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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18기 3중전회 내일 개막] “덩샤오핑 수준 고강도 개혁… ‘시진핑 체제 10년’ 청사진 나올 것”

    [중국 18기 3중전회 내일 개막] “덩샤오핑 수준 고강도 개혁… ‘시진핑 체제 10년’ 청사진 나올 것”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18기 3중전회(18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의 11기 3중전회에 버금가는 개혁의 방향이 나올 것이다.” 시진핑 체제 10년의 개혁 청사진이 공개될 18기 3중전회가 9일부터 4일간 열린다. 서울신문은 중국 정치·행정 전문가인 국가행정학원 쉬야오퉁(許耀桐) 교수로부터 이번 3중전회의 핵심을 짚어봤다. 국가행정학원은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이자 고급 공무원 배양의 요람이다. →18기 3중전회가 주목되는 까닭은. -3중전회는 중국의 개혁 청사진이 제시되는 장이다. 덩샤오핑은 1978년 11기 3중전회를 통해 극좌 노선과의 단절을 고하고 개혁·개방을 선포했다.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개혁·개방을 촉구한 담화)가 이뤄진 직후 1993년 열린 14기 3중전회에서는 중국 경제사에 남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건립’이 나왔다. 개혁·개방 이후 35년 동안 중국 사회에 빈부격차 등 갈등이 심화됐는데, 이번 18기 3중전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개혁·개방을 심화하기 위한 총체적인 개혁 방향이 나온다. →18기 3중전회 의미는. -덩샤오핑의 11기 3중전회 때는 문혁(문화대혁명) 10년에 대한 반성을 주제로 장시간 토론 끝에 부유한 사회주의를 위한 경제 건설을 목표로 개혁·개방을 결정했다. ‘물 속의 돌을 손으로 만지며 낮은 강물을 걸어서 건너는 식’으로 개혁을 시작했다. 반면 시 주석 시대의 개혁은 깊은 물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이 “개혁이 심수구(深水區)에 진입했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심수구에는 이전엔 해결할 수 없어 제쳐둔 큰 돌덩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게 도사리는 위험도 많아 꼼꼼히 탐색하며 건너야 한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요구되기에 이번 3중전회는 전면적인 개혁을 다룰 예정이다. →18기 3중전회의 화두는. -전면적·종합적·심화적 개혁이다. 과거 3중전회는 경제 위주였으나 이번에는 경제·정치·사회·문화·생태문명·당 건설 등 6대 분야를 아우른다. →개혁의 구체 방안이 나오나. -3중전회는 큰 방향, 대원칙, 개론을 정한다. 구체적인 세칙은 이번 3중전회에서 원칙이 정해진 뒤 향후 계속 출시된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생각하는 개혁이란. -시 주석은 총서기 취임 이후 관료주의 타파와 근검절약을 강조한 8조를 내놨다. 빈부격차로 사회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공직 사회에 부패가 만연한데, 이는 공산당의 지도력을 약화시키는 만큼 반부패를 통해 기강을 잡아 국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3중전회에선 지방 기율검사위의 독립 등 강력한 반부패 조치가 기대된다. 리 총리는 과거 인구(저렴한 인건비)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보너스였다면, 이제는 개혁을 보너스로 삼아야 한다며 도시화와 내수진작을 큰 방향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독점산업, 토지, 금융, 세제, 호구제 등 각 분야의 개혁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개혁 내용은. -헌정, 삼권분립, 1인1표제 등 서구식 정치개혁은 없다. 이번 3중전회에서 말하는 법치란 당이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율령과 지도 방침을 내놓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새 지도부는 경제 개혁을 강조하면서 정치적으로는 마오쩌둥의 보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데. -중국 정치는 안정이 최대 명제다. 이는 중국특색사회주의 기본으로 덩샤오핑 이후 줄곧 변함이 없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RO 내부제보자 ‘증인 심문 공개’ 놓고 공방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제보자의 증인 심문 과정을 공개할 것인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제보자의 증인 심문은 21~ 22일 이틀간 진행된다. 8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의원과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7명의 공동변호인단은 “검찰이 제보자의 증인 심문을 비디오 장치에 의한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공개재판에 반하는 것으로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디오 중계 장치에 의한 신심문은 재판장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모니터 화면을 통해 증인을 심문하는 것으로 성폭력 피해자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한 경우 이뤄지고 있다. 변호인 측은 “성폭력 피해자도 아닌데 보호받아야 할 이유가 없으며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도 공개 심문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밀실에서 은밀하게 밝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제보자는 오랜 시간 조직원과 활동해 오다 고뇌와 반성의 심경으로 중대한 결심을 하고 진실을 밝혔다. 하지만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조직원 앞에서 진술하는 것에 대한 커다란 압박감을 받고 있어 개인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 심문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제보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장소에서 진술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판단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12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수요일을 제외한 매주 월·화·목·금요일 특별기일을 열어 사건을 심리하기로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처절함… 눈을 뗄 수 없다

