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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神…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

    “종교·神…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

    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67)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의 방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글턴은 고려대, 교보문고, 전남대, 영남대 등에서 강연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이글턴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마이클 무어를 떠올리면 된다. 무어가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 ‘식코’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미국의 치부를 통쾌하게 꼬집어 줬다면, 급진적 마르크스주의자인 이글턴은 위트 넘치는 글솜씨로 ‘우익들의 멍청함’을 마음껏 조롱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치적 패배주의로 규정하는 마르크스주의자다운 행보다. 덕분에 주류층에서 받는 대접도 비슷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무어에게 “제대로 된 직업을 찾으라.”고 비아냥댔고,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이글턴 이름 앞에다 ‘끔찍한’(dreadful)이라는 형용사를 붙였다. 좌파학자임에도 이글턴은 신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다. 얼마 전 ‘신을 옹호하다’라는 책이 번역됐다. 사실 신을 옹호하되 다른 방식으로 옹호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을 통해 집요하게 문제제기했던 ‘창조론’과 ‘구약성경’ 문제에 대해 그는 “연대기는 중요하지 않다.”거나 “마조히즘이라는 인간 본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쿨하게 넘겨 버린다. 그에게 종교란 혁명가적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도킨스류의 무신론을 비판하는 지점은 지금 사회는 살 만한 곳이고 앞으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사회공학적 자유주의 사상’이다. 가난한 아일랜드 노동자 집안에 태어났다는 이력을 생각해 보면 천주교, 아일랜드, IRA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식 복음주의에 기반한 반공주의로 무장한 우리 기독교와 달리 사회주의적 성향이 짙은 유럽의 종교지형도 감안해야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글턴의 화법은 여전했다. 인사말을 부탁하자 그는 “난 급진적인 사람이다. 여기 이 자리에 보수적인 신문사도 있다고 들었다.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다만, 물어볼 게 있으면 손가락질까지 해가면서 질문해 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마르크스주의자가 신을 옹호한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그 책의 한국어판 번역이 잘못된 듯하다(원제는 ‘Reason, Faith, and Revolution’, 한국어판은 ‘신을 옹호하다 -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 ‘옹호’라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제목이다. 무신론은 좀 더 정교해지고, 신학적 논의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호킹은 우주가 스스로 창조됐으니 신을 버리라고 하는데, 이미 오래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론을 틀렸다고 했다. 과학이 뭐라 하건 말건 신학 입장에서 우주의 기원 따윈 없다는 것이다. →현실 기독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기독교의 문제는 너무 일찍 국가 이념화됐다는 데 있다. 가난한 이들을 대변하던 종교가 너무 일찍 국가의 가진 자들 편에 선 이념으로 바뀌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물질적으로 번영한 미국에 기독교 원리주의가 왜 있겠나. 미국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두고 놀란 척하지만, 미국에는 그보다 더한 원리주의가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정의와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종교에 대한 관심과 연결되나. -진보의 쇠락과 관련 있다. 정치경제적 힘이 없어지니 근원적 가치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권력 싸움 하느라 정신없었고. 좌파의 쇠락이 철학적 질문을 불러오는 것이다. 종교, 신념, 윤리 같은 것이 새로운 정치적 자원이다. 좌파의 사고를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것이다. →신에 대한 좌파의 관심은 보편적인가. -당연하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예전에 발터 베냐민, 마르크 블로흐는 물론 남미의 해방신학이 그랬다. 마르크스의 사상 역시 유대교적인 배경 아래 이해돼야 한다. 최근에는 알랭 바디우, 자크 데리다, 조지오 아감벤, 슬라보예 지제크 같은 이들도 신에 대해 논의한다. 종교나 신의 문제는 좌파의 새로운 지적 자원이다. →좌파가 종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정치영역에서 사랑이란 인기 없는 단어다. 더구나 서구에서 사랑이라면 개인적이고 낭만적이고 성적인 것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의 정치적 사랑을, 종교를 되살리자는 게 나의 주장이다. 마르크스 역시 광의의 사랑이 이상적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比인질극 식당서 진압명령?

    지난달 23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버스 인질극 당시 경찰의 미숙한 대처가 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진압 작전이 시작되는 순간에 마닐라 시장과 경찰 지휘관들은 식당과 호텔 등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코 모레노 부시장은 이날 열린 인질극 진압 관련 청문회에서 인질범이 경고 사격을 시작했을 때 커피를 마시려고 근처 호텔에 갔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무엇을 해야 했는가. 가서 총이라도 맞았어야 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서는 알프레도 림 시장이 진압 작전 개시를 앞두고 지휘 본부를 떠나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림 시장은 “사건이 시작된 오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면서 “인질극이 밤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 밖에 로돌포 매그티베이 총경도 현장 지휘관과 함께 식당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공직윤리, 정치적 중립/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 공직윤리, 정치적 중립/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들의 낙마사태는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눈높이를 재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헌법은 제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에게 이번 인사청문회의 사례와 같이 엄격한 공직윤리를 요구하는 동시에 전체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검찰은 민주노동당에 가입하여 당비나 후원금을 납부한 공무원을 전교조 교사와 함께 불구속 기소한 바가 있다. 검찰의 수사과정을 통하여 이들의 당원번호 등이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당비나 후원회비가 민주노동당 계좌로 이체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이들 중 89명의 공무원에 대한 징계협조 요청을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하였으나, 상당수 지자체장은 법원의 판결이나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반영하겠다며 징계의결을 유보했다는 것이다.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이 강조되는 이유는, 공무원은 그 임용주체가 국민이고, 그 직무의 공공성으로 특정인이나 특정의 당파·종교·지역 등 부분 이익만을 대표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반성으로 공무원이 공직수행에 있어 정치적 편향성을 띠는 것을 방지하고,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는 공무수행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역사적·공익적 요청도 그 이유이다. 이에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등에서도 공무원의 정당가입 및 활동, 선거운동, 각종 지원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공무원에게는 형사적 책임 이외에 법령준수 의무위반에 따른 징계책임이 부과된다. 이는 법령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법령을 준수하지 않은 데에 따른 당연한 제재조치이다. 얼마 전 수원지방법원은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는 교육자치 차원에서 교육감의 징계재량권을 넓게 인정한 제1심 법원의 판단일 뿐이다. 대법원은 “지방공무원의 징계와 관련, 징계권자이자 임용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은 소속 공무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과연 지방공무원법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재량은 있지만,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관할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2006도1390). 일부 지자체장이 행안부로부터 징계요청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으로 미루는 등의 유보적 조치를 취한 것은 형사상 직무유기 해당 여부를 떠나 지자체장으로서 당해 공무원의 행위가 과연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마땅히 판단해야 할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공무원의 징계절차는 기관의 장이 형사상 기소의 성격과 유사한 징계 의결 요구를 함으로써 진행되고, 특히 징계 의결 요구는 징계 사유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 일부 지자체장의 징계 유보조치는 당해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저 지켜만 볼 일은 아닌 것이다. 정당에 가입하고 당비를 낸 공무원의 행위는 공무원의 도덕성이나 윤리만큼이나 중요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이익을 침해하는 것임은 명백하다.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공무원에 대해 납득할 이유도 없이 징계를 유보하고 있는 지자체장들은 이번 인사청문회 사태에서 드러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를 거울삼아,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깨닫고 당해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법절차에 따라 진행하여 공직사회에 법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마땅할 것이다.
  • ‘고양이 폭행녀’ 징역 4월 구형...검찰 “가벼운 사안 아니다”

