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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STX그룹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강덕수(?사진?) STX 회장을 비롯한 200여명의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1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STX그룹은 반기마다 여는 이번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계열사별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과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강덕수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동반성장 확대와 윤리경영 실천 ?제조업 역량 강화 및 시너지 극대화 ?자원개발사업 확대 및 해외 신시장 집중 개척 ?신규 사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시스템 경영 확립과 핵심 인재 육성 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어 임원들에게 그룹 매출 30조원을 골자로 하는 올해 경영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 MRO 규제 움직임에 기업, 관련부처 출신 줄영입

    대기업의 무분별한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사업 진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부처 출신 공무원들의 업계 이직은 ‘전관예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관련 정부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LG서브원, 삼성 아이마켓코리아, 포스코 엔투비, 코오롱 코리아e플랫폼 등 국내 상위 4개 MRO업체 가운데 지난 3월 이후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 출신 고위 관료를 감사나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례는 삼성, 코오롱 등 2개사, 4건에 달한다. 3월은 대기업의 MRO 진출이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안팎에서 ‘동반성장’이 강조되던 시점이다. 당시 행정법망의 허점을 교묘히 피해 날로 변형, 진화해 가던 대기업들의 행보는 집중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대기업 계열 MRO가 명목상 원가 절감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론 중소상공인의 이익을 쥐어짜고 중간에서 수수료나 챙기는 사례가 허다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물류, 광고와 함께 계열사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전문 기업이 성장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스스로도 전문화할 이유를 없애는 폐단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세청 회의에서 특수관계 기업 간 거래가액이 정당하지 않을 때 여기에 ‘이전 가격세’ 등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기업 계열 MRO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연간 104조 4000억원에 이르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사실상 대기업 MRO를 배제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대기업들은 이런 움직임을 발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 경력과 인맥을 지닌 고위 관료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삼성 계열 아이마켓코리아의 송재희 사외이사는 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으로 대기업 MRO에서 한 해 수천만원의 보수를 받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송 부회장은 중소기업청의 자금지원과장, 기술지원국장, 차장 등을 거친 ‘중소기업통’으로 불린다.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MRO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대기업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율 조정 합의를 무산시키면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는 발 빠르게 움직여 왔다.”고 비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구타와 가혹행위 없는 해병대로 거듭나야

    해병대가 최근 발생한 해병 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혁신 100일작전’에 돌입했다. 기존의 병영문화 혁신 프로그램을 생사를 건 군사작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폭 강화해 시행하겠다는 각오다. ‘무적 해병’의 이면에 똬리를 틀고 있던 악·폐습이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도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군(全軍)과 국민에 미친 충격도 엄청나다.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은 지난 8일 긴급지휘관회의에서 “해병대에 퍼져 있는 악·폐습을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선언했다. 지금은 정면돌파 외엔 방법이 없다. 해병대는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을 통해 막강한 전투력과 끈끈한 전우애, 불굴의 충성심을 보여줬기에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불패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은 군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드러난 군 내의 가혹행위 실상은 추악하고 끔찍하다. 구타와 욕설은 일상에서 다반사다. 2009년부터 올 3월까지 사병 943명이 구타 등에 따른 상처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정해진 시간에 강제로 음식을 먹게 하는 악기바리, 후임자가 선임자 대접을 하지 않는 기수 열외, 계급과 호봉에 따라 행동양식을 규정한 호봉제 등도 횡행했다. 종교를 문제삼아 성경까지 태우려 했다. 야만적이고 반인권적인 이런 악행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해병대는 뼈를 깎는 반성과 더불어 거듭나기 위한 고통을 감내해야 할 시점이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근본적인 치유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 의식 전환도 필수다. 지휘관들은 구타 등을 더 이상 군기라는 핑계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미온적인 대처는 이번 사건에서 보듯 조직 전체를 더 큰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입영 단계의 엄격한 심사와 가혹행위를 일삼는 사병을 퇴출시키는 3진 아웃제, 병영 인권 및 군법 교육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인권 문제를 광범위하게 살피고 권고하는 군사 옴부즈맨제의 도입도 고려해 봄직하다. 해병대는 ‘100일 작전’을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신뢰와 성원을 받는 병영문화를 만들어 ‘빨간 명찰’과 ‘팔각모’의 명예를 되찾기 바란다.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동반설전위/박대출 논설위원

