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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에 4300번 같은 민원 제기한 50대남 결국..

     국민권익위원회 장태동(54)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장은 ‘해결사’로 통한다. 부처내 내로라 하는 조사관들조차 두손 두발 다 들고만 고질민원도 그가 나서면 해답이 찾아질 때가 많다. 지금의 특별조사팀으로 자리를 옮긴 건 그런 자신감 덕분이기도 했다.  “특별민원은 엄청난 행정력을 소모하게 만들고 업무담당자에게는 말 못할 스트레스를 안기는 행정현장의 고질입니다. 문제는 그 피해가 결국 양질의 민원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보통의 민원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권익위 내에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이 꾸려진 것은 지난해 7월. 정부 부처 가운데는 최초의 시도로, 악성민원을 전담할 별도의 전문팀이 절실하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서였다. 권익위 내 160여명의 조사관을 대상으로 내부 공모를 거쳐 팀장인 그를 포함해 3명의 ‘소수정예’ 악성민원 전담반이 조직됐다.  그가 말하는 악성민원 처리 노하우는 의외로 간단했다. ‘고질’이나 ‘악성’이란 편견을 깨고 그저 ‘특별한’ 민원으로 바라보라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특별민원인은 어린 아이 다루듯 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타인에 대한 불신이 강한 특성이 있는 만큼 일단은 무조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내가 필요한 거죠.”  민원인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얘기만 늘어놓더라도 조사관은 흥분하면 안 된다는 게 그가 전하는 비법이다. 억지를 부린다고 “법대로 처리하자.”는 말을 조사관이 내뱉는 순간 민원인은 반감을 갖게 돼 자칫 악성민원으로 몰아갈 위험성이 커진다고 귀띔했다.  특별조사팀이 가동된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악성·반복 민원은 모두 30건. 6개월여 만에 19건을 처리하는 성적을 보였다. 군 복무 시절의 사고를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게 해달라는 민원을 지난 6년간 권익위에 4300여차례나 반복한 광주의 50대 남성을 설득한 성과는 무엇보다 컸다. 장 팀장은 “민원인 입장에서는 분명히 억울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과거 군 부대에서의 사고·치료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유공자 인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현장조사를 나갈 때마다 일일이 민원인을 대동해 신뢰를 쌓았던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제아무리 베테랑이라지만 억지주장을 듣고 대응하는 게 일인 그에게도 스트레스는 산처럼 쌓인다. 업무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묘책이 있냐는 물음에 “사무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날 민원인과 입씨름했던 얘기를 머릿속에서 무조건 지워버리는 것”이라며 웃었다.  공직에 발을 들인 지 올해로 32년째. 1980년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서 9급 서기로 출발했다. 이후 보은군청, 충북도청, 내무부, 인천 계양구청 등으로 적을 옮기며 공직 이력을 착실하게 쌓아왔다. “책상물림으로 법대로만 일을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경직된 사고로는 민원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공무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는 그는 “머리와 머리가 부딪치면 ‘두통’이 생기지만, 가슴과 가슴이 맞닿으면 ‘소통’이 가능해지는 법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권익위 ‘고질민원’ 해결 팔 걷었다

    20년 전 군복무 중 군차량에 부딪쳐 머리를 다쳤던 김 모씨(50·광주광역시). 사고 이후 간질이 재발되자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군 병원의 치료기록이 없어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했으나 대법원에서도 결국 패소했다. 간질로 취업이 어려워진 김씨는 억울한 마음에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6년간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 무려 4300여 차례. 담당 조사관이 김씨의 민원을 접수하고 답변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716시간. 조사관 한 명이 김씨의 ‘고질 민원’을 상대하느라 근 석달을 아무것도 못하고 묶여 있었다는 계산이다. 권익위가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을 가동하는 등 행정력 낭비를 줄이기 위한 고질민원 해법찾기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다. 민원조사기획과에 따르면 특별조사팀 등의 다각적인 대응노력 덕분에 지난 6개월여간 권익위에 접수된 악성·반복 민원 30여건 가운데 10건을 합의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특별조사팀이 발족된 것은 지난해 7월. 정부 부처로는 최초로 만들어진 고질민원 전담반으로, 평균 7년 경력의 베테랑 조사관 3명이 투입됐다. 고충처리국 관계자는 “지난 5년간 민원인 28명이 반복 제기한 민원은 5734건으로, 한 사람이 같은 민원을 5년간 평균 205차례나 계속 제기한 셈”이라면서 “고질민원 1건의 행정처리에 최고 500시간이 소요됐고, 약 474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 동안 특별조사팀이 터득한 고질민원 해결책 가운데 가장 효력이 빨랐던 방식은 의심많은 민원인을 조사과정에 직접 대동해 두 말이 못 나오게 만드는 ‘현장확인형’. 특별조사팀 박세기 과장은 “광주의 고질민원인 김씨의 경우 그가 사고를 당했던 군 부대와 군 병원을 함께 방문해 당시의 기록이 없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시킴으로써 조사결과를 신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간영역의 민원이라도 무조건 배제하지 않고 최대한 성의를 보여주는 ‘회유형’도 효과가 좋았다. 권익위는 이 같은 고질민원 처리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향후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현장 가면 답 있어… 불가능한 민원 없죠”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현장 가면 답 있어… 불가능한 민원 없죠”

    발상의 전환으로 ‘길고양이(유기 고양이) 개체수 조절의 달인’으로 선정된 대전시 대덕구 경제팀의 엄명호(53·농업 6급) 주무관의 소회는 남달랐다. 축산공무원으로 27년째 재직 중인 그가 길고양이와 연(?)을 맺은 것은 2004년. 당시 주택가에 고양이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다. 고양이는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3~4회, 1회 평균 3~5마리의 새끼를 낳는 등 번식력이 뛰어나다. 먹이를 찾는 고양이에 의한 쓰레기봉투 습격과 발정기 괴성으로 인한 수면방해, 교통사고 위험 등에 대한 불평이 끊이질 않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고질·반복 민원 해결사로 엄 주무관 등 2명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그러나 고양이에 대한 정보 및 경험이 전무한데다 인력과 장비, 예산도 뒷받침이 안 돼 몸으로 때우는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회의와 전문가 및 문헌 등을 찾아 포획 후 안락사 또는 중성화 수술 후 방사(TNR-Trap Neuter Return)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안락사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동물보호단체의 반발, 불교신자로서 신념(생명 존엄성) 등을 고려해 개체수를 늘리지 않게 하는 TNR 방안을 채택했다. 어려움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사업 시행에 필요한 보호시설이 예산 부족으로 백지화되고, 엄청난 수술비도 논란이 됐다.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동물병원에서 보호소를 제공하고, 수술비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 협조를 이끌어내는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사업에 착수했다. 엄 주무관은 “포획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잡겠다고 뛰어다니면서 힘은 들고,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면서 “포획한 고양이를 차로 옮기다보니 냄새가 배어 가족들마저 승차를 꺼렸다.”고 소개했다. 열정은 배움과 진화를 이끌어냈다. 철조망으로 제작돼 무겁고, 고양이가 상처를 입는가 하면 수집함으로 옮길 때 공간이 생기던 포획틀을 판넬과 가죽을 이용해 새롭게 제작했다. 고양이는 냄새에 민감, 새로 사용하려면 세제로 세탁한 후 1~2일 건조를 거쳐야 한다는 점과 비바람이 불거나 비가 올 때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습성도 알게 됐다. 개선을 통해 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구민들의 호응이 좋자 구의회가 나서 2006년부터 포획비를 지원하는 등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2005년 148마리였던 포획 고양이가 2010년 235마리로 증가하는 등 효율성도 높아졌다. 또 고양이 배설물에 원충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 2006년 동물기생충종합대책을 마련해 놀이터의 모래를 교체하고 정기적으로 소독과 청소를 실시케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고양이 재포획시 즉시 방사하지 않고 내외부 기생충 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전국 지자체가 TNR을 벤치마킹했고, 2009년에는 대전시 전역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엄 주무관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안 되는 일은 없었다. 궁하니까 결국 통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재개발 도심 속살에 반해 파리行 포기했죠”

    “재개발 도심 속살에 반해 파리行 포기했죠”