    ‘고양이 폭행녀’ 징역 4월 구형...검찰 “가벼운 사안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신유철 부장검사)는 이웃주민이 기르던 애완 고양이를 때리고 오피스텔 10층 창밖으로 던져 죽인 혐의로 기소된 ‘고양이 폭행녀’ 채모(24.여)씨에게 징역 4월이 구형됐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노진영 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웃의 애완 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인 점을 고려할 때 가볍게 처벌할 사안이 아니다”며 채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채씨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채씨는 지난 6월15일 새벽 술에 취해 10층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이웃 박모씨가 기르던 페르시안 친칠라종 고양이를 발로 차고 창밖으로 내던져 죽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이 발생하자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채씨의 고양이 학대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협회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 동영상이 ‘고양이 폭행녀’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 = 동물사랑실천협회 홈페이지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이해인, 귀여운 얼굴-풍만한 가슴 ‘반전몸매’▶ ’천국에서 온 편지’ 미래접속 사이트…이휘재 사망나이 예측▶ 정려원 해명, 결별설 암시 "의미심장한 내용은…"▶ 앞머리 예쁘게 자르기?…"신세경에게 물어봐"▶ 김성은 심경고백 "9시간 전신성형-섹시화보 찍어"…왜?
  • 승리없는 종전… 오바마 이라크 역풍?

    승리없는 종전… 오바마 이라크 역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라크전 전투 임무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지난 2003년 3월20일 대량살상무기의 잠재적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공격한 지 7년5개월여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18분간 생중계된 백악관 오벌오피스 연설에서 “오늘 미군의 이라크에서의 전투 임무는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승리’ 등 전투의 승패를 규정하는 표현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최악 시나리오는 전투병 재파병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의 자유 작전’은 종료됐고, 이제 이라크 국민이 안보에 대한 책임을 주도해야 한다.”며 치안확보 등의 임무를 이라크 정부에 이양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이라크의 미래를 이라크 국민의 손에 넘겨주기까지 우리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전제한 뒤 “이제는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로, 앞으로는 국내에서 우리나라를 재건해야 한다.”고 밝혀 향후 미국 경제회복에 집중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은 군사력에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교력, 경제력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의 힘들을 사용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라며 이라크전을 반성한 동시에 교훈으로 삼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 종전 선언에 앞서 이라크전을 개시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미군은 전투병력 철수 이후 내년 말까지 이라크에 비전투 지원병력 5만명을 남겨 이라크 군·경을 훈련시키는 이른바 ‘새로운 새벽’ 작전 을 수행토록 했다. 이라크전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고 50년 만에 자유선거 실시 등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왔지만 종파 간 분쟁으로 엄청난 인명 손실을 낳았다. 미국에는 ‘침략 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쟁 동안 7만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다. 미군도 4400명이 숨지고 3만명이 부상했다. 전쟁비용은 무려 7000억달러가 투입됐다. ●아프간전은 더 어려울 듯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 종료 선언을 함으로써 대선공약을 지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진보진영을 결집시키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문제는 종전 이후다. 종전 이후 이라크 상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어 미국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남아 있는 비전투 지원병력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미군이 자위 차원의 무력 대응에 나선다면 종전은 그야말로 ‘선언’에 그칠 수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역풍이 될 수 있다. 현재도 미군 철수 이후 계속되는 이라크의 폭력사태도 큰 변수다. 이라크전의 끝과 동시에 치중하게 될 이른바 ‘오바마의 전쟁’으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보다 아프간은 더욱 어려운 전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아프간에서도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프간 상황이 그때까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관측은 많지 않다. 미국이 2개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당장 중간선거에서는 이라크전 종료선언 덕에 다소 민주당에 힘이 쏠릴 수도 있지만 오는 2012년 대선에서는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 국회의원 票 위해 LH 사업 흔들지 말라

