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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냄새로 주인 몸 속 ‘암’ 찾아낸 견공 화제

    냄새로 주인 몸 속 ‘암’ 찾아낸 견공 화제

    냄새로 몸속 ‘악성 종양’을 발견해 주인의 목숨을 구한 기특한 견공의 사연이 네티즌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거주중인 56세 여성 다이앤 파파지안과 이제 4개월 된 그녀의 강아지 ‘트로이(도베르만 견종)’다. 최근 다이앤은 어느 순간부터 트로이가 자꾸 가슴부분을 파고들며 냄새를 맡고 코를 비비려해 곤욕스러움을 느껴왔다. 강아지가 코를 대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부위가 여성에게 민감한 부분이었던 만큼 다이앤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코를 대는 횟수가 반복되자 심상치 않은 조짐을 느꼈고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다이앤은 병원을 방문해 ‘유방암 검진 X선 촬영’(mammogram)을 했고 놀라운 검사결과를 받았다. 그녀의 가슴 부분에서 3cm 길이 악성종양이 발견됐던 것. 즉시 다이앤은 유방절제술, 항암화학요법을 받았고 다행히 유방암 초기인지라 완치 될 수 있었다. 사연이 알려져지면서 트로이는 유명해졌다. 미국 애견 협회 주관 ‘영웅 견공 콘테스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이앤은 “트로이는 내 목숨을 구해준 소중한 존재”라며 “이보다 더 영특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개의 후각 능력은 인간보다 약 1만 배 더 민감해 냄새 포착에 있어서 경이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실제로 영국 의학 전문지 ‘GUT’은 지난 2011년 개가 후각만으로 암을 90% 이상 판별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치바현 ‘세인트 슈거 암 탐지견 육성 센터’ 연구진은 당시 9살이었던 검정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견종인 ‘마린’에게 총 5가지 사람 숨결이 담긴 용기를 건넸고 그중 대장암 환자의 숨결이 담긴 용기를 맞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놀랍게도 마린은 총 36회 실험 중 33회 이상 암 환자의 숨결이 담긴 용기를 선택해 화제가 됐다. 사진=Caters News Agency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 총리에게 고함/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아베 총리에게 고함/김정현 소설가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도 몇 있습니다. 그런데 격언을 뒤집으면 ‘사람은 용서해도 죄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귀국 일본의 죄는 새삼 나열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여타의 범죄는 세월이 지나면 변명과 물타기에 진상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지만 침략전쟁이라는 범죄는 결코 그리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증언과 역사의 기록이 명백한데다 그 죄상이 너무도 크기 때문입니다. 혹여 이즈음 일본이 쏟아내고 있는 말 아닌 소리들이 일부 이웃의 묵인에 힘 얻은 것이라면 참으로 어리석기 이를 데 없는 짓입니다. 귀국과 가까운 나라일수록 지난 전쟁의 직접 피해자인데, 과연 잊었으리라 생각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직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흔히 일본과 비교되는 국가가 독일입니다. 같은 전범국이었고 경제발전과 국제정치의 위상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양심과 신뢰에 있어서 귀국은 발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반성은커녕 국가와 개인의 구분도 못한 채 이웃과 주변을 어지럽히고, 양식 있는 많은 세계인을 여전히 불쾌하게 하니까요. 개인은 죽음으로 반복의 고리를 끊을 수 있지만 국가의 사망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죄의 책임 없는 후손에게까지 정직한 역사를 가르치고, 지도자는 사죄의 행보를 멈추지 않습니다. 부끄럽다고 감추거나 왜곡하면 싹이 다시 돋아나올 수 있음을 주지하고, 반성의 지속으로 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스스로에 먼저 하는 것이지요. 바로 독일입니다. 귀국은 어떤가요. 과연 당신의 말처럼 전쟁의 의사는 없는 건가요. 불행하게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세계인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국가를 이어갈 후손에 대한 교육이 정직해야 하는데 아, 당장 전후세대인 귀하부터 거짓과 왜곡의 세례를 받았겠습니다. 비극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귀하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이기에 부정직한 교육의 틀부터 깨부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귀하는 아니더라도 점점 더 큰 거짓에 물들여진 후손 중에 지난날의 참화를 반복할 어리석은 이가 곧 나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태평양전쟁 시기 귀국의 ‘일본제국헌법’은 통치권 총괄의 권한이 일왕에게 있음을 명시했던가요. 그럼에도 쇼와(昭和) 일왕은 전쟁의 책임을 피해갔습니다. 충성스러운 전범 대신들과 전범재판국의 타협 덕분이었겠지요. 오늘날은 어떤가요. 일본국의 상징으로 국정에 관한 권한은 갖지 않는다고 하지만, 헌법 개정의 공포 등 중요 국사에 관한 권한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귀하는 총리로서 일본의 최고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귀하의 말과 행동은 곧 일본국의 상징인 일왕에게 투영되기도 합니다. 혹여 지금 내뱉고 있는 여러 말들과 그에 대한 세계의 비난이 오직 귀하만의 일이라 여기는 것인가요. 일왕에 대한 반역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왕의 뜻이 투영된 것이라 여기나요. 그렇다면 만일의 경우 일왕께서 이전처럼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상기해야 할 하나만 더 들고 마치겠습니다. 1945년 귀국의 항복 이후 중국공산당의 전범재판 원칙은 ‘죄는 일본 군국주의에 있고 인민에게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따라 저지른 수많은 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사람도 사형의 벌을 받지 않았고, 안전하게 돌아갔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그처럼 정리된 명문(明文)에 관한 기록은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 땅에서 저지른 악행을 불문하고 돌아가는 일본인을 관대히 대했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 것을 실천한 것입니다. 믿어지지 않으면 역사를 뒤져 당장 확인해도 좋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일본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중에 까닭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무례함에도 관대합니다. 함께하는 이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귀하가 내놓는 망언에는 분노합니다. 개인이 아니라 원죄를 짊어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사과의 요구가 마뜩잖다고요? 국가의 반성이 지속되어야 하는 까닭은 앞에서 말했습니다. 더구나 귀국은 여태 단 한 번도 진실한 사과를 한 적조차 없습니다. 양심을 되찾기 바랍니다.
  • 저소득층 아토피 제로! 주거환경 개선 나선 금천구

