계자는 “사업을 수주한 4개 컨소시엄 가운데 2곳에 중국 업체가 끼어있다”며 “컨소시엄에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입찰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 국영통신사인 BSNL과 MTNL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을 선정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곧바로 중국 기업 배제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중국산 에어컨·자동차 부품·철강 등 37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인도는 이와 함께 자동차나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제품 의존 비중을 줄이라고 종용하는 한편 무역 장벽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그동안 주요 부품 등을 중국에서 도입한 뒤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지난해 인도는 중국에서 703억달러(약 84조원)의 제품을 수입했지만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금액은 167억달러에 그쳤다. 인도 정부 내에서도 중국산 퇴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람다스 아타왈레 사회정의 담당 부장관은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과 호텔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중국산 제품 보이콧과 함께 인도 국민은 중국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취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비슷한 움직임을 인도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에 대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도는 13억 5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어서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IT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3위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샤오미와 오포(OPPO),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알리바바(阿里巴巴)·텅쉰(騰訊·Tencent)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등은 인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인도의 경제 제재로 중국의 디지털산업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인도와 분쟁이 격화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중국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원칙에 근거해 해외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중국은 (인도 정부의 규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 기업들의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부드러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대사관은 “중국의 일부 앱을 겨냥한 인도의 조처는 차별적인 것으로 이유가 모호하다”며 “이는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했을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외교가에서 자국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상대국에 툭하면 ‘힘 자랑’을 해오던 중국이 거꾸로 인도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콩 야당 “돈만 바라보는 사회 되지않길”

    홍콩 야당 “돈만 바라보는 사회 되지않길”

    홍콩이 지난 1일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지 23주년 기념일을 맞았지만,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발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얼룩지고 말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일 반중시위대가 370명 체포됐고, 이들은 의도적으로 30일 자정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을 어겼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와의 충돌로 경찰도 7명 부상을 입었다. 1일 홍콩 반환 기념식에서 중국 당국 측은 새로운 법률이 일국양제(한 국가의 두 제도로 사회주의 중국이 홍콩의 자본주의를 인정한다는 개념)를 더욱 강화할 것이며 홍콩인 다수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홍콩보안법은 국내 문제로 어떤 외국 정부도 관여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보안법이 절실했고 시기 적절하다며 일년 이상 이어진 반중시위로부터 홍콩의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 폭력 행위, 테러리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부 요소와의 공모 등을 금지한 홍콩보안법에 대해 반중파들은 극도의 공포를 나타냈다. 홍콩 야당인 민주당의 우치웨이 대표는 “홍콩보안법을 위반하면 종신형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중국 공산당이 반대를 무력화하려 결심했다는 걸 보여주지만 우리는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이 오직 돈만 바라보는 사회가 되지 않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코즈웨이 베이에서 시위대에게 물대포, 최루탄 등을 사용했다. 한편 북한은 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6면에 게재한 ‘중국에 대한 압박공세는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중 갈등을 소개하면서 “중국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엄중한 것은 미국이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 사회주의 제도를 독재체제로 걸고 들면서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중미관계는 전면 대결로 전환하고 있으며 양립될 수 없는 제도적 대결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주의는 중국 인민의 전략적 선택이며 그를 굳건히 고수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 당·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면서 “사상과 제도가 다르다고 해, 발전과 부흥을 이룩한다고 해 압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그 나라 인민의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홍콩보안법 첫날 300여명 체포… 수천명 도심서 ‘저항의 함성’

    홍콩보안법 첫날 300여명 체포… 수천명 도심서 ‘저항의 함성’

