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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어나자마자 포성 들은 우크라 세쌍둥이 이제는 아장아장 걸어요

    태어나자마자 포성 들은 우크라 세쌍둥이 이제는 아장아장 걸어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전쟁의 포성을 들어야 했던 우크라이나 세쌍둥이가 이제는 아장아장 걸어다닌다고 영국 BBC가 성탄 전야(현지시간)에 전했다. 한나와 안드리이 베레지넷츠 부부는 간절하게 기다려온 아기가 셋이나 된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뻤다. 초음파 사진을 보니 작은 점 하나였는데 다음날 의사를 찾아갔더니 쌍둥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진료 때 그게 아니라 삼둥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세 아이가 태어난 날, 러시아군이 침공해 전쟁이 시작됐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아이가 한 명씩 늘어나니 네 번째 방문할 때 겁이 덜컥 났다고 한나는 농담을 했다. 그녀는 팟캐스트 우크레인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정말로 아이를 원했다. 하느님이 우리 얘기를 듣고 한꺼번에 셋이나 주셨다”고 털어놓았다. 한나는 다음날 아침 제왕절개로 출산할 예정이라 지난해 2월 23일 체르니히우 산부인과 병원에 입원했다. 한동안 러시아가 침공한다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그녀는 실제로 다음날 아침 군사학교에 재학 중인 남동생이 전쟁이 터졌다고 알릴 때까지 믿지 못했다고 했다. 남동생은 체르니히우를 당장 떠나라고 했다. 수술이 아침 9시에 예정돼 있어 어림없는 얘기였다. 병원 직원들은 3년 만에 세쌍둥이가 태어난다며 법석을 떨고 있었다. 한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는 아주 먼곳, 들판이나 숲에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남편이 오전 6시에 도착해 자신을 진정시키려 열심이었다. 아이들을 세상에 내놓는 일만 신경쓰자고 했다. 에밀리아가 9시 36분에, 올리비아가 1분 뒤, 멜라니아가 38분에 나왔다. 그렇게 예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통상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가야 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지 10분 뒤인 9시 48분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공식적으로 러시아군 차량이 체르니히우 지역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체르니히우는 벨라루스 국경이 가까운데 러시아군이 그곳으로 침공했다. 곧바로 포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끝내 그곳을 점령하지 못했지만 엄청난 파괴를 경험했다. 수술에서 회복해야 하고 침대를 벗어나기도 힘든 몸인데도 아이들과 함께 지하 방공호로 가야 한다고 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그곳까지 갔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밖은 영하의 날씨였다. 간호사들이 담요로 아기들을 감싼 채 따라왔다. 100명가량이 있었는데 아기들은 20명쯤 됐다. 바닥에 임시 침상을 깔고 누웠다. 한나 딸들은 조산했는데도 건강했다. 간호사들은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갔어야 할 아기들을 어떻게든 따듯하게 하려고 자신의 옷으로 감싸곤 했다. 에밀리아는 1.6㎏, 멜라니아는 1.4㎏, 올리비아는 1.1㎏으로 정상 아이들의 절반 정도 몸무게로 세상에 나왔다. 산모는 당장에라도 집중치료실에 가야 할 형편이었다. 하지만 그녀 혼자 보낼 수 없어서 온가족이 일주일 동안 방공호에 있다가 병원 1층으로 옮겼다. 올리비아는 2주가량 집중치료를 받았다. 온가족이 복도에 있다가 공습이 있으면 다시 지하로 내려가는 일을 반복했다. 어느날 병원 운동장에 포탄이 떨어졌다. 한나가 두 딸을 안고 뛰었다. 남편이 달려와 올리비아는 괜찮은지 보러 집중치료실로 달려갔다. 창문이 산산조각나고 문이 날아가고 담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내달렸는데 다행히 올리비아는 안전했다. 3월 20일에 퇴원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수도 키이우로 피란했다. 여느 때면 2시간 걸리는 거리지만 러시아군을 피하느라 5시간이 걸렸다. 슬로바키아로 건너가 몇달을 보내다 고향에 돌아왔다. 군인이었던 친정아버지 아나톨리가 손녀들을 너무 보고 싶어했다. 그가 보낸 편지는 한나가 어려움을 견딜 수 있게 해줬다. “아빠는 계속 ‘조금만 참아, 내가 너를 보호하고 있어. 내가 널 지켜줄거야. 우리가 러시아인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계속 얘기했다.” 러시아군은 그 해 4월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퇴각했는데 아나톨리는 그 뒤 동부로 파병됐다. 딸들의 첫 생일 때 아나톨리가 귀향했으면 하고 바랐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올해 1월 11일 도네츠크 테르니 마을 근처에서 전사했다. 51세 밖에 되지 않았다. 한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나는 전쟁이 끝나면 아빠가 전장에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가족이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지난 일년을 “공포 영화”에 빗댄 부부는 아이들 때문에 사랑과 행복이 “세 배가 됐다”고 흔감해 했다. 잘 자랐고 이제 걸어다닌다. 가장 예쁠 때다.
  • 발 디딜 틈도 없어… ‘13t’ 쓰레기에 파묻혀 산 70대 노인

    발 디딜 틈도 없어… ‘13t’ 쓰레기에 파묻혀 산 70대 노인

    지자체가 저장강박이 의심되는 70대 어르신을 1년 가까이 설득한 끝에 집 안에 있던 폐기물 13t을 수거했다. 19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올해 초 동구노인복지관에 다니던 70대 어르신 A씨는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복지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못해 겉돌았다. 동구 복지정책과 직원 등과 함께 A씨의 집을 방문한 복지관은 쓰레기로 가득한 A씨의 집안을 보고 놀랐다. 2층짜리 단독주택인 A씨의 집은 내부가 폐기물로 가득 차 집 안에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동구 관계자는 “2층으로 올라가기조차 어려워 계단에 줄을 걸고 의지해 간신히 올라갈 수 있었다”며 “어르신께 위생 문제로 ‘집을 치우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스스로 치우겠다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동구 직원들은 A씨에게 쓰레기봉투를 제공해 본인이 치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쓰레기가 때에 맞춰 집 밖에 버려져 있는지 확인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러나 진전이 없었고, 여름이 되자 집안 내부에서는 악취가 풍겨왔다. A씨는 결국 특정 일까지 치우지 않으면 청에 협조하겠다는 각서에 동의했다. A씨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어서 청소와 쓰레기 배출을 위한 별도 예산이 필요한 데다가 쓰레기양이 워낙 많아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했던 상황. 동구는 자원봉사자 20여명을 모집해 지난달 이틀에 걸쳐 청소했다.A씨 집 안에서 나온 폐기물은 1t급 트럭 10대 분량으로 모두 13t에 달했다. 비용은 구청이 지원하되 A씨와 가족 등이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동구 관계자는 “가정불화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겹치면서 저장강박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1년 가까이 설득한 끝에 A씨의 집 안을 청소한 것처럼 앞으로도 저장강박 의심 가구를 파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저장강박장애’란 무엇일까 저장강박장애는 성인의 약 5%가 가지고 있는 정신 질환이다. 의사 결정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실제 물건의 가치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애착과 책임감을 가지고 물건을 과도하게 수집하고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고통을 느껴 차마 버리지 못하는 엄연히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이다. 이를 판단하는 기준들로는 같은 물건을 여러 개 산다, 추억의 물건은 모두 보관하고 싶다, 절대 사용하지 않을 물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관하려는 충동이 강하다, 집 안에 쌓인 물건 때문에 걸어 다니기 힘들다, 물건 버리는 것이 고통스럽다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안 하고 있으면 이걸로 인해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가 돼서 점점 더 사회적 고립을 야기하고, 사회 적응을 못 하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초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위축됐던 농촌 ‘작은 영화관’ 기지개… “정부 지원 필요”

    위축됐던 농촌 ‘작은 영화관’ 기지개… “정부 지원 필요”

    코로나19와 영화산업 쇠퇴로 위축됐던 농촌지역 ‘작은 영화관’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자체 직영에서 벗어나 민간 위탁 등으로 활로를 찾은 것인데 지역민 문화 향유에 큰 역할을 해 온 작은 영화관이 침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 합천군은 5개월가량 휴관 상태였던 합천시네마가 재개관 이후 방문객이 3만명에 다다르는 등 재도약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2016년 7월 99석 규모로 문을 연 합천시네마는 민간에 위탁했다가 업체가 파산하는 등 코로나19 때 위기를 겪었다. 군은 2020년 10월 합천시네마를 직접 운영했지만 2021년 2억 2000만원, 지난해 7600만원 적자가 나는 등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군은 올해 1~5월 합천시네마를 임시 휴관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윽고 새 민간 업체를 선정하고 시네마 내·외부 환경을 개선하면서 5월 중순 재개관에 성공했다. 군은 “시네마 운영은 단순 영화 상영·관리뿐 아니라 배급, 홍보 등이 엮여 있어 전문성과 기술이 요구된다. 지자체 예산과 인력 운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전문업체에 맡기는 게 타당해 위탁을 진행했고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민 문화향유권 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도 위탁을 통해 작은 영화관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충북 옥천군, 강원 영월군은 지난해 민간 위탁을 결정했고 경남 남해와 산청, 하동군 등도 전문운영업체에 영화관을 위탁 중이거나 위탁 예정이다. 문화시설이 없는 농촌지역에 들어선 작은 영화관은 도시 대형 극장 못지않은 시설에 저렴한 관람료로 주민 문화 욕구를 채워준다. 이 영화관들 좌석이 30~100석으로 작지만 고품질 스크린·음향 시설을 갖췄고 3D 영화 상영도 할 수 있다. 관람료는 도시 대형 극장 대비 절반 정도고 무료 상영, 찾아가는 영화관 등 지역 맞춤형 행사도 연다. 하지만 민간위탁 등 운영 방식 변화만으로는 작은 영화관 활성화가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에 운영을 맡긴 지자체는 시설 관리비 등을 부담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만년 적자 위기’를 감당할 민간 업체를 구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나 정부 운영비 등은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문화 소외 지역에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화다. 작은 영화관이 휴관과 재개관을 반복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 尹 순방 앞두고 네덜란드와 의전 불협화음?…외교부 “소통의 일환”