    2006년 8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위원회가 발족됐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구성됐다. 민관 공동 기구였다. 한명숙 당시 총리, 조동성 서울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실무위원회도 뒀다. 산업자원부, 즉 지금의 지식경제부 장관이 실무위원장이었다. 정부 주도는 불문가지였다. 자율성은 떨어졌다. 하지만 서열로 짜여졌다. 내부 마찰은 적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민간기구다. 위원장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다. 자율성이 보장된다. 대기업 대표 9명, 중소기업 대표 9명,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됐다. 정부와는 독립적 관계다. 지식경제부와는 협의하고 조율할 뿐이다. 간섭도, 감독도 할 권한이 없다. 따로따로다. 손발이 안 맞으면 달리 방도가 없다. 노무현 정부는 대기업과 불편했다. 대·중소기업 상생정책은 한계를 지녔다. 정부 주도는 시한부나 다름없었다. 이명박 정부는 친기업으로 출발했다. 그런데도 상생은 원만치 않다. 상생을 동반성장으로 바꿨다. 강제성을 줄였다. 민간 주도로 이끌도록 했다. 오히려 갈등은 다분화됐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중심이다. 그로서는 외로운 투쟁이다. 정 위원장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맹공했다. 동반성장위는 지식경제부의 하청업체가 아니라고 했다. 양측은 툭하면 설전이다. 얼마 전에는 이익공유제를 놓고 티격태격했다. 정 위원장 사퇴 파문으로 확산됐다. 감정 대립으로 비쳐질 정도다. 정운찬 총리 시절, 최 장관은 경제수석을 지냈다. 4개월 정도 겹친다. 이젠 상하도, 서열도 없다. 전직 총리의 과욕일까. 주무 장관의 월권일까. 상생협력위 때는 성과공유제가 나왔다.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연속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강제적 관계의 필연이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난항이다. 청와대도 마뜩잖아 하고, 대기업은 반발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공산주의냐고 반발했다. 동반성장위 내부마저 비판과 쓴소리가 쏟아진다. 의견 절충은 없고, 이견 노출만 있다. 동반 성장은커녕 동반 논의조차 없다. 주장과 반박, 재반박으로 이어진다. ‘동반설전위’로 불려야 할 판이다. 동반 실패율만 높아질 뿐이다. 동반성장위는 강제 조정권이 없다. 자율적 해결이 안 되면 그만이다. 올 초에 재계 신년하례식이 열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20년 전부터 상생에 대해 말해왔다.” 과연 이번에는 매듭지어질까. 다음 정권으로 이어질까. 그러면 상생, 동반을 대신할 용어는 뭘까.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동반성장委, 지경부 하청업체 아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동반성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정 위원장은 7일 최 장관을 향해 “동반성장위는 지경부의 하청업체가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최 장관이 “동반성장이 정치적 구호에 그치거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정 위원장의 ‘카운터 펀치’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동반성장위 7차 회의 모두 발언에서 “동반성장이라는 일이 그렇게 단순하다면 정부가 맡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 장관이) ‘동반성장은 혁명적 발상으로는 안 되며 위원회는 적합업종 선정, 동반지수 산정만 하라’고 했는데, 이런 제한이 오히려 정부가 오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또 “초과이익공유제가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정부가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일부에서 동반위의 틀을 정해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된다고 미리 선을 그은 것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최 장관이) ‘지수 선정, 적합 업종과 관련해 이미 들어온 대기업을 몰아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미리 가이드라인을 정해 버리면 외부에서 미리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당사자끼리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하고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오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반성장위는 이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시 적용되는 대기업의 범위를 흔히 재벌로 불리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실태 조사를 통해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중소기업기본법을 적용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기업을 대기업에 포함시키는 등 품목별로 기준을 신축적으로 적용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달 1일 기준 회사 자산 총액 합계액이 2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은 55개로 여기에 소속된 회사는 1571개사에 달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근로자 수 300~1000명인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더라도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이 아니면 원칙적으로는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KT 특허 1000건 협력사 무상 양도

    KT 특허 1000건 협력사 무상 양도

    “한국의 중소기업 기술이나 상품을 평가해 보세요. 정말 놀라울 것입니다.”(이석채 KT 회장이 지난해 가을 글로벌 통신기업인 에릭슨 측과의 면담에서 한 요청) “좋은 제안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제안 이후 한국 중소기업들을 평가했더니 우리와 공동으로 비즈니스를 할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한국 중소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에릭슨 대표단이 지난 4월 KT에 보내온 답변) ●에릭슨도 2개사 해외진출 도와 KT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정보기술(IT) 최고경영자(CEO) 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파격적인 동반성장 방안을 발표했다. 1000여건에 이르는 KT 보유 특허를 협력사에 무상으로 양도하는 방안이다. KT는 협력사에 제공하는 특허의 80%가 특허평가 B급 이상인 주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협력사에 특허를 무상 양도하는 건 드문 사례이다. KT의 국내외 등록 특허는 모두 1만 1000여건에 달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션 고란 에릭슨 중국·동북아 부사장도 특별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KT의 협력사 중 2개사를 선발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위한 윈윈(Win-Win) 프로젝트’이다. 에릭슨이 보유한 전 세계 182개 국가의 260개 기업 고객에게 우리 중소기업 솔루션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이다. KT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인 에릭슨이 한국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나선 데는 지난해 가을부터 KT의 거듭된 제안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션 부사장은 “KT가 강력하게 제안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1896년 구한말 때 한국 최초의 자석식 전자교환기를 판매한 회사가 바로 에릭슨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오는 9월 안에 중소기업 2개사를 선정해 해외 진출을 위한 최종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채 회장은 “앞으로 KT의 주요 특허들이 협력사에 대가 없이 양도된다.”고 강조했다. KT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는 협력사에 대해 동반성장 가점을 부여하고 구매 확대의 우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협력 중소기업의 자금운영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중도금 지급 제도도 신설해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자금난 지원 중도금 지급제 도입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간 하도급 계약 시 정당한 이유 없이 원도급 계약 금액의 80% 미만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차단하고 ‘KT와 협력파트너의 공동 기획’이라는 동반성장 모델도 추진한다. 기획 단계부터 KT의 기획·마케팅·연구개발 전문인력이 참여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포럼에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기업만큼 열심히 하고 문제가 생기면 밤잠을 안 자고 일을 하는 데가 없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침략하지 않는다고 도취해 있다가 참혹한 역사를 맛보았다.”며 “대한민국 기업은 어떤 도전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게 이제는 중소기업과 함께 준비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Q&A] “종북·친북 싫어 한나라당 선택”