    처절함… 눈을 뗄 수 없다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대서사시 ‘신곡’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은 연극계에 엄청난 기대감과 궁금증을 안겼다. 총 1만 4233행의 방대한 분량, 특히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지옥의 광경들을 어떻게 묘사할지 기대하면서도 당시의 기독교적인 관점이 담겨 있는 내용들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연극 ‘단테의 신곡’은 고전의 가치와 한태숙 연출, 고연옥 작가, 배우 박정자·정동환·지현준 등의 명성 덕에 개막도 전에 티켓이 일찌감치 동났다. 지난 2일 막이 오른 ‘단테의 신곡’은 원작의 치열한 문제의식 위에 현대적인 재해석을 더했다. 지옥과 연옥, 천국을 묘사한 무대는 현대적이면서 강렬하다. 1막의 지옥을 상징한 건 폐허가 된 공사장과도 같은 2층 구조물이다. 악취가 풍기는 늪과 불구덩이 등 원작의 광경들을 일일이 구현하는 대신 앙상한 구조와 날카롭게 내리꽂는 기둥들이 현실적인 처참함을 안긴다. 2막의 연옥은 기울어진 암벽 위에서 펼쳐진다. 한 걸음 올라가면 두세 걸음 도로 미끄러지는 정죄산(淨罪山) 위에 영혼들이 힘겹게 매달려 있다. 단테가 꼭대기에 오르자 하늘에 별이 비치고 천국이 나타난다. 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만,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무대에서 몸을 비틀며 펼치는 신체 연기가 영혼의 안식을 보는 듯한 황홀함을 선사한다. 작품은 인간의 악을 들춰 내고 잔인하게 매질한다. 하지만 기독교적인 선악 구도에 매몰되지는 않았다. 지옥과 연옥에서 고통받는 이들은 폭력의 광기에서 희열을 느끼고, 타인을 모함하거나 배신하며,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다. 또 예수가 탄생하기 전에 태어나 신앙이 없는 이유로 천국에 오르지 못했던 베르길리우스는 극 속에서 오만과 아집에 사로잡혔던 죄인으로 재해석된다. 또 금지된 사랑을 나눈 프란체스카와 파울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가족의 시신을 뜯어먹는 우골리노는 ‘죄인’이기 이전에 나약한 인간의 맨얼굴을 보여 준다. 단테는 ‘불완전한 청년’으로 입체화됐다. 주변인들의 배신으로 분노에 떨던 그는 지옥의 문 앞에서 죄가 없다고 떳떳하게 외친다. 처참한 지옥의 광경을 목도하고는 베르길리우스와 갈등하고, 심지어 인간에게 악을 심어 놓은 채 침묵하는 신에게 도전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를 뒤흔든 건 원작에는 없던 그의 그림자다. 지옥의 끝에서 마주한 그림자는 단테의 죄를 추궁한다. 비로소 단테는 자신이 이기적인 삶을 살았고, 불의에 눈감았으며, 가엾은 이들을 외면했노라고 고백한다. 원작보다 극적인 변화를 거치며 단테는 한층 더 통렬한 자기반성에 이른다. 2시간 30분 동안의 공연은 연극이라는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무대예술의 향연을 보여 준다.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음악 위에 지옥의 기괴함은 창(唱)으로, 천국의 아름다움은 성악으로 표현했다. 빛과 영상이 엉키는 조명·영상 효과와 의상 및 분장도 놓쳐선 안 된다. 지현준(단테)과 정동환(베르길리우스), 박정자(프란체스카)와 국립창극단 소속 정은혜(베아트리체), 김금미(미노스), 이시웅(카론)의 열연과 함께 죽은 자들로 분한 배우들의 처절한 연기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SK릴레이 행복 나눔

