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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맹제과점, 대한제과協 잇단 소송

    제과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동네 빵집의 승리’로 끝난 동반성장위원회의 제과점업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등 대기업 가맹 제과점 점주들이 적합 업종 선정을 주도한 대한제과협회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전에 돌입했다.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생존권 보장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김서중 제과협회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6일 밝혔다. 김 회장이 제과점업의 적합 업종 지정을 동반위에 제소하는 결정을 총회 의결 사항이 아닌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처리하면서 정관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 관계자는 “제과협회 회원 4000여명 가운데 1500여명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라면서 “협회장이 정관을 위반하고 회원인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더는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지난달 말 보건복지부에 회원들의 협회비 유용 등 제과협회 운영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해 말 제과협회장을 상대로 협회비 반환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비대위는 제과협회의 불법적인 회비 유용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추가적인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동반위는 전날 프랜차이즈형 제과점업을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전국 신규 출점 점포 수 2% 제한, 인근 중소 제과점 500m 이내 출점 자제를 권고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프랜차이즈 빵집 새 점포 내기 어렵다

    프랜차이즈 빵집 새 점포 내기 어렵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형 빵집들은 앞으로 동네 빵집 500m 내에 신규 점포를 내기가 어려워진다. CJ의 빕스, 롯데리아 등 대기업 브랜드 외식업체의 인수합병(M&A)에도 제한이 생긴다. 놀부, 새마을식당, 본가 등 중견 외식업계에도 규제가 가해진다. 동반성장위원회는 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본회의를 열고 제과점업과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14개 업종, 플라스틱 봉투와 기타 곡물가루(메밀가루) 등 제조업 2개 업종을 포함해 모두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제과점업의 경우 동반위는 중소기업기본법 기준에 따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점포 수(가맹점과 직영점) 총량 확장을 3년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프랜차이즈형은 매년 전년도 말 점포 수의 2% 이내에서 가맹점 신설만 허용하되 이전 재출점과 신설 때 인근 중소 제과점과 도보 기준 500m 이내에서 출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 이전 재출점이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했다. 백화점, 호텔,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 내에 있는 인스토어형 빵집은 유통산업발전법 등을 준수해 골목상권의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점의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기업은 신규 진입은 물론 M&A나 업종 변경 등으로 인한 진입도 자제하도록 했다. 동반위는 음식점업도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의 확장 자제 및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기타 외국식, 분식 및 김밥, 그 외 기타 음식점업 등 7개 업종이 해당된다. 매출 200억원 이상,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상의 중소기업 기본법상 대기업에 해당하는 중견업체(27개)가 포함됐다. 이 밖에 자동판매기 운영업, 자전거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가정용 가스연료 소매업, 중고자동차 판매업, 화초 및 산식물 소매업 등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용만 써서는 용 못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용만 써서는 용 못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내가 다니던 부산의 고등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오후 9시까지 의무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시켰다. 고3 때에는 원하는 학생에 한해서 밤 11시 30분까지 남아 자습을 할 수 있게 했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다. 학교 수업 이외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학원이라고는 고3이 돼서야 주말이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부족했던 수학을 잠깐 배웠었고, 논술학원에 다닌 것이 다였다. 대학교 1학년 때 아는 선배의 소개로 초등학교 6학년생의 과외를 시작했다. 내가 담당한 과목은 영어와 수학. 아직 중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학생은 이미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학원에서 상위권 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과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11년 여름에는 강원도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에 참여했다. 한 학생은 진학이나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멘토링에 꼬박꼬박 참여한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이 막 끝났을 무렵에는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논술 첨삭 아르바이트를 했다. 꽉꽉 채워진 수강생 명단에서는 유명한 외고의 이름과 함께 다른 지역의 학교 이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늦은 시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오면 학원 문 앞은 학생을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로 북새통을 이뤘다. 단 일주일 동안 2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생활비를 벌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겨우 4년. 그동안 교육과정과 체제는 변한 것이 없지만 교육현실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달 3일부터 시작된 연중기획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은 교육과 기회의 양극화라는, 모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지만 잊히기 쉬운 주제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 재조명을 넘어 지자체, 대학과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앎’을 ‘삶’의 영역으로 확장해 사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당 기획은 빈부격차, 지역차, 공교육의 문제, 복지센터 지원문제, 다문화가정 교육문제 등 매주 다양한 문제에 주목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다각도의 접근 방법으로 인해 중요한 공통점이 간과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시간과 지역, 소득에 관계없이 용이 되기 위해서는 입시지옥에 시달려야 한다는 공통점 말이다. 입시에 성공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전문직이 되는 것만이 ‘용이 되는’ 유일한 방법인 사회에서,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그와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비정규직이나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필요 이상의 경쟁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대량의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죽음과 같은, 용이 되지 못한 자들이 겪는 곤경은 강요된 하나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교육 시장의 문을 강제로 닫게 하지 않는 이상 공교육을 아무리 강화해도 강남 엄마들은 더 잘나가는 강사를 찾을 것이고, 명문대의 정원은 선택받은 이들로만 채워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좁은 등용문에 대한 성찰과 용이 되지 않고 지내기에는 너무 더러운 ‘개천’에 대한 반성을 시작할 때다. 단순히 성공을 주문하고 지원하는 것을 넘어 이에 대한 고민과 대안 모색이 함께 이뤄질 때, 큰 뜻으로 시작한 기획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日 아베총리, 독도문제 진두 지휘