    중국 정부가 홍콩 통제를 강화하고자 만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처음 시행된 1일 친중 성향의 홍콩 정부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고 법 제정을 자축했다. 시민사회는 체포를 피하고자 민주화 단체를 대거 해산하는 등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천명의 시위대는 처벌을 각오하고 반중 시위에 나섰다. 보안법 시행 하루도 되지 않아 체포자가 쏟아지자 ‘홍콩이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갔다’는 우려가 커졌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완차이 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주권 반환 기념식에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걸리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연주됐다. 람 장관은 홍콩보안법 시행을 축하하며 “홍콩 사회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결정”이라고 치켜세웠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일 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주변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해 혼란이 컸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홍콩 민주 진영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홍콩보안법을 피하고자 민주화 단체 7곳이 해산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의 주역 조슈아 웡이 속한 데모시스토당과 홍콩 독립을 주장한 ‘홍콩민족전선’은 본부를 해체했다. 웡은 트위터에 “이제부터 홍콩은 새로운 공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썼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학생 시위를 이끈 ‘학생동원’도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몇몇 활동가는 법 시행 직전 대만과 영국 등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권전선이 해마다 7월 1일 개최해 온 주권 반환 기념집회도 올해는 금지됐다. 하지만 이날 수천명의 홍콩 시민들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으로 쏟아져 나왔고 공포에 침묵하지 않았다. 이들은 “폭도는 없고 폭정만 있다”, “더러운 경찰”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위대는 2014년 우산혁명을 기리듯 우산을 쓰고 시위를 벌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불법 집결,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야당 의원을 포함해 시민 300여명 이상을 체포했고 이 중 9명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트위터로 “코즈웨이베이에서 ‘홍콩 독립’ 깃발을 든 남성이 체포됐다. 홍콩보안법 시행 뒤 첫 번째 사례”라고 경고했다. 이날 신화통신은 6장 66조로 이뤄진 홍콩보안법 전문을 공개했다.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국가안보 위해 인물에 대한 감시와 통신 감청을 허용해 안보 담당 비밀경찰이 반정부 인사들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게 했다. 홍콩에 머무는 베이징 요원들은 면책특권을 누린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와 국제인권단체, 외국 언론사에 대한 관리와 통제도 강화됐다. 홍콩 내 외국인에게도 보안법이 적용돼 언론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콩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중국 중앙정부가 피고인을 본토로 데려가 직접 재판할 수 있다. 외국 기자들이 재판 과정을 지켜볼 수 없게 비공개로도 진행할 수 있게 해 악용 위험이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홍콩 야당은 “주권이 반환된 지 23년 만에 무소불위의 보안법이 시행돼 홍콩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AFP통신은 “형사사건에 대해 99% 유죄가 나는 중국의 불투명한 제도가 홍콩으로 이식된다”면서 “홍콩의 법치주의에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권 반환 23주년이자 홍콩보안법 시행 첫날…홍콩 국기 소개하는 中 어린이

    주권 반환 23주년이자 홍콩보안법 시행 첫날…홍콩 국기 소개하는 中 어린이

    1일 홍콩 주권 반환 23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유치원에서 중국 어린이가 중국과 홍콩의 국기를 소개하는 모습을 AFP통신이 보도했다. 1일은 홍콩 주권 반환 23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본격 시행되는 첫날이기도 하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일 홍콩 주권 반환 23주년 기념일을 맞아 완차이 컨벤션센터 앞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에서는 람 장관과 고위 관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행사를 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홍콩보안법 발효를 몇시간 앞두고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지난 1년 동안 홍콩을 괴롭힌 사회적 혼란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보안법 통과 당일 홍콩의 반중 세력과 미국 등 외국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에 대해 “중국은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시진핑 국가주석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속결속결로 강행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했다. 중국 일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홍콩보안법의 통과 전후로 정치국 학습 회의와 개혁위원회 회의 등을 개최해 중국 공산당의 장기 집권과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 실현을 촉구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사설] 홍콩보안법발 미중의 정면충돌, 한국은 실사구시해야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중국이 어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홍콩 정부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이 법을 삽입해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등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체제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사회주의와 홍콩의 자본주의가 공존한다는 ‘일국양제’ 원칙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아래서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당장 미 국무부는 홍콩보안법이 통과하기도 전에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 등 다양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중국 정부도 즉각 내정간섭이라 반발하면서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간 갈등이 경제, 외교, 안보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문제는 미중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우리에게 직격탄이 된다는 점이다. 경제적 교류가 많은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패권전쟁의 최전선에 있고 경제적으로도 미중 모두와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다. 미국은 무역전쟁 이후 갈등이 격화되면서 동맹국들에 반중국 전선 동참을 요구한 상황이다. 안보와 경제 등에서 미중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깊은 우리로선 곤혹스럽다. 우리는 무엇보다 미중 사이에서 한쪽으로 편을 가르는, 신냉전 구도를 경계해야 한다. 인류 보편적인 인권, 민주주의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국익과 직결되는 외교 안보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실사구시적인 정신으로 상호 협력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 홍콩, 금융허브 위상 흔들… 자본유출 ‘헥시트’ 땐 미중도 타격