    尹 순방 앞두고 네덜란드와 의전 불협화음?…외교부 “소통의 일환”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과정에서 네덜란드 측이 우리의 의전 요구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 위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초치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부가 “소통 과정이었다”며 부인했다. 외교부는 15일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서 양측은 여러 채널을 통해 매우 긴밀하게 소통·조율해왔다”며 “지난 1일 최 대사와 네덜란드 측 협의 역시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열흘 앞둔 지난 1일 네덜란드 측이 최 대사를 불러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교부는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의 경우 왕실의 전통 및 의전 측면에서 여러가지 격식과 그에 따른 조율 필요사항들이 있는 만큼 국빈 방문 6개월여 전부터 네덜란드 현지에서 우리 대사관과 네덜란드 왕실 및 외교부 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합동회의를 개최하며 일정 및 의전 관련 사항들을 지속적으로 소통·조율해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방문 한 달여 전 정부 합동 답사단이 네덜란드를 직접 찾았을 때도 주요 후보지들을 답사하고 현장에서 6~7차례 합동회의를 하는 등 일정과 의전 관련 내용들을 세밀하게 조율했다고도 알렸다. 외교부는 “국가를 불문하고 행사 의전 관련 상세 사항에 대해 언제나 이견이나 상이한 점은 있다”며 “반복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조율하고 좁혀나가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포맷을 협의해 가는 것이 상례”라고 설명했다. 또 “양측은 이번 우리나라 정상으로서는 최초인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 매우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며 “네덜란드 측은 우리 의전팀의 전문성과 정확성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대한 만족감과 사의를 수차례 전달해 왔다”고도 말했다.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 의전을 총괄한 도미니크 퀼링바커 네덜란드 의전장이 우리 측 의전실에 보낸 메시지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퀼링바커 의전장은 “다방면으로 훌륭한 국빈 방문을 되돌아보고 있고, 공고해진 양국 관계를 축하하고 있다”며 “한국 의전팀의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크게 감사했고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고 15일 오전 귀국했다.
  • “네덜란드, 대사 초치해 과도한 의전 요구 항의”…외교부 “이견 좁힌 과정”

    “네덜란드, 대사 초치해 과도한 의전 요구 항의”…외교부 “이견 좁힌 과정”

    외교부가 15일 입장 자료를 통해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서 양측은 여러 채널을 통해 매우 긴밀하게 소통·조율해왔다”며 “12월 1일(금) 오전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와 네덜란드 측간 협의 역시, 국빈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소통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입장 자료를 낸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준비 과정에 한국 측의 과도한 경호 및 의전 요구에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가 초치되기도 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른 것이다. 앞서 중앙일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네덜란드 정부가 최 대사를 불러 국빈 방문 경호와 의전을 둘러싼 한국의 다양한 요구에 ‘우려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측은 한국 측이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이례적으로 구체적 사례까지 열거하며 불만을 표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며 “한 소식통은 네덜란드가 상대국 정상의 방문을 앞두고 주재 대사를 불러 항의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외교 소식통이 “네덜란드 측은 외교채널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협의와 조율을 시도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항의 표시로 대사를 초치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특히 네덜란드 측은 대통령실·외교부·대사관 등 각 채널에서 각기 요구사항을 산발적으로 전달하는 협의 태도에 불만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의 경우 왕실의 전통 및 의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격식과 그에 따른 조율 필요사항들이 있는 만큼, 국빈 방문 6개월여 전부터 네덜란드 현지에서 우리 대사관과 네덜란드 왕실 및 외교부 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합동회의를 개최하면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사항들을 지속 소통·조율해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한 달여 전 우리 정부합동답사단의 네덜란드 방문 시에도 양측은 주요 후보지들을 함께 답사하고, 답사 현장에서 합동회의를 6~7차례나 개최하면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사항들을 세밀하게 조율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국가를 불문하고 행사 의전 관련 상세사항에 대해 언제나 이견이나 상이한 점은 있으며, 반복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조율하고 좁혀나가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포맷을 협의해 나가는 것이 상례”라며 크게 문제되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외교부는 도미니크 퀼링바커 네덜란드 의전장이 외교부 의전실에 “우리는 국빈 방문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며,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고 기념하고 있다”며 “한국 측의 의욕적인 태도에 매우 감사드리며 함께 일할 수 있어 매우 즐거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백보 양보해 외교부의 해명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더라도 왜 그토록 오래 긴밀하게 협의했는데도 ‘대사 초치’라는 볼썽 사나운 장면을 동반해야 했는지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대통령이 복잡하고 산적한 국정 현안에도 지나치게 국빈 방문이 잦다는 국민들의 불만과 원성이 작지 않은 가운데 이런 의전 시비까지 발생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떤 요소 때문에 이런 잡음이나 시비가 발생한 것인지 정밀하게 따져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다.
  • 일대일 돌봄 10개월… “목공예 할래요” 소년, 말문도 마음도 열었다[94%의 기적, 나눔의 희망]

    일대일 돌봄 10개월… “목공예 할래요” 소년, 말문도 마음도 열었다[94%의 기적, 나눔의 희망]

    15살 세운(가명)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 속도가 더디다. 수업 시간 발표는커녕 또래 아이들과 소소한 대화조차 하지 못했고,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교한 적도 있었다. 친구들의 옷차림은 계절마다 바뀌었지만 세운이는 늘 겨울용 후드티 차림이었다. 학교에선 모자를 푹 눌러써서 아무도 세운이의 정수리를 보지 못했다. 늘 그림자가 드리운 아이, 얼굴이 어깨에 닿을 정도로 삐딱한 자세로 다니는 아이, 뒤꿈치를 들고 종종걸음 치는 아이. 세운이는 지능지수(IQ)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이다.‘느린 학습자’라고도 하는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가 71~84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70 이하는 지적장애인으로 분류된다. 다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5판)은 IQ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지적 기능이 개인의 처지나 예후에 영향을 줄 때’를 경계선 지능이라고 지칭한다. 의사소통 능력 등은 비장애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또래보다 학습력과 사회 적응력이 떨어져 구직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장애인이 아니어서 공적 지원은 없다시피 하다. 돌봄이 절실한데도 잊힌 존재. 세운이는 그런 아이였다. 세운이가 달라진 건 학교에서 파견 전문가에게 일대일 돌봄을 받고서부터다. 14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만난 이순희 학교사회복지사는 “입을 열지 않던 아이가 ‘목공예가 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기까지 반년, 후드 모자를 벗을 때까지 반년, 파견 전문가 선생님과 영화 관람을 하기까지 7~8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세운이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가 복권기금을 통해 마련한 경계선 지능 아동 사회 적응력 향상 지원사업 ‘나아가기’에 참여해 올 3월부터 10개월간 맞춤형 교육을 받았다. 학교로 파견을 나온 사회복지 전문가 3명이 세운이를 비롯한 아이 6명을 2명씩 맡아 밀착 지도했다. 학습 수준에 맞는 교재를 따로 구입하거나 제작해 방과 후 인지 교육을 하고, 일주일에 한 시간 사회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다. 전국 37개교 154명의 학생이 나아가기 사업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느린 학습자를 위한 ‘나아가기’IQ 71~84 학습·사회 적응력 떨어져파견 전문가 전국 154명 학생 지원수준 맞는 교재·방과 후 인지 교육사회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 형성건강하게 장기간 관계 맺음 ‘비결’가정 회복·가족들 교육 연결까지“고맙다고 말하는 아이 보며 전율공적 지원 있다면 인생 달라질 것”이 복지사는 “기존에도 학교에서 기초학력이 뒤처지는 아이들을 3~5명씩 모아 소그룹 학습 지원을 했지만 경계선 지능 아동들은 학습 능력 격차가 커 각각의 수준과 욕구를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사랑의열매 나아가기 사업을 통해 파견 전문가가 일대일로 맞춤 수업을 하자 아이의 인지 능력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수업이 버거운 아이에게는 초등학교 3~4학년 과정을 가르쳤고, 독해 능력이 낮은 아이는 동화책부터 읽게 했다. 유부초밥·김밥 등 음식 만들기 활동, 자존감과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보드게임, 위기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할극도 했다. 이 복지사는 “경계선 지능 아동은 타인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매우 커 누군가 ‘만원만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어떻게 거절하면 되는지 역할극을 통해 반복적으로 익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변화시킨 결정적 요소는 이런 커리큘럼이 아니었다. 이 복지사는 “이전에도 학교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 학습 지원을 했지만 일대일 교육은 시도하지 못했다”며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 본 적이 없는 아이가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와 일대일로 장기간 관계를 맺었던 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강조했다.담임교사와 가정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이 복지사는 “늘 담배 냄새를 풍기며 등교하는 아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 본인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흡연을 했다”며 “가정을 방문해 ‘아이가 달라져도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나면 친구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니 가족들이 담배를 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담임교사는 아이의 긍정적 변화를 놓치지 않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독려했다. 아이가 우울해 보이면 파견 전문가팀에게 미리 귀띔했다.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신혜경 팀장은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펜 잡는 방법부터 가르친 아이가 있었는데 알아보니 어머니가 글을 못 읽어 아이도 어릴 적 소근육 발달 연습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이 가정을 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연결해 어머니도 글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가족이 모두 한집에 사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란 아이의 말을 듣고 아버지 직장 근처로 이사를 도와 분리된 가정을 회복시킨 사례도 있었다. 일대일 돌봄이 아니었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세운이는 고맙다는 말을 못 하는 아이였어요. 누가 먹을 걸 줘도 ‘고맙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 먹지 못하고 가 버리고는 했죠. 그랬던 아이가 얼마 전 붕어빵 굽기 수업 때 붕어빵을 가져다준 1학년 동생에게 ‘잘 먹을게. 고마워. 네가 붕어빵 어떻게 굽는지 보러 가도 되니?’라고 하는 거예요.” 이 복지사는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이제 세운이는 후드티만 입지 않는다. 뒤꿈치를 들고 걷지도, 삐딱한 자세로 다니지도 않는다. 불안 지수가 높아 영화관에 들어가지도 못했던 아이가 2학기 때는 파견 전문가와 함께 20분간 영화를 봤다. 이 복지사는 “이제 학교 밖에서도 활동하고 선생님들에게 많이 조잘대는 수다스러운 아이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이뤄져 학교에서 3년만이라도 아이들을 일대일 맞춤형으로 돌볼 수 있다면 아이들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사랑의열매
  • [데스크 시각] 사후약방문이 전부… 대책 없는 ‘로맨스 스캠’/정현용 플랫폼전략부장

