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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죽으면 내 딸은 누가”… 딸의 숨을 멎게 한 엄마의 38년 헌신의 슬픈 결말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내가 죽으면 내 딸은 누가”… 딸의 숨을 멎게 한 엄마의 38년 헌신의 슬픈 결말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사랑해서 보냈다” 2022년 12월 8일, 인천지법의 한 법정. 피고인석에 선 64세 여성 이 모 씨는 최후 진술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흐르는 눈물 섞인 목소리로 그녀가 토해낸 말은 자신의 억울함이 아니었다.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 딸을 죽였겠습니까. 같이 갔어야 했는데 혼자 살아남아 정말 미안합니다. 저는 나쁜 엄마가 맞습니다.” 그녀는 살인자다. 38년간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게 여겼던 딸을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 법의 잣대로 보면 그녀는 중범죄자였지만, 방청석 그 누구도, 심지어 그녀를 단죄해야 할 검사조차도 그녀에게 돌을 던지지 못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모녀지간의 살해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돌봄의 사각지대’와 ‘국가 시스템의 부재’가 빚어낸 참혹한 비극이었다. ◇ 1984년부터 2022년까지, 멈춰버린 엄마의 시간비극의 씨앗은 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씨가 26세 되던 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하지만 첫돌 무렵 딸은 뇌병변 1급과 지적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평생 누워 지내야 했고, 의사소통은 불가능했다.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부터 식사, 목욕까지 누군가의 손길 없이는 1분 1초도 생존할 수 없었다. 그 ‘누군가’는 오롯이 엄마 이 씨의 몫이었다. 남편은 생계를 위해 전국의 건설 현장을 떠돌아야 했고, 아들은 성장하여 분가했다. 1984년부터 2022년까지, 이 씨의 삶은 딸의 숨소리에 맞춰 흘렀다. 딸이 깨면 같이 깨고, 딸이 잠들면 쪽잠을 잤다. 혹시라도 밤사이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그녀는 딸의 침대 옆에 간이침대를 붙여놓고 38년을 보냈다.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 씨의 ‘간병 일지’는 그녀가 딸을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증명하는 무언의 기록이었다. 빛바랜 공책에는 펜으로 꾹꾹 눌러쓴 기록들이 빼곡했다. ‘2019년 12월 - 짧은 경기 10번, 힘 빠지는 경기 6번’ ‘2020년 5월 - 날밤 새우고, 낮에도 안 잠’ 그녀는 의사보다 더 세밀하게 딸의 상태를 관찰했다. 약의 용량이 바뀌면 딸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련의 횟수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매일 기록하며 조바심을 냈다. 아들은 법정에서 “어머니는 의사소통도 안 되는 누나에게서 냄새가 날까 봐 매일 깨끗이 닦였고, 다른 엄마들처럼 예쁜 옷을 입혀주려 애썼다”라고 증언했다. 이 씨에게 딸은 짐이 아니라, 지켜야 할 우주였다. ◇ 말기 대장암, 그리고 무너져 내린 최후의 보루인간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일까. 38년을 묵묵히 버텨온 ‘철의 여인’ 이 씨를 무너뜨린 건, 딸에게 찾아온 또 다른 불행이었다. 2022년 1월, 딸은 대장암 3기(사실상 4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뇌병변 장애로 고통받던 딸에게 암 투병은 지옥과도 같았다.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혈소판 감소 증세가 나타났고,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딸은 말도 못 한 채 비명 같은 신음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꿋꿋했던 이 씨였지만, 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견딜 수 없는 형벌이었다. “버틸 힘이 없다.” 그녀는 무너졌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불과 넉 달 만에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괴롭힌 것은 ‘미래에 대한 공포’였다. 자신이 늙고 병들어 죽고 나면, 이 아픈 딸을 누가 돌볼 것인가. 누가 내 딸의 대소변을 받아주며, 누가 이 고통을 알아줄 것인가. 2022년 5월 2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자택. 이 씨는 딸에게 수면제를 건넸다. “고통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믿었다. 잠든 딸의 호흡기를 막으며 엄마는 얼마나 울었을까. 딸의 숨이 멎자 그녀 역시 다량의 수면제를 삼켰다. 6시간 뒤 아들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모녀는 한날한시에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가혹하게도 엄마만을 살려두었다. ◇ 법원과 검찰, “이 죄를 개인에게만 물을 수 없다”살인죄.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명이다. 원칙대로라면 중형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수록, 이 비극의 진실이 드러나며 법조계의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이 씨의 가족들은 탄원서를 냈다. 아들은 “부모님은 우리가 먼저 죽으면 누나를 시설에 보내달라고 하셨지만, 저는 남에게 누나를 맡길 수 없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어머니는 40년 가까이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사셨습니다. 어머니를 다시 감옥으로 보낼 수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시누이와 며느리조차 “평생 자신을 희생한 분”이라며 선처를 빌었다. 1심 재판부(인천지법 형사14부 류경진 부장판사)의 고심은 깊었다.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딸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라는 원칙은 확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국가의 책임을 명시했다. “피고인은 38년간 피해자를 돌보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오로지 홀로 감내해왔다. 중증 장애인 가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국가 시스템의 문제도 있으며, 이 사건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재판부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실형을 면제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검찰의 반응이었다. 보통 살인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면 검찰은 즉각 항소한다. 1심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인천지검은 항소를 포기했다. 여기에는 ‘검찰시민위원회’의 결정이 결정적이었다. 교수, 주부 등 일반 시민 1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항소 부제기’를 의결했다. “이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피고인이 선처를 호소하는 모습, 그리고 피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검찰의 설명이었다. 법과 시민 사회 모두, 이 비극 앞에서 고개를 숙인 셈이다. ◇ 남겨진 질문 ‘간병 살인’은 언제 끝나는가재판이 끝난 후, 법원 밖으로 나온 이 씨는 아들을 붙잡고 한참을 오열했다. 그녀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평생 가슴 속에 ‘딸을 죽인 엄마’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큰 죄책감 속에서 형벌보다 더한 고통을 겪으며 삶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우리 사회는 어디에 있었는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간병 살인’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하지만 동시에, “장기 간병의 고통을 가족의 ‘천륜’이나 ‘희생’으로만 포장해서는 안 된다”라고 입을 모은다. 24시간 중증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가정에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는 국가적 지원 체계, 즉 ‘사회적 돌봄’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이 씨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이 씨는 “우리 가족, 이 정도면 행복하지”라고 말하던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를 살인자로 만든 것은, 딸의 병마(病魔)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38년 동안 그녀를 고립된 섬에 가두어 둔 우리 사회의 무관심이 공범은 아니었을까. 집행유예가 확정된 지금, 이 씨의 38년 ‘간병 일지’는 멈췄다. 하지만 그 여백에는 우리 사회가 채워 넣어야 할 반성문이 남아 있다. 고통 속에 떠난 딸과, 죄책감 속에 남겨진 엄마를 위해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할 차례다.
  • 층간소음 항의에 “제 가르침 부족” 아빠의 편지…아랫집 반응은