    Q 왜 정치를 시작했나. A ‘공직은 가장 명예로운 봉사직이다’라는 케네디의 말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여야에서 제안을 많이 받았다. Q 왜 한나라당을 선택했나. A 미국이라면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에 가까운 성향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틀은 남북, 노사 문제로 보수와 진보가 갈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종북이니, 친북이니 하는 쪽과는 함께하기 쉽지 않겠다고 느껴 한나라당을 선택하게 됐다. Q유복한 가정환경을 성공 비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A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재단은 참 쉬운 것 같다. 로스쿨 마칠 때까지 10만 달러가 넘는 빚을 졌다. 사업도 두 번 실패했고, 공천에 떨어져 보기도 했다.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정계에선 서민, 비(非)서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론에 대한 동질감 호소 도구로 악용돼 아쉽다. Q엄친아, 귀족 등 수식어가 많다. A ‘귀족’이라는 말이 가장 부담스럽다. 영화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진 아버지께서 학비를 위해 밤무대에까지 출연했는데 ‘귀족’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Q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느끼나. A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경륜과 지혜를 갖춘 중진들이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아직도 연공서열, 선수, 계파, 당파가 확실하다. Q 지난해 6·2 지방선거 참패 뒤 ‘쿨 보수’론을 내세웠다. A 자유·보수라는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유연하게 진보적 이슈를 선점해 가자는 주장이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당내 사정들을 고민하는 동안에 진짜 민생 현안들은 방치되고, 자기반성을 통한 자기 희생이 뒤따르지 않아 쇄신에도 실패했다. Q 한·EU FTA 비준안 처리 때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A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절실하게 느낀 게 ‘빠르게 하는 것보다 바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익에 중요해도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이 없다면 나중에 훨씬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미 FTA는 국익에 더 중요하지만 만일 불상사가 되풀이된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 Q 앞으로 정치적 목표는. A 나라와 시대를 한 번 주도해 보겠다는 꿈이 있다. 다만 큰 지도자는 하늘을 감동시키는 일인데, 그런 일을 하기 전에는 미래 주자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불이라고 생각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8)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8)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2003년 겨울,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한 언론사를 인수한 나는 부도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노조는 나를 검찰에 고발했고 회사는 노사분규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뿐인 내게 이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를 깨닫게 된 건 한참 후의 일이다. 회사는 살아나도 나는 죽을 수 있다는 불안, 불신 탓이었다. 다시 말해 회사의 비전과 노조원들의 비전을 잇는 ‘끈’이 끊어졌던 것이다. 반세기 전 우리 국민에겐 가난을 떨쳐내려는 확고한 목표와 땀 흘려 일하면 반드시 나와 내 아이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20여 년 후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의 쟁취라는 목표와 이를 쟁취하면 좀 더 자유롭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붙들었다. 우리 국민은 이처럼 뚜렷한 비전과 신념을 공유하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강하고 부유한 나라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에겐 더 이상 공통된 비전과 신념이 없는 듯하다. ‘선진화’란 모호한 비전은 혼란을 야기하며 오히려 사회의 분열과 냉소를 촉발하고 있다. 죽도록 공부해도 직장을 찾기 힘들고, 피땀 흘려 일해도 내 아이를 양육할 수 없을 것이란 불신도 팽배하다. 경상수지 흑자나 G20 정상회의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국가의 성공과 국민의 성공을 잇는 ‘끈’이 끊어졌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는 시대정신을 애써 외면한 채 정책이 아닌 정쟁, 해법이 아닌 논란에 몰두하며 오히려 사회의 분열과 냉소를 야기, 증폭시키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은 새로운 비전과 신념을 찾아내 끊어진 이 ‘끈’을 다시 잇는 것이다. 이 ‘끈’을 다시 잇는 작업이 바로 시대정신을 세우고 찾는 일인 듯하다. 시대적 변화와 그 변화를 해독해 내고 이를 새로운 틀에 담아내는 일, 가령 ‘복지’에 대한 국민적 시각의 변화,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 시선의 이동을 감지하고 새로운 철학에 담아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선출직 권력은 종종 선출한 주체를 망각하고 자신들이 처한 위치에서 사안을 재단하고 바라보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정략적 시각이 아닌 국민이 바라보고 원하는 것을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서 치열하게 다투며 협의한다면 비전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국회는 자신의 역량과 노력으로 한 구석을 밝히고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이 몸담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비전과 신념에 대해 처절히 고뇌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타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히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의지로, 고민의 끝을 볼 수 없다면 깨끗이 떠날 각오를 되새기며 다시 한번 내 자신을 다잡아 본다. ● 홍정욱 의원은 ▲1970년생(41세) ▲미국 초트로즈메리홀고, 하버드대 동아시아학과, 스탠퍼드대 로스쿨 ▲미국 뉴욕주 변호사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외무상원조 명예홍보대사, 국립중앙박물관회 이사, 헤럴드미디어 및 동아TV 대표이사 회장 ▲취미 : 독서 ▲좋아하는 운동 : 스키(남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병역 : 현역 이병 제대(영주권 소지자로 면제받았다가 자원입대했지만 부모님 고령 이유로) ▲좌우명: 길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지 말라. 