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반정부 시위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 보수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국 억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금품 수수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공급망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48
  • 파리 예배당 벽 틈에서 프랑스 혁명 유해, 로베스피에르도?

    파리 예배당 벽 틈에서 프랑스 혁명 유해, 로베스피에르도?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이들의 유해 500여구가 통설과 달리 ‘속죄의 예배당’ 벽 안에 묻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속죄의 예배당은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왕정 복귀가 이뤄져 루이 18세가 형 루이 16세와 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시신을 1815년 공동묘지에서 역대 왕족의 묘지인 생드니 대성당으로 옮기고 난 뒤 그 터 위에 짓기 시작해 1826년 완공한 건축물이다. 그동안 역사학자들은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에서 숨진 이들의 유해는 루이 18세의 명에 따라 발굴돼 파리 지하묘지(카타콤)로 이장됐다고 믿어 왔는데 이 통설을 뒤집을 증거가 이번에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배당을 관리하는 에므리크 프니구에 드 스투츠는 예배당 벽들에서 발견된 특이한 틈새와 루이 18세가 쓴 편지에서 얻은 힌트를 바탕으로 고고학자에게 조사를 의뢰했고, 고고학자들은 벽들의 틈새에 카메라를 넣어 사람의 뼈로 채워진 나무상자 4개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2018년의 일이었지만 파리 등 프랑스 전역에서 반정부 ‘노란 조끼’ 시위가 확산할 때여서 알려지면 귀족들의 유해가 묻혀 있다는 소문이 돌아 공격 당할까봐 함구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추가 조사가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프랑스 혁명을 논할 때면 빠지지 않는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 유해도 이곳에 묻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로베스피에르는 1793년 집권 후 정의 구현을 내세워 공포정치를 펼치다 이듬해 단두대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처형당하면서 지금의 콩코르드 광장에서 루이 16세와 앙투아네트의 목을 참수하고 이곳에 묻어버리면서 시작된 공포 통치도 막을 내렸다. 스투츠는 현지 일간 르 파리지앵 인터뷰를 통해 “고고학자들이 건넨 사진 속에 팔다리 유해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너무 감격해 눈물을 터뜨릴 뻔했다”며 “지금까지는 이 예배당이 루이 16세 부부만을 기리는 공간으로 여겨졌는데 이번 발견으로 이곳이 (귀족들과 혁명 참가자들 모두 잠든) 혁명의 공동묘지였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곳에 묻혀 있을 수 있는 다른 유명한 인물로는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마담 뒤 바리, 극작가이며 초기 여성 인권활동가였던 올림프 드 고쥬, 오를레앙 공작이며 프랑스의 마지막 국왕인 루이 필리페 1세의 아버지인 루이 필리페 등이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국왕의 엄명에도 부르봉 왕정의 복귀에 불만을 품은 작업 인부들이 반발해 벽 틈에 유해들 일부를 숨긴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프리카 말라위 새 대통령 차퀘라 “성경의 나사로가 된 기분”

    아프리카 말라위 새 대통령 차퀘라 “성경의 나사로가 된 기분”

    “내가 성경에 나오는 나사로가 된 기분이다. 죽음에서 걸어나온 것 같다.” 13개월 만에 다시 치러진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 대통령 선거에 승리해 28일(이하 현지시간) 수로 릴룽궤에서 감격의 취임식을 가진 라자루스 차퀘라(65) 대통령의 취임 소감 가운데 한 토막이다. 그는 지난 23일 대선 재선거 투표 결과 58.57%의 득표율로 피터 무타리카(79) 현직 대통령을 물리쳐 27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 확정 통보를 받고 다음날 임기 5년의 말라위 제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프리카에서 법원이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실시한 재선거를 통해 현직 대통령을 물리치고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케냐에서도 2017년 사법부가 대선 결과를 무효로 했지만 재선거 결과가 뒤집히지 않았다. 차퀘라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를 통해 국가적 화해를 촉구하고 재선거에서 패배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단합을 호소했다. 그는 “아마도 내가 대통령이 돼 여러분은 두려움과 슬픔에 가득 찼을 수 있다. 난 여러분이 한 가지를 기억하길 원한다. 그건 새 말라위는 여러분에게도 조국이라는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인 한 여러분도 이 조국에서 같이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재선거와 그 결과는 아프리카 사법부가 부정 투표에 제동을 걸어 대통령 권한을 제어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5월 19일 치러진 대선에서 무타리카 대통령이 약 3%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그 뒤 이 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몇 달 동안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3일 선거 부정을 이유로 결과를 무효로 하고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이 항소했지만 재판소는 5월 8일 기각했다. 무타리카 전 대통령은 이번 재선거를 “말라위 역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하고 이날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전날 언론에 국가가 평화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말라위 하나님의 성회’ 회장을 지냈던 목회자 출신이다. 릴롱궤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말라위, 남아공, 미국 등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말라위의회당(MCP)은 물론 아홉 정당 연합인 톤세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조이스 반다, 무타리카의 참모로도 활약했던 칠리마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으며 많은 개혁 가운데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자리한 내륙 국가로 옛 이름은 니아살랜드(Nyasaland)다. 북쪽은 탄자니아, 동쪽과 남쪽은 모잠비크, 서쪽은 잠비아와 접해 있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에 인구는 1900만명 정도다. 기독교가 80%, 이슬람교가 18%를 차지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온두라스 대통령, 코로나 확진에도 쉬지 않는 이유

    온두라스 대통령, 코로나 확진에도 쉬지 않는 이유

    코로나19 양성 판정…부인·보좌진도 양성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지난 주말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고, 오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달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의사들은 나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업무 때문에 자택에서 쉴 수만은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자택 격리를 하되 화상 회의 시스템 등을 활용해 계속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를 시작한 상태로 증상은 가볍고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두라스 정부는 대통령이 의료진의 관찰 아래 격리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부인과 보좌관 2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온두라스는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으나 지난주 이를 해제한 상태다.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온두라스 코로나19 확진자는 9178명, 사망자는 322명이다. 한편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의료·교육 민영화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키는 등 논란이 있는 인물로 분류된다. 또 마약 조직과 유착 혐의도 받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돈 빼고 부동산 팔고… 홍콩 부자들 ‘엑소더스’ 임박

