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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내신반영률’ 눈치작전

    대학들이 올해 대입 정시모집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발표일을 코앞에 두고 교육인적자원부 눈치 살피기에 들어갔다. 내신 실질반영률 파문 이후 사실상 대학 자율에 맡겨졌지만 자칫 밉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특히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을 추진 중인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에 잘못 보였다가 탈락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학별 내신 실질반영률 제출 시한인 24일 오후 6시까지 전형 계획을 낸 곳은 100여곳에 불과했다. 정시모집 전형을 실시하는 201개 4년제 대학의 절반 수준이다. 교육부는 당초 늦어도 수시 2학기 전형이 시작하기 전인 이달 말까지 대학별 정시모집 내신 실질반영률을 발표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수도권 주요 대학 가운데 정시 내신 실질반영률을 확정, 발표한 곳은 서울대와 고려대, 숭실대, 인하대 등뿐이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 수시 2학기 선발인원을 1761명으로 확정하고, 정시모집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수능 점수만으로 2∼3배수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교과 40%, 비교과 10%), 논술 30%, 면접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단 1·2등급은 만점을 주고 나머지 등급 간에는 1점차를 유지하는 기존 방안을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학생부 17.96%, 수능 79.04%, 논술 2.99%를 유지하기로 했다. 숭실대는 ‘가’군과 ‘다’군에서 각각 26%,27.4%로 확정했다. 인하대는 33%로 결정했다. 반면 일부 대학은 서너개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건국대는 10%,20%,30%대 등 세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30% 이내 범위에서 2∼3개 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세대도 지난해보다 실질반영률을 높이되 2∼3개 안을 놓고 최종 결정만 남겨 놓고 있다. 서강대도 20% 이상 반영하는 2개의 안과 20% 이하로 반영하는 1개의 안 등 3개를 놓고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아예 막판까지 눈치를 보는 대학도 적지 않다. 숙명여대는 지난달 30일 19.94%로 확정 발표했지만 최근 이를 철회,25∼30%의 3개 안만 마련하고 교육부와 다른 대학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동국대도 지난 6일 확정한 20.6%를 철회하고 이달 말까지 버티다가 마지막에 낼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최종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제출을 늦추고 있다. 한양대와 중앙대도 일단 분위기를 관망하면서 제출 시한을 넘겨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오는 11월 로스쿨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의 경우 혹시라도 내신 실질반영률과 연계해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면서 반영률을 재조정하고 있다.”면서 “막판까지 교육부와 경쟁 대학의 눈치를 살피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 강희돈 학사지원부장은 “이달 말까지 내신 실질반영률을 발표하라고 한 것은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하는 수시 2학기 모집 원서접수 이전에 수험생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아무리 늦어도 다음달 7일 이전에는 취합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김재천 서재희 이경주기자 patrick@seoul.co.kr
  • 전문대 2학기 수시모집 15만8779명 선발

    전문대 2학기 수시모집 15만8779명 선발

    ●작년보다 7457명 줄어 2008학년도 전문대 수시2학기 모집 전형에서는 146개대가 15만 8779명을 뽑는다. 올해 전문대 전체 모집 정원 23만 7874명의 66.7%로, 전년도에 비하면 7457명 줄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3일 전국 ‘2008학년도 수시2학기 입학전형 계획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전형별 모집 인원은 일반전형 7만 1183명(44.8%), 정원내 특별전형 8만 7596명(55.2%) 등이다. 정원내 특별전형에서는 고교와 연계해 모집하는 연계교육 대상자 전형으로 1만 5560명을 선발한다. 나머지는 사회봉사, 성적우수, 계속교육 관련, 추천에 의한 전형 등 대학별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으로 선발한다. 여기에는 집안의 장남·장녀(전남과학대), 약물남용·흡연을 하지 않기로 서약한 자(전주기전대), 자녀를 둔 학부모(상지영서대 등) 전형 등 이색 전형도 들어있다. 정원 외 특별전형은 대학 자율에 따라 123개대에서 2만 937명을 뽑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대·대학졸업자가 70.1%로 가장 많고, 농어촌 학생 18.5%, 재외국인·외국인 10.4%, 특수교육 대상자 1.0% 등이다. 전형 방법은 일반전형(주간)을 기준으로 전체의 84.7%에 이르는 116개대가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대덕대와 연암공업대 등 10개대는 학생부와 면접, 계원조형예술대와 전북과학대 등 7개대는 면접만 반영한다. ●원서접수는 9월7일부터 일부 학과·전공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곳은 광주보건대와 거제대, 기독간호대, 서강정보대, 순천청암대, 제주한라대, 조선간호대, 진주보건대 등 8곳에 불과하다. 대구과학대와 영진전문대, 극동정보대, 김천과학대 등 12개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전형은 4년제 대학과 같은 시기에 진행된다. 원서접수 및 전형, 합격자 발표는 9월7일∼12월16일, 합격자 등록은 12월17∼18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정보센터(www.kcce.or.kr)에서 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얼굴잃은 해병 결혼사진’ 美 울렸다