    [데스크 시각] 사후약방문이 전부… 대책 없는 ‘로맨스 스캠’/정현용 플랫폼전략부장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4월 ‘데이팅 앱’을 통해 한 20대 남성을 알게 됐다. A씨는 불과 12일 동안 이 남성에게 1억 9900만원을 송금했다. 남성은 “운영 중인 업체 직원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돈을 탕진했다”, “병원비가 필요한데 나중에 갚겠다”며 온갖 구실을 댔다. 그래도 여성은 남성을 믿었다. A씨는 남성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알고 있는 건 프로필 사진과 이름뿐이었다. 그렇지만 우울한 마음을 수시로 달래 줬던 남성이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고 하니 외면할 수 없었다. A씨는 은행에서 어렵게 대출을 받고 주변에서도 돈을 빌려 53회에 걸쳐 2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건넸다. 이후 가족의 충고로 사기 피해를 의심한 A씨가 남성을 경찰에 신고하자 검은 실체가 드러났다. 남성의 프로필 사진은 가짜였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백수였다. 심지어 그는 비슷한 사기 행각으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자였다. 신원은 특정했지만 이미 자취를 감춘 남성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그가 경찰에 체포된 시기는 1년 뒤였다. 그동안 남성은 도박으로 A씨의 돈을 모두 탕진했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이런 개별 사건에 관심을 갖는 이는 많지 않다. 데이팅 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건이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한 사건만 88건에 이른다. 2019년의 4배 규모다. 경찰 신고 건수와 신고조차 접수되지 않은 사례를 합하면 1년간 벌어지는 관련 사건이 수백 건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최근 수십억원대 투자사기 혐의가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전청조씨도 한때 데이팅 앱에서 결혼을 원하는 부유한 20대 여성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미국도 로맨스 스캠 피해가 극심한 나라 중 하나다. 인터넷 정보업체 소셜캣피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 7147억원)에 이른다. 2021년과 비교하면 피해액이 138%나 늘었다. 피해자들의 절규가 빗발치자 미국 정치권은 근본적인 대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 하원에서 발의된 ‘온라인 데이팅 안전법안’이 그것이다. 데이팅 앱 서비스 사업자에게 신원 확인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비록 회기 만료로 폐기되긴 했지만, 처음으로 처벌이나 피해자 사후 관리가 아닌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런 규제를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2012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적용 범위가 광범위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이용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위헌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남은 방법은 사후 대처뿐이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외하면 데이팅 앱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허위 광고와 불법촬영물 유통에 대한 사후 처분에 집중돼 있다. 그 외엔 데이팅 앱을 이용한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규정돼 있을 뿐이다. 사기범은 이런 제도적 허점을 파고든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사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데이팅 앱에 안전한 서비스 이용 방안을 담은 정보 고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대방의 허위 정보 제공 가능성과 개인정보 공유 금지, 금전적 요청에 따른 송금 금지, 오프라인 만남 주의 사항 등이 그것이다. 미국 코네티컷주, 텍사스주 등은 이미 법으로 데이팅 앱 고지 문구 예시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데이팅 앱 시스템 내부에 사기 피해 신고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손쓸 방법이 없다”고 방관하는 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정 범죄자의 반복적 범죄행위를 막을 근본적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뜨끈뜨끈, 뒹굴뒹굴… 근심이 녹는구나[조현석의 투어노트]

    뜨끈뜨끈, 뒹굴뒹굴… 근심이 녹는구나[조현석의 투어노트]

