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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진단] 이슬람·세속주의 충돌… 군부 개입이 관건

    [전문가 진단] 이슬람·세속주의 충돌… 군부 개입이 관건

    2011년 2월 아랍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이집트는 장기 군부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주의 정권을 창출했다. 하지만 새 정권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대다수 이집트인들이 원했던 형태가 아니라 이슬람주의를 주창하는 정권이었다. 그 중심에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MB), 자유정의당(FJP)이 있었다. 30일은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이집트는 4900여 차례 파업과 22차례의 대규모 시위 등 수많은 정치·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이집트 정치와 사회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주체는 이슬람 세력과 세속주의 세력, 군부다. 내부의 역학구도는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의 대립, 이슬람 세력과 군부의 갈등, 기득권 세력과 일반 대중의 갈등으로 형성돼 있다. 30일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지난 4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타마르루드’(Tamarrud) 운동이다. 이는 무르시 정권에 대한 불신임, 불복종 운동으로서 세속주의 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운동은 지난 대선 후보자였던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등 야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운동은 무르시 대통령의 하야와 조기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며, 1500만명 이상의 지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친 무르시 지지자들은 6월부터 ‘타자르루드’(Tajarrud)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공평과 공명정대, 합법성을 주장하는 운동으로 이슬람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운동은 무르시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합법적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반(反)무르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반헌법적이고, 미국과 시온주의자(유대 민족주의자)들의 사주를 받은 무모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대중들은 지난 30년 동안 축적됐던 부패와 타락을 해소하기 위해 1년은 너무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4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치적으로 1년 만에 무르시를 몰아내면 더 큰 혼란이 닥쳐 이집트의 정치는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양 진영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30일 반정부 시위 이후 이집트 사회의 미래가 여전히 불안한 것은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대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군부는 위기 때마다 정치에 개입할 공산이 크고, 이슬람은 이집트의 전통적·현대적 가치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 [위클리 포커스] 기로에 선 이집트 ‘아랍의 봄’

    [위클리 포커스] 기로에 선 이집트 ‘아랍의 봄’

    ‘재스민 혁명’(튀니지 민주화 혁명) 이후 ‘아랍의 봄’의 성지로 불렸던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이 또다시 긴장에 휩싸였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축출한 뒤 반세기 만에 이뤄진 민주 선거에서 지도자를 뽑았던 이집트 시민들은 1년 만에 광장으로 다시 나와 무르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2의 재스민 혁명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무르시 정권 1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이집트 정국을 전망해 본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1주년인 30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세력 간의 대규모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은 무르시 대통령의 하야와 재선거를 요구하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권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위대 ‘타마르루드’(아랍어로 반란)는 무르시의 불신임 서명운동에 이집트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달하는 2213만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이 자신들을 옹립한 무슬림형제단의 권력 독점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경제난과 치안 부재 등 이집트 내부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무르시는 상처 입은 채 궁지에 몰린 사자”라며 “그가 우리를 공격하든 안 하든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공영방송(NPR)이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는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나일 델타 지역의 메누프·마할라, 운하 도시 수에즈, 포트사이드는 물론 무르시의 고향인 자가지그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이날 이집트 전역의 시위에는 최대 1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시간 반정부 시위대를 규탄하는 맞불 시위를 개최한 무슬림형제단 소속 회원과 친정부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은 “무르시는 역사적인 자유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며, 불황과 종교적 갈등 문제는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번 시위의 배후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잔재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합법적으로 선출된 누군가를 바꾼다면 그들(시위대)은 또 새로 뽑은 대통령을 반대할 것”이라며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28일에는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 무르시 찬반 시위대 간 무력 충돌로 이집트 미 문화원 영어 강사로 일하던 미국인 앤드루 프록터(21)를 포함해 8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부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문화마당] 브라질의 월드컵 반대 시위를 보는 시선/ 임형주 팝페라 테너