    이라크 전쟁 때 얼굴을 잃은 예비역 해병 병장의 결혼식 사진 한 장이 미국을 울렸다. 니나 베르만의 이라크전 부상 군인 사진전에 공개된 전역 해병 타이 지겔(24)의 모습은 더할 나위가 없는 비운을 말해준다. 전시회는 지난 8일부터 뉴욕 맨해튼의 젠 베크만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순백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레니 클라인(21)은 화사한 부케를 들고 서 있지만 웃음을 잃은 채 우울한 모습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 사진이 던져주는 충격이야말로 단연 압권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결혼식 사진에는 ‘해병의 결혼’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아름다운 신부 옆에서 ‘퍼플 하트’(purple heart·미국이 조지 워싱턴 대통령 때부터 상이군인에게 주는 메달)를 비롯한 무공 훈장들로 장식된 군 예복을 입고 비스듬히 선 신랑. 그의 얼굴은 표정조차 읽히지 않을 정도로 차마 드러내기 어려운 모습이다. 창백하기만 한 얼굴은 차라리 마스크를 쓰고 섰다는 편이 어울린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겔은 2년 전인 2005년 자살폭탄 테러 때 얼굴을 잃었다. 화염이 그가 탔던 트럭을 휘감고 얼굴을 할퀴었다. 그는 텍사스주 군병원에서 열아홉 차례나 수술을 거치고 부서진 두개골을 플라스틱 돔으로 대체한 뒤에야 겨우 현재의 모습이나마 갖췄다. 재생조직을 덮은 얼굴은 울퉁불퉁하고, 코와 귀가 있던 자리엔 구멍만 남았다.2003년부터 이라크전 참상을 앵글에 담아온 베르만은 사진을 묶어 2004년 책으로 내기도 했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사진전에는 사담 후세인 벽화가 그려진 담장 밑에 깔려 척추가 부러진 병사, 뇌와 시력을 잃은 병사 등 전쟁의 참상과 반전 메시지를 알리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관련 사진은 베르만의 웹사이트(www.jenbekman.com/artists/nina_berman/)에서 볼 수 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외국인 매도 주춤… 주가 소폭상승

    주가가 소폭 올랐다. 외국인의 팔자세는 더욱 누그러졌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8%(4.91포인트) 오른 1736.18에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는 0.87%(6.29포인트) 오른 727.88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258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1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지난 16일 이후부터 매도금액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날 주가는 오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반전,2%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올 상반기 실적이 크게 호전된 운수창고 업종이 2.30%, 철강·금속이 2.18% 등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예상되지만 외국인의 매도기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본격적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앞으로 주도주가 될 종목을 고를 시기라고 충고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자책골 먹고 맞은 후반전/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자책골 먹고 맞은 후반전/진경호 정치부 차장

    지난 5일 홍콩 ‘K1 월드그랑프리 2007’ 준결승에서 김태영은 이겼다. 그러나 부상이 커서 결승 무대엔 서지 못했다. 대신 그에게 KO로 진 일본 후지모토 유스케가 결승에 나섰다.‘상처뿐인 승리’는 이렇듯 다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난산(難産) 끝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 한나라당에 이 무슨 재 뿌리는 소리냐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지난 몇 달 이명박·박근혜 두 진영이 보여준 것이 종합격투기였으니 달리 무슨 말을 하겠나. 두 후보 진영이 쏟아낸 막말과 독설은 애교 축에 든다. 공작의 악취를 풍기는 녹취록에다 본인 동의 없는 주민등록초본, 대외비라는 경부대운하 분석자료가 나뒹굴었다. 줄서기 대열엔 국회의원뿐 아니라 관료,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수, 기업인, 심지어 언론인들까지 늘어섰다. 도곡동 땅 수사를 놓고 한쪽은 어서 결과를 내놓으라 목청을 높였고, 한쪽은 그냥 입 다물고 있으라며 드러누웠다.‘외세’를 끌어들이고는 그 외세에 매달렸다. 자율(自律)을 잃었고, 검찰로부터 ‘계속 떠들면 다 까발린다.’는 ‘엄포’를 듣는 수모를 대가로 받았다. 투표 직전까지 흑색선전이 문자메시지로 날아다녔다.‘싸움의 기술’이 다 동원됐다. 이전투구가 뭔지를 보여준 한나라당이 어제 전당대회에서는 ‘단합’과 ‘승리’를 노래했다. 어린이 합창단 뒤에서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들은 애써 웃었다. 아니 웃음을 애써 지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단합과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그 처연함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제는 단합이라고? 화합하자고? 그럼 이긴다고? 그것이 가능한가. 경선 때 불거진 의혹이 ‘단합’ 한마디에 다 덮어지나. 그것이 옳은가. 자책골을 먹고 후반전에 선 이명박이다. 치유가 쉽지 않은 내분에다 후보의 약점이 적지 않게 드러났다. 과거를 들쑤시느라 내일을 잊었다. 그 아귀다툼의 뒷전에서 열린우리당은 슬그머니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임전채비를 갖췄다.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 노무현은 이인제의 어제 대신 자신과 나라의 내일을 말했다. 맨손이었지만 그것 하나로 당심을 얻었고, 끝내 민심을 거머쥐었다. 지난 한 달 이명박과 박근혜는 무엇을 했나. 과거의 질곡을 헤맸다. 누가 더 잘못 살아왔느냐로 싸웠다. 그러고는 당을 정확하게 절반으로 갈라 놓았다. 승산 없는 한나라당식 해법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명박의 약점은 앞으로 범여권이 조목조목 아주 꼼꼼하고 치열하게 짚어줄 것이다. 당내 화합은 방패가 되질 않는다. 풀리지 않은 도곡동 땅 의혹을 먼저 풀지 않으면 끝내 이 후보 자신의 목을 죌 것이다. 검증이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이를 뛰어넘을 길을 찾아야 한다. 흠보다 많은 가치를 내보여야 한다. 청계천 6㎞를 잘 냈으니 경부대운하 553㎞도 잘 팔 수 있다는 말은 현대건설 회장이 할 얘기다. 개발논리를 넘어야 한다. 내일을 말해야 한다.‘노무현 바로잡기’를 외칠 게 아니라 ‘노무현 넘어서기’를 말해야 한다. 한나라당에 대선은 과거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선택이 아닌가. 한나라당의 대선 티켓은 이명박이 차지했지만, 한나라당의 운명은 박근혜의 손으로 넘어갔다. 승자 이명박과 패자 박근혜의 변주곡은 이제 한나라당의 운명뿐 아니라 17대 대선과 이 나라 정치 지형을 결정지을 것이다. 정치가 무엇인지, 두 사람은 어떻게 말할지 궁금하다.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 ‘수시 2학기’ 올 총정원 절반 뽑는다

