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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김형준 정치비평] 변칙과 기형의 ‘홍길동 선거’

    재·보궐 선거가 이제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그 결과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역대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예외없이 참패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정부 시절 2004년 총선후 처음 실시한 2005년 4월30일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6곳을 포함해 23대0으로 완패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까지 여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4대 개혁입법을 온몸으로 막고자 법사위를 폐쇄하고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 파행을 주도했다. 더욱이 대선 비자금과 연계된 ‘차떼기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선거에서 압승했다. 정동영·김근태 등 우리당의 유력 대권후보들이 장관으로 차출되어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이 한나라당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선거 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 재·보궐 선거는 정부·여당을 중간평가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중간 평가가 아닌 ‘경제 살리기’ 선거로 몰아간다. 경제 한파로 크게 위축된 민심도 이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재·보궐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여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48.9%. 반면 ‘경제 살리기에 실패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31.7%로 나타났다. 분명 이번 재·보궐 선거는 기존 양상과는 달리 변칙과 기형이 판치는 ‘홍길동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서자인 관계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민주당은 전혀 예상치 못한 돌출 변수로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를 중간평가로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핵심에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이 자리잡고 있다. 당의 전략 공천 방침에 반발해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만약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가 현실이 되고, 그 여파로 전주 완산에도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동반 당선된다면, 민주당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고, 당은 당권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도 정 대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지지 세력인 ‘노무현·386세력’이 줄줄이 구속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보궐 선거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측근 실세가 연계된 각종 게이트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전직 대통령이 연루된 비리 사건으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재·보궐 선거가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박연차 게이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 전 장관이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역사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가 있다면 정 전 장관은 아무리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뜻하지 않은 선거가 치러진다 하더라도 그동안 살신성인의 자세로 대여투쟁에 앞장선 당 지도부를 향해 등 뒤에서 비수를 꽂아서는 안 된다. 현 시점에서 정 전 장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패배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하더라도 패배할 수 있다.”는 정치 역설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고맙다 WBC”…포털업체 등 ‘활짝’

    “고맙다 WBC”…포털업체 등 ‘활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고마워.” 인터넷 포털·게임업체들이 ‘WBC 효과’로 웃음짓고 있다. 별도의 스포츠 섹션을 마련한 다음은 25일 WBC경기가 열리는 기간 순방문자가 1.5배, 페이지뷰는 2.7배 늘었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 18일 한일전에 90만명이 인터넷 문자중계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한국 대표팀 본선경기에 70만∼90만명이 다녀갔다. KTH 파란도 WBC 기간 순방문자와 페이지뷰가 개막 이전과 비교하면 각각 1.5배, 7배 상승했다. 포털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주로 아침 시간에 경기가 열려 TV생중계를 보지 못하는 직장인 등이 인터넷 문자중계를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야구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야구 대표팀을 단독 후원한 CJ인터넷은 대표팀 헬멧에 온라인 야구 게임인 ‘마구마구’ 로고를 새겨 넣어 높은 광고 효과를 봤다. CJ인터넷측은 로고노출 등으로 52억원의 광고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마구마구를 찾는 네티즌들도 크게 늘어 WBC 시작 뒤 동시접속자수가 150% 늘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 게임 ‘슬러거’도 반사이익을 누렸다. WBC 대회 전과 비교해 동시 접속자는 50%, 신규 가입자 30% 늘었다. WBC로 짭짤한 재미를 본 업체들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CJ인터넷은 2009시즌 한국프로야구 공식 타이틀 스폰서를 하기로 했다. 게임업체가 프로야구의 공식 타이틀 스폰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슬러거도 WBC 준우승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모든 이용자에게 게임 아이템을 증정하고 우수 선수를 획득할 수 있는 ‘구단 드래프트권’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엔高 좋아말고 그 이후를 대비하라”

    일본 기업이 엔화 강세로 고전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런 효과는 조만간 사라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포스트 엔고(高)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엔고와 일본 제조기업의 위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엔화의 ‘나홀로’ 강세로 일본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수출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기업이 수차례 엔고 위기를 극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엔화 강세는 어느 정도 일단락됐고 엔화가 완만한 속도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엔고가 해소되면 일본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기업 체질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은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과 수익 증대에 안주하지 말고 환율 하락과 동시에 그 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고환율에 편승해 달러 또는 엔화 표시 제품가격을 인하하면 향후 수익성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 상승으로 확보한 대일(對日) 수출 확대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납기를 지켜 장기 거래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현재의 고환율 국면을 기업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서 무한질주

    현대·기아차 美서 무한질주

    ‘현대·기아자동차가 최악의 불황인 미국 시장에서 역주행하는 주요 경쟁 업체들과 달리 두 달 연속 쾌속 질주를 했다. 판매 실적도 좋았지만 사상 최고치의 점유율 달성이 더 고무적이다. 과감한 영업·마케팅 전략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3만 621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5% 감소했으나 지난 1월 판매량(2만 4512대)보다는 24.9%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시장 점유율은 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포인트나 높아졌다. 소형차와 레저용차가 선봉에 섰다. 1월에 견줘 판매량이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31.8%, 베르나(수출명 엑센트) 30.3%, 앙트리지(그랜드 카니발 변형 모델)는 355.2% 급증했다. 제네시스는 7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렸다. 기아차 미국법인(KMA)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늘어난 2만 2073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도 1.9%에서 3.2%로 치솟았다. 쏘렌토와 카니발(수출명 세도나) 차종의 판매가 각각 162.8%와 153.1% 증가했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7.6%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 7.1%를 갈아치웠다. 반면 주요 경쟁 업체들은 지난달 판매량이 30∼50% 이상 급감하며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GM과 포드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판매가 각각 53.1%와 49.5% 감소했다. 도요타는 39.8%, 혼다와 닛산자동차도 각각 38%와 37.1%, 폴크스바겐은 19.9%, 다임러(벤츠)는 20.4%, BMW는 34.6% 판매가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공격적 홍보·마케팅 전략→브랜드 인지도 상승→판매 증가’라는 선순환 효과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년 이내에 실직시 차를 되사주거나 할부 가격을 대납해 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미국프로풋볼 슈퍼볼 경기와 아카데미상 시상식 등 대형 이벤트에 광고를 집중하는 과감한 마케팅이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시켰다.”면서 “중소형차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분석했다. ‘반사이익’도 봤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생겼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엔고 현상에 밀려 가격을 올리면서 현대·기아차 경쟁 차종과의 가격차가 10% 이상 벌어졌다. 도요타 등 주요 경쟁 업체들이 유동성 문제로 마케팅 규모를 줄인 것도 기회가 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최대 신흥시장인 중국에서도 호실적을 냈다. 베이징 현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2.2%나 늘어난 3만 2008대를 팔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무한경쟁 자동차산업… 우리는 지금] (상) 자국업체 지원 나선 경쟁국들

