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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미국 겨냥 테러 3건 막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자국 영토에서 계획된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 3건을 좌절시켰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 막아낸 테러 공격은 7건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민주주의기부재단(NED)의 한 행사에서 이라크전과 대테러전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알 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세력이 전 국가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이라크를 주요 발판으로 삼았다.”면서 “이들은 한 나라만 손아귀에 넣으면 무슬림 대중을 연쇄적으로 움직여 다른 온건한 정부를 전복하고 스페인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과격한 근본주의 이슬람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할 때까지 지치거나 쉬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이념을 공산주의로 비유했으며 증오와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아랍 언론에 의해 지원받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수석 군사자문단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오는 15일 실시되는 이라크 새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방해하려는 세력을 공격 중”이라며 “이라크군 3000명이 미군 부대와 함께 전투에서 활약했고 이라크군의 30% 이상이 작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유대인의 역사1, 2, 3/폴 존슨 지음

    역사상 가장 많은 위인을 배출했으면서도 가장 많은 적대자들을 만났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장구한 세월 세계 각지를 떠돌며 박해를 받았으면서도 가장 강력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정도 질문만으로도 보통 상식의 소유자라면 ‘유대인’이란 답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예수, 마르크스, 프로이트, 스피노자, 하이네, 샤갈, 아인슈타인, 벤야민, 나치, 홀로코스트, 록펠러, 모건,GE, 이스라엘, 중동분쟁…. 사람이든, 사건이든, 기업이든, 과거든, 현재든 모든 분야에서 유대인의 역사는 세계사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은 상식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도대체 무엇이 유대인들로 하여금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통과 핍박을 견디며 위대한 성취를 거둘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너무 무지하거나 피상적인 이해에 머물고 있지 않나 싶다. 영국의 지성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1,2,3’(김한성 옮김, 살림 펴냄)은 그에 대한 비교적 충실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저작이다. 폴 존슨에 따르면 유대인의 역사는 아주 특별한 세계사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무시한 적대자들을 만났으면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동질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20세기 이스라엘 건국에 이르기까지 4000년에 걸친 이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조망되는’ 새로운 시각의 세계사를 만나게 된다. ●피해자 입장서 조망된 새로운 세계사 폴 존슨은 옥스퍼드 대학을 나와 ‘뉴 스테이츠먼’ 편집장 등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인문·종교·역사 분야에서 왕성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그가 유대인의 역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시초는 앞서 나온 그의 저서 ‘기독교의 역사’를 저술하면서부터다. 기독교가 유대교에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강한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인류 최초로 인격적 유일신 개념을 창조했다. 그리고 신의 뜻을 헤아리기 위한 ‘지적 통찰’에 몰두하게 된다. 훨씬 뒤에 시작된 기독교가 오랜 역사를 가진 유대교라는 유일신교에 새로운 해석을 첨가한 종교라는 것뿐만 아니라 동시에 유대교의 교훈과 교의신학, 각종 의식, 성물, 그리고 근본적인 개념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유대인들의 지적 통찰 덕분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인류 최초로 인격적 유일신 개념 창조 중요한 것은 이같은 지적 통찰이 신에 대한 사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자(랍비)에 의해 다스려졌던 유대인 공동체사회를 통해 다양한 지성인 배출의 장이 됐다는 점이다. 유대인들은 중세에 자신들을 강제 격리시키기 위해 만든 게토 안에 거주할 때도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지켜가며 지성의 탑을 쌓아올렸다. 19세기 게토에서 해방되자 이들은 끊임없이 지성의 거인들을 쏟아냈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이 대표적 인물들. 인간을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전복시켰던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론들도 사실은 천재들의 독창적 사유라기보다는 유대적 전통에 기인한 바 크다고 폴 존슨은 말한다. 이를테면 마르크스의 경우 진보개념에 관해 헤겔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역사관은 기본적으로 유대적인 것이었고, 그의 공산주의 천년왕국론도 유대인의 종말론과 메시아주의의 변주였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끊임없는 박해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경제적 번영이 가능했던 것에 대해 지은이는 ‘장소의 이동’이 주는 혜택이라고 설명한다. 유대인들은 역사적으로 언제 공동체로부터 추방당하거나 재산을 몰수당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살았다. 때문에 이주에 있어서 전문가들이었고, 그 와중에서 특히 부에 집중하는 기술 습득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유가증권, 무기명채권 등 새로운 방식의 유동재산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런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현대 자본주의에 가장 쉽게 적응해갈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반유대주의의 실체는 무엇인가? 지은이는 유대인들이 단순히 세상을 떠도는 이주자들이 아니라 선택받은 민족으로서 이방인들과 스스로를 구별하게 되면서 거꾸로 그들로부터 격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복합적인 인종과 민족들로 구성된 사회를 중시했던 그리스인들에게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고집하는 유대인들은 ‘사람을 싫어하는’ 민족으로 보였으며, 중세에도 음식과 도살, 할례 등 독특한 율법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간주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꼬리를 감춘채 살아간다, 하혈로 고생한다, 악마를 섬긴다, 중세시대 흑사병은 유대인들이 마실 물에 독을 탔기 때문이다.’ 는 등의 루머와 음모에 시달려야 했다. 이같은 음모는 20세기에 이르러 유대인들이 세계정복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시온의정서’에서 그 절정에 달했다. 지은이는 ‘역사가 하나의 목적을 지니고 있고, 인류는 하나의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유대인들만큼 강력하게 주장한 민족이 없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자신들이 신의 계획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과 인류에게 그 계획에 대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 아래 갖은 고난을 뚫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사명감 때문에 어느 시대, 어느 영역에서나 유대인들의 통찰력은 그 빛을 발했다. 지은이는 전 인류적 관점에서 이들의 노력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익한지에 대한 답을 내지는 않는다. 이는 결국 유대인들의 역사를 추적한 이 책을 읽고 독자가 스스로 찾아야 할 몫이다. 각권 1만 5000∼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복자의 시선/에드위 플레넬 지음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한 인식은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양 극단을 달릴 수 있다. 한쪽에선 국경을 넘어 전 지구인의 호혜평등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다른 한쪽에선 가진 나라와 기업이 못가진 나라와 기업을 정복, 지배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진보적 좌파 지식인 에드위 플레넬의 저작 ‘정복자의 시선’(김병욱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이 중 후자의 입장에서 15세기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의 궤적을 좇아가며 오늘의 세계를 바라본 책이다. ●콜럼버스 정복궤적 쫓아 18개국 심층취재 지은이는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에서 탐사 저널리즘으로 두각을 나타낸 뒤 1996년 편집국장에 취임해 2004년까지 데스크를 지킨 유명 저널리스트다.‘르몽드’(Le Monde)는 ‘세계’라는 뜻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왔으며 ‘세계를 보는 눈’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삼아 왔다. 외신보다는 직접 특파원을 파견, 생생한 르포 기사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정복자의 시선’은 이러한 전통을 기반으로 탄생한 야심찬 르포르타주다. 1,2부로 구성된 이 책은 10년 간격으로 나온 두 책을 시간의 역순으로 묶은 것이다.2부 ‘콜럼버스와의 여행’은 1991년 ‘아버지 부시’의 ‘사막의 폭풍작전’이 사담 후세인의 군대를 굴복시켰을 때,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여정을 따라 두 달간 18개 나라를 직접 발로 뛰며 각국의 역사와 현 정세를 심층 취재한 결과물이다. 