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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숙인 기성용…“치기 어린 글…감독께 사과”

    고개숙인 기성용…“치기 어린 글…감독께 사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최강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조롱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사과했다. 기성용은 5일 에이전트를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사과문에서 “해당 페이스북은 1년 전까지 지인들과 함께 사용하던 것으로 공개할 목적은 없었다”면서도 “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많은 팬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비밀 페이스북’의 게시물을 직접 작성했다고 깨끗하게 시인하면서 “어쨌든 국가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 전해졌다”고 반성했다. 이어 “치기 어린 저의 글로 상처가 컸을 최강희 감독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의 네덜란드 훈련캠프에서 직접 사과문을 작성해 보내왔다고 에이전트가 밝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인문계 대학 출신 일자리 대책 시급하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대학을 평가할 때 인문계와 예·체능계열의 취업률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들 학과의 낮은 취업률이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각 대학당국의 논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현실적으로 인문계와 예·체능계 학과가 졸업 직후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취업률이 평가지표에 포함되는 바람에 정부의 재정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되고, 학자금 대출 제한 같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대학의 고민이었다. 문제는 학과 통·폐합 같은 구조조정이 문학·역사·철학 같은 인문학 관련 학과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당연히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의 반발이 일었고, 인문학 기반의 붕괴를 우려하는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까지 가세하자 정부도 자연스럽게 지표를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인문학 관련 학과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정책이 대학의 인문학 관련 학과만 살리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에도 많은 대학에서 문·사·철 학과의 폐지 움직임이 있었다. 그때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했지만, 학계에서조차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위기’가 아니냐는 반론도 없지 않았다. 일부지만, 인문학 보호 논리가 본질과는 상관없이 기득권 지키기로 흘렀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위기론(論)이 인문학 자체가 아닌, 학과와 교수만 살린 것이 아니냐는 반성이었다. 인문학이 대학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이번 논란이 해소되는 과정에서도 정작 인문학 전공 학생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문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전공자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인문학의 발전은 국가 발전과 비례한다. 선진국치고 인문학이 정체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각 대학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문학 전공 졸업생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려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소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에 인문학 전공자의 역량을 우리 사회 전반에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인문학 진흥 정책도 대학정원 늘리기가 아닌,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 [영화 리뷰] ‘론 레인저’

    [영화 리뷰] ‘론 레인저’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과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를 전세계적으로 히트시킨 할리우드의 ‘미다스의 손’ 제리 브룩하이머의 감각은 죽지 않았다. 관객보다 딱 반 발짝 앞서가는 균형 감각은 그가 제작을 맡은 새 영화 ‘론 레인저’(The Lone Ranger·4일 개봉)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론 레인저’는 1933년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첫선을 보인 뒤 각종 영화와 TV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진 인기 캐릭터다. 80년 만에 총제작비 2억 5000만 달러의 블록버스터로 재탄생한 ‘론 레인저’는 박제된 서부 영화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이의 상당 부분은 조니 뎁, 아미 해머 등 주연배우들과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활약에 기인한다. 이들은 서부 영화가 대부분 지루하고 올드한 느낌을 주는 한계를 독특한 캐릭터와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극복했다. 특히 영웅 론 레인저가 아닌 인디언 톤토의 입장에서 전개시키는 원작과 다른 역발상 전략이 눈길을 끈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이에 대해 “마치 돈키호테가 아닌 산초 중심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한 것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톤토 역의 조니 뎁은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한껏 선보인다. 머리에 검은 새를 얹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강렬한 페이스 페인팅을 한 악령을 쫓는 사냥꾼 톤토는 말 그대로 기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어린 시절 끔찍한 기억으로 백인에 대한 복수심을 갖게 된 그는 말수는 적지만 엉뚱한 행동과 눈빛만으로도 큰 웃음을 준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가 톤토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살아난 존(아미 해머)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론 레인저로 부활해 톤토와 함께 잔혹한 악당에 맞선다. 검은 마스크와 정장, 흰 모자를 쓰고 질주하는 아미 해머는 조니 뎁과는 상반된 매력으로 콤비 플레이를 선보인다. ‘론 레인저’는 차가운 기계음이 난무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달리 아날로그 액션 모험 영화로서의 미덕이 돋보인다. 서부의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250t이 넘는 3대의 기차와 8㎞의 철로를 만들어 실재감을 높였고 배우들은 시속 65㎞로 달리는 기차에서 직접 연기했다. 특히 후반부에 론 레인저가 달리는 기차 위에서 흰색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무엇보다 서부개척시대에 백인들의 일그러진 욕심이 어떻게 인디언 원주민의 삶을 파괴했는지에 대한 반성은 교훈을 준다. 톤토와 론 레인저가 벌인 복수극의 클라이맥스에서 울려 퍼지는 윌리엄텔 서곡은 통쾌함을 배가시킨다. 이야기의 구성이 다소 헐겁고 극 전개나 에피소드가 전작 ‘캐리비언의 해적’의 팬들에게 성에 차지 않는 부분도 있다. 또한 2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러닝 타임과 초반부의 잔인한 장면은 가족 영화로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액션과 유머가 적절히 버무러진 오락 영화로 즐기기에 큰 부족함은 없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현대모비스 ‘新 상생 모델’