    SK릴레이 행복 나눔

    7일 김재열(가운데) SK동반성장위원장이 임직원 및 SK대학생자원봉사단 써니와 함께 저소득 가정에 온누리 상품권으로 구매한 식료품을 배달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 [인사]

    ■미래창조과학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지원단장 이세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예술원사무국 진흥과장 조중식 ■농림축산식품부 ◇과장 직위 승진△국립종자원 전북지원장 이정길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지원단 적합업종지원부장 조금제△적합업종지원단 적합업종운영부장 한창훈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 조성식
  • 창조경제 손 잡은 IT 한국·금융 영국…‘롤모델’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받아

    창조경제 손 잡은 IT 한국·금융 영국…‘롤모델’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받아

    박근혜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간의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영국의 최대 강점인 금융·기초과학과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IT) 인프라를 결합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창조경제 실현과 동반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민간 교류 협력을 강화해 선진형 세일즈 외교의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 연구개발과 문화 창조산업 협력, 기초과학 교류협력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제3국 공동진출 강화를 위해 우리 수출입·정책금융기관과 영국의 수출금융청, 영국의 민간 글로벌 은행인 바클레이즈와 우리의 산업은행·하나은행 간의 다양한 협력 라인을 구축했다. 벤처기업 생태계를 공동조성하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글로벌 CEO 포럼 및 경제통상공동위원회 기조연설에서 “양국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혀가면서 질적인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경협 잠재력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창조경제 ▲제3국 시장 공동진출 ▲에너지와 고령화 대응을 꼽았다. 영국 과학기술 분야의 명문인 임페리얼대학교에서 열린 ‘한·영 창조경제 포럼’ 기조연설에서도 “한국과 영국이 창조경제 구현을 앞당기고 세계적인 ‘창조경제 시대’(Creative Economy Age)의 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인 전날 국빈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영국은 대한민국이 어려웠던 시절 함께해 주었던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이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만찬사를 통해 “양국은 상호 강점을 융화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만찬에는 우리 측 공식수행원과 기업인, 에드워드 왕자 내외, 앤 공주 내외 등 영국 왕실가족 및 주요인사 140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또 웨스트민스터궁 로열로빙룸에서 열린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 스킨십을 확대했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가 지구촌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아가자”고 강조해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이날 대화에는 상·하원의장을 비롯해 7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여왕 내외와 선물도 교환했다. 여왕은 박 대통령이 ‘롤모델’로 언급해 온 엘리자베스 1세의 대형 초상화와 은쟁반, 여왕 내외의 사진이 든 은제 사진틀 2개와 함께 바스 대십자 훈장을 수여했고, 박 대통령은 궁중음식을 담는 구절함과 여왕의 건강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최고급 홍삼인 천삼(天蔘)을 전달했다. 한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영국 왕실도 강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 오찬에서 여왕의 셋째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가 박 대통령에게 “5살 난 아들이 말춤에 빠졌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런던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런던 유혹하는 한국 식품전, 49개 매장서 북적

    런던 유혹하는 한국 식품전, 49개 매장서 북적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홈플러스, 코트라, 영국 대형마트 테스코가 공동 개최하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한국식품전’이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뉴몰든의 테스코에서 열렸다. 1층 입구에 있는 대표상품 매대는 김·라면·고추장·간장·쌀·소주·막걸리 등 한국상품으로 채워졌고, 한국의 맛이 궁금한 영국인들로 북적였다. 오는 17일까지 런던의 테스코 49개 매장에서 열리는 한국식품전에는 국제식품, 한일식품, 서울장수 등 중소기업과 CJ, 롯데, 대상 등 대기업, 북안동농협 등 18개 국내 식품 제조업체의 150여종 상품이 선보인다. 올해 3회를 맞는 한국식품전은 1개 매장과 12개 매장에서 진행했던 1, 2회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다. 또 테스코의 온라인 식품몰인 테스코닷컴에 정식 입점해 행사가 끝난 후에도 한국식품 구입이 가능하다. 매트 클라크 테스코 월드푸드 구매팀장은 “올 초 영국 테스코 매장에서 제주 감귤이 약 200만 파운드(약 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한국식품은 매우 매력적이고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한국식품전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감소 피해를 완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국제적으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테스코가 진출한 10여개 국가에서도 한국식품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애널리스트 데이/안미현 논설위원