    “이상하다 싶었을 거예요. 파리 보내준다는 데도 대답을 안 하니…. 하하하. 그런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다시는 찾아보기 어려운 거대한 스펙터클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포기합니까. 현장을 지키기 않으면 다 놓칠 판인데….” 한달에 400만원씩 드는 작업비용을 감당하느라 집세도 몇달째 밀려있다면서도 아쉽다거나, 후회한다는 표정은 아니다. 아직 흥이 채 가시지 않았다. 11월 27일까지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에서 ‘서울, 침묵의 풍경 Ⅱ’ 전시를 여는 안세권(43) 작가다. 원래 영상작업을 해왔던 작가는 2003년 7월 청계천 공사 착공에 앞서 그 일대 풍경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인파, 바리케이드, 교통통제, 다이아몬드커팅기까지 어우러진 풍경을 영상물로 남겼다. 몇달간 천변 부근 차 안에서 먹고 자면서, 비오는 날마다 청계고가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매진했다. 그러다 공사현장 그 자체에 매료됐다. 한층 더 두터운 화장을 바르기 위해 예전의 화장을 걷어내는 순간, 근대의 이름으로 덮어뒀던 서울이라는 도시의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때부터 사진기를 들기 시작했다. 청계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웅장함과 거대함을 나타내는 구도와 시점을 택하면서도 세부묘사는 현미경을 들이댄 듯 세밀하다는 데 있다. 이번에 전시된 ‘청계천에서 본 서울의 빛’이 대표적이다. 사진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디테일이 살아있다. 특히 휘어진 철근은 지금 청계천에서 뛰논다는 물고기보다 더 생생하게 퍼덕댄다. “저 철근 느낌 때문에 새벽에 그냥 공사현장에 뛰어들어가서 찍은 거예요. 박정희식 근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봤거든요. 그 때 민원 방지 차원에서 폐건축자재를 정말 빨리 치웠어요. 우연히 발견해서 바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영원히 놓쳤을 장면이죠.” 미세함을 포착하자니 품이 많이 든다. 기본은 4~5시간 노출촬영이다. 한 번에 찍으면 명암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노출 시간이 길어야 빛이 고루 스며들면서 작은 부분이 다 살아난다. 대신, 움직이는 물체가 없어야 하니 새벽시간대에만 작업한다. 촬영 뒤에는 후반 작업에만 보름 이상 매달린다. 그 결과 도시의 속살은 땀구멍 수준으로 확대된다. 그의 사진이 다큐멘터리라기보다 회화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청계천프로젝트 덕분에 2005년 가나아트에서 신진작가로 뽑혔다. 들어온 제안이 프랑스 파리 레지던시 참가. 그런데 서울에선 뉴타운이 한창이었다. 비행기 티켓 대신 카메라 가방을 움켜쥐고 다시 뛰었다. 도시의 내밀한 살내음을 추적하기 위해 금호, 약수, 월곡 같은 재개발지역을 훓고 다녔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울 뉴타운 풍경 -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이다. 특이하게도 2005~2007년에 걸쳐 찍었다. “보통 재개발하면 바로 밀어서 바로 짓잖아요. 그런데 저곳은 교회가 저항하면서 천천히 진행됐어요. 그래서 저렇게 연작을 뽑을 수 있었지요.” 말이 쉽지 3년 내내 다닌 셈이다. “출퇴근하듯 매주 찾아가면 별로 어렵지는 않아요. 하하하.” 환한 가로등이 점차 잦아들면서 마을은 점차 사라져가는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공사현장과 달리, 용역과 철거민이 맞부딪히는 재개발 현장은 위험하지 않을까. 낯선 사람이 새벽에 큰 가방 메고 이리저리 나다니는데. 월곡동에선 포크레인이 집을 부수는 순간을 찍으려는 데 주민들이 무척 반발했었어요. 집 부수는 순간은 그 찰나가 아니면 못 찍잖아요. 잽싸게 차에 가서 도록을 집어다 줬죠. 그랬더니 우리 동네도 이렇게 찍어줄거냐 하시더니 내버려두시데요.” 그래서 월곡동에서 청계천 철거민을 만났을 때 가슴 아팠다. 박정희 시대 청계천 공사 때문에 월곡동으로 밀려나간 사람이 뉴타운으로, 또 다시 시 외곽으로 밀려나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에게도 다큐 작업이 있다. 아무래도 다큐는 스산하기 마련. 도시 재개발을 왜 삐딱하게 보느냐는 시선 때문에 잘 공개하지 않을 뿐이다. 혹시 청계천과 뉴타운 덕을 톡톡히 보신 ‘그 분’ 때문에? “으흐흐” 웃기만 하더니 다른 답을 내놓는다. “어떤 현상에 대해 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요. 그 가운데 예술로 말한다는 것은 일단 아름다워야 한다는 겁니다.” 온통 땅을 할퀴고 뒤집어놓은 사진인데도 거칠고 탁하기보다 따뜻한 온기가 도는 이유다. 3000원. (02)737-765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8일 치러지는 7급 지방직 필기시험 마무리 전략

    8일 치러지는 7급 지방직 필기시험 마무리 전략

    올해 마지막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인 ‘7급 지방직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경기·부산 등 12개 시·도에서 8일 동시에 치러진다. 수험 전문가들은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존에 풀었던 문제 가운데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시험 당일에는 꼭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알맞은 옷차림을 해 환절기 큰 기온 차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시험의 난이도는 올 7급 국가직 필기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출제기관이 행정안전부로 같은 데다, 올해 7급 국가직 필기시험의 합격선이 81점(일반행정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신문이 에듀스파와 함께 7급 지방직 공채 필기시험의 과목별 출제 전망과 마무리 대비법에 대해 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어는 최근 독해 문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독해 문제는 8개나 출제됐다. 이런 경향은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시험 전날까지 지문 길이가 긴 지문으로 5~6개 정도 골라 풀면서 독해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문법은 표준발음·품사·문장종류·로마자·사동과 피동·어법 등을 꼭 정리해 둬야 한다. 유두선 남부행정고시학원 강사는 “너무 욕심 내지 말고 기존에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로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7급 국가직과 난이도 비슷할 듯 영어에서 문법은 책의 본문을 바로 공부하기보다는 목차를 펴 놓고 단원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그려 보고 나서, 잘 정리가 안 되는 부분만 정리하는 것이 낫다. 또 풀어왔던 문제집에서 틀린 부분만 다시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독해는 기존에 풀었던 문제보다는 새로운 문제로 풀고, 시험 전날까지 날마다 연습해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두형호 강사는 “시험 당일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본인에게만 힘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시험에 임하는 것도 최대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한국사는 최근 7·9급 시험 모두 다양한 화보 관련 문제나 사료 제시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사 검정 고급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사료와 화보, 지역 관련 문제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와 같은 시대에 해당하는 중국사 문제가 출제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독도문제, 올해 유네스코에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일성록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 프랑스에서 반환된 조선왕실의궤 관련 부분은 출제될 공산이 매우 크므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선우빈 한국사 강사는 “시험이 얼마 안 남아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보다 그동안 공부해 온 익숙한 교재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틀린 문제 다시 풀어라 행정법은 법령과 판례의 극히 지엽적인 부분까지 출제되는 것이 최근 출제의 특징이다. 행정절차법,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정보공개법 등은 단골로 출제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이번에 꼭 출제된다는 생각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정리해 둬야 한다. 판례도 지난해 판례보다는 최신 판례 중심으로 정리해 둬야 한다. 행정학은 금방 잊게 되는 문제인 ‘휘발성 문제’의 출제가 잦다. 학자 이름에 관한 문제는 암기카드를 준비해 시험을 보기 직전까지도 살펴봐야 틀리지 않을 수 있다. 또 지난해부터 지방자치론이 선택과목으로 지정돼, 행정학에서는 지방자치 부분의 비중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신용한 행정학 강사는 “시험 보기 전까지 요약서가 아니라 기본서를 1회독하면서 암기형 문제에 대비하는 것이 막판 점수를 올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7급 공채 선발인원은 일반행정직을 기준으로 전남 18명, 경기 14명, 대구 10명, 충북 8명, 부산 7명, 강원 6명, 광주·충남 5명, 전북 4명, 대전·경남·울산 2명이다. 선발인원이 적어 경쟁률은 대부분 지역에서 수백대1에 이른다. 경기가 554.3대1, 대전이 524대1, 부산이 383대1이며 경쟁률이 낮은 지역인 전남도 80.2대1, 충북도 132.3대1, 울산은 208대1에 이른다. 올해 7급 국가직 공채시험(123대1)에 비해 경쟁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응시율이 최대 55.6%(전북)~최소 24.7%(전남)로 평균 45.5% 정도라 올 7급 국가직(62.6%)에 비해 매우 낮다. 지원자가 국가직 등 다른 시험에 이미 합격했거나 선발인원이 너무 적어 응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부행정고시학원 관계자는 “시험을 포기하지 말고 실제로 시험을 치러 보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움말 에듀스파
  • [구 의정 탐방] 강북구의회