    돈 빼고 부동산 팔고… 홍콩 부자들 ‘엑소더스’ 임박

    홍콩의 부자들이 ‘탈홍콩’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에 따라 금융허브 등 홍콩의 경제적 지위가 크게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홍콩 부자들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한 이후 고액 자산가들이 ‘비상 플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홍콩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콩 내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 부자들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핵심 세력이면서 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국 회사채 시장의 큰손들이다. 홍콩 부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로 홍콩 경제가 전례 없는 경기 침체에 빠진 데다 보안법 제정에 따른 홍콩의 경제적 지위가 흔들리고, 관광과 유통업에 치명적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된 영향이 컸다. 보안법이 홍콩 사법독립을 훼손하고 미국의 제재 강화를 촉발하면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커지자 출구 마련에 나섰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 기업가는 1000만 달러(약 120억원)를 싱가포르로 이전했고 홍콩에 있는 부동산도 대거 팔아 치웠다. 그는 아직 이민 계획은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해 놨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프랑스 여권을 갖고 있다. 홍콩 투자은행에서 수석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한 남성은 홍콩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내와 두 명의 자녀와 함께 호주 이민을 계획 중이다. 그는 “상황이 안 좋고 더 악화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성장 환경을 고려해 짐을 싸서 호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부모가 창업한 컨설팅 회사를 물려받은 30대 남성도 돈을 해외로 옮기기 시작했다. 대학까지 10년을 보낸 영국에서 부동산 매입도 검토 중이다. 마거릿 차우 골드맥스 이민컨설팅 책임자는 “홍콩보안법 통과 이후 이민 문의가 5배 늘었다”며 “부유층 고객들이 당장 떠나지는 않아도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콩 당국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홍콩 은행의 예금은 증가세를 보였고 홍콩 억만장자들이 공개적으로 홍콩보안법 지지 의사를 밝히며 홍콩 경제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홍콩 기업인들과 고소득 전문직들이 점점 더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의 정치·경제 상황이 1997년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홍콩 부자들이 아직 엑소더스(탈출) 수준은 아니지만 최악을 가정하고 위험 분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극좌 트위터,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만들었다

    극좌 트위터,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만들었다

    트위터, 극우파가 만든 극좌단체 계정 삭제CNN “극우단체의 시위대 폭력 조장 사례”트럼프 여전히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표현극좌무장세력인 ‘안티파’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주장한 트위터 계정이 실제는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만든 것이었다고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계정은 조작 등에 대한 트위터의 정책을 위반한 가짜 계정이었다”며 “해당 계정으로 폭력을 선동하는 트윗을 보낸 것을 확인하고 조치(삭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트위터의 팔로워는 수백명이었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이번 시위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시위대에 폭력을 조장한 사례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쓴 바 있다. 같은 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CNN에 “극우 그룹에 관한 보도는 보지 못했다. 이것(시위)은 안티파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했었다. 안티파는 1980년대 영국에서 나치즘에 반해 만들어진 무장단체 ‘안티파시스트 액션’이 전신으로 반자본·반유대·반정부주의를 표방하는 극좌 단체의 총칭이다. 검은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고 마스크를 써 ‘블랙 블록’이라고도 부른다. 다국적 기업의 사유시설을 공격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고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에도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하지만 시위대 내에서는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극우단체들이 폭력 행위를 부추긴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해당 가짜 트위터 계정은 ‘@ANTIFA_US’로, 트위터 측은 이 계정이 백인단체(Identity Evropa)와 연계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백인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으로 알려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진압 명분 쌓는 트럼프 “폭도 뒤엔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

    진압 명분 쌓는 트럼프 “폭도 뒤엔 ‘안티파’… 테러조직 지정”

    백악관, 실체 없는 극좌 ‘안티파’에 낙인 “트럼프 트윗에 극우파 ‘부갈루’ 폭력 촉발” 법적 근거 없어 정치적 역풍 맞을 가능성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건 이후 미국 140개 도시로 시위가 번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좌 단체인 ‘안티파’(Antifa)가 폭력시위를 조장한 것으로 낙인찍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종차별에 들고 일어선 시위대 전체를 불법 폭력 집단으로 묘사하며 진압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폭도” “좌파집단”이라고 부른 트럼프의 트윗에 자극받아 극우성향 단체인 ‘액셀러레이셔니스트’(Accelerationist)가 총기를 들고 시위현장을 누비며 평화시위를 유혈, 과격시위로 변질시켰다는 주장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안티파는 1980년대 영국에서 나치즘에 반해 만들어진 무장단체 ‘안티파시스트 액션’이 전신으로 반자본·반유대·반정부주의를 표방하는 극좌 단체의 총칭이다. 검은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고 마스크를 써 ‘블랙 블록’이라고도 부른다. 다국적 기업의 사유시설을 공격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고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위해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이들이 시위의 배후라고 단정했다. 또한 “주 방위군이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안티파가 이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신속하게 진압됐다”며 “첫날 밤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NN에 “시위가 안티파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흑인이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아니어서 강공 일변도 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안티파 배후설은 증거가 없고, 처벌 근거도 없다는 게 현재 관측이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아무도 진실을 모른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안티파는 조직이나 리더가 없고, 실체가 있어도 테러법은 외국 단체에만 적용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평화적인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띤 것이 속칭 ‘부갈루’로 불리는 극우집단 액셀러레이셔니스트들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들이 거리에서 평화롭게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하거나 칼, 활 등 무기로 시위대를 겨누며 폭력 대결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는 최근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경제 재개 시위로 다시 부각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민주당)는 폭력 사태 발생에 백인 우월주의자나 마약 조직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NBC도 “부갈루들이 약탈자를 저지한다는 명목으로 총기를 시위대에 들이대거나 조직적으로 시위대에 대응하자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중에 철회하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지난달 29일 시위대를 향해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 시작”이라고 올린 것이 부갈루들에게 신호탄이 됐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트럼프를 향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제발 입 좀 다물라”고 쏘아붙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 틈타 해외 부동산 사재기에 나선 중국 큰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 틈타 해외 부동산 사재기에 나선 중국 큰손들

