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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풍자하는게 내 중요한 음악활동”

    “백남준 풍자하는게 내 중요한 음악활동”

    “1960년대에 플럭서스에서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을 풍자하는 음악 활동은 중요하고 새로운 이벤트였습니다. 50년이 지나 백남준은 역사가 된 지금, 나, 필립 코너는 이제 백남준을 풍자하는 것이 중요한 음악 활동이 됐습니다.” ● 오늘 ‘백남준에게 경의를’ 콘서트 경기도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가 매월 말 여는 ‘오버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플럭서스의 멤버이자 작곡가인 필립 코너(76)는 이렇게 말하고 껄껄 웃었다. 그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31일 오후 5~7시에 ‘백남준에게 경의를’이란 이름의 콘서트를 연다. 플럭서스란 라틴어로 ‘흐름’이란 뜻으로, 1960~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운동이자 예술그룹이다. 코너는 “무대 위에서 물리적 움직임이 중요하다.”면서 “백남준식으로 연주하고 공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너는 1962년 백남준과 ‘세컨드 피날레’라는 퍼포먼스를 함께 했다. 당시 백남준과 그는 피아노가 가운데 놓여 있는 무대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뛰어갔다 온 뒤 피아노를 들어올리려고 애를 쓰다가, 다시 무대 끝에서 끝으로 뛰어갔다 돌아와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들어올리는 식의 행동을 반복하며,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공연했다고 한다. 백남준을 평가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그는 “아주 높아요(Very high).”라고 단답형으로 말한다. 그런 짧고 앞뒤 없는 답변 방식은 플럭서스들의 방식이라고 통역자가 부연설명했다. ● “예술작품에서 중요한 건 개념” 코너는 “예술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라며 “이를테면 백남준의 작품 ‘촛불 텔레비전’과 같은 것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로, 삶의 방식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촛불 텔레비전이란 브라운관을 뜯어낸 망가진 텔레비전의 텅 빈 공간에 실제 촛불을 켜놓은 작품이다. 코너는 언젠가 백남준에게 ‘촛불 텔레비전을 하나 갖고 싶다.’고 말해 선물을 받았는데, 사인만 백남준이 끌로 세겨줬을 뿐 망가진 브라운관을 고르는 일도, 촛불을 켜놓을 위치를 선택한 것도 코너 자신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름이 ‘관폭’인 코너의 이번 한국 방문은 네 번째. 플럭서스 멤버 중 백남준을 제외하고 가장 한국을 잘 알고 있다. 1960년 미군으로 한국에 파병돼 근무했다. 미군의 신분으로 1961년 YWCA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열고 현대음악가인 올리비에 메시앙의 작품 ‘모드와 음가의 강도’를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했던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1969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해 백남준과 플럭서스의 음악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031)201-8554.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듀PIFF ①] 부산영화제, 오늘(16일) 폐막…풍요 속 빈곤

    [아듀PIFF ①] 부산영화제, 오늘(16일) 폐막…풍요 속 빈곤

    지난 8일 3년만의 국내영화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시작으로 9일간의 ‘영화 항해’를 펼쳤던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6일 폐막작 ‘바람의 소리’로 화려했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최대 초청작, 최고 스타!” 역대 기록 수립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산이 작년보다 10억 원 늘어난 100억 원 정도로 증가함에 따라 초청 영화와 초청 인사들이 대폭 늘어났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한국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영화들은 물론 다소 생경한 아프리카 영화까지 포함해 역대 최다인 70개국에서 355편의 영화를 초청해 다양성의 즐거움을 안겼다. 이 중 세계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98편, 자국에서는 상영했지만 타국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46편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과시했다.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인들의 구성도 화려했다. 장동건, 이병헌, 강수연, 하지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배우들은 물론 할리우드 인기배우 조쉬 하트넷과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 후지와라 타츠야 등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해외스타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또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장 자크 베넥스 감독, 이탈리아 스릴러 영화의 대부 다리오 아르젠토, 정치영화로 이름 높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영화 ‘액스맨’ 시리즈의 제작자 브라이언 싱어, 이병헌을 기용한 트란 안 홍 감독 등이 부산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 ‘관객’에 의한, ‘영화산업’을 위한 영화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타와 영화팬들의 만남을 대폭 늘려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영화배우와 감독, 관객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는 작년 13회 영화제에 비해 40여 건이 늘어난 210회가 열렸다. 또 관객과 영화인들이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오픈토크’와 ‘아주담담토크’는 각각 3회, 12회 열렸다. 특히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등이 참석한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오픈토크와 하정우 등 영화 ‘국가대표’ 팀이 함께한 무대인사, 배우 원빈과 함께한 영화 ‘마더’ 관객과의 대화 등은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영화 시장 ‘2009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워낭소리’ ‘고사’ 등 다수의 한국영화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됐으며, ‘굿모닝 프레지던트’ ‘쌍화점’ 등이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 영화제 사무국 측은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약 200만 달러 상당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풍요 속의 빈곤, 관객감소·진행미숙 하지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총 관객수는 13회 때의 19만 8818명보다 2만 5천여 명이 줄어든 17만 3516명으로 집계됐고, 객석점유율도 70%로 지난해(72.3%)보다 소폭 낮아졌다. 이는 영화제 기간 동안 각국의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 부산에서 신종인플루엔자의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개막 전부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비해 손 세정제와 의사 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관객들의 불안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영화제 측의 미숙한 진행이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2일 오후에는 야외상영장에서 노점상들이 고의적인 소음을 만들어 영화 상영을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의 취재에 대한 대처도 유연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개막 당일에는 영화제 측이 프레스카드 발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내외신 기자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기도 했다. 또 관객과의 대화 등 행사에 대한 언론의 취재가 봉쇄되고 갑작스런 행사 취소가 수차례 벌어지면서 일부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신기자는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지방영화제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번지 점프하다 끈 풀려… ‘아찔’ 황당 사고