    ‘수시 2학기’ 올 총정원 절반 뽑는다

    대입 수시2학기 모집 인원이 정시모집 인원(3월 발표기준 17만7390명)을 처음으로 추월했다.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에서는 올해 전체 모집 정원의 50%에 해당하는 18만 9300명을 뽑는다. 전년도 16만 7433명보다 2만 1867명(13%) 늘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일 이런 내용의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요강 주요사항’을 발표했다.185개 4년제 대학 모집 요강을 대학입학전형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것이다. 모집 인원은 국·공립대가 34곳에서 3만 7519명(19.8%), 사립대는 151곳에서 13만 1781명(80.2%)을 뽑는다. 전체적으로는 전년도에 비해 2만명 이상 늘었다. 대교협은 “올해 수시1학기 모집 전형을 실시하지 않은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조기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전형유형별로는 일반전형이 전체의 42.7%에 해당하는 8만 885명, 특별전형은 정원내 8만 7233명, 정원외 2만 1182명을 합쳐 모두 10만 8415명(57.3%)으로 집계됐다. 정원내 특별전형은 특기자(119개대 7316명), 대학독자적기준(172개대 7만 5378명), 취업자(26개대 759명), 특성화고교(23개대 2063명), 산업대 우선선발(8개대 1717명) 전형 등이다. 정원외 특별전형에는 농어촌 학생(112개대 7352명), 전문계고 졸업자(106개대 8982명) 전형 등이 있다. 전형 요소는 대부분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별고사(면접·구술, 논술, 실기고사 등) 등이다. 학생부는 고3 1학기 성적까지만 반영한다. 일반전형 기준으로 학생부만 100% 반영하는 곳은 55개대다. 학생부에 면접·구술 또는 논술을 반영하는 곳은 각각 53개대,18개대다. 이 밖에 학생부와 기타 자료를 활용하거나 면접만 반영하는 대학은 각각 6곳과 3곳으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대교협 대학진학정보센터 입학정보 홈페이지(univ.kcue.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한편 대교협은 설 연휴를 감안해 200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등록 기간을 당초 내년 2월4∼5일에서 2월4∼11일(설 연휴 및 공휴일 제외)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 미등록 충원 기간도 달라져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6∼13일에서 2월12∼18일로, 미등록 충원 등록은 내년 2월14일에서 2월19일로 조정했다. 추가모집 기간도 내년 2월16∼29일에서 2월20∼29일로 바뀌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젊은 민심’이 李후보 살렸다