    [문화마당] 브라질의 월드컵 반대 시위를 보는 시선/ 임형주 팝페라 테너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뉴스 중 하나는 바로 지난주부터 시작된 브라질의 반(反)정부 및 월드컵 반대 관련 시위일 것이다. 연일 세계 각국의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이 시위는 현재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대도시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100만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시위의 시작은 나름대로 소박했다. 이달 중순쯤 상파울루에서 시작된 시내버스와 철도요금 인상안에 대한 항의에서 비롯됐다. 그랬던 시위가 개최를 앞둔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로까지 확산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브라질 전국 각지로 퍼지고 있다. 경찰과 시민들의 격렬한 충돌 속에 브라질 국민 전체는 분노에 휩싸였고, 결국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들과 브라질의 유명 인사들마저도 하나둘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브라질 국가 전체적으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실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브라질은 빈부 격차가 유달리 극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복지정책, 예산편성 및 확보에 주력해야 할 브라질 정부는 복지에 대한 정책 토론은커녕 오로지 월드컵, 올림픽 개최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아예 공식적으로 ‘빚’까지 내면서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브라질의 반정부, 반월드컵 시위에 우리나라 상황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우리나라도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5년에는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물론 우리나라와 브라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국제적 이벤트 개최 경력이 전무한 브라질에 비해 우리는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등 셀 수 없이 크고 작은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런데 한 가지, 비슷한 점도 보인다. 브라질만큼은 아닐지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 개최에 대한 각계의 반대와 불만의 목소리가 예전보다는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국제 행사를 여는 것은 분명 우리나라 경제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국제행사들이 지방자치단체들의 과시욕을 저변에 깔고 있다는 고까운 시선도 있다. ‘저 도시가 저런 행사를 유치하다니 우리도 해야겠는 걸’이라는 식의 안일한 동기와 목적하에 얄팍한 계획과 무리한 대회 유치 경쟁으로 개최는커녕 개최지로 선정도 되지 못하고 퇴짜를 맞아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는 사실 또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더군다나 이러한 국제적 행사와 스포츠 이벤트들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은 결국 어디서 나오는가? 바로 국민의 주머니다. 그것을 알고 있다면 국제 행사와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할 때 깊이 숙고하고 길게 계획하면서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옛말을 금언처럼 되새기며 ‘스마트’하고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성공적 개최는 내 덕, 안 되면 네 탓이라는 식의 논리는 지금 대한민국에선 통하지 않는다. 아울러 그러기엔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제 너무 ‘스마트’하다!
  • 브라질 대통령 정국혼란 수습 시동 “정치개혁 위해 국민투표 하자”

    브라질 대통령 정국혼란 수습 시동 “정치개혁 위해 국민투표 하자”

    반정부 시위로 정국이 혼란한 브라질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부패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결국 국민투표 카드를 꺼냈다. BBC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연방정부 각료와 전국 27개주의 주지사, 26개 주도(州都)의 시장들과 회동한 뒤 “폭넓은 정치개혁을 위해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헌법적 절차를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투표와 함께 경제안정을 위한 연방·지방정부의 재정협력, 소외지역의 의료 서비스 개선, 교육 및 보건부문 투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이 채택됐다. 특히 호세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를 촉발한 열악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250억 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세수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대통령이 제시한 합의안을 이행하기 어려운데다 국민투표를 준비하는 과정만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부패·비리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반부패법’을 제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패·비리에 연루된 공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폭력의 한복판서 ‘비폭력 저항’ 상징 된 두 여인