    번지 점프하다 끈 풀려… ‘아찔’ 황당 사고

    세상에 이런 일이… 번지점프를 즐기던 한 남성이 뛰어내리는 순간 다리를 묶은 끈이 풀어져 물로 곤두박질 친 사고가 발생했다. 리시 바베자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영국 웨스트요크셔에 살고 있으며, 휴가차 방콕을 방문했다 번지점프 체험에 나섰다. 그는 보통 체험자들처럼 다리에 끈을 묶고 들뜬 마음으로 뛰어내렸다. 수면에 닿을 듯 말듯 한 높이까지 내려갔다가 위로 퉁겨져 오르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의 체험은 달랐다. 50m 위 플랫과 수면 중간쯤에서 끈이 풀어졌고, 결국 그는 다이빙을 하듯, 물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그는 이 사고로 비장이 파열되고 간장이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리시는 “주위 사람들이 모두 ‘100% 안전하다.’고 말해 번지점프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런 의외의 사고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끈을 헐겁게 묶어서 중간에 풀어진 것으로 보인다. 머리와 수면이 부딪혔다면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다시는 번지 점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추석특집] ‘웃찾사’ 기습방문…오로지 열정뿐

    [추석특집] ‘웃찾사’ 기습방문…오로지 열정뿐

    보이지 않는 길에도 세상은 있다고 했고, 살다보면 진정 중요한 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서울신문NTN 취재팀 역시 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머리로, 가슴으로 느껴지는 게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열정’이었다. 5년 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때가 있었다. SBS 예능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연출 심성민ㆍ이하 ‘웃찾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출연자가 바뀌니 흐름도 변했고, 결국 시청자들은 변심했다. ‘웃찾사’의 시청률은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한때 국민프로그램으로 자리했던 그들의 명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난 8월 ‘웃찾사’가 옷을 갈아입었다. 5년 전 부흥기를 누렸던 때로 돌아가고자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심성민 PD가 제자리로, 개그맨 출신으로 신인개그맨들의 스승 박승대가 기획 작가로 투입됐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파르타식으로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매일 고군부투 중인데 쉽사리 시청률이 오르지 않았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서울신문NTN 취재팀은 ‘웃찾사’녹화가 있기 하루 전날, 연습현장을 습격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개그 검사(?)를 받는 이들은 마침 이날도 심성민 PD와 박승대 기획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에게 선보일 개그를 짜느라 여념이 없었다. 3개의 소규모 연습실과, 테이블과 의자 몇 개가 덩그러니 놓인 대회의실, 그마저도 없으면 복도, 계단이 그들의 연습실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불만하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대사를 외울 만큼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고 있었다. 연습실 한쪽 벽면에 ‘코너 내리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아이디어 안 짜는 게 무서운 거다’라는 문구가 크게 붙어있다. 실제로도 이들은 PD와 작가에게 최종 OK사인을 받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연습에 몰입했다. 이들을 보면서 느낀 건 시청률이 빠르게 오르지 않는다고 ‘웃찾사’의 존폐여부를 쉽게 논의해서는 안 된다. ‘웃찾사’의 존속은 SBS의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니까 지켜내고 싶은 방송사의 자존심도, 이왕 시작한 거 무작정 가보자는 막무가내 정신도 아니었다. ‘웃찾사’는 희망이다. 오늘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개그맨들과, 그들과 한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을 꾸는 전국의 개그맨 지망생들이 매일 가슴에 품는 희망이다. 그래서 엎어지고 깨져도 ‘웃찾사’는 다시 일어나 훌훌 털고 가야한다. ‘온 국민이 웃는 그날까지’라는 슬로건을 내 건 ‘웃찾사’. 비록 국민 모두가 ‘웃찾사’를 보고 박장대소하는 일은 앞으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관대한 마음가짐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그들의 역량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심지어 태어나면서부터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그들의 열정이 지금, ‘웃찾사’에서 불타오르고 있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방시대]현 정부 주도 행정구역 통합의 명암/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현 정부 주도 행정구역 통합의 명암/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는 집권 이후 정치개혁 과제의 하나로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해 왔다. 이명박 정부는 지방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지방 민주주의를 저하시키지 않고 주민의사를 반영하며,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는 존중하며,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많이 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가적 효율성을 위한 지방 행정구역 개편 시도는 그리 간단하지도, 또 성급하게 밀어붙여서도 안 되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세종시 문제를 보더라도 더욱 그렇다. 세종시 문제는 현재 합리적 논의가 불가능할 정도로 표류하는 가운데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합리적 행정개혁 간의 상쇄관계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몇 차례 공청회에서 뾰족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행정체제 개편은 기초단체의 자율적 통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지방분권의 내실을 먼저 다지자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행정체제 통합의 문제가 내년 지방선거의 쟁점과 연관될 때 부작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선거정치의 입김을 얼마나 배제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경남지역 행정구역 통합 문제도 각 지자체의 입장차이로 지지부진하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남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에 마산·창원·진해를 통합하려면 늦어도 선거 6개월 이전에는 주민들의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지역 의원들은 행자부의 ‘마창진’ 통합광역시 추진 시사 발언에 반대의견을 내는가 하면, 지역의 시민단체는 마산·창원·진해는 연담도시로 교통문제와 공동소각장, 문화시설 등과 같은 시설에 중복투자가 너무 많은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공개토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빛이 다소 바랬지만 노무현 정부가 내놓았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프로젝트가 다시 떠오른다.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던 지방자치제가 일정 기간 실현되었지만, 중앙-지방 간의 불균형 관계가 별로 해소될 것 같지 않았고, 행정개편 역시 정치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이는 시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거시 프로젝트의 방향은 잘 조준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치가 현실의 무게를 넘어설 수는 없는 법, 이후 노무현 통치기는 중앙과 지방의 헤게모니 투쟁으로 바뀌었다. 노무현 프로젝트는 그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 중앙 권력의 막중함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함으로써 실패했다. 노무현 정부의 미숙과 실책, 그로 인한 반대급부로 집권하게 된 이명박 정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남달랐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몇차례 우여곡절을 거친 후에 다소 안정적인 국면으로 접어든 듯한 것도 실로 다행이다. 하지만 이전 정권의 실책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고 냉철하게 국가의 미래를 주시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행정구역 통합이나 개편의 전체적 방향과 청사진이 가감없이 국민에게 제시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참모들이 행정통합의 복잡한 측면과 그 미래보다는 예산지원 인센티브를 유독 강조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만에 하나 그 당근에 정치적 이해득실이 가미된다면 그 결과는 이전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변혁적 차원’에서 시도된 노무현 정부의 프로젝트가 현실과 비용의 측면을 과소평가함으로써 실패했다면, 이명박 정부의 행정통합추진은 간과되었던 그러한 비용은 고려하되, 단기적 정치권의 이해득실과 경제적 인센티브에만 치중함으로써 더 큰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제 본연의 탈(脫)정치 실사구시가 절실한 대목이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한국소설 한권도 읽지 못했는데… 한·중 문학교류 더 원활히 이뤄져야”