    일본과 중국의 최고 수장들이 영토 문제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직속 기관으로 설치하기로 한 영토문제 전담 부서에서 독도 문제까지 포괄할 계획이어서 우리 측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NHK는 5일 일본 정부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다룰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내각관방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말 내각관방에 설치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대책 준비팀’을 강화한 조직이다. 쿠릴 4개 섬 문제를 다루는 내각부의 ‘북방대책본부’를 합치고, 외무성이 맡고 있는 센카쿠 대책 기능을 흡수해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일본 국내외를 상대로 독도와 쿠릴 4개 섬, 센카쿠열도가 모두 일본의 영토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일본 정부 내 정책을 조정하고 전략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야마모토 이치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일본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새 조직 설치 의도를 설명했다. 내각관방은 총리를 직접 지원·보좌하는 부처로, 총리 관저의 일부로 분류된다. 특히 이 기구가 독도 문제를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시대 역행적인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영토분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 직후인 지난해 9월 14일 ‘중앙해양권익 유지공작 소조’를 만들어 시 총서기가 조장으로서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의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해양 당국 등 각 부문이 유기적인 대응을 못하고 혼선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시 총서기가 기존의 외교안보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 외에 추가로 영토 문제까지 챙긴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일부 중화권 언론들은 중국이 시 총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댜오위다오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군, 정보, 외교, 해양감시 등 각 부문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군함이 사격 시 사용하는 레이더를 일본 구축함에 조준했다고 일본 측이 항의하는 등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프리깃함이 지난달 30일 일본 구축함을 상대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지난달 19일에도 중국 함선 주변에 떠 있던 일본 헬리콥터에서 사격통제 레이더를 감지했을 때 작동하는 경보가 울렸다”고 말했다. 사격통제 레이더는 항해 시 사용하는 탐색용 레이더와 달리 함포나 미사일을 쏘기 전에 목표물까지 거리와 발사각도 등을 산출하기 위해 비추는 레이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매우 위험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이날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j@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골목상권 지키되 자영업자 몰락 경계해야

    동반성장위원회가 어제 제과점과 외식업 등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연 2% 신규점포 제한과 동네빵집 500m 이내 출점 금지 대상이 된다. 전국적으로 파리바게뜨는 3200여개, 뚜레쥬르는 127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점포가 포화상태인 수도권 지역에서는 더 이상 늘어나기가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넘보지 말고 역지사지로 배려하라는 성장위 조치의 원칙은 옳다고 본다.다만 성장위의 결정은 사회적 합의를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겨두고 있다. 프랜차이즈 등의 업계 반발을 무릅쓰고 밀어붙인 탓에 경제단체의 반응이 엇갈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면서 환영했으나, 전경련은 제과산업과 외식산업 위축을 우려했다. 골목상권 보호 조치에 법적·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많다. 외식업종에서 규제대상에 들어간 외국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놀부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발이 묶인 사이에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의 외국업체는 날개를 단 듯 확장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외국 외식업체들이 국제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골목 깊숙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서 있는데 SSM에는 제과점을 허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외식업 전문 중견기업인 새마을식당의 출점 제한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형평성 논란 여지를 안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매장의 95%는 자영 가맹점이어서 이들을 법적으로 중소기업으로 봐야 할지도 다시 따져봐야 할 일이다. 점포 증설이 제한되면 기존 점포의 기득권은 강화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프랜차이즈 업체의 위상 강화는 명약관화하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해 사회적 약자인 자영가맹점 점주가 더욱 열악한 지위로 내몰릴 것이라는 얘기 아닌가. 대기업 간판 밑의 자영업자나 이와 무관한 골목의 자영업자나 모두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영세 자영업자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장위는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후속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
  • ‘상생’에 초점… 프랜차이즈·외식업체는 “사업 하지 말라는 것”

    ‘상생’에 초점… 프랜차이즈·외식업체는 “사업 하지 말라는 것”