    중국의 부동산 큰손들이 아시아 지역의 호화 주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호화 주택의 가격이 하락해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중국 위안화 가치의 속락, 인플레이션 등을 대비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큰손들이 중국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와 한국, 말레이시아, 호주, 태국 등지의 한 채에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호화 주택들을 무더기로 매입하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이 지난 26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큰손들은 부동산 사진만 보고도 호화 주택을 거래하고 있을 만큼 ‘묻지마 투자’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 가운데 싱가포르는 민주화 시위로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홍콩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부분적으로 봉쇄 조치가 남아있지만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한 중국인의 부동산 구입이 매우 활발하다. 클래란스 푸 싱가포르 부동산 중개인은 이달 중국인 고객 3명이 모두 2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74억원)을 호가하는 마리나원 레지던스의 아파트 6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 중국인 투자자는 싱가포르의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1200만 싱가포르달러를 아낌없이 쓰기도 했다. 크리스틴 선 싱가포르 오렌지티앤타이 리서치 컨설턴트는 “일부 중국인 투자자들은 위안화가 향후 더 평가절하될 경우를 대비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싶어한다”고 귀띔했다. 싱가포르에 이어 호주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큰손들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호주 부동산회사 블랙 다이아몬즈의 모니카 투 대표는 지난 3월 이후 고급주택 판매 실적이 8500만 호주달러(약 696억원)로 올해 초보다 25% 급증했다며 이들 고객의 절반이 중국인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주택은 보통 시드니 인근 부촌으로 알려진 포인트파이퍼 등 해안가 인근 교외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채당 725만~1950만 호주달러에 이른다.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큰손들이 부동산 ‘싹쓸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중개업자 줄카이리 안와르는 “이달 2명의 중국인이 200만~500만달러(약 24억~61억원)에 이르는 쿠알라룸푸르의 아파트와 저택을 둘러봤다”며 “중국인들이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다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줄카이리는 “말레이시아는 현지에 중국인 인구가 많아 적응이 쉽고 고급주택이 싱가포르 등지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커얼루이(克而瑞) 연구센터 양커웨이(楊科偉) 애널리스트는 “이들 구매자들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동산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거나 당국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분석했다.한국 서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체인 쥐와이(居外·Juwai)이치(Iq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매입 문의가 지난해 4분기보다 무려 180% 증가했다. 영국과 미국에 대한 문의가 같은 기간 각각 32%, 1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태국 역시 주요 관심 지역이다. 부동산의 합리적인 가격과 임대수익을 노리고 태국 주택 구매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비율은 다른 국가보다 21% 더 높았고 ‘제 2의 집’또는 ‘별장’으로 사용하려는 비율은 148% 더 높게 나타났다. 은퇴후 생활을 위해 구매한 비율은 189% 더 높았다. 조지 크미엘 주와이이치 대표는 “미국과 호주 등 인기 있는 투자 지역을 선택하는 투자자에 비해 중국 구매자는 태국 부동산에 관심이 있으며 주택 구매에 대한 높은 수요의 이유는 교육과 의료, 생활방식, 가격, 엔터테인먼트, 투자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도시에서도 호화 주택은 인기다.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는 수십억위안 짜리 호화주택을 구매하려고 주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실제 4월 한달 일선도시 상품주택 거래량은 전달보다 45%나 증가했다. 충징(重慶)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등 대도시에서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주택 구매 수요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베이징, 상하이 등 일선 도시의 집 보기와 계약 체결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부동산 개발기업들도 경영에 활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정보회사 CREI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2000만 위안(약 34억원)에 이르는 최고급 주택들이 인기 매물로 떠올랐다. 지난달 선전시 첸하이(前海) 자유무역지구 주택단지인 베이하우스는 최소 300만 달러(약 37억원)에 이르는 주택 135채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상하이시 남쪽의 주택단지인 오리엔탈 가든의 240만 달러에 이르는 아파트는 수요가 공급을 5배나 초과할 정도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중국 큰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중국 경제의 급속한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일부 중국인들이 급속한 경제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대비해 다른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안화 가치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7.1293위안으로 떨어졌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위안화 약세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봉쇄조치가 다소 완화되면서 중국 부자들의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인들이 상하이, 서울, 싱가포르, 시드니 같은 아시아 대도시에서 부동산을 쉽게 보고 구매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실탄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4월 가계 부문 주민 저축은 7996억 위안 감소했다. 하루평균 은행에서 266억 위안이 빠져나갔다. 이에 비해 주민 대출은 오히려 6669억 위안이나 증가했다. 이중 개인 소비 대출 위주의 단기 대출이 2280억 위안 늘어났고 중장기 담보 대출이 4389억 위안 증가했다. 인민은행 놘젠홍(阮健弘) 조사통계국장은 “1분기에는 주민 대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는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주민들의 소비와 주택 구매 등이 대폭 감소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월들어 저축이 감소하고 대출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풀리고 통제가 완화되면서 개인 소비 대출과 주택 대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중국 큰손들의 자금이 유입된 지역의 집값은 코로나19의 충격에도 잘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본토와 가까워 ‘제1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던 홍콩은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다. 홍콩보안법 파동과 반정부 시위 등으로 구매 수요는 자취를 감췄는 데도 공급이 넘치고 있는 데다, 현금 유동성 확보를 원하는 홍콩의 부동산 보유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홍콩 고급주택 가격은 4.5%나 떨어졌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부동산 거래는 ‘0’건이었다. 블룸버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본토에서 온 투자자들이 홍콩의 오피스와 쇼핑몰 점포를 싹쓸이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콩 통제 강화하는 中… 양회서 국보법 논의하나