    각종 자동차 부품용 사출제품의 경우 사출 금형의 온도와 압력·습도 등 여러 민감한 생산조건이 품질과 직결된다. 생산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었다. 대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선진 생산공정 관리 시스템을 중소기업들이 갖추기란 쉽지 않다. 보통 ‘억 단위’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4일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공장에 ‘품질 및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협력업체용으로 생산관리 표준시스템을 개발했다. 영세한 협력사들은 표준화된 시스템을 자사 생산현장에 도입하면 불량률 감소는 물론 에너지 절감도 꾀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행보를 통해 대기업들의 동반성장이 단순한 자금 지원에서 벗어나 보유 특허 대여 및 선진 기술 개방 등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말하자면 중소 협력사들에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도 “IT를 기반으로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공동으로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업계 처음으로 새로운 동반성장 및 창조경영의 모범사례”라고 자부한다. 이 시스템은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가 동시에 생산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다. 때문에 협력사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이상이나 불량을 이중으로 감독할 수 있으며, 긴밀한 협력대응도 가능하다. 제품 불량률이 현격히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 각 공장의 에너지 사용 현황도 확인할 수 있어 전력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피크시간대에도 공장을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10월 주요 부품 협력사 4곳에 시스템을 시범 적용해 효과 검증과 개선점을 파악한 뒤 조만간 전 협력사(300곳)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업체로 선정된 우성파워텍의 정정훈 대표는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이 같은 관리시스템 도입이 절실했지만 설치·유지에 드는 비용 때문에 중소업체가 단독으로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현대모비스가 이런 시스템을 지원하고, 공정관리 표준과 방향까지 제시해 준다니 공정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현대모비스 구매본부장인 현형주 전무는 “협력사의 부품 경쟁력이 궁극적으로 국내 완성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 같은 프로젝트를 마련했다”며 “중소 협력사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극우’ 부전여전

    지난해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18%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마린 르펜 프랑스국민전선(FN)의 대표가 무슬림을 나치 부대에 비유한 발언으로 유럽의회에서 면책특권을 박탈당했다. 아버지 장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 대표도 1998년 반유대적 발언으로 면책특권을 잃은 바 있어 ‘부전여전’으로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부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찬성 11표, 반성 1표로 면책특권을 박탈당해 인종차별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르펜 대표는 2010년 프랑스 거리에서 기도하는 무슬림들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둔했던 나치 부대에 비유해 남동부의 리옹 법원에 제소됐으나 유럽의회 의원 신분이라는 이유로 면책특권이 적용돼 지금껏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그는 의회의 조사에서 “15년 전부터 우리는 거리에서 기도하기 위해 모여 있는 무슬림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들이 10~15개의 공공장소를 차지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르펜 대표는 2004년과 2009년 유럽연합(EU) 회원국 시민들이 5년에 한 번씩 투표에 참여해 선출하는 유럽의회 의원직에 당선돼 현재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인종차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르펜 대표는 최대 징역 1년형과 4만 5000유로(약 6673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여야 “싸우면서 일한 6월국회” 자평… 단합모드로

    여야가 6월 임시국회를 끝내더니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2일 본회의 산회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 건너편 설렁탕집에서 저녁 회동을 갖고 폭탄주 러브샷과 덕담을 나눴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운영위 소속 의원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우연히 같은 식당을 찾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까지 합류했고 김 대표가 밥값을 냈다. 2차는 근처 호프집으로 옮겨 이어졌고 새누리당이 계산을 했다. 공공의료원,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에는 등산을 함께 가기로 즉석에서 의기투합까지 했다고 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6월의 성과에 상당히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각각 새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데뷔 무대인 6월 국회는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으로 여러 차례 파행 위기를 겪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한 데 대해 스스로들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3일 회의에서 “233건의 법안 처리로 역대 임시국회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고 ‘실적’을 내세웠다. 전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는 이날 황우여 대표가 “우리가 계획한 것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자성한다”며 반성을 앞세워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111건의 법안을 제·개정할 예정이었는데 아직 65건이 미제로 남아 있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법안 미처리를 부각시킨 것이다. ‘뼈 있는 말’을 놓고 당내에서는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 사이에 그간 쌓였던 불만이 불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둘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문제로 야당과의 대치 등에 대한 의견이 달라 내심 서로 불편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우회적 대처를 강조한 황 대표와 정면돌파를 선택한 최 원내대표 사이에 전략의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롯데 3500억대 일감 중소기업과 나눈다

    롯데 3500억대 일감 중소기업과 나눈다

    롯데그룹이 3500억원 규모의 일감을 중소기업을 포함한 외부 기업에 개방하기로 했다. 총수 일가가 회사 이익을 독식하는 행위를 막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 재계에서 나온 첫 조치다. 롯데는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를 줄이고 경쟁입찰을 도입해 외부 기업에 일감을 나눠줄 계획이다.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던 물류, 시스템통합(SI), 광고, 건설 등 4개 부문에서 연 3500억원 규모의 일감이 개방된다. 금액별로는 물류가 1550억원으로 가장 많고 건설 1050억원, SI 500억원, 광고 400억원 순이다. 물류에서는 롯데로지스틱스에 몰아줬던 그룹 내 석유화학 계열사의 국내외 물류 물량을 모두 경쟁입찰에 부치기로 했다. 광고 분야에서는 대표 계열사의 광고와 전단 제작을 경쟁입찰로 전환한다. 그룹의 광고계열사 대홍기획이 맡아 온 롯데백화점 TV 광고와 롯데제과 자일리톨껌 등 주요 제품의 광고 제작에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롯데백화점의 전단 제작 기회도 중소기업에 열린다. 롯데는 광고 분야의 일감 나누기로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를 늘리는 것은 물론 그룹으로서는 외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PC와 사무자동화(OA), 통신 설비를 구축하는 SI와 건설 분야에서도 각각 롯데정보통신과 롯데건설이 맡아 온 계열사의 일감 일부를 외부에 개방할 예정이다. 다만 회사 기밀이나 보안과 관련이 있거나 경영상 비효율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롯데는 내부거래를 축소해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감 나누기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4개 부문의 일감 개방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핀 뒤 개방 규모 및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전날 국회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발표됐다. 내년 1월부터는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는 내부거래는 제재 대상이 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지원 아나운서 ‘똑똑해서 괴롭다?’

    정지원 아나운서 ‘똑똑해서 괴롭다?’

