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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아]LP판 수집광 모임

    [마니아]LP판 수집광 모임

    “미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는 마니아들에게는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놓는 일도 제법 많다. 대표적인 게 사라져가는 물건을 좇아 다니는‘고물 마니아’.그 가운데서도 LP레코드판을 모으는 마니아들이 단연 손꼽힌다.카세트테이프에 이어 등장한 CD에 밀려나면서 음반시장에서는 자취를 감춰버린 지 이미 오래다.이 때문에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아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1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을지로 7가 동대문운동장 풍물시장. 전기기구 판매점과 옛날자장면 등을 파는 포장마차 옆 음반노점에는 한 남성이 쪼그리고 앉아 LP판 상자들을 뒤적거리고 있었다.대부분 20∼40년이나 묵은 레코드판들이다. ●낡은 LP판 찾아 삼만리 송파구에서 왔다는 대학생 이준혁(26)씨가 1000여장 되는 LP판을 뒤진 건 벌써 두 시간째란다.손수건을 미처 가져오지 못했는지 휴대용 화장지로 코끝에 떨어져내리는 ‘닭똥’같은 땀방울을 연신 훔쳐냈다. 진열된 LP판은 통기타가수 송창식의 1986년판 ‘참새의 하루’(한국음반), 90년 32세로 요절한 언더그라운더 김현식의 6집이자 91년판 마지막 미완성 앨범(동아기획) 등등…. 종이로 된 레코드판 케이스 모퉁이가 너덜너덜해져 스카치테이프로 땜질한 것들이라 걱정스러울 텐데도 덩치 큰 주인 김모(55)씨는 그다지 기분 나쁘게 여기지는 않는다.담배연기만 내뿜고 있었다.중고(中古)여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마음에 와닿는 것들을 골라내기까지 주물럭거리기 십상인 마니아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씨는 1000여장을 일일이 꺼내본 뒤 30여장을 골라냈다.그러나 아니나 다를까.애써 골라낸 것들 가운데 몇몇은 다시 집어넣나 했더니 대신 다른 것들을 잡았다.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멈칫거리기를 되풀이하다 22장을 들고 지갑을 꺼냈다.이 때가 오후 7시30분쯤이니 장장 3시간이나 쪼그린 채 있었던 것이다. 그는 “전문판매점이 아닌 노점이라 한 장에 무조건 1000원 하는 곳”이라면서 “하지만 싼 맛에 오는 게 아니라 좋은 판을 건질 수도 있어 좋다.”고 만족스런 얼굴로 말했다. 주인 김씨는 “십수년 지나는 사이에 ‘껍데기’가 헤져 테이프를 붙였을 뿐 질(質)은 최상급”이라면서 “물건의 가치를 알고 단골로 찾아오는 한 대학교수는 시장판에서 이처럼 좋은 물건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우린 마이너가 아니다” “지글지글거리는 소리에 미쳐보지 않은 사람은 날로 편리해져가는 음반시장 속에서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는 LP마니아들의 마음을 알 수 없죠.”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 향수가 묻은 물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축이다.턴테이블에 올려 소리를 재생하는 게 흔히 말하는 레코드판이다.가늘게 파인 홈을 따라 바늘이 긴 시간동안 음악을 들려준다는 뜻에서 ‘Long Play’라고 부르게 됐다.판이 긁히기라도 하면 바늘이 홈을 넘지 못하고 일정한 구절만 자꾸 되풀이되는 것도 LP에나 있는 추억이다.다시 일기 시작한 LP붐은 ‘IMF’로 불리는 경제난 이후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복고 문화의 거센 물결 탓이다.수집광이 늘자 최근에는 유명 가수들 사이에 리메이크 붐으로 이어져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수집 마니아들은 주로 청계천이나 회현동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청계천에서 중고 음반점을 운영하는 최모(39)씨는 “5년 전부터 일본 사람들이 신중현 등 우리나라 가요 음반을 고가로 구입을 하면서 귀한 LP음반의 가격이 급등했다.”고 귀띔했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LP판 동호회는 서울만 20여개다.한 동호회에 200∼300명,많게는 1만여명에 이른다니 합치면 모두 10여만명은 된다고 동호인들은 주장한다.청계천,회현동 외에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마니아 역시 급증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9) 숨겨진 하천을 찾아서(上)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9) 숨겨진 하천을 찾아서(上)

    금강모치,열목어,쉬리,어름치,갈겨니,버들가지…. DMZ 깊은 계곡에 속살을 숨기고 흐르는 하천은 생태계의 보고(寶庫)다.수십년 동안 사람의 간섭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화해 온 덕분이다.이들 하천 가운데 강원도 인제군 성내천의 생태는 특히 압권이다.미확인지뢰 지대여서 남방한계선 철책선(수문)에서 하천을 따라 20여m 정도만 조사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서식 환경과 희귀어류 10여종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열목어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는가하면 금강모치와 쉬리,어름치 등이 취재팀의 채집 그물망에 수시로 올라왔다.성내천은 아직까지 생태전문가들의 발길조차 닿지 않은,DMZ 인근의 대표적인 ‘숨겨진 하천’이다. ●성내천은 물고기의 보물창고 성내천금강모치의 유영(游泳)은 장관이었다.7∼8㎝쯤 자그마한 몸집이지만 담황색 빛깔이 다부진 인상을 준다.등쪽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은빛·금빛 반점들이 햇살에 반사돼 마치 금강석을 뿌려 놓은 듯하다.번식기를 맞은 한떼의 금강모치가 여울의 자갈 위를 휘젓고 노니는 모습에 경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금강산 계곡에서 처음 발견됐기 때문에 금강모치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하지만 눈부시게 반짝이는 모습 때문에 붙여진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심산유곡에서만 서식하는 우리나라 고유어종으로 개체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귀한 물고기다.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걸까.얼룩배기 지느러미를 달고 은색과 흑갈색,오렌지색의 번쩍이는 비늘로 치장한 쉬리도 많이 발견됐지만 금강모치의 단아하면서 품위를 잃지 않는 자태에는 비할 바 못된다. 두타연에서도 발견된 열목어도 쉽게 눈에 띈다.몸에 얼룩얼룩 흑갈색 점을 붙인 한 뼘 이상 됨직한 녀석들이 남방한계선 철책 수문 아래 물길을 따라 유유히 오가는 폼이라니…. 성질 급한 냉수성 어종의 특성 때문이겠지만 채집 그물망에 잡혀 펄떡이는 녀석들의 싱싱함에서 DMZ 물고기의 자유분방함이 배어 나온다.긴장 속에 경계근무에 나서는 얼룩무늬 복장의 우리 장병들의 모습이 열목어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수문을 경계로 하천 상·하류의 작은 소에는 40∼50㎝짜리 큼직한 열목어들이 서식하며,해가 지면 어슬렁어슬렁 나들이를 나옵니다.” 초병들의 귀띔이다.녀석들은 아마 그 큰 덩치로 성내천 물속 세계를 평정하고 있는가보다. 성내천에는 이밖에 냉수성 어종은 아니지만 새코미꾸리,배가사리,가는돌고기,모래무지,돌매자,꺽지 등도 채집된다.수문 주위에는 이런저런 물고기들이 어우러져 말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다.그만큼 서식 환경이 다양하고 좋다는 증거다. 하천의 폭은 10m에 불과하지만 물살이 빠른 곳과 느린 곳,여울지는 곳,물길이 머물며 소를 이룬 곳,깊은 곳과 얕은 곳이 고르게 있다.바닥도 모래와 자갈,바위층으로 다양하다.오염되지 않은 물속 자갈과 바위 밑에는 날도래유충과 잠자리유충,강도래유충,플라나리아 등 물고기 먹잇감들이 너댓마리씩 붙어 기어 다닌다.유충의 개체 밀도는 일반 하천보다 2∼3배는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하천변에는 가래나무와 신갈나무가 물속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물고기들이 번식하고 살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짝짓기철 물고기 사랑행위로 시끌 건강한 하천 속에는 산란기를 맞은 물고기들의 움직임도 바쁘다.6월 중순,취재팀이 하천을 찾은 시기가 짝짓기 철이다보니 채집되는 물고기 가운데 배가사리와 모래무지는 주둥이가 하얗게 변하며 튀어나오는 2차 성징을 보였다.떼지어 요란스레 짝짓기하는 금강모치를 비롯해 주둥이를 흉물스레 바꾸면서까지 짝짓기에 나선 물고기들로 6월의 성내천은 그렇게 시끌벅적했다.물고기들만의 천국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DMZ내 군사분계선을 따라 동으로 흐르다 남쪽으로 물길을 잡은 성내천은 제4땅굴이 하천 밑바닥을 아리게 뚫고 지날 때도 숱한 어종들을 품고 말없이 그렇게 남으로,남으로 흘렀으리라.성내천 곳곳에 상흔처럼 남아 있는 녹슨 지뢰와 포탄 껍질 그리고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두꺼운 철문을 훌훌 걷어내고 물고기들이 좀 더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는 날은 언제쯤이면 올 것인가.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전문가 칼럼 성내천은 소양호로 유입되는 인북천의 지류로,길이가 고작 4㎞ 남짓한 매우 작은 하천이다.을지전망대에 올라 북녘 산하를 굽어보니 멀리 물 흐름은 보이지 않지만 성내천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성내천에서는 갈겨니,쉬리,모래무지,금강모치,참종개,꺽지,열목어,가는돌고기,새코미꾸리,배가사리,그리고 어름치 등의 11종이 채집되었다.짧은 시간에 좁은 공간에서,그것도 하천 최상류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풍부한 개체수다. 군인들의 말에 의하면 미유기의 서식도 추정되었으나 채집을 하진 못했다.직접 포획한 11종 가운데 쉬리와 금강모치,참종개,꺽지,가는돌고기,새코미꾸리,배가사리,어름치 등 8종은 한반도 고유어종이다.고유어종(endemic species)이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한반도)에만 살고 있는 물고기를 말한다.특산종이란 말을 쓰기도 하지만 고유종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특히 금강모치,어름치,배가사리는 한강과 금강의 최상류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서식해 왔다.어름치와 배가사리는 금강에서는 이미 절멸되었으며 어름치는 최근 인공 부화를 통한 복원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검은색 줄무늬가 특이한 어름치(천연기념물 제259호)는 산란철에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자갈을 물어다 산란탑을 쌓는 독특한 습성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새코미꾸리는 한강과 낙동강에서만,가는돌고기는 한강에서만,금강모치는 한강 상류와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의 상류 그리고 금강의 상류인 덕유산 계곡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어종이다.금강모치는 버들치와 유사한 종이나 등지느러미에 검은색 반점이 있고 몸 측면에 황금색(주황색) 세로줄이 있어서 차이가 난다.물속으로 들어가 금강모치를 보면 찬란한 그 빛깔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유어종이면서 한 지역에 극히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종들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담수어류는 하천이라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서식하고,물줄기를 따라서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물고기 종들의 분포와 다양성은 지질사적인 측면뿐 아니라 생물학적 자연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된다. 어떤 지역의 높은 생물 다양성은 잘 보전된 생태계의 질적인 면을 반증한다.한반도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성내천 보전의 필요성이 더욱 높은 이유다. 심재환 서강정보대학교수
  • 성동구 직원들 ‘새청사 증후군’