    층간소음 항의에 “제 가르침 부족” 아빠의 편지…아랫집 반응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가 아래층의 층간소음 항의에 자필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는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직접 사과 편지를 쓰면서 자녀를 교육하고, 아래층 이웃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의 마음을 전달했다는 이야기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층간소음 해결했던 썰”이라는 제목으로 네티즌 A씨의 이런 사연이 올라왔다.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며 자영업을 하느라 주말에도 집을 비우는 일이 잦다는 A씨는 지난해 3월 집에 있던 자녀로부터 “아래층에 거주하는 할머니가 층간소음을 이유로 찾아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아이들을 교육하고 층간소음 슬리퍼도 신게 했지만, 아이들이 소파에서 뛴 것 같다”면서 “아이들만 집에 있는 경우 분명 아이들의 잘못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A씨는 할머니에게 전달할 먹거리를 사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 이어 아이들을 앞에 앉혀놓고 종이에 반성문을 적기 시작했다. A씨는 “내가 아이들을 잘못 가르쳤으니 내가 반성문을 적는 게 맞다”면서,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잘못했으니 아빠가 반성문을 적는 것”이라는 점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펜을 들고 “공휴일 없이 일로 인해 집을 비우다 보니 아이들 관리에 소홀했다”면서 “최대한 주의를 주고 가르쳤지만 저희의 가르침이 부족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혹시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동봉해드린 명함으로 연락해주시면 조처하겠다”면서 자신의 명함을 사과문 위에 붙였다. 아이들도 아버지의 사과문 아래에 각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자필로 “죄송합니다”라고 또박또박 적었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에 자녀들도 ‘죄송합니다’”A씨가 사과문을 아래층에 전달한 지 1년여가 지났다. A씨는 “지금까지 (아래층과)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면서 “아이들도 조심하고, 아랫집 할머님도 따로 연락해 오셔서 아이들을 너무 야단치지 말라며 격려해주셨다”라고 돌이켰다. 층간소음을 사과며 과일을 전달한 위층에 과일로 보답했다는 아래층의 사연도 전해졌다. 이날 ‘보배드림’에서는 네티즌 B씨가 아파트 현관 앞에 과일 상자를 둔 사진과 함께 올린 글도 주목받았다. B씨는 “1년 전 새벽에도 층간소음으로 마음고생이 많았다”면서 “관리사무소를 통해 연락드렸고, 다음날 (위층으로부터) 편지가 왔다”고 회상했다. 자신 역시 위층의 사과에 과일과 편지로 답했다는 B씨는 “현재까지 새벽 소음은 일절 없었다”면서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층간소음은 주거 공간에서의 안락함을 가로막는 복병이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 접수는 2012년 1만 624건에서 2023년 4만 4204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위층 이웃이 집 안에서 뛰거나 쿵쿵거리며 걷는 소리가 층간소음의 압도적인 원인이다. 센터가 올해 3분기 기준 현장 진단을 접수한 층간소음 사례 1323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뛰거나 걷는 소리(68.2%)였다. 이어 망치질(17.6%), 가구를 끌거나 찍는 행위(5.0%), 가전제품 소리(5.0%) 등의 순이었다.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겪을 경우 층간소음을 유발한 이웃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거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갈등 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센터는 곧바로 법적 해결에 나서기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층간소음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을 권한다.
  • 오세훈 “이준석과 연대 의논…중도층 마음 잡아야 수도권 선거 이겨”

    오세훈 “이준석과 연대 의논…중도층 마음 잡아야 수도권 선거 이겨”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내년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만나 합당까지는 못 해도, 선거 연대를 할지에 대해 의논했다”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수도권 선거는 우리 표를 빼앗아 갈 수 있는 비슷한 입장의 정당이 후보를 내게 되면 어려워진다. 그게 수도권에선 개혁신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연대는 없다는 입장인데, 그렇게 되면 불과 2∼3%포인트로 승패가 결정되는 수도권의 경우 아주 치명적일 것”이라며 “얼마 전 (장 대표를) 만나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말하니 동의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승리 방정식은 간단하다. 우리 당 지지 세력에 중도층을 더해야 이긴다”며 “중도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조만간 12·3 계엄 1주년인데, 그 시점 즈음해 사과해야 한다. 공당 입장에서 반성문도 쓰는 게 도리”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그간 개혁신당과 연대할 필요성과 당 차원에서 12·3 계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실제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민주당은 내란몰이 야당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고, 국민의힘은 당시 집권 여당으로 비상계엄 사태가 빚어져 이 무도한 세력에 정권을 내어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의힘은 계엄을 공모한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 야당을 탄압하려는 민주당의 시도야말로 진짜 헌정 파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런 시도를 똑똑히 기억한다. ‘반역자’와 ‘내란 세력’으로 몰아 숙청하는 것은 독재 정권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쓰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민주당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거대 권력에 대한 견제와 힘의 균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논란이 이어지는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사업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종묘 앞 쇠락하고 낙후된 주거 환경을 두는 게 종묘 가치를 높이는 것인가”라며 “충분히 조화롭게 타협할 수 있는데 (국가유산청이) 단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 원래 계획대로 하라고만 하면 계속 이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퇴사 늦게 말하면 월급 절반 배상’ 강남 치과… 특별감독 착수

    ‘퇴사 늦게 말하면 월급 절반 배상’ 강남 치과… 특별감독 착수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18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된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치과병원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23일 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은 지난 20일 병원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위약 예정’ 의혹을 조사했다. 위약 예정은 근로자가 계약을 지키지 못했을 때 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 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이 병원은 직원에게 “퇴사 한 달 전 통보하지 않으면 월급의 절반을 배상한다”는 확인서를 강제로 쓰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위약 예정 외에도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제보가 추가로 접수됐다. 단체 채팅방에서 직원에게 욕설하거나, 몇 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는 ‘면벽 수행’, 잘못을 A4 용지에 적어 내는 ‘반성문 벌칙’ 등을 시켰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노동부는 이날부터 조사를 특별감독으로 전환하고 감독관 7명으로 팀을 꾸려 노동 관련 법 위반 여부를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일반 감독이 최근 1년 자료만 들여다보는 것과 달리 특별감독은 최근 3년의 운영 전반을 점검하며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시정지시 없이 바로 입건해 조사할 수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위약 예정 계약은 노동시장 진입부터 구직자의 공정한 출발을 해치는 것이므로 결코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제보 내용 등을 포함해 각종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황철규 서울시의원 “가해에 관대·피해에 가혹한 학폭 조치 기준, 이제 바꿔야”

    황철규 서울시의원 “가해에 관대·피해에 가혹한 학폭 조치 기준, 이제 바꿔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철규 의원(국민의힘, 성동4)은 지난 13일 제333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가해학생에게는 관대하고 피해학생에게는 가혹한 학교폭력 조치 기준은 이제 바꿔야 한다”며 조치 기준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황 의원은 최근 심의 사례를 언급하며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도 사회봉사에 그치는 약한 처분이 반복되고 있다”며 “피해학생이 다음 날 가해학생과 같은 학교에 등교해야 하는 현실은 잘못된 기준이 만든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 교육부의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는 2016년에 제정된 이후 개정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황 의원은 “현재 조치 기준상 피해의 심각성이 크더라도 ‘일회성’으로 판단되면 강한 처분이 내려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학교폭력 조치 기준이 10년 가까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 가해학생의 반성문·화해 노력 등이 조치 점수에서 과도하게 반영되는 점도 지적했다. 황 의원은 “반성문 몇 장만 제출해도 점수가 낮아져 중한 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구조”라며 “현재 조치 점수 체계는 가해학생 중심적이며, 피해학생 보호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심의 결과 16점을 받을 경우 8호 ‘전학’과 9호 ‘퇴학’ 처분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갈리는 구조”라며 “같은 점수대에서 전학과 퇴학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하고 “이는 명백한 설계 오류”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조치 기준은 학생들의 인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준인데, 10년 넘게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현장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교육부에 적극적으로 개선을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황 의원은 교육청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피해학생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심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폭력 조치 점수 체계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공식 건의할 것을 주문했다. 정지숙 국장은 이에 대해 “학교폭력 심의 기준 고시 개정 TF를 운영 중이며, 외부 전문가들과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황 의원은 “학교폭력은 피해학생이 단 하루도 방치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서울시교육청이 조치 기준 개선을 주도해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심의 체계를 만들어 경과를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 [지방시대] 부산, 세계박람회 재도전 반성에서 출발해야

    [지방시대] 부산, 세계박람회 재도전 반성에서 출발해야

    부산과 경남, 전남이 2040년 등록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남해안 미래비전 포럼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박완수 경남지사에게 행정 통합을 추진 중인 부산과 경남이 엑스포 유치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고, 박 지사가 전남도 함께하자고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단체장이 엑스포 유치에 관해 논의한 사실은 지난 3일 박 지사가 경남도 확대 간부회의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공개됐다. 등록 엑스포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해양과 섬을 주제로 한 엑스포 개최에 성공하면, 남해안 전체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과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함께였다. 다만 이런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고,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단순한 구상이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온다. 부산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도전했던 2023년 11월, 29대119라는 큰 차이로 밀리면서 남은 상처가 여전한 탓일 테다. 핵심은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이슈 선점이라는 비판까지 따른다. 시민과 함께 부산연대는 “119대29라는 처참한 성적표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문도 내놓지 않으면서 내년 지방선거 밑거름으로 경남과 전남까지 끌어들여서 공동 추진한다는 발상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메가 이벤트 중독’이라고 질타했다. 경남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도 “아무런 대안 마련도 없이 예산을 퍼붓는 엑스포 유치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단체장들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돌이켜 보면 2030년 엑스포 유치는 제2의 도시라는 명성을 잃어 가는 부산을 되살리고, 국토 균형발전을 실현할 마법의 열쇠 같았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관유치위원회의 정부와 재계 인사들이 지구 496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했다고 하는데, 부산을 알리려고 이렇게 온 나라가 나서는 것을 본 일이 없어서였다. 성적표는 실망스러웠지만, 우리나라와 부산의 국제 인지도가 높아졌고 수도권 밖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듯 보였다. 2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성장축을 갖자는 열망은 옅어진 듯하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면 순풍을 탔을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의 미래로 불리는 사업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적 역량 동원을 강제하는 메가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수도권 집중에 대항하고, 남해안 공동 발전을 위해 모인 단체장들도 이런 이유에서 엑스포 유치 구상을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 해도 순서는 틀렸다.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도전할 때 경쟁국보다 시작은 늦었어도, 막판에는 백중세까지 따라잡았다고 했다. 실패한 뒤에는 ‘역시 오일머니의 벽은 높았다’ 한마디로 정리됐다. 이래서는 다시 도전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2030년 엑스포 유치 활동이 적절했는지, 실패 원인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진 백서는 마무리 단계라고 하나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부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엑스포 유치 재도전에 찬성하는 비율이 60%를 넘었다지만, 이는 단순히 자존심 회복 의지가 드러난 것일 수 있다. 시·도민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을 알고, 다음 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때 2040년 엑스포 유치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 정철욱 전국부 기자
  • 대선 전날 ‘빨간 옷’ 논란 홍진경, 재차 해명…“지지하는 당?…난 다 사랑한다”

