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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색 여성의원 인종차별’ 트럼프의 적반하장 “내게 사과하라”

    ‘유색 여성의원 인종차별’ 트럼프의 적반하장 “내게 사과하라”

    CNN “‘멜팅팟’ 원칙 위배”“인종차별적이고 반미국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노골적인 인종차별 공격하고도 적반하장으로 사과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하려는가,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끔찍한 말들에 대해서 말이다”라고 올렸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그들의 끔찍하고 역겨운 행동에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런 아주 인기 없고 대표성 없는 여성 하원의원들의 행동과 입에서 뿜어져 나온 더러운 말 및 인종차별적 증오 속에서 단결하고 싶다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 들게 했다”고 막말을 이어갔다. 전날 민주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각을 세우며 두각을 나타내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인종차별적 공격을 했다가 당사자들 및 민주당이 반격에 나서자 오히려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하고서도 적반하장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파문의 확산을 통해 백인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세계 각지의 이민자를 수용해 ‘멜팅팟’(Melting Pot·용광로)이라는 별칭을 얻어가며 번영을 이룬 미국의 근본 원칙을 뒤흔드는 발언을 통해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의 확산을 지지자 결집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인에 사과하라는 발언 역시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유대계 표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4인방 중 소말리아계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지난 2월 대표적 유대인 단체를 공개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사과한 바 있다.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은 이스라엘과 해묵은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2세이기도 하다. 4인방의 대표격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4명의 유색 미국 여성의원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던 어제 대통령의 (트윗) 발언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특징적 발언”이라면서 “트럼프는 공화당을 노골적인 인종차별주의로 이끌고 있고 이는 모든 미국인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4인방 공격 트윗으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90명이 넘는 민주당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 세례를 퍼부었으나 공화당은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공화당 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을 문제 삼은 건 칩 로이 하원의원이 유일했다고 WP는 전했다.백인이 아닌 미국인은 미국인이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 발언은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정치·경제적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던 미국의 근본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대를 걸쳐 자랑스럽게 여겨온 ‘멜팅팟’ 원칙에 직접적으로 반하며 운영되는 미국을 창조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반(反)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홀로코스트 팩트인지 말할 수 없다” 고교 교장 온라인 청원에 해고