    전국 단위의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터키와 브라질에서 최루탄을 몸으로 견뎌 낸 두 여성이 비폭력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위 당시 전투경찰이 쏜 최루가스를 얼굴에 맞고도 참아내 브라질 시위의 ‘아이콘’이 된 리브 올리베이라(왼쪽 사진)를 소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에 다니는 학생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올리베이라는 “시위 직후 2000헤알(약 105만원)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체포 당시 충격으로 여전히 ‘정신적 고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상파울루의 시내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는 당국의 발표 직후 시작된 이번 시위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자제 요청에도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리베이라는 “우리는 모두 각 나라의 국민이기에 앞서 세계의 시민”이라며 “(월드컵 성공 개최 등을 명분 삼아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 브라질 대통령의 국가주의적 발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든 20~21일 이틀 동안 전국 주요 도시에서 120만명이 거리로 나와 항의 집회를 여는 등 시위 열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동남부 히베이랑프레투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18세 소년이 차에 치여 숨지면서 첫 사망자로 기록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시위 분위기가 격화되자 호세프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여는 한편, 오는 26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취소했다. 앞서 터키 일간 후리예트도 지난달 28일 터키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서 경찰의 최루액 분사에도 물러서지 않은 여성이 이스탄불기술대 건축학부 도시지역개발학과의 보조 조사원으로 일하는 제이다 순구르(오른쪽 사진)라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파티복으로 보이는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방독면을 쓴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에도 고개만 돌린 채 저항해 세계적 유명인이 됐다. 순구르는 “난 최루가스 맞은 수많은 시민 중 한명일 뿐 이번 행동의 상징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루액을 맞은 뒤에도 대학 동료와 함께 터키 시위의 발단이 된 게지 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축구선수들마저 “물가 안정”…브라질 25만명 反정부 시위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브라질 시위가 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민생을 외면한 채 내년에 있을 월드컵 준비에만 ‘올인’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라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전날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를 비롯해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일제히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전역에서 25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파울루에서는 7만여명의 시위대가 시청으로 몰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10만여명이 시위에 참가해 거리 곳곳에 불을 지르는 등 경찰과 충돌했다. 때마침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한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도 ‘물가 안정’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다. 브라질 내 최고 고소득 계층이자 유명인들인 축구 선수들의 시위 참여는 상징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 7일 상파울루 지역의 시내버스 요금을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인상하겠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브라질에서 버스는 학생과 서민들의 필수 통학 수단인데 해마다 9월 신학기를 앞둔 이 시기쯤 요금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 버스 요금이 브라질 교육·복지 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시금석)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 언론은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로 전 대통령 정부(1990∼199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이번 시위로 “브라질 국민이 깨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부도 브라질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월드컵과 민생/박현갑 논설위원

    무적함대, 전차군단, 태극전사… 각국의 월드컵 축구대표팀에 대한 애칭이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이러한 표현은 월드컵에 운동경기 이상의 정치·경제적 의미가 담겨 있음을 보여준다. 월드컵은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축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우리나라가 1945년 해방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경험한 대국민 통합의 마당이었다. 그해 6월 한달 동안 2200여만명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순간 남녀노소, 지역, 세대 구분은 사라졌다. 붉은 악마의 거리응원은 축제로서의 놀이문화 전범을 보여줬다. 레드 콤플렉스를 넘어 ‘레드 사업’으로까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월드컵은 경제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2 한·일월드컵 개최로 7조 9961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4만 5338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에 따른 대외 경쟁력 제고라는 부가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스포츠 용품업계인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각국 대표팀 후원경쟁도 이런 효과를 노린 것이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각국이 이런 효과를 다시 한번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 축구대표팀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만 예선전에서 보여준 엉성한 경기력은 불안한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8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것은 브라질(20회),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다. 명실공히 아시아 축구 맹주의 위상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대표팀은 더 좋은 경기로, 팬은 열띤 응원으로 국민통합의 장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는 월드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5만명의 브라질 시민들이 이달 초 상파울루의 버스 요금 인상에 격분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월드컵보다 학교와 병원,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미니 월드컵’이라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과 월드컵 개최 준비를 위해 7조 8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유엔의 원조까지 받았다. 잔치 준비하느라 내 집이 철거되고 출퇴근 교통요금마저 오르니 삼바 시민들이 들고 일어날 만도 하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5회) 우승에 축구에 대한 열정도 세계 제일임을 자부하는 나라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는 광적인 축구 열기도 시들시들하기만 하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 5위 경제대국에 진입하겠다는 브라질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을까.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이란 “시리아 정부 지원군 4000명 긴급 파병”

    이란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을 돕기 위해 병력 4000명을 긴급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반정부군에 대공 미사일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내전이 무슬림 종파 간의 복잡한 갈등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란이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 전에 이미 4000명 규모의 이란 혁명군을 시리아에 보내 수니파 반군과 싸우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합류해 북부 알레포 등 반군의 주요 거점을 공격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맞서 같은 이슬람 수니파인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사우디는 반군에 유럽산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과 이동식 방공시스템을 보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AFP 통신이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지대공 미사일은 저공 비행기를 타격할 수 있으며 1980년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무자히딘’(이슬람 전사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구 소련군에 맞서 사용했던 무기다. 지난 2년간 계속된 시리아 내전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아파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의 대결로 9만여명이 희생됐다. 인디펜던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불개입 원칙을 깨면서 미국은 이제 중동에서 가장 극단적인 수니파 이슬람주의들의 편에 서서 내전에 전면적으로 개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8월 ‘이스탄불 -경주엑스포’ 차질 빚나