    정지원 KBS 아나운서가 ‘똑똑한 여자의 고충’을 털어놨다. 정지원 아나운서는 2일 방송된 KBS2 ‘1대100’ 300회 특집에서 ‘안녕하세요’ MC들과 대결을 펼치는 100인 중 한명으로 퀴즈에 나섰다. 정지원 아나운서는 미모뿐만 아니라 멘사 회원으로도 유명하다. 멘사는 공인 IQ테스트에서 전 세계 인구 2% 안에 드는 IQ 148 이상을 받은 사람에게만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천재들의 모임이다. 정지원 아나운서는 이날 퀴즈쇼 인터뷰에서 “남성분들이 다가오기 어려워한다”면서 “똑똑한 여자도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이영자도 “저도 뚱뚱한 여자도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정지원 아나운서는 5단계에서 탈락했다. 정지원 아나운서는 방송이 끝난 뒤 트위터에 “실제론 ‘허당’이라고 하죠? 똑똑하지 못한 허술함투성이 아나운서예요. 5단계 탈락 후 반성 중”이라는 글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연민의 한계/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옴부즈맨 칼럼] 연민의 한계/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옴부즈맨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한 지도 1년 반이 지났다. 귀한 지면에 모자란 글을 실을 수 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무엇보다 신문 구석구석을 매일 꼼꼼히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신문을 통해 본 우리 사회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대통령 선거와 같이 큰 사건에서부터 지방 소도시의 우수 자치 행정 사례까지, 국정원과 관련된 최근의 논란에서 문화·예술계의 동향까지. 매일 아침 신문은 내가 전혀 알 수 없었던 사건들을 나의 삶으로 배달해 주었다. 그리고 이 ‘앎’은 나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사회 저편의 사람들까지도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게 했다. 공동체는 나의 경험과 앎에 의해 경계지어진다. 루소는 이러한 현상을 ‘연민’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통 받는 타인의 자리에 자신을 위치시켜 볼 수 있는 상상력, 즉 연민의 능력을 갖는데, 이 연민의 한계가 사회의 경계라는 것이다. ‘나’라는 개인은 시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사회의 특정 공간에서 한정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지만, 신문은 나에게 보이는 사회를 넘어 내가 속한 더 큰 공간의 형태를 포착하고 그 경계를 확정지음으로써 나에게 특정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얻은, 나 이외의 것에 대한 앎과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연민을 가능하게 한다. 연민이라는 능력 덕에, 우리는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형 할인마트 대신 전통시장을 찾기도 하고, 대리점주에 대한 갑의 폭력에 분노하며 따뜻한 사연에 눈물지을 수도 있다. 이처럼 모든 이가 서로를 연민하고 서로와 연대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리의 연민은 아직까지는 지각할 수 있는 범위까지밖에 미치지 않는다. 알지 못하는 일에 분노할 수 없고, 공동체라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 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언론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나온다. 어떤 사안을 어느 범위까지 보도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연민의 한계는 달라지고, 사회의 경계 역시 달라진다. 신문이 그 역할을 넓혀감에 따라 공동체 의식 역시 확장되고 있다. 연민의 범위는 지구촌으로 넓어지는 동시에 성겨져, 그 사이로 사람들이 자꾸만 흘러내린다. 대한문의, 시청 농성장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지만 연민의 한계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사회 주변부의 이들은 계속해서 경계 밖으로 밀려나가, 이들이 설 곳은 좁디좁은 철탑 위밖에 남지 않았다. 인식이 연민의 한계를 결정하고, 사회의 경계를 만든다. 언론의 철저한 무시 속에서, 어떤 이들은 국가의 일원이 분명함에도 국민이 아니게 된다. 내가 요즘 신문을 보면서 느끼는 까닭 모를 무서움은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다시 지난 1년을 돌아본다. 신문은 많은 사건들을 내 삶 속으로 배달해 줬지만 동시에 알아야 할 어떤 사건들은 길에 흘리고 오기도 했다. 신문을 통해 내 연민의 경계는 저 멀리까지 확장되기도 했지만 연대를 필요로 하는 곳에까지는 미치지 않기도 했다. 옴부즈맨으로서 신문의 구석구석은 살펴봤지만 신문이 말하지 않은 사회의 구석진 곳은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나의 활동에 대한 반성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신문의 반성은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 하태경, 국회 ‘대화록’ 자료요구 통과에 “엉터리 국회” 비판

    하태경, 국회 ‘대화록’ 자료요구 통과에 “엉터리 국회” 비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자료요구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엉터리 국회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논평을 내고 국회를 비판했다. 하 의원은 전날 여야의 정상회담 자료 요구 합의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하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가 국가기록원 대화록 열람을 결정한 오늘은 정말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약속을 했다면 그걸 뒤집어야할 주체도 정부이고 문제있는 약속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국민에게 설명할 주체도 정부”라면서 “지금 정부는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역시 정부의 행태를 고치라고 요구하기는커녕 국민이 정답을 가리기에 아직 자료가 부족하니 더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이 싸움이 끝날까. 다수결로 정답이 결정될 수 있나”라면서 “국회가 국민을 잘못 이끌면 국민이 얼마나 피곤해지는지 절감케 하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지난달 27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국가정보원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 ‘북한이 2011년 남북비밀접촉 내용을 공개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기난사” 美 911에 장난전화 … 잡고 보니 한국 일병