    109조원(2009년 기준)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각종 사업을 축소 또는 중단하려 하자 정치권에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고 한다. 여야 지역구 국회의원들 가운데는 LH사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을 수시로 접촉하고, 기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도를 넘는 협조를 강요하는 일도 잦은 모양이다. 2년 뒤의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국민의 재산으로 유지되는 LH의 공공사업이 타당성보다 국회의원들의 개인적 민원에 좌우된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LH는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 택지·신도시·국민임대주택·보금자리주택·도시재생·혁신도시 등 전국 414곳의 모든 사업을 최근 재검토하고 있다. LH의 빚은 국가채무(346조원)의 32%, 공기업 부채(213조원)의 51% 수준으로 엄청나다. 금융부채 75조원에 대한 하루 이자만 84억원이다. 일개 공기업이 안고 가기에는 버거운 실정인 것이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2014년엔 부채가 2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한다. 재무 개선은 발등의 불이고 사업 구조조정을 당장 서둘러야 할 형편이다. 이런 판국에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의 몫을 늘리려고 요구하는 이런저런 공공사업을 모두 수용한다면 LH의 자체 회생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LH의 사업 축소·유보·중단으로 해당 사업장마다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은행대출을 받고 보상금을 기다리던 일부 주민들은 신용불량 위기에 처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제 열린 한나라당의 연찬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으며, 이를 외면하면 다음 선거에서 어려워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LH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엔 이미 한계를 넘었고,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합당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LH의 부실화는 누적된 방만경영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역대 정권이 수지도 안 맞는 국책사업을 과도하게 떠넘기고, 정치권이 지역사업을 무분별하게 떠안긴 책임도 작지 않다. 국회의원들은 LH를 성토하기에 앞서 지역구에서 표를 얻을 요량으로 선심성·전시성 공공개발 공약을 남발한 데 대한 반성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 [인사청문회 정국…민주당 두 모습] 與누르고 기세등등? 전당대회 샅바싸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대 여권을 제압한 민주당이 전당대회 국면으로 급속하게 빠져들고 있다. 선거 캠프를 꾸린 당권 주자들은 지역 대의원 표밭을 훑는 동시에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당대회 룰을 만들기 위한 기싸움은 과열로 치닫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30일 부산에서 당권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약점을 날려 버리려는 듯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부관참시까지 하는 패륜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부는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어서 민주당은 폭정을 비판하는 데 만족할 수 없다.”면서 “10·3 전당대회를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지도체제를 갖추고, 집권의지를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텃밭인 광주를 찾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동안 한 번도 한눈 팔지 않고 외길을 지켜온 내가 정통성을 계승할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의 ‘정통세력’ 주장은 손 전 대표와 탈당 이력이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손 전 대표와의 연대설과 관련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들어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선 투쟁을 선점해 가고 있는 정동영 고문은 지난 26일 광주에 이어 31일에는 부산에서 ‘담대한 진보와 연합정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정 의원은 “이제 지역연합을 넘어서는 가치연합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담대한 진보는 가치연합의 핵심적 방향이자 민주·진보 정부를 가능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당대회의 향배를 좌우할 ‘전대 룰’을 놓고 이들 ‘빅3’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당 전대 준비위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한 공개토론회에선 지도체제, 당권·대권 분리, 대표선출 방식을 놓고 평행선만 달렸다. 지역에서 온 당원들은 “당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파 간 나눠먹기식 당 운영이 횡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은 “민주당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면서 죽어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 룰 합의는커녕 지역위원장 선출을 놓고도 마찰음이 심각해 ‘아름다운 전대’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릴레오의 재판/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1616년 3월5일 로마교황청은 한 의미심장한 결정을 내렸다. 지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 2000년 동안 유럽사회에 수용되어온 천동설을 만천하에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었다. 이로써 당시 과학계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지동설은 불온사상으로 낙인찍히며 음지로 내몰리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그로부터 17년 후 한 과학자가 교황청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 교회의 지엄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동설을 고집해 온 갈릴레오였다. 그는 서슬퍼런 종교재판관들의 심문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게 된다. 갈릴레오는 종교적 범죄를 저지른 셈이었고 결국 죽을 때까지 가택에 연금되는 신세를 감수해야 했다. 종교가 과학을 유린한 대표적 사례다. 당시 교회 당국이 지동설이라는 과학의 문제에 그토록 민감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갈릴레오의 주장이 무엇보다도 성경의 내용에 저촉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 10장 12-13절이나 시편 93편 1절과 같은 성경구절들은 움직이는 것이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지동설은 용인될 수 없는 이단적 사상이었던 것이다. 갈릴레오를 단죄한 교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이성과 과학에 등을 돌리면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역사에 남기게 되었다. 교황청은 1992년에 이르러서야 그 과오를 반성하고 갈릴레오의 신분을 복원시켰다. 뒤늦긴 했어도 용단임에 틀림없다. 지난달 모 방송사의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한 충격적인 사건을 방영하였다. ‘위험한 믿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방송내용은 우리의 종교문화 속에 반과학적 정서가 지속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한 신자가 주위의 소문을 듣고 한 기도원을 찾았다. 자신의 안수로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도원장의 말에 현혹된 그는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의식 속에는 이성과 신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이는 결국 어처구니없는 참상으로 이어졌다. 일부 교인들의 빗나간 믿음에서 불거진 이례적인 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우리사회에 버젓이 반복되어 왔고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정작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사태들에 1차적 책임이 있는 한국교회의 침묵이다. 문제의 기도원장과 암환자에게 일탈된 믿음을 심어준 장본인은 신비주의적 신앙을 강조하면서 이성과 과학을 경시하는 우리의 종교문화다. 그리고 이러한 그릇된 문화는 바로 이 땅의 교회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번 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일들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음에도 교회는 자성에 인색했고 그저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 종교는 모든 가치에 앞서는 신념이다. 또한 신앙은 분명 이성과 과학을 초월한 영역에 위치한다. 그러나 초(超) 이성이 반(反) 이성으로 오인되고 나아가 이성의 산물을 거부하는 것이 곧 진정한 신앙의 일면으로 간주되는 경향은 단연코 경계해야 할 오류다. 반과학적 인식과 태도가 우리의 종교문화에 득세하는 한 갈릴레오의 재판은 거듭될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제휴할 수 있다. 만유인력을 발견하여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뉴턴은 모든 운동법칙의 궁극적 원인을 창조주에게 돌렸다.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한 한 과학자는 DNA 염기서열이라는 인체의 신비를 풀어가면서 무신론자였던 자신이 기독교 신자로 바뀌었다고 고백하였다. 예수가 물 위를 걸었다는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중력의 법칙을 부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종교재단이 건립한 연구소와 대학에서 첨단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의 엘리베이터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설립 이념 팻말이 걸려 있다. 이성의 산물인 의학으로 고귀한 종교적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신앙과 과학은 얼마든지 근사한 벗이 될 수 있다. 갈릴레오의 재판, 이제는 끝나야 한다.
  • 김진우, KIA 선수단에 사과 “많은 반성과 눈물 흘려”

    김진우, KIA 선수단에 사과 “많은 반성과 눈물 흘려”