    오는 8월 말부터 터키에서 국제 행사로 치러질 예정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이 터키 국내 정세 불안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경북도와 경주엑스포조직위원회는 2010년 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방콕-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현지 정세 불안으로 무산됐던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스탄불 신시가지에 있는 탁심광장 인근 지역 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28일 촉발된 시위가 총리 퇴진 운동으로 번지면서 2주일여째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터키 전역으로 번졌고 15, 16일(현지시간)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세계문화엑스포의 각종 공연을 비롯해 전시회, 퍼레이드 등의 행사가 계획된 탁심광장이 시위대에 점거돼 행사 준비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정세를 예측할 수 없는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김종수 경주문화엑스포 행사기획실장은 14일 “10개 분야 40여개 행사 프로그램은 이미 다 짜여 있어 대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스탄불 공동조직위는 지난 13일 이스탄불 시청에서 이번 행사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성공 개최를 다짐했다”고 소개했다. 엑스포 측은 양국 공동조직위가 그동안 행사 준비에 집중해 왔고 이스탄불 주재 인력 등을 통해 현지 사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어서 행사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이스탄불 공동조직위는 다음 달 9일부터 1개월간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시작되면 시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시위가 계속될 경우 공연 무대를 구시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공동조직위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터키를 찾는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반정부 시위의 여파가 점차 커지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 이스탄불시가 총예산 210억원(경북도·경주시 160억원)을 들여 공동 주최하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8월 31일부터 9월 22일까지 23일간 이스탄불시 일원에서 열린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란 주제로 열리며 50개국이 참여한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물러선 터키 총리 “공원 재개발 잠정 중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반정부 시위 발생 이후 2주 만에 시위대 측 대표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공원 재개발 공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AKP) 당사에서 관련부처 장관 등과 함께 반정부 시위대 대표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시위대 측에서는 탁심연대 관계자 2명과 배우 등 문화·예술계 인사 6명을 합쳐 모두 8명이 총리와의 면담에 대표자로 참석했다. 양측은 14일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에 나서며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공사 강행과 시위대 해산 등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던 에르도안 총리가 이번 면담에서 게지공원 재개발 관련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소득은 있었다고 양측은 평가했다. 한편 일부 터키 청년들이 이번 반정부 시위를 내전이 일어난 것처럼 서방 언론들이 과장 보도했다며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고 아나돌루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외국 미디어들이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생중계하면서 마치 내전이 일어난 것처럼 방송했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민주화 운동 아닌 폭동”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민주화 운동 아닌 폭동”

    터키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2주를 넘기면서 ‘탁심 사태’가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시위대가 언론자유 보장과 권위주의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자 대부분의 서방 언론들은 이번 시위를 ‘민주화 시위’로 보도하고 있다. ‘터키 한국특파원 1호’인 알파고 시나시 지한통신사 기자와 중동 문제 전문가인 오종진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를 통해 터키 사태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소개한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탁심 사태’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 내 게지(Gezi) 공원 재개발을 둘러싼 작은 시위가 발단이 됐다. 당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외국 비즈니스맨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점에 착안해 호텔과 백화점, 박물관 등을 결합한 복합 쇼핑몰을 지으려 했다. 그러자 환경론자들이 숲 철거를 반대하기 위해 집회를 시작했다. ‘숲을 살리자’는 취지도 좋았고 시위도 평화롭게 진행돼 초기에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부 정치 세력들이 이런 상황을 이용하면서 시위가 본래 목적을 잃고 과격해졌다. 극좌 집단들이 시위에 참가했고, 나중에는 ‘에르게네콘’(요인 암살 등을 통해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비밀 네트워크)을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한 유명 기자가 트위터에 “시위가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유엔이 현 정부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멘션을 남기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한 몫 했다. 터키는 선거를 통해 정권을 선택해 온 민주주의 국가다. 총리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세 번이나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고 있고, 선거 때마다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현 총리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충분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결론적으로 탁심 사태는 ‘터키의 봄’ 등으로 포장될 민주화 시위가 아니다. 2011년 영국 런던 시위처럼 일부 과격분자들의 ‘폭동’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탁심 광장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싫어하는 시위자들이 넘쳐나지만, 집이나 일터 등에는 묵묵히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 알파고 시나시(25) ▲터키 이스탄불기술대 ▲충남대 정치외교학과(학사) ▲서울대 외교학과(석사 재학중) ▲터키 지한통신사 한국특파원(터키 한국특파원 1호)
  •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권위적 정치에 국민 폭발”