    [구 의정 탐방] 강북구의회

    “구의회가 뭘하는지 잘 모르는 주민들을 위해 공개 상임위원회를 열기로 했어요. 동주민센터를 순회하기로 한 것이죠. 지역 주민을 방청시키고 현안 안건을 처리한 다음 정회한 뒤 민원을 받고 속개하는 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유군성 강북구의회 의장과 김용욱 부의장, 최선·이영심·박성열·김도연·이종순·구본승·박문수·김동식·이성희·이순영·이백균·강남연 의원 등 14명이 올해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의회상이다. 아직 공개 상임위를 공식적으로 열지는 못했지만 업무 보고 형식으로 각 동을 순례하고 있다. 구정 질문 과정에서 24시간 전 시나리오를 만들어 집행부와 의회 간 질의응답을 하던 관행도 과감히 없앴다. 앵무새 같은 질의·응답 수준에서 탈피하고 일문일답을 병행해 긴장감을 유지했다. 의회 경험이 없던 초선 의원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반복적인 추가 질문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되고 노련한 의정 활동의 모범을 보여줬다. 집행부 역시 긴장된 모습으로 성의 있게 답변을 준비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의원들 간에 불협화음이 일어나 양분되지 않도록 본회의 표결 전에 정회한 뒤 사전 협의를 거친다는 점이다.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사전에 조율하기 때문에 예민한 이슈도 토론을 거쳐 원만히 해결했다. 특히 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강북2구역 계획 일부 완화 변경 승인 요청과 성신여대 주변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들을 만나 빠른 답변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 의장은 미아균촉지구 강북2구역의 경우 과도한 기부채납 및 제반 요건 등으로 세 차례 입찰에서 모두 유찰되는 등 표류하는 데 대해 얘기하고 일부 완화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43층 사업 승인 허가를 내주는 조건으로 4~7층을 문화시설로 만들어 기부채납하라는 지나친 조건 때문에 입찰업체들이 참여를 기피하고 있어 사업 속도가 더디다. 성신여대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의 경우 약 950m에 대해 보도 환경 개선, 녹지 공간 설치, 가로 시설물 개선 등을 하기로 돼 있으나 12억원의 예산 중 현재 3억원만 확보해 9억원이나 더 확보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하다는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그들이다. “그래도 절망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의원들 연구실은 본회의가 없는 평일에도 늘 열려 있다. 북한산 고도 제한, 경전철 신설 등 지역 현안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어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문제집 과목당 3권 4번 이상 독파”

    마흔여섯이라는 나이도, 여성이라는 성별도, 고 3인 두 아들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집안 환경도 그가 공무원이 되는 데 벽이 되지 못했다. 젊은 사람들보다 떨어지는 기억력은 꾸준한 반복 학습으로 극복했고, 공부하기 어려운 집안 환경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더 떳떳하고 싶다.’는 의지로 이겨 냈다. 올해 서울시 지방직 7·9급 공채시험 여성 최고령 합격자 김민영(가명·46)씨는 “나이가 들어서 안 되겠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 없다. 일단 용기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과 같은 ‘고령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을 응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7일 서울시 인재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7·9급 공채시험 합격자 가운데 여성 합격자는 619명으로 전체 1094명 가운데 56.6%로 여성 강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성 합격자의 비율은 줄어들었다. 20대 합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476명으로 65.7%지만, 30대 가운데 여성 합격자는 136명으로 38.8%, 40대 여성 합격자는 7명으로 36.8%로 남성보다 적었다. 50대 여성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녹록지 않은 집안 형편이 김씨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법원 쪽 공무원인 남편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어 두 아들 학비를 마련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히려 저에게는 기회인 거 같았다.”면서 “1987년 대학에서 영문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결혼하고 또 바로 아이들을 낳고 키우느라 사회생활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 ‘기회가 되면 사회생활을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2년 전에 공무원 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문제집도 사다 주고, 애들은 자기들 힘든 거 내색을 안 하면서 은근하게 공부를 도왔다.”면서 “가족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합격 비결은 “반복학습”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서 한 권에 문제집을 과목별로 3권씩 사서 4회 이상 반복해서 풀었다. 자주 잊는 건 따로 메모해서 10번이고 100번이고 반복해 외울 때까지 봤다. 그러면서 “저처럼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신 분들이 처음에 몇 번 공부해 보고 ‘나는 나이가 들어서 이제 안 외워져’라고 하면서 금방 포기하는데, 아무리 잘 잊어도 반복하면 다 외울 수 있으니까 한 번 해보길 바란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사정 때문에 꼭 시험준비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하더라도 국어·영어 같은 언어에 대해 평소에 관심을 두고 미리 공부해 두면 큰 도움이 된다.”면서 “수험생활이 2년 이상 길어질 수 있는데 언어 과목에 기본기가 있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준비기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그는 주부들을 잘 이해하는 공직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주부고 지금도 주부라서 주부들이 왜 민원을 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민원인들을 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복지는 현장이다] 현 사회복지통합망 문제점과 해결책

    “수급자 한 사람에게 하루에 10명씩 찾아올 때도 있어요. 복지관에서 오고, 재가센터에서도 오고…. 다 도움을 주고 싶다고 오는 건데, 그렇다고 체계적으로 뭘 주는 것도 아니에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제가 직접 필요한 서비스만 받도록 조정했어요.” 서울 종로구청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들려준 일선 현장의 모습은 ‘교통정리’가 안된 우리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정부는 수요자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사례관리를 강조하지만 일선 담당자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부는 ‘맞춤형 복지’를 강조하지만 현실은 ‘기성복’이나 다름없다.”는 대구시 모 자치구의 급여 담당 계장의 말은 이러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은 맞춤형 아닌 ‘기성복’ 복지 “동 행정은 사실 전체가 복지서비스입니다. 1~2명의 복지직 공무원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죠.” 지난 6월 21일 만난 하을호 대전 가양1동장은 사회복지 전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동에서 맡던 복지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관리업무는 현재 시·군·구 단위로 이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읍·면·동에는 대부분 1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만 남게 됐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의 구축으로 전산화된 조사·관리 업무를 시·군·구가 맡고, 일선 동 현장은 ‘찾아가는 서비스’ ‘사례관리’에 집중하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대전시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미현씨는 “예컨대 국민기초생계비 관련 문의는 이제 구 업무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동으로 찾아와 서비스를 요구한다.”면서 “찾아가는 서비스는 많게는 일주일에 2~3번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참여정부 시절 실시했던 동 주민센터의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체계를 2009년부터 개편해 왔다. 주민생활지원서비스는 동 행정을 행정민원담당과 주민생활지원(복지)팀으로 이원화해 복지행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실시했지만 6급 공무원의 승진요인으로 변질되고, 주민생활지원체계를 둘러싼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간 혼선 등으로 제도는 정착되지 못했다. 실제 대전 동구의 경우 16개 동 가운데 사회복지직렬이 주민생활지원팀장을 맡은 곳은 단 1개동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행정직렬이 차지했다. 동구는 7월 조직개편으로 기존의 주민생활지원서비스팀을 해체했다. ●예산부족 탓만 말고 현장에 인력 투입하라 정부의 7000명 복지인력 증원과 ‘희망나눔지원단’ 설치 및 통합사례관리 강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을 늘린다고 하는데 “예산이 없다.”는 식으로 반응해서는 곤란하다. 근무평정 제도를 바꾸거나 직제를 개편해 보다 많은 인력이 현장으로 갈 수 있는 행정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서울 도봉구는 올해 5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복지 업무를 강화했다. 기존 조직을 복지정책과와 노인장애인과, 여성가족과 등으로 바꾸었다. 복지정책과는 행정업무 중심의 주민생활지원과로 바꾸어 기획업무를 강화했다. 또 복지 업무와 공공근로, 일자리, 공무원노조 관리 업무 등을 함께 맡았던 사회복지과는 노인장애인과로 변경해 순전히 복지 업무에만 전담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또 현장의 동 인력을 확충해 복지업무를 더욱 강화했다. 14개 동 주민센터에 복지 업무 담당자를 1명씩 충원했고, 시간제계약직도 16명을 더 늘렸다. 계약직 직원들은 특히 여성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충원됐다. 울산 북구는 근무평정에서 구 총무국과 같이 평가했던 동 주민센터 직원을 따로 나눠 평가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그동안은 구와 동 직원을 함께 평가해 연차가 높은 구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승진도 당연히 구 직원 몫이었다. 하지만 구와 동 직원을 나눠 평가하면 동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생긴다. 특히 승진 대상자들이 일선 동으로 가서 근무하고 동에서도 승진할 수 있도록 ‘메리트’를 준 것이다. 구에서 동으로 발령받으면 직원들은 암묵적으로 “좌천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지만, 평가방식이 바뀌자 이 같은 인식도 같이 바뀌었다. 오히려 구의 유능한 인력들이 동으로 가도록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실제 민선 5기 출범 직후 4명의 승진대상자들이 구에서 동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지난해 7월 구에서 동으로 인사이동한 농소3동 안희수 사무장(6급)은 “승진을 앞두고 동에서 근무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며 “동 행정을 새롭게 경험하게 돼 직급이 올라가도 더욱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달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 사람과 예산을 계속해서 투입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복지청 신설, 종합복지센터 설치 등의 주장은 이러한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으로 거론된다. 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서비스연구실장은 “정부의 이번 대책은 지자체 복지행정이 현금급여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가는 출발선”이라며 “자활·자립의 강화, 일자리 지원센터 등 고용 부문과의 연계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Weekend inside] 물폭탄 맞은 강남 아파트 속사정은…