    서울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직원들이 ‘새집 증후군’을 앓고 있다. 새청사로 이사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왠지 모르게 곳곳에서 새가구 냄새,페인트 냄새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직원들은 하루종일 문을 활짝 열어놓고 일한다.여직원 등 민감한 직원들은 두통이나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청사 6층에 근무하는 김모(7급)씨는 “새청사 입주후 팔,다리,얼굴 등에 약한 가려움증과 반점 등이 생겨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50대 직원은 “창문을 열어놓고 근무하지만 오후가 되면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한영 성동구 부구청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실태를 파악한 후 적절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공짜라도 싫어” 중국집 군만두에 불똥

    “이제는 냉동만두뿐 아니라 중국집 군만두도 믿는 사람이 없어요.완전히 만두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니까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중국음식점 안동장 주인 김모(33)씨는 종업원이 배달나간 뒤 10분쯤 지나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서비스로 갖다준 군만두를 진짜 먹어도 되느냐.”며 몇차례나 되물었다.김씨는 “안심하시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 눈치였다.”면서 “중국집 6년 만에 공짜 서비스로 항의를 받기는 처음”이라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썩은 무를 넣은 ‘쓰레기만두’ 파동이 엉뚱하게도 중국음식점까지 번지고 있다.중국음식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가 천덕꾸러기가 된 것이다.서비스로 배달된 군만두가 포장도 벗겨지지 않은 채 되돌아 오기도 한다. 구로구 온수동에서 무진장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한표(여·41)씨는 “보통 하루에 10개 정도 군만두 주문이 들어오는데 오늘은 주문이 하나밖에 안 들어왔다.”면서 “배달된 군만두가 그냥 돌아오는 판에 만두를 돈내고 사먹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집들이 고심하는 것은 “우리 군만두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한 중국집 주인은 “물만두는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지만,군만두는 상당수 중국집이 외부에서 공급받아 쓰고 있다.”면서 “중국식 군만두는 돼지고기와 부추·양파·생강 등이 주재료이지만,최근에는 무말랭이도 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중국관을 운영하는 이남수(46)씨는 “배달가면 손님들이 ‘만두 속은 뭐냐.’며 농반진반으로 이야기를 꺼낸다.”면서 “서비스가 오히려 중국집 이미지를 해치는 건 아닌지 고민중”이라고 했다.그는 “손님들이 반응이 계속 이러면 주방장과 의논해 다른 서비스거리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국집들도 고민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동네 중국집에서 제공되는 군만두의 단가는 800원 정도.당장 떠오르는 건 요구르트나 콜라 정도지만 군만두 한 접시가 주던 만족도를 대신할 수 있을지는 비관적이다. 그러나 이번 ‘만두 사태’를 즐기는 중국음식점들도 없지 않다.학생들이 주요 고객인 학교 앞 중국집들이 여기에 속한다.종로구 성균관대 앞에서 A반점을 운영하는 서모(43)씨는 “사실 군만두만 따로 시키는 손님은 드물다.”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나쁠 건 없지 않겠느냐.”며 미소지었다. 한 중국집 주인은 “유통기간이 몇달씩되는 냉동만두와 달리 중국집 만두는 냉장상태로 공급받아 바로 소화한다.”고 강조하고 “적어도 오늘부터 공급받는 중국집 만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파동이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문화상품권 1억장 팔렸다