    대선 전날 ‘빨간 옷’ 논란 홍진경, 재차 해명…“지지하는 당?…난 다 사랑한다”

    방송인 홍진경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빨간색 상의를 입은 사진을 올려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던 것과 관련해 재차 해명했다. 홍진경은 15일 유튜브 채널 ‘뜬뜬’ 웹예능 ‘핑계고’에 출연해 조세호로부터 “실제 지지하는 당이 어디냐”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받았다. 이는 앞서 홍진경이 정치색 논란에 휘말린 데 따른 질문이다. 홍진경은 지난 6월 해외 한 의류 매장에서 빨간색 상의를 입고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해당 사진은 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올라왔다. 이 때문에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홍진경이 정치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홍진경은 “이 당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그 말이 맞고, 저 당 이야기를 들으면 또 그 말이 맞다. 대선 때는 정말 힘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나는 다 사랑한다. 멋진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대답하며 웃었다. 이어 홍진경은 대선 본투표 전날 SNS에 빨간색 상의를 입은 사진을 올리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유럽 출장 후 마지막 일정인 스톡홀름에 가자마자 바로 (긴장이) 풀어졌다”며 “숙소에서 걸어서 150m 거리에 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이 있었는데, 너무 예쁜 영롱한 빨간색 스웨터가 있길래 입고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당시 홍진경은 한국이 선거 기간임을 인지하지 못했고, SNS에 사진을 올린 이후 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올린 시각은 스웨덴 오후 9시, 한국 오전 4시였다. 홍진경은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기분이 이상했었다며 “핸드폰을 켰는데 부재중 전화가 80통, 문자와 카톡은 300통이 와 있었다. 그중 100통이 조세호였다”고 했다. 조세호는 “홍진경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PD가 ‘진경이 누나 통화되시는 분’이라고 문자가 와 있었다”며 “누나는 유럽에 있는데 무슨 일 있나 싶어서 SNS 들어갔더니 예민한 시기인 만큼 논란은 실시간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내가 보기에 누나는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사진인데, 사람들은 ‘대선 후보 3명과 인터뷰했는데 그중의 한 명을 암묵적으로 지지한 것이다’라고 받아들인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홍진경은 대선 기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후보를 각각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다. 홍진경은 “아침부터 기사가 엄청나게 나는데도 내가 사진도 삭제하지 않고, 사과문도 올리지 않고 있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의도가 있는 것이 맞다는 오해가 굳어졌다”며 “상황 파악 후 바로 사진을 삭제하고 반성문부터 올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0.1%라도 어떤 의도가 있었다면 진짜 무서웠을 것”이라며 “근데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조심하면서 살겠지만, 의도를 갖거나 악의를 가진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대기업 신입사원’였던 그녀는 상견례 3일 전 왜 옥탑방에서 주검이 됐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8년 10월 24일, 대기업 신입사원 A(당시 23세, 여)씨의 발걸음은 설렘과 고민이 교차하는 춘천을 향하고 있었다. 저녁 7시 55분 춘천역에 도착했을 때, 그녀를 마중 나온 것은 남자친구 심모(당시 27세)씨였다. A씨는 그날 자신이 마주할 운명이, 그토록 끔찍한 방식으로 꽃다운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심씨의 차로 15분 거리인 후평동의 한 국밥집 2층 옥탑방, 즉 심씨의 집에 도착했다. 국밥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둘은 심씨의 침대 위에 앉아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대화는 희망찬 약속이 아닌,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 살자” 빗나간 집착과 통제욕갈등의 핵심은 심씨의 일방적인 요구였다. “회사 그만두고 춘천에 내려와 이 옥탑방에서 살자.” 양가 상견례조차 있기 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다. A씨는 신혼집 위치와 직장 문제 등 현실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문제들이 정리될 때까지 상견례와 결혼 일정을 미루자”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A씨의 어머니 역시 딸의 입장을 심씨에게 전했지만, 돌아온 것은 훈계조의 답변뿐이었다. 훗날 A씨의 어머니는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본인 마음대로 꺾으려고 했다”며 심씨의 강압적인 성격을 회고했다. 말다툼이 격해지던 중, 심씨는 돌연 A씨를 침대 위로 쓰러뜨리고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A씨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심씨는 A씨의 몸 위에 올라타 무려 15분간 목 조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A씨가 축 늘어져 의식을 잃자, 심씨의 광기는 극에 달했다. 그는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이미 숨이 멎었을지도 모르는 A씨의 신체를 마구 훼손했다. 시계는 그날 밤 9시 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고교 중퇴의 학력, 거짓으로 빚어낸 ‘엘리트’의 민낯A씨는 어떻게 이 끔찍한 ‘괴물’의 덫에 걸려들었을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14년, A씨가 서울의 한 스피치 어학원에 다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번듯한 서울 모 대학 1학년생이었던 A씨에게 심씨가 접근했다. “나도 그 대학 나왔는데, 동문이네.” 하지만 판결문에 적시된 그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중퇴’였다. 그렇게 스치듯 만났던 심씨가 A씨에게 다시 연락해 온 것은 4년이 지난 2018년 7월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짝사랑했다”며 A씨의 감성을 자극했다.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심씨는 “그동안 준비가 안 돼 연락을 못했지만, 지금은 준비가 다 됐다”며 결혼을 맹렬하게 밀어붙였다. 그가 내세운 ‘준비’는 모두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했으며, 아버지는 아로니아 농장과 태양광 발전 사업을 크게 하고 지자체장 공천 제의까지 받았다고 떠벌렸다. 그러나 현실 속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국밥집 일을 돕고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그런 이력의 소유자가 부모의 국밥집 일을 거드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고 말했다. 심씨가 장밋빛 ‘결혼계획서’까지 들이밀며 결혼을 밀어붙이자, A씨의 부모는 미심쩍으면서도 딸의 선택을 존중하려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결혼식은 2019년 4월, 상견례는 사건 발생 불과 3일 후인 2018년 10월 27일로 잡혀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돌이켜보면 범인의 거짓말에 우리가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 요구 다 들어줄게” 범행 당일의 집요한 유인범행 당일, 심씨의 행태는 그의 집요함과 계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A씨가 출근하기도 전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네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20여 분 뒤, 그는 “오늘 (춘천) 집으로 와줄래”라고 본격적인 유인을 시작했다. A씨가 “옷이 이상해, 오늘은”이라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비쳤음에도, 심씨는 “오늘 아버지와 어머니 안 계셔”라며 집요하게 매달렸다. A씨가 “(부모님 안 계시면) 가게 봐야 하니까 나를 못 보잖아”, “재촉 좀 하지 마”라고 받아쳤지만, 심씨는 “1순위가 ○○(A씨), 그 다음이 가게. 보고 싶어”라며 A씨를 꼬드겼다. 결국 A씨는 끈질긴 요구에 ‘잠깐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퇴근 후 춘천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그 시각, 심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우선은 그렇게 해준다고 말로만 하고, 다 따라주는 척해야죠”라며 자신의 속셈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는 A씨의 어머니에 대해 “없어지는 게 세상에 이롭다고 봐요. 계속 (딸을) 원격조정하면 가만히 안 둘 거예요. 저 지옥 가더라도 부끄럽지 않아요. 딸과 인연이 끊어질 수 있도록 할 거예요”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하고 황당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A씨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는 편집증적 집착이 A씨의 어머니를 향한 살의(殺意)로까지 번지고 있었던 것이다. 법정에서 드러난 ‘성격 결함’과 거짓 반성범행 후 심씨는 태연하게 옷을 갈아입고 옥탑방을 빠져나와 10분 거리의 교회로 도피했다. 여동생에게는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남겼다. “심씨와 저녁 먹고 오겠다”던 딸이 돌아오지 않자, A씨의 어머니는 애타게 딸과 심씨에게 연락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심씨 부모의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를 했고, 옥탑방으로 달려간 심씨의 부모는 아들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 현장과 마주해야 했다. 긴급 체포된 심씨는 경찰에서 “사랑해서 그랬다”는 어이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의 ‘성격 결함’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과거 다른 여성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 뜻에 따르지 않으면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폭력적 성향’을 보였으며, ‘상대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면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전문심리위원은 “심씨는 헤어지자는 여성에게 이 사건과 같이 춘천에 올 것을 요구했으나, 여성이 ‘무섭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며 “도구적 여성관을 갖고 있고, 통제 욕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부정적 일을 모두 외부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자신이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A씨와 가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에 책임을 돌리고 진심 어린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지 않았고 증거인멸·도주 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아 계획 범행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심씨는 “제발 사형에 처해 달라”며 거짓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부정적이거나 무례한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다. 잘못 생각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하며 말을 뒤집었다. A씨의 부모는 “우리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혹시나 다시 살아날까 싶어 흉기로 급소를 수차례 찔러 ‘재확인’했고, 그 다음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했다. 이것이 어떻게 우발적인가. 분명한 계획 범죄”라며 극형을 눈물로 호소했다. 광기 어린 집착, ‘괴물’은 멀리 있지 않다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항소심 재판부는 심씨의 기괴한 변명, 즉 “‘A가 살아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신이 되는 것이 무섭고 미안해서 완전히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지적하며 “이 사건은 그의 극단적 폭력성과 자기중심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A씨는 학업에 매진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는 등 매우 성실히 생활했다”며 고인의 삶을 기리면서, “재범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1심의 무기징역 선고와 전자발찌 부착 20년 명령을 유지했다. 2019년 11월, 대법원은 심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사건 후 A씨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범인의 엄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했고,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나 경찰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최근 여자친구를 ‘여친’ 어머니 앞에서 살해한 김레아 사건처럼, 광기 어린 편집증적 집착과 정신과 진료 기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괴물’들이 우리 사회에 속출하고 있다. A씨의 어머니는 사건 후 언론 인터뷰에서 “울다가 까무러치고, 다시 정신이 들면 우는 일이 반복됐다. 잠이 오지 않아 매일 밤 뒤척였다. 죽은 딸의 침대에 누워야만 겨우 눈이 감긴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해냈다. 자녀에게 학교 공부 못지않게 ‘사람 보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끔찍하고도 슬픈 시대의 단면이다.
  • 경찰, 온라인서 피해자 물색해 ‘알몸 각서’ 등 성착취 범죄조직 총책 검거

