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반인륜적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홍준표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어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프로모션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복지 세정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34
  • [사설] 확산 우려되는 ‘발칸전쟁’

    유고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됨으로써 발칸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유고의 알바니아계 공격을 막고 코소보 평화를 위해 불가피한 무력사용으로 보지만 ‘유럽의 화약고’ 폭발이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모처럼 정착되고 있는 세계 평화까지 위협할까 우려된다. 세계는 코소보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랐다.지난달 프랑스 랑부예에서 열린 코소보 평화회담은 평화해결의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그러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은 3년간 코소보의 자치를 인정하고 알바니아계에 대한 무력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평화안을 거부한 채 오히려 코소보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전쟁을 자초(自招)했다. 알바니아계의 코소보 자치 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반인륜적인 집단학살까지 서슴지 않은 밀로셰비치를 응징하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인도주의적으로도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민족과 종교분쟁은 중단돼야 할 것이다. 코소보사태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끝내 전쟁으로까지 발전한것은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 하겠다.‘평화를 위한 무력사용’이라는비극을 하루빨리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국제사회가 해야 할 과제다.공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등 나토군은 유고가 평화안을 수락하면 즉각 공습을 중단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유엔도 사태 수습을 위한 긴급 안보이사회를 열었다. 밀로셰비치가 평화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밀로셰비치의 현명한 결단이 무고한 국민들을 전쟁의 참화로부터 구하는길이라 하겠다.그러나 밀로셰비치가 쉽사리 손을 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끝까지 저항할 경우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며 세르비아·보스니아 등 발칸반도 전체로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마저 있어 걱정된다. 전쟁이 확산되거나 장기화하면 미국의 주도 아래 안정돼 가고 있는 세계 질서와 평화가 흔들릴 위험도 없지 않다.러시아와 중국이 나토군의 공습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특히 나토의 세력확산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러시아는 예정돼 있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의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유고에 대한 군사지원까지 거론하며 공습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가 유가급등 등으로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리로서는 우려된다.발칸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아울러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만반의 대비도 필요하다.
  • [외언내언] ‘亡者인질극’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범죄도 다양화하고 흉포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 하겠다.그러나 남의 조상 묘를 파헤치고 유해를 볼모로돈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해서 안될 패륜(悖倫)이다.특히 전통적으로 조상숭배 정신과 유교의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 범죄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 辛格浩회장의 부친묘소 도굴사건은 우리 사회의 윤리와 도덕이 어느 수준까지 타락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IMF사태로 살기가 좀 어렵게됐다고 보험금을 노려 손가락과 발목을 주저없이 자르더니 이제는 남의 조상 유해까지 파내기에 이르렀다.반인륜적 범죄의 끝이 도대체 어디인지,개탄스러울 뿐이다. 드물긴 하지만 유해 도굴은 예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역사적으로는 조선조때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조선조정에 통상을 요구하기 위해 충남 덕산에 있는 흥선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려다실패한 사건이 대표적이다.이 사건에 분노한 대원군이 조상도 모르는 ‘서양오랑캐’(洋夷)들과는 상종할 수 없다며 쇄국정책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유명하다.대부분의 도굴은 부장품을 노리거나 풍수지리적인 이유로 행해졌으며 유해 자체를 훔친 경우는 흔치 않다. 남의 무덤을 파헤치거나 유해를 훼손하는 것은 예로부터 엄벌로 다스려 왔다.현행 형법에도 남의 분묘를 파헤쳐 사체나 유골·유발(遺髮)또는 관(棺)안에 있는 물건을 손괴,유기,은닉하는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하는 사체영득(死體領得)죄를 두고 있다.유해를 볼모로 돈을 요구한것은 형법상의 공갈죄에도 해당된다.그러나 ‘망자(亡者)의 유해’까지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실정법상의 죄를 넘어 인륜을 거스른 행위로 단죄돼야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각박하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풍조가만연한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있다.사회를 지탱해나가는 정신적인 기둥이 버텨 주어야 하며,이 기둥이 바로 도덕과 윤리다.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수록 건전한 도덕심과 윤리성은 더욱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기본이 흔들리고있는 위험한 상태다.인륜이 무너지고 윤리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나만 있고 남은 생각하지 않는다.죽어서도 도둑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이번 사건의 범인들은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윤리와 도덕을 바로 세우고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범사회적인 운동이 시급하다./장정행 논설위원
  • “보험범죄 예방” 마구잡이 가입 규제

    금융감독원은 마구잡이식 보험가입과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 보험가입자의 소득보다 보험금 총액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보험가입을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먼저 생·손보사의 보험 내역을가입자의 동의를 받아 보험사가 공유하고 총 보험금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위장계약 여부를 조사해,보험료 부담능력이 없는 계약은 보험사가 해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최근들어 발목절단 사건과 여동생 살해사건 등 보험금을 노린 범죄행위가 늘고 있다고 보고 반인륜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보험모집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5일 밝혔다. 현재 보험금 규모가 1억원 이상이면 보험사들이 자료를 주고 받지만 1억원미만인 보험가입은 드러나지 않아 적은 보험금으로 나누어 여러개의 보험에드는 등 보험사고에 악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가입자의 보험내역을 통합해 모든 보험사에 가입한 총보험금액이 상품별로 일정 규모 이상이면 자료를 공개하고 위장계약 여부도조사토록 할 계획이다.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생보사와 손보사도 하반기부터 보험가입 자료를 교환토록 하고 보험료 납입능력을 초과하는 보험가입을 강권하는 보험사에게는 관련 임직원을 문책하는 등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금이 1억원 이상인 보험계약은 자료를 교환하도록 지시했으나 전산화 작업이 더뎌 제도상 허점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금 점검기준을 건당 1억원이 아니라 보험 가입자별로 합산해 점검하는 체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 무분별 보험유치 범죄 부른다

    보험사들이 보험계약고를 올리기 위해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는 생활보호대상자까지 마구잡이로 보험에 들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특히 최근 부산에서발생한 청각장애인 동생 살해사건에서 보듯 보험사들의 무분별한 보험유치가 결과적으로 보험금을 노린 반인륜적 범죄를 초래했다는 비난마저 제기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부산사건의 범인 李모씨(37·무직)는 여러 사람 이름으로 삼성생명 동부화재 등 11개사,130여개의 보험에 들었으나 어느 보험사도 李씨의 보험료 납입능력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부쩍 늘고 있는 ‘보험금을 노린’ 사건들은 보험사들간 과당경쟁이주 원인.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의 타 보험가입여부나 생활수준 등 기본사항조차 살피지 않고 보험가입에만 열을 올려왔다.또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업계가보험가입자에 대한 정보교환을 제대로 하지 않아 중복가입자에 대한 사후검색이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다. 현재 보험가입자에 대한 전산관리는 생명보험협회에서 고액보험에 한해 제한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생보협회는 97년 10월1일부터 29개 생보사로부터 보험금 1억5,000만원이상인 고액보험에 한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고 있다.올해부터는 1억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이밖에 3개사 이상에 동시 가입했거나 보험금 합계가 10억원 이상인 보험가입자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있다.이에 따라 매달 800여명에 대한 정보가 회원 생보사에 제공되고 있다.그러나 부산사건의 범인인 李모씨는 이 시스템이 가동된 이후인 지난해와 97년에도 집중적으로 보험에 가입,이 시스템 역시 허점투성이로 밝혀졌다. 李性烈 생보협회 소비자보호실장은 “보험가입현황은 각사의 영업정보에 해당돼 정보제공에 어려움이 있지만 유사 보험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생보사뿐아니라 손보사와의 자료교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손보업계는 현재 3·5년짜리 장기보험과 개인연금 등에 대해 각사별로 보험개발원과 연결된 전산망을 통해서만 보험가입 여부를 조회하고 있다.趙秀雄손해보험협회 전무는 “보험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생보업계와의 정보교환 전산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이지만 현재 개인정보유출을 방지하는 관련 법률이있어 추진에 애로가 많다”며 “법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보험모집단계에서 제약을 둘 경우 보험설계사와 대리인들의 수당문제가 걸려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편 전산망 미비 외에 생보사들이 보험가입자의 보험금 지불능력을 계약후에 점검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생존조사요원제’도 일부 대형 생보사들을 빼고는 이름뿐이다.이밖에 생보·손보사 뿐아니라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농·수·축협과 우체국 등 모든 관련 기관들을 연결하는 정보전산망 구축도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金均美 kmkim@
  • 독재자들 말로로 본 국제 인권 조류/세계인권선언 50주년

