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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불거진 현직 언론인의 靑 직행 논란

    또 불거진 현직 언론인의 靑 직행 논란

    문재인 정부 들어 네번째 청와대 대변인에 6일 강민석 중앙일보 전 부국장이 임명되면서, 또 다시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 논란으로 불거졌다. 청와대는 이날 신임 대변인에 강 전 부국장을, 춘추관장에 한정우 현 부대변인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청와대 대변인의 공석 상황은 고민정 대변인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15일 사임한 이후 22일 만에 해소됐다. 강 신임 대변인은 경향신문을 거쳐 중앙일보 논설위원·콘텐트제작에디터 등을 지냈고 지난달 부국장 대우 승진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입’이라는 상징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 경력이 있고 정치부장을 지낸 강 부국장을 대변인에 선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보수 언론사 출신이고 현 정부 들어 비판적 칼럼을 써왔단 점에서 이례적 인사가 아니냐는 평도 있지만, 여권 인사들과 꾸준히 소통해 온 편”이라고 전했다.그러나 강 신임 대변인은 언론사를 떠난 지 불과 3일 만에 청와대로 직행하며, 또 한 번의 ‘현직 언론인 청와대 직행’ 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다. 현직 부국장이던 그는 지난주 후반 내정설이 흘러나왔고, 이후 지난 2일 청와대 검증 등을 이유로 제출한 사직서가 곧바로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 감시·비판이 본연의 역할인 언론인이 공백기를 두지 않거나, 혹은 사표 제출 며칠 만에 ‘권력 심장부’인 청와대로 직행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언론 윤리와 고유 기능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는 이동관(동아일보) 대변인이, 박근혜 정부 때는 윤창중(문화일보)·민경욱(KBS) 대변인이 현직 기자 신분에서 대변인으로 변신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사 및 언론노조, 야당의 반발도 잇따랐다. 당시 민경욱 KBS 앵커는 오전 보도국 편집회의에 참석한 뒤, 같은 날 오후 대변인으로 임명돼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하루 동안에 언론인과 대변인 내정자 두 역할을 했다”며 언론 감시기능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논란은 2017년 현 정부 들어서도 이어졌다. 초대 대변인 후보로 유력 검토됐던 김의겸 한겨례 선임기자는 사내 반발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결국 무효화했다. 그는 같은 해 7월 사직 후 약 6개월 간 공백기 끝에 이듬해 1월 결국 대변인으로 낙점됐다. 지난해 1월 8일 임명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MBC 논설위원),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한겨레 선임기자)도 거의 현직에서 이동한 셈이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주까지 MBC에 재직하다, 2018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자로 명예퇴직한 분”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윤 수석은 MBC 노조 1호 조합원이었고, 방송독립, 공정방송 투쟁에서 언제나 모범이 돼온 선배 언론인이었다”며 “실망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바로 오는 것이 괜찮냐고 비판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권력에 대해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언론 영역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이 청와대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게 해 준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언론계, 정치권, 학계, 법조계, 청와대 내부 등 5개 그룹에서 후보군을 추렸고, 국회의원 출신 등 무게감 있는 인물을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하반기로 접어드는 만큼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언론 이해도도 높은 안정적 인물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인물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오는 4월 총선 불출마를 결정한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대변인직 제의를 했지만 대부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후 강 부국장을 포함, 일부 언론인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런 논란에 대해 “개인 능력과 그가 쌓은 경험을 하나의 자산으로 평가하고, 사회적 자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적인 일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며 “(현 정부에서) 해당 언론사들과 권언유착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새보수당에 ‘하고 싶다’ 의사 먼저 전달”“검경 너무 세…수사기관 분권화 하고파”“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 아냐”金,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檢 내부망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맹비난“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퇴보”정부·여당 수사권 조정안 반대하다 좌천‘검사내전’ 책 써 베스트셀러 올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를 했던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새로운보수당에 인재영입 인사로 입당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김 전 부장검사는 4·15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입당식에서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기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피했더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김 전 부장검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전날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이 폐기됐다며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라고 주문한 데 대해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면서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유 위원장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좀 완곡하게 전달드렸고, 그런 과정에 어떤 형태로 (새보수당에) 참여하는가에 대해선 많이 설득받고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새보수당 선택한 이유에 대해 “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수사기관을 분권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세만 따르고 살 순 없다. 그래서 다른 당은 아예 접촉도 안 했다”며 새보수당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권세나 힘 있고 이런 거 필요 없이 국회 다니면서 새보수당 사람들을 만나보니 기백이 있고, 말을 잘 들어주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큰 당’ ‘다른 당’은 김 전 부장검사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냈던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김 전 부장검사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분권화해야지 지금은 수사기관 힘이 너무 세다”며 정치인이 돼서 수사기관 분권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입당과 관련해 “남이 손가락질 할까봐 피하고 있는 게 부끄러웠다”면서 “어차피 욕하려면 욕하는 거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내가 부끄럽게 살겠나 싶어 한 번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입당식을 열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를 열어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유 위원장은 김 전 부장검사가 사표를 낸 이튿날 당 회의에서 “스스로 ‘그냥 명랑한 생활형 검사’라고 부를 정도로 권력 등에 전혀 욕심이 없던 사람으로 알려졌다”면서 “(사직 소식에) 많은 국민의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었다. 이후 법무연수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14일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사의를 표명하며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한 뒤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올렸다. 자신의 형사부 검사 시절 사건 이야기를 담은 책 ‘검사내전’을 썼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새보수 영입1호 김웅 “전쟁터에서 나만 쏙 빠진 듯한 죄책감···입당 결심”