    3년만에 기아 타이거즈로 복귀하는 김진우가 팀 합류에 앞서 선수단에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김진우는 30일 선수단이 모여 훈련중인 광주 무등야구장 더그아웃을 찾았다. 김진우는 이 자리에서 “많은 반성과 눈물을 흘렸고 선수단에 많은 폐를 끼쳐 너무 죄송스럽고 미안하다. 다시 팀에 합류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선후배 그리고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물의를 빚었던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복귀를 도운 선후배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두 번 다시 지난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프로무대에 복귀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한편 김진우는 잦은 무단이탈로 선수단은 물론, 구단측에 피해를 입혀 2007년 8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지난 28일 조범현 기아 감독과 면담이후 프로무대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출처=포털 프로필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소녀시대 제시카, 앙상한 몸매 1위…’통시카 굴욕’▶ 신세경 앞머리, ‘있고 vs 없는’ 차이에 ‘들썩들썩’▶ 효민, 컬러풀 사복패션 "엉뚱 캐릭터답다"▶ 김그림, 명문대 출신…이의제기 "분교도 쳐주나요?"▶ ’신체비밀’ 유재석, 과거 노출영상 ‘저쪼아래’ 인증
  • [시론] 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본의 선택/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시론] 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본의 선택/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주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강연에서 현재 일본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서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의 일본문제만 분석할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재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어제는 일제가 한국을 병탄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최근 일본 총리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의 한국지배를 반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양심있는 지식인 각 1000명이 일본의 한국병합이 잘못된 것이라는 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 총리는 일본의 한국합병이 전적으로 무효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을 의식해서이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전쟁이었고, 일본의 식민통치는 그 당시로는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는 서구 열강이 다 같이 했는데 왜 일본만 가지고 그러느냐? 조선을 강제로 병합한 것은 잘못되었지만 합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같이 반대 여론이 강한 것인가? 일본의 역사교육 탓이다.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역사는 성공한 역사, 여타의 아시아 제국의 역사는 실패한 역사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주류 역사학자들은 메이지시대부터 러·일전쟁까지의 역사는 긍정적인 것으로, 만주사변 이후의 역사는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양평화를 위해 조선을 식민지배 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니 작년부터 3년간 시바 료타로의 ‘언덕 위에 구름’이 일본의 공중파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거기서 이토 히로부미를 야마가다 아리도모 등 강경파를 제압하고 조선의 자치를 주장한 자치론자로 미화하고 있지 않은가? 원작자가 영화나 드라마로 방영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예(家)의 붕괴, 윤리의 타락, 경제의 불황 등 일본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150년간의 역사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전체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이예’제도가 시작된 14~15세기 전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동아시아의 격변기였다. 12세기에는 유례가 없는 몽고의 세계제국이 건설되어 주자학을 관학으로 정착시켰다. 그래서 그 영향 하에 있던 명·조선·월남이 자의건 타의건 간에 주자학을 관학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중앙집권적인 문치주의 국가를 건설했다. 서로 싸우기보다는 서로 협력해 오랫동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유교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족·사회·국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을 모색했다. 무사를 억압하고 군사를 기르지 않은 채 외교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 길을 따르지 않았다. 섬나라였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노력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그리하여 일본은 계속 무사(사무라이)가 지배하는 분권적 무치주의 국가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임진왜란을 일으켜 대륙진출을 하려다 조선·명나라 연합군에 패배했다(일본에서는 승리한 전쟁이라고 말하지만). 그리고 서세동점의 시대가 되자 일본의 분권적 무치주의가 서양의 그것과 같다고 해 탈아입구(脫亞入歐)의 길을 걸었다. 그리하여 동북아 제국을 식민지로 편입시키고, 이를 아시아 전체로 확산해 대동아공영권을 이루고자 했다. 그러면 이러한 일본의 선택이 옳은 것인가? 지금까지는 그 때문에 아시아 제국의 희생 위에 열강에 편입됐고, 아시아의 선두주자로 호황을 누렸다. 그렇지만 서구 자본주의가 쇠퇴할 조짐이 보이는 현 시점에서 과연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탈아입구를 버리고 아시아의 유교체제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국과 협동해 새로운 아시아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전제조건은 아시아인에 대한 침략과 패악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것은 흔쾌히 배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일본이나 아시아인의 새로운 번영의 기틀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예(家)의 붕괴, 윤리의 타락, 경제의 불황 등 일본의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이지유신 이후 150년간의 역사만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전체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 강인, 10kg 감량 비법은? ‘날씬한 모습’ 최초 공개

    강인, 10kg 감량 비법은? ‘날씬한 모습’ 최초 공개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이 10kg을 감량, 한결 날렵해진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26일 육군훈련소 관련 커뮤니티 ‘일류명품 훈남 스토리’ 동영상에 강인이 출연해 육군 훈련소를 퇴소하며 그간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인은 “다이어트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올바른 생각 갖고 있다”며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니 건강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소에서 팬들로부터 1400통 정도 편지를 받았다”며 “밖에서는 편지나 응원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하루하루 웃으며 잠들 수 있고 나라를 지킨다는 보람을 팬들의 편지로부터 받는다”며 강인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또 “입대 했을 때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흘러간다는 것을 문득 생각했다”며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2년 뒤 나의 모습이 기대됐다”고 전했다. 강인은 제대 후 활동에 대해서도 “후회보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용서를 받을 수 있을 때 (연예)활동을 하거나 여러분 앞에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인은 폭행과 음주뺑소니 등 연달아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 후 돌연 군 입대를 선택했다. 지난 7월5일 강인은 충남 논산 연무대 육군 훈련소를 통해 입대, 5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 자대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육군훈련소 관련 커뮤니티 ‘일류명품 훈남 스토리’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엄태웅, 무명시절 버틴 힘은 엄정화 신용카드▶ 이시영 닮은 청순글래머 ‘홍대 계란녀’는 누구?▶ 써니, 日서 민낯굴욕 "우리 소녀시대 아니에요"▶ 개그우먼도 ‘몸짱시대’..천수정 비키니 몸매 ‘아찔’▶ 하하, 얼굴인식 결과 충격 원빈·장동건 닮은꼴
  • 에이미, 오병진에 분노 “사기꾼 양아치 쓰레기들”

    에이미, 오병진에 분노 “사기꾼 양아치 쓰레기들”