    [한나라 대선후보 이명박]‘젊은 민심’이 李후보 살렸다

    ‘젊은 민심’이 이명박 후보를 살렸다. 박근혜 후보는 막판 대역전극의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이 후보의 ‘낙승’이었다. 지난 9∼12일엔 7.3∼10.0%p의 차이를 보였다.15∼16일엔 5.6∼7.3%p로 좁혀졌다.18일 보도된 서울신문사의 조사 결과는 5.3%p로 더 줄었다.20일 중앙일보 조사는 7%p 차이로 나왔다. 그러나 20일 막상 뚜껑을 열자 겨우 1.5%p차로 이 후보는 신승했다. ●검풍(檢風) 불었지만 너무 늦어 시기적으로 보면 지난 13일 도곡동땅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맞물린다. 검풍(檢風)이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검풍이 1주일만 더 일찍 불었다면 경선 결과는 모를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후보가 절대적 강세인 서울과 호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박풍(朴風)이 불었다. 박 후보는 서울과 호남권의 약세를 안고서도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의 검증공방을 둘러싸고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의 불안 심리가 막판에 박 후보에게 표를 더 얹어준 것이다.‘지독한 경선’의 문턱을 넘은 이 후보가 ‘더 지독한 본선’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수도권·30~40대의 40%대 지지가 승리 동력 각종 여론조사에서 1년 가까이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층은 20∼30대에 더 집중돼 왔다. 선거인단 투표에선 오히려 박 후보에게 432표 뒤졌지만 여론조사에서 8.5%p(2884표) 앞서면서 뒤집을 수 있었다. 전날 오후 1시부터 밤 8시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는 엎치락 뒤치락했다. 오후 7시까지 진행된 조사는 20∼30대 응답자가 절대 부족했고, 이때까지는 박 후보가 40대 이후 응답자의 높은 지지에 힘입어 오히려 앞서거나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감 1시간을 남겨놓고 20∼30대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가 이뤄지면서 이 후보가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이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질주는 지난해 10월 이후 고착화돼 왔다. 경선 직전에 한 여론조사에선 지지자의 60%가량이 도곡동 땅이 이 후보의 소유라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지지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지역별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과 30∼40대 연령층에서 40%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은 것도 승리 동력이 됐다. 당 취약지역인 호남에서도 두 자릿수대 지지율을 기록, 이전 한나라당 후보와는 다른 면도 보였다. 무엇보다 이 후보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수성가형 인물인 점이 다수 서민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검증 정국에서의 타격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대목은 이 후보가 TK(대구·경북)에서 지고도 경선에서 이겼다는 점이다. 민자당 이후 전례를 찾기 힘든 일로,‘영남당’의 굴레를 벗지 못하던 한나라당으로선 지역적 역학구도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박 후보, 호남권·젊은층 극복 못해 고배 박 후보는 막판에 분 박풍(朴風)에 대역전극을 노렸으나 여론 지지도를 만회하지 못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등 선거인단 직접 투표에서는 예상을 깨고 432표차로 역전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추석 이후 이 후보에 역전된 여론 지지율을 끝내 뒤집지 못했다. 가장 큰 요인은 호남표와 젊은 유권자를 끌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2년반 이상 당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호남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자신의 이념적 완고함으로 인해 호남과 젊은 지지층 확장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명박 대세론’에 밀려 당심이 반영되는 조직에서 열세로 출발한 것도 또 다른 패인이다. 당 대표로 일하는 동안 조직표를 굳건하게 다져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박 후보가 이 후보 캠프 쪽으로 간 당원협의회장을 조금만 더 확보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 후보가 대표 재직시절 ‘줄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느라 조직 다지기에 나서지 않았던 게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 틈을 타고 이 후보가 박 후보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영남 등에 무서운 기세로 세를 확장한 반면 박 후보는 열세지역과 취약 지지층의 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경선 기간 동안 뒤집기 위해 이슈화를 시도할 때마다 터진 외부 변수도 반전의 모멘텀을 살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 검증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려던 때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가 터졌고, 마지막 추격의 불꽃을 태우던 지난 8일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나오면서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켰다. 박지연 홍희경 한상우기자 saloo@seoul.co.kr
  • 원재료·중간재 물가 반년째 상승

    전체 물가 상승의 선행지표인 원재료·중간재 물가가 6개월째 상승했다.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전달에 비해 0.4% 올라 6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월 대비 원재료·중간재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1.2%에서 2월 1.0%로 상승 반전한 뒤 3월 2.1%,4월 2.0%,5월 1.1%,6월 0.2%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은 1.9%로 6월(2.8%)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일요영화] 올드보이

    ●올드보이(MBC 일요영화특선 밤12시30분) 오대수(최민식)는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적어도 그날 그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그가 술에 잔뜩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이었다.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싸구려 호텔 같은 방에 감금 당하는데 어딘지를 알 수 없다.8평 남짓한 그 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군만두를 먹는 일과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일뿐이다. 그렇게 똑같은 하루 하루가 흘러 1년이 지났을 때, 그는 뉴스에서 아내가 살해됐다는 보도를 접한다. 그리고 아내의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망한 그는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용납되지 않는다. 죽음에 실패한 그는 복수를 결심한다. 그리고 탈출하고자 쇠젓가락으로 감금방 모서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기를 15년, 드디어 탈출에 성공하지만, 우연히 들른 일식집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게 된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일식집 보조 요리사 미도(강혜정)의 집. 미도는 오대수를 연민하다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고, 대수는 군만두에서 나왔던 ‘청룡’이란 전표 하나로 감금방의 정체를 찾아낸다. 마침내 오대수는 자신을 가두었던 이우진(유지태)을 대면하게 되는데, 우진은 “가둔 이유를 5일 안에 밝혀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고 게임을 제안한다. 이 지독한 게임에서 오대수는 또다시 미쳐간다.“도대체 너는 누구며 왜 나를 15년이나 감금한 것이냐?”그의 절규는 또 다른 절규로 이어진다. 말미의 반전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역겹다.”는 의견과 “놀랍다.”는 의견으로. 그러나 ‘올드보이’가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인과응보로 한국형 오이디푸스를 묘사했다는 평도 있었다. 어찌됐건 충격적인 서사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선보인 이 영화로 박찬욱 감독은 주목할 한국 영화감독 반열에 올라섰고, 오대수역을 맡은 최민식도 명실상부한 스타덤에 올랐다.2003년작으로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꿰찼다.12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경선과 본선 사이