    새보수 영입1호 김웅 “전쟁터에서 나만 쏙 빠진 듯한 죄책감···입당 결심”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검사직을 내려놓은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4일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했다. 새보수당의 인재 영입 1호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 행사에 참석하기 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보수당에 가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입당을 결심한 지는 4일정도 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검사직을 그만 둔 뒤 전쟁터에서 나만 쏙 빠져나온 느낌에 무력감과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과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일을 할 때 새보수당 의원들이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등 느낌이 좋았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어 “앞으로 수사와 기소를 제대로 분리시키는 등 수사기관을 분권화 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1960년대 미국에서 교육과 일자리를 늘리는 혁신적 법안이 많이나왔는데 그런 것도 들여다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영입 행사에서도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면서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달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다음날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법안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글에는 사흘 만에 현직 검사들이 올린 620여개의 역대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다. 이 글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수사권 조정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면서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수사권 조정법안을 노예무역선인 ‘아미스타드’라고 비유하면서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되어 부당하다. 이른바 3불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2차 검찰인사 이후 첫 검사 사임…청와대 수사 방해에 반발?

    2차 검찰인사 이후 첫 검사 사임…청와대 수사 방해에 반발?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좌천성 인사가 발표되자 사의를 밝혔다. 지난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 인사였던 중간간부 인사 이후 첫 사의 표명이다. 김성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49·사법연수원 31기)은 28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검찰이 너무나 어려울 때 검찰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 밖에서도 늘 검찰을 응원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사임을 밝혔다. 이어 “2009년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공안 업무를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공안 업무만 담당할 수 있도록 과분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서울중앙지검의 마지막 공공수사3부장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더욱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글에는 구체적인 사직 이유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최근 울산지검 형사5부(전 공공수사부)로 발령이 난 김 부장이 ‘좌천성’ 인사에 반발하며 사표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장은 2017년 8월 초임 부장으로 울산지검 공안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초임 부장 시 근무지로 다시 발령을 낸 것은 통상 이뤄지는 인사 방향과 달라 좌천성 전보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를 골자로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시행되면서 김 부장이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가 형사부로 전환됐다. 지난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김 부장을 비롯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 주요 간부들이 전보되면서 관련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서 주로 맡고 있지만, 김 부장이 이끄는 공공수사3부 또한 김 부장과 검사 일부가 돕는 방식으로 수사를 지원했다. 지난 인사에서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유임됐으나 김성훈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상현 울산지검 공공수사부장은 대전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의 첫 여성 차장검사로 발탁된 이노공 수원지검 성남지청장(28·26기)도 같은 날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직 인사를 전했다. 이 지청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24일에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서울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가 나고 앞서 검사장 승진에서도 누락되자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尹사단 ‘허리’ 물러나고… 박근혜·우병우 잡은 검사들 전면에