    “총기난사” 美 911에 장난전화 … 잡고 보니 한국 일병

    지난해 3월 우리나라의 119에 해당하는 미국 911센터에 장난 전화를 걸어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을 총기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20대 군인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일 국내에서 미국 911신고센터에 장난으로 협박 전화를 건 육군 35사단 소속 이모(20) 일병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 군 헌병대로 이첩될 예정이다. 이씨는 군 입대 전인 지난해 3월 26일 오후 10시 45분(미국 현지시간 오전 9시 45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자신의 집에서 미국 뉴저지주 워렌카운티 911신고센터에 “해커츠타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죽일 것”이라는 협박 전화를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을 스웨덴계 미국인이라고 속인 이씨는 한국 발신자 번호가 나타나지 않는 아이폰의 무료 통화 앱 ‘텍스트 나우’를 사용해 “고등학교 인근 숲속에 AK47소총을 갖고 숨어있다”고 협박했다. 워렌카운티 911센터가 이씨의 전화를 접수한 즉시 미국 현지 경찰은 해당 고등학교와 주변 8개 학교를 4시간 동안 폐쇄했으며,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을 투입해 검문 검색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씨는 또 지난해 4월 3일 오후 9시 40분쯤 미국 뉴욕경찰서에 전화해 “10살인 내 아들을 죽였으며 지금 전화를 받고 있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도 살해하겠다”며 현지 경찰관을 협박하기도 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씨의 4차례에 걸친 장난 협박 전화를 통해 협박범이 동일 인물이라고 인식하고 지난해 6월 우리 정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군 입대 직전인 10월까지 전주의 한 백화점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했다. 당시 미국의 한 여고생 B(17)양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채팅을 하던 중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발신번호도 미국 현지번호로 뜨는 ‘텍스트 나우’ 앱을 알게 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일대 피자가게에 20여회, 관공서에 10여회 등 장난 전화를 걸었다”면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영국 작가 조지프 콘래드는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에서 문명 혜택을 받은 사람도 얼마나 쉽게 야만의 세계에 빠지는지를 그렸다. 유럽의 앞선 교육을 받은 지식인 커츠는 아프리카 오지 교역소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상아를 긁어모으고, 원주민을 총으로 제압해 살아 있는 신으로 군림한다. 잔혹한 약탈자이자 독재자인 커츠가 만든 그곳은 암흑세계 그 자체다. 경찰관 등 그 어떤 견제 수단이 없는 오지의 공간에서 문명인 커츠는 야만적인 인간의 본성을 맘껏 드러낸다. 26일자 ‘일자리 빼앗는 토호들’ 기사를 쓰면서 이 소설을 읽을 때처럼 착잡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변주하는 후덥지근한 기후가 짜증을 보탰다. 커츠가 군림했던 아프리카의 기후를 닮아서일까. 커츠의 범죄와 대등하게 볼 악은 아니지만 그 은밀한 행위가 공정 사회를 야금야금 좀먹는 것이어서 마냥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악조건에서도 아직 취업을 못 한 이들은 온몸이 흥건히 젖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방학에도 방방곡곡 대학 도서관과 학원에 꼭두새벽부터 나와 책과 이력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렇다고 취업이 기약된 것도 아니고, 수없이 좌절을 반복하며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그런 과거가 있어 더 처연하다. 이들의 정직한 땀 냄새와 한숨이 진동하는 공간을 비켜난 또 다른 공간에서는 토호들의 부정 취업 음모와 가증스러운 환호가 떠돌고 있을 것이다. 알량한 권력으로 가족과 친인척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인사권자를 으르고 달랠 그 현장이 눈에 보이는듯 선하다. 은밀한 그곳에서는 온갖 교묘하고 뒤틀린 편법이 동원될 게 뻔하다. 거래는 음침하고, 부모와 자식이 공범이 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장면을 생각하면 흉악하기까지 하다. 부의 대물림보다 더 음흉한 수법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피붙이에게 제공되는 기현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성공과 권세, 거짓된 명성을 앞세워 일자리를 빼앗는 과정을 모호하게 꾸미고 그럴듯하게 포장할 뿐이다. 자격과 실력을 따지지 않는 불공정 게임이 취업을 좌우한다면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차고 혼탁해진다. 커츠가 유럽행 증기선을 타고 가다 다시 정글로 도망치는 야만성을 버리지 못하듯 토호들의 부정 취업도 단숨에 사라질 문제는 아니다. 그 열매가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토호 본인도, 사회 분위기도 큰 죄로 보지 않고 관행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입과 안정을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과연 돈 몇푼 훔친 죄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걸 끊으려면 시민이 지켜보고 내부자 고발이 있어야 한다. 이에 앞서 공익과 정의를 위한 내부 고발은 ‘배신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정부도 나서야 한다. 작은 권력을 누르는 것은 큰 권력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맞으면서 “끔찍해. 끔찍해!” 하고 통렬히 자기 반성을 하는 커츠의 외마디를 일자리 훔치는 토호에게도 듣고 싶다. sky@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진보적 자유주의가 새삼 정치 공론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가치논쟁에 저마다 한자리 걸친다. 정치권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 지향점, 나아가 예상되는 신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이념적 푯대로 간주되기에 한층 주목받는 양상이다. 왜 지금 진보적 자유주의인가. 보수가 강조해온 이념인 자유주의에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민주적인 방법으로 개선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시장주의로 나아가겠다는 데 이의를 달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건 허공을 맴도는 고상한 이념이나 선언적 담론이 아니다.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포즈만 취하지 말고 구체적인 정치개혁의 결과물을 하나라도 보여 달라는 게 국민의 뜻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는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신의 싱크탱크가 진보적 자유주의를 공식 제시했음에도 정작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명토 박아 말하지 않는다. 진보적 자유주의 간판이 결국 좌우 어느 한쪽으로 규정되지 않고 ‘중도의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진보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모호한 개념보다 차라리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일직선적인 주장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결 설득력 있고 정치적으로도 유효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패는 던져졌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한없이 투명한 이념이 아니다. 그런 만큼 분명하게 맺고 끊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결선투표제만 해도 그렇다. 