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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칼럼]인터넷 괴물과 국가브랜드

    [박재범 칼럼]인터넷 괴물과 국가브랜드

    얼마전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사이트가 엉터리 괴담을 퍼뜨리더니 어느새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한 이슬람 청년이 200명이 넘는 한국여성을 성추행했고 이슬람 이민자에 의해 스웨덴이 몰락했다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는 홈페이지에 한달여 동안 관련 글이 1500건 이상 쏟아지자 아예 글을 삭제했다. 그럼에도 글은 여전히 오른다. 타진요를 잇는 파괴력을 가질지 추이가 주목된다.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괴담의 전개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먼저 불안이나 의심 수위를 극도로 끌어올린다. 장(場)을 펼친 리더는 어둠 속에 숨은 채 암시(暗示)만 던질 뿐이다. 때로 정치적 목적을 띠었을 경우 오프라인에서 실력행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누리꾼들은 조종자의 의도대로 너무 빨리 판단한다. 진위는 이 과정에서 매몰된다. 설령 사후에 거짓으로 판명 나도 반성하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익명이었고 군중 속의 일원으로 행했던 일이었기에 아무도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누군가 새로운 불씨를 점화하면 사람들은 이전의 경험을 까맣게 잊고 또다시 흥분한다. 지나치게 흐름을 단순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괴담의 전개형태는 이같이 정형화되고 있다. 광우병과 타진요가 매듭지어졌듯이 이슬라모포비아도 언젠가 종식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데 있다. 타진요와 관련,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한국학생의 입학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공문이 외고 등에 보내졌다는 인터넷글도 있었다. 사실 여부를 모 외고 해외진학담당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멀리 미 버지니아대 총격사건이나, 가까이 SAT 문제지 유출사건 등 몇 차례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으나 한국학생의 입학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스탠퍼드대 관계자들의 인식이 흔쾌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또 이달 초 일본의 한 신문은 ‘한국의 인터넷은 정체불명의 괴물’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인터넷이 선동과 감정의 배출구에서 배려와 품격을 갖춘 아름다운 광장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해외의 시선은 점차 나쁜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제 온 국민이 인터넷 괴물에 대해 숙고할 시점이다. 괴담이 하나 둘 축적될수록 우리 심성은 너나없이 피폐해질 것이다. 외국에서 한국을 보는 눈도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 ‘경제는 괜찮지만 그 밖의 것은 괴물’이라는 시각이 자리잡는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제품이 시장에서 현재처럼 높은 성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초점을 좁혀 인터넷 괴물을 국가 브랜드와 연결시켜 살펴보자. 인터넷의 운용상 폐해를 줄이되 우리 모두에게 보탬이 되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마침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치돼 있고 슬로건이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경각심을 갖고 인터넷 괴물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브랜드 차원에서 인터넷 괴담을 논의할 때에는 정교하고도 참신한 접근이 긴요하다. 탁상에 전문가와 공무원 몇몇이 모여 앉아 대안을 찾는 것은 구태의연하다. 방법은 현대 경영의 구루(guru)들이 알려준다. 누리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괴물은 소통기술의 양적 팽창 속도를 사용자의 내적 완성도가 뒤따라가지 못하는,불균형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를 전세계적으로 수집하고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다. 악플 대신 선플 운동에 나서도록 하는 게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물론 과거 주입식 반공교육이나 윤리교육의 판박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재미가 없으면 뜻이 제 아무리 좋더라도 실패한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했다. 괴물을 키우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될 것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jaebum@seoul.co.kr
  • [국가경쟁력강화 보고] 경쟁력강화案 주요내용

    [국가경쟁력강화 보고] 경쟁력강화案 주요내용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2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경쟁력 강화 방안의 내용은 크게 ‘중견·중소기업의 생산력 강화’와 ‘인·허가제도의 개선’으로 요약된다. 규제를 풀고 중견·중소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의 한 축인 ‘중견·중소기업의 생산력 강화’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동반성장 전략의 후속조치다.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제조혁신 개발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를 묶어 지원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 도입 ▲제조혁신 담당 인력 3만명 양성 ▲정부의 제조·공정혁신 연구·개발(R&D) 지원 예산 12%로 확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대기업의 61%, 28% 수준인 중견,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2015년에는 70%, 40%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맞춤형 제조혁신 방법’의 개발·지원. 정부는 국내외 제조혁신 전문가로 컨소시엄을 꾸려 업종, 기업 규모에 맞는 제조혁신 방법을 개발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30개 중소기업을 선정해 방안을 전수할 예정이며 2015년까지 5000개 기업이 혜택을 보게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를 묶어 지원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내놨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가 핵심 파트너로 육성할 2차 이하 협력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과 성과 공유협약을 맺으면 정부가 이를 3년간 지원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에 5개 컨소시엄을 시범적으로 지원하고 2012년에는 30대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해 연평균 1200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력사 지원자금에 대한 7%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또 마이스터고 등을 활용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이끌 인력 3만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지경부와 중소기업청의 전체 R&D 예산 비중도 현재 9%에서 2012년 12%로 끌어 올린다. 2015년까지 온라인 제조설계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2012년까지 자동차 등 10대 업종, 1000개 공정에 설계·분석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공한다. ‘네거티브 방식’의 도입은 금지요건을 먼저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반드시 인·허가를 해준다는 것이다. 현재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있는 사업 요건은 구제사업, 재난의 규휼 등 10가지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제’에선 영리사업과 정치·종교 사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허용된다. 네거티브 방식의 전면 도입은 ▲민영도매시장 ▲먹는샘물 제조업 ▲동물의약품 도매업 허가 등에도 적용된다. 또 27건의 불필요한 인·허가는 아예 폐지·완화된다. 이제까지 초등학교와 외국어학원에서 강의가 허용됐던 E2비자(외국어 회화지도 비자) 외국인 강사는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강의가 허용된다. 윤설영·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쇠고기 파동 후 피눈물 흘렸다”