    저소득층 아토피 제로! 주거환경 개선 나선 금천구

    “첫째 아이가 세 살 때부터 아토피 때문에 목, 귀, 입 등이 곧잘 찢어졌어요. 가렵다 보니 자주 긁어 다시 피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됐죠. 아토피 치유를 위해 이렇게 집안 환경을 개선해 주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지요.” 지난 16일 금천구 독산동의 한 반지하 가정을 금천구 직원과 봉사단체 회원 등 6명이 찾았다. 이들은 빛바랜 안방과 작은 방 벽지를 뜯어냈다. 벽에 슨 곰팡이를 제거하고는 방균제 처리를 하고 방습지와 친환경 단열 벽지를 새로 붙였다. 안방 창문으로 비가 들이쳐 곰팡이가 생긴 것을 보고는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화장실엔 공기가 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환풍기를 교체했다. 조만간 제습기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하루 세 번 30분 이상 환기를 하고 습도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작업을 지켜보던 두 아이의 엄마 이은아(42·가명)씨는 미소를 지었다.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아토피를 앓고 있어 가족의 마음고생이 심한 터였다. 금천구가 서울시 아토피 가구 주거환경 개선 사업 시범 자치구로 선정돼 올해 생활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는 지난해 8월부터 실태조사에 나서 일곱 가구를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씨의 집은 두 번째로 환경개선 작업이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는 아토피 피부 질환과 주거환경의 상관관계를 밝혀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곰팡이, 해충에 노출돼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 가정 자녀의 질환 극복을 위해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삼성의료원, 구 드림스타트센터, 희망복지지원단 등이 손을 잡았다. 검진에서부터 주거환경 조사 및 개선 작업, 사후 관리까지 진행한다. 앞서 연구원이 각 가정을 방문해 실내 공기질과 환경 실태를 조사했다. 아이들은 삼성의료원에서 피부 수분 손실도 및 알레르기 항원 검사 등을 받았다. 연고 지원을 받은 것 외에 아토피 관련 프로그램과 캠프에도 참여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아토피는 더 이상 개인이나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저소득 가정이 아토피 질환을 이겨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바른말 못하는 그들/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바른말 못하는 그들/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시 이전 부처 공무원들은 지난해 12월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주재를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같이하며 담소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돌아가며 세종시와 세종시 생활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공무원의 자세와 본분을 다하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산책하기도 좋고, 자전거로 출퇴근도 할 수 있고, 훨씬 더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점심 간담회는 표현의 차이가 있지만 대개 이 같은 발언들과 유사한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참석자들의 이런 발언은 한동안 세종시에서 냉소적인 반응 속에 동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어떻게 단 한 사람도 세종청사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는가. 대다수의 생각과는 다른 뜻과 입장을 전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는가”하는 그런 안타까움과 답답함들이 많았다. 미소를 지으며 발언을 들었다는 박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긍정적인 자세’에 감동하면서 자랑스러워 했을까. 세종시 수정안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반대했던 대통령의 심기를 헤아려 듣기 좋은 말을 늘어놓았다는 것에 이상해 할 것 없을지 모른다. 공직자들이 윗사람들과 갖는 간담회란 것들이 대개 그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일진대. 간담회 참석 공직자들의 ‘듣기 좋은 말’ 탓에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의 문제점과 결함을 현장에서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또 한 차례 놓쳤다. 잘 짜인 각본의 간담회들이 현장 대화로 둔갑하고, 그 자리에서의 말들이 밑바닥 민심이라고 전달되는 일들이 반복된다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 명민한 측근일수록 지도자가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것을 잘 파악해 피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지도자들은 현실과 더 멀어진다. 각 정부 부처는 다음 달 5일부터 대통령 앞에서 업무보고를 시작한다. 장밋빛 구상과 매끈한 말로 포장된 정책들이 또 나열될 것이다. 지난 정권들의 업무보고가 얼마나 실천됐는지를 돌아본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의 성과를 얻고 ‘국민 체감 행정’을 펼쳐보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창조의 조화는 짜인 틀이 아닌 카오스의 역동성에서 나오고, 국민 체감을 위해선 민낯의 볼멘소리와 비판에 더 가슴을 열고 귀를 대야 한다. 정치와 정책에 대한 청문(聽聞)의 폭이 더 넓어져야 하고, 각종 민원에 대한 정부의 더 예민한 대응과 공정한 처리가 확보돼야겠다. “대통령이 불편한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더 많은 다른 목소리를 수용해 통합과 창조로 승화시킬 줄 안다”는 소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전과 다른 파격과 전격 방문이라도 늘려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대통령에게 잘못된 인식과 생각을 심어주는 매끈한 발언과 실현성 없는 계획들의 보고가 줄어들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2년차는 청와대에서 밖을 바라보는 더 많은 창들이 열리고, 더 많은 바깥의 목소리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파격으로 시작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jun88@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적성 고려 직업교육·취업 알선… ‘총괄적 컨설팅’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적성 고려 직업교육·취업 알선… ‘총괄적 컨설팅’

    스웨덴 정부는 실업을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운영하는 전국의 11개 고용지원센터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정부 고용지원시스템이다. 스톡홀름 솔나지역에 위치한 솔나 고용지원센터는 그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지난해 12월 현재 6000여명의 실직자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10개월간 6개월 이상 실직 상태였던 사람은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나 방문을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한 번 등록한 실직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맞춤형 구직이 제공된다. 실직자의 학력 수준, 연령, 구사할 수 있는 언어, 자격증, 직장 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전담 상담사가 배정된다. 상담사는 실직자에게 단순히 직업을 찾아주는 역할도 하지만, 직업과 관련된 총괄적인 컨설팅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스웨덴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일자리를 찾기 어렵지 않은 구조인 만큼, 반복적으로 실직을 하거나 장기간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원인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용지원센터는 단순히 기업과 실직자를 연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성을 고려한 직업교육이나 기업이 원하는 종류의 인재 발굴, 구직자의 직장 만족도를 통한 재평가와 재교육 등 종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구인광고와 구직자 소개를 담은 주간지를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하는 것도 센터의 주요 업무다. 각종 직업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실제 직업 종사자,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을 빼곡히 담아 구직층은 물론 대학가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린다. 코트라(KOTRA) 스톡홀름 무역관 관계자는 “평범한 직업을 소개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직업들이 등장해 참고자료로도 손색이 없다”면서 “수상구조사, 피트니스 강사, 소방관 등 직업에 대한 소개 자체가 읽을거리”라고 말했다. 센터 홈페이지는 일종의 취업포털이다. ‘처음으로 직장 갖기’, ‘직장을 갖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 ‘정당한 대우받기’ 등 구직활동에 대한 자기계발서 이상의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대부분 센터가 전문가들과 함께 손잡고 개발한 자료들이다. 이와 함께 고용시장 동향이나 전망, 유망직종 등에 대한 정보도 거의 매일 업데이트된다. 실직자와 기업 모두 고용지원센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솔나 고용지원센터의 소개로 목공 교육을 받고 있는 스트제르노프 페리나(25)는 “직업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고, 교육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지만 상담사와의 오랜 대화를 통해 목공에 흥미를 갖게 됐다”면서 “교육만 잘 받으면 우선 인턴으로라도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나 지역에 자리 잡은 1만 5000개 기업 중 고용지원센터와 인력공급 협약을 맺고 있는 기업은 3100개 수준으로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고용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아 실직자를 인턴으로 고용할 경우 사회보장보험과 임금을 고용지원센터에서 부담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짜로 사람을 쓴 뒤 필요 없으면 자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스웨덴의 경우 인턴이라 해도 신분보장 수준이 높은 만큼 시간제 정규직 또는 정규직 전환 비율이 높다. 린다 비예르크만 고용지원센터 부소장은 “양질의 일자리와 우수 인력의 경우 민간인력회사 또는 공개채용 등을 통해 원활하게 일자리가 순환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고용지원센터를 설립해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이 같은 선순환 구조에서 소외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교육을 받지 못한 구직자 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는 장기 실업자가 많아질 경우 사회적으로 막대한 복지예산이 투입되는 동시에 걷히는 세금은 줄어들면서 사회구조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면서 “실직자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같은 수준의 복지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요소”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임기 내 챙기자” 비난 여론 무시하고 연수 강행

