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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이웃의 익살과 해학 그대로 표현해야”

    “내 이웃의 익살과 해학 그대로 표현해야”

    │프랑크푸르트 문소영특파원│ “해학과 익살은 모든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 감정들을 책에도 담고 표현해야 합니다.” 중국 제3세대 작가 위화(49·余華)를 15일 제6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현지에서 만났다. 위화는 올해 주빈국인 중국 정부가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프랑크푸르트에 초청해 참가하게 됐다. 주빈국관 홀에서 바쁘게 걸어가던 위화를 우연찮게 만나 즉석에서 인터뷰를 청하자, 그는 다음 약속시간까지 약 40분이 남았다며 흔쾌히 응했다. 그는 중국어로 말하고 영어로 통역됐다. 170㎝가 채 안되는 단신의 위화는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아주 폭이 좁은 갈색 넥타이에 짙은 감색 양복의 말쑥한 차림새였다. 한국에서 발행된 소설 책표지에 그려진 위화는 1930년대 한국의 작가처럼 후줄근했는데 말이다. ●서민의 고단한 현실 담은 작품 성향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와 ‘형제’, 단편소설집 ‘무더운 여름’, 영화화돼 세계적으로 알려진 장편소설 ‘인생’ 등을 통해 국내에 널리 소개된 위화는 중국 현대를 사는 서민들의 고단한 현실을 익살과 해학을 담아 조명해 왔다. 마치 이런 식이다. 그 전날 중국대표 작가간담회에 참석한 위화는 “1980년대 발치사와 소설가는 같은 수입의 직업군으로, 300위엔 정도 받았다. 그래도 발치사보다는 자기 작품을 출간해서 남에게 보여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발치사를 그만 뒀는데, 지금은 발치사 쪽의 벌이가 더 좋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중국의 격변이 소설의 배경 1960년생으로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발치사로 일한 위화는 다른 사람의 쩍 벌린 입을 들여다 보면서 평생 이를 뽑고 싶지 않아 이를 악물고 방안에 처박혀 소설을 썼다고 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우선 엉덩이와 의자 사이에 우정을 쌓고 오랜 기간에 걸쳐 그 우정을 유지해야 했다.’는 것이다. 갓 스무살이 넘은 나이에 말이다. 중국 작가라고 하면 공산주의 체제에 저항하거나 반정부적인 것을 연상하기도 하는데, 위화의 작품에서는 주로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가족들 사이의 끈끈한 애정, 인간 내면의 변화 등이 다뤄진다. 위화는 소소한 인간군상의 삶을 다루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나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정부와 관계하기보다는 내 이웃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있어서 소설에서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서술해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그 인간들의 삶의 배경으로 공산당 정부의 수립, 문화혁명, 1980년대 이후 개방과 개혁 등이 등장한다. 그런 정치·사회적 격변은 등장 인물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체제에 대해서 위화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사는 일은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있다. 이를테면 문화혁명기(1966~76년)에는 중국에서 자유결혼이 시작됐다. 그 전에는 얼굴도 못 보고 결혼했는데 젊은 남녀가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을 했다.”며 다소 방어적으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글이 공자식의 유교적 가치와 연결해서 해석되는 경향에 대해 “나는 공자주의나 유교식 윤리가 아니라 중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문화혁명 이후 중국 문화가 복잡해지고 지금도 개방을 통해 서방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 방문할 것 위화의 단편소설 ‘전율’에는 20대에 데뷔해 유명해졌으나 이제는 잊혀진 시인이 나온다. 자신을 사랑한 여성 팬과 10년간 4차례나 사랑을 나누는 상황이 전개된다. 20대 초반에 소설가로 데뷔해 주목을 받은 그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위화는 아주 유쾌하게 웃으면서 “나는 바람둥이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는 “다만 여자들을 남자들보다 더 사랑하고, 여자들이 있는 세상은 더 안전하고 신선하고 아름답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 봄이나 늦어도 겨울 이전에 한국을 방문해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글ㆍ사진 symun@seoul.co.kr
  •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중국이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기니에 70억달러(약 8조 2000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의 ‘불량’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단, 리비아 등과 석유 거래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프리카가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지만 유럽과 미국은 아프리카에 미래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中CIF·기니정부, 개발회사 설립 모하메드 시암 기니 광업장관은 중국인터내셔널펀드(CIF)가 사회간접자본, 광물개발, 석유 탐사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상이 연말쯤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암 장관은 “앞으로 5년에 걸쳐 70억달러 이상이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소재한 CIF는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손앙골과 중국의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연결고리로 활동 중이며 앙골라 정부에 수십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 투자는 CIF가 75%, 기니 정부가 25% 지분을 갖는 기니개발회사를 만든 뒤 이 회사가 각종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에 자원개발권을 이양한 앙골라, 콩고 등이 자원 개발에 따른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반면 아프리카연합은 17일 기니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기니의 군정 지도자 무사 카마라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반정부 시위대에 정부군이 발포, 150명 이상이 숨진 것에 따른 조치다. 카마라는 20년간 독재를 했던 랑사나 콩트가 지난해 숨지자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다. 인권단체와 유엔기구들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中자본 기니군사정권 좌우할 듯 기니의 2008년 국내총생산(GDP)은 45억달러로 추정된다. CIF가 투자할 70억달러는 1년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군사정권의 생명줄이 될 전망이다. 야당 지도자인 시디아 투레 전 총리는 “어떻게 그렇게 큰돈이 기니 경제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협상 진행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투자를 둘러싼 군벌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니는 알루미늄의 원재료인 보크사이트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철광석의 매장량도 풍부해 독재자들이 서방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재할 수 있던 동력이 됐다.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채산성이 있는 석유의 매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대선불복 시위 남성 이란 정부 사형선고”

