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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기대감에 여행·유통株 날았다

    백신 기대감에 여행·유통株 날았다

    대한항공·진에어 등 항공주 10% 이상↑코스피 0.23% 올라 시총 1681조 역대 2위美 증시도 보잉·델타항공 등 주가 껑충‘코로나 수혜’ 게임 등 비대면 종목은 하락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탈(脫)코로나19 국면’을 보였다.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여행·항공·유통 종목이 급등했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로 지금까지 상승을 이어오던 게임·온라인쇼핑 같은 비대면 관련 종목의 주가는 내렸다. 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급락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5% 떨어진 185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3포인트(0.23%) 오른 2452.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681조 300억원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보합세를 이어갔지만,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이 일반인에게 투약되려면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그동안 억눌렸던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김일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은 비대면 위주였던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주는 백신 개발 이후 항공화물 수요와 여행 수요 증가 가능성에 급등했다.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1.47% 오른 2만 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0% 넘게 올랐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여행 관련 종목이 오른 것도 이르면 내년부터 여행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또 대면 소비 부활에 대한 기대로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주가도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넷플릭스, 아마존, 블리자드 등 게임·온라인쇼핑 관련 종목의 주가는 대폭 하락한 반면 부킹닷컴, 보잉, 델타항공 등 여행·항공 관련 종목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행이나 항공 관련 종목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내렸던 만큼 앞으로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산업의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만 보면 일상으로 복귀한 것 같지만, 실제 백신 공급과 정상 생활로 돌아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도 당장은 백신 공급 가능성에 맞춰 움직이지만, 진척 속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백신 공급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며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고, 경제활동 정상화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공급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점만으로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장기적인 효능 지속 여부 등 백신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점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유족측 참관 하에 지난달 디지털 포렌식‘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결정적 증거는 못 찾아참고인 진술로 경위 파악 중··· 이달 말 최종 결론 검찰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소 사실이 유출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 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고발 대상이었던 청와대와 경찰, 검찰 등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보수단체 등은 이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 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네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를 질질 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은 당시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찰은 이후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변사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린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보하는 등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온 피해자 측은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나에 대해 무고·무고교사 혐의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 경찰이 충분히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수사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김용성 경기도의원, 청소년수련원 역사문화유적지 탐방 등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인력 확충 촉구

    김용성 경기도의원, 청소년수련원 역사문화유적지 탐방 등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인력 확충 촉구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용성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은 10일 경기도청소년수련원 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김용성 의원은 현재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인력 운영과 관련해 정원 40명의 조직 구성 상 활동운영팀, 활동기획팀의 실무 인력이 10명 내외 로 해당 직원만으로 교육 및 연수활동 등을 전부 수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 항일투쟁 역사탐방 등 중요한 사업들이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긴 했으나, 평상시에도 다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 부족으로 무기계약직 18명, 기간제근로자 5명 등 정원외 인력 23명을 불가피하게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홈페이지 개편으로 1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유사 기관인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홈페이지 및 앱 제작 예산이 2천만원 정도인데 5배나 되는 지나친 예산 측정으로 예산 낭비적인 요소가 있지는 않은지 사업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경기도청소년수련원 양금석 원장은 수련원, 야영원, 캠핑장 등의 분산된 홈페이지가 하나로 통합되며, 예약시스템 등이 추가로 마련될 예정으로 청소년과 학부모 등 주요 고객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되 예산 낭비가 없도록 수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정빈 서울시의원, 위례신도시 혼탁수 유입 사고 관련 상수도사업본부 대응 미흡 지적

    송정빈 서울시의원, 위례신도시 혼탁수 유입 사고 관련 상수도사업본부 대응 미흡 지적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송정빈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동대문 1선거구)은 지난 9일 월요일 상수도사업본부를 진행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9월 발생한 송파 위례신도시 혼탁수 유입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고 사고 이후 상수도사업본부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 9월 3일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를 지나는 상수도관에 혼탁수가 유입돼 3개 아파트 단지 약 2000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사고 당시 서울상수도사업본부 강동수도사업소는 저수조 인입밸브를 잠가 혼탁수 유입을 막는 한편 상수도관에 들어온 혼탁수를 배출하는 작업을 벌였다. 송 부위원장은 “위례 신도시 혼탁수 유입 사고가 9월에 발생했음에도 지금까지 사고 발생 경위와 사고 이후 처리 및 경과에 대한 상수도사업본부의 의회 보고가 없었다”며 “또한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고 지역 주민들에게 아리수가 공급이 되었으며 그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혼탁수 유입 사고 당시 미흡한 상수도사업본부의 대응을 지적했다. 위례신도시 혼탁수 유입사고에 대한 안병희 강동수도사업소장의 보고를 받은 이후 송 부위원장은 “오래전부터 급수 수질에 대해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급수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 주변으로 위례 신도시와 같은 신도시가 많이 생길 예정인데 이에 대한 상수도사업본부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호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현장에서의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급수과정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며 “수도시설을 접근하는 과정에서 상수도사업본부와 수도사업소가 주축이 되어 LH 토지주택공사 및 민간사업자와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준모 경기도의원,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로 교육격차 해소 노력 촉구

    성준모 경기도의원,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로 교육격차 해소 노력 촉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성준모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5)은 지난 9일 수원교육지원청에서 실시된 수원·평택·안성·여주교육지원청에 대한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학생들 간 심각한 교육격차와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높은 학업중단 비율을 지적하며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의 확대를 촉구했다. 아울러, 학생 수 10명 미만 유치원들의 통폐합을 통해 질 높은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질의에서 성준모 의원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열악한 교육지원으로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학생들 간 교육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그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교육격차의 지속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많은 등, 이는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간 진로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준모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는 이를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다문화가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들 학생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학교생활에 바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성준모 의원은 “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유치원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일반적인 유치원의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능력과 사회성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 유치원은 주변 유치원들과의 통폐합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준모 의원은 “유치원들의 통폐합이 어려운 이유는 학교와 동문회가 없어진다는 우려 등 어른들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이 크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지원청에서는 소규모 유치원들의 통폐합 홍보에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성준모 의원은 “도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지원청에서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은 단순히 현재를 유지하는 것만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조치이며 이것이 ‘경기교육이 지향해야 할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다문화학교와 소규모 유치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늘 어르신 곁에 있는 방문간호서비스/박영숙 한국방문간호사회 회장