    [무한경쟁 자동차산업… 우리는 지금] (상) 자국업체 지원 나선 경쟁국들

    세계 자동차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미국 GM과 크라이슬러는 파산 일보직전에 몰려 정부만 바라보고 있고, 일본·유럽의 유수 업체들마저 적자에 허덕이며 제살깎기에 여념이 없다. 각국 정부는 파격적인 지원으로 내수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업체의 자구 노력과 정부의 선제적 지원으로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국의 실태 및 국내의 차별화된 극복 방안 등을 2회에 걸쳐 싣는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신용 경색과 실물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감소율이 6%인 것을 감안하면 위축 속도가 훨씬 가팔라지는 셈이다. 이미 미국은 GM과 크라이슬러, 포드 등 이른바 ‘빅3’의 몰락과 함께 자동차 생산 및 판매가 30년전 수준으로 추락했다. 업계의 ‘모범생’인 일본 도요타마저도 70년만에 처음으로 1500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현대·기아차도 최근 수출 및 내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지각 변동중 이런 상황속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동북아로 옮겨가는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업체의 좌초와 서유럽 업체들의 구조조정 여파는 이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 혼다, 닛산, 현대 등 아시아 업체와 독일 폴크스바겐 등 5대 업체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들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도태되는 업체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정부 지원 절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자국 자동차 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들어 주저하는 개별 업체에 대한 직접 지원도 과감하게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내는가 하면 관세 인상 등 보호주의 장벽도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GM과 크라이슬러에 174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최근 두 업체가 추가로 요청한 216억달러(30조 24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도 ‘빅3’현지 공장에 30억달러 이상을 지원한다. 프랑스는 르노와 푸조 등에 65억유로(12조원) 지원을, 독일은 GM계열 오펠사에 최대 5억유로의 채무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영국 정부 역시 재규어·랜드로버 등에 대해 23억파운드(4조 6000억원)의 금융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스웨덴 정부는 볼보와 사브 자동차에 대해 35억달러(5조원)의 대출 지원을 결정했다. 중국도 치루이 자동차에 100억 위안 저리 융자를 해주며 일본은 도요타·혼다 등 자동차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2100억엔 규모의 감세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 주요 업체들은 감산, 감원, 브랜드·자산 매각,부실 딜러 정리 등 대규모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지원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노력도 뒤늦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우리 자동차 산업이 미국 ‘빅3’ 등의 몰락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소·중형차 시장의 주도권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 및 업체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tomcat@seoul.co.kr
  • 제주 추자도 참굴비 ‘설 특수’

    제주 추자도 참굴비 ‘설 특수’

    ‘영광굴비 물렀거라, 추자굴비 납신다.’ 추자도 참굴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동안 굴비의 대명사격인 영광굴비 일부가 중국산 조기를 사용했다는 보도 이후 추자도 굴비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 제주시는 추자굴비가 최근 하루 평균 1500상자 이상 팔려 1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추자도에서는 추자도수협의 15개 가공 공장을 비롯한 중·소형 가공업체 모두가 가동 중이다. 올들어 현재까지 추자도수협의 매출은 10억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홈쇼핑 등의 광고로 인한 매출은 7억원가량에 이른다. 추자도수협 관계자는 “일부 영광굴비가 중국산 조기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추자도산 참굴비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 같다.”면서 “추자도에는 중국 등 외국 수산물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혹시 저질의 외국산과 섞어 파는 게 아닌가 하는 원산지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추자도 연해에서 잡히는 참조기는 연간 7500t가량으로 국내 전체 1만 1000t의 절반을 넘는다. 그동안 추자도에서는 굴비를 소금에 재는 염장기술, 굴비를 엮는 기술 등이 부족해 잡히는 조기를 전남 영광 지역 등에 공급하는 역할에 만족해 왔다. 추자도 굴비는 지난해 15억원을 들여 참조기 굴비 가공공장 현대화를 통해 위생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TV 홈쇼핑에 진출하는 등 공세적인 판촉 할동을 펴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추자도 참굴비는 소비자 인지도 면에서 전남 영광이나 법성포에 비해 아직까지도 밀리지만 유통 전문업체들로부터 계속해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추자도를 참굴비 산업특구로 지정하고 가공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해 전국 최고 특화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美 첫 흑인대통령 취임]오바마 정부 출범 한국에 미칠 영향

    ■한·미 관계-북핵 4월 한·미정상 동맹비전 구체화 핵문제 해결 뒤 北과 개선 추진 “미국 정권이 바뀌니 한·미 관계에도 변화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급변할 만한 이슈는 없다. 한·미 관계를 전략적 동맹 관계로 더욱 공고화해 북핵 등 북한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정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한·미 관계의 앞날을 이렇게 전망했다. 한·미 동맹 강화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미는 지난해 3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을 21세기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도출되지 못했다. 따라서 오는 4월로 예상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회동 등을 통해 전략 동맹 비전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천 외교안보연구원장은 “한·미간 전략 동맹과 오바마 행정부가 강조하는 글로벌 동맹은 과거 군사 동맹과 한반도 위주에서 벗어나 범세계적 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며 “양국 정부가 모두 실용을 추구하는 만큼 전략 동맹 비전 선언을 추진하는 등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 발전되는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한·미 동맹 관련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최근 무리 없이 해결됐고,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예정대로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서로 머리를 맞대면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 비준 문제는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회동 전에 조율, 동맹에 긍정적 영향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측이 ‘강경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천명하고 북한과의 직접대화도 거론하면서 북·미 관계의 향방이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내정자 등 외교안보라인에서 밝힌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는 한·미간 정책 엇박자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외교가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핵 6자회담 틀을 유지하면서 한·미 공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관련 라인에 중도나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많아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며 북한을 다룰 것이라는 전략도 우리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힐러리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를 통해 밝힌 대북 정책 구상은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북·미 관계도 정상화될 수 있으며, 북한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도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표적인 북핵 구상인 ‘페리 보고서’와 다를 바 없다. 북한은 당시 페리 보고서 내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며 거부했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북·미 관계가 갑자기 좋아지고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은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 북한과 이란을 관리할 것이고 북한도 이를 알고 최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북한이 미 새 행정부를 잘 모르고 덤빌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해서라도 정상화시키고 핵개발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통상교역 보호무역 강화 FTA 재협상 우려 자동차 ‘적신호’… 반도체 ‘기대감’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의 통상교역 정책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비해 보수적인 색채를 띨 것이 분명해 보인다.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공정무역 질서 구축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정강정책에서 공정무역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경제위기를 맞아 자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한층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요인 때문이다. 행정부에다 의회 상·하 양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호주의 색채도 한층 뚜렷해질 공산이 크다.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2008년 약 70억달러)를 거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미 통상관계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다. 대선 기간 재협상을 주장해 온 오바마가 취임 후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미국의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요구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한·미 통상외교의 초반 기상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대미 수출의 효자품목인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일단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오바마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양국 자동차 수출의 불균형을 지적해 왔다. 추가협상이든 재협상이든 FTA합의안 가운데 자동차 부문의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오바마 행정부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좌초 위기의 자국내 자동차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추진할 방침인 점도 우리 업계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오바마 정부의 미 자동차 산업 지원 강화로 한국의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도 미국은 강력한 철강 수입 규제 정책을 폈다. 오마바 정부에서도 규제 장벽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하원은 철강산업 지원을 위해 국방부·국토안보부·교통부의 사회간접자본 (SOC) 사업에 자국산 철강 구매를 의무화한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철강, 섬유 등 자국산업의 피해가 큰 산업을 중심으로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 정보기술(IT), 반도체, 휴대전화 부문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무관세 혜택에다 미국이 이들 분야에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약분야도 오바마가 고가 신약 가격 인하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처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나 업계의 우려만큼 오바마 행정부가 보호주의 색채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려운 미국내 경제사정 때문에 과거 클린턴 집권기처럼 슈퍼 301조 등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중국산 수입 범람 문제 등을 빼고는 미국에서 무역정책에 대해 별다른 논의가 없었던 상황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자국 입장만 앞세우기에는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위축 등 현재 상황이 너무 안 좋아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구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측이 몇차례 문제를 제기한 자동차 무역 불균형 문제만 해도 다분히 자신의 지지기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다소의 어려움은 겪겠지만 결국에는 FTA 비준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트라는 “한·미 FTA가 두 나라의 경제관계뿐만 아니라 안보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 등이 자유무역론자들이라는 점에서 비준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김태균 이영표기자 windsea@seoul.co.kr
  • [이춘규 선임기자 글로벌 뷰] 소띠해마다 세계 경제위기 소처럼 우직하게 극복하라