    尹사단 ‘허리’ 물러나고… 박근혜·우병우 잡은 검사들 전면에

    부장들 남겨 尹요청 수용 모양새 갖춰 국정농단 맡았던 형사 라인 지휘부로 상갓집 소동 양석조도 대전으로 좌천 尹총장, 인사 전날 “동의 못한다” 피력‘비정상의 정상화.’ 법무부는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중간간부 인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간간부 인사에서 특정 부서 출신 검사들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돼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검사들이 우대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50여명의 중간간부들이 사직하기도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말 단행된 검찰 인사도 윤 총장의 의견을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결재했다.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가 진행되자 불과 6개월 만에 윤 총장을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인사는 표면적으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준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대거 흔들 것으로 예측됐던 청와대 관련 수사팀을 지휘부만 교체하고 수사를 한 부장검사와 검사들은 대부분 그대로 남겨 둔 이유에서다.그러나 검찰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머리만 남겨 두고 손발을 모두 자른 격”이라며 격한 반발이 나왔다. 고위간부 인사에서 어떠한 의견도 전달하지 못했던 윤 총장은 이번에는 실무자들을 통해 법무부에 여러 차례 의견을 전달했고, 전날 법무부 최종 인사안을 받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 수사팀 지휘부와 대검 핵심 참모들을 싹 바꾸는 내용이었고 윤 총장은 이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다시 밝혔다. 인사안은 수정되지 않고 이날 오전 그대로 발표됐다. 대검 중간간부들 중 교체 대상은 대부분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지목된 고위간부들과 호흡을 맞췄던 검사들이다. 지난 18일 밤 ‘상갓집 항의’ 소동을 벌인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가 났다. 양 선임연구관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적폐’ 수사를 주도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에서 제주지검장으로 옮긴 박찬호 검사장과 일한 임현 공공수사정책관 등도 교체 대상이 됐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꼽혀 온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옛 범죄정보기획관)과 엄희준 수사지휘과장도 전보된다. 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등을 수사하던 형사부를 이끌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등 공공수사를 담당하게 된 2차장에는 이근수 방위사업감독관(방위사업청 파견)이 새로 보임됐다. 이근수 차장검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기소를 맡았다. 반부패수사를 지휘할 3차장에는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이, 4차장에는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각각 보임됐다. 조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맡았던 반부패수사2부장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공판에 관여한 전준철 수원지검 형사6부장이 새로 보임됐다. 유재수(56·불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서울동부지검에는 홍승욱 차장검사가 천안지청장으로 옮기고 김남우 대구지검 2차장이 가게 됐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 관련 수사를 방해한다는 오해를 줄이고 중요 수사의 연속성을 지켜 준다는 명분만 남기고 윤 총장의 힘을 뺀 것으로 평가된다. 격화된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풀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했던 수사 속도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해당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지휘부가 모두 바뀌었고, 새로운 지휘부는 자신을 앉혀 준 청와대와 추 장관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의 건의에도 결재를 ‘거부’한 사례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던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법무부에 배치돼 법무·검찰 조직 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완구 출마설에 다시 불붙는 ‘충청대망론’

    반기문 잠잠·안희정 구속에 ‘원톱’ 부상 “혼자 당선 무의미… 충청에 임팩트 줘야” 세종시·천안갑·홍성·예산 중 출마할 듯 일각선 “영향력 여전하지만 올드보이” 4·15 총선에서 충청도의 가장 큰 관심은 자유한국당 이완구 전 총리의 출마다.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 등이 출마에 뜻을 보이고 있지만 충남 총선 판도를 좌우할 영향력과 이른바 ‘충청대망론’을 실현해줄 인물로는 이 전 총리만 한 정치인이 없다는 게 현지 평가다. 충청대망론은 직선제 이후 ‘충청도 대통령’을 만들지 못한 한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김종필(JP·전 자유민주연합 총재) 총리가 지역색이 강했던 1990년대 충청도를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했다 실패한 뒤 이회창 전 총리, 이인제 전 의원 등이 기대를 받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최근 주목받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잠잠하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비서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총리는 19일 “나 혼자 당선되는 건 의미가 없고, 동반 당선될 수 있도록 충청도 전체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청은 영호남처럼 한쪽에 몰아주는 게 없고 항상 60% 밑으로 미는 묘한 곳”이라며 “선거 때마다 영호남과 함께 3대 지역으로 꼽히던 충청이 지금은 중앙언론 등에서 강원 등과 묶여 ‘기타’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정치지도에서 희미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전 총리는 세종, 충남 천안갑, 홍성·예산 중 한곳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는 이 전 총리가 충남도지사로 있을 때 이명박 정부의 ‘수정론’에 반발해 사퇴한 공적(?)이 있다. 지금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한국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세종시 사수를 외치며 지사직을 던졌기에 선거구가 분구되면 충분히 출마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충남 천안은 ‘갑’ 선거구 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 소속 구본영 천안시장이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물러났고, 천안갑 이규희(민주당) 의원도 선거법 위반으로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여러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 지지도는 이 의원 등 다른 예비후보를 압도한다. 리얼미터 등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전, 충남, 세종의 한국당과 민주당 지지도 차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이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2015년 4월 임명 70일 만에 총리직에서 중도 하차했으나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충청대망론이 사라지지 않은 이곳에서 이 전 총리의 영향력은 죽지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올드 보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태안군 안면도 주민 신모(74)씨는 “총리에서 억울하게 낙마했는데 안타깝다. 마을 주민들도 이 전 총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한창 정치할 때 충남을 중심으로 수만명에 이르던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여전히 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은 한국당 의원이 5명으로 민주당 6명보다 적다. 1개 선거구인 세종도 민주당, 한국당 3명인 대전 역시 민주당 4명보다 적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법원 “청암학원의 서형원 청암대 총장 면직처분은 무효” 판결

