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반성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세종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수장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사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패배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290
  • [사설] 곽교육감 교육현장 혼란 없게 처신하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선의로 줬고, 검찰의 표적수사이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등 변명에 급급하며 떳떳지 못한 처신을 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물론 교육계, 그를 지지했던 야당과 진보진영마저 사퇴 여론이 비등하다. 곽 교육감의 변명과 처신은 구차하다. 즉각 사퇴는 물론 반(反)부패의 아이콘처럼 행세했던 위선에 대해 진솔한 반성이 필요하다. 곽 교육감은 그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는 출근만 다소 늦었을 뿐 교장 임명장 수여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안팎으로 사퇴 압력이 거센데도 오불관언식으로 버티는 것이다. 그 처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그는 거액의 돈을 준 데 대해 선의 운운하며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자세를 보였다. 법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기에 대가성 여부가 사법처리의 기준임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알량한 법 지식이 아니라 건전한 국민의 상식에서 봐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둘째, 그는 돈을 준 사실을 부인하다가 이틀 만에 시인했다. 게다가 교육비리 척결을 외치며 인성교육, 도덕교육을 강조해 온 터다. 그 순수성은 훼손됐고, 학생들은 배울 게 없다. 셋째, 서울시 교육청은 직원들이 일손을 놓는 등 패닉상태에 가깝다. 그들은 아마도 교육감 당선 무효까지도 염두에 둘 것이니 곽 교육감이 자리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교육행정 업무가 어렵다. 식물 교육감 신세에 놓이게 되면 영(令)이 서지 않고 그로 인해 교육 행정은 표류할 공산이 크다. 이제 우군은 없다. 곽 교육감은 그 공백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더 큰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곽 교육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고, 이는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교육현장의 혼란을 증폭시키지 않으려면 곽 교육감이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 반부패 전도사를 자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최소한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얼굴을 못 드는 일만은 피할 수 있도록 처신하기를 거듭 바란다.
  •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이제는 공공외교다] 獨 “나치 반성” 국가색 벗기 佛 역사·문화 자부심… 정부 전면에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에서 대표적인 공공외교의 강국으로 꼽힌다.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서로 적대적인, 그리고 상반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공외교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와 문화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펼치고 있는 공공외교의 특징과 공통점, 차이점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공공외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봤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지금도 ‘장벽’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과거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고 분단의 계기가 된 전쟁과 나치 정권의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치 정권이 조직적으로 수행했던 프로파간다(선전전)가 얼마나 가공할 결과를 가져왔는지 기억한다. 독일이라는 ‘국가’의 이름으로 수행했던, ‘거짓말도 개의치 않는’ 프로파간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독일 공공외교의 밑바탕을 흐르는 정서로 자리 잡았다. 프로파간다는 원래 1622년 교황청이 선교활동을 감독하기 위해 포교성성(布敎聖省)을 만들면서 등장한 용어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진 가치중립적인 의미였지만, 전쟁 동안 노골적인 프로파간다가 기승을 부리면서 극도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게 됐다. 히틀러와 나치는 권력 장악과 전쟁 수행을 위해 거리낌 없이 프로파간다를 전개했다.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독일인이 패전 직전까지도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패전 뒤 독일 공공외교는 나치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립됐다. 무엇보다 ‘국가’라는 색깔을 최대한 지웠다. 독일 문화원인 괴테 인스티튜트는 외견상 국가로부터 독립해 활동한다. 심지어 문화외교를 수행하면서도 ‘독일의 문화’가 아닌 ‘반성하고 성찰하는 독일’을 더 내세울 정도다. 적극적인 문화외교를 펼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최근에는 변화 흐름도 감지된다. 특히 통일 이후엔 ‘독일 문화’에 대한 내부 토론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연방국가 독일에서는 상당한 자주권을 가진 주정부의 독자성이 강하다. 크리스티네 레구스 독일 괴테인스티튜트 대변인이 “여러 분야에 여러 기관이 분산돼 있다.”고 말한 것에서도 보듯 다양한 독립적 기구들로 분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괴테 인스티튜트, 독일학술교류처(DAAD), 국제관계연구소(ifa), 세계문화의 집(HKW)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역사적 경험에서 독일과 정반대 길을 걸어 왔다. 신종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국가의 개입과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대표한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문화부는 국내 문화업무를 담당하고 문화외교는 외무부가 관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프랑스는 오랜 중앙집권 역사를 자랑하는 반면 독일은 19세기가 돼서야 통일국가를 형성했다. 공공외교의 제도적 특성에서도 프랑스는 중앙집권적인 반면 독일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분권화돼 있다. 유럽 대륙의 정치·외교·문화 중심지였고 영국과 패권을 놓고 경쟁했다는 역사적 자부심과 프랑스어가 영어 통용 이전까진 유럽에서 유일한 외교언어였다는 기억은 프랑스 공공외교가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를 대단히 중시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제 프랑스어 사용국 기구인 프랑코포니의 활성화에 외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정도다. 하지만 한때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영어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외면했다는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와 직접 경쟁을 포기한 지 오래다. 파리에서 만난 로랑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 역시 “이미 영어가 대세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런 점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프랑스어를 알리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어는 여전히 제1, 제2의 외국어’라는 자부심이 읽힌다. 글 사진 베를린·파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대기업 특수섬유 비법 中企에 첫 공개

    “철보다 강한 섬유인 ‘헤라크론’은 수소를 섬유 소재와 결합시키는 것이 노하우죠. 헤라크론을 방탄복 소재나 항공기 날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공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코오롱 헤라크론연구소 한인식 소장은 지난 26일 대구시 동구 대구·경북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슈퍼소재융합제품 포럼’에서 정부 지원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있는 섬유 소재 관련 중소기업 및 연구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에게 첨단 소재의 비밀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하나로 준비한 이번 포럼은 대기업이 처음으로 중소업체들에 자사가 개발한 특수 섬유의 비법을 직접 공개한 자리여서 의미가 깊다. 코오롱과 효성, 휴비스, 웅진케미칼 등 아라미드 원사를 개발한 대기업의 임원급 연구진이 직접 강사로 나섰다. 행사에 참가한 한 중소기업 임원은 “사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과장급도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대기업 개발 임원들이 나와 시장 전망까지 설명해 주니 연구비 몇 백만원 지원을 받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오세훈 사퇴… 10·26 재보선 ‘블랙홀’ 속으로