    “쇠고기 파동 후 피눈물 흘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공석인 외교통상부 2차관에 민동석(58)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을 내정한 것은 ‘의외의 카드’라는 반응이다. 민 내정자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그는 협상 타결 뒤 ‘광우병파동’이 터지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저버렸다.”는 비난 속에 불명예 퇴진했다. 때문에 이번에 이 대통령이 민 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다분히 ‘보은 인사’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민 내정자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당시의 개인적인 불이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로서 자기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면서 “자기 소신을 지키는 공직자에 대한 배려를 했고 기회를 주고자 함이며, (광우병보도와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것은 고소인 신분이라 정무직 임용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촛불시위’ 2주년을 맞으면서 역사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의 연장선상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 내정자의 발탁도 오해에서 비롯된 ‘쇠고기파동’ 문제를 일단락 짓고 가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민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쇠고기 파동 이후 2년간 연구원 뒷방에서 와신상담했다.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렸다.”고 회한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 와서 봐라. 미국 쇠고기 먹고 광우병 걸린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면서 “결국 광우병 파동이라는 것이 이 대통령에 대한 잘못된 정치적 공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 내정자가 외교부 개혁을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오래 나가 있었지만 원래 외교부 출신(외시 13회)이라 ‘친정’에 정색하고 손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민 내정자가 농식품부 경험을 한 만큼 바깥에서 외교부를 보는 객관적 시선을 갖고 있어 외교부 변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사의를 표명한 신각수 1차관에 대해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장·차관이 모두 교체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 초 재외공관 인사 때까지 유임시키기로 했다. 한편 특채 파동 이후 공석 중인 외교부 기획조정실장(1급)에는 ‘외부인사’인 전충렬(56·행시 27회) 울산시 행정부시장이 내정됐다. 경북 경주 출신인 전 부시장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김성수·김상연기자 s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구민도 시민이다/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구민도 시민이다/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서울시장을 만나서 예산협조를 요청하면 난감해하는 인상이 역력하더라. 하지만 구민이 모여서 시민이 되고 시민이 모여서 국민이 되는 것 아니냐.” 내년도 예산 때문에 절치부심하는 서울시내 한 자치구청장의 하소연이다. 자체 재원이 구 전체 예산의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침체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줄여야 할 판이어서 조정교부금 추가 지원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응이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다. 요즈음 자치구청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도 예산이다. 만나는 구청장마다 예산타령이다. 이미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조정교부금 지원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올려줄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2010년 기준 지자체별 재정자립도를 보면 서울시는 83.4%이며 25개 자치구 평균은 49.3%이다. 노원(27.4%), 중랑(30.5%), 강북(31.7%) 등은 평균치 이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도 사정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내년도 시 예산을 올해보다 30% 줄인다.”고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해 손사래를 친다. 세제 개편 등 제도적 요인에 따른 것은 별도로 하더라도 경기불황에 따른 세수감소는 서울시나 자치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조정교부금 재원인 취득·등록세는 2006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2006년 4조 351억원에서 2007년 3조 5577억원, 2008년 3조 4901억원, 지난해 3조 3516억원이다. 내년도 목표치는 3조 4305억원이지만 결산시점에는 이보다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복지 확대 여부도 빠뜨릴 수 없는 이슈다. 민주당 출신 구청장들은 너나 할 것없이 무상급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가 마련한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은 지난 25일 구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안을 시교육청 등과 재원분담 주체 등을 놓고 추가 논의하기 위해 보류시킨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조길형 구청장으로서는 교육도시 영등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으리라. 조 구청장은 시의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에 16억원을 들여 관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할 계획이었다. 영등포구 의회 관계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개 자치구는 급식 관련 자치조례가 있고 우리 구를 비롯한 나머지 7곳은 관련 조례가 없었다.”면서 “이번에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만들어 추진하려 했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시의회 무상급식 조례안의 향배와 관계없이 영등포구의 무상급식 조례안은 다시 상정해 통과시킬 수 있어 지역의 여론수렴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무상급식 공약도, 학습 준비물 없는 학교 만들기 공약도 다 좋다. 재원만 풍족하다면 뭘 못할까. 하지만 현재의 경기불황이 하루아침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다면 시장과 구청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주민과 시민을 위해 재정난 속에서도 동반성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신규사업 착수 여부는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말 현재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를 통틀어 7782억여원에 달하는 체납 지방세를 징수할 특단의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시세 징수교부금 지원방식으로 액수기준뿐만 아니라 발급건수 기준을 추가하고 지원비율을 상향조정하는 것도 대안이다. 나아가 시로서는 조정교부금 조정이 어렵다면 재산세 공동과세 시행으로 재산세가 감소하는 일부 자치구에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재정보전금을 몇년 더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agleduo@seoul.co.kr
  • “협력업체에 고기잡는 법 가르쳐 달라”