    [Weekend inside] 물폭탄 맞은 강남 아파트 속사정은…

    “물난리로 우리 아파트 값 떨어지는거 아닌지 몰라. 산 바로 밑에 있는 집에 이제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방배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복구작업이 한창인 현장을 지켜보며 심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면산 반대편인 단지 안쪽에 거주해 직접적인 산사태에 겪지 않은 주민은 “매일 아파트 이름이 매스컴에 그대로 나오고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 됐다고 떠들어 아파트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할퀴고 간 자리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가운데 흙더미에 묻히고 빗물에 잠겼던 ‘강남특구’에서 ‘집값’ 걱정이 시작된 듯하다. ‘지난해 9월 폭우 때도 방배동의 한 아파트가 홍수 피해를 입었지만 집값 하락에 쉬쉬했었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면서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아파트 이름이 알려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더욱이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의 소유주들은 큰 피해를 입고도 배수시설 확충 등 대대적인 공사를 꺼리는 탓에 앞으로 똑같은 수해가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대치동 일대는 지난 10년간 4차례의 침수피해를 겪었지만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등의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수나 정비를 할 경우, 재건축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일부 소유주들의 민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재건축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곳 아파트들은 요즘 건물들과 달리 하수관 용량이 작고 자체 배수펌프시설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상황에 대처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도 다소 이례적이다. 사망자 2명이 발생한 은마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피해의 심각성에 비해 별다른 걱정이 없는 듯했다. 거주자의 대부분이 전세 세입자인 탓에 “어차피 내 집도 아니고 몇년 살다 나갈 것인데, 전면보수에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세입자 주모(37)씨는 “1979년에 지어진 아파트가 많이 낡아 벽에 금이 가고 물이 새는 등 생활이 불편할 정도지만 집주인한테 말해도 ‘곧 재건축이 될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해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거주자 비율은 1998년 55.8%였던 것이 2005년 18.3%, 2010년 11.4% 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체 거주자의 88% 장도가 세입자라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을 기다리는 낡은 아파트들은 이번 수해에도 대대적인 보수와 재정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본인 소유의 은마아파트에서 22년째 거주하고 있는 황모(69)씨는 “관리비에 한달 1만 7000원씩 수선분담금을 내고 있는데 실제 개선되는 설비는 없는 것 같다.”면서 “재건축이 추진되는 와중에 이제 와서 보수공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현재 복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향후 계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서울시내 한복판 개 도살장 논란

    [생각나눔 NEWS] 서울시내 한복판 개 도살장 논란

    식용을 위한 개 도살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개 도살업소’들이 성행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 애호가들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서울의 재래시장에서 벌어지는 개 도살은 동물 학대이자 혐오 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업소 관계자들은 “개고기는 전통문화인 만큼 도살 행위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개 도살을 둘러싼 싸움이 여름철만 되면 되풀이되지만 정작 개 도살에 대한 이렇다 할 법적 규정이 없는 탓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방치다. ●현행법상 규제장치 없어 24일 서울시와 동대문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서울시, 동대문구 민원게시판 등에는 ‘도심 속 개 도살장을 폐쇄하라.’는 150여건의 민원이 올라왔다. 이들은 “현장에서 직접 도살당하는 모습을 다른 개들이 지켜보고 있다.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라며 개 도살업소 폐쇄를 주장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7조는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 학대와 비인도적 도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는 업소 폐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원이 잇따르자 동대문구 경제진흥과에서는 지난 15일 경동시장 일대 개 도살업소 10곳에 대한 지도 점검을 벌였다. 현장을 방문한 조충성 주무관은 “업소 내 도살 장소와 개 우리 등에 가림막을 설치하도록 행정지도를 했다.”면서 “다음 주 초 방문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같은 날 서울 시내 각 자치구에 ‘개 도살 과정의 동물학대 행위 등에 대해 점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구 “가림막 설치… 개선여부 점검” 이처럼 민원 제기와 행정지도는 반복되고 있지만 개 도살에 관한 규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법상 규정이 없어 개 도살은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는 까닭에서다. 단속 권한이 없는 담당 공무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행 축산물위생법상은 허가를 받은 작업장에서만 가축을 도살·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개는 축산물에 해당하지 않아 도살 허가와 방식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다. 서울시 생활경제과 관계자는 “개고기는 축산물위생처리법에서 인정하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측도 “워낙 의견 대립이 팽팽한 사안이기 때문에 피치 못하게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학대 여부와 위생 부분만 감독하고 있다.”며 개 도살에 대한 법제화에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에둘러 토로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관가 포커스] 공공청사 올여름도 ‘28도와의 전쟁’

    [관가 포커스] 공공청사 올여름도 ‘28도와의 전쟁’

    올여름도 관가는 어김없이 ‘28도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냉방장치 섭씨 28도 넘어야 가동 현재 공공청사 관리 기준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건물이 냉방장치를 가동할 수 있는 기준 온도는 섭씨 28도 이상. 건립 40년이 넘어 낡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는 이번 여름도 꼼짝없이 ‘마(魔)의 28도’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 해마다 이맘때쯤 공무원들이 벙어리 냉가슴 앓으며 지적하는 문제는 온도 측정 지점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 중앙청사의 경우 복도와 사무실 등 각 층마다 15곳쯤에 온도계가 설치돼 있다. 정부청사관리소에서 모니터를 통해 온도를 점검하는데, 외부온도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창가 쪽으로 온도계를 옮겨야 한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 바깥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도 정작 청사 내 측정치는 28도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의 한 직원은 “경제위기에다 기름값도 치솟아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찜통 사무실’을 탓하기란 무척 조심스럽다.”면서도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찾아올 텐데 어떻게 여름을 견딜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가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는 것도 좋지만, 업무효율 면에서는 한번쯤 득실을 따져볼 문제”라는 조심스러운 얘기도 들린다. ●온도측정 지점 ‘복도→창가’ 검토 해마다 반복되는 공공청사의 ‘28도 전쟁’은 올여름 쉼표를 찍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온도측정 지점을 공공청사의 창가로 옮길 수 있도록 청사관리기준에 관한 새 고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경찰판 ‘다산콜센터’ 추진