    오세훈 사퇴… 10·26 재보선 ‘블랙홀’ 속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전격 사퇴하면서 정국이 10·26 재·보궐선거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서울시장을 1년여 만에 다시 뽑아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10·26 재·보선은 2011년 하반기 한국 정치의 블랙홀이 됐다. 모든 정치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9월 정기국회는 여야의 날 선 대치 속에 공전과 파행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내년 4월 19대 총선과 12월 18대 대선의 향배를 가를 정치환경을 좌우한다. 뜻했든 뜻하지 않았든 여야는 이제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기호지세(騎虎之勢)의 형국이다. 지난 24일 주민투표에서 일단을 내보인 표심은 여야, 그 누구에게도 승리에 대한 예단을 불허한다. 그만큼 여야의 고민은 깊고 클 수밖에 없다. 여야는 이날부터 사실상 선거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당> 홍준표도 박근혜도 초선 의원들도 “모두가 떨고있다” ●서울시장도 뺏기면 레임덕 가속·朴대세론 타격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표도, 홍준표 대표도, 나 같은 초선 의원도 모두 떨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뜻하지 않게 10월 보궐선거를 맞게 된 여권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야당에 서울시장까지 빼앗긴다면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라지고, 박 전 대표의 ‘대세론’도 흔들리며, 홍 대표의 리더십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당장 수도권 의원들의 총선 전망이 어두워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오 시장 사퇴 당일인 26일 충격파 속에서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결의를 다진 것도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마땅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야권에는 조사 대상으로 올려 놓을 후보가 많지만 한나라당에서는 나경원 최고위원을 빼놓고는 딱히 없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말이 한나라당의 처지를 잘 나타낸다. 한나라당은 일단 내부 공모와 외부 영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 등 선거 전략도 우왕좌왕… 보수층에 기대 선거 구도와 전략을 짜기도 만만치 않다. 우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누가 추진했고,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냐.”는 야당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가 고민이다. 오 시장이 그어 놓은 ‘반(反)포퓰리즘 전선’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를 놓고도 당내에선 의견이 갈린다. 지도부는 “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를 끝장내는 ‘진검승부’를 펼쳐야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장파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4·27 보궐선거에 이어 주민투표까지 졌는데, 또다시 같은 전략을 쓰면 필패”라며 노선에 변화를 줄 것을 주장한다. 한나라당이 믿는 것은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똘똘 뭉친 보수층이다. 투표장에 나온 25.7%의 지지층을 바탕으로 중도층을 흡수하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74.3% 가운데 공고한 진보층이 투표장에 나온 사람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25.7%를 보수의 한계가 아닌 가능성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당> 중도층 흡수 급한데 개인·계파 경쟁 “사욕에 흔들린다” ●심판론만으론 승리 장담 못해 “책임론도 좋고 심판론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10·26 재·보궐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고민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가 반드시 민주당에 우호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기도 하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주민투표에 참가한 215만여명 가운데 보수층의 지지율이 70% 정도라고 보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보수층의 반격 투표도 우려되지만 정작 중도층의 향배가 관건이다. 당내 한 전략통은 26일 “전략과 후보 전술 모두 중도층 확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여권에 대한 심판론과 책임론만으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처럼 자력 기반과 진보·보수 양측에서 공히 인정하는 후보군이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야권의 지형 변동기에 재·보선이 치러지는 점도 걱정이다. 제1 야당으로서 통합과 연대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머리를 짓누른다. 강원 인제군수와 서울 양천구청장 등의 경우 벌써부터 다른 야당의 양보 요구가 들려온다. ●“孫 공천리더십, 통합리더십 판단 잣대될 것”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손학규 대표의 공천 리더십이 결국 통합 리더십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부터 여야 일 대 일 구도를 명분 있게 만드는 데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치 혐오증이 높은 상황에서 여권이 비정치적 인물을 내세울 경우 후보 전술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으로선 이번 재·보선을 철저하게 정치 선거 구도로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재·보선을 둘러싼 여야의 셈법을 떠나 최근 드러나고 있는 당내 상황은 민주당의 복합적인 고민에 무게를 더한다.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차분하게 선거 전략을 논의하기보다 후보군의 이름부터 들려온다. 개인과 계파별로 정치적 사리사욕부터 앞선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한 재선 의원은 “오세훈 시장의 패배가 결국 개인의 입지를 앞세웠기 때문이라는 반성문이 민주당에도 그대로 적용될 판”이라고 걱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조계종의 종교평화선언을 바라보며/석영중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조계종의 종교평화선언을 바라보며/석영중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

    조계종이 며칠 전 ‘종교평화선언’의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 작성 작업을 주도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은 그동안 종교가 화합과 평화가 아닌 갈등을 초래했음을 반성하면서 뼈저린 성찰과 자성을 통한 쇄신을 다짐했다. ‘나의 종교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종교도 소중하게 여기고, 나의 종교에만 진리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고 타인의 종교에도 진리가 있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 이 선언의 취지다. 오랜만에 접하는 화합의 메시지다.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우리사회에도 갈등 요인이 많다. 이념·계층·세대 간은 물론 종교 갈등까지 상존해 있다. 이 때문에 상생과 공존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적잖다. 특히 다인종·다문화를 향한 문이 열린 마당에 종교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럴 때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이 관용과 평화의 선언을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종교는 이데올로기, 민족과 더불어 인류의 화합을 저해하는 3대 요소로 간주된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종교로 인한 반목과 분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십자군 전쟁에서 보스니아 내전과 9·11 테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재앙과 대학살의 근저에는 종교적 원인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종교야말로 모든 갈등의 근원이라는 극단적인 말이 나오기까지 했다. 도법 스님이 “종교는 사람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종교 때문에 근심하고 걱정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말도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정말 종교가 모든 분쟁의 근원인가. 통계에 의하면 세계 69억 인구의 70% 이상이 가톨릭, 개신교, 무슬림, 불교, 힌두교, 유대교 등의 종교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종교들 중 분쟁과 대학살을 교의로 삼아 가르치는 종교는 없다. 저명한 영국의 종교비평가 카렌 암스트롱은 종교가 가르치는 교의는 참인지 거짓인지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윤리적 행동으로 옮겨졌을 때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종교로 인한 모든 분쟁은 종교 교의를 정치적 담론으로 만들 때 발생한다. 그리고 종교의 정치화, 권력화를 조장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근본주의다. 요컨대, 종교가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 근본주의가 문제다. 근본주의의 핵심은 편협과 오만과 탐욕이다. 자기가 믿는 것은 선이고 상대방이 믿는 것은 악이라는 믿음, 자기가 믿는 것만이 진리라는 믿음, 그것을 지지하기 위한 문자주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상대를 지배하려는 권력에 대한 의지가 근본주의의 본질이다. 엄밀히 말해서 여기에는 그 어떤 종교적 내용도 없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이러한 근본주의와는 상관없이 신앙생활을 한다. 종교가 원인이라고 알려진 역사상의 대재앙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면에 있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종교를 빙자한 지배욕일 때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근본주의는 광신이나 맹신과는 또 다르다. 맹신과 광신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믿는 것이지만 종교적 근본주의는 미친 듯이 믿는 것이 아니다. 지배하기 위해 믿는 척하는 것이다. 조계종의 선언이 반가운 게 종교적인 화합을 촉구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무신론적 근본주의, 과학적 근본주의 역시 종교적 근본주의 못지않게 위험한 현상이다. 일부 미래학자들은 미래의 양극화 현상에 종교와 무신론 간의 대립을 첨가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대립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모든 종교를 악으로 규정하는 무신론적 근본주의, 무신론과 과학만능을 결합해 모든 종교를 비과학적 편견으로 비난하는 과학주의적 근본주의가 벌써부터 고개를 든다. “상대방을 악이라 부르는 사람이 곧 악이다.”라는 도스토옙스키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도법 스님의 선언을 읽다 보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생각난다. 2000년에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뉘우쳤다. 진리에 봉사한다는 명목으로 사랑을 멀리했다는 것이 교황 발언의 요지였다. 각기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종교인이 한 말이지만 결국 같은 얘기다. 상대방이 믿는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진리, 사랑이 없는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
  • LGU+ LTE동반성장 본격화