    [터키 사태를 보는 두 시각] “권위적 정치에 국민 폭발”

    터키 시위를 ‘아랍의 봄’과 같은 민주화 시위로 볼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터키는 다른 아랍 지역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높은 민주화 의식을 가진 국가다. 에르도안 정권도 50%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다. 2008년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를 놓고 반정부 시위 열기가 거셌지만, 일부 참가자들의 구호대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시위로 인해 물러날 것으로 본 국민은 거의 없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탁심 사태를 ’단순 폭동’으로 평가 절하해서는 안 된다. 10년 넘게 이어진 에르도안 총리의 권위적 정치에 국민들의 분노가 쌓여 폭발한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3류 국가’로 전락한 터키에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최근에는 유럽연합(EU) 가입도 눈 앞에 두는 등 성과도 얻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반대 세력들이 비민주적 방식으로 제거됐고, 에르도안 총리 이전의 터키와 이후의 터키를 다른 나라로 봐도 될 만큼 이슬람화가 가속화돼 우려도 샀다. 현재 터키 상황에서 선거로 정권을 바꾸는 것 역시 불가능해 보인다. 보수적 이슬람 성향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에르도안 총리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총리는 게지공원 재개발을 놓고 ‘국민투표’ 카드를 꺼냈다. 어떤 사안이라도 지지율 대결로 몰아가면 자신이 이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그는 잘 알고 있다. 특히 에르도안 총리는 2014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토대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듯 ‘에르도안이 ‘술탄’(과거 터키의 황제)이 되려 한다’는 걱정 또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 게 사실이다. 오종진(39) ▲터키 빌켄트대 국제관계학 박사 ▲키프로스 이스턴메디테리언대 국제관계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아제르바이잔학과 교수(학과장)
  •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터키 총리, 반정부 시위 대표단과 만나기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예정대로 반정부 시위대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터키 아노돌루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에르도안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앙카라 정의개발당 당사에서 학생, 학자, 예술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무아메르 귤레르 내무장관, 에르도안 바이락타르 환경도시계획장관, 오메르 젤릭 문화관광부장관, 휴세인 젤릭 정의개발당 부대표 등도 동석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대표단으로부터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게지공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점령시위를 하고 있는 탁심연대는 이날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총리가 만나는 대표단은 시위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이번 회담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터키 야당은 경찰이 탁심광장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에르도안 총리가 게지공원 시위에 가장 앞장선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민족주의행동당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 역시 총리를 향해 국민을 분열시켜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탁심광장에서 철수한 지 열흘 만인 11일 광장을 기습 진압하면서 시위대와 격렬히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에르도안 총리에게 법치주의 준수를 요구하며 이스탄불 지방법원에서 시위를 벌이던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70여명도 함께 체포됐다. 잡혀간 법조인들은 경찰의 불법 연행에 항의하며 구금 상태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터키에서 가장 큰 권력집단 가운데 하나인 법조인들조차도 총리에게 반발하면 사법조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시민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화한다던 터키 총리 하루만에 최루탄 진압