    이란 정부가 지난 6월 대선 불복 시위에 참가했던 한 남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개혁파 웹사이트가 8일(현지시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개혁진영 웹사이트인 모우지캠프는 수도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모하마드 레자 알리 자마니(37)가 지난 5일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란 사법부는 현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의 재선에 불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시위에 나선 개혁파 인사 140여명을 법정에 세우고 있다. 지난 8월 이란 국영통신 메흐르는 자마니가 종교에 대한 가치를 모욕하고 정부에 반대하는 선전에 나섰으며 이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려는 시위에 참여한 죄로 ‘모하레브’(신에게 도전한 자)로 기소됐다고 보도했었다. 메흐르는 또 자마니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마니의 변호사는 그가 무기를 휴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하레브가 될 수 없다며 재판부에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자마니는 미국에 기반을 둔 이란의 TV 거물 포루드 풀라드반드가 이끄는 이란의 왕정협회(Kingdom Assembly)에 소속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정부는 이 단체를 반정부활동을 펴는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 이란 남부도시 시라즈의 모스크에 폭탄 공격을 감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사고로 1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공무원노조 민노총가입 이후] 역풍맞은 공무원노조 민노총 가입

    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의 통합 및 민주노총 가입이 심상치 않은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물론 일부 시민단체들도 우려를 쏟아내는 데다 심지어 공무원 노조 내부에서도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전체의 여론 향방에 따라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활동은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무원 노조의 민노총 가입과 관련, 잇따라 관련 부처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는 통합공무원노조가 30일 안에 조합원 중 해직된 전직 공무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지 않을 경우 노조 설립을 무효화한다는 강경책까지 검토 중이다. 한나라당의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무원 노조가 국민과 근로자들의 지지를 잃고 있는 민노총에 가입한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권리를 주장하면서 집단적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민노총을 택했다면 이것을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노조가 민노총 가입 뒤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것이라고 발언하고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면서 “이는 민노총의 전위대를 자임하며 반정부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시민단체들은 이날 일제히 공무원 노조의 통합 및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재향군인회 등 60여개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민주노총과 같은 반국가적인 집단에 가입하는 것을 보며 분노를 넘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공무원 신분을 망각한 위법행위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정년 보장 환수 등 공무원 기득권 철폐 운동을 강력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행동본부는 이에 앞서 23일 민주노총에 가입한 공무원노조 12만명 전원을 파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무원 노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 공무원노조들은 자체 노선을 천명하는가 하면 통합노조 가입을 유보하고 있다. 윤효원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노조원들의 뜻을 모은 결과 정치 중립과 공무원의 집단행동 금지, 상급단체에 대한 회비납부 문제 등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통합 노조 가입을 유보했다. 김병수 대구시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민노총 가입은 공무원 신분으로 법을 어기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무원 노조 통합에만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통합한 전공노와 민공노·법원노조의 게시판에도 자성을 촉구하는 글들이 오르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9·11 後 8년 9·11 前 무슬림을 쫓다