    지방의원들이 새해 시작과 함께 앞다퉈 해외로 나가고 있다. 6·4 지방선거가 코앞이지만 4년 임기 동안 해외연수 네 번을 모두 챙겨야겠다며 강행하고 있다. ‘의정활동 참고자료 수집’ 등이 명분이나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채워져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대구 중구에 따르면 구의원 7명 전원이 의회사무과 직원 3명과 함께 18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연수를 떠난다. 결혼 이주 여성의 정서와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현지실정 파악이 명분이다. 연수 경비 1758만원은 모두 구 예산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연수를 다녀와도 선거를 앞둬 활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구나 일정 대부분은 관광지와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이다. 대구 서구의회 의원 12명 중 9명이 수행 공무원 5명과 함께 지난 13일부터 4박 5일간 타이완과 홍콩 연수를 다녀왔다. 행정제도와 운영실태를 견학하고 사회복지시설 현황과 운영체계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게 목적이다. 물론 서구의회 일정도 관광이 상당 부분이었다. 연수 경비 2800여만원은 세금으로 지원했다. 대구시 건설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 4명은 지난 15일 출발, 4박 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둘러보고 있다. 일정은 센토사섬을 둘러보는 등 관광으로 채워졌다. 아산시의원들은 충남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의정비를 3.9% 인상한 직후 유럽과 중국으로 연수를 떠났다. 의원 14명 중 4명은 지난 8일 1인당 200만원씩 예산을 지원받아 스페인을 방문하고 17일 귀국했다. 사회적 기업 벤치마킹이 명분이었다.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지난 7~10일 중국 하얼빈을 갔다 왔다. 빙설 대세계 관람, 성소피아성당 견학 등 관광성 방문지가 많았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은 일본 오사카 정원박람회장 사후 활용 실태 파악을 위해 오사카 등을 지난 7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1700만원을 들여 다녀왔다. 또 건설소방위원회 6명은 지난 11~15일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항저우 육하문화공원 시찰 등 상하이의 교통 환경 실태 파악을 위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소요 경비는 105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동료의원들조차도 “일정이 대부분 관광 일색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연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형식적인 사전 심사와 사후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거권을 가진 시민들의 지속적인 감시를 통한 비판만이 지방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수현’ 같은 외계인이 우리사이에? 캐나다 전 장관 주장

    ‘김수현’ 같은 외계인이 우리사이에? 캐나다 전 장관 주장

    ”외계인들이 우리들 사이에서 걸어다니고 있다” 지난 1963년 캐나다의 국방부장관을 역임한 폴 헬리어(90)가 외계인의 존재를 재차 언급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TV와의 인터뷰에 나선 헬리어는 “인간과 같은 모습의 외계인들이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헬리어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부터 헬리어는 외계인의 존재를 줄기차게 밝혀왔으며 각국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헬리어는 “현재 약 80종족의 외계인들이 확인됐다” 면서 “이미 수천년 동안이나 우리 지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우리보다 월등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 면서 “1~2 종족을 뺀 대다수의 외계인들은 지구를 파괴하는 것 보다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헬리어의 이같은 주장은 특별한 증거도 없어 황당하지만 고위직 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헬리어는 지구인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받아들여 선진 기술을 흡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헬리어는 “과거 원자폭탄이 발명된 이후 수십년 동안 외계인의 활동이 많아졌다” 면서 “그들은 원자폭탄의 반복적인 사용이 우주의 평화에 위협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캐나다 전 국방장관 “외계인, 우리 사이에 있다”

    캐나다 전 국방장관 “외계인, 우리 사이에 있다”

    ”외계인들이 우리들 사이에서 걸어다니고 있다” 지난 1963년 캐나다의 국방부장관을 역임한 폴 헬리어(90)가 외계인의 존재를 재차 언급해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TV와의 인터뷰에 나선 헬리어는 “인간과 같은 모습의 외계인들이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헬리어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부터 헬리어는 외계인의 존재를 줄기차게 밝혀왔으며 각국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헬리어는 “현재 약 80종족의 외계인들이 확인됐다” 면서 “이미 수천년 동안이나 우리 지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우리보다 월등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 면서 “1~2 종족을 뺀 대다수의 외계인들은 지구를 파괴하는 것 보다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헬리어의 이같은 주장은 특별한 증거도 없어 황당하지만 고위직 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헬리어는 지구인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받아들여 선진 기술을 흡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헬리어는 “과거 원자폭탄이 발명된 이후 수십년 동안 외계인의 활동이 많아졌다” 면서 “그들은 원자폭탄의 반복적인 사용이 우주의 평화에 위협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천억대 과징금에도 배짱영업 여전

    천억대 과징금에도 배짱영업 여전

    “오후 2시부터 60만원을 깜짝 할인하라고 본사에서 지침이 내려왔어요. 지금 어디 가도 이 값에 못 삽니다.” 지난 3일 오후 3시 서울 종각역 인근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 직원에게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보조금 한도(27만원)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할부금 몇 개월치를 대신 갚아 주는 식으로 하면 된다”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날 서울신문이 서울 종각역과 명동역 일대 휴대전화 판매점 13곳을 직접 방문해 점검한 결과,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판매점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방통위가 이동통신 3사에 106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과징금을 내린 지 단 6일밖에 안 지났지만 판매점들의 배짱 영업은 여전했다. 오히려 연초 대목을 맞아 통신사와 제조사가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차별적인 보조금 탓에 스마트폰 시장은 더 혼탁해진 양상이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4(LTE-A)의 가격은 최저 35만 5000원에서 최대 80만 5000원으로 2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싼 곳의 경우 제조사가 밝힌 출고가(95만 5000원)와 무려 6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동일 제품에 대해 45만원씩이나 차이 나는 판매점 2곳 간의 거리는 176m에 불과했다. “스마트폰값은 복불복”이라는 시쳇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쟁사 제품들도 마찬가지였다. LG G2의 최저가와 최고가 차이는 50만원(30만~80만원)에 달했고 팬택 베가 시크릿업의 가격은 16만원(최저가)~72만 4800원(최고가)으로 4.5배 차이가 났다. 출고가가 106만 7000원에 달하는 삼성 갤럭시노트3도 정도는 덜했지만 판매점별로 큰 가격 차(60만 7000원~88만 7000원)를 보였다. 보조금 단속을 피하는 방식도 지능화됐다. 통신사나 제조사가 특정 시간대에 지역 대리점에 보조금 혜택을 몰아주거나 대리점 자체적으로 할부 개월 수를 30개월까지 늘려 수개월치 할부금을 대납해 주는 등 수법은 다양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지금처럼 소비자를 우롱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얼마든지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27만원 한도라는 방통위 기준은 10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맞지 않는다”면서 “특히 요즘은 통신사 외에도 제조사나 대리점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주고 있어 방통위가 시장 혼란의 책임을 모두 통신사에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정부와 통신사가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사이 판매 원가 공개 주장에만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방통위에서) 규제를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보조금 경쟁이 이뤄지는 건 현행 보조금 규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좀 더 투명하게, 좀 더 알기 쉽게 판매가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대통령 기자회견, 연례행사는 아니겠죠?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대통령 기자회견, 연례행사는 아니겠죠?

    “대통령 기자회견이 연례행사는 아니겠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마친 지난 6일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취임한 지 316일 만에야 처음으로 생중계되는 TV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농담을 하는 사람들을 탓할 수만도 없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은 언제쯤 첫 기자회견을 가졌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인 2003년 3월 14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반 만인 2008년 4월 13일 미국과 일본 방문을 앞두고 각각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첫해에만 10회와 3회씩 각각 기자회견을 더 열었다. 여하튼 전직 대통령들에 비해 어렵게 확보된 80분짜리 박대통령의 기자회견 영상은 회견 당일인 6일은 물론 7일까지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방송을 통해 정말 원 없이 반복해서 보고 있다. 신문들은 전망과 분석 기사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놔 제목만 훑어보는 데도 눈이 아플 지경이다. 손동작과 의상, 전문가들의 평점을 실은 데도 있었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 일반 국민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소통 부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은, 특히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직접 하는 자리인 동시에 국민들의 궁금증과 우려를 듣고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응답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즉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의 장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전국에 생중계되는 TV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다. 청와대는 언론이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탓하는 대신 국민들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면 된다. 그러려면 기자회견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바꿔야 한다. 1분 1초가 아까운 대통령에게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드는 기자회견을 수시로 열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보다 중대 현안이 있을 때, 공을 들인 주요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있을 때, 주요한 외국 순방을 앞두고 있을 때 등 계기를 잡아 부정기적으로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을 청와대 참모들이 적극 검토, 건의해 봄직하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분기별로 한 번 정도는 기자회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이번처럼 80분씩 기자회견을 가질 필요도 없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 기회가 늘어나면 항간에 전해지는 대통령의 ‘생중계 트라우마’도 사라질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단어 한 개, 토씨 한 개를 놓고 요리조리 뜯어보고 물고 늘어지는 것은 그만큼 직접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빚어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주요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전후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 약식 기자회견을 갖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기자 3~4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는 형식을 빌려 언론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이다. 경호 문제가 있겠지만 외국의 정상들처럼 주요 행사에 참석하고 나가는 박 대통령이 먼발치에서 목청껏 외쳐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지만 답하는 모습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쌍방향은 아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109차례 가졌던 주례 라디오 연설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는 기자들 질문에 일사천리로 답하는, 달변의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현안의 구체적인 사항들까지 대통령이 모두 꿰고 있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국정 운영의 큰 그림과 방향, 주요 현안,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담긴 한마디를 조금 더 자주 듣길 원할 뿐이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열리는 ‘정치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kmkim@seoul.co.kr
  • [공연리뷰] 체호프 단편 각색한 연극 ‘공포’