    [기고] 늘 어르신 곁에 있는 방문간호서비스/박영숙 한국방문간호사회 회장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2~3개씩 앓고 있는 상태에서 등급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양기관에서는 이런 어르신들의 건강이 악화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의 어르신들은 서비스 이용 중에도 자주 건강이 나빠져 어떻게 도움을 드려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방문간호서비스는 방문간호지시서에 명시된 간호, 진료의 보조, 요양에 관한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는 전문 의료기관에 의뢰한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에 필수적인 의사의 방문간호지시서를 와상 어르신이 병원을 방문해 발부받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며 거동이 힘들어 사설 구급차 또는 119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유효기간 만료로 6개월마다 반복해야 한다. 이 불편함이 방문간호서비스를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던 중 참여하게 된 재가노인 건강관리 강화 시범사업은 의료인이 직접 방문해 의료적 케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간호사가 어르신 댁에서 기존의 방문간호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약 복용, 부작용, 혈압관리, 혈당관리 등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태블릿PC를 통해 의사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에 대해 상담하고, 필요에 따라 방문간호지시서를 발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처방전이 발급되지 않는 스마트 협진의 실효성이나 효율성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간호사와 의사가 충분히 관찰하고 케어계획을 수립해 실천함으로써 어르신들의 증상 완화에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질환별로 처방되는 여러 종류의 약 복용 시 의사와의 스마트 협진으로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즉시 가감해 올바른 케어를 할 수 있다. 또한 의료진으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안도감은 어르신의 고독, 우울증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방문간호지시서 발급 절차 전자화는 방문간호 이용 절차가 제공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는 통합 돌봄을 하려고 해도 자원이 부족해 쉽지 않은데, 의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시범사업에 기꺼이 동참해 준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건강관리 강화 시범사업이 부디 본 사업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스마트 기기사용이 익숙한 우리 세대의 노후에도 건강관리 강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단독] 극단선택 후 병원 5곳서 문전박대… 끝내 아파트서 투신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50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 거부된 뒤 4일 후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첫 신고를 받고 환자를 인근 정신병원에 응급입원시키려 했지만, 인근 병원 5곳 모두 병실이 찼다는 등의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 지난해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시민 5명을 살해하자 정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에선 여전히 부실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었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오전 3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구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자살을 시도했다. 방에 문을 잠그고 번개탄을 피우는 것 같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조현병 증세를 보인 정모(51·여)씨는 술을 마신 채 안방 내 화장실에서 숯에 불을 붙여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다행히 경찰관과 119 구급대원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정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구조됐다. 정씨는 평소에도 “전파 공격을 당하고 있다. 머리에 칩이 있다”는 등의 알 수 없는 얘기를 하며 조현병 증세를 보였다. 자칫하다간 정씨의 인명은 물론이고 아파트 내에 큰불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정씨의 응급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구대 근무자들을 통해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봤지만 입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H병원과 N병원은 병실이, J병원은 당직의사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또 다른 H병원은 당직의사도 없고, 응급입원은 오후 6~11시까지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는 환자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경찰은 정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시도별 지정 정신의료기관(행정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인 D병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역시 실랑이 끝에 문전박대만 당했다. 이후 입원이 무산된 정씨는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그로부터 4일 후인 지난 7일 새벽 아파트 1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김해 중부경찰서 한 경찰관은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해를 가할 수 있음에도 관할 내 정신병원은 야간에 정신질환자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이 때문에 왕복 300㎞에 이르는 사천이나 고성, 진주 지역 정신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지만, 대형병원 위주라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우한은 영웅들의 도시?…中 당국 ‘코로나 진원지’ 띄우는 속내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끔찍한 봉쇄와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진원지인 우한은 중국 전 인민이 떠받드는 ‘영웅들의 도시’가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현지에서는 우한에서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던 당시 희생한 의료진과 중국 공산당 당원들의 노고를 담은 6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우한의 의사와 택배 배달원, 건설 노동자 등을 등장시킨 20부작 드라마와 코로나19와 관련한 신파로 무장한 오페라도 등장했다. 한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우한은 현재 중국 언론에 의해 영웅들의 도시로 변모했다. 당국이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명확하다. 중국은 더 이상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아니며 이미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했다는 것을 대내외로 천명하고자 함이다. 뉴욕타임스는 “(우한에 대한) 환호성과 관심은 우한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긴 세계적인 상징으로 삼기 위한 중국 정부의 캠페인”이라면서 “팬데믹 초기 당시 중국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없애기 위해 고안된 선전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선보여지고 있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오페라 등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모두가 다시 행복을 되찾은 긍정적인 면만 보여줄 뿐,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또 대부분의 작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가 반복해 등장한다. 지난달 우한에서 막을 올린 오페라 ‘천사의 일기’에서는 팬데믹에 맞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의료진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은 함께 웃거나 눈물을 흘리며 고무적인 표정으로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뉴욕타임스는 “엄격한 검열 체제로 중국의 여론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료들에게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의사에 대한 언급이나 우한의 봉쇄 상황을 폭로한 뒤 실종된 시민기자들에 대한 인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중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소피아 황은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한의 택시기사들은 여전히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남성은 코로나19로 사망한 아버지의 치료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병원을 고소하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많은 우한 사람들이 여전히 고통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디어가 이야기하는 만큼 (코로나19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독] 극단선택 시도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거부된 후 끝내 투신

