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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새 440명 집단학살”… 시리아 최악 국면

    시리아 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군의 공격으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웃 나라로 넘어간 시리아 난민도 이미 20만명을 넘어섰다. 반정부 조직인 시리아지역조정위원회(LCC)는 25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다라야 지역에서 시신 200구 이상이 발견된 것을 포함해 최소 440명이 집단학살됐다고 밝혔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 하루 동안 발생한 최악의 인명 피해 규모다. 유혈사태가 17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시리아 난민은 처음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시리아 주변국에서 등록을 마쳤거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난민은 모두 20만 251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등록 절차를 밟지 않은 난민도 상당수 있는 만큼 시리아 난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망명설이 돌았던 파루크 알샤라 시리아 부통령이 한 달여 만에 대중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AFP가 26일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알샤라 부통령이 이날 오전 승용차를 타고 다마스쿠스의 집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외신기자들에 의해 공개됐다. 시리아 정부가 그의 동정을 공개한 것은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 등 일부 언론이 전날 알샤라 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이탈해 망명에 성공한 뒤 요르단에 수일째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부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알샤라 부통령은 지난달 18일 다마스쿠스의 국가보안기구 건물에서 반군의 폭발물 공격으로 사망한 국방장관 및 차관 등 4명의 군 지휘관 장례식에 참석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망명설이 제기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혈안이 된 권력 다툼 앞에 세계인의 유산이 덧없이 무너지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작은 로마’(팔미라) ‘향기로운 도시’(다마스쿠스) ‘지중해의 하얀 신부’(트리폴리)…. 별칭만큼이나 찬란한 문명을 품은 중동의 고도(古都)들이 역사책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봄부터 중동·북아프리카를 뒤흔든 내전과 소요 사태가 인류 최초의 문명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싹튼 수천년 역사의 유적들을 앗아가고 있다. 18개월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만 6곳에 이르는 중동의 박물관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바빌로니아인, 페르시아인, 그리스인 등 수많은 민족들이 서로 이 땅을 차지하겠다고 전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 기독교 등 온갖 종교와 인종을 공유하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유산을 일궜다.”고 말했다. 특히 5000년 역사의 도시 다마스쿠스, 알레포는 도시 자체가 유적이다. 이런 도시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군사 기지, 무기 저장고로 전락시키며 잔혹하게 파괴하고 있다. 도심 깊숙이 파고들어 시가전을 벌이고 유적을 은신처나 방패막이로 삼으면서 수천년간 난공불락이었던 성(城)과 요새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십자군 전쟁 때도 함락된 적 없는 알레포성의 철문은 정부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부서져 나갔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영국군 장교 TE 로렌스가 “세계에서 가장 경이롭고 완벽하게 보존된 성”이라고 감탄했던 십자군 요새 ‘크라크 데 슈발리에’도 정부군의 폭격을 맞아 내부 교회 등이 파손됐다. 지중해 연안에서 가장 굳건했던 12세기 요새 ‘알마디크성’은 지난 1월 심한 폭격으로 성벽에 구멍이 뚫리는 수모를 당했다.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중동에서 가장 화려한 로마 시대 문화를 꽃피웠던 팔미라도 정부군의 제물이 됐다. 유적지에 탱크 등 군용차량을 대놓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에는 참호까지 판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아파메아의 로마 시대 모자이크화 12점은 전쟁통에 도둑맞았다. 도굴꾼들이 불도저를 끌고 와 모자이크가 박힌 신전 벽과 바닥을 무참히 떼어 갔다. 인터폴까지 수색에 나선 상태다. 정부군 탱크는 1850m에 걸쳐 있는 로마 시대의 도로에 늘어선 기둥까지 공격했다. 혼란 속에 도굴꾼들만 신이 났다. 요르단, 터키 등 인접국 미술시장에서는 시리아에서 유출된 유물들이 넘쳐난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25개에 이르는 지역 박물관들은 약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마랏 알누만의 모자이크 미술관에서는 북부 고대 도시에서 출토된 작품 다수를 도난당했다. 전 국토의 문화유산들이 비상사태에 놓이자 지난 5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모든 분쟁 당사자들은 시리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터폴도 시리아 문화유산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시리아만의 재앙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반정부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종식시킨 이집트는 소요 기간 동안 유물 1000여점을 도난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이집트 역사를 축약한 12만 점의 유물을 보관한 카이로 이집트박물관은 지난해 1월 도굴꾼들에게 유물 18점을 빼앗기고 70여점을 훼손당했다. 아시아까지 세력을 떨쳤던 아크나톤 왕의 석회 석상과 투탕카멘 왕 금박 목재 석상 2개 등이 사라졌다. 같은 달 고대유적지 다흐슈르의 보관소도 파괴됐다. 이집트 고·중왕국 시기 왕족과 귀족들의 묘지로 굴절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해 8개월간의 리비아 내전은 북아프리카 최고의 로마 유적, 렙티스 마그나를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무아마르 카다피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을 피하려고 로켓, 탱크 등 무기와 군수품을 숨기며 렙티스마그나를 ‘방패’로 내세웠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일부 언론은 이에 나토군이 렙티스마그나와 페니키아인들의 무역항 사브라타를 폭격했다고 전했다. 1만 4000년 전 작품인 세계문화유산 아카쿠스산 암각화도 파손됐다. 도굴꾼들은 실크에 특수 화학물을 묻혀 벽화를 옷감에 찍어 가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전쟁 중의 문화재 파괴는 민간인 학살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이슈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에마 컨리프 영국 던햄대 교수는 “사람이나 유물의 희생 어느 한쪽만 봐서는 안 된다. 인류의 기반이자 후대의 자산인 문화재의 재앙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후세인 전미외교협회 중동 선임 연구위원은 “국민을 대량 학살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도 모스크를 폭격했다. 국민들을 쉽게 죽이는 정부는 문화유산을 보호하지도 못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2차 세계 대전의 상흔을 반성하며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맺었다. 현재 126개국이 가입돼 있다. 하지만 군사 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의정서 가입국은 63개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다. 심우찬 국방부 군법무관은 “제2의정서에 가입하면 군부대가 유적지 근처를 통과하거나 인접 지역을 숙소, 식량 배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것마저도 처벌을 받게 돼 군사작전에 크게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요국들이 가입을 미루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세계 최대 불상인 바미얀 석불 폭파, 2003년 이라크전 때 자행됐던 이라크 유적 파괴, 약탈이 대표적인 예다. 한마디로 문화유산은 ‘파괴되면 그만’인 게 현실이다. 이 교수는 “문명국가임을 자인하는 미국조차 이라크전 때 문화재를 파괴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면서 “이런 마당에 민주사회에 도달하지 않은 국가들에까지 이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만큼 인류의 문화유산을 고의로 약탈, 파괴하면 전범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정권이나 종파 등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정당성을 훼손하거나 무역을 제재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무엇보다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이 평소에 문화재 보호 의식을 키우고 전시 대비 문화재 보호 전략을 마련하는 등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새 해결사’ 시작부터 삐걱