    [공연리뷰] 체호프 단편 각색한 연극 ‘공포’

    “무시무시하거나 비밀스럽거나 환상적인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어째서 실제의 인생으로부터가 아니라 꼭 유령이나 저승 세계에서 소재를 취하는 것일까요? 유령이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현실도 무섭습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단편소설 ‘공포’를 통해 죽음이나 저승도 아닌 삶 그 자체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마주하기도 싫지만 살아야 하기에 삶이 바로 공포라는 것이다. 지난 13일 막을 올린 연극 ‘공포’는 체호프의 소설이 던진 질문을 무대 위로 끌어냈다. 원작은 화자인 ‘나’가 친구인 드미트리의 집에 방문해 머무르면서 보고 들은 기괴한 삶을 그렸다. 드미트리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마리가 있지만 마리는 남편을 경멸한다. 이 집의 하인인 가브릴라는 지나친 음주벽으로 쫓겨났는데 드미트리는 그를 하인으로 받아들이기로 해 마리를 절망하게 만든다. 이들은 과거의 행동에 대한 죄의식으로 고통받지만 그 과거의 행동을 여전히 반복한다. 드미트리는 자신도 아내도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지리멸렬함을 털어놓으며 “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두려워한다”고 토로한다. 연극은 소설을 각색하면서 ‘나’를 체호프로 설정했다. 그가 1890년 모든 문학 활동을 접어둔 채 사할린 섬으로 여행을 떠났던 사실을 연결고리로 삼았다. 연극 속 체호프는 사할린 섬에서 돌아와 드미트리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가 사할린 섬으로 떠난 이유도, 돌아와서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도 드미트리와 아내와의 관계 속에 있다. 체호프는 인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목격자이자 자신 역시 삶의 불가해성을 겪고 있는 당사자다. 실제로 체호프가 사할린으로 떠난 이유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사할린에서 돌아온 후 그의 작품은 인간에 대한 실존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연극은 체호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삶의 궤적을 상상력을 덧붙여 재구성한다. 여느 체호프의 작품이 그렇듯 ‘공포’ 역시 인물들의 진부하고 견딜 수 없는 삶을 어떠한 가감이나 각색도 없이 보여준다. 그러면서 체호프의 절규를 통해 인간에게 선과 도덕의 의미는 무엇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존재하는지 묻는다. 젊은 작가들이 공동 창작의 실험을 이어 오고 있는 ‘창작집단 독’ 소속의 극작가 고재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오는 22일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 전석 3만 5000원. (02)922-082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대문 ‘복지의 힘’… 빵빵한 무인민원발급기

    서대문 ‘복지의 힘’… 빵빵한 무인민원발급기

    서대문구는 지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한 민원서류 발급 건수가 27만 1126건(1~9월)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발급 건수 14만 3161건과 비교하면 2.6배나 늘었다. 구 전체 방문 및 신고 민원처리의 34%에 해당한다. 무인민원발급기 이용이 급증한 배경에는 구 역점사업인 ‘동 복지허브화’가 있다. 구는 올해 14개 모든 동 주민센터의 맞춤형 복지전달 체계를 확대 개편했다. 동 주민센터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민원은 자동기기로 대체하고 현장 확인이 필수인 복지 업무에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다. 구 관계자는 “무인발급기 이용이 늘어난 만큼 줄어든 단순 민원 업무량을 복지에 쏟을 수 있다”며 “동 주민센터가 ‘주민 복지 업무의 최일선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안전행정부가 지난달 전국 광역 및 기초지자체에 시행한 ‘동 주민센터 복지기능보강’ 지침에는 동 복지허브화 사업이 전면 반영됐다. 구는 복지 서비스 강화를 위해 무인발급기 이용을 적극 권장했다. 이를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주민등록등·초본과 가족관계등록부 발급 수수료를 면제했다. 무인발급기 설치도 확대했다. 주민 이용률도 자연스레 늘었다. 구는 현재 동 주민센터를 비롯해 구청, 주민자치회관, 신촌역, 홍제역, 명지대, 세브란스병원 등에 무인발급기 21대를 설치했다. 5~6대가 마련된 다른 자치구에 비하면 월등히 많다. 특히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센터를 뺀 발급기 6대는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무료로 발급하는 곳은 서대문구와 은평구뿐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나 제적부도 무인발급기에서 뗄 수 있도록 대법원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읽기와 민주주의/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신문읽기와 민주주의/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매일 아침 몇 개의 종이신문을 읽고 전공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짬이 날 때는 스마트폰을 통해 포털사이트 초기화면에 어떤 기사들이 올려져 있는지를 살펴본다. 뉴스를 읽고 보면서 머릿속에 현실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러한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정부, 정치인, 정당이 제 역할을 하는지 나름대로 평가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지각하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쟁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아울러 그러한 쟁점을 접하게 된 출처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도 함께 확인한다. 학생들의 뉴스 노출 경로와 현실 인식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나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도 나름 학생들과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몇 학기 동안 반복해서 탐문하고 관찰한 결과 20대 대학생의 뉴스 소비행태가 지니는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대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치·사회적 쟁점은 종이신문이 1면이나 종합면에서 다룬 주요 사건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한 후 주요 의제에 대한 응답 차이는 대학생들의 편중된 뉴스 노출 경로에서 기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를 들어, 2012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젊은이들 대부분은 종이신문이 아닌 PC인터넷(88.5%)과 모바일인터넷(86.8%)을 통해 신문뉴스에 노출되는 반면, 종이신문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12%에 불과했다. 특히 PC인터넷과 모바일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뉴스의 상당량이 연예 뉴스 혹은 스포츠 뉴스라는 연구 결과를 고려한다면 젊은이들이 인식하는 주요 의제가 종이신문이 중요하게 다룬 사안들과 일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치·사회 의제 인식 및 평가에서 다양성 대신 표준화가 발견된다. 표준화는 특정 사안에 대한 인식 및 평가가 획일적이라는 것을 뜻하는데, 특정 사안을 다양하게 조명한 뉴스들을 접하는 기회가 제한적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뉴스 제목을 보고 뉴스를 클릭해서 인터넷뉴스에 노출된다는 응답이 87.4%에 달하고(언론진흥재단 <2012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 주요 언론사의 홈페이지 방문자가 가장 빈번하게 경유한 도메인이 네이버닷컴이나 다음넷 같은 포털이라는 조사 결과(닐슨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뉴스를 통해 얻는 주요 의제와 이에 대한 평가적 관점은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모바일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된 요즘 뉴스에 노출되는 기회는 이전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많은 이들은 스마트폰 이용 시간의 대부분을 정치뉴스가 연예뉴스의 7분의1에 불과한 포털사이트 뉴스 이용에 할애한다(언론진흥재단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모바일 뉴스 이용> 보고서). 소수의 학생들만이 정치·사회적 의제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들 모두 가정에서 신문을 구독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신뢰할 수 없어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말할 때 저널리즘 차원에서 뉴스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줄 알아야만 올바른 비판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학기 동안 뉴스를 읽고 평가하는 강좌를 개설해 진행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제외한 나머지 14주에 맞추어 뉴스 보도의 주제(혹은 영역)를 구분하고 매주 특정 주제에 관한 언론보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글들을 읽고 관련 동영상을 본다. 그런데 취재원 및 문장의 술어 분석을 통해 뉴스가 누구의 관점을 편들고 무시하는지를 평가하는 작업만 해도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학생들은 말한다. 뉴스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이럴진대 일반인들을 위한 뉴스 읽기 교육이 실시된다면 시민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다. 신문읽기는 사회구성원 간 토론을 활성화해 정치 참여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므로 건강한 민주주의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성동 ‘洞주민센터 재편’·서대문 ‘洞복지 허브화’ 복지전달체계 롤모델로