    젊은 이상주의자는 신의 임무를 가슴에 품고 왕국으로 돌아왔다. 죽음의 위험도 감수했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미숙한 무슬림 전사로 떠났지만 돌아올 때는 아랍 아프간의 지도자였다. 자신감이 넘쳐 흘렀지만 본능적인 겸양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었다. 사우디인들이 현대 세계와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던 때, 빈 라덴은 순수결백의 원형이었다(본문 216쪽). ●알 카에다·CIA요원 등 600여명 증언 사람들이 아는 것은 귀납적 결과인 ‘9·11’뿐이다. 9·11이라는 역사적 사건만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또 다른 역사인 “9·11 이전에 그들의 세계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아는 건 역사의 단절 혹은 단편적인 ‘불구의 역사’를 극복하는 유일한 통로이자 힘이다. 왜냐하면 역사, 그 중에서도 우리 시대에 빚어져 아직도 생생하게 펄떡거리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체에 대한 다양한 조감과 함께 그 역사를 만든 진실하고도 유효한 가치를 함께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역사학자도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 귀납적 결과 하나를 두고 역사를 만든 가치를 복원해 읽어낸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우선은 모든 것이 숨겨지고 가려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고, 어렵사리 그런 장애물을 넘어 실체에 근접한 역사를 복원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일 것인가는 시각에 따라 제각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 역사의 정체를 논하는 ‘변(辯)’과 ‘논(論)’이 백가쟁명을 이루는 것도 역사의 이런 가변성, 불가측성 때문은 아닐까. 이런 점에 주목해 납치한 민간항공기를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에 내리꽂아 수천 명의 희생을 부른 9·11사건의 배경을 파헤친 작가 로렌스 라이트의 ‘문명전쟁-알 카에다에서 9·11까지’(하정임 옮김, 다른 펴냄)는 “9·11은 막을 수 있었다.”고 전제하고, 그 배경을 마치 명제를 논증하듯 기전체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안을 만큼 집요한 작가의 천착이 곳곳에서 빛난다. 라이트는 5년간 12개국을 뒤지며 만난 알 카에다와 미국 정보부서 요원 등 600여명의 증언을 근거로 알 카에다의 역사와 현재성을 거대한 서사적 로망으로 복원하고 있다. 그의 시각에서 보면 사전에 포착된 9·11의 징후를 CIA나 FBI가 방기하거나 묵살했다는 지적은 오히려 식상하다. 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미국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9·11을 유발했으며, 이는 단순한 테러의 차원을 넘어 문명전쟁 기도라는 점이 주장의 핵심이다. 라이트가 9·11을 문명전쟁으로 보는 견해의 중심에는 1996년 나세르에 의해 처형됨으로써 ‘반체제 인사’에서 ‘이슬람 순교자’로 전위(轉位)된 이집트의 반정부 학자 사이드 쿠트브가 있다. 쿠트브는 1940년대에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미국 사회에 만연한 무절제한 향락과 세속적인 취향을 경험한 뒤 이슬람 성전(聖戰)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세워나간다. 성전이 아니면 거대한 미국의 문화전파력으로부터 이슬람의 순결성을 지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쿠트브의 논리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으며, 미국을 적대시하는 이론적 준거가 되었다. 쿠트브가 틀을 잡고 빈 라덴이 실천적으로 재정립한 이슬람 근본주의의 새로운 이념이야말로 사회주의나 아랍민족주의가 껴안지 못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다고 믿었고, 이 때문에 반미의 기치 아래 모인 이슬람 전사들은 스스로를 ‘정의를 위해 죽을 수 있는 혁명가’로 인식했다. ●쿠트브·자와히리 등 이슬람 이론가 탐구 사실, 처음부터 미국이 성전의 목표는 아니었다. 1988년 파키스탄에서 알 카에다가 처음 발족했을 때만 해도 빈 라덴은 반공주의자였다. 이때 그가 겨냥한 곳은 중앙아시아의 소련이었다. 하지만 소련이 아프간에서 패퇴하면서 그의 전사들이 맞설 상대가 없어지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자와히리는 이집트 정부 전복을 꾀하다 조직이 붕괴돼 활동 근거를 잃자 둘은 미국을 타격하자는 타협안에 전격 합의했다. 9·11의 비극은 이렇게 예비됐다. 이런 알 카에다의 활동, 특히 자살테러의 배경에는 자와히리의 논리가 짙게 배어 있다. 코란이 자살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슬람 예언자의 언행록인 ‘하디스’도 자살을 비난하는 모하메드의 어록을 전하고 있지만 자와히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초기 이슬람의 무슬림들이 우상숭배자들에게 잡혀 개종할 것인가, 죽음을 맞을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서 기꺼이 순교를 택한 사례를 들며 “참된 믿음을 추구하다 목숨을 버린 것은 자살이 아니라 영생을 얻는 일”이라고 설파했다. 라이트는 9·11의 배경을 파헤치면서 지금까지 어떤 논의에서도 곁가지 정도로 인식된 자와히리의 중요성을 심도있게 조감했다. 그는 “빈 라덴과 자와히리의 연계는 9·11의 배경을 읽는 핵심”이라며 “둘 중 하나만 없었더라도 알 카에다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처럼 9·11이라는 전대미문의 역사를 이해하는 마스터 키로 자와히리를 내세워 결국 묻혀질 것 같았던 전모를 상당 부분 복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고 말한다면 “그것이 역사라는 퍼즐”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2만 9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中 건국 60주년 행사 악재 도미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다음 달 1일 국경절에 맞춰 건국 6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계획이 잇단 사건·사고로 꼬이고 있다. 속출하는 집단 행동으로 사회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신종플루의 확산 추세가 만만치 않고, 대형 탄광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당 중앙’은 최근 건국 60주년 경축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라고 긴급 지시를 내려보내는 등 비상상태에 돌입했다.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요사태의 확산이다. 우루무치 ‘주사기 테러’와 한족 주민들의 반정부성 시위에 강경대처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루무치 시내에는 지난 7월5일 대규모 유혈시위사태 이후 두 달 만에 또다시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다. 신장자치구 공안청은 이날 ‘주사기 테러’는 물론 유언비어 유포 행위자 등을 엄벌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다.집단행동을 초기에 제압하는 양상도 엿보인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윈난(雲南)성 북동부 샹그릴라에서 경찰관 살인사건을 둘러싼 대규모 집단 충돌이 발생하자 무장경찰 수백명이 현지에 급파돼 현재까지도 삼엄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족 집단거주지역이어서 한족과 티베트족 간의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신종플루의 확산은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국경절 행사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마침내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에서 환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학교 등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가 128건으로 집계됐다. 천주(陳竺) 위생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학과 국경절 행사 등으로 신종플루 집단 감염 위험이 매우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면역 백신을 국경절 행사 참가자 수십만명에게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대형 사고도 중국 지도부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허난(河南)성 핑딩산(平頂山)시의 한 탄광에서 가스폭발로 갱도가 붕괴돼 35명이 사망하고 44명이 실종되는 대형 탄광사고가 발생하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앙 정치국위원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현장에 급파해 사고수습을 총지휘토록 했다.중국의 건국 60주년 기념행사는 사실상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지난 6일 새벽 톈안먼(天安門) 광장 일대에서 열병식과 시민퍼레이드 최종 리허설을 마쳤고, 오는 1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초대형 불꽃놀이 리허설을 마칠 계획이다.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 등 베이징 주변 6개 성·시에서는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모든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지난해 올림픽 때보다 대폭 강화한 수준으로 실시하고 있다.stinger@seoul.co.kr
  • 中우루무치 가가호호 밀착감시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수도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주사기 테러’와 이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한족 주민들의 반정부 성격의 대규모 시위 사태 해결을 위해 간부 총동원령을 내렸다. 관영 신화통신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청장(국장)급 간부 100여명을 비롯, 7000여명의 당·정 간부들을 우루무치 시내 110여개 마을로 보내 사회안정을 위한 선무 활동을 시작했다고 7일 보도했다. 간부들의 선무 활동은 주사기 테러에 대한 초동대처 미흡 등을 이유로 주민들로부터 강력하게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왕러취안(王泉) 자치구 당서기의 직접 지시에 따라 시작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간부 총동원령이 200여만명의 시민이 거주하는 대도시를 사실상 가가호호 밀착 감시하겠다는 것인 데다 15년간 신장 지역을 통치해온 왕 서기의 지도력이 이번에 크게 훼손된 상태여서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오는 10월1일 건국 60주년 경축 행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신장 문제가 경축 분위기를 해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대적인 강압 통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주간지 ‘요망(瞭望)’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신장 지역의 안전과 건국 60주년 경축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이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최근 일선에 긴급 지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당 중앙’ 명의로 하달된 지시에는 최근 일련의 ‘우루무치 사태’ 처리에 대한 일선 간부들의 무능력을 집중 지적, 금명간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있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신장자치구 정부는 다음달 우루무치 시내에 있는 ‘카디르 무역센터’를 철거할 계획이어서 한족·위구르족 간 민족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이다. 카디르 무역센터는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 대모’ 레비야 카디르 소유로, 최근까지 그녀의 자녀들이 입주해 있었으나 자치구 정부는 지난 7월 우루무치 사태 발생 이후 그들에게 퇴거를 종용해왔다. stinger@seoul.co.kr
  • [김 전대통령 서거] 36년만에 빛본 DJ 육필詩