    문화상품권이 국내 상품권 중 최단기인 발행 6년 만에 1억장(5000억원)이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문화진흥(대표 김준묵)은 8일 “98년 3월 문화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해 첫해 210만장(105억원),99년 760만장(380억원),2000년 1330만장(665억원),2001년 1700만장(850억원)을 판매한 데 이어 7일까지 1억장이 팔렸다.”고 밝혔다.연간 판매량은 3000만장(1500억원),연간 사용자는 1000만명 이상으로 국내 최대다.도서상품권은 10년 만에 1억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1억장을 쌓으면 63빌딩 38배 높이가 되고 한 줄로 놓으면 경부고속도로를 18번 왕복하는 길이가 된다고 한다.펼쳐 놓으면 한반도 면적의 절반을 넘는 물량이다.7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영화 관람료로 환산하면 7200만명 분이고,1만원꼴인 음반(CD)으로 환산하면 5000만명이 1장씩 산 셈이다. 문화상품권은 단가가 1만원 이하인 소액 상품권으로 도서구입,영화·공연관람,음반구입,비디오 구입 및 대여,놀이공원 이용,프로야구·농구 등 스포츠 관람 등에 쓰인다. 전국 서점 5000여개,영화관 250여개,음반점 3000여개 공연장 250여개 등 전국적으로 200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전국 주요서점이나 음반점,기업·경남·제일은행 각 지점과 육군복지단(PX),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국문화진흥은 1억장 판매를 기념해 기념 상품권 400만장을 발행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인다.기념 상품권 뒷면에 나와 있는 간단한 퀴즈를 맞히면 세계여행권,1년 영화관람권,뮤지컬 초대권 등 푸짐한 선물을 받을 수 있으며,젊은 세대를 위한 ‘이 시대 최고의 컬티즌,디카 콘테스트’도 실시한다.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문화상품권 공식 사이트 컬처랜드(www.cultureland.co.kr)에 접속하면 된다. 한국문화진흥의 김준묵 대표는 “경기불황으로 중저소득층의 문화생활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화상품권 발매가 늘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일반인들이 문화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적은 돈으로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상품권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건강칼럼] 햇빛 알레르기 치료보다 예방

    여름에 호러물이나 공포 영화가 인기를 끄는 까닭은 뭐니뭐니 해도 더위를 식히는 서늘함이다.몇 해전 봤던 ‘디 아더스’라는 영화도 더위를 가시게 한 ‘서늘한 영화’로 기억된다. 반전도 기막혔지만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 속 아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질환이었다.햇빛을 보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고,수포로 발전해 생명까지 앗아갈 수도 있다는 병,추측컨데,햇빛 과민성질환이 아니었을까 싶다.태양광선 중 자외선은 사람의 피부에서 다양한 광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킨다.햇빛에 타 피부가 붉어지거나 붓고 색이 변하는 것이 좋은 예다. 햇빛 알레르기 역시 햇빛에 대한 이상반응으로 자외선이 원인인 경우와 체내에 흡수된 약물 또는 피부에 바른 화장품의 특정 성분이 자외선과 반응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단순포진,수두,주사,홍반성 낭창,아토피 피부염 등은 햇빛에 의해 악화되기도 한다.가려움증과 함께 붉은 반점과 좁쌀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며,증상이 반복되면 피부가 가죽처럼 두껍고 거칠게 변하기도 한다.이런 정도라면 심각한 햇빛 알레르기라고 봐야 한다. 이처럼 햇빛에 민감한 사람은 필요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거나 모자,양산 등으로 신체의 노출을 막는 것으로도 과민반응의 발현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물론 치료법도 있다.가벼운 홍반이나 발진 정도라면 간단한 치료로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으며,진물이나 물집이 잡히고 피부가 가죽처럼 두꺼워진 경우라도 기간의 문제일 뿐 원인만 알면 의학적 대책이 없지는 않다.그러나 병은 치료도 좋지만 아예 안 만드는 게 상책이다.남들은 더위를 잊겠다며 일부러 공포영화를 찾지만,햇빛 자체가 두려운 이들에겐 여름이 바로 ‘호러’다.누구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은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예방과 꾸준한 치료만이 비결이라는 햇빛 알레르기,조심 또 조심하는 것만이 여름을 편하게 나는 지혜 아닐까.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이상준 원장˝
  • 美오렌지 수입금지

    국내 오렌지 수입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산 오렌지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돼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처음이다. 국립식물검역소는 27일 미 캘리포니아 툴레에와 프레스노 카운티에서 생산된 오렌지에서 검역규제 병원체인 ‘셉토리아 시트리’가 검출돼 두 지역으로부터의 오렌지 수입을 28일 선적분부터 금지하기로 했다.현재 운송 중인 물량은 통관 때 정밀검사를 실시,병원체가 검출되면 전량 폐기할 예정이다.판매 중인 오렌지는 검사를 마친 것이어서 식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 셉토리아 시트리는 곰팡이균의 일종으로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국내에 유입되면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의 중요 소득작물인 감귤과 유자 등에 반점을 생기게 하고 짓무르게 해 낙과,품질저하 등의 피해를 준다. 김경운기자 kkwoon@˝
  • 지자체 축제의 향연속으로…

    지방자치단체마다 봄맞이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총선기간 중 후보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아와 ‘본색’을 드러낼 것을 우려해 미뤄온 행사다.지자체는 선거로 인해 행사준비기간이 충분했던 만큼 내실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문화·체육행사 잇따라 서울 도봉구는 다음달 1일 성균관대 운동장에서 구민체육대회를,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솔바람 가요제’를 각각 열기로 하고 오는 24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다음달 7일에는 도봉산 등반대회를 열어 봄기운을 만끽한다. 강북구도 다음달 1일 오동근린공원내 구민운동장에서 ‘구민대화합 문화체육한마당’ 행사를 갖는다.주민 5000여명이 참가해 줄다리기,외발싸움,5인6각 경기 등 9개 종목에서 왕중왕을 겨룬다.17개 동 대표들이 노래솜씨를 뽐내는 무대와 군악대·태권도단 시범도 있다.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진공청소기·자전거 등 푸짐한 선물도 준다.마포구는 어버이날인 다음달 8일 어버이와 어린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대축제’를 연다.어린이가 행복해야 어른들도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에서다. 경남 울주군도 해마다 군민의 날(4월15일)에 펼쳐온 군민체육대회를 올해는 오는 24일 개최한다.주민 5000여명이 참석해 각종 놀이행사와 함께 읍·면 대항 체육경기 등을 가질 예정이다. ●환경도 생각합시다 환경보전 행사도 눈에 띈다.서울 구로구는 오는 22일 도척교 아래 축구장에서 ‘안양천살리기 한마음대회’를 연다.구는 이날 도심을 가로지르는 안양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척교∼신천교∼목동교∼양평교 구간에서 10㎞ 단축마라톤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는 24일 인천대공원에서 ‘푸른 지구로 펼쳐지는 미래’라는 주제로 지구의 날 행사를 갖는다.주제에 부합되는 시민참여 행사로 자동차 부수기 퍼포먼스,짚풀공예 체험,유기농 먹을거리 시식,재활용 녹색가게,도전 환경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주민화합 전통 지역축제 제주도 남제주군은 오는 25일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변 일대에서 ‘고사리꺾기대회’를 개최한다.관광객 등 2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는 고사리 다수확상 시상,고사리 요리경연,제주전통옹기 제작시연 등이 다채롭게 전개된다. 다음달 1∼2일 제2회 ‘제주 도새기(돼지)축제’가 북제주군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린다.제주산 청정 돼지고기 홍보를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돼지몰이,돼지달리기,예쁜 돼지 선발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곳을 찾으면 돼지고기 떡갈비,어린이용 돼지고기 튀김,돼지고기 양배추말이 등 250가지에 달하는 돼지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제19회 수달래제가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주왕산국립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청송군 최대의 산악축제로 수달래에 얽힌 애틋한 전설의 주인공 ‘주왕’의 넋을 달래고,주민·관광객들의 안전과 무사고를 비는 자리이기도 하다. 수달래꽃은 중국 후주(後周)의 주왕이 후주천왕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왕산으로 쫓겨와 신라 마장군의 철퇴에 맞아 숨질 때 흘린 피가 주방천을 따라 핏빛으로 피어났다고 전해진다.이 때문에 빛깔이 진하고 20여개의 붉은 반점이 있는 특이한 꽃이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부터는 주왕산 입구에서 청송문화원 여성합창단 연주회,농악 및 연예인 공연,캠프파이어,불꽃놀이 등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이때 500여개의 오색등과 ‘불꽃쇼’가 봄 정취 가득한 주왕산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부대행사로 산상연주회,청소년 댄싱한마당,암벽등반,산악구조 시범 등이 펼쳐지며 청송사기와 청송꽃돌,청송한지,청송옹기 등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내고장 배우기도 활발 경남 의령군은 호국·의병정신 계승과 군민화합을 다지기 위한 제32회 ‘의병제전’을 이번주 내내 개최한다.특히 올해는 곽재우 장군과 임진왜란 의병에 대해 체계적으로 재조명을 하는 ‘의병 학술토론회’도 열린다. 고성군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하이면 상족암 해변에서 제4회 ‘공룡나라 축제’를 갖는다.행사기간중 국내 최초의 공룡박물관과 공룡발자국 탐방로가 준공되고,‘2006 공룡엑스포’ 발대식이 열린다.공룡박물관내 영상관에서는 공룡의 세계를 다룬 입체영화 ‘Dino Island’를 볼 수 있으며,맞은 편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높이 24m,폭 31m의 공룡탑이 세워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상족암 해변에 조성되는 공룡발자국 탐방로(560m)는 화석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가 예상된다. 울산시 북구는 주민자치대학 제2기 강좌를 오는 28일부터 시작한다.매월 둘째·넷째 수요일 두 차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민자치대학은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시작했으나 올해는 총선 이후로 미뤄졌다.북구 김지호 자치행정과장은 “동 주민자치센터도 선거 때문에 각종 행사를 미뤄왔기 때문에 한동안 크고 작은 행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리 김학준·송한수기자 kimhj@seoul.co.kr˝
  • [건강칼럼] '무서운’ 스키장 햇빛