    지난 6월 JP모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줄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확 낮췄다. 이 보고서 한 장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하루에만 14조원이 증발했다. 화들짝 놀란 삼성은 JP모건이 왜 이런 보고서를 냈는지 분주하게 배경을 파악하는 한편 소통 부재를 반성했다. ‘애널리스트 데이’(Analyst Day) 부활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오늘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2회 애널리스트 데이를 연다. 2005년 첫 행사 이후 8년 만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등 4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등 수뇌부가 총출동해 직접 마이크를 잡는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이후를 끌어갈 확실한 먹거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1회 때처럼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칭찬에 도통 인색한 미국 뉴욕타임스조차 “삼성전자가 장막을 걷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어떤 이는 애널리스트의 약칭을 동성애에 빗대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애널리스트의 기업 보고서는 칭찬 일색이고 어쩌다 부정적인 내용은 뒷북이기 일쑤다. 애널리스트들이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나쁘게 쓰면 중요 정보를 제때 주지 않거나 기업탐방에서 배제해 ‘물먹기’ 십상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래서인지 부정적인 보고서는 대체로 외국계 몫이다. 외환위기의 시발점이 된 ‘대우에 조종이 울리고 있다’는 보고서도 일본 증권사(노무라)에서 나왔다. 요즘 삼성에는 ‘일’이 많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떼어 삼성에버랜드에 갖다 붙이더니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사업을 떼어 별도 회사를 만든다고 한다. 삼성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를 경영권 승계와 연결지어 보는 시각이 파다하다. 이건희 회장은 칠순이 넘었고, 세 자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는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주도한 패션사업의 실적이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모처럼 핵심 경영진을 한자리에서 만난 애널리스트들이 와인잔만 부딪치지 말고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날카롭게 물고 늘어졌으면 한다. 삼성전자는 숫자로 도배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주식을 계속 들고 있고 싶게 만드는 미래전략을 내놓았으면 한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의 냉소대로 ‘민첩한 시장적응자’로 남을지, 아니면 보란 듯이 ‘진정한 혁신자’로 도약할지는 삼성의 손에 달렸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보스턴 테러 코스튬女, 살해위협에 누드 유출 수모

    보스턴 테러 코스튬女, 살해위협에 누드 유출 수모

    최근 핼러윈 데이 기념으로 보스턴 마라톤 테러 희생자의 복장을 코스튬해 물의를 일으킨 여성이 직장에서 해고되는 것은 물론 살해위협까지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네티즌들의 ‘테러 대상’이 된 논란의 여성은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알리시아 앤 린치(22). 사건은 지난주 아무생각없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장이 발단이 됐다. 린치는 헬러윈 데이를 기념해 지난 4월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희생자들의 복장을 코스튬 의상으로 입고 얼굴과 팔 다리등을 분장한 후 사진을 찍었다. 자랑삼아 그녀가 올린 이 사진 한장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번져나가기 시작했고 수많은 비난이 이어졌다. 이같은 사실은 곧 언론에도 보도됐고 마라톤 희생자 가족들의 비판까지 일자 린치는 서둘러 “생각없이 한 짓으로 사과드린다” 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린치의 수난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현지 ‘네티즌 수사대’가 출동해 여성의 ‘신상털기’에 나섰고 곧 전화번호, 집주소, 가족의 정보까지 낱낱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또한 린치는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됐으며 특히 자신의 누드사진까지 온라인에 유출되는 수모를 당했다.      린치는 “내 잘못된 행동은 실수였으며 지금도 매일 반성하고 있다” 면서 “제발 아무 죄 없는 내 가족에 대한 협박을 중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나를 강간하겠다’ ‘죽이겠다’ 등 많은 협박이 날아온다” 면서 “만약 내가 남자였다면 이처럼 가혹한 비난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SK그룹 “협력사 인재·자금·기술 확보 돕는다”

    SK그룹 “협력사 인재·자금·기술 확보 돕는다”