    [김 전대통령 서거] 36년만에 빛본 DJ 육필詩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해외 망명 중이던 1970년대 비행기 안에서 민주화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담아 눈물로 쓴 애절한 자작시가 뒤늦게 발견돼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홍성덕 이사장은 19일 “1990년대 초 미국 공연 중 한 교포로부터 입수한 김 전 대통령의 자작시를 그동안 소장하고 있었다.”면서 작품을 서울신문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홍 이사장이 공개한 시는 만년필로 쓴 듯한 육필(肉筆)체로,‘세월이 오며는’이란 제목에 3개 연(聯)으로 이뤄져 있다. 말미에는 ‘1973년 6월16일 댈러스 행 비행기 속에서 김대중’이라고 적혀 있어 시를 쓴 시간과 장소, 저자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이 시기는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에 반대, 일본과 미국에서 반정부 민주화 투쟁을 펼치던 때로, 일본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를 쓴 지 두 달도 안 돼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돼 사선을 넘나드는 고초를 당한다. 홍 이사장은 “1993년쯤 미국 시카고에서 춘향전 공연을 했는데, 이 공연을 본 60대 초반의 남자 교포 한 분이 나중에 숙소로 찾아와 이 시를 건네면서 꼭 공연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왔다.”면서 “그후 언젠가 공연을 하려는 생각에 소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에 따르면, 일면식도 없는 이 교포는 “비행기 안에서 김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있었는데 김 전 대통령이 울면서 뭔가를 적고 있기에 궁금해서 물었더니 김 전 대통령이 이 시를 건네주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홍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이 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여러 차례 받은 김 전 대통령의 서명 등과 필체와 똑같다는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자작시가 틀림없다.”며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국악을 좋아해서 오래 전부터 장구도 가르쳐 주고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수상식에도 참석했다는 홍 이사장은 “예술성이 뛰어나고 가슴을 울리는 시”라고 평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프랑스 교도소 자살방지책은 ‘종이잠옷’ ☞익명으로 블로그에 ‘추녀’라고 함부로 썼다간… ☞“얘야 공무원보다 대기업 가라” ☞[김 전대통령 서거] 국장 어떻게 치러지나 ☞“뚜껑 나이트클럽 안된다” ☞장자연사건 유력인사 10명 모두 무혐의 ☞“프라다 나와!”
  • 해외언론 “민주화의 상징, 김 前대통령 서거”

    해외언론 “민주화의 상징, 김 前대통령 서거”