    ◎반인륜범 단죄는 역사적 필연/‘인권문제는 국제문제’ 인식 확산/아민·뒤발리에·멩기스투 등 전전긍긍 인권 범죄에 대한 단죄가 역사적 대세가 되고 있다.영국이 끝내 칠레의 전 독재자 피노체트의 신병을 스페인에 넘겨주는 절차를 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인권 시계’는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반인륜범은 언제 어디서고 처벌된다’는 판례를 남기는 인권사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피노체트가 영국 상원 재판부에서 면책특권 불인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독재자들이 법정에서 죄값을 치르고 역사밖으로 퇴장당하는 것은 희귀한 경우에 속했다.많은 독재자들이 외교 관례와 집권 당시를 문제삼지 않는 국내정치 불문율의 이중 보호를 받으며 안락한 말년을 보장받았다. ○‘무조건 보호’ 관례 깨져 그러나 영국 정부는 잘못된 국제사회의 관행을 깨뜨렸다.국제사회의 결연한 동참이 확인되면서 전세계 곳곳의 독재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피노체트 판결이 중차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이디 아민,장클로드 뒤발리에,멩기스투 등 독재자 리스트 앞머리에 올라있는 인물들이 무엇보다 긴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독재자 가운데서도 악명높기로 첫손 꼽히는 우간다의 아민은 정적을 악어밥으로 던져주는 등 잔학한 수법으로 30만명을 살해한 인물.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농사일로 숨어 지내지만 국제인권단체들은 다음 표적 1순위로 지목하고 있다. ○본국 송환될까 안절부절 74년 에티오피아 황제를 전복하고 권력을 장악한 멩기스투.91년 반군에게 축출돼 짐바브웨로 피신한 뒤 권력 재탈환 음모를 꾀하다가 짐바브웨 정부의 골치덩어리로 낙인찍혔다.반인륜 범죄 죄목으로 궐석재판을 받기도 한 그는 요즘 본국으로 송환될까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전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집권기간 중 엄청난 양의 구두를 수집하고 달러를 밀반출 하는 등 부정축재를 일삼다 86년 남편 실각과 함께 하와이로 쫓겨났다.91년 국내 입국,92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며 재기를 꿈꾸기도 했지만 93년 금고 18년을 선고받고 상고절차가 진행중인 상태다.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 수하르토도 철권통치 끝에 권좌에서 쫓겨나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콩고의 카빌라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여행에 나서면서 선발대를 앞세워 체포영장이 나와있지 않나 알아본 뒤에야 길을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인륜을 저지른 독재자들은 비록 우여곡절 끝에 법정에 서지 않았다 해도 말로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7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이티 종신대통령으로 취임한 뒤발리에는 학정을 편 끝에 86년 축출돼 프랑스 망명길에 올랐다.한때 유명관광지에서 호화롭게 살았으나 2억달러를 탕진하곤 전화료도 내지 못하는 알거지가 됐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황제 보카사는 나라를 철권통치하며 더할 수 없는 권세를 누렸지만 집권 7년만에 권좌에서 내쫓겼다.그 아들들은 파리의 노숙자로,심지어 범죄자로 전락했다. ○인권범죄 처벌 시효 없어 지금까지 일부 독재자들은 범죄행각을 벌이고도 호의호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구촌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게 됐다.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외교적 분쟁을 감수하면서도 인권외교를 표방하고있다. 인권수준은 한나라의 정치수준과 비례하며 사회지수로도 통용된다.특히 인권문제가 특정국가,특정지역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제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반인륜적 인권 파괴자는 끝내 세계의 이름으로 단죄되는 것이 시대적 조류다.인권파괴 행위자의 단죄에는 시효가 없다는 전 지구적 컨센서스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독일의 신임 라퐁텐 외무장관은 중국 당국의 불편한 심기에도 불구하고 반체제 인사들과 접촉을 지속하는 등 세계의 새로운 기류를 앞장 서서 실천하고 있다.
  • 피노체트와 정직한 역사/李慶衡 논설위원(外言內言)

    영국 최고법원이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트 피노체트에 대해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결한 것은 ‘역사의 정직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7년간 칠레를 철권통치하면서 수천명을 학살하고 고문과 납치를 자행한 피노체트는 이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그에게 혹독한 재판과 감옥이 기다리고 있는 ‘스페인 행(行)’을 재판부가 명령한 25일은 바로 그의 83회째 생일이었다.노회한 독재자에게 준 역사의 준엄한 ‘생일선물’이 어쩌면 그렇게도 맞아 떨어지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역사의 엄정성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물론 피노체트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인도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3­4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영국내무장관이‘재판부의 결정과는 무관하게 ‘인도적 견지에서’석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그러나 이같은 지엽적 절차나 그가 나중에 석방되고 안 되고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역사는 이미 그가 저지른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해 단죄를 했기 때문이다. 영국 최고법원의 이번결정으로 세계 곳곳에 은신해있는 과거 독재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응징분위기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재임중에 30만명을 학살한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나 지난 96년 프랑스로 건너간 아이티의 장 클로드 뒤발리에 등도 ‘독재자에 대한 국경없는 단죄’라는 역사의 정직성 앞에 포박을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역사의 정직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끝내는 스스로 현재화(顯在化)되기 마련이다.최근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는 ‘일제 치하의 친일파 인사들의 행적에 대한 규명’작업도 정직한 역사의 자기 구현 맥락에서 인식되어야 한다.해방후 친일파들이 단죄되지 않고 역대 정권의 반공·안보논리에 편승하거나 테크노크라트로 변신하여 민족의 자존과 정기를 흐트러지게 한 것은 건국반세기의 과오가 아닐 수 없다. 과거 친일 인사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오늘날 이를 역사적 시각에서 비판하는 작업은 해당 특정인이나 그 후손들을 지금에 와서 처벌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역사가 갖고 있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규범을 어느 누구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것이다.‘피노체트 단죄’에서 ‘정직한 역사’의 엄정성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 인륜 파괴 범죄와 사회적 책임/류호담(굄돌)