    SK그룹이 자금과 기술에 이어 협력업체의 인재 확보 지원까지 나섰다. SK동반성장위원회는 5일 울산 문수월드컵컨벤션센터에서 협력업체 인재 확보를 위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건설, SK케미칼 등 6개 계열사의 울산 지역 협력업체 40여개사가 참여했다. 이날 현장에서 협력업체들은 13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은 현장 채용 활성화를 위해 면담 부스를 설치하고, 울산·영남 지역 대학생과 특성화고교생 등 참가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채용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간 SK그룹은 동반성장 펀드로 자금을, 성과공유제 확대로 기술을 지원해왔다. 이어 이번에 채용박람회를 열어 협력업체가 인재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하면서 업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금, 기술, 인재’의 3대 요소를 모두 지원하게 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역사 교과서뿐이랴, 다른 과목도 고칠 것 수두룩… 교총 포럼서 일선 교사들 지적

    “초등 교과서는 빛의 3원색을 합치면 ‘하양’이 된다고 가르치는데 중학교 교과서는 제각각이었다. 5개 출판사는 ‘백색광’이라 했고, 2개 출판사는 ‘하양’, 1개 출판사는 ‘흰색’이라고 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에서 시작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등교과는 물론 중·고교 국어, 체육, 미술 등의 교과서 역시 오류가 많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새교육개혁포럼 창립총회 포럼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직접 초등교과와 중등교과의 도덕, 국어, 체육, 미술, 기술가정 교과와 교과서 문제를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초등교과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4차례 개정됐다. 때문에 교사들도 바뀌는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민철 서울덕암초교 수석교사는 “학생들은 사회를 가장 어려워했으며, 이는 현실과 학습하는 내용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라며 “중학교에서는 사회를 하나의 교과로 접근하지만 초등교사는 가르쳐야 하는 교과 수가 6~9개나 된다. 난이도를 재조정하고 내용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어 교과서의 난이도도 문제였다. 한 예로 중2 학생들이 어렵다고 제기한 부분은 ‘양반전’, ‘사랑손님과 어머니’ 등이었다. 국어 과목을 분석해 발표한 김향숙 인천 용현여중 수석교사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시대적 배경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양반전과 박씨전 등 고전은 한문투 어법도 생소하고 조선후기 역사도 배우지 않아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기술·가정은 2007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강제적 집중이수제로 학생들이 2년 동안 3권의 교과서로 공부했다. 하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에는 집중이수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3개 학년에 걸쳐 2권을 분산 이수했다. 하형숙 인천 계산여중 수석교사는 이를 가리켜 “오락가락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미술교과서 11종에는 색 이름 표기법과 색 이름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기재된 교과서가 5종이나 됐다. 고교 체육 교과의 선택 과목 가운데 ‘운동과 건강생활’은 교과서가 10종이 있지만, ‘스포츠 과학’은 교과서가 단 1종밖에 없어 외면받는 실정이었다. 포럼 주제발표를 한 황규호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은 “교과서와 교육과정 논란은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적 논리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임기응변식) ‘묘수’ 중심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 때문”이라며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위한 집단적 대화 여건부터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음주 오토바이 교통사고’ 이원구 측 “모든 프로그램 하차…자숙하겠다” 반성

    ‘음주 오토바이 교통사고’ 이원구 측 “모든 프로그램 하차…자숙하겠다” 반성

    개그맨 이원구가 오토바이 음주 교통사고를 내 자숙의 의미로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이원구 측은 5일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숙의 의미로 현재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원구 측 관계자는 “이원구가 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그 이상으로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인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 1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들길에서 이원구가 취한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이원구는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구는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애정남’, ‘남자뉴스’, ‘네가지’ 등에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태환 라이벌’ 쑨양, 무면허 운전