    코로나19 사태 진정으로 여유를 찾은 중국이 다시 홍콩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21일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문제는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로 홍역을 치른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강경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홍콩 기본법 23조에 근거한 국가보안법 제정이 논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 23조는 국가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와 언론 매체는 홍콩 시위에 외국 세력이 관여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반중국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반대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분위기는 전날 감지됐다. 18일 밤 홍콩 입법회(의회)에선 국가(國歌) 모독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 처리를 위한 내무위원회 주석(위원장) 선거가 치러져 친중파 의원인 스태리 리가 당선됐다. 내무위는 법안을 심사하고 최종 표결 시기 등을 결정하는 핵심 상임위로, 친중파 당선으로 다음달 4일쯤 국가법 통과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선거 과정에서 야당인 범민주파와 친중파 의원들 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고 야당 의원들이 보안요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쫓겨나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경찰은 지난달 체포한 민주당의 마틴 리 전 주석을 비롯해 반중국 성향 매체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등 지난해 반정부 시위 주도 민주인사 15명을 18일 법정에 세워 신문을 벌이는 등 범민주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도 예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잊지말자” 최루탄 아이스크림 등장…불씨 되살아난 홍콩시위

    “잊지말자” 최루탄 아이스크림 등장…불씨 되살아난 홍콩시위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된 홍콩에 최루탄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 등장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홍콩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반정부 시위를 독려하기 위해 ‘최루탄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한 컵에 6000원 정도 하는 아이스크림은 특유의 톡 쏘는 향이 최루가스와 비슷하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했던 한 여성은 아이스크림을 맛본 뒤 “진짜 최루가스 맛이다. 한입 먹자마자 숨쉬기가 힘들다. 정말 자극적이고 짜증스러운 맛이라 바로 물을 마시고 싶어진다”라고 전했다.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시위를 했는지 일깨우는 플래시백 같다”라고도 말했다.신변의 위협을 경계해 방독면을 쓰고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가게 주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수그러든 반정부 시위의 불씨를 되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인은 “열의를 잃지 않고 저항하도록 하는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 싶었다. 지난 시위에서 보여준 열정을 상기시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최루탄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가게 주인은 후추와 겨자, 고추냉이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그중 볶은 후추를 갈아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젤라토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이 최루탄 맛과 가장 비슷했다고 한다. 최루탄 아이스크림은 하루 20~30개 사이로 판매되고 있다.격렬했던 홍콩 내 반정부 시위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달 들어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이 4명에서 8명으로 완화되는 등 규제가 잇따라 해제되면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집회를 시작으로 불씨가 되살아난 반정부 시위는 지난 주말 ‘플래시몹’ 형태로 번졌다. 10일 침사추이와 몽콕 등 홍콩 시내 10여 곳의 쇼핑몰에는 각각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5대 요구 중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는 구호와 함께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을 부르며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들불처럼 번지는 시위에 경찰은 강경 진압으로 맞대응했다. 하버시티 쇼핑몰 내에서 학생기자 신분으로 현장을 취재하던 13살 남학생과 16살 여학생을 검거하고, 일부 시민에게는 벌금 딱지를 발부했다. 현장에 있던 10여 명의 기자를 무릎 꿇린 뒤 최루 스프레이를 마구 뿌려댔으며,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 여기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피해 기자는 쇼크 상태에 빠져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15일 신도시 정관오 쇼핑몰과 16일 샤틴 지역 뉴타운 플라자에 모인 수백여 명의 시위대도 경찰과 충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무장한 경찰은 시위에 참여한 8명을 불법 집회, 경찰관 폭행,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코로나19 가라앉자 홍콩 시위 재점화…경찰은 강경대응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그간 잠잠했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 250여명을 강제 진압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침사추이 지역 하버시티 쇼핑몰과 몽콕 지역 모코홀 등 홍콩 시내 10여곳에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감염병 확산 전 거의 매주 열렸던 주말 집회가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송환법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침사추이에서 몽콕까지 행진하며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의 하야를 요구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자 홍콩 곳곳의 쇼핑몰에서 시위대가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쇼핑몰로 진입한 뒤 “8인 초과 집회는 불법”이라며 해산에 불응하는 시민을 검거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8인이 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홍콩의 누적 확진환자는 1047명, 사망자는 4명이다. 경찰은 집회 제한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에게 2000 홍콩달러(약 31만원)의 벌금 딱지를 발부했다. 몽콕 지역에서는 석유와 수건, 라이터 등 화염병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한 한 남성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해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기자 10여명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뒤 최루 스프레이를 뿌렸다.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빈과일보’ 여기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몽콕 시위 현장에서 입법회 의원 로이 퀑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무릎으로 목덜미를 누르기도 했다. 경찰은 소요 혐의 등으로 퀑 의원을 체포해 이송했다. 이날 불법집회 참가 등의 혐의로 250여명이 체포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미 시위대는 다음달 4일 톈안먼 사태 집회와 7월 1일 주권반환일 집회 등 대규모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홍콩 정부와 범민주 진영 간 충돌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19 가라앉자…홍콩 ‘플래시몹’ 민주화 시위 재개

    코로나19 가라앉자…홍콩 ‘플래시몹’ 민주화 시위 재개

    코로나19가 잠잠해진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은 10일(현지시간) 홍콩 몽콕 등지에서 ‘플래시몹’ 형태의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이달 들어 잇따라 코로나19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4일부터 테니스코트 등 체육 공간을 개방했고, 운전면허 시험과 수업 등 서비스도 재개했다. 8일부터는 공공장소 모임 허용 인원 제한을 4명에서 8명으로 완화했다. 헬스장, 미용실, 마사지업소, 술집 등도 일부 제약을 둔 채 영업을 허용했다.그러자 민주화 시위도 재개 움직임을 보였다. 코로나19 제한조치 완화 후 첫 주말 홍콩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10일에는 침사추이 지역 하버시티 쇼핑몰, 몽콕 지역 모코홀 등 최소 10곳의 대형 쇼핑몰에서 플래시몹 시위가 이어졌다. 마스크를 쓴 시위대는 쇼핑몰 각 층에서 대열을 형성하고 캐리 람 행정수반의 하야를 요구했다. '5대 요구 중 어느것도 빼놓을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고,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을 불렀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든 시민도 보였다.AFP통신은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무장한 홍콩 경찰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야유를 퍼붓는 시위대와 쇼핑객을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최소 3명을 체포했으며, 8명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몇몇 시위대에게 즉석에서 2천 홍콩달러(약 31만원)의 벌금 딱지를 발부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에도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민주 진영에 속하는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CTU)은 경찰 불허에도 1일 노동절 집회를 강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참여 열기는 예전만 못했다. 메신저 ‘텔레그램’에서는 몽콕과 코즈웨이베이, 사이잉푼, 타이포, 쿤통 등 5개 지역에서 플래시몹 형태의 시위를 벌이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제한 조치가 완화된 만큼 시위대는 지난해만큼은 아니어도 더 많은 시민이 시위에 동참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자신을 ‘B’라고 칭한 한 대학생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준비운동일 뿐이다. 시위는 다시 시작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홍콩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도 다음 달 4일과 10일 7월 1일에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오는 27일 학교 재개학을 앞둔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두 번 지나는 28일 내내 새로운 지역사회 감염이 없으면 코로나19 전염 중단을 선언할 계획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베네수엘라서 잡힌 美 용병 “마두로 납치가 계획”