    최근의 소띠 해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반복됐다. 소띠 해의 경제학이다. 1973년에는 제1차 석유위기가 세계를 강타했다. 85년에는 미국의 무역·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플라자합의가 있었다. 97년은 아시아 금융위기, 2009년은 미국발 경제 위기다.경제위기 때마다 한국은 도약기반을 다졌다. 73년 1차 석유위기는 각국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지만, 한국은 지나친 석유의존 경제에서 탈피하는 기초를 다졌다.85년 플라자합의는 국가별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 미국 레이건 정부는 무역과 재정 쌍둥이 적자 위기에 빠졌다. 타개책으로 9월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G5(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들이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기로 합의, 엔화가치는 급등했다. 1달러당 260엔이던 엔화는 1년도 안돼 120엔대로 급상승했다. 일본은 엔고불황을 우려해 저금리 정책을 시행, 투기붐으로 거품이 끼었다. 일본 경제의 규모는 환율효과로 상대적으로 확대돼 미국자산 사들이기, 해외여행붐이 일었다. 결국 91년부터 경제거품이 붕괴되면서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플라자합의를 계기로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일본경제 체력이 강해졌다.”고 평한다. 미국은 추가조치를 통해 적자를 축소, 위기에서 벗어났다.외채에 허덕이던 한국에는 긍정적이었다. 엔화 급등의 반사이익으로 주력산업 수출품의 국제경쟁력이 좋아졌다. 무역흑자국으로 전환, 국부가 증가했다. 근로자들의 재분배 욕구 등으로 폭발, 87년 민주화로 이어진다.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은 처음 국가부도 위기를 맞았다. 국민들이 금·달러 모으기에 나서 1년도 안돼 외환위기를 극복해 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도 도약을 위한 준비의 해가 될 수 있을까. 미쓰비시UFJ증권 경기순환연구소는 올해의 위기를 “정책실패도, 시장의 실패도 아니다. 3개(단기·중기·장기)의 경기순환 사이클이 만난, 50~60년 경기순환의 골짜기일 뿐이다.”며 상승 전환을 예측했다. taein@seoul.co.kr
  • 일부프로 축소·재방… 방송공백 가시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파업이 5일로 11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노조가 가장 적극적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MBC 프로그램들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MBC는 지난 주말부터 일부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하거나 축소 방송하기 시작했고, 보도 프로그램에서도 파업 관련 보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시청자들의 ‘파업 체감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 법안관련 뉴스는 오히려 비중 높여 우선 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비조합원 출신들이 제작하고 있는 뉴스 프로그램은 기자, 아나운서 조합원들의 제작 거부로 내용과 형식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젊은 기자들 대신 비조합원인 고참 기자의 리포트가 증가했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엔 앵커와 취재원의 직접 대담 형식으로 꾸려가는 사례도 늘었다. 또한 아침 뉴스를 중심으로 특파원을 활용한 뉴스 아이템도 늘어났다. 반면 파업 이후 미디어 관련 법안과 관련된 뉴스 아이템은 노조가 파업 기간 동안 ‘미디어 선전전’의 차원에서 적극 참여를 권장함에 따라 오히려 비중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뉴스 후’, ‘시사매거진 2580’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도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주제로 삼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같은 보수 진영 시민단체는 “MBC가 자사이기주의적 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예능·오락 프로그램 시청률 크게 하락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특히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송 공백이 가시화하고 있다. 보통 2주의 여유를 두는 사전녹화 분량이 소진되면서 MBC는 지난 주말 ‘무한도전’과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을 재방송으로 편성했다. 그 결과 MBC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하락한 반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 S와 SBS의 경쟁 프로그램들은 반사이익을 챙겼다. 실제로 3일 재방송된 MBC ‘무한도전 스페셜´의 시청률은 10.4%로 평소보다 5%가량 하락한 반면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된 KBS ‘스펀지 2.0´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18.4%와 16.5%로 평소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주말 황금시간대인 일요일(4일) 저녁의 시청률도 KBS의 ‘해피선데이´와 SBS ‘패밀리가 떴다’가 20%를 전후한 상회하는 높은 시청률을 보인 반면 재방송을 내보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번주부터 ‘놀러와’, ‘황금어장’ 등 조합원이 연출하는 평일 저녁 오락 프로그램들 역시 재방송으로 편성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시청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용 MBC 노동조합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파업을 시작하면서 방송 파행에 따른 시청률 하락이나 일부 시청자의 비판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안타깝다.”면서 “그러나 시청률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번 파업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기의 목적을 거두고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 (상)] “지지정당 없다” 53.8%… 정치 혐오증 극에 달해