    [단독] 극단선택 시도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거부된 후 끝내 투신

    50대 정신질환자 번개탄 피워 숨지려 시도현장 경찰 출동해 사태 수습, 응급입원 추진인근 정신병원, 병실 없다는 이유로 입원 거부결국 4일 후 18층 아파트서 투신, 끝내 사망 번개탄을 피워 사망하려 했던 50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이 거부된 뒤 4일 후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첫 신고를 받고 환자를 인근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시키려 했지만 주변 병원 5곳으로부터 병실이 모두 찼다는 등의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치료 공백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지난해 4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이 시민 5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대응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현장에선 여전히 부실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었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새벽 3시 30분쯤 경남 김해시 구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가 자살을 시도했다. 방에 문을 잠그고 번개탄을 피우는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조현병 증세를 보인 정모(51·여)씨는 술을 마신 채 안방 내 화장실에서 숯에 불을 붙여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다행이 김해 중부경찰서 왕릉지구대 경찰관과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고, 정씨는 별다른 외상 없이 구조됐다. 정씨는 평소에도 “전파 공격을 당하고 있다. 머리에 칩이 있다”는 등의 알 수 없는 얘기를 하며 조현병 증세를 보였다. 자칫하다간 정씨의 인명은 물론이고 아파트 내에 큰 불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병실 없다” 등 이유로 응급입원 거부당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정씨의 응급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구대 근무자들을 통해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봤다. 그러나 입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H병원은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또다른 H병원은 당직 의사가 없고, 응급입원은 18~23시까지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N병원도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J병원은 당직의사가 없어 입원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씨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경찰은 정씨를 순찰차에 태우고 시도별 지정 정신의료기관(행정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 중에 하나인 D병원에 직접 찾아 갔다. 그러나 실랑이 끝에 문전박대만 당했다. 응급입원이 무산된 정씨는 4일 후인 지난 7일 새벽 아파트 18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한 경찰관은 “정신질환자 관련 사건은 자신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음에도 김해 중부경찰서 관할 내 정신병원은 야간에 정신질환자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최근엔 김해에서 왕복 300㎞에 이르는 사천이나 고성, 진주 지역 정신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지만, 대형병원 위주라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많은 병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레이건 민주당원, 오바마콘...미 대선 역사 바꾼 초당적 선택들

    레이건 민주당원, 오바마콘...미 대선 역사 바꾼 초당적 선택들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 당 후보가 아닌 상대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이제 1년 6개월도 남지 않은 2022년 한국 대선에서 이 같은 선언을 하는 정치인이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까. 히틀러가 출마해도 같은 당이라면 지지할 것 같은 ‘정치적 부족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더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하겠지만, 미국 현대사에서는 이 같은 정당을 초월한 선택이 선거는 물론 역사까지 바꾼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레이건 민주당원’과 ‘오바마콘’(오바마와 보수주의자의 합성어) 등 한국만큼 양극화된 미국 정치판에서 당파적 이해관계보다 후보의 자질을 먼저 살피고 국가의 미래를 우선시했던 사례를 돌아본다. ●바이든 편에 선 공화당원들 미 대선일인 지난 3일(현지시간) 투표를 마친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가 취재진에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찍고 온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그는 “평생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바이든에게 투표했다”며 “당을 넘어 나라를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전날인 2일에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던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이 USA투데이에 바이든을 지지하는 기고를 썼다. 그는 기고에서 대통령의 품격을 강조하며 “바이든은 분열된 국가를 통합하고, 모든 미국인들을 하나로 모아 도전을 극복할 것이다. 그는 이번 대선일에 자랑스러운 공화당의 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공화당 유력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린 장면은 올해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복잡한 심정을 대변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공화당 거물들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첫 국방장관인 ‘참군인’ 제임스 매티스까지 잇따라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편에 서겠다고 공언한 공화당 인사는 전직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과 전현직 상·하원 의원, 부시 행정부 인사 등 750명이 넘었다. 이들과 같이 바이든을 지지하기로 한 공화당원, 일명 ‘바이든 리퍼블리컨’은 이번 미 대선이 낳은 정치 신조어였다. 일부 외신들은 바이든 지지 의사를 투표일 전까지 숨긴 공화당 유권자를 4년 전 ‘샤이 트럼프’에 빗대 ‘히든 바이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실제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줬다. 바이든은 공화당 텃밭이자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하며 11명의 선거인단을 챙겼다. 애리조나로서는 당의 ‘어른’이자 대선 후보까지 지냈던 매케인을 조롱하는 등 정치적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을 준엄하게 심판한 셈이 됐다. 더불어 트럼프에게 실망한 일부 공화당 지지층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르몬교 성지이자 공화당 텃밭인 유타주의 이번 대선 투표율은 66%로, 이전 대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투표 열기가 다소 식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바이든이 유타주에서 받은 득표율은 1964년 이후 최고 수준인 37.2%였다. 비록 선거인단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공화당 텃밭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호평을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찰리 덴트 전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쓴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의제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온건·절제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안정시켜야 하며, 공화당은 이런 노력에는 협력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레이건도, 오바마도 초당적 지지 있었다 이 같은 공화당 인사들의 반트럼프 행렬은 과거 미 현대사를 관통한 초당적 지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선 민주당 지지층임에도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들을 ‘레이건 민주당원’이라고 표현한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대를 연 배경 가운데 하나도 바로 투표소에서 공화당 지지로 마음을 바꾼 민주당 유권자들이었다. 민주당을 지지했던 ‘러스트 벨트’의 백인 노동자들, 캘리포니아 지역 등이 레이건의 강한 외교정책과 감세 정책에 동조하며 투표소에서 공화당을 지지했고, 이들의 지지로 탄생한 레이건 행정부는 냉전에서 승리하며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다시 강화할 수 있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4년 재선 슬로건 가운데 하나는 ‘당신이 민주당을 떠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당신을 떠난 것이다’이기도 했다. 그 역시 자신을 지지하는 민주당 유권자가 적지 않음을 알았고, 할리우드 배우노조위원장 출신답게 진보층이 원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레이건 덕분에 우파진영은 1990년대까지 더욱 공고한 지지세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당시 공화당으로 돌아선 전통적 지지층을 되돌리기 위해 10년 넘게 분투해야 했던 민주당이었지만, 레이건의 사망 때는 당파를 초월해 깊은 애도를 보이기도 했다. 반대로 공화당 지지자임에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경우도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지한 공화당 유권자를 의미하는 ‘오바마콘’이 그 좋은 예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콧 매클렐런, 레이건 행정부 시절 법무차관을 지낸 찰스 프라이드 등 공화당계 인사 40여명이 오바마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오바마를 위한 공화당원’이라는 선거운동단체 등은 매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경제위기로 부시 행정부에 실망한 상태였고, 미국인들에게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오바마 지지로 돌아섰다. 실제 2008년 대선 출구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9%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오바마콘’과 반대로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매케인을 지지한 ‘매케인 민주당원’도 있었다.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이 대표적으로, 그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민주당과의 입장 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 밖에도 민주당 상원의원 신분으로 200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젤 밀러 전 조지아 주지사, 같은 민주당 소속 에드 코크 전 뉴욕 시장 등도 당 안팎의 논란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당파를 넘는 선택을 한 인물들로 평가된다. 결국 트럼프 시대를 막 내리게 한 배경 가운데 하나인 공화당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도 이러한 미 현대정치사의 역사적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정치칼럼니스트 존 애블론은 올해 대선에 대한 CNN 기고에서 “트럼프 정부에서 ‘분열의 프리즘’으로 미국 정치를 보는 데 너무 익숙하다 보니 이런 초당적 인물들이 놀랍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미국 역사상 계속 있었던 위대한 초당적 움직임 가운데 하나를 목격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장상기 서울시의원 “소규모 정비, 업무처리지침도 없어“