    “한국소설 한권도 읽지 못했는데… 한·중 문학교류 더 원활히 이뤄져야”

    “아직 한국 소설을 한 권도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한국과 중국의 문학 교류가 원활히 이뤄져야 할 이유일 것입니다. ” 최근 이병주국제문학상을 수상한 중국 소설가 왕안이(王安憶·55)가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두 나라간 문학 교류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작가적 명망이 중국을 넘어 세계에 떨치게 한 ‘장한가(長恨歌)-미스 상하이의 눈물’(은행나무 펴냄)이 국내에 출간되는 기쁨까지 덤으로 안았다. ‘장한가’는 왕안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제5회 마오둔(茅循)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한국을 처음 찾았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내 책이 번역돼 나왔다.”면서 “처음이라는 것은 낯설고 힘들 수 있지만 차츰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한국과 중국 사람들이 외모 등에서 흡사하다고 느꼈는데, 며칠 지내 보니 다른 나라에서 느꼈던 것보다 언어 측면에서 더 많은 거리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왕안이는 “(문학 교류를 위해) 앞으로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면서 “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듯이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중국어로 꾸준히 번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유명한 연극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왕샤오핑(王嘯平)이며, 어머니는 저명한 소설가인 루즈쥐안(茹志鵑)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이 선정한 ‘20세기 중국 100대 소설’에 루쉰(迅), 장아이링(張愛玲) 등과 함께 윗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부모를 능가하는 작가적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장한가’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시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은 현대다. 주인공 ‘왕치야오’가 중국 상하이의 뒷골목인 룽탕(堂)에서 나고 자란 뒤 1940년대 미스 상하이가 되며 화려한 삶에 들어섰으나 당 간부의 애첩이 되고, 사랑과 이별을 겪는 등 정치적 격변 속에서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는 개인과 사회의 40여년 부침 인생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하동 이병주국제문학제 등에 참석한 왕안이는 일주일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29일 그의 문학적 고향 상하이로 돌아간다. 원래 고향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백과사전으로 공부하고 노는 우리 아이

    백과사전으로 공부하고 노는 우리 아이

    “백과사전으로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한다고요?” 서울 상계동 사는 주부 김미현(35)씨는 최근 이웃집을 방문했다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이웃은 어릴 적부터 백과사전으로 아이 공부를 시켰다고 했다. 아이도 동화책 보듯 아무 때나 백과사전을 뒤적였다. 김씨는 백과사전을 집에 진열해놓는 장식용, 혹은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간혹 펼쳐보는 용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웃은 “백번 설명보다 이미지 자료들이 풍부한 백과사전을 활용하는 게 아이들의 이해력을 높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이나 입체일러스트가 많아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도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백과사전을 활용한 학습법이 주목받고 있다. 백과사전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한국브리태니커 장경식 상무는 “백과사전에서 정보를 찾다 보면 해당 주제 앞뒷면의 관련 지식을 모두 얻을 수 있어 이해는 물론 풍부한 지식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어떤 백과사전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을 소개한다. ●단어장 만들어 낱말끼워넣기 게임 영어로 된 백과사전은 일단 어려워 보인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의외로 좋은 영어 학습서가 될 수 있다. 일단 그림과 이미지가 많다. 글보다는 그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일수록 다가가기 쉽다는 얘기다. 그림 동화책 보듯이 접근하자. 좋아하는 그림과 사진을 찾을 수 있도록 주위에 항상 펼쳐두자. 그러면서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교구에서 궁금한 부분이 나왔을 때 같이 찾아보는 용도로 이용하자. 영어 백과사전을 보다 보면 주제별로 다양한 분야의 어휘들과 자연스레 가까워지게 된다. 자주 보게 되면서 어느새 머릿속에 자연스레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어휘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어려운 어휘도 많이 등장한다. 이럴 땐 관련 주제별로 어렵거나 자주 잊어버리는 단어를 분류해 놓은 단어장을 함께 만들어 보자. 그걸로 낱말 끼워넣기 게임 등도 할 수 있다. 영어 단어는 물론 해당 분야에 대한 탄탄한 어휘실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어휘 실력과 함께 독해 실력, 쓰기 능력, 말하기 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 대부분 영어 백과사전은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문장형태는 단순하다. 주제별로 동일한 어휘와 문장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때문에 전문 어휘가 나와도 앞뒤 문맥을 유추해 단어뜻을 파악할 수 있다. ●입체그림 많아 과학원리 한눈에 과학은 설명을 자세히 듣는다 해도 눈으로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이해하기 힘든 학문이다. 입체적인 그림으로 표현된 백과는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과학 원리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학습매개체다. 특히 그림이나 사진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는 백과사전은 원리를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다양한 보충 이미지들을 통해 원리가 적용되는 구체적 사례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 원리 이해부터 실생활 응용까지 과학교과서에 있는 모든 주제는 백과사전 안에 모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학교시험이나 수행평가, 대학 입학시험까지도 주로 일상과 연관지어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형태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교과서를 먼저 정독한 뒤 백과사전에서 해당되는 주제의 내용을 읽고, 그림을 눈에 익힌다면 교과서 내용을 한 번 더 복습하게 되는 것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활동은 그림뿐만 아니라 용어와 관련 과학자, 이론까지도 습득하게 된다. 교과서 배경지식 이외에 과학지식에 대한 내공도 쌓을 수 있다. ●사회흐름 읽는 감각·암기력 UP 사회를 알고자 한다면 전체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는 감각과 암기력이 필요하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문제를 다루는 사회백과사전은 사회전반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교과내용과도 연계성이 높다. 평소 위인전, 신화, 역사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진자료와 고증에 충실한 삽화가 삽입된 사회 백과사전을 보여줘 보자. 함께 위인전이나 역사물을 읽어가면서 궁금한 부분들을 함께 백과사전에서 찾아보자. 지식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회백과사전은 세계사, 지리, 법과사회,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상세히 분류되어 나온다. 함께 저녁 뉴스를 보다가도 특정 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면 백과사전을 통해 자연스레 생활 속 개념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준 너무 높으면 흥미 잃기 십상 백과사전은 쉽게 사주기에는 비용이 만만찮다. 장식품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면 아이의 특성을 고려해 부모가 꼼꼼히 내용을 살펴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백과사전 가운데 먼저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대한 전집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좋아하는 책과 싫어하는 책을 골라 보게 하고, 그 이유를 물어보면 아이의 취향과 관심분야를 알 수 있다.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수준 높은 백과사전을 선택하면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어렵고 재미없는 책이라고 인식하면 책 자체를 멀리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불법 다단계 신고 최고 100만원 포상금