    [신년 여론조사 (상)] “지지정당 없다” 53.8%… 정치 혐오증 극에 달해

    ■박근혜 10.2% 이회창 1.9% 정동영 1.2% 順 이번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실 생각입니까.’라는 항목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그 다음으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9%,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1.2%,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0.9%,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지사 각각 0.4%,김문수 경기지사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각각 0.2%,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0.1% 순으로 나타났다.이같은 결과는 현 시점에서 차기 대선의 대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지지후보 없음’ 33.1%,‘모름·무응답’ 49.9% 등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차기 대선이 자리 잡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다만 이번 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경쟁 상대자 없이 독주체제를 구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위력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다.정치인의 이름을 불러주고 누구를 지지할지 물어보는 방식이 아니라,이름을 불러 주지 않고 주관적으로 물어본 결과 10% 정도만이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것은 아직 국민들의 인지 속에 ‘박근혜는 차기 대통령’이라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40대(11.0%),중도(10.5%),화이트칼라(7.0%),수도권 거주자(9.2%)에서 전국 평균 또는 그 이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박 전 대표가 지난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외연을 확대하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50대 이상 고연령층(14.9%)과 영남(15.9%),보수(16.3%)의 지지를 뛰어넘는 포용력을 보이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과제라 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핵심 지지계층이 될 수 있는 여성층에서는 지지도가 9.1%로 남성(11.3%)보다 적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한나라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정 최고위원과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는 오 시장,원 의원의 지지도를 모두 합해도 1%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나라당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한나라당이 친이·친박의 견고한 계파 구조 속에서 여전히 변화와 개혁에 담을 쌓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주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은 아닌지 반추해 봐야 한다. 진보진영에서는 정 전 장관,손 전 지사,강 대표,유 전 장관 등을 모두 합쳐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담함을 넘어 절망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 사회에 진보층이 25% 정도 존재하고 있고,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의 지지도를 모두 합치면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개혁과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형준교수·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한나라 29.7% 민주 9.5% 민노 3.7%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현재의 정당들은 국민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8%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혔다.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인 셈이다.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속에서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회가 무법천지로 점철되면서 국민의 정치혐오증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2007년 12월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조사에서는 무당층이 45.5%였지만 1년 만에 8.3% 포인트가 늘었다.무당층이 증가한 것은 각 정당의 ‘절대 지지층’이 급속히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동일한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해 높은 충성도를 보인 지지층이 대거 무당층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조사결과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을 지지한 국민의 36.6%가 무당층으로 돌아섰다.정동영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한 국민의 46.4%도 무당층으로 이탈했고 이회창 후보와 자유선진당을 지지한 국민의 61.5%도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이념성향이 뚜렷한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도 예외는 아니었다.지난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고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선택한 국민의 31.3%,문국현 후보와 창조한국당을 지지한 국민의 30.8%도 무당층으로 이탈했다.한국 정당정치의 위기라 부를 만한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29.7%로 가장 높았다.이어 민주당(9.5%),민주노동당(3.7%),창조한국당(1.4%),자유선진당(1.3%) 순이었다. 한나라당은 대선과 총선의 승리로 외형적으로는 대승했지만 집권 초기 국정운영의 미숙함으로 1년 전 정당지지도 41.8%에 비해 12.1% 포인트나 폭락해 내재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정권교체에는 성공했지만 집권 초반 잦은 실정과 여권 내부의 암투,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경기침체 등으로 여당으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에는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욱 심각하다.1년 전 조사에 비해 2% 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여전히 9.5%에 그쳐 10%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여권이 실정을 거듭함에도 제1야당인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특히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무당층이 63.3%로 가장 높게 나온 점은 민주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대안정당이냐,선명야당이냐를 놓고 치열한 고민이 예상된다. 충청권의 맹주라고 자처해 온 자유선진당은 충청지역에서 1.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텃밭에서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자유선진당은 오히려 제주(9.2%)와 인천·경기(2.3%),강원(2.2%) 지역에서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다. 김형준교수·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중도 약진속 보수층 빠르게 감소 “중도 강화 속에서 보수가 침체되고 있다.” 이번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 ‘중도가 강화되면서 진보와 보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과거에는 진보(40%)와 보수(40%)가 균등한 비율을 보이고 중도(20%)는 미약한 이른바 ‘쌍봉형의 이념 지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보 25%,중도 40%,보수 25% 등 중도층이 두터운 ‘단봉형의 이념 지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이번 조사에서도 진보 25.0%,중도 39.5%,보수 26.2%의 분포를 보였다.특히 30대(54.1%),대재 이상 고학력층(44.3%),중간 소득층(45.3%),전문직(48.8%) 및 화이트칼라(50.2%)층에서 중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일반 국민의 이념적 성향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항은 보수 세력이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고,총선에서 2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했지만,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보수층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2007년 12월 조사에서는 보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33.3%로 나타났지만,이번 조사에서는 26.2%로 7.1% 포인트 하락했다.반면 진보층은 같은 기간 24.7%에서 25.0%로 큰 변화가 없었다.중도는 36.1%에서 39.5%로 3.4% 포인트 증가했다. 보수 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의 위기’ 때문으로 보인다.보수는 정권교체를 달성한 뒤 추동력과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다.사회의 다원화,시민 사회의 성장,새로운 안보 환경,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 등 급변하는 시대 환경에 대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일체감의 위기도 보수 이탈에 한몫하고 있다.보수 세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2007년 대선,2008년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주요 현안에서 유권자들은 보수보다는 진보의 입장을 더 많이 지지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한마디로 일반 국민은 아직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가치에 대해 일체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보수의 심각한 분열이다.대선은 끝났지만 친이·친박 간의 여당내 파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두 세력은 ‘보수 정권 성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함께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상대방의 손실(실패)은 자신에게는 이득(성공)이라는 지극히 제로섬(zero-sum)적 시각에서 행동하고 있다.당연히 언제 분열될지 모르는 위기를 안고 있는 것이다.특히 지난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박근혜 전 대표의 친이 주류세력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결과적으로 영남 지역의 ‘이명박 정부 거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런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국민들의 ‘보수 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김형준교수·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충청에 갇힌 ‘충청 맹주’

    충청에 갇힌 ‘충청 맹주’