    장상기 서울시의원 “소규모 정비, 업무처리지침도 없어“

    정부가 지난 5월 6일,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을 보완해 2022년까지 1만2천호 공급 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울시는 업무처리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상기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 강서6)은 6일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소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소규모 정비사업 전체에 용적률과 주차장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5.6대책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서울시가 아직 업무처리지침을 못 만들고 있어서 일선 현장에서는 주민설명회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5.6대책 발표 이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조례들이 잇달아 개정되면서 자율주택정비,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 등 다양한 소규모주택 정비의 여건이 마련됐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 또한 크지만, 업무처리지침의 미비로 기껏 마련한 정비수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조속한 업무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또한 “정비여건이 열악한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은 건축법령의 일부 규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 또는 통합해 적용할 수 있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건축법」은 300세대 이상에 대해서만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세대 규모가 작을수록 정비기반시설이 불량해 정비가 시급하므로 2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을 정비하는 소규모재건축에 「소규모주택정비법」과 「건축법」의 규제 완화를 함께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어서 장 의원은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 문제인데 서울시는 안일한 주택공급대책 발표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전협의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장 의원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도 마찬가지”라고 질책했다.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지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도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선정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행정이다. 몇 달에 걸쳐 희망고문을 할 것이 아니라 공공재개발이 안되는 곳은 안되는 이유를 미리 알려주고 함께 정비 대안을 찾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현재 자율주택정비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거환경개선과로, 소규재건축사업은 공동주택과로 이원화된 행정의 통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석환 경기도의원 “문화체육관광분야 코로나19 극복 위해 비대면 및 4차 산업 접목한 대안 마련 필요”

    지석환 경기도의원 “문화체육관광분야 코로나19 극복 위해 비대면 및 4차 산업 접목한 대안 마련 필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최만식)는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국 등 3개 기관에 대한 2020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지석환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1)은 “문화체육관광분야가 코로나19로 제일 큰 타격을 입어 유감이다”고 말하며, “코로나19는 앞으로도 지속 반복될 수 있는 사항으로 비대면 및 정보·지식 기반의 제4차 산업과 접목을 통한 문화체육관광 활성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현재 문화체육관광분야 종사자들을 위한 지원이 어떻게 지원이 진행되고 있는지 질의했다. 오태석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코로나19는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어려운 예술인 및 관광업계에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8:2 비대면 형식으로 문화체육관광 행사 및 사업 등을 진행 할 예정이나 아직 구체적인 안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지석환 의원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대안을 만들기를 바란다”며 당부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국 업무보고서에 작성된 세부내용 및 자료요구 시 제출된 자료 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고 불명확하게 작성된 부분이 많다며, 제출자료에는 정확한 설명과,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예산 현황에 대해 질의하며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 계획을 철저히 세워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질의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그들은 왜 軍을 떠나나… 대책 없는 인력 유출 문제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그들은 왜 軍을 떠나나… 대책 없는 인력 유출 문제