    홍콩, 금융허브 위상 흔들… 자본유출 ‘헥시트’ 땐 미중도 타격

    다국적 자금 1200조원·기업 1541개 요동NYT “일부 기업, 대체 지역 검토 시작”민주화 주역 조슈아 웡 “테러 통치 시작”54명 ‘체포리스트’ 돌아 시민사회 위축민주파 3개 단체 해체 선언… 오늘 집회 중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끝내 시행함에 따라 ‘동양의 진주’로 불리던 홍콩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뉴욕(미국), 런던(영국)과 함께 ‘세계 3대 금융 허브’로 발돋움한 홍콩의 경제적 위상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화 시위 주역들도 대거 체포될 것으로 보여 시민사회도 궤멸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간 갈등을 고조시키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돼 홍콩의 자율성이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홍콩의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뒤에도 금융산업으로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가 약속한 ‘고도의 자치’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새 보안법이 제정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이유다. 홍콩은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모여 있는 아시아 금융 중심지다. 홍콩 주식시장 투자 자금의 절반 이상이 버진아일랜드(영국령) 등 조세회피처에서 오는데, 돈 주인은 대부분 미국과 중국의 슈퍼리치들로 추정된다. 이번 조치로 홍콩에서 글로벌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헥시트’가 시작되면 홍콩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도 큰 피해를 입는다. 가능성은 낮지만 홍콩이 1983년부터 미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로 가치를 유지하는 페그제(고정환율제)가 무너져 금융 시장이 마비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진출 거점으로 홍콩을 택한 업체들이 대체 지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IN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에 지역 거점을 둔 다국적 기업은 1541개다. 홍콩보안법 제정 소식에 이날 당장 민주파 주요 3개 단체가 해체 선언을 하는 등 크게 동요하며 시민사회도 위축될 전망이다.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자신이 비서장을 맡고 있는 데모시스토당에서 탈퇴했고, 이날 오후 당은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웡은 “홍콩의 종말, 테러 통치의 시작”이라며 “대만의 백색테러 시대와 같은 테러 통치의 새로운 시대로 들어간다”고 비난했다.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홍콩민족전선’, 지난해 송환법 반대시위를 주도한 ‘학생동원’도 본부 해체 및 해외 활동을 선언했다. ‘홍콩독립연맹’ 창립자 웨인 찬도 해외 도피했다. 온라인에서는 웡과 함께 반중매체 ‘빈과일보’를 운영하는 지미 라이 등 54명의 이름이 담긴 ‘체포 블랙리스트’가 나돌았다. 홍콩 곳곳에는 4000여명의 경찰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였다. 민주파 진영은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나 동력이 떨어져 지난해처럼 대규모 시위로 전개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 보안법이 시행돼도 홍콩이 당장 쇠락의 길을 걷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홍콩 파괴’가 미중 모두에 해가 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홍콩 최대 부호이자 반중 성향으로 잘 알려진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을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를 줄여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는 보안법 악재에도 상승 마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보안법 통과로 반중인사 종신형 가능…미중, 무역·기술 패권 넘어 인권 충돌