     지난 4월 총선에서 충청권에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한 자유선진당의 미래가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창조한국당과의 교섭단체 구성 합의,원내 캐스팅보트 확보,재·보선 선전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충청당’ 이미지 고착화,소수 정당(18석)의 한계,인재 부족,창조한국당(2석)과의 불안한 동거 등 당의 운명을 가를 변수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충청당´이라는 수식어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내포한다.4월 총선과 10월 재·보선에서 충청권의 맹주임을 확인했지만,이는 다른 지역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지도 낮고 대안정당 신뢰감 부족 엄밀히 말하면 대전·충남에 영향력이 국한된다.충북에서는 민주당 기세에 눌려 있다.당은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충북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나 바람을 일으킬 동력이 부족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1일 “소외감이 심한 충북에는 지역개발 공약이 좋은 처방이지만 소수야당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당이 고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지도와 지지율 부족이다.민주노동당(5석)과 친박연대(8석)보다 지지율에서 종종 밀린다.현 여권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대안정당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뜻이다.당내에서는 “비판적인 기사라도 당이 자주 거론되면 성공한 것”이라는 푸념도 들린다.  ‘스타정치인’과 ‘젊은 피’의 부족도 한계로 꼽힌다.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를 빼고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사가 거의 없다.이는 주요 현안을 주도할 수있는 동력의 결여로 이어진다.젊은 인재의 부족은 당의 활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한 의원은 “강경보수 성격의 이념적인 현안을 지양하고 경제파탄에 신음하는 서민을 품을 수 있는 대안에 주력할 때 젊은 보수가 눈길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과의 불안한 동거도 골칫거리다.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실형이 구형된 문국현 대표가 의원직을 잃게 되면 두 당을 합해도 교섭단체구성 요건(20석)에 못 미치게 된다. ●영남 뚫어야 전국정당 동력 얻어  당의 미래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약세를 보이는 충북을 석권하고 영남권에 의미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면 2012년 총선에서 전국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고전한다면 충청권내 대세론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다.당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인기가 워낙 강해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바람’이 불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도 당의 미래를 가늠할 변수로 꼽힌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유선진당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 구도를 적극 활용해 영남권 공략과 인지도 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선택 원내대표가 여야를 초월한 비수도권 출신 규합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기로에 선 민주당] 해체할 힘 없어… 진보연합론 부상

    정부·여당의 헛발질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은 ‘무관심 정당’으로 불린다.쇄신방향에 대한 시나리오도 난립한다.당내에서는 제1야당의 위상과 관련해 견제정당과 대안정당을 두고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김부겸 의원은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견제(반대) 정당’을 강조하며,반(反)한나라당 진보개혁연합을 주문했다.구체적인 청사진과는 별개로 당 출범 이후 리모델링을 전제로 한 ‘개혁론’과 새롭게 헤쳐 모여야 한다는 ‘해체론’이 대척점을 이뤄 왔다.하지만 지금은 해체론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패러다임을 상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헤쳐 모여 봐야 의미가 없다.”(김헌태 인하대 겸임교수)는 비판 때문이다.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정통야당에 뿌리를 둔 민주당이 반한나라당 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개혁론마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개혁론의 밑바탕에는 내부투쟁이 자리한다.당 핵심 관계자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전했지만 내년 초 예정된 당 주류의 ‘뉴민주당’ 선언은 동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대신 민주당에서는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목소리가 흘러나온다.당 안팎에선 옛 주류인 김근태 전 의원계 민평련이 주축이 된 민주연대와 조만간 발족할 것으로 알려진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을 주시하고 있다.신계륜 전 의원이 구심인 신정치문화 연구원도 가시권에 있다.  주류 쪽 인사는 “방법론에 대해 아직 치열하게 싸워본 적도 없다.”면서 “투쟁은 필요하며 신진그룹이 생산적 목소리를 내고 누군가 새로운 담론을 중간에서 만들어 주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 해체론에 대해선 ‘이합집산’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많다.당 핵심 관계자는 “성급한 해체론은 민주세력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라면서 “외부 인재풀을 확대해 민주세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김근태계의 한 인사도 “해체론은 현실성이 없다.”고 일갈했다.해체론자였던 김 교수마저 “자기 반성과 파괴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힘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당 외곽에선 대선 후보를 조기 선출해 쇄신책을 찾아야 한다(신계륜 전 의원)는 의견도 있다.정치평론가인 김종배씨는 “현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개혁이 될 수 없기에 조금 왼쪽으로 이동해 낮은 단계의 진보연합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맞고만 안 있는다” 봉하마을 ‘봉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정국의 소용돌이로 들어서고 있다. 국가기록물 유출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사 방침에 노 전 대통령이 14일 직접 대응하면서다. 서면이든 방문이든 검찰이 굳이 조사하겠다면 이를 피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검찰로 나가겠다는 강수를 둔 것이다. 측근들은 이를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원칙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아 보인다. 정권교체 이후 남북관계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놓고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첨예한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전날엔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종합부동산세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으면서 전·현 정권의 대립전선이 재점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조사방식과 입장차가 있는 건지, 직접 출석할 건지 말 건지는 형식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이날 공식 보도자료에도 “굳이 조사가 필요하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노 전 대통령 쪽 핵심 관계자 역시 “국가기록물 유출의혹 사건에서 우리가 제기했던 많은 의혹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국가기록물 열람권보장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현 정권의 국가기록물 접근법을 ‘정치 게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7월16일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후 참여정부 관련자들이 검찰에 고발되자 노 전 대통령 쪽은 ‘참여정부 흠집내기’,‘반사이익을 노리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에 비춰 본다면 노 전 대통령의 자진출석 의사는 정치적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현 정부가 각종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참여정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노 전 대통령 주변의 인식과 맥이 닿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핵심 관계자도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전 정부의 정책성과를 뿌리째 몰아내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정치적 쟁점도 아닌 사안에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는 걸 보면 지금 시점에 국정운영의 틀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행보는 참여정부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 모든 문제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시론] 오바마 시대의 한·미 통상관계/조환익 코트라 사장

    [시론] 오바마 시대의 한·미 통상관계/조환익 코트라 사장

    예견된 이변이었지만 미 대선이 오바마의 승리로 끝나면서 한·미 통상 관계에 큰 변화가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제대로 될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 버릴지 등 우리 수출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한·미 FTA의 미래이다. 오바마는 대선과정에서 불공정무역의 사례로 한·미 자동차 교역을 지목하며 심각히 잘못된 것으로 지적했다. 지금 당장 한·미 FTA가 미 의회의 비준을 받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리고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의 복귀이다. 대선 1주일 전 오바마는 이미 미국 섬유산업 지원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자국 섬유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데 중국이 견제 대상이다. 미국 철강 수입량의 10%를 차지하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가능성의 증대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움직임을 꼭 오바마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볼 것은 아니다.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한 점, 자동차·철강 등 쇠락해 가는 미국 제조업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혼란을 겪고 있다. 그 단초를 제공한 미국은 지금 국내경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정무역의 간판을 걸고 강력한 국내산업 보호정책이 취해질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힐러리 등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하면 근본적으로는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있고,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1기 각료들이 비교적 실용주의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란 점도 미국이 급진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과거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였던 클린턴 행정부가 결국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고, 기존 입장을 바꿔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지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미 FTA 역시 미국이 자동차 문제로만 해석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마찬가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정책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산업분야도 많다. 오바마는 신에너지 정책을 금융위기 극복 다음의 정책 2순위에 배치했다. 친환경적 직업 500만개를 창출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우리가 잘만 활용하면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미전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전선, 커넥터, 절연체와 같은 전력기자재 수요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우리에게 반사이익으로 나타날 분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한·미 통상 관계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오바마 시대의 개막을 미국 시장을 재조명하고 우리 제품과 기술의 개발방향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지적재산권 침해, 덤핑, 보조금 등 불공정 무역관행이나 노동 및 환경기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미국에 통상마찰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통상 환경의 변화라는 큰 틀에서 오바마 당선을 바라보고 어떤 여건의 변화가 있더라도 한·미 통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조환익 코트라 사장
  • 학교옆 유해업소 303곳 적발