    다단계 판매업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당국이 일제 조사에 나선다. 불법 업체를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1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공정거래위원회는 불법 다단계 판매로 인한 서민층 피해를 막기 위해 이런 내용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공정위는 오는 10~11월 두 달 동안 60여개 다단계 업체 가운데 미등록 영업, 후원수당 초과 지급, 130만원 이상 고가제품 판매 등 법 위반 혐의가 있는 20여곳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인다. 현행 방문판매법상 판매원에 대한 후원수당은 매출액의 35% 이내로 제한돼 있으며, 130만원을 넘는 제품은 팔 수 없다.공정위는 다음달부터 불법 다단계 업체를 신고하면 30만~100만원의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등록 다단계 업체들로 구성된 직접판매공제조합을 통해 운영하기로 했다.또 불법 영업을 한 업체에 대해서는 가벼운 시정명령보다는 원칙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고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 3년간 3회 이상 또는 1년간 2회 이상 등 반복적으로 법을 어긴 업체는 매년 6~7월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법 위반 업체에 대해서는 소비자피해 보상보험 가입 등을 위해 공제조합에 내야 하는 공제료(현재 매출액의 0.01~0.3%)를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공정위는 다단계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명확히 목적을 밝히지 않은 판매원 모집설명회 유인 금지, 다단계 업체의 정보공개 의무화, 소비자원에 대한 공정위의 다단계 실태조사 지시권 신설, 영업정지 조치 사유 확대 등을 담고 있다. 또 다단계 업체가 노인이나 대학생 등을 건강 강연, 취업 설명회 같은 명목으로 유인할 때 현행법에서는 처벌이 어렵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된다.지난해 다단계 판매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2조 195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 커졌다. 62개 다단계 업체가 판매원 105만명에게 지급한 후원수당은 6647억원에 이른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美 “6者밖서 北과 실질적대화 안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북한과 양자대화를 갖더라도 6자회담 틀 밖에서 이뤄지는 북한과의 대화에서는 실질적인 문제가 논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6자회담 밖에서는 북한과 어떤 실질적인 양자대화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줄곧 밝혀 왔다.”면서 “북한과의 양자대화 목적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대화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이외에 실질적인 북핵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켈리 대변인은 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대북특사가 최근 아시아를 방문해 6자회담 참가국들과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의제가 거론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보즈워스 특별대표에 대한 초청 시기와 관련, “(공식적인) 초청은 최근에 왔다.”면서 “아직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존 케리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미 의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배포한 특별 연설문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정책과 관련, ‘선의의 무시’ 전략은 유용성이 없으며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케리 위원장은 “미국은 작용과 반작용이 반복되는 북핵 문제의 악순환을 중단시키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필요한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하며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이 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과 창의력이 필요한 녹색성장/박녹 한전원자력연료(주)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혁신과 창의력이 필요한 녹색성장/박녹 한전원자력연료(주)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1983년 초 삼성 고(故) 이병철 회장은 일본을 방문해 뜬금없이 ‘도쿄선언’을 발표했다. 반도체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발표에 비서실은 전문가까지 동원해 법석을 떨었다. “한국은 자본, 기술, 시장이 없다.”는 3불가론을 펴면서 “반도체 사업을 강행하면 삼성이 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회장은, 2~3년은 족히 소요되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준공시켰고, 삼성 신화의 첫 단계인 모방작업이 시작됐다. 전문 경영인이 아닌 오너 체제에서의 과감한 투자는 호황 불황을 반복하는 급속한 경영환경의 변화를 극복하면서 경쟁자보다 앞선 개발을 통해 선발주자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과감한 투자로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64K D램은 미국·일본보다 10년쯤 처졌던 기술격차를 4년 정도로 좁혀 성공신화의 두 번째 단계인 따라잡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삼성은 기업 성공의 세 번째인 혁신 단계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세계 경기불황에 반도체의 공급과잉 상황이 겹치자 일본 기업은 가격덤핑으로 D램 가격 급락을 가속화시켰고 삼성은 한 개 팔 때마다 1달러씩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어둠의 터널은 길지 않았고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서자 삼성은 세계적인 인재들을 영입하는 동시에 독자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1994년 삼성은 256M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 일본을 넘어서는 개가를 거두었다. 기업성공의 최종단계인 독창단계에 접어들자 삼성은 시작부터 어려움에 봉착했다. 삼성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장비들이 이제는 더이상 세상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창의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삼성이 만들면 그게 바로 세계 최초요, 삼성이 걸어가면 곧 길이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기업으로 최정점에 선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반도체 신화의 성공 4단계를 적용한다면 어디쯤일까. 많은 지식인들은 모방과 두 번째 단계인 따라잡기의 중간쯤이라 진단한다. 문제는 세 번째 혁신단계가 쉽지 않다는 대목이다. 몇년 뒤에도 지금 같은 녹색열풍이 불고 있을까. 그때는 이미 강자와 약자가 명확하게 나뉘고, 많은 패자가 너부러져 있을 것이다. 불과 몇 년새 그린·신재생 에너지분야의 ‘독창기업’이 줄서기를 끝낼 텐데,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잠시 허둥대는 발걸음을 멈춰야 한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1개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 분야 중에서 우리의 블루오션이 어디인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맨 먼저 떠오르는 건 세계 3대 기술국으로 손꼽히는 원자력 발전 분야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내의 정치 사회적 수용성이 미미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영국의 환경단체는 올해 초 원자력 발전에 적극 나서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하원에서는 원자력을 신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시켜 갖가지 특혜를 주려 안간힘이다.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들을 오히려 저탄소·그린에너지 선진국들이 거침없이 헤쳐 나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시행을 준비 중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발전회사들은 2012년 총 발전량의 3%를 시작으로 2020년에는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원자력도 동참토록 계획 중인 데 있다.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풍력은 원자력보다 1.5배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태양광 발전은 6배, 연료 전지는 무려 11배나 배출된다. 이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원자력에서 재원을 갹출해 이산화탄소를 상대적으로 많이 내뿜는 태양광 등에 투자한다는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원자력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켜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울 방법은 없는가. 우리의 원자력 정책이 곧 ‘길’이 되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제는 자원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 에너지 원천기술을 가진 나라가 부국이 될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모방을 넘어 창의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박녹 한전원자력연료(주)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 여름 끝자락 달굴 익숙하지만 낯선 공포