이 글들은 당시 르몽드에 연재되었다가 그 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10년 후,2001년 온 세계가 9·11테러의 충격에 휩싸였을 때 10년 전의 여정을 떠올리며 사유의 자취들을 쫓고자 한 것이 이 책의 1부인 ‘혼합인’이다. 시간적 현실감을 주기 위해 나중에 나온 ‘혼합인’을 앞으로 돌린 듯 하지만, 실은 2부‘콜럼버스와의 여행’을 먼저 읽고 나서 1부를 읽는 것이 책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콜럼버스와의 여행’은 저자의 표현대로 ‘과거의 빛에 현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거울’과도 같은 여행이다. 콜럼버스가 태어난 이탈리아 제노바를 출발해 멕시코에서 끝나는 18개국 순방의 이 도정은 망각과 추억을 가로지르는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전쟁은 서방세계 편견의 반복 여정의 단계마다 옛 인물에 대한 회고와 현재 인물과의 인터뷰를 교차시키면서 과거와 오늘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울림과 메아리들을 펼친다. 미지의 땅,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손톱만큼이라도 이해하려는 의지도 없이 ‘나’혹은 ‘우리’와 다른 ‘타자’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진 무자비한 만행의 흔적과 상처들을 현재적 관점에서 더듬어 나간다. 1부 ‘혼합인’에서 지은이는 5세기 전의 정복과 충돌의 시간을 현재로 돌려 놓는다. 미국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국, 반유대주의, 테러, 전쟁 등의 소재는 500여년 전의 정복과 지배의 역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정점은 이 책의 모티프인 ‘사막의 폭풍’, 그리고 ‘충격과 공포’다. 이 두 차례의 전쟁을 통해 극명하게 표면화된 문화충격과 문명 충돌의 시대에 지은이는 동·서양이라는 이항대립의 함정에서 빠져 나와 ‘동양의 서양인’이 되고,‘서양의 동양인’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부시 부자의 두 전쟁을 두고 지은이는 ‘우리 모두는 자신의 관행이 아닌 것을 야만이라 부른다.’는 몽테뉴의 금언을 끌어온다. 저자가 보기에 ‘진보’와 ‘자유’를 빙자한 두 차례의 전쟁은 동양(야만), 서양(문명)이라는 오래된 서방세계의 편견을 반복, 재생산하는 폭력이자 비이성이다. 이같은 자가당착적 위기는 물론 미국뿐만 아니라 저자의 나라인 프랑스도 마찬가지. 극우파 르펜이 급격히 부상했던 ‘르펜현상’ 등을 예로 들며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그는 ‘양식’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국민 우선주의가 세계에 대한 사유 자체를 가로막고 있으며,‘타자’에 대한 경제적·문화적 울타리들은 정치를 실종시키고 있다고 꼬집는다. 아울러 문화 및 인종적 우월감이 내포하고 있는 대재앙의 싹이 여전히 엄존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세계주의적 휴머니즘 개념인 ‘혼혈’ 지향 긴 여정과 치열한 사유를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이 바로 1부 타이틀인 ‘혼합인’이다. 서방세계에 만연된, 인종우월주의에 바탕을 둔 오리엔탈리즘을 폭로하는 한편 ‘타자에 대한 이해’, 나아가 적극적인 섞임을 추구하는 ‘혼혈’을 지향한다.‘세계주의적 휴머니즘’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개념은 동서나 흑백 같은 단순대립을 넘어 ‘타자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는 적극적, 포괄적인 문제를 제시한다.“혼혈은 강자에 대한 약자의 전략이다. 승자 앞에서 살아남고 약자를 구제하는 생존과 구제의 한 방식이다.”란 저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에드워드 사이드, 한나 아렌트, 롤랑 바르트 등 ‘타자’의 문제에 고민했던 선배와 동료들을 불러낸다. 지배적 담론에서 벗어나 ‘군도(群島)의 사상’을 쫓고자 한 저자의 의지는 그의 문체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체계적 분석과 단언보다는 암시와 역설을 위주로 한 그의 파편적 글쓰기는,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수많은 ‘타자’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것 같아 오히려 미덕으로 읽혀진다.2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푸틴, 중동평화 전도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 중동지역 순방에 나서 평화 구축을 위한 전도사 이미지 심기에 열중하고 있다. 첫 방문지인 이집트에서의 일정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27일 오후(현지시간) 텔아비브공항에 도착, 곧바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2박3일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29일에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방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의 러시아 영향력을 복원하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는 안팎의 따가운 시선을 희석하는 동시에 세계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세워보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방문지인 이집트에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스라엘과는 적지 않은 파열음이 예상된다. 러시아가 이스라엘이 중지해줄 것을 요청한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계속하겠다고 버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제 미사일이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와 이란, 레바논 등의 테러단체들에게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란의 핵개발에 러시아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러시아에서의 반유대주의 점증 문제, 유대인인 석유재벌 유코스 전 사장 재판 등을 이스라엘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옛 소련과 러시아를 통틀어 크렘린 지도자로서 40년만에 이집트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술레이만 아와드 대통령 대변인은 두 정상이 중동평화 구상에 대해 일치된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볼프강 벤츠 지음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는 누구나 한 마디씩 초들 수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고정관념화돼 있다는 반증이다. 탈무드의 지혜로운 민족이니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뛰어난 민족이니 하는 찬사로부터 ‘미국 네오콘의 배후세력’ 등과 같은 비난성 지적에 이르기까지 그 이미지는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는 단연 부정적인 것이 주류를 이룬다. 반유대주의의 뿌리는 기독교에서 찾을 수 있다. 유대교도들이 기독교로의 개종을 거부하며 예수 이전의 신앙을 고집하자 기독교도들의 포교적 사명감은 증오로 돌변했다. 유대인에 대한 저주와 사회적 격리는 ‘개종의 열정’이 좌절된 데 따른 반작용인 셈이다. 나아가 19세기에 등장한 ‘근대적 반유대주의’는 인종주의에 기초해 인간의 우열을 규정하는 등 서구 사회의 근거없는 편견을 그대로 보여줬다. 독일 본 대학 반유대주의연구소 소장인 볼프강 벤츠의 ‘유대인 이미지의 역사’(윤용선 옮김, 푸른역사 펴냄)는 유럽사회의 유대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낱낱이 폭로한다. 책은 인종학살이라는 끔찍한 폭력으로 발전한 유대인 혐오가 사실은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출발한 유대인에 대한 편견은 교회, 민간에 유포된 이야기, 각종 조형물 등을 통해 전해지고 확산됐다. 이런 편견은 지배집단 사이에서도 별다른 비판없이 수용됐다. 이 책은 안네 프랑크의 ‘상품화된’ 신화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 눈길을 끈다.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10대 소녀의 순수한 일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드럽게’ 이지화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한편 이 책은 역자(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교수)도 지적하고 있듯이, 반유대주의 범주에 포함시키기엔 어울리지 않는 사례까지 반유대주의 유형으로 다뤄 의문을 남긴다. 국가 이데올로기로까지 발전한 반유대주의를 별 저항없이 받아들이는 유대인을 혐오한 독일의 유대인 작가 쿠르트 투홀스키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교황 첫 해외방문지 어딜까

    ‘새 교황의 첫 해외 방문지는 중동?’ 베네딕토 16세(78)가 첫 미사 등에서 종교·문명간 대화와 화해 및 중재를 강조하자 그의 대외 행보와 역할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중동 행보.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미사를 집전할 것이란 기대마저 제기되고 있다. 예루살렘이 여러 종교의 성지인데다 중동 정세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새 교황의 방문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까닭이다. 아울러 나치 전력 시비를 겪은 독일 출신 새 교황의 예루살렘 방문은 화해와 용서란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이 때문인지 중동 지도자들의 관심 표시와 주문도 봇물을 이뤘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20일 새 교황이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고, 유대교 지도자들은 그를 ‘이스라엘의 친구’라며 환영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이브라힘 알 자피리 이라크 총리 지명자,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등도 종교ㆍ문명간 대화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수반도 “성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한편 이탈리아 언론들은 20일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 등이 해외 방문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호아킨 나바로 발스 대변인은 8월 16∼20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가톨릭 청년의 날 미사 집전과 관련,“교황의 독일 쾰른 방문이 확실시된다.”고 말하는 등 교황의 향후 일정이 조율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교황 서거]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27년간 재임, 가톨릭 사상 세번째로 장수한 교황으로 기록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사를 완전히 새롭게 쓴 인물이다.