    학교옆 유해업소 303곳 적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학교 인근 유흥주점과 비디오방, 노래방, PC방 등 청소년 유해업소 303곳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특사경은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서울시내 초·중·고교 주변 200m 이내인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서 무단 영업 중인 303개 업소를 단속했다. 이중 청소년 유해업소 170곳은 이전이나 폐업, 등록 해제 등 정비하고 133곳을 고발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현재 학교보건법상 학교 주변 50m 안은 절대정화구역으로 유흥주점이나 숙박업, 노래방, PC방 등을 절대 운영할 수 없다. 50m 이상 200m 이내 지역은 상대정화구역으로 각 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합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단속결과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 버젓이 영업 중인 업소는 PC방이 243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숙박업 26곳, 노래방 18곳, 비디오방 4곳, 유흥업소 5곳, 당구장 6곳, 도축장 1곳 등의 순이었다. 특히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운영해온 숙박업, 노래방, 유흥주점 등 60개 업소는 10년 동안의 자진·폐쇄기간을 지났음에도 경쟁업소가 없다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불법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은 이들 업소 중 23곳에 대해서는 공중위생법과 식품위생법 등 기타 법률 이행 여부 등을 추가로 점검해 23곳을 적발·행정처분 조치했다. 서울시 특사경 소속 김용남 과장은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화구역에 청소년 유해업소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이집트·우간다 ‘나일강’ 밀약설 탄자니아 “우린 왜 빼나” 반발

    이집트·우간다 ‘나일강’ 밀약설 탄자니아 “우린 왜 빼나” 반발

    국경을 맞댄 탄자니아와 우간다가 ‘물싸움’을 벌일 조짐이다. 이집트와 우간다가 짜고 나일강에 흘려보내는 물의 양을 늘리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탄자니아의 의심 때문이다. 탄자니아는 우간다, 케냐와 나일강의 발원지인 빅토리아 호수를 공유하고 있는데, 방류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면 수위가 낮아지면서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케냐 일간지 더 이스트 아프리칸은 지난 7월 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우간다 엔테베를 방문, 요웨리 무세비니 대통령과 회담한 뒤 이같은 의혹이 불거졌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자니아 등 나일강 유역 국가들은 전력난이 심각한 우간다가 나일강 유역 수력발전소 2곳의 발전량을 늘릴 요량으로, 빅토리아 호수 방류량을 확대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이렇게 되면 이집트는 나일강의 수량이 늘어나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 자니아는 나일강 유역 10개국이 물 분쟁을 막고자 1999년 출범시킨 나일강 유역 구상(NBI)을 통해 양국의 합의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삭 무숨바 우간다 외교차관은 “더군다나 이러한 사안은 나일강 유역 모든 국가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맞섰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민주당 소나무/임태순 논설위원

    소나무처럼 우리 민족과 친근한 나무도 없다. 곧게 뻗은 소나무는 지조, 절개를 상징해 예부터 시나 서화의 중요한 소재였다. 조선시대 성삼문은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하리라.”면서 단종에 대한 굳은 마음을 소나무에 빗대 표현했다. 조상들은 또 소나무로 집을 짓고 솔잎을 깔아 떡(송편)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로 만든 관에 누워 먼 길을 떠났다. 소나무는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현실 정치에도 발을 들여놓게 된다. 한자로 소나무 송(松)자는 나무목(木)과 공변될 공(公)자를 합한 형성문자이다. 여기에서의 공은 공평하다는 뜻이 아니라 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 등 벼슬을 의미한다. 소나무에 이런 명칭을 부여한 사람은 중국의 진시황이다. 그는 비를 피하게 해준 소나무에 고마움을 느껴 산둥성 태산에 있는 소나무에 공작의 벼슬을 내렸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충북 보은 법주사 가는 길에 있는 소나무도 정이품송(正二品松)이라 불린다. 조선 세조가 법주사 행차에 나섰다가 가마가 처진 소나무 가지에 걸리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그러자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세조가 오늘날의 장관에 해당하는 정이품의 높은 벼슬을 내린 것이다. 민주당이 통합민주당으로 새 출발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엊그제 소나무를 당의 새로운 상징물로 선택하고 진녹색 금강송을 로고로 공개했다. 민주당은 “소나무는 기개, 지조, 생명 등을 상징하고 녹색은 50년 정통민주세력의 상징색으로서 통합과 소통, 균형, 평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현재 정당지지율이 20%대를 밑돌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집권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수입, 종교편향 등 잇단 실정으로 악수를 두고 있는데도 전혀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체성 모호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당을 대표하는 간판타자가 없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소나무의 솔은 ‘으뜸’을 뜻한다. 금강송은 곧게 자라는 소나무다. 당의 중심을 굳건히 하고 국민들의 가슴에 뿌리내리는 금강송 같은 소나무를 키우면 민주당이 으뜸 정당이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8·21 부동산대책 이후 동향