    시리아 사태 해결사로 등장할 새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가 취임도 하기 전에 시리아 반군과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정부 측의 비난 포화까지 맞으며 시작부터 삐거덕대고 있다. 논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유엔으로부터 신임 특사로 지명된 라흐다르 브라히미(78) 전 알제리 외무장관이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아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줄곧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 입장을 고수해 온 전임자 코피 아난 특사와 뚜렷이 대비되면서 더욱더 반군의 반감을 샀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시리아 국민들이 흘린 피와 자기 결정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브라히미 특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브라히미 특사는 19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국제사회의) 계획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만큼 시리아와 관련한 그 어떤 사안도 지금은 말하기 이르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리아국가위원회는 내 말의 진위를 직접 물어봤어야 했다.”며 되레 반군의 사과를 촉구했다. 20일에는 알아사드 정권마저 브라히미 특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를 ‘내전’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딴죽을 걸었다. 시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 사태를 내전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현실과 모순될뿐더러, 음모 가담자들의 머리에서나 나올 만한 얘기”라고 비난했다. 이날 휴가에서 복귀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브라히미 신임 특사와 파리 집무실에서 만나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는 아난 특사의 뒤를 이어 국제사회를 대표해 시리아 사태를 중재할 브라히미 신임 특사는 분쟁 전문가로, 알제리 외무장관(1991~1993년)과 아프가니스탄 유엔 특사(1997~1999년) 등을 지냈다. 난항을 겪던 유엔의 감시단 활동은 19일 밤 12시를 기해 파견 4개월 만에 공식 중단됐다. 같은 날 알아사드 대통령은 라마단 단식 기간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다마스쿠스의 한 모스크를 방문했다.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4일 의회 연설 이후 처음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망명’ 시리아 前총리 “알아사드, 영토 30%만 통제”

    시리아 정권을 이탈해 지난주 요르단으로 탈출한 리아드 히자브 전 시리아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요르단 도착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선언했다. 히자브 전 총리는 “알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영토의 단 30%만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도덕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곧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군이 알레포 등 반군 근거지에 폭격을 퍼붓는 데 대해 정신적인 고통을 느낀다고 밝힌 히자브 전 총리는 시리아 정부군과 정치·군지도자들을 상대로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정권에서 이탈해 반군에 합류하라.”고 호소했다. 히자브 전 총리는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세계 최대 무슬림 협력체인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시리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OIC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담을 열어 이같이 결의했다고 사우디 국영통신이 보도했다. 라피크 압둘 살람 튀니지 외무장관은 “시리아 국민들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시리아가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회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IC 외무장관 회담은 14일부터 이틀간 메카에서 열리는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열렸다. 시리아에 대한 회원 자격 정지는 회원국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발효되며 정상회의가 끝나는 15일 공식 발표된다. 이런 가운데 알아사드 대통령의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알아사드 대통령 특사의 방중 사실을 확인하면서 시리아 야권 인사들의 초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 대변인은 “중국은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촉구해 왔고,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모두에게 적극적이면서도 균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메가리프 리비아 의회 신임의장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철권통치 이후 43년 만에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룬 리비아는 9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알 메가리프 전 리비아구국민족전선(LNSF) 대표를 새로 구성된 의회의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메가리프 신임 의장은 이날 200석으로 구성된 의회 투표에서 113표를 얻어 85표를 얻은 자유주의 성향의 인권변호사 출신 알리 지단 후보를 제쳤다. 메가리프 의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하다. 큰 책임을 맡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단 후보 역시 “이것이 우리가 꿈꿔온 민주주의”라며 메가리프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태동한 벵가지에서 1940년에 태어난 메가리프 의장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인도 주재 리비아 대사를 지냈다. 1980년 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다음 해 리비아에서 반군 단체로 잘 알려진 LNSF를 창설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왔다. 카다피 정권은 LNSF 소속 회원들을 체포해 처형하는 등 엄중 단속해 왔으며 그중 대다수는 해외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국에 쫓기던 메가리프 의장 역시 미국으로 망명해 약 20년간 정치적 망명가 신분으로 지내다 지난해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 운동이 불거지자 귀국했다. 메가리프 의장은 귀국하자마자 LNSF의 이름을 바꿔 민족전선(NF)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NF는 지난 7월 리비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민주적 의회 선거에서 3석을 차지했다. 무사타파 압둘 잘릴 전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 의장의 뒤를 잇게 된 메가리프 의장은 회기 시작 30일 이내에 총리를 선출하는 등 새로운 과도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의원 60명으로 구성된 헌법 제정 기구를 만들어 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약 1년간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美,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카드 꺼내나