대신 길이 없는 곳으로 나아가 너의 발자취를 남겨라(랠프 왈도 에머슨) ▲한나라당 2030 본부장, 전 한나라당 국제위원장 ▲아내 손정희씨와 2녀 1남 ■“종북·친북 싫어 한나라당 선택” Q 왜 정치를 시작했나. A ‘공직은 가장 명예로운 봉사직이다’라는 케네디의 말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여야에서 제안을 많이 받았다. Q 왜 한나라당을 선택했나. A 미국이라면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에 가까운 성향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틀은 남북, 노사 문제로 보수와 진보가 갈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종북이니, 친북이니 하는 쪽과는 함께하기 쉽지 않겠다고 느껴 한나라당을 선택하게 됐다. Q유복한 가정환경을 성공 비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A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재단은 참 쉬운 것 같다. 로스쿨 마칠 때까지 10만 달러가 넘는 빚을 졌다. 사업도 두 번 실패했고, 공천에 떨어져 보기도 했다.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정계에선 서민, 비(非)서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론에 대한 동질감 호소 도구로 악용돼 아쉽다. Q엄친아, 귀족 등 수식어가 많다. A ‘귀족’이라는 말이 가장 부담스럽다. 영화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진 아버지께서 학비를 위해 밤무대에까지 출연했는데 ‘귀족’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Q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느끼나. A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경륜과 지혜를 갖춘 중진들이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아직도 연공서열, 선수, 계파, 당파가 확실하다. Q 지난해 6·2 지방선거 참패 뒤 ‘쿨 보수’론을 내세웠다. A 자유·보수라는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유연하게 진보적 이슈를 선점해 가자는 주장이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당내 사정들을 고민하는 동안에 진짜 민생 현안들은 방치되고, 자기반성을 통한 자기 희생이 뒤따르지 않아 쇄신에도 실패했다. Q 한·EU FTA 비준안 처리 때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A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절실하게 느낀 게 ‘빠르게 하는 것보다 바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익에 중요해도 과정과 절차의 정당성이 없다면 나중에 훨씬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미 FTA는 국익에 더 중요하지만 만일 불상사가 되풀이된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 Q 앞으로 정치적 목표는. A 나라와 시대를 한 번 주도해 보겠다는 꿈이 있다. 다만 큰 지도자는 하늘을 감동시키는 일인데, 그런 일을 하기 전에는 미래 주자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불이라고 생각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축구경기에서 전반 시작 5분과 후반 5분을 남겨놓고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초반에 어이없이 허를 찔리거나 막판에 방심하다 낭패를 당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기제인 역대 정권의 국정운영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느닷없이 아킬레스건을 공격당해 치명상을 입은 예를 종종 목격해 왔다. 이명박(MB) 정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전반 시작 5분쯤 촛불시위로 한방 먹더니 후반들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퓰리즘과 지역이기주의 등으로 혼쭐이 나고 있다. 스포츠 경기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정권의 평가는 대체로 경제 성적에 좌우된다. 다른 분야에서 좀 미진해도 경제 성적이 좋으면 평이 좋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부의 전공이자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경제분야가 영 시원찮다. 그래서 더 걱정이라고들 한다. 집권 4년차의 경제 성적을 한번 보자. MB노믹스의 골격인 747(7% 성장, 4만 달러 소득, 7대 강국 도약)은 얼마 전 정부가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경제의 틀을 성장에서 물가로 전환, 사실상 폐기처분됐다. 747뿐만이 아니라 MB노믹스 자체의 정체성도 헷갈린다. 대기업친화정책인지 시장친화정책인지 분간하기 힘든 정책기조를 이어가더니 어느 틈에 중소기업·서민경제로 키워드가 바뀌었다. 지금은 공정사회·동반성장이 최대 화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부처끼리는 물론이고 정부-대기업, 정부-중소기업, 정부-여당, 여당-야당 간 힘겨루기와 갈등만 증폭됐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마저 가세해 MB노믹스는 아예 실종됐다. 그동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빨리 회복됐다. 국제무대가 우리 경제의 저력을 인정할 정도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위상도 한껏 드높였다. 그래서 집권 초기와 말기에 터진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및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에 손을 못 댔고, 세계경제의 인플레 우려 때문에 물가를 잡는다고 성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명박 사람들’의 주장에 수긍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지역 간 갈등,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양극화 해소, 복지예산 증액 요구 등 난제들이 쌓여 있다. 두고두고 짐이 되는 골칫덩어리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가 경제에 관한 한 나은 점수를 받으려면 두어 가지만이라도 명심했으면 좋겠다. 우선 매듭지어야 할 것은 어떻게든 확실히 처리하고 넘어가라. 저축은행 사태,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매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미룬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다음 정권에 부담만 가중된다. 그 다음은 선심성 정책의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다. 벌써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해괴한 복지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다. 정권 말기에 경기상황이 좋지 않으면 정치권에서는 모종의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현재 경기는 1~2년 간격으로 소순환 주기가 등락을 거듭해 경기침체인지 소프트 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인 침체)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경기부양책이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이 정부는 금의환향의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이런 꿈을 꿔왔고 그러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금의환향이 안 된다고 금의야행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자기만 잘했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은 몰염치한 행위다. 그런 점에서 임기 후반 무렵 찾아온 선거의 계절에 국가경제를 책임지고 납세를 대표하는 핵심 경제 부처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후반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무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bcjoo@seoul.co.kr
  • 한화건설, 동반성장 올인