    보안법 통과로 반중인사 종신형 가능…미중, 무역·기술 패권 넘어 인권 충돌

    홍콩에 제공하던 특혜 중 일부를 철회하는 미국의 강경 대응 속에 중국이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그나마 이익 절충이 가능했던 미중 무역 갈등이 홍콩보안법을 계기로 ‘피아’(彼我)가 분명한 거버넌스 충돌로 전이되면서 보다 접점을 찾기 힘들어졌다는 평가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 홍콩보안법 통과는 그간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미국의 어떠한 제재도 두렵지 않다. 이미 검토를 해 왔고, 심리적인 준비가 돼 있다”고 바로 반박에 나섰고, 홍콩보안법 통과 직후 유엔 인권이사회의 화상 연설에서 “어떤 정부도 국가 안보와 권력에 대한 위협을 외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역시 서방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외려 상무위 심의 과정에서 처벌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는 이날 육·해·공군 3군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제스처도 취했다. 신화통신이 이날 공개한 홍콩보안법의 핵심은 국가안보처 신설이다. 홍콩 국가안보처는 홍콩 주재 중국 중앙정부 국가안보기구로, 안보정세 분석, 안보 전략·정책 제안, 감독·지도·협력 권한을 갖는다. 또 ‘홍콩 사법·집법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안보 기능을 총괄한다. 국가안보처가 자치권을 주장하는 반정부세력이나 시위대를 조사·처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국가분열행위 제재·처벌, 정권 전복 방지, 테러 등 안보위협 행위 제재, 외부세력의 간섭 활동 조성 처벌’ 등을 담았다. 홍콩보안법의 최고 형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소 30년 이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이 꺼내든 건 국방 물자 수출 중단 및 첨단 제품 접근 제한 등 대홍콩 특별 대우 박탈이다. 일견 미중 경제 갈등의 재연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기저에 깔린 확전 양상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 및 기술패권 경쟁이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인권·민주주의 등 거버넌스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이 신장위구르족 무슬림들에 대해 강제 불임, 낙태 등을 자행했다는 보고서에 대해 성명을 내고 “끔찍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에 요구한다”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홍콩보안법은 보편적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양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확전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조희연 “고입 석차백분율제 개선 … 의무교육 단계 서열화 없애겠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활용되는 ‘석차백분율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중학교에서 성취평가제가 도입됐는데도 정작 고입에서 성적대로 등수가 매겨저 학생들에게 낙인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조 교육감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2기 임기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석차백분율제는 교육과정 차원의 서열화 문제로, 개선 또는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중학교에서는 2012년 성취평가제가 도입돼 학생들 간 성적으로 등수나 백분율을 매기지 않고 절대평가를 실시해 A~E 등급을 부여하지만, 정작 고입에서는 이같은 등급이 점수로 환산되고 해당 학교 학생 수로 나눠 석차백분율을 산출한다. 석차백분율은 서울교육청 후기고 중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 지원자 중 ‘최하위권’ 학생을 선별하는데 활용되나 실제 후기고 지원자 중 석차백분율이 낮아 떨어진 학생은 0.3% 수준에 불과하다. 특성화고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데에도 석차백분율이 활용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아도 석차백분율이 낮아 원하는 특성화고에 지원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조 교육감은 “중학교는 평가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지만 고입에서는 석차백분율이 효용성이 크지 않음에도 남아있어 성취평가제의 취지를 퇴색시킨다”고 지적했다. 강연흥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거의 사문화된 석차백분율제는 학생에게 동기 자극이 아닌 낙인이라는 역기능이 더 컸다”면서 “고교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동기에 맞게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서울의 100만 학생들이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백만 개의 교실’을 실현하겠다”며 기초학력 보장 대책과 수업·평가 혁신 등 학생 맞춤형 교육 정책을 강조했다. 또 ‘하나의 공동체’라는 슬로건 아래 학교 서열화와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자율형 사립고의 일반고 전환고 올해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에 대해 “수직서열화된 교육시스템을 수평적 다양성의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면서 “(국제중) 재지정 평가 결과대로 진행된다면 적어도 서울 지역에서는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의 서열체제가 크게 완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홍콩보안법 시행되면 지오다노 창업자도 체포될 것”

    “홍콩보안법 시행되면 지오다노 창업자도 체포될 것”

    “홍콩 민주화 인사 대규모 체포 우려” 제기 오는 30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통과돼 시행되면 곧바로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체포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1989년 중국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의 주역으로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왕단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왕단은 “2주일 전 베이징에 있는 외국인 기자로부터 ‘6월 말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 7월 1일 지미 라이와 조슈아 웡이 체포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오늘 이 두 사람이 이처럼 쉽게 체포된다면, 내일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체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소식통은 “7월 1일 이 두 사람이 당장 체포될 가능성은 작지만, 중국 정부는 적절한 시기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반중란항’(反中亂港·중국을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 인사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슈아 웡은 2014년 일명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활동가다. 그는 당시 17세의 나이로 하루 최대 5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79일 동안 홍콩 도심을 점거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웡은 당시 시위 현장에서 법원 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년 유죄 판결을 받고 1년 6개월 동안 복역한 뒤 풀려났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는 데 일조하면서 또다시 중국 정부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지미 라이(72)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사업가다. 그는 광저우에서 태어나 12살의 나이에 홍콩으로 건너간 불법 이민자 출신이다. 의류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그는 1989년 6·4 톈안먼 시위 당시 중국 정부의 유혈 진압에 큰 충격을 받았고,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하며 언론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언론 사업을 시작하며 자신이 소유한 지오다노 지분은 모두 매각해 현재는 지분 관계가 없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 투쟁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매체로, 홍콩 내에서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꼽힌다. 지미 라이 본인도 우산 혁명과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적극 참여했다.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는 모두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자신들에게 닥칠지도 모를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슈아 웡은 “나에게 이러한 상황을 얘기한 사람이 왕단 한 사람만이 아니다”며 “우리는 모든 힘을 쏟아 우리가 사랑하는 홍콩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미 라이 역시 “며칠 전에 이러한 얘기를 들었지만, 나는 (홍콩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들어 지미 라이 주변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그를 미행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한편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정치단체인 ‘홍콩독립연맹’ 창립자 웨인 찬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홍콩을 떠났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웨인 찬은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 많은 정치 인사가 체포될 것”이라며 “홍콩보안법이 주요 도화선이 돼 홍콩을 떠나게 됐지만, 내가 (투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9일 100만여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일 당시 완차이 지역에서 불법 집회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교육부로 공 넘어가는 국제중…자사고 불공정 논란 전철 밟나

