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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통권 조기이양은 한국 독촉탓”

    “美 작통권 조기이양은 한국 독촉탓”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과 관련, 시기 등 구체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이양 문제와 관련,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황진하 국제위원장은 4일 기자와 만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작권을 2009년 이양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것은 미 국방부의 입장일 뿐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미 국방부가 조기 이양을 주도하고 있는데 백악관이나 국무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다른 부서 관계자들은 국방부가 너무 서두르는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 행정부 관계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전작권 조기 이양이) 한국에 대한 섭섭함이나 반감 때문은 아니다.’는 말을 거듭 반복하는 걸로 봐서는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은 “행정부 이외 기관의 전직 관료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 차원에서 전작권 이양과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던 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전작권 환수를 얘기하면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었다.”며 “결국 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독촉 때문에 미 국방부가 전작권 조기 이양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한(反韓) 감정도 전작권 조기 이양과 한·미동맹 약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더라.”며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황 위원장이 만난 NSC·헤리티지재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때 한국의 반응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는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미국 조야뿐 아니라 정부 안에서도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남의 일인양 대응하는데 왜 미국이 나서 한반도의 안보를 걱정해 줘야 하느냐.”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은 또 미국에서 최근 개봉된 영화 ‘괴물’도 미국인들의 반한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헤리티지재단 관계자들은 ‘괴물’에서 미국은 아주 몹쓸 나라로 묘사되고 있는데, 미국을 그런 나라로 생각하는 나라와 굳이 동맹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이 미국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 텃밭서 “마이동풍 정권” 비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4일 대구를 찾았다. 지난 6월 대표직을 사퇴한 뒤 근 석달 가까이 ‘칩거’했던 휴식 시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그 출발지로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데 대해 관심이 쏠렸다.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잇따라 대구를 방문한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박 전 대표는 서문시장 아케이드 건설 시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를 택했을 뿐 특별한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4·15총선 때 약속을 드렸는데 (서문시장에)예산이 반영돼 너무 기쁘다.”면서 “뜻깊은 날 당연히 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모처럼 작심한 듯 ‘거친’ 용어를 동원해 비장한 각오를 되새겼다. 그는 지역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이 정권은 마이동풍”,“우리나라는 더 물러날 데가 없다.”,“벼랑끝이다.”는 과격한 말로 현실을 짚었다. 이어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말을 4∼5차례 반복하며 강조했다.“저와 한나라당이 경제를 살려서 반드시 여러분의 어깨가 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었다. 노무현 정부를 가리켜선 “정상적인 게 하나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바다이야기로 사회적으로는 도박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많고, 외교적으로는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 문제도 미사일 문제로 오히려 안보 위협이 커지고 국가가 비정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집권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어떤 점이 그러냐.”고 되물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항간에 나도는 이 전 시장 탈당설 등에 대한 생각을 묻자 “요즘 이런저런 얘기가 많은데,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 여망이 있는데…”라고 말했다.대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 최고층 ‘버즈 두바이’ 설계한 삼성물산 상무 아메드 압둘라자크 씨

    인간이 하늘을 향해 벽돌을 쌓으면 얼마만큼 올라갈까. 이집트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사람은 시간을 두려워하고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 4600년 전의 일이다. 고대 이집트인 10만명이 3개월 교대로 20년 동안 돌을 쌓았다. 훗날 역사가들이 헤아려 보니 2.5t에서 10t 무게의 돌이 무려 230만개나 쌓아올려졌다는 것을 알았다. 높이가 오늘날 42층 건물과 비슷한 146m에 이르렀고, 넓이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 축구장 10개 크기였다. 이는 수천년 세월이 흘렀어도 사람의 손으로 빚은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석조 건물로 인정되고 있다. 현대인을 뺨치는 건축공법 등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전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이슬람건축 접목 시계바늘을 2008년 12월로 돌린다. 중동지역에 피라미드 이후 최고 높이의 건물이 들어선다.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끝,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새로운 신화가 창조된다. 지상 160층, 높이 700m, 대지 3만 2000평, 연면적 15만평…. 얼핏 계산해도 우리나라 63빌딩보다 무려 3배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이 될 ‘버즈 두바이’(두바이의 탑)의 위용이다. ‘버즈 두바이’는 현재 60층까지의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사흘에 한 층씩 착착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다.1층부터 39층까지는 호텔,40∼108층은 아파트, 그 이상은 사무실과 전망대로 사용된다. 현대 최첨단 기술과 두바이 고유의 사막꽃 ‘블루딕’ 모양의 이슬람건축을 접목, 형상화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마천루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세기의 작품’이자 인간도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물음표를 던져본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는 석유로 돈을 벌여들여 불모지의 사막을 오아시스로 개조하고 있다. 말 그대로 ‘중동의 홍콩’식이다. 이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바로 ‘버즈 두바이’. 금세기 최고의 야심작으로 자부하는 ‘버즈 두바이’는 피라미드, 바벨탑, 사마라의 첨탑 등 끝없이 하늘로 향하는 중동인의 기질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끈다. 뿐만 아니라 ‘버즈 두바이’가 우리에게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8억 8000만달러에 이르는 공사 수주를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이 따냈다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월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30여개국의 내로라하는 건설업체들이 참여한 경쟁에서 승리,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마천루가 될 ‘버즈 두바이’를 과연 누가 설계했을까. 중동계 미국인 아메드 압둘라자크(47) 삼성물산 상무가 주인공이다.‘버즈 두바이’ 수주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상하이의 진마오타워(88층), 우리나라의 타워팰리스 3차(69층) 등을 설계해 초고층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非) 미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토목공학회 구조설계부문 초고층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그가 어떻게, 무슨 연유로 한국에 왔을까. 지난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초고층팀 사무실에서 만났다. 먼저 한국생활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2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미국과는 다른 문화적 차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극복됐다.”고 입을 열었다.“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부터 언어문제, 생김새, 행동, 커뮤니케이션 등이 그렇다.”고 부연했다.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이며 좀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단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제주도이며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비빔밥, 바비큐, 불고기를 예로 든 뒤 고추장, 고춧가루, 매운 김치가 들어간 음식은 아직 소화해내기가 쉽지 않다며 빙그레 웃는다. ●인상 깊은 여행지 ‘제주도´ 좋아하는 음식 ‘비빔밥´ 그의 가족들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부인과 자녀 둘은 한국에 살고 있다. 부인은 잡지사 기자였을 만큼 글솜씨가 뛰어나 한국에 머무는 지난 2년 동안의 경험, 즉 만난 사람과 이웃들, 방문했던 곳 등을 매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녀들은 서울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 중압감을 느낀다고 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비원,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음악회, 박물관 등을 찾는다고 했다. 서울 외곽을 드라이브할 때도 있고 서울국제학교 학생 부모들과의 모임에도 참석한다. 아메드 상무는 짬을 내 서울대 전임강사 자격으로 대학원생들에게 초고층 건물 설계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학생들은 매우 영리하고 수업을 잘 따라온다. 설계의 개발단계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전과제를 자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학생들의 기발한 생각에 놀라기도 한다면서 “다양한 기회와 실전훈련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탁월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묻자 “미국에 있으면서 엘지 강남타워, 엘지 아트센터,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타워팰리스3차와 인천송도타워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낯설지가 않았고 만났던 사람들 또한 느낌이 좋았다.”고 전제했다. 삼성물산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타워팰리스3차 시공 때.“당시 현장에서 한국 건설인력의 엄청난 근면성을 발견했고 또 스스로도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지었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아울러 삼성측이 보유한 건축응용 전자기술에 감동했다. 타워팰리스 곳곳에 전자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각종 데이터로 건물의 상태를 파악·진단하는 첨단공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람으로 치면 매일 건강검진을 받는 식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물산 이상대 CEO는 ‘신삼고초려’라고 할 만큼 아메드 상무에게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최경렬 건축본부장 등 10여명의 관계자를 시카고에 보냈고, 스카우트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거듭 약속했다.“삼성측의 연구 및 설계에 대한 관심, 부서 관리, 전문성, 기술력 등은 매우 인상 깊었다.”면서 설계 아이디어를 시공에 결합시키는 좋은 업무환경이 한국행을 선택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구조설계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의 건설회사들이 초기 설계나 아이디어 창조에 대해서는 국제 설계 회사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구조설계 분야는 건축 평면설계, 감리, 시공을 통틀어 세계 건축업계의 핵심분야로 통한다. ●한국의 초고층 기술력·경험이 수주의 힘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마천루의 본고장이자 세계 3대 구조설계회사 중 하나인 미국 시카고의 SOM사에서 17년 동안 근무했다. 또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일리노이 테크놀로지 인스티튜트 겸임교수로 몸담아 학자로도 명성을 얻었다. ‘버즈 두바이’ 수주역할과 관련,“SOM에서 쌓은 인맥도 도움이 됐지만 뭐니 뭐니 해도 뛰어난 시공 제안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초고층 기술력과 경험이 중요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구조설계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했겠느냐고 하자 “어렸을 때부터 무엇인가 조립하고 만드는 일을 좋아했으며 건축가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신했다. 아메드 상무는 어린 시절을 레바논에서 보냈다. 팔레스타인인 부모 아래 1981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베이루트에서 생활했다.“고교 시절에는 교내 축구선수까지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지만 미국으로 간 이후에는 멀리하게 됐다.”고 웃는다. 부모는 현재 시카고에 살고 있으며 가끔씩 조국을 찾는다. 친척들 대부분이 베이루트에 살았는데 얼마 전 이스라엘 폭격 이후에는 트리폴리로 이사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입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지요. 또한 가족의 일원이 된 것도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 그는 이제까지 설계했던 작업들을 모아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뒤를 돌아볼 기회를 갖고 자신처럼 구조설계가의 꿈을 안고 사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중동 사막의 후예 아메드.‘버즈 두바이’라는 세기의 작품으로 분명 마천루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아울러 좀더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아라비안나이트’에 새로운 얘기를 덧붙이고 있다.“처음 한국땅에 발을 디뎠을 때 마음먹은 것처럼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건축물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k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응급처치법 알면 휴가철 안전 ‘OK’

    [세이프 코리아] 응급처치법 알면 휴가철 안전 ‘OK’