    가족에 대한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아내와 자식들의 손발을 묶고 불을 지르는 행위에서부터 보험금을 노려 어린 자식의 손가락을 자른 사건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가족대상 범죄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른바 인륜파괴 범죄와 생계형 범죄가 IMF이후 부쩍 늘어났다. 사회에서 기본적인 행복으로 보장되어야 할 가정윤리가 속절없이 파괴된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같은 끔찍한 범죄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사실상 그것을 막을 방책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전국에는 일용노동자를 포함해 실직자가 350여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에는 장기적인 실직에다 빚독촉으로 도저히 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을 정도로 파탄 직전인 위태로운 가정이 한둘이 아니다. 아내의 가출로 가정이 파괴되거나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리고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공황에 빠질 때에는 각종 범죄가 예상된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고 보면 사태는심각한 지경으로 치닫는다고 할수 있다. 최근의 이같은 반인륜적 가족범죄 사건은,윤리의 황폐화와 정신적 파탄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오늘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리라. 그러나 이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사회붕괴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같은 사회병리 현상을 경제난과 연관 지으려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 지금보다 훨씬 궁핍한 때에도 요즘과 같은 사회적 타락은 없었다. 우리 모두의 삶이 고단한 때이지만 어려울수록 인륜과 공동체 정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공동체 정신의 참뜻을 곰곰히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 “체벌보다 부담을 줘라”/신지용 교수에 들어본 자녀지도 요령

    ◎아이 잘못 부모 기분따라 질책 안돼/양육원칙 세우고 융통성 발휘해야 최근 생활고 때문에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사건이 세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IMF한파에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싶은 일말의 동정도 없지 않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자식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반인륜적인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였다.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申智容 교수(소아청소년정신과)는 “이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드물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는 아동학대의 성향이 퍼져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부모의 잦은 폭력으로 정신과 전문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아동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동학대란 소아청소년 정신과의 진단명으로 선진국에서는 진단기준이 명확하게 확립돼있다.단 한차례라도 심하게 아이를 구타하거나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면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된다. 하지만 가부장중심으로 효가 강조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는 부모의 부속품처럼 여겨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내 자식 내 마음대로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외국에서 볼 수 없는 부모자녀 동반자살이 우리나라에서 드물지 않은 것이 이런 사실을 입증해준다. 申교수는 “병원을 찾는 아동들 가운데는 오랜 시간 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인격발달이나 행동조절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있다”며 “병원까지 오지 않더라도 엄격한 아동학대 기준을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부모중 상당수가 아동학대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든 절대 아이를 때려서는 안될까.그보다는 자녀양육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고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즉 아이의 잘못을 부모 자신의 기분상태에 따라 질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큰 잘못을 했더라도 심하게 맞으면 감정이 앞서게돼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겨를이 없거나 맞았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다는 식으로 넘어가게 된다.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바로 체벌하기보다는 아이에게 은근히 부담을 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교육이라는 것이다.
  • 與 “稅風=세금 도둑” 압박 강화/對野 공격 방향 선회

    ◎“야서 표적사정 주장… 본질 흐려진다” 판단/‘부정부패 척결’에 초점 “타협대상 아니다” 여권이 대야(對野)공격 방향을 틀었다.세풍(稅風)을 ‘세금도둑질’,사정(司正)을 ‘부정부패’로 초점을 바꿨다.‘범죄’로 몰아 야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먼저 국민회의가 세풍의 실상을 알리는데 팔을 걷어붙였다.한나라당의 ‘야당파괴’‘표적사정’ 주장에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韓和甲 원내총무는 14일 의원총회에서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거둔 것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을 꺼냈다.이어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도록 세풍은 ‘세금 도둑질’로,개인비리는 ‘부정부패 척결’로 통일해 달라고 주문했다. 金元吉 정책위의장이 거들었다.金의장은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이용,대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겠다며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은 결국 개인 납세자 및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이 안낸 세금만큼 세금을 대신 내야 하는 원리와 마찬가지”라고 과세의 형평성 위반을 지적했다.秋美愛 의원은 “야당파괴니,표적사정이니 하면서 떠드는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는 사과하고 총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대구 옥외집회를 철회하고,국회정상화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야당의 ‘신(新)지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자민련은 朴泰俊 총재가 진두 지휘에 나섰다.朴총재는 이날 車秀明 金基洙 의원 입당식에서 세풍사건을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성토했다.朴총재는 “국가기관중 가장 도덕성이 요구되는 국세청이 엄청난 돈을 모금해 특정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준 사실은 범죄”라고 규정했다. 또 사정정국을 겨냥,부정부패 척결론을 거듭 내세웠다.그는 “한보철강은 시설비가 3조∼3조5,000억원이면 되지만 5조7,000억원이 투입됐는데 나머지는 어디로 갔겠느냐”며 “기아사태 종금사 PCS CA­TV 등처럼 정경유착이자 권력형 부패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朴총재는 아버지가 돈때문에 아들 손가락을 자른 사건을 들어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이런 반인륜적 범죄를 낳았다”고 지적했다.그리고는 세금도둑질 사건과관련,“당연히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데도 이를 표적수사라고 비난하고 장외에서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는 정당이 있다”고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邊雄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원 사격했다.邊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세청과 안기부를 동원해 대선자금을 긁어모은 것은 국민세금을 도둑질한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 자녀대상 범죄 늘어 충격/자살위장극·요구르트 독살 이어 올3번째

    ◎생활고 이유 힘 약한 자식 희생양 삼아/전문가들 “가정 붕괴땐 人倫 무너질것” 이번 아버지에 의한 아들 손가락 절단 사건은 IMF사태 이후 가족붕괴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가족 내 약자인 자녀를 이용하거나 대상으로 삼는 범죄가 갈수록 잔인하고 빈도도 높아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중학생 李모군의 자살 위장극과 7월 울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요구르트 독살사건에 이어 물욕에 눈이 어두워 자식을 희생양으로 삼은 세번째 사건이다. 이들 사건은 모두 부모가 아들을 범죄도구로 삼은 자작극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마산 사건의 경우 비록 아버지 姜鍾烈씨가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는 하나 분별력이 없는 아들을 꾀어 신체의 일부를 자르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사전 계획하고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아연케 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19일 발생한 농약 요구르트 사건도 아버지가 요구르트 제조업체와 백화점 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아들을 살해한 자작극으로 추정되고 있다. 李모군 자살위장극의 경우도 李군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 엄마 병을 고쳐드리고 싶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꾀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지만 나중에 어머니 朴씨가 궁핍한 생계를 면하기 위해 아들을 시켜 자작극을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련의 사건을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가치관 혼돈과 세기말적 아노미현상이 IMF 이후 생계위기와 맞물리면서 더욱 깊어지고 있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대 河泰榮 교수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가장의 실업이 가족구성원 전체를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족 내 인간관계의 퇴행은 경제난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4­1/보안법 문제(정직한 역사 되찾기)