    LGU+ LTE동반성장 본격화

    LG유플러스가 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중소기업과 손잡고 LTE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동반성장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 LG유플러스는 25일 서울 상암사옥에 LTE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LTE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관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LTE 시험망과 모듈 등을 갖춰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개발자를 위한 모든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며 “아이디어를 가장 빠르게 상용서비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함께 해외로 진출, 동반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상암 사옥에 264㎡ 규모로 만든 센터에는 개발자 공간을 비롯해 팀 단위로 쓸 수 있는 프로젝트룸 2개실과 디바이스 개발룸이 마련됐다. 기존 2G 및 3G 단말기는 물론 LTE 모뎀 및 라우터, DMDB(듀얼모드 듀얼밴드) 모듈 등 500여대의 단말기를 갖춰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LTE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LTE 시험망, 서버 및 계측장비 등 무선통신 테스트 장비를 통해 중소기업 및 개발자들은 하나의 공간에서 모든 시험을 할 수 있다.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절차도 단순화했다. 센터 홈페이지(loic.uplus.co.kr)에서 회원 가입하고 시험 날짜와 시험 장비 및 단말기를 선택해 예약하면 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CJ제일제당 “수출 대표브랜드로 육성”…주요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

    CJ제일제당 “수출 대표브랜드로 육성”…주요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

    CJ제일제당은 경남 창녕의 막걸리 업체 ‘우포의 아침’의 전국 유통 대행은 물론 일본 수출길도 열었다. CJ제일제당과 손잡은 뒤 이 업체의 매출은 월평균 1000만원에서 1억 6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CJ제일제당은 이처럼 각 지역의 유망 식품브랜드를 발굴해 각 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해외 수출도 지원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4일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CJ인재원에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이장우 교수(경북대), 중소기업학회장 김기찬 교수(가톨릭대), 소비생활연구원 김연화 원장을 비롯해 주요 협력업체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J제일제당 협력사 상생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지역 유망 식품브랜드 육성 ▲동반 협력사 성장 도우미 역할 ▲상생협력 펀드 지원 ▲중소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협력사 이윤 보장제 등 4대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식품기업의 특성을 살려 지방 식품브랜드 육성과 발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김철하 대표는 이날 “중소업체와 상생하는 길이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과 한식세계화를 돕는 성장의 길이 될 것”이라며 “협력업체 및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CJ제일제당은 OEM업체와 포장재 구매 업체 등 동반협력사가 인재 육성과 경영 전반에 걸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미로 적극 나선다.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무상교육 실시는 물론, 자사의 전문인력을 활용한 맞춤식 경영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재정 기반이 약한 중소 협력사를 위한 재무적인 지원도 마련한다. 3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어 협력업체에 저리로 융자해준다. 최소 이윤을 보장해주는 ‘협력사 이윤 보장제’도 실시한다. 원재료가 급등 등 외부 환경으로 인해 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업 이익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지만 CJ제일제당은 이와 상관없이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협약식은 지난 8일 발표된 CJ그룹 전체의 ‘상생 동반성장 대책’의 일환이다.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지속가능하며, 중소기업의 실질적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설] 민심 새겨 복지를 새롭게 고민하라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표가 투표함을 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개표 요건인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해 개표 절차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2011년 서울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식판전쟁’이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투표 정국이 걱정스러울 만큼 왜곡된 모습으로 전개된 데다 여야와 보수·진보단체 등으로 양분된 찬반 진영이 선거판을 엉뚱하게 키워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이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정쟁을 확대 재생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모두 서울 시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복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투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다. 한쪽이 얻고, 다른 쪽이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바람직한 학교 급식 방식을 서울시민에게 물어서 결론을 얻기 위해 서울시가 발의한 것이다. 여러 복지 정책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런 정책 투표이자 지역 투표가 정치 투표, 전국 투표 양상으로 왜곡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오세훈 시장의 책임이 크다. 정책 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워 본질을 흐렸다. 서울 시민들은 이번 투표를 앞두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서울시 살림이란 지역 문제에 국한된 것인지, 국가 재정이란 나랏일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경계가 애매모호했다. 그 출발점은 오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소통 부재다. 양측은 결국 정답 없는 문제를 서울 시민에게 내던지고 답을 강요한 셈이다. 정치권은 정략적인 접근으로 왜곡을 더 키웠다. 주민투표에 중앙당이 개입한 것도, 총력전을 편 것도 방법론에서는 위험한 시도였다. 모두가 편 가르기를 반성하고, 복지 논쟁을 정상의 궤도로 되돌려 놓아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의 경우 서울에서 전체 선거인의 18.1%를, 유효 투표 수의 39%를 얻어 압승했다. 이번 투표에 응한 유권자 대다수가 서울시안에 찬성 입장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지지는 결코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은 패배로, 야당은 승리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은 무리한 발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이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부풀리는 것도 서울 시민의 민심을 꿰뚫어 보지는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오 시장의 사퇴와 관련된 ‘꼼수’를 부리려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 역시 서울시정과 정국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번 투표를 계기로 복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화두로 굳어졌다. 과열된 투표 정국은 역설적으로 온 국민이 복지에 관심을 쏟게 만들었다. 정치권에는 내년 총선·대선 전략으로 포기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슈가 됐다. 국민의 뜻은 서울 시민의 표심을 통해 표출됐다. 국리민복이라는 국정의 큰 틀에서 복지정책을 펴라고 엄중히 주문했다. 한나라당이 반(反)복지를 하자는 것도 아니며, 민주당이 재정파탄 복지를 바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정쟁용 복지가 아니라 재정건전성 복지, 미래형 복지를 진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하길 바란다.
  • [박명재 세상 추임새] 갑과 을이 함께 사는 세상