    교육부로 공 넘어가는 국제중…자사고 불공정 논란 전철 밟나

    학교 측 “재지정 기준 상향 등 평가 부적절” 자사고도 같은 주장… 교육부 수용 안 해 가처분 신청 땐 3~4년 법적 공방 가능성 교육감들 ‘일괄 일반중 전환’ 요구할 수도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국제중학교 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에 늦어도 다음달 14일까지 지정 취소 처분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50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교육부의 동의 여부와 법정 공방 등 남은 절차에서 두 국제중은 지난해 자율형사립고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한 서울교육청의 지정 취소 처분에 교육부가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두 학교는 ▲2015년 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 상향(60점→70점)·일부 평가 지표와 배점 변경 ▲변경된 평가 지표가 지난해 12월에 발표돼 학교가 예측하기 어려운 점 ▲‘학생 참여·자치문화’, ‘학교폭력 예방·안전교육 내실화’ 등의 지표가 국제중 평가에 부적절함 등을 근거로 평가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울교육청은 기준점 등 평가 지표는 교육부의 외국어고·국제고 재지정 평가 표준안 협의사항을 준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국제중이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지표는 교육청이 관내 모든 중학교에 매년 강조해 온 사항이며 일부는 법적 의무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당시 탈락한 서울 지역 자사고들 역시 이런 주장을 폈으나 교육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교육부는 “대부분 지표가 5년 전 평가 지표와 유사하며 서울교육청이 관할 고등학교에 배포한 ‘학교자체평가지표’에 기반해 학교 현장의 예측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재지정 기준점 상향도 교육부의 평가 표준안에 기반을 둔 것이었으며 변경된 지표의 발표 시기(2018년 말)도 이번 국제중과 마찬가지였다. 두 학교가 법원에 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 이 역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서울 지역 자사고와 경기 안산동산고, 부산 해운대고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며 인용했다. 두 국제중도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국제중 지위를 유지한 채 서울교육청과 길게는 3~4년간 법정 공방을 이어 갈 수 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국제중이 있는 지역인 서울과 경기, 부산, 경남교육감이 공동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국제중 일괄 일반중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5일 “청심국제중을 2025년 일반중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교육감은 “청심국제고가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면 청심국제중도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일반중 전환에 학교도 동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국제중 일괄 일반중 전환’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교육감과 공립 국제중을 운영하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국제중 일괄 일반중 전환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딱히 불리한 내용도 없는데”...중국, 볼턴 회고록도 검열

    “딱히 불리한 내용도 없는데”...중국, 볼턴 회고록도 검열

    CNN “볼턴 신간 중 시진핑 부분은 불편”SNS상 검열 잇따라...당국은 관련 발언도 자제중국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을 검열하며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CNN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중국 외교 실체 등을 담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과 관련해 “중국이 볼턴의 책을 좋아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부분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중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볼턴의 회고록은 그동안 반중여론을 주도하며 중국을 자극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는 시 주석에게 재선을 구걸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당시 미중정상회담 자리에서 홍콩 시위 등 중국 관련 인권 문제에 대해 불개입 입장을 나타냈다는 등 중국 입장에서는 그리 나쁠 게 없는 내용을 담고 것이 사실이다. 또 시 주석이 위구르족 수용소 건설 이유를 설명하자 이에 동의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중국의 외교정책을 동조했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같은 내용들이 검열 대상이 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이용자들은 책의 내용을 공유하거나 관련 내용에 댓글을 달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되고 있고, 책의 내용을 올린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은 계정삭제 조치를 당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지부 테츠시 타카하시 기자는 시 주석이 앞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6년을 함께 더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책의 언급 등이 중국 정부를 민감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 주석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이지만, 책에 언급된 ‘또다른 6년’은 시 주석이 2023년과 트럼프의 2기 임기를 넘어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는 의미다. 또 볼턴이 대중국 강경파라는 점에서 이번 회고록의 매파적 시각이 중국을 불편하게 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미중 외교전의 이면을 담은 내용을 중국 국민들이 봐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는지 중국 내에서는 볼턴 회고록과 관련한 외국방송의 뉴스보도까지 검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회고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에 물어보라”며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권 입맛대로 사라지는 학교… 결국 상처받는 건 학생들