    ◎보안법 상처의 흔적들/시행 50년… 멍든 인권 곳곳에/曺奉岩 등 수많은 政敵에 간첩죄 적용/사회 전반에 올가미… 한해 수백명 구속 영화 ‘레드 헌트’는 제주 4·3항쟁때 양민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9월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인권영화제와 한달 뒤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검찰은 이 영화 상영과 관련,인권영화제를 주최한 인권사랑방 대표 서준식씨를 지난해 11월 구속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반포 혐의였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조직위원장 문정수 부산시장) 상영과 관련해서는 구속된 사람이 없었다. 같은 영화 상영을 둘러싸고도 보안법 적용은 이렇게 다르다. 검찰은 당시 “서씨는 비전향 사상범으로 고의성 여부가 문제된다”고 밝혔다. 사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적용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다. 국제사면위원회를 비롯한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석방노력으로 서씨는 얼마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보안법과 관련,서준식씨의 경우처럼 세인의 주목속에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조용히 처리되는 사건이 훨씬 많았다. 올해로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50주년을 맞지만 보안법 역사의 뒷면에는 대한민국 인권의 상처투성이 흔적들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에서 보안법을 비켜갈 수 있는 분야는 어디에도 없었다. 진보적인 정치인,지식인,학생,노동자 등이 보안법의 올가미에 걸려 죽기도 하고 감옥에도 갔다. 진보적 정치운동과 관련, 보안법에 의한 최대의 피해사례로는 조봉암과 진보당사건 및 2차 인민혁명당 사건,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을 들 수 있다. 1958년 1월11일 밤 경찰은 조봉암 위원장 등 진보당 간부 10여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야당 당수 조봉암은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심 재판장인 유병진 판사는 이승만 정권의 간첩조작에 저항해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유병진 판사는 우익세력들에 의해 용공판사로 몰렸고 2년후 법복을 벗어야 했다. 2차 인혁당사건은 1974년 전국적인 반(反)박정희 투쟁을 준비하던 민청학련을 용공으로 몰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던 배후조직을 조작한 사례로 비판받고 있다. 10년전 1차 인혁당 사건에서 이미 경미한 혐의로 판명됐던 인혁당이 10년 뒤 재건되어 정부전복을 꾀했다는 것. 그러나 2차 인혁당 사건은 1차 때보다 더 증거가 없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75년 대법원에서 상고는 기각됐고,24시간도 못되어 8명이 처형됐다. 보안법과 관련,현대언론사에서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1961년의 ‘민족일보’ 사건이다. 진보적 혁신 언론을 표방한 민족일보는 용공언론으로 몰려 조용수 발행인의 사형집행과 함께 폐간의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당시 공소장에 용공으로 단정돼 예시된 것들은 ‘통일에의 전진을 위하여’‘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 등의 제목하에 실린 기사들이다. 보안법 위반 사건 가운데 한가닥의 온정도,최소한의 법적 기본권과 인간의 존엄성조차도 기대할 수 없는 게 바로 간첩사건이다. 공안기관은 월·납북자의 친·인척,정보사법 전과자,조총련의 연고가족,납북 귀환어부 등의 신상 정보를 모두 입력해 놓고 있다. 이러한 신상 정보는 언제라도 ‘간첩사건을 조작할 수 있는 자료’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조작 의혹이 적지않았다. 78년 귀국중 간첩혐의로 체포돼 20년째 갇혀 있는 조상록씨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독소조항/반국가단체 구성·가입죄­노동·학생단체 등 민주화 운동 조직 파괴/찬양·고무죄­개념 모호해 자의적 해석 가능… 남용 심각/불고지죄­‘침묵의 자유’ 침해… 반인륜적 행위 강요 치안유지법,조선사상범보호관찰령,국방보안법,조선사상범예방구금령,불온문서임시취체법…. 일제가 군사파시즘의 길을 걸으면서 국내외 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했던 대표적인 법률들이다. 이중 치안유지법은 일본 및 식민지의 사회주의자와 반체제주의자,독립운동가 등을 처벌한 대표적 악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은 탄생(1948년 12월1일) 과정부터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빼닮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형법의 특별법인 이 법이 형법 제정(1953년 9월18일)보다도 빨리 만들어졌다는 것은 당시 반대세력을 누르기 위해 이 법이 얼마나필요했던가를 잘 보여준다. 국가보안법은 제2장의 제3∼10조가 범죄로 규정되는 행위들과 처벌을 정하고 있는 핵심적인 조항들이다. 이중에서도 제3조·7조·10조가 가장 독소적이고 남용될 소지가 많다고 비판받는 조항들이다. 제3조는 반국가단체 구성 및 가입,가입권유 등에 대한 처벌로 제7조 3항의 이적단체 구성·가입죄와 함께 민주화운동 조직을 파괴하는 주요한 조항으로 지목돼 왔다. 형벌도 반국가단체 수괴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밖에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가혹하다. 그러나 막상 반국가단체로 낙인찍힌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한 반정부적 노동·학생운동 조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운동조직인 전민학련과 민청학련,기독교 청소년들의 신앙공동체인 한울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제7조는 반공법 제4조를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찬양·고무 및 이적단체 구성과 가입,이적표현물 제작·반포·판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심각하게 남용돼온 조항으로 일반 형법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안법의 ‘상징’과도 같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그 문언상 위헌이나 한정적 해석하에 합헌”이라는 한정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먼저 찬양·고무·동조라는 개념이 너무 애매모호해 지극히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집을 철거하려는 당국자에게 “김일성보다 더한 놈들”이라고 했다가 구속되고(1978년), “북한이 남한보다 중공업이 더 발달되어 있다”고 했다가 이 조항에 걸려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1976년). 10조는 반인륜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불고지죄 조항이다. 모든 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불고지를 처벌하다가,91년 개정때 3조·4조·5조의 죄에 한해 성립하도록 범위를 축소했다. 또 친족관계일 때는 죄를 감경(減輕)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에도 불구하고 불고지죄는 ‘침묵의 자유’를 침해하고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지켜주어야 하는 직업윤리를 저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반사회적인 행태를 여전히 강요하고 있다. 수년전 서경원 의원 방북사건에서 한겨레신문 윤재걸 기자가 인터뷰중 알게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구속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김동식 간첩사건과 관련,불고지죄 혐의로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함운경씨는 “설사 보안법 위반자라는 것을 알아도 친구나 친척을 당국에 신고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라며 불고지죄의 반인륜성을 비판했다. ◎北 형법은 가혹한 反인권적 악법/유추해석 인정·중벌위주 형벌체계 적용 국가보안법 개폐론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북한의 반국가사범에 대한 가혹한 형법체계다. 보안법보다 훨씬 가혹한 법조항들이 북한내 통일논의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법만을 폐지하면 ‘남쪽만의 무장해제’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북한 형법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기본 원칙인 법치주의 원리를 무시한 가장 비민주적인 악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북한 형법은 유추해석을 인정해 죄형법정주의를 무시하고 있다. 제10조에 “형사법에 동일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이 없을 때는 종류와 위험성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행위를 규정한 조항에 따라 형벌을 정한다”고 돼 있어,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범죄인으로 규정,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소시효에 대한 명문규정도 없다. 제42조는 “반국가범죄와 고의적 살인죄에 대해서는 기간에 관계없이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로 규정,범인은 죽을 때까지 형사소추를 받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방하거나 그들에게 저항하는 행위는 반국가범죄(제44∼55조)로 규정,사형이나 전재산 몰수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또한 은닉범,불신고범,방임범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고,반국가범죄의 경우 이를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다. 형벌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제21조에는 반국가범죄의 경우 ‘○○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돼 있어 우리법의 “○○년 이하의 형에 처한다”는 형식에 비해 중벌위주의 형벌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한없는 형량을 선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반인권적 형벌체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앰네스티와 보안법/“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해야”/매년 인권보고서 통해 개폐 촉구 “양심수를 양산해온 국가보안법은 국제인권법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국제인권기준에맞도록 개정돼야 합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로스 대니얼스 집행위원은 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떤 사상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테러단체를 조직하거나 폭력혁명을 공개적으로 추구하지 않은 이상 구속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앰네스티의 인권보고서를 통해 “보안법 위반으로 매년 체포되는 수백명 중 상당수가 폭력이 아닌 단지 ‘고무찬양’과 ‘이적행위’ 등으로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매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보안법 개폐를 주장해왔다. 또한 주요 보안법 위반 사건마다 항의성명과 함께 피해자 석방을 촉구했다. 지난 96년에는 보안법 개정과 안기부의 권한 남용 방지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편지를 우리나라 정당 대표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李昌淳 팀장·許南周·李穆熙 차장, 金聖昊·任昌龍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의 창설(사설)