    “협력업체에 고기잡는 법 가르쳐 달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 장관은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달라. 정부는 그에 맞춰 세액공제 등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최 장관은 모두발언에선 “이번 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뼈 빠지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 같이 살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 규제나 개입보다는 민간 주도로 원활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총수들의 역할과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총수의 인식 전환이 없으면 중간 간부들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번 대책에 대해 걱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철저히 시장경제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했다. 균형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고, 1회로 끝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기업 총수들은 그간 각 사별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설명하고 향후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박 두산회장의 협력사 동반성장 ‘행보’

    박 두산회장의 협력사 동반성장 ‘행보’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이 협력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 등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한 현장 경영에 나섰다. 박 회장은 25일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 협력업체 진영티비엑스와 두산인프라코어 협력업체인 삼광기계를 잇따라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박 회장은 “두산 경영진들은 앞으로 협력사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해 지원 요청이나 애로 사항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하고 동행한 계열사 경영진에게 협력업체가 건의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준섭 진영티비엑스 사장은 장기 거래업체에 대한 보증증권 면제와 납품 물량 보장을 요청했다. 또 전서훈 삼광기계 사장은 가격 변동이 심해 경영상의 부담이 되는 주요 원자재를 대신 구매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소녀에게 그들은 ‘짐승’이었다

    소녀에게 그들은 ‘짐승’이었다

    아버지, 할아버지, 고모부, 작은아버지, 고종사촌. 함께 피를 나눈, 생각만 해도 ‘정겨운’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 소녀는 이들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인욱)는 손녀이자 조카인 A(17)양을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로 기소된 B(59)씨 등 4명에게 각각 징역 1~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양 아버지(41)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으며, 이들의 신상정보를 5년간 열람할 수 있도록 명령했다. A양에게 악몽이 시작된 것은 11살 때인 2004년부터였다. A양은 함께 사는 할아버지에게 “배가 아프다.”며 응석을 부렸고, 할아버지는 “예전에 배운 한의학으로 치료를 해주겠다.”며 배를 쓰다듬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배만 쓰다듬는 데 그치지 않고, 갑자기 A양의 은밀한 부위를 강제로 만졌다. 천인공노(天人共怒)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할아버지의 범행은 2008년까지 계속됐다. A양에게 악몽을 안긴 사람은 할아버지만이 아니었다. 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찾아오는데, 그때도 성폭행을 당했다. 고모부와 작은아버지, 고종사촌 오빠가 A양이 잠든 틈을 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아버지도 A양을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기록에는 A양이 끔찍했던 현실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과정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가족이 그러는 것은 성폭행인 줄 몰랐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성교육을 받으면서 제가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할머니와 새엄마에게 사실을 얘기했지만, ‘절대로 신고하면 안 된다. 참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빠로부터도 이런 일을 당하고 나서는 신고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할아버지 등은 ‘뻔뻔하게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A양 친구가 최근 성폭행을 당했다가 합의금을 받았는데, A양도 합의금을 노리고 거짓으로 자신들을 고소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재판부는 “A양이 믿고 의지해야 할 가족들로부터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았음에도,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등 어떠한 반성의 빛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중형을 선고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작은아버지의 경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6년으로 형량을 높였다. 1심에서 A양의 유일한 보호자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은 아버지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고를 하기 전 “가족들의 처벌을 원하느냐.”고 증인으로 나온 A양에게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증거를 가져오고 사과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생각이 바뀌기도 하지만,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가족이라 미워할 수도 없고 같이 살고 싶지만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삼성전자, 협력사와 동반성장 본격화