    ‘경제 민주화’를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 발표된 이번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업계 반발에도 상생과 동반성장의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의 불만이 예사롭지 않다. 제재를 받게 된 파리바게뜨 등 제과업체와 프랜차이즈협회, 외식업체들은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따를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할 태세다. 5일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중기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 “착한 결론”이라고 자평했다. 유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역지사지 정신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중견기업이라 할지라도 시장 지배력이 크면 소기업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권고가 중견기업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동반위가 제과점업 프랜차이즈점들과 중견기업을 포함한 외식업계를 중기 적합업종으로 넣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인해 발표 한 달 연기에 이어 전날 밤까지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해 사실상 동반위가 강제 조정을 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공정위가 정한 가맹점 기준이 아닌 동네 빵집 기준으로 출점을 제한하는 데 대해 동반위에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국 신규 출점 점포수 연 2% 제한과 도보 기준 동네 빵집 500m 내 프랜차이즈점 출점 제한에 대해 정용태 동반위 사무총장은 “동네 빵집 반경 500m가 아닌 도보 500m 출점 규제는 완화된 조정안”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동반위가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사실상 금지시켰지만, 대기업 측은 외식산업의 시장점유율이 대기업을 다 포함해도 4%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논의에서 아웃백 등 유력 외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보류됨에 따라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편 대한제과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서중 제과협회장은 “아쉽지만 영세 제과업계에도 희망이 생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랜차이즈협회는 “동반위 중재안대로 합의하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담합행위로도 볼 수 있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동반위는 권고 불이행 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며, 기업이 중기청의 사업조정을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한국은행 총재, 건설부 장관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전히 젊다. 공정 사회에 대한 갈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메일·전자파일 등 정보기술기기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여전히 많아 천문학과 사진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의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이 같은 소망을 담은 책 제목이다.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박 교수의 집은 가난했다. 소작농이었지만 아버지는 한글 초서 개발에 매진한 학자였다. 아버지가 농촌에서 농사에 전념하지 않는 “반거충이”다 보니 어머니가 농사일을 전담했다. 아버지는 박 교수의 모교인 백석초등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아버지의 한글 초서연구 결과인 ‘한글씨’는 독립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소년… 수업료 못 내 시험도 못 봐 하루에 14㎞를 걷고, 기차를 타고 이리공업중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수업료를 제때 내지는 못했다. 중간·기말고사 때는 교문 앞에서 수업료 납부 여부를 체크해 수업료를 낸 사람만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성적이 나쁜 것은 내 잘못이지만 수업료를 못내 시험을 못 봐서 성적이 나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고민했지요. 이때의 고민이 나를 성숙시켰습니다.” 지난달 초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 서울신문기자와 만난 박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간 유동성을 보장하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은 빈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그때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차 통학을 같이한 사람들은 10여명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박 교수보다 나이가 1∼2살 많았던 6명은 공산군 점령하에 청년대로 차출됐다. 수복이 되고 난 뒤에 그들은 빨치산이 돼 경찰서 습격사건을 벌이다 죽었다. 2명은 국군, 1명은 인민의용군으로 나가 전사했다. 박 교수는 “나는 나이가 어려서 살아 남았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면서도 “한국전쟁은 동족끼리 서로 죽인 가장 더러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장은 갈색 종이를 사서 직접 만들어 썼다. 그중 일부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일기가 내 일생의 성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일기에는 그날그날 일어난 일도 썼지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일도 담았다. 그래서 일기는 매일매일 뉘우치고 기도하는 장소였다. “어려울 때 용기를 주고 잘나갈 때는 겸손을 줬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가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는 데는 일기의 힘이 컸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지금도 간략하게 그날의 일과를 기록한다. 어머니… 베틀북, 개똥 옆에 떨어진 감 박 교수가 어렸을 때 그의 집안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 먹을 것도 귀했던 시절인지라 그는 일어나면 감나무 밑으로 뛰어가 떨어진 감을 주워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맛있게 생긴 감이 개똥 바로 옆에 떨어졌다. ‘맛있게 보이기는 한데 먹자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이런 고민 끝에 그는 감을 어머니에게 줬다. “이렇게 좋은 감은 너가 먹어라”는 어머니 말씀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어머니는 파안대소하더란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내가 부모를 나처럼 모신 것이 아니고 개똥 옆에 떨어진 감처럼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더욱 그 느낌이 강했다. 지금도 그의 서재에는 어머니가 쓰던 유품을 모아놓은 궤짝이 있다. 서재 곳곳에는 작은 유품들도 놓여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각종 기념품이 있는 서가에서 물건을 하나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부탁에 그는 망설임 없이 베틀북을 들었다. 어머니가 길쌈할 때 쓰던 도구다. 어머니가 짠 베를 염색한 뒤 그걸 교복으로 만들어 입고 다녔단다. 박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어려서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가난하기에 공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해사를 고른 이유는 학비가 없어도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시 병약한 부모와 나이 어린 여동생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가족회의를 거쳐 1년간 농사를 짓고 공부하면서 서울대 상대 진학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학생… 한 손엔 책, 한 손엔 농기구 1년 뒤인 1955년 서울 상대로 시험보러 가던 길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서울 역전과 남대문 일대는 전쟁으로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종로 네거리를 지날 때 눈에 띈 간판은 곰탕집, 복덕방 등이었다. “곰탕집은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은 무슨 떡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의 점심은 어머니가 싸준 찐 고구마 다섯 개였다. 합격은 했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결국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시험 볼 때만 학교에 나타나는 학생이 되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은 고모집 신세를 졌다. 농사를 지으러 내려갈 때는 도서관에서 10여권의 책을 빌려가고, 학교에 있을 때는 친구의 공책을 보면서 경제학을 배웠다. 그래도 대학 4학년 때 동아일보에 매주 실렸던 대학생 논단에 환율, 농촌 개발 등 경제 현안에 대해 3차례나 칼럼을 썼다. 주경야독이었지만 실력은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은 집에 내려갈 차비가 없었다. 김제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이런저런 궁리 끝에 서울역에서 개찰을 담당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개찰 담당 직원인 김진성씨는 그를 여객 전무한테 데려가서 설명을 하고 인계했다. 그 뒤로 여객 전무의 도움을 받아 몇 번 기차를 타고 왔다. 박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분을 찾으러 서울역에 갔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아직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행… 새 인생을 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배웠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려면 교수가 돼야 하고 유학이 필요했다. 가정 형편상 유학을 갈 수 없었던 박 교수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은행을 선택했다. 1961년 한국은행 입행으로 박 교수는 안정과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한은에 들어오면서 직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지요.” 한은에 합격한 기쁨에 일기장에 ‘쾌재!’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썼다. 한은에서 국민소득추계의 정확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1967년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1968년 박 교수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당시 서봉균 재무부 장관을 초청해 환율을 크게 올려야 한다는 정책 건의를 했는데 이것이 다음 날 아침 동아일보 1면에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도가 됐다. 발설자를 찾기 위해 한은 부총재를 포함해 10여명이 끌려들어가 심문을 당했다. 그러나 발설자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자료를 만들고 보고한 박 교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발설한 셈이 된다고 해서 그가 징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나중에 발설자가 드러나면서 한은 내부에서는 그에게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던 1970년 한은에 해외 학술연수제도가 생기면서 박 교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36세였다. 2년 동안 석사를 취득하는 조건이었으나 그는 박사까지 따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 박 교수는 “전쟁하듯이” 공부를 했다. 보통 박사학위 취득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논문 작성이다. 박 교수는 한은 조사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노동력 과잉 경제에 있어서 외국자본의 경제개발 효과’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 작성에 걸린 시간은 6개월.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그건 나처럼 시간이 한정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라며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나의 꿈, 나의 길 경제학 박사가 돼 한국은행에 복귀하니 두 군데에서 일자리 요청이 왔다. 대통령 경제수석실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과 경제기획원이 제안한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이었다. 우리나라와 반대 조건인 나라가 궁금했던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한국에 어머니와 세 자녀가 남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아내와 두 자녀가 동행하는 이산가족 신세가 1년간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뒤 한은에 잠시 머물다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꿈을 실현했으니 굿판의 무당처럼” 신나게 가르쳤다. 대학 교수로 일한 시간은 총 26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보편화돼 있지만 30여년 전에는 낯선 시도를 한 것이다. 시험 채점도 조교에게 맡기지 않고 두번씩 직접 점검해서 점수를 매겼다. 신문에 글을 쓰고 방송에 나가 강연하는 활동도 열심히 했다.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1977년부터 3년간 경제 관련 사설을 쓰기도 했다. 당시는 유신 말기라 정치나 사회 쪽 사설은 쓰기가 어려웠다. 경제로 관심이 쏠리면서 매주 4∼5회 사설을 썼다. 박 교수는 ‘서울신문 100년사’에 “신문 사설을 쓰기 전에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지 못했다”며 “내가 쓴 사설에 정부, 기업, 경제단체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그 중요성을 점차 깨달았고 이 때문에 큰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1986년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당시 금통위원은 비상임이라 매주 목요일에만 한은으로 출근했다. <하편에 계속>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박승 前 한은 총재는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1942~1948년 김제 백석초등학교 1948~1954년 이리공업중고등학교 1955~61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1961~1976년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 1972~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1974~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장 1976년 9월~2001년 2월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1977~1979년 서울신문 논설위원 1986년 1월~1988년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988년 2~1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1988년 12월~1989년 7월 건설부 장관 1993~1996년 주택공사 이사장 1997~1998년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2001년 2월~2002년 3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2001년 3월~ 중앙대 명예교수 2002년 4월~2006년 3월 한국은행 총재
  • 日 징용 해저 수몰 희생자 넋 71년만에 달랬다