    ‘박태환 라이벌’ 쑨양, 무면허 운전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孫楊)이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쑨양은 4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을 밝힌 뒤 “평소 훈련으로 바쁘다 보니 법률 지식이 미약해 실수를 저질렀다. 깊이 반성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관영 중국신문사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면서 최고 수영 스타로 떠올랐던 쑨양은 3일 오후 2시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옌안(延安)로 인근에서 백색 포르셰를 몰고 가다 버스와 부딪치는 사고를 냈다. 당시 버스는 갑자기 끼어든 차를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다 쑨양의 차를 받았고, 과실은 전적으로 버스 측에 있었다. 하지만 사고 처리 과정에서 쑨양의 무면허 사실이 적발됐다. 쑨양이 소속된 저장성 직업기술학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당국이 어떠한 처벌 결정을 내리더라도 따르겠다”면서 “앞으로 선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기관은 이날 쑨양에게 ‘행정구류 7일’ 처분을 내렸다고 홍콩 봉황(鳳凰)TV 등이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다솜 백성현 사랑은 노래를 타고시청률 30%넘으면 프리허그 공약

    다솜 백성현 사랑은 노래를 타고시청률 30%넘으면 프리허그 공약

    인기 걸그룹 씨스타 멤버 다솜과 배우 백성현이 30일 63빌딩 세콰이어&파인룸에서 열린 KBS 1TV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세콰이어&파인룸에서 KBS 1TV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극본 홍영희, 연출 이덕건)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이덕건PD를 비롯 백성현, 김다솜, 김형준, 황선희, 곽희성 등이 참석해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일일극 최초로 뮤지컬을 소재로 한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개인주의 세태속에 가족의 고마움을 알아가며 타인에게 준 상처를 반성해가는 세 가족의 이야기다. 11월 4일 첫 방송.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국감증인 CEO 줄세우기, 로펌은 웃었다

    국감증인 CEO 줄세우기, 로펌은 웃었다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석에 서기 전에 이미지 메이킹을 비롯한 사전교육에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CEO는 국감 증인석에 서기 위해 꼬박 1주일 이상을 컨설팅 회사로 출퇴근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CEO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했다. CEO를 비롯해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덕분에 호황을 누린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태평양과 같은 대형로펌들이나 컨설팅 기업들이다. 대기업 증인 출석이 많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질의에 대해 사전 탐색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3일 새누리당의 한 의원실 보좌관은 “보통 연조가 있는 변호사들은 ‘잘 부탁한다. 누가 불렀냐’는 등 사실관계를 묻고, 젊은 변호사들은 주로 ‘의원님이 무슨 질의할 거냐’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법적인 분쟁으로 발전할 소지를 사전에 막는 교육은 필수다. 지난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줄은 몰랐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반성할 점”이라고 답한 데 대해 또 다른 보좌관은 “법적인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는 모범답안으로, 가장 두루뭉술하면서도 문제를 제기한 의원도 뭐라고 할 수 없는 답변”이라고 평가했다. 손짓과 말투·옷매무새에 대한 교육에는 이미지메이킹 연구소들까지 동원된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일가가 출석 내내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로 답변하는 모습은 대표적인 이미지메이킹 사례로 꼽힌다. 증인으로 채택된 대기업과 의원실이 미리 질의 내용과 답변을 사전조율해 시나리오를 만들거나 증인 채택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확실히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사안에 대해 ‘네 맞습니다, 고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답변하도록 미리 실무진끼리 조율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콘서트 열광하는 틈타 10대 소녀 엉덩이 만진 60대男

    콘서트 열광하는 틈타 10대 소녀 엉덩이 만진 60대男

    콘서트장에서 10대 여학생을 성추행한 60대 남성에게 10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부장 신종열)는 콘서트 관람에 열중하는 틈을 이용해 여학생의 신체를 만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상 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된 이모(61)씨에게 벌금 1천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8시 50분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POP 콘서트를 보던 A(16·여)양을 발견, 옆자리로 다가가 A양이 의자에 올라가 환호성을 지르며 콘서트 관람에 열광하는 틈을 이용해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공연장이 혼잡해 본의 아니게 피해자와 신체접촉을 했을 뿐 추행한 사실은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인기가수를 보려고 의자 위로 올라가자 피고인이 피해자의 다리, 허벅지, 엉덩이를 만졌고 일부러 비틀거리며 엉덩이 등 몸을 접촉시켰다는 경호원 등 현장 목격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콘서트를 관람하는 틈을 타 피해자의 다리와 엉덩이 등을 만지는 방법으로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성 없는 폭력성… 뒤틀린 쾌감