    삼성전자, 협력사와 동반성장 본격화

    삼성전자 최지성 대표이사가 주요 협력사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등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현장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 대표는 18~19일 상생협력센터 및 사업부 구매 임원들과 함께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에 있는 주요 협력사 5곳을 방문했다. 지난 18일에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와 TV·프린터 등에 사용되는 금형·사출물을 공급하는 삼진엘엔디를 찾았고, 19일에는 반도체 설비업체인 티에스이·세메스·세크론을 차례로 방문했다. 최 대표는 협력사의 생산라인은 물론 직원용 식당과 운동시설 등 세세한 곳까지 살피며 그간의 파트너십 활동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논의했다. 피에스케이에서는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의 정착과 반도체 웨이퍼 세정 장비 국산화에 따른 신기술 적용 제품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또 멕시코, 슬로바키아 등 삼성전자 해외사업장에 동반 진출한 삼진엘엔디에서는 금형 관련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아울러 티에스이 등 다른 협력업체 방문에서는 개발경쟁력 강화 방안과 특허 경쟁력 확보 방안, 임직원 전문 역량 교육 문제 등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개최한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최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직접 협력사를 방문해 현장에 밀착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성추행당한 여중생 투신… 강간치사 ‘무죄’

    모두가 같이 고민해 보자. 올해 14살인 여중생이 외진 아파트의 으슥한 기계실에서 한 살 더 먹은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투신 자살했다. 이 경우 남학생을 강간치사(强姦致死)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1심 재판부는 심리 끝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많다. 지난 5월 5일 오후 9시쯤 서울 관악구의 한 골목길을 걷던 A(14)양에게 이모(15) 군 등 또래 남학생 2명이 말을 걸었다. “우리 오토바이를 훔친 애들 사진을 찍었는데, 뒤쪽에 앉아있던 여자애가 너랑 똑같이 생겼다. 친구가 사진을 갖고 있으니 가서 대조하자.” A양은 20분가량 이들을 따라갔고, 낯선 아파트에 도착했다. 이들 중 이군이 나서 친구를 기다리게 한 뒤, A양을 23층 엘리베이터 기계실 쪽으로 데려갔다. 주민들이 거의 오가지 않는 곳이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챈 A양은 달아나려 했지만, 이군이 가로막았다. 이군은 먼저 A양의 지갑을 빼앗은 뒤 성추행을 시작했다. A양을 앞에 두고 자위행위를 하는 등 1시간 가까이 추행하다 A양을 남겨둔 채 현장을 떠났다. 이군이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순간, 고개를 숙인 채 계단에 앉아 있던 A양은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숨지고 말았다. 이군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 등)과 강간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강간치사죄와 강간미수죄가 인정되면 무거운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A양 몸에 아무런 상처가 없는 점으로 미뤄 강한 반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이군이 간음을 하지는 않고 자위행위를 한 점 등을 근거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죄가 성립할 뿐 강간미수죄는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A양이 투신할 당시는 이군이 사건현장을 떠난 상황이어서 ‘급박한 위험 상태’는 아니었고, A양이 투신할 것이라고는 이군이 예측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간치사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갈 등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고, 이군에게 장기 2년 단기 1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최대 2년간 징역살이를 하되 복역 1년 6개월 후에는 태도와 반성 정도 등을 감안해 조기 출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숨진 A양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대다수였지만, “자살을 예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법관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이군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내부 협의를 거쳐 1주일 내에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민주당 486 세력화 시동