    “군인으로서 보람을 느끼려고 일부러 힘든 직책을 선택했죠.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일이 아닌 사소한 업무 탓에 전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는 A대위는 최근 전역을 고민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장교로 임관해 장기복무에 선발됐지만 ‘나라를 지키는 보람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군인으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실전은 경험해 본 적이 없고 자잘한 행정 업무만 그를 괴롭힌다. 처음 군인을 선택하던 때의 막연한 사명감은 희미해졌다. 가끔 자신이 회사원인지 군인인지 헷갈린다. 그는 “나처럼 갈림길에 선 친구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군의 인력 유출은 육해공군을 통틀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가장 고된 직책 중 하나인 해군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이달 초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1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률(전역 및 자격 포기)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5년의 유출률 추이를 보면 2015년 55%, 2016년 26%, 2017년 64%, 2018년 83%, 지난해 42%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 유출률은 59%에 달한다. 100명의 승조원을 양성했다고 치면 이들 중 60명가량은 근무 도중 직책을 포기하는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국방부의 ‘잠수함 및 수상함 승조원 생활여건 비교’ 자료를 보면 잠수함 승조원의 1인당 거주 공간은 평균 3.8㎡다. 20.7㎡인 수상함 승조원들에 비해 5분의1 이하로 협소하다. 심지어 화장실 이용도 벅차다. 수상함 근무자의 좌변기당 사용 인원은 평균 6명인 데 비해 잠수함은 16.7명이다. 게다가 침대 또한 1인당 1개꼴도 되지 못한다. 기본적인 의식주 제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국방부는 “잠항 기간이 1회 20일 내외로 길고, 잠수함의 특성에 따른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승조원 유출률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당을 인상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스운 상황도 펼쳐진다. 잠수함 출동수당은 작전 시 일 1만원을 지급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4.4% 삭감했다. 인력 유출이 반복되면서 예산을 깎아도 기존대로 수당 지급이 가능한 것이다. 인력의 ‘구멍’은 부대의 기간(基幹)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사관에서 도드라진다. 국방부의 ‘연도별 장교 및 부사관 운영률’을 보면 2017~2019년 장교의 평균 운영률은 98.3%인 반면 부사관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운영률이 90.1%다. 특히 부사관 말단 계급인 하사의 운영률 평균은 76% 수준에 그친다. 군은 100명의 하사를 필요로 하지만 76명의 청년만이 부사관의 길을 고수하는 것이다. 사이버전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군이 공들여 양성한 사이버 전문 인력도 총 78명 중 단 5명만이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인력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인력이 부족하면 작전이나 부대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여전히 긴장이 조성된 전방이나 해·강안 부대 지휘관들도 “사람이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일부 능력 있는 간부들을 ‘이중 보직’시키거나 공석으로 놔두고 부대를 운영한다. 근무 여건 외에 진급 문제도 인력 유출을 부추긴다. 이들은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 상당 기간을 투자했지만 다수는 장기복무자로 선발될 수 없다. 장기복무나 진급이 안 되면 숙련된 간부의 유출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중간 간부의 비율을 늘리는 항아리형 구조로 재편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A대위는 “‘일을 위한 일’을 억지로 만들어 보여 주기식 성과를 강조하는 문화부터 없어져야 한다”며 “정책부서에서 장병들이 군복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업무를 고안하면 인력 유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 차분하고 절제된 열정 임동혁이 차려 낸 ‘베토벤 코스

    차분하고 절제된 열정 임동혁이 차려 낸 ‘베토벤 코스

    몸에 딱 알맞은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한 옷차림만으로도 왠지 경건한 마음이 들도록 한 무대는 ‘베토벤에게’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2년 만에 전국 투어 리사이틀로 관객들을 만나는 시간이기 전에 그가 온 마음을 다해 베토벤과 소통한다는 의미가 더 커 보였다. 지난달 14일 경기 용인을 시작으로 경남 함안, 울산, 진해, 창녕을 거쳐 전국 투어를 가진 임동혁은 2일과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연주로 베토벤과의 여정을 일단락 지었다. 2016년 쇼팽, 2018년엔 슈베르트와 함께 투어했고, 지난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앨범을 발매하며 주로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그와 베토벤은 얼핏 연결이 쉽지 않았다. 스스로도 “매우 힘에 부친 도전”이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 등장만으로도 화제가 된 유튜브 채널 ‘또모’에서 그는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과 23번 ‘열정’을 가장 어려운 작품 1위와 3위로 뽑았는데(2위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두 작품을 모두 프로그램에 넣었다. 유튜브에서 눈을 가린 채 소리만 듣고 피아노를 구별해 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 “괜한 엄살”로 비칠 법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만큼 낯설면서 특별했다.지난 6일 만난 무대에서 임동혁은 슈만의 ‘어린이 정경’을 애피타이저로 내놨다. 감미롭고 따뜻하며 때론 발랄한 13곡이 그의 악보에선 점음표를 더한 듯 좀더 여유롭게 지나가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피아노 선율을 더욱 음미할 수 있게 했다. 이어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셋잇단음표가 반복돼 어렵다”고 토로했던 ‘월광’ 1악장이 시작됐다. 그가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셋잇단음표들을 엮는 약 5분이 단단히 준비한 마음이 스르륵 풀어지며 베토벤에게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도 건반에 올린 손과 페달을 밟는 발 외에 어떠한 불필요한 몸짓도 없이 오로지 피아노 중심에만 집중하며 묵직하게 베토벤에 닿아 갔다. 2부를 연 ‘열정’은 좀더 뜨겁고 격정적이었지만 그 역시 넘지 않으려는 선이라도 있는 듯한 절제가 있었다. 임동혁은 “나이가 들면서 좀더 진중하고 차분해져 기분에 휘둘리는 연주를 덜 하고, 그래서 베토벤과 더 가까워졌음을 느낀다”면서 자신이 연구한 베토벤의 음악은 절제와 구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렬하게 몰아치지만 과하지 않은 연주가 더 애처로운 단조를 그려 냈다.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뒤 쓴 피아노 소나타 30번의 서정적인 음색으로 임동혁은 베토벤의 삶에 인사를 보냈다. 특히 3악장에 적힌 ‘노래하듯이, 마음속 깊이 감정을 갖고’라는 지시어에 충실한 듯 진지하게 변주를 이어 갔다. 베토벤과 만난 임동혁은 이번 전국 투어에서 차이콥스키 ‘사계’ 중 10월과 스크랴빈 에튀드 작품번호 8번 중 12번을 앙코르로, 관객들에게도 아름답고 따스한 위로를 건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빨간펜’의 귀환… 수학 대신 외국어 학습지 푸는 2030