    여름 끝자락 달굴 익숙하지만 낯선 공포

    리메이크 공포영화 두 편이 차례로 개봉돼 눈길을 끈다. 27일 개봉한 ‘그루지3’와 새달 3일 개봉하는 ‘왼편 마지막 집’이다. 이들 작품은 원작영화의 명성은 그대로 이은 채 공포는 더하겠다는 야심으로 극장가를 공략한다. ●그루지3 - 日영화 ‘주온’이 원작… 美서 펼쳐지는 악령의 저주 ‘그루지3’는 일본영화 ‘주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물인 ‘그루지’ 시리즈의 세번째편으로 미국의 공포영화 전문회사인 고스트하우스픽처스에서 만들었다. 2000년 호러 영화 ‘주온’으로 일본 열도를 공포에 젖게 했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그루지’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떨친 데 이어 이번 편에서는 제작 총지휘를 맡았다. ‘그루지3’의 연출은 ‘스파이더맨’, ‘반지의 제왕’, ‘수퍼맨 리턴즈’ 등에서 시각효과를 맡았던 토비 윌킨스가 담당했다. 일가족의 몰살로 일본의 한 저택에서 시작된 저주는 이제 미국 시카고의 아파트로 무대를 옮긴다. 악령의 저주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손에 쥔 일본인 나오코(에미 이케하타), 전편에서 죽임을 당한 카렌과 오브리의 동생 리사(조아나 브래디)가 피의 희생을 끝내기 위해 모인다. 이들은 시카고의 아파트를 수색하던 중 저주의 진실을 대면하고는 악령을 영원히 잠들도록 할 수단을 찾아 헤맨다. ‘그루지3’는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펼쳐지는 영화다. 단 1명의 일본인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펼치는 활약상이 이질감과 긴장감을 함께 유발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편들과 다른 새로운 충격을 안겨주진 못한다. ‘주온’ 시리즈에 열광했던 관객이라면, 눈에 익은 원혼의 모습, 반복되는 공포의 설정에 크게 실망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데니스 일리디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왼편 마지막 집’은 1972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잉그마르 베르그만 감독의 ‘처녀의 샘’(1960년)을 모티브로 ‘왼편 마지막 집’을 데뷔작으로 만든 바 있다. 그는 이번 영화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왼편 마지막 집 - 동명원작보다 스릴러 강조… 잔혹한 복수극 영화는 호숫가 옆 외딴 산장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1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존(토니 골드윈)과 에마(모니카 포터)는 딸 메리(사라 팩스톤)와 함께 산장으로 여행을 온다. 메리는 이내 친구 페이지를 만나러 시내로 나가는데, 그곳에서 말 없는 소년 저스틴을 만나게 된다. 그날 밤, 부부는 길 잃은 4명의 방문객이 찾아들자 친절하게 하룻밤을 묵게 한다. 하지만 한밤중에 딸 메리가 총에 맞은 채 나타나고 방문객이 지나간 자리에서 메리의 물건이 발견되자 몸서리를 치며 복수에 나선다. 웨스 크레이븐의 영화가 불쾌하면서도 강도 높은 공포를 강조했다면, 이번 영화는 서스펜스 스릴러로서의 면모가 더 두드러진다. 거칠었던 원작이 보다 세련되게 다듬어짐에 따라 관객들의 접근도 좀더 수월해졌다. 하지만 이는 리메이크 영화가 지닌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도 있겠다. 원작만 한, 혹은 원작보다 더한 잔혹함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역시 원작!”이란 확신만 안은 채 극장을 나설 수도 있다. 18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악질 민원인’ 대처법 마련 나선다