    겨울들어 주말마다 스키장을 찾는 회사원 이모(27)씨.하얀 설원을 누비며 스트레스는 말끔히 날려버리지만 거울 속 얼굴 곳곳에 생긴 기미 때문에 ‘세상에 마냥 좋기만 한 일은 없다.’며 씁쓸해 하곤 한다. 기미는 얼굴에 생기는 피부질환이다.불규칙한 갈색반점의 기미는 멜라닌색소가 피부에 침착해 생긴다.일반적으로 얼굴에 좌우대칭으로 나타나며 노출이 심한 뺨과 이마,윗입술과 코,턱 등에 특히 많이 생긴다. 기미를 생성하는 자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 광선의 일부로,멜라닌색소를 형성하여 기미,주근깨,잡티 같은 피부트러블도 유발한다. 특히 겨울철 눈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의 강도는 ‘별 것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여름철 한낮의 햇빛과 맞먹을 만큼 강하다.겨울이라도 스키 같은 야외활동 때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최근 ‘아멜란’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이 소개되면서 기미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서다. 아멜란 치료란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 효소의 작용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며,과도한 색소는 탈락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필링 치료가 아니어서 민감하거나 건조한 피부에도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는다.치료 후 피부 홍반 같은 부작용도 없어 곧장 일상생활이나 야외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미는 한번 생기면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사전조치가 중요하다.자외선과 ‘맞짱’을 떠야하는 야외활동이라면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 방어태세를 갖춰야 한다.특히 스키와 스노보드처럼 눈 위에서 즐기는 스포츠일 경우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을 골라 2∼3시간 간격으로 발라야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도 100% 방어는 어렵다.정말 피부보호가 필요하다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스키를 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이는 깨끗한 피부를 갖기 위해서 감당해야 하는 최소한의 부담이다. 이상준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 [건강칼럼] 피부 희다고 다 좋을까

    하얀 색은 순수와 깨끗함의 대명사로 통한다.하지만 백반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얀 색은 고통이자 스트레스다.백반증이란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세포가 파괴돼 얼굴이나 목 등 신체 특정 부위에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흰 반점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으로,전체 인구의 1%가 이 증상을 가졌으니 흔하다면 흔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백반증이 건강에는 별 문제가 안되지만 대인기피증과 그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적잖은 고통을 겪는다고 호소한다.이 색소세포가 파괴되는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유전이나 자가면역에 의한 세포의 파괴,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신체 어디에든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손과 발,팔꿈치 등 뼈가 돌출한 부위나 겨드랑이,손목 안쪽 등에 많다.더러는 백반 부위의 털이 탈색돼 머리카락과 눈썹에 백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지금까지는 약물과 자외선을 이용해 치료하는 광화학요법과 스테로이드요법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치료효과가 우수한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해 좋은 성과를거두고 있다.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인다.미국 FDA가 인정한 엑시머레이저는 백반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308㎚ 파장의 빛을 증폭시켜 환부에 투사함으로써 피부 깊은 곳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멜라닌 색소가 훨씬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또 정상 피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멜라닌 색소가 필요한 부위에만 레이저빔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일반 광화학요법보다 나은 점이다.치료 기간도 예전보다 절반 이상 줄였다.보통 주 2∼3회 간격으로 한두달 치료받으면 된다. 백반증은 무엇보다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또 질환을 가진 사람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꾸준히 관리하는 정성을 가져야 한다.대개의 경우 흰 것은 선(善)이지만,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상준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왜 사느냐고 묻는 다면…

    겨우내 햇볕이 촛불만한 솜털 끝에 내려앉아 속삭이듯 애무하듯 꼼지락대는 걸 보고 있으면 거대한 에너지와 미소한 생명과의 지극한 화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 이집으로 이사 오기 전 마당엔 오래된 목련 나무가 있었다.이층 높이보다도 훨씬 높게 자란 나무였다.헌집 헐고 새집 지을 때 건축업자가 말했다.집 앞에 지붕보다 높은 활엽수가 있으면 낙엽이 지붕에 쌓였다가 빗물 내려가는 홈통을 막는 수가 있으니 베어버리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다.베지 말고 옮겨달라고 했더니 옮기는 비용이 새로 사 심는 값보다 훨씬 비싸게 먹힌다고 했다.그는 오래 된 나무에 대한 나의 막연한 외경심을 알아차렸는지 목련은 성장이 빠르니까 그 나무도 보기보다 수령은 얼마 안 될 거라고 했다.그 한 마디에 나는 미련 없이 베어버리는데 동의했고 대신할 묘목도 심지 말라고 했다.내가 베어내기를 두려워한 것은 그 나무가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이지 목련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는 아니었다.애착은커녕 싫어하는 나무가 있다면 아마 목련일 것이다. 오래 전에 살던조선기와집 동네에 큰 목련나무가 있었다.초봄 그게 만개하는 날이면 골목안의 옛날 집들이 공중으로 붕 떠오를 것처럼 환상적으로 변했다.그러나 목련은 낙화하는 법이 없이 꽃잎에 누런 반점이 생기고 마침내 갈색으로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오래오래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마치 더러운 누더기를 가지마다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처럼.골목안의 유일한 꽃나무의 그런 꼴을 본다는 건 끔찍한 일이었다.그게 내가 목련을 좋아할 수 없게 된 이유의 전부였다. 무슨 까닭인지 건축업자는 나무 밑둥을 땅으로부터 1m 가까이 남겨놓고 잘라냈다.굵은 말뚝 같은 형상으로 남아있던 나무의 단면은 여름을 나면서 조금씩 썩어 들어갔다.그러나 그 이듬해 봄에 썩지 않은 성한 밑 둥을 뚫고 푸릇푸릇 잎이 삐져 나오는 게 아닌가.나는 잎이 자라지 못하도록 지날 때마다 그 푸른 기운을 손바닥으로 훑었다.그러나 매일 그 짓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둥치를 뚫은 잎들은 어느 틈에 가장귀가 되어 하늘을 향해 성장을 계속했다.얼마나 뿌리가 깊기에 저렇게도 빠른 성장을 지탱할 수가 있는지 가장귀들은 쑥쑥 위로만 자라는 게 아니라 굵기도 하루가 다르게 실해지면서 무수한 잎을 달기 시작했다. 바람 통할 틈도 없이 밀생한 잎들은 어찌나 크고 두텁고 초록이 짙은지 그 많은 한 잎 한 잎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강력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괴기하게 보였다.한여름 폭염에도 풀이 죽기는커녕 플라스틱 제품처럼 뻔뻔스럽게 번들대는 지독하게 사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이 나무의 극성스러움은 나를 질리게 했다.이제 그만해라,내가 졌다.내 해꼬지에 대한 앙갚음만 같아서 나는 이렇게 사죄까지 해보았지만 나무는 마구 자라기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한 해 한 해 난쟁이의 부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나 아담하고 조화로운 형태로 변해갔다. 그래도 나는 복수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왜냐하면 잎만 그렇게 무성할 뿐 봄이 돼도 꽃을 피울 척을 안했다.작년에 겨우 몇 송이 피었는데 잎에 비하면 영 기운 없이 피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누더기가 되어 매달려 있는 일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꽃이 남달리 오래 매달려 있는 것도 그 나무의 소중한 본성인 것을.꽃은 목련처럼 피되 낙화는 벚꽃처럼 하기를 바라기라도 한 것일까.사죄하는 마음으로 꽃을 기다린 지 6년 만에 올해는 제대로 만개한 목련화를 볼 것 같다.작년 늦가을 어느 바람 부는 날 하룻밤 새에 잎을 말끔히 떨군 목련나무가 가지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망울을 여봐란 듯이 다닥다닥 달고 있는 게 아닌가.가장 먼저 피기 위해 가장 일찍부터 준비하는 나무. 겨우내 햇볕이 촛불만한 솜털 끝에 담뿍 내려앉아 속삭이듯 애무하듯 꼼지락대는 걸 보고 있으면 거대한 에너지와 미소한 생명과의 지극한 화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내가 저 맛에 살지 싶을 만큼.나는 인간들이 지구의 에너지와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을 다 말아먹은 후 맨 마지막에 인류의 멸망이 있으려니 막연하게 상상하고 있었는데 아닐 것 같다.인간이 멸종한 후에도 자연계는 오래오래 번성할 것 같다.인류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있어왔던 기간만큼이나 오래 오래. (소설가)
  • 맛좋은 게 영양까지