    ‘빨간펜’의 귀환… 수학 대신 외국어 학습지 푸는 2030

    노는 듯 쉽게 공부하면서 기분 전환구몬학습 60만 회원 중 성인은 10%월 3만원… 1주일에 15분 화상수업“회화 위주로 하니 말 느는 게 신기”“Yo hablo(나는 말한다). Ella habla(그녀는 말한다).” 최근 직장인 이민서(28·가명)씨의 주요 일과는 퇴근 후인 저녁 무렵 시작된다. A4 용지보다도 작은 크기의 학습지를 꺼내 초급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20분짜리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일주일치 분량을 모두 해내면 ‘학습 진도표’에 스티커까지 붙여 마무리한다. 이씨는 “대학생 때 스페인어를 잠깐 배웠는데, 그 뒤로 계속 공부를 못 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며 “최근 외국어 학습지를 발견하고 바로 등록했다”고 했다. 어릴 때 부모나 선생님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풀었던 학습지가 일상의 ‘활력소’로 돌아왔다. 이씨와 같이 온·오프라인에서 외국어 학습지를 푸는 이들이 늘고 있다. 8일 교원그룹에 따르면 구몬학습의 성인 회원 수는 2013년 1만명 정도에서 2018년 6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늘었다. 회원 60만여명 가운데 성인이 10%가량이다. 외국어 자격증을 따려는 20대부터 실용 회화를 배우려는 30대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이런 학습지의 가장 큰 장점은 노는 듯 쉽게 공부를 할 수 있어 기분 전환이 된다는 점이다. 이씨 역시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일 말고 다른 걸 하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어릴 때는 ‘빨간펜’ 선생님이 오기 전에 숙제를 해 놓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학습지를 숨기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예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담이 없으니 더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수학 등 기초학력을 배우는 초등생이나 유아와 달리 성인은 외국어 공부 비중이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인 학습자 10명 중 7명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배운다. 반복 학습이 필수인 외국어 특성상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는 학습지는 큰 도움이 된다. 하루 분량은 학습지 5장 내외로 아주 짧고 소요 시간도 20~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데, 이렇게 적은 분량을 꾸준히 하는 게 실력 향상의 밑거름이다. 직장인 신재명(30·가명)씨는 일본에서 일하고 싶어 1년 정도 구몬 학습지로 일어를 공부했다. 매일 정해진 분량의 학습지를 풀고, 일주일에 한번 15분씩 휴대전화 앱으로 선생님과 화상수업을 한다. 선생님이 학습지 내용 중 어려운 부분을 해석하거나 문법을 설명하면, 수강생이 모르는 점을 추가로 물어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온라인에서 학습하니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달 학습지 비용은 3만원도 안 된다. 집으로 배달 오는 학습지와 1주일에 2~3번씩 짧은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까지 포함된 비용이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본인 실력에 맞춰 학습량과 난이도를 정하고 매일 10~30분씩 꾸준히 공부하도록 도와준다”며 “바쁜 직장인도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나가서 공부해야 하는 학원과 달리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은 나태해질 수 있는 요인이긴 하지만 그만큼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씨 역시 “일어 자격증을 따려는 생각은 없다. 단어 암기를 하다 보면 금세 재미가 떨어지고 쉽게 지치더라”며 “대신 실용 회화 위주로 공부하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말이 느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신씨는 처음엔 히라가나밖에 몰랐지만, 지금은 일반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활발해지고 집 안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국어 공부는 일종의 취미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학습지를 신청해 받고, 화상 강의를 듣는 ‘비대면 학습’이 보다 늘며 생긴 변화다. 전 세계 91개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앱 ‘듀오링고’의 경우 국내 가입자가 200만명이 넘는다.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 게임하듯이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최근 듀오링고로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한 김정연(29·가명)씨는 “예전부터 새 언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학원에 가서 공부하기는 부담이 커 미루기만 했다”며 “앱 내에서 개인 수준에 맞춰 진도를 설정하고, 게임처럼 각 레벨을 깨 나가는 식으로 공부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고 답할 수도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펀드 돌려막기’‘작정한 사기극’… 권력형 게이트로 번졌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을 담당하는 각 언론사 법조팀 소속 기자들은 오전에 업무를 시작하기 전 먼저 3가지를 확인하곤 한다. 언론사들이 밤과 새벽 사이에 쏟아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는지 살펴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폭탄’이 터질 수 있는 일정 여부를 체크한다. 그리고 검찰 내부 게시망인 ‘이프로스’에 새로 올라온 검사의 글은 없는지 수소문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 발제’ 마감 시간이 다가와 머리가 아득해진다. 이런 아침 풍경은 라임자산운용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남부지검을 출입처로 삼은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 등에서도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맥락이나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만큼 중간 점검 삼아 사건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 등을 살펴본다.●피해 규모 각각 1조 6000억·1조 2000억 8일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흔히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통칭되는 두 사건은 사모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뒤 각각 내부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돌려막기’ 수법으로 자금을 굴리다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외형상 비슷하다. 피해 규모는 라임 1조 6000억원, 옵티머스 1조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두 사건을 뜯어보면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라임은 2017년 11월 첫 펀드를 출시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목적과 용도에 맞게 투자했지만 투자사 상장폐지와 투자 사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다른 펀드에 투자된 돈을 부실펀드로 돌려 막는 ‘폰지 사기’(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 사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라임은 정상적 금융투자업으로 출발했지만 투자 손실 은폐와 무리한 투자 유치의 반복 끝에 금융 범죄로 전락한 사업에 가깝다. 반면 라임에 이어 터진 옵티머스 사태는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사업의 목적 자체가 ‘한탕’을 노린 금융 사기로 확인된다. 2017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이혁진(53·미국 도피 중) 전 대표를 밀어내고 김재현(50·구속 기소) 대표 체제를 구축한 옵티머스는 이후 안전한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연 2.8%의 수익을 약속하며 공격적으로 펀드를 발행했다. 옵티머스가 지난해 7월 이후 판매해 환매 중단된 46개 펀드상품에 모인 투자금은 모두 5227억원.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던 약속과는 달리 이 자금을 모두 산하 6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모사채로 돌렸다. 각 법인은 아트리파라다이스, CPNS,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라피크, 블루웨일, 충주호유람선 등으로 모두 옵티머스의 지배구조에 놓인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와 대부업체 등으로 구성됐다. 옵티머스는 6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1차 돈세탁을 한 후 다시 유령회사인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 등으로 돈을 분산시킨 뒤 600곳이 넘는 투자처로 자금을 퍼트린 것으로 파악됐다. 옵티머스 설립 초기의 한 임원은 “크게 ‘한탕’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며 옵티머스 관계사 지분 양도 등을 미끼로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범죄 수사에서 정치인 수사로 확대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모두 천문학적 피해 규모로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책임자 처벌과 피해 회복 목소리가 들끓었지만 일부 정치인의 이름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일순간 ‘권력형 게이트’ 의혹으로 증폭됐다.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두 사건 모두 정부·여당 정치인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정치적 반격의 호기를 맞은 국민의힘 등은 당장 검찰 출신 의원 등이 포함된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 게이트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정권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 라임 수사와 관련해 지난 2월 “라임을 살릴 회장님이 어마어마한 로비를 한다”, “청와대까지 로비를 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라임을 살릴 회장님’은 구속 기소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 실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청와대 행정관이 김 전 회장에게 37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김 전 회장과 광주MBC 사장 출신인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 조사 과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 측의 로비를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강 전 수석은 이 대표를 통해 김 전 회장이 건넨 5000만원을 받았고, 기 의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맞춤형 양복을 받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달 옵티머스의 배후에 정부·여당 인사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이 알려지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김 대표가 지난 5월 금감원 현장 조사에 대비해 작성한 해당 문건에는 “이혁진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되다 보니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질 경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옵티머스의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된 셉틸리언의 최대주주가 이미 구속된 윤석호(43·변호사)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인 이진아(36·변호사)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확인되면서 권력형 게이트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재직 당시에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차명 보유하고, 해당 지분 역시 김 대표로부터 받은 돈으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옥중 폭로’ 라임 vs ‘자중지란’ 옵티머스 정부·여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던 두 사태는 최근 들어 조금씩 전세가 뒤바뀌는 모양새다. 라임 수사는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로, 옵티머스 수사는 옵티머스 핵심 피고인 4인방이 각각 구속 수감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간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신문에 보낸 자필 입장문을 통해 “야당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다.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회유했다”며 “검찰에 야당 인사에 대한 금품 로비도 진술했으나 여당 인사에 대한 수사만 진행됐다”는 폭로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19일과 22일 각각 서울고검과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왔다.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청 국정감사는 라임·옵티머스 수사와 관련한 야당의 집중포화가 전망됐지만 김 전 회장의 폭로를 계기로 여당인 민주당의 역공이 쏟아졌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폭로 당일 관련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검찰총장이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해당 수사 지휘·보고 라인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추미애 vs 윤석열 갈등 구도까지 겹쳐 옵티머스 수사는 정부·여당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윤 총장이 특별수사단급으로 수사팀 확대를 지시하면서 수사검사가 19명으로 늘었지만 현재까지는 전 금감원 간부들과 이 전 행정관 정도가 수사 선상에 올랐을 뿐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가족이 5억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1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두 사람 모두 “거래하던 증권사 직원의 권유에 따른 단순 투자”라고 해명했다. 옵티머스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 대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은 책임을 모두 나에게 떠넘기기 위한 윤 이사의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문건에 쓴 ‘정부·여당 인사’와 관련해 “이 전 행정관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라며 “윤 이사가 ‘로비 리스트’라고 검찰에 제공한 자료는 평소 사업을 위해 수집해 둔 전화번호부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법조계를 넘어 정치적 사안으로 확장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 등 여권과 윤 총장 등의 갈등 구도까지 겹쳐졌다. 검찰 수사로 온전히 규명될 수 있을지 그리고 수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등의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야권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특별검사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신규확진 143명… 박능후 “1.5단계 격상 위험 상승”