    법원 “청암학원의 서형원 청암대 총장 면직처분은 무효” 판결

    임원 자격이 없는 사학재단 설립자 아들의 강요로 제출된 사직서는 효력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등법원은 서형원 순천청암대 총장이 청암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학교법인의 부당한 처분이 인정된다”며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총장 지위가 유지되는게 맞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청암학원이 서형원 총장에 대해 처리한 의원면직 처분은 무효인 만큼 총장으로서 직무를 집행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설립자 아들이자 전임 총장인 강명운(73)과 그 아들 강병헌(37)이 지난해 3월 사직서를 써서 제출케 한 행위는 서 총장의 진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무효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또 “강명운, 강병헌은 법인 대표 자격이 없는데다 이사회 의결 없이 서 총장을 면직처분한 행위는 잘못된 행위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강명운 전 총장이 6억 5000만원 배임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직후 사표를 쓰라고 압박하자 모멸감과 강박감을 견디지 못해 불가피하게 작성했으나, 곧바로 철회 의사를 보였다. 교육부도 청암학원이 보고한 서 총장 면직과 관련 “학교법인이 이사회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는 등 증빙 자료가 부족해 이를 인정할 수 없고, 정당한 면직이었는지 입증되지 않는다”며 두차례나 의원면직 처분 보고를 반려했었다. 외교부 대사 출신인 서 총장은 강 전 총장이 구속된 2개월 후인 2017년 10월 취임했다. 임기는 2021년 10월 29일까지다. 서 총장은 대학 이미지 추락으로 인증이 취소되고, 재정지원이 중단된 대학을 맡아 학내 화합과 안정에 힘썼다. 그 결과 2018년 9월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고, 12월에는 인증원의 인증을 받게 돼 2019년부터 3년동안 매년 정부지원금 27억원씩을 확보하는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대학 설립자 2세인 강 전 총장은 1년 6개월 실형을 마치고 지난해 3월 출소하자 마자 아들 강병헌 이사와 함께 학교를 방문해 이사장실에서 사표를 내게했다. 강 전 총장은 자격정지 5년을 받아 학사 행정 관여가 금지됐지만 이를 어기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강병헌은 지난해 5월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곧바로 2개월 동안 보관하고 있던 서 총장의 사표를 처리해 대학 교수들과 교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강 이사장은 이후에도 줄곧 이사회를 파행으로 운영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이처럼 재단측이 서 총장을 부당하게 면직처분한 지난 7개월 동안 청암대는 또다시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 작년 8월 강 전 총장이 교육부에 배임액을 갚지 않아 8억원이 삭감조치됐다. 또 교육부 산하 전문대학기관 평가인증원은 지난달 청암대를 현장 방문해 실사한 후 내년 12월까지 1년간 대학인증효력을 정지시켰다. 대학 측은 교원소청위가 징계가 부당하다며 철회 결정을 한 교수 2명을 6년 넘게 복직시키지 않고, 강 전 총장 재판에 유리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을 징계하지 않은 데다 이사회를 부당하게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은 “수십억 예산 삭감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돼 학생들만 큰 피해를 입게됐다”며 “대학인증효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과 힘을 합쳐 대학을 정상화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법서라]전방위적 검찰개혁 압박에 ‘검찰 반발’···2차 인사로 법조계 확산되나