    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거하자 외신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알려진 직후 인터넷판 톱기사로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김 전 대통령의 출생부터 서거까지의 일대기를 자세히 소개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 통신은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11월 중국과 국사(國事)를 논의하려 중국을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 방중했다.”면서 “특히 2009년 5월에는 중국인민외교학회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스전문사이트 ‘중궈왕’(china.com)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전하며 “그는 한국 민주화의 불굴의 상징이었다.”면서 “어려운 경제위기를 단시간 안에 회복했고, 한국을 IT선진국으로 이끈 대통령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방면에서는 북한에 ‘햇볕정책’을 펼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담에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이로써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고 경제융합을 이루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도 발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LA타임스는 서울발 장문의 기사를 싣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향년 85세로 서거했다.”면서 “과거 군사정권 하에서 자행된 사형선고와 암살기도에도 살아남은 반정부 인사이며 북한에 유례없는 ‘햇볕정책’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부 서구인들은 김 전 대통령을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라고 추앙하지만 오히려 자국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평판을 받았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영국 BBC 방송은 김 전 대통령을 “(한국의) 역사를 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 평생을 민주화와 북한 관계 회복에 바쳤으며, 수차례 암살 시도와 사형 선고와 고문에도 살아남았다.”고 전하며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의 삶’을 조명했다. 일본의 주요일간지인 요미우리와 아사히 신문도 각각 인터넷판 톱기사로 고인의 서거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이밖에도 중동 알자지라 방송과 워싱턴 포스트, CNN 방송 등 많은 매체들 역시 이를 전하며 관심과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CNN, BBC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강경윤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與개편 분수령’ MB-박희태 11일 회동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는다. 이 회동을 통해 이 대통령의 ‘여름휴가 구상’의 일단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개각 등을 포함해 향후 정국을 가늠케 할 자리가 될 전망이다. 회동에는 당에서는 장광근 사무총장과 윤상현 대변인이, 청와대에서는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배석한다.여기서 박 대표의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등 거취 문제가 정리된다면, 회동은 여권 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 지도체제의 변화가 여권 운영시스템에 조정 여지를 가져오고, 이에 따른 내각·청와대 개편의 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국의 또 다른 핵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거취도 자연스레 ‘당 복귀’로 정리될 수 있다.회동에서는 내각 및 청와대 개편 방향, 정치인의 입각, 친박연대와의 통합, 미디어법 처리 이후 대야 관계 등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핵심 당직자는 9일 “회동에서는 정국 현안을 놓고 폭넓은 의견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박 대표가 양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에서 출마를 만류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다만 대통령의 정국 구상을 자유롭게 하고 여권 쇄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박 대표가 대표직을 던져야 하는 게 순리”라고 방어막을 쳤다. 청와대와 친이 주류 일부는 박 대표가 회동에서 전격적으로 대표직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 측에서는 설령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양산 공천’에 대한 확답을 받은 후 10월 초순경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할 수도 있지만, 조기 전당대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박 대표는 이날 자신의 생일을 맞아 정몽준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단과 만찬을 갖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휴가 보따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입각과 그 규모에 특히 관심이 많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서는 당에 대한 배려가 이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 국가정보원은 지난주 입각 가능성이 거의 확정적인 몇몇 의원에 대한 인사자료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한다. 친박 1명을 포함, 최소 3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장외투쟁을 통해 ‘반(反) 이명박’ 전선을 확대하는 민주당도 상대 진영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참여정부 각료 출신인 민주당의 한 의원은 “친이(親李)계 위주의 입각은 도리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 당직자는 “선심·현혹성 정책을 풀어놓아 거리투쟁 전국투어에 쏠린 여론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한편으로 민주당은 “이번마저도 대북 정책이 유연하게 돌아서지 않는다면 오는 8·15를 계기로 또 다시 반정부 투쟁이 불붙을 수 있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이종락 홍성규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이란 시위 확산에 서방국 개입”

    이란의 시위사태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란과 유럽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란 언론들이 시위사태 관련 피고인 110여명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8일(현지시간) “주요 피고인들이 대선 이후 시위 사태에 서방국가들이 개입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지만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영국대사관에서 정세분석 업무를 담당했던 이란인 호세인 라삼은 “대선 전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중앙선거사무소와 개인적인 연락선을 마련해 놓았다. 영국이 시위를 확산시키는 데 개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스파한 대학의 강사인 프랑스인 클로틸드 레이스도 프랑스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반면 유럽 국가들과 이란 개혁파는 이들이 가혹행위로 인해 허위진술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연합(EU)의 순회 의장국인 스웨덴도 이런 사실을 반박하며 피고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란과 유럽의 갈등관계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지금까지 유럽과 이란의 관계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유럽은 이번 반정부 시위와 관련,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몇 차례 발표했을 뿐 공격적인 공세를 취하지 않았다. 실제 지난 5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취임식에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25개국의 대사급 외교사절이 참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란은 전략적으로 유럽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정부 시위로 새정부의 정통성이 위협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서방과의 대립각은 내부 균열 봉합을 위해 절실한 까닭이다.특히 이란은 유럽에 대한 경제적 카드도 쥐고 있다. 올해 초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고초를 겪은 유럽은 이란의 가스관을 통해 제공 받는 식의 자원 다변화 전략인 ‘나부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가스와 가스관 제공을 거부한다면 유럽의 이런 자원 다변화 전략은 물거품이 된다. 유럽이 이란을 마냥 공격할 수만은 없는 처지인 셈이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란정부 강경진압 반군 준달라 키웠다

    이란정부 강경진압 반군 준달라 키웠다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이 있다면 이란에는 ‘준달라’가 있다. 페르시아어로 ‘신의 군대’를 의미하는 준달라는 이란 남동부 시스탄 발루치스탄주(州)를 거점으로 발루치족의 분리주의 테러를 감행하는 무장 세력이다. 다른 무장세력에 비해 생소한 이름이지만 최근 이란 당국의 강경 탄압으로 인해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대선 문제로 몸살을 앓은 이란이 준달라를 탄압하면서 더 위험한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수니파 아랍민족이 주축인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시아파 페르시아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7000만 인구 가운데 수니파 발루치족은 1~3%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로이터는 최근 유엔 보고서를 인용, “수니파 발루치족이 거주하는 시스탄 발루치스탄주는 이란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평균 수명도 가장 짧고 성인 문맹률도 가장 높다. 물 부족 문제나 보건 문제 등 심각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준달라는 2005년 무차별 테러를 본격화했다. 최근 이란 당국이 준달라 반군 13명을 처형한 것도 바로 지난 5월 이들이 시스탄 발루치스탄주의 주도 자헤단에서 감행한 시아파 사원 테러에 대한 응징이었다. 하지만 준달라 부상의 직접적 원인은 바로 이란의 강경 탄압 때문이란 분석이다. 준달라는 2003년 발족됐지만 분리주의가 강력하게 먹혀들지 않았을 뿐더러 무기나 마약 밀수와 같은 불법 경제단체의 성격이 짙었다. 아마디네자드 정권이 임기 동안 반정부 정서가 깊어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탄압을 계속하자 자연히 이들의 결집력이 높아졌다. 로이터는 미국의 반테러리즘 센터의 크리스 잠벨리스의 말을 인용, “이들의 저항은 더욱 격렬해져 시스탄 발루치스탄 외부에서도 테러를 할 수 있다. 최근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준달라가 같은 수니파 세력인 알 카에다나 탈레반과 손을 잡는다면 중동뿐 아니라 지구촌 안보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준달라에는 1000명 이상의 무장 군인이 있고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과 깊은 연계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준달라의 국내 테러가 국제적으로 확대된다면 아마디네자드 정권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KT “중도개혁 노선”… 민노총 위축