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 만에 그가 처음이었다. 공산 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나온 것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선출 당시 58세로 최근 123년 동안 추대된 교황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취임했다. 교황은 취임 이후 교회 업무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 104차례에 걸쳐 각국을 방문, 인권문제·이념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사목 순방은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횟수가 많아 거리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27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세기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른 종교와 화해를 모색해 성(聖)과 속(俗) 모두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8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바티칸에 안주하며 바깥 세상과 거리를 두었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했다. 수요일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해온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바티칸에 온 순례자는 무려 1780만명에 이른다. ●그늘진 유년기 취임 34일 만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뒤를 이은 그의 발탁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바티칸 내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그는 추기경들의 8번에 걸친 투표 끝에 78년 10월16일 제264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군장교 출신의 양복사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유년기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9세 때 어머니가,12세 되던 해에는 의사였던 형 에드문트마저 성홍열(猩紅熱)로 각각 사망,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구멍난 옷을 기워 입히고 헝겊 조각으로 만든 공을 차며 아들과 축구를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동시에 집중력과 강인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가운 방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엄격한 면도 있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보이티야는 다른 폴란드인들과 달리 반유대주의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당시 바도비체에는 2000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거주했다. 보이티야는 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렸고 이는 훗날 교황이 유대교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바탕이 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유대교 성전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최초로 방문해 유대인을 “우리의 형제들이여….”라고 지칭, 가톨릭과 유대교의 오랜 반목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능있는 사제 젊은 시절 보이티야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일 뿐 아니라 스키, 산악 등반, 카약, 수영 등 모든 운동에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38년 아버지와 함께 크라쿠프로 이주해 야젤로니안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시 낭송, 노래, 연극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전문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 문을 닫자 강제이주와 징집을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40년부터 4년 간 채석장에서 일했고 이어 화학공장 공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41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신의 종으로 살라.”는 부친의 평소 가르침을 따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46년 사제 서품을 받고 48년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크라쿠프에서 보좌신부로서 본격적인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탄탄대로였다.58년 크라쿠프 부주교,64년 주교,67년 추기경 자리에 올랐으며 78년 마침내 교황으로 선출됐다. ●‘세계의 양심’ 구심점 그의 교황 선출이 공표되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유리 안드로포프 의장은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평신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교황은 취임 이후 조국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을 적극 지지해 공산정권의 붕괴를 가져왔고, 이는 구소련 몰락과 냉전종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사제들은 교황의 비밀 메시지를 사제복에 숨겨 투옥돼 있던 노조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인권 침해를 일삼는 칠레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같은 독재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반정부 운동을 고취시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81년 첫 미국 방문에서 교황은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를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제3세계의 빈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2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주의의 기둥 교황의 피임과 낙태, 안락사에 대한 거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산업국가가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에 반대해 원성을 샀다. 성경 교리를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지 않아 교회 안팎에서 독재적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81년 3월 바티칸 광장에서 한 터키인으로부터 복부와 양손에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당시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암살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83년 이 터키인이 복역중인 감옥을 직접 방문, 그를 용서하는 자비를 베풀어 세계인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쇠약한 말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교황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깨 골절, 대퇴골 교체수술, 종양 제거수술 등을 받았다. 말년엔 암살 후유증에다 파킨슨씨병,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세월을 보냈다. 감기에 따른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고령에도 불구, 기관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빠르게 기력을 잃어갔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교황 서거] 교황 어록 “전쟁은 인류의 패배”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 또한 행복하시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상태가 악화되기 전 자신을 알현한 폴란드 신부와 수녀들에게 남긴 작별 메모의 내용이다. 서민적이고 겸손하면서도 용기있는 지도자로 평가받았던 교황의 면면은 그의 발언을 통해 나타나곤 했다. ●“전쟁은 항상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인류의 패배다.” 2003년 1월13일 이라크 개전 직전에 외교관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했다. 이후 바티칸과 미국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두려워 마라. 그리스도에게로 문들을 활짝 열어라.” 1978년 10월16일 교황선출 뒤 첫 대중연설서. ●“기독교도와 무슬림은 과거에 서로를 비난하며 전쟁 지경까지 갔었다. 이같은 습관을 고치라고 하느님이 우리에게 명령하신다고 나는 믿는다.” 1985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종교간 대화를 강조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기독교도가 아니었지만 나는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1986년 인도 방문 중. ●“여러분은 우리의 사랑하는 형제이다. 어떤 의미에서 여러분은 우리의 형이다.” 1986년 로마 시나고그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대교도들에게 한 말. ●“나는 83세의 젊은이” 2003년 5월 마드리드에서 젊은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은 “젊은 교황을 원한다고요. 사실 나도 젊은 교황이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오늘날까지 유대인 대학살 사건은 반유대주의가 인류에 큰 죄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1994년 출간한 저서 ‘희망의 문지방을 넘어’에서 ●“교황은 바티칸 안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초원의 유목민들로부터 수도원 수사, 수녀들까지 만나고 싶다. 또 모든 가정을 방문하고 싶다.” 취임 초기 기자들에게. ●“모든 종교가 지구촌에 정의, 평화, 용서 그리고 생명을 가져 올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원한다.” 미국의 9·11테러 이후 2002년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회의 연설.