    한화건설, 동반성장 올인

     한화건설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건설은 이근포 사장이 지난 5일 경북 구미시 ‘낙동강살리기 31공구 현장’을 방문, 협력사와의 현장 간담회를 주관하는 등 협력사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한화건설은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한 차례씩 ‘동반성장 데이(DAY)’를 정하고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근무 중인 협력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는 경북지역 현장 협력사 대표 10여명이 참석했으며 공사 중 건의사항이나 고충에 대해 이근포 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건의된 내용은 한화건설 외주구매실 상생지원팀을 통해 반영될 예정이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동반성장 추진위원회’를 통해 실시간으로 논의된다.  한화건설은 이 같은 ‘동반성장 DAY’ 외에도 2002년부터 10년째 ‘우수협력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협력사의 고충이 대부분 자금 문제에 있다는 점을 감안, 은행 대출 시 금리를 할인받을 수 있게 하는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했다. 또 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개인이 사용하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이용 가능한 ‘네트워크론’을 운영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8) 살떨리는 엔트리의 압박

    “최종 엔트리는 언제 뽑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너 군대 보낸 거 같아. 언제까지 할 거야?”라는 말도 고정 레퍼토리다. 평범한(?) 스포츠기자였던 내가 럭비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얼굴이 까매지도록 합숙훈련을 하니까 신기한가 보다. 여자럭비대표팀이 참가하는 첫 국제대회는 8월 말 상하이(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7인제시리즈다.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최종 엔트리는 12명뿐. 5월 선발전에서 뽑힌 인원은 2배수인 24명이었다. 몇몇이 학업·가정형편·직장 등을 이유로 떠났고, 그 자리를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경험자들이 메웠다.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인원은 줄곧 20여명인 셈이다. 점점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동호 감독도 넌지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일러줬다. 이번 합숙이 몇몇에게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 엔트리라…. 지난해 남아공축구월드컵을 앞두고 관련기사를 참 많이도 썼었다. 남아공 입성 직전에 아깝게 떨어진 선수들에게 잔인하게도(!) 심경 인터뷰를 시도했다. 잘 몰랐다. 어떤 기분이고, 어떤 의미인지를. 태극마크를 단 지 채 두 달이 안 된 ‘풋내기 선수’인 나도 떨리는데 평생 축구만 해온 선수들에게 엔트리 발탁은 얼마나 큰 ‘사건’이었을지 새삼 돌이켜 반성해 본다. 참 복잡한 심정이다. 최종 12명에 살아남아서 동료들과 함께 ‘신화’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트라이를 찍든, 벤치에 앉아서 목이 터져라 응원만 하든 역할은 중요치 않다. 이왕 럭비를 시작했으니 무궁화를 달고 달리고 싶을 뿐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대회에 나가는 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함께 땀 흘린 동료들과 일구는 역사의 현장에 있다면 그 자체로 얼마나 가슴 벅찰까. 반면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다. 엄지발톱이 빠지기 직전이고 손가락 인대는 늘어나서 덜렁거린다지만 중요한 건 ‘실력’이다. 동료들이 나보다 빠르고 나보다 공을 잘 다룬다면 ‘짤리는 게’ 당연하다. 물론 아쉬울 거다. 그동안 흘린 땀이 아깝고, 역사의 순간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도 분할 것 같다. 하지만 욕심과 의욕만 갖고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면 못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난 멤버들 중 출석률 ‘톱3’에 꼽힐 만큼 성실하게 참여했다. 회사일까지 병행하느라 벅찼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능력을 최대한 쏟아부었다고 자부한다. 그럼 됐다. 선택은 나의 몫이 아니니까. 7월 1차 합숙이 시작된 4일, 합숙소인 라마다송도호텔에 들어서며 되뇌었다. “조은지, 갈 데까지 가보자.”