    [박명재 세상 추임새] 갑과 을이 함께 사는 세상

    인간은 타인과의 상호활동과 작용·접촉을 통하여 살아가며 여기서 사회생활이 이루어지고 사회관계가 형성된다. 영국의 헨리 메인이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신분적 관계에서 벗어나 계약적 사회로 바뀌면서, 우리 각자는 생활과 사회 각 영역에서 갑(甲)과 을(乙)의 관계를 맺고 일명 갑과 을의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흔히 통상적 관념은 당사자 관계에 있어서 갑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을, 을은 열등적 지위에서 갑에게 예속되거나 추종해야 하는 약자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요즈음 30년이 넘는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 민간인 신분으로 바뀐 후 부쩍 사회관계에 있어서 이 갑과 을의 관계라는 화두를 자주 떠올린다. 나의 과거와 현재는 갑인가 을인가 하는 물음과 함께 갑과 을로 살아가는 세상살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혜는 무엇인가를 곱씹으며 천착하게 된다. 갑과 을에 대한 첫번째 생각은 이 세상에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영고성쇠가 있고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어느 누가 영원히 변치 않는 독점적, 우월적 지위에서 갑의 위치를 누리고 살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을 갑과 을이라 생각하여 환희하거나 실의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간직해야 할 진리이다. 갑의 지위도, 을의 위치도 솔로몬이 갈파했던 “이것 역시 곧 지나가는 인간사·세상살이의 한때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그 성격과 기준·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와 국민, 공무원과 민원인, 수요자와 공급자, 국회의원과 선거 구민, 은행과 소비자, 학교와 학생의 경우 도대체 어느 쪽이 갑이고 어느 쪽이 을인가? 계약관계에 있어서 갑은 먼저 기준이 되는 자, 중요하고 우선시되는 자로서 계약관계의 주도권을 쥔 자를 말하지만, 사회관계에 있어서 갑과 을은 그 대칭관계가 분명치 않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선거가 있을 때 분명 국민은 갑의 위치를 실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달라지고, 수요자는 공급자에 비해 분명 갑의 위치이지만 독점과 품귀현상이 일어나면 금방 을의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완전한 갑도, 완전한 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갑과 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이 갑과 을이 대척·갈등하지 아니하고 어떻게 서로 공존·공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먼저 갑과 을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과 인식, 좀 더 나아가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세상에는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존재할 수 없고 완전한 갑도, 완전한 을도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기본인식을 갖는 것이 갑으로 살든, 을로 살든 꼭 필요하고 현명한 지혜라고 생각한다. 갑과 을은 결코 상호 대치관계나, 일방적인 주종관계나, 또 강자와 약자의 약육강식 관계가 아니라 갑은 을이 있으므로, 을은 또한 갑이 있으므로 존재하는 상호의존적 관계인 동시에 서로의 계약과 활동이 영위되는 상호 활동적 관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 기업과 사회활동의 동반자로서 함께 공생·공영하겠다는 동반성장의 정신, 그리고 서로가 종속이나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적 보완관계라는 파트너십의 문화가 자리잡을 때 우리사회는 보다 밝고 정의롭고 조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성역처럼 갑과 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비롯, 각 부문에 걸쳐 갑과 을의 부당한 계약관계를 어느 정도 정부가 개입하여 공존·공영의 제도적 관계로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메시지이다. 내가 강자인 갑이라는 우쭐한 생각도, 내가 약자인 을이라는 움츠린 생각도 둘 다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과 지혜가 아니다.
  • [열린세상] 건강불평등 해소에 정부가 나서야 할때다/강대희 서울대 예방의학 교수

    [열린세상] 건강불평등 해소에 정부가 나서야 할때다/강대희 서울대 예방의학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광복절 경축사에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회, 창조적 혁신이 흘러 넘치는 사회,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를 이루자고 했다.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 되어야 하고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압축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다. 수명도 늘어 우리는 적어도 80세까지는 살 수 있게 됐다. 이쯤에서 2011년 한국은 과연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인가 자문해 본다. 해묵은 지역 간 갈등에다 최근 들어 세대 간, 소득계층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은 사회 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사회경제적인 차이가 바로 건강의 불평등과 불형평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 주민은 부유한 지역 주민들보다 건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대학교 손미아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사회계층이 자녀들의 발육, 학생들의 흡연율, 시력 및 근골격계 질환의 유병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직업수준보다 교육수준의 차이에 의한 사망률의 차이, 만성질환 유병률의 차이가 더 크다고 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 의원이 공개한 ‘2010 학교별 비만율 내역’에 따르면 서울에서 비만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중구였고 동대문구, 중랑구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율이 가장 낮은 자치구는 서초구였고 이어 양천구, 강남구, 송파구 등의 순이었다. 서울 시내 초·중·고 중 비만학생이 많은 ‘뚱보 학교’는 대부분 강북 지역이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학생 비만율이 가장 낮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부모가 자녀의 건강을 보살피기 어려운 것과 무관치 않다. 비만이 개인 책임인지, 국가가 돌봐야 할 사회적 질병인지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고도비만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탈북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관리도 문제다. 전통적으로 산업재해나 직업병은 외국인근로자가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유해 작업장에서 훨씬 높게 발생한다.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정신질환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탈북자 건강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결핵, 간염 등의 전염성질환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유병률도 훨씬 높다고 한다. 노숙인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일반인과의 사망률 차이를 조사한 한림대학교 주영수 교수의 연구결과도 노숙인의 사망률이 일반인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나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시스템 개발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우물쭈물하다 보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은 뻔하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이 전국의 시·도 공립병원 중 최초로 간 이식에 성공했는데, 비급여 진료수가가 다른 병원보다 60%가량 저렴해 취약계층의 건강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사례가 될 듯싶다. 의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소의(小醫), 환자를 치료하는 중의(中醫), 사회를 치료하는 대의(大醫).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은 이런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대의가 하는 학문이다. 문제의 규모를 파악하고 무엇 때문에 잘못되었는지를 알아야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가장 기본적인 보건지표(사망률, 발생률, 유병률 등)를 국가차원에서 만들어내고 지역별, 계층별 차이와 그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대규모 조사연구이다.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건강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 권리이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한 것을 조상 탓으로 돌리거나 잘못된 개인 습관으로만 치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 정운찬 위원장 “이익공유제 도입은 경제사회민주주의 발전에 꼭 필요”

    정운찬 위원장 “이익공유제 도입은 경제사회민주주의 발전에 꼭 필요”