  •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성서 역사가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데 이어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인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가톨릭 교계가 침묵을 깨고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논쟁에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바티칸이 이 소설에 대해 공식 반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계에선 강경 대응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 교계의 논란 지난 17일 이탈리아 제노바 시청 강당에서는 제노바교구 주재로 다빈치 코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당 좌석과 복도·창문 밖까지 수백명이 운집해 이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단적으로 입증했다.“예수가 진짜 결혼을 했습니까?”“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기를 가졌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교회가 여성의 역할을 무시해 왔습니까?” 질문공세를 받으며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사람은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 지난 15일 라디오 바티칸을 통해 이 책을 ‘수치스러운 거짓말’‘거짓의 성’으로 비유하며 “읽지도, 사지도 말 것”을 주문한 인물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왜곡된 이야기를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설의 파장을 경고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키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교계 내부에서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신도들의 ‘보이콧’을 주문한 것과 달리 상파울루의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禁書)로 여길 것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차기 교황 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핀헤이로 주교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목소리를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교계에서 이 책의 출간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대응에 나선 것은 이 소설의 놀라운 성공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혼동을 초래하고, 특히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성서 대신 ‘다빈치 코드’를 기독교 역사 안내서로 사용하는 것에 경악해 왔다. ●표절 시비와 광고 패러디 논란 레바논에선 이 책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빈치시에서는 성서의 진실에 이의를 제기한 소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모의재판이 예술전문가와 가톨릭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청바지 제조회사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소설에서 코드 분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광고물을 제작했다가 법원의 게시 금지령을 받았다. 여자 예수를 등장시키고 예수의 제자 2명이 청바지를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서로 안고 있는 이 광고물에 대해 법원은 “믿음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행위”라며 신성성 훼손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표절 논란도 거세다. 영국 작가 마이클 바이젠트와 리처드 레이, 헨리 링컨은 자신들이 지난 1982년 발간한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구성을 댄 브라운이 통째로 가져다 사용했다며 다빈치 코드 발행사인 더블데이사와 모회사인 랜덤하우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인기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다빈치 코드’의 위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출판사측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어판을 출간해 170만부 판매를 기록한 JC 라테스 출판사의 홍보 담당자 에릭 디빌은 “교황청이 반박을 한 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빈치 코드 삽화 제작본 출간,‘천사와 악마’(댄 브라운이 2000년 출간한 책)의 번역 출간과 맞물려 교황청이 훌륭한 홍보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는 다빈치 코드 덕분에 창사 40년 만에 돈방석에 앉았다. 디빌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며 “암호해독과 비밀결사, 종교, 추리성 등이 어우러진 데다 소설의 대부분이 파리를 무대로 하고 있어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이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인 유럽은 ‘다빈치 코드’의 인기 덕분에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소설에 푹 빠진 독자들은 파리에서 런던·스코틀랜드까지 소설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 뇌브가 성배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 거쳐간 장소들을 여행하며 소설 속의 무대들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본다. 미술사·종교 등에 정통한 가이드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패키지 상품 ‘다빈치 투어’를 통해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풀며 여행한 관광객은 이미 2만여명을 넘는다. 내년에는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310만달러에 판권을 매입, 오는 6월 제작에 들어간다.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lotus@seoul.co.kr ■ ‘흥행 대박’ 원인은 허구와 실제의 환상적 결합 “미래의 소설은 모두 추리소설이 될 것.”한 추리작가의 지적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성공 요인을 압축한다. 주인공 랭던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며 유럽 각국을 오가는 빠른 전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이런 통속성을 극적으로 채색한 것이 가톨릭 교계의 음모를 둘러싼 논쟁적인 메시지와 이를 파헤치기 위해 동원된 예술사와 건축사, 종교철학, 기호학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딸을 두었으며 이 혈통이 메로빙거 왕조로 이어졌고 교황청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시온수도회 수장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암굴의 성모’ 등에 여성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코드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황의 적통(適統)을 은폐하려 했던 바티칸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가 실존하며 현 교황청 대변인 나발로 발스를 비롯, 차기 교황 후보 일부가 이 결사 회원이란 주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게 한다. 미국에서만 700만부가 팔려나간 것을 비롯, 전세계 44개국에서 변역돼 25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진실과 거짓 |파리 함혜리특파원| 작가 댄 브라운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 등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예술과 건축, 밀교의식, 비밀결사에 관한 모든 내용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역사 전문지 ‘이스토리아(Historia)’는 3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빈치 코드의 해독’을 다루며 내용의 진위를 파헤쳤다. ●템플 기사단 기사단의 역사는 11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에서 성배를 보호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차 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성물들을 소유하며 재물과 권력을 확보했다. 초창기 로마교회와 왕실은 이들 기사단에 우호적이었지만 권력이 커지면서 갈등 관계로 번져 1307년 10월13일 기습 공격을 받고 궤멸했다. ●시온 수도회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을 보호해 귀족혈통(메로빙거 왕조)을 만들었다는 이 수도회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 보존 연합 기사단’이라는 부속 명칭을 갖고 있다. 사브와지방의 생줄리앙 앙 제느브와시에 등록번호 KM94548로 1956년 6월25일 등록됐다. ●비밀 문서 시온수도회에 관한 문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1975년에 ‘4 LM 1249’라는 번호로 등록되어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 중세당시 기록은 찾기 힘들고 1967년에 정리돼 타이핑된 문서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온 수도회 회원은 1093명이며 7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비밀문서는 시온수도회가 템플기사단의 비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피에르 플랑타르 소설속 소니에르 루브르박물관장의 모티브를 제공한 시온수도회의 마지막 기사단장인 플랑타르는 1920년 3월18일 파리에서 태어난 실제 인물이다.17세에 학교공부를 그만두고 성당에서 생활하며 종교생활에 심취했다. 히틀러 추종자로 극우파 성향의 종교단체 활동을 했다.1942년에 반유대주의를 주장하는 잡지 ‘정복’을 발간했다. lotus@seoul.co.kr