    #장면1: 2011년 7월 10일. “대전~통영 고속도로에서 금산 부근을 110㎞로 지났는데, 카메라에 찍힌 것 같군요. 범칙금이 언제, 얼마나 나올까요.”(대학생 A씨) “휴일인 데다 여기선 조회가 불가능합니다. 해당 경찰서 전화번호를 알려드릴 테니 평일 근무시간에 문의하세요.”(경찰민원정보안내센터 상담원) #장면2: 2012년 어느 날. “지난달 31누 56xx 차 범칙금 조회 될까요?”(회사원 B씨) “속도 위반으로 6만원의 범칙금을 내셔야 합니다. 누적 벌점은 30점입니다.”(상담원) 전화 한 통으로 범칙금 조회는 물론이고 실시간 도로·교통정보, 수사 관련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경찰판 다산콜센터’ 설립이 추진 중이다. 경찰청은 11일 “시민들에게 교통·수사·민원 정보를 제공하고, 법령이나 제도 변경 시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기능을 맡을 전국 통합 민원콜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콜센터가 설립되면 민원인은 교통위반 단속 여부나 도로 정체 상황, 경찰 관련 새 제도나 정책을 복잡한 절차 없이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고소·고발 등 수사 담당자 확인도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콜센터와 경찰 통신망이 서로 연결이 돼 있지 않아 수사관을 알 수 없었다. 때문에 장시간 통화대기, 반복 설명 등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상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통해 전국에서 걸려 오는 민원 전화를 한꺼번에 담당할 수 있는 ‘다산콜식’ 통신시스템을 서울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상담원에 대한 수시 교육과 전문 기업인력 활용을 통해 처리 속도를 늘리고 규모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번호는 기존 콜센터 번호인 ‘1566-0112’를 그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원 200여명, 연 예산 80억원 책정을 목표로 관할 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 노인이 행복한 사회 (2)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회 공헌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 노인이 행복한 사회 (2)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회 공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홀로 사는 노인 등 고령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나섰다. 이들의 마음씀은 사회보험의 의미를 널리 알릴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멀리 보면 이 같은 건강관리와 사전 예방활동이 국가의 건강보험 재정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가파른 고령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노인진료비를 꼽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올해 1분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월 평균 진료비는 22만 8919원으로 나타났다. 7년 전인 2004년 11만 4203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 대비 노인 비율은 7.9%에서 10.2%로 늘었지만, 전체 국민 진료비 대비 노인진료비는 22.8%에서 31.6%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5월, 경북 의성군 노인복지관이 무료 검진을 받으려는 노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노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한 이들은 건강보험공단 의료봉사단 ‘사랑 실은 건강천사’ 소속 직원들이다. 봉사단은 노인 100여명에게 안과와 이비인후과, 치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목에 대한 진료와 상담을 제공했다. ●‘건강천사’ 봉사단 안과 등 네과목 돌봐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병·의원이 없거나 너무 멀어 아파도 참는 것이 전부였던 노인들은 이날 행사를 통해 평소 묻고 싶었던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골밀도 측정과 체성분 분석 등의 진료가 큰 호응을 얻었다고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들은 전했다. 진료를 받은 조배수(72) 할아버지는 “무료로 약까지 처방해준 직원들이 감사하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가장 필요한 것이 건강인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65세 노인 인구가 전체의 31.7%에 이르러 최고령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사랑 실은 건강천사’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의성군 같은 고령화 지역과 두메산골, 낙도 등을 찾아 노인 등 7000여명에게 무료 진료활동을 제공했다. ‘사랑 실은 건강천사’의 의료봉사는 건강보험공단의 색깔을 살린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힌다. ●한국언론인포럼 사회공헌대상 받아 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31일 한국언론인포럼의 사회공헌 대상 ‘의료서비스지원부문상’을 수상했다. 건강보험공단 총무관리실 이창연 사회공헌팀 과장은 “실질적인 의료혜택이 필요하지만 거동이 어려워 봉사활동 현장을 찾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의료 사각지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 봉사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의 노인 관련 봉사활동은 전화상담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공단은 2010년 2월 실시한 건강드림콜 서비스를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과 연계해 전국 고객센터로 확대했다. 안부 전화의 주제도 단연 건강 문제가 가장 많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전화드린다.”는 인사말을 듣자마자 노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건강에 대해 묻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상담원들은 전했다. 노인들은 언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지, 몸에 이상이 왔음을 느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이 궁금했지만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이 주변에 흔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화상담 서비스 전국고객센터로 확대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유경희 상담원은 “안부전화를 하는 노인분이 특히 지병이 있어 전화를 할 때마다 걱정이 된다.”면서 “4월에는 담석증 판정을 받았는데 연세가 많아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전했다. 유 상담원은 또 “밥맛이 없더라도 꼭 챙겨서 드시라는 당부를 가장 많이 전하고, 내가 아는 지식을 동원해 어르신께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미진 상담원은 “대상 노인이 얼마 전 안부전화를 통해 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제도를 알게 됐다.”면서 “검진을 받은 후 고맙다는 말씀을 수차례 반복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차지연 상담원은 “대상 노인에게 겨울에 독감예방 주사를 맞으라고 전하자 자식처럼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자식들이 외국에 살고 있어 외로웠지만 공단의 안부전화가 큰 힘이 된다는 말씀을 듣자 온종일 민원 전화를 받던 피로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가 안부전화를 전하는 노인은 현재까지 전국에 300여명에 이른다. 공단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복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막기 위한 안부전화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5·18민주화운동 31주년] “아직도 술 마셔야 잠… 5월 트라우마에 관심을”

    [5·18민주화운동 31주년] “아직도 술 마셔야 잠… 5월 트라우마에 관심을”

    “악몽을 꾸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공휴(52)씨는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0년이 넘은 지금도 ‘5월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다. 그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괜히 가슴이 뛰고 불안증에 시달린다.”면서 “요즘도 독한 술을 마신 뒤에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문을 당한 후유증 탓이다. 군화 소리 속에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목을 짓누르고,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전신마비 증세가 오면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기 일쑤라고 한다. 김씨는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으나 잦은 실직과 두 차례의 이혼을 반복하면서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 찍혔다.”며 “잠을 이루기 위해 과하게 마신 술과 신경질적으로 변한 성격 때문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곤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성년이 된 아들과도 함께 생활하지 못하고 셋방을 얻어 홀로 지내고 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이기지 못한 상당수 피해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5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는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의 불행은 1980년 5월 18일 우연히 시내에 나왔다가 ‘역사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수창초등학교 주변(금남로)에서 군중과 계엄군의 대치상황을 구경하다가 군인들에게 붙들려 소총 개머리판 등으로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 주민의 도움으로 겨우 집으로 피신한 그는 “왜 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맞아야 했을까. 그것도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인들한테…” 이런 생각에 잠긴 그는 시민들이 탈취해 운행 중인 트럭에 올라 탔다. 평범한 나전칠기공이 목숨을 내건 ‘투사’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같은 날 오후 전남도청 앞에서는 첫 총성이 울리면서 시위 중인 시민들이 쓰러졌다. 그는 22일부터 26일까지 시민군 기동타격대로 편성돼 외곽 순찰과 도심 치안을 맡았다. 계엄군의 도청 재진입을 앞둔 26일 시민 50여명은 도청을 사수하기로 했다. 그 역시 운명을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27일 새벽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계엄군이 도청에 재진입하면서 일주일간의 ‘항쟁’은 막을 내렸다. 민원실 앞마당엔 주검이 쌓이고, 생존자는 밧줄로 묶였다. 그는 트럭에 태워져 상무대(현재의 광주 상무신도시) 영창으로 향했다. 고통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는 “총기 휴대와 내란 혐의는 인정했으나 강도·강간 혐의까지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서 버텼더니 무자비한 몽둥이세례가 이어졌다.”며 치를 떨었다. 혼절을 거듭하면서도 이런 혐의를 인정치 않자 수사관들이 막사 밖의 포플러 나무 근처로 끌고 가 손발이 묶이고 옷이 벗겨진 채 개미집에 던져졌다. “개미들이 온몸을 기어다니는 상황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들이 요구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는 그는 결국 5개여월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같은 해 10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러나 몸은 만신창이가 된 뒤였다. 김씨는 “허리 통증을 덜기 위해 인분과 견분까지 먹었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를 돕기 위해 최근 ‘5·18민주유공자회 설립추진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5월 단체(구속부상자회, 부상자회, 유족회)를 하나의 공법단체로 통합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농협 이대론 안된다] (중) 고객을 무서워해야 산다