    [법서라]전방위적 검찰개혁 압박에 ‘검찰 반발’···2차 인사로 법조계 확산되나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검찰 개혁’을 향한 정부의 칼날이 매섭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저녁 전국 검찰청의 직접 수사 담당 부서 13곳을 폐지하는 ‘직제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개편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만 6개의 직접 수사 부서가 형사부 등으로 전환됩니다.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며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이 폐지됩니다.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들이자 정권 수사 지휘부가 전면 교체된 것에 이어, 다음주에 수사 실무진 교체가 예상되는 중간 간부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국회·경찰 전방위적 검찰개혁 요구에 터져나오는 일선 검사들 반발이처럼 청와대와 국회, 경찰 등 전방위적으로 조여오는 숨통에 검찰 내부에서는 ‘분노’와 ‘상실감’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에 동참한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속내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취임 이후 총 7명의 검사가 사직한 가운데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가 지난 14일 이프로스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며 작성한 사직 글에는 620여개의 댓글이 쏟아지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형사2부장검사가 올린 ‘임은정 부장에게- 인사재량에 대한 의견도 포함하여’란 제목의 글에도 160여개의 릴레이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정 부장검사 글의 댓글에는 주로 후배 검사들이 “임은정 부장님 일선에 있는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 언론에 보다 신중하게 글을 써달라”는 동일한 글에 숫자를 붙이며 개인의 의견을 추가하는 릴레이 댓글을 이어갔습니다. 임 부장검사에 개인에 대한 분노보다도, 그의 말 끝에 따라오는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한 상실감이 더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 검사로서 할 몫을 다하려는 일선 검사들이 얼마나 박탈감과 상실감을 갖게 되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달라”, “검사의 ‘사’자는 ‘事(일 사)’자로 알고있다. 후배들은 한달에 많게는 수백건의 사건을 처리하며 밤을 지새고 있다”,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20년이 지나도 물갈이 될 세력’으로 매도당하는 후배들의 고통을 한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댓글 등이 그렇습니다 . 또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도 담겼습니다. “(임 부장검사)가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경찰청법에 문제가 있다고 SNS에 한번 밝혀주시면 달려가 무릎이라도 꿇겠다”, “어이없는 수사권 조정안이 성립된 상황에 후배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 등입니다. ●검찰, 직제개편안 전면 반대···일부 변호사·판사들까지 확산검찰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지난 16일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한 일부 반대 입장을 법무부에 제출합니다.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담부서는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의 차장·부장 검사들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에게 반대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한 중앙지검 간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사 중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은 오로지 헌법과 법에 다라 국민을 위해서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강조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반발’ 움직임은 일부 법조계로도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전직 대한변협회장 5명을 포함한 변호사 130명은 17일 검찰 직제개편안 고위 간부 인사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에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교체된 것은 수사 방해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다음 정권에서도 권력형 비리 수사를 무마시킬 수 있는 최악의 선례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통령의 인사권은 국민이 준 권력이므로 엄정하고 공정하게 행사돼야 한다”고 최근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또 조국 전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삼성물산·제일모직 인수합병 의혹,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신라젠 주식거래 의혹 등, 이번 직제개편안으로 폐지 대상인 수사 부서들이 맡은 주요 사건을 언급하며 수사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 집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판사들의 비판도 나오고있습니다. 현직 판사들이 현안을 익명으로 토론하는 ‘이판사판 야단법석(이사야)’이란 다음 카페에서는 비판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을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는 “압수할 물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거부했습니다. 이에 판사들은 이사야에 “검사의 청구에 따라 법관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대상자가 부적법하다고 임의판단해 거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형사사법 절차가 운용될 수 있느냐”, “청와대가 이처럼 영장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 사법부의 적절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영장 불응이야말로 법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등의 글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참여연대 양홍석 공익법센터 소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며 사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면서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 자체는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 범위, 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내주 중간간부 인사·수사권 조정안 후속 조치 놓고 피바람 예상검찰의 반발에 일부 법조계도 동조하자, 법무부는 대검의 직제개편안 반대 의견을 일부 수용하며 한 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법무부는 17일 형사부·공판부로 전환할 예정이었던 직접수사 부서 13곳 가운데 2곳을 전담 수사기능을 유지하고 명칭에 이를 반영하는 직제개편안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3부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를 각각 공직범죄형사부와 식품의약형사부로 바꿔서 기존의 수사 전담 기능을 유지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주로 법무부의 2차 검찰 인사에서 또 한번 윤석열 사단의 교체가 예상됩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2, 3차장 등 실무진 교체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2차 인사로 수사팀이 해체되면 검찰과 법조계에서 더한 반발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이를 예상한 듯 수사를 바짝 서두르는 분위기입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은 17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관건은 한창 진행 중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가 제대로 된 마무리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사건 핵심 관계자인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송철호 울산시장 측근 등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또 아직 답보상태이지만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고 경찰청 본청을 3번째 압수수색 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주요 사건 관계자들이 조사 일정을 미루는 등 조바심을 내는 검찰에 비해서 수사 진척은 더뎌보입니다.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의 소환 조사 일정도 애초의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지휘부에 이어 실무진까지 전면 교체된다면 검찰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검찰 개혁에 동조하던 법조계 등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직제개편안에서 한 발 물러선 법무부가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직제개편안 통과 땐 간부급 줄사퇴 가능성… 檢 ‘허리’ 흔들리나