  • 샤론 발언 파문

    |파리 함혜리특파원|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18일 프랑스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反)유대주의 기류를 지적하며 프랑스 거주 유대인들에게 즉각 이스라엘로 이주할 것을 촉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샤론 총리의 발언이 “묵인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고,프랑스내 유대인 단체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비난했다. 샤론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을 방문한 미국유대인협회 지도자들과의 공개면담에서 “전세계에 있는 유대인들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이스라엘로 돌아와야 하며,특히 유대인들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프랑스에 있는 동포들은 반드시 이스라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프랑스 정부가 반유대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 온 조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프랑스 정부는 현재 무슬림 사회의 팽창에 대처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유대인지도자협의회 테오 클렌 명예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 문제를 결정할 사람은 그가 아니다.”라며 샤론 총리의 발언이 정도를 한참 지나친 것이라고 비난했다.유대인 지도자인 리샤르 프라스키에도 “유대인들은 자녀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살고 있지만 프랑스를 당장 떠나야 할 만큼 통제불능 상태는 아니다.”라며 “샤론 총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프랑스 내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반유대주의 행동과 위협은 510건으로 지난해 전체기간에 발생한 593건에 이미 육박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기억과 편견/최창모 지음

    ●이슬람 반미주의 뒤에는 반유대주의 자리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은 20세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기’라고 했지만 정작 극단적인 폭력의 시대는 바로 지금인지 모른다.종전 선포 후에도 이라크에서는 총성이 멈출 줄 모른다.이라크인들의 필사적인 저항과 무시무시한 증오는 물론 미국을 향한 것이다.그러나 이슬람 세계의 극단적인 반미주의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 한편에는 뿌리깊은 반유대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억과 편견-반유대주의의 뿌리를 찾아서’(최창모 지음,책세상 펴냄)는 최근 국내에서도 반미와 함께 반유대주의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책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저자(건국대 히브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이 한창일 때 직접 그곳에 들어가 반전·평화운동을 펴 주목받기도 한 인물이다. 2000년이 넘도록 인류의 역사를 피로 물들인 반유대주의는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저자는 서구와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경험한 미움과 차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한편 반유대주의가 낳은 또 다른 괴물인 시온주의에 대해서도 고찰한다.이 책은 반유대주의를 단순히 지나간 과거로서 다루지 않는다.유대인을 괴물로 둔갑시킨 ‘조작된 집단 기억’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20세기 최대의 비극인 홀로코스트와 9·11테러,팔레스타인 문제 등으로 이어져 왔는가를 밝힌다.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악하다?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수천년 동안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다양한 원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돼 왔기 때문이다.반유대주의와 관련,영어권에서는 Anti­semitism으로 쓸 것인지 하이픈을 뺀 채 쓸 것인지부터가 논쟁거리다.하이픈을 붙이면 ‘셈족주의(Semitism)에 반대하는 주의’라는 뜻이 되는데 이는 반유대주의에 상응하는 의미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우리말의 ‘반유대주의’나 ‘반셈족주의’ 어느 쪽도 완전한 개념은 아니다.저자는 반유대주의를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악하며 열등하다고 여기는 모든 태도와 행동”이라고 정의한다.책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유대교와 기독교가 분리된 시기,중세와 근대 유럽의 반유대주의,홀로코스트와 이슬람 세계의 반유대주의까지 시기와 지역을 넘나들며 반유대주의의 전개 과정을 꼼꼼히 살핀다. ●이스라엘, 나치와 같은 수법 그대로 써 저자는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개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박해를 의미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오늘날 반유대주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슬람 세계에서도 근대 이전까지는 오히려 서구 세계보다 유대인에게 더 큰 관용을 보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소수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았지만 높은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같은 반유대주의가 시온주의라는 유대 민족운동을 낳았다고 주장한다.반유대주의의 폭력과 증오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유대인의 몸부림이 유대인을 시온주의로 똘똘 뭉치게 했고,마침내 1948년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문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0년 동안 살아온 터전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나 피해자로 전락했다.또한 이스라엘은 유대인이 나치에 당한 수법을 그대로 팔레스타인에 적용해 억압하고 있다.오늘날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흔히 나치와 동일시되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저자는 “현재의 극단적 반유대주의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폭력으로 대처한 이스라엘 정부와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미국에 있다.”고 강조한다. 유대인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한국에 반미주의와 결합된 반유대주의가 싹트고 있는 현실에서 증오와 폭력,편견의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인 반유대주의의 실체를 살펴보는 것은 퍽 긴요한 일이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메이팅 마인드(제프리 밀러 지음,김명주 옮김,소소 펴냄) “아무리 생존능력이 뛰어난 호미니드(인간의 조상으로 간주되는 원시인류)라 할지라도 섹스 파트너를 유혹해 자식을 낳지 못한다면 결코 우리의 조상이 될 수 없었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진화를 이같은 ‘성선택’ 이론으로 설명한다.성선택이란 수컷은 과시하고 암컷은 고른다는 주장을 발전시킨 진화이론이다.‘고삐 풀린 질주 이론’‘핸디캡 원리’‘감각편향 이론’ 등 구체적인 성선택 이론을 다뤘다.3만2000원. ●실무 영문국제계약(나카무라 히데오 지음,박명섭 등 옮김,우용출판사 펴냄) 국제비즈니스 현장에서 쓰이는 영문계약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실용서.오랜 계약법 전통을 지닌 영국법을 기초로 했다.실무적인 영문국제계약 이론과 문서작성상 기술을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독해와 영작에 중점을 뒀다.1만9000원. ●터놓고 이야기하는 약의 진실(임호섭 지음,파르마 펴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의약지침서.제약전문기자인 저자는 이명래 고약·활명수 등 추억의 스타의약품에서 획기적인 항암제 아바스틴 등 최근에 나온 신약까지 의약품의 역사를 살핀다.