    “경제사회민주주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익공유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23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가진 ‘광화문비전포럼’ 초청 특별강연에서 “동반성장의 가치는 지속적인 성장과 양극화 해소에 있다.”면서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와 기회 균등의 확보, 제도와 관행이 정착될 때까지 이익공유제가 꼭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회균등 차원에서는 R&D(연구개발) 자금이 중소기업 쪽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경제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각 주체 간에 갈등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사회는 대·중소기업 간은 물론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등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사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동반성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반성장을 위한 ‘민주적 협력체제’를 속히 만들어야 하며, 이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고 확대해야만 경제성장도 경제민주주의도 달성할 수 있고,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고, 동반 성장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 구축과 관련해서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전제,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게 무엇인지 큰 그림과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고, 필요한 규칙이 무엇인지 규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현행 공정거래법이 잘 집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정거래법 자체도 미진하다.”면서 “공정거래법은 궁극적으로 반독점법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화문비전포럼(회장 김용철 부산대교수)은 전국의 대학교수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주요 국가 정책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타인의 종교 소중히 여기자” 조계종, 자정·종교평화 선언

    “타인의 종교 소중히 여기자” 조계종, 자정·종교평화 선언

    ‘각 종교마다 기본 교리는 다를 수 있으며, 자신의 종교를 선전하느라 남의 종교를 비난하는 것은 어떤 의도에서이건 자신의 종교에 오히려 더 큰 해악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존경해야 합니다.’(인도 아소카왕·기원전 268~기원전 232년 재위) 불교계가 종교 갈등을 없애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앞장설 것을 선언하고 나섰다. 조계종 자정과 쇄신 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종단 차원에서 종교평화 선언문을 내기는 처음이다. ‘21세기 아소카 선언’으로 이름 붙여진 이 선언은 조계종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정과 쇄신운동의 사실상 첫 작품으로 불교계 안팎의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아소카 선언’은 불교계 스스로의 반성을 토대로 평화를 실현하자는 선언과 실천 다짐으로 요약된다. “우리 불교인들은 이웃 종교를 진정한 이웃으로 생각하는 데 충분하지 못했으며 이웃 종교인의 허물을 내 허물로 여기고 그들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여기는 데 충분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총론) 여기에 덧붙여 실천강령으로 ‘진리는 모두에게, 모든 믿음에 다 열려있다.’는 열린 진리관과 ‘내 종교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종교도 소중히 여기자.’는 종교 다양성의 존중을 세웠다. 전법과 전교의 원칙에선 ‘실천적 활동을 통해 내 믿음의 참됨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불교와 다른 종교 모두에 대한 주문도 들어 있다. ‘신앙이 공적 영역에 작용해 종교적 편향성을 낳는 것은 모든 종교의 비극으로 이어진다.’‘종교 간 평화를 가로막는 갈등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불교인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평화를 이뤄가야 한다.’ 화쟁위는 당초 선언에 담을 내용으로 종교 평화와 보수·진보 갈등을 두고 고민한 끝에 종교 평화에 낙점했다고 한다. 박경준(동국대)·성태용(건국대)·조성택(고려대) 교수와 조계종 명법 스님이 초안 작성에 참여해 8개월간의 작업 끝에 세상에 내놓은 사회평화의 선언이다. 화쟁위는 우선 중앙종단과 종회, 교구 본말사, 신자 등 4부대중의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0월쯤 종단 차원의 최종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든 종교계와 종단협의회가 참여하는 세미나와 시민 토론회를 열어 국민들의 공감과 참여를 확산시키는 한편 선언문을 영문으로 번역해 세계종교학회에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7대 종단을 중심으로 이웃 종교의 동참도 적극 유도할 예정이어서 종교계에 비슷한 선언과 실천운동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화쟁위 위원장 도법 스님은 “종교 때문에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에 대해 불교 최대 종단에 속한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함을 느낀다.”면서 “종교 문제로 인한 불신과 갈등이 종식돼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교, 조계종이 먼저 나서게 됐다.”고 선언문의 취지를 밝혔다.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안희정의 한마디는 신선했다. 소신 발언은 통렬했다. 민주당의 모순을 꼬집었다. 그때까지 민주당은 일사불란했다. 오로지 반대만 외쳤다. 노무현 정부에서 잘한 협상을, 이명박 정부가 망쳤다며 똘똘 뭉쳤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얘기다. 그런데 안희정이 찬물을 끼얹었다. 당 소속으론 첫 충남도지사가 속을 후벼팠다. 민주당은 대꾸도 못했다. 그는 왜 그랬을까. 옛 주군을 띄워 주려는 의도일까. 국익을 위해서일까. 정의감의 발로일까. 정치적 도약을 위해서일까. 뭐가 맞든 중요하지 않다. 요체는 ‘바른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에 가지 몇개를 쳤다. 나무는 노무현 정부가 심은 거다. 민주당이 뽑자고 할 주체는 아니다. 그러면 자기 부정이 된다. 안 지사는 이를 질타했다. 내부 비판이자, 자기 반성이다. 그래서 크게 보인다. 한나라당도 앞뒤가 다르다.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잣대가 바뀌었다. 야당 때와 여당 때가 상반된다. 문재인은 안 된다더니, 권재진은 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은 안 된다더니, 이명박 정부의 민정수석은 괜찮다고 한다. 정태근 의원이 지적했다. 역지사지 하라고 했다. 한나라당에도 ‘안희정’이 있다. 입바른 말을 하는 이는 오히려 더 많다. 홍준표 대표는 원조급이다. 최고위원 시절 쓴소리는 단골 메뉴였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더하다. 대통령도 금역(禁域)이 아니다. 요즘엔 유승민 최고위원이 주역이다. 한나라당에 아픈 지적을 주저하지 않는다. 추가 감세 철회, 4대강사업 비판 등 거침 없다. 원희룡·남경필·나경원 최고위원도 가끔 등장한다. 중진 의원들도 심심찮게 거든다. 무상급식 투표일이 오늘이다.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했다. 최고위원회에서 뚝딱 처리했다. 그 과정은 성급했다. 유 최고위원은 의견 수렴을 요구했다. 남 최고위원도 동조했다. 하지만 묵살됐다. “포퓰리즘 용납 못한다.” “나라 거덜내는 꼴 못 본다.” 반(反)포퓰리스트들의 주장이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다. 그 위세에 쓴소리는 묻혔다. 한나라당은 논리의 덫에 갇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승부수를 하나 더 띄웠다. 한나라당은 인질로 잡혔다.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제 후퇴는 불가능하다. 묵살의 대가는 더 커졌다. 오 시장이 이긴들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포퓰리즘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면 감당키 어려운 상황으로 간다. 결국 정책투표는 정치투표로 변질됐다. 주민투표는 국민투표처럼 확산됐다. 그 전에 신중했어야 했다. 쓴소리를 경청했어야 했다. 훈수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그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치현장, 정책마당에선 더하다. 집권 여당은 야당과 다르다. 야당처럼 주장만 할 수 없다.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때론 훈수를 무시하는 게 편하다. 정책 혼선과 정국 혼란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도를 넘었다. 모조리 외면하는 게 문제다. 습관이 됐다. 옥(玉)도, 석(石)도 버린다. 한쪽은 무시하고, 다른 쪽은 불만이다. 불화부동(不和不同)만 노출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요원하다. ‘표(票)퓰리즘’은 한나라당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을 탓할 계제가 아니다. 다 해낼 재간이 없다. 그만한 돈이 없다. 여기서 또 꼬인다. 하나도 들어줄 수 없다는 경직성이 문제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연신 발뺌이다. 들어줄 게 있는지 머리를 맞대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자”엔 “말자”로만 버틴다. 합치되는 게 없다. 고집불통은 이중적이다. 아이들 예산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르신 예산만 올려댄다. 표 계산법이 놀랍다. 민첩하나, 비겁하다. 이명박 정부도 종반으로 가고 있다. ‘안희정’이 더 많아질 게다. 빈번한 등장은 분열과 혼란을 키운다. 잡음 없이 옥(玉)을 골라내는 내부 조율이 관건이다. 화합과 절충의 지혜에 달렸다. 저마다 딴소리를 해대면 모래알로 남을 뿐이다. 잘 담으면 모래시계가 된다.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던 홍 대표의 몫이다. dcpark@seoul.co.kr
  • 은행들도 대구로~