    경찰, 온라인서 피해자 물색해 ‘알몸 각서’ 등 성착취 범죄조직 총책 검거

    경찰이 텔레그램에서 피해자를 물색하고 협박해 알몸 각서 등 성착취를 해온 범죄단체 ‘참교육단’의 총책을 검거했다. 참교육단은 2021년 조직원들이 대거 붙잡히면서 조직이 와해됐지만 일부 핵심 인물이 체포되지 않은 채 수사가 중단됐다가, 이번에 5년 만에 총책이 붙잡힌 것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3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참교육단’의 공동 총책 A(21·구속)씨를 지난달 19일 검거해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총책 A씨는 공동 총책 B·C씨와 함께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 소셜미디어(SNS)에 “‘지인 능욕’ 사진을 합성해주겠다”는 등의 광고를 게시하고 이를 요청한 이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 등을 받는다. 피해자만 342명에 달한다. 이들은 이른바 ‘박사방’, ‘N번방’ 사건 이후 등장한 텔레그램 ‘주홍글씨’, ‘디지털교도소’ 등에서 중간관리자 등으로 활동하다가 ‘참교육단’을 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계도 조직적으로 운영했으며, 피해자 중 일부를 조직원으로 포섭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에게 “지인 능욕을 의뢰한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겠다”며 알몸 각서를 요구하거나 일상을 보고받고, 반성문 작성 등을 강요했다. 이들은 C씨 등 조직원 63명이 2021년 충남경찰청에 붙잡혔지만 A씨와 B씨는 검거되지 않은 채 수사가 중지됐다. 그러던 중 서울경찰청이 2023년 11월부터 또 다른 사이버 범죄단체 ‘목사방’ 사건을 수사하던 중 A씨의 소재를 포착해 검거했다. B씨에 대한 추적은 이어가고 있다. 총책 A씨의 검거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년간 실시한 ‘2025년 사이버 성폭력 집중 단속’에 따른 결과다. 경찰은 집중 단속으로 418명을 검거하고 28명을 구속했다. 한편 경찰은 아동·청소년 20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 1439개를 제작·판매하고 협박한 피의자 1명 등 사이버 성폭력 사범들도 대거 검거했다. 유형별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피의자가 148명(35.4%)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 촬영물 107명(25.6%), 허위 영상물 99명(23.7%), 기타 불법 성 영상물 등 64명(15.3%)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성폭력 범죄 피의자·피해자 연령 모두 하향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달로 손쉽게 범행에 노출돼 죄의식 없이 호기심에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서울광장] 또 닥친 위기, 또 다른 기회로 만들려면