    1997년 7월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회창 후보는 그해 9월 말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당 총재직을 넘겨받으면서 자신이 겸직하던 대표직에 누구를 앉힐 것인가로 많은 고민을 했다. 친정체제 강화냐, 당내 화합과 결속이냐가 고민의 핵심이었다. 두 아들의 병역 비리 문제로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 후보 교체론까지 나오는 마당에 반전 카드 차원에서 이 후보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경선 승리의 1등 공신인 김윤환 고문을 대표로 임명, 대선 승리를 위해 일로매진하자는 의견과 당내 불협화의 최대 인자(因子)인 비주류를 적극 끌어안기 위해 경선 낙선자를 대표로 임명해 ‘같은 배를 탄 한 식구’ 개념을 공고히 하자는 의견이 대립했다. 결국 이 후보는 후자를 선택, 이한동 고문을 대표에 임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은 이 대표에게 대표직에 걸맞은 권한과 역할을 주지 않았다. 당내 화합을 위한 모양새만 갖췄을 뿐 진정성을 결여했다. 경선 승리 후 석 달 가까이 지속돼온 ‘승자 독식체제’를 유지한 것이다. 자연히 이 대표는 겉돌았다. 이 대표측은 이 후보의 대선 승리보다는 다음 해 있을 총재 선출 전당대회에 더 관심을 보였고, 이로 인해 이 후보와 이 대표 진영은 감정싸움까지 벌였다. 비슷한 맥락의 일은 또 있다. 이 후보의 가족과 핵심 5인방 중심의 비선조직을 말한다. 당시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박희태 의원은 이렇게 회고했다.“홍보본부가 머리를 싸매고 홍보문안을 만들었는데, 정작 신문광고나 방송광고에 나오는 것은 완전 딴판이었다. 후보의 비선조직이 좌지우지한 까닭에 선대위의 공식기구는 심한 무기력감에 빠졌었다.”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박 의원은 이번에는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포함한 캠프인사들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당의 공식기구가 모든 것을 관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어제 서울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1년여간의 경선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가장 지독한 경선이란 평가다. 그만큼 치열했고 살벌한 난타전의 연속이었다. 금도를 벗어난 비방전으로 ‘원수보다 더한 관계’가 돼 버렸다. 경선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크다. 후보사퇴론은 이미 공방전의 소재가 됐고, 벌써부터 경선 불복론과 탈당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틀 후면 결과가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두 진영이 진정한 화합을 이룰지 제일 큰 관심사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고 두 후보의 지지율이 월등히 앞서는 1,2위여서 패배한 측의 도움 없이도 대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요 착각이다. 한마디로 착시(錯視)현상이다. 양측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친 탓에 상대 후보에 대한 혐오지수가 더 커져,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질 경우 이긴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두 후보의 지지층이 상당부분 다른 것도 그렇다. 두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되지 않고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얘기다. 승자는 무조건 패자를 감싸안고 패자는 철저하게 승복해야 하는 이유다. 패자가 또다시 경선 불복을 되풀이하면 정치사에 다시 한번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된다. 승자 역시 이회창 후보의 전철을 되밟지 않아야 한다. 비단 한나라당을 위한 충고가 아니다.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도록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라 하지 않던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게 정치다. 두 후보의 경선 후 행보를 지켜볼 요량이다.jthan@seoul.co.kr
  • 후보사퇴론으로 번지는 ‘차명 의혹’ 공방