    8·21 부동산대책 이후 동향

    ‘8·21대책’이 발표됐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장이 워낙 얼어붙은 데다 수요자들이 적극 달려들 만한 유인책이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 신도시 조성 예정지 주변은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반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재건축 시장 - 대출·세제 대책없어 한산 ‘8·21대책’ 중 부동산 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내용은 재건축 규제 완화였다. 재건축 아파트 거래 자체를 막았던 조합원 지위(입주권)양도 금지 규제 해제는 꽉 막힌 재건축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환영받는 조치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는 2003년‘9·5대책’의 핵심 내용.2003년 12월31일부터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추진단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재건축 조합원 명의 변경을 금지하는 조치다. 이미 조합설립이 이뤄진 아파트는 한번만 전매를 허용했다. 26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3년 12월31일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는 18개 단지 5906가구에 이른다. 이들 단지 아파트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역삼동 개나리 5차, 서초동 삼익아파트, 송파구 성내동 미주 아파트 등이 해당된다. 국토해양부는 주거환경과 노후 불량도 등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가점을 조정해 까다롭고 불합리한 기준을 풀어줄 방침이다. 구조안전성 가중치(50%)를 낮추고 설비 노후도 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전진단이 강화된 2006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에서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단지 21곳 중 60% 정도는 유지·보수 판정을 받는 등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렇게 하면 안전진단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 대치 서울 은마, 잠실 주공5단지, 고덕 주공 6∼7단지, 여의도 시범 아파트 등 수도권 34개 단지 2만 3000여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오랫동안 안전진단 규제에 묶여있던 단지는 사업 추진에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규제가 풀렸는데도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조합원 지위 양도 허용으로 매물이 조금씩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출 규제나 세제 개편이 따르지 않으면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미분양 시장 - 전매 안풀린 수도권 악화 ‘8·21대책’에도 미분양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전매제한완화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는 평가다. 수도권 북부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전매제한완화 혜택이 없기 때문에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대에 미분양아파트가 있는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26일 “이번 대책은 미분양 대책이 아니라 미분양 업체 고사대책”이라면서 “기존 미분양에도 전매제한 소급적용을 해줘야 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재분양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업체의 경우는 팔리지도 않는 미분양을 안고 가는 것보다 재분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분양 받은 당첨자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해약한 뒤 새로 분양해 전매제한 완화의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남부지역도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용인의 경우 112㎡ 이하 미분양은 조금씩 팔리고 있지만 중대형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곳에서 분양한 업체들의 대체적인 얘기이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분양현장마다 하루에 1∼2팀 정도가 모델하우스를 찾는 실정”이라면서 “9월에 발표한다는 세제대책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도 8·21대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이나 대구 등에서는 중소형은 거의 팔리고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데 이번 대책은 3억원 이하 주택에 맞춰지면서 임대주택사업의 대상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주택공사 등이 미분양 주택 등을 사준다고 하지만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 때문에 이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구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 주택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지방보다는 수도권 대책”이라면서 “6·11대책이나 이번 대책이나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신도시 주변 - 문의·계약·지분 쪼개기↑ ‘8·21대책’에서 신도시 확대 건설이 확정된 경기 오산 세교지구와 인천 검단신도시의 경우는 반짝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일대에 땅을 가진 업체들은 달구어진 분위기를 활용하기 위해 분양을 서두르고 있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문의전화도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다세대 등의 매입을 통한 입주권 확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내년까지 검단신도시와 오산세교지구에서 분양예정인 주택은 모두 4곳 4589가구나 된다. 또 인근에는 13개 단지에서 미분양된 아파트들이 수요자를 기다리고 있다. 수요자들도 대책 발표 전보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 지역 중개업소에는 8·21대책 발표 이후 문의전화가 종전보다 2∼3배가량 늘어났다. 오산시 갈곶동 KCC스위첸 등 미분양 주택의 경우 모델하우스 방문후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전보다 늘었다는 게 주택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마전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2단지나 현대산업개발 검단2차 아이파크 등에도 최근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분양계약을 맺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이들 업체 관계자의 대체적인 얘기이다. 오산시는 올해 초부터 다세대 주택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던 곳이다. 다세대 등의 신축을 통한 지분쪼개기인 셈이다. 하지만 특히 이번에 오산 세교지구 일대에 신도시 건설이 확정되면서 이같은 다세대 주택 신축을 통한 지분쪼개기가 더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산신도시 발표로 당분간 가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지분쪼개기 현황, 지분값 대비 수익률, 실제 입주권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서 가수요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노조 “낙하산 아니다” 사원행동 “출근 저지할 것”

    노조 “낙하산 아니다” 사원행동 “출근 저지할 것”

    25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전 사장의 후임 사장으로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을 임명제청하자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력한 후보였던 김은구 전 KBS이사가 정부 여권 인사들과의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KBS 노조의 반대는 물론, 사회적 비판여론에 부딪히는 바람에 이병순 사장 후보자가 ‘어부지리’의 반사이익을 챙겼다는 해설이 지배적이다. 노조와 사원행동 등 KBS 내부에서도 이미 ‘낙하산 사장’이 낙점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등의 강경대응 노선을 긋자 이사회가 이래저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은구 카드´ 비난여론에 반사이익 이병순 후보자는 KBS 공채 출신인데다 정치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카드였다는 분석들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김은구 전 이사 카드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병순 후보자의 경우 그런 부담이 없는데다 KBS의 공영성 확보에 적임이라는 판단에서 KBS이사회가 제청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 후임 사장 선임 절차는 일단락된 듯하나,‘이병순 호’가 순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KBS 내부에서도 노조와 사원행동의 향후 대응 노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KBS노동조합은 당초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될 경우 26일부터 들어갈 예정이던 총파업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조 측은 “임명제청 과정이 전체적으로 흡족하진 않지만, 이병순씨를 낙하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현 방송법 하에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정상적인 노사 협의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능력을 요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낙하산 낙점땐 노조 파업 부담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이 후보는 KBS인들이 공사 출범 이후 35년 동안 그토록 갈망해오던 첫 번째 KBS 출신 사장이 됐다.”면서도 “정치독립·조직안정·고용안정에 대한 확신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팎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KBS 직능단체 중심으로 결성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8·17 대책회의의 각본대로 이뤄진 오늘 이사회의 사장제청은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면서 “사장 임명제청 과정 전체가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이뤄진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인정할 수 없으며, 출근저지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원행동은 또 “청와대의 각본에 따라 하수인으로 전락한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사장을 제청하는 것을 묵인·방조한 박승규 노조 집행부 역시 오늘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총회 개최와 총파업 실시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날 사원행동측 100여명은 이사회 저지를 위해 이른 오전부터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청원경찰과 격렬한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도 이날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KBS 이사회는 법에도 없는 권한을 억지로 갖다 붙여 정연주 사장을 해임 제청했던 당사자이며, 불법적으로 공권력을 KBS 안으로 끌어들여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짓밟은 자들”이라면서 “이처럼 자격을 잃은 이사회가 임명 제청한 이병순씨는 당연히 사장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유재천, 권혁부, 박만, 방석호, 이춘호, 강성철 등 ‘방송 6적’은 당장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병순씨도 최소한의 양식과 자존심이 있다면 즉각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도 “KBS 이사회가 이병순씨를 KBS 사장으로 임명제청한 것은 그들의 17일 사전면접이 세상에 알려진 뒤 애초 낙하산으로 지명했던 사람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면서 “사장 선임을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방통위원장이 주도했다는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어부지리로 임명제청된 이병순씨는 스스로 물러나는 게 본인을 위해 최선이다.”라고 일축했다. KBS 중견 간부들이 설립한 KBS공정방송노동조합도 이사회에 앞서 ‘꼭두각시 이사회의 5인 선정은 원천 무효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대통령 비서실장 등 방송장악 4인회의 지시대로 움직인 이사회의 면접 대상자 선발은 낙하산 지명이 분명해진 이상 무효이며, 원점에서 재공모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강아연 구동회 김정은기자 aret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신문산업과 서울신문] 신문 위기 탈출구 ‘시민 이야기’서 찾아라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신문산업과 서울신문] 신문 위기 탈출구 ‘시민 이야기’서 찾아라