    성동구와 서대문구가 2일 보건복지부 복지전달체계 표준모형 개발 사업에 대표적 모델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큰 틀의 복지정책 마련 못잖게 중요한 게 세밀한 현장 복지전달체계라는 지적은 늘 있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추진실적, 어려움, 극복방향, 핵심 성공요인 등을 수록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배울 수 있도록 ‘복지전달체계 개편 우수사례 매뉴얼’을 펴냈다. 여기에 두 자치구는 ‘동 주민센터 기능보강모형’, 경기 남양주시는 ‘부분거점모형-도시형’, 전북 완주군은 ‘부분거점모형-농촌형’으로 손꼽혔다. 성동구는 지난해 9월부터 동주민센터의 재편을 꾀했다. 복지담당 인력을 늘려 찾아가는 복지의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덕분에 복지종합상담창구를 강화해 상담실적만 월 평균 600%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 횟수와 상담 실적은 월 평균 200%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기존의 법과 제도만으로 소화가 안 될 경우 민간단체와 협력하도록 한 서비스 연계 실적도 최근 1년간 1만 5000여건이나 된다. 복지사각지대 최소화는 물론 중복과잉복지도 어느 정도 걸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10월엔 복지행정 민·관 협력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서대문구도 ‘동 복지허브화’ 사업을 통해 주민센터의 단순·반복적인 민원을 자동 기기로 대체하고 현장 확인이 필수인 복지업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올해 복지담당 인력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보강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복지동장제 도입, 복지지원팀 운영은 물론 고용·보건 등 다른 분야와 연계협력을 강화하는 등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면서 “구민 복지체감도를 높이는 데 전 직원이 새삼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투자심리 ‘꿈틀’… DMC파크뷰자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투자심리 ‘꿈틀’… DMC파크뷰자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망은 차가워졌지만 투자심리는 뜨겁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통계청의 ‘2013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이 늘면 부동산에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가구주는 지난해 응답 비율(40.6%)보다 높은 47.3%로 조사됐다. 부동산 투자 의사가 있는 가구주의 주된 투자 목적으로 ‘내집 마련’(35.2%)이 가장 많았다. ‘노후 대책’을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꼽은 가구주도 2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수단 가운데서도 부동산의 선호도는 여전했다. 가구주들은 가계 자산운용 방법으로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47.8%)에 이어 ‘부동산 구입’(23.9%)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구입’을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0.5% 포인트 줄었지만,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를 선택한 비율은 같은 기간 더 크게 감소(-1.6% 포인트)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심리가 높은 이유가 금융자산 재테크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5%에 머물고 있고, 시중은행의 이자는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속에 부동산이 대체 투자상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4구역에 분양 중인 ‘DMC파크뷰자이’가 저렴한 분양가와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분양조건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DMC파크뷰자이는 이달 들어 모든 계약자에게 발코니 무료확장, 시스템에어컨 무상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중도금 무이자도 제공하면서 사실상 분양가 세이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분양관계자의 전언이다. 분양가도 3.3㎡당 평균 1500만 원대로 전용면적 84㎡ 기준 4억80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이는 인근 시세 대비 약 3000만원 가량까지 저렴한 수준. 분양관계자는 “계약조건 변경으로 중소형은 물량에 대한 문의가 많으며 주말에는 평균 500명 이상의 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등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는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4300세대 대단지면서 전용 59~175㎡로 구성됐다. 전용 85㎡ 또는 6억 이하 물량이 일반분양 1550가구 중 1150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74%를 차지해 양도세 감면 혜택과 취득세 영구 인하(예정)도 적용 받을 수 있다. 경의선 가좌역이 걸어서 5분 거리, 6호선과 경의선 환승역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도 인근으로 마포, 여의도, 종로 등 중심업무지구로 이동하는 버스도 많아 도심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또 기업 입주가 시작된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상암DMC)가 인근에 있어 상암DMC 개발에 따른 호재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 단지 앞으로 홍제천이 지나며 인근에 불광천 및 백련산, 매봉산 등의 녹지가 풍부하고 홈플러스월드컵점, CGV 상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의 편의시설도 가까워 생활 인프라면에서 우수한 환경을 자랑한다. 단지 내부에는 뉴타운 최초로 수영장이 설치되며 실내 골프 연습장•사우나•피트니스센터 등 인근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규모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견본주택은 현장 인근의 서대문구 남가좌동 124-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입주 예정시기는 오는 2015년 10월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12월이 두렵다. 아니, 11월부터 불안하고 가슴이 갑갑해진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양에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신문 사회면에 실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다음 날이다. 수능 가채점 결과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수도권의 한 특목고 3학년 남학생이 별다른 연고도 없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에도 대구에서 수능을 하루 앞두고 대입 삼수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매년 수능을 전후해 수험생들이 시험 성적을 비관하거나 심적인 압박감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10~19세 청소년 자살자가 10만명당 5.58명이다. 10년 전인 2001년의 3.19명보다 57.2%나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아동청소년으로 분류하는 10~24세 자살률은 2000년 10만명당 6.4명에서 2010년 9.4명으로 47%나 늘었다. 순위가 18위에서 5위로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31개국 평균은 7.7명에서 6.5명으로 줄었다. 이런 한국의 ‘대입병’은 국제적으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자 ‘아시아의 광적인 대입시험 열풍’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과도한 입시경쟁을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한국 교육과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꼬집었다. 우리야 다 아는 이야기라지만 외국 신문 사설에까지 오르내리는 현 상황에는 할 말이 없다. 뉴욕타임스의 사설이 아니어도 숨막히는 대입 과열경쟁이 우리의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자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문제다. 기성세대는 ‘대학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얘기를 곧잘 한다. 국내외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고, 취직을 했어도 명문대를 나왔다고 사회적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닌 것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지내 놓고 보면 대학만큼 ‘고비용 저효율’인 투자도 없다. 우리 주변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이른바 ‘고졸 신화’가 적지 않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에서 국무총리실장이 된 김동연, 국내 100대 기업의 유일한 고졸 출신 사장인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사장, 장인수 OB맥주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회장 등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문화계로 돌리면 학력이 아닌 실력과 재능으로 성공한 이들은 훨씬 많다. 조용필, 서태지, 양현석, 보아, 류현진, 이청용, 김기덕….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지인들과 만나면 운동이나 예술 등에 재주가 있으면 밀어줄 텐데 이도저도 아니니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더라는 얘기를 농 삼아 한다. ‘고졸 신화’는 내 얘기가 아닌 남에게만 해당된다는 듯 말하곤 한다. 그러다 올 들어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교생들의 얘기를 들으면, 성적 스트레스에 신경이 곤두서 위태위태하다는 다른 집 아이들 얘기를 들으면 순간이지만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건강한 게 최고다”, “살아 있으면 됐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단다. 제도와 사회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겠지만 솔직히 변화를 기약할 수 없으니, 우선 가슴을 쓸어내렸던 부모들부터 한발씩 물러서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간섭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자. 집에 가면 방문을 닫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아이를, 귀찮다며 뿌리치는 아이를 한 번 꼭 안아 주자. 12월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 내는 첫걸음이다. kmkim@seoul.co.kr
  • 쉼을 품은 나… 가을의 선물 남도 단풍