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공정위, 대형마트 표준거래 계약서 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대형마트와 납품업체 간의 불합리한 거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 거래 계약서’를 제정하고 관련 업계에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지난해 연말 백화점과 TV홈쇼핑에 이어 세 번째이며 하반기에는 편의점 표준 거래 계약서를 제정할 계획이다. 이번 표준 거래 계약서는 상품 대금 지급 및 감액, 장려금(수수료)의 결정, 판촉 사원 파견 및 판촉 행사 진행, 계약 해지 등의 요건과 절차를 투명·합리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준 거래 계약서는 ▲대형마트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사들여 일정한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인 직매입과 ▲대형마트가 반품 조건부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해 판매하는 형태인 특정매입 두 가지로 구분해 제정됐다. 계약서는 상품 발주 후에는 대형마트가 상품 대금을 감액할 수 없도록 하되, 다만 납품업체의 귀책사유로 인한 훼손 등이 있는 경우에만 서면 합의에 따른 감액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하기 이전에 공제하는 항목에서 납품업체의 대형마트에 대한 비용 이외의 채무를 제외했다. 판매 수수료율의 결정 및 변경 절차도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 사전에 공개하도록 했다. 납품업체의 판촉 사원 파견 인원의 범위와 기간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인건비 등은 파견 사유, 예상 이익과 비용 등을 고려해서 대형마트와 납품업체가 상호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표준 거래 계약서는 권고사항으로 이를 지키지 않아도 특별한 제재 수단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반성장 협약 평가 시 표준 거래 계약서 사용 여부가 반영될 것”이라며 “백화점이 올 하반기부터 표준 거래 계약서를 쓰기로 해 조만간 납품업체가 변화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김준규총장 사퇴 새 검찰상 계기로 삼아야

    김준규 검찰총장이 어제 공식 사퇴했다.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파기하고 수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택한 것이다. 임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김 총장은 “합의가 파기되면 어긴 쪽에 책임이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사퇴 입장을 설명했다.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만류를 끝내 뿌리친 셈이다. 김 총장의 사퇴는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대승적 차원이 아닌, 검찰의 안정과 보호라는 조직 논리에 매몰된 결정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 검찰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김 총장의 사퇴는 국민적 호응과는 거리가 멀다. 다음 달 19일 종료되는 법적 임기를 스스로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통령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밖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이 느끼는 불쾌감은 한층 높을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은 “사퇴 핵심은 합의의 파기”라고 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74, 반대 10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행정부의 한 조직으로서 당연히 존중해야 할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분명 새 국면에 맞닥뜨렸다. 김 총장의 사퇴가 ‘항명’으로, 대검 핵심 간부들의 사의 표명은 제 밥그릇 챙기려는 집단 행동으로 비친 이유에서다. 그만큼 국민의 신뢰로부터 멀어졌다. 그렇기에 일단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사고 있는 저축은행 수사에 보다 전념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함도 물론이다. 또 총선과 대선 관련 수사를 도맡을 후임 검찰총장의 책임도 막중하다. 검찰은 수장이 중도퇴진한 작금의 시련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새 검찰상을 구현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 정·재계 이번엔 ‘대기업 규제법’ 충돌