    美,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카드 꺼내나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꺼리며 몸을 사리던 미국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시리아 영공에 전투기 등의 출격을 금지시켜 공습을 막는 조치다. 지난해 3월 리비아 사태 때도 유엔이 격전지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선임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문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방안도 제외하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그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레넌 보좌관의 이날 언급은 군사적 지원에 선을 그었던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발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전쟁터에 다시 발을 들이기를 꺼리고 있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는 시리아 반군을 정부군의 공습에서 보호하려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이 강경 기조로 선회하려는 데는 시리아 문제 해결에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의 사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난 특사는 “시리아 사태를 풀려면 국제 공조가 중요한데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오는 31일 자로 특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제재안 채택에 공을 들였지만 러시아 등의 반대로 무산되자 외교적 해결이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리비아 사태 때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군사 개입을 주도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 사태가 리비아 때와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성명은 사르코지가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의 압델바세트 시에다 신임 의장과 대화한 뒤 나왔다. 최근 측근들의 끝없는 엑소더스로 연일 타격을 받고 있는 알아사드 대통령은 9일 새 총리를 지명하며 정국 수습을 시도했다. 국영 사나통신은 와엘 나데르 알할키(48) 보건장관이 리아드 히자브 총리의 망명으로 공석이 된 총리직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탈출 행렬은 이날도 계속됐다. 대통령궁 의전담당 책임자인 무헤딘 무슬마니가 9일 정권에서 이탈했다고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이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알아사드 “테러리스트 제거 중단없이 매진할 것”

    리아드 히자브 시리아 총리의 망명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알아사드(오른쪽) 대통령이 보름여 만에 국영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아 국영TV는 7일(현지시간) 알아사드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사이드 잘릴리(왼쪽)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건 지난 7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잘릴리 위원장에게 “시리아 국민과 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는 데 중단 없이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잘릴리 위원장은 “시리아 사태는 내부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적대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 간의 충돌”이라며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을 계속해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수니파가 대다수인 시리아 반정부 세력이 집권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이란은 9일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지역국가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히자브 총리의 망명은 반군이 수개월간 공들인 결과로 알려졌다. 6일 요르단 정부가 히자브 총리의 망명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히자브 총리의 대변인인 무함마드 엘에트리는 “총리의 망명은 반군 최대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이 총리 취임 직후부터 2개월간 작업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는 반군이 알아사드 정부 내 고위직 인사들에게까지 관계를 구축,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반군 관계자는 “수시간 내 총리를 도하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혀 FSA가 히자브 총리의 카타르행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월 알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총리로 지명된 히자브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장관 2명과 함께 요르단에 도착했다. 총리 일가 10명도 함께 도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자브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나는 오늘부로 테러리스트 정부에서 이탈했음을 선언한다.”면서 “군인의 한 사람으로 신성한 혁명에 몸담겠다.”고 밝혔다. 히자브는 이라크 국경지대인 다이르 알주르 출신으로 고향에서 반정부 세력이 득세하면서 정권 이탈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반군에 합류한 나와프 알파레스 전 이라크 주재 시리아 대사도 역시 이 지역 출신이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알아사드 대통령 축출에 대비한 계획을 긴급하게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총리, 요르단 망명… 각료 첫 이탈

    리아드 히자브 시리아 총리가 정권을 이탈해 요르단으로 탈출하는 등 시리아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권 붕괴의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허용했다. 시리아 반군,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6일(현지시간) 히자브 총리가 가족과 함께 요르단으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또 그와 함께 2명의 장관과 3명의 보안기관 고위 장교 역시 요르단으로 망명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레바논 류브난 알엔 통신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한편 요르단의 사미 마이타 공보부 장관은 히자브 총리가 아직 요르단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요르단 관영 페트라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요르단 소식통들은 히자브 총리가 요르단을 거쳐 카타르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아라비아 방송이 전했다. 히자브 총리와 그의 가족 및 측근들의 시리아 탈출 작전은 시리아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 특수부대 요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자브 총리는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시리아 정권을 이탈한 첫 번째 각료이자 최고위급 정부 관리다. 지난 6월 총리로 임명된 히자브 총리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바트당에 충성하는 인물로 알려진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지난달 시리아 반군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허용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시리아 정국에 대한 ‘게임체인저’ 역할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FSA의 무기구매 자금 지원을 위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 시리아지원단(SSG)에 시리아 반군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지난달 ‘조용히’ 허가했다. 이에 따라 SSG는 모금한 돈을 반군에 직접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재무부의 허가 내용에 따르면 SSG가 직접 무기를 사들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금지된 ‘금전·정보통신·병참 및 기타 원조’는 가능해졌다. 직접적인 무기 원조는 아니지만 이 돈으로 반군의 급료와 방독면, 차량 등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구매 자금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금까지 재무부는 미국 민간 단체의 반군에 대한 송금을 교육이나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제한했었다. 앞서 지난 1일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암호화 통신기술 등 비(非)살상 자원 지원을 위해 2500만 달러,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를 각각 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의 시리아 반정부군 지원을 지시하는 ‘대통령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는 등 미국의 시리아 개입이 요란하지는 않지만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시리아의 현 정부 ‘붕괴’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실제 SSG는 이번 미 재무부의 결정에 따라 반군이 시리아 정부군에 필적할 만한 현대식 무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SSG의 정부 관계 담당 디렉터인 브라이언 세이어스는 “이번 결정은 자금 지원 측면에서 게임체인저이며 미 정부의 점진적인 정책 변화의 징후”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조희선기자 carlos@seoul.co.kr
  • “손도 못 써보고…” 코피 아난 시리아특사 사임