    베네수엘라서 잡힌 美 용병 “마두로 납치가 계획”

    최근 체포된 美 시민권자 소속된 업체 대표“야당 지도자 과이도와 현 대통령 납치 계약” ‘한 나라 두 지도자’ 형국의 정치불안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출신 용병 침입 사건이 일어나 전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정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전복하려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 의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의 전략가인 J.J 렌돈은 과이도 의장의 계획 하에 미국 용병회사 ‘실버코프 SUSA’ 설립자 조던 구드로와 함께 정권 교체를 위한 마두로 제거 작전을 진행했다. 렌돈은 과이도 의장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고, 또 테이블 밑에 있다”며 군사 작전을 비롯한 여러 작전을 종용했음을 암시했다. 앞서 과이도 의장과 야당 세력은 지난해 여름 군사 봉기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반정부 시위의 동력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대외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전략 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정권 교체를 위한 여러 시나리오를 모색했고, 이 중에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을 납치하는 방안도 들어있었다. 렌돈은 민간 보안업체 구드로와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를 포획·구금·제거하고, 현 정권을 몰아낸 뒤 후안 과이도 대통령을 임명하는 작전’에 대한 계약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렌돈은 지난해 10월 계약이 성사된 뒤 구드로가 의뢰비용 약 150만 달러(약 18억원)를 선지급하라고 요구하는 등 돌발 행동을 보이며 관계가 악화되자, 양자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WP에 따르면 구드로는 야당이 배신했지만 돈과 상관없이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했으며, 지난 3일 카라카스 인근 해안 도시 라과이라에서 8명의 용병이 사살되고, 13명이 붙잡히면서 작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과이도 의장은 아직까지 입을 떼지 않고 있지만 구드로는 지난 10월 과이도와 동석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영상을 통해 계약서를 공개하고 언론에 녹음 파일을 제보하기도 했다. 녹음엔 과이도 의장이 “우리는 조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면서 “곧 사인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마두로 대통령 측은 사건 배후에 과이도 의장을 넘어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체포된 용병 중 미국 출신으로 알려진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침입 사건을 1960년대 초, 미국 정보기관이 쿠바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쿠바 망명자들을 사주해 벌인 ‘피그스만 침공’에 빗대며 미국 배후설을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규제 속 자율’... 홍콩이 제2파동을 극복한 비결

    ‘규제 속 자율’... 홍콩이 제2파동을 극복한 비결

    엄격 통제로 환자수 150 유지하다각국 휴교로 유학생 등 유입 2차파동공공시설 부분적 규제와 자발적 준수지난달 20일부터 지역 내 감염 ‘0’ 현재 미국과 유럽 등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코로나19 ‘2차 파동’을 이미 겪고 2주 넘게 현지 감염자가 없는 홍콩에 외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홍콩에선 지난달 20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모두 15명 확인됐다. 하지만 지역 내 감염은 단 한 건도 없고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홍콩에선 모두 1041명이 감염돼 4명이 숨졌다. 완치돼 퇴원한 환자가 900명이라, 현재 이 지역 내 환자는 모두 150명이 채 안된다. 홍콩은 이제 조심스럽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홍콩은 지난 1월 24일 첫번째 확진자가 나오자 일주일여 만에 국경을 폐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 2월 초 주민들의 공황이 최고조에 달했다. 슈퍼마켓 매대가 텅 빌 때까지 화장지, 마스크, 식료품을 사재기했다. 재택근무와 영업 중지, 서비스 중단 등으로 도시 경제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 덕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3월 초까지 감염 사례는 150여 건으로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서구 국가를 강타하면서 3월말 각국 대학이 줄줄이 문을 닫고 영업장을 폐쇄했다. 유학생과 교민들이 홍콩으로 돌아오면서 갑자기 환자 수가 700명을 넘어섰다. 홍콩 정부는 제2 파동을 막아내기 위해 신속하고 공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비거주자 입국을 금지하고, 항공편의 홍콩 공항 경유를 금지했다. 모든 입국자에게 엄격한 검역과 검사를 시행했다. 자택 격리 지침이 내려진 사람에게는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 팔찌를 착용하게 했다. 술집에선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체육시설은 일시 폐쇄했다. 식당은 좌석 수를 줄이고 테이블 사이에 벽을 세우게 했다. 하지만 당국은 그러면서도 공식적인 봉쇄와 이동제한령을 내리진 않았고, 지역사회 노력과 주민 스스로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에 의지했다. CNN은 지난달 19일을 마지막으로 지역 감염 사례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이런 접근 방식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콩은 이제 생존에서 삶과 사업을 재개하는 쪽으로 초점을 조심스레 돌리고 있다. 지난 2일 크리스토퍼 휘 정부 금융·재무담당 비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몇 달 동안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제약을 받아 왔다”면서 “지금 당장 경제를 되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일 테니스코트 등 체육 공간을 개방하고 운전면허 시험과 수업 등 서비스를 재개했다. 장애인과 노인 대상 지역사회 서비스도 재개했다. 오는 8일부터는 공공장소 모임 허용 인원 제한이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헬스장, 미용실, 마사지업소, 술집 등도 일부 제약을 둔 채 영업을 허용한다. 학교도 오는 27일부터 재개학한다. 당국은 코로나19 잠복기가 최대 14일인만큼 잠복기를 두번 지나는 28일 동안 지역사회 감염이 없을 경우 코로나19 전염 중단을 선언할 계획이다. 당국이 걱정하는 것은 새로운 파동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촉발돼 6개월 동안 홍콩을 뒤흔든 민주화 반정부 시위 재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위험이 잦아들면서 시위대가 거리로 다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주 페이스북에 “홍콩은 전염병을 견뎌냈지만 정치로 인해 계속됐던 참화와 폭력이 되살아나는 것을 견디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홍콩 경찰 ‘반중 시위’ 범민주 인사 대거 체포