    생각만으로도 군침 도는 담백한 맛과 살이 꽉꽉 들어찬 ‘게’.‘사돈하고는 못 먹는다.’는 말도 있듯이 점잖게 먹기는 다소 힘든 게 사실이다.좀 번거로우면 어떠한가.게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이 가득 차 있어 공들여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 식품이다. 게는 스트레스로 가슴의 기(氣)가 막혀 답답한 것을 풀어준다고 ‘동의보감’은 적고 있다.민간요법 중에는 산후 복통,황달,골절에 게 껍데기를 태워 가루를 먹는 것도 있다. 또 ‘식료본초’에 따르면 게는 성질이 차서 몸에 생기는 모든 열을 내리고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한다.그래서 먹은 것을 소화시키고 식초와 먹으면 관절을 부드럽게 한다. 사실 예로부터 게는 금기시돼 왔다.게와 꿀,게와 감을 먹으면 ‘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낭설이다.게는 신선도가 빨리 떨어져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부패한 게를 꿀이나 감과 함께 먹어서 생겨난 말로 보인다.신선한 게는 어떤 음식과 먹어도 이상 없다.오히려 ‘게 먹고 체하는 사람 없다.’고 할 정도로 소화·흡수가 빠른 식품이다. ●성장·다이어트 돕는 영양 덩어리 게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다.우선 게에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다.류신,아르기닌,리신,메티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다.또 게는 칼슘,철,비타민D 함량이 높은 음식으로 골격 형성에 좋다.특히 게 살에 함유된 철분은 흡수율이 35% 정도로 야채에 비해 7배 가량 높다. 고단백 식품이지만 게는 지방 함량이 낮은 저칼로리 먹을거리.다이어트에 그만이다.대게의 경우 100g당 49㎉,꽃게는 74㎉ 정도다.단 참게의 경우 175㎉로 다소 높다. ●고혈압 환자에게 좋아 게에는 다량의 타우린이 들어 있다.특히 꽃게가 함량이 높다.타우린은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조절 작용을 하면서도 부작용이 없다.또 유해한 저밀도(LDL)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타우린은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성분이기도 하다.때문에 게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당뇨병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흔히 갑각류에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쇠고기·돼지고기는 100g당 65㎎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다.꽃게의 경우 105㎎이 함유돼 수치상 높은 건 사실이다.하지만 수분을 뺀 100g을 따지면 육고기와 비슷하다.또 식물성 콜레스테롤도 포함돼 있어 게는 고콜레스테롤 식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설사 콜레스테롤이 비교적 높더라도 몸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음식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30% 정도.실제 수치를 높이는 것은 중성 지질이다.따라서 콜레스테롤 걱정 때문에 게·새우 등을 꺼릴 이유가 없다. 게는 크게 바닷게와 민물게로 나뉜다.참게 등 민물게는 폐디스토마의 중간 숙주이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주로 수컷 게는 쪄 먹고 암컷은 장을 담가 먹는다.암컷은 알이 차면 다리에 살이 없기 때문이다.또 알이 꽉 찬 게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선도가 떨어지면 멜라닌 색소가 생겨나 배 쪽에 까만 반점이 나타난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 사진 강성남기자 snk@ ■ 도움말 곽노규 강남 동일한의원 원장,류홍수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교수,김언경 대전 선병원 영양실장 ■촬영 협조 대게 전문점 왕돌잠(서울 광화문점)
  • [癌없는 세상]두경부·구강암