    정치권과 재계의 공방이 입법 대결로 비화되고 있다. 정책 포퓰리즘 논란, 재벌 총수들의 국회 출석 문제로 재계와 설전을 벌였던 정치권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명분으로 각종 규제 법안을 내놓으며 대기업과의 대립각을 넓히면서다. 이제 맞서 재계는 정치권의 인위적인 시장 규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3일 국회 법안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대기업의 대형 유통업 확장,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진출 등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예방 등을 목적으로 발의된 법안만도 10여건에 달한다.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이 지난달 2일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대규모 점포의 영업 품목을 제한하고 의무 휴업일과 영업 시간을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위반 업체에 대해 6개월 이내의 영업 정지나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는 ‘중소기업 보호업종’ 지정제를 부활해 일정 기간 동안 대기업 등의 진입을 막고, 이미 대기업이 진입한 업종에서도 중소기업에 사업을 넘기도록 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발의한 중소상인 적합 업종 보호특별법 제정안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업종 확대를 막기 위해 5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기업의 MRO 사업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입법 조치도 줄을 이었다. 특히 앞으로 공공기관이 소모성 자재를 구입할 경우 중소 MRO업체와 우선 계약을 맺도록 하는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이달 중순 법률 공포와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새 법안을 발의했던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소모성 자재 유통시장은 몇몇 대기업 MRO업체에 의한 독과점 시장이 될 수 있으며, 중소 제조업의 경영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정치권의 대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기업의 업종진입을 가로막는다면 결과적으로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부국강병 노선 견지” “정치개혁 신중하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90주년 경축대회’에서 지속적인 경제건설과 함께 강력한 군대를 양성하는 등 국방력을 강화할 것을 천명했다. 70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후 주석은 “공고한 국방과 강력한 군대는 국가주권, 안보, 영토보존을 위한 강력한 뒷받침”이라면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총괄해 중국 특색의 군민융합식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력한 군대’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군이 당에 귀속돼 있음을 재확인했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선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화 쪽에 방점을 찍었다. 후 주석은 “공산당이 질서 있는 정치체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체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당제 도입 등 서구식 민주화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추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부패가 당의 존망과 직결돼 있다는 진단을 내림으로써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도 밝혔다. 그는 “부패를 척결하고, 확실하게 예방하는 것이 민심이반 및 당의 생사존망과 직결돼 있다는 것을 당의 90년 역사가 알려주고 있다.”면서 “당은 중대한 정치적 임무로 ‘반부패’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집권에 따라 부패가 번식할 위험성이 매우 높아졌다고도 진단했다. 후 주석은 “부패를 효과적으로 다스리지 못하면 당은 인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집권의 가장 큰 위협은 국민들과 유리되는 것이라면서 진정한 영웅은 인민이라고 치켜세웠다. 향후 10~40년간 추진할 두 가지 목표도 제시했다.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10년 후에 높은 수준의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사회’를 실현하고,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조화를 이루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후 주석은 연설의 대부분을 공산당의 업적과 향후 진로에 할애했다. 과거반성은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수천만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과 관련, 후 주석은 연설 중반부쯤에 “역사상 일부 시기에 우리는 실수를 범했고, 엄중한 좌절에 부딪혔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뒤 “근본적인 원인은 당시 지도사상이 중국의 실제에서 괴리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후 주석은 “우리 당은 ‘약간의 역사적 문제에 대한 결의’와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에서 이런 오류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우리는 그 교훈을 반드시 뚜렷하게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0년간 공산당 역사를 혁명·건설·발전으로 30년씩 3등분해 분석한 후 주석은 개혁·개방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하기도 했다. 후 주석은 연설에서 ‘마르크스주의’를 24번, 마오쩌둥을 6번 언급하는 등 공산당이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몇년 전 영국 런던에서 생활할 때였다. 줄이 늘어선 버스 정류장에서 한 중년 여성이 은근슬쩍 새치기를 하자 한 남성이 언성을 높였다. 처음에는 큰일도 아닌데 목소리를 높이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이들도 그 여성에게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상기된 표정의 여성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사람들은 한참을 나쁜 사람이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영국에서 1년 동안 지내며 느낀 건 영국인들은 작은 반칙 행위라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 다니던 귀족 자제들이 군복무를 피하지 않고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숱하게 전사한 역사만 봐도 특권과 반칙에는 엄격한 사회이다. 요즘 재계가 정치권의 상속·증여 세법 개정 움직임에 뒤숭숭하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오너의 2~3세가 주요 주주로 있는 정보기술(IT) 회사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 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 계열 IT 회사들이 올리는 매출의 상당부분이 내부거래로 파악되고 있다. 중견 그룹 계열 IT 회사들의 경우 3분의2에 육박한다. 내부거래로 외형을 키우고 상장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거두게 돼 오너 일가의 편법 상속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IT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국내 IT 생태계 전체로 보면 심각한 ‘기회의 유용’이다. 중소 IT 기업들은 일감을 얻을 기회조차 없다. 동반성장의 바람에 역행하는 반칙이자 국가 전체 IT 경쟁력을 잠식하는 행태이다. 얼마 전 만난 한 20대 벤처업체 대표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무단으로 쓴 대기업과의 싸움을 포기했다며 소주잔만 들이켰다. 소송을 해봐야 수년이 걸리고 이길 재간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학창시절 교실 뒤에서 친구들을 상대로 ‘삥’이나 뜯는 악동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만 빼면 그때와 뭐가 다를까. ipsofacto@seoul.co.kr
  • “일감몰아주기 상속·증여세”