    “홀로코스트 팩트인지 말할 수 없다” 고교 교장 온라인 청원에 해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인 홀로코스트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말하지 못하겠다고 학부모에게 밝힌 미국 고교 교장이 쫓겨났다. 9000여명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결과였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가장 큰 공립학교인 스패니시 리버 커뮤니티 고교의 윌리엄 랏슨이 주인공이다. 현지 일간 팜비치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학부모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홀로코스트가 팩트인지, 역사적 사건인지” 말할 수 없다며 자신은 중립으로 남겠다고 적은 것이 화근이 됐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은 600만여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는데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부모는 이 학교에서 홀로코스트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랏슨 교장은 홀로코스트 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행동들”이 있으며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지만 똑같은 믿음을 갖고 있지 않은 개인들을 수업에 들어가라고 등을 떠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는 교장에게 답장을 보내 다시 확인하겠다며 “홀로코스트는 팩트이며 역사적 사건이다. 이것은 권리나 믿음과 관계 없는 일”이라고 공박했다. 그러자 랏슨 교장은 “모두가 홀로코스트가 일어났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난 학교 임직원으로서 그럴 만한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홀로코스트가 팩트인지, 역사적인 사건인지 말할 수 없다”면서 “난 홀로코스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답장을 다시 했다. 카운티 교육당국은 8일 랏슨 교장이 중대한 판단 착오를 범했다며 더 이상 학교 커뮤니티를 끌고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장 직위 해제한다고 밝혔다. 팜비치 포스트에 보낸 성명을 통해 랏슨 교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홀로코스트의 잔학한 행위들을 모든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 직업적, 개인적 헌신이 제대로 (발언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희생자들의 기억을 존중하고 반유대주의와 맞서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재빨리 실행에 옮기는 게 결정적”이라고 적었다. 왜 이런 사람이 그런 발언으로 화를 자초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미국은 이란을 미워하고 두려워한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지난 2월 미국인의 82%가 이란을 대체로 싫어하거나(46%), 몹시 싫어한다(36%)고 밝혔다. 또 미국인 93%가 10년 안에 이란이 미국의 실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 사회 저변에 이란 혐오와 공포가 깔린 것이다. 왜일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거나, 화학무기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거나, 미국의 국익에 현저한 위협을 가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이란은 미국이 경험해 본 적 없는 수모를 안긴 나라다. 이란은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전복했다.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은 미국을 등에 업고 민중을 탄압했던 샤(왕)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의 미 입국을 허용했다. 샤의 송환, 재판 그리고 처형을 요구했던 이란인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대사관을 점거했다. 대사관 직원 등 52명이 444일간 인질로 붙잡혔다. 미대사관이 점령당하고 미국인이 인질로 잡힌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중동전문가 윌리엄 비먼 미 미네소타대 인류학 교수는 이란인들의 미대사관 점거를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과 이란 혁명에 대한 몰이해가 미국인의 정서 밑바닥에 일종의 이란 혐오를 심었다고 호주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은 분석했다. 더컨버세이션은 “미국인 대다수가 친미 왕정이 폭압적인 정책을 펼친 것을 몰랐다. 미국인들은 그저 성난 군중이 미 외교관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정신이 나가고, 편협한 사상에 사로잡힌, 미국을 싫어하는 종교적 광신도들이 벌인 일로 평가절하했다”고 설명했다.미국인은 이란이 자국 대사관을 점령한 것은 40년간 기억하면서도, 미국이 이란 민간인 290명을 살해한 사실은 잊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영해인 호르무즈해에서 이란 민항기를 격추했다. 탑승자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 정부는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해명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대이란 감정과는 무관하게 양국 관계는 정부의 입장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아주 나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재임기는 해빙기였다. 특히 2013년 하산 로하니가 이란 대통령으로 집권하면서 이란 핵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미국과 이란 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2017년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JCPOA에서 탈퇴하고 지난해 11월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란에 적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미 인터넷매체 복스 등은 이란에 적의를 가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초강경 대이란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볼턴 보좌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당시 국무부 차관으로 대외 강경책에 입김을 미친 ‘슈퍼 매파’다. 볼턴은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기 약 8개월 전인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인들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해 “미국은 테헤란에서 이슬람 학자들의 정권을 전복하는 정책을 선포해야 한다. 이란 정권의 행동과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정권 자체를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연설했다. 당시 발언과 관련 복스는 “볼턴 보좌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하려 하지 않았던 독재정권은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란은 볼턴 보좌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볼턴 보좌관이 정치적 신념에 따라 움직여 왔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종교적 믿음대로 결정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로 알려져 있다. 더컨버세이션은 “복음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신이 이스라엘 땅을 유대인에게 주었다고 믿는다”면서 “타협하지 않는 ‘친이스라엘’적 입장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이란의 적성국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월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에 공동 압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닷새 후에는 미국의 거대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서 “반(反)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운동)은 반유대주의이며 이란처럼 반시오니즘을 지지하는 모든 국가에 맞서야 한다. 유대 민족의 정당한 조국을 수호해야 한다”며 친이스라엘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 시사매체 더네이션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친미 국가에 주목했다. 더네이션은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자신이 벌인 참혹하고 잔혹한 정책에서 눈을 돌리게 할 괴물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란”이라면서 “1980년대 그 괴물은 이라크였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파기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이스라엘 우익이 겁내야 할 존재로 만들었다. 이 정책을 미국이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독자적인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로서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란은 동맹 또는 친이란 세력에 상당한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중동에서 세를 급격하게 키워왔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라아 민병대, 예멘의 반군 후티를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인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반면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에 입각해 동맹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한다. 더네이션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란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네이션은 “이란의 군사력은 미국, 이스라엘 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군 예산의 60%에 불과하다. 군사력으로는 3류 수준”이라면서 “이란의 공포에 떤다는 이스라엘은 80~20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역내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이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쓰는 데다 또한 종파를 중시하는 이슬람에서 비주류인 시아파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억 무슬림 가운데 시아파는 약 1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와 이란의 긴장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일(현지시간) 전날 중동 걸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 B52 폭격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 시호크 헬리콥터, E2D 조기경보기를 실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동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이 ‘정상국가’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은 협상 조건이 있다면서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고, 군사 초강대국으로서 위협해놓고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비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며칠 전 ‘3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 팔면 우리 손엔 고작 7000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밟혔다. 제화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업체 수수료가 최저 38%, 최대 41%나 된다고 지적했다. 하청을 준 구두 브랜드 회사, 일명 원청이 수수료를 뗀 나머지 17만∼18만원 가운데 12만∼13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4만∼5만원 중에서 하청 공장의 운영비, 원자재값 등을 빼고 남은 약 7000원 정도가 구두 제화 기술자들의 손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6시간 일하고도 제화노동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제화노동자로 대표되는, 오늘을 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저변을 확대하던 19세기 중반에 이미 노동자들의 삶은 바닥이었다. ‘목로주점’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백화점을 무대로 자본주의가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을 거침없이 묘사한다. 부모를 여읜 20살 드니즈는 남동생 둘을 데리고 파리의 큰아버지를 찾아간다.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점에서 점원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길 맞은편에 생긴 백화점 때문에 매출이 줄어 시름에 겨운 상태였다. 당장 생계를 이어 가야 할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 수습 사원으로 취업한다. 이후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동료들의 온갖 모함과 갖은 고초에도 높은 자리에 올라서고, 백화점 사장 옥타브 무레와의 사랑도 이뤄진다. 하지만 에밀 졸라가 누군가. 19세기를 살아내며 당대를 가장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식인이다. 19세기 말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나는 고발한다’라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을 발표할 만큼 그는 진보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그런 그가 신데렐라 스토리에 800쪽에 가까운 지면을 낭비하지는 않았으리라. 결국 읽어내야 할 것은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무대로 한 주변 이야기다. 드니즈 큰아버지의 직물점은 백화점이 들어서자 이내 힘겨워졌다. 백화점이 화려한 장식과 각종 마케팅으로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작은 상점들은 서서히 말라가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19세기 중반의 풍경이지만 21세기 현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대형마트들이 곳곳에 포진하면서 소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고 상품권 등을 만들지만, 이미 거대 자본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뇌리에 안착했다. 앞서 언급한 제화노동자들 중 어떤 이는 자신만의 수제화 가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브랜드를 따지는 세상에서, 아울러 거대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는 제화노동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일어난 21세기 문제가 대형마트 상황만은 아니다. 이미 그 시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 있었고, 갑질하는 귀부인들의 행태도 어쩜 그렇게 오늘날과 똑같은지, 읽는 내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에밀 졸라는 19세기를 살면서 21세기를 내다본 예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 작품 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다.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이 이뤄져서만은 아니다. 사장의 연인이자 파트너로 성장한 드니즈는 마냥 백화점 편에 서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드니즈가 어떤 활약을 벌이는지는 작품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월드 Zoom in] 유럽 최대 음악제 ‘유로비전’ 이스라엘 개최…유대주의·범죄 행위 미화에 참가 여부 논쟁