    홍콩 경찰 ‘반중 시위’ 범민주 인사 대거 체포

    “코로나 틈타 中정부가 일국양제 매장” 소말리아·요르단 등 반체제 언론인 탄압 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사이 각국 반정부·비판 인사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있다. 코로나19에 관심이 쏠린 틈을 타 ‘눈엣가시’들을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디언은 홍콩 경찰이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 15명을 체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포된 인사에는 홍콩 민주당의 초대 주석으로 ‘홍콩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틴 리와 홍콩직공회연맹 리척얀 주석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지난해 세 차례 불법 집회·행진을 조직하고 참여한 혐의를 적용했다. 야권은 중국이 반중인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자 경찰이 여기에 호응하며 체포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치와이 민주당 대표는 “체포 시기가 너무 우연이다. 지난주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이 우리를 비판하고 국가안보와 관련해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뤄후이닝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은 앞서 지난 15일 이들 반정부 인사들을 ‘홍콩독립분자’라고 언급하며 “국가안보를 해쳤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의 원로 정치인 크리스 패튼은 “세계의 이목이 코로나19에 집중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를 매장하는 조치를 다시 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체제 성향의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소말리아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대응 문제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적어도 4명의 취재진을 구금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최근 요르단에서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비판한 방송사 간부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알자지라 등은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문제를 비판해 온 바스마 빈트 사우드 빈 압둘라지즈 사우디 공주가 자신이 수감된 사실을 트위터에 알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바스마 공주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퇴거 강행·불응 시 처벌하는 법 추진 법원 판단 없이도 무기한 구금 가능 수감자 자살·단식 등 극단적 선택도 “처벌에 한계… 노동자 수용 고려해야”터키 국적의 쿠르드족 데니스(41)는 일본 이바라키현 우시쿠시에 있는 동일본입국관리센터에 올해로 5년째 수용돼 있다. 터키 정부의 쿠르드족 박해를 피해 일본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일본 정부에 의해 거부됐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퇴거강제’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자 2016년 이곳 외국인 수용소에 보내졌다. 고국에서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그는 돌아갔을 때의 처벌이 두려워 이국땅에서 사실상의 감옥살이를 선택했지만, 오랜 수감생활에 따른 공포와 스트레스로 몇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수용소 직원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뒤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임시석방 처분을 받아 바깥에 나오기도 했지만 얼마 후 다시 수용됐다. 지난 2월 창틀에 목을 매려다 발각된 이후에는 ‘징벌방’으로 불리는 창문 없는 방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나 같은 터키 출신 쿠르드족의 경우 미국·유럽에서는 30~90%가 난민으로 인정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한 명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국적의 무스타파(56)도 2015년부터 이곳에 갇혀 살고 있다. 장기간 단식의 영향으로 처음 입소했을 때 80㎏이었던 체중이 40㎏까지 줄면서 지금은 항상 지팡이 신세를 진다. 카슈미르 출신으로 파키스탄 정부에 대항하는 독립해방전선 활동을 했던 그는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다 1987년 일본으로 도피했다. 2002년 고국에 돌아갔으나 당국의 탄압에 두려움을 느껴 두 달 만에 다시 일본에 왔다. 이후 난민 신청을 계속 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세계 주요국 가운데 난민 인정에 가장 인색한 국가로 유명한 일본이 외국인 망명 신청에 대한 빗장을 더욱 세게 조이려 하고 있다. 12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법무성 산하 출입국재류관리청은 데니스나 무스타파와 같은 외국인들에 대한 체류 불허 및 추방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나가사키현의 외국인 수용소에서 40대 나이지리아인이 단식투쟁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10월 ‘수용·송환에 대한 전문부회’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 전문가 협의체는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퇴행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이 퇴거명령에 불응하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난민 심사가 진행 중일 경우에도 당국이 퇴거절차를 강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률(출입국 관리 및 난민인정법)을 고치도록 결론을 낼 방침이다. 결론은 다음달 말쯤 나온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이 인정한 난민은 모두 42명에 불과하다. 1만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25%다. 이에 비해 독일은 같은 해 5만 6500명(인정률 23%), 미국은 3만 5200명(35%), 캐나다는 1만 6800명(56%)을 난민으로 인정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등 국적자를 비롯해 쿠르드족, 로힝야족 같은 소수민족 등 다른 나라에서라면 쉽게 난민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악명 높은 장기수용은 유엔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외국인 수용 최장기간이 6개월, 미국은 90일이지만 일본은 법원 판단 없이 당국의 결정만으로 무기한 가둬 둘 수 있다. 2019년 6월 기준 1253명의 수용자 중 54%인 679명이 6개월 이상 된 사람들이다. ‘수용·송환 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다카하시 와타루 변호사는 “궁핍과 인신구속을 참아내면서까지 일본에 남으려는 사람들을 처벌해 봐야 본국 귀환을 촉진하는 효과는 없고 범죄자라는 낙인만 찍게 될 뿐”이라면서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우시쿠 입국관리수용소 문제를 생각하는 모임’의 다나카 기미코 대표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를 대폭 확대한 점을 들어 “일본에 안전 보호를 요청하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청이 노동자를 받아들인다는 관점에서 정식 체류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브라질 “대통령은 퇴진하라” 냄비 시위… 아르헨티나 ‘진실’ 적힌 흰 수건 내걸어