    휴가철이다. 수많은 인파가 산으로 바다로 몰리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응급사고도 발생한다.‘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응급사고의 희생자나 방관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 등 신속한 응급처치는 목숨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응급처치 요령만 익혀도 휴가철 ‘안전 지킴이’가 될 수 있다. ●초기 5분이 ‘생사의 기로’ 소방방재청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응급환자를 발견한 일반 시민이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비율은 3%대에 그치고 있다.30%대에 이르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10분의1 수준이다. 서울 종로소방서 양은정(34) 구급대원은 “환자를 발견한 시민들이 119에 신고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환자가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 유지만 해줘도 사망 위험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장마비나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생존율에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심장은 일반적으로 30분 정도는 피가 흐르지 않아도 회생 가능하지만, 뇌는 5분 이상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손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종로소방서는 최근 심장마비로 쓰러진 60대 노인이 있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출동했으나,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까지 5분 남짓 현장을 둘러싼 수많은 시민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노인은 사고 후유증으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한달 가까이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심장이 멈춘 뒤 3분 이내에 인공호흡이나 심장 마사지를 하면 다시 살아날 확률이 75% 이상”이라면서 “또 6분 이내에 응급조치를 취해야 사망을 막을 수 있으며, 이 시간이 넘으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진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이뤄질 때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양 대원은 “환자 주변 시민들이 응급처치에 필요한 1∼3분도 못 참고 ‘빨리 이송하라.’는 등의 불평불만부터 늘어놓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이는 초기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응급환자의 ‘수호천사’ 되는 법 응급처치 요령을 알아두면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살려내거나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우선 환자를 발견하면 즉각 119에 신고하고, 환자의 턱을 들어 고개가 뒤로 젖혀지도록 한 뒤 입을 벌리도록 해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이어 맥박은 뛰지만 숨을 쉬지 않을 경우 인공호흡이 필요하다. 맥박은 손가락을 환자의 목젖에서 옆으로 더듬어가다 보면 목근육 앞쪽에서 느낄 수 있다. 인공호흡은 환자의 코를 막고 성인은 1.5∼2초, 어린이는 1∼1.5초 동안 입으로 공기를 불어 넣어준다. 입을 떼어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한 뒤 코를 놓아 공기가 배출되게 한다. 맥박이 없으면 심장 마사지를 해야 한다. 압박 위치는 좌·우 갈비뼈가 만나는 곳에서 손가락 두개 너비만큼 위쪽이다. 팔은 꼿꼿이 편 채 손바닥을 압박 부위에 대고 다른 한 손으로 깍지를 낀 뒤 1초당 한 차례씩 눌러준다. 심장 마사지는 혼자일 때는 심장압박 15회마다 인공호흡 2회,2명이 할 수 있으면 심장압박 5회에 인공호흡 1회가 적당하다. 영아는 양쪽 젖꼭지가 만나는 선의 중심에 중지와 약지 등 2개의 손가락을, 어린이는 손꿈치를 각각 이용해 심장압박 5회에 인공호흡 1회를 반복 시행한다. 아울러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 ▲가슴 한가운데나 왼쪽이 아프거나 조여올 때 ▲가슴 통증이 왼쪽 어깨 방향으로 뻗칠 때 등은 심장의 이상 징후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칫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기침을 세게 해야 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심호흡은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고, 기침은 심폐소생술처럼 심장을 압박해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면서 “전국 소방서를 방문하면 다양한 응급처치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휴가철 상황별 응급대처법 휴가철에는 급작스럽게 닥치는 사고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골절이나 탈구 환자가 발생하기도 쉽다. 이 때 환자를 함부로 옮겨서는 안 된다. 경추(목뼈)가 손상돼 사지 또는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종이상자나 나무를 이용해 머리와 목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 뒤 다친 부분을 심장보다 약간 높게 유지해줘야 한다. 높은 기온과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면 체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의식장애와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 열사병 증세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땐 환자를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몸을 조이는 옷은 느슨하게 풀어준다. 뒷머리는 땅에 붙이고 턱을 약간 들어준 뒤 미지근한 물을 몸에 뿌리면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과도한 햇빛은 화상을 유발한다. 화상에는 차가운 물로 하루 3∼4차례 20분씩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비누나 샴푸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 독사에게 물렸을 때 환자가 움직이면 독이 빨리 퍼질 수 있다. 상처 부위를 씻어내고, 심장에 가까운 곳의 정맥 부위를 천 등으로 가볍게 묶어준다. 상처에 입을 대고 독을 빨아낼 경우 삼키더라도 소화가 되기 때문에 문제는 없으나, 입안에 상처가 있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면 평평한 곳에 눕히고 기도를 유지해 줘야 한다. 호흡이 없으면 신속하게 인공호흡이나 심장 마사지를 해줘야 한다. 또 환자를 옆으로 누이고 머리를 낮춰 삼킨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도와야 한다. 이밖에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귀를 밝은 쪽으로 향하거나 손전등을 비춰 벌레가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코레야 1903년 가을/바츨라프 세로셰프스키 지음

    서양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사회상은 우리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항상 관심을 끌어왔다.1668년에 나온 ‘하멜표류기’는 조선의 존재를 처음으로 유럽에 각인시켰던 책으로 지금까지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구한말 러시아와의 관계가 매우 활발했던 시기 많은 러시아의 탐험가와 군인들이 조선을 소개하는 책자를 선보였는데, 곤차로프의 ‘전함 팔라다’, 가린 미하일로프스키의 ‘한국과 만주, 요동반도 기행’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러시아의 속국이던 폴란드 출신의 작자 바츨라프 세로셰프스키가 1903년 조선에 체류하면서 겪은 바를 서술한 ‘코레야 1903년 가을’은 제국러시아의 마지막 견문록이다. 몽골 계통의 여성과의 결혼한 저자가 조선 방문을 결행하고 이를 글로써 남기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조선의 사회, 경제, 문화, 대외관계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특히 세로셰프스키의 지리와 풍경에 대한 묘사는 문학가의 기질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조선의 종교인 불교, 유교, 동학 그리고 확산되고 있던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등의 위상과 각 종교의 현재성을 묘사한 부분은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며 사료적으로도 가장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일반 백성들에 대한 그의 시선은 따뜻함이 배어 있으며, 때로 그는 그들의 진취성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조선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항상 긍정적이지만 않았다. 때문에 그는 조선의 어두운 모습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이를 테면 위계화된 신분제도에 대해 실생활과 연관지어 하층민의 비참한 생활상과 상층부의 부패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서로의 죄를 은폐해주는’ 관리들의 연대의식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다. 가부장제하에서 조선여성들이 겪는 숙명적인 삶은 저자에게는 커다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으며, 아마도 그 연장선에서 서술된 기생들의 일상이 그려졌을 터였다. 그가 조선의 기생제도를 자유롭게 다루고 나중에 소설 ‘기생 월선이’를 출간한 것도 저자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껄끄럽게 다가설 수 있는 부분은 일본에 대한 서술이다. 세로셰프스키는 일본에 의한 철도 부설을 일본의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면서도 “일본이 진보와 휴머니즘의 정신으로 이 불쌍한 한국 또한 일으켜 세워주리라 기대해 본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훗날 그는 조선의 식민지화를 조국 폴란드의 현실과 비슷하고도 동정했지만 한일합병 이전에 쓰여진 이 책은 일본에 의한 개화를 긍적적으로 묘사하였다. 대개의 견문록들이 저자들의 조국에 대한 이해관계에 충실한 데 반해 폴란드인으로서 세로셰프스키의 관점은 여기에서 벗어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한 외국인의 조선 견문록을 넘어 다양한 실증자료와 통계수치를 활용한 ‘사회과학적인’ 치밀성이 담겨 있는 것은 저자가 그만큼 조선의 삶에 고민한 흔적으로 볼 수 있다. 훗날 폴란드 저자동맹 의장까지 역임한 저자의 필치는 화려함을 넘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저자의 의도를 잘 살린 번역이 깔끔해 보인다. 역사는 반복된다 했던가. 외세와 얽힌 당시의 한반도 모습과 오늘날의 현실을 비교해보는데도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다. 기광서 조선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 수해복구·지원 ‘우왕좌왕’

    구조·복구·지원 등 강원지역 호우피해 수습 현장에 갖은 난맥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관·군 공조체제 미흡, 인력·장비 중복배치 등이 주요 원인이다. 수시로 반복되는 고위인사들의 현장 방문은 도리어 방해가 된다.●좁은 도로에 중장비 엉켜 능률 저하 18일 오후 인제군 인제읍 덕적리로 가는 도로복구 현장. 덕적리는 나흘째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완전 고립지역이다. 복구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간 대·소형 포클레인과 레커차, 덤프트럭 등이 한꺼번에 현장으로 몰렸다. 군부대에서도 보병과 중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현장에 나왔다. 그러나 도로가 완전히 유실된 이곳은 중형 트럭 하나가 겨우 오갈 수 있다. 공사 현장에서는 각종 중장비들이 엉켜 움직이지 못하는 등 일의 능률이 극히 떨어졌다. 덕적리, 가리산리, 하추리 등 고립지역에 대한 헬기 구호물품 수송도 효율성을 잃었다. 소방헬기 2대, 산림청 헬기 2대, 육군 헬기 2대 등 헬기 6대의 활동이 인제군 상황실에서 종합 통제되지 않고 있다. 같은 기상상황에서 어느 쪽 헬기는 뜨는데 어느 쪽 헬기는 뜨지 않아 고립지역에 가족을 두고 온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고위층 방문 잦아 구호품 배분 뒷전 이재민 250여명이 대피해 있는 평창 진부중·고 체육관 임시대피소에서는 18일 이재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관리와 통제를 담당할 공무원이 단 한명도 없어 구호물자 배분이 재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32년간 면사무소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하진부6리 주민 이진상(68)씨는 “도지사 왔을 때에는 수십명이 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니더니 지금은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찾아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이재민들은 자체적으로 주민 한 사람을 대표로 뽑았다.●“고위인사들, 안 오셔도 되는데…” 평창군에서는 18일 오전에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오후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복구현장과 대피소 등을 찾았다. 이 대법원장의 경우 오후 2시30분쯤 용평면 장평리에 도착해 속사리를 거쳐 진부면을 돌았다. 그러나 공무원과 이재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진부면의 한 공무원은 “높은 사람이 오면 수행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녁에 보고서도 작성해 올려야 하는 등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나 고위인사 중에서도 이번 사고와 직접 관련 있는 분이라면 모르겠는데….”라고 했다.이날 인제군 덕적리 복구현장에 군인이 많이 투입된 데도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모군단 사령관과 국방부 장관이 차례로 이곳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 군단 사령관이 방문할 시간이 다가오자 현장에 있던 한 장교는 흙더미와 나뭇가지 등을 실어내는 민간 차량에 대해 “지금은 군인들의 작업이 최우선”이라고 소리치면서 민간 차량들은 복구작업에서 빠질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인제·평창 특별취재팀
  • 여름철 5대 소비자안전경보