    민주당 486그룹이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 당내 운동권 출신 전·현직 486 의원들의 모임인 ‘삼수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갖고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전당대회 이후 첫 모임이다. 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과 이철우 사무부총장의 지도부 입성을 축하하는 자리도 겸했다.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그 동안 젊은 정치인들이 가치 중심의 정치 활동에 소홀했고 계파를 초월해서 함께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진보적 가치를 중심에 놓고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모임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삼수회(매달 세번째 주 수요일 모임) 대신 활동 취지가 반영된 ‘진보통합’으로 결정됐다. 모임의 범위도 여의도에서 전국 단위로 넓힐 예정이다. 한 운영위원은 “진보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생활 정치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486그룹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당 안팎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의 전면에 나서고 이인영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진보’의 화두가 부상한 것은 이들에 대한 ‘기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최고위원은 “시대의 흐름이 진보라는 것과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486그룹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승인해준 결과”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전대협 세대의 복원과 재건’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평가는 ‘우려’가 되고 있다. 학생운동 지도부 출신이라는 대표성만 갖고 정치인 위주의 결집에 그칠 경우 고립될 수도 있다. 1996년과 2000년 당시 ‘젊은 피’와 17대 때 386그룹의 성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젊은 정치인들이 왜 한국 정치사에서 ‘수혈’ 대상에 머물렀는지 돌아봐야 한다. 전문성과 정책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대체세력이 아닌 보완세력에 그칠 것”이라고 충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종반 치닫는 국감 그동안 뭐했나 자성하라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는 올해 국정감사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불과 4일만 남겨 놓고 있다. 안타깝게도 올해 국감은 시작 전부터 부실할 것이라는 우려와 지적이 많았다. 진행된 국감도 무용론이 자주 거론될 정도로 부실했다. 국감의 성과물로 딱히 내세울 게 없다. 의원들과 피감기관의 행태 모두 실망스럽다.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역시나 하는 분위기다. 국감이 재도입된 지 23년이 됐다. 국회 스스로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히 개선해야 할 때다. 국회는 종반으로 치닫는 국감에서 그동안 뭘 했나를 먼저 자성해야 할 것이다. 수년 동안 형식적인 국감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은 변함없다. 시민단체들이 국감 감시활동을 강화하면서 욕설과 폭언 등 구태가 상당히 줄어들기는 했다. 그래도 의원이 증인 등에게 위압적 질문을 하는 사례는 여전하다.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는 국감 본래 취지도 퇴색하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노력 부족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해 보좌진 증원 등 지원태세는 정비됐지만 의원들의 국감준비나 자료는 역으로 부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피감기관의 부실 자료 제출도 여전하다. 일부 피감기관장들은 의원들을 협박하기도 하고, 빈정대기도 했다. 집권자의 신임을 과신한 듯 안하무인식 답변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의원과 행정부 양쪽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는 꼴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회 스스로 상임위별로 20일간 510여개 정부기관을 일률적으로 감사하는 현행 국정감사 제도의 현실적인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상시 국감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지적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무단 불출석 증인 처벌을 강화, 내실을 기해야 한다. 국감 기간의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 국감 기간을 정하되 상임위별로 일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의원들 간 인기 경쟁에 의한 불필요한 질문 수위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의원들의 한탕주의 폐해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복질의도 조금은 줄일 수 있게 된다. 국민적 관심을 높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국회 스스로 국감을 반성하고, 본격적인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은 우리 국회의 자정 능력 발휘를 기대하고 있다.
  • [서울광장]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서민들은 말의 성찬에 배가 부르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명박 정부는 돌파구를 ‘친서민’ 강화에서 찾았다. 이 대통령이 몇몇 부처와 대기업을 질타한 이후 ‘친서민’은 그야말로 질풍노도 양상을 띠고 있다. 각 부처의 친서민 관련 정책이 봇물을 이뤘고, 민간기업들도 앞다퉈 가세했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시장경제 기본질서를 뒤흔드는 포퓰리즘’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다시 한번 ‘친서민’에 방점을 찍었고 한 발 더 나아가 ‘공정사회’라는 어젠다까지 제시했다. 후반기 국정 장악력 약화를 막겠다는 포석이겠지만, 방향 자체는 공감받을 만하다. 야당이 ‘친서민’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이 하나의 방증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친서민’ ‘동반성장’의 요란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들의 손에 잡히는 것이 아직은 별로 없다. 지표경기는 분명 화려하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2%나 늘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년 만에 2만 달러를 회복, 구매력 기준 3만 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는 8월까지 195억 6000만 달러,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대인 2897억 80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듣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지만 서민과 중소기업의 형편은 여전히 팍팍하다. 양극화 심화 속에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지난 2분기 적자가구 수는 6년 만에 최대인 28.1%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이 호전됐지만 청년실업은 아직도 출구를 못 찾고 있고, 사상 초유의 ‘배추파동’ 속에 치솟은 생활물가는 고통스럽기만 하다.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 이른바 엥겔계수가 지난 2분기 9년 만에 최고(13.3%)를 기록한 데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크고 현실적인 것인가를 실감케 한다.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에서 탈락한 이들의 재기도 여전히 요원하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납품단가 조정, 기술·노하우 탈취, 융통어음 결제 등의 관행은 요지부동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경제·산업구조적 접근보다는 자잘한 대증요법에 주력한 탓이다. 우리 경제의 규모나 질은 이미 정부가 어찌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거대한 국제경제 질서 속에서 기업들의 이윤추구 논리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시장경제 질서를 존중하되 공정한 심판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대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되 불공정한 게임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치 냉혹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경제가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른바 ‘시장실패’에 적극 개입해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라는 미명 아래 대기업이 두부장사에서 학원 영업까지 문어발 확장을 멈추지 않고, 중소상인의 밥그릇을 빼앗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전국적으로 이미 800개를 넘어선 상황에서 ‘친서민’ 구호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스스로 밝혔듯이 경기회복의 온기가 서민들에게까지 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친서민 정책의 초점이 물가안정과 내수 진작, 특히 서비스산업 육성 등에 맞춰져야 한다. 국제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국내 고용창출과 실질소득 증가에 파급 효과가 큰 의료·교육·관광·법률 등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살리고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역할에도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 지난 6일 앞으로 3년간 사회적기업 7곳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물가와 경기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그런 만큼 친서민 정책은 서민들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보완되고 강화돼야 한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친서민 정책의 A이자 Z이다. obnbkt@seoul.co.kr
  • “어려울 때 회장님과 통화하세요”