    [농협 이대론 안된다] (중) 고객을 무서워해야 산다

    금융계는 반복되는 대고객 사과에도 농협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로 고객을 무서워하지 않는 ‘농협 DNA’를 꼽는다. 농민을 비롯한 농협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가 직원 비리와 잦은 금융 사고, 생산성 저하라는 농협의 고질적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다. 긴장과 절박함이 없다 보니 사건·사고가 매번 반복된다. 이번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나온 미숙한 처리도 이 같은 인식의 연장 선상이다. 농협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고객의 채찍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사태 이후 수신고 1조 7000억 늘어 농협 사태에도 불구하고 농협 수신고는 증가했다. 21일 농협중앙회 수신고는 전산 장애 발생일인 지난 12일에 비해 1조 7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농협 측은 “이번에 가장 큰 불편을 겪은 카드 고객을 비롯해 31만건의 항의가 접수됐지만, 불편을 호소할 뿐 다시 거래하지 않겠다는 반응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고객 서비스를 생명으로 여기는 일반 시중 은행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1162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농협은 제1금융권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읍·면 지점망을 구축한 데다 고객들의 관여도와 충성도가 높다. 정책자금 대출 등과 농협의 예·적금이 맞물려 있어서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농협 고객들의 충성도는 유별나다.”면서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립된다면 금융 경쟁력을 확보할 조건을 고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집단소송 추진 관심 농협이 고객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려면 고객을 무서워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농협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는 금융소비자연맹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120여명이 집단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21일 “농협과 금융 거래 피해에 대해 협의한 결과 농협이 간접 피해도 적극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연맹은 농협에 주요 민원 건에 대한 유형별 보상 기준 제시, 피해자보상위원에 피해자 대표와 소비자 대표 참여, 5000여 점포망을 이용한 적극적인 보상 실천 등을 요청했다. 연맹은 “농협이 진정으로 고객들에게 보상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산 장애 국면에서도 농협은 사은행사 등 고객 유인 정책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지난 20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는 “전시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금융권에서도 “전산망 원인 규명이나 정보기술(IT) 보안 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는 뒤로 미룬 채 당장의 사은행사로 고객 달래기에 나서는 것은 생뚱맞다.”면서 “경·신 분리 이후 진정한 금융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전문가다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을 생각하면 농협 고객의 높은 로열티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농협의 사고 수습 과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다.”고 꼬집었다. ●농협 “오늘 전산망 복구” 약속이행 주목 농협의 달라진 모습은 22일로 잡은 전산망 100% 복구 약속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 21일로 전산망의 98%를 복구했으나 채움 기프트카드 발급 및 재발급과 사용 업무는 여전히 장애를 겪고 있다. 농협은 고객, 나아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22일 복구를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한다. 고객들을 무서워하지 않는 농협 DNA를 고객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협박+민원 수억원 갈취한 ‘코스닥 저승사자’ 기소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악성 루머를 퍼뜨리겠다며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코스닥 저승사자’ 양모(59)씨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양씨는 협박과 루머 뿐 아니라 금융감독원 민원, 검찰 고발까지 이용해 업체들을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다른 직업없이 집에 여러 대 컴퓨터를 설치해 두고 주식을 거래하는 데이 트레이더로, 국내 유명 증권 포탈 사이트 등에서 이미 닉네임이 알려진 인물. 특히 양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악성 루머를 반복해서 퍼뜨리는 방법으로 “코스닥 기업을 상장폐지 시켰다.”는 ‘전설’로 유명했다.  검찰조사 결과 양씨는 이러한 ‘악명’을 이용해 업체 경영진에게 돈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K사에 투자를 했다 손실을 본 양씨는 2009년 12월~지난해 4월 K사 윤모 전 대표 등에게 “경영진이 잘못해 손실을 봤으니 돈을 물어내라.”고 요구해 2억원의 약속어음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 경영진이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자 양씨는 “경영진이 횡령을 했다.”며 금감원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금감원 진정 처리가 소홀하다며 담당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씨는 자비를 털어 중앙일간지에 관련 비방 광고를 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양씨는 또 지난해 4~5월 K사를 인수한 또다른 K사에 대해 “경영진이 횡령을 저질러 주가가 폭락할 것”이란 악성 루머를 증권 포털 사이트에 40여차례나 올렸으며, 이를 중지하는 조건으로 이 회사 대표에게도 34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다 양씨는 지인 남모(43)와 함께 이 회사 대표에서 “청와대 인맥을 이용해 회사를 상장폐지 시키겠다.”며 25억원을 요구했다 실패하고, 또 자신이 전문가라는 얘기를 듣고 도움을 청한 정모(53)씨와는 같은 방법으로 W사 전 사주를 협박해 2억 80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루머를 퍼뜨린 다음날 해당 회사 주가가 장중 하한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이날 양씨 등 2명을 공동공갈,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남씨 등 4명은 불구속기소했다. 이석환 부장검사는 “코스닥 업체를 대상으로 한 금품 요구가 횡행해 경영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며 “정상적 기업 활동을 해치는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환경플러스]

    [환경플러스]

    ●희귀식물·몽돌 밀반출 집중단속 이달부터 해상공원 도서지역과 백두대간 출입금지 지역 등 순찰 사각지대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국립공원과 해상·해안 국립공원 도서지역에서의 자연훼손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사전 예고제와 지도장 제도 등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전반적인 불법행위는 감소 추세다. 하지만 출입이 금지된 백두대간이나 지리산·설악산 등 장거리 종주를 위해 야간산행과 야영, 취사행위가 늘고 있다. 특히 한려해상이나 다도해해상, 태안해안 국립공원의 도서지역은 순찰활동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희귀식물이나 몽돌(수석)을 몰래 밀반출하거나 낚시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공단은 고질적인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 단속팀을 구성하여 지역별로 20~30명씩 투입하는 한편, 경찰과 협조하여 현장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단 김태경 환경관리부장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단속팀을 구성했다.”면서 “특히 단속 사각지대에 대한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봄철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특별점검 환경부는 봄철을 맞아 대형 건설공사장 등에서 발생되는 비산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오는 5월 13일까지 특별점검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특별점검은 경찰청 협조를 받아 지방자치단체별로 이뤄진다. 주요 점검대상 사업장은 대형 건설공사장, 채석장 등 비산먼지가 많이 발생되는 사업장과 토사 등을 운반하는 차량 등이다. 특히 주거지역에 가까이 있거나 차량통행이 빈번한 도로에 인접한 사업장, 상습적 민원 발생 사업장 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사업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변경)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세륜·살수 조치가 미흡할 경우 과태료와 이행명령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경우에는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편 지난해 실시한 특별점검에서는 총 1만 4375곳 가운데 788개 사업장이 적발돼 고발과 사업장 개선명령,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 권익위 ‘신문고’ 올라온 반복민원 개선 나서

    권익위 ‘신문고’ 올라온 반복민원 개선 나서

    국민들은 어디를 가려워하고 있을까. 온라인 민원 접수 창구인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살펴보면 이를 금방 알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4분기 석달 동안(2010년 10월~12월) 같은 사안으로 50건 이상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반복 민원 13건을 선정해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반복 접수된 민원 가운데 휴대전화 소액 결제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4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쇄회로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371건으로 뒤를 이었다. 보육료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민원과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민원이 각각 217건, 202건으로 3, 4위를 차지했다. 최근 구제역 사태와 관련해 살처분 자제 등을 호소하는 민원도 52건(13위)이나 접수돼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징병검사와 관련된 신체검사 민원, 예비군 훈련 관련 민원, 우체국 보험 민원 등 서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행정의 불편 사항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권익위는 이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민원들이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소관 부처별로 분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 몰래 휴대전화의 소액 결제가 이루어지는 피해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 및 사업자 규제 등이 포함된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보육료 지원 확대 등 모두 7건이 제도 개선을 마쳤거나 개선 중에 있다. 예비군 훈련을 전날 통보하는 사례나 식사 부실, 훈련 장비 낙후 등 각종 민원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훈련장 내 식당 운영 개선 및 훈련 장비 현대화 추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보상금 지급 지연 등 우체국 보험 관련 민원은 지식경제부가 지급 심사 표준화를 도입하도록 하는 등 4건은 현재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나머지 최저임금제도와 CCTV 설치 민원은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이 각각 민원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키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반복적으로 민원이 제기된다면 행정이 국민 상당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면서 “적극적인 개선과 함께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제도를 만들고 행정을 펼치는 위민정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드라마 ‘싸인’으로 관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에게 듣는다