    여름철 5대 소비자안전경보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3일 ▲선풍기·에어컨 질식사고 ▲자동차 안 어린이 질식사고 ▲자동차 안 폭발사고 ▲에어컨 폭발사고 ▲가정 내 위생안전사고 등 매년 여름 반복되는 5대 안전사고에 대해 소비자안전경보를 발령했다. 소보원은 이들 사고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매년 사망하는 사례까지 생긴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안전사고별 예방요령을 제시했다. 소보원의 소비자 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다 질식사한 경우는 20건에 달했다. 더운 여름 선풍기 바람을 한 부위에만 직접 쐬면 몸 안 수분을 지속적으로 빼앗겨 체온이 떨어진다. 이를 오래 지속할 경우 이산화탄소 포화농도가 높아지고 산소농도가 떨어져 산소부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게 소보원의 설명이다. 노인이나 호흡기 질환자는 위험이 더 크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질식사고를 예방하려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잘 때 반드시 타이머로 시간조절을 하고 특정부위에만 바람이 집중되지 않도록 회전시키고, 방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소보원은 당부했다. 최근 3년간 소보원에 접수된 자동차 내 어린이 질식사고는 9건으로 집계됐다. 소보원은 여름에 자동차 안의 온도는 순식간에 최고 70℃ 이상까지 올라가며 특히 어린이는 피부가 얇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치명적인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보원은 잠깐 동안 볼일을 보더라도, 차 안에 절대 어린이를 혼자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보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름에 자동차 안에 뒀던 일회용 가스라이터가 터져 다친 사례는 12건, 먹다 남은 주스병이 폭발해 다친 사례는 10건이 각각 접수됐다. 소보원은 자동차 내 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 안에 1회용 가스라이터, 부탄가스, 스프레이와 주스류를 보관해선 안 되며, 자동차에서 내릴 때 자동차 안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에어컨에서 가스가 누출되거나 에어컨에 직접 가스를 주입하다 에어컨이 폭발해 다친 사례는 12건가량 접수됐다. 소보원은 보관중이던 에어컨을 다시 가동하는 경우 직접 분해하거나 충전하지 말고 전문업체에 점검을 맡기라고 당부했다. 소보원은 또 가정용이나 차량 에어컨에서는 폐질환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이 검출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가동 전 필터를 세척하라고 당부했다. 여름철 중 특히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고 눅눅해서 자칫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소보원은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장고에 음식을 60%만 채우고 행주나 수세미는 매일 삶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냉동식품을 해동할 때는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식중독균은 10℃ 이상 실온일 때 급속히 증식하며, 냉동식품은 해동할 때 세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청포도 송이마다 사연도 알알이

    청포도 송이마다 사연도 알알이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이육사의 시 ‘청포도’중에서)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사이로 슬그머니 찾아온 7월. 초록빛 옷으로 갈아입은 들판의 초목들이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는 계절이다. 대부분의 초목들에게 초록은 결실을 위한 과정이지만, 청포도에겐 결실 그 자체. 새콤달콤한 청포도 알맹이를 생각만 해도 어김없이 입안에 침이 괸다. 지금쯤 시골마을 포도밭에서는 청포도가 ‘주저리 주저리’열리고 있을까. 아마도 포도밭 주변을 온통 싱그런 향기로 뒤덮고 있겠지. 두고온 고향마을을 생각나게 하는 과일. 청포도를 만나기 위해 국내 포도생산 1번지,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을 찾았다. 글 사진 영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청포도 주산지 충북 영동 이육사의 시 ‘청포도’의 배경이 된 곳은 경상북도 영일군 도구리. 일본인이 경영하는 대규모 포도밭이 있던 곳이다. 항일운동과 구금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도구리에 내려온 이육사는 일본인이 경영하는 포도밭을 보며 시상(詩想)을 떠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첫구절에도 나오듯,7월의 시골마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 청포도. 그래서 첫사랑 순이와 서리를 함께 했던 추억이 담겨 있다. 너 하나, 나 하나…. 하지만 요즘은 옛날만큼 청포도가 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 영동의 ‘보만개’마을 심천리 우리나라 포도의 주산지 중 한 곳인 충북 영동군. 유명한 포도생산지인 심천리와 주곡리, 마곡리 등을 아우르고 있는 곳이다. 장마철 한가운데 유난히 뜨겁고 무더웠던 6월28일. 보만개땅으로 알려진 심천리의 심천농장(043-742-2476)을 찾았다. 보만개는 사질토를 뜻하는 이곳의 사투리. 금강의 지천인 날근이강이 휘돌아 나가면서 실어나른 사질토가 쌓여 만들어진 곳이다. 3700평에 달하는 심천농장에서 청포도가 재배되고 있는 면적은 500평 남짓.20%가 채 못되는 면적이다. 수확을 앞둔 청포도를 돌보던 심천농장 주인 조성묵(50)씨는 “판로가 있어야 많이 재배를 하지요.”라며 우리곁에서 청포도가 멀어지는 원인을 진단했다.“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몇년 전만 하더라도 포도수매가 이뤄지는 공판장에 청포도를 내놓으면 상인들이 물건취급도 안했어요.” # 향기로 먹는 청포도 사실 청포도는 캠벨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붉은색 적포도에 비해 당도와 향이 뛰어나다. 특히 ‘향기로 먹는다.’고 할 만큼 청포도의 향기는 상큼하기 이를 데 없다. 문제는 포도를 찾는 사람들의 입맛이 적포도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 대부분의 농가에서 적포도를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적포도의 값은 싸졌던 반면, 청포도는 갈수록 재배면적도 줄고, 값도 비싸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나마 최근 들어 사람들이 점차 청포도를 찾고 있는 추세다. 경제사정이 넉넉해지면서 값은 다소 비싸지만 맛과 향이 뛰어난 청포도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재배하는 청포도는 ‘로자리오 비앙코’,‘네오 마스카트’ 등 대부분 유럽산이 주종을 이룬다.‘청수’라는 국산 품종도 있긴 하지만, 껍질에 살점이 많이 묻어나와 먹기가 불편한 탓에 농민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요즘 출하되는 청포도는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들이다. 청포도가 제맛을 내기에 적당한 온도는 섭씨 15도 정도.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열풍기를 달고 가온(加溫)을 한다. 또 ‘GA처리’라는 성장촉진호르몬을 주입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과정들이 청포도의 생산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처음 출하되는 5월쯤엔 1㎏짜리 한상자의 수매가가 12만원, 시중가격은 2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일반 가정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하지만 비닐하우스에 가온을 하지 않아도 되는 7월쯤 들어서는 1㎏당 수매가가 7000원 정도로 대폭 줄어든다. 노지에서 생산된 청포도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7월말쯤 되면 가격이 더욱 내려가기도 한다. # 심천리 청포도 많이들 드셔유 일조량과 함께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낮과 밤의 기온차. 내륙의 고산지역에 위치해 있어 밤낮의 기온차가 큰 심천리 등에 포도 생산지가 밀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곳의 토양이 포도의 생육과 성장에 좋은 사질토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심천리에서 30년 넘게 포도를 재배해 왔다는 김성광(54·011-466-6075)씨는 “연륜이 있는 포도 장사꾼들은 심천산 청포도라면 셋째딸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가듯, 두말없이 가져간다.”며 자랑이다. 사람이 자라난 환경은 훗날 그가 어떤 향기를 내는 사람이 되는가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포도의 경우도 마찬가지. 송이마다 고르게 당분을 쌓게 하는 기온차, 사질토의 비옥한 토양속에서 청포도는 달고 향기롭게 성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민의 정성이 아닐까. 이제야 김씨의 목에 둘러진 수건의 의미를 알겠다. 비록 포도송이처럼 맺혀진 땀방울을 닦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사실은 자식보듬듯 청포도를 키워내는 농민의 정성을 담고 있었던 것. # 알아두면 좋은 몇가지 ●농협 심천지점 경제부에 주문하면 ‘사탕’이라 할 만큼 달고 향기로운 심천포도를 맛볼 수 있다. 전화번호는 (043)742-6090. ●영동 군민들의 기업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업체 ‘와인 코리아’의 ‘샤토마니’를 방문해보자. 이 업체에서는 매년 포도 수확철이 되면 포도밭과 와인제조공장을 구경하는 ‘와이너리 투어(winery tour)를 개최한다. 서늘한 토굴속에서 숙성되고 있는 수만병의 와인이 장관이다. 문의 (043)744-3211∼5.(02)572-9287. ■ 화이트 와인 만들어 볼까 나만의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영동군 주곡리의 와인코리아(wine-korea.com)를 방문했다. 영동산 포도만을 사용해 ‘샤토마니’란 브랜드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샤토(chateau)는 성(城)을 뜻하는 프랑스어. 마니는 영동의 명산 마니산을 뜻한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사람이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면 ‘샤토미아’쯤 될까. 자, 이제 맛있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보자. 시중에 나와있는 청포도의 당도는 대체로 16∼17브릭스(BLX). 알코올 도수 10도의 와인을 만들기 적당한 당도다. 다음은 여운신(61) 와인코리아 부사장이 알려준 화이트 와인 제조법. 준비물은 청포도와 설탕, 덮개로 쓸 비닐 혹은 랩, 그리고 항아리처럼 주둥이가 작은 용기 등이다. (1)청포도 10㎏짜리 1상자를 준비한다. 포도알을 모두 딴 다음,800g∼1㎏의 설탕과 함께 버무린다. 포도알과 껍질이 분리될 정도만 버무리면 된다. 설탕이 필요한 것은 농가에서 약간 덜익은 포도를 출하하기 때문. 당도가 맞아야 원하는 도수의 알코올을 얻을 수 있다. (2)준비된 용기에 버무린 청포도를 넣고 랩이나 비닐을 씌운다. 바늘을 이용해 비닐 등에 5∼6개의 조그만 구멍을 뚫는다. 공기가 들어가면서 발효가 시작된다. (3)밤이건 낮이건 온도가 20도이상되는 곳에다 보관한다. 여름이라도 밤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에는 전기장판 등을 둘러 온도를 맞춰준다. (4)1주일정도 지나면 포도알은 발효되어 밑으로 가라앉고 껍질만 위로 뜬다. 포도의 껍질부분에 흰곰팡이가 끼기전, 삼베 등을 이용해 즙만을 짜낸다. 여기까지가 발효단계. (5)이제부터는 숙성단계다. 포도즙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다. 이때 포도즙이 마개역할을 하는 비닐과 맞닿을 정도로 용기속에 가득차야 한다. 또 이제부터는 용기안으로 공기가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6)10∼15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서늘한 곳에다 6개월가량 보관한다. 보관중에 비닐이 불쑥 솟아오르면 아직도 발효가 진행중인 것. 이때는 바늘 등으로 공기를 뺀 다음, 다시 비닐을 덮어둔다. (7)세월이 흘러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용기의 아래쪽에 담을 것을 준비한 다음, 용기에 호스를 꼽아 아래로 원액을 빼낸다. 포도찌꺼기 등의 침전물을 분리하는 과정이다. (8)포도주 등 발효주는 보관과정에서도 공기에 노출되면 맛이 떨어진다. 포도주 제조공장에서는 와인병속에 질소를 넣어 공기를 완전히 배출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그럴 수 없으므로, 준비한 병에 원액을 가득 담는 것이 요령. (9)정확히 제조과정을 지켰다면,6ℓ정도의 화이트 와인이 만들어 졌을 것이다. 이제 예쁜 와인병에 옮겨 담으면 나만의 화이트 와인 완성.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을 냉장보관(17∼18도가 적당)한 다음, 생선회나 생선요리 등과 곁들여 먹는다.
  • [열린세상] 우리 기업, 중국서도 양극화 심화/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6일 동안 베이징·톈진·상하이 3개 도시의 12개 기업을 조사하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조사 업체들이 일본계, 미국계 등 평소 좀처럼 방문하기 어려운 기업들이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업체들을 조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뿌듯함과 안타까움, 불안함 등 복잡한 감정이 교차되었다. 베이징 시내에 길게 늘어선 택시들 중 유독 우리 브랜드 자동차 택시를 타려는 중국 승객들. 외양부터 경쟁업체인 유럽차들보다 훨씬 돋보인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도시미관 정비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택시를 교체하고 있다. 시정부는 완전 경쟁체제로 택시를 선정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 브랜드가 75%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휴대전화 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명품을 유달리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세계적 브랜드보다 훨씬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우리 제품을 찾는 이유는 디자인과 품질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톈진에서 만난 중소기업 사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려움을 토로한다. 자동차와 전자 등 대기업과 동반진출한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날도 공장 매물을 보고 왔다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인건비를 보고 들어올 시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현지 한국식당의 썰렁한 모습을 보니 우리 업체들의 불경기가 피부에 와닿는다. 한국의 양극화가 중국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계나 미국계, 현지 중국 업체들을 돌아보면서 중국시장의 빠른 변화를 실감한다. 중국에서 한국에 추월당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일본계 자동차기업, 한푼이라도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현지화에 몰두하는 미국계 통신업체들, 글로벌화를 외치며 기술개발에 올인하는 중국 IT기업들, 이들과 힘든 경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 할 우리 기업들을 보며 중국시장에서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했다. 세계의 제조공장에서 최대 소비시장으로의 전환,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뚝뚝 떨어지는 가격에 속수무책인 시장, 소비패턴이 빠르게 변하는 시장, 현지 업체들의 가파른 추격, 요즘 중국 시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들이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살아남는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중국에서 생존책으로, 또는 양극화 방지책으로 우리 기업들에 드리는 제언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본사의 기술경쟁력이 핵심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장생한다. 뿌리를 송두리째 이전한 타이완의 중소기업들, 투자 10여년만에 중국에서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와 특허 획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융합화를 통해 중국보다 먼저 제품화할 때 우리 기업의 미래가 보장된다. 둘째, 현지의 마케팅 능력 제고이다. 이제 중국은 공장에서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인은 우리와 오랜 역사를 같이했지만 사고체계와 상관습은 확연히 다르다.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중국어 구사는 물론 중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품의 현지화는 물론 우리 기업인들의 마음도 현지화해야 한다. 셋째, 중국과 한국간, 진출업체간 긴밀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진출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연구와 생산 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 등 이업종간 클러스터 진출을 통해 외부경제효과를 도모함도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업체간 지식 나눔이 매우 절실하다.1990년대 섬유기업들이 처음 진출했을 때 겪었던 실수를 지금 IT업체들이 반복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중국에서 기업활동이 바쁘고 언어가 서툴다 보니 서울에서 알고 있는 것도 현지에서는 모를 수 있다. 진출업체들이 서로 지식을 공유하는 만큼 기업들의 현지 경쟁력도 제고된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박준석 특파원의 월드컵 편지] “신화의 주인공들 왔다” 쾰른 축제분위기 ‘점화’