    “어려울 때 회장님과 통화하세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땐 회장님과 직접 통화하세요.” STX그룹 강덕수 회장이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의 하나로 협력업체 경영주들과의 핫라인을 운영하기로 했다. 15일 STX그룹은 500여개 협력업체와 함께 ‘STX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을 개최하고 “그룹 회장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상시 협조체제를 갖추기 위해 ‘STX 상생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룹의 상생협력 전담조직인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를 총괄한다. 선포식에는 STX그룹의 조선기계부문 계열사인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 STX메탈과 506개 협력업체가 참석했다. 그룹 관계자는 “협력업체와 세계를 향한 도전과 성장을 함께해 나갈 것”이라면서 “위드플러스(with plus)라는 기치 아래 서로 성장 파트너임을 증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9일 대종상 영화제 3대 관전포인트

    29일 대종상 영화제 3대 관전포인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종상 영화제의 본선 진출작이 발표됐다. 올해에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제도를 뜯어고쳤다. 일반인 50명이 예비심사를 거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 10편(표 참조)을 뽑았다. 최종결과는 오는 29일 나온다. 올해 관전 포인트를 알아봤다. ① 공정성 논란 속 작품상은 본선 진출작 가운데 11명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우수작품상과 남·여우 주연상 등 20여개 부문에서 수상자가 나온다. 꽃은 단연 작품상. 올해 흥행 톱10 가운데 7편이 본심에 올라가 있다. 소규모 영화인 ‘김복남’, ‘맨발의 꿈’, ‘시’가 포진해 눈길을 끈다. 화제작이었던 ‘포화속으로’, ‘시라노 연애조작단’, ‘해결사’는 본심에 오르지 못했다. 그간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통렬한 반성’ 차원에서 작품성이 있는 소규모 영화에 작품상이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2~3년 주기로 소규모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다는 분석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2000년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과 2004년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7년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대표적이다. ② 가장 치열한 접전은 여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다. 일단 ‘하녀’ 전도연과 ‘시’ 윤정희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유난히 여성 단독주연 영화가 적었던 올해인지라 이들의 무게감을 무시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경쟁을 벌였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 ‘하모니’의 김윤진, 대종상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방자전’의 조여정도 강력한 후보다. 이미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복남’의 서영희는 신들린 연기력으로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③ 인생에 한번뿐인 신인상 신인상은 본선 진출작이 아니라도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신인감독상 후보에는 ‘김복남’의 장철수, ‘내 깡패 같은 애인’의 김광식, ‘바람’의 이성한, ‘하모니’의 강대규, ‘해결사’의 권혁재 감독이 올랐다. 신인남우상을 두고는 ‘포화 속으로’의 최승현, ‘해결사’의 송새벽, ‘파괴된 사나이’의 엄기준, ‘시라노-연애조작단’의 최다니엘, ‘바람’의 정우가 경합 중이다. 신인여우상 후보에는 ‘반가운 살인자’의 심은경, ‘시라노’의 이민정, ‘대한민국 1%’의 이아이, ‘김복남’의 지성원, ‘하모니’의 강예원이 올랐다. ‘제2 송강호’로 불리는 송새벽은 최근 제19회 부일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아 2관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관광 통해 경제번영을”

    지난 11일부터 충남 부여에서 열린 제2차 T20 관광장관회의가 13일 ‘T20 부여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회원국들은 “관광은 세계 고용창출과 개발 의제에서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으며 견실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있는 성장이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키로 했다. 부여선언문은 이 같은 메시지와 함께 관광이 경제 규모와 일자리, 수출 등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동반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회원국들은 선언문에서 관광을 통한 경제번영 촉진, 관광의 고용창출 증대, 세계 개발 어젠다에 대한 관광의 기여, 지속가능한 개발 도모 등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제3차 T20 관광장관회의는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프랑스에서 열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지역사회와 동반성장 실천” 서부발전, 2012년 태안 이전