    방송인 에이미가 온라인쇼핑몰 ‘더에이미’를 놓고 진실공방 중인 가운데 오병진과 임원진들을 향한 분노를 또 다시 표출했다. 에이미는 지난 28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나를 좋아해주고 나를 찾아봐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내입으로 알려야 하는 게 의무인 것 같다”고 운을 떼며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고 하지만 아니다. 내가 입을 다물고 있으면 문제는 변질되기 마련”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에이미는 “내가 지금까지 참아 와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당신들이 반성을 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라도 했어? 당신들은 내가 참고 견디면 견딜수록 더욱 나를 이용하기만 했다”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27일에도 에이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니들 원래 언론플레이 잘하잖아. 언론플레이에 도가 튼 양아치들이잖아. 사람가지고 꼭두각시 인형놀이 하니까 재밌니?”라며 더에이미 운영진에 대한 조롱을 퍼부었다. 이어 “사기 친 그 돈으로 살림살이 보탬은 되었니? 이 사기꾼 쓰레기들아”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 에이미의 입장을 접한 오병진은 28일 오후 “불만 있으면 합법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라”며 “모든 절차는 법적으로 대응 하겠다”고 밝혀 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포리더스, 에이미 미니홈피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엄태웅, 무명시절 버틴 힘은 엄정화 신용카드▶ 이시영 닮은 청순글래머 ‘홍대 계란녀’는 누구?▶ 써니, 日서 민낯굴욕 "우리 소녀시대 아니에요"▶ 개그우먼도 ‘몸짱시대’..천수정 비키니 몸매 ‘아찔’▶ 하하, 얼굴인식 결과 충격 원빈·장동건 닮은꼴
  • ‘10kg감량’ 강인 “후회보다 반성..2년 후 기대돼”

    ‘10kg감량’ 강인 “후회보다 반성..2년 후 기대돼”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이 그간의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몸과 마음을 달리했다. 강인은 26일 육군훈련소 관련 커뮤니티 ‘일류명품 훈남 스토리’ 동영상을 통해 육군 훈련소를 퇴소하며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2년 뒤 나의 모습이 기대됐다"고 그간의 생활을 돌아봤다. 강인은 "입대 했을 때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흘러간다는 것을 문득 생각했다"며 제대 후 활동에 대해서 "후회보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용서를 받을 수 있을 때 (연예)활동을 하거나 여러분 앞에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강인이 팬들의 용서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그들의 사랑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밖에서는 편지나 응원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하루하루 웃으며 잠들 수 있고 나라를 지킨다는 보람을 팬들의 편지로부터 받는다”고 말했다. 마음이 맑아지니 몸도 건강해졌다. 강인은 훈련소 기간 동안 무려 10kg감량에 성공했다. 의도적으로 살을 뺀 건 아니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올바른 생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니 건강도 찾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강인은 폭행과 음주뺑소니 등 연달아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 후 돌연 군 입대를 선택했다. 지난 7월5일 강인은 충남 논산 연무대 육군 훈련소를 통해 입대, 5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 자대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육군훈련소 관련 커뮤니티 ‘일류명품 훈남 스토리’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파리 방문 한예슬, 40억 보석보다 눈부신 자태▶ 이시영 닮은 청순글래머 ‘홍대 계란녀’ 정체는?▶ 써니, 日서 민낯굴욕 "우리 소녀시대 아니에요"▶ 이휘재 결혼청문회 고문현장…"신부 외모 90% 봤다"실토▶ 정다은 아나, 뻣뻣한 ‘엉덩이춤’으로 몸치 등극
  • [경술국치 100년] ‘과거 100년’ 학계 돌아보다

    [경술국치 100년] ‘과거 100년’ 학계 돌아보다

    학계가 요즘 씨름하고 있는 주제도 경술국치 100년이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애국지사 현창(顯彰) 어떻게 할 것인가-역사의 경험에서 배운다’라는 제목의 학술대회를 연 데 이어 한국역사연구회(‘강제병합 100년에 되돌아보는 일본의 한국침략과 식민통치 체제의 수립’), 한국근현대사학회(‘20세기 한국·한국인의 역사와 기억의 변용’), 동북아역사재단(‘1910년 한국강제병합, 그 역사와 과제’) 등도 잇따라 세미나를 열었다. 학술지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역사비평’ 가을호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승렬(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 연세대 연구교수의 글을 실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유명 역사소설가인 시바 료타로가 ‘언덕 위의 구름’에서 침략자인 ‘메이지 일본’을 순진무구한 소년의 이미지로 포장하는 모습을 지적한 뒤 “올바른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해서는 성장에서 공공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 명예교수도 100년 전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로 편입됨)론을 주장한 일본이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동아시아 공동체로 돌아와야 한다고 역설한다. 반년간지 ‘한국사 시민강좌’는 독립운동가 12명을 다뤘다. 한글학계의 거두로 상해임시정부에도 몸담았으나 광복 뒤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의장을 지냈다가 연안파 숙청 때 제거돼 남북 양쪽에서 모두 지워진 김두봉, 광복군 부사령관을 지냈으나 월북해 남한에서는 잊혀진 김원봉 등도 포함시켰다. “이들에게 이념이란 광복을 위한 것이었을 뿐인데, 후대 사람들이 이념의 잣대로 폄하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채롭다. 계간지 황해문화에 실린 ‘식민지 100년:제국·식민의 기억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가?’ 특집도 눈에 띈다. 뉴라이트 진영이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편집진이 내세웠던 ‘탈근대론’(좁은 의미의 근대비판주의)이 실은 친일옹호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대목이 특히 시선을 붙잡는다. 우선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연된 정의-두 개의 보고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의 기둥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수탈을 약탈로 제한한 뒤 식민지 수탈을 주장하는 역사학자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일본이 돈 한 푼 안 주고 조선의 물건을 빼앗아간 것은 아니니 수탈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요즘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하는 것이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다. 이영훈식 논리에 따르면 대기업 역시 돈을 아예 안 준 것은 아니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친일파 윤치호를 옹호한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에 대해서도 따끔한 질문을 던진다. “한 인간이 택한 정치적 행위가 옳은가 그른가라는 실천적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음에도 굳이 친일행위에 대해서만은 판단을 유보하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김 연구원은 “행위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있는데 이를 (박 교수 주장처럼) 구조의 문제로 돌리면 우리는 역사와 사회 앞에서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탈근대론은 식민주의에 대한 치열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근대 자체가 식민주의를 잉태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 다시 말해 근본적인 책임을 묻는 작업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탈근대론이 책임회피론으로 이용되는 것일까. 하정일 원광대 국문과 교수의 ‘탈근대주의의 과잉 식민성 혹은 신실증주의’란 글에 해답이 숨어 있다. 하 교수는 탈근대론을 일종의 ‘신실증주의’라 부른다. 그는 “탈근대론자들의 신실증주의는 판단 중지 상태에서의 해석을 특징으로 한다.”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비평적 행위는 쓸모없는 일이고 남는 건 해석뿐”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서 판단을 중지하는 이유는 일제 치하 등과 같은 비상상황이기 때문이다. 탈근대론이라는 서구 최신 모델을 들여와 그럴듯하게 치장했지만 한풀 벗기고 나면 ‘식민 시절엔 어쩔 수 없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그럼 그 시절에 일본에 세금 낸 사람은 모두 친일파란 얘기냐.’라는 식의 어거지로 흐르는 이유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 한·일 시민단체 의기투합 ‘미래 100년’ 물꼬 트다