    라인강 좌안에 위치한 쾰른은 독일 교통의 요충지이며 쾰른 대성당 등이 자리한 유서깊은 도시. 조용하기만 하던 쾰른이 술렁이기 시작했다.2002년 한·일월드컵 신화의 주인공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7일 입성한 것이다. 교민사회는 일순간 축제 분위기로 변했고, 쾰른 시민들도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듯했다. 대표팀 도착 전날까지 쾰른은 월드컵 분위기를 크게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소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거리엔 월드컵을 알리는 휘장이 간간이 걸려 있었고, 이따금씩 선술집 입구에 본선 진출국 국기가 나부끼는 게 전부였다. 어둠이 찾아오면 긴 코트에 목도리를 두른 사람까지 보일 정도의 쌀쌀한 날씨도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독일인들 “코리아 넘버원” 연발 그러나 한국팀의 도착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한국기자들을 보고 “어디서 왔냐.”며 말을 걸어오기도 했고, 한국인임을 알고는 ‘코리아 넘버원’을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한·일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과 멋진 한판 승부를 벌인 것을 기억해내며 또 한번의 기적을 기대한다고 했다. 축구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한국 축구를 인정받은 느낌이어서 가슴이 뿌듯했다. 교민사회는 설렘으로 가득찼다. 지난 197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이국땅을 밟았던 세대들은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지 오래다.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이제 자리를 잡은 이들은 한국팀의 방문으로 잊혀져가던 고국의 향수가 한꺼번에 되살아 난 듯했다. ●대표팀 호텔 주방장에 김치 요리교육 교민들은 화끈한 응원전과 함께 대표팀을 위해 ‘고국의 맛’ 김치를 정성껏 준비했다. 한국팀이 묵을 호텔을 알아내 그 곳 독일 주방장을 초빙, 김치 담그는 방법을 전수해 줬단다. 주방장에게 직접 칼을 쥐게 한 뒤 밭에서 배추를 캐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만들어 버무리는 것까지도 빼놓지 않고 알려주었다. 제대로된 김치 맛이 나올 때까지 며칠을 반복했다. 김치를 항상 선수들의 식탁에 올려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교민들의 심장은 벌써부터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고동치고 있었다. 쾰른(독일) 박준석특파원 pjs@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스위스 이상고온·홍수대책의 교훈