사실상 양당체제처럼 운영되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결선투표제라도 없으면 의미 있는 제3 정치세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결선투표제를 당론으로 정했고, 진보정의당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개혁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현재의 양당 구도를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비판한 안 의원 역시 제3 섹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결선투표제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한 바 없다는 식이다. 이건 불신의 정치다. 자신의 대안정당이 궁극적으로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구도의 양당제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미국이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나라”가 됐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의 지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또한 ‘1대99 사회’니 ‘갑과 을의 나라’니 하는 말을 예사로 하는 분열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양극화에 따른 불평등 해소가 물론 진보의 가치로만 추구할 문제는 아니다. 진보의 오래된 의제를 보수가 선점하는 시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래도 진보다운 진보가 좀 나서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정직하게 대변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게 사실이다.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마침 진보가 쓴 ‘진보정치 반성문’도 나왔다. 진작 했어야 할 고해성사다.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한 채 야위어 가는 진보정당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에 의한 진보의 재구성이 절실한 때다. 혁신의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길을 가면 된다. 진보의 종착역은 민생이다. 성장과 안보 담론까지 진보의 몫이라는 자각에 이를 때 진보의 미래가 있다. 진보정당의 문패를 내릴 심사가 아니라면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진보와 어떻게 다른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보는 진보로 살아남아야 한다. 진보정당은 먼저 궤도를 이탈한 진보의 레일부터 바로 깔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진보적 자유주의와 회통(會通)을 해도 늦지 않다. 서늘한 진보의 항심(恒心)을 기억하라. jmkim@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8쪽 분량 발췌본 주요 내용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8쪽 분량 발췌본 주요 내용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을 배포했다. 회의록 전문은 A4 용지 100쪽 분량이며, 문서 생산 시점은 ‘2008년 1월’이라고 명시돼 있다. 문서 하단에는 국가정보원(2013.6.24)’이라고 배포 일자를 기록했다. 8쪽 분량의 발췌본은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됐고, 작성 일자는 6월 20일로 돼 있다. 발췌본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됐고 중간중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들어갔다. 녹취 내용을 풀었기 때문인지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표현도 적잖게 발견된다. 다음은 발췌본 요약. [NLL 발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하 김):군사경계,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또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이것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나. 우리 군대는 지금까지 주장해 온 군사경계선에서 남측이 북방한계선까지 물러선다. 물러선 조건에서 공동수역으로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하 노):(NLL이)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 그러나 현실로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북측 인민으로서도 그건 아마 자존심이 걸린 것이고, 남측에서는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 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공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그 통항을 위해서 말하자면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나는 (김정일)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꿔야 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 군사 지도 위에다 평화 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 보자는 것이다. 김:서해 북방 군사분계선 경계선을 쌍방이 다 포기하는 법률적인 이런 거 하면 해상에서는 군대는 다 철수하고 그 다음에 경찰이 하자고 하는 경찰 순시…. 노:서해 평화협력지대를 설치하기로 하고 그것을 가지고 평화문제, 공동 번영의 문제를 다 일거에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거기에 필요한 실무 협의를 계속해 나가면 내 임기 동안에 NLL 문제는 다 치유가 된다. 김:협력지대로 평화협력지대로 하니까 서부지대인데 서부지대는 바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실무적인 협상에 들어가서는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한다. 이 구상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발표해도 되지 않겠나. 노:예 좋다. 김:남측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요? 노:서해 평화협력지대를 만든다는 데는 아무도 없다. 반대를 하면 하루아침에 인터넷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바보 되는 것이다. 김:김대중 대통령께서는 6·15선언, 큰 선언을 하나 만드시고 돌아가셨는데…. 이번에 노 대통령께서는 보다 해야 될 짐을 많이 지고 가는 것이 됐다. 노:내가 원하는 것은 시간을 늦추지 말자는 것이고,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모르니까 뒷걸음질 치지 않게 쐐기를 좀 박아 놓자. [주한미군] 노:작전통제권 환수하고 있지 않나. 많은 사람들은 2사단 후방 배치를 미국이…. 또 이런저런 전략이라고 얘기하지만…. 그건 후보 때부터 얘기하던 나의 방침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외국 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 [북핵] 노:6자 회담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문제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와라. 주문이 많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 왔고, 국제 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다. [대미 관계] 노:BDA는 미국의 실책이다.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북측 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다.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 역사가 사실 세계, 세계 인민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우리 남측 국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해 봤는데, 제일 미운 나라가 어디냐고 했을 때 그중에 미국이 상당 숫자가 나온다.
  • 어제는 국가대표 복서 오늘은 국가대표 배우