    ■이명박후보측 주장 “(도곡동 땅도)DNA를 가지고 검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니 땅인지, 내 땅인지 딱 DNA 조사만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부산 남갑 당원협의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특히 “세상에 내 땅이라고 시비하는 것은 봤어도 내 땅이 아니라고 (하는 데도) 시비붙는 것은 처음봤다.”는 말로 ‘억울함’도 호소했다.“남의 이름으로 된 땅이 한 평이라도 있으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며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된 도곡동 땅 차명의혹에 대해 박근혜 후보측이 ‘당 차원의 사퇴 공론화’를 요구한 데다 그동안 잠잠하던 범여권까지 나서 “검찰을 협박하지 말고 직접 해명하라.”고 공세를 펴자 논란을 초기에 접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캠프에선 검찰 수사 발표 직후에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10.1%p로 나왔다고 주장하며 “경선 판도에 큰 영향이 없다.”고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정치 공작’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던 전날 기조도 이었다.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검찰이 무슨 흥신소나 점집처럼 ‘뭐뭐같이 보인다.’는 식으로 의혹 부풀리기식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느냐.”고 공세를 편 것이 대표적이다. 진수희 대변인은 “박 후보 캠프의 모든 관계자가 사실을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연일 ‘인신구속’,‘후보 사퇴’ 운운하며 저주를 퍼붓고 있는데 금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선 것”이라면서 “박 후보측 행동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조직적인 막가파식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박근혜후보측 주장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 지분이 이명박 후보 소유라는 근거가 있다.” “만약 이 후보가 땅의 실소유자라면 그는 본선을 완주할 수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소속 의원 20여명은 15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와 관련된 문제를 당 차원에서 토론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하자고 당 지도부에 건의할지 검토 중이다. 캠프 법률특보단장을 맡은 강신욱 전 대법관이 회견을 주도했다. 그는 “땅의 실소유주가 밝혀질 때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으로 행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고, 증여세 포탈 혐의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 해석을 내놨다. 캠프 법률지원단 소속 엄호성 의원은 “도곡동 땅이 이 후보 소유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검찰 발표에 대해 검찰 내부 관계자가 “이 후보에 대한 예우와 배려 차원”이라고 한 점 ▲관련 발언을 해 고소당한 서청원 고문이 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점 ▲이 후보 인사들이 수사를 회피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검사 출신인 함승희 클린선거대책위원장도 “이른바 ‘돈세탁방지법’은 5000만원 이상 현금을 인출할 때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규정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이상은씨 계좌에서 1000만∼5000만원씩을 인출한 게 아닌가 싶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법률적 상식선에서 봐도 본선에서 완주할 수 없는 이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7월 수입물가 상승 반전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수입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원화기준)는 전달에 비해 0.5%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는 지난 1월(-2.6%) 이후 4개월 연속 오르다가 6월(-0.1%)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한달 만에 다시 상승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미 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소비재(-1.9%)와 자본재(-0.7%)가 각각 내렸지만 국제유가가 뛰면서 원자재(0.7%)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물가는 전월 및 지난해 동기에 비해 모두 보합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농수산품(8.8%) 가격이 일부 수산물 어획량 감소로 올랐으나 공산품(-0.1%)이 미국, 중국의 수요 부진과 미 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내려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이 전격 석방, 인도되기까지 만 사흘,71시간의 피말리는 반전의 시간이 이어졌다.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과 첫 대면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으로 무사귀환의 꿈이 커진 것은 지난 10일 밤 11시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서였다. 인질억류 23일 만이었다. 협상은 가즈니주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시작됐다.6시간가량의 1차 협상을 끝낸 양측은 11일 오전 두 번째 대면협상을 속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인질 석방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탈레반 협상단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는 “인질 21명이 오늘 또는 내일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12일 새벽 AFP, 로이터 등 외신은 여성 인질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아마디는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선의의 표시로 아픈 여성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낮 12시 인질 2명의 석방 계획이 보류됐다는 소식은 한국 정부와 피랍자 가족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여성 2명이 도중에 되돌아갔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그러나 AP통신에 “석방 계획은 일단 보류상태”라면서 “한국 정부와의 협상진전에 만족해 여성 인질 2명은 이르면 오늘 석방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다시 여운을 남겼다.12일 오후 들어 다시 여성 인질 2명이 한국 시간 오후 7시30분까지 석방될 것이란 외신 보도들이 나왔지만 이날도 결국 석방을 준비하다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13일 오후 4시50분쯤 아마디 대변인은 다시 AIP에 “2명의 여성 인질이 오후 8시30분쯤 적신월사에 인계될 것”이라고 밝혀 다시금 기대를 높였다. 결국 오후 9시쯤 여성 인질 2명의 적신월사 인도 소식이 교도통신을 통해 들어오면서 26일간 계속된 인질사태 해결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참의원 선거 참패후 ‘저자세’로 바뀐 아베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TV카메라를 좇는 눈’이라는 별칭을 떨치려나. 아베 일본총리는 참의원 선거 전 3개월 동안 TV카메라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답변하는 자세로 일관해 ‘카메라 좇는 눈’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지금껏 “부자연스럽다.”는 안팎의 지적에도 불구,“(기자) 여러분이 아닌 국민 여러분에게 답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TV카메라에만 눈을 맞춰왔다. 아베 총리는 매일 저녁 출입기자들과 한 차례씩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선거 참패 뒤부터는 카메라의 시선과 함께 질문한 기자와 기자단을 번갈아 보면서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지만 “예전과 다르다.”는 게 출입기자들의 말이다. 아베 총리의 ‘작은 스타일 변화’ 역시 선거 참패와 관련,“반성해야 할 점은 반성한다.”는 발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선거에서 패배한 뒤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민주당에 참의원의 제1당을 내준 데 대해)”,“죄송하다.(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의 원폭 투하 정당화 발언에 대해)”,“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하겠다.(테러대책특별법의 연장에 대해)”라는 등의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다수의 힘’을 앞세웠던 선거 전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개혁의 방향성까지 거부당한 것은 아니다.”는 확신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단 ‘저자세’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hkpark@seoul.co.kr
  • 美 공화 대선주자 롬니 ‘예고된 1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50개 주 가운데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실시한 공화당의 사전 비공식투표(straw poll)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실시된 비공식 투표에서 4416표를 획득했다.2위는 마이크 후카비 전 아칸소 주지사(2587표),3위는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2192표)이 차지했다. 롬니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지난 수개월간 수백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부으며 아이오와를 집중 공략한 터여서 이번 승리는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국 지지도 1∼3위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은 비공식 투표가 실시되는 행사장에 나타나 연설하지도 않았고 자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을 동원하기 위해 버스를 대절하지도 않았다. 롬니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아이오와주의 위대한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아이오와에서 변화는 시작됐다.”고 기염을 토했다. 실제 롬니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할 경우 아직 전국 지지도가 미미한 그가 당내 유력 주자군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중요성이 크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아이오와 사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반드시 당 지명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롬니는 지지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을 뿐 대세를 잡았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조디악