    [세이프 코리아] 스위스 이상고온·홍수대책의 교훈

    지구촌이 자연재해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갈수록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고 그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청난 재난을 극복하기란 개별 국가로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를 느껴 국가간 연대를 적극 모색하기 시작했다. 스위스 등을 방문해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움직임을 취재했다. |다보스(스위스) 조덕현특파원|“2003년과 같은 무더위가 8번만 계속된다면 알프스의 만년설이 모두 녹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지진·폭설·폭염·홍수 등으로 지구촌이 재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올 여름도 무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폭염으로 인해 알프스의 빙하가 모두 녹아 내릴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위스에 있는 눈사태연구소의 연구원 크리스티안 리즌은 2003년 전세계적으로 무더울 때 알프스의 일부 빙하가 녹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리즌은 한국의 재해 관련 공무원들이 연수를 위해 눈사태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연구소를 소개하는 도중 이같이 말했다. 리즌은 특히 “2003년과 같은 무더위가 반복되면 1000년 넘게 간직돼온 해발 3000m 알프스의 정상 주변 빙하가 모두 녹아내릴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현재 연구소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2003년 6∼8월엔 유럽대륙을 폭염(暴炎)이 휩쓸어 섭씨 40도를 넘는 곳이 속출했다.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영국 등 8개국에서 3만 5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스위스 당국에서도 최근 기상이변과 홍수로 바짝 신경을 긴장하고 있다.4월을 전후해 눈이 녹는 상태에서 많은 비가 내리며 홍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의 70%가 산악지역이어서 그동안 홍수에 대한 걱정이 없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홍수피해가 늘어나면서 더이상 예외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 4월엔 유럽 중동부 지역을 흐르는 다뉴브강이 120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하며 유럽 일부지역을 홍수로 몰아넣었던 것도 집중호우와 더불어 알프스 지역의 눈이 녹아내리면서 일어났다. 스위스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통상 4월에 발생하던 홍수가 8월에도 일어나는 등 재해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엔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를 내면서 관광도시 루체른시가 범람하기도 했다. 또한 베른주의 브린즈마을 등지에 산에 있던 돌과 흙 등이 덮쳐 많은 피해를 냈다.3일간 집중 호우로 주거지역이 1m까지 침수되기도 했다. 도로와 다리도 유실돼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복구가 되지 않고 방치돼 있는 것이 수두룩하다. 예전에 눈으로 인한 피해는 많았지만 비로 인한 피해는 최근에 늘고 있는 것이다.10년 사이에 3번이나 침수된 곳도 있다. 이처럼 눈보다 비에 따른 피해가 자주 발생하자, 스위스 정부는 기상이변이 빙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위스 눈사태연구소는 1951년 눈사태로 많은 피해를 입은 뒤 설립됐다. 연방정부에서 설립해 눈과 관련한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측정된 것 가운데 가장 눈이 많이 온 것은 1999년으로 10m까지 내렸다. 주로 눈사태와 눈이 농업과 미래의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눈과 관련해 위험을 예보하는 일도 주요 임무다. 최근에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폭염이 빙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과제에 추가했다. hyoun@seoul.co.kr ■ 스위스정부의 대응 |다보스(스위스) 조덕현특파원|스위스 정부는 최근 들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늘자 환경·물·자연재해 분야를 하나의 기구로 묶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환경파괴가 자연재해를 불러오고, 이로 인해 홍수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스위스에선 큰 자연재해가 없었기 때문에 피해복구 시스템이 미비한 측면이 있다. 연방정부에선 정책이나 제도를 마련하고 실행은 자치단체에서 하는데 예산부족으로 피해가 발생해도 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 현지에서 만난 교포 이정석씨는 “자치단체에서 재해복구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곳은 복구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최근 들어 스위스 정부 차원에서 기상이변에 대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차원에서 스위스는 올해 연방환경청을 신설했다. 이중에서도 1997년부터 설치된 PLANAT(National Platform Natural Hazards)는 연방환경청 내에서 자연재해 예방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특히 현재 중점을 두는 것은 재해취약지구를 분석하는 일이다. 우선 보호해야 할 목표설정을 적절히 하기 위해 재해위험지도를 작성한다. 위험등급에 따라 빨간색·파란색·노란색·노란/하얀색 등 4개 지역으로 나눈다. 현재도 이런 형태로 위험지역이 설정돼 있지만 환경청이 만들어진 이후 새로 지도를 만들고 있다. 스위스 전역에 대해 눈사태·홍수 등 분야별로 위험도를 표시해 대책마련과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hyoun@seoul.co.kr ■ 지진·허리케인·홍수… 지구촌 ‘재해공포’ |다보스(스위스) 조덕현특파원|지구촌이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시아에선 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선 허리케인에 대한 공포가, 유럽에선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홍수 피해가 심각한 위기로 등장했다. ●지진공포에 떠는 아시아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에 지진이 강타하면서 아시아지역에서 지진에 대한 악몽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가 6000명을 넘어섰다. 이재민도 20만명을 넘는다. 욕야카르타 지진 이후 여진만도 450회나 계속됐다.28일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진도 6.2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지난 30일엔 인도네시아 동쪽 끝의 파푸아에서 6.0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1990년 이후 아시아에서 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지진은 모두 8건. 모두 합쳐 숨진 인원이 42만명이 넘는다. 수백∼5000명 미만의 사망자까지 합치면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2004년 12월에 인도네시아 아체주와 수마트라섬 해저에서 발생한 9.0의 강진으로 22만명 이상이 숨졌다. 지난해 8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리히터 7.6의 지진으로 7만 5000여명이 숨졌고,2003년 12월 이란 밤시에서 발생한 6.7 규모의 지진에서도 3만 188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1999년 타이완에서도 2400명이 숨졌고,1995년 고베지진으로도 6400명이 숨졌다. ●허리케인에 긴장하는 미국 지난해 8월 초강력 허리케인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해 1306명이 숨지고 6644명이 실종,100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미국은 허리케인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시아의 태풍과 함께 매년 많은 피해를 남기는 허리케인은 올 여름에 10여개 정도 미국을 강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최근 “올 여름 허리케인 형성 시즌에 최대 10개 정도의 허리케인이 미국을 강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NHC는 이달 초부터 11월 말까지 총 13∼16개 정도의 열대성 폭풍이 형성되고 이중 8∼10개가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허리케인 가운데 4∼6개 정도는 최대 풍속이 시속 111마일(약 179㎞)의 3등급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홍수’ 주의령 아시아와 미국에 비해 자연재해가 적은 유럽도 최근 들어 홍수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상 기온으로 홍수가 빈번해진 것이다. 지난 4월 유럽 중동부 지역을 흐르는 다뉴브강이 120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하면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루마니아·불가리아 등지의 수십만 주민들이 급히 대피했고 일부지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다뉴브강은 알프스 북부 산지에서 시작돼 오스트리아·독일·체코·헝가리·세르비아몬테네그로·루마니아·불가리아 등을 지나 흑해로 빠져 나가는데 홍수와 이상기온으로 알프스의 눈이 녹으면서 다뉴브강의 범람을 가져온 것이다. 다뉴브강이 넘치면 여러 국가에 피해가 생긴다. 올해에도 가장 피해가 큰 곳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루마니아·불가리아 등이었다. 이런 피해는 지난 2002년에도 발생해 독일·체코·오스트리아·러시아 등의 유럽 국가들이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hyoun@seoul.co.kr
  • “여성교도관에 성희롱 당해” 55%

    교도소 여성 재소자에 대한 성폭력이 남자 교도관보다 여자 교도관이나 함께 있는 동료 수용자에 의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7일 내놓은 ‘여자 수용자 성폭력 실태 방문조사결과’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인권위는 지난 2월 서울구치소에서 남자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K씨 사건을 계기로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3월 청주여자교도소 등 여성 교정시설 5곳의 재소자 969명을 조사했다.3월2일 기준 전체 여자수용자는 2440명이다. 설문에 응한 732명 중 20%인 143명이 교도소에 들어와 성적 수치심을 느끼거나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음담패설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에 대한 놀림(14명), 신체적 접촉(13명), 치근덕거림(4명), 포옹이나 키스(1명) 순이었다. 누구에게 당했는지에 대해 응답자 110명 중 가장 많은 60명(55%)이 여자 교도관이라고 답했다.‘동료 수용자’는 21명(19%),‘남자 교도관’은 11명(10%)이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여자 교도관은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성폭력 예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엉덩이가 튼실해서 애기도 잘 낳겠다, 나이 차이가 많은데 남편과 성생활을 어떻게 하느냐 등 여자 교도관에 의한 언어폭력과 상투적인 반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많은 재소자들이 이를 성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응답자 721명 중 절반에 가까운 331명이 입소 때 신체검사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알몸 상태로 ‘앉았다 일어서’를 반복하는 것과 생리기간 중에도 알몸검사 및 생리대까지 상세히 검사하고 출혈이 있을 때 그 자리에서 생리대를 갈도록 지시하는 것에 강한 불만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교도소에 전문의가 없어 부인과 질환에 걸리고서도 제대로 진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응답자 446명 중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사람은 33명뿐이었고 의무과에서 약만 타 먹었다는 사람이 116명, 그냥 참았다는 사람이 55명이나 됐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여자 교도관도 성추행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자유로운 성폭력 피해상담 여건 마련 ▲여자 수용자의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제도 보완 등 의견을 표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오늘은 어린이날…탈북·이라크소녀에 생긴 작은 기적

    오늘은 어린이날…탈북·이라크소녀에 생긴 작은 기적

    ■ ‘피아노 선물’ 받은 탈북어린이의 되찾은 꿈 “다친 손 때문에 나들이는 못하지만 피아노가 있으니 걱정 없어요.” 지난해 북한을 탈출해 올해 처음 한국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초등학교 5학년 민정(가명·11·여)이는 엄마(47)와 언니(24)가 사 준 큰 선물에 너무 행복하다. 얼마 전 어린이날 선물로 미리 받은 디지털 피아노는 그새 민정이의 보물 1호가 됐다. 민정이는 최근 화상을 입어 양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다. 그런데도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때면 손가락만 삐죽 나오게 붕대를 풀고 건반을 두드릴 정도다. 민정이는 어린이날 놀이공원은 못가도 집에서 하루 종일 피아노 칠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즐겁다. 민정이는 지난해 4월25일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에 잠시 머문 뒤 같은 해 8월5일 한국에 들어왔다. 민정이보다 1년 전 탈북한 언니가 미리 한국에서 정착하고 있어 엄마와 민정이는 비교적 쉽게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민정이는 한국에서의 첫 어린이날에 상당히 기대가 컸다.6월6일인 북한의 어린이날은 휴일도 아니고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는 게 고작이다. 달리기를 잘하는 민정이는 어린이날마다 노트·연필 등 학용품을 싹쓸이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가기로 엄마와 약속했지만 화상을 입는 바람에 그마저도 포기해야 했다. 자칫 ‘우울한 어린이날’이 될 뻔한 민정이를 행복하게 해 준 것은 엄마와 언니가 큰 마음 먹고 구입한 디지털 피아노. 엄마 황씨는 “민정이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정이는 나들이는 가지 못하지만, 어린이날 몇몇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붕대를 살짝 풀고 피아노 솜씨를 뽐낼 참이다. 북한에 있을 때 3년 동안 아코디언을 연주했던 경험이 있는 민정이는 피아노도 며칠 만에 금방 배웠다. 민정이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더 연습해서 어버이날에는 엄마를 위한 피아노곡을 연주할 거예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중이염·저성장’ 이라크소녀 한국서 찾은 희망“학교에 오니 저도 하루 빨리 이라크로 돌아가 공부하고 싶어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이라크에서 온 헤자 하센 압둘라(12)양이 서울 회기동 경희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고 저성장증으로 평균 신장보다 30㎝가량 작은 헤자양. 지난달 26일 치료를 위해 자이툰 부대원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헤자양의 방문 소식에 이 학교 5학년 모란반 학생들이 자그마한 파티를 준비했다. 케이크와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 직접 쓴 영어 편지를 전달한 김나연(11)양은 “예쁘고 착한 친구인 것 같다.”면서 “빨리 나아서 이라크에 있는 친구들과 어울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어린이날은 6월1일. 하지만 전쟁 탓에 수년간 이날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환영에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이내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환영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헤자양에게 한국 방문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얼마 전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자이툰 부대 관계자는 “최근 부대와 관련된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집에 찾아가 보니 헤자양의 사정이 딱해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주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많은 사람들의 정성을 느꼈는지 환한 웃음으로 어머니와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생글거리면서도 말을 아꼈지만 놀이동산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반짝거렸다. 기회가 되면 이라크에 있는 곳과 비교해보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는다면 뭘 갖고 싶냐고 묻자 한참 고민한다.“옷이요.”휴대전화와 게임기를 원하는 한국 아이들과는 달랐다. 전쟁으로 가족과 건강 그리고 뛰어놀 곳을 잃어버린 소녀. 하지만 아버지와 같은 변호사가 돼 억울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꿈만은 잃지 않고 있는 12살 헤자양. 한국에서 소리를 찾고 자라지 못한 키를 키우는 동안 그 꿈도 함께 커갈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기고] 사회적 대화, 머뭇거릴 시간 없다/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노사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노동부는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인 리더십으로, 민주노총은 온건합리적인 세력으로 각각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한국노총도 최근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사회적 대화와 투쟁을 병행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경영계에서도 삼성의 8000억원 사회헌납에 이은 지엠대우의 해고자 1700명 전원 복직이라는 전례없는 사건으로 노동계에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은 노사관계의 훈풍에 화답이라도 하듯 7개월여동안 중단되었던 사회적 대화가 재개됐다. 민주노총 또한 머지않은 장래에 대화채널에 복귀하리라는 전망을 해본다. 현재 노동계는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비정규직 법안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어물어물하다간 근로시간 단축법안처럼 공허한 메아리만 남긴 채 역사속에 흘러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명분없이 장외투쟁에만 매달리던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기에는 시간이 없다.34개에 이르는 노사관계선진화법안이 올해안에 마무리되어야 할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선진화법안은 종전의 노동관계법 개정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법안은 우리 노사관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초 메가톤급 내용을 담고 있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노동위원회법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히 넘길 사항이 아니다. 과거의 행태대로 통과되고 난 뒤 사후약방문식의 행태를 보였다가는 노동운동역사에 큰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따라서 노동계는 한시바삐 사회적 대화에 나서서 당당히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임기초기부터 역점을 두었던 노사관계 로드맵 처리가 임기말에 몰리고 있다는 점을 노동계는 간파해야 한다. 우리 노동계는 이제 과거와 같은 투쟁방식을 접고 내실있는 노동운동으로 나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됐다. 사회적 대화의 시대를 열어갈,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을 실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 하인스 워드 방한 첫 회견 “절반의 한국인 이젠 자랑스럽다”