    정부가 공무원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는 민원인에 대처하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행정안전부 등 주요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특별하고 고질적인 민원인에 대응하는 종합대책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익위는 28일 오후 심리학자, 언론계, 정부 관계자, 시민단체 간부 등이 참여하는 ‘특별한 민원인 해법찾기 토론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해법 찾기에 나선다. 정부차원에서 특별한(?) 민원인 해법찾기에 나선 것은 이들로 인한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를 막고 선량한 민원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권익위가 말하는 특별한 민원인은 반복적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폭언과 협박, 허위사실 유포, 막무가내식 반복민원제기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민원인을 말한다. 실제 어떤 민원인은 일주일에 4번씩 민원담당 공무원을 방문해 하루 평균 3~4시간씩 같은 민원을 상담하고, 민원실에서 나체 시위를 벌인 후 청사 앞에 텐트를 치고 있다. 또 다른 민원인은 400여장의 고소장, 항소장, 헌법소원청구서 등을 제출하고 10개월동안 935차례의 민원을 반복 제기했다.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로 협박, 폭언,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도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고질적이고 특별한 방법의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에 대처하는 대응방식을 조만간 표준화하고, 전담 대응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특별한 민원인을 연구하는 학회가 설립되는 등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면서 “이번 논의를 계기로 선량한 서민과 약자가 존중받는 소통문화가 자리매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이후 한국사회’ 각계 인사의 제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각계에서는 고인이 평생을 두고 노력해온 민주화, 국민 대통합과 화해, 지역주의 극복, 남북통일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각계에서 듣는다.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 화해정신 담을 헌법개정 필요 민주주의의 선봉과 지식인들 사이에 반복된 반목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문병과 조문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두환 전 대통령, 영원한 경쟁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화합과 화해의 정신을 국민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이 평생 몸바쳤던 민주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국민적 대통합과 화해의 정신을 담은 헌법 개정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이 우리사회의 ‘큰 어른’이자 ‘지식인의 본보기’로서 권위를 세우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고민할 때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가발전에 온 국민이 힘써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국가적으로 힘든 시기에 원로를 잃게 됐다는 점에서 큰 불행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고 외환위기 때 우리의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업적을 남기셨다. 이제 고인이 남긴 큰 뜻과 업적을 기리면서 국가 발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고인이 그토록 강조하셨던 지역주의 극복이 이뤄지고 국민통합의 새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 온 국민이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제 막 어둠의 터널을 지나기 시작한 경제가 완전히 회복돼 많은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것을 고인이 가장 바랄 것이다. ●김창국 초대 국가인권위원장·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장 보복 않는 화합정신 계승을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공은 ‘보복을 하지 않는 화합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또 이같은 사회통합 정신을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철학으로 계승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취임할 때 김 전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탄압을 극복하고 보복 대신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승인한 점에서 우리가 키울 자산을 찾아야 한다. 남북화합, 동서화합도 자산이다. 이를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싹틔운 ‘과거사 창산’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역사 인식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결코 우리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미완의 과제 노사선진화를 김 전 대통령은 수출증대정책을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늘려갔고,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빠르게 유입된 달러화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상환해 갔다.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으로 유수의 기업과 은행이 문을 닫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주었지만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가 버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4대 부문 개혁 중 특히 노동부문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지혜를 모아 노사관계의 선진화에 나서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 한국문화의 비전 숙제로 평생 추구했던 민주화와 통일, 세계 평화의 뜻을 채 이루지 못해 가시는 마음도 편치 않으셨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역대 대통령 중 문화에 대한 식견과 애정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문화 산업 정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셨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철저히 지켜내셨다.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분이었기에 문화인으로서 더욱 아쉬움이 느껴진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한국 문화의 비전에 대한 숙제는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고, 나 개인에게도 남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나라의 큰 어른들을 연이어 보내는 슬픔이 남아 있다. 이것이 슬픔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모두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천석 울산동구청장 해묵은 지역감정 뿌리뽑자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와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만큼 고인의 큰 뜻을 받들어 이제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전히 뿌리뽑을 때가 왔다. 영호남 지역감정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노력과 대통령직 당선으로 상당히 해소됐지만 여전히 선거철만 되면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영호남은 다양한 교류와 공동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벌이면서 지역감정 해소에 노력해 왔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살아나지 않도록 국민들의 성숙한 견제 의식이 필요하고 정치권도 선거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지역감정의 불씨를 사전에 잡아야 한다. ●소설가 공지영 민주화의 후퇴 없었으면… 원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어 뭐라고 말하기는 딱히 그렇지만 소설을 쓰면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업적을 알게 됐다. 2004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기 위해 취재에 들어가면서 사형수들을 많이 만났다. 이때 구치소와 교도소 등의 시설과 상황을 새삼 보게 됐는데 일본보다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변화는 김 전 대통령 재임시절 대부분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사회가 대체적으로 약자와 소외자, 장애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을 평소 가졌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이런 곳에 많은 관심을 가졌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하고 또 민주화의 후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장현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역사의 계승 발전 동기 찾을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게 사회통합이다. 남북문제든 내부문제든 간에 사회통합이 절실하다.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하는 지난 역사도 겸손하게 평가하고 계승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파도 속에 휘말린 나머지 정치·경제·사회·계층적으로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단절시키고 새로 쓰는 게 역사가 아니다. 남북 문제나 민주주의 문제 등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할 동기와 전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사회통합은 통합위원회 등 기구나 제도의 차원이 아니다. 용산참사나 비정규직, 노사문제 등 우리가 당면한 각종 현실에 진정성을 갖고 함께 아우르는 자세로 나아갈 때 이것들은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신종플루 사망’ 초기대처 미흡

    [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신종플루 사망’ 초기대처 미흡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2명이나 발생한 것과 관련, 의료기관의 초기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과 16일 사망한 56세 남자와 63세 여자가 모두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사망한 63세 여성환자는 최초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난달 29일로부터 6일째인 이달 4일에서야 타미플루를 투약 받았다. 이는 세번째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 5일째 되는 날이었다. 세번째 의료기관은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신종플루 검사는 7일에야 받았고, 질병관리본부 최종 확진은 8일에 나왔다. 의료기관 방문 후 10일이 지나서야 신종플루 환자로 파악된 셈이다. 그 사이 환자는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을 오갈 정도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증세가 더욱 심각해졌다. 이 환자의 경우 증상을 보이고 5일 지나서야 병원을 찾은 터라 긴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15일 사망한 56세 남성환자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었다. 이 환자는 발열 증상이 있어 8일 보건소를 처음으로 찾았지만 체온이 37.7℃로 신종플루 기준점(37.8℃)에 0.1℃ 모자라고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방도 받지 못했다. 이 환자가 타미플루 투약을 받은 것은 최초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 4일째였으며, 신종플루 확진은 사망한 당일에야 받았다. 이처럼 의료기관이 신종플루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담당 부처는 환자가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16일 브리핑에서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찾아가 진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을 경우 타미플루를 투여하거나 신종플루 검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의료기관에 있다. ‘역학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증중의 급성열성질환으로 입원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는 의료 지침이 있음에도 56세 남성환자를 치료한 부산의 한 병원은 단순히 세균성 폐렴에만 맞춰 치료했다. 이처럼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의료기관에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입원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위험요인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 확진환자로 확인되기 전에도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약하게 된다. 당국은 해외여행력이나 신종플루 환자 접촉이 없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종플루 의심사례로 구분할 방침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외국인 숙박·음식점 부가세 면제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는 27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 및 음식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영구적으로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방안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 관광협회는 건의문에서 “최근 신종플루의 세계적인 유행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세율이 올해 말로 종료되면 숙박요금이 인상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1977년 외국인 관광객에게 공급하는 숙박용역, 음식용역 등에 대한 부가세를 받지 않는 영세율 제도를 처음 도입한 뒤 폐지와 적용을 반복해 왔다. 최근 10년간을 보면 한국방문의 해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숙박용역만 영세율을 적용했다. 2007년 7월부터 현재까지 숙박 및 음식용역에 대해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印방문 힐러리 ‘말발 안먹히네’

    印방문 힐러리 ‘말발 안먹히네’