    어제는 국가대표 복서 오늘은 국가대표 배우

    여배우 이시영(31). 이제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복서라는 타이틀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녀가 주연한 공포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27일 개봉)은 배우이자 운동선수로서의 근성이 배어 있는 영화다. ‘남자 사용 설명서’ ‘위험한 상견례’ 등 로맨틱 코미디를 전공으로 삼았던 그는 생애 처음 도전한 공포물에 대해 “목소리 톤을 높이지 않고도 내 목소리를 그대로 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올여름 ‘호러퀸’ 등극을 노리는 그를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저 그렇게 독한 여자 아니에요. 공포영화 보고 잘 놀라기도 한다고요.” 공포와는 담을 쌓은 겁없는 성격일 것 같다고 운을 뗐더니 동그란 두 눈이 더 커졌다. 복싱을 한다고 억세게 보는 선입견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정극에 대한 목마름이 컸기 때문이다. “잘하는 것만 하기에도 벅차 로맨틱 코미디에 주로 출연했지만 진지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원래 저는 이 영화 주인공 물망에 올라 있지 않았는데 우연히 손에 들어온 시나리오가 자꾸 눈에 밟혔어요. 이야기가 굉장히 강해서 마음에 들었죠. 그래서 시나리오를 쓴 영화 제작사 대표에게 직접 해보고 싶다고 전화를 했고, 김용균 감독의 연락처를 수배해 내가 아니면 이 영화 안 될지도 모른다고 협박까지 했죠(웃음).” 링 위에서 번개처럼 잽을 날리듯 그의 선택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웹툰의 내용대로 살인이 벌어진다는 소재도 재미있었지만 강렬하고 사실적인 웹툰이 실사로 그대로 표현되는 과정이 굉장히 신선했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인기 웹툰 작가 강지윤. 차기작에 대한 압박감으로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하지만 지윤의 원고를 담당하던 포털사이트 웹툰 파트 편집장을 시작으로 그녀가 웹툰에 그린 대로 살인 사건이 이어지자 지윤은 용의 선상에 오른다. 영화의 초반부는 미스터리 살인사건으로 공포를 자아내고 후반부는 지윤을 둘러싼 비밀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지윤이가 욕심도 많고 이기적인 인물인데 전 오히려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간절한데 재능이 없어 발버둥 치잖아요. 그러다 보니 과거의 기억을 지울 정도로 자기 보호가 강하고 겁이 많은 거죠. 저 역시 연기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때려치우고 싶기도 했고…. 그러니 공감이 된 거죠.” ‘호러퀸’에 도전하느라 다양한 표정 연기를 구사해야 했다. 처음에는 혼자 거울을 보고 연습하다 나중에는 캠코더로 자신의 모습을 찍어 보기도 했다. 극중 작가의 예민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살도 7㎏ 뺐다. 복합적인 내면을 가진 여주인공 캐릭터를 연구하느라 ‘폭풍의 언덕’, ‘멜랑콜리아’, ‘아멜리에’ 등을 보고 또 봤다. 운동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덕분일까. 보통의 여배우들과 달리 감정 기복이 거의 없는 편이다. 운동선수를 병행하는 어려움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며 웃었다. “운동을 하면서 불평불만이 없어지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면 내가 얼마나 나태하게 살았는지 반성하게 되죠. 카메라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지고 용기가 생겼고 훨씬 자유로워졌어요.” 그는 자신에게는 노력의 산물인 복싱에 대해 주변에서 “사람을 때리니 좋냐”, “진짜 독한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시영은 지난 4월 복싱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 48㎏에서 우승하며 태극 마크를 달았다. 그가 국가 대표까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승부욕보다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한 복싱을 끝까지 열심히 해보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칭찬해 주셔서 부끄러웠어요. 운동은 참 정직한데 연기도 운동처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여배우로서 선수 생활을 병행하다가 부상을 입는 것이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고 싶지 않고, 실업팀(인천시청)까지 들어간 선수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야무진 답이 돌아온다. 영화는 결국 인간의 이기심과 그로 인한 죄의식을 다룬다. 이시영은 스물여덟 늦은 나이에 데뷔했고 초반에는 성공에 대한 집착에 시달렸다. 닥치는 대로 작품을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마침내 드라마 ‘부자의 탄생’의 이기적이고 톡톡 튀는 캐릭터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조급해 연기력 논란이 나오더라도 무조건 많은 작품을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는 그는 “하지만 이제는 차근차근 한 발씩 나아가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진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감독과 투자나 제작 상황 등 영화 외적인 것까지 고민할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영화 개봉 전날이나 링에 올라가기 전에 떨리는 느낌은 매한가지”라는 그의 목표는 하나, ‘국가대표 여배우’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CEO칼럼]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지요?/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CEO칼럼]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지요?/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2013년 상반기,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 갑을(甲乙)관계였다. 갑을관계라는 말은 본래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 당사자의 명칭이 자꾸 반복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갑과 을이라는 말은 힘의 논리에 따라 우리 사회의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관계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계약서 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와 신의성실이다. 이것은 갑과 을이 상호신뢰의 바탕 위에 신의성실을 원칙으로 맺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계약이란 갑과 을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협업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이를 통해 상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평적인 거래 관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춘추시대 말기, 진(晉)나라 헌공이 소국인 괵(?)나라를 정벌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진나라와 괵나라 사이에는 우(虞)나라가 있었다. 