    브라질 “대통령은 퇴진하라” 냄비 시위… 아르헨티나 ‘진실’ 적힌 흰 수건 내걸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대다수가 자가격리를 하는 가운데 중남미에서 ‘발코니 시위’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무능한 정부에 대해 그간 쌓인 불만이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기폭제로 터져 나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요즘 브라질에서는 매일 오후 8시 30분이 되면 전국의 시민들이 냄비나 프라이팬을 들고 창가나 발코니에 나선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주방용품을 두드리면서 “포라(나가라) 보우소나루!”라고 외친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다. 냄비와 프라이팬도 중남미 각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도구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거리 시위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동조의 표시로 창가나 발코니에서 냄비를 두드리곤 했는데, 이제는 소위 ‘발코니 연대’가 중심이 된 것이다. 지난해 1월 부임한 뒤 줄곧 극우적 정책과 발언을 이어 가며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인권 및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대해 부정적이던 보우소나루는 코로나19가 브라질에 처음 발생했을 때도 “히스테리”, “환상”, “언론의 속임수” 등으로 표현하며 무시했었다. 친정부 시위를 독려하는 데다, 미국 방문 중 확진자와 접촉하고도 지지자들과 의기양양하게 모임을 갖는 모습이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남부 레블론의 언어 교사인 윌마 두트라 드 올리베이라(56)는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에겐 대통령 대신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광대가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시민은 1976년 군부 쿠데타를 기억하기 위한 ‘진실과 정의 기억의 날’(3월 24일)을 맞아, 창문과 발코니에 흰 수건을 걸었다. 흰 수건은 쿠데타로 유명을 달리한 자식들의 기저귀를 상징한다. 매년 열리는 이 시위는 지난해까지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른 어머니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앞 5월 광장에 모여서 진행했었다. 이날 발코니 등에 내건 수건에는 ‘진실’, ‘정의’, ‘3만명’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3만명은 쿠데타 당시 군부정권의 손에 숨지거나 실종된 시민의 숫자다. 우루과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냄비 시위가 예고됐다. 온두라스에서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거리에 나서는 전통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정부의 통행금지령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운수업 노동자 등이 생존 대책을 요구하며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반정부 시위에 코로나19에…홍콩 실업률 9년 새 최고치

    반정부 시위에 코로나19에…홍콩 실업률 9년 새 최고치

    코로나19 여파로 홍콩의 실업률이 9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홍콩 정부가 중국 대륙간 이동을 제한하면서 관광업, 소매업, 호텔 등의 업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뜻이다. 지난달 초부터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와의 접경을 사실상 전면 봉쇄했다. 이와 관련, 홍콩특별행정구 통계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홍콩 내 실업률이 3.7% 상승, 9년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24일 밝혔다. 같은 기간 시간제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등 불완전 고용률은 1.5%를 기록, 최근 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의 실업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실업률 대비 소매, 숙박업, 요식업 등 서비스업에서의 실업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올 1월 기준 홍콩 소매업의 총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21.4%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2월 관광, 소매업, 호텔 등의 주요 서비스 업종의 총매출액 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홍콩을 찾은 관광객의 수는 19만 9000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96%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이 같은 홍콩의 경제 상황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장기화와 코로나19 전염병 확산 등 잇따른 악재가 초유의 실업률 상승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홍콩 시민들은 지난해 3월 31일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의 움직임은 지난 22일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위대가 ‘위안랑’ 거리 일대에서 행진에 나서는 등 홍콩 경찰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100여명이 시위대 저지를 위헤 출동한 경찰이 최루탄를 발포하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지 상황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경제 상황에 대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던 지난 2003년 5월 기준 일평균 홍콩 방문객의 수가 1만 명에 육박했었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위기라고 분석했다. 홍콩 보다자본국제유한공사(博大资本国际有限公司) 원톈나 행정총재는 “지난해부터 약 8개월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사회 혼란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홍콩 사회는 매우 불안한 국제 경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면서 “이러한 사회적 환경의 요인의 악영향으로 일부 홍콩 기업들이 큰 부담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안정한 상태가 곧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이어진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홍콩 내 악화되는 경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일명 ‘경제 안정 및 취업 보장’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콩 정부는 2020~2021년 정부 예산 가운데 1200억 홍콩달러(약 20조 원)를 대규모 역주기 조치 출범을 위한 자금으로 편성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또한 여행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금 지원 계획을 마련, 일정 자격 조건이 확인된 각 업체마다 8만 홍콩 달러(약 1300만 원) 수준의 지원금을 무상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정부 조치에 대해 홍콩링난대학 저우원강 경제연구부 부총감은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로 인해 홍콩 경제와 취업 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영향의 정도는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조기 진압 가능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홍콩 정부의 조치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내부적인 집중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우한 둘러보는 中 부총리 향해 주민들 “모든 것이 거짓”

    우한 둘러보는 中 부총리 향해 주민들 “모든 것이 거짓”

    “거짓, 거짓, 모든 것이 거짓이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인 쑨춘란(70) 위생 담당 부총리가 지난 5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큉샨 지구를 돌아보던 중 주민들이 이렇게 외쳤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7일 전했다. 이 매체는 국영 타블로이드 매체 글로벌 타임스와 여러 인터넷 매체 등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공산당의 통치에 이렇게 대놓고 주민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일이라 코로나19 때문에 공산당 통치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지난 1월 23일부터 완전히 봉쇄하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만든 우한 당국이 격리된 주민들에게 신선한 채소 등 먹을거리를 전달하는 것처럼 시늉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부터 우한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쑨 부총리가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아파트 단지 안을 걷고 있을 때 아파트의 고층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쑨춘란 부총리는 당장 당국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국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신화통신은 그녀가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당한 주민들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귀기울여 들었다고 전하면서도 야유가 들렸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동영상 속의 다른 이들이 “우리는 항의한다”라고 연호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영 매체는 물론이고 중국 내 소셜미디어들이 광범위하게 반정부 목소리를 다룬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 정부가 시위 도중 나온 표현 수위만 조절하고 공산당 지도부가 대중의 우려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에는 4명의 부총리가 있는데 모두 리커창 총리에게 직보하는 체계다. 특히 순춘란 부총리는 우한의 전염병 통제를 책임지고 있으며 지난달 우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부는 절대로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그녀가 우한을 찾은 것자체가 지도부가 우한과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팎에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최근 시티즌 랩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소셜미디어 YY와 위챗은 우한의 첫 전염병 확진 환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됐던 지난해 마지막 날부터 전염병 관련 소식을 검열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하루 전 안과의사 리원량이 동료들에게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경고했다는 것도 검열을 통해 보도하지 못하게 막았다. 리원량도 감염돼 지난달 세상을 떠나자 중국 누리꾼 수백만명이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그마저도 검열로 매체 등에 보도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일부터 온라인에 정부 비판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를 범죄로 단죄하는 새로운 법이 시행에 들어갔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우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매체 명보가 6일 보도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중들 앞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받았지만 그 뒤 방역 대응을 주도해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죽어가는 베네수엘라 청년층…지난해 5000명 이상 살해돼