    [강유정의 영화 in] 조디악

    데이비드 핀처의 ‘조디악’은 여러 모로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쩔 수 없다. 보면 이 제안이 당연하다 여겨질 것이다.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연쇄 살인이라는 것과 여전히 미제 사건이라는 점이다. 이 두 가지는 보는 이들을, 관계자들을 그리고 그 시기를 함께했던 동시대인들을 무력하게 한다. 힘이 빠진다. 살인이라는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증거도 여기저기 산재해있다. 그런데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어쩌면 사건의 진범이 자신을 모티프로 한 영화를 보며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답답함은 울분을 넘어 슬픔으로 깊어진다. 실상 영화란 질문을 던지고 가능한 해답을 제시하는 오락일 때가 많다. 장르 영화들, 특히 스릴러물 영화가 그렇다. 어떤 스릴러물이든 간에 그러니까 아무리 두뇌 회전을 요구하고 반전이 급격한 영화라 할지라도, 대답은 준비되어 있다. 잘 참고 머리를 잘 굴려 끝까지 버티다보면 정답은 밝혀진다. 게다가 밝혀진 답은 으레 하나다. 언제나 범인을 발각되고 때로는 범죄 원인까지 밝혀진다. 탁월한 정신분석가가 등장하기도 하고 명석한 탐정이나 형사가 해결해주기도 한다. 그렇다. 부르주아 사회가 성립된 이후 언제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추리 소설의 효능이란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해결된다는 것, 범죄는 처단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조디악’은 해결 가능한 미스터리라는 거짓 위안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작품이다. 실은 현실 세계에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진범이라는 것도 실상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채 공포에 떨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점에서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진범이 아니라 범인이 잡혔다는 사실 자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범인은 잡혀야 하고 미스터리는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감독이 조디악이 보낸 암호문을 여러 번 제시하는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살인범이 보낸 편지는 그 사건이 마치 풀릴 수 있을 듯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그는 공공연히 게임을 제안한다. 중요한 것은 실상 그가 보낸 암호문을 신문에 게재하는 순간, 그러니까 우리가 그의 요구를 들어주는 순간 이미 게임의 승패는 갈렸다는 사실이다. 그가 제시한 게임에 응하자마자 조디악은 승자가 된다. 그렇게 이미 승패가 나뉜 게임은 하릴없이 지속된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그 하릴없는 요구에 매달린 채 소모되어 가는 ‘사람들’이다. 감독은 점점 피폐해지는 그들의 영혼을 조용히 그리고 집요하게 보여준다. 하여, 영화는 거대한 불모의 공간으로 제시된다. 최선을 다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 완전 범죄도 가능하다는 것. 때로는 선한 사람이 구원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세상엔 해결이나 정답 따위는 애초부터 없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진실 말이다. 영화 ‘조디악’은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은 정말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가상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냉정하면서도 섬뜩하다. 영화평론가
  •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피랍에서 첫 대면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달 19일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이후 탈레반과 한국정부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해법을 찾는 길이 마침내 열렸다. 피랍사태 이후 2∼3일만에 이뤄질 것 같았던 양측의 대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23일만에 이뤄진 것이다. 7월19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버스를 타고 칸다하르로 이동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강제로 납치되면서 희대의 인질사태가 시작됐다. 탈레반은 한국인 23명을 억류한 다음날인 20일 “24시간 내 아프간에 주둔 중인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 모두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1차 시한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노무현대통령이 한국군 철군은 연말에 예정돼 있다며 인질 전원 석방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탈레반은 이에 2차 협상시한을 다시 정하며 “한국인 인질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3차 협상시한을 제시하며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을 요구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했다. 인질사태 22일째인 9일엔 아프간과 파키스탄 부족장 회의 ‘평화 지르가(Peace Jirga)’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개막됐으나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이후 탈레반과 한국정부의 물밑 접촉이 급물살을 타면서 양쪽은 얼굴을 맞대게 됐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토요영화] 버스데이 걸