    KT “중도개혁 노선”… 민노총 위축

    3만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는 KT 노조가 17일 민주노총을 탈퇴함에 따라 민주노총의 위상이 약화될 전망이다. 올 들어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그랜드힐튼호텔 노조가 잇따라 민노총을 탈퇴한 데다 서울메트로 노조 집행부도 탈퇴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결정된 것이어서 파급력은 더 크다. 올해 상반기에만 민노총을 탈퇴한 노조가 10여개에 이른다. KT 노조는 특히 한국노총에도 가입하지 않는다고 천명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노동운동을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노총 “사측 개입땐 불매운동” KT 노조는 조합원이 3만여명으로 민노총 산하 기업 노조 가운데 3번째로 크다. 민노총 전체 조합원(약 66만명)의 4.5%를 차지할 정도다. KT의 탈퇴로 민노총 산하 정보기술(IT) 산업연맹은 와해 직전에 내몰렸다. IT연맹은 전체 조합원이 3만 7000여명으로 대부분 KT노조원으로 구성됐다. 민노총이 지난 16일 “사측이 조합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선택을 보장하지 않고 투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불매운동을 포함,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위기의식이 컸기 때문이다. 더욱이 KT는 국가 기간통신망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민노총이 벌이는 총파업에 합류할 경우 사측은 물론 정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하지만 일각에선 KT의 탈퇴가 민노총의 규모를 위축시키겠지만 실질적인 투쟁력을 저하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KT 노조가 13년간 민노총에 소속됐었지만 온건파가 계속 집행부를 장악해 파업 등 노사분규와는 거리가 멀었고, 이미 오래전부터 탈퇴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민노총 우문숙 대외협력국장은 “KT가 민영화됐지만 애매한 공공부문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현 정권이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때문에 결국 사측과 함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노조 “정치투쟁 지양할 것” KT 노조는 “극단적인 대립과 정치투쟁을 지양하고 조합원의 실익을 중시하는 중도개혁 노선에 기반한 노동운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반정부 운동이나 노동악법 철폐, 비정규직 폐지 등과 같은 큰 ‘담론’보다는 사측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가며 정규직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창구 오달란기자 window2@seoul.co.kr
  • 라프산자니, 이란 개혁파 재결집시키나

    개혁 진영의 대표적인 지도자이자 지난달 실시된 이란 대선에서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를 지지했던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17일 이란 대중 앞에 섰다. 이날 설교가 흩어진 개혁 진영을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프산자니는 이날 “우리는 적들이 시위자들을 감옥에 집어넣고 우리를 비난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면서 “시위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 부정선거 시비가 제기된 지난 6월12일 대선과 관련, 공개 토론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프산자니의 연설은 하메네이만큼 파괴력을 지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날 연설은 사실상 와해된 시위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기름을 부을 수도 있을 만큼 이란 개혁 진영 움직임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목을 끌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날 라프산자니의 연설이 반정부 세력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또 일부는 이날 연설이 개혁 진영을 결집,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대비하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다. 이날 연설에는 무사비 전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법적 통로가 다 차단된 만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당선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그를 지지하는 개혁 진영에서는 아마디네자드에 대항할 정당 창당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데 현 정부가 불법적으로 들어섰다고 규정하고 있는 무사비가 선택하기에는 어려운 카드라는 지적도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란 反정부 시위 재점화

    대선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며 빚어진 이란 반정부 시위사태가 12일로 한 달을 맞는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들의 저항에 이란 정국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란 여성 ‘네다’의 죽음으로 정점을 찍었던 시위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 9일 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시 점화됐다. ●경찰, 시위대 테헤란대학 진입 원천봉쇄 AP통신 등은 1999년 학생 시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 모인 수천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소강 상태의 반정부 운동에 다시 불을 지핀 시위자 대부분은 젊은 층이었다. 경찰은 이날 테헤란대학을 둘러싸고 학내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 1000여명을 원천봉쇄했다. 앞서 테헤란 당국은 학생 시위 10주년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진압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99년 학생 시위는 바시지 민병대가 시위 진압과정에서 테헤란대 기숙사를 습격, 학생 1명이 사망하며 촉발됐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단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수십만명에서 수백~수천명으로 줄어든 시위 규모로는 당국의 강경진압에 맞서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혁명, 사회 저층에 못 미쳐 한계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달간 계속된 저항에도 개혁파 후보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전면 재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른바 ‘트위터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인터넷이 시민운동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역설적으로 시위가 도시와 젊은층에 한정됐었음을 의미했다. 농민과 빈민 등 사회 저층으로 확산되지 못한 시위는 아마디네자드의 지지층이 여전히 견고함을 반증하기도 했다. 반면 미르 호세인 무사비 등 개혁세력이 보여준 리더십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란 개혁파에 대한 서방의 기대 역시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개혁 세력 역시 핵문제 등에서 현 정권과 기본적인 태도는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파와즈 게르게스 사라로렌스대학 중동학 교수는 “핵 개발은 모든 대선 후보가 지지했던 사안”이라며 “이란은 핵보유를 통해 자국이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권위가 상처를 입는 등 정치지형에 균열이 일어났다. 하지만 시민들이 만들어준 변화의 가능성을 개혁세력이 어떻게 계승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잘 가오, 그대” 수만개 노란·검은 풍선물결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잘 가오, 그대” 수만개 노란·검은 풍선물결