    [월드 Zoom in] 유럽 최대 음악제 ‘유로비전’ 이스라엘 개최…유대주의·범죄 행위 미화에 참가 여부 논쟁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2019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유로비전 음악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시청자가 2억명에 달하는 영향력 있는 행사를 통해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범죄 행위를 미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바·셀린 디옹 등 배출… 작년 이스라엘 우승 유로비전은 냉전이 한창이던 1956년 유럽방송연맹(EBU) 주도로 서유럽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시작됐으며, 아바(1974년)와 셀린 디옹(1988년) 등 세계적인 가수를 배출하면서 권위 있는 행사로 발돋움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처음 유로비전에 참가했으며 1978년과 1979년, 199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네 차례 우승했다. 이스라엘은 1979년과 1999년에 예루살렘에서 유로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유로비전에서 이스라엘 가수 네타 바르질리아가 우승하면서 이스라엘이 올해 개최국으로 선정됐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대인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동예루살렘과 시리아 골란고원까지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대하는 등 강경책을 펼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유로비전에 대한 거부 움직임으로 확산됐다. 반(反)이스라엘 문화시민운동 단체인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BDS)는 “이스라엘은 유로비전을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과 범죄 행위를 가리려 한다. 2018년 유로비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에도 가자 지구에서 6명의 아이를 포함해 62명의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개최 거부를 촉구했다. 지난 1월에는 영국 사회운동가인 로저 워터스 등이 “유로비전은 가벼운 엔터테인먼트지만 인권에 대한 고려를 배제할 수는 없다. 영국 BBC는 올해 유로비전 방송 송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워터스는 팝스타 마돈나에게도 유로비전 출연을 제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로비전 거부 땐 유럽 연대 정신 공격받아” 그러나 유로비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코미디언 겸 배우인 스티븐 프라이와 방송인 샤론 오즈번, 세르비아의 공연예술가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은 “개최국이 이스라엘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로비전이 거부당하면 유럽 대륙을 아우르는 연대 정신이 공격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폴린폴리시는 “반유대주의 범죄와 인종차별 정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이번 유로비전 참가를 거부하면 안팎으로 격렬한 비판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테러에서 살아남은 랍비 “오늘은 내 장례식이었어야 했는데..”

    테러에서 살아남은 랍비 “오늘은 내 장례식이었어야 했는데..”

    미국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사건의 생존자이자 회당의 랍비인 이스로엘 골드스타인이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테러리스트는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나를 죽이려 했다. 나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오피니언을 기고해 미국 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유월절(이집트 탈출의 기념하는 유대교 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파웨이의 유대교 회당에서 신자들을 노린 총기 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유일한 사망자인 60대 여성 로리 길버트 케이는 랍비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대신 총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범은 샌디에이고에 사는 19세 대학생이자 백인 남성인 존 어니스트로 밝혔졌다. 골스스타인은 “오늘은 나의 장례식이어야만 했다”는 말로 글을 시작하며 자신을 지키다 사망한 로리를 애도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날을 회고하며 “테이블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건 로리였고, 로리에게 다가가니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면서 “그 장면은 남은 여생동안 나를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큰 소총을 든 테러범을 마주하게 된 골드스타인은 그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골드스타인의 손가락에 총격을 입었다. 몇몇 신도들도 부상을 입었지만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골드스타인에 따르면 “기적처럼 총구가 막혔다”고 말했다. 앰뷸런스를 기다리던 골드스타인은 “신도들에게 전했던 많은 말들 가운데 ‘어느 세대에서나 우리를 파괴하고자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신성한 그 분께서 우리를 그들의 손에서 구해줄 것’이라는 구절을 떠올렸다”면서 “그리고 평생토록 외쳤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산다’(Am Yisrael Chai)는 문구가 가진 진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종교적인 사람이기에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신이 이번에 나를 살려준 이유는 모르겠다”고 자문했다. 그는 이어 “왜 내가 나의 조부모가 폴란드에서 목도한 것과 같은 것을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봐야하는 건지, 왜 내 신체의 일부가 떼어진 건지, 왜 상냥함이라는 유대교의 가치를 지켜왔던 나의 좋은 친구 로리가 세상을 떠났는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애쓰던 남편이 기절하는 걸 봐야했는지, 그들의 딸인 한나가 부모의 모습에 고통받는 걸 봐야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전했다. 그러나 골드스타인은 “비록 신의 계획이 뭔진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번에 일어난 일에서 의미를 찾고 내 인생을 더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밖게 없다”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유대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상기시킬 것이며, 유대인임을 드러내는 차림으로 거리를 걸어가는 것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을 마지막에 그는 “테러리스트는 우리를 ‘무정하고 기생하는 종족’이라고 불렀지만 아니다. 우리는 신의 빛을 세상에 가져오라는 신성한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모든 이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건국된 나라”라면서 “우리는 그 약속을 실현하고자 투쟁했다. 내가 빌린 시간동안 그 약속이 다시금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NYT, 네타냐후를 트럼프 ‘애완견’으로 묘사했다가 결국