    인류역사상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대량학살이나 전쟁범죄를 단죄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창설될 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주말 120개국의 찬성으로 로마에서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을 위한 유엔협약은 인도주의의 중대한 진전이자 인류평화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위대한 발걸음으로 환영할 일이다.우리 정부가 이 협약에 찬성하고 서명을 검토키로 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앞으로 국가 단위로는 처벌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대량학살이나 강간·고문·어린이 강제징집등의 전쟁범죄를 저지른 책임자들을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기소하고 재판하게 된다.과거는 물론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족 또는 민족간의 반목이나 종교·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크고 작은 분쟁들이 계속되고 있다.‘킬링필드’라는 악명으로 잘 알려진 캄보디아내전을 비롯하여 알제리 르완다 보스니아사태가 그랬고 세르비아의 코소보사태,인도·파키스탄간의 카슈미르분쟁,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의 충돌등이 지금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처참한 고통을 주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내전이나 국지적인 분쟁은 더욱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정도가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정도가 고작인 형편이다.국제형사재판소가 상설되어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자들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실이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제형사재판소가 설치되기까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어려운 장애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오는 2000년까지 찬성국들의 서명을 받아야하며 60개국의 비준을 거쳐야 협약이 발효된다.재정문제,재판관할권문제,유엔과의 관계등도 과제다. 미국의 반대를 어떻게 무마하는냐도 큰 과제이다.냉전종식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사실상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세계 여러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군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ICC의 설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미국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ICC가 자칫 1차대전후의 국제연합과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는 비관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하더라도 국제형사재판소는 반드시 창설돼야 한다.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인류의 바람이기 때문이다.협약에 대한 일부 이해충돌은 세계평화와 인도주의의 실현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적절한 조정이 가능할 것이다.반인륜적 범죄의 종식을 위해 국제형사재판소가 꼭 설립돼 제 역할을 다 하기를 기대한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2(정직한 역사 되찾기)