약은 왜 보통 식후 30분에 복용하는가 등 약에 얽힌 궁금증도 풀어준다.1만원.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로버트 위스트리치 지음,송충기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홀로코스트,즉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냉담한 반응을 다뤘다.기독교도들은 유대인의 이미지를 고리대금업자,불경스러운 배신자,제례살해범,기독교에 반항하는 음모론자 등으로 못박는다.옐로저널리즘이란 말도 유대인의 색깔인 노란색에서 비롯됐듯이 그들의 유대인 혐오의식은 그 뿌리가 매우 깊다.근대 유대인·반유대주의 역사의 권위자인 저자는 인종주의, 종교주의와 왜곡된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홀로코스트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밝힌다.9000원. ●13세의 헬로워크(무라가미류 지음,강라현 옮김,이레 펴냄) 어린이를 위한 진로 선택과 직업 세계를 살폈다.과학과 자연,창작과 표현,스포츠와 놀이,생활과 사회 등 분야별로 500여 직업의 세계를 소개.신종 직업들이 가장 많이,가장 먼저 생겨난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책답게 신종 유망직업 등도 많이 눈에 띈다.애니멀 세라피스트,장기이식 코디네이터,보디 디자이너,테마파크 디자이너,맥주 마이스터 등이 그것이다.2만원. ●제주역사기행(이영권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제주는 신화와 설화의 보고다.한라산 아흔아홉 골,일출봉의 아흔아홉 봉우리,날개 달린 아기장수,설문대 할망 이야기 등 가슴 찡한 사연들을 안고 있다.이 책은 제주의 인문 지리에 관한 보고서이자 기행 안내서다.저자는 ‘변방의 시선’으로 제주를 말한다.한 예로 고려시대 삼별초는 영웅적 항쟁이지만 제주 사람들의 처지에선 재앙이었다고 지적한다.제주 사람들에겐 고려도 몽골도 똑같은 외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1만5000원.˝
  • 말말말…

    유대인이 아니면 결코 유대인에 대해 말할 수 없는가.건전한 사회라면 웃음의 소재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협상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표현의 자유다.-‘반유대주의 선동’과 ‘인종적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프랑스 코미디언 디유도네,코미디언은 모든 종류의 한계와 싸워야 한다며-˝
  • “세계평화 최대위협국 이스라엘”EU 여론조사… 美는 6위

    |예루살렘 연합|상당수의 유럽인들은 이스라엘을 세계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지난달 30일 부분적으로 보도한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인 중 59%가 북한,이란,이라크,아프가니스탄보다 이스라엘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미국은 6번째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유럽연합(EU) 집행위를 위해 실시된 것으로 전체 조사 결과는 3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같은 여론조사에 대해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2일 지난 3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전쟁 속에서 EU가 유엔 및 각종 세계기구에서 팔레스타인 주장을 지지한 점 등을 들어 유럽의 반(反) 이스라엘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이 조사가 유럽인들의 반유대주의를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으나 이스라엘 외무부 관리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점을 주목하면서 과잉반응을 경계했다.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해외동포부장관은 이라크와 이란 등 테러리즘에 기반하고 있는 국가들의 목록 위에 이스라엘을 올려놓은 것은 유럽인들의 반유대주의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샤란스키는 “EU는 유럽이 과거 역사 중 어두운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우를 범하기 전에 반 이스라엘 그리고 이스라엘을 악마화하는 세뇌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두고 반유대주의에 대항하고 있는 ‘사이먼 비센탈 센터’는 이 여론조사 결과는 EU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간의 향후 어떠한 평화회담에도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에덴의 동쪽’으로 돌아가다/명감독 엘리아 카잔 별세… 제임스딘·말론 브랜도 발굴

    |뉴욕 연합|‘제임스 딘’이란 10대들의 우상을 탄생시킨 영화 ‘에덴의 동쪽’과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 엘리아 카잔이 28일 맨해튼 자택에서 사망했다.94세. 연극계인 브로드웨이를 발판으로 영화계의 거장으로 성장한 카잔은 1909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났으며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왔다. 뉴욕에 정착한 카잔은 예일대에서 연극을 공부한 뒤 브로드웨이로 진출했고 영화에도 관심을 보여 동료들과 함께 몇 편의 실험성이 강한 전위적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1945년 첫 장편영화 ‘브루클린에서 자라는 나무’를 내놓은 이후 1947년 반유대주의를 소재로 해 내놓은 세번째 장편영화 ‘신사협정’으로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1951년 카잔은 무대 시절 연출했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연출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이 작품은 말론 브랜도라는 신인 연기자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1952년 카잔은 미국판 마녀사냥인 매카시 선풍이 불어닥치는 가운데 의회 반민주활동위원회에 소환돼 자신이 1934년부터 1936년까지 공산당원이었음을 고백하고 자신이 알고 있던 당원들의 이름을 댄다. 일종의 변절을 한 셈인데,‘혁명아 사바타’ ‘팽팽한 줄에 매달린 사나이’ ‘워터프론트’ 등이 그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1950년 이후 내놓은 제임스 딘 주연의 ‘에덴의 동쪽(1955)’을 포함해 ‘베이비 돌(1956)’ ‘군중 속의 얼굴(1957)’ ‘초원의 빛(1961) 등은 무려 21개의 오스카상 후보와 9개의 오스카상 주연배우상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 책/ 서양의 관상학:그 긴 그림자, 생김새로 구별짓고 차별하기

    다른 사람과의 첫 만남에서 먼저 눈여겨보는 것은 상대방의 생김새다.아련한 첫사랑의 추억도 대부분 첫인상에서 시작된다. 이런 생김새와 그 인상을 두고 발전해 온 것이 관상학이다.요즘은 학(學)이라 이름 붙이기가 꺼려지지만,관상학은 서양에서 오랫동안 고급과학의 자리를 지켜왔다.우리사회에서도 미신이라 업신여기면서 또 관상을 보는 업소가 여전히 성황을 이루는 게 현실이다. ‘서양의 관상학:그 긴 그림자’는 관상학의 역사를 추적해 그 그늘의 의미를 새겨본다.흔히 관상은 근대 과학과 합리주의로 인해 일찍 사라진 것으로 여기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저자의 변. 관상은 ‘예언적 관상’과 ‘성격분석적 관상’으로 나뉜다.예언적 관상이한 사람의 운명을 읽는 것이라면,성격분석적 관상은 외모에 주목함으로써 나와 남의 관계를 구별하는 것을 말한다.‘얼굴이 성격을 드러낸다.’는 말은 이 성격분석적 관상의 의미를 적절히 보여주는 예.서양 역사에서 예언적 관상은 빠른 시기에 퇴조했지만,성격분석적 관상은 팽창하고 세련돼 왔다.문제는 이 성격분석적 관상의 역사가 생김새를 매개로 타인을 구별짓고 집단을 나누는,타자에 대한 경계와 배타의 역사였다는 점이다.이 전통은 19세기 인류학·우생학과 같은 학문에 스며들어 인종을 구분짓고 차별하는 억압기제의 바탕을 이뤄 왔다.한마디로 관상이란 상대방의 생김새에 대한 인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우리 육체를 인식하는 문화적 코드이자 규율이다. 인종주의는 바로 이런 관상학의 대표적인 산물.인종이란 본래 관상학적 코드를 이용해 사람의 생김새를 구별하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나치즘의 반유대주의나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외국인 노동자 차별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타자에 대해 편견을 갖게 하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관상학은 서양근대사가 갖는 또 하나의 그늘인 셈. 이색적인 소재의 역사를 탐구해 온 저자가 ‘온천의 문화사’에 이어 발표한 책이다.2만 2000원. 김소연기자 purple@
  • 獨 ‘反유대주의’ 회귀하나