    하인스 워드 방한 첫 회견 “절반의 한국인 이젠 자랑스럽다”

    “한국인으로 받아줘 고맙습니다.” 29년 만에 고향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영웅’인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야경이 무척 아름다웠다.”고 말해 첫날 밤을 흥분으로 지새웠음을 드러냈다. 이후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혼혈아에 대한 관심 등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나 그의 행동과 말 속엔 ‘영웅’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뿌리를 찾아나선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느낌이 강했다. 게다가 언제나처럼 겸손함이 묻어났다. 세계 언론 앞에서조차 여유 있었던 워드지만 고향인 한국에서의 첫 회견이 긴장되는 듯 간간이 굳게 입술을 깨물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워드는 서투른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혼혈이기 때문에 절반의 전통이 여기에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자라면서는 반이 한국인이란 게 창피했지만 이제는 자랑스럽고, 양국의 전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자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과거 혼혈인이었기에 받았던 멸시는 이제 과거로 흘려보낸 듯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를 보면서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너희들보다 더 한국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 워드는 “한국 방문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며 올해 다시 오겠다.”면서 한국 알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뜻을 내비쳤다. 혼혈인들을 위한 재단 설립 계획도 밝혔다. 그는 “혼혈문제와 관련된 펄벅재단과 연계해 비슷한 재단을 세우는 것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또 “인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혼혈인들에게 꿈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워드는 기자회견 내내 ‘어머니’라는 단어를 수없이 반복했다. 어머니 김영희씨의 한국 사랑도 얘기했다.“어머니는 은퇴하면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지내고 싶어한다.”면서 “지금도 계속 한국에 집을 사달라고 조른다.”고 말했다. 또 결혼하기 전엔 보통 한국 어머니들처럼 한국인 며느리를 원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사람] 線으로 禪그리는 고희청년 박서보

    [이사람] 線으로 禪그리는 고희청년 박서보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추상미술을 이끌어온 박서보(75) 화백.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줄곧 색면 회화로 표현해 온 미니멀리즘의 대가다. 그의 작업은 구도자가 욕망을 끊고 엄격함과 절제로 자신을 다스리는 것과 비슷하다. 한지 위에 볼록하고 가늘게 세운 실오라기 같은 선(線)의 향연이 반복된다. 선(禪)의 세계에 맞닿아 있는 듯하다. 묵상과 명상의 시간이 필요한 현대인들이 애정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박 화백의 작업실을 세 차례나 찾았다. 그림이 좋아, 또 그의 매력적인 모습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 이뤄졌던 방문이 인터뷰로 이어졌다. ●손의 흔적을 쌓아가는 작업 처음 만난 박 화백의 느낌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정열의 느낌이 확 풍겨 나와 무척 놀랐다. 지긋한 나이이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색(色)의 기운도 넘치는 정력적인 모습이다.“너무 섹시해요.”라는 말이 툭 튀어나온다. 그는 “에이, 무슨 소리야.”라고 하면서 싫지 않는 듯 환하게 웃는다. 반들반들한 머리에서 풍겨 나오는 다이내믹함,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넘쳐나는 힘…. 솟구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청년 예술가의 모습이 따로 없다.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늘 작업복 차림에 손에는 물감을 묻히고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하루라도 거르는 날이 없다. 그것도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되는 작업이다. 오전 9시에 작업실로 출근, 집에서 싸 온 과일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저녁은 근처 식당에서 먹는다. 미대생 몇 명이 작업실을 들락날락하며 박 화백의 작업을 돕다가 어둠이 내려앉자 퇴근했건만 그의 작업은 계속된다. “곁눈질하지 않고 바보처럼 외길로 50년 넘게 작업을 해왔어요. 휴가도 없어요. 가끔 해외 전시회 갈 때 잠시 쉰다고나 할까요.” 그의 작업은 일견 단순과 반복의 노동처럼 보인다. 한 가지 바탕색을 칠한 뒤 다른 색으로 간격을 맞춰 밭의 고랑을 세우는 듯 선을 입체화시키는 작업이다. 보기에는 단순한 작업 같아도 사전 작업은 철저하다. 색깔의 조화를 시뮬레이션해 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친다. “무엇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맛’을 느끼도록 손의 흔적을 쌓아가는 작업이에요.” 따라서 그의 그림을 보노라면 무엇인가를 그렸다기보다 어떤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작가는 자신의 ‘묘법’(描法·일종의 긋기) 시리즈에 대해 “그리지 않고 그린 그림이라고나 할까요.”라고 하면서 “그림은 수신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지요.”라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 예술가는 일회용처럼 쓰고 버려져 그는 최소한의 것만 표현하는 서구의 미니멀리즘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즉 자기를 비워내는, 부단한 자기 수행을 통해 자연과 합일되는 것을 추구해 왔다고 부연한다. 그는 또 디지털 시대 미술의 어려움을 토로한다.“아날로그 시대에는 표현이라는 이름 아래 캔버스에 자기 것을 마구 쏟아내면 됐거든요. 강력한 이미지로 관람객들을 압도했지요. 지금의 예술가는 일회용 컵처럼 한번 쓰여지고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버려집니다.” 시대를 앞서가던 예술가가 뒤돌아서면 폐기처분 당하는 시기가 바로 요즘의 디지털 시대라는 것.“지금의 작가들에게는 예술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하는 작업을 하려면 오히려 아날로그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시대 예술의 존재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높아진다.“21세기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로 정신 병동화됩니다. 예술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치유하는 역할을 해야지요.” ●평면예술은 끝나지 않아 요즘 영상·설치예술 등이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평면예술은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지붕 아래 사는 한 평면 예술은 존재합니다. 지붕이 있으면 벽이 있고, 빈 공간에 공포감을 느끼는 우리들은 뭔가를 곁에 두고 즐기려고 합니다. 그것이 그림이지요.” 박 화백의 작품들은 디지털 시대인 요즘에 더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휑한 벽에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으로 동·서양의 미를 통합한 그의 작품을 걸어 놓으면 철학적 조형미가 살아난다는 것. 요즘 들어 화려한 색채감까지 입혀져 더욱 생명력이 꿈틀댄다는 평가다. 한때 젊었을 때 선배들을 보고 “똥차 좀 비키시오.”라고 했다던 그.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후배들이 아무리 비키라고 해도 그럴 생각이 없어요. 자신 있으면 추월해 가구려.” ■ 박서보 그는… 박서보 화백은 화단의 멋쟁이로 소문나 있다. 추운 겨울에는 짧은 밍크 재킷에 여우꼬리가 달린 털 모자를 쓰고, 화려한 봄날에는 실크 양복으로 멋을 낸다. 게다가 프라다 크로스백을 가슴에 둘러맨 모습을 보면 원로화가가 아닌 열정 넘치는 젊은 대학생과 다름없다. 홍익대 서양학과 출신의 그는 1956년 26살에 동료 예술가들, 그리고 국전과의 결별을 과감히 선언했다. 기존의 가치·형식을 부정하면서 58년 ‘뜨거운 추상’으로 불린 앵포르멜운동의 기수가 된다.70년대 들어 그 유명한 묘법 시리즈를 선보이며 단색회화로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오랫동안 홍대 미대 교수로 재직해 이른바 우리 화단의 중심축인 홍대 미대 사단의 대부로도 불린다. 수첩에 부인의 신발, 블라우스 사이즈 등이 빼곡히 적혀 있을 정도의 소문난 애처가로 2남 1녀를 뒀다. 자녀 모두 미술을 전공했으며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시켜?말어? 초등생 학습지