    NYT, 네타냐후를 트럼프 ‘애완견’으로 묘사했다가 결국

    뉴욕타임스(NYT)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애완견’으로 묘사하는 만평을 지면에 실었다가 ‘반(反)유대주의’라는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했다.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은 NYT가 지난 25일 실은 만평 때문에 거센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당시 신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얼굴을 한 개의 목줄을 쥐고 선글라스를 낀 트럼프 대통령을 묘사한 만평을 썼다. 목줄에는 이스라엘과 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까지 그려 넣었다. 더힐에 따르면 한 트위터 사용자는 “역겹다. NYT 지면에 실려서 더 그렇다. 많은 출판물이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이슬람 공포증 등을 퍼뜨렸지만 NYT는 아니었다. 이번 일은 걱정스럽고 유감스럽다”고 썼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도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이 그동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이번 카툰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트위터를 통해 “역겹고 극악한 반유대주의에 할 말을 잃었다. 이것이 좌파 신문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에 실렸다고 상상해보라”고 썼다. NYT는 “그 이미지는 공격적이었다. 발행 여부 판단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폴란드 주재 美대사 유대인에 덕담하자 폴란드인들 격분

    폴란드 주재 美대사 유대인에 덕담하자 폴란드인들 격분

    폴란드 주재 미국대사가 부활절보다 앞선 유대인의 명절 유월절(4월 18일)을 맞아 폴란드 내 유대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이 가톨릭 교도가 대다수인 폴란드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젯 모스바허 주폴란드 미대사는 18일 트위터에 유월절 기념축제 아이템의 그림과 사진을 올리고 폴란드 내 유대인들에게 유월절을 축하한다는 인사 메시지를 올렸다. 모스바허 대사는 부활절인 21일에도 폴란드인들을 향해서 다시 부활절 축하 인사를 전했지만, 이미 유월절 트위터글로 인해 모스바허 대사에 대한 격분한 반응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일부 폴란드 네티즌들은 모스바허 대사에게 “이 나라가 로마 가톨릭 신도들이 대다수인 가톨릭 국가라는 점을 상기하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폴란드 우파 정당 출신 사회운동가인 크리스티나 파블로비치는 19일 모스바허의 유월절 인사는 폴란드인들에 대한 도발 행위라고 선언했다. 가톨릭 인구가 대다수인 폴란드에서 소수의 유대인을 위한 유월절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국민 감정을 생각할 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인구의 10%가 유대인이었지만 지금은 0.08%인 3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2차 대전 발발 이전부터 폴란드 사회 내에서는 뿌리깊은 반(反)유대주의가 가시화됐다. 극우 성향의 집권 ‘법과 정의당’ 정부는 지난해부터 “홀로코스트에 있어 폴란드 정부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해 유럽연합(EU) 및 이스라엘 등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폴란드 유대인은 지금 소수에 불과하다며 모스바허 대사를 변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야당 의원인 미칼 스체르바는 여당을 비난하면서 “정부가 폴란드 국수주의자들을 부추기고 과거의 인종차별주의, 반유대주의에 행적에 대해 엄격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트위터에 “그리스도는 죽은 다음에 당신 같은 사람, 이방인과 유대인 반역자들에게도 똑같이 부활해 강림하셨다”고 썼다. 한편 지난 20일 폴란드 남동부 프루치니크 마을에서는 극우 성향 인사들이 부활절 전야 행사로 유대교 신도를 본딴 대형 인형을 때리고 불태우는 화형식을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인형은 성서에 등장하는, 그리스도를 배신한 가롯 유다를 상징하는 인형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 아기는 커서 악인이 됩니다…히틀러 출생 130년의 기록