    시리아 사태가 17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해결사’로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시리아 특사가 불명예 퇴진했다. 국제사회를 중재하던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아난 특사의 사퇴 사실을 알렸다. 아난 특사는 지난 2월 23일 반 총장으로부터 특사로 지명됐다. AP에 따르면 유엔 주재 외교관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요구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이 빠진 유엔총회 시리아 결의안을 3일 표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2일 러시아는 외무부 논평을 통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폭탄 공격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일 군 기관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군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독려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반군을 ‘범죄 테러집단’이라고 지칭하며 “시리아 국민과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운명은 반군과의 이번 전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부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부군에 대한 신뢰와 격려가 담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정부 수반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믿을 만한 곳이 정부군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비밀 문서에 서명했다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FP가 이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 정보기관들이 터키와 그 동맹국들이 운영하는 시리아 반군 지원 지휘소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비(非)살상 자원인 암호화 통신 기술과 통신 장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2500만 달러(약 283억원),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약 724억원)를 배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지원단(SSG)이 시리아 반군 측을 위해 금융 거래를 하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여전히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러, 反정부 인사 나발니 횡령혐의 첫 기소

    반(反)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현대판 차르 푸틴’의 복수극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총선 이후 ‘반푸틴 시위’를 주도한 인기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36)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나발니가 키로프주 주지사의 고문으로 일하던 2009년 국영 목재회사 키로프레스의 목재를 조직적으로 훔쳐 회사에 1600만 루블(약 56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나발니는 수사위와 면담한 직후 기자들에게 “완전히 터무니없는 혐의”라고 부인하면서 “수사관들이 이걸 어떻게 입증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들은 해낼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자신이 수일이나 수주 내 체포될 수 있다면서 “지난 5월 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나발니의 변호인 바딤 코프체프는 “나발니가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것 같다.”며 사실상 유죄를 피해갈 수 없음을 토로했다. 지난 3월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반격은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푸틴을 비방하는 노래를 불러 종교적 증오에 따른 폭력 혐의로 구속된 여성 3인조 펑크 록 밴드 ‘푸시 라이어트’도 재판을 받고 있다. 최고 징역 7년형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의회는 불법 시위에 참가하면 기존 벌금의 150배를 물도록 하는 새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알레포는 생지옥”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하게 교전하고 있는 알레포를 탈출한 이들이 “그곳은 생지옥”이라며 참상을 전했다. 시리아와 맞닿은 터키 국경 마을 부쿨메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2살 소녀 아야는 이틀 전 정부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어머니와 생후 8개월인 남동생 무함마드, 그리고 자신의 오른쪽 눈을 잃었다고 A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야의 아버지는 “밖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집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전화가 왔다.”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내와 아들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들은 머리 일부가 날아갔고 아야는 (파편에)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알레포 전체가 파괴됐다.”고 비통해했다. 한 인권운동가는 “승용차 한 대에 8, 9명씩 타고 포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며 “모든 주민들이 알레포를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30대 여성 림은 포격을 피해 사흘 동안 방 안에 숨어 있다가 간신히 인근 마을로 빠져나온 뒤 터키 국경을 넘었다. 림은 “알레포의 상황은 한마디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동부 시가지의 병원과 간이 치료소에는 1주일간 계속된 전투로 인해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한 병원의 의료요원은 “사망자를 제외하고도 30~40명이 몰려드는 날들이 있으며, 며칠 전에는 30명 정도의 부상자와 20구가량의 시신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시신들의 절반이 크게 손상돼 신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반정부단체인 시리아인권감시대는 시리아에서 30일 하루에만 민간인 30명을 포함해 40명이 피살됐다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의 정치적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시리아 ‘제2수도’ 알레포 20만명 피란

    시리아 정부군은 29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전투에서 승리를 선언한 데 이어 제2도시 알레포에서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AP통신이 보도했다. 왈리드 알무알렘 시리아 장관은 이날 “1주일도 못 돼 반군은 다마스쿠스에서 패했다.”면서 “반군은 알레포로 퇴각했지만, 그 계획도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군은 지난 18일 반군의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국방장관과 차관 등 정권의 고위 인사 4명이 숨지자 반군 소탕을 위해 다마스쿠스 등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벌였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군대와 탱크를 동원해 알레포를 무차별 공격했으며 알레포 남서부 살라헤딘 등 대부분의 지역을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리아군 장교는 국영 TV에 출연, “살라헤딘에서 테러리스트(반군)들을 몰아냈다.”면서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터키, 예멘 출신의 무장 괴한이며, 며칠 내로 알레포의 치안도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지역조정위원회(LCC)도 정부군이 알레포의 안단과 흐라이탄 지역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으며, 살라헤딘도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알레포에서 지난 이틀간 무려 2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유엔이 밝혔다. 발레리 아모스 유엔 사무차장(인도주의업무담당)은 29일 성명을 통해 최근 이틀간 20만명이 알레포와 주변 지역을 떠난 것으로 국제적십자위원회 등이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칼레드 알 아유비 영국 주재 시리아 대리대사가 사임했다고 영국 외교부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유비 대리대사는 자국 국민에 대한 폭력과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정권을 더 이상 대표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리아軍, 전투기 앞세워 ‘반군거점’ 알레포 맹공