    ◎잘못된 법 적용/간첩누명 복역수 가족 비탄의 나날/새법 재정 재구금… 가정 풍비박산/정권안보차원 범죄 날조 처형/김 대통령 한때 사형선고 받아/고문조작으로 10여년째 구금도/심장병·신경질환 등 후유증 심각 비가 오는 가운데 초췌한 모습의 한 남자가 푸른 수의를 입고 탑골공원 정문 앞에 앉아 있다.그는 옆에 서 있는 건장한 사내에게 연신 무죄를 호소한다.그러나 전기스위치가 올려지고,그의 코에 물주전자의 물이 거듭 부어진다.그는 눈동자가 풀어진 채 옆의 사내가 불러주는 대로 횡설수설 따라 읊는다. “북한의 우순학이 제 처입니다”“저는 30년간 북한의 공작원이었습니다”. 탑골공원을 무대로 지난 9일(목요일) 상연된 연극의 한 장면이다.건장한 사내는 고문기술자 李根安이고 초췌한 남자는 16년째 간첩죄로 복역중인 咸珠明씨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는 매주 목요일 탑골공원에서 집회를 갖는다.이날 집회의 주제는 ‘고문조작 간첩사건 피해자의 석방’.이 자리에는 군사정권 아래서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돼 복역하고있는 14명의 가족들과 민가협 회원 등 50여명이 참가해 새정부의 조속한 석방조치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법과 동일시되는 것이 정의라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악법 논란’은 지난 50년간 끊일 날이 없었다.대부분이 아는 것과 틀리게 일찌기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란 말을 한 적이 없다.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전하고자 한 것은 ‘법에 대한 사전 합의와 동의의 중요성’이었다. 지난 61년의 국가재건최고회의나 유신시절의 비상국무회의,80년의 국가보위입법회의 등은 국회가 아닌 비정통적인 대의기구들이다.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에서 이런 기구가 쏟아낸 법률들이 사전동의나 합의의 절차를 충실히 거쳤다고 하기는 어렵다.또한 본인의 자백 외에는 증거가 없는,고문에 의한 조작 논란이 많았던 사건들도 정당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71년 통일사회당 위원장 金哲씨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북괴를 북한으로 불러야한다’는 발언을 해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당시 혐의는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했다는 것인데 이조항은 국가보안법 7조에 그대로 편입됐다.그러나 남북한 동시가입은 수년후에 이뤄졌고,지금 북한을 공식적으로 북괴라고 호칭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찾아보기 힘들다.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돼왔다는 논란 속에 숱한 인권침해와 위헌시비를 일으켰다. 이종·최남규·김중종씨 등은 50∼60년대 남파돼 체포된 뒤 10여년간 복역을 마쳤으나,75년 사회안전법 제정으로 재구금됐다가 89년 이 법의 폐지로 다시 석방된 이들이다.출소후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다가 새 법이 제정돼 느닷없이 다시 갇히는 사람들의 황당함은 어떤 것일까. 정권안보차원에서의 범죄의 날조·조작은 법 자체 문제보다 더 심각했다. 李承晩 정권은 야당당수였던 曺奉岩 진보당위원장을 간첩으로 몰아 처형했고,金大中 대통령도 80년 신군부로부터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선고가지 받았었다. 고문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으로 수십년째 갇혀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함주명·이장형씨 처럼 고문기술자 李根安으로부터 취조를 받은 사람들도 있다.함씨는 남파된 뒤 즉시 자수했으나 30년후 재구금되어 20년형을 선고받고 16년째 복역중이다. 이씨는 무기형을 선고받고 14년째 구금돼 있는 상태다. 함씨의 누나 함주옥씨(73)는 “너무 억울하다.지금이라도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하루빨리 재심절차가 있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74년 일본 유학때 조총련계 인사를 접촉한 것이 빌미가 돼 23년간 복역하다가 올 3월 특사때 나온 유정식씨. 南奎先 민가협 총무는 “현재 유씨는 심장병과 신경질환 등 극심한 고문후유증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함께 나온 재일동포 손유형씨도 후두암 당뇨병 등으로 고생하다가 현재 일본으로 건너가 살고 있다”고 전했다. ◎張俊河·白基玩씨 악법철폐 앞장/학생들 민주화투쟁 전위대 역할… 3·4·9차개헌 견인/80년대 후반 민가협 등 수백개 민주단체서 주도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한다.’1974년 1월에 발표된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는 이렇게 시작된다.朴正熙 대통령은 당시 유신헌법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자 긴급조치를 발동했다.정권유지를 위한 강경책이었다.과거 군사정권은 자신들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헌법과 법을 고치고 그를 정권유지에 이용했다.그러나 온갖 탄압과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법과 헌법에 대한 저항과 투쟁도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긴급조치가 발표되자 張俊河·白基玩씨 등은 ‘반유신 백만인서명운동’을 벌였다.그러나 서명운동은 심한 탄압을 받았다.두 사람은 구속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긴급조치의 첫 희생자가 된 것이다.당시 판결은 구형과 판결이 일치하는 이른바 ‘정찰제 판결’로,이후 많은 공안사건의 판결 기준이 됐다. 그러나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됐다.그들은 민주화운동과 악법철폐운동에 앞장섰다. 일부 판·검사들의 ‘정의 투쟁’도 있었다.지난 64년 1차 인민혁명당사건에서 이용춘·장원찬·김병리검사는 중앙정보부에서 넘어온 공안사건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소를 거부하고 사표를 냈다.지난 96년 유원석 판사는 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박충렬·허인회씨에게 잇따라 무죄판결을 내려 공안사건에서도 ‘증거재판주의’원칙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는 지난해 2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법복을 벗어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누구보다 앞장서서 법의 타락에 맞서 싸운 주체는 학생들이었다.그들은 왜곡된 헌법과 법을 바로 잡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지난 60년 이루어진 3·4차 개헌과 87년 민주항쟁에 의해 얻어진 9차개헌도 사실 학생들이 이룬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은 법의 감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제도권에 몸담은 기성세대들이 하기 어려웠던 민주주의 투쟁을 위한 ‘전위대’ 역할도 담당했다. 8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역할의 중심으로 등장한 것이 수백여개에 달하는 민주시민단체와 비영리전문단체들이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인권운동사랑방 등이 대표적 단체. 민가협은 양심수 석방운동과 악법철폐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민변 또한 지난10여년 동안 文益煥 목사 방북사건,姜基勳씨 유서대필사건 등 굵직굵직한 시국사건의 진상조사 및 변론을 맡았고,국가보안법 개정·폐지운동에도 앞장서 왔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인권하루소식’지를 통해 법 집행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찾아내 공론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간첩 불고지혐의 무죄판결 받은 咸雲炅씨/“명예실추·정신적 피해 상상 초월 보안법 자의적 적용 빨리 고쳐야” “무죄판결은 받았지만 실추된 명예와 정신적·금전적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습니까.” 간첩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咸雲炅씨(34).“재판중에는 모든 피고인이 무죄로 추정돼야 하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당하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咸씨는 지난 95년 ‘남파간첩 김동식 사건’과 관련해 불고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지난 12일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그러나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겪은 정신적 고통과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남북분단 상황에서 일단 간첩사건에 관련돼 체포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회생활에는 족쇄가 채워집니다.그 점 때문에 역대 정권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왔지요.” 지난 96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咸씨는 “선거를 불과 몇개월 앞두고 이 간첩사건에 관련돼 조사를 받았다.그리고 그것은 선거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말했다. 咸씨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면 일부 언론사와 국방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피해보상도 요구할 방침이다.언론사에는 재판중인 사건임에도 자신을 완전히 범죄자로 기정사실화해 보도한 책임을,국방부에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 등을 사병들의 정신교육 자료에 사용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수년전보다는 많이 완화돼 과거의 ‘막걸리 보안법’수준은 벗어났다는 점은 인정했다.그러나 여전히 독소조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척까지도 신고해야하는 불고지죄는 반인륜적이라고 비판했다.유교적 윤리가 중시되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친척과 친구를 신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이적단체 찬양고무죄나 이적표현물 제작 및 소지죄 등도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문제의 조항이라고 했다.그는 “새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자의적 해석에 의해 보안법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에 시정을 촉구했다. □특별취재반 ▲특집기획팀=李昌淳 팀장·李穆熙 차장,金聖昊·任昌龍 기자
  • “폴 포트 시체 부검/학살 관련자 처벌”/美 국무부 대변인

    【안롱벤·워싱턴 AP AFP 연합】 미국은 16일 캄보디아 국경지역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악명높은 크메르 루주 지도자 폴 포트가 이틀내 화장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시체부검 및 지난 70년대 대량학살 주도세력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70년대 크메르 루주 집권 당시 저질러진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해 심판해야 할 필요성은 폴 포트가 숨졌다 해서 함께 사라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한편 유엔은 폴 포트의 사망에도 불구,크메르 루주 지도부를 재판에 회부하려는 계획을 진척시키고 있으며 이미 명망있는 국제 재판관을 증거 수집팀장으로 임명했다고 톰스 하마버그 캄보디아 인권담당 유엔 특별대표가 이날 밝혔다.
  • 카라지치 “법정 자진 출두”/수배 세系 지도자

    ◎전범재판소 출정조건 협상중/르봉드지 보도 【파리 AFP 연합】 인종청소 명목의 회교계 여성에 대한 집단성폭행과 집단살인 등 반인륜적 전범으로 수배를 받아온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52)가 자진해서 헤이그 유엔 전범재판소에 출두할 것이라고 프랑스르 몽드가 9일 보도했다. 카라지치는 2명의 미국 변호사들과 구(舊)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에 출두할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고 르 몽드는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프랑스 정보부 소식통들을 인용,카라지치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권력거점인 사라예보 교외의 팔레를 떠나 현재 동부 유럽국 아마도 벨로루시에 숨어있으며 몇달전 프랑스 정보부와 접촉했다고 말했다. ICTY 관계자들은 전(前)세르비아 군사령관인 라트코 믈라디치와 함께 카라지치의 체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앞서 8일 보스니아에 파견된 유엔 임무단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렌도 카라지치가 조만간 재판소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4·3사건 眞相 밝혀야(사설)

    한국 현대사 최악의 참극으로 일컬어지는 제주 ‘4·3사건’이 3일로 50주년을 맞았다.‘4·3 사건’은 사건의 엄청난 규모와 야만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실체가 하나도 제대로 밝혀진게 없는 의혹의 역사 그대로다. 이 사건은 ‘조선의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공산무장 폭동’에서부터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민중운동’에 이르기까지 그 성격 규정부터 양극단(兩極端)을 달리고 있다.피해자 규모만 해도 1만4천500여명(제주도 의회)에서부터 2만,3만에 이르기까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 사건이 이처럼 미완의 역사로 버려진 것은 사건을 입에 올리는 것 조차 금기시(禁忌視)해 왔던 우리사회의 이데올로기적 경직성 때문이었다. 다만 젖먹이 어린이에서부터 노파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1만여명 이상의 양민(良民)이 ‘공비토벌’이란 이름으로 희생되고 160여개 마을중 130개 마을이 불태워진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사건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런 사건이 발생 반세기가 돼서야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현대사의 반역사성(反歷史性)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편견 없는 진상규명 작업이다.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으며 왜그런일이 일어날수 있었는지부터 밝혀내야 한다. 金大中 대통령은 지난번 대선때 ‘4·3사건’의 진상규명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그러나 새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있다. 다만 이런 분위기에 고무돼 민간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을 뿐이다. 명예회복,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런것들은 진실규명 이후 따져야 할 문제다.우선은 정부가 이 사건 관련자료를 공개하고 정부와 학계,피해자 가족들로 규명위원회를 만들어 가감(加減)없는 조사작업부터 해야 할 것이다.
  • 정축년 사건사고 사회부 기자 방담