    [경술국치 100년] 한·일 시민단체 의기투합 ‘미래 100년’ 물꼬 트다

    #장면1 지난 5월10일 오전 11시30분 한국의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와 일본 도쿄 일본교육회관은 각각 취재기자들과 방송 카메라로 북적댔다.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 대표들은 “100년 전 한국과 일본이 맺은 병합조약은 불의부당한 만큼 무효다.”라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한국에서 109명, 일본에서 10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후 서명에 참여한 두 나라 지식인 숫자는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불법’이라는 표현 앞에 망설이던 일본 지식인들도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무효 선언과 사과 담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전달했다. #장면2 지식인 공동선언문이 나오기 몇 달 전, 언론에서는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지만 무척 의미심장한 시민단체가 만들어졌다.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 실행위원회’다. 결성은 일본 시민들이 먼저였다. 올 1월31일 도쿄 와세다 봉사원에서 창립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일본 사회의 왜곡된 과거사 인식, 식민주의 극복을 위한 일본 시민들의 역할 등을 둘러싸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후 ‘일본 실행위원회’는 일본 정부를 향해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수차례 벌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3월 ‘한국 실행위원회’가 꾸려졌다. 부끄러운 과거’ 100년을 반성하고 ‘발전적인 미래’ 100년을 모색하기 위한 한·일 두 나라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식인들이 주로 전자(前者)를 책임지고 있다면 후자를 위해서는 시민단체들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민단체의 대표 격인 한·일 실행위원회는 을사늑약 체결일인 지난 22일부터 선포일인 29일까지를 ‘강제병합 100년 한·일 시민대회’ 기간으로 정했다. 22일 도쿄에서 개막식을 가졌고, 29일 서울에서 폐막식을 갖는다. 박한용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 실행위원회’ 공동운영위원장은 “폐막식에서 식민지배 자체가 반인륜적 범죄임을 국제적으로 천명할 방침”이라며 “한·일 시민 공동선언문 외에 부속문서로서 한·일 시민행동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한·일 시민 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를 위한 동아시아 시민 공동선언을 끌어내는 한편 국제행동프로그램을 만들어 동아시아 시민연대조직도 구성할 작정이다. 해외에서도 동참한다. 일본이 벌인 전쟁에 강제 동원된 러시아 사할린 한인의 후예들은 29일 사할린에 모여 강제병합 10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집회를 갖는다. 전쟁 뒤 방치한 일본의 법적·역사적 책임을 묻고 강제 동원에 대한 사과와 배상도 요구할 계획이다. 시민대회 기간 국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시위와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고찰하는 국제학술대회 등이 열렸다. 백범 김구 선생 유적지를 좇아 전국 1470㎞를 자전거로 순례하기도 했다. 국내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진실과 미래, 국치 100년사업 공동추진위원회’(이하 100추위)는 아시아 차세대 평화 리더들을 위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00추위는 지난해 4월 30여개 단체로 출발해 116개 단체로 세를 불렸다. 12주 과정의 강좌는 두 나라 역사에 대한 실체적 접근과 함께 역사 속 평화의 의미, 시민들의 역할을 조명한다. 청소년들과의 공유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얼마 전에는 ‘100년 전의 한국사’라는 책도 펴냈다. ‘일본이 조선의 개혁을 원했다는데 사실일까?’ ‘갑오개혁 주인공들이 돌에 맞아 죽은 까닭은?’ ‘일본에 병합을 요청한 조선인은 누구인가?’ 등 지난 100년의 역사를 쉽고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문답식으로 풀어 썼다.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교육현장의 역사 교사와 역사학자, 대학 교수 등이 함께 중요 질문을 발췌해 만들었다. 100추위는 지난해 8월 일본·타이완 등의 시민단체와 국제 합동워크숍을 가진 이래 ‘전쟁 없는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주제로 순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 도쿄, 오사카, 교토를 거쳐 중국 난징, 미국 워싱턴, 뉴욕, LA, 독일 베를린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씨는 “지식인들의 학문적 연구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시민들부터 진정한 역사적 화해를 통해 국가 간 화해, 나아가 새로운 동아시아 공동체 질서의 출발점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 “15년전 순종황제 날인 날조확인 순간 日人들도 탄식”

    [경술국치 100년] “15년전 순종황제 날인 날조확인 순간 日人들도 탄식”