    독일에서 최근 국가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독일인들이 터부시했던 주제가 9월 총선을 앞두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독일인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히틀러에 대한 작은 관용의 움직임에도 두려움을 나타냈고 국가주의에 대한 공개적 논의도 꺼려왔다.또한 국가에서 ‘모두를 위한 독일(Deutschland ^^ber Alles)’이라는 가사를 빼버릴 정도로 국가주의에 대한 언급을 삼가왔다.이러한 상황에서 9월 총선을 앞두고 극우파가 아닌 주요 후보들이 국가주의와 반유대주의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5월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는 유대인 대학살이 독일인에게 도덕적 짐이 되고 있다고 말해 유대인들의 분노를 샀던 인기 작가 마르틴 발서와 애국주의의 의미에 대해 공개 토론을 벌였다.토론에서 발서가 국가주의를 감상적 측면에서 접근하려 하자 슈뢰더는 1954년 독일팀이 월드컵에서 승리하던 10살 때까지 그에게 독일인의 정체성은 없었다고 되받아쳤다. 슈뢰더 총리의 도전자 에드문트슈토이버 기사당 당수도 과거로 눈을 돌려 체코공화국이 1945년 주데텐의 독일인을 추방했던 베네슈법안을 폐기할 때까지 체코의 유럽연합 가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헬무트 콜 전 총리 역시 프랑스나 오스트리아처럼 극우파의 득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전후 책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가담하고 나섰다. 이러한 국가주의에 대한 논란은 마르틴 발서가 쓴 ‘비평가의 죽음(Death of a Critic)’이라는 소설 때문에 시작됐다.이 책은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비평가 마르셀 레이취 라니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발서는 주인공을 극히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반유대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독일의 유수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문화부장은 이 소설을 “공격적이며 조심성없이 반유대주의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런 비판과 관계없이 이 소설은 독일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는 등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波 가톨릭 참회 미사 유대인에 화해 손짓

    폴란드의 가톨릭이 유대인에게 화해 메시지를 보내는 교황요한 바오로 2세를 뒤따랐다. 폴란드 가톨릭 주교들은 27일 1941년 폴란드 동북부에서있었던 폴란드인의 유대인 집단학살을 포함,2차 세계대전동안 폴란드 가톨릭 교회가 유대인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해사과했다. 바르샤바의 옛 유대인 집단거주지 근처 만성(萬聖)교회에서 열린 이날 미사에는 주교 100여명과 주로 노인층으로 이뤄진 신자 2,500여명이 참석했다.사죄 미사는 폴란드 가톨릭 교회 최고 지도자인 유제프 글렘프 추기경이 주관했다. 폴란드 가톨릭 지도자들은 이번 미사예배가 유대인과 화해에 있어 일대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폴란드 가톨릭 교회의 ‘다른 종교와 대화위원회’ 위원장인 스타니슬라브 가데치 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제드바브네에서 학살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폴란드인과 가톨릭 신자들,세례를받은 사람들도 있었다”며 “불관용과 인종차별주의,반유대주의는 모두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사는 1941년 7월 제드바브네에서 1,600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사람이 나치가 아니라 폴란드인이었음이 최근 밝혀짐에 따른 것이다. 현재 약 2만명에 달하는 폴란드내 유대인 지역사회는 가톨릭 교회의 이번 움직임이 지난 1989년 폴란드의 공산당 통치가 끝난 이후 폴란드 가톨릭과 유대인간의 화해를 위한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폴란드 국민의 90%는 가톨릭 교도이며 2차대전 당시 350만명의 폴란드 유태인중 300만명이 집단학살됐다. 전경하기자 lark3@
  • 숨죽인 화약고 中東에 가다/ (상)레바논 접경 이스라엘 표정

    중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시리아,레바논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유혈사태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중동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공로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까지 배출해냈지만 평화는 여전히 정착되지 못한 채 겉돌고있다.레바논주둔 이스라엘군이 22년만에 전격 철수하던 지난달 말 본사 남정호 프랑크푸르트 특파원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등지를 찾았다.중동분쟁의 배경과 쟁점,남특파원의 현지 르포를 3차례에 걸쳐 싣는다. [메툴라(이스라엘) 남정호특파원] 예루살렘에서 90번 국도를 따라 레바논과접경한 이스라엘 최북단 마을 메툴라로 북상하던 지난달 20일 하늘엔 짙은먹구름이 깔려 있었다.곧 닥칠 이스라엘군의 남부 레바논 지역 철군 후 다가올 북부 이스라엘 변경지역의 불안한 장래를 하늘마저 걱정하는 듯했다. 국경선 너머로부터 시도때도 없이 가해지던 헤즈볼라 게릴라들의 카추샤 포격과 총성은 사라졌다.그러나 접경지대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는 불안감은도처에서 느껴졌다.메툴라와 인근 휴양마을인 키리야트 쉬모나의 중간지역키부츠 등지에는 새로운 ‘임시 난민촌’이 형성돼 혼잡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레바논 남부지역 민병대원 2,500여명과 그들의 일부 가족 등 6,000여명이이스라엘군의 철군 소식에 서둘러 도망쳐 나온 것이다.이들의 모습은 이스라엘군의 남부 레바논 철군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었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과의 접경지대에 사는 이스라엘 주민들중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이주했으며 남은 사람들도 떠날 것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이스라엘군의 급작스런 철군으로 어느날 갑자기 헤즈볼라 게릴라들과 철조망을사이에 두고 마주 대하게 됨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민들의 마음을억누르기 때문이다. 키리야트 쉬모나에서 휴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예후다 샤비트씨(45)는 “이제는 이 마을이 관광 휴양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면서자신도 가족들과 함께 좀더 안전한 남쪽지방으로 이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 유럽 지역에서 고국으로 이주해온 부모를 따라 이스라엘땅에 돌아와이곳이 제2의 고향이 되어 살아왔다는 메툴라 주민 에풀라 추로프씨는 “이제 새삼스레 접적(接敵)지역에 살게 됐다는 두려움이 생긴다”고 밝혔다.30년 이상을 살아온 메툴라는 사실상 자신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그가 이처럼장래에 대해 두려움을 내비치는 것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지역 철군이 이들에게 얼마만큼의 쇼크를 주고 있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처럼 메툴라나 키리야트 쉬모나 등 레바논 접경지대 주민들이 고향이나다름없는 정든 마을을 떠나려는 이유는 불안감 때문.지난 22년간 끊임없이무장공격을 감행해온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중동지역 최강인 이스라엘 군을레바논 영토에서 쫓아냈다”고 기고만장해 하는 마당에 언제 또다시 공격을감행해 올지 모른다는 걱정에 이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24일 전격적으로 실시된 이스라엘군의 남부 레바논 철군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메툴라는 인구 350여명의 이스라엘의 레바논 접경 최북단 정착(定着)촌이자 관광 휴양촌.레바논과 접경된 ‘굿 펜스’라는 검문소에 레바논 땅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돼있어 오랜 세월 관광객들이몰려들던 명소였고 남부지역 이스라엘 사람들이 들끓어 관광수입이 짭짤했던 부촌이었다.그러나 이제부터는 이스라엘 군당국이 신변 안전을 위해 이지역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어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을경제가 더욱 타격을받게 됐다. 지중해 연안의 레바논 접경지역 최북단 마을이자 관광 명소인 로쉬 하니크라와 모래사장,수영장으로 유명한 나하리야도 사정은 마찬가지.인근의 악지브 국립공원과 함께 로쉬 하니크라 해상 동굴은 연간 수만명의 관광객들을끌어모아왔던 관광명소.그러나 이제 적들이 코앞까지 다가오게 된 마당이라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지중해와 접해있는 로쉬 하니크라에서 레바논과 맞닿아 있는 국경지대의 899번 도로를 따라 북부지역의 키리야트 쉬모나로 향하던 중간중간에 들러본쉐툴라와 나투라라는 변경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지역 철군 이후 주민들의 불안감은 어느때보다 고조돼 있었다. 오랜 준비후에 이뤄진 철군이었지만 미국의 ‘사이공 철수’를 연상시켰던 ‘패주(敗走)’의 인상이 이스라엘 국민들 가슴에 깊이 심어졌다. 또 헤즈볼라 게릴라들에게 ‘짓밟힌 듯한’ 이스라엘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할 것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따라서 레바논 남부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의 철군과 맞바꾼 국경지대의 평화가 어떻게 이 지역 에서 정착되느냐는 세계가 지켜보는 ‘도박’이 됐다. jhn@. *이·팔 분쟁…50년간 전면전만 4차례. 구약성경에서 유대인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 팔레스타인.하지만 이곳은 지구촌의 대표적인 화약고로서 젖과 꿀 대신 피로 물든 역사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과 반목은 과거 2,000년 동안 쌓인 역사적,정치적,종교적 배경에서 비롯됐다.이 기간동안 유대인과 아랍인은 4차례의 전면전과 수천번에 달하는 교전을 하면서 최근 50년래 1만5,000여명이 죽고 350만명의 난민이 발생해 서로에 대한 증오심은 깊어만 갔다. ■분쟁의 배경/ 유대인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 팔레스타인에 정착,나라를 세웠으나 기원전 100년경 로마제국의 박해를받자 대부분 국외로 이주했다.