    ■후두암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와 목부위에 발생하는 암의 통칭이다.코의 비강암,입의 구강암,그리고 목구멍에 발생하는 후두암과 인두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부위에 따라 임상 양상과 치료원칙이 매우 다양한데, 이중 특히 발병 빈도가 높은 후두암과 구강암을 중심으로 두경부암의 실체를 살펴본다. ●후두암이란 후두는 경부(목)의 중앙에 자리한 기관으로,연골을 포함한 막·인대 등으로 구성된다.흔히 ‘애덤스 애플’로 불리는 갑상연골의 안쪽에 후두의 주요 부분이 위치하는데,중간 부분에 소리를 내는 성문부(성대)가 있고 그 위·아래로 성문상부와 성문하부가 자리하고 있다.후두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른 임상양상을 보이며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후두는 생존에 있어 필수적인 기관으로,문제가 생길 경우 폐흡인(사레)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발생 현황 후두암은 두경부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다.2001년의 국내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1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는 전체 암환자의 1.1%를 점유하는 규모다.주로 50대 이상 남자에게서 발생하며 성별로는 남자가 90%를 차지한다.후두암의 발생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흡연율이 높아지면서 향후 여성 후두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증상과 진단 증상은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음성의 변화,목에 뭔가 걸려 있는 것 같은 이물감,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거나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혹이 후두 내에서 커지는 경우 기도를 막아서 호흡곤란이나 거친 숨소리가 나기도 한다.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경우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진단은 주로 후두 내시경을 이용하는데,큰 통증이나 불편없이 단시간 내에 후두를 정밀하게 검사해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면 조직검사를 통해 병변 유무를 확인하면 된다. ●치료 치료 방법은 진행 정도(병기)에 따라 달라진다.병기는 후두암의 위치,범위,림프절 전이 정도 등에 따라 1·2·3·4기로 나뉜다.치료는 일반적인 암 치료와 마찬가지로 수술,방사선치료,화학요법 등을 이용한다.조기(1·2기)인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요법중 한가지만으로 시행한다. 그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는 수술과 방사선요법,혹은 항암제와 방사선요법을 병용한다.과거에는 후두를 모두 절제하는 시술을 해 목소리를 잃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병변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발성,음식물 삼킴 등 후두의 여러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시술을 한다.물론 지금도 진행된 후두암 가운데는 후두를 살려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고안된 상윤상후두 부분절제술은 후두 부분절제술 중 가장 절제 범위가 넓으면서도 수술 후 구강호흡과 발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후 경과 후두 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통상 2주 후면 식사가 가능하고 퇴원도 할 수 있다.후두를 일부만 제거한 경우도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면 2∼3주 내에 식사를 시작한다.후두 부분절제술은 후두의 기능을 유지할 수는 있으나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소위 흡인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기간 재활이 필요하다.이런 방법으로 치료할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예후는 매우 양호해 초기암의 경우 8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예방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금연이다.흡연은 많은 종류의 암을 유발하는데,그중에서도 후두암은 폐암과 더불어 흡연이 명백히 관여하는 암이다.흡연자가 후두암에 걸릴 확률은 흡연량,흡연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오랜 기간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후두 점막세포의 변성이 초래되고,변성이 점차 심해져서 암세포로 변한다. 음주도 후두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대부분 흡연을 겸하는 음주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따라서 후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다.흡연자도 금연을 하면 후두암 발병률이 크게 감소한다.한 연구에 따르면 금연후 15년이 지나면 발병률이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이 때문에 흡연자는 매년 후두암 등 두경부암 전반에 관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구강암 ●발생현황 국내 통계에 따르면 1년에 약 1500명의 환자가 발생하며,혀에 발생하는 암이 구강암의 3분의 1을 차지한다.성별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4배 가량 많으며,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최근에는 40대 미만의 젊은 연령층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종류는 다양하지만 70% 이상이 구강점막에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이고,그 외에 침샘에서 발생하는 타액선 악성종양이 있다. ●원인과 증상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특히 흡연은 구강암의 주요 위험인자다.흡연자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6배나 높다.음주도 위험인자로 구분되는데, 이는 알코올 성분이 구강점막 투과성을 증가시켜 담배의 발암물질이 더 쉽게 흡수되기 때문이다.비타민과 철분을 포함한 영양 결핍,치아손상,잘 맞지 않는 의치 등에 의한 구강점막의 만성적인 자극도 구강암과 관계가 있다.특히 구강암은 전단계 병소가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 구강에 흰색 반점이 있는 백반증의 경우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증상은 다양하다.구강 궤양이 2주 이상 낫지 않거나 입 안에 문질러도 없어지지 않는 백색 또는 적색 반점이 보이는 경우,또는 입안 점막이나 혀·목 부위에 혹이 만져지며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있으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특히 구강의 통증은 구강암의 필수 증상이 아니므로 통증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병변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치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 및 방사선치료,항암화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초기 구강암은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진행된 구강암은 수술만으로 완치가 어려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특히 구강은 음식 섭취와 언어기능을 맡는 부위로 삶의 질과 직접 관련이 있어 최근에는 수술후 재건술을 시행해 이런 기능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도 한다.재건술에는 임플란트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최근에는 세기변조 방사선치료 방식이 도입돼 치료효과를 높이고 입 안의 침이 마르는 부작용을 줄여주기도 한다. ●예방과 조기발견 무엇보다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이다.해부학적으로 구강암은 눈에 보이는 곳에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 등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찾아낼 수 있다. 류준선 전문의 정유석 전문의 ■구강암 최대 주범 최성원 전문의 구강암은 입 안에 생기지만 혀와 혀 밑바닥,잇몸,뺨,입천장,입술,침샘,턱뼈 등 부위를 가리지 않는다.이 가운데 혀와 잇몸의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 이런 구강암의 핵심 발병 원인이 흡연이라면 더러는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폐암의 주범인 흡연이 구강암을 유발하는 유력한 요인이라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국립 암센터 구강종양클리닉 최성원 전문의는 “흡연이 구강암의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에 이론이 없다.”며 “구강암 환자의 90% 이상이 흡연자며,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 비하여 6배나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고 설명한다. 최 전문의는 “물론 흡연 기간이 오랠수록 발병 확률이 높지만 같은 흡연자라도 술을 즐기는 흡연자의 구강암 발생률이 훨씬 더 높다.”고 지적했다. 술이 구강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술이 구강 내에 흡입된 담배 속 발암물질의 체내 흡수를 촉진시켜 발암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하루에 담배 40개비를 피우면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37.7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런 구강암의 가장 두드러진 병증의 하나는 혀와 혀 밑바닥,뺨 등에 흰색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통상 백반증의 5% 정도가 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술을 즐기는 상습 흡연자가 당연히 경계해야 하는 증상이다. 최 전문의는 “이러한 병증을 가진 사람은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로 발암 여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검사 결과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레이저 등을 이용해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다. 최 전문의는 “구강암은 림프절 전이가 잘 되는 특성이 있어 턱이나 귀밑에 멍울 혹은 작은 혹이 생겨 없어지지 않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분명한 것은 금연이 구강암의 위험을 크게 줄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억 기자 jeshim@
  • ‘알알이 영근 보약’ 포도/지방산·단백질등 풍부… 항암·항산화 효과