    직제개편안 통과 땐 간부급 줄사퇴 가능성… 檢 ‘허리’ 흔들리나

    “개혁 반발로 비칠라” 노골적 반발 못해도 중간 간부 등 인사 후폭풍에 ‘반대’ 가닥 법무부 개혁입법실행 추진단 발표 직후 대검도 “검찰개혁추진단 구성” 기싸움직접수사 부서를 줄이는 법무부 직제 개편안에 대해 검찰은 고심을 거듭하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섣불리 반대 입장을 낼 경우 검찰개혁에 반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4부(옛 특수부), 공공수사3부 등 축소 대상으로 확정된 부서 모두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를 폐지하는 법무부안에 찬성하는 건 더 어렵다. 직제 개편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조직뿐 아니라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검찰 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법무부안에 대해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대검찰청 고위 간부는 15일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어차피 답은 정해진 거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부서를 없애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법무연수원에서 부장검사 승진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수사, 소추,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의 역할”이라면서 검사들을 다독였지만, 검사들의 줄사퇴까지는 막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직제 개편으로 직격탄을 맞은 김종오(51·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부장검사와 송한섭(40·39기)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검사가 전날 사의를 밝혔다. 최창호(56·21기) 서울서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도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오는 21일 직제 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법무부가 곧바로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하면 항의성 사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사직 인사를 하면서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라”는 김웅 부장검사의 글에 550명 넘는 검사들이 댓글을 남기고 공감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간간부는 검찰의 ‘허리’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의 사퇴는 검찰의 범죄대응 능력의 약화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한편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조정법 시행을 위한 후속 조치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개혁입법실행 추진단’을 발족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수사권조정 법령개정 추진팀’과 ‘공수처 출범준비팀’으로 구성된다. 법무부 발표 직후 대검도 곧바로 ‘검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개혁과 관련해 양 기관이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추진단을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사의 밝힌 참여연대 양홍석 “수사권 조정 우려…김웅 검사 일리 있다”

    사의 밝힌 참여연대 양홍석 “수사권 조정 우려…김웅 검사 일리 있다”

    참여연대 양홍석 공익법센터 소장 인터뷰“문 정부 권력기관 개혁 생각 달라…수사권 조정 기본권 침해 우려”“사직한 김웅 검사 일리 있어…경청해야” 진보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10년 이상 활동을 해온 양홍석 공익법센터 소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전날 참여연대에서 논평을 내 “검찰의 권한을 분산한다는 점에서 수사권 조정의 의미는 작지 않다”고 평가한 것과 배치된다. 양 소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시민단체라면 정책과 법안에 대해 좋은 점보다는 우려스러운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변호사이자 형사소송법 전문가로서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4일 조정안 통과 이후 논평을 내고 “직접수사권과 수사지휘권 등을 제한 없이 독점해온 검찰의 광범위한 권한을 분산해 국민의 기본권을 더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혁”이라면서 형사사법 절차의 정상화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양 소장은 15일 새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참여연대의 형사사법에 대한 입장,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한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면서 사임을 알렸다. 그는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 자체는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관여 시점·범위·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썼다. 특히 그는 형사소송법 전문가로서 개인의 소신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참여연대의 논평이 완전히 틀렸다는 게 아니다. 비율로 따지면 98%는 제 입장과 일치한다”면서도 “기본권 제한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소장직을 계속 맡을 수 없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보다 자율성을 높이는 건 좋지만, 그만큼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반발하며 사직한다고 밝힌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부장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 대해서도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저와 김웅 검사 모두 검경 수사권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점을 계속 지적해 왔다”면서 “서로 입장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번에 김 검사가 사임하며 올린 글 역시 경청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임이 지난해 조국 전 전 법무부 장관 사모펀드 의혹을 둘러싸고 참여연대 내부에서 벌어졌던 김경율 전 공동집행위원장과의 충돌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 소장은 “김 위원장은 경제금융센터 내부에서 본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참여연대를 비판하면서 징계위 절차를 밟았던 것”이라면서 “저는 개인의 소신과 다른 논평에 공감하지 못해 센터장과 부집행위원장직에서 사임하는 것이지, 참여연대를 탈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2008년 참여연대 운영위원을 시작으로 그간 SNS 선거 운동 위헌소송, 표현의 자유 관련 형사 소송, 촛불집회 금지 통고 집행정지 사건 등을 맡아 활동해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웅 검사 “수사권 조정은 거대 사기극” 사의… 檢 줄사표 나오나