    은행들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지원에 적극 나서고있다. 산업은행은 23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를 ‘공동가입 정기예금’ 홍보모델로 발탁했다. 이 선수는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을 방문, 고객 수에 따라 최고 연 4.5% 이자가 지급되는 이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정기예금 수익금 일부는 육상 꿈나무에게 후원금으로 지급된다. 임경택 산은 부행장은 “가입자가 늘어나면 후원금이 5000만원 가까이 늘어나는 독특한 상품”이라면서 “강만수 회장이 표명하고 있는 ‘소외된 스포츠 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스포츠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대구 대회 기록과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동시켰다. 이 은행의 ‘외화 공동구매 정기예금’ 가입 고객은 남자 100m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이 수립됨과 동시에 0.1% 포인트 우대금리를 받는다. 단,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가입 가능한 통화는 미국 달러·유로·일본 엔·영국 파운드·스위스 프랑·캐나다 달러·호주 달러·뉴질랜드 달러 등 13개다. 우리은행은 대회 입장권 5000만원어치를 구매해 고객들에게 배부했다. 이와 별개로 대회 입장권 원본을 제시한 고객에게는 9월 말까지 우리사랑정기적금 금리를 0.1% 포인트 올려준다. 대구은행도 입장권 2억 4250만원어치를 샀다. 이 은행 임직원들은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한편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이 은행 ‘틱톡카드’ 결제회원을 대상으로 대회기간인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하루 2차례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베일 벗은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

    베일 벗은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

    김기덕 감독의 고백은 때론 진솔하고 때론 처절했다. 코믹한 구석도 있었다. 지난 19일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난 김 감독의 ‘아리랑’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증오와 비판으로 가득 찬 영화라기보다는 감독의 통렬한 자기 반성과 자전적인 성격이 강했다. 물론 프랑스 칸에서 공개한 버전에 비해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된 1분여의 분량을 줄이고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는 장면을 덧붙였지만, 영화의 큰 흐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는 김 감독이 2008년 이후 2년간 칩거하며 폐인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된 이유와 새 영화를 찍고 싶다는 열망을 동시에 보여 준다. ●진솔하고 거칠게… 통렬한 자기 반성 감독은 카메라를 자기 자신에게 고정시키고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 준다. 직접 밥과 반찬을 해 먹고, 손수 만든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리기도 한다. 감독은 “내가 나를 영화로 찍고자 한다.”면서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일 수도 있고 판타지가 담긴 극 영화일 수도 있다.”고 소개한다. 독백으로 시작한 영화는 서로 다른 두 명의 김기덕이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고, 자신의 그림자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감독은 자신이 2년간 쌓아둔 이야기들을 토해 내듯 풀어놓는다. 대부분은 13년 동안 15편의 영화를 만들고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지만, 영화 작업을 중단한 자신에 대한 자책이 주를 이룬다. 감독은 자신의 인생에서 영화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는 촬영부터 연기, 편집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는 영화 ‘비몽’을 찍으면서 주연 여배우가 숨질 뻔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한 제자인 장훈 감독을 겨냥한 듯 “이메일로 호소하고 비 맞으며 간절히 부탁해서 받아 줬는데, 5년 후 자본주의의 유혹에 빠졌다.”고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계 향한 블랙 코미디” 하지만 이내 “사람이 오면 가는 날도 있다. 널 존경한다고 찾아와서 너를 경멸하며 떠날 수도 있다. 세상이 그런 거다.”라며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악역 전문 배우들과 한국 영화산업을 비판한 장면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며 삶을 돌아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풀어 놓던 감독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져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인 장면이 더해진다. 자신이 직접 제작한 권총을 통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 죽이고 자살하는 장면은 충격과 논란의 여지를 동시에 남겼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가장 김기덕다운 넋두리이자 한국 영화계를 향한 블랙코미디에 가깝다.”면서 “꾸미지 않고 솔직한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지만, 다시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감독의 열망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기덕 사단’으로 불리는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은 “칸 영화제 때 국내 언론 등이 영화의 공격적인 부분만 너무 부각시켜 분량이 1분여 축소됐다.”면서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가 담긴 영화”라고 강조했다. 정식 개봉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정운찬 “출총제 부활 검토해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을 강조한 나머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지만 경제력 집중 해소를 위해 이 제도의 부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몇년간 10대 대기업이 닷새가 멀다하고 기업 수를 늘렸고, 4대 대기업 그룹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50%를 넘었으며,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8~9%인 데 반해 중소기업은 2~3%밖에 안 되는 등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동반위에서 제도 부활을 공식적으로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토할 인력이나 예산이 없다.”며 “이는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해체론까지 나온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관련해서는 “전경련이 지나친 이익단체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동반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1조원의 기금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아직 지지부진하다.”며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몇몇 대기업의 문제를 갖고 전체 대기업이 악인 것처럼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내가 인식하기로는 몇몇 대기업이 아니라 아주 많은 대기업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교통·물가 등 특화소식 제공…노인 정보소외 최소화 주력”

    [독거노인 사랑잇기] “교통·물가 등 특화소식 제공…노인 정보소외 최소화 주력”