    [서울광장] 또 닥친 위기, 또 다른 기회로 만들려면

    “정부도, 기업도 더 정신 바짝 차려야죠. 사실상 무관세였던 미국 시장과 넓은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다 당하게 된 거죠. 예전처럼 위기가 기회가 될지, 안주하며 뒤처질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최근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의 ‘반성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에 시달리고 미중 갈등 속 새우등이 된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의 수출 시장 1·2위를 고수해 온 중국과 미국 시장이 고관세와 공급망·기술 경쟁 등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도출한 ‘경주선언’은 미측의 입김이 반영돼 세계무역기구(WTO)와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제외함으로써 WTO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징되는 자유무역과의 결별을 고하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전략인 고관세 때리기로 한국은 한미 FTA 덕에 제로(0) 수준이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가 15%로 올라갔다. 철강은 50%로 더 높고 반도체 등 품목관세는 오리무중이다. 자동차만 해도 기존 2.5%였던 유럽연합(EU)·일본과 15%로 같아졌으니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3500억 달러(약 500조원) 투자를 약속하며 25%에서 15%로 낮췄으니 선방했다고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관세 등 공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중 수출도 주요 품목인 ‘SBBB’(반도체·배터리·바이오·뷰티)는 이미 포화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6·25전쟁을 겪는 등 가난했던 한국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민관이 함께 노력해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10위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8위까지 올랐으나 2022년 12위로 밀린 뒤 계속 하락해 2030년 15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소비·투자 등의 부진으로 1%대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더이상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다. 라이벌인 스페인, 호주, 멕시코 등의 성장률은 2%대가 넘고 인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3분기 GDP가 1.2% 성장했다며 정부가 자화자찬할 때인가 싶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이 야기한 내란 후유증에다 글로벌 통상 전쟁 속에서 이대로 뒤처질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가. 그동안 닥쳤던 위기와 고비는 셀 수 없이 많았다. 1970년대 석유파동부터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부분이 나라 밖에서 불어닥쳤다. ‘외세의 침공’과도 같은 이들 위기에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했으나 정부와 업계, 국민이 합심해 수출기업·신산업 육성 등 산업·재정·금융정책과 ‘금 모으기 운동’ 등 대국민 캠페인 등을 하며 극복할 수 있었다. 기업 구조조정과 재벌·노동·금융개혁 등도 추진됐다. 외세발 위기 극복 사례는 또 있다. 1980년대 후반 영화 시장 개방, 2004년 한·칠레 FTA 체결로 시작된 시장 개방,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2016~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 등 보복 조치는 우리 경제에 큰 위기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시장 개방과 제재 압력은 또 다른 기회가 돼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와 수출 시장 확대, 기술 자립 등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한국 영화를 먼저 찾고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6~8위권 수출국이 됐으며 공급망 불안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이뤄진 수출 주력과 신산업 육성 등이 이제 또 다른 위기와 도전 앞에 섰다. 미중 시장 의존에서 벗어나 동남아·유럽·중남미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강화해야 한다. 중화학에서 정보기술(IT), 반도체에 이어 인공지능(AI)·바이오·로봇 등 신산업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발굴도 필수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구조개혁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시정연설에서 산업화, 정보화에 이어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변화를 읽지 못하고 도태되느냐, 다시 일어나 한발 앞서가느냐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이 달려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부산 돌려차기 男’에게 맞서고 있는 피해자 그녀[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부산 돌려차기 男’에게 맞서고 있는 피해자 그녀[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피해자 김씨, ‘싸울게요’ 출간하며 범죄 피해자 연대 활동... “숨는 시대 끝났다“3년여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범인은 감옥에 들어가서도 ‘탈옥 후 보복’을 언급하며 피해자를 위협했고, 피해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며 공개 활동으로 ‘엄벌’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피해자가 숨어 지내던 과거와 달리, 당당하게 나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모습에 국민은 ‘진짜 보복당하는 것은 아닌지’ 짠한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다. 이 사건은 영화로도 제작된다. 한 영화사는 작년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고 발표했으며, 주연으로는 전효성과 연제형, 감독은 임용재가 맡았다. 당초 올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현재 개봉 일정은 미정이다. 영화사는 “한 평범한 여성이 묻지마 폭행에 맞서는 이야기에 진한 액션까지 더해져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여성 피해자가 시나리오 작업 자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2022년 5월의 충격, 150m의 추격과 무차별 폭행사건은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 1분에 발생했다. 가해자 이모(당시 30세)씨는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의 한 오피스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김진주(가명·당시 26세)씨의 머리를 돌려차기로 가격했다. 김씨는 벽에 머리를 부딪친 뒤 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감쌌으나, 이씨는 그런 김씨를 4차례 더 세게 밟았다. 김씨가 손을 늘어뜨리며 의식을 잃자, 이씨는 머리를 한 차례 더 세게 밟았다. 이어 이씨는 김씨를 어깨에 둘러메고 엘리베이터 홀 밖으로 나간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1층 복도에 피해자를 두고 달아났다. 이씨는 범행 10분 전 혼자 걸어가던 김씨를 발견하고 눈치채지 못하게 약 150m를 뒤쫓아가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직후 이씨는 “(김씨가)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발로 찰 때서야 여자인 줄 알았다”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자기 내면의 분노를 표출한 것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이씨는 현장에서 달아나 부산 남구에 있는 여자친구 A씨의 집으로 향했다. A씨는 이씨가 폭행죄로 도주 중인 것을 알면서도 숨겨주었으며, 경찰이 닥치자 창문을 통해 달아나게 도왔다. 심지어 집 밖의 경찰관에게 “헤어진 남자친구다. 이씨가 아니다”라고 거짓말까지 했다. 범행 사흘 뒤 모텔에서 붙잡힌 이씨는 20대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낸 전과 18범이었다. 항소심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는 ‘2006년(14세)부터 1년간 6차례 소년부에 송치됐고, 2009년 소년원을 퇴원하자마자 강도상해 등 이미 범행 수법이 전문 단계에 이르렀다’며 ‘총 11년이 넘는 형을 받아 수감생활을 했는데도 출소 3개월도 안 돼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적시됐다. 그는 수감 후 1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동료 수감자들을 상대로 김씨의 외모를 비하하고 이른바 ‘통방’(수감실 간 소통)으로 인접 호실 수감자에게까지 큰 목소리로 모욕하는 뻔뻔한 행각을 이어갔다. 한편, 피해자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 두개내출혈, 뇌 손상으로 오른쪽 다리가 영구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는 등 전치 8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2022년 10월, 1심을 진행한 부산지법 제6형사부(부장 김태업)는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의 폭행으로 김씨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며 “김씨와 가족이 누리던 평온한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판시했다. 도피를 도운 A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탈옥해 보복하겠다”... 끝나지 않은 공포1심이 끝나자 이씨는 ‘탈옥 후 보복’을 공공연히 떠들어대다 보복협박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2023년 5월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전 동료 수감자(유튜버)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이씨가 ‘피해자 김씨 때문에 상해 혐의가 아닌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이나 받았다’며 ‘굉장히 억울하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씨가 김씨의 집주소 등을 대면서 ‘탈옥한 뒤 김씨를 찾아가 죽이겠다’고 했다”며, 병원 구조를 묻고 “내가 병원에 가면 달아날 테니 먼저 출소하는 당신이 열쇠 꼽힌 오토바이를 병원에 대기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판결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씨가 내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달달 외우고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 기록에서 내 인적 사항을 알아냈다”고 법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항소심, ‘7분의 진실’과 ‘강간살인미수’ 20년형 확정1심에 불만을 가졌던 이씨는 항소심에서 반전을 노렸으나, 형량은 징역 20년으로 8년 더 늘어났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씨를 이씨가 CCTV 사각지대로 데리고 가 벌인 ‘7분의 행위’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는 김씨를 강간하려고 마음먹고 뒤쫓아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살인미수였던 이씨의 혐의를 강간 등 살인(미수)으로 변경했다. 이씨는 CCTV 사각지대에서 의식을 잃고 피를 흘리는 김씨의 옷을 벗기는 등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인기척이 나자 범행을 은폐하지 못한 채 도주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씨는 “성폭행 의도가 있었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정도로 폭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3년 6월, 부산고법 형사 2-1부(부장 최환)는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타인의 사망을 부를 가능성이나 위험을 충분히 인식 또는 예견했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성폭력 범죄를 손쉽게 하려고 김씨가 아예 저항하지 못하도록 폭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이씨가 혐의를 부인하자 피가 묻은 김씨의 청바지를 법정에 가져와 검증했다. 청바지가 몸에 꽉 끼어 저절로 벗겨지지 않음을 확인하자 이씨는 고개를 떨궜다. 결정적으로 검찰은 청바지 안에서 이씨의 유전자(DNA)를 찾아내 혐의를 입증했다. 또한 이씨가 도피 중 ‘서면 실시간 살인사건’, ‘실시간 서면 강간미수’ 등을 검색한 사실도 유죄의 근거가 됐다. 23년 9월,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사실이 없다”며 이씨의 상고를 기각,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숨는 시대는 끝났다”... 피해자의 용기 있는 행보피해자 김씨는 2024년 3월, 사건 이후 1년 4개월간의 힘겨운 싸움을 담은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펴냈다. 그는 “범죄 피해자가 숨어 살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앞으로 생길지 모를 제2, 3의 피해자에게 힘이 되고자 책을 썼다”고 말했다. 이 책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김씨는 2023년 7월 ‘대한민국 범죄피해자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범죄피해자연대’를 결성해 피해자 보호 관련 법 개정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경찰의 부실한 초기 수사 및 피해자 보호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김씨가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제대로 찾는 유례없는 업적을 이뤘다. 피해자가 계속 호소하니까 법무부 등도 관심을 가진 것”이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유사 사건의 피해자들이 변호사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자책하고 법률 조력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무너지는, 피해자가 범죄 피해를 숨기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 사기 가담 않겠다는 지인 속여 캄보디아 조직에 넘긴 20대들, 1심 형량이

    사기 가담 않겠다는 지인 속여 캄보디아 조직에 넘긴 20대들, 1심 형량이

    지인을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인계해 감금을 당하게 한 20대 3명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피해자가 사기 범행을 거부해 착수 비용 등을 손해 보게 되자 피해자를 속여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엄기표)는 국외이송유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2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모(26)씨는 징역 5년, 김모(27)씨는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신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구형량보다 많은 형량을 선고했다. 박씨와 김씨의 구형량은 각각 징역 7년과 5년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 A씨에게 사기 범행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해 준비 비용 등 손해가 발생하자 “캄보디아 관광사업을 추진 중인데 가서 계약서를 받아오면 채무를 없애 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은 피고인 1명을 A씨와 동행케 한 뒤 현지 범죄조직원들에게 인계했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인근에 자리잡은 범죄단지에 A씨를 감금하고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계좌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직원들은 A씨의 계좌가 지급정지되자 대포 계좌 명의자들이 고문당하는 모습 등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주며 “부모에게 계좌에 묶인 돈과 장값(대포계좌 마련 비용)을 보내라고 해라”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도 신씨와 박씨, 김씨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현지 조직원들과 연락하며 A씨 부모에게 접근해 ‘A씨를 꺼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여일 동안 캄보디아 범죄단지, 숙박업소 등에 감금됐다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콜센터, 숙소 건물 등으로 구성된 이 범죄단지는 경비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2∼3m 높이의 담벼락이 둘러싸고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사건 보완수사를 통해 이들 3명이 A씨를 유인해 조직에 인계한 사실을 밝혀 국외이송유인·피유인자국외이송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을 지난 5월 구속기소 했다. 재판부는 “신씨는 다른 공범들을 위협해 피해자를 캄보디아로 이송하고 감금하는 행위를 했다”며 “그런데도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아무런 협조도 하지 않고, 재판 과정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공범들에 대해서는 “비록 신씨의 위협이 있었다고 해도 그 위협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자발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건 아니지만, 피해자를 몰아넣은 행위에 대해서도 상당 기간의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모텔서 낳은 아기 숨지게 방치하고 쓰레기 더미에 유기한 남녀