    쉼을 품은 나… 가을의 선물 남도 단풍

    여기저기서 단풍 예찬이 한창이다. 일상이 바쁜 당신, 어떻게든 시간을 내 가 보고는 싶은데 명소가 너무 많다 보니 정작 어디로 가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고민을 덜어 주는 단풍 명소들이 있다. 언제 가도 아름답고 단풍철이면 더 고혹적인 곳,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전남 장성의 백양사다. 명소를 넘어 ‘단풍의 전설’이 돼 가는 두 절집을 다녀왔다. 지난주에도 절정은 아니었다. 절집 안팎을 둘러친 ‘애기단풍’들은 이제야 발그레해지기 시작했다. 두 절집 간 거리도 멀지 않아 1박 2일로 묶어 돌아볼 수도 있다. ‘애기단풍’들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한껏 무르익은 자태를 선보일 듯하다. 남도 단풍은 이제부터가 절정이다. ‘구름 속에서 참선하기’(선운·禪雲)란 애당초 글렀다. 사방을 둘러친 단풍 숲의 자색이 이리 고우니 참선은 고사하고 정신줄 놓지 않게 꽉 붙들어 매야 할 판이다. ‘호남의 내금강’ 선운산 이야기다. 선운산은 낮다. 최고봉이 불과 336m다. 그 주변으로 300m 안팎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크레용팝’의 춤사위처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도 근동에선 내금강 운운하며 제법 명산 대접을 받는다. 수려한 산세와 웅장한 암벽 등 산에 깃든 옹골찬 풍경 덕이다. 산의 원래 이름은 도솔산이었다. 불가의 시선으로 보자면 미륵보살이 머무는 정토(淨土)다. 산 아래로 흐르는 개천은 도솔천, 그 주변은 도솔계곡이다. 이게 선운산으로 바뀌었다. 도솔산 들머리를 타고 앉은 절집 선운사가 명찰의 반열에 오르면서 주변 산의 이름마저 바꿔 놓은 거다. 높이로만 따진다면 선운산의 체급은 경량급이다. 한데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는 중량급이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절정은 역시 단풍철이다. 선운사 주변 도솔계곡 일대가 물감을 칠한 듯 붉고 노랗게 변한다. 이 장면을 도솔천이 또 한번 비춰 낸다. 감동 두 배의 풍경이다. 산이 높지 않으니 오르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동네 야산을 산책하는 것보다 조금 더 힘을 쓰는 정도다. 예닐곱 시간씩 걸리는 선운산 일주산행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선운사에서 도솔계곡 안쪽으로 들어가 도솔암~내원궁~낙조대~천마봉을 거쳐 다시 도솔암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풍경과 역사를 고루 엿볼 수 있는 핵심 코스다. 거리는 주차장에서 천마봉까지 약 4.7㎞. 빠른 걸음으로 3시간 안팎에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선운사와 도솔암, 내원궁 등을 천천히 돌아본다 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개중엔 도솔암 내원궁까지만 보고 되돌아가는 경우도 흔하다. 한데 천마봉 오르는 길에서 굽어보는 풍광을 놓친다면 단언컨대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도솔암 뒤편 산자락을 10분 남짓 오르면 낮은 산이 선사하는 큰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도솔계곡이 왜 국가 지정 명승이 됐는지도 여실히 알게 된다. 선운사 주차장에서 보행자 전용 통로를 따르면 곧 일주문이다. 여기 단풍도 좋다. 노란 은행나무와 애기단풍 등이 잘 어우러졌다. 길은 도솔계곡과 절집 담장 사이로 이어진다. 울긋불긋 제 빛깔을 내는 단풍나무도 있긴 하나 선운사 단풍의 백미로 꼽히는 도솔계곡 주변의 거목들은 여태 푸른빛을 띠고 있다. 이번 주말쯤 완전히 붉어진 뒤 이달 중순까지는 절정의 자태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운사의 아침은 사진작가들이 연다. 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작가들로 도솔계곡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작가들 가운데는 홍콩,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도 있다. 남도 단풍의 빼어난 자태가 인근 나라들에도 알려진 것. 바야흐로 ‘단풍 한류’가 도래하려는 게다. 사진작가들처럼 특정한 시간대에 선운사를 찾지 않아도 되는 여행자라면 점심 무렵 방문하기를 권한다. 머리 위까지 올라온 해가 도솔계곡 이곳저곳에 고르게 볕을 비출 때라야 단풍의 제 빛을 감상하기 좋다. 느릿느릿 선운산 단풍을 눈에 담은 뒤엔 낙조대에 오른다. 물론 해 지기 전에 올라야 한다. 운이 좋다면 멀리 서쪽 바다 너머로 펼쳐지는 기막힌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선운사를 휘휘 돌아 계곡 옆으로 나오면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과 만난다. 길은 평탄하다. 야트막한 오르막은 있지만 된비알은 없다. 무엇보다 단풍 든 풍경과 동행할 수 있어 좋다. 도솔암까지 줄곧 이런 길이 이어진다. 선운사길은 보은길 혹은 소금길로도 불린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백제 위덕왕 24년(577)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報恩鹽)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라는 거다. 지금도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선운산은 문화재를 여럿 품고 있다. 동백나무숲(184호), 장사송(354호) 등은 천연기념물이고 선운사 대웅전(290호)과 도솔암 마애불(1200호) 등은 보물이다. 도솔계곡 자체가 ‘보물’이기도 하다. 국가지정 명승(54호)이다. 이 모습은 계곡 밖에서 봐야 한다. 도솔암에서 천마봉 쪽으로 난 철제 계단 옆의 무명 바위가 전망 포인트다.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기댄 도솔암 내원궁과 늙은 호박처럼 동글동글하게 어깨를 마주한 암벽들, 그 아래로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도솔계곡 단풍들이 눈에 들어찬다. 절정의 풍광이다. 예서 천마봉까지는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천마봉 정상은 너른 너럭바위다. 다리쉼하기 딱 좋다. 내원궁은 도솔암 위쪽, 천마봉 맞은편에 있다. 이번 단풍 여정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곳이기도 하다. 내원궁은 수령이 오래된 단풍나무들이 에워싸고 있는 작은 암자다. 단풍나무 잎은 어린아이 손톱만 하다. 이른바 애기단풍이다. 한데 나뭇잎들이 파랗다. 저 나무들이 죄다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객이 쏟아내는 탄식으로 암자 앞 뜨락이 가득 찰 판이다. 내원궁까지는 161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108번 참회하고 53번 선지식을 친견하는 심정으로 디뎌야 마음이 정갈해진다는 뜻에서다. 내원궁에서 마주하는 천마봉과 낙조대 등의 풍광도 제법 옹골차다. 도솔암의 자랑은 마애불이다. 내원궁을 떠받친 암벽 칠송대(七松臺)의 한쪽 벽면에 조각돼 있다. 높이는 13m, 너비는 3m다. 고려 초에 유행한 거불 양식이 잘 살아 있는 미륵불이다. 여태 선명한 얼굴과 두 손을 보자니 수백년 세월이 새삼스럽다. 불상의 배꼽에는 검단선사가 봉해 둔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미당시문학관이 있는 선운리 돝움볕마을(안현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마을 뒤편 산자락이 국화와 구절초 등으로 화사하게 단장됐다. 시인 서정주의 묘도 이 산기슭에 있다. 온통 샛노란 국화꽃밭에 서면 벽화마을로 이름난 돝움볕마을과 그 너머 하전갯벌 등이 아슴아슴 펼쳐진다. 선운사에서 8㎞쯤 떨어져 있다. 대산면 성남리 일대에서도 오는 18일까지 국화축제(063-564-9779)가 열린다. 그야말로 수억 송이의 국화와 만날 수 있다. 입장은 무료다. 글 사진 고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선운사다. 선운산관리사무소 (063)560-8681. 백양사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담양 방면으로 9.6㎞를 달리다 장성군 북하면 소재지에서 891번 지방도로를 타고 4㎞ 정도 더 가면 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백양사무소 (061)392-7288. →맛집 선운사 주변은 죄다 장어구이집이다. 어림잡아 40곳은 족히 넘는다. 연기식당, 할매집, 신덕식당, 산장회관, 명가풍천장어 등이 알려졌다. 백양사 초입 별궁민속식당은 산채정식이 유명하다. 풍미회관은 한정식, 단풍두부는 두부전골, 산골짜기는 꿩샤부샤부로 각각 이름났다. →잘 곳 선운사 초입에 선운산 관광호텔(063-561-3377)과 선운사 유스호스텔(063-561-3333)이 있다. 송악모텔, 청원모텔 등도 깔끔하다. 백양사 쪽에선 백양관광호텔(061-392-2114), 은혜가족호텔(061-392-7200) 등이 깨끗하다.
  • 국내여행 | 가을빛 담아 빠알간 장수