    일이 벌어진 것은 1995년 어느 여름날. 일본 주오대(中央大) 강당에서 열린 을사늑약 90주년 학술대회장이었다. 연단에 자리한 수십명의 한·일 양국 학자들과 강당을 가득 메운 수백명의 일본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일본 통감부 직원 마에마 교사쿠가 남긴 글에서 따와 합자한 ‘척(坧)’자가 제시됐다. 조금 뒤 순종 황제가 일본과의 외교문서에 서명한 ‘척(坧)’자를 겹쳐 보였다. 딱 맞아떨어졌다. 대한제국 문서에 있는 순종 황제의 날인 서명이 실은 일본인 통감부 직원의 날조였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강당은 ‘아~’ 하는 낮고도 무거운 탄식으로 가득 찼다. 학술대회 뒷자리를 떠나는 학자와 청중은 물론 신문·방송 기자들까지 훌륭한 연구성과라며 악수를 청해 왔다. 건네받은 명함만 수백장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어느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이 얘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경술국치 100년(29일)을 맞아 27일 서울 의주로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당시 기억을 이렇게 더듬었다. 이때의 주장은 차츰차츰 불어나 15년 만인 2010년 한·일병합 조약은 원천무효라는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을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마에마 교사쿠의 필체라고 확신했습니까. -말하자면 ‘표적 수사’였어요(웃음). 근거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마에마가 쓰시마 출신으로 한국어에 능통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그가 일본의 한국사 연구 1세대라는 점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학부 시절에 마에마가 남긴 서얼 제도나 훈민정음 연구논문을 많이 봤어요. 때문에 순종 황제의 위조된 친필 서명을 봤을 때 마에마 글씨 같다는 감이 확 오더라고요. 그래서 넌지시 마에마 유품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 일본인들에게 수소문해 보니 규슈대학에 있다는 거예요. 바로 날아가서 척(坧)자를 합자해 만들어본 뒤 비교했지요. 그 뒤 수사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일본 반응에 변화가 있었나요. -주오대 때 반응이 워낙 열광적이었는데 다음날 언론보도가 하나도 없어서 이게 뭔가 했습니다. 나중에 들어 보니 우익 테러 같은 걸 두려워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요즘에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민단체 초청으로 교토에 가서 설명했더니 모두들 “어떻게 이렇게 억지 조약을 맺을 수 있나. 부끄럽다.”고 하더군요 →그런 변화의 기미가 언제 감지됐나요. -2000년대 들어 8년 동안 을사늑약 원천무효 주장을 펼쳤습니다. 관련해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그 결과를 2008년 ‘한국병합과 현대’라는 책으로 일본에 내놨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나왔고요. 일본어판이 나오면서부터 일본 학자들 사이에 “이제 우리도 양심적으로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들이 나왔다고들 합니다. 학문적 사실만큼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본 학계의 높은 수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변화 원인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탈아론(脫亞論)에 대한 반성이지요. 일본은 뭔가 특별한 존재니까 아시아를 벗어났고, 미개한 한국과 중국은 우리가 이끌어 줘야 한다는 게 탈아론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과 중국이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일본만 특별히 우월하다는 얘기를 하기 어렵게 된 것이지요. 결국 예전 탈아론은 침략주의에 불과하지 않았느냐는 반성이 나오게 된 겁니다. 이 같은 반성은 일본 지식인들 사이에서 특히 광범위하게 공감대를 얻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논쟁을 하다 보면 지식인들이 더 답답해서 뭔가 큰 정치적 계기가 없으면 일본의 변화가 힘든 게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양심적 지식인들이 더 앞장서 주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연구가 고종 황제를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고종이 결국은 전제군주 아니었냐는 것이지요. -그건 지금이 민주주의 시대다 보니 군주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가령 민중사학적 시각에서는 고종의 근대화 계획보다는 동학혁명이 더 중요합니다. 동학혁명이 있었는데 고종 황제가 탄압했다, 그러니 전제군주는 나쁜 것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주장은 머릿속으로 생각한 틀을 가지고 있을 뿐 구체적 사료를 세심히 보지 않았기에 나오는 겁니다. 당시 동학의 주장을 보면 고종을 비난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고종 역시 일본이 동학혁명을 핑계 삼아 개혁을 하라고 강요하자 농민군과 충분히 협상할 수 있으니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고 반박합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료를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나도 한때 고종이 무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료를 보면서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일제가 자신의 강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채색했던 논리가 너무 상식처럼 퍼져 있다는 말이지요. →탈민족론은 어떻게 보십니까. 그들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연구가 결국 ‘강도’ 일본과 ‘피해자’ 조선이라는 이분법을 더 강화하는 것처럼 보일 텐데요. 얼마 전 내놓은 선생님 논문도 일본 정한론(征韓論)의 기원을 조슈(長州) 지역 파벌, 그러니까 결국 임진왜란 주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내용인데요. -메이지유신을 추진한 조슈 세력은 한마디로 천황의 영광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천황에게 조공을 바치는 국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조선이라는 논리입니다. 정한론이지요. 사실 일본이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들인 엄청난 노력과 어쨌든 그걸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정한론과 친근할 수밖에 없는 메이지유신의 근본적인 한계도 지적해 줘야 합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굳이 남들을 침략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소일본주의가 나옴에도 이걸 무시해 버립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피해자라서 더 정확하게 지적해 줄 수 있는 겁니다. →고종 시대사 연구가 얼마나 더 진행될 수 있을까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1995년 ‘무라야마 담화’ 이후 (한국 강제병합에 관한) 사료 공개 작업을 추진 중인데 국립공문서보관소의 목록상태가 아주 나빠요. (일본에) 장기체류하면서 눌러앉아 뒤져보지 않으면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더 정리가 되면 차근차근 둘러볼 여유가 더 많을 거예요. 요즘 들어 자료가 많이 올라오고 있으니 고종 시대사는 앞으로 분명 크게 바뀔 겁니다. →고종이 독살됐다고 보는 소신에도 변화가 없으신 거지요. -물론입니다. 얼마 전 (독살설 근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1905년의 을사늑약 유효성을 인정하라는 일본의 요구를 고종이 거부하자 독살한 겁니다. →간도 협약에 대해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일본이 간도를 청나라에 넘긴 간도협약은 1909년 체결됐다. 이 협약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제국 외교권을 일본에 넘긴 을사늑약 때문이다. 따라서 을사늑약이 원천무효라면 간도협약도 원천무효가 된다. 때문에 한쪽에서는 이번 기회에 간도까지 되찾자고 하는 반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논리적으로는 무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책임을 묻는 것도 힘겨운 싸움인데 중국과 또 싸울 수 있을까요. 힘을 분산하지 않았으면 해요. 조선과 중국은 간도협약 이전부터 영토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래서 맺은 게 1899년 한·청조약인데 이때 간도 문제를 빼버립니다. 고종은 중국과의 조공관계에서 벗어나는 것, 그래서 중국과 협상을 통해 대등하게 조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를 독립국에 대한 하나의 징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도 문제를 비워 두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 원칙이 원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다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도 베트남전에 대해 털어낼 것은 털어내라고 요구합니다. -그쪽 연구자가 아니라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다만, 일제의 한국 병합과 같은 수준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체였느냐, 어느 정도 피해를 끼쳤느냐는 문제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주장은 일본 쪽에서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내놓는 성격이 짙습니다. 그런 부분은 조심해야겠지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장관되면 일 잘할 것” 홍사덕 ‘신재민 구하기’

    친박계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돼야 한다고 주변을 설득하고 있다. 위장전입·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신 후보자에게는 두둔하려는 사람조차 없는 처지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홍 의원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원래 문화를 담당하는 장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격의 없는 사람이 장관으로 돼야 한다.”면서 “예산확보가 성패(成敗)의 관건이기 때문에 아무리 유능해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과 지원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앙드레 말로나 자크 랑, 그리스의 멜리나 메로쿠리 등 성공한 문화부 장관들은 대통령과 아주 친밀한 사람이었고, 문화부가 지금의 예산 규모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김대중 정부 시절 실세였던 박지원 의원이 장관을 맡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는 소외계층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복지에 주력하겠다고 했으니 그 방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신 후보자가 필요하며, 그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서는 “물론 반성할 일이야 많다. 그러나 장관이 된 다음에 일을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총리인준·장관임명을 흥정해서 되겠나