    이 아기는 커서 악인이 됩니다…히틀러 출생 130년의 기록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30년 전인 지난 1889년 4월 20일.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브라우나우 암 인의 한 여관방에서 역사에 잊을 수 있는 인물이 태어났다. 바로 인류 역사 최악의 독재자이자 홀로코스트 등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광인(狂人)으로 기록된 아돌프 히틀러(1889~1945)다. 최근 유럽언론들은 히틀러의 출생 130년을 맞아 다양한 기록과 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히틀러의 유년 시절 사진이다. 낡은 흑백사진으로 전해지는 1살 때 히틀러는 여느 아이들과 똑같은 순진무구한 모습이다.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훗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수백 만명 이상의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악인이 됐다는 점은 사진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세관원 출신인 아버지 알로이스와 어머니 클라라 사이에서 태어난 히틀러는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특히 한 때 히틀러는 화가가 되기를 꿈꿨던 청년이기도 했다. 1909~1913년 사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살았던 히틀러는 꿈을 위해 비엔나 미술학교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실력이 평범하다는 이유로 낙방했다. 이후 히틀러는 그림 엽서를 그려 관광객에게 팔며 거리의 화가 생활을 했다. 이렇게 히틀러가 남긴 그림이 2000장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사라졌으며, 남아있는 그림은 독일, 영국, 미국 등지로 흩어져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다.그 이후 행적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있다. 반유대주의 정당인 독일노동당(이후의 나치당)에 입당해 뛰어난 웅변실력을 발휘한 히틀러는 1934년 총통에 취임했으며 1939년 폴란드를 침공을 시작으로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그리고 1945년 4월 30일 히틀러는 베를린의 지하 비밀 벙커에서 역사적인 총성과 함께 사라졌다. 그 옆에는 동반자살한 한 여자도 있었는데 히틀러의 마지막 연인 에바 브라운이다. 이들은 자살하기 불과 40시간 전 측근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30년 전 오늘 히틀러가 태어난 생가 앞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적힌 비석이 세워져있다. ‘평화,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수백 만명의 희생자를 낳은 파시즘을 경계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민주당의 무슬림 여성으로 처음 연방 의회에 입성한 둘 중 한 명인 일한 오마르(37·민주·미네소타) 하원의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9·11 테러 영상과 오마르 의원의 발언을 짜깁기한 43초짜리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려 공개 저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오마르 의원이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행사에서 한 20분 연설 중간에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사이사이 피랍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삽입한 것이었다.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기억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는 이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을 자신의 메인 트윗으로 맨 위에 고정했고, 이틀 만에 872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트윗 횟수도 8만 2000건에 이른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오마르 의원이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는 9·11 테러 공격을 대단치 않게 여긴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소말리아 난민 가정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미 연방의원에 당선된 무슬림 여성 둘 중 한 명인 오마르는 지난 2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한 전력이 있어 더욱 보수 진영의 미움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이미 오마르 의원이 한 발언은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고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짚었다. 그녀의 발언은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는데, 우리(무슬림) 전체가 자유를 잃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Cair가 9·11 이후 창설됐다”고 말했을 뿐이다.그런데 지난 9일 같은 초선 하원의원인 댄 크렌쇼(공화·텍사스)가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다. 곧이어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 매체들이 일제히 이 발언을 심층 보도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다음날 트위터에다 “일한 오마르는 반유대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반미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WP의 팩트체크 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민주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특히 2020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도자들이 앞다퉈 대통령을 비판하고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에다 “대통령이 현역 여성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오마르는 용기 있는 지도자로 트럼프의 인종주의와 분노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를 향한 역겹고 위험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오늘 대통령은 미국을 더 작게 만들었다”고 정곡을 찔렀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9·11에 대한 기억은 성역이며 그에 관한 어떤 논의도 경건하게 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9·11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정치 공세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의원 본인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위험한 선동”으로 규정하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각국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난 일한을 지지한다’(#IStandWithIlhan)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무슬림 오마르 의원, 트럼프 지지자에게 살해 협박받아

    무슬림 오마르 의원, 트럼프 지지자에게 살해 협박받아

    트럼프 “그녀는 이스라엘 싫어해” 조롱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이 무슬림 여성인 일한 오마르(38) 민주당 하원의원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오마르 의원은) 이스라엘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비아냥거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공화당 유대연맹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주최한 집회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스라엘을 고립시킬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한편 무슬림 여성으로서 최초로 연방 하원에 입성한 오마르 의원을 언급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오마르 의원에게도 특별히 감사한다”고 운을 뗀 뒤 “아 깜빡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미안하다”고 조롱하며 유대계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마르 의원은 지난 2월 미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계 단체를 비판했다가 ‘반(反)유대주의적’이라며 거센 역풍을 받았다. 오마르 의원은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비판과 반유대주의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사과했다. 하지만 그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지난달 트럼프 지지자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자 파장은 더 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5일 뉴욕주 출신 패트릭 칼리네오 주니어(55)를 체포했다. 칼리네오는 지난달 21일 오마르 의원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당신은 왜 오마르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 그녀(오마르 의원)는 테러리스트”라며 “내가 그녀의 머리에 총을 쏘겠다”고 협박했다. 칼리네오는 수사과정에서 “나는 애국자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한다”면서 “우리 정부 내 급진 무슬림을 증오한다”고 말했다. 칼리네오는 최고 10년형 및 25만 달러(약 2억 8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엔테베 작전 때 인질들과 끝까지 남았던 ‘영웅’ 바코 기장 별세