이에 헌공은 우나라의 우공에게 괵나라를 정벌하기 위한 길을 빌려주면 보물을 바치겠다고 제안하였다. 보물을 주겠다는 헌공의 제의에 솔깃해진 우공이 진나라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자, 우나라의 중신인 궁지기가 극구 반대하였다. “괵나라와 우나라는 한 몸이나 다름없는 사이라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도 망할 것입니다. 옛 속담에도 덧방나무와 수레는 서로 의지하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와 괵나라의 사이를 이르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나라와는 이와 입술 같은 관계인 괵나라를 정벌하려는 진나라에 길을 빌려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눈앞의 보물에 눈이 먼 우공은 결국 진나라 군대에 괵나라를 칠 수 있도록 길을 빌려주었고, 괵나라를 멸망시킨 진나라 헌공은 귀국하던 길에 기세를 몰아 우나라마저 멸망시켜 버렸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갑과 을의 관계도 입술과 이의 관계와 같다. 갑이 없으면 을이 어려워지고, 을이 없으면 갑이 힘들어진다. 요즘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동반성장이란 동반(同伴)과 성장(成長)이란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동반은 어떤 일을 하거나 길을 갈 때 함께하는 것, 또는 함께 행동하는 짝을 말한다. 성장은 사람이나 동식물 등이 자라서 점점 커지거나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따라서 동반성장이란 함께 크는 것을 말한다. 지금 갑과 을 사이에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상호신뢰와 신의성실의 원칙이라는 계약서의 기본으로 돌아가 갑을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계약서에서 갑과 을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계약서에 아예 갑과 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갑과 을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를 청산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기업윤리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어느 누구라도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항상 갑의 역할만 할 수는 없다. 갑도 때로 을이 되기도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내가 을로서 느꼈던 불공정함을 생각하고, 그것을 바로잡아 나간다면 갑을관계의 재정립은 아주 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혼자서는 어려운 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매사가 이와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에는 빨리 커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갑과 을이 서로 힘을 모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함께할 때 새로운 힘은 더욱 크게 생겨날 테니까.
  • [글로벌 시대] 라인강가에서의 ‘봉주르~’ ‘구텐타크~’/장홍 프랑스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라인강가에서의 ‘봉주르~’ ‘구텐타크~’/장홍 프랑스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라인강은 스위스 바젤에서 발원해서 북해로 흘러들어간다. 강의 동쪽은 독일이고, 서쪽은 프랑스다. 지난날 이 강을 사이에 두고 독일과 프랑스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무수히 경험했다. 라인강이 핏빛으로 물들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알자스의 역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알자스는 1870년 독·불전쟁부터 1945년까지 불과 75년 사이에 국적이 무려 다섯 번이나 바뀐 독특한 지역이다. 1870년 이전에는 프랑스 영토였다가, 독·불전쟁에서 프랑스가 패하면서 독일 영토로 편입된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다시 프랑스로 환원됐고, 1940년 나치가 다시 강점했다가, 1945년 연합국의 승리로 프랑스가 되찾아 와 오늘에 이르게 된 지역이다. 내 친구의 증조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중에는 생전에 이 모든 것을 몸소 겪은 분들도 허다하다고 한다. 한때 우리 교과서에도 실렸던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1870년 전쟁을 그리고 있다.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알자스의 한 한적한 마을이었다. 1차 대전 당시는 알자스가 독일 영토라 알자스 사람들은 독일 군복을 입고 프랑스에 맞서 싸워야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맞은 제2차 세계대전…. 양상은 복잡해졌다. 같은 집안의 형제 중에 한 명은 독일군에, 다른 한 명은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형제간에 총부리를 겨누고 싸워야 했다. 하지만 분쟁과 갈등의 라인강은 기적처럼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되살아났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의 원한보다는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선택했다. 너무나도 아프고 생생한 원한이 뼈에 사무친 그들에게 화해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악물고 아픔을 이겨내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기 시작했다. 2차 대전 후 유럽 통합의 전제 조건은 오랜 숙적인 독일과 프랑스의 재화합이었다. 양국이 과거에 얽매여 반목하는 한 유럽 통합은 첫 단추부터 꿰기가 불가능했다. 나치의 만행에 대한 독일 지도자들의 철저한 반성과 큰 틀에서 과거의 적을 미래의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프랑스 지도자들의 역사적 안목과 통큰 결정이 필요했다. 그 결과 마침내 유럽의 통합이 이뤄졌고, 지난 수세기 동안 전쟁의 대륙이었던 유럽은 평화와 통합의 대륙으로 변모했다. 라인강가에 서면, 역사의 무상함과 동시에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얼마나 오랜 세월 저 강은 인간의 욕심과 반목 때문에 핏빛으로 물들어 흘렀을까. 또 이웃 간에 잔혹한 행위들이 얼마나 많이 저질러졌을까. 그러나 동시에 인간 정신의 위대함도 본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때론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려는 정치적 용기와 결단을 내릴 때, 라인강 같은 분쟁의 강도 얼마든지 평화 공존의 강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배운다. 나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라인강을 넘나든다. 걸어서, 자전거로, 자동차로…. 라인강 위에는 수많은 상선들과 유람선들이 평화롭게 떠다닌다. 강의 양쪽에는 공원을 만들어 두 나라 사람들이 자유롭게 산책도 하고 피크닉도 즐긴다. ‘봉주르(bonjour)~’, ‘구텐 타크(guten Tag)~’, 아침인사는 이렇듯 여전히 다르지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위로 나날이 냉각되어 가는 한·일 관계가 오버랩된다. 가슴이 먹먹하다.
  • [기고] 테러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