    “노무현 영가(靈駕)는 이런 좋은 의지와 업을 간직해 내생에는 부디 좋은 곳에 다시 오기를 바라며, 다시 정치를 하게 된다면 좋은 업적을 남기길 바랍니다.” 1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사자바위 아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장식장. 고인의 극락왕생을 비는 설법이 이어졌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는 영상이 나오자 숙연했던 식장은 흐느낌과 눈물바다로 변했다. ●49재 및 추모문화제 열려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봉화산 정토원 법당에서 권양숙 여사, 노건호씨와 정연씨 부부 등 유가족,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문재인·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인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9재를 올렸다. 49재는 천수경과 지장경 독송 등 의식으로 2시간10분 동안 진행됐고, 조계사 주지인 세민 스님이 설법을 통해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같은 시간 해인사도 49재를 열고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법문을 했다. 또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봉하마을 광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는 추모문화제 ‘잘 가오, 그대’가 열렸다. 정태춘·박은옥, 노래를 찾는 사람들, 전경옥의 노래를 비롯해 하림(하모니카), 신지아(아코디언), 금관5중주의 연주 및 백무산 시인의 시와 배우 오지혜·권해효의 내레이션이 이어지며 고인을 기렸다. 안장식은 낮 12시 사자바위 아래에 조성된 묘역에서 진행됐다. 유골이 담긴 백자합이 납골묘에 안장되자 추모객들의 흐느낌이 터졌다. 안장식에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씨 등 시민대표 14명도 나와 고인을 추억했다.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을 보기 위해 식장 내부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아선 행사진행 요원들이 진땀을 흘렸다. 행사장 출입이 초청인사 등 일부에 한해 허용되자 이모(63·여)씨는 “광주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아침부터 왔다.”면서 “정토원도 막아서 못 갔는데, 대통령을 보내는 늙은이의 안타까운 심정을 봐서라도 들여보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수만개의 노란색과 검은색 풍선들이 물결을 이뤘다. 추모객들도 티셔츠나 모자, 손수건, 머플러 등을 대부분 노란색으로 착용해 조의를 표했다. ●전국 사찰과 시민분향소 추모 행렬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고인의 추모사진집을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 카페 회원들은 모금을 통해 ‘사랑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라는 제목의 추모사진집을 펴내 안장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에게 나눠 줬다. 75쪽 분량으로 CD 케이스 크기의 이 추모사진집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년 시절을 비롯해 대통령 재임 및 퇴임 이후 생활 등을 담은 사진 100여장이 담겨 있다. 조계사와 화계사 등 서울시내 주요 사찰에서도 마지막 재가 봉행됐다. 또 부산, 청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 임시로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수유동 화계사의 주지 수경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비극성을 극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인욕(고통과 번뇌를 참는 불교 수행법)을 통해 번뇌를 지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의 서거 직후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던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촛불시민연석회의 관계자 등 6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오후 3시부터 49재를 열었다. 충북에서는 청주시 상당공원에 고인의 추모 표지석을 건립하려는 것을 놓고 시민단체와 청주시 간에 갈등을 빚었다. 이날 추모 분위기는 밤새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찰의 우려와 달리, 조문객들은 차분하게 고인의 넋을 기린 뒤 귀가했다. 전국종합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강경진압 핵심배후는 하메네이 아들?

    이란 반정부 시위대 강경 진압 핵심에는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아들이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 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메네이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상당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시위 국면에서는 최정예 군부대인 혁명수비대에서 바시지 민병대까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반정부 인사들은 모즈타바를 아버지의 ‘게이트키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사상 못지 않게 보안과 정보가 중요해진 이슬람 혁명 이후 은둔 생활을 하며 정치적 감각을 키워왔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강경 보수파인 그는 차기 최고 종교지도자를 노린다. 아버지 하메네이가 2005년과 올해 대선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를 지지했던 이유로 그가 종교계 인물이 아니라 아들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40대에서 50대 초반으로 알려진 모즈타바는 뭍밑에서 정치적 입지를 쌓아왔다. 그러다 지난 2005년 대선에서 아마디네자드를 밀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기 최고 지도자가 되려면 극렬한 반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지도자 선출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아버지의 최대 경쟁자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야망을 가진 하메네이 아들은 모즈타바뿐만이 아니다. 성직자로서 자격도 분명치 않다. 워싱턴 근동정치연구소 이란 전문가인 메흐디 칼리지는 “그는 집에서 정보기관 요원들에 둘러싸여 성장했다.”면서 “성직자 복장을 하고 다니지만 그는 성직자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란 개혁파 ‘30년 神政’ 칼 대나