    터키에서 반정부 시위가 12일째로 접어든 11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이날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국회의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사건은 이제 끝났다. 더는 관용을 (시위대에) 보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시위가 ‘폭력의 악순환’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며 “민주적 요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 터키 정부는 에르도안 총리가 12일 시위대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모았으나 하루 만에 강경한 태도로 돌변,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번 시위가 촉발된 탁심광장에서 철수했던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진압 차량 2대를 동원, 광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도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으나 속수무책이었다. 탁심광장 뒤편의 게지공원으로 물러난 수천명의 시위대는 텐트 수백 개를 설치한 채 타이이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휘세인 무틀루 이스탄불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목적은 광장 주변에 있는 현수막과 동상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게지공원과 탁심광장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심광장은 ‘타이이프(총리) 사임’, ‘입 닥쳐, 타이이프’라고 적힌 현수막으로 뒤덮였으나 모두 철거됐다. 경찰은 대신 터키 국기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의 초상화를 내걸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터키 시위 열흘째… 조기총선론 제기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수만명이 반정부 집회에 참여하는 등 시위가 확산하면서 조기 총선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시위를 둘러싸고 터키와 미국이 설전을 벌이는 등 껄끄러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 열흘째인 9일(현지시간) 시위의 진원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뿐 아니라 앙카라에서도 수만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 이들과 충돌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전날 이스탄불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정의개발당 휘세인 젤릭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총선설을 부인하며 총선은 예정대로 2015년에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은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판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발언을 비난하며 현 정권과 각을 세웠다. 공화인민당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 2015년 총선 등 굵직한 일정이 예정돼 있어 지지층 결집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위대의 반발을 사고 있는 에르도안 총리가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에서도 17명이 숨졌다며 터키 경찰만 과잉진압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자, 주터키 미 대사관이 총리의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 반박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7일 “(미국이) 우리를 가르치려 드는데, 월가 사건 때 최루가스가 있었고 17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은 트위터에서 영어와 터키어로 쓴 글을 통해 “에르도안 총리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서 경찰 진압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터키 총리 “재개발 철회 없다”… 주말 시위 격화 조짐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이던 터키 반정부 시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잇따른 강경 발언으로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북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스탄불 공항에서 “이번 시위는 민주적 자격을 상실해 (무지로 인한 파괴 행위인) 반달리즘으로 변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공항 주위에는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 1만여명이 모여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총리가 당수로 있는 정의개발당(AKP)을 지지하는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에르도안 총리를 옹호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가 점령한 이스탄불 탁심 광장으로) 우리를 보내 달라, 그들을 박살 내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총리의 이 같은 태도는 11년 집권 기간 동안 그를 굳건히 지지해 온 보수 이슬람 계층 덕분이라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개발 독재’ ‘인권탄압’ 논란과 관계없이 선거 때마다 이슬람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에르도안 총리와 AKP에 40%가 넘는 지지를 보내 왔다. 터키 국민 상당수는 총리가 최소한이나마 시위대의 여론을 수렴해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 입장으로 일관하면서 그의 독선적인 면모에 대한 대중적 반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 열리는 시위는 규모 면에서 최근 10년 만에 최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6일 이스탄불 증시도 8% 이상 곤두박질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침묵 지키던 터키 법조계, 반정부 시위 가세

    터키 정부가 시위 강경 대응에 대해 사과하고도 최루탄·물대포 진압을 고수하면서 사망자 수가 3명으로 늘었다. 그간 침묵을 지키던 법조인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고, 국제 해커집단들도 터키 정부 웹사이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이 5일(현지시간) 터키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위 도중 머리를 다쳐 치료받던 에트헴 사르슈류크가 숨지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판사와 검사, 변호사들이 지방법원들을 점거하고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법치주의 준수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터키 사회에서 법조인들의 시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해커들도 터키 정부를 공격하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해킹·보안 관련 사이트 ‘해커스뉴스 블레틴’은 ‘어나니머스’와 ‘시큐리티 드래건’ 등 국제 해커집단들이 180여개의 사이트들을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작전명 터키’(#Op Turkey)로 이름 붙여진 이번 해킹으로 터키 정부와 국회,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등 주요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어나니머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터키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에르도안 총리가 7일 귀국하는 데다, 주말에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터키 내부에서는 언론이 통제돼 이런 소식들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터키의 시위 소식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터키 시위대가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경찰은 트위터에 허위사실을 올렸다는 혐의로 수백명을 연행하는 등 인터넷 사용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시위 초기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던 ‘터키를 점령하라’ 등 사이트들도 속속 폐쇄됐다. 한편 미국 CNN은 터키 시민들이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게재할 반정부 시위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9만 달러(약 1억원)가량을 모았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케말 파샤 비난하는 현 총리에 지지자들도 우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선거 때마다 40~45%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요. 하지만 어렵게 술탄(터키 황제) 제도를 없앤 케말 파샤(1881~1938)를 대놓고 모욕하는(insulting) 등 민주주의를 부정해 열성 지지자들도 걱정스러워하고 있어요.” 터키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이스탄불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알리 아카이(32·가명)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터키를 정교일치의 이슬람 근본주의 사회로 돌려놓으려 해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이 확고하고 언론도 장악돼 있어 (이번 시위로) 총리가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총리가 건재해도) 터키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게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확산된 터키의 반정부 시위로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파업도 예고되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터키 NTV에 따르면 압둘라 코메르트(22)는 전날 남부 하타이주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앞서 1일 터키의사협회도 이스탄불에서 한 차량이 시위대를 덮쳐 메흐메트 아이발르타쉬(20)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최대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공공노동조합연맹(조합원 24만명)은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터키의 민주주의’라는 투쟁 목표를 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한편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자 터키 정부가 시위대 부상자에 사과하면서 사태 진정에 나섰다.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는 이날 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경찰은 자기방어 목적을 제외하고 최루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시인하고, 부상한 시위대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른츠 부총리는 현재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에르도안 총리의 발표문을 대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의 이런 발언은 시위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세계 각국에서 쏟아지는 폭력진압에 대한 비판에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터키 개발반대 집회, 민주화 시위로… ‘아랍의 봄’ 재연?