    엔테베 작전 때 인질들과 끝까지 남았던 ‘영웅’ 바코 기장 별세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엿새 동안 인질극을 벌인 테러범들이 이스라엘 핏줄이 아닌 승객들을 풀어줄 때 이를 마다하고 인질로 붙잡힌 승객들과 끝까지 함께 했던 프랑스인 기장 미셸 바코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받았던 바코 전 기장은 프랑스 니스에서 숨을 거뒀는데 크리스티안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고인은 영웅이었다. 반유대주의와 야만에 협력을 거부함으로써 프랑스에도 영예를 안겨줬던 인물”이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엔테베 구출 작전은 20세기 가장 극적인 여객기 공중납치 드라마 가운데 하나였다. 고인이 몰던 에어프랑스 AF-139 편은 1976년 6월 27일 승무원 12명과 26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떠나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그리스 아테네를 경유했는데 이 때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조직원 둘과 연인 사이인 독일인 둘이 탑승해 여객기를 공중 납치했다. 인질범들은 바코 기장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기수를 돌릴 것을 요구해 리비아 벵가지에 착륙했다. 그곳에서 연료를 주입한 뒤 다시 이륙해 엔테베 공항에 착륙했다. 적어도 세 명의 팔레스타인 무장 전사와 우간다 군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간다 통치자 이디 아민이 기체 바로 앞까지 마중 나와 환대한 일은 세계인의 공분을 샀다. 인질범들은 이스라엘 정부에게 54명의 수감된 무장조직원 석방과 500만 달러를 요구했다. 인질범들은 열악한 터미널 안에서 인질들을 지내게 했고, 화장실이나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이스라엘 핏줄이 아닌 사람들은 먼저 풀어줘 파리로 떠나게 했다. 이렇게 해서 바코 기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은 풀려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기장을 비롯한 승무원 12명은 94명의 이스라엘 승객과 끝까지 남았다. 이스라엘 특공대가 7월 3일 공항 터미널을 습격해 인질범 둘을 사살하며 납치극은 막을 내렸다. 나중에 바코 기장은 인질범 중 한 명이 다른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해 세 번째 인질범이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6년 BBC 인터뷰를 통해 기장으로서 “승객을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며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며 “팀원들에게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우리의 전통이기 때문에 우리는 풀려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모든 팀원들이 예외없이 따라줬다”고 돌아봤다. 당시 생존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던 베니 데이비슨은 바코 기장이 롤모델로서 전체 인질들을 대표해 인질범들이나 우간다 당국자들과 얘기하며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바코가 최후 통첩을 하듯 한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며 “우리와 남겠다고 용감히 얘기하고는 승무원들에게 ‘난 결정을 내렸으니 여러분은 각자 원하는 대로 해라’고 말하더라. 그러자 모두가 그와 함께 끝까지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일간 ‘Yedioth Ahronoth’ 인터뷰를 통해선 “프랑스가 우리를 구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스라엘보다 더 가까운 아프리카에 프랑스 군대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누군가 우리를 구하려고 달려와줄 것이란 건 알았다”고 말했다. 또 바코 기장의 용감한 태도는 인질로 붙잡힌 모든 어린이들에게 강한 영감을 불어넣어 지옥의 모든 문이 열리더라도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본보기로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 얘기는 ‘로보캅’을 연출한 호세 파딜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 ‘엔테베 작전’으로 제작돼 지난해 6월 국내 개봉했는데 갖가지 혹평 속에 조용히 막을 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히틀러 광기가 내 삶을 파괴”…아인슈타인 자필편지 경매

    “히틀러 광기가 내 삶을 파괴”…아인슈타인 자필편지 경매

    인류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자필 편지가 경매에 나온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은 오는 28일 아인슈타인의 자필 편지 두장과 타이핑 편지 1장이 LA에서 경매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편지는 지난 1920~1930년 대 작성된 것으로 히틀러와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비판과 두려움, 자식 걱정 등 당시 아인슈타인이 느꼈던 감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편지는 지난 1921년 9월 6일 작성된 것으로 수신인은 자신이 가장 아꼈던 여동생 마야다.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뮌헨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생명에 위협을 느껴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독일 유대인으로 출생한 아인슈타인은 뮌헨에서 자랐으며 1920년 대 이곳은 반유대주의에 휩쓸렸다. 또 이 편지에는 자신의 발자취를 따랐던 공학자인 아들 한스가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또다른 자필 편지는 지난 1934년 4월 17일 작성된 것으로 수신인은 아인슈타인의 첫번째 부인이자 두 아들의 엄마인 밀레바 마리치다. 아인슈타인은 조현병에 걸린 아들 에두아르트를 잘 돌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표를 보냈다고 편지에 적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히틀러의 광기 때문에 내 삶도 완전히 파괴돼 도움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고 적었다. 타자기로 작성된 세번째 편지는 1938년 6월 10일 방사능 치료 전문가인 모르스 렌즈 박사에게 보낸 것으로 그의 업적을 찬양했다. 경매 주관사인 네이트 샌더스 옥션 측은 "각각의 편지에는 히틀러에 대한 반감과 반유대주의 부상에 대한 우려, 또 개인적인 어려움이 토로되어 있다"면서 "총 4만 달러(약 4500만원) 이상에 경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인슈타인은 반유대주의속에도 독일과 스위스를 오가며 생활하다 1933년 나치가 독일을 장악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트럼프, 이스라엘 총리 만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선포

    트럼프, 이스라엘 총리 만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선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선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공동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의 골란고원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서명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대해 “우리의 관계는 강력하다”며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강해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 10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에서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지도자)를 격퇴했다”며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반유대주의라는 독(poison)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돼 이스라엘 가정집에 있던 7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오늘 아침의 비열한 공격은 이스라엘이 매일 직면하는 심각한 안보 문제를 보여준다”며 “나는 오늘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을 증진하고, 강력한 국가 안보를 갖도록 하기 위한 역사적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네타냐후 총리는 방미 기간 중 미국의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미 의회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로켓 공격 소식을 접하고는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호적 관계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선거를 돕고자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골란고원은 원래 시리아 영토이나 지난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간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이 땅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1981년 당시 이른바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국의 영토로 병합했으나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2일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트럼프 “내가 이스라엘 총리 출마하면 압승”...反유대주의에 일침