    ‘일상을 여행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행은 지친 몸과 마음에 ‘쉼표’를 찍어 줍니다. 늘 여행을 꿈꾸며 자주 멀리 떠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나들이도 좋은 휴식이 됩니다. 서울신문은 8일부터 3주에 한 번 일상의 ‘쉼표’가 되어 줄 여행지를 소개하는 ‘조현석의 투어노트’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겨울 나들이를 계획할 때 찜질방은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 중 하나다. 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따뜻한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고급 스파 시설을 갖춘 테마가 있는 찜질방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을 통해 한류 문화가 확산하면서 찜질방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한국 여행 이색 체험 중 하나로 꼽힌다. 찜질방은 한국의 전통 찜질 문화를 재해석한 공간이다. 찜질방이 대중화된 것은 1990년대 초반으로 그리 오래지 않지만 따뜻한 공기로 땀을 빼는 한증(汗蒸)은 한국의 오랜 전통 치료 방법 중 하나였다. 조선 초기 ‘세종실록’에는 한증소(汗蒸所)가 설치돼 질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숯이나 도자기를 굽고 남은 가마 속 열기로 땀을 내 몸의 독소를 배출하던 것이 찜질방의 모태였다. 겨울철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근교의 이색 찜질방들을 소개한다. 해외여행 가는 기분 인천 영종도 씨메르 인천 영종도로 가는 길은 늘 설렘이 앞선다.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마치 해외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 있는 씨메르는 영종도 바다를 배경으로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찜질을 즐길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찜질방답게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은 물론 깔끔한 시설이 돋보인다. 자수정과 편백나무로 꾸며진 찜질방 등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아쿠아 스파권을 이용하면 찜질방과 함께 실내외 수영장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씨메르 옆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은 세계적 거장들과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 회화 등 예술 작품 3000여점이 전시된 거대한 미술관과 같은 호텔이다. 호텔 로비에서는 구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유명 미술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영종도에는 볼거리와 먹거리도 많다. 찜질을 마친 뒤 영종도의 명물인 바지락 칼국수를 맛보고 마시안 해변에 있는 카페와 제빵소 등을 방문하면 좋다. 황해해물칼국수, 미애네 칼국수, 마시안 제빵소 등이 유명하다. 영종하늘도시에 스카이랜드24 찜질방도 있다. 서울 근교에서 수영장이나 워터파크가 있는 찜질방은 아쿠아필드 하남(경기 하남)과 아쿠아필드 고양(경기 고양) 등이 있다.기안84도 반한 그곳 장흥 황토 참숯가마 영화와 드라마, 예능에 나온 곳은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 중 하나다. 경기 양주시 장흥유원지 인근에 있는 장흥 참숯가마는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의 힐링 명소로 유명해졌다. 시설은 허름하지만 건강에 좋은 황토로 만든 숯가마 찜질을 체험할 수 있다. 배우 박원숙과 오미연 등이 다녀간 곳이라고도 한다. 찜질방은 가운데 커다란 가마가 있고 주변에 미온·저온·고온 찜질방이 있다. 찜질방은 화력이 강한 참나무를 가마에 넣고 황토로 입구를 막은 뒤 데워서 만들었다고 한다. 엄청난 화력으로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가마에 둘러앉아 몸에 쌓인 노폐물을 땀으로 빼낼 수 있다. 무엇보다 찜질방 옆 야외 바비큐장에서 삼겹살과 함께 군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찜질방에 갈 때 돗자리와 몸을 감쌀 수 있는 큰 수건 여러 장, 삼겹살 등 고기, 고구마와 오징어, 쥐포 등 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 등을 준비해 가면 좋다. 인근에는 ‘동심의 화가’로 불리는 한국 서양미술의 거장 장욱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배우 임채무가 만든 어린이 테마파크 두리랜드 등이 있다. 양주시립미술관은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이며 폐역인 양주 일영역은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 근교에서 영화·드라마가 촬영된 찜질방은 홍삼스파 참숯가마 사우나(경기 파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무인도 디바’, ‘킹더랜드’, ‘사랑의 불시착’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또 금강약돌(인천 연수) 찜질방에선 드라마 ‘비밀의 숲’을 촬영했다.지하철 타고 바로 떠나자 성균관대역 북수원온천 북수원온천은 지하철 1호선 성균관대역 바로 앞에 있는 도심 속 온천 찜질방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찜질방에서 휴양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000여평 규모의 대형 스파는 지하 800m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 알칼리성 온천수를 사용한다. 내부에는 ‘발리 스트리트’, ‘추억의 방’ 등 테마 존을 비롯해 솔잎황토 불가마, 자수정 불가마, 참숯 불가마, 종유석 얼음방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북수원온천 인근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과 왕송호수 주변에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의왕 레일바이크, 일월수목원 등이 있다. 수도권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찜질방으로는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 인근에 있는 도봉산 24시 불한증 사우나(경기 의정부)와 지하철 1호선 온양온천역에 있는 온양온천랜드(충남 아산) 등이 있다.수도권 천연 온천수 화성 율암·월문온천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경기 화성시 장안면과 팔탄면에는 물 좋은 온천들이 몰려 있다. 화성온천은 다른 온천 지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도권에서 가깝고 수질이 좋은 온천으로 알려졌다. 일대에는 지하 천연 암반수를 이용한 ‘율암온천’과 ‘월문온천’, 워터파크 시설 등을 갖춘 ‘하피랜드’, 천연 암반 식염 온천인 ‘화성식염온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율암온천은 2000년 7월 경기 화성시에서 온천 허가를 받은 제1호 온천이다. 온천이 있는 율암리에는 작은 연못에서 사시사철 흘러내리는 온천수가 있어 주민들의 빨래터로 이용됐다고 한다. 이곳의 물은 지하 700m 암반에서 솟아 나오는 천연 온천수로 약알칼리성 성분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수질을 자랑한다. 숯이 탈 때 나오는 목초액을 온천물에 섞어 피부에 좋다. 온천 옆 야외에서는 별도로 숯가마 찜질을 할 수 있다. 찜질방은 숯으로 데운 토굴 안에 들어가서 찜질을 하는데 고온·중온·저온 등 온도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 숯가마 옆에 쉴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음료수와 찐 달걀, 군고구마 등을 사서 먹을 수 있다. 주변에서는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과 ‘영혼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남양성모성지 대성당,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인 우음도, 공룡알화석지 등을 돌아볼 수 있다.
  • 엿새째 입 닫은 中 ‘요소수 몽니’… 또 휘두른 ‘자원 무기화’

    엿새째 입 닫은 中 ‘요소수 몽니’… 또 휘두른 ‘자원 무기화’

    지난 8월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에 필수적인 갈륨(세계시장 점유율 94%)과 반도체 공정용 가스 소재인 게르마늄(83%)의 수출 통제, 1일부터 전기차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67%)의 수출 제한에 이어 이번에는 물류의 핵심인 요소 수입이 막혔다. 중국은 이번에도 똑 부러진 설명이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악화일로를 걷던 한중 관계가 하반기 들어 개선 조짐을 보였고, 중국은 “공급망 협력”을 다짐했다. 하지만 자국 수급 상황을 이유로 공식설명도 없이 한국을 옥죄는 행태가 반복되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 혹은 ‘자원의 무기화’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중국의 요소 통관 보류로 인한 국내 수급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조달청은 현재 6000t(1개월 사용분) 규모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규모를 빠른 시일 내 1만 2000t으로 확대한다. 또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약 2000t을 조기 방출한다. 수입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 업체가 제3국에서 수입하는 과정의 물류비 지원도 강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용(차량용 포함) 요소 수입처를 제3국으로 대체할 때 비용 차이를 정부가 70%가량 보전하는 데 연 26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1위 롯데정밀화학이 베트남 등으로부터 요소 5000t을 수입하기로 계약하면서 국내 재고는 3.7개월분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통관 지연 물량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중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해명을 요청한 지 6일째인 이날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4일 “양국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아태연구소 특별초빙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에 “2년 전 중국은 한국의 요청을 받고 약 1만 8000t의 요소를 긴급 수출함으로써 한국의 급한 일을 해결했다”며 “이번에도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이 요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갖는 의심병은 한국 일각의 공황증(心虛病)”이라고 했다. 한국은 광물 수요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전체의 약 60%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광물 공급망도 장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황산코발트의 올 수입 물량 전량을 중국에 의존했다. 천연 흑연(97.7%), 네온(81.3%) 등도 비슷하다. 중국이 수출을 통제해 공급망을 뒤흔든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21년 10월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에 호주가 가입하자 요소 수출을 틀어막았다. 이런 행태는 2000년 ‘마늘파동’ 이후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데 여전히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 채 땜질 처방에 나서는 정부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지난 8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고 지난 1일부터 흑연 수입에도 제동을 걸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관 늦게 해’란 말 한마디로 수출을 막는 교역상대(중국)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며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 수입처 다변화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통관검사까지 한 상태에서 수출을 보류시키는 건 이례적으로, 통제를 하겠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을 방문해 요소수 재고 및 판매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장 차관은 “수급에 문제가 없으니 필요한 물량만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수입처 다변화에 따른 원가 인상 부담은 당분간 자체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 엿새째 입 닫은 中 ‘요소수 몽니’… 또 휘두른 ‘자원 무기화’

    엿새째 입 닫은 中 ‘요소수 몽니’… 또 휘두른 ‘자원 무기화’

    韓 통관 보류 설명 요청에 무응답산업부 “사재기 없으면 수급 안정”공급망 다변화로 리스크 대응해야 지난 8월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에 필수적인 갈륨(세계시장 점유율 94%)과 반도체 공정용 가스 소재인 게르마늄(83%)의 수출 통제, 1일부터 전기차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67%)의 수출 제한에 이어 이번에는 물류의 핵심인 요소 수입이 막혔다. 중국은 이번에도 똑 부러진 설명이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악화일로를 걷던 한중 관계가 하반기 들어 개선 조짐을 보였고, 중국은 “공급망 협력”을 다짐했다. 하지만 자국 수급 상황을 이유로 공식설명도 없이 한국을 옥죄는 행태가 반복되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 혹은 ‘자원의 무기화’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중국의 요소 통관 보류로 인한 국내 수급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조달청은 현재 6000t(1개월 사용분) 규모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규모를 빠른 시일 내 1만 2000t으로 확대한다. 또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약 2000t을 조기 방출한다. 수입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국내 업체가 제3국에서 수입하는 과정의 물류비 지원도 강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용(차량용 포함) 요소 수입처를 제3국으로 대체할 때 비용 차이를 정부가 70%가량 보전하는 데 연 26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1위 롯데정밀화학이 베트남 등으로부터 요소 5000t을 수입하기로 계약하면서 국내 재고는 3.7개월분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통관 지연 물량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중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해명을 요청한 지 6일째인 이날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4일 “양국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아태연구소 특별초빙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에 “2년 전 중국은 한국의 요청을 받고 약 1만 8000t의 요소를 긴급 수출함으로써 한국의 급한 일을 해결했다”며 “이번에도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이 요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갖는 의심병은 한국 일각의 공황증(心虛病)”이라고 했다. 한국은 광물 수요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전체의 약 60%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광물 공급망도 장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황산코발트의 올 수입 물량 전량을 중국에 의존했다. 천연 흑연(97.7%), 네온(81.3%) 등도 비슷하다. 중국이 수출을 통제해 공급망을 뒤흔든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21년 10월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에 호주가 가입하자 요소 수출을 틀어막았다. 이런 행태는 2000년 ‘마늘파동’ 이후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데 여전히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 채 땜질 처방에 나서는 정부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지난 8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고 지난 1일부터 흑연 수입에도 제동을 걸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관 늦게 해’란 말 한마디로 수출을 막는 교역상대(중국)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며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 수입처 다변화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통관검사까지 한 상태에서 수출을 보류시키는 건 이례적으로, 통제를 하겠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을 방문해 요소수 재고 및 판매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장 차관은 “수급에 문제가 없으니 필요한 물량만 구매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중국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수입처 다변화에 따른 원가 인상 부담은 당분간 자체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
  • 美, 서안에서 팔人에 폭력 휘두른 이스라엘인 입국 금지…바이든 “하마스 성폭력 규탄”