    정권 입맛대로 사라지는 학교… 결국 상처받는 건 학생들

    자사고처럼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학생들 대혼란2013년 입시 비리로 다음해부터 100% 추첨입학제로 전환한 영훈국제중을 비롯한 서울의 2개 국제중학교가 폐지의 갈림길에 섰다. 아이들의 학교가 댐공사로 수몰되고, 신입생이 없어 폐교가 되는 것보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생겼다 사라지는 게 훨씬 더 비극적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사립 국제중의 연평균 학비는 1100만원에 달해 부모의 경제력이 의무교육 단계의 우리 학생들을 분리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의 국제중 폐지는 경기도에 있는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이 재지정을 받으면서 논란을 낳고 있는 데다 국제중이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면 자율형 사립고와 마찬가지로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2~3년 동안 재학생과 학부모들은 극심한 혼란에 시달리다 다음 정권에서 다시 국제중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그동안 내가 다니는 학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압박감 속에 공부해야만 하는 학생들의 불안은 안중에도 없는 졸속행정이다. 지난 24일 한 시민단체에서 연 국제중 관련 토론회에서는 처음부터 태어나서는 안 될 ‘기형적인 학교’라고 국제중을 정의했다. 2008년 서울 강북에 있는 두 사립중학교가 국제중으로 지정된 것은 당시 이명박 정권과 공정택 교육감, 사학법인이 짬짜미로 무리수를 둔 것이란 게 시민단체의 진단이었다. 결국 국제중 지정 5년 만에 입시 비리로 영훈중 교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학교 법인은 바뀌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도 국제중의 인기가 높은 배경에는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수업은 대부분 학교에서 교육방송(EBS)의 온라인 강의 링크만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국제중의 온라인수업은 원어민 선생님들의 직강이 제공될 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학습 점검도 꼼꼼하고 체계적이다. 2025년부터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도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지만 대부분의 자사고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학교 폐지가 정권 마음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게다가 5년 뒤 정권의 교육정책 방향은 어떻게 바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라의 백년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정책이 이처럼 4~5년마다 바뀌는 정치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시 교육감은 국제중 폐지가 통합교육과 평등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은 하향평준화 교육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교 공간 재구조화 등에 5억원, 세계시민교육 사업에 3억원 등 국제중이 지원하면 일반중 전환을 위한 예산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국제중 학생들이 한 해 내는 학교당 약 50억원의 학비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적폐 청산이란 명목으로 결국 피해를 당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은 아닐지 교육정책 담당자들은 살펴보고 또 살펴봐야 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성과평가 지표 불공정” vs “중학교 강조 사항일 뿐”

    “성과평가 지표 불공정” vs “중학교 강조 사항일 뿐”

    학교측 “점수 높던 부분 배점 많이 깎고 우수 기준점 높여 국제중 고득점에 불리” 교육청 “경기·부산교육청과 기준이 같고 의무교육기관 정상 교육과정 평가한 것”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대상으로 한 서울교육청의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학교 측은 서울교육청의 국제중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 지표가 불공정하다고 항변했지만 서울교육청은 “의무교육 기관으로서 타당한 평가”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학교보건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청문에서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어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기자들과 만나 “평가 지표가 평가에 임박해(지난해 12월) 발표됐고 평가에 변경된 지표 역시 타당성 없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재지정 기준점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된 점, 교육청의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에 따른 감점을 최대 5점에서 10점으로 늘린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그러나 재지정 기준점 상향은 지난해 교육부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평가 지표 표준안을 준용한 것으로 경기·부산교육청과 같은 기준이라는 게 서울교육청의 입장이다.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을 경우 2015년 기준으로 60점, 2020년 기준으로 70점을 얻어 통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감사 지적에 따른 감점 배점 역시 경기·부산교육청과 동일하며, 지난해 자사고 평가지표(최대 12점 감점)에 비하면 감점 배점이 적다고 서울교육청은 설명했다. 김찬모 영훈국제중 교장은 “과거에 점수가 높았던 부분은 (배점을) 대폭 깎고 불리한 부분은 올린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지표 배점을 15점에서 9점으로 낮춘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015년 평가에서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각각 4.0 이상(5점 만점)이면 ‘우수’(5점)로 평가해 총 15점 만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우수 기준을 4.5로 높이고 배점은 각각 3점으로 낮춰 만점도 9점으로 낮췄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실시하는 중학교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조사에서 대부분 학교의 만족도가 4.0을 넘어, 우수 기준을 4.5로 높인 대신 배점을 줄여 감점 폭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지표에 국제중에 적합하지 않은 지표도 포함돼 있다고 학교 측은 주장했다. ▲학생 참여 및 자치문화 활성 화 ▲안전교육 내실화 및 학교폭력 예방·근절 노력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청 중점 추진과제 운영 등 신설된 지표가 “국제중이 아닌 혁신학교(자율학교) 평가 지표”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청은 “교육청의 주요 업무계획과 중등 장학계획 등을 통해 관내 모든 중학교에 매년 강조해온 사항”이라면서 “‘일반중 위의 학교’가 아닌 의무교육기관으로서 중학교의 정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라고 반박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에 국제중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하며, 교육부가 동의하면 두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성과평가 지표 불공정” vs “중학교 강조 사항일 뿐”