    트럼프 “내가 이스라엘 총리 출마하면 압승”...反유대주의에 일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차기 이스라엘 총리로 출마할 경우 98%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스라엘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특유의 과장된 수사나 최근 미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반(反)유대주의 발언을 겨냥해 2020년 대선에서 유대인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내가 차기 이스라엘 총리로 출마할 경우 98%의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주재 미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결정 등을 언급하며 자신이 이스라엘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다음달 9일 열리는 이스라엘 총리직에 출마한다면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는 2009년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대인이 어떻게 민주당에 투표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유대인을 싫어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 출신 여성 1호 하원의원인 오마르 의원은 지난주 한 출판포럼에서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의 행동을 두고 “외국에 대한 충성을 강요한다”고 주장해 정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많은 이들은 그의 발언을 반유대주의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미 하원은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등을 비롯한 인종 편견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교황 “유대주의는 기독교의 뿌리…反유대주의 전 세계적 확산 우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대주의는 기독교의 ‘뿌리’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반(反)유대주의 진화에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현지시간) 교황청을 찾은 미국유대인위원회(AJC)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타락한 증오에서 시작된 사악함과 분노의 기류가 곳곳으로 확산하는 것이 걱정이다. 특히 많은 나라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공격이 늘고 있다”면서 “기독교인들이 반유대주의에 빠지는 것은 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는 철저한 모순”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다른 종교 간 대화가 이런 분위기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하원은 7일 반유대주의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무슬림 여성 1호 의원인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의 “이스라엘 세력들이 이스라엘에 충성하라고 강요한다. 내가 왜 특정국에 충성심을 보여야 하느냐”는 발언에 대한 대책으로 나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메르켈 “과오 반복 안 되도록 노력해야”전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확산되고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옛 유대인 강제수용소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던 홀로코스트에서 집시와 폴란드인 등도 집단으로 살해됐다. 1945년 1월 27일 독가스실 등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갇혀 있던 유대인들이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아우슈비츠에서는 74년이 지난 이날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 등 폴란드 정부·의회 인사들과 독일 대표단, 생존자, 희생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이끄는 독일 대표단도 참석해 ‘처형의 벽’ 앞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당시 유대인이 입던 수용소 복장을 형상화한 줄무늬 스카프를 두르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히틀러의 독일은 파시즘을 주입했고 모든 악이 여기서 나왔다”고 말했다. 추모행사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는 수십명의 극우 시위대가 반대집회를 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모든 사람은 인종주의와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인내력 제로’를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야 하고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여러 종류의 반유대주의가 출현하고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피플인 월드] ‘유럽의 해’ 마크롱 지고 쿠르츠 뜨다