    ◎한보비리… 괌참사… IMF사태… 비운 연속/한보­기아­진로 등 대기업 줄줄이 도산/서울지법 민사50부 관리자산 재계 4위/월드컵축구 4회 연속 본선 진출 감격적/본사 ‘음식쓰레기줄이기’ 전국 확산 결실 97년은 한보비리라는 ‘정권적’ 비극에서 시작돼 IMF 금융지원 사태라는 ‘국가적’ 비극과 함께 저물고 있다.물론 월드컵 4회 연속 진출 등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쾌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세밑에 느닷없이 찾아 온 IMF 한파는 세차기만 하다.기업들의 잇달은 도산과 대량 실업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사회부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축년 한 해를 결산한다.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망명직후인 2월15일 김정일의 전처인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씨 피격 사망사건이 일어났습니다.당국은 황씨 망명에 따른 북한공작원의 보복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범인들의 행방을 찾지 못해 미궁에 빠지는 듯했습니다.하지만 11월 검거된 부부간첩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남공작원의 소행으로 밝혀졌습니다.또 부부간첩을 통해 보수 우익을 대표하는 학자로 알려진 고영복 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30여년간 고정간첩으로 암약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70년대 말 실종된 고교생 5명이 현재 북한의 남파공작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구요. ○중고생 ‘빨간마후라’ 충격 ­운동권 학생들의 시위는 올해도 여전했습니다.5월 말∼6월 초 한총련 제5기 출범식을 기화로 과격 폭력시위가 다시 촉발됐습니다.시위진압 과정에서 유지웅 수경이 사망했고,프락치로 몰린 이석씨와 이종권씨가 학생들에게 구타당해 숨지는 유혈사태가 일어났습니다.이로 인해 학생운동권은 지난 해의 연세대사태에 이어 도덕성에 또다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습니다. ­중·고교생들에게도 문제가 많았습니다.7월 중·고교생들이 포르노 비디오를 직접 출연·제작한 ‘빨간 마후라’ 사건은 청소년들의 성적 타락 현주소를 여지없이 보여 주었습니다.또 ‘일진회’로 대표되는 학원 폭력은 학부모들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이제 중·고교도 섹스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6일 새벽에 일어난 KAL 801편 괌 추락사고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사고였습니다.괌 아가냐공항 인근 니미츠힐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무려 228명이 숨졌습니다.26명이나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지요.괌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인 9월3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 포첸통공항 근처에서 베트남항공기가 추락해 내국인 21명이 또 숨졌지요. ○박나리양 유괴살해 분노 ­9월에는 반인륜적 범죄의 전형으로 꼽히는 유괴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주부 전현주씨가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을 유괴 살해한 것이지요.당시 전씨 본인이 어머니가 되기 직전의 만삭이었던 데다 범행 목적 또한 연체된 신용카드 대금 마련이라는 사소한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아들 구속 ­법조계는 1년 내내 격동의 소용돌이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 가운데 한보사건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은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1월23일 한보그룹 부도 직후 검찰 주변에서는 뭔가 ‘큰 것’이 걸렸다는 심상찮은 긴장감이감돌았습니다.5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대출의 배후에 현 정권 핵심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것이죠. 검찰은 한달 반 만에 홍인길·권노갑 의원 등 정치인 5명과 은행장 3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일단 수사를 마무리했으나 ‘축소 수사’라는 비난이 빗발치자 대검 중수부장을 교체하면서까지 재수사에 착수,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구속했습니다.결국 한보의 여파는 기아사태로 이어져 IMF 금융지원 사태라는 국가적인 불행으로 귀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단행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도 관심을 끌었습니다.4월 형이 확정된 뒤 간간이 사면문제가 거론됐으나 시기상조라는 여론 때문에 해를 넘기는가 했더니 성탄을 앞두고 갑작스레 결정됐습니다.전·노씨의 일거수일투족은 앞으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영장실질심사제 시행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 간의 갈등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올해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시행초기부터 심문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검찰이 줄곧 반발해 왔습니다.그 과정에서 피의자가 아무런 감시없이 1시간 이상 방치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요.결국 검찰은 11월 검찰출신 국회의원들을 설득,판사가 아닌 피의자가 심문 여부를 결정하는 개정형사소송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크게 늘면서 서울지법 민사50부에 관심이 집중된 것도 특기할 만한 점입니다.한보 기아 진로 뉴코아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민사50부는 법원에서 가장 바쁜 재판부가 됐습니다.판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렸지만 밤을 새기 일쑤입니다.민사50부가 관리하는 기업들의 자산을 합치면 재계 4위 수준에 달해 재판장을 회장,배석판사들을 사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또 민사50부 앞 복도에는 결재를 받으려는 대기업 간부들이 연일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병원성 대장균 O­157 파동은 식품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8월 말 미국 네브래스카산 수입쇠고기에서 O­157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전국 수입쇠고기 매장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O­157은 열에 매우 약해 쇠고기를 날로 먹지만 않으면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너무 호들갑을 떤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해고 보도 임금 삭감 ­96년 말부터 올 연초에 걸쳐 전국의 사업장을 총파업의 회오리로 몰아넣었던 노동법 개정파동은 3월 여야가 합의로 노동법을 재개정함으로써 일단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그러나 IMF 한파가 몰아치면서 노동계가 그토록 반발했던 임금동결 및 삭감,정리해고 문제가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노동계 일부에서는 임금동결은 물론 임금삭감도 감수할테니 정리해고만 하지 말자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말하자면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수천억∼수조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노동계가 파업 등을 통해 얻어낸 과실이 한순간 물거품이 된 셈이죠.따라서 노동계도 이번 IMF 금융지원 사태를 계기로 기존의 노동운동 방식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할것 입니다.재계도 마찬가지지만 노동계도 지금까지 대마불사라는 타성에 젖어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것도 사실이니깐요. ­자화자찬 같지만올해 각 언론사의 캠페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서울신문의 ‘음식물쓰레기 50% 줄이기’ 운동입니다.한 해 8조원에 달하는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낭비를 없애고 건전한 음식문화를 창달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운동에는 전국 245개 자치단체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앞다퉈 동참했습니다.서명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7월 말 서명인원이 5백만명을 돌파했고,음식물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갖가지 정책과 아이디어들이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지난 해보다 30% 이상 준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습니다.
  • 아 분쟁 해결방안 촉구/안보리 외무장관회의