    日 징용 해저 수몰 희생자 넋 71년만에 달랬다

    일본 조세이 해저탄광에서 사고로 수장된 한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도비 건립 행사가 참사 71년 만인 지난 2일 사고현장이 있는 야마구치현 우베시 니시키와 마을에서 유족과 일본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조세이 탄광에서는 태평양전쟁중인 1942년 2월 3일 일제가 전쟁물자 조달을 위해 바다에서 무리하게 조업을 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 조선인 징용피해자 136명 등 모두 183명이 수몰됐다. 참사 71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한국 측 희생자 유족 20명과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조세이 사고 모임) 관계자 등 일본 측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주택가에 세운 추도비의 제막식과 제사, 추도 집회 등을 잇달아 갖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유족과 조세이 사고 모임의 숙원사업이었던 이 추도비에는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창씨개명전 한국 이름이 한자로 새겨졌다. 일본 측 인사들은 추도식 후 인근 노인복지관에서 한인들이 징용된 뒤 수몰되기까지의 비극적 삶을 묘사한 연극을 공연,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행사를 주도한 조세이 사고 모임은 1993년부터 매년 2월 초 자체 모금한 돈으로 유족들을 사고 현장에 초청, 추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모임의 도움으로 유족들은 지난 20년간 사고 현장 근처에서 제사를 지낼 수 있었지만 고정된 추모 장소가 없어 이곳저곳 옮겨 다녀야 했다. 올해는 조세이 사고 모임 측이 모금한 돈으로 매입한 추도비 부지에서 행사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올해의 추모 행사는 일본 사회가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인들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리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허창수 GS그룹 회장 “인격적으로 존경받아야”