    [피플인 월드] ‘유럽의 해’ 마크롱 지고 쿠르츠 뜨다

    겸손 리더십·협치로 안정적 국정 운영 극우 ‘바지 사장’ 우려 딛고 지지율 상승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英·佛 중재도 에마뉘엘 마크롱(42) 프랑스 대통령과 제바스티안 쿠르츠(33) 오스트리아 총리는 2017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이한 현 시점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부른 반(反)정부 시위로 위기에 몰린 반면 민주국가 정부 수반 중 최연소 지도자인 쿠르츠 총리는 초반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리더십과 소통으로 국민의 신망을 얻고 있어 유럽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평가된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전했다. 2017년 12월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1당이 된 중도 우파 성향 국민당의 쿠르츠 대표가 3당인 극우 성향의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해 총리가 됐을 때 유럽연합(EU)은 경악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나치를 미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극우 정당이 득세하면 EU의 결속력도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당시 31세에 불과한 쿠르츠 총리가 극우 정객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50) 자유당 대표에게 휘둘리는 ‘바지 사장’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총선 당시 국민당의 총선 당시 득표율 31.5%보다 높은 35%의 지지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연정 파트너인 자유당 지지율이 26%에서 24%로 다소 하락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오스트리아의 극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이는 쿠르츠 총리가 특유의 신사적이고 겸손한 정치 행보로 협치 정신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쿠르츠 총리는 10개 부처의 장관 가운데 외교·국방을 비롯한 6개 장관직을 자유당에 양보한 대신 EU 탈퇴 등 국체의 근본을 흔드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자유당으로부터 받아냈다. 국민·자유 양당은 강경한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호흡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 정부가 자유당 각료들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쿠르츠 총리는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반유대주의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개선했다. 이는 23세 때부터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고 2013년 27세의 젊은 나이에 외교부 장관을 맡은 풍부한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7월부터 EU 순회 의장국 역할을 맡아 브렉시트 협의 과정에서 영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하는 등 중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쿠르츠는 난민에 대한 반감 때문에 유럽 국가 어디에서나 발호하고 있는 극우 세력을 고립시키는 대신 포용함으로써 국정을 원활히 이끌고 있다”면서 “이는 반극우 정서에 호소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최근 여러 시행착오로 지지율이 떨어져 재차 극우 정당의 공격을 받고 있는 마크롱과는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내가 학교를 다닐 때(30여년 전쯤)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욕의 의미로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 학교에선 유대인이 모욕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유대인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조차 유대인이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독일 외교관 펠릭스 클레인, 50세) “교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반(反)유대인 정서를 가르칠 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욕설처럼 통용되고 있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사회 교사 미할 슈바르츠, 42세)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또다시 반(反)유대주의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반유대주의학술정보원(RIAS)은 지난해 베를린에서만 유대인 혐오 사건이 전년보다 61% 많은 947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이 언어폭력이었지만 신체적 폭행도 18건에 달했다. 한 16세 소녀는 학교 친구로부터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말을 들었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공기총에 맞은 14세 소년도 있다. 무슬림 이민자 늘면서 증오 범죄 확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홀로코스트 기억하는 세대 줄어…교사들도 곤혹 하지만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이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독일에서 유대인 증오가 확산되는 이유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NN 조사에 따르면 독일 18~34세 성인의 40%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거의 알지 못한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반 이민, 독일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열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독일 학생들은 14~15세 때 제3제국(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배운다. 교육 과정에는 인근 포로수용소 현장 학습도 포함된다. 하지만 베를린 상원 교육국의 사라야 고미스 차별조사위원은 “요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과거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가 퍼지면서 독일 교사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를린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대계 레이첼(가명)은 지난해 학생들의 괴롭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학교를 옮겼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하켄크로이츠(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문양)를 그렸고, 수업시간에는 나에게 ‘이봐, 유대인!’이라고 소리 질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올해 초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유럽인 28% “유대인이 경제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 행사한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CNN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등 7 개국에서 7092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44%의 유럽인들이 반유대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인의 28%는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포함한 경제계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20%는 유대인의 정치·언론계 파워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꼽았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약 5%의 유럽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점유할 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의 32%는 이스라엘 때문에 유대인이 싫다고 말했다. 약 31%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고, 약 28%는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극우 민족주의의 부상을 계기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숨어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파란색을 상징하는 민주당의 물결)나 상원 우위를 지킨 ‘레드 월’(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벽)은 겉으로 드러난 승자일 뿐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분석을 쏟아내는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숨은 승리자’들로 미 주류 정치에 등장한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이 꼽힌다.절대적인 당선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반(反)증오단체를 추적하는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른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마샤 블랙번(테네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조시 홀리(미주리) 등은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단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머는 55.4%의 득표율로 현역인 하이디 하이트캠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반(反)성소수자(LGBT)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RC)의 대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대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테네시주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인 블랙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3차례나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그는 득표율 54.7%로 민주당 필 브레드슨 후보에게 압승했다. 블랙번은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프리덤 센터’에서 연설했고 반(反)무슬림,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 ‘미국을 위한 행동’에서 상을 수상했다. 미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여성을 지지하지만, 블랙번은 지지할 수 없다”고 올려 과거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한 그의 전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스위프트의 음악을 덜 좋아할 것”이라고 응수해 뒤끝을 드러냈다.50.9%의 득표율로 두 번째 상원의원 임기를 이어나가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현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경선 때부터 반정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익으로 거듭났다. 그는 티파티(강경 보수세력)나 SPLC가 반정부단체이자 군국주의그룹이라고 규정한 ‘맹세의 수호자’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선된 조시 홀리(51.5%)는 미주리대 교수를 하던 2013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며 8700달러를 받았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는 하원에서는 인종차별 등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스티븐 킹(아이오와), 스티브스 칼리스(루이지애나), 론 데 산티스(플로리다)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복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백인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캘리포니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걸쳐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다”면서도 “그러나 극우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에서 대부분 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등 지역에서 9명의 상원의원 후보도 이 때문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우월주의 선전 요인은… 트럼프? “트럼프 시대가 증오·극단주의를 앞세운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미 보수성향 정치매체 더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2일 “‘헤이트스피치’(증오연설)를 하는 네오나치부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종차별에 더 관대해진 현역 정치인들까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공화당 후보는 20명을 넘어섰다”면서 “비록 이들 후보 대부분이 선거에선 지더라도 백인 국수주의자들에게 정치권이라는 더 큰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반(反)이민주의, 반(反)무슬림, 여성 혐오 등 언사를 서슴지 않은 데다 극우 포퓰리즘 정책은 그의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언사를 정당화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공화당 전략가 겸 소통 책임자인 더글러스 헤이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단주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슬림 배척, 이민자 가정 분리, 합법 이민 단속 등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시대의 급진적 우파의 대두’라는 제목의 책 저자 겸 극단주의 연구자인 데이비드 니에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확실히 그런 태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9·11 이후 대테러전략 강화… 진짜 적은 내부에 “사법당국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인 무관심 속에서 치명적인 움직임이 전이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가 백인 국수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제목의 탐사 보도를 실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미 정부는 테러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2조 8000억 달러(3161조 2000억원)를 썼다. 해당 기간 미국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것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반(反)이민·무슬림 등 미 국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 수는 387명으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우파 극단주의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럼에도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를 운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의제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 선임연구원인 피터 W 싱어는 NYT에 “‘이슬람국가’(ISIS)와 마찬가지로 우익 극단주의가 위협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선임관료들을 만나 대테러 전략의 대상을 넓혀야 하며, 위협 요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 측은 오로지 무슬림 극단주의만을 언급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백인우월주의를 꺼내들 경우 그만큼 정치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대 공공정책연구소인 브레넌정의센터가 지난달 31일 출간한 보고서에서도 미 정부가 증오범죄 등 국내 요인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 의회는 반테러 정책 자원을 일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 고려보다는 서로 다른 집단이 국민들 삶에 미치는 물리적 위협을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73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4270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 증오범죄 피고인으로 기소된 이는 27명에 그쳤다. 브레넌정의센터 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FBI 요원 마이클 저먼은 “FBI는 지난해 은행 강도가 몇 명이었는지는 알아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의 공격으로 다치고 숨진 사람들의 수는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드러내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용자 수는 수백만에 이르지만 FBI에 감시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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