    한국서부발전이 2012년 말 충남 태안으로 본사를 이전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을 떼었다. 서부발전은 13일 충남 태안군청에서 군과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서부발전은 이날 ‘동반 성장 공동선언’과 함께 ‘본사 이전 추진 사무소’ 개소식도 가졌다. 지방으로 이전하기로 한 개별 공기업 중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구체적인 협약을 체결한 것은 한국서부발전이 처음이다.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은 협약식에서 “국가정책인 국토 균형 발전을 추진하는 공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본사 이전에 1077억원을 들이고, 2016년까지 4조 8000억원을 투자해 태안 9~10기 화력발전소와 국내 최초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IGCC)를 짓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내놓았다. 찬반 논란이 한창인 세계 최대 규모의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 계획 추진도 포함시켰다. 태안군은 서부발전 본사가 이전하면 연인원 600만명의 고용 창출 및 인구 11% 증가 등의 지역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이 기간 동안 태안군에 모두 1743억원의 지역사업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발전회사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태안에 3조 8000억원을 투자해 8개 호기의 화력발전소와 태양광, 해양소수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고, 태안군에 각종 지원사업비로 900억원, 장학사업으로 26억원을 지원했다. 서부발전은 협약식에서 태풍 ‘곤파스’ 피해를 입은 이 지역에 1억 2000만원 상당의 비상발전기를 전달, 정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서부발전은 2001년 한전에서 분리해 설립된 6개 발전회사 중 하나로 우리나라 총발전설비 용량의 13%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매출액은 5조원 규모다. 태안군은 각종 인허가와 교육·문화·의료 환경 기반 구축을 위한 ‘원-스톱 지원팀’을 구성해 서부발전의 본사 이전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김세호 군수는 “서부발전 본사의 태안 이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특허스타 중소기업 400개 육성

    특허청은 13일 2012년까지 특허스타기업 400개를 육성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지식재산경영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식재산(IP)에 강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최근 상표·디자인 분야 중소기업 분쟁 증가에 대처키 위한 조치다. 특허스타기업은 중소·벤처기업으로 핵심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및 특허경영을 통해 지역경제를 선도하게 된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2012년까지 1800억원(지자체 600억원)을 투입, 4600여개 중소기업에 대한 지식재산 창출·보호·활용 및 인프라 지원에 나선다. 이 중 성과가 우수한 400개를 스타기업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스타기업에는 3년간 특허정보종합컨설팅을 통해 선행기술조사와 출원비용 지원, 시작품제작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첨단부품·소재 IP-연구개발(R&D) 연계지원사업과 민간 IP 전문가 파견 등을 중소기업 전용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상표권 특별사법경찰대의 위조상품 단속도 국내 토종 브랜드 보호를 강화해 시장 확대 및 중소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특허청은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표준 지식재산 경영 컨설팅 모델을 마련하는 한편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우종균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우수 지재권 창출지원사업의 역량을 중소기업에 집중해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뒷받침하겠다.”면서 “특히 중소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브랜드·디자인 창출지원사업을 내년부터 16개 광역단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구본무회장 “저력 믿고 자신감 가져야”

    구본무회장 “저력 믿고 자신감 가져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2일 그룹 임직원들을 향해 “저력을 믿고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 회장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LG그룹 경영진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임원세미나를 주재하면서 “지금까지의 실적을 점검해 보니 몇몇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위축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성장했던 우리의 저력을 믿고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사업에 임해야 한다.”면서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하나하나 해 달라.”고 역설했다. 이는 그룹의 ‘맏형’인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임직원들은 사기를 잃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다. 구 회장은 또 “대부분 중소기업인 우리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LG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필수요건임을 유념하고, 그동안 제시된 방안들이 임시적 대안이나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경영진이 현장 곳곳에서 직접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지난 7월에 이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 경영을 또다시 당부했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과감히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G20 대사에 듣는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獨대사