    어제 예정됐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및 국회 본회의 인준투표가 야당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다.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도 난항을 겪었다. ‘쪽방투기’가 문제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위장전입에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여당 의원들만으로 보고서를 채택했다.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과정에서 준법성·도덕성 등에 흠결이 많다고 지적받은 후보자들 가운데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회의 소관 청문위원회마다 다수 여당의 힘에 의해 개별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긴 했으나, 여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새겨들었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다. 우리는 국회에서 공을 다시 넘겨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최종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투표를 앞두고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빅딜’ 설이 떠도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 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 주는 대신 장관 후보자 한두 명을 낙마시킨다는 것인데, 이게 대체 말이 되는가. 총리와 장관자리를 마치 장사꾼들이 흥정하듯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로선 야당의 반발로 인준투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리력으로 무조건 저지할 일만은 아니라고 본다. 임명동의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시키되, 정정당당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면 될 것이다. 여당도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국회의원이 헌법기관인 점을 고려해 당론이 아닌 자유투표로 개별 의사가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인사청문회가 결코 요식행위가 아님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집권 후반기의 출발을 순조롭게 하고, 국정안정과 함께 민심을 추스르려면 멀더라도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총리와 장·차관급 인사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핵심 가치로 내세운 ‘공정사회’는 무망할 것이다. 마침 이 대통령은 어제 확대 비서관 회의에서 “청와대가 공정한 사회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나 자신부터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그 본보기가 돼야 한다.
  • 무주택·1주택자 DTI 10%P 높일 듯

    무주택·1주택자 DTI 10%P 높일 듯

    정부가 주택 실수요자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최대 10%포인트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일요일인 29일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하루 전인 28일 만나 DTI 완화폭과 대상 등 쟁점에 대한 결론 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부처간 이견 여전… 주말 조율 관심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주말에 (관계부처 장관 등이) 다 모이는 자리가 있고 당정회의도 해야 한다.”면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40~60% 적용되는 DTI 상한을 5~10%포인트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10%포인트를 올리자는 주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왕 실수요자에 대해 DTI 비율을 완화해 준다면 실제로 도움이 될 만큼 비율을 늘려주는 편이 옳다.”고 말했다. DTI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 실수요자의 기준은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 또는 1주택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강남구와 서초구 등 서울 강남권 주택을 구입하는 1주택자에 대해서도 DTI 규제를 완화할지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선 면적 85㎡ 이하의 주택이라면 강남의 실수요자에 대해서도 DTI 상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제부처에선 강남을 포함시키는 데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처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는 데서도 나타나듯 DTI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의 방침이 발표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미칠 논란 외에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장민 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은 “자산이 있는 계층이든 아니든 가계부채가 늘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계 재무구조 건전성을 생각하면 DTI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DTI는 자산이 있는 계층의 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조치이므로 이를 완화한다고 해서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사상 첫 700조 돌파 이런 가운데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711조 6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5조 1000억원 늘어났다. 예금은행 대출은 공모주 청약용 대출과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할 때 지급하는 잔금용 주택대출 증가 등으로 증가 폭이 전분기의 7000억원에서 8조 6000억원으로 커졌다. 한편 정부는 대기업·중소기업의 하도급과 동반성장에 주안점을 둔 협력방안, 일자리와 눈높이의 격차를 줄이는 청년 실업 대책을 다음주 중 연달아 발표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6~9일에는 추석 물가 대책과 더불어 구조적 물가 안정대책이 발표된다. 임일영·오달란기자 argus@seoul.co.kr
  • [형법 57년만에 전면 개정] 정상참작 기준도 법제화… 들쭉날쭉 형량 없앤다

    [형법 57년만에 전면 개정] 정상참작 기준도 법제화… 들쭉날쭉 형량 없앤다

    지난해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이고, 배임죄도 마찬가지다. 이 전 회장처럼 여러 죄를 저지른 ‘경합범’은 법정형에서 2분의1까지 가중처벌하기 때문에 법정형은 7년6개월로 늘어난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집행유예가 가능한 징역 3년으로 이 전 회장의 선고형량이 줄였다. 형법상 ‘작량감경(酌量減輕)’ 규정 때문에 가능했다. 작량감경은 범죄에서 정상 참작을 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판사가 법정형 하한의 절반까지 선고형량을 줄여 선고하도록 규정한 법조항이다. 형법 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서 ‘고무줄 형량’을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라면서 “들쑥날쑥한 형벌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산 여중생을 살해한 ‘김길태 사건’도 대표적인 사례다. 1997년 김길태는 9세 여자어린이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줄었다.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이다. 출소 한 달 만인 2001년, 3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다시 징역 8년으로 바뀌었다. 당시 재판부는 ‘죄질은 나쁘지만 성폭행을 제외하면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작량감경 규정을 적용했다. 보건복지부가 2008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강간, 강제추행, 성매수 등)를 저지르고, 유죄판결 확정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결정된 성범죄자 142명의 형량을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가 66.2%(94명)를 차지했다. 13세 미만 여아 강간죄는 법정 하한이 징역 5년이었는데 최근 7년으로 상향조정됐다. 선고형량이 들쑥날쑥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대법원은 양형기준제를 도입했고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는 형법 총칙 개정시안에서 작량감경 조항을 대폭 손질했다. ▲범행의 동기에 참작 사유가 있는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 ▲피고인의 노력으로 피해가 회복된 경우 ▲피고인이 자백한 경우 ▲범행의 수단·방법·결과에 있어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구체적인 기준을 법조항으로 만들었다. 형법이 이같이 개정되면 ‘국가 경제발전 기여’ ‘반성’ ‘국가유공자’ ‘음주’ ‘부양할 자녀’ ‘우울증’ 등의 감경 사유가 사라지게 된다. 판사의 재량권이 확실히 적어지면 정치인이나 경제인에 대한 ‘봐주기 판결’ 논란도 줄어들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변호사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는 ‘전관예우’ 비판이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작량감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청회 토론자로 나선 손철우 서울고법 판사는 “작량감경제도가 없으면 경미한 피해, 피해자의 범죄 유발 등을 형량에 반영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새로 제시한 감경 기준 역시, 모호하고 추상적이라고 지적한다. 한영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 감경사유 역시 다분히 추상적이어서 법관의 자의적 행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판사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감경을 제한하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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