    “성과평가 지표 불공정” vs “중학교 강조 사항일 뿐”

    학교측 “점수 높던 부분 배점 많이 깎고 우수 기준점 높여 국제중 고득점에 불리” 교육청 “경기·부산교육청과 기준이 같고 의무교육기관 정상 교육과정 평가한 것”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대상으로 한 서울교육청의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학교 측은 서울교육청의 국제중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 지표가 불공정하다고 항변했지만 서울교육청은 “의무교육 기관으로서 타당한 평가”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학교보건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청문에서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어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기자들과 만나 “평가 지표가 평가에 임박해(지난해 12월) 발표됐고 평가에 변경된 지표 역시 타당성 없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재지정 기준점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된 점, 교육청의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에 따른 감점을 최대 5점에서 10점으로 늘린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그러나 재지정 기준점 상향은 지난해 교육부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평가 지표 표준안을 준용한 것으로 경기·부산교육청과 같은 기준이라는 게 서울교육청의 입장이다.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을 경우 2015년 기준으로 60점, 2020년 기준으로 70점을 얻어 통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감사 지적에 따른 감점 배점 역시 경기·부산교육청과 동일하며, 지난해 자사고 평가지표(최대 12점 감점)에 비하면 감점 배점이 적다고 서울교육청은 설명했다. 김찬모 영훈국제중 교장은 “과거에 점수가 높았던 부분은 (배점을) 대폭 깎고 불리한 부분은 올린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지표 배점을 15점에서 9점으로 낮춘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015년 평가에서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각각 4.0 이상(5점 만점)이면 ‘우수’(5점)로 평가해 총 15점 만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는 우수 기준을 4.5로 높이고 배점은 각각 3점으로 낮춰 만점도 9점으로 낮췄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실시하는 중학교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조사에서 대부분 학교의 만족도가 4.0을 넘어, 우수 기준을 4.5로 높인 대신 배점을 줄여 감점 폭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 지표에 국제중에 적합하지 않은 지표도 포함돼 있다고 학교 측은 주장했다. ▲학생 참여 및 자치문화 활성 화 ▲안전교육 내실화 및 학교폭력 예방·근절 노력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청 중점 추진과제 운영 등 신설된 지표가 “국제중이 아닌 혁신학교(자율학교) 평가 지표”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청은 “교육청의 주요 업무계획과 중등 장학계획 등을 통해 관내 모든 중학교에 매년 강조해온 사항”이라면서 “‘일반중 위의 학교’가 아닌 의무교육기관으로서 중학교의 정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라고 반박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에 국제중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하며, 교육부가 동의하면 두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국 없이 살수 있을까...인도 反中 여론 딜레마