    허창수 GS그룹 회장 “인격적으로 존경받아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존경받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다. 3일 GS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이 지난 1일 제주 엘리시안리조트에서 열린 만찬회에서 신임 임원들에게 “부하 직원들로부터 실력은 물론 인격적으로도 존경받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솔선수범이야말로 가장 갖추기 쉬운 리더십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허 회장은 “모두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함을 물론 고용 창출과 사회공헌, 동반성장 등에도 힘써야 한다”면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 참여해 진정성 있는 나눔의 실천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사업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내실 있는 성장, 질적인 성장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이를 실천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최 회장 구속,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계기로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 SK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어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최 회장이 펀드 출자금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교부받은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08년 말 그룹 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의 선고 형량이 지난해 11월 검찰 구형량 그대로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재계 총수의 비리 단죄에 대한 사법부의 강한 의지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은 새 정부가 추진할 경제민주화 정책의 향방과 연관해 국민적 이목을 모았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열린 대기업 총수에 대한 첫 선고 공판이었다는 점에서다. 검찰과 SK 간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았을 것이다. SK는 최 회장이 펀드자금의 불법 송금을 몰랐다며 횡령 혐의에 대한 공모 관계를 부정하는 데 집중했다. SK는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아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법정 다툼을 계속할 태세다. 재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최 회장마저 법정구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0대 그룹 오너 2명이 6개월 사이 연이어 법정구속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선고 이후 긴급 회의를 열어 “법원이 최 회장을 법정구속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대기업에 대한 규제의 강도가 약해지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 23명은 횡령·배임죄로 처벌받는 재벌 총수에게는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은 이런 때일수록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작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사법 처리가 묻지마식 반기업 정서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 재판부 “처벌 면할 수 없다”… 총수 봐주기서 법대로

    재판부 “처벌 면할 수 없다”… 총수 봐주기서 법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법정 구속됐다.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무죄로 풀려났으나 재벌 총수가 법정 구속됐다는 점에서 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해 2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실형 선고를 시작으로 재벌가의 횡령·배임 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판결’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는 최 회장을 SK그룹 횡령 사건의 주범으로 봤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등 계열사에서 빼돌린 465억원을 개인 용도로 썼다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계열사에서 유출된 자금의 실질적인 사용 주체는 최 회장으로 보인다”고 못 박았다. 검찰도 재판 과정에서 “최 회장이 횡령 범죄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유출한 자금을 수개월 내 개인 재산으로 보전할 의사가 있었던 점 등 감경 요인을 감안해 대법원의 양형기준 권고형량 범위인 징역 4~7년 중 최하한형인 징역 4년을 선고한다”면서 “최 회장이 배임 혐의로 2008년 5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같은 해 8월 사면·복권된 뒤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번 범행을 저지른 점, 계열사를 조직적으로 동원해 사적인 이익을 취한 점, 진지한 반성 없이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점 등 책임에 상응하는 실형 처벌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실제보다 부풀려 줬다가 일부를 반납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범으로 기소된 최 부회장에 대해서는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펀드 선지급금 횡령 및 이를 담보로 한 부당 대출은 진술 번복과 실질적 횡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최 부회장이 차명 보유한 중소 컨설팅업체 아이에프글로벌(IFG)의 주식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혐의는 손해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다”며 “판결문 검토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선고 뒤 상기된 얼굴로 “제가 무엇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는지 몰라도 정말 이 일을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안 것이 2010년이라서 내용 자체를 모른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형의 법정 구속에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숙인 최 부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말한 뒤 자리를 떴다. 개정 전 법정 출입구는 취재진과 SK그룹 직원들, 법원 관계자들, 최 회장의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日 전쟁영화 보면, 극우 아베 역사관 보인다