    [기고] 테러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

    북한이 지난 19일 “탈북자들을 물리적으로 없애 버리겠다”며 국내 탈북자에 대한 테러를 공언했다. 1997년 김정일의 처조카인 이한영씨를 살해하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기 위해 남파된 북측 공작원 2명이 2004년 검거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탈북자 살해를 공언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들의 위협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북한의 테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전면전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무력 도발보다는 테러리스트를 잠입시키거나 한국 사회 내 동조자들을 사주해 후방 지역에서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제 우리도 결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 당시 발생한 무차별 폭탄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 희생자가 발생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하더니 최근에도 터키, 시리아, 이라크 등 세계 도처에서 폭탄테러로 무고한 시민들이 많이 희생되고 있다. 사제폭탄·사이버·핵물질·생화학무기 등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 테러 대비태세를 돌아봐야 할 때다. 법과 제도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 국가위기관리 측면에서 볼 때, 테러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지휘통제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관련 부처 간 이견과 인권 침해를 이유로 대테러 관련법이 구비돼 있지 않다. 정보 공유와 협력을 기반으로 작동해야 할 지휘통제체계가 미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니 기본법조차 갖추지 못한 우리의 현실은 큰 문제라 할 것이다. 혹자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잘되어 있다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테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기구와 회의체들이 ‘소집’되는데, 대처는 미흡하다. ‘소집’은 있으나 구체적 조치가 약하니 대응이 미흡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사제폭탄 설계도과 같은 정보들이 유포되기도 한다. 더욱이 온라인상에서 ‘3D 프린터 권총’ 설계도면 접근도 가능하다지 않은가. 그러니 개개인의 안전 보호를 위해 인터넷 공간 등을 통해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위해정보를 유통시키거나 접속하는 행위도 처벌할 수 있게 관련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유포한 자는 물론 이를 이용하는 자들도 엄히 처벌하고 있지 않은가? 정보의 공유와 융합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9·11테러 이후 미국 정부는 ‘첩보라는 점(點)을 정보라는 선(線)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통렬한 반성을 했다. 정부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정보 융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이버·핵·화학·생물테러를 담당하는 주무부처 사이에 놓인 칸막이부터 제거해야 한다. 미국도 9·11 테러 이후 법적 뒷받침하에 통합적 지휘체계를 조직해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러는 근절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실정에 맞는 법 정비와 함께 효율적인 체계의 구축 등 대응기반을 튼실하게 구비해야 한다. 전문 인력 육성과 필요예산의 지원도 함께 해야 할 일이다.
  •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그날 당신이 떠나던 날/당신을 만나러 조문객들이 자꾸 몰려오던 날/나는 문간에서/이리저리 흩어지고 뒤집힌 그들의 구두를 정리했다/이제 산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과/죽은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이/무엇이 다르랴’(신발 정리) 죽음이 바로 머리 위에 떠 있는 듯 가깝다. 하지만 그 죽음은 느닷없는 공포가 아니라 평온한 인과관계로 다가온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끝내는 ‘완성’이자 ‘되돌아감’이기 때문이다. 정호승(63) 시인이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스스로 기념해 냈다는 11번째 시집 ‘여행’ 얘기다. “우리는 누구나 여행자잖아요. 결국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야 여행이 완성되지 않습니까.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피할 수 없는 여행이죠.” 시인은 우리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전, 일생을 살면서 가장 깊이 탐험해야 할 곳은 인간의 마음속, 사랑의 가치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여행) 사랑의 가치를 아는 시인은 타인에겐 한없이 맑고 순한 눈길을 건넨다. ‘나의 불행을 통하여 남이 위로받기를 원하며’(아침에 쓴 편지) 밥을 먹을 정도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가혹하고 야멸차다. 자신의 자존심의 심장에 스스로 칼을 꽂는 자객이 되고 만다. ‘칼을 들고 내 자존심의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객처럼 자존심의 심장에 칼을 꽂아도/자존심은 늘 웃으면서 산불처럼 되살아났다/(…중략)/버릴 수 있는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슬펐던 나의 일생은/이미 눈물도 다 지나가고/이제 마지막 하나 남은/죽음의 자존심은 노모처럼 성실히 섬겨야 한다’(자존심에 대한 후회)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어요. 자존심이 없었다면 더 폭넓고 깊이 풍부한 삶을 살았을 텐데 이놈의 자존심이 문제예요. 이젠 다 버려야 하지만, 마지막 지켜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죽음의 자존심이죠.” 후회와 반성이 유난히 돌올한 이유에 대해 시인은 “후회할 일이 (남들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왔다”며 “손과 발이 모두 소중한 가치인데 깨닫지 않고 살아온 것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손에 대한 묵상’ ‘손에 대한 후회’ 등 손·발에 대한 시편들은 그가 건네는 삶에 대한 압축적인 가이드나 다름없다. ‘손에 많은 것을 쥐고 있어도 한 손은 늘 비워둘 것/내 손이 먼저 빈손이 되어 다른 사람의 손을 자주 잡을 것’(손에 대한 예의) 이렇게 시인은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여행자의 자리에 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음악의 힘(이종영 지음, 초이스북 펴냄) 이종영 경희대 명예교수가 1년간 이화여고 동창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책. 클래식부터 오페라, 재즈, 팝은 물론 제3세계 음악, 댄스 음악 등을 감상하는 법을 소개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희귀음반 리스트가 담겼다. 282쪽. 1만 4000원. 과학을 안다는 것(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김옥진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교과서인 우리의 몸을 돌아본다. 소화불량을 화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우리 몸을 통해 우주의 빅뱅까지 살펴본다. 저자는 “당신이 곧 과학”이라고 말한다. 유쾌하고 코믹하다. 336쪽. 1만 8000원. 왜 호찌민인가?(송필경 지음, 에녹스 펴냄) 치과의사로 오랜기간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해온 저자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을 돌아본 책. 호찌민식 해법을 제시한다. 또 인륜을 저버린 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역사 윤리 의식에 대해 일갈한다. 403쪽. 1만 3500원. 지도자들(역사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역사비평사 펴냄) 7명의 정치 지도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팔메, 브란트, 아타튀르크(이상 유럽), 마르코스(아시아), 부시, 룰라(이상 아메리카), 만델라(아프리카) 등을 통해 성공과 실패의 역사에서 리더의 조건을 찾는다. 308쪽. 1만 4500원.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만나라(최상태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살아있는 시대의 전설들로부터 결정적인 ‘한 수’를 배우는 책. 자기계발의 거장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부터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까지 ‘최고’라는 이름에 걸맞은 12명의 구루들이 등장한다. 272쪽. 1만 4000원.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소비자로 키워지는가!(데이비드 버킹엄 지음, 허수진 옮김, 초록물고기 펴냄)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아이들, ‘컨슈머 키드’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다룬다. 아이들이 무능력한 소비자인지, 권리와 자율성을 지닌 소비자인지를 탐구한다. 380쪽. 1만 5800원. 이솝우화(이솝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단국대 명예교수인 저자가 그리스어로 쓰인 이솝의 작품 358편을 원전 번역했다. 어린아이가 아닌 청소년과 어른을 위한 정본. 기원전 6세기 이솝이 쓴 우화는 기독교 시대에 기독교 윤리에 따라 첨삭됐다. 392쪽. 1만 8000원. 나쁜 에너지 기행(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지음, 이매진 펴냄) 1%의 인류를 위한 착한 에너지, 99%의 삶을 파괴하는 나쁜 에너지에 대해 말한다. 한국인 한 명이 아프가니스탄인 373명에 맞먹는 에너지를 홀로 쓴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에너지 빈곤층의 현실과 탈핵의 희망을 찾는다. 312쪽. 1만 5000원.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플루타르코스 지음, 김헌 옮김, 한길사 펴냄) 위대한 두 연설가인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를 비교했다. 권력을 향해 언어의 비수를 겨눈 민주주의자와 공화주의자의 삶을 담았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참고해 서술했다. 308쪽. 2만 2000원. 강남스타일:컬처 인 강남(이경윤 지음, 형설라이프 펴냄) 싸이의 노래 한 곡으로 전 세계 이목이 쏠렸던 서울 ‘강남’을 해부한다. 한번쯤 누구나 미치도록 놀아보고 싶던 그 곳의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 강남의 음식점과 클럽, 포장마차도 소개한다. 344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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