    시리아 반군의 거점인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자유시리아군(FSA) 등 반군 사이에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다. 특히 198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알레포의 초토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AF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수도 다마스쿠스를 다시 장악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은 전투기와 중무장 탱크를 앞세우고 알레포로 이동, 폭격을 가했다. 이에 친정부 일간지 알와탄은 정부가 권위를 재확립하려 한다며 “(알레포에) 모든 전투의 어머니”가 드리워졌다고 경고했다. 반군 측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알레포 대학살에 맞서기 위해 무장할 것을 촉구했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의원회(SNC) 수장 압델 바세트 세이다는 “탱크와 전투기를 막을 무기가 필요하다.”며 “동지와 친구들이 FSA의 무장을 도와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전날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 94명, 반군 33명, 정부군 41명 등 168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알레포 주민들이 낮게 비행하는 무장헬기의 폭격에 대비해 건물 지하로 피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이다는 또 “알아사드는 대량학살에 책임이 있어 재판을 받아야 하고, 그에게 정치적 망명이나 면책특권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알레포 충돌에 국제사회도 우려했다. 유네스코는 4000년 역사의 알레포 세계문화유산이 대량파괴될 것을 우려하는 한편 인터폴, 세계관세기구(WCO), 인접국 등에 문화유산의 밀거래를 막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왈리드 알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오랜 동맹국인 이란을 방문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외무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반군들은 정부군과의 알레포 교전에서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리아의 정권 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며 “시리아 갈등이 악화되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되면 그 결과는 시리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화학무기 전술’ 시리아… 러시아도 등 돌리나

    시리아 정부가 외부 공격에 화학무기로 맞대응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로 우방인 러시아에까지 ‘팽’(烹)당할 위기에 놓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7개월 전부터 화학무기를 국경지대로 옮겨 왔다는 의혹을 반군이 제기하면서, 화학무기가 실제 사용될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군은 반군이 최근 장악한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재탈환하기 위해 반정부 시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도심 공격에 전투기를 동원했다. 그간 민간인 학살도 눈감아 주며 시리아 정권을 비호해 온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간) 엄중한 경고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논평을 내고 “시리아는 1968년 질식성·독성 등의 가스를 전쟁 무기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네바 의정서(1925년 체결)에 가입했다.”면서 “시리아 정부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전날 시리아 외무부는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공식적으로 밝히고 외부 세력의 공격이 있으면 이를 사용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대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은 “정부는 국제사회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미 7개월 전부터 대량살상무기들을 국경 지역 공항 등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면서 “여기에는 화학 성분이 포함된 무기와 장비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정부는 24일 화학무기 대응 부대를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 배치한 데 이어 25일에는 국경 검문소 13곳을 폐쇄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화학무기 제거 작전으로 시리아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시리아의 화학무기고를 급습하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에게 이는 개전의 이유이자 레드라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도 크네세트(의회) 외교·국방위원회 보고에서 “화학무기만 정확하게 포착해 제거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리아에 대한 모든 군사작전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우려하는 테러 집단의 화학무기 악용 가능성은 최악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시 발생할 수 있는 ‘악몽의 시나리오’로 이를 포함해 종파 간 유혈사태 격화, 정권 공백기를 노린 이슬람 극단주의의 세력화, 종파 간 권력 투쟁으로 인한 정권 분열 및 내전 장기화, 터키·이라크·이스라엘 등 인접국의 정치적 불안정 촉발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알아사드 정권을 버린 고위급 외교관은 25일까지 3명으로 늘었다. 압둘라티프 알다바그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시리아 대사와 그의 부인 라미아 알하리리 키프로스 주재 시리아 대사대리 라미아 알하리리가 하루 간격으로 카타르로 망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고] 쿠바 인권운동가 파야 교통사고로 숨져

    쿠바의 반체제 인사 오스왈도 파야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0세. BBC와 AFP 등은 파야가 이날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수도 아바나 동쪽에서 750㎞ 떨어진 그란마주의 바야모 인근 지역을 지나다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파야의 승용차가 나무를 들이받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가톨릭 성직자와 동료 활동가들은 병원 관계자를 통해 파야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야는 시민 권리의 법제화 등 쿠바의 변화를 요구하는 바렐라 프로젝트를 1998년부터 시작, 1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2002년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쿠바 방문 직전 의회에 제출했다. 그해 파야는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파야는 이후 여러 인권상과 미 컬럼비아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반정부 블로거인 요아니 산체스는 트위터를 통해 “쿠바의 민주화에 기여한 파야의 죽음은 큰 손실”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쿠바 정부는 그동안 파야를 쿠바의 혁명 기반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대리인으로 묘사해 왔다. 외신들은 쿠바의 여성 반체제 인사 로라 폴란이 지난해 10월 투병 끝에 숨진 지 10개월도 안 돼 파야가 사망함으로써 현지 반체제 진영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1)조선 천주교 개척 이벽&황사영