    시켜?말어? 초등생 학습지

    새 학기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학습지를 시킬까, 말까. 시키면 어떤 것을 고를까.’하는 고민이다. 학부모들은 보충학습 수단으로 학원 수강료보다 학습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학습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습지를 시킨다고 자녀의 실력이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학습지를 고르는 요령과 100% 활용법을 살펴봤다. 매년 수많은 학습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같은 학습지 회사라 하더라도 수준과 내용별로 종류가 많아 학부모들은 뭘 시키는 것이 좋을지 혼란스럽다. 학습지 회사의 상담을 받으면 모두 다 좋은 것 같다. 어떤 학습지는 당장 시키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굳굳하게 중심을 잡고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학습지를 고르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선 학습지가 아이에게 부담을 줄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학교 숙제도 제때 하지 못하는데 굳이 학습지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 특히 방과 후에 학원을 보내고 있다면 학교공부와 학원강의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학습지가 학교 공부의 보조 수단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새로운 내용을 익히거나 학습지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흐지부지할 바에는 아예 깨끗이 포기하고 학교 공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 학습지를 시켜야겠다고 결정했다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우선 학습지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모으는 일이다. 어떤 상품이 있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게시판에 올라있는 다른 학습지 회원들의 얘기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학습지 회사가 여는 학부모 설명회에 가 보거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럴듯한 설명에 혹하지 말고, 다양한 학습지를 골고루 간접 경험해 봐야 한다. 판단이 어렵다면 주위에 해당 학습지를 시켜본 학부모나 담임 교사에게 조언을 요청하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습지 내용은 단순한 문제풀이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원리를 이해하면 변형된 형태의 응용문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 계산문제만 반복되는 학습지는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아이들이 쉽게 싫증을 낼 수 있다. 내용을 보고 1차로 서너 개의 학습지를 고른 뒤에는 아이의 수준을 살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적성과 실력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좋은 학습지’보다 ‘아이에게 필요한 학습지’를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너무 어려운 것은 아이들이 싫증을 내기 때문에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아이 수준보다 조금 쉬운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어려운 것으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의 수준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은 학습지를 직접 아이가 풀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학습지 회사마다 사전 진단평가를 해주고 이에 따라 적당한 내용을 추천해 주므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학습지는 일반적으로 진도형과 수준별 학습지로 나눌 수 있다. 진도형 학습지는 학교 진도에 맞춰 학교 공부를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수준별 학습지는 아이 수준에 맞춰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교 공부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약간의 심화학습을 원하면 수준별 학습지가 바람직하다.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에도 아이의 수준에 맞춰 조금 쉬운 수준의 수준별 학습지를 고르는 것도 좋다. 그러나 학교 진도에 맞춰 예습·복습형 교재로 활용하려면 진도형 학습지를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진도를 따라가면서 수준별로 구성된 복합형 학습지도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판단이 섰다면 학습지를 서너 개 정도 압축해서 고른다. 단 어떤 학습지를 볼지는 당사자인 아이가 직접 고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 교원·대교·웅진씽크빅·재능교육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습지 100% 활용법 학습지를 골랐다고 해서 부모로서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학습지는 집에서 아이 혼자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부모의 적극적인 태도는 가장 중요하다. 방문 교사가 지도해 주는 학습지라고 해서 ‘알아서 지도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맡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방문 교사가 지도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 차례, 길어야 30분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아이 혼자 공부한다. 때문에 일주일 동안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공부 방법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나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방문 교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공연히 간섭한다는 인상을 줄까봐 아예 모르는 척해서는 안 된다. 방문 교사가 오는 시간에는 외출을 삼가고 교사가 아이를 지도하는 것을 꼼꼼히 살펴보면 평소 아이를 가르칠 때 활용할 수 있다. 방문교사에게 불만이 있으면 아이가 없을 때 조용히 얘기해야 한다. 아이가 방문교사에 대한 부모의 불평을 들으면 교사에 대한 믿음이 떨어져 학습 효과가 반감된다. 방문 교사를 100% 활용해야 학습지도 100% 활용할 수 있다. 학습지를 시작한 뒤에는 부모부터 매일 학습지 교육에 일정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학년이 낮을수록 혼자 공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공부 시간은 처음에는 짧게 하고 점차 늘려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습지의 장점이자 단점은 잘만 활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부모가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부담감 때문에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주 칭찬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꾸짖을 때는 분명한 이유를 설명해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흥미를 지속적으로 불러일으켜주는 일도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것이 나오면 바로 해결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해결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번거롭지만 점차 아이 스스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으로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문제풀이 채점은 부모가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직접 채점하면 문제를 건성으로 풀지 않는다. 틀린 문제는 아이가 직접 확인하도록 한다. 고학년은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어 활용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괜찮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과목별 학습지 활용 이렇게 같은 학습지라고 하더라도 과목에 따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라진다. 과목별 학습지 활용법을 소개한다. ●국어 말하기와 듣기, 읽기, 쓰기, 언어, 문학 영역을 모두 연관지어 공부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국어는 다른 과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 도구과목이므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국어 학습지는 대부분 논술과 연계돼 있다. 학습지에 있는 다양한 주제와 구성 방식의 지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특히 글의 개요 짜기, 쓸 내용을 짜임새 있게 조직하기, 어울리지 않는 내용 찾아 고쳐쓰기,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내 의견 글로 써 보기 등 논술 관련 활동을 적극 활용한다. 주관식은 빠짐없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말하기는 학습지에 나온 글에 대해 아이의 의견을 자주 묻고 왜 그런지 대화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일부 학습지들은 본 교재 외에 다양한 읽기 책을 제공한다. 창작동화에서부터 전래동화, 전기문, 설명문 등 범교과적인 글이 많기 때문에 모아두면 나중에 좋은 공부 자료가 된다. ●수학 학년별로 연계돼 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용이 복잡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조건 문제를 풀게 하지 말고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학습지에 나온 다양한 사례를 이용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앞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뒷부분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몇 차례라도 반복해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기본적인 계산력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지만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을 지겹게 반복할 필요는 없다. 문제를 풀 때는 반드시 연필로 써서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틀린 계산은 왜 틀렸는지 꼼꼼히 살피도록 한다.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혼자 힘으로 풀어본 경험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학습 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답이나 풀이를 보지 않고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될수록 자신감은 커진다. ●사회 고학년으로 갈수록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사회는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해과목이라는 점부터 명심해야 한다. 핵심이 되는 용어나 내용은 외워야 하지만 대부분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다.3∼5학년의 경우 암기할 내용보다 이해할 내용이 훨씬 많고,6학년 때 배우는 역사도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지를 공부한 뒤에는 신문기사나 백과사전, 사회과 부도 등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과학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교 수업이나 학습지에 나온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과학 관련 행사를 찾아가 보는 등 흥미부터 불러일으키는 것이 좋다. 주요 용어나 어휘는 외우고, 과학 원리나 개념은 학습지에 나온 다양한 사례를 활용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한자 국어는 물론 사회, 과학에서 주요 용어가 한자어이기 때문에 기본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습지에서 배운 한자는 그날 그 한자를 이용해 짧은 문장으로 써보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신문이나 동화책을 읽다가 한자어가 나오면 밑줄을 긋고 언제 쓰이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좋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수기업&우수상품] HP ‘포토복합기 3310’

    [우수기업&우수상품] HP ‘포토복합기 3310’

    ‘포토복합기 3310´은 4×6인치 사진을 14초만에 프린트할 정도로 인쇄속도가 빠르다. 오토센스테크놀로지(자동감지기술)의 HP어드밴스드 포토용지를 사용하면 더욱 빠른 인쇄가 가능하다. 전용 잉크카트리지인 비베라(Vivera)카트리지는 6가지 컬러가 분리형으로 구성돼 설치가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스마트 프린팅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인쇄 중간에 잉크가 떨어져 반복 인쇄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없다. 한편, 한국HP는 온라인사이트(www.hpphoto.co.kr)를 통해 인화서비스를 한다. ‘나만의 앨범´을 통해 사진 저장용량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디지털사진을 이용해 머그컵, 시계, 쿠션 등 ‘나만의 기념품´을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어 인기다. 인화는 최대 40×60인치까지 가능하다. 전문 사진가의 강좌와 사진에 대한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사이트에 방문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 [법조 24시] (1) 여주교도소 르포