    소담스럽고 땡글땡글한 포도.한 알을 살짝 깨물면 달콤새콤한 맛과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시원한 청량감마저 느껴진다. 이런 포도가 한창 나오고 있다.‘제철 과일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은 모든 과일에 해당되겠지만 포도만큼 거기에 딱 들어맞는 과실도 드물다.요즘에는 ‘포도 다이어트’라고 해서 포도 한가지만 먹는 식이요법도 유행하고 있다.각종 비타민과 칼슘·칼륨·철분 등과 함께 리놀레산 등 필수 지방산도 풍부하다.과일로선 드물게 단백질도 있다.영양이 골고루 들어있는 셈이다. 포도가 최근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항암 및 항산화 효과 때문.포도에 있는 ‘레스베라트롤’(식물이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배출하는 항독성 물질의 하나)은 항암작용을 한다. 이 물질은 또 인체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생활습관병(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에 특히 많은데 껍질 100g 중에 약 5∼10㎎,포도주 1ℓ에 1.5∼3㎎이 들어있다.주부 최경희(37·서울 송파동)씨는 “전엔 포도 껍질을 뱉어버렸는데 요샌 껍질이 건강에 더 좋다고 해 속과 함께 먹는다.”고 말했다.포도씨는 아무래도 먹기가 힘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포도에는 질병과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 산소의 반응을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포도가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는 비타민C·비타민E(토코페롤)·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식물성 보호물질인 플라보노이드 등이 있다. 특히 플라보노이드 가운데 카테친과 에피카테친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이들은 포도의 껍질과 씨앗에 많은 편이며 심장병과 동맥경화 등을 예방한다. 포도를 먹으면 금방 피로가 회복되고 기운이 나는데 이는 포도의 당 때문이다.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형태인데,쉽게 흡수돼 피로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포도 과육에 함유된 주석산,사과산,구연산 등의 유기산은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며 비타민C는 피로회복,피부미용,소화불량,식욕부진에 좋은 효과를 낸다.포도의 토코페롤은 지방조직에 저장돼 항암효과와 생식기능을 돕고,혈전(피떡)을 방지하고 심장기능을 강화한다.또 세포막의 산화지질 생성을 억제한다. 포도의 칼슘은 뼈의 성분으로 인체를 유지하는데 중요하며,이뇨 작용도 도와 준다.철은 빈혈증 환자나 중병 이후 회복기에 도움이 된다. ●포도요법 포도요법으로 병을 치료했다거나 몸무게를 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포도요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피가 깨끗해지거나 체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매일 아침 공복에 깨끗한 물 한두 컵을 마신 다음 30분 가량 지나서 포도를 먹는다.포도요법을 시작하기 전날은 생수만 마시고 단식을 하면 포도 양분이 잘 흡수된다. 오전 8시쯤에 포도즙을 먹고 점심은 식사를 제대로 하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저녁에는 포도즙만 먹는다.포도즙 대신 포도 농축액을 이용할 경우 원액과 생수를 같은 비율로 희석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먹는 포도의 양은 450g에서 최대 1.4㎏이다.하지만 포도에 대한 기호와 체중 등 개인차가 나므로 공복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포도요법을 하는 동안 1시간가량 운동을 하면 살빼는 데는 효과가 좋다. 포도 식이요법은 1∼2주만 해야 한다.마칠 땐 미음과 야채 등으로 제대로 보식을 해야 한다. ●좋은 포도 고르기 포도는 송이 윗부분부터 익기 때문에 아랫부분의 포도알이 맛있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포도 송이의 줄기가 푸르고 싱싱하며,알맹이 표면에 흰 가루가 묻어 있는 게 맛있다. 흰 가루는 농약이 아니라 포도의 과분이 흘러나와 굳은 것이므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포도알이 떨어지거나 주름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피하고 포도알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것이 좋다.포도를 보관할 때는 물기가 없는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두고,먹기 직전에 씻는다. ●포도 잘 씻기 포도 껍질에 하얗게 묻어 있는 것은 효모와 과분(포도의 당분)이므로 완전히 없애지 않아도 된다.농약이 포도알에 묻으면 누렇게 얼룩지며 포도알 아래 짙은 흰색 반점이 생긴다. 소금이나 식초를 뿌린 물에 포도를 씻은 다음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궈내면 된다.밀가루를 약간 탄 물에 포도를 넣어 흔들어 씻어도 좋다.세제를 이용해서 씻지 말아야 한다.맛이 없어지고 세제 성분이 오히려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 도움말 이광재옥천포도시험장 농업연구사,박원종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즙·차로 만들면 사계절 ‘새콤달콤’ 포도는 알알이 따 먹어도 좋지만 요리하면 질리지 않고 더 많이 먹을 수 있다.포도 즙이나 포도 식초,포도 차로 만들어 놓으면 포도가 나지 않는 계절에도 포도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다음은 포도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다. ●포도즙 포도 요리의 기본이 된다.미리 충분히 만들었다가 냉장 보관하면서 음료수처럼 마셔도 좋고 다른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싱싱한 포도(4㎏)를 알알이 따서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빼고 넓은 냄비에 넣고 불을 붙인 뒤 감자 으깨는 기구나 컵 밑면 등을 이용해 포도를 대충 터뜨려준다.포도가 끓기 시작하면 물(1ℓ)을 넣고 5∼10분간 더 끓여 충분히 물러 터지게 한 뒤 체에 놓고 국물만 받으면 된다. ●포도 식초 포도를 알알이 떼어 믹서에 넣고 간다.간 포도를 항아리에 넣고 포도 양의 2∼3배의 소주를 부어 3개월 가량 발효시킨다.이를 다시 체로 거른 뒤 항아리에 담아 9개월가량발효시키면 된다.발효시킬 때 항아리 입구를 촘촘한 망사로 씌우고 뚜껑을 열어주면 좋다.발효된 것을 다시 체로 거른 후 소독한 병에 담고 코르크 마개로 덮으면 된다. ●포도 에이드 흑색 포도(400g)를 알알이 떼어 깨끗이 씻은 다음 설탕(5큰술)·얼음물(4컵)과 함께 믹서에 넣고 간다.이를 체에 걸러 찌꺼기를 제거한 다음 마시면 좋다.피로를 푸는 데 좋다. ●포도 셰이크 포도즙(1컵)·물(3컵)·설탕(2큰술)·아이스크림(1컵)·얼음(적당량)을 모두 믹서에 넣어 간 다음 차게 식히면 끝. ●포도 셔벗 포도즙(1컵)·물(2컵)·꿀(6큰술)을 넓은 그릇에서 거품기로 섞어준다.여기에 거품을 낸 달걀(1개)의 흰자를 넣어 다시 섞어준 뒤 냉동실에서 얼린다.얼리는 도중 여러번 섞어주면 부드러워진다. ●포도 차 씨째로 간 포도즙을 냄비에 넣고 졸인 다음 포도 양의 절반 정도의 꿀과 섞으면 포도차가 된다.밀폐된 용기에 보관하다가 끓는 물에 한 숟갈씩 타 마신다. 매일 마시면 피가 맑아져 여드름이 없어진다.몸에 가려움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 고구마 먹을땐 김치도 함께/모양 곱고 매끈한 것 선택 죽·떡·샐러드등으로 요리

    전분과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는 한끼의 주식으로 휼륭하다.하지만 단백질과 지방이 적게 들어있는 편이므로 동물성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 고구마를 먹을 땐 소금과 함께 먹는 것이 합리적이다.고구마는 소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기 때문.김치와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구마는 생것,찐것,가루,말린것 등으로 고루 이용할 수 있어 음식에 폭넓게 쓰인다.샐러드,요구르트,떡 등으로 요리할 수 있다.고구마를 요리할 땐 찬물에 담갔다가 조리하면 전분이 우러나와 그릇에 달라붙지 않는다. 좋은 고구마를 고르려면 모양이 곱고 매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반면 잔 털이 많은 고구마는 육질에 섬유가 많아 맛이 좋지 않다. 마른 땅에서 난 고구마가 영양도 많고 맛도 좋다.고구마에 묻어 있는 흙을 보고 습한 땅보다 마른 땅에서 캔 고구마를 고른다.고구마의 색깔이 진하고 속이 노란 고구마가 영양분도 많고 맛도 좋다.손으로 눌렀을 때 물렁물렁하거나 껍질에 반점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고구마 죽은 달큰한 맛으로 식욕을 당긴다.고구마(2개),당근(1개),호박(200g)을 깨끗이 손질해 푹 삶아 으깬 다음 풋콩(½컵)을 넣고 푹 끓인다.밀가루(½컵)를 찬물에 개어 걸쭉하게 되면 소금(1작은술)으로 간을 맞춰 끓인 고구마에 넣어 눋지 않게 끓인다.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도 좋다. ●고구마 칼국수는 색다른 별미이자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된다.고구마를 푹 찐 다음 으깨고 나서 밀가루를 넣어 반죽하면 된다.나머지는 칼국수 만드는 방법과 같다. ●고구마 양파조림은 고구마(2개)와 양파(1개)를 납작하게 썰어 기름에 볶아낸 다음 오목한 냄비에 담고 토마토 주스(2컵)를 붓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뭉근한 불에서 서서히 졸여 낸다. ●쇠고기 고구마찜은 고구마에 부족한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다.양념장(간장 4큰술,다진 파·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후춧가루,물 1컵)을 만들어 냄비에 넣고 잠깐 끓인 다음 한입 크기로 썬 쇠고기 400g과 고구마 2개를 넣고 약한 불에서 찌면 된다.
  • “말 가르치면 따라해요”왕관앵무새 키우기