    “일감몰아주기 상속·증여세”

    대기업이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차단하기 위해 공시대상이 되는 내부거래 범위가 확대된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를 대물림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대기업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시장에 무분별하게 뛰어들지 못하도록 사업조정제도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30일 당정협의를 갖고 이러한 내용의 ‘일감 몰아주기 및 대기업 MRO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시대상은 동일인·친족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에서 20% 이상인 계열사로 확대된다. 이 경우 공시대상 기업은 현행 217개에서 245개로 13%(28개) 늘어난다. 공시주기는 연 1회에서 분기당 1회로 단축되며, 공시내용도 단가를 포함한 거래 조건과 거래 품목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또 계열사 별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해 1년에 한 차례씩 공개할 계획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나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내부거래 규모와 특징 등이 포함된다. MRO 사업을 하는 대기업 계열사와 광고·유통·물류·전산 업종과 관련된 대기업 계열사 등이 대상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당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득을 얻은 비상장 계열사가 상장할 경우 주가 상승분이나 영업권 증가분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만큼 과세하는 방안을 정부에 주문했다.”면서 “구체적인 과세 방안은 오는 8월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기업의 MRO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기 위해 품목별로 실시되고 있는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동반성장위원회가 ‘MRO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부문 MRO 공급업체를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고, 대상이 되는 공공부문의 범위도 기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기관까지 넓히기로 했다. 다만 당에서는 MRO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정부 측이 MRO 취급품목 중 대기업 생산제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난색을 표해 합의에는 실패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민·전문가 “물가 최우선”… 해법엔 시각차

    국민·전문가 “물가 최우선”… 해법엔 시각차

    일반 국민과 경제 전문가들 모두 하반기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그러나 해결 방안에 대한 시각차는 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0일 발표된 ‘하반기 경제전망과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교수·기업인·연구원 등 경제 전문가 276명과 일반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지난 13~19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일반 국민의 51.3%, 전문가의 51.8%가 물가안정을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른 정책 과제들에 대한 선호도는 달랐다. 일반인들은 물가안정에 이어 서민생활 안정(36.0%), 일자리 창출(30.9%), 대중소기업 동반성장(19.4%) 등을 골랐다.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외환시장 안정(29.3%)을 두 번째 주요 과제로 지적했다. 일반인 중 이를 중점 과제로 꼽은 비율은 8.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일자리 창출(25.0%), 서민생활 안정(20.3%) 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시각차는 문제 해결 방안에서 더 두드러졌다. 물가안정 방안으로 일반인은 공공요금 인상 억제(28.5%)와 서비스요금 안정(16.5%)을 뽑은 반면 전문가는 금리·환율 등 거시적 대응(34.8%), 유통구조 개선(18.8%)을 골랐다. 전문가들 중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1%에 불과하다. 일자리 창출 방안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인은 취업알선 등 고용지원 서비스강화(22.6%)와 맞춤형 인력양성(20.2%) 등을 꼽았지만 전문가는 서비스산업 육성(27.9%)과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9.9%) 등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전문가 중 고용지원 서비스 강화를 고른 비율은 4.0%다. 전문가들만을 상대로 진행된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서 국내외 금융불안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대외 위험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등 금융시장 불안(37.0%)과 세계경제 둔화(34.4%), 대내 위험요인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63.3%)과 물가상승(50.5%) 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창업지원은 회사·직원 동반성장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했으면…”

    “KT의 인재 경영은 직원들의 인생을 설계하고 조직 내 인간적 가치를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이 점에서 창업지원 제도 등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입니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은 지난 29일 “21세기 한국 사회의 특징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노후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창업지원 휴직제도는 창업을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KT만의 경영 서비스”라고 말했다. 창업 휴직제는 회사와 직원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일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는 게 그가 내린 정의다. 그는 “경영진으로서는 직원들이 현재 직무에 몰입하기를 원하지만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도와야 한다는 점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생애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높고 노후에 대한 불안이 해소돼 결과적으로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KT의 창업 휴직제는 2005년부터 재직자에 대한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퇴직 예정자들로 확대한 것이다. 재직 중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경영진이 제안한 후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석채 회장이 내세우는 기회와 보상을 통해 성장하는 일터 제공이라는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 실장은 “창업하면 1년 이내 80%가 실패한다는 말이 많은데 퇴직하는 순간 미래를 준비하는 건 너무 늦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철저히 준비된 창업을 하고 능력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연방정부가 각 기업들에 직원들의 재취업과 창업 지원 제도를 적극 도입하면 구조조정과 공장 이전 문제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약속을 했고, 이후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세컨드 라이프 설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KT의 생애설계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에도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델파이코리아와 오티스 등에서 지난 30여년간 인사관리를 담당했다. 지난해 KT 인재경영실장으로 온 그는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하고, 직원과 회사가 동반자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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