    美, 서안에서 팔人에 폭력 휘두른 이스라엘인 입국 금지…바이든 “하마스 성폭력 규탄”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 수십명에 대한 입국 금지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반격권을 옹호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해 온 미국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신호를 이스라엘에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게 폭력을 자행하는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스라엘 정부에 강조해 왔다”며 “서안지구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개인에 대한 새로운 비자 제한 조치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시피 미국 정부는 서안지구에서 증가하는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민간인에 대해 증가하는 폭력에 적극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중 입국 금지 조치가 우선 이뤄지고 향후 이른 시일 안에 추가적인 비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모두 수십명이며, 기존에 미국 비자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비자가 즉시 취소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자 조치는 빌 클린턴 행정부(1993∼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서안지구 내 이른바 ‘정착촌’에 사는 이스라엘인 중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행사하는 폭력은 그 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200여명을 살해한 이후 그와 같은 폭력 사건의 발생 빈도가 늘었고, 급기야 미국이 경고 메시지를 내기에 이르렀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을 때, 서안지구에서 극단적인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저지른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리는 즉각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 선거자금 모금 행사가 열린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최대 한도의 고통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서 눈을 돌릴 수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강력하게, 모호함 없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성폭력을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며 “하마스가 (인질 중) 남아 있는 젊은 여성들을 석방하기를 거부한 것 때문에 합의가 깨졌고, 교전 중단이 종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아직도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모든 사람을 즉시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스라엘 당국이 하마스 성범죄 증언을 공개하는 뉴욕 유엔 회의에 화상 연설로 “글로벌 공동체로서 우리는 성폭력 무기화에 확고한 규탄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어떤 정당화도,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다. 전쟁의 무기로 강간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범죄”라고 규탄했다.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침묵은 공모와 같다”면서 유엔이 ‘완전하고 공정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우크라 얘기 빼” 친러 헝가리 어깃장에 EU 비상…미셸 방중 단축

    “우크라 얘기 빼” 친러 헝가리 어깃장에 EU 비상…미셸 방중 단축

    헝가리 총리, 다음주 EU 정상회의서 ‘우크라 안건’ 전면 제외 요구 헝가리가 다음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현안을 전면 제외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EU 지도부 및 주요국에 비상이 걸렸다. 5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EU-중국 정상회담차 7~8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첫날 일정만 마친 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로 일찍 복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EU 당국자는 “중국에서는 도·감청 위험 없이 EU 각국 정상들과 통화할 수 있는 안전한 전화선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 다른 EU 회원국 정상들과 헝가리 문제를 긴밀히 의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미셸 의장의 조기 귀국은 전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미셸 상임의장 앞으로 또다시 서한을 보내 EU 정상회의(14∼15일) 의제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개시 안건을 제외하라고 재차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EU는 지난달 초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가입 협상 개시’ 권고를 바탕으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협상 개시에 대한 27개국 간 잠정 합의를 끌어내 본격적인 협상 준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헝가리는 시기상조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500억 유로(약 70조 9000억원)의 추가 예산을 배정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이번 EU 정상회의 핵심 안건인 우크라이나 관련 현안이 무산될 조짐이 고조되자 다른 회원국들도 막판 설득에 나서는 분위기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오르반 총리를 접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논의할 계획이다.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친러 성향으로 분류되는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반복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헝가리의 잇단 돌출 행동이 자국에 배정된 EU 공동기금 지급을 무기한 보류한 EU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해왔다.
  • “욕하던 고객 또 찾아올까 봐 불안”… 감정노동자 62% 정신질환 ‘고위험’[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욕하던 고객 또 찾아올까 봐 불안”… 감정노동자 62% 정신질환 ‘고위험’[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길거리 다니다 배때기에 칼 맞을 ×.” 11년 차 대형마트 계산원 박혜숙(53·가명)씨는 2018년 그날을 잊지 못한다. 다짜고짜 가방을 던지며 욕설을 퍼붓던 동년배 여성 고객의 얼굴이 5년 넘게 지난 지금도 선명하다.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한가득인데 ‘계산도 못 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어린 남자도 있었어요.” 자신을 위협하던 손님들이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그는 한 달간 집 밖에 나가지 못했다. 험한 일을 당해도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에 휩싸였다. 박씨는 2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1년간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먹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성 급성 우울증 진단으로 산업재해 인정도 받았지만, 일터에 나가는 게 여전히 버겁다. 일을 하면서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도 회사가 요구하는 감정만 표현해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업무를 감정노동이라고 한다. 노동학계는 전체 취업자 가운데 고객을 응대하는 시간이 업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노동자를 감정노동자로 추정한다. 이 수는 2006년 974만 6000명에서 2020년 1174만 6000명으로 증가했다. 감정노동자는 전체 노동자를 산업·직군·소득별 등으로 구분했을 때 가장 취약한 축에 속한다. 여기에 정해진 매뉴얼대로 고객을 응대하고 부당한 취급을 받아도 서비스를 중단할 권한이 없다시피 한 업무 특성 탓에 이들의 정신건강은 위태로운 수준이다. 서울신문이 정신건강의 불평등과 관련해 감정노동자들의 실태에 주목한 까닭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의 가구방문노동자, 요양보호사, 마트·백화점 판매직,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상담사 등 313명의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절반이 훌쩍 넘는 62.1%가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한국형 감정노동 평가도구를 활용해 이들의 직무스트레스를 파악해 보니 191명(61.0%)이 감정 규제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고객 응대 과정에서 실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출하고 감정을 자주 바꿔야 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업무 과정에서 입는 정서적 충격 정도를 말하는 감정부조화 고위험군은 열 명 중 아홉 명꼴(282명·89.8%)로 더 많았다.【감정 회복 어려운 감정노동자】 고객과 갈등 이력 인사고과에 반영51% “직장에서 보호·지지 못 받아”감정 손상, 자연스럽게 치유 안 돼“업무 중 정신과 진료 지원 등 필요” 대부분의 감정노동자가 고객과 갈등을 겪어도 본인 선에서 대처할 재량권이 없어 상처받거나 자존심이 상하는 등 정서적 손상 또는 감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회사로부터 고객 응대 업무를 감시받고 그 결과가 인사고과나 평가에 적용돼 스트레스가 큰 조직모니터링 고위험군에는 46.7%인 146명이 해당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가량인 159명(50.8%)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장에서 적절한 지지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정노동이 심해지면 우울, 적응장애, 정신적 탈진 상태 등 정신건강이 악화하기 쉽다. 조사 응답자의 77.0%인 241명은 최근 2주간 가라앉은 느낌이나 우울감,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11.5%(36명)는 매일, 28.1%(88명)는 여러 날 동안 부정적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정신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면장애 경험자도 81.5%(255명)나 됐다. 다섯 명 중 한 명(71명 ·22.7%)은 거의 매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거나 자해를 생각한 사람이 전체의 21.7%(68명)로 조사됐다. 이정훈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소장은 “자살을 생각하는 비중이 일반 국민의 경우 평균 2~4%인 점과 비교하면 감정노동자들의 자살 충동은 10배 수준으로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소진된 체력은 휴식과 수면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감정적 손상은 자연스럽게 치유되거나 회복되지 않는다”며 “반복적으로 악성 민원인을 상대하면서 감정적 타격이 누적되기 때문에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무 스트레스로 생긴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정신질병의 산재 신청 건수는 2018년 268건에서 2022년 678건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산재 승인율은 2022년 65.6%에 이른다. 일하면서 얻은 마음의 병도 신체장애와 동일하게 재해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권리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정신질환과 업무 인과성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2012년 37% 수준에 그쳤던 정신질환 산재 승인율이 10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감정노동에 의한 정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지속되면 이직률이 높아지고 직무 숙련도가 유지되기 어렵다. 그 결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면 이윤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감정노동 보호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이 소장은 “많은 기업이 제공하는 일회성 치유 프로그램은 감기 걸렸을 때 쌍화탕을 마시는 것과 비슷해서 근본적으로 정신건강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며 “기업 내부에 전문 상담 요원을 상주시키거나 업무시간 중 외부 정신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비용을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블랙 VIP’ 벨소리에 가슴 쿵… “내 안의 시한폭탄 터질까 두려워”[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블랙 VIP’ 벨소리에 가슴 쿵… “내 안의 시한폭탄 터질까 두려워”[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콜센터 상담은 감정노동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은 직군에 속한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의 민원을 비대면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화기 건너편 ‘얼굴 없는 고객’ 중에는 상담사를 하대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하며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진상 민원인이 적지 않다. 이는 하루 평균 2만여건의 서울시 행정 상담과 민원 업무를 접수하는 120다산콜재단 상담사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다. 15년간 매일 출근 도장을 찍듯이 120에 전화하는 A씨, 밥 먹듯이 욕설과 비하를 해대는 B씨 등 1200여명의 ‘블랙리스트 VIP’ 고객을 전담으로 상대하는 베테랑 상담사들의 감정노동 강도는 형언하기 어렵다. 지난달 7일 오후 찾은 서울 동대문구 120다산콜재단 민원지원팀 상담실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특별관리 대상인 ‘블랙 VIP’들의 전화가 걸려 오면 전쟁 같은 통화가 시작된다. 일반 상담사들이 두 손 두 발 든 악성 민원인만 상대하는 민원지원팀은 ‘폭탄처리반’이다. 6년 동안 이 팀에서 일한 황인혁(45) 대리는 “내 안의 시한폭탄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몰라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욕하고 화내고 소리 지르는 분들만 상담하다 보니 어지간한 충격에는 무뎌져 있다”면서도 “내면에 분명히 분노, 무기력과 같은 감정이 쌓여 가고 있을 텐데 언젠가는 내가 나를 주체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전화를 끊은 후 멍하니 앉아 있는 상담사도 여럿 눈에 띄었다. 순간적으로 감정 처리가 중단되는 ‘블랙아웃’이 찾아온 것이었다. 서강숙(52) 민원지원팀장은 “올라오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얼굴이 굳은 상태로 정신적인 쇼크 상태에 빠지는 직원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2018년 10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감정노동자 보호조치가 강화된 이후 오히려 악성 민원이 교묘하게 진화했다고 상담사들은 입을 모았다. 10년 넘게 야간 상담사로 일한 박경은 다산콜재단 노동이사는 “욕설, 폭언, 성희롱을 하면 상담을 즉시 종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이용하는 분들이 있다”며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말을 빙빙 돌리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상담사의 실수를 유도하는 등 악성 민원도 지능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이사는 2015년부터 2년간 신경정신과에 다니며 약물 치료를 받았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쉬기 어려운 증상이 계속됐고 업무 중 고객에게 압박과 다그침을 당하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정신과 방문을 마음먹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악성 민원을 자주 겪는 동료들도 다 참고 일하는데 나만 유난스러운 건 아닐까 생각했다”며 “불면증, 소화장애,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있는 상담사가 대부분인데도 다들 그러려니 참고 넘기는 분위기여서 자신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근무 도중 과호흡 증세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간 상담사들이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블랙 VIP 대응팀에서도 포기한 ‘폭탄 민원인’은 법적조치 대상이 된다. 다산콜은 성희롱은 1회, 심한 폭언과 욕설의 경우 3차례 누적된 악강성 민원인에게 법적조치를 경고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고소한다. 2012년 이후 지난 7월까지 11년간 129명을 고소했다. 지난 4월에는 120에 전화해 상습적으로 원색적인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남성 C씨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황 대리는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헤드셋을 쓰는 콜센터 상담사들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올해 경남 산재 사망자 줄었다지만 위험 여전...“기본 지켜야”