    국내여행 | 가을빛 담아 빠알간 장수

    계절은 색色으로 다가온다. 입추가 지나니 벌써 울긋불긋한 색들이 튀어나와 몸소 가을을 알린다. 멋과 맛 모두가 붉디붉은 장수야말로 가을의 출발점이었다. ●주 朱 논개님의 성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전라북도 장수는 논개가 태어난 고장이다. 기녀로 평가절하된 논개가 마냥 애틋한 장수 사람들은 정성스레 제의를 지내고 붉은 사당을 세워 아름답게 가꿔 왔다. 땅에 발을 딛고, 오는 길에 움츠렸던 몸을 쭈욱 펴 본다. 서울에서부터 3시간 거리에 있는 장수에 도착했다. 버드나무에 실려 오는 싱그러움이 섞인 공기가 마냥 달다. 손끝 발끝까지 청정한 기운이 금세 퍼지도록 바지런히 숨을 삼켰다. 한달 넘게 이어졌던 여름장마, 그 뒤에 바짝 붙어 숨통을 조였던 폭염에 지칠대로 지쳤건만, 장수에서는 기분이 마냥 달뜬다. “아마 해발이 좀 높아서 그럴 겁니다. 장수는 관측 이래로 열대야가 있어 본 적이 없어요.” 장수군 문화해설사님이 읊는 장수군 예찬을 주욱 듣자니 괜스레 기분 좋아지는 장수군의 기후적 특성을 이해할 법도 하다. 평균 500m 이상의 해발고도에 위치한 장수군은 여름에도 공기 중 습도가 낮아 한낮에 그늘 아래만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훑는다. 살기 좋은 마을이니 사람이 모이지 않을 턱이 없었다. 장수에는 조선시대 때 중국에서 건너 온 주朱씨 일가가 모여 살았는데, 이 무리 안에서 왜군 장수와 함께 촉석루에서 몸을 던진 논개論介가 나고 자랐다. 양반 주달문의 딸로 알려진 주논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 나섰다가 성이 함락되자 자결한 남편 최경회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주 관기로 등록했다고 전해진다. 진주성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가 연회 준비를 지시하자 논개는 이 기회를 틈타 왜장을 바위 위로 꾀어내어 함께 남강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에게는 의로운 바위라는 뜻의 의암義巖이라는 호가 붙여졌고 그녀의 의로운 행동을 입으로 전한 지역민들은 눈물로 추모했지만 논개는 언제나 평가절하 되었다. 유교 사상 아래서 기녀라는 신분을 갖고 있었던 논개는 보수적인 지배계급에 의해 편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논개가 태어난 장수는 그녀를 더 애달프게 여기는 것 같다. 비록 사후지만 그녀를 기리기 위해 아름다운 사당을 지어놓고 남녀노소 사당에 올라 그녀를 추모한다. 그녀의 성처럼 붉은색의 사당이 의암호 주변에 우거진 나무의 초록빛과 대조돼 더욱 아름답다. 사당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3층 높이의 계단을 타야 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의암호의 풍광이 수고스러움을 감내하게 만든다. 주씨 일가가 모여 살았던 주촌마을에는 아직도 논개 생가가 남아있는데 너와를 척척 얹은 기와집이 오순도순 모여 있어 구경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논개사당 의암사義巖祀┃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 3 문의 063-352-2550 입장료 무료 논개생가마을┃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1013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홈페이지 nongae.go2vil.org ●홍紅 아삭하니 한 입, 구수하니 두 입 볕을 받을수록 붉어지고 밤낮의 일교차를 극복할수록 단단해지는 게 사과다. 장수를 사랑하는 사람 손에 길러진 소는 인간에게 땅의 기운을 전한다.오전을 걷는 데 보내고 나니 평온했던 뱃속에 한바탕 소란이 인다. 위장의 동요는 사무실에 앉아서는 느끼지 못할 건강한 식욕이었다. 장수군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를 찾아 나설 타이밍인 것이다. 향긋한 향이 감도는 사과밭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절로 입에 군침이 고인다. 하루하루 가을에 가까워지고 있는 하늘 아래서 뜨거운 태양을 받아 익어 가는 사과들이 붉은색의 명도를 차츰차츰 높여 가고 있다. 단단한 과육을 자랑하는 최상 품종인 장수의 사과를 키우는 것은 기후가 8할이요, 농부의 땀이 2할이라 했다. 여름 평균 기온이 22도 정도로 선선하고 일교차가 심한 장수는 사과가 자라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췄다. 가능성을 일치감치 알아본 농부들이 장수의 너른 터에 집중적으로 사과나무를 심은 결과 전국에 유통되는 사과 중의 25%가 장수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장수군은 일반 사람들에게 사과나무를 분양하기도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년 동안 작은 농장의 주인이 되어 직접 농사에 참여하거나 수확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사과농장에 들렀더니 주인의 이름표를 단 나무들이 추석을 앞두고 열심히 과실을 살찌우고 있었다. 9~10월 수확철에는 6,000~7,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튼튼히 여문 사과를 똑똑 거둬들인다. 가을 내내 작은 마을이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하니 사과는 장수의 에너지를 먹고 자라 다시 이 땅에 생동감을 선사하는 보은報恩 식물 같다. 맑은 공기와 건강한 땅의 기운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건강함은 사람에서 가축에까지 전해진다. 쨍쨍한 볕을 받아 낮 시간 내내 유기물을 합성한 풀을 먹고 자란 소는 장수군의 또 다른 아이콘이다. 장수 어디서나 소의 먹이로 쓰기 위해 건초와 짚을 정성스럽게 묶어놓은 곤포가 눈에 띈다. “잡다한 고기 찌꺼기를 먹고 자라는 소들과는 차원이 다르단 얘기지.” 우리 한우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드는 장수 사람들의 자랑스러움이 느껴진다. 현재 장수에는 3만2,000두 이상의 한우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장수군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많은 수라고 한다. 한우유전자뱅크에서는 장수 한우의 우수한 품질을 유지·개량하는 데도 애쓰고 있다. 우르르 쾅쾅, 텅 빈 위장 소리. 자, 공부는 그만하고 붉은 육질 사이로 하얀 마블링이 반짝반짝 빛나는 한우를 숯 위에 올릴 시간이다. 장수사과 사이버팜┃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와동길 56 문의 063-350-5348 분양가격 한 그루당 10만원 홈페이지 www.mtapple.go.kr ●적赤 적토마를 타고 내달리리 유일하게 동물과 한 팀이 되어 교감하는 스포츠, 승마. 가을볕 아래 말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기분은 그 무엇과 쉽게 대치될 수 없으리.잔뜩 보양식을 먹었으니 훌훌 발산할 차례다. 다음 행선지를 보니 주소에서부터 웃음이 인다.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에 있는 장수 승마체험장. 다그닥다그닥 말을 타고 달리듯 리듬감이 한가득 하다. 승마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말들이 뛸 수 있는 너른 땅 외에도 예민한 말이 조용하게 쉴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활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캐나다나 미국에서 승마가 보편적인 운동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땅덩어리가 좁기로 우리나라 버금가는 네덜란드를 여행했을 때 도심 공원에서 누구나 말을 탈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이 익숙하게 말을 다루는 걸 보고 새삼 부러웠던 경험이 있다. 역시 세상만사는 갖춰진 환경보다 의지의 문제인 듯하다. 어찌됐든 ‘부자 스포츠’로만 여겨지는 승마를 장수군에서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입장료만 내면 누구든 기승체험을 하면서 승마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비바람막이가 설치돼 있어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말을 타기 위해서는 머리에 꼭 맞는 승마모자와 종아리 보호대인 챕스chaps를 착용해야 한다. 승마체험장에 모두 구비돼 있으니 따로 챙겨 갈 필요는 없다. 실제로 말안장에 오르면 보기보다 체감하는 높이가 높다 보니 긴장하게 되지만 그도 잠시, 말이 이끄는 리듬에 몸을 맡긴다. 4명이 한팀이 되어 코치의 지시 아래 말 위에서 걷다가 뛰다가 달리다가 걷다가를 반복한다. 전신에 유연하게 흐르는 리듬을 타고 나면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트랙에서 타는 게 익숙해지고 나면 너른 목장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적갈색 말에 오르고 싶어진다. 승마체험장 내에는 아기 조랑말과 당나귀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고 거대한 트로이목마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장수 승마체험장┃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176-7 문의 063-350-2579 운영요일 수~일요일(월·화요일 휴장) 운영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 성인 2만5,000원, 청소년 1만8,000원, 어린이 1만2,000원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장수군청 www.jangsu.go.kr☞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9월6일부터 8일까지 장수군 의암공원 일대에서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가 열린다. 올해 7번째로 치러지는 중견 축제답게 다채로운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2박3일간 펼쳐지는 축제에 참가해 직접 수확한 사과를 맛보고 1,500명이 한번에 장수 한우를 시식해 보자.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한우곤포 나르기 대회’에 참가해 힘을 뽐낼 수도 있다. 축제 2일차(7일)엔 음력 7월 보름 불가佛家의 승려들이 부처를 공양하는 날 풍요를 기원하는 장수 지역의 영농문화인 깃절놀이가 펼쳐져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흥을 돋운다.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가 열리는 의암호 주변에는 캠핑장이 설치돼 야외에서 묵으며 청정 장수를 체험할 수 있다. 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의암공원 및 장수군 일원 문의 063-352-2011 운영시간 9월6~8일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jangsufestival.com
  • [옴부즈맨 칼럼] 안젤리나 졸리와 연예인 홍보대사/이갑수 INR대표