    신규확진 143명… 박능후 “1.5단계 격상 위험 상승”

    전날보다 54명 증가… 1주 국내 발생 88.7명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중 1%P 상승 13.7%朴 “확산 속도, 방역 추적·억제 속도 앞서” 서울시 다단계·방판 ‘집합금지→제한’ 완화PC방 등 새 1단계 적용 마스크 착용 의무화이번 주부터 핼러윈發 확산 여부 주시 중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주말인데도 또 세 자릿수가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뿐 아니라 가족·직장 등 일상공간에서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핼러윈데이(10월 31일) 감염 영향 역시 주시 중이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는 지난 7일부터 자체적으로 단계를 올린 충남 천안·아산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1단계 시행에 들어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43명로 전날(89명)보다 대폭 늘었다. 지난 6일(145명)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세 자릿수다. 국내 발생은 1주간(11월 1~7일) 일평균 88.7명으로 전주(10월 25~31일) 86.9명에 비해 늘었다. 60세 이상 환자도 일평균 25.8명으로 22.7명에 비해 3.1명 늘었다. ‘깜깜이’ 환자 비중도 전날(12.7%)과 비교해 1% 포인트 상승해 13.7%를 기록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국내 발생 환자수 두 자릿수·60대 이상 환자수 40명 이내’를 관리 목표로 정하고 있다”면서 “현재 환자 발생이 (1.5단계 상향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유행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도권의 경우 1.5단계로의 격상 기준을 충족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감염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수)가 1 내외 등락을 반복하며 확산 속도가 방역 당국의 추적과 억제 속도에 비해 조금씩 앞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전수조사를 9일부터 비수도권으로 확대하고 연말까지 전국에서 2~4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시설 7곳, 38명의 확진자가 조기 발견됐다. 또 핼러윈데이 감염 영향이 이번 주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재편된 거리두기 5단계 중 1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PC방·학원·영화관 등 일상 곳곳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또 150㎡ 이상의 식당·카페에서는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서울시는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에 발맞춰 다단계와 방문판매 등 특수판매업체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집합제한으로 일부 완화했다. 중대본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의 해외 입국자 검역 강화에 따라 오는 11일 0시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항공편의 탑승객(국적 불문)은 탑승 전 자비로 코로나유전자검사(PCR)를 2회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출발일 기준 72시간 내 음성 확인서만 제출하면 됐다. 한편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사례는 97건으로 늘어났고 이 중 96건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질병관리청이 7일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단독] “나한테 무릎 꿇어” 현직 경찰 모욕한 전 경찰대생 집행유예