    취임 뒤 첫 인도 순방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얼굴) 미국 국무장관이 기후변화 협력을 둘러싸고 난관에 봉착했다. 그간 미국은 인도 등 경제 대국들에 온실가스 제한과 관련, 공동 협력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성장 막바지에 다다른 선진국들의 횡포”라고 맞서 왔다. 힐러리의 방문 중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인도의 자이람 라메시 환경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힐러리와 회담을 갖고 “1인당 배출량이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 우리에게 이런 식의 압력은 옳지 않다.”면서 “우리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품목 가운데 탄소 관세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불편함을 나타냈다. 전날 힐러리가 “인도가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고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키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인도의 책무’를 강조했던 것을 냉담히 받아친 것. “미국이 지구 온난화를 심화시켰으며 인도처럼 위대한 나라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그의 ‘고해성사’도 효과가 없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힐러리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협력을 일궈낸 생산적 토론”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외신들은 “성과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후변화 문제에 인도의 협력을 요구한 힐러리가 인도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표현했다. 결국 이번 온실가스 문제는 힐러리의 외교력 논란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특히 전날에는 힐러리가 뭄바이 테러와 관련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 완화를 요구했지만 인도 정부가 대화 재개를 거부, 영향력의 한계를 철저히 경험하기도 했었다. 그나마 미국산 무기 도입과 에너지 부문 등에서 협력을 약속한 정도가 성과로 꼽힌다. 한편 힐러리는 20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등과 회견을 가졌으며 21일 다음 순방지인 태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여행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을까. 각박한 일상을 떠나 느릿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에 좀더 의미를 둘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잊고 있었던 것, 혹은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과 공간 속으로 떠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섬을 찾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길은 어느새 설렌다. 많은 방향표들을 거치며 미지의 장소를 찾아가듯 다다른 곳은 나와 섬 사이의 간격을 실감하게 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한 발자국씩 내딛은 길들이 어느새 연육교를 건너 소백산 끝자락에 위치한 무섬마을의 시간 앞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연육교를 건너 처음 마주한 무섬마을의 첫 느낌은 마음속으로 나지막한 탄성을 지르게 했다. 100년 이상된 가옥들이 즐비한 이곳은 무성필름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혹은 오래된 소설 속에 묘사된 것 같은 풍경이 물씬 풍기는 마을이었다. 마을에 점점 가까워지면 질수록 나는 고요에 놀라고 마을이 펼쳐놓은 시간들에 놀랐다. 그렇듯 나에게 허락된 여유는 과거로의 여행에 몸을 싣고 천천히 시간 속을 배회하고 있었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라고 한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섬 전체 3면을 감싸고 있고 넓게 펼쳐진 모래 해변 위에 한옥들이 어우러진 채 떠 있는 형상이다. 이곳에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것은 1666년 무렵부터로 전해지고 있다. 그 후 세대를 거쳐 반남박씨와 선성김씨가 함께 살아오면서 이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한때는 1200여 명이 살았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20여 가구 40여 명만이 남아 있다. 마을 입구 어귀에 위치한 정자를 비롯해 전통가옥, 그리고 조선시대 후기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이 골목과 담장을 나눠가지며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영주판 ‘하회마을’이라고도 불리어지듯 안동 하회마을과 지형적으로도 비슷해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마을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으며 때 묻지 않은 시간 여기저기에는 바람, 새소리, 물소리가 소란스럽게 목청을 돋우고 있었다. 또한 무섬마을은 시인 조지훈의 처가가 있던 곳이다. 이곳의 아름다운 정취를 바라보며 이별과 아픔을 읊조린 그의 시, <별리(別離)>가 쓰여진 곳이기도 한데, 이곳의 풍경을 배경으로 떠올리며 한 행 한 행 구절을 읊조리니 어느새 시인의 심성에 가 닿아 있는 듯하다.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 넘어로/ 나즉히 흰구름은 피었다 지고/ 두리기둥 난간에 반만 숨은 색시의/ 초록저고리 다홍치마 자락에/ 말없이 슬픔이 쌓여 오느니/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 가는데/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가고/ 방울 소리만 아련히/ 끊질듯 끊질듯 고운 미아리/ 발 돋우고 눈 들어 아득한 연봉을 바라보다/ 이미 어진 선비의 그림자는 없어/ 자주고름에 소리없이 맺히는 이슬방울/ 이제 님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 원앙침 빈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꾀꼬리 노래하던 실버들 가지/ 꺽어서 채찍삼고 가옵신 님아 - 조지훈, 「별리(別離)」 전문 자연의 소리 가득한 이곳의 분위기와 조우한다면 꼭 시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 한 소절 멋들어지게 읊조리고 싶은 충동이 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곳은 《이어도》 《금당벽화》로 유명한 소설가 정한숙의 단편소설 <고가>의 배경이 되기도 한 마을이다. 솟구쳐 흐르는 물줄기모양 뻗어 내린 소백산 준령이 어쩌다 여기서 맥이 끊기며 마치 범이 꼬리를 사리듯 돌려 맺혔다. 그 맺어진 데서 다시 잔잔한 구릉이 좌우로 퍼진 한복판에 큰 마을이 있으니 세칭 이 골을 김씨 마을이라 한다./ 필재의 집은 이 마을의 종가(宗家)요. 그는 종손이다./ 필재의 집 앞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나서면 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중략>… 이렇게 시작되는 소설은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그의 주옥같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도입부를 읽고 있으면 강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보며 묘사해 나가는 작가의 행간 속에서 마을을 돌아가는 물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이곳은 희미한 과거의 시간을 현재의 시간 속에 뚜렷이 각인시켜 놓는다. 시와 소설의 배경으로 쓰여질 만큼 마음의 여유와 영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이 마을의 지형은 풍수지리학으로는 매화꽃이 피는 매화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 형국이라 하여 길지로 꼽힌다고 한다. 당대의 예술가들이 받았던 마을의 기를, 나도 같은 자리에서 한껏 받아 보고 싶은 소망이었는지 노트를 꺼내서 뭐라도 적어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날이 어둑해지도록 좁은 골목과 낮은 지붕들이 길을 불러들인다.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박천립 가옥과 만죽재 고택 등을 거쳐 마을 한바퀴를 돌다보면, 담장 옆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와 처마, 그리고 누군가 세워둔 자전거의 휴식과 마주하기도 한다. 또한 흙길을 걷다보면 앞마당 빨랫줄에 널어진 옷가지들이 소박하고 정겨운 오후의 풍경이 되어 자연스럽게 스치기도 한다. 삼삼오오 모여서 밭일을 나가시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 아, 고요와 적막이 나의 시선을 이렇게 붙잡을 수 있었구나. 그러고 보면 그동안 너무 많은 소음에 무감각하게 살아온 것 같다. 이곳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문득 두려워지기도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걸어간 곳은 솟대가 내려다보는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길이 150 미터 길이의 외나무다리다.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다듬어 만든 외나무다리는 장마 때면 휩쓸려 떠내려가기 일쑤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복원하기를 반복하며 해마다 ‘외나무다리’ 축제도 열고 있다. 아련한 시간여행을 하는 나와 저 건너 육지 사이의 마음의 통로라고 해야 할까. 한 사람 정도 겨우 올라설 수 있는 좁은 외나무다리는 내성천을 가로질러 연결되어 있는데, 반짝이는 물이랑을 내려다보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이것 역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풍경이다. 느릿느릿 건너가는 구름도, 모래해변 위 물새의 발자국도, 이 마을에서의 시간은 너무도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이곳에도 어느덧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았지만 이제는 좀더 많은 관광객들을 가까이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 입구 왼편,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한옥전통마을 공사가 1년 후인 올 11월에 맞춰 완공되기 위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마땅한 민박이나 음식점 하나 없어서 불편해 했던 여행객들을 생각하면 이제는 시간을 좀더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니 좋은 변화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훼손되지는 않을까 염려가 들기도 한다. 전통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면서 오래도록 널리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이곳을 찾은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IC 주변에서 인삼순대와 막걸리 한 잔, 그리고 계절마다 각각 다른 정취를 펼쳐놓는 영주 소백산의 산행과 더덕즙을 곁들인다면 경북 영주에서의 여행은 훨씬 다양해질 것이다. 시설 좋고 편리한 곳에서 누리는 여행은 이곳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조금 불편하고 무료할 수도 있는 시간이 온통 우리를 초대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여행의 선물이다. 녹음이 더욱 짙어지는 계절, 일상의 무거움을 비워버리고 천천히 첫 발걸음을 떼어보는 것이 어떨지. 섬 안시아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섬이 된다. 탯줄이 연육교처럼 놓인 어머니 자궁은 내겐 육지였다. 허공을 달려온 빗방울조차도 너라는 육지 사이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오랜 잠수처럼 숨막히던 내 사랑도 그 때문이었으리. 그 간격이 때론 우리를 무모하게 만든다. 잠시 모래 위에 내려앉은 새들도 너와의 거리로 날아오르는 것이다. 섬과 육지 사이 일곱 색색의 탯줄이 놓인다. 네게로, 시간 속으로,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글 · 사진 안시아 시인
  •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당이 14일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직권 상정해 줄 것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국회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15일이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요청은 이날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의사일정 협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협상이 무산된 직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제대로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즉답을 피한 채 침묵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힘들겠지만,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환경노동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즉각 의장실을 방문해 직권 상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직권상정을 요청했다니 기막힌 상황을 맞았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의장을 ‘국회 파견 당직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 된다. 의장이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여러분의 얘기도 충분히 듣겠다.”고 답했지만 표정에는 불쾌함이 역력했다.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안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면서 민주당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의 해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미디어 관련법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 입구를 봉쇄해 파행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들어 “여야 합의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소속 여야 간사도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함께 비정규직법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 장관이 “정부가 우려했던 고용 악화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자, 한나라당 조원진 간사는 “법 시행을 중지하고 준비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재윤 간사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집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존의 대치 상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MB “수해 복구뒤 또 피해나면 책임 물어야”