    2006년 겨울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한 법의학자가 능숙하게 40대 남성 시신의 두피를 벗겨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뇌에 흐르는 피. 자위를 하다 그대로 굳어버린 시신의 사인(死因)은 뇌출혈이었다. 부검대 아래쪽에는 허름한 싱크대와 각종 부검 도구, 장기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놓여 있었다. 유리벽 경계조차 없는 협소한 공간 속에서 유가족은 시신 머리맡에서 부검을 지켜봤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본 넓고 때깔 좋은 부검실은 5년 전 수습기자 당시 머릿속에 새겨진 기억과는 너무 달랐다. 드라마가 옳은지, 기자의 기억이 옳은지를 확인하고 싶어 지난 21일 국과수 법의학동 부검실을 다시 찾았다. 외양은 약간 달랐지만 더 이상 칙칙하고, 어둡고, 썩은 내장 냄새 때문에 속이 메스꺼웠던 열악한 공간이 아니었다. 검시관들의 건강을 위한 환기시설은 물론 참관실, 유족대기실, 면접실 등이 깔끔하게 분리돼 있었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에서 부검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에이즈 환자 등 부패와 전염 우려가 높은 시신 부검을 위해 완전 격리된 특수부검실도 갖췄다.  국과수를 전면 리모델링한 정희선(56) 원장을 만났다. 국과수 최초의 여성 소장이다. 지난해 10월 국과수가 ‘원’(院)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원장이 됐다. 임기(3년) 만료를 4개월여 앞둔 그는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장자연 필체 진위 논란, 만삭 의사 부인 살해 의혹 등을 감정한 국과수 사령탑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원장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자연 필체와 관련, “명백히 장자연씨의 필체가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감정 결과에 대한 외압, 국과수 내부의 권력 암투 및 증거 조작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과수는 25일 개원 56돌을 맞는다.   ●장자연 필체 가짜 판명 순간 “재검토하라”  SBS가 장자연씨의 ‘친필’ 확인 감정서를 공개한 뒤 필적 감정 의뢰가 들어왔는데, 어땠나.  -필체가 맞다고 했지만 증거물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실험을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져선 안 된다. 앞선 감정 내용들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증거물 양도 많고 주변에서 관심도 많아 고생했다.  지금 생각해도 명백히 가짜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있는 그대로 본다. 특징점들이 달랐고, 이는 아주 정확하다.  가짜로 판명 난 순간 기분은.  -‘친필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그래도 다시 한번 검토하라고 했다. 난 우리 직원들을 100% 신뢰한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반복해서 얻은 결과로 나왔다면 틀림없다고 믿는다. 가짜라고는 안 했다. 내가 봤을 때 특징점들이 달랐다. 직원들이 한 것에 공감하지만 또 검토하라고 그랬다.  SBS가 받은 필체 감정서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그게(SBS 기자가 가져간 편지) 사본이었다. 사본을 가지고 감정하면 무리가 있기에 사본 감정은 안 한다. 원본은 눌러쓴 표시가 있지만 사본은 없다. 사본은 글씨 특징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원본을 갖고 실험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사본’이었다.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베테랑 직원 4~5명이 같이 실험하면서 동료들 간 의견을 거쳐 나왔다.  사건과 연관된 언론사, 정부 등의 입장이 부담되지 않았나.  -전혀 상관없다. 우리는 증거물이 들어오면 과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다. 누가 관여됐는지 상관 없다. 나도 직원들한테 전혀 얘기 안 한다. 오래 근무했지만 그런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듣지도 않을 것이다. 감정서에 내 이름을 쓰고 법정에 가서 증언을 한다. 다른 사람이 (결과를 바꿔달라고) 말한다해서 바꾸겠나. 자기가 증언하고 자기가 책임지는데 그런 일은 생길 수가 없다. 밖에서 누가 뭐라해도 상관 없는 체제로 돼 있다.  ‘왕첸첸(전모 씨)’의 필체인지에 대해 발표하지 않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정자로 쓴 것과 필기로 쓴 것에 대해 맞춤법적으로 틀린 요인들이 몇 개가 나왔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 발표 전까지 충분히 논의하고 자체 리뷰를 여러 번 한 것이기에 확신이 있다.  국과수 결과로 경찰은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이대로 묻히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여성 입장에서 묻는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원장으로서는 그런 것보다 감정이 정확해야 한다. 다음 일은 수사하는 분이 해야 할 일이다. 업무가 다르며 나눠지는 게 원칙이다.  재수사는 필요 없다고 보나.  -국과수는 증거물이 들어왔을 때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최선이다. 재수사 여부는 수사하는 분들이 할 얘기다.   ●최면 걸어 진범 잡아  만삭의 의사 부인 죽음이 타살이라고 확신한 근거는.  -그냥 뒤로 넘어질 때와 누군가에 의해 목 졸려 질식사했을 때 부검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용의자인 남편이 범행을 부인하는데 부검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나.  -어렵다.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그 다음부터는 판사가 결정한다. 우리는 요청에 의해 감정을 하지 먼저 하지 않는다.  범죄 심리를 이용하기도 하나.  -상당히 중요하다. 그 남편도 여기서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했다. 정말 거짓말을 했을 것 같은 부분을 물어봐야 하기에 질문 요령,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국과수는 프로파일러, 거짓말 탐지기, 법 최면도 활용한다. 법 최면은 심리학의 한 분야다. 2003년 오토바이를 친 뺑소니 차량의 끝 번호 하나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목격자를 데려다가 최면을 걸었는데 번호를 다 기억해내 진범을 잡았다. 사람들은 대개 차종은 기억하지만 번호판은 잘 기억하지 못 한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최면에 걸리는 사람은 무의식중에 봤던 걸 다 기억해낸다.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해적의 멜빵, 석 선장 쏜 용의자를 찾다  지난 2월 오만에서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한발이 해군 것이어서 당혹스러웠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해군의 총탄이란 사실에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총알 한쪽이 편평하게 눌린 자국이 있었다. 이는 직접 쏜 게 아니라 어디 부딪쳤다가 유탄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다.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다.  해적의 거짓말을 밝혀낸 결정적 증거는.  -지난 설 때 여기는 비상이었다. 전날 의뢰를 받은 직원은 쉬지도 못하고 오만으로 갔다. 가장 범인이 유력했던 해적은 ‘나는 총을 한번도 안 쐈다.’고 말했다. 탄환이 발사된 총기를 조사하던 직원은 배 안에서 총기를 어깨에 멜 때 쓰는 멜빵을 발견, 유전자 검사를 했다. 땀이나 손의 지문이 충분히 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 해적과 동일한 유전자가 나왔다.  드라마 ‘싸인’, 국과수에서도 인기가 많았나.  -처음부터 대여섯편 정도 봤다. 직원들도, 나도 많이 불편했다. 특히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은 과학하는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우리와 같지 않은 모습을 극화하니까. 다만 전체적으로 연구원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들에게 국과수를 알리는 기회가 돼 긍정적이었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부 대사를 읽어준 뒤)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나.  -‘과학적인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대사도 좋지만 그보다도 ‘우리가 마지막이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이란 구절이다. 이곳은 그분들이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다. 그분들이 뭔가 마지막까지 몸으로 얘기하려는 걸 들어줘야 한다. 만약 안 들어주면 그분들은 그냥 이 세상을 (억울하게) 떠나게 되는거다. 우리에게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 부검은 숭고하다. 극중 원장으로 나오는 전광렬씨가 자신의 친구가 열악한 근무 조건 때문에 숨지자 다시는 그런 조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지 정말 반성하게 됐다. 극중에서 원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순수하게 국과수와 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동이었다.  드라마처럼 자살, 타살에 대한 판단이 즉각 서나.  -질식사도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고, 추락사처럼 자신이 뛰어내린 것과 밀어서 뛰어내린 것들은 금방 판단이 안 된다.  드라마와 현실의 국과수 모습 중 닮은 점은.  -집념이다. 끝까지 진실을 찾아내려는 마음은 우리 직원들과 똑같다. 감정하는 과정은 별 차이가 없었다.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점은.  -아주 큰 차이점은 증거물을 싹 바꾸는 것. 극중 고다경(김아중)이 증거물을 가지고 나간다. 그러나 현실에서 경찰로부터 넘겨진 증거물은 바코드가 다 붙고 어디로 가는지 표시가 난다. 증거물을 빼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증거물 중 일부가 사라지면 실험을 할 수 없다. CCTV가 다 깔려 있다. 증거 조작은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법의학자들끼리 부검 결과가 다를 땐 어떻게 하나.  -완전히 다른 경우는 거의 없다. 팩트는 하나다. 사실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 계속 전체 토의를 해 팩트에 가장 가까운 답을 내린다.  외압으로 유전자 검사나 부검 시 방해가 될 때가 있나.  -그런 건 받지도 않고, 없다. 외부에 있는 분들이 전혀 감정 얘기를 안 한다.  내부 권력 암투는 존재하나.  -나보고 암투를 거쳐 원장이 됐냐고 누가 묻던데 전혀 아니다. 연구원에 오래 있던 분들 중에 지원해서 뽑는다.  원장과 직원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수평 관계다. 한달 이상 고민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가는 건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거다. 그런 직원들을 참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써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현실 속 국과수는 어떤 곳인가.  -굉장히 고립돼 있다.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한 케이스를 갖고 씨름하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 융통성이 없다고들 한다. 가족적이긴 하지만 사교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매우 우수한 직원들이 있다. 국과수의 힘은 인재다. 항상 음지에서 수사를 지원하면서 죄가 있는 사람, 죄가 없는 사람을 판정해주는 기관이다.  직원이 가장 갖춰야할 덕목은.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기가 맡은 케이스에 정말 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거기에는 항상 피해자가 있고 다른 사람들이 연결돼있다. 하나뿐인 과학의 진실은 밝히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험과 지식, 열정을 갖고 해야 한다.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사건 등 대형재해가 났을 때 유가족을 대할 때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국과수에 적합한가.  -이 일은 꼼꼼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모기 눈물만큼 적은 양의 유전자를 분석하려면 꼼꼼해야 한다. 일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드라마 주인공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처럼 일하는 직원도 있나.  -많다. 그분보다 더 낫다. 일에 대한 열정, 집념은 질 사람이 한명도 없다.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 2008년 부임이래 2년 9개월간 목표는 이룬 것 같나.  -원으로 승격한 건 큰 자부심이다. 올해는 5월 아시아국과수학회를 우리나라에서 유치해 아시아를 선도하려 한다. 9월에는 세계학회(2014년 예정)를 유치하고자 한다. 세계 속의 국과수로 가자는 목표로 기초를 만들고 있다.  최근 다른 나라와 연대해 일한 적 있나.  -있다. 뉴질랜드 지진 참사 때 법의학, 법치의학자들이 가서 한·중·일 시신들에 대해 유전자 구분을 하고 왔다. 불에 타도 이는 남는데 이 치료 방법이 국가마다 다르다.  3년간 수장을 맡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일 어렵고 안 되는 게 예산 작업이다. 과학수사는 장비와의 싸움이다. 얼마나 좋은 장비를 가지고 실험하느냐에 따라 시간도 줄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예산 대부분이 장비비용인데 지금 장비는 옛날 것들이 많아 첨단 장비로 바꿔야 한다. 여기 이사온 지 25~30년이다. 건물도 옛날식으로 지어 환기도 안 된다. 에이즈·결핵 환자 시신 등에 대한 부검은 사실 위험 부담율이 매우 크다. 일주일에 2000건씩 들어오는 증거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50명의 인력이 감당하는 것도 무리다.  국과수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분야가 넓고 다양하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부검하는 법의학자 23명. 유전자 분석팀 50명.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10명. 문서감정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이곳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낸다.   ●“내 딸도 이곳에서 일했으면”  남은 과제는.  -연구원의 감정결과를 전부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우리의 결과가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인정받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국내 법의학 수준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다. 인도네시아 지진 해일 때 숨진 자국민(18명)을 모두 찾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뉴질랜드 등에 강연도 간다.  부검에 대한 유가족의 인식을 바꾸려면.  -유교사상 때문에 아직도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미래에 영상 부검, 컴퓨터 단층 촬영(CT) 같은 걸 활용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정 원장에게 국과수란 어떤 존재인가.  -국과수와 나는 아주 가깝다. 연구원이 1955년 설립됐는데 내가 1955년생이다. 대학 때 연구원에서 나온 강의를 듣고 여기로 오게 됐다. 하루 일의 90%가 이곳 일이다. 남편(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도 여기서 만났고, 내 딸(고2·유학중)도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다. 너무 매력적이고 지금도 일이 참 재미있다.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이곳은 매력적인 직장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정희선 원장은 ▲출생 1955년 6월 6일 충북 충주 ▲가족 남편 유영찬 전 국과수 소장, 딸 1 ▲학력 충주여고-숙명여대 약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 박사 ▲입사 1978년 국과수 이화학과 근무 ▲이력 국과수 초대 원장(2010년 10월), 국과수 최초 여성 소장(2008년 7월), 국과수 법과학부 부장, 국과수 마약분석과 과장, 국과수 약독물 과장 ▲수상 비추미여성대상 별리상, 몽골정부 전문가 훈장, 옛 과학기술부 선정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서울신문 선정 마약퇴치 대상 등 국과수에 들어가려면] “탐구정신 중요… 올부터 학력제한 폐지” 드라마 ‘싸인’의 영향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희선 국과수 원장은 지난 21일 국과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탐구정신”이라면서 “그냥 보지 않고 왜 이럴까, 아까 것과 어떤 게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끈기와 집념이 있어야 한다.”면서 “한 케이스를 맡으면 끝까지 찾아낸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과수에는 극중 탤런트 박신양씨가 맡았던 법의학자 외에도 유전자 분석, 범죄심리·거짓말탐지 분야, 문서감정팀과 CCTV 등의 흐려진 영상을 잘 보이게 해 범인을 잡는 영상분석팀이 있다. 영상분석팀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그램 등을 자체 개발해 특화도 많이 시켰다고 정 원장은 전했다. 약·독물 부검, 마약·화학·화재·교통사고·목소리 분석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국과수 채용은 행정안전부에서 일괄 배치하는 공채(5·7·9급)를 제외하면 모두 특별채용이다. 인터넷 홈페이지(www.nisi.go.kr) 등을 통해 수시로 뽑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채에는 석사 이상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행안부 방침에 따라 학력제한이 폐지되면서 올해는 지원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소요정원은 26명이다. 자연과학 기술분야(이과)에 근무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는 10년차급 의사들을 뽑으며 행안부에서 공무원 4~5급(의무사무관)을 일괄 채용한다. 약·독극물·마약을 분석하는 보건연구사, 화학 분석을 담당하는 공업연구사, 유전자 DNA를 분석하는 공중보건연구사 등도 있다. 연구사는 통상 석사 이상, 연구관은 박사 이상이 지원했다. 연구사와 연구관은 공무원 6~7급에 해당한다. 특채는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으로 이뤄진다. 국과수 인사채용 관계자는 “5월 초 공무원 채용박람회를 하는데 행안부 인사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채용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화학 분야는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과수는 업무강도 대비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현재 부검을 담당하는 법의학자의 경우 정원 23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다. 하지만 정 원장은 방송 이후 올라간 국과수의 위상을 실감하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 고등학생이 정식으로 국과수에 민원을 보내 어떻게 해야 국과수에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미래의 직업으로 이곳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법의학자 자리도 지원자가 생겨 조만간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의학자의 연봉은 6000만~7000만원 정도다. 33년간 국과수를 지켜온 정 원장은 “미지의 물질을 찾는 기쁨이 사건의 해결로 이어지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만으로 국과수는 선택된 자부심을 느낄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공공기관 ‘고충민원 해결’ 팔 걷었다