    [선택! 역사를 갈랐다] (21)조선 천주교 개척 이벽&황사영

    1779년(정조 3) 겨울. 남인의 젊은 학자들이 천진암에서 강학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벽(李蘗)은 눈발이 날리고 호랑이가 출몰하는 100여리의 밤길을 내달려 강학회에 참여했다. 이벽의 등장으로 유학을 강마하던 모임은 대번에 서학과 천주교에 대한 토론장이 되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784년. 이벽의 권유를 받은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하자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천주교(가톨릭)가 싹텄다. 천주교는 지식인을 비롯한 중인, 평민과 천민, 여성 등 각양각색 인물들에게 퍼져갔다. 정조가 승하하고 반 년 정도가 지난 1801년 1월.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되었다. 정약용의 조카사위 황사영(黃嗣永)은 서울을 빠져나와 충청도 제천의 산골짜기 배론(舟論)에 숨어들었다. 배론의 토굴에 숨어지내며 그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편지는 북경 교구장 구베아(Gouvea) 주교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편지 말미에서 황사영은 조선 교회의 재건을 위해 전대미문의 요청을 했다. 편지는 그가 잡히면서 공개되었고 조선 조정은 뒤집어졌다. 이른바 ‘황사영 백서(帛書) 사건’이었다. 한국 천주교는 진리를 찾던 이들이 자발적으로 택했지만 그 선택은 박해가 예고된 고난의 여정이었다.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들은 진정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를 발견했던 것일까. ●18세기 중국 통해 서학·천주교 유입 17세기 초 조선 사람들은 ‘유럽’이란 또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18세기에 접어들자 서양의 천문, 역법, 수리, 의학에 관한 서적과 기물에 더욱 익숙해졌고, 북경에 간 사신들은 으레 선교사가 거주하는 천주당을 방문하였다. 그 결과 저들도 나름의 진리가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당시 서양과 그들의 학문에 대해 가장 해박했던 인물은 이익(李瀷)이었다. 그로 인해 서학(西學)이 일세에 풍미하게 되었고, 그의 문하에서 이른바 ‘친서파’(親西派)로 일컬어지는 이가환, 권철신, 정약전·정약용 형제, 이승훈 등이 배출되었다. 이익 문하의 학자들은 여전히 ‘서학 수용’에 머물러 있었다. 서학은 새로운 지식일 따름이지, 유교의 가르침에 상응하는 새 가르침이 아니었다. 그런데 홀연 학문에서 신앙, 신념으로 건너뛴 인물이 나왔다. 이벽이었다. 이벽은 어려서부터 ‘하늘의 도리’에 뜻을 두었다. 20세쯤 서학서에 충격받았고, 25세 전후에 서학 서적을 망라해 읽고는 드디어 마음을 바꾸고 천주교를 신봉하였다. 이 시기 전후에 그는 조선 최초의 호교서로 평가받는 ‘성교요지’(聖敎要旨)를 집필한다. 그것은 천지를 주관하는 천주(天主)에 대한 선언이었다. 그의 선언은 성리학의 근본 원리인 천리(天理)에 대한 도전이었다. 성리학에서 하늘은 천리이다. 천리는 우주 질서의 원리, 사물의 물리, 사회의 윤리이다. 천리는, 우리가 ‘하늘’을 들을 때 떠올리는 ‘하느님’, ‘푸른 하늘’ 같은 인격성과 자연성이 약하고, ‘질서·조화·바름’과 같은 추상성과 윤리성이 강한 개념이다. 천리는 유교 왕국 조선에서는 모든 질서의 원천이자 가치의 근원이었다. 이벽은 ‘천리는 현실에서 공허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천리에 비해 천주는 인격적 존재로 현실감이 있고 내세관마저 채워주는 존재였다. 그는 양 개념이 대립적이라고 여기지 않고 서로 보완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대다수 조선인들은 천주 선언을 유교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으로 보았다. ●관대하던 정조 사후, 1801년 대대적 박해 시작 천주교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지식인들은 ‘천리’와 ‘천주’의 대결이 가져올 파장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서로 대결한다면 그것은 문명 사이의 가치관 전쟁이자, 그에 동반한 사유와 많은 개념들을 재조정하는 일이 될 터였다. 16세기 천주교를 동양에 전파했던 예수회 선교사들은 이 점을 알고 있었고, 두 문명 사이의 대화와 상호 이해를 도모하였다. 선교사들은 ‘Deus’(God의 라틴어)를 유교 경전에 등장한 상제(上帝)와 유사한 천주로 번역했고, 또 천주를 천지의 대부(大父)·대군(大君)이라고 소개하였다. 천주교 설명에 유교의 텍스트와 개념을 빌린 것이다. 이 같은 설명 방식은 중국에서보다 조선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교적 이상 사회를 가장 진지하게 고민했던 조선의 지식인들은 천주교에서 유학과 일치하거나 때론 유학을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았다. 예컨대 한때 천주교 신자였던 정약용은 인격적 상제관에 기초한 새로운 유학 틀을 구상하였다. 정약용에게 영향을 미쳤던 이벽 또한 천주교를 축으로 유학의 미비점을 보완하려 하였다. 그러나 사회, 윤리 측면에서 문제는 매우 복잡하였다. 천주교인들은 천주 공경이 대효(大孝), 대충(大忠)이므로 유교 윤리는 천주교에서 완성되고, 유학자들이 오히려 천지의 군주와 부모를 모른 체한다고 역공했다. 물론 그 논리는 유교 윤리의 소멸로도 해석될 수 있었다. 더 위험한 것은 천주 앞에서 군(君)·신(臣), 부(父)·자(子)의 수직적 위계가 사라지는 일이었다. 천주교인들이 자신들은 충성과 효도를 어긴 적 없다고 아무리 강변해도, 대다수 지배층은 ‘천주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논리 속에 잠재한 현실적 파괴력을 알고 있었다. 백성 하나하나가 박해를 감내하면서 자신이 신앙을 결단했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유교적 명분 질서가 사라진 무부, 무군의 미래였다. ●“서양군 통해 유교 압박”… 황사영 백서 큰 파장 1785년(정조 9) 형조의 적발로 최초의 천주교 모임이 발각되었다. 신부도 없이, 지식인들이 서로 성직을 맡아 진행한 모임이었는데, 정조의 관대한 처분으로 그럭저럭 무마되었다. 모임의 주동자였던 이벽은 사건 이후 얼마 안 되어 30대 초반의 나이로 요절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도 전해진다. 본격적 박해를 경험하지 않은 이벽은 차라리 행복했다. 1801년에 터진 대대적 박해는 일부 신자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있었다. 그 와중에 황사영의 백서 사건이 터졌다. 백서의 내용 대부분은 순교자들의 전기이다.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 논란을 부르는 부분은 후반부이다. 황사영은 교회 재건을 위해 몇 가지 방책을 제시했는데, 그중 ‘조선을 청에 내복(內服)시킴, 서양 군함과 병사를 통해 압박함’이 들어 있었다. 그 방책은 반국가, 반민족적 구상이라고 줄곧 비판받았다. 교회 재건이라는 동기와 박해라는 정황을 인정하더라도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였다. 백서의 청원은 너무나 대담하고 몽상적이어서 교인들 사이에도 논란이 있었고, 당시 북경 교회가 그대로 감행하기도 어려웠다. 황사영 역시 실제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그 방책들을 제시하였다. 그가 반정부, 반국가 의지가 강했다면 가장 쉬운 길은 교인들의 무력 봉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반란에는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해 보자. 황사영은 왜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종교의 보편 진리를 꿈꾼 그는 서양의 도리를 신뢰했던 듯하다. 예수회가 전한 서양은 안정된 생활, 인정이 넘치는 풍속, 약한 자에 대한 배려와 형제애가 실현된 ‘이상적 사회’였다. 현실의 고통이 강할수록 이상적인 바깥 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는 증폭되기 마련이다. 기독교적 형제애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전통적인 유교 윤리, 혈통 의식, 국제 관계 등은 무력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였을 법하다. 선교사가 청 황제, 기독교 국가의 군대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고 싶었던 지나친 기대감은 그의 판단력을 가려버렸다. ●지금도 유교문화 속 기독교 신자 수 동아시아 1위 천주교와 유교의 보완을 꿈꾸었던 이벽의 노력은 정약종, 정하상 등으로 맥을 이어갔다. 일부 교인들은 동서양의 이상적 인간상을 투영하여 그를 되살렸다. 19세기 후반 천주교 공동체의 염원이 담긴 예언서 ‘니벽전’에서 그는 학문에 능통한 선비, 득도한 신선, 승천하는 예언자로 그려졌다. 황사영은 대역부도죄로 체포되어 능지처사되었다. 비극은 그의 개인과 가족, 당대 교인들에게만 끝나지 않았다. 지배층과 일반 백성은 백서 사건을 계기로 천주교인들을 정말로 무부무군의 무리, 나라를 팔아먹는 무리로 여기게 되었다. 두 사람의 선택은 현재의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은 유교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기독교(가톨릭과 개신교) 신자 수가 1위인 동아시아의 특이한 국가이다. 전근대의 보편 가치와 근대의 보편 가치를 상징하는 두 종교 사이에 현재의 우리가 놓여 있다. 예수회 이벽의 선택은 ‘내 안의 가치’와 ‘타인 안의 가치’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서로 대화하는 자세와 통한다. 그리고 종교, 문명,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조화에 힘쓰는 이들을 통해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인정과 대화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겸손에서 대화는 출발하지만, 나·우리 혹은 타자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고정해 버리면 성찰과 다양한 해석이 설 자리는 사라져 버린다. 그 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황사영은, 박해라는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외재(外在)하는 기준을 절대화해 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원을 긍정하고 독선에 빠지지 않는 자세야말로 언제나 곰곰이 생각해 볼 덕목이었다. 세계화, 다문화, 정보화가 가속하는 지금에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이경구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
  • 알아사드 몰락 초읽기… 美, 시리아 내전 ‘출구전략’ 짠다