    [G20 대사에 듣는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獨대사

    “전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은 금융규제 완화였습니다.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공적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울신문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처럼만 한다면 성공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8일 서울 동빙고동 독일대사관에서 1시간 가량 이뤄졌다. 자이트 대사는 “수출상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한다면 이는 명백히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된다고 본다.”고 말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갈등이 전향적으로 조율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G20 서울회의에서 독일이 목표로 삼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도 금융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앞으로 유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G20 서울회의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나아가 세계의 동반성장을 위한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 금융위기로 더 큰 고통을 당한 빈곤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자리여야 한다. →독일은 그동안 꾸준히 금융거래세와 은행세 등 금융개혁을 강조해 왔으나 미국 등이 난색을 보이고 있는데.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공적규제를 받지 않은 금융시장이 금융위기 발발 원인이었다. 우리는 지난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을 감독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것이 최근 금융위기를 겪은 주요 원인이었다. 또 한 가지 원인을 든다면 재정적자 문제다. G20회의가 적절한 정책을 통해 재정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현 시점에서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긴축재정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기해야 하는지 논쟁이 한창이다. 독일만 해도 최근 대규모 긴축재정에 반발하는 시위가 있었다. -정부재정은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건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물론 긴축재정 정책을 펴면 사회복지예산이 줄게 되고 이는 당사자에게 고통을 준다. 하지만 공공예산 안정화는 세계경제 안정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이 독일 정부의 입장이다. →최근 중국 위안화 환율 문제가 세계적인 논쟁 주제로 부상했다. 이에 대한 독일 정부 입장을 듣고 싶다. -독일은 1990년대 초반 국제 투기자본의 환투기 공격을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유로화를 도입한 뒤로 환투기 우려는 과거 산물이 됐다. 독일은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다. 우리는 각국이 안정적인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국가 간 교역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환투기나 환율조작을 반대한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보나.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서 명확하게 대답하긴 힘들다. 다만 한 정부가 추구하는 환율이란 것은 그 나라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달려 있다. 덤핑 수출을 한다면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된다고 본다. 중국 경제에서 투기나 조작 요소가 있다면 경우에 따라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일은 과거 덴마크·프랑스 등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겪은 경험이 있다. 현재 동북아시아에 존재하는 여러 영유권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경험을 듣고 싶다. -유럽 각국은 수백년 동안 숱하게 전쟁을 했다. 언제나 영토분쟁이 원인이었다. 엄청나게 치명적이었다. 사실 한 지역에서 어깨를 맞대고 살고 문화와 역사적 경험과 고통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 이웃 나라들끼리 영토 때문에 서로 으르렁거린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유럽 각국은 분쟁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등 다양한 협력에 공을 들였다. 아세안 등 동아시아의 협력 노력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태평양 지역에서 고전적인 영토갈등이 있다는 걸 우려한다. 영토갈등은 평화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국제법을 통한 해결도 있고 외국의 중재를 받거나 다국적 조정기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성공적인 G20 서울회의 개최를 위해 조언한다면. →준비가 아주 잘되고 있다. 지금처럼만 하면 성공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로 조언은 필요없다고 본다. 독일은 이번 회의를 굉장히 특별하게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회의인데다, 놀라운 속도로 경제개발을 이뤄내고 2008년 금융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이 의장국 역할을 맡게 됐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 우리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용기있는 독일인의 과거 참회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용기있는 독일인의 과거 참회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트라세역 앞에는 어린이 6명의 동상이 서 있다. 고개를 떨어뜨린 네 명의 어린이 옆에 놓인 가방에는 망가진 곰인형이 들어 있다. 반면 이들과 등을 진 두 명의 어린이는 책가방을 멘 채 밝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동상의 이름은 ‘죽음으로 가는 기차, 삶으로 가는 기차’다. ●관광명소에 나치만행 고스란히 기록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9년 초 나치 독일이 점령했던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한 대의 기차가 출발했다. 기차는 베를린, 뮌헨, 라이프치히, 함부르크, 빈으로 이어지는 1120㎞를 달려 영국 리버풀에 도착했다. 기차 안에는 190명의 유대인 어린이들이 타고 있었다. 삼엄한 게슈타포의 감시 속에서 네덜란드인 지원자들은 로테르담에서 어린이들을 맡아 배에 태웠고, 리버풀에 도착한 유대인 어린이들은 사전에 약속된 영국의 각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 해 9월까지 기차는 모두 669명의 어린이를 영국으로 옮겼다. 이들의 가족들은 대부분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마지막 9번째 기차에 탔던 250명도 나치에 발각되면서 죽음을 맞았다. ‘제2의 안네 프랑크’가 될 뻔한 아이들에게 기차는 삶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였던 셈이다. 기차를 운행시킨 사람은 ‘영국의 쉰들러’로 불리는 니컬러스 윈튼이다. 런던에서 주식 중개인으로 일하던 윈튼은 친구의 요청을 받은 뒤 망설임 없이 프라하로 떠났고, 기차를 구해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 동상은 당시 기차를 타고 체코를 탈출했던 이스라엘 조각가 프랭크 마이슬러가 첫 열차가 떠난 뒤 70년이 지난 2008년 기차가 거쳐 갔던 프리드리히스트라세역에 윈튼에 대한 감사를 담아 세운 것이다. ●“과거 직시해야 올바른 미래로” 강조 그러나 이 동상은 단순히 윈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죽음으로 가는 기차’라는 동상의 다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인의 과거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 동상 옆 벽에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가 유럽에서 행한 유대인 학살의 만행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동상 앞에서 만난 대학생 한스 프링스는 “위 세대의 일이기는 하지만 잘못된 생각과 행동은 언제까지나 독일인이 안고 가야 할 마음의 짐”이라며 “지금의 독일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거를 똑바로 쳐다봐야 그릇된 미래를 살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어렵고 외면하기는 쉽다.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독일 국회의사당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항상 바라보며 잊지 않기 위해서다. 구동독 지역에서는 자신들을 억압하던 국가보안국(슈타지) 건물을 없애지 않고 보존하고 있다. 과거를 피하고 묻어 버리는 순간 다시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자리에 자신들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적어 놓고 공개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용기. 통일 이후 수많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유럽의 맹주로 우뚝 서고 있는 독일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베를린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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