    공공기관 ‘고충민원 해결’ 팔 걷었다

    “민원인에게 고충을 주는 원인은 무엇일까. 민원이 반복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공공기관들이 업무 등으로 민원인들에게 고충과 불편을 주는 행정사항과 원인 등을 직접 찾아나서고 있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6개 기관이 ‘고충 민원 컨설팅’을 신청했다. LH공사, SH공사, 근로복지공단 등 7개 정부투자기관과 부천시, 용인시, 광주 남구 등 자치단체 3곳, 산림청, 충남경찰청, 마산지방해양항만청 등 국가기관 3곳, 경기·충북·경북교육청 3곳 등이다. 이 기관들은 앞으로 권익위의 고충 민원 해소 전문가들과 함께 1~2개월 동안 기관별 고충 민원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소 대책 등을 마련하게 된다. 컨설팅 단계에서 권익위와 진단 대상 기관의 담당자 5명씩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후 분야별 실태 조사와 분석에 나선다. 실태 조사에서는 해당 기관의 전 직원과 민원인에 대한 설문조사도 펼쳐진다. 컨설팅 과정에서 도출된 고충 민원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양 기관이 공유하게 된다. 이 제도는 각 기관의 고충 민원 예방 및 해소 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자기 시정 및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2009년 시범 도입됐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 중랑구, 광진구 등을 비롯한 10개 기관이 고충 민원 컨설팅에 참여해 고충 민원 해소 방안을 찾았다. 권익위는 앞으로 인력과 시간 등의 제약으로 직접 컨설팅이 어려운 기관은 자가 진단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도록 컨설팅 기법을 제공할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컨설팅을 통해 고충 민원에 따른 양 기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민원인의 입장을 더욱 수용하는 등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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