    日 전쟁영화 보면, 극우 아베 역사관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연합국 최고사령부(GHQ) 통치 아래서 ‘맥아더 안’을 기초로 1946년 11월 새로운 ‘일본국헌법’을 공포했다. 이 헌법은 그 다음 해 5월 시행한 이후로 한 번도 개정한 적이 없다. 흔히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의 전후 헌법은 제9조에 ‘전쟁 포기, 전력 불보유, 교전권 부인’을 명시하고 있다. 제9조 제1항에 “국권의 발동으로서의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한다”라고, 제2항에는 “전항(前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은 불보유, 국가의 교전권은 불인정한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군대는 군대가 아니라 ‘자위대’이다. 그렇다고 일본이 군비를 적게 쓰는 것은 아니다.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국방비 순위 6위였다. 지난해 출범한 아베 신조(58) 정권은 지난달 28일 11년 만에 방위비(약 57조원)를 늘리는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국방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선거공약으로 평화헌법 개정을 내세웠고, 일본 국민에게 지지를 받았다. 경기침체로 1988년 이래 잃어버린 25년을 지나고 있는 일본인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기대할지도 모르겠으나, 1867년 메이지 유신 이래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고, 그 피해를 경험했던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재무장이 아닌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진한 인천대 일문학과 부교수 등 일본영상연구회가 최근 펴낸 ‘‘가미카제 특공대’에서 ‘우주전함 야마토’까지’(소명출판 펴냄)는 전후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전쟁영화를 통해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왜곡된 역사인식을 주로 일본 교과서에서 찾지만, 대중문화가 더 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7편의 논문은 전후 일본 전쟁영화가 전쟁 기억의 과잉과 망각 사이를 통과하면서 반성은 사라지고 반전의식은 인류 최초의 원폭피해 국가라는 ‘피폭내셔널리즘’으로 바뀌었고, 가미카제 특공대의 죽음을 에도시대의 무사도(武士道)로 전환시키며 정당화한다고 지적한다. 한정선(43) 고려대 국제학부 부교수가 쓴 ‘전후 세대의 ‘기념비적 전쟁의 기억’과 굴절된 자긍심’이란 논문은 특히 눈길을 끈다. 한 교수는 “1974년 요미우리TV방송에서 방영된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는 기념비적인 드라마”가 된다고 지적했다. 처음엔 인기가 시들했는데, 1976년 재방송을 시작하면서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제치고 중학생에서 대학생까지 폭넓은 인기를 확보했으며, 전국에 30여개 팬클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야마토’(大和)는 무엇이었나. 태평양 전쟁때 일본이 건조한 세대 최대 규모의 전함으로 ‘일본의 자존심’이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은 ‘자존심’이 침몰할까 전전긍긍해 제대로 실전에 투입해보지도 못했는데 1945년 4월 미군 함재기의 1시간 40여분에 걸친 맹폭을 받고 결국 침몰했다. 거함거포주의의 종말이었다. 대신 영화 우주전함 야마토는 서기 2199년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침몰했던 태평양 연안(규슈 지역)에서 200년 만에 떠올라 영웅적 행위를 한다는 스토리다. 애니메이션에는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이 보이는 가운데 비극적 영웅을 재현하고, 카타르시스에 이른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주전함 야마토’를 소비한 층이 1950년대 중반에 태어나 ‘신인류’로 명명되는 세대인데, 아베 신조가 그 세대이다. 아베 정권에 참여한 극우인사로 분류되는 아소 다로(73) 재무장관은 만화광이다. 한 교수는 “경제침체 속에서 일본인이 제국의 기억을 끌어내고 있는 것인지, 대중문화가 그런 기억을 부추기고 있는지 불명확하지만 전쟁의 기억은 아시아에서 현재진행형인 측면에서 일본의 전쟁인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학폭, 경미하거나 학생간 화해땐 ‘학폭위’ 생략

    앞으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사안이 경미하고 당사자 간 화해가 이뤄졌다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위)를 생략할 수 있게 된다. 모든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학폭위 개최로 인해 학교 현장의 행정 낭비가 심하고, 학생 지도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1일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을 위한 세부기준’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안은 경미한 사건에서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 학생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피해 학생이 이를 받아들이면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이를 학폭위에 회부하지 않고 담임교사에게만 통보하도록 했다. ‘경미한 사건’은 ▲피해 학생에게 정신적· 신체적· 재산상 피해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가해학생이 이전에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된 적이 없고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경우에 해당할 때 등으로 한정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학폭위를 열게 한 결과, 평소 학교 생활에 모범이 되는 학생이 우발적으로 싸움을 벌이더라도 학폭위에 회부돼 학생부에 기록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가혹하고 비교육적인 측면이 있어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각 학교 학폭위가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조사보고서 양식을 통일하고, 폭력 행위의 경중 판단 요소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장애학생인 경우에는 학폭위에 특수교육 전문가를 참여시켜 장애학생의 특성에 대한 의견을 참고하도록 하고, 반대로 피해자가 장애학생인 경우에는 심의 강도를 높이도록 했다. 또 피해 학생의 신고·고발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행위도 가중처벌한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 학생의 선도 가능성 등도 주요 판단 근거로 활용하도록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조계종, 나눔통한 희망 실천 운동