    [여기는 남미] 죽어가는 베네수엘라 청년층…지난해 5000명 이상 살해돼

    최악의 경제난과 사회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학살 수준으로 어린이와 청년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됐다.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NGO) '폭력관측소'는 18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2019년 베네수엘라에서 어린이와 청년 5076명이 피살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14명이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폭력관측소는 "정상적인 치안 프로그램이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는 죽음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낸 통계는 일반 살인과 경찰 또는 군에 저항하다 사망한 경우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연령으로 분류하면 1~11살 사망자는 102명, 12~17살 사망자 392명, 18~24살 사망자 2661명, 25~29살 사망자 1921명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자보다는 남자 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30살 미만의 사망자 중 여자는 234명으로 전체의 5%를 밑돌았다. 18살부터 사망자가 급증한 건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폭력관측소의 보고서를 보면 어린이와 청년 사망자 중 절반에 가까운 2113명이 경찰이나 군에 저항하다 사망했다. 공권력이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살인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18살 이상 청년들이 사회적 분노에 동참,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고 있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주로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폭력관측소는 "1~17살 사망자의 대부분은 노상강도 등 범죄의 타깃이 돼 생명까지 잃은 경우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통계는 충격적이지만 현실은 통계보다 훨씬 비극적일 수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30대 미만 살해사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폭력관측소는 공식통계와 언론의 보도 등을 종합해 이번 통계를 냈다. 하지만 살해된 사람의 나이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분류 대상에서 제외된 사망자가 최소한 3036명에 이른다. 관계자는 "30세 미만이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여 실제론 어린이와 청년 피살자가 더욱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력관측소는 어린이와 청년들이 매년 학살 수준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건 베네수엘라의 국가적 손실이자 피해라고 지적했다. 폭력관측소는 "경제활동인구가 줄어 가뜩이나 어려운 베네수엘라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며 "해외이민을 부추기고, 청년층 기대수명이 짧아지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각국의 슈퍼전파자 낳은 싱가포르, 글로벌 에피데믹의 온상?

    각국의 슈퍼전파자 낳은 싱가포르, 글로벌 에피데믹의 온상?

    싱가포르 출장 길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다른 영국인 11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이른바 ‘슈퍼 전파자’가 완치됐다며 스스로 신상을 공개했다. 잉글랜드 남부 브라이턴에 거주하는 스티브 월시(53)란 가스 분석 장비업체 직원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회사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완치돼 가족들 곁으로 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스스로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브라이턴 지역의 한 병원이 폐쇄되는 등 자신 때문에 지역민들의 불안과 불편이 커지자 견딜 수 없어서였다고 털어놓았다. 일간 데일리 메일에 보낸 성명을 통해선 “보건당국에 감사를 보낸다”며 “난 완쾌됐지만 감염된 모든 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영국인은 모두 13명으로, 월시와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월시가 감염시킨 사람들이다. 현재 5명은 프랑스 병원에, 5명은 영국 병원에 격리돼 있고, 다른 한 명은 스페인 마요르카에 머무르고 있다. AFP 통신은 그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을 감염시킬 수 있었는지 경로를 밝혀 눈길을 끈다. 월시는 지난달 20∼23일 싱가포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 업체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감염됐다. 콘퍼런스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같은 달 24일부터 나흘 동안 프랑스 오트사부아의 스키 리조트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두 아파트먼트에 머무르던 영국인들을 모두 감염시켰다. 그는 같은 달 28일 영국에 돌아왔는데 며칠 뒤 몸에 이상을 느껴 브라이턴의 병원에 입원했고 그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6일 런던 가이즈 앤드 세인트 토머스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이 때 프랑스 리조트에서 감염된 영국인 5명도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아그네스 부친 프랑스 보건장관은 리조트에 묵었던 어린 아이 한 명 등 영국인 5명이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함께 묵고 있던 6명의 영국인도 혹시 몰라 입원해 관찰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홉 살 어린이가 참석했던 스키스쿨 세 곳이 문을 닫았고 100여명이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나왔다. 아울러 같은 리조트에 머무르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을 통해 지난달 28일 영국으로 귀국한 승객들을 추적하고 있다. 같은 리조트에 묵었고 마요르카에 돌아온 뒤 진단을 받은 영국인은 지난달 25~29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도 없으며 아주 건강하다. 아내와 열 살, 일곱 살 두 딸 역시 입원해 격리돼 있지만 감염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약학과의 폴 헌터 교수는 중국을 다녀온 적도 없는 월시가 “이렇게 빨리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에피데믹(Epidemic)이 시작되고 있으며 혹시 유럽에서 사람 대 사람 감염이 시작하는 징후일지 모른다”고 우려했다.월시가 묵었던 싱가포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국제 전파자들의 온상과 같은 곳이 됐다. 이 호텔에서 감염된 이는 싱가포르 3명, 한국 2명, 말레이시아와 영국 한 명씩 등 모두 7명이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글로벌 확산의 진원지처럼 됐을까? 무엇보다 창이 국제공항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허브 공항이란 점을 들 수 있다. 80초에 한 번씩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아래 지도를 보면 하루 50편이 넘는 직항편이 이렇게나 많고 10편 이하도 이렇게나 많다. 출장과 환승객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을 높인다.또 하나 중국과 싱가포르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지난해 싱가포르를 찾은 중국인이 362만명이었다. 춘절 때 반정부 시위로 시끄러운 홍콩 대신 싱가포르를 중국인들이 택한 것도 코로나19 확산에 한몫 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한편 싱가포르 확진자 수는 40명으로 늘어 중국을 제외한 25개국 가운데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탑승한 218명까지 합하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게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