    올해 경남 산재 사망자 줄었다지만 위험 여전...“기본 지켜야”

    올해 1~9월 경남 산업재해(사고) 사망자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달 창원과 함안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올해 1~9월 산업재해 현황(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 승인 연도 기준)을 보면, 이 기간 산업재해(사고) 목숨을 잃은 경남 노동자는 37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51명보다 14명 줄었다. 노동자 1만명당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망만인율’은 0.31‱(퍼밀리아드)로, 지난해 0.44‱보다 감소했다.전국적으로도 사고 사망자는 줄었다. 지난해 1~9월은 632명이었지만 올해는 59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경남과 함께 서울, 대구, 인천,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전남, 경북, 제주에서 많게는 28명(경기)이 줄었다. 업종별로 건설업(-37명), 제조업(-19명), 광업(-6명)은 사고 사망자가 줄었다. 반면 기타 사업(+8명), 운수창고통신업(+7명), 어업(+2명), 농업(+2명), 전기·가스·증기및수도사업(+1명)은 사망자가 늘었다. 사망 재해 유형은 떨어짐(215명, 36.4%), 끼임(61명, 10.3%) 교통사고(60명, 10.2%), 부딪힘(54명, 9.2%), 물체에 맞음(48명, 8.1%) 순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6일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잠정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줄어든 이유로 대형사고(2명 이상 사망) 발생 감소와 전반적인 경기 여건을 들었다. 제조업 중심으로 위험성 평가·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확산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최근 경남 창원과 함안에서는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지난달 30일 오후 3시 3분쯤 창원 성산구에 있는 한 반도체 제조업체 사업장 신축공사장에서는 40대 노동자 A씨가 파이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당시 현장에서는 크레인으로 무게 6t, 길이 20여m 파이프를 옮기던 중이었는데, 파이프가 반으로 끊어지면서 근처에 있던 A씨가 사고를 당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10분쯤에는 함안 한 주물공장에서는 50대 외국인 노동자 B씨가 50t짜리 금속 주물에 연결된 천장크레인에서 끊어진 철제 줄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국적의 B씨는 튕긴 체인에 가슴을 맞았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같은 현실에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해법을 함께 모색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제조업체를 방문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이행 상황을 점검하며 “다양한 주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현장 의견을 모아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최근 경남에서 일어난 산재는 ‘기본’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라며,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지난해 사망사고가 있었던 함안 업체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기본 안적수칙만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유사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사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계획이나 전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철회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 등이 났을 때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한다’는 근거를 담은 법은 내년 50명 미만 기업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기업 영세성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확대 시행 2년간 유예’ 방침을 세웠다. 이에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노정관계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2조 2000억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2조 2000억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승직)는 지난 29일부터 30일 이틀에 걸쳐 건설소방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재난안전실, 건설도시국, 통합신공항추진본부, 소방본부 소관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한다. 건설소방위원회 소관 실·국·본부의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2조 2007억원 규모로 전년도 예산보다 3600억원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재난안전실과 건설도시국의 재해복구 및 예방사업 국비지원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4년 예산안 심사 첫날인 지난 29일은 통합신공항추진본부와 재난안전실 예산안을 심사했다. 통합신공항추진본부 예산안 심사에서 항공정책자문위원회와 대구경북신공항 범도민추진위원회 등 통합신공항추진본부에서 운영하는 위원회의 유사·중복 기능의 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의하며 내실 있는 운영을 주문했다. 또한 경기남부국제공항 특별법 발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대구경북신공항 개항까지 극복해야 할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내년도 사업에 이런 상황에 대응한 신규사업이 반영돼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신공항 건설 업무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민간 보조사업 운영 실태에 대해 지적, 연례 반복적인 민간 보조사업에 대해서는 평가와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업목적과 대상이 유사한 사업은 통합할 것을 제안했으며, 도민안전보험 예산 산출에 철저히 할 것과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의 적극적 운영을 주문했다. 우선 박승직 위원장(경주4)은 통합신공항추진본부가 국토부와 국방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신공항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에 착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재난안전실에서 관리하는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행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순창 부위원장(구미8)은 공항 관련 홍보물제작 시기를 적절히 조정해서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할 것과 대구경북신공항 미래발전 전략수립 워킹그룹 운영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항공정책자문위원 수당과 관련해 명확한 지급 근거를 마련할 것과 사무관리비 집행에 철저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재난발생의 횟수나 피해정도가 해마다 같을 수가 없음에도 관련 예산은 매년 변동이 없어 예산편성 산출근거에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난복구 전문 단체인 경북안전기동대가 도내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활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창기 위원(문경2)은 항공산업 싱크넷 운영과 대구경북신공항 미래발전 전략수립 워킹그룹 운영, 국제물류포럼과 항공방위물류박람회의 역할이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통합신공항추진본부에서 관리하는 각종 위원회의 수당으로 편성된 예산이 집행률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못지않게 주변 산업단지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항공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 시행을 건의하고 신규사업 발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국제물류 포럼 사업에 대해서는 12월에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질의, 행사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시기 조정을 제안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도민안전보험 예산 산출에 철저히 할 것과 경북도가 시·군에 도민안전보험금을 지원하는 데 22개 시·군이 같게 보장한도액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진복 위원(울릉)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물류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망 확충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울릉공항 건설과 관련해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등으로 주민의 건강과 환경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해결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과 관련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예산 확보와 신규 붕괴위험지역 지정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순범 위원(칠곡2)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만큼 공항 주변지역 개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산편성은 가장 기본적인 업무계획인데 편성된 예산이 없다는 것은 계획 중이거나 추진 중인 업무가 없다는 것이라며 공항 주변지역 개발에 적극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신공항 주변 개발 예정 지역을 통합신공항특별법에서 명시한 10km에서 50km로 확대해야 시·군은 맞춤형 특성화 산업을 개발해서 항공물류의 집중화와 물류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가 있다며 개발 예정 지역 범위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재난안전실 소관 3개 부서(안전정책과, 사회재난과, 자연재난과) 모두 전기차를 임차 중이면서 유류비를 편성했다고 지적, 예산편성 산출근거가 부실하다고 질타했으며, 재난안전실 소관 10개 위원회 관련 예산 중 수당이 과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확한 산출근거 제시를 주문했다. 이우청 위원(김천2)은 통합신공항추진본부의 홍보예산이 사무관리비에서 공기관등에대한경상적위탁사업비로 변경된 사유에 대해 질의하며 구체적인 홍보계획을 가지고 홍보비를 적시에 집행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올해 7월 조직개편으로 인해 경제산업국 소재부품산업과에서 추진하던 드론 낚시 대회가 항공산업과 업무로 이관됨에 따라 내년부터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드론산업의 활성화와 드론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확한 사업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안전정책과에서 추진 중인 민간보조사업 중 공모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군데 업체가 지속적으로 선정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목적이 불분명사업에 대해서는 사업의 지속여부를 자세히 검토해 과감하게 폐지할 사업은 폐지하도록 하고 연례반복적인 민간 보조사업을 통폐합하고 공모사업의 목적을 철저히 해 형식적인 행정운영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세출예산은 행정안전부에서 규정한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기준’에 따라 산출근거를 기반으로 명확하게 작성해야 하지만 재난안전실 사업 명세서에 적힌 예산은 대부분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한창화 위원(포항1)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법)’을 발의해 여객·물류 중심의 복합공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건설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통합신공항추진본부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졌는지 질의하며 대구경북신공항이 물류 거점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업무추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재난심리지원서비스 플랫폼 개발 사업과 재난심리회복 지원센터 운영지원 사업을 연계해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허복 위원(구미3)은 통합신공항추진본부의 항공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대부분이 경북 관외의 관계자들로 구성되어있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난안전실 예산안 심사에서는 도내 방독면 보급률에 대해 질의하며 방독면 보급률을 높일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박승직 건설소방위원장(경주4)은 “도민의 소중한 혈세로 편성된 예산이 필요한 곳에 시의성 있게 집행되는지 감독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것이 의회의 기본책무”라면서 “예산 심사과정에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집행부 관계 공무원에게 당부했다.
  • 악령 쫓으려 점쟁이에 돈 바치고 성관계까지…피해 여성 100명 [여기는 동남아]