    조계종, 나눔통한 희망 실천 운동

    불교계가 시민사회 속으로 파고드는 사회 참여의 실천적 조치들을 잇달아 천명하고 행동으로 옮겨 교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불교계가 그동안 사회 현안에 비교적 수동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성과 개선 차원에서 나온 것들이어서 주목된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지난달 25일 간담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전국 각 대학별 지도급 불자교수 1250명으로 구성된 교수 자문단을 발족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조계종복지재단은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올해 사업 목표를 ‘나눔의 확산을 통한 희망실현 동력 확대’로 천명해 다른 종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중앙신도회의 교수 자문단 활동은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인 전국 국·공·사립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한 불교계의 사회 공헌 어젠다 제시 차원에서 도드라진다. 지난달 25일 전국 국·공립대 전·현직 교수 27명이 모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과 설동근 동명대 총장을 공동단장으로 선출하고 불교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공동선 실현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수들은 각종 사회공헌 분야 사업에 대한 의제 발굴은 물론 공동선 추구에 필요한 어젠다와 담론을 형성하기로 하는 등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달 말쯤 발족할 자문단의 1250명은 부처님 제자 1250 비구를 상징한다. 이들은 앞으로 사회봉사, 공동법회, 템플스테이, 사찰순례 등으로 지역별 공동체를 이뤄 당면 지역 사회의 과제도 함께 풀어나간다. 이와 관련해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17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는 불교는 사회 현실에 적극 참여해 왔으면서도 사회 속에서의 역량은 사실상 부족했다”며 “불교가 사회적 공동의제 해결에 일익을 담당하고 사회 공동선 실천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복지재단 측이 ‘나눔의 확산을 통한 희망실현 동력 확대’를 새삼스레 천명한 것도 실천하는 수행의 저변확대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설립 18년을 맞은 조계종복지재단은 140여개의 산하시설을 거느린 불교계 최대의 복지기관. 교계 최초로 구축한 ‘종합전산시스템’을 토대로 올해 저소득계층의 삶의 질 향상과 자립을 돕고 사회양극화 해소에 우선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자원봉사단 진흥위원회를 주축으로 청소년 의지나눔 사업이자 청소년 심성 계발을 위한 ‘내 꿈 찾기 의지나눔’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기업 외식사업 신규진출 금지되나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출점 시 거리 제한이 적용된다. 대기업의 외식업 신규 진출을 제한하기 위해 관련 인수·합병을 불허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롯데, CJ 등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3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반위는 전날 해당 분야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논의해 이같이 잠정 결론을 내렸다. 최종안은 오는 5일 발표한다. 동반위는 대기업 외식 브랜드 신규 사업을 아예 금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외식업중앙회에서 강하게 주장했고 동반위도 이미 안을 마련해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규제 대상은 롯데리아, CJ푸드빌, 신세계푸드, 농심, 아워홈, 매일유업 등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 놀부, 새마을식당, 원할머니 보쌈, 본비빔밥 등 중견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등을 포함해 30여개다. 다만 동반위는 골목상권이 아닌 지역에서 외식 대기업의 신규 출점은 일부 허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강남역 대로변 등 핵심 상권은 출점과 투자비가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골목상권의 예외로 둘 수 있다는 게 동반위의 입장이다. 놀부와 새마을식당 등 중견 업체의 경우 동종 업종이 일정 거리 이내에 영업 중이면 신규 출점이 금지된다. 이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전국적으로 많게는 700여개에 달해 골목상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한다는 게 외식업중앙회의 주장이다. 또 대기업의 외식업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외식업체 인수·합병 참여를 원천 금지할 방침이다. 문제는 외국계 기업은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은 회의 출석도 안 하는 등 협의조차 않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규제대상에서 빠질 확률이 높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업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외식업의 시장 특성상 수시로 사업을 열고 접는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 금지는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외식 전문 중견기업인데 거리 제한을 두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외국계와의 역차별은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KT “콘텐츠 동반성장 1000억펀드 운용”

    KT “콘텐츠 동반성장 1000억펀드 운용”

    “중소 제작사들의 콘텐츠 육성을 위해 투자펀드 600억원, 대출펀드 400억원 등 1000억원 펀드를 조성하겠다.” KT는 31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콘텐츠 발전을 위한 1000억원 펀드 실행 및 콘텐츠 업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김주성 KT 미디어허브 대표는 “투자펀드 6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은 영상에, 150억원은 음악과 게임·e러닝·e북 등 뉴미디어 분야에 각각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투자펀드의 운용을 위해 상시적으로 투자 검증 시스템을 운영, 우수 콘텐츠에 대해 투자가 제때 실현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반기별로 핵심투자 테마를 선정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콘텐츠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펀드 운영은 지난해 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새로 설립된 KT 미디어허브가 담당한다. 앞서 이석채 KT회장은 지난해 9월 콘텐츠 생태계와의 동반성장 전략으로 1000억원 펀드 조성 계획을 밝혔고, 이날 간담회는 구체적인 펀드 운영 계획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대출펀드는 KT와 IBK기업은행이 각각 200억원씩을 출자해 조성한다. 중소 콘텐츠 제작사는 초기 프로젝트 기획·개발 등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저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기존 콘텐츠 펀드는 영상과 수익 우선으로 완성 단계 프로젝트에 주로 투자했다”며 “KT는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대상으로 제작에서 유통까지 다각도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 콘텐츠의 제작도 돕는다. 이와 관련, 서울 목동의 올레 미디어 스튜디오를 통해 제작 시 필요한 장비를 지원한다. 제작된 콘텐츠는 인터넷TV(IPTV)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유스트림(Ustream), 숨피(Soompi), 올레뮤직 등 KT 그룹 내 플랫폼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KT는 올레TV에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이 자사 채널이나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도록 가이드 채널인 ‘콘텐츠존’(가칭)도 운영한다. 채널 수를 14개 늘려 보다 많은 콘텐츠 사업자들이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레 미디어 스튜디오를 활용한 제작자 양성 프로그램의 정원을 500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늘려 인재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총리후보 전격 사퇴] “불통 인사 시스템 안 바뀌면 고질 반복”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잇따른 비리 의혹 속에 29일 전격 사퇴하자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태의연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과의 소통도, 철저한 검증도 없이 이뤄진 밀실 인사의 한계라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류민종(25)씨는 “물밑에서 쉬쉬하며 총리 후보자를 인선한 과정부터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시스템에 의한 철저한 검증 방식을 적용해 의혹 없는 총리 후보가 나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주부 구영숙(49)씨는 “박 당선인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없으면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장까지 거친 사람을 국무총리 후보로 밀었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간사는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살리기, 사회통합을 얘기해 온 만큼 낮은 자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복수의 후보를 추려 국민의 검증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 탈세 등은 공동체 질서를 짓밟는 행위인 만큼 다음 후보는 이런 보편적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깨끗한 사람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 사람이면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겠다’고 국민이 신뢰할 만한 후보를 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주부 이익순(53)씨는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사람을 총리로 세운다면 여전히 사익을 도모하고 국민을 기만하지 않겠느냐”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측근 총리가 아니라 소신을 갖고 국민을 삶을 살피는 사람을 차기 총리로 지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규종(30)씨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는 국민의 심정이 어떻겠느냐”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법조인 김찬규(33)씨는 “지금 상태라면 박 당선인도 MB와 다름없는 ‘불통(不通)정권’의 오명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대선 때 외치던 초심을 살려 국민의 마음을 살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금융권 中企 설자금 ‘껑충’ 3조 늘린 15조5000억원