    반성 없는 폭력성… 뒤틀린 쾌감

    펀치/이재찬 지음/믿음사/256쪽/1만 3000원 “나는 5등급이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어도 철저하게 위계화된 한국 사회에서 ‘5등급’이 갖는 의미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펀치’가 내포하는 전제이자 비극성이다.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 ‘나’는 자본주의 계급 사회의 논리를 폐부 깊숙이 체득하고 있다. “5등급은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머리에서 외모까지 5등급은 영원히 날 따라다닐 꼬리표”다. ‘나’는 한국 사회를 매우 직설적으로 공격하고 비꼬며, 거기에서 이 소설의 뒤틀린 쾌감과 유머가 발생한다. “내 수학 성적은 내 바스트 사이즈만큼이나 제자리”이고, “한국 여자의 몸매는 전통적으로 ‘상체 빈약, 하체 튼튼’”이지만 “걸 그룹들은 그런 역사를 정면으로 거스른 ‘가슴 육덕, 하체 부실’”이다. 기독교인들은 “교회만 열심히 다니지 이웃을 돌보지 않는”다. 외모 지상주의의 한국은 “내면이 없는 땅”이다. 가족은 ‘나’가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결정체다. ‘나’는 “심장은 죽고 입만 살아 있는” 아버지를 ‘방 변호사’라 지칭한다. 전 국회의장의 폭행 사주 사건을 맡아 승소한 방 변호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전형적인 한국의 엘리트”다. 열성 개신교 신자인 엄마는 딸의 ‘인 서울’ 입학에만 관심을 갖는다. “모녀는 50센티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50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독자는 ‘나’의 냉소가 가족과 사회에 대한 가벼운 조롱이나 풍자보다 증오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웃음은 조금씩 서늘함으로 변해간다. ‘나’는 남 몰래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이던 남자에게 부모의 살해를 사주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공무원이 되었으나 상사에게 “노예처럼” 당한 그는 ‘나’만큼 분노와 혐오로 뭉쳐 있다. 몇 차례의 공모 끝에 그는 ‘나’의 부모를 살해하지만 그가 자수를 생각하면서 ‘나’는 난처해진다. ‘펀치’로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진한 반성이나 후회와는 타협하지 않는다. 소설보다 더욱 소설 같고 무참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현실에서 벌어진다. 작가는 끔찍한 현실을 소설로 봉합하는 대신 “엄마를 죽인 범인은, 엄마 자신”인 사회의 살풍경을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적인 것은 이 10대 소녀의 폭력성, 세상에 대한 반감 자체가 매우 매혹적이면서도 논쟁적이라는 사실”(문학평론가 강유정)이라는 평을 받았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대·중소기업들과 동반진출 결실… 중부발전, 누적매출 1500억 돌파

    대·중소기업들과 동반진출 결실… 중부발전, 누적매출 1500억 돌파

    한국중부발전은 2008년 대·중소기업과 국외 동반진출을 시작한 이후 누적매출 성과가 1500억원을 돌파했다고 31일 밝혔다. 중부발전이 가장 최근에 맺은 국외 사업 계약은 중부발전의 국외 사업소인 인도네시아 찌레본발전소와 국내 중소 발전정비업체인 원플랜트 컨소시엄의 170억원 규모 장기계획예방정비(15년) 계약이다. 앞서 중부발전은 2008년부터 660㎿ 찌레본발전소 등 4개의 발전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중부발전이 국제입찰을 통해 수주한 국내 최초의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소로 설계에서 건설, 운영까지 국내 기업과 기술로 건설됐다. 원플랜트는 터빈·발전기 및 보조기기 정비업체로 한전KPS가 독점하던 국내 발전소 정비시장에 2004년 진출한 중부발전 육성 협력사다. 중부발전은 이번 계약 체결을 위해 입찰정보를 제공하고 찌레본발전소 관계자를 국내로 초청, 보령화력발전소 현장을 견학시키면서 원플랜트의 기술 우수성을 검증하면서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최평락 사장은 “1500억원이란 성과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과 현장 실무자의 노력이 이룬 결실”이라면서 “향후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외동반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나에서 온 선교사의 편지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나에서 온 선교사의 편지