    MB “수해 복구뒤 또 피해나면 책임 물어야”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7박8일간의 유럽방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국내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공항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에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았다. 순방기간 국내에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을 직접 봐야겠다.”고 지시한 데 따른 ‘깜짝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호우 대처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매년 똑같은 일(집중호우)이 반복된다.”고 지적한 뒤 “한번 복구를 하면 다음에는 웬만해서는 피해가 나지 않도록 영구적인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매년 (복구) 공사를 하면 공사를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어) 좋겠지만 도로가 파손되고 인명이 희생되면 국가적 손실이 아니겠느냐.”면서 “피해를 복구한 지역에 또 피해가 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서민 행보 본격화 이 대통령은 “인명피해가 없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공직자들이 조금 힘들면 국민들이 편안하지 않으냐. 우리가 고생한 만큼 국민이 안전하고 편해진다는 생각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공직자 머슴론’을 거듭 주문했다. 이어 “피해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가난한 사람이어서 그럴(피해가 있을) 줄 알고도 들어간다.”면서 “공직자들은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더 입는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호우로 피해를 본 전남의 박준영 지사와 화상통화도 했다. 박 지사가 “농촌이나 중소도시는 재정자립도가 낮아 (피해 복구에) 몇 년이 걸린다. 정부 지원비율을 올려주면 복구를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매년 예산을 조금씩 (나눠서) 배정하니까 1년 공사를 할 것이 2, 3년 걸리고 그동안 또 피해가 생긴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여러차례 ‘서민을 위한 행정’을 주문했다. 최근 강조하고 있는 ‘친(親)서민’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8월 중폭 개각·靑 쇄신설 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로 돌아와 각 수석들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았다. 천성관 검찰총장과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 국회 상황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밝힌 ‘근원적 처방’과 관련,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교체 대상 부처 장관들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중폭 개각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수석 중에는 2~3명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물갈이’ 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개각 및 청와대 쇄신인사는 이달 말이나 이 대통령이 8월 초 휴가를 끝낸 뒤 이뤄질 가능성이 반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생각보다 인사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보다는 8월 인사설에 무게가 실린 말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구로 인터넷전화 시스템 구축

    서울 구로구가 전화 시스템을 디지털로 교체했다. 구로구는 6일 시대적 환경변화에 발맞춰 최근 구청사와 동사무소의 전화기를 모두 인터넷 전화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전화 설치로 다양한 민원서비스도 가능하게 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보이스 메일 서비스’. 업무 담당자가 부재중일 경우 음성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민원인은 음성메시지를 통해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야 하는 수고를 들 수 있게 됐다. 다자간 통화도 가능해져 복합민원의 처리도 쉬워질 전망이다. 복합민원이란 2개 이상의 부서가 담당해야 하는 민원을 말한다. 이전에는 민원인이 부서마다 방문해야 했지만 다자통화를 통해 민원인과 복합민원을 담당하는 다수의 공무원이 동시에 대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전화비 감소를 통한 예산절감의 효과도 기대된다. 구는 인터넷 전화 구축으로 1년에 2000만원의 전화비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유영환 구로구 디지털홍보과장은 “인터넷 전화 구축으로 디지털 행정이 또 한번 업그레이드됐다.”면서 “주민홍보를 통해 민원인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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