그뒤부터 19세기 말까지 팔레스타인은 아랍인이 실질적인 주인이었다. 그러나 나라없는 설움이 뼈에 사무쳤던 유대인은 19세기 말 반유대주의가대두되자 팔레스타인에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1917년 11월유대인의 국가건설을 지지하는 영국의 ‘밸푸어 선언’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그로부터 30년 뒤인 1948년 5월14일 유대인은벤 구리온을 초대 총리로 내세워 감격적인 독립선언과 함께 2,000년 동안의방랑생활을 끝내게 된다.반면 이때부터 팔레스타인인의 수난은 시작된다. 이스라엘은 국가 선포 다음날부터 시작된 1차 중동전쟁 등 4차례에 걸쳐 주변 아랍국과 전면전을 치러야 했으나 모두 이겨 당초보다 국토를 4배나 넓히는 성과를 얻었다.하지만 팔레스타인인은 1차 중동전쟁때 발생한 난민을 포함,모두 35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주변 국가에서 떠돌이 신세로 지내야하는 등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평화의 싹 / 이슬람 과격분자의 테러와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되풀이되던팔레스타인에 평화의 싹이 트기 시작한 것은 93년 9월13일 양측이 팔레스타인 자치 확대에 대한 원칙에 합의하면서부터.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이에 힘입어 이듬해 7월1일 자치정부 수립을 공식 선언했다.96년 1월에는 아라파트가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이스라엘은 또 98년 11월 요르단강 서안내주둔군 일부를 철군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유혈사태/ 이스라엘과 PLO는 평화정착의 노력이 진전을 보일 때마다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94년 2월 군복입은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무차별 난사,95년 11월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96년 3월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폭탄테러,99년1월 헤브론 총격전 등이 모두 평화의 악수를 나눈 직후에 나온 유혈사태였다. ■향후 전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 13일 평화협상을재개했으나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문제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다 14일에는급기야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또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0일갑자기 사망,중동의 중심축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시리아로넘어가 팔레스타인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여러 걸림돌에도 불구,지난해 5월 당선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차기이스라엘 대통령으로 거론되는 시몬 페레스 전 총리가 평화정착에의 의지가강해 향후 전망은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중동분쟁 일지.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 독립 선언. ■〃 5월15일 1차 중동전쟁. ■1956년 10월 2차 중동전쟁.이스라엘,시나이반도 점령. ■1967년 6월 3차 중동전쟁.이스라엘,골란고원·요르단강 서안·가자지구·동예루살렘 점령. ■1973년 10월 4차 중동전쟁. ■1978년 9월 이집트-이스라엘 캠프 데이비드 협정 체결. ■1982년 4월 이스라엘,시나이반도 이집트에 반환. ■1987년 12월 팔레스타인 인티파타(봉기) 시작. ■1993년 9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양측상호 승인. ■1994년 5월 이스라엘,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시 팔레스타인경찰에 이양. ■1995년 11월 라빈 이스라엘 총리 암살. ■1996년 1월 아라파트 PLO의장,초대 대통령 당선. ■1998년 10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와이리버 평화협정 체결. ■1998년 11월 이스라엘,요르단강 서안내 주둔군 일부 철군. ■1999년 5월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총리로 당선. ■1999년 6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회담 재개. ■2000년 1월 이스라엘-시리아 골란고원 반환 관련 평화협상 재개. ■〃 5월24일 이스라엘,남부 레바논에서 완전 철수.
  • [대한포럼] 교황청의 고해

    ‘로마인 이야기’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저술가 시오노 나나미는 가톨릭을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조직”이라고 말했다.수많은 민족과 국가가 명멸한 지난 2,000년동안 지속해온 유일한 조직이라는 것이다.지난 5일 그 내용이 일부 밝혀진 로마 교황청의 ‘회상과 화해-교회의 과거 범죄’라는 문건은 가톨릭의 어두운 과거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조직의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 문건은 가톨릭이 십자군 원정을 통해 7만여명의 이교도들을 학살했고 ‘성지회복’이라는 명분 뒤에는 불순한 동기들이 숨어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또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게 했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를 표방하고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도 침묵했으며,신앙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마녀화형식 등 혹독한 종교재판으로 중세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음을 고백한다.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이후 선교 명분으로 원주민 학살에 정당성을 부여한 점도 아울러 사과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는 12일 바티칸에서 거행할참회의식(미사)을 통해 40쪽 분량의 이 문건을 공식 발표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구할 예정이다.2000년 대희년을 맞아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된 회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3000년기를 열어가자는 의지를 문서화하고 교회의 이름으로 인류역사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 공개적인 고해(告解)와 참회를 통해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한때 위기에 처했던 가톨릭이 뼈를 깎는 자기쇄신으로거듭날 때보다 더한 각오가 이 문건에는 담겨 있다.가톨릭 교회 수장(首長)인 교황은 교리와 신앙 측면에서 잘못이 있을 수 없다는 무오류성(無誤謬性)의 교리와는 별개이긴 하나 이 문건의 작성과 발표는 교황의 잘못된 판단까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잘못을 직시하고 고백하는 용기,그리고 하느님의이름으로 진리와 정의를 항상 지키고자 하는 태도,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진지한 자세와 유연성이 그 속에는 응축돼 있다. 한국 천주교회도 우리 근대사와 관련된 잘못에 대한 총체적 반성 표명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일제하 천도교,불교,개신교는 3·1운동을 주도하는 등 민족독립을 위해 큰 일을 했지만 천주교의 활동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安重根·영세명 토마스)의사는 당시 조선천주교책임자였던 프랑스인 뮈텔 주교에 의해 살인죄로 단죄,배척당했고 병인양요때는 프랑스 신부와 한국인 신자들이 프랑스군의 길안내를 맡아 결국 조선민중에게 피해를 입히고 외규장각 약탈을 방조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유신시대 한국 천주교회가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 도덕성의 모범을 보여주었던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이 문제들에 대해 물론 교회 안에서 반성이 제기되기는 했다.지난 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행하는 월간지 ‘사목’은 ‘일제치하의 한국천주교회’라는 특집을 통해 식민지배를 묵인하고 신사참배를허용하며 독립운동에 소극적이었던 천주교회의 과거를 깊이 반성했다.인천가톨릭대는 97년 병인양요 당시 천주교의 역할을 반성하는 세미나를 갖고 전체 교수 명의의 사과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지난 93년 안중근 의사추모 미사를 집전해 83년만에 안의사를 사실상 천주교 신앙인으로 복권시켰다.그러나 로마 교황청이 이번에 보여준 것과 같은 차원의 고해는 없었던 셈이다.개신교는 지난 가을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는 제목의 신문광고를 통해최근 교회의 잘못과 신사참배 등을 반성한 바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사실 종교인들보다는 우리 정치인들의 반성이다.당리당략에만 치우쳐 후안무치한 그들이 새천년을 위해 로마 교황청의 ‘회상과 화해’정신을 조금이라도 본받는다면 우리 정치현실이 조금은 희망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터인데…. 任 英 淑 논설위원y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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