    [법조 24시] (1) 여주교도소 르포

    검찰청과 법원, 교도소는 으스스한 느낌부터 풍긴다. 죄를 지은 사람들이 조사와 재판, 벌을 받으며 거쳐 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몹시 궁금해한다. 가깝고도 먼 ‘섬’ 같은 존재라고 할까. 도대체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을까. 서울신문 법조 출입기자들이 법조 주변의 일상을 직접 체험해서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알려주는 ‘법조 24시’를 연재한다. 지난 10일 새벽.‘딩동∼’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잠들어 있을 시간인 오전 6시40분. 적막을 깨는 벨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불이 켜졌고 “침구류를 정리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신해리 212번지, 여주교도소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됐다. 기자는 1박 2일 동안 머물며 재소자들의 생활을 들여다봤다. 이곳 교도소 내부가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아침마다 울려퍼지는 찬송가와 목탁소리 침구류 정리를 마친 재소자들이 푸른 색의 수용복을 입고 방에 앉았다. 이어지는 교도관들의 외침.“1중 점검, 각방 차렷.”3층인 기결수 1수용동의 중간층 인원점검이라는 뜻이다. 교도관이 복도를 걸으면 투명한 플라스틱 창 너머로 방마다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성실. 번호 하나, 둘, 셋, 넷, 다섯 번호 끝.” 다른 교도소에서는 방에서 식사를 하지만 이곳에서는 다용도실에서 한다. 테이블이 6개씩 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미국 교도소 같이 함께 밥을 먹는다. 자리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3∼5명이 함께 생활하는 혼거실 수용자들은 방별로,1.12평의 독방에서 생활하는 재소자는 독방 수용자끼리 보통 먹는다. ●작업도 여러가지 성과급도 받아 교도소 생활의 두축은 작업과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은 다시 위탁, 전일작업, 구외공장 작업으로 나뉜다. 위탁교육은 일반적 교도소 작업이다. 전일 작업은 하루 8시간 작업시간이 보장되는 것이고 구외작업은 교도소 안에 마련된 공장에 입주한 외부업체에 납품하는 것이다. 위탁작업은 일당이 4000원이지만 전일작업과 구외작업의 일당은 1만 2000원이다. 성과급도 있다. 때문에 전일작업이나 구외작업을 신청하는 재소자들이 많다. 신청한다고 다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재소자별로 신체능력, 수감생활 등을 보고 판단한다. 여주교도소는 전일작업은 쇼핑백을 만들고 있고 구외공장에서는 자동차 핸들에 가죽커버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쇼핑백을 만드는 작업실.9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 종이를 자르고 풀을 붙이고 끈으로 손잡이를 만드는 일을 계속한다. 쇼핑백을 정리하던 재소자 김모(35)씨는 “목표량이 한팀당 5000개 정도인데 이를 채우면 성과급도 받는다. 한달에 12만원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아직 1년 넘게 더 있어야 하는데 열심히 하면 몇백만원은 들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교도관은 “국내에서 유통 중인 쇼핑백의 70∼80%는 교도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어반에 들어가려고 삼수하기도 여주교도소에는 교육프로그램이 많다. 군산교도소와 함께 방송통신대를 운영하는 유일한 교도소다. 중국어 교육, 자동차 정비, 정보기기 운영기능사, 중·고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받는 재소자들은 종일 공부만 한다. 때문에 공부를 원하는 재소자들에게 이런 프로그램들은 인기를 끈다. 중국어반에서 화교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 수업을 하던 재소자 박모(49)씨는 “이곳에서 중국어를 배우려고 청송1교도소에서 3년간 재수를 했다. 같이 몇 명이 시험을 봤는데 나만 됐다. 이제 공부한 지 4개월이 됐는데 젊은 친구들 따라 가려니까 힘들다.”며 웃어보였다. 중국어반은 매월 시험을 보는데 지난달 그의 성적은 100점 만점에 70점. 평균이 77점이니까 중간정도의 실력이다. 그렇다고 얕잡아 볼 실력은 아니다.1년 과정의 중국어반의 전년도 중국어능력시험(CPT) 평균점수는 504점, 그 전해 교육생은 520점이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학생들의 평균이 500점 정도다. ●“공부해서 봉사활동”“출소해도 걱정” 횡령죄로 들어온 김모(40)씨도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내년이면 만기가 되는 김씨는 중국에 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에 가서 문맹자가 많고 기아가 심한 윈난성 등 내륙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그는 “재소자들 교육만 받는다고 편하게 생활한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사회에서 격리되고 있다는 것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수용생활의 고통은 정말 있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직 나가지 않아 전과자를 사회에서 얼마나 냉대, 홀대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앞서 나간 선배들도 사회에서 낙인이 찍혀 다시 올바르게 생활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방통대 과정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있는 재소자 문모(41)씨는 살인죄로 들어왔다. 부산교도소에서 공부하다 방통대 1기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졸업하면 나오는 평생교육사와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으로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지난 학기 그의 평점은 4.3만점에 3.7. 재소자들의 평균 평점은 3.56으로 18명인 학생들 대부분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오자마자 혼거실에 못들어가겠다고 버텨 한개의 수용동을 관리하는 본동관리실에 한 교도관이 비상사태를 알렸다. 청송2교도소에서 이송된 신입 재소자가 혼거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틴 것. 징벌의 하나인 독방 수용을 자청하는 일은 드물다. 문제의 수용자 김모(25)씨가 들어왔다. 김씨는 특수강도로 순천교도소에서 청송2교도소를 거쳐 여주교도소로 온 이른바 ‘문제수용자’다. 다른 재소자와 싸워 징계만 6번이나 받았다. 김씨는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이 싫다. 내 기록을 보면 알지 않느냐. 혼거실에만 들어가면 싸워서 징계받고 또 징계받고 반복이다. 독거실로 보내달라.”고 했다.40분 넘게 버티던 그는 결국 혼거실을 택했다. . 오후 5시 작업과 교육을 마치면 재소자들은 사동으로 들어간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는 ‘폐동’. 이때부터는 응급환자가 아닌 이상 누구도 사동 밖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다. 뉴스와 녹화된 드라마를 보던 수용자들은 9시부터 취침등만 켜놓고 잠이 들었고 그렇게 교도소의 하루는 끝이 났다. ●‘호텔’로 불리는 첨단시설 교도소 2001년에 완공된 여주교도소는 재소자들 사이에 ‘호텔’로 불릴 만큼 시설이 좋은 편이다. 중범죄인은 들어올 수 없다. 건축 당시 1300억원이 들었다는 교도소로서는 첨단시설이다. 재소자들의 방은 좌변기가 설치돼 있고 난방도 온돌패널로 한다. 각방의 문도 근무실에서 컴퓨터로 제어하는 등 다른 교도소에는 없는 시설들이 많다. 첨단 시설을 배우려고 일본 법무장관이 다녀갔고 베트남,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 등의 교도행정 담당자들도 방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교도관들의 현장 목소리 “장애인 의무고용제처럼 전과자를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고용하거나 아니면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현장에서 만난 교도관들은 재소자들을 사회가 받아줘야 전과자들의 ‘교정과 교화’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A 교도관은 “교도관의 보람이란 결국 재소자들이 나가서 잘 사는 것인데 사회서 안 받아주는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다른 교도관은 “취업해 2년간 성실히 살던 전과자가 교도소에 왔다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무시당하고 결국은 회사까지 그만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재소자에게 잘하라고만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B 교도관은 “교도관 첫 발령 때는 재소자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은 전과자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가 교정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교도소 영화를 즐겨 보기도 했지만 교도관이 악독하게만 그려져 더 이상 보지 않는다고 했다. C 교도관은 “지방 교도소에서 근무할 때 가족들과 쇼핑을 갔다가 교도소에 같이 있던 출소자를 만났을 때 괜히 긴장했던 일이 있었다.”고 회상했다.D 교도관은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교도소에 계시죠.’라고 말해 쳐다보니 출소한 사람이어서 반갑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다.”고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에서는 전과자라고 하면 무조건 무서워하고 멀리하거나 무조건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런 감정없이 교정해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프로 교도관입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금연, 시작이 반…6주만 버티세요

    금연, 시작이 반…6주만 버티세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정답은 담배 끊는 일.’ 왜냐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끊으니까. 흡연자에게 금연은 마음만큼 쉽지 않다.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끊었다, 피웠다를 수차례 반복하고,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결국 담배의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병술년 새해를 시작하는 1월. 금연을 목표로 삼은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작심삼일’(作心三日)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굳은 결심도 끝내 금단현상과 스트레스 등으로 다시 손을 대기 때문이다. 이런 금연 희망자들은 동네 구청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을 권한다. 체계적인 금연상담과 과학적인 처방 등을 통해 금연을 도와준다. 금연 성공확률도 30∼40%에 이른다. 무엇보다 구청 보건소의 장점은 금연상담과 패치, 금연약, 니코틴 껌 등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25개 구청 보건소에서는 금연을 결심한 시민들을 직접 상담 치료해 주는 다양한 금연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결심만 하면 절반은 성공 지난 13일 오전 양천구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은 금연 희망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건소에서 만난 이들의 표정에서는 금연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엿보였다. 이들은 수십년간 피워온 담배를 끊는다는 허전함과 금단현상의 두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올해에는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힘차게 다짐했다. 대신증권에 다니는 김영복(50·신정 5동)씨는 31년간 피워온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고 이날 클리닉을 찾았다. 김씨는 “금연빌딩 지정 등 직장내 금연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집안 식구들의 반대가 심해 금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60대 금연 희망자는 “3번째 클리닉을 방문했는데 담배피우고 싶은 생각이 50% 정도 줄었다.”면서도 “그동안 너무 많이 금연에 실패해 조금만 더 치료를 받은 뒤 당당하게 금연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가족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다며 실명공개를 꺼렸다. 3주째 프로그램에 참여한 40대는 일산화탄소량(CO) 측정에서 농도()가 다소 높게 나오자 “얼마전 친구 모임 술자리에서 너무 참기 힘들어 담배 한 대를 피웠다.”며 상담사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그 담배가 나의 마지막 담배였다.”며 다시한번 금연 의지를 다졌다. 전문상담사 김오연(43·간호사)씨는 “금연동기가 연령별로 다른데 30∼40대는 건강상의 이유나 가족의 권유가 많지만 60대는 오히려 건강보다는 깨끗한 이미지와 손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결심한다.”면서 “금연 성공비결은 무엇보다 굳은 결심이며, 상담과 패치 등은 금단현상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양천구 보건소는 지난해 3월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1500여명이 등록,35%가량이 완전 금연에 성공했다고 한다. ●등록에서 금연까지 6주 완성 양천구 금연 클리닉은 5명의 상담사가 운영하는 6주간의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다. 대부분 구청 금연 클리닉들이 유사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전화로 예약한 뒤 클리닉을 방문하면 전문상담사로부터 금연의 유해성 등에 대한 설명과 상담을 받는다. 이때 ‘금연클리닉 등록카드’를 작성하고, 니코틴 의존도 평가와 금연 서약서를 쓴다. ‘저는 ○년 ○월 ○일부터 금연을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모든 이에게 저의 다짐을 알리고 이 서약을 지킬 것을 선서합니다.’ 이어 체중과 혈압, 일산화탄소량 등의 간단한 검사가 이어진다. 특히 측정기를 통한 일산화탄소 검사는 폐에 남아있는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해 그동안 얼마나 담배를 피웠는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이들은 6주 동안 매주 한 차례 보건소를 방문해 니코틴 의존도와 흡연량을 평가해 단계별 치료를 받는다. 개별적인 상담을 통해 금연 패치나 금연약, 니코틴 껌 등을 받는다. 6주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후 6개월 동안 보건소의 지속적인 관리가 계속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메일, 전화를 통해 니코틴 극복을 위한 행동 요령 등을 전해준다.6개월 금연에 성공하면 성공축하 파티와 함께 다른 희망자들 앞에서 사례를 발표한다. 성공 선물로 3㎏짜리 아령 세트도 선물한다. 15년 이상 담배를 핀 필자도 직접 검사를 받아봤다. 먼저 니코틴 의존도 평가에서는 4점 정도로 ‘중증도로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낮은 편에 속하지만 니코틴에 더 중독되기 전에 끊어야 한다.”는 게 상담사들의 말이다. 이어 일산화탄소 검사에서는 13.6으로 정상 수치보다 높은 편이다.24시간 생활하는 공간의 일산화탄소 수치가 10, 작업장 환경기준이 16인 것과 비교해 볼때 높은 농도다. 취재를 마치고 보건소를 나서는 길. 마음이 무거웠다. 이번 기회에 동네 구청 보건소에 들러 금연을 실천해 보겠다고 굳게 다짐해 본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보건소 ‘클리닉 프로’가 名藥 양천구 금연클리닉의 김형숙(45) 팀장은 “금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의지 부족과 스트레스 관리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보건소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일단 담배 욕구에서 벗어나는 만큼 이후에는 스스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대체 운동법 등을 개발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연에 대해 궁금한 점을 Q&A로 알아봤다. ●금연후 체중이 증가하는데요. 운동량을 늘리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4∼6주 정도되면 대부분 2㎏정도 체중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2∼4주 후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운동과 함께 칼로리가 적은 음식(냉면, 콩국수, 잡곡밥, 야채 등)으로 섭취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4개월 정도 금연을 했는데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흡연충동은 금단증상과 달리 오래 지속됩니다. 이 경우 금연 패치 등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흡연충동이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흡연충동이 생기면 냉수를 마시거나 심호흡 등을 통해 5분만 참으면 됩니다. ●금연을 하다가 실수로 담배를 피웠는데요. 일반적으로 4주 정도 금연후에는 재흡연을 해도 예전의 흡연량으로 늘지는 않습니다. 이때는 니코틴 대체재 등에 의존하지 말고 의지를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금연을 실천하면 됩니다. ●니코틴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는 기간은 어느정도 인가요 니코틴이 흡수돼 그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몸밖으로 배출되는 데는 2∼3일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니코틴 패치를 붙이고 흡연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나타납니까. 구역, 구토 혹은 어지럼증, 식은땀,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지가 아닌 실거주지에서 보건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기숙사에 거주하거나 하숙, 자취를 하는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은 실거주지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비가 국비 50%, 지방비 50%로 운영돼 행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만 실거주지 보건소에 도움을 요청하시면 적극 도와 드립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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