    중국 없이 살수 있을까...인도 反中 여론 딜레마

    중국과의 국경 유혈 충돌 사태로 인도 내 반중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전면적인 ‘중국 보이콧’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전세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메이드인차이나 없이 살아보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BBC는 24일(현지시간) “중국은 미국에 이어 인도의 두번째 교역국이며 화학제품과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의약품 등 전분야에 걸쳐 인도 수입품의 12%가 중국산인 상황”이라고 보도하며 인도 반중운동의 딜레마를 전했다. 중국과의 국경 충돌 이후 인도 철도당국이 중국 업체와 진행하던 47억 루피(약 746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하는 등 인도 경제 각 분야에서는 ‘중국 퇴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 주요 도시에서 중국 제품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중국 음식을 먹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인도무역협회는 인도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3000개의 제품을 제시하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중운동이 오히려 인도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과의 교역이 없다면 대부분 가전업체들은 생산이 마비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인도기업 블루스타의 고위관계자는 BBC에 “전세계 대부분 업체들이 압축기와 같은 핵심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한다”면서 “일부 특정 수입품은 (중국 외에) 대안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는 사실상 중국과 ‘한몸’이 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 등 중국의 정보기술(IT) 대표기업들은 조마토와 페이텀, 빅바스켓 등 인도 스타트업들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관계를 맺어온 상황이다. 인도 싱크탱크 게이트웨이하우스의 아밋 반다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간 이뤄진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90여건으로, 인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30개 가운데 18곳은 중국투자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반중국운동 단체들의 여론동요가 중국에 압박이 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해 이같은 중국제품 불매운동이 실제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15일 인도·중국 간 국경 지역인 갈완계곡에서 양국 군인들의 난투극으로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촉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정승민의 막론하고] 북한 뒤에 중국이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더니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전단을 대대적으로 뿌리겠다고 야단이다. 개성공단으로 물러났던 군부대를 다시 전진시키고 서울도 불바다가 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1호’ 지도자를 비방하는 적대행위를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미지근했던 신경전이 돌연 열전으로 비화될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왜 이렇게 초고속 엘리베이터처럼 위기가 고조될까.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진정시키고 남측의 협조와 지원을 압박하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북한은 세기말 무수한 인명이 스러진 고난의 행군을 견뎌냈다. ‘통 큰’ 협상의 상대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나라다. 이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평양을 부추기는 배후 세력을 의심한다. 마침 중국이 북한에 식량 80만t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이맘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서 14년 만에 방북한 이후 양국 관계도 괜찮다. 공교롭게도 한국에 대한 불만도 공유 중이다. 남측이 다짐한 민족적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전단지만 날아드는 현실이 불쾌한 북한이다. 중국은 백악관의 G7 정상회의 초청을 수락한 한국이 자칫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가세할까 부담스럽다. 실제로 G7 회담에 초청된 인도와 호주도 중국의 압박을 받는다. 인도는 국경선 문제로 진통 중이다. 몽둥이와 육박전으로 석기시대식 전투를 보여준 중국은 격투기 선수로 편성된 민병대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호주 때리기도 심상찮다. 인종차별을 빌미로 호주 유학 자제령을 ‘권고’하고 소고기, 보리 등의 수출길을 막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류부터 관광까지 웬만한 카드를 다 꺼내 썼고 코로나19 진원지여서 한국의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럴 때 구사하는 중국 외교술이 이이제이(以夷制夷)다. 벼랑 끝 위기에서 한국이 손 내밀 곳은 중국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것은 북한이 중국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바둑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른바 ‘항미원조’(抗米援朝) 70주년을 맞는 북중 관계는 혈맹이지만 의심도 깊다. 북한 체제 수립 이후 공식적으로 유일한 반김일성 운동인 8월 종파사건에서 친중적인 연안파 대부분은 처형당하거나 출당됐다. 6ㆍ25 당시 중국 측 총사령관 펑더화이가 직접 평양으로 갔지만 힘 한번 써 보지 못했다. 고작 휴전 후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김정일 정권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라이벌이었던 리제강 노동당 부부장의 일화도 중국에 대한 불신을 보여 준다. 남문희 북한전문기자에 따르면 ‘조선이 중국에 사대를 할 수 없다’던 반중 성향의 리제강은 2006년 9월 신의주까지 갔던 김정일의 중국행 특별열차를 가로막고 평양으로 되돌렸다고 한다. 피로 맺어졌지만 한국과 미국이 애증을 교차하는 것처럼 북한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북한이 있기까지 중국도 끊임없이 개입하고 간섭하려고 시도해 왔다. ‘죽의 장막’을 뚫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외교에서 평등 기조로 대외 관계를 맺은 역사는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동등성의 개념이 없고 중국의 종주권을 인정해야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주체의 나라’ 북한과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의 가장 큰 공헌자인 장성택 부위원장의 무자비한 숙청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평소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호감을 가진 대표적 ‘중국통’이었다. 지금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듯이 북한과 중국도 그러하다. 북중 관계를 중국의 이니셔티브라는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거꾸로 북한의 도발과 반발은 한반도 질서의 현상 유지를 가장 바라는 나라, 즉 중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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