    물리학을 전공하고 국방 관련 정부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오랫동안 일한 선배가 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것은 알았지만, 50세가 훨씬 넘어 아프리카 가나에 선교사로 갔다는 소식을 몇 년 전 듣고 그 용기가 몹시 부러웠다. 얼마 전부터는 현지 활동을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주어 흥미롭게 읽고 있다. 그럴수록 아프리카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하는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다. 한편으로 그마저 우리 기독교의 잘못된 선교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내심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보내온 이메일을 읽으면서 걱정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눈길을 끈 것은 해외 선교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이었다. 서구 열강은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는데, 식민 지배를 용이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선교사였다는 반성에서 글은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신(新)식민주의가 아직도 일부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의 사고에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인식으로 눈을 돌린다. 우리 선교단체조차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현지 상황은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방식으로 세계를 복음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 적지 않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오랜 기간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의 ‘선교 대상국’이었다. 그 과정에서 무지하기 이를 데 없는 선교에 따라 웃지 못할 피해도 적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페롱 신부도 그런 인물인데, 독일 상인 오페르트의 남연군 분묘 훼손 사건을 일으킨 주범의 한 사람이다. 선교 대상국의 문화를 존중하기는커녕 우리의 조상 숭배 풍습을 이용해 조선 조정과 협상을 벌이려 했던 사건이다. 반면 성공회는 곳곳에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으로 성당을 지어 선교 초기부터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배의 고민도 비슷했다. 지금의 아프리카에서도 선교사는 언제나 지도자 역할을 하고 현지인은 무조건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한다. 현지 사역자를 믿지 않으니 역할을 맡기지 않고 현지 문화와 전통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교사는 현지인을 가르치려 하고, 일부는 낮춰 부르며 비하하기도 한다고 걱정한다. 교회를 지을 때도 현지 건축 양식을 무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성공회 성당을 지은 트롤로프 신부 방식의 선교가 아니라 군사·경제적 힘을 믿고 현지인을 종부리듯 하는 페롱 방식이라는 걱정이었다. 우리의 해외 선교 역시 신식민주의로 눈을 가린 상태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러니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내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겸손히 섬기며 친구가 될 때 선교 목적도 완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독교계가 먼저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가 아닐까.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새 영화] ‘올 이즈 로스트’

    [새 영화] ‘올 이즈 로스트’

    수마트라 해협에서 1700해리 떨어진 인도양의 어느 지점.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는 부드럽게 찰랑이는 해 질 무렵의 바다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다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화물용 컨테이너가 떠다니고, 어디선가 낮게 깔린 로버트 레드퍼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안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말 한다는 게 별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내가 노력했다는 건 다들 알 거야. 진실하고 강하고 옳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지만 그러지 못했지. 이제 모든 걸 잃어버렸어.” 시간은 8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름도 없이 ‘우리의 인간’(Our Man)이라고 명명된 레드퍼드는 바닷물이 들이치는 요트 안에서 깨어난다. 그는 첫 장면에 등장한 화물용 컨테이너가 요트 한 구석을 들이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요트 깊숙이 박힌 컨테이너를 어렵게 떼어내지만 조향 장치는 이미 망가진 뒤다. 망망한 바다 위에서 그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소금물에 젖은 라디오는 작동을 멈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이 몰아친다. 돛대가 부러지고, 임시변통으로 수리한 배는 바닷물로 가득 찬다. 가까스로 구명보트를 띄운 그는 무력하게 요트가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본다. 식량도, 마실 물도 떨어져 간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다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누군가의 구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올 이즈 로스트’는 오롯이 레드포드가 이끌어 가는 영화다. 대사는 거의 없다. 라디오를 통해 무용한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거듭되는 불행에 잠깐 신을 저주하는 것이 전부다. 호들갑 떨거나 불행을 과장한다고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레드퍼드의 지친 표정과 쇠잔한 육체를 통해서만 관객은 그의 막막함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영화는 끝날 때까지 그가 왜 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유서로 보이는 첫 장면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가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었다는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할 뿐이다. 제목 그대로 그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바다는 최악의 불행이 닥친 뒤에도 더한 불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듯 끊임없이 고난을 떠안긴다. 그래도 그는 절대 삶을 향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올해 일흔일곱 살의 레드퍼드는 우리 중 누구라도 그러리라는 사실을 묵묵히 보여준다. ‘올 이즈 로스트’는 살아있다는 것의 숭고함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영화다. 106분. 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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