    모텔서 낳은 아기 숨지게 방치하고 쓰레기 더미에 유기한 남녀

    검찰, 남녀 각각에 징역 12년 구형피고인 측 “공황상태라 못 묻어줘” 생후 2개월 된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쓰레기 더미에 유기한 20대 연인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부장 정현기)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치사,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1·여)씨와 B(28)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두 사람 각각에 이같은 형량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이들에 대해 10년간 취업제한도 요청했다. A씨 등은 지난 6~7월 전남 목포의 한 숙박업소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생후 2개월쯤까지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숙박업소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을 숨기려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위생이 불량한 상태로 방치했다. 아이는 분유 등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졌다. 다만 부검에선 아이의 사망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A씨 등은 아이의 사망 신고도 하지 않고 경찰에 발견될 때까지 약 2주간 숙소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출산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 겁이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 측 변호사는 “악의적 학대가 아니었다”며 “피고인은 아이가 숨진 것을 알고 사실상 공황 상태에 놓여 아이를 묻어주지 못했고, 피고인 또한 경찰 발견 전까지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극도의 상황에 놓여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 ‘안동시청 주차장 살인 참극’… 뒤틀린 집착이 부른 스토킹 범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안동시청 주차장 살인 참극’… 뒤틀린 집착이 부른 스토킹 범죄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피해 여성이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사랑하는 가족이 아닌, 평생 마주치지 않길 간절히 바랐던 가해자의 살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2022년 7월 5일, 안동시청 주차장에서 동료 여성 공무원 B씨(당시 50세)를 살해한 A씨(당시 44세) 사건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문 한 구절이다. 한때 연인이었던 남성의 3년에 걸친 스토킹은 한 여성의 출근길을 마지막 길로 만들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스토킹 범죄의 참혹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1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사법부의 깊은 고뇌를 드러냈지만,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논쟁을 낳았다. 법원 판결문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삶을 앗아간 그날의 진실을 되짚어본다. 평범한 아침을 핏빛으로 물들인 참극2022년 7월 5일 오전,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2층. 청바지 차림의 시청 공무직 공무원 A씨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같은 시청 소속 6급 팀장 B씨였다. 오전 8시 50분경, 출근한 B씨가 주차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잠복해 있던 A씨가 다가섰다. 그는 허리춤에 숨겨온 흉기를 꺼내 보이며 “할 얘기가 있다. 차에 타라”고 위협했다. B씨는 완강히 거부했다. 3년간 이어진 그의 지독한 집착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적인 저항이었다. 실랑이가 격해지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주차된 차량 사이로 뛰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뒤쫓아가 붙잡았고, 출근하던 수많은 동료가 지켜보는 앞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판결문에 묘사된 범행 과정은 참혹했다. ‘A씨는 시 공무원 여럿이 목격하는 가운데서도 B씨를 붙잡아 복부를 1차례 찌르고 피를 흘리고 쓰러져 발버둥 치는 그녀를 흉기로 여러 차례 더 찔렀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동료들은 손쓸 틈이 없었다. 6차례 흉기에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피 흘리는 B씨를 현장에 그대로 둔 채 자신의 차를 몰아 안동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네 탓에 내 가정 파탄”… 망상에 사로잡힌 3년두 사람은 2019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내연 관계로 발전했다. 둘 다 가정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B씨는 교제 1~2개월 만인 그해 10월, “가정을 지키고 싶다”라며 A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A씨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B씨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의 스토킹은 3년간 이어졌다. 2021년 7월 “아직 잊지 못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범행 6개월 전인 2022년 1월에는 “내 가정이 파탄 났다. 아내와 정리할 테니 나랑 같이 살면 안 되겠냐”라면서 B씨를 압박했다. 망상은 B씨의 가족에게까지 향했다. B씨의 남편에게 “이혼하라”고 요구했고, 시부모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고 B씨를 옥죄었다. A씨 자신도 아내에게 외도 사실이 발각돼 가정불화를 겪고 있었다. 그는 범행 직전 아내에게 보낸 문자에서 “내가 B를 정리해줄게. B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고 공허함에 도박에 다시 손댔다. 그런데 B는 잘 먹고 잘산다. B는 죽는다”라면서 모든 책임을 B씨에게 돌리고 살인을 암시했다. 판결문은 “A씨는 자신의 모든 불행을 B씨 탓으로 돌리는 망상에 빠져 적개심을 키우다 살인을 저질렀다”라고 명확히 분석했다. 1심 법원의 고뇌, “인간 존엄성의 역설”과 징역 30년이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부장 이민형)는 판결문에 ‘위험한 사회, 방치된 안전, 비참한 희생자’, ‘살인죄의 책임과 양형, 우리 사회의 고민과 재판부의 숙의’ 등 소주제를 달아 형벌 제도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먼저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렸다. “A씨와의 관계를 끊고자 온 힘을 다해 밀어내던 B씨는 출근길을 노리고 잠복하던 그의 날카로운 흉기에 차가운 주차장 바닥에 쓰러져 처음 겪는 고통으로 아주 아팠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피를 보며 많이 무서웠을 것이다. 엄마 품을 그리워할 어린 두 자녀를 떠올리며 많이 서러웠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현대 형벌 제도의 ‘역설’을 지적했다. “인간의 존엄성으로 형성된 현대적 형벌 제도는 타인의 생명을 훼손한 범죄자의 생명 안전을 보장하는 역설을 부른다. 피해자의 사체는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함에도, 범죄자는 신체의 완전성이 조금도 훼손될 우려 없이 재판장의 형기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이라고 질타했다. 사형제에 대한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재판부는 “많은 시민이 생명을 경시한 사람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라면서도 “한 사람의 생명을 영구히 박탈하는 것이 우리가 선진사회로 진입하면서 쌓아온 사회적 합의와 성숙도에 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고 사형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숙의 끝에 재판부는 “B씨의 공포, 유족의 충격, A씨의 잔혹함 등 모든 상황을 평가하면 유기징역의 상한인 30년의 징역형 외에 달리 적정한 양형을 선택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징역 29년)보다 1년 높은 중형이었다. “자수·정신 불안”… 항소심서 10년 감형, 20년형 확정“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수십 차례 반성문을 냈던 A씨는 1심 선고 나흘 만에 항소했다. 2023년 3월, 항소심을 맡은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원심을 깨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0년이 감형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계획적 범행과 유족의 엄벌 탄원 등은 인정했다. 하지만 “자수했고, 잘못을 인정하며, 정신이 다소 불안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는 점을 감경 사유로 참작했다. 범행 직후 자수한 점,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명확한 심신미약으로 인정되진 않았으나 불안정한 정신 상태 등이 10년 감형의 주된 이유가 됐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23년 6월 이를 기각했다. 이로써 한 여성의 목숨을 앗아간 스토킹 살인범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징역 20년으로 마무리됐다.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려 법정 최고형을 택했던 1심의 무거운 판결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되면서, 범죄의 잔혹성에 상응하는 처벌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남겼다.
  • “시끄럽다”며 밧줄 끊어 살해….‘그날, 끊어진 밧줄은 한 가족의 삶이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시끄럽다”며 밧줄 끊어 살해….‘그날, 끊어진 밧줄은 한 가족의 삶이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7년 6월, 대한민국은 한순간에 벌어진 믿기 힘든 비극적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경남 양산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 그날 아침, 한 남성이 공업용 커터칼로 밧줄을 끊었고, 그 밧줄에 매달려있던 한 가장은 순식간에 추락해 숨졌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이유는 다름 아닌 ‘음악 소리’였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소한 소음이 한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일감 허탕 치고 잠자려는데 음악 소리”흉기 들고 아파트 옥상 올라가 범행“겁만 주려고 했다” 사건은 2017년 6월 8일 오전 8시 13분, 경남 양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른 아침, 시민들의 하루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아파트 외벽에서는 실리콘 코킹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고공에 매달려 있었다. 작업의 긴장감을 덜기 위해 휴대전화로 음악을 틀어놓은 채였다. 그 소리는 이 아파트 15층에 살던 서모(당시 41세) 씨의 귀에 거슬렸다.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감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온 그는 술에 취한 상태로 잠을 청하려던 참이었다. 서 씨는 베란다 창문을 열고 “시끄럽다. 음악을 꺼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작업자들은 그의 외침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작업자 황모 씨는 희미하게나마 소리를 들었으나, 바로 옆에서 작업하던 김모(당시 46세) 씨는 음악 소리 때문에 듣지 못하고 계속 작업을 이어갔다. 서 씨는 분노에 휩싸여 집에 있던 공업용 커터칼을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빨간색 코팅 장갑을 꺼내 낀 뒤, 밧줄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처음 칼이 닿은 것은 황 씨의 밧줄이었다. 밧줄이 흔들리면서 황 씨의 작업 의자가 휘청거렸고, 그는 급히 지상으로 내려와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서 씨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음악 소리가 들리는 곳의 밧줄로 옮겨가 칼을 댔다. 지름 1.8cm의 팽팽한 밧줄은 얼마 지나지 않아 ‘툭’ 하고 끊겼다. 그 밧줄에 매달려 11층에서 작업하던 김 씨는 그대로 추락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옥상에 남은 발자국과 그의 슬리퍼 자국, 그리고 냉장고에 숨겨둔 커터칼을 증거로 서 씨를 긴급 체포했다.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하던 서 씨는 결국 “일감을 허탕 쳐서 화가 났는데 음악 소리에 순간적으로 욱했다”라면서 “죽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겁을 주려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서 씨는 평소 만성적 알코올 사용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술을 마시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술 먹고 아파트 입구에 앉아있으면 사람들이 겁을 냈다”라고 증언했다. 1·2심 판결문에는 그가 사소한 소음으로 극단적 살인을 저지르고도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그의 IQ가 111로 평균 이상이었다는 점은 그가 우발적 범행이 아닌, 의도적으로 음악을 튼 사람의 밧줄을 골라 끊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다섯 자녀와 노모 모시던 가장한순간에 단란한 가정 파괴“가슴 아프다” 국내외 기부 쇄도숨진 김 씨의 사연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아내와 함께 5남매(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 유치원생, 27개월)와 칠순 노모를 모시던 가장이었다. 외동딸로 자란 아내가 원해 아이를 많이 낳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원래 부산에서 장인의 가게를 돕던 김 씨는 어려운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2년 전부터 외벽 청소팀에 합류했다. 일당 30만 원이라는 돈은 다섯 자녀를 키우는 그에게 절실했다. 김 씨의 장인은 “사위가 무척 성실하게 일했고, 가족이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아왔다”라며 “이제 딸 혼자 다섯 명의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생각하면 막막하다”라고 울먹였다. 이 비극적인 사건이 알려지자, 전국의 시민들은 분노와 함께 깊은 슬픔을 느꼈다. 특히, 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그가 끊은 밧줄에 매달린 건 1명이 아니었다”라는 글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글은 “남겨진 다섯 자녀와 아내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어야 한다”라며 모금을 호소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 운동은 부산, 양산은 물론 국내외로 확산하였다. 시민, 지자체, 공공기관이 동참했고, NC다이노스의 박석민 선수는 1억원을 기부하며 온정의 물결에 힘을 보탰다. 김 씨의 아내는 “우리 가족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라며 “아이들이 올곧게 자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무기징역→징역 35년“훈육 못 받고 불안정한 삶”범인 반성문 내며 ‘범행’ 부인범인 서 씨는 재판 과정에서 “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울산지방법원 형사12부)는 이를 단호하게 일축했다. 재판부는 “정신적 장애가 있더라도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 있었다면 장애로 볼 수 없다”라며 “서 씨가 커터칼을 숨기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점에서 계획성도 엿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고공 작업의 긴장을 풀려고 틀어놓은 음악 소리도 일상에서 못 받아들일 정도로 큰 것이 아니었다”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검찰 역시 “감형을 위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유가족에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라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항소심(부산고법 제1 형사부)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은 정당하고 중형 선고가 마땅하다”라면서도 “다만 서 씨가 원만하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불안정한 삶을 살아온 점을 고려했다”라며 징역 35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전자발찌 부착은 유지했다. 서 씨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행 당시 만취 상태여서 기억을 다 못하지만, 음악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을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하는 반성문을 제출해 재판부로부터 “증거를 살펴보면 이유가 없다”라는 질책받기도 했다. 2018년 6월, 대법원은 서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항소심의 징역 35년형을 확정했다.
  • 한소희, 이준석 SNS에 ‘좋아요’ 눌렀다 취소…해명 보니