    악령 쫓으려 점쟁이에 돈 바치고 성관계까지…피해 여성 100명 [여기는 동남아]

    점쟁이에게 속아 1400만 바트(약 5억2000만원)가 넘는 돈을 쓰고, 성관계까지 한 태국 여성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녀의 사연이 공개되고, 수사에 나서자 피해 여성은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27일 태국 현지 언론 카오소드는 사업가 A씨(30,여)가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비영리단체인 사이마이서바이벌에 본인의 사연을 알리고 점쟁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소셜미디어(SNS) 광고를 통해 점쟁이를 알게 됐고, 처음에는 1회 300바트(약 1만원)를 내고 전화 서비스로 점을 쳤다고 전했다. 점쟁이의 말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느껴져 직접 방문해 계속해서 점을 쳤다. 2022년 초 점쟁이는 A씨에게 “안색이 어둡고 슬퍼 보이는 것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악령을 물리치기 위한 의식을 치르기 위해 칸차나부리 중부에 있는 그의 집으로 초대했다. A씨는 점쟁이의 침실에 걸려있는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이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점쟁이를 의심치 않았다.A씨는 점쟁이의 침실에 들어가 그의 요구대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점쟁이는 의식을 치르기 위해 A씨를 무릎에 앉힌 뒤 포옹하고 쓰다듬으며 ‘의식’을 치렀다. A씨는 충격을 받았지만, 의식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한 달 후 점쟁이는 다시 의식을 치를 때가 되었다면서 똑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올해 3월 점쟁이는 A씨의 남편이 여러 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면서 남편을 되찾기 위한 의식을 치르라고 요구했다. 점쟁이는 본인과 성관계하면 A씨에게 힘이 생겨 남편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고, A씨는 이에 응했다. A씨는 점집을 올 때마다 거액을 내면서 2021년부터 지금까지 총 1400만 바트(약 5억2000만원) 이상을 썼다. A씨는 이후 1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점쟁이에게 동일한 수법으로 당한 사실을 알아냈다. 점쟁이는 A씨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자취를 감춘 상태다. 현재 피해자들의 증거를 수집해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편 점술집 인근의 마을 사람들은 “운세를 알리는 날이 되면 주차장이 꽉 들어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 한국과 영국이 건넨 몸의 대화 ‘웨일스 커넥션’

    한국과 영국이 건넨 몸의 대화 ‘웨일스 커넥션’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무대 위에 무용수들이 등장했다. 늦은 줄 착각한 관객들이 화들짝 자리에 앉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무대 곳곳을 활보하던 무용수들이 어느 순간 진짜 공연을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전통적 공연 방식의 경계가 사르르 사라지면서 관객들의 감각이 한껏 예열된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 24~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인 ‘웨일스 커넥션’ 중 ‘캔드 미트’는 1994년생 젊은 안무가 앤서니 멧세나의 작품이다. 붕괴 직전 상태에 있는 세상에 대한 견해를 탐구했다. 한 장르에만 국한하지 않고 연극, 춤, 음악이 탄탄하게 결합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가치, 세상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캔드 미트’는 전 세계적 자본주의, 소비지상주의, 과로의 숨 막히는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담았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어렵게 비틀지 않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화염병을 던지는 듯한 퍼포먼스, 키보드를 두드리며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듯한 행동, “인권·삶·자유·억압·폭력·정규직·비정규직”을 반복해 외치는 무용수 등 사회의 갈등이 첨예하게 폭발하는 지점을 무대 위로 끌어와 예술로 승화시켰다. 원시 부족의 의식 같기도 한 집단 움직임부터 흥겨운 비트에 맞춘 K팝 댄스처럼 일사불란한 춤까지 몸짓의 폭도 다양하다. 8명의 무용수는 많은 현대인의 삶이 그렇듯 어떤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상황 속에 살아가는 개인들의 모습이 여러 폭에 걸쳐 다양하게 담겼다. 작품의 메시지는 무거울 수 있지만 멧세나 자체는 한없이 유쾌한 청년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사진 요청에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대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관객을 행복하게 했다.‘웨일스 커넥션’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영국 웨일스국립무용단과 함께한 프로젝트다. 웨일스 대표가 멧세나였다면 한국 대표로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김보람이 나섰다. 김보람의 작품 제목은 ‘카타초리’. 그가 지어낸 말로 최초의 빛이라는 의미다. 김보람은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움직임 이전의 움직임을 찾는 여정을 그렸다. ‘카타초리’는 웨일스 국립무용단의 무용수 사무엘 질로비츠, 질 고, 피에트로 마조타가 함께 작품을 준비했다. 무대 위에 희미한 빛과 함께 세 무용수가 바닥에 누워 움직이는 것으로 작품은 시작한다. 태초에 막 탄생한 생명체처럼 무용수들은 겨우 빛을 감각하고 움직여 나간다. 바닥에서 점프하고 구르고 하는 것이 전부지만 그 보잘것없는 움직임으로부터 서서히 진화해 마침내 일어서서 춤을 추기까지 과정은 어떤 감동이 있다. 지구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생명체의 진화를 정말 빠르게 돌려보는 느낌도 든다. 두 작품을 위해 멧세나는 4월에 오디션을 통해 한국 무용수들과 만났고 10월 초 한국에 들어와 함께 안무 작업을 했다. 김보람은 9월 웨일스를 방문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10월에 다시 방문해 개성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말은 통하지 않아도 양국이 몸으로 나누는 예술교류에 앞장섰다.
  • 학교 밖 청소년 17만명…학업 중단 학생과 통합 통계 만든다