    무지개 빛깔의 우아한 왕관 모양의 머리 깃털,양 볼에 찍은 듯한 빨간 연지,꾀꼬리 같은 목소리….왕관 앵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마니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무엇보다 외모가 아름답고 수려하기 때문이다.키우는 데도 그다지 많은 힘이 들지 않는다. “다른 어느 애완동물보다 예쁘고 귀엽게 생겼죠.꾀꼬리 같이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귀도 즐겁게 해줍니다.게다가 성질도 온화해 사람도 잘 따른답니다.이보다 더 좋은 애완동물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지난해 9월부터 왕관 앵무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진민호(오른쪽·경기 평택 신한중 2년)군은 “애완견을 키우다 죽는 바람에 왕관 앵무를 기르게 됐지만 날이 갈수록 키우는 재미가 새록새록 쌓인다.”며 “애완견보다 돈도 적게 들고 말을 가르치면 그대로 따라하니 너무너무 귀엽고 앙증맞다.”고 예찬론을 편다. 왕관 앵무를 키운지 1개월 밖에 안된 ‘왕초보’라는 김영주(왼쪽·서울 은평구 갈현초등 6년)양은 “십자매를 키우다 죽어 애완동물을 사러 서울 청계천 6,7가 동대문 애완동물 상가에 들렀다가 빼어난 ‘미모’에 반해 구입해 기르게 됐다.”며 “미모 못지 않게 말을 잘 듣고 목소리도 너무나 맑아,친구집 등 다른 곳에 놀러가서도 왕관 앵무의 귀여운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호주가 원산지인 왕관 앵무는 몸 길이 30㎝ 가운데 꽁지 길이가 16㎝나 된다.머리 꼭대기에 왕관 모양의 깃털이 나 있어 ‘왕관 앵무’라고 불린다.몸 전체의 색깔이 노란색이지만,귀 깃털에는 붉은 반점이 있어 마치 연지를 찍은 것처럼 보인다.1회에 5,6개의 알을 낳으며,수명은 8∼20년이다. 왕관 앵무 12마리를 키우는 경력 5년의 박진주(여·50)씨는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처럼 살갑게 구는 애정 표현에서는 왕관 앵무가 뒤떨어지지만,손으로 쓰다듬는 등 스킨십을 통해 진한 사랑과 애정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33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는 다음 카페의 ‘왕관 앵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cafe.daum.net birdworld)’ 등 30여개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구입하려면 동대문 애완동물 상가의 ‘삼성조류공판장(02-763-1103)’ 등이나 인터넷 애완용품 쇼핑몰인 ‘사이버펫(www.cyberpet.co.kr)’ 등을 찾으면 된다.가격은 10만∼30만원.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 ‘번개’ 남의 이름으로 10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로 전국 각지를 돌며 성공담을 강의해온 중국집 배달원 출신 ‘번개’가 10년간 남의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번개’는 지난 18일 오후에도 기업연수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시청을 찾았다가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정체가 밝혀졌다. ‘조태훈’으로 알려진 번개의 본명은 김모(38·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씨.번개는 지난 94년 4월 중국집 계산대에서 훔친 동료 배달원 조태훈(37·광주 서구 상무동)씨의 주민등록증에 자기 사진을 붙이면서 엉겁결에 조씨로 행세하게 됐다.예비군훈련 불참으로 기소중지자가 되고 잦은 이사로 전입신고마저 하지 못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말소됐기 때문. ‘번개’의 성공담은 널리 알려진 대로다.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지난 86년 무작정 상경했다.검정고시 출신 중졸학력이 전부인 번개는 지난 97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중국 음식점 S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뜨기 시작했다.“주문 전화를 끊는 순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는 신속함과 남학생에겐 소주를,여학생에겐 스타킹을 선물하는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매스컴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밑바닥 인생에서 일약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이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그를 초빙했고 IMF체제에서 ‘21세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초청강연 횟수만 2000차례를 넘었다.강연료도 한달에 1000만원을 웃돌았다.‘번개반점’ 체인망을 거느린 사장이자 ‘번개외식경영컨설팅연구소장’이라는 길다란 직함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조태훈이 된 번개는 이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생활이 이어진다.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친구를 속일 수는 없었다.자동차운전면허도 따지 못했다. 아무리 멀어도 기차나 버스로 이동했다.멀찌감치 경찰 복장만 보여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바빠도 무단횡단만은 하지 않았다.더욱이 초등학교 갈 때가 된 큰아들(7)은 물론 둘째(2)도 혼인신고조차 못한 부인의 호적에 올렸다. 지난 98년 을지로에 ‘번개’라는 중국집을 냈다가 쫄딱 망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번개의 명성은 이어졌을지 모른다. 큰 손해를 보고 중국집 문을 닫고 지금도 빚을 갚고 있다. 문제는 진짜 조태훈씨에게 엄청난 소득세와 의료보험료 미납 독촉장이 수년째 날아들었고 소명자료 제출에 지쳐 견디다 못한 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번개는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떳떳한 아빠로 살아가게 돼 오히려 시원하고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김씨에 대해 공문서 위·변조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검찰은 고의성이 없고 그동안의 사회적 봉사활동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토록 조치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복수의 칼앞에 마주선 우정/16일 개봉 청풍명월

    코미디와 섹스를 조미료삼아 고민없이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요즘 영화들 틈바구니에서 머리를 든 액션사극 ‘청풍명월’(제작 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16일 개봉)은 이래저래 특기할 만한 작품이다. 조선의 역사적 사건 ‘인조반정’을 모티브로 끌어들인 의고적(擬古的) 발상부터 그렇다.감각적인 이야기와 소재에 길들여진 신세대 주류관객층을 의식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접근방식이다.굵직한 특기사항 또 하나.요즘 만들어진 사극이 맞나 싶게,철저히 아날로그식 액션만을 고집했다는 사실이다.공중을 날아다니는 팬터지 액션이나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눈속임 화면은 단 한 장면도 없다. 장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연기파 배우 조재현과,한동안 스크린 활동이 뜸했던 최민수다.엘리트 무관 양성소인 청풍명월에서 지환(최민수)과 규엽(조재현)은 뛰어난 검술에다,우정도 유별나다. 그러나 수련이 끝난 뒤 규엽은 국경부대로,지환은 궁궐수비군으로 나뉘어 배치되면서 숙명적인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다.규엽은 부대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정에 가담하고 궁성을 수비하는 지환에 칼을 겨눈다. 검술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미덕이 많은 영화다.칼날이 부딪치는 살벌한 소리가 한순간도 화면을 떠나지 않은 채 고강도의 검술이 이어지는 데다,끔찍할 만큼 생생히 리얼리티를 살려내는 극사실주의 표현기법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는,이내 반정의 소용돌이가 있은 지 5년 뒤로 시선을 옮긴다.그리고 숙적으로 맞서게 된 두 남자의 비극적 운명을 비장감 넘치게 그리는 데 주력한다.반정에 가담하지 않은 이유로 스승이 무참히 죽임을 당한 뒤 스승의 딸 시영(김보경)과 숨어지내던 지환이 피의 복수를 시작하는 것. 일절 기교를 부리지 않는 극사실주의 영상은 영화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비린내가 전해올 듯 내내 선혈이 튀고 잘린 목이 바닥에 나뒹굴기 예사인 화면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육중한 갑옷차림에 난이도 높은 검술을 구사하는 배우들의 노고는 한눈에도 읽힐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다.우정과 배신,복수 등의 극대비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재주는 보이지 않는다.실제 같은 활극에 눈만 긴장시킬 뿐 심리적 긴장을 유발할 장치없이 지나치게 단선적이고 밋밋한 이야기 얼개는,인내심없는 관객들을 힘들게 할 것 같다.지환과 시영의 연애담이나,두 남자와 시영의 삼각관계라도 선명한 톤으로 묘사했다면 드라마가 한결 촘촘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동방불패’‘신용문객잔’‘황비홍’의 무술감독 원빈이 무술을 지도했다.‘결혼이야기’‘북경반점’등을 연출한 김의석 감독작. 황수정기자 sjh@
  • 올첫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

    전남에서 올들어 전국 첫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자가 발생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광양시에 사는 김모(53)씨가 지난 11일 조개채취 작업을 한 뒤 이튿날부터 복통 및 구토 증상을 보이고 다리 등에 붉은 반점도 생겨 부산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13일 오전 1시쯤 숨졌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 / 강화·전남 해안서 원인균 올 첫 검출

    “술을 많이 드시는 40대 남성은 특히 조심하세요.” 국립보건원은 27일 전국에 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를 내렸다. 인천 강화와 전남 영광,함평해안에서 채취한 바닷물 등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6∼9월에 발생하며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으면 감염된다.낚시를 하거나 어패류를 손질할 때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환자의 90% 이상이 40대다.술을 많이 마셔 간경변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알코올 중독자,당뇨병환자 등 저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발병하면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설사·복통·구토 등이 나타나고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지난해에는 59명의 환자가 발생,33명이 사망하는 등 평균 치사율이 60%에 달했다. 권준욱 방역과장은 “만성질환자들은 어패류를 날로 먹지 말고,상처가 있을때는 바다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면서 “잠복기가 짧고 병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이상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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