    “일회성으로 끝나는 영혼 없는 사회공헌 활동보다는 진정성을 갖춘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합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은 ktcs의 핵심 역량을 이용해 봉사할 수 있는 가치있는 공헌입니다.”~ 76년 역사의 114번호 안내 기업인 ktcs의 김우식(부회장) 대표이사는 21일 독거노인에 대한 사랑의 전화는 ktcs 상담사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의 하나로 ‘맞춤형 봉사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지 않은 노인 고객에게 교통·시장 정보 등 특화된 생활정보를 제공해 정보 소외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ktcs의 기업 문화를 토대로 한 봉사 단체인 ‘하트너 봉사단’을 통해 이전부터 독거노인 시설 방문, 결연세대 지원 등을 해왔다. 또 ktcs가 운영하는 서울시청의 120다산콜센터의 ‘독거노인 안심콜’ 서비스와 비슷해 전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ktcs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지원을 하는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최근 경영계에 ‘동반성장’에 대한 관심이 거세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역할론이 커지고 있고 이제는 단발적이고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개별기업의 업(業)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장기적인 공헌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tcs는 고객에게 마음으로 다가서자는 하트너(Heart+Partner)의 기업문화를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로 확대하고 있고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ktcs의 사회공헌 활동은. -우리는 소외아동,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농촌 및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5가지 테마에 따라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독거노인의 경우 ‘재능 기부’에 해당하는 활동이다. 특히 ktcs가 자랑하고 있는 재능 기부에는 사랑의 전화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 녹음활동인 ‘행복한 세상 읽어주기’가 대표적이다. 모기업인 KT와는 ‘지역아동센터 후원’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8개 지역아동센터와 결연을 맺고 도서 및 문화체험 학습 등을 지원한다. →노인 세대를 위한 특화된 전화서비스는. -114번호 안내 서비스 자체가 노인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활성화로 젊은 세대는 정보 습득이 용이한 반면 노인 고객의 정보 소외는 심화되고 있다. 114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를 구분해 그에 맞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층에는 ‘스마트 114앱’과 같은 최신 번호검색 서비스로, 노인 세대에는 시장·교통·축제 정보 등 생활정보를 특화해 제공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회의원 설문조사] 김문수·이재오 ‘굴욕’…이름이 빤히 있는데