    학교 밖 청소년 17만명…학업 중단 학생과 통합 통계 만든다

    정부가 학업 중단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을 포함한 학령기 아동·청소년 통계를 구축한다. 퇴직·현직 교원이 학업 중단 청소년의 학습을 지원하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대안교실과 교육활동비 지원도 확대한다. 교육부는 27일 서울 마포 청소년문화의집에서 현장 방문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학업 중단 위기 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통계 사각지대를 없애 아동·청소년 전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령기 아동·청소년 기본통계’(가칭)를 내년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통계청 아동 가구 통계 등록부를 바탕으로 교육부 학적 자료, 여성가족부 학교 밖 청소년 자료, 법무부 출입국 데이터베이스, 고용노동부 근로청소년 자료 등 관계부처의 아동·청소년 데이터를 연계해 구축한다. 국가 승인 통계로 지정해 매년 학령기 아동·청소년 기본통계를 파악하고 이후에는 영유아, 청년 등 분석 범위를 확장해 데이터 기반의 생애주기별 사회정책 지원체계 확대를 추진해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에 대한 정기 점검을 매년 두 번 실시한다. 특히 미인정 결석 이전에 다양한 유형의 결석이 7일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된 경우 대면 관찰을 필수적으로 실시한다.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의 복합적인 문제 상황을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개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학생 맞춤 통합지원 체계’도 구축한다. 최근 학업 중단 학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학업 중단 학생은 3만 2027명(초·중·고교생 대비 0.6%)이었으나, 지난해엔 5만 2981명(1.0%)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 가운데 학업 중단의 사유가 ‘학교 부적응’인 학생 규모는 2만명에서 3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교육부는 국내 학교 밖 청소년 수를 약 17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학교 내 대안교실을 확대해 진로지도, 멘토링,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대안교실은 올해 1337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이외에 건강검진 항목을 확대해 학생 수준으로 보완하고 교통비와 급식비, 도서구입비를 포함한 교육활동비를 지원해 학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일부 교육청에서 회당 10~15만원의 학원 수강료와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데, 이를 다른 시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수천년 공존 역사에 그은 국경선…서구 열강이 낳은 ‘세계의 화약고’[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수천년 공존 역사에 그은 국경선…서구 열강이 낳은 ‘세계의 화약고’[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에 긴장감이 더해 가고 있다. 바로 옆 나라인 레바논이 1970~80년대에 내전을 겪었고 시리아도 2011년부터 내전에 휩싸이면서 이곳은 세계의 ‘화약고’로 이목이 쏠리던 터였다. 언뜻 봐서는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간의 고질적인 종파 분쟁 같지만 사실 이 지역은 생각보다 많은 공동의 역사적 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개방·관용의 장소였던 예루살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 땅을 의미하는 ‘레반트’로 불린다. 이들 국가는 수천 년 동안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정치 조직에 속해 있었다. 역사적으로 해양과 대륙의 세력이 지중해와 서아시아가 접경하는 지역인 이곳을 번갈아 장악했기 때문이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20세기 초까지 바빌로니아-페르시아-알렉산드로스 제국-로마-우마이야-오스만 등 일련의 제국들이 이 지역을 통치했다. 그래서 레반트 지역은 광대한 영역을 다스렸던 제국의 한 속령으로 독립적인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제국의 대리인인 총독의 위임 통치를 받아야 했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 황제를 대신해서 이 지역을 통치했던 총독들이 자주 언급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그만큼 레반트 지역은 정치적으로 오랜 세월 공동 운명체로 묶여 있었다. 종파 간 관계도 오늘날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1300년간 이 지역을 통치한 이슬람 세력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믿는 경전의 백성인 유대인과 그리스도교인을 역사적 기원이 같다며 종교적 동반자로 여겼다. 레반트에서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공존은 일상이었으며 대립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다. 시장터와 같은 일상의 삶이 반복되는 곳일수록 공생 관계는 더욱 두드러졌다. 유럽에서 박해받다 쫓겨난 유대인 ‘난민’을 기꺼이 받아 주고 환대한 것도 이슬람 제국이었다. 이렇듯 과거의 중동은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면서 그 다양성을 인정하고 문화의 차이점을 존중하던 곳이었다. 유럽에서 박해를 피해 온 마이모니데스라는 유대인은 이집트에 정착한 뒤 이슬람 통치자 살라딘의 주치의이자 유대 공동체의 수장으로 임명되었다. 요셉 나시 역시 16세기에 유럽의 그리스도교 사회에서 모진 박해를 견디다 못해 오스만 제국으로 망명한 수많은 유대인 중 한 명이었다. 사업가로도 성공한 그는 술탄의 신임을 얻어 특사로 활약했다. 오늘날 중동 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분쟁 역시 과거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현대의 언론은 두 종파가 항상 갈등을 빚었던 것처럼 보도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많은 수의 시아파 성소가 수니파의 재정 지원으로 조성되었고 상대방의 성지를 순례하는 것도 가능했다. 시리아 알레포에 있는 ‘알 후세인 성소’는 시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로 평가된다. 이곳은 무함마드의 손자이자 시아파의 종교 지도자인 후세인에게 봉헌되었다. 당시 시리아의 수니파 총독도 성소 조성을 후원했다. 2010년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순례자가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이슬람의 시작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두 종파의 오랜 반목’, ‘종파 전쟁의 역사’라는 역사적 오류가 수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예루살렘은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이다. 이슬람의 지도자 무함마드가 죽은 뒤 그의 계승자인 칼리프들은 638년에 아라비아반도를 넘어 북쪽에 있는 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이때부터 예루살렘은 현대 이스라엘이 건국되는 1948년까지 1300년 동안 대부분 이슬람 세력의 통치를 받았다. 이슬람이 태동한 7세기에는 무슬림들이 예루살렘의 그리스도교인들과 같은 교회를 이용하면서 그곳에서 예배를 보기도 했을 정도로 두 종교 사이에 적대감은 표출되지 않았다. 무슬림들은 예루살렘 근처에 있는 카티스마 교회에서도 예배를 드렸다. 카티스마는 ‘의자’라는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가 임신한 몸으로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다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러한 사실을 기념하려고 팔각형 모양으로 지어진 그리스도교 교회에서 초기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린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이 동정녀 마리아를 수십 차례 언급하면서 신앙의 표본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슬림 통치자인 칼리프들은 그리스도교인과 무슬림이 함께 예배 보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은 정치적으로는 정복되었지만 종교적으로는 개방과 관용의 공간이자 공존의 장소가 될 수 있었다. 아랍인들은 그들이 정복한 예루살렘의 초대 총독으로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유대인을 임명하기도 했다. 칼리프는 유대인 지도자와 가족들을 초청해 예루살렘에 정착하도록 하는 포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슬람 통치자들은 지속적으로 유대인들의 예루살렘 이주를 장려했다. 1900년경 이슬람이 통치하던 예루살렘의 거주민 4만 5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유대인이었다. 이렇게 해서 예루살렘은 유대인·그리스도교인·무슬림이 어깨를 맞대고 뒤섞여 사는 접경 공간이 될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예루살렘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래된 아랍 가문이 둘 있는데 이들은 638년에 아라비아반도의 메카에서 이주한 아랍인의 후손이다. 이 두 가문은 지금까지 대대로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성지인 예루살렘 성묘교회의 관리를 담당해 왔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은 동맹국(독일, 합스부르크 제국) 편에 서서 연합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영토가 광대한 오스만 제국은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쟁의 이러한 혼란을 틈타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아랍인들이 통치의 주체가 되는 옛 아랍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세력이 등장했다. 아라비아반도 서부 헤자즈 지역의 샤리프 후세인 빈 알리였다. 영국은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잘 알려졌으며 아랍어에 능통했던 젊은 아랍 전문가 T E 로렌스를 파견해 아랍 군대와 함께 오스만군을 상대하도록 했다. 영국·아랍 동맹으로 전황이 바뀌면서 영국이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프랑스도 이 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데 전략적 교두보인 이곳을 차지하고자 했던 프랑스는 중세 십자군 원정 시대부터 이 지역을 지배했기 때문에 당연히 역사 주권을 갖고 있다고 공언했다. 영국은 유럽의 서부 전선에서 독일과 싸우는 프랑스의 불만을 달래야 했다. 이렇게 해서 영국과 프랑스 간에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이 맺어졌다. 영국의 마크 사이크스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조르주 피코가 양국을 대표해서 1916년 비밀리에 레반트 지역의 영토를 분할한 것이다(‘사이크스·피코 국경선’). 오랜 세월 뒤섞여 살던 아랍인들을 갈라놓고 현대 중동 국가의 탄생을 강제했던 일방적 결정으로 중동 정세는 더욱 가파른 국면으로 치달았다.●서구 열강, 중동 전통질서 파괴 영국과 프랑스의 제국주의적 야망, 특히 이 지역의 석유 자원에 욕심이 앞서면서 지역민의 의사는 물론 현지의 역사·종교·문화에 대한 고려 없이 자의적으로 급조된 국경선이 획정되었다. 기어이 영국은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지역을, 프랑스는 오늘날의 레바논과 시리아 지역을 차지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중동 국가들은 국경선이 먼저 획정되고 국가와 국민 정체성이 형성되는 굴곡진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영국은 유대인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막대한 전비를 제공해 준 대가로 그들의 팔레스타인 이주를 허락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수십만 명이 자신들의 고향 땅에서 쫓겨났고 새로 이주한 유대인들은 이들이 살던 집과 마을을 차지했다. 이는 오늘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문을 여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1948년의 이스라엘 건국은 유대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겠지만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에게는 재앙의 시작이었다. 프랑스는 그리스도교인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지역을 별도로 분리해서 레바논이라는 국가의 탄생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그리스도교 세력과 결탁한 결과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던 무슬림의 정치적 불만이 커지게 됐다. 이는 결국 현대 레바논 내전의 원인이 되었다. 프랑스는 시리아에서 전형적인 분리 통치 전략을 구사했다.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를 견제하려고 소수 종파였던 알라위파와 결탁해 이들을 군부 엘리트로 양성한 것이다. 프랑스가 1946년 시리아를 떠난 뒤에도 알라위파는 군부를 장악하고 지금까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 중동은 수천 년 동안 포용적 가치관을 간직한 다종족·다종교적인 제국적 질서를 유지했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마찬가지로 광야에서 초원을 찾아다니며 유목 생활을 하던 베두인이었다. 초경계적 삶과 이동의 자유를 추구하던 유목민들에게 영토적 경계를 구획하는 국경선은 삶의 구속을 의미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의 전통 질서를 파괴하면서 재앙의 씨앗을 뿌렸다는 역사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지도에 자의적으로 그은 국경선은 중동을 비극적인 분쟁의 장소로 만든 원죄가 되었다. 중앙대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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