    42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한 알아사드 일가의 몰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군의 급습으로 ‘국방부 장·차관의 몰살’이라는 최악의 타격을 입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망설까지 나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 16개월 만에 전환점을 맞은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해방시키겠다.”며 도심을 봉쇄한채 정부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행방이 묘연한 알아사드의 소재와 신변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전날 사건 현장인 다마스쿠스 중심가의 국가보안기구가 대통령 관저와 가깝다는 점에서 부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가 이미 다마스쿠스를 떠나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로 피신했다는 설과 함께 모스크바로 망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아사드의 부인 아스마가 이미 시리아를 떠나 러시아에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주재 시리아 대사는 아스마가 대통령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머물고 있다며 러시아 도피설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권 붕괴에 따른 비상대책으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무기를 보유한 시리아 정권이 이를 민간인이나 반군에 사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 소식통들은 최근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무기시설을 공격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아사드가 이스라엘의 개입에 대한 국민 반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국은 현재 이 방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시리아 유혈 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이 마련한 새로운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부결됐다. 새 결의안은 알아사드가 인구밀집 지역에서 10일 안에 병력과 중화기를 철수시키지 않으면 비군사적 제재는 물론 무력개입에도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표결을 하루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사드 퇴진 허용을 촉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는 별도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오는 23일 알아사드의 측근 26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알아사드 정권에 반군 진압용 무기와 물자를 나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기와 선박을 조사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보도했다. 이번 사건으로 새로운 변수들이 향후 시리아 사태를 가늠할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우선,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지휘했던 군 지도부의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지다. 숨진 다우드 라지하 국방장관과 알아사드의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 차관은 반정부군에 대항할 전략을 짜온 컨트롤타워로,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아사드 이너서클의 심리 변화도 관건이다. 그간 시리아 사태에서는 측근들의 이탈이 리비아 사태 때보다 적었다. 가족까지 겨냥한 정부의 보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반군이 알아사드의 심장부까지 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측근들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총리실서 인터넷 여론조작 문건 만들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판에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정부에 비판적인 민간단체를 특정해 사찰한 데다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검찰의 증거 자료로 제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부(부장 심우용) 심리로 18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진경락(45)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신문하며 지원관실 설립 초기인 2008년 8월말 작성된 ‘그간 추진실적’ 문건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문건에는 “(지원관실이) 인터넷, 불법집회로 확산된 조직적 반MB(이명박), 반정부 흐름을 차단했다. 재야단체와 광우병 등 사안별 범대위 현황을 파악하고 인터넷상 VIP(대통령) 비방글 확산방지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했다.”고 적혀 있다. 진 전 과장은 이에 대해 “그 같은 문건이 작성된 것은 맞지만 실제 운영과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또 같은 해 8월 5일 메모에는 “민주노총 돈줄 확인, 민선 지자체장 손발 견제”라는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진 전 과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들은 내용을 메모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누구에게서 들었는지는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이인규 전 지원관인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씨가 대표로 있던 KB한마음과 관련된 업무방해와 불법 압수수색, 이영호 전 비서관이 기륭건업의 청탁에 따라 부산상수도사업본부가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사찰한 혐의에 대해 심리했다. 진 전 과장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측 변호인은 “KB한마음 관련 직접 보고를 받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 기륭건업도 구체적으로 직무를 수행한 적이 없고, 했어도 적법 행위에 해당된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안보리 표결 앞두고… 시리아군·반군 최악 교전