    한소희, 이준석 SNS에 ‘좋아요’ 눌렀다 취소…해명 보니

    배우 한소희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취소했다. 정치 성향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한소희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에 대한 허위 주장을 온라인에 퍼뜨린 사람으로부터 받은 자필 반성문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음란 계정을 팔로우했다는 터무니없는 루머가 돌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한 결과 특정 정치 지지자들이 지속적으로 그 내용을 유포하고 있었다”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가해자 중 한 명이 보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성문을 쓴 A씨는 자신을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인스타그램을 보던 중 우연히 음란 계정이 이 대표를 팔로우한 것을 보고 이 대표가 해당 계정을 팔로우했다고 생각해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조회수를 얻기 위해 한 것”이라며 “글을 삭제했지만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이 대표께서 피해를 보신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정치인에게 정견이나 행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근거로 누군가는 공격하는 일에 인생을 걸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소희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캡쳐한 이미지가 확산됐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소희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악성 루머의 유포를 강하게 비판한 이 대표의 메시지에 공감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한소희는 그간 자신을 둘러싼 악플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왔으며 관련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한소희는 지난해 3월 배우 류준열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뒤 악플이 쏟아지자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소희는 ‘악플 테러’로 인해 팬들과 소통해온 블로그를 폐쇄하기도 했다. 한소희의 소속사는 이 대표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 “단순한 실수였다.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 교제 살인 후 시신은 시멘트 암매장…살해범인 남자친구는 징역 18년 확정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전국부 사건창고]

    교제 살인 후 시신은 시멘트 암매장…살해범인 남자친구는 징역 18년 확정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전국부 사건창고]

    “누나는 늘 밝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꿈도 컸습니다. 사제 간으로 만난 범인의 다정함은 가면이었습니다.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든 누나는 이별을 통보했다 살해 암매장됐습니다. 범인이 세상과 영원히 격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예쁘고 착한 누나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015년 5월, 한 남동생이 인터넷에 올린 글은 전 국민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 글은 억대 연봉의 외국계 기업 입사를 앞두고 데이트 폭력 끝에 살해당한 누나 김모(당시 26세) 씨의 비극을 담고 있었다. 2025년, 사건 발생 10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참혹함은 여전히 유가족의 삶을 옥죄고 있다. 영어학원 강사·수강생에서 연인관계지인 앞에서 다정, 둘만 있으면 폭력“헤어지자” 하자 목 졸라, 암매장김 씨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전남 장성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는 어려운 형편에도 딸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수억 원의 빚을 감수하며 유학을 지원했다. 그녀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듯 미국 뉴욕의 명문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족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귀국한 그녀는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며 동생들의 학비를 보탰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외국계 기업에 억대 연봉으로 입사가 결정됐다. 부모에게 ‘첫 월급 타면 500만 원을 드리겠다’라고 말하며 효도를 약속했던 딸. 그녀의 미래는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하지만, 비극은 영어학원에서 시작됐다. 수강생으로 만난 이 모(당시 25세) 씨의 다정함에 끌려 연인이 됐다. 그러나 이 씨의 다정함은 가면이었다. 지인들 앞에서는 깍듯하게 행동했지만, 둘만 있을 때는 폭력을 일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 씨의 전신을 짓밟고,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들게 하는 일이 잦았다. 김 씨는 친구들에게 “너무 폭력적이다. 무섭다”라며 “한국에 있으면 계속 해코지당할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살해 후 그녀인 양 50차례 거짓 메신저억대 입사 회사서 ‘무단퇴사’ 내용증명궁지 몰리자 거짓 유서, 손목 긋고 자수끝없는 폭력과 집착에 시달리던 김 씨는 2015년 5월 2일, 이별을 통보했다. 이 씨는 잠자던 김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범행 후 그의 행동은 더욱 경악스럽다. 이 씨는 시신과 함께 3일간 오피스텔에 머물며 ‘암매장’ 방법을 검색했다. 온라인을 통해 시멘트 사용법, 대형 물통, 고무 대야, 석쇠 등을 주문한 그는 렌터카를 빌려 김 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충북 제천의 한 모텔로 향했다. 그는 모텔에 묵으며 인근 야산에 땅을 파고 김 씨의 시신을 시멘트로 암매장했다. 심지어 ‘그녀를 위해’ 술까지 올리는 뻔뻔함을 보였다. 범행 이후에도 그는 경기도 친구 집에서 머물며 여행을 떠나는 등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이 씨는 김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족과 지인을 속였다. 김 씨의 말투와 이모티콘까지 흉내 내며 50여 차례나 거짓 메시지를 보냈다. 어버이날에도 “바빠서 못 간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부모를 속였다. 입사한 회사에 ‘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 유학을 하려고 한다’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무단 퇴사’ 내용증명을 받고 딸에게 전화했지만, 계속 꺼져 있자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 씨는 범행 16일 만에 자수했다. 호텔에서 거짓 유서를 쓰고 손목을 그어 자해한 뒤 스스로 119에 신고하는 연극을 벌였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자 국선 변호사를 물리치고 법무법인 변호사 8명을 선임하며 ‘감형’에 온 힘을 쏟았다. 재판부에 36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자 태도를 바꿨다. 그는 “발견 당시 시신이 부패했기 때문에 내가 목 졸라 살해한 증거가 뚜렷하지 않다. 김 씨의 사망 원인은 천식이며, 나는 시신 유기만 했다”라며 항소했다. 이 같은 뻔뻔한 주장은 모두 기각됐다. 대법원은 2016년 8월, 징역 18년형을 확정했다. 징역 18년, “계획 범행 아니다”엄마 “우리 딸 살려내라” 쓰러져아버지 “사람 보는 눈 못 키워준 게 한”재판부는 1심 선고에서 “이 씨가 시신을 시멘트로 유기했고, 김 씨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태연히 문자를 보내는 등 사후 행위가 좋지 않다”라면서도, “계획 살해 정황은 보이지 않고 자수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라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청구한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재범의 우려가 없다’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 판결에 유가족은 망연자실했다. 생전에 환하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고 재판을 지켜보던 김 씨의 어머니는 “꽃다운 나이의 우리 아이를 죽였는데 18년이 말이 되느냐”고 오열하며 실신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사람 보는 눈을 키워주지 못한 것이 한”이라며 가슴을 쳤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내고 법정을 찾았던 남동생은 “누나는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시멘트에 묻혔다. 이 씨는 용서할 수 없다”라며 법정 최고형을 원한다고 말했다. 유가족에게 이 사건은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아닌 ‘한 가정이 죽어버린 사건’이었다. 부모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딸의 밝은 미래는 끔찍한 데이트 폭력에 산산조각 났다. 가해자는 18년 뒤 사회로 복귀할 수 있지만, 유가족에게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만 남았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김 씨의 이름 앞에는 ‘데이트 살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 대전 ‘초등생 살인’ 교사 명재완에 사형 구형 “심신미약 상태 아니다”