    [단독] “나한테 무릎 꿇어” 현직 경찰 모욕한 전 경찰대생 집행유예

    경찰대학 학생 신분으로 현직 경찰관들을 폭행하고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며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공무집행방해·모욕 혐의로 기소된 박모(2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와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박씨는 경찰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1월 22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 앞 길거리에서 ‘한 취객이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영등포경찰서 소속 지구대 경찰관 2명을 폭행하고 모욕했다. 박씨는 A경장과 B순경이 박씨의 신분을 확인하고 박씨가 다른 여성의 지갑을 소지하게 된 경위를 묻자 팔꿈치로 A경장을 때리고 이를 제지하는 B순경을 폭행했다. 박씨는 또 A경장에게 욕설과 함께 “경장이고 나발이고 (나한테) 무릎 꿇고”라고 하는 등 경찰대생 신분을 내세워 5년 뒤에 A경장이 자신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 왼손 중지를 내보이기까지 했다. 이 사건으로 박씨는 지난 2월 경찰대에서 퇴학 조치됐다. 박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 범행은 국가 법질서 확립을 위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였더라도 경찰대생이라는 신분을 내세우며 피해 경찰관에게 한 말은 대다수의 경찰관들에 대한 피고인의 평소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으로 간 ‘진실 게임’… 판결도 시간도 金의 편이 아니다

    대법으로 간 ‘진실 게임’… 판결도 시간도 金의 편이 아니다

    재판부, 로그 기록 토대로 댓글 조작 인정金, 징역 2년 선고 후 곧바로 상고 입장 선거법까지 뒤집힐 땐 정치적 생명 끝나 내년 9월 전 결과 여부 따라 대선 출마 가늠“진실의 절반만 밝혀졌다.” 댓글 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가 2심에서도 실형 선고를 받자 즉각 상고 입장을 밝혔다. 벼랑 끝에 몰린 김 지사는 대법원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 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김 지사 측 희망대로 전부 무죄를 받아내기에는 만만찮은 상황이다. 허익범 특별검사팀도 무죄로 뒤집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구할 것으로 전망돼 김 지사의 운명은 더 불확실해졌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는 지난 6일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다른 혐의인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김 지사는 “나머지 진실의 절반은 대법원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는데도 1·2심이 이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진실과 다르기 때문에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의 사무실인 산채를 방문한 뒤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판단했다. 시연회 참관 여부는 김 지사의 범행 공모를 입증할 핵심 쟁점이다. 재판부가 주목한 건 당시 네이버 접속 로그 기록이었다. 킹크랩 개발자 우모씨는 김 지사 방문 전인 11월 4일부터 3개의 아이디로 6개 동작을 반복했고, 방문 당일인 9일 오후 8시 7분부터 16분간 킹크랩을 돌렸다. 재판부는 “1개의 아이디로 6개 동작을 완벽히 구현한 뒤 아이디를 2개, 3개 늘려 가는 게 더 합리적일 텐데 우씨는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로 ‘시연을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면서 “진술에서 모순점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로그 기록에 대해 전문가 감정을 받아 보자고 제안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관계를 판단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변호인 중에는 “형사소송법상 증거법칙에 위반되는 중대한 하자”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앞으로 대법원에서 이 부분을 치열하게 다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률심인 대법원이 어느 범위까지 사실관계를 들여다볼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또 공직선거법 위반도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되면서 김 지사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는 안이다. 이 경우 김 지사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도지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2년간 복역한 후에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실효되지 않은 사람은 피선거권이 없는데, 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5년이 지나야 형이 실효된다. 김 지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마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는 것이다. 도지사직 박탈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양형에 따라 피선거권이 최대 10년간 제한될 수 있다. 대통령 사면 등이 없이는 대선 출마는커녕 정치적 생명도 사실상 끝나는 셈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것이다. 이 경우 대선 출마를 막는 족쇄에서 자유로워진다. 다만 시간은 김 지사의 편이 아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2022년 3월 9일인 대선일 전 180일인 내년 9월 10일까지 후보자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이 이전까지 마무리될지,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클린턴·부시·오바마 취임 후 도발 반복“제재 강화 우려에 한동안 관망 유지할 것”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미 행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하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주도권 선점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내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랐다는 분석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는 등 ‘상황 관리’에 주력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표현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북한은 새 관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그동안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도발을 반복했다. 북한은 1992년 11월 빌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듬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2004년 11월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이듬해 2월 ‘핵무기 보유 선언’과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08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듬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고 5월엔 2차 핵실험을 이어 갔다. 2012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하자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함께 두 달 뒤 3차 핵실험을 했다. 제45대 대선 국면인 2016년 9월 5차 핵실험을 이어 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 6차 핵실험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이어 발사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몸값 불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해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북한이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등 심각한 내부 상황에서 굳이 외부 변수를 새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자칫 제재를 더 조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한동안 관망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한미 연합훈련을 다시 강화하는 등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 전략무기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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