    터키 개발반대 집회, 민주화 시위로… ‘아랍의 봄’ 재연?

    터키 정부의 이스탄불 도심 공원 재개발 추진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가 아프리카, 중동을 휩쓴 ‘재스민 혁명’(민주화 요구) 때와 마찬가지로 권위주의 정권 교체와 언론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어 ‘아랍의 봄’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스탄불 도심 공원을 지키려는 시위로 지난 1일까지 9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고 이스탄불에서만 1000명 넘게 다쳤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공관에 진입을 시도했고 시위 축소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며 현지 방송국 중계차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7일 터키 정부가 이스탄불 도심 탁심 광장에 쇼핑몰을 짓기 위해 광장 내 공원의 나무들을 베어내면서 시작됐다.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지역의 마지막 숲을 없애려는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단체 ‘탁심연대’가 공원을 점령하자 30일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31일부터 민주화 요구 시위로 번져 나갔다. 에르도안 총리의 10년 넘는 ‘개발 독재’에 대한 반감이 공원 재개발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에서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알려지면서 6월 민주화 운동이 촉발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총리에 오른 뒤 터키의 고도 성장을 이끌어 내며 높은 지지를 얻었다. 현재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꿔 장기 집권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고집해 이슬람 지역이면서도 서구식 민주주의를 유지해 온 터키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에도 심야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의 남녀 간 애정 표시를 규제해 반발을 샀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76명의 언론인이 감옥에 갇혀 있다”며 터키를 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에 올려놓았다. 현재 터키 언론들은 정부의 통제로 시위 관련 보도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터키를 점령하라’(Occupy Turkey) 등 시민들이 만든 페이스북 사이트들이 속보와 사진을 전달하며 시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터키 민주화의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압둘라 귈 대통령이 1일 경찰 철수를 명령하는 등 긴급 중재에 나선 뒤 안정을 찾고 있어 시위 열기가 빠르게 사그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LG硏 “공기업 채무, 정부 채무의 118%”

    LG硏 “공기업 채무, 정부 채무의 118%”

    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의 규모가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강조하지만, 공기업 쪽을 보면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최근의 국제적인 재정통계 지침으로 본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채무 수준’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일반 정부 채무 대비 공기업의 채무 비율은 118.3%로 비교 대상 14개국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2011년 말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9개 국제기구가 마련한 ‘공공부문 채무 통계 작성지침’에 따라 정부와 공기업 부채를 새로 집계했다. 새 방식은 정부뿐 아니라 금융·비금융 공기업을 포괄해 전반적인 공공부문의 부채상태를 보여준다. 공기업 부채 역시 결국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분석 결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 비율은 지난해 75.2%로 일본(308.2%)은 물론이고 캐나다(154.8%), 호주(89.0%)보다도 양호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을 일반정부와 공기업으로 나눠 비교해 보면 일반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의 비율은 한국이 조사국가 중 최고인 118.3%였다. 이는 호주(62.9%), 일본(43.0%)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조 연구위원은 “공기업 채무는 국회 동의, 예산안 절차 등이 필요한 국가 채무보다 통제의 정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295개 공공기관의 자산은 지난 3년간 144조 4000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156조 6000억원이 불었다. 공기업이 4대강, 보금자리 사업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떠안은 탓이다. 조 연구위원은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는 공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결국 국민 전반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준(準) 재정활동에 더욱 엄격한 준칙을 수립하고 세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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