    김웅 검사 “수사권 조정은 거대 사기극” 사의… 檢 줄사표 나오나

    金 “보직 연연 말고 봉건적 命엔 거역하라 경찰개혁은 안 해 결국 목적은 집권 연장” “깊은 울림 주는 글” 등 동조 댓글 300여건 ‘조국 일가 사모펀드’ 수사한 검사도 사표 생활형 검사 이야기를 담은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자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부장검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인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반발하는 첫 사표인 데다 김 부장검사가 검찰 구성원들에게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고 촉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또 법무부의 직제 개편안을 통해 폐지가 확정된 직접수사 부서장도 사직 의사를 밝혀 검사들의 ‘줄사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아미스타드호(노예무역선)에 비유하며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와 법무부의 검찰개혁 작업에 대해 거센 비난을 쏟아 냈다. 그는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이라면서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돼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 수사종결권 등으로 비대해진 경찰권력을 통제할 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 갔다. 정보경찰 폐지 등 경찰개혁 작업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니냐”고 따졌고 “엊그제부터 경찰개혁도 할 것이라고 설레발치고 있지만 말짱 사기”라며 “마지막까지 국민을 속이는 오만함과 후안무치에 경탄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수사 대상자에 따라 검찰개혁이 미치광이 쟁기질하듯 바뀐다”, “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시대의 필요’라며 형사부를 껍데기로 만드는 조정안을 밀어붙였다가 수사가 자신에게 닥치니 반대의 ‘갈지자 행보’를 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권은 대폭 줄이면서 검찰의 형사부를 강화한다는 직제 개편이 서로 모순된다고도 주장했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검찰이 개혁돼야 하는 건 맞지만 이 방향은 반대”라면서 “법무부의 직제 개편안과 (지난 8일) 고위 간부 인사 등의 직접수사를 줄인다는 방향과 수사권 조정 방향과도 서로 전혀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검사는 글 말미에 검찰 구성원을 향해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고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 시민”이라면서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글에는 14일 오후까지 300여건의 댓글이 달리며 검사들이 동조했다. “글에 담은 진심이 굉장히 깊은 울림을 줬다”(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담담한 목소리에 울었고 지금도 울고 있다”(김유철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등의 댓글이 남겨졌다. 김 부장검사는 2018년부터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맡았다가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7월 말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상상인그룹 수사를 이끌던 김종오(51·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조세범죄조사부는 직제 개편안에 따라 폐지가 확정됐다. 김 부장검사는 “남은 인생은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남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검사내전’ 김웅 검사 사의 표명…“수사권 조정법은 사기극”

    ‘검사내전’ 김웅 검사 사의 표명…“수사권 조정법은 사기극”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 충성 맞거래”“수사권 조정 전제라던 경찰 개혁안운 사라져”대검찰청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고 있던 김웅(50) 검사가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반발해 검찰을 떠나는 첫 사례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김웅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웅 검사는 이번 수사권 조정에 대해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다. 철저히 소외된 것은 국민”이라면서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권 조정안이란 것이 만들어질 때, 그 법안이 만들어질 때, 패스트트랙에 오를 때, 국회를 통과할 때 도대체 국민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웅 검사는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되어 부당하다. 이른바 3불법이다” 등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 등 경찰 개혁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수사권 조정의 선제조건이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원샷에 함께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선전했던 경찰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나. 혹시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했기 때문은 아니냐.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니냐”고 반문했다.김웅