    대전 ‘초등생 살인’ 교사 명재완에 사형 구형 “심신미약 상태 아니다”

    자신이 교사로 근무하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8) 양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명제완(48) 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22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명 씨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의 부모와 그 가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아무런 죄 없는 아동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수사 단계에서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명 씨 측 요청으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수사 당시 정신의학과 전문의 자문 결과와 범행 전후 행동 등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자신의 범행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예견한 상태였다고 맞섰다. 명 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쯤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김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준비한 흉기로 김 양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4∼5일 전부터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부수고 동료 교사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명 씨가 가정불화에 따른 소외, 성급한 복직에 대한 후회, 직장 부적응 등으로 인한 분노가 증폭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약자인 초등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상 동기 범죄’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명 씨는 범행에 앞서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하고 흉기를 미리 사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해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명 씨는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에게 깊이 사과드리며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나 사과드린다”며 “정신과 진료를 받아오면서 판단력이 떨어져 병리적인 상태였으며 살아있는 동안 잘못을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명 씨는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재판부에 반성문을 86차례 제출했다. 선고 공판은 내달 20일 열린다.
  •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최후진술 ‘이렇게’ 말했다…검찰 ‘사형’ 구형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최후진술 ‘이렇게’ 말했다…검찰 ‘사형’ 구형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교사 명재완(48)이 22일 최후 진술에서 “살아있는 동안 잘못을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명씨는 이날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 김병만) 심리로 열린 명씨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 재판에서 최후 진술에 임해 미리 준비한 변론문을 읽어 내려갔다. 명재완 “충동조절 못해 범행…살아남은 게 죄스러워” 그는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은 유가족께 깊이 사죄드리고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까 생각하면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교사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나 많은 분께 슬픔을 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 진료를 받아오면서 제 자신이 망가진 것을 알지 못할 만큼 판단력이 떨어져 병리적인 상태였고 사건 당시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살아남아 숨 쉬고 움직이는 게 죄스럽고, 감옥에서 힘들 때마다 저지른 잘못을 떠올리며 반성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 잘못을 빌겠다”고 말했다. 명씨의 최후 진술에 앞서 이날 검찰은 명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명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1학년 김하늘(8)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해놓은 흉기로 김양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4~5일 전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발로 깨뜨리고, “같이 퇴근하자”던 동료 교사를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수사단계서 반성 기미 없어” 사형 구형 검찰은 이날 “피해아동의 부모님과 그 가족은 뼈에 사무치는 심정으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죄 없는 만 7세 아동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비록 반성문을 수십 차례 제출하고 있으나 수사 단계에서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며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30년, 특정 시간대 외출 제한, 준수사항 등을 함께 부과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명씨 변호인은 “피해자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면서 “피고인도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수 없고 중벌이 마땅하나 변소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가 제때 정신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긴 사건으로,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었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증명하듯 성실했던 지난 삶과 범죄에 이르게 된 원인, 치료를 통한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단 한번의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명씨 측 정신감정 “심신미약”…검찰 반론에 재판부 “신중히 살피겠다” 한편 이날 결심 절차에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는 명씨 측 요청으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당시 정신의학과 전문의의 자문 결과와 범행 전후 행동 등을 토대로 볼 때 명씨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고 범행의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예견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가정불화 등을 겪으며 타인에 대한 폭력성을 표출하던 중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하겠다며 일면식 없는 어린 여자아이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신림동 살인 사건, 범행 방법 등을 검색해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또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자신의 행동의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단계부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양형이 다르다고 생각해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의도에 따라 정신감정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며 “피해 아동의 부모와 가족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이를 등교했지만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충격적인 범행을 당했다. 아이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부모님을 찾으며 고통 속에서 죽어갔으며 어린 나이에 일순간의 삶과 기회를 빼앗겨 엄벌을 원하는 유족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해 12월 2일쯤 정신과 의사로부터 ‘심한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린다’는 진단서를 받아 휴직하고서는 같은 달 26일 같은 의사로부터 ‘증상이 거의 없어 정상근무가 가능하다’는 진단서를 받아 조기 복직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검찰은 명씨의 휴직과 복직과 관련된 진단이 명씨 진술에 의존해 내려졌던 것처럼 명씨 측이 요청한 정신감정 역시 사건 발생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명씨 진술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에 참여한 정신과 전문의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검찰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문가들의 상충된 의견이 나왔는데, 한쪽 의견에 구속되거나 얽매이지 않겠다”면서 “심신미약 여부는 법률상 임의적 감경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재판부가 이번 사건이 심신미약에 의한 범행인지, 형을 감경할 만한 사안인지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분노 해소 위해 약자 살해한 이상동기 범죄” 명씨는 범행에 앞서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했고, 흉기를 미리 구입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명씨가 가정불화에 따른 소외, 성급한 복직에 대한 후회, 직장 부적응 등으로 인한 분노가 증폭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보다 약자인 초등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상동기 범죄’라고 설명했다. 또 명씨가 평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유기 불안과 감정 조절 어려움 등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유족은 법정에서 “사형을 받아라”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피해자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인위적 감경 사유는 재판부의 재량으로 감경할 수 있다는 것이지 감경을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너무 처참한 사건이고 유족들은 이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퍼하고 계시며 이러한 처참한 상황을 고려하면 사형이라는 합당한 처벌을 받길 원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해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4월 명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으며, 명씨가 별도의 이의 절차를 밟지 않아 파면이 확정됐다. 명씨는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재판부에 반성문을 86차례 제출했다. 명씨에 대한 1심 판결은 10월 20일 선고될 예정이다.
  • 검찰, ‘초등생 살인’ 교사 명재완에 사형 구형…“반성 기미 없어”

    검찰, ‘초등생 살인’ 교사 명재완에 사형 구형…“반성 기미 없어”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교사 명재완(48)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 김병만) 심리로 열린 명씨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명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1학년 김하늘(8)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해놓은 흉기로 김양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4~5일 전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발로 깨뜨리고, “같이 퇴근하자”던 동료 교사를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피해아동의 부모님과 그 가족은 뼈에 사무치는 심정으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죄 없는 만 7세 아동을 잔혹하게 살해했고, 비록 반성문을 수십 차례 제출하고 있으나 수사 단계에서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씨는 범행에 앞서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했고, 흉기를 미리 구입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명씨가 가정불화에 따른 소외, 성급한 복직에 대한 후회, 직장 부적응 등으로 인한 분노가 증폭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보다 약자인 초등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상동기 범죄’라고 설명했다. 또 명씨가 평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유기 불안과 감정 조절 어려움 등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해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4월 명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으며, 명씨가 별도의 이의 절차를 밟지 않아 파면이 확정됐다. 명씨는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재판부에 반성문을 86차례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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