    [국회의원 설문조사] 김문수·이재오 ‘굴욕’…이름이 빤히 있는데

    국회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야권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내년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절반이 박 전 대표를 꼽았다. 내년 대선에서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20명 중 101명(84.1%)이 박 전 대표를 꼽았다. 정몽준 의원을 꼽은 의원은 2명(1.6%)이었다.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 나경원 의원, 원희룡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질문지 답변항목에 넣었지만 이들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꼽은 의원은 없었다. 모름·무응답으로 답한 의원이 17명이었다. 여야 수도권 의원 46명 가운데 박 전 대표를 꼽은 의원은 37명(80.4%)이었으나, 영남권에서는 35명 중 32명(91.4%)이 박 전 대표를 꼽았다. 한나라당 응답자 72명 중에는 83.3%에 이르는 60명이 박 전 대표를 꼽았고, 모름·무응답을 택한 한나라당 의원도 11명에 이르렀다. ‘누가 야권 후보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120명 중 76명(63.3%)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꼽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꼽은 이는 22명(18.3%)이었다. 2명이 정동영 의원을 꼽았고, 모름·무응답은 20명(16.6%)이었다. 김두관 경남지사,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정세균 의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질문지 보기에 넣었지만, 이들을 꼽은 의원은 없었다. 수도권 의원 46명 가운데 손 대표를 야권 후보로 꼽은 의원은 24명(52.1%)이었고, 호남 의원 11명 중 손 대표를 꼽은 의원은 5명(45.4%)이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만 놓고 보면 응답한 36명 가운데 22명(61.1%)이 손 대표를 꼽은 반면 문 이사장을 꼽은 이는 3명(8.3%)에 불과했다. 반면 한나라당 응답자 72명 중에는 17명(23.6%)이 문 이사장을 야권 대선 후보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어본 결과 120명 중 61명(50.8%)이 박 전 대표를 택했다.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56명(77.7%)이 박 전 대표를 꼽았고, 민주당 의원 3명도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 손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본 의원은 19명(15.8%)이었는데, 이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이었고, 한나라당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문 이사장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는 의원은 4명에 그쳤다. 이창구·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1)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1)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여 완성시키고 확립시키는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여 완성시키고 확립시킨다는 것은 사람 하나하나를 사랑하고 모두 완성시키고 확립시킨다는 것이다. 사람 하나하나를 사랑하여 모두 완성시키고 확립시킨다는 것은 한신, 여포와 같이 용맹스러운 자도 사랑하고, 빌어먹는 거지와 같이 비겁한 자도 또한 사랑한다는 것이다.”(‘격치고’) 생명의 세계에는 시비도 선악도, 적도 친구도 없다. 차별 없는 생명에 대한 차별 없는 애정. 그것이 이제마가 평생 지키려 했던 무사의 마음이요, 의사의 마음이었다. 이제마(李濟馬, 1837~1900)는 사상의학(四象醫學)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사상의학이란 인간의 체질을 사상(四象), 즉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少陽)·소음(少陰)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성격, 관계방식, 병증, 치료법을 설명하는 의학을 말한다. 이 분류에 따르면 이제마는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신체가 건장하고 가슴이 특히 발달했으며, 사고력이 뛰어나고, 진취적이고, 사교적이다. 실제로 이제마는 낯선 사람과도 금세 말을 섞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었으며, 무사답게 일처리에도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못 넘기고 계속 토하는 열격반위증(?膈反胃證)에 시달렸는가 하면, 일찍부터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외로운 삶을 살았다. 그가 무사의 신분으로 의학서를 저술하게 된 데는 아마 이런 개인적 경험도 작용했을 것이다. 제마(濟馬)라는 이름은 제주도에서 건너온 온 말을 선물 받는 조부의 꿈에서 비롯되었다. 서자 신분인 이제마가 적자가 된 것도 이 꿈 덕분이다. 예지몽이었던 걸까? 이제마는 ‘물을 건너는 말’처럼 무사와 의사, 유학과 의학, 몸과 마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목적 삶을 살았다. ●의사의 마음을 가진 무사 이제마는 함흥 출신으로,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가문 출신이었다. 조부와 부친을 일찍 여의고 의지할 데가 없던 이제마는 10대 후반부터 20여년간을 정처 없이 떠돌게 된다. 이 시기 그의 행적을 알 수 있는 기록은 없지만, ‘동무유고’(東武遺稿)에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글들로 추측하건대, 서구 열강이 조선을 침략하는 현실과 민중의 곤궁한 삶을 목도하고 여기서 느끼는 바가 있었던 듯하다. “대화포(大火砲)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발사하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뒤집히는 듯 벽력 같은 소리가 울리며, 맞으면 부서지지 않는 것이 없다. (중략) 화룡선(火龍船)은 거대하고 넓어서 그것과 비교할 만한 배가 없다. 배를 운행하는 방법은 연통을 노로 삼고 연통 밑에 석탄을 쌓은 다음 석탄에 불을 붙여 연통으로 연기가 나오게 해서 하루에 천여 리를 갈 수 있다.”(‘동무유고’) 서구 열강의 실체를 마주했을 때 이제마가 느낀 놀라움과 두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구절이다. 그는 대포·전신·화룡선 등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제국에 대항하려면 힘을 기르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병술을 익혀야 한다는 주장이나, 후당총을 보유한 10만 군대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위태로운 조선의 현실을 목격한 이제마는 마침내 긴 방황을 접고 무관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호를 ‘동무’(東武-동방의 무사)로 짓고, 무관으로서 일생을 마치게 된다. 그러나 무관으로서의 삶은 그를 무사가 아닌 의사로 살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민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잦은 전염병의 창궐로 수십만명이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는 상황에 직면하여 병자에게 직접 약을 처방하는 한편, 병인과 발병 조건, 치료법 등을 알기 위해 그들을 세밀히 관찰하고 기록한다. 길 위에서 ‘격치고’와 ‘동의수세보원’이 배태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부인의 병사(病死)는 그의 의학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열병을 앓는 부인에게 의원이 관행적으로 열을 내리는 치료를 했는데, 부인은 결국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고 만다. 이제마는 이 사건으로, 사람의 병증은 체질에 따라 다르므로 그 치료법 역시 체질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자신의 가설을 확신하게 된다. 일찍부터 내면화된 성리학적 사유에, 무관으로서 민중의 병을 관찰한 임상경험, 그리고 자신의 병과 부인의 병사 경험이 더해져 완성된 텍스트가 13년(1880~1893)에 걸쳐 쓴 역작 ‘격치고’다. ●인간의 몸과 마음에 대한 격물치지, ‘격치고’ ‘격치고’(格致藁)에서 ‘격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약자로, 이는 세계를 관찰하고 탐구하는 성리학의 근본적인 공부 방법이다. 이제마는 인간의 병을 격물치지의 대상으로 삼아 ‘격치고’에서 사상의학의 기본구도를 구상하게 된다. ‘격치고’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삶의 원칙을 밝히기 위한 ‘유략편’(儒略篇), 삶의 기준점을 회복하기 위한 ‘반성잠’(反誠箴), 수양을 위한 지침인 ‘독행편’(獨行篇) 등이다. 이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격치고’는 본격 의학서라기보다 성리학적 사유에 몸의 생리에 대한 사고를 접목시킨 의철학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사상의학의 논리는 맹자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맹자는 사단(四端)을 통해 인간 본성의 선함을 논하고, 사단을 확충하는 수양을 통해 본성을 회복하는 것을 학문의 과제로 삼았다. 이제마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각각 태양, 소양, 태음, 소음에 연결시키고, 인의예지가 사욕(私慾)에 가려지듯이 타고난 체질의 장점이 사심(私心) 때문에 치우치게 된다고 보았다. 즉, 각각의 체질이 건강하게 발현되면 인의예지를 구현하게 되지만, 사심이 개입되면 탐비라박(貪鄙懶薄)으로 변질되어 욕심과 안일과 방종과 사사로움을 추구하게 된다. 예컨대, 태양인은 기질적으로 포용력이 있고 은혜를 잘 베풀지만, 사심이 생기면 계산적으로 은혜를 베푸는 이해타산적 인간이 된다. 이런 불균형 상태를 치유하고 본래 체질의 장점을 발휘하려면 태음인의 기질인 의로움을 본받아 마음을 수양해야 한다. 병이란 체질과 마음이 치우친 상태이고,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치료라는 것. 이것이 이제마가 인간을 격치함으로써 도달한 결론이었다. ●세상을 보존하는 의사가 되어라 이제마는 ‘격치고’를 완성한 지 1년 만에 ‘동의수세보원’을 완성함으로써 사상의학을 체계화시킨다. 이 책은 성명론(性命論), 사단론(四端論), 확충론(擴充論), 장부론(臟腑論), 의원론(醫源論), 광제설(廣濟說), 사상인변증론(四象人辨證論)으로 구성되었다. 여기서는 구체적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처방과 병증 분석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예컨대 비대신소(脾大腎小)한 소양인은 일을 잘 벌이고 행동과 대처가 빠르지만 일의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간대폐소(肝大肺小)한 태음인은 일을 쉽게 벌이지는 않지만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완수해낸다. 이처럼 모든 체질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때문에 모든 사람은 다른 체질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병을 파악하고 치료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곧 마음수양이고, 이를 통해 모든 체질의 장점을 두루 갖춘 ‘성인’이 될 수 있다. 요컨대, 병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기고, 따라서 관계를 통해서만 고칠 수 있다는 것이 사상의학의 핵심이다. 모든 병은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 이제마는 약을 처방할 때도 약재, 음식과 함께 마음수양법을 자세히 적어주었다. 이제마에게 치료란 사회적 관계 맺음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적 치료’였던 셈이다. “백 집이 있는 마을에 한 사람의 의원만으로는 사람을 살리기에 부족할 것이다. 반드시 의학을 널리 펴고 밝힘으로써 집집마다 의술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 뒤에야 수(壽)를 누리고 원(元)을 보전하게 될 것이다.”(‘동의수세보원’)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수세보원’이란‘세상과 삶을 위해 보존해야 할 원칙’이라는 뜻이다. 이제마에게 그 원칙은 타인을 통한 배움이었다. 이제마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자신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병이 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병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거든, 먼저 내 몸에 새겨진 관계의 흔적을, 내가 관계 맺는 방식을 보라.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배우라. 그것이‘나 자신의 의사’가 되기 위한 시작이다. 무사 이제마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그리고 세상을 지키는 의사가 되었다. 박장금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정책연구’ 광화문비전포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초청 토론회 개최

    ‘정책연구’ 광화문비전포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초청 토론회 개최

     광화문비전포럼(회장 김용철 부산대교수)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동반성장위원장인 정운찬 전 총리를 초빙, ‘국민통합을 위한 동반성장의 과제와 방향’이란 주제로 강연 및 정책 토론회를 갖는다. 동반성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중요성을 다시 언급해 정치·경제적 이슈로 재부상해 있는 상태다.  한편 광화문비전포럼은 전국의 대학교수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주요 국가 정책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연락처 사무국(02-2278-8063), 김용철 회장(011-9211-6323).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