    금융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을 확 늘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각별한 중기 챙기기’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은 중소기업에 각각 4조 6000억원과 10조 9000억원 등 총 15조 5000억원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3조원 많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보다 1조원 많은 3조원을 지원한다. 5000억원을 지원하는 산업은행은 운전자금 대출일 경우 최대 0.5% 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4300억원을 직접 대출해 준다. 68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하는 신용·기술보증기금은 건설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추가 발행해 자금난을 덜어줄 계획이다. 우리, 국민, 신한은행은 특별자금 대출 2조 5000억원을 각각 신규 지원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신규 대출 5000억원 외에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상품(‘NH중소기업 동반성장론’)도 판매한다. 전통시장·영세 자영업자·서민 등 취약계층에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으로 290억원의 긴급자금이 지원된다. 전통시장 상인은 기존 대출과 별도로 미소금융을 통해 최대 500만원까지 더 빌릴 수 있다. 새희망홀씨 대출의 개인별 한도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최대 2000만원으로 종전보다 300만원 늘어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울산 자매살해범 1심 사형

    법원이 여자 친구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28)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부장 성금석)는 25일 살인죄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현재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화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 당시 불과 3분 20초 만에 자매를 살해한 것은 치밀하고 결연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연인이 이별을 통보한 것이 범행 동기라는 것은 참작할 수 있더라도 동생마저 살해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치소의 가족 접견 기록을 보면 피고인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는 내용은 없고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만 하는 가족 이기주의를 볼 수 있었다”면서 “피고인이 여러 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반성과 참회의 진실성이 의심스럽다”고 판시했다. 피해자의 아버지(62)는 “대다수 국민의 정서에 맞는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감사한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장준하 선생에게 유죄를 선고한 뼈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사법부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재심 청구 이후 3년이 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드립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 재판장의 무죄 선고에 방청석에는 승리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이를 보는 장 선생의 아들 호권(64)씨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유죄 판결이 난 지 39년,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된 지 38년 만의 무죄 판결이었다. 이날 형사합의26부는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974년 기소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장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인 유상재 부장판사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긴급조치 1호는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위헌·무효임이 확인됐기 때문에 장 선생에게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장 선생에 대한 존경과 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유 부장판사는 “국가가 범한 지난날의 과오에 공적으로 사죄를 구하는 매우 엄숙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진다”면서 “국민주권과 헌법정신이 유린당한 인권의 암흑기에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스스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 선생은 1974년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했다가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 아들 장씨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고 정의가 살아났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이 그런 시대로 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불신에 쌓여 있던 사법부가 역사를 직시하고 인물을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죄 판결을 계기로 장씨는 부친의 의문사 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장 선생은 복역 중 협심증으로 인한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이듬해인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암살’ 논란이 일었으며,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의문사 의혹 규명에 나선 상태다. 국민대책위는 사인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 탄현면에 안장돼 있던 유골을 수습해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부친 사망 이후 외국으로 도피해 오랫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싱가포르 18년, 말레이시아 3년 등 27년간 해외생활을 하다 2003년 귀국했다. “1976년 4월 19일, 그러니까 4·19 16주년인 날이었어요.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 달라는 성명서를 만들고 나서 괴한 4명에게 테러를 당했지요. 턱뼈가 8조각으로 부서졌더군요. 그때 제 나이 27세. 3개월 동안 병원에 있다 퇴원했는데 도저히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싶더군요.” 장씨는 “아버지가 타살을 당한 것으로 밝혀지면 누가 왜 그랬는지 과정을 따져 묻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가의 힘에 기대어 무소불위의 폭력을 자행했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는 시간이 흘렀어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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