    ●버스데이 걸(SBS 영화특급 밤1시05분)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한 국제결혼 사기 실태를 보여주는 TV시사프로그램이 화제가 됐다. 모 공중파방송사의 한 드라마는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신부의 절절한 사연을 그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와 맞물려 영국에서의 황당한 국제결혼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안방극장에 소개되어 관심이 쏠린다. 런던에 시집온 러시아 신부의 이야기를 그린 ‘버스데이 걸(Birthday Girl)’. 평범한 은행원 존 버킹엄(벤 채플린)은 런던 교외에서 혼자 외롭게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날 존은 문득 삶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영화 ‘007’ 2편 제목과도 같은 ‘러시아에서 사랑을(From Russia With Love)’이란 웹사이트에서 신붓감을 온라인 주문한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의 인터넷 통신 판매원 나디아(니콜 키드먼)가 존과의 결혼을 위해 영국 땅을 밟는다. 공항에서 그녀를 본 존은 아름다운 미모에 잠시 넋을 잃는다. 그러나 웹사이트에서 보증했던 바와는 달리 그녀는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른다.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기대했던 존은 줄담배만 피워대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진다. 다음 날 존은 그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는 그를 성적으로 유혹하며 혼을 빼놓는다. 그렇게 색다른 사랑을 쌓아가던 그들에게 균열이 일어난 것은 나디아를 찾아 그녀의 사촌인 유리(마티유 카소비츠)와 그의 친구 알렉세이(뱅상 카젤)가 오면서부터다. 무례하고 폭력적인 그들은 나디아를 인질로 잡고 존을 협박한다. 존은 나디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은행을 털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니콜 키드먼은 이 영화에서 러시아 여성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크림슨 리버’의 뱅상 카젤,‘증오’의 감독인 마티유 카소비츠 등도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이같은 호화캐스팅의 연출을 맡은 이는 무명의 감독 제즈 버터워스. 그는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강렬한 캐릭터, 신랄한 대화, 놀라운 반전을 배치해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93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시민·사회단체 반응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여 만에 남북한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소식에 국민과 시민·사회단체들 사이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갈등을 해소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결과를 기대하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많았지만, 회담 시기와 장소를 둘러싸고 12월 대선을 앞둔 현 정권의 ‘알맹이 없는’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회사원 김상호(31)씨는 “대통령 임기말에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최근 북핵포기 분위기와 북·미 화해 분위기 등과 더불어 커다란 결실이 있을 것 같다. 평화협정 체계가 이루어져 동북아시아 정세가 완전히 변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성식(33·자영업)씨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돌아선 상황에서 일반인들은 더 이상 남북 정상회담을 하든 안 하든 별 관심은 없을 것 같다.”면서 “임기말에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시민단체의 반응은 보수와 진보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이번 회담이 2·13합의 이행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북·미관계 개선을 한층 더 빨리 추동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전면화하고, 새로운 통일 국면을 여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가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2월쯤에 정부측으로부터 국군포로나 납북자 한 두명을 데리고 올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이번 회담에서 납북자 문제가 정치이벤트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원칙적으로 환영하지만, 개최장소가 6·15 남북공동선언 합의대로 서울이 아닌 평양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승함(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치학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비핵화를 완결짓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다만 정상회담에만 집착해서 무리한 합의를 도출해선 안 되고 평화선언 정도와, 북한이 요구할 경제지원에 대해선 단계별 지원 약속 정도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대폭 지원을 약속할 경우 차기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방안 등 확정적인 내용이 아닌 약속, 함께하자는 굳건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면서 “구체적 약속과 합의, 실천은 차기 정권과 실무진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이석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NGO에 중재 요청하라”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피랍자 가족 모임이 국제비정부기구(NGO)와의 연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외교통상부가 아프간이나 파키스탄행 등 가족 모임의 직접적인 활동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국가 및 탈종교적인 성향을 가진 NGO가 큰 거부감 없이 탈레반 측에 피랍자 가족들의 간절함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GO가 세계 각지에 광범위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 만큼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도 상당 부분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단체로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꾸준히 빈민 및 난민 구호사업을 벌여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아 온 굿네이버스나 옥스팜 등 구호개발사업 관련 단체들이 꼽힌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신규섭 교수는 “종교적인 색채가 없는 단체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 “같은 구호전문 단체라도 기독교적 이미지가 강한 곳은 제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유엔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포괄적 협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공익성을 갖춘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나 ‘세이브더칠드런’ 등은 중동 지역에서 다년간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가족의 눈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희사이버대학 NGO학과 임정근 교수는 “인질들이 전쟁 상태에서 피랍됐고,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으므로 민간 구호단체가 나설 충분한 여건이 조성돼 있다.”면서 “국제적인 인권 및 구호단체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단체, 특히 반미·반전 단체 등 이데올로기가 강한 집단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는 “국내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은 탈레반이나 미국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는 데다 정치적으로 이용을 당할 우려가 크다.”면서 “반미·반전 단체의 경우 내부에서도 강경 및 온건 노선간의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 가족들에 도움을 주다가도 미국이나 탈레반을 자극할 수 있는 주한미군 철수 요구, 이슬람 폄하 발언 등의 돌출 행동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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