    부정선거 의혹으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 여파가 현 정치체제에 대한 개혁 움직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혁명을 통해 국교인 이슬람교와 민주주의를 결합하는 독특한 신정(神政) 정치 체제를 수립했었다. ●“최고지도자 군통수권 제한해야” 25일 아랍권 신문인 알 샤르크 알 아우사트에 따르면 이란 개혁파 진영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권력을 제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신문은 한 이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개혁파 동맹이 최고 지도자의 절대 권력을 제한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개혁파 동맹에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비롯해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과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 시아파 이슬람 성지 콤 출신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최고 성직자 회의의 수장인 라프산자니는 콤에서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하메네이를 의회에 출석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권력을 견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군통수권을 보유하지 않은 채 체제만을 감독하는 식으로 권력이 축소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최고 종교지도자가 군통수권자와 1인 최고법원의 역할을 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지만 이번 시위를 계기로 최고 지도자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G8, 이란정부 규탄 공동 성명 개혁파에 대한 강경 탄압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전날 이란 당국은 무사비 전 총리를 만난 교수 70여명을 체포했다. 이에 무사비 전 총리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란 당국이 대선 결과에 대한 반발을 꺾기 위해 나를 비방하고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란 국민의 권리를 요구하는 데서 물러설 뜻이 없다.”고 결의를 천명하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의 압박 수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요 8개국(G8)은 25∼27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리고 있는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공동의 입장을 채택하고 핵협상 재개를 주장했다. 프란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란 언론들은 지난 23일 열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 축하 행사에 의회 의원 290명 가운데 알리 라리자니 의장을 포함, 185명이 불참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위상이 위축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란의 이슬람정권은 위기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겠지만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서방으로부터의 고립은 더 깊어지고 국내 리더십도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란시위 정치지형 변화 새 변수로

    2주간 계속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강경대응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혼란을 낳은 이번 사태는 이란 국내외 정치지형에 상당한 여진을 남길 전망이다.●시위 여파 국내정치 지형변화 예고국내 정치의 변수 중 하나는 전문가회의 의장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다. 전문가회의는 최고 지도자를 선출·탄핵할 수 있는 ‘명목상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물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탄핵당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전문가회의를 등에 업고 라프산자니가 하메네이를 압박한다면 최고 지도자로서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손상될 것이 자명하다.의회도 또 하나의 변수다. BBC방송은 이란 의회가 보수파가 다수임에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개혁파와 현 정부에 비협조적인 보수 정파가 약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회가 오는 7월26일부터 진행되는 신임 내각 인준 과정에서 시위 진압 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현 정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이번 반정부 시위가 향후 파업 등 다른 형태의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특히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팔레비 국왕을 몰아낸 바자르 상인들까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란 정부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아마디네자드, 오바마 맹비난국외적인 관심사는 여전히 핵 문제이다. 서방 국가들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이번 사태가 이란의 핵 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까닭이다. 일단 아마디네자드 정권은 시위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핵 개발’ 카드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위로 인해 정국 주도권 획득에 부담이 커진 아마디네자드 입장에서 국민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는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시위로 인해 이란 당국이 핵문제 등을 통해 미국에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아마디네자드 정권이 시위 탄압을 규탄하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보수층 결집 효과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5일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겨냥, 비난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만일 이것이 당신의 입장이라면 서로 논의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이경원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이란시위 검거자 특별법정 세운다

    대선 결과 무효화를 주장하며 열흘 이상 계속된 이란 시위가 정부의 강경 진압 조치로 소강국면으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시위현장에 바시지 민병대와 최정예 혁명수비대까지 동원하자 시위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광장과 거리에 집결하는 대신 포스터를 내걸고 옥상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차량 전조등을 켜는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국영TV “서방언론 영향으로 사태촉발”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시위대를 압박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선거 무효화를 주장하다 검거된 시위자들의 재판을 전담하는 특별법정을 열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슬람 공화국 탄생 이래 발생한 최악의 폭동에 대해 법정이 교훈을 가르쳐 줄 것”이라는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이란 국영TV 등의 매체를 통해 이번 시위사태가 VOA와 BBC 등 미국과 영국 언론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주장하는 선전활동도 펴나가기로 했다. 또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준법을 강조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시위 위축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선거 후폭풍의 구심체였던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소극적 역할론이 지적되기도 한다. 순교자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총파업 등 대대적인 시위를 촉구했던 무사비가 최근 민병대의 발포로 시위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민병대를 ‘형제’로 표현하며 평화시위를 요구하자 지지자들이 방향을 잃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관된 시위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무사비의 행보가 개혁파 내부마저 온건파와 급진파로 분열시키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시위 희생자 대규모 추모집회 예고표면적 시위양상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재선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가운데 무사비 전 총리 측은 부정선거와 관련한 3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하며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관리위 위원들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지지자로 구성됐다. 참관 투표 용지는 이례적으로 투표 당일, 그것도 일련번호도 없이 인쇄됐으며 유효 투표용지임을 표시하는 도장도 개표소 숫자보다 많다. 투표 전 각 후보측 참관인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이 봉인됐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아마디네자드를 찍은 투표 용지가 처음부터 투표함에 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또 여러 투표소에서 참관인 없이 투표가 진행됐고 참관인 입장을 불허한 개표소도 있었다. 또 대선 후보였던 메흐디 카루디 전 의회의장도 25일 시위 희생자들을 위한 대규모 추모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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