    신문의 미래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습니다. 창간기념 특집호에 실린다니 희망적이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신문의 미래를 잘 모릅니다. 들려오는 풍문은 두 가지입니다.‘암담하다.’와 ‘그래도 길이 있다.’입니다. 저는 후자를 믿습니다. 이건 인식이 아니라 믿음입니다. 미래를 안다고 말하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모호하게 말하면 점쟁이, 분명하게 말하면 사기꾼입니다. 학문도 미래를 추론하는 한 가지 단서만을 제시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일찍이 가수 전인권은 미래를 탐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의 과거는 어두웠지만, 나의 과거는 힘이 들었지만, 그러나 나의 과거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내가 추억의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 행진, 행진, 행진하는 거야. 나의 미래는 항상 밝을 수는 없겠지, 나의 미래는 때로는 힘이 들겠지,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 거야, 행진 행진 행진하는 거야.” 1980년대 들국화의 히트곡 ‘행진’의 한 대목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미래의 전망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추억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그걸 사랑할 수 있다면 눈비도 껴안고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자아의 서사’가 있다면 과거의 힘으로 미래로 행진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물론 행진의 결과가 주체의 태도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래의 운명은 환경의 변화와 주체의 행동이 반응하는 화학방정식입니다. 그런데 왜 이 노래는 환경에 적응하는 민첩함보다 주체의 꿋꿋함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을까요? 알기 어렵고 변화시키기 어려운 미래의 환경보다, 너무 잘 알고 마음만 먹으면 변화도 가능한 현재의 주체를 통해 미래를 대하는 것이 지혜롭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래서 저도 ‘뉴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의 미래’란 주문을 이렇게 바꿔 보았습니다. 더 나은 신문의 미래를 위해 현재 기자들은 무얼 해야 할까? 신문이 위기라고들 합니다. 다들 이유를 진단합니다. 뉴미디어 환경에서 매체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신문사의 경영 노하우가 신통찮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은 언론의 신뢰도 하락도 지목됩니다. 다 맞는 얘깁니다. 이에 따른 타개책이 제시됩니다. 매체겸영이 매체경쟁력을 살려줄 거라고 합니다. 뉴스룸 통합이 생산비를 절감해줄 거라고도 합니다. 기자의 전문화가 기사 품질을 높일 거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몇몇 현장기자는 기사체를 바꾸자고 합니다. 다 그럴 듯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위기의 대상이 ‘언론’이 아닌 ‘언론사’로 가정된다는 겁니다.‘신문의 위기’는 ‘뉴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사의 산업적 위기’를 줄여 놓은 말 같습니다. 일선기자들도 상당수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촛불집회에서 드러났듯, 신문의 위기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성장한 시민사회 속에서 신문의 신뢰성 위기’가 본질에 가깝습니다. 신뢰성 하락은 산업적 위기가 아닌 저널리즘의 위기입니다. 환경의 변화가 아닌 주체의 행동이 원인입니다. 위기의 대상은 ‘언론사’가 아니라 ‘언론’으로 가정되는 것이 합당합니다. 혹자는 언론사가 있어야 언론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그건 경영자의 시각입니다. 언론이 있어야 언론사도 있다고 보는 게 기자의 시선입니다. 언론사가 있어야 언론이 있다는 주장은 경영과 편집의 조직 위계를 확인하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기자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편집권 박탈에 순응하고 있다는 고백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촛불집회는 ‘언론’의 위기가 ‘언론사’의 위기를 불러온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조중동의 보도에 화난 시민들은 절독운동과 광고주 압박 운동을 펼쳤습니다. 촛불집회는 ‘일부 세력’에 의한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규모가 너무 큽니다. 지금은 종교단체까지 동참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은 촛불집회의 성격을 민심의 폭발로 보지 않았습니다. 6월11일자 지면은 그 엄청난 집회를 건조한 시위기사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의견이래야 보수단체의 소규모 집회를 촛불집회와 기계적 균형을 갖춰 편집하면서 ‘의견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정도였습니다. 폭력에 대한 우려를 가불하는 글도 몇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편집의 수사학이 초라한 ‘물타기’였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촛불집회 보도는 조중동의 완벽한 참패였습니다. 그것이 평소의 정치적 성향 때문인지, 참여정부와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진보정권 내려앉히기에 성공을 거둔 나머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과도한 애프터서비스의 책임을 느낀 탓인지, 촛불집회 초기에 변화의 행방을 잘못 판단한 편집과정의 실수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에브리싱 콤비네이션’이겠지요. 어쨌든 조중동은 엄청난 자산을 까먹었습니다. 당장의 절독과 광고 감소가 문제가 아닙니다. 초·중·고생들의 이목까지 집중된 인터넷에서 입은 이미지 손상을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요? 그 반사이익을 경향과 한겨레가 챙겼습니다. 두 신문은 촛불집회의 성격 규정은 옳았지만, 표현의 수위는 매우 선정적이었습니다. 아마 세계 유력지를 불러 모아 촛불집회 보도 콘테스트를 했으면 하위권에 머물렀을 겁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절대적 지지를 보냈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민들이 조중동은 없었고 한겨레와 경향은 있었던 그 무엇에 목말랐던 게 아닐까요? 저는 그게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의 대리인 역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의 민주주의에서 언론은 정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 반대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시민의 생각을 정책자에게 알리는 일은 매우 소홀합니다. 현재 취재관행으로 보면 구조적인 사각지대입니다. 대부분의 취재가 출입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의 존재를 염두에 두는 감각 자체가 퇴화한 것 같습니다.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분명한 사실은 시민사회의 의지를 정책자에 알리는 언론의 역할을 시민들이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현재의 언론이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나섰다는 것입니다. 촛불이 꺼지고 광장의 함성이 사라진다 해서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의심과 요구가 다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일 것입니다. 이제 시민들은 ‘사실보도’를 표방하는 언론의 수사학에 좀체 속지 않습니다. 눈 밝은 이들이 보도의 문제점을 인터넷에 올리면 귀 밝은 이들이 여기에 맞장구치는 거리의 미디어비평이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묻습니다.‘사실보도’의 의미는 다만 사실을 알고 있다며 발언권을 독점하기 위한 슬로건이 아니었나? 그래서 객관주의의 정치적 사용맥락은 엘리트주의가 아니었나? 사건 기사처럼 건조하게 기사를 쓰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은 시민의 위치가 아닌 국가의 위치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시점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저는 요즘 내러티브 저널리즘에 흥미가 많습니다. 개인의 이야기를 전면화하는 내러티브 저널리즘은 기사를 흥미 있게 쓰는 글쓰기 전략이기 이전에 개별적 인간을 존중한다는 철학적 함의가 있습니다. 저널리즘에서 현장과 사실의 강조는 일반화하지 말고 개별성을 오래 응시하라는 주문입니다. 그건 제도와 개인이 충돌하는 곳에서 개인의 자리에 서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치열한 언론의 현장은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교통사고 현장이 아니라, 모든 개별적 삶이 사회제도와 충돌하는 바로 그곳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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