    【유엔본부 연합】 유엔 안보리는 25일 분쟁,난민,기아,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문제의 해결없이 세계평화와 안전유지가 어렵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아프리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안보리는 이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주재로 ‘안보리 특별 외무장관 회의’를 갖고 아프리카 문제 해결 방안을 집중논의한 후 이같은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한편 유종하 외무장관은 “아프리카 지역의 각종 분쟁예방과 해결,평화유지를 위해서는 유엔과 아프리카단결기구(OAU) 등 지역기구간의 긴밀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분쟁의 당사자가 난민의 강제 송환 등을 하지 못하도록 인도적인 법 규범을 존중토록 하고 이런 점에서 반인륜적인 범죄처벌을 위한 국제 형사법원의 창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 황금만능과 생명경시/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기고)

    온국민이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던 박나리양은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된 채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아직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범인이 막 출산을 앞둔 20대 주부였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본 우리를 더욱 경악케 했다. 유괴는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는 가장 나쁜 범죄다.순진무구한 어린 아이를 볼모로 하는 유괴는 어린 아이는 물론 기다리는 부모와 친지를 절망속에 빠뜨리고 가족을 파괴시키기도 한다.자식이 무사히 돌아올수 있다면 그 어떤 요구라도 들어줄수 밖에 없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 하지 않을수 없다.예나 지금이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 자식의 죽음인데 그 죽음이 유괴에 의한 것이라면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던 부모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무엇과도 못바꿀 생명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범인은 빚에 몰려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한다.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황금만능주의야말로 이번 범죄의 또다른 얼굴이다.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황금만능주의의 천민적 성격이 이번 사건의 주범인 것이다.이러한 천민적 성격은 우리의 생활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오히려 두드러져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의식과 관행을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유괴는 생명을 가벼이 생각하는 생명경시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일진대 생명을 중시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의식이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성숙되어 있지않는 듯하다.학교에서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협동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아이만을 극대화하려는 천박한 이기주의가 자연스럽게 내면화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삶의 질’ 문제에 무방비 우리사회에 만연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경시풍조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단체는 단기적인 방안은 물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어쩌면 우리는 돈으로 상징되는 ‘삶의 양’에만 집착한 나머지 인간답게 살수 있는 ‘삶의 질’의 문제는 소홀히 생각해 왔을지도 모른다.‘삶의 양’만을 중시하는 사회는 돈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황금만능주의를 낳게 되며 또한 도덕이 마비된 생명경시풍조를 확산시킨다.이러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경시풍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명을 수단으로 하는 범죄행위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보호 없는 세상 언제 이 땅의 부모들은 걱정과 불안 그리고 한가닥 희망속에서 이번 사건을 지켜보았고 그리고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을때 모두 분노했다.부모들은 이제 자립심을 위해 집밖에서 놀게 하던 아이들을 다시 집안으로 불러 들이는 과보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과보호가 없는 세상,걱정없이 아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자식을 갖고있는 모든 부모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 유괴살인범 극형을(사설)

    온 국민이 기다리던 박초롱초롱빛나리양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비통한 심정과 더불어 충격과 경악을 금할수 없다.유괴된 지 14일째 되는 12일 범인 전현주씨가 잡히고 뒤이어 나리양의 시체가 전씨 남편의 극단 사무실 지하 1층 계단 밑에서 발견된 것이다.전씨는 나리양을 유괴한지 12시간도 채 안된 지난달 31일 새벽 1시쯤 목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그러고도 나리양 집에 전화를 걸어 “나리양은 무사하다”고 속이고 현금 2천만원을 요구하는 전화까지 걸었다.참으로 가증스럽고 뻔뻔한 일이다.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를수 있단 말인가.또 전씨는 두달후면 아기를 낳을 어머니가 아닌가.같은 어머니로서 피눈물을 흘리며 애타게 기다리는 나리양의 어머니와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더라면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용서받을수 없는 극악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어느 나라나 유괴범을 극형에 처하는 것은 바로 그 범죄의 반인륜성 때문이다. ○주검으로 돌아온 나리범인 전씨가 마지막 속죄할 수 있는 길은 이제라도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순순히 법의 심판을 받는 것 뿐이다.전씨는 검거된 뒤에도 반성하기는 커녕 공범이 5명 더 있다고 거짓 진술해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국민들을 우롱했다.국민들은 이런 전씨에게 공분을 느끼며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대통령까지 특별지시를 내리고 서울시민들이 모두 반상회를 열어 나리양을 찾자고 결의했으며 나리양이 다니던 학교의 급우들도 “나리양을 돌려 보내달라”며 범인들에게 편지를 써 호소했건만 전씨는 끝내 이를 외면하고 무고한 어린이를 죽이고 말았다.“누나,나리를 살려서 돌려보내주세요”라며 간절하게 애원하던 나리양 급우들의 목소리가 전씨에게는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나리양은 발견 당시 손과 발이 테이프로 묶여 있었고 결정적인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목 졸린 빨간 손자국이 목에 남아 있는 채 처참한 모습으로 자주색 배낭에 들어 있었다. 숨지기까지 나리양이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왜 죄없는 이 아이를 이토록비참하게 죽였나.돈 몇푼의 가치가 우유빛 뺨의 어린 생명을 짓밟을 만큼 대단했던가.전씨는 검거된 뒤 한동안 “나는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발뺌을 계속하다가 결국 “단독범행이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경찰은 그녀의 말대로 과연 ‘단독범행’이었는지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다.만에 하나 공범이 더 있다면 그 역시 반드시 잡히고 말 것이다.유괴범이 피해 다닐 수 있는 곳은 이제 아무데도 없다.국민의 눈이 이를 용납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악한 반인륜의 범죄 범인 전씨를 잡기까지 경찰이 기울인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초동수사과정에서 다 잡은 범인을 놓친 것은 큰 잘못이다.경찰조사 결과 전씨는 나리양을 유괴한 지난달 30일 하오 나리양 집으로 1차 전화를 건뒤 다음날 하오 두번째와 세번째 전화를 잇따라 걸었다.두번째 전화부터 발신지추적에 나선 경찰은 세번째 전화때 서울 명동 커피숍에서 전씨를 검문했으나 임신 8개월의 임산부를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붙잡아 놓고보니 1천여만원의 신용카드 빚과 3백여만원의 사채때문에그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 드러났지만 당시로서는 ‘임산부의 흉악범죄’를 경찰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이미 이 때는 전씨가 나리양을 살해한 뒤지만 좀더 빨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그러나 경찰은 전씨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었다가 끈질긴 추적을 통해 전씨 아버지로부터 전씨의 가출사실과 협박전화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결국 검거했다.협박전화발신지 추적과 지문채취 성공 및 목소리 확인,그리고 범인을 꼭 잡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일궈낸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 공개수사를 자청한 나리양 부모의 뼈아픈 결단 역시 그나마 성과를 거두는데 큰 몫을 해냈다는 사실도 지적해 둔다.오직 나리양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그토록 큰 고통을 참았던 나리양 부모에게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생각할수록 인면수심의 범인을 원망하지 않을수 없다. 아직 어리광과 재롱을 부릴 어린 아이들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지금까지 있었던수많은 유괴사건 범인들의 말로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지난 80년 이윤상군의 유괴범이었던 담임선생 주영형도 1년여만에 잡혀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았던가.국제관례로도 인질범은 국가간의 협상없이도 응징할 수 있을만큼 최악의 범죄다.이번 사건은 이같은 반인륜적인 범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유괴는 반드시 실패하며 범인은 극형에 처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지낼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