    [옴부즈맨 칼럼] 안젤리나 졸리와 연예인 홍보대사/이갑수 INR대표

    수십 년간 심한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에는 아직도 500만개 이상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뢰 사고로 캄보디아 인구 290명당 1명이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영화 촬영차 캄보디아를 방문했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지뢰를 밟아 불구가 되고, 지뢰를 제거한 땅 위에 세워진 학교에 가기 위해 매일 위험천만한 지뢰밭 길을 아슬아슬하게 뚫고 등하교하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현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지뢰제거를 위한 국제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유엔은 졸리를 유엔난민기구(UNHCR)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졸리는 졸리-피트 재단을 설립해 화답하며 활동 반경도 넓히고 기부도 늘려나갔다. 2007년 졸리는 인류의 자유와 난민 발생 방지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구호위원회로부터 자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졸리 말고도 진정성을 갖고 자발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의 연예인들은 수없이 많다. 스타들의 이런 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선진국의 정부기관이나 단체들이 그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한 바 있다. 물론 그들에게 모델료나 협찬금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스타들이 많은 돈을 기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기관에서 홍보에 대한 강의를 할 기회가 종종 있다. 강의 마지막 순서로 효과적 정책홍보를 위한 ‘10계명’을 강조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연예인 홍보대사 남용하지 않기’이다. 무분별한 홍보대사 남발은 아무도 기억도 못하고 효과도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모델료를 주는 것은 더더욱 예산 낭비라고 덧붙인다. 때마침 10월 4일자 서울신문에 난 조그만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끈다. ‘기재부, 홍보대사에 4억원대 모델료 지급 논란’이 그것이다. 정부기관에서 연예인들에게 연간 수십억원의 돈을 주고 홍보대사에 임명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일부 정부기관들은 연예인 중심의 홍보대사 임명 제도를 폐지했고, 돈을 받지 않고 기부 등 공익적 활동을 열심히 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홍보대사 제도가 예산 낭비이냐 여부가 아니다. 공공기관과 연예인들의 철학과 인식에 관한 문제이다. 홍보대사라는 것이 무엇인가. 연예인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대가를 받지 않고 특정 정책이나 활동에 공감해 순수한 차원에서 부여하는 명예직일 뿐이다. 따라서 홍보대사는 사회·공익적 분야에 뜻을 같이하거나 직접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부차적으로 의뢰할 수 있는 것이지, 그들의 대중적 인기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임명해 운영한다면 의미도, 효과도 떨어진다. 아직도 인기 스타들을 내세워 정책 홍보를 하려는 공공기관이 있다면 근본적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공공기관들은 홍보대사나 미디어 광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무분별한 도입 등 나열식 홍보보다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 인식과 사회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홍보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 절감 효과도 제대로 나타난다. 정부기관의 잘못된 정책 수행과 결과를 기사로 비판하고 있는 서울신문 또한 차제에 남발되고 있는 홍보대사 문화의 실태를 정확하게 짚어보고 홍보대사 제도가 당초 취지에 맞게 발전, 정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 40대~60대 2명중 1명 ‘스트레스성 복통’ 경험

    40대~60대 2명중 1명 ‘스트레스성 복통’ 경험

    40대부터 60대까지 중장년층 2명 중 1명은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일 발표한 2008~2012년 5년간 ‘과민성 장 증후군’ 분석 결과를 보면, 이 증상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08년 149만명에서 2012년 162만명으로 5년 새 13만명(8.7%) 정도 늘었다. 총진료비는 2008년 약 584억원에서 2012년 약 763억원으로 179억원(30.8%)쯤 증가했다.  2012년 기준으로 외래는 161만명, 입원은 1만명이었다. 특히 증세가 심해 응급실을 방문한 과민성 장 증후군 진료인원은 892명으로, 전체 입원 진료인원 1만명 중 6명은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연령별 점유율은 50대 20.5%, 40대 16.0%, 60대 14.3%로 40~60대가 50.8%나 됐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복통,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 설사나 변비 등 배변장애 증상을 반복적으로 느끼는 만성질환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내시경 검사를 하더라도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없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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