    시리아 사태가 발발한 이후 정부군과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며 민간인 피해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제네바 협정에 따른 전범 처리를 경고한 가운데, 전·현직 유엔 사무총장은 유혈사태 종식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각각 방문했다. AFP와 BBC,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은 15일(현지시간) 다마스쿠스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 이후 어느 때보다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탱크와 박격포 등에 의한 폭발음과 화염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다마스쿠스의 남쪽 경계인 타다몬 등에서는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황급히 대피하거나, 불붙은 타이어로 고속도로에 장애물을 설치, 정부군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고 현지 활동가들은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타다몬과 크파르 수사, 시디 콰다드 등 반군이 주둔한 다마스쿠스 외곽지역에서 격렬한 교전이 발생했으며, 이 지역들을 장악하기 위해 정부군이 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시리아 전역에서는 적어도 55명이 숨졌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집계했다. 또 반군 측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사흘 전 정부군에 의한 트렘사 학살에서 민간인 305명이 사망해,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 이후 최악의 유혈참사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ICRC는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종전의 이들리브, 홈스, 하마 지역을 벗어나 시리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시리아 사태를 ‘사실상의 내전’으로 규정했다. 이는 시리아 전역이 민간인 보호 등을 명시한 제네바협정의 적용을 받게 됨을 의미한다고 BBC는 보도했다. 제네바 협정에 따르면 민간인이나 의료진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나 식수·전기 등 기본 시설의 파괴 행위 등이 금지되며, 이를 어기면 전범으로 기소될 수 있다. 유엔 차원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은 18일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표결로 결정하게 된다. 회의에 앞서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특사가 16일 이틀간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알아사드 정권이 ‘정치적인 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외신들은 “크렘린이 이에 응할 기미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16일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만나 시리아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알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과 평화적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표결에 ‘외세 개입 반대’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Weekend inside] 러, 反정부 비정부기구 정치적 활동 ‘족쇄’

    “그 여자는 미국 스파이야. 말도 섞지 말라고.”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러시아 지사에서 일하는 타냐 록시나는 지난해 한 지방지 기자로부터 고위급 관리가 자신을 이렇게 비난했다는 소리를 전해 들었다. 록시나는 “당시엔 새로울 것도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소련 시절부터 나쁜 뉴스만 터지면 외국세력의 음모로 모는 게 러시아 관리들의 버릇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이런 ‘과대망상’을 법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두마(하원)는 12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NGO)들을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고 정치적으로 결탁된 ‘외국 기관’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법안이 발의됐다는 걸 감안하면 ‘초고속 입법’이다. 법안은 상원 심의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채택된다. 법안이 발효되면 NGO들은 의무적으로 ‘외국 기관’으로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만 루블(약 1060만원)의 벌금이나 징역 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로부터 엄격한 모니터링에 재정 간섭까지 받게 된다. 러시아 민주화에 힘써온 NGO들에게는 옴짝달싹 못하게 발을 묶는 ‘낙인’이자 ‘악법’인 셈이다. 그린피스처럼 정치와 관련 없는 단체들까지 크렘린의 사찰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국내 NGO는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비난도 가열되고 있다. 투르뵤른 야글란드 유럽평의회 의장은 리아노보스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입법을 ‘독재자 스탈린 시대의 민간사찰’에 비유했다. 그는 “소련 비밀경찰(KGB)이 쓰던 수법을 연상케 한다.”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도 없고, 입법이 돼서도 안 될 부당한 법안”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사태는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NGO의 전쟁이다. 푸틴은 그동안 국내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러시아 내부 불안을 조장하려는 외국 세력이 배후에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겨냥해 “야권에 혁명을 부추기는 시그널을 보냈다.”고 책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러시아 총선에서 민간 선거감시단체 골로스가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조직적인 선거 부정을 고발,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킨 것이 이번 법안 마련에 결정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골로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릴리야 슈바노바 골로스 대표는 “러시아어에서 ‘외국기관’의 기관(agent)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은 딱 하나, 바로 스파이라는 뜻”이라면서 “국민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우리를 서방정책의 도구로 모는 것은 모욕”이라며 분노했다. 보리스 넴초프 야당 지도자는 “시위 등 사회 운동의 새로운 물결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내부의 적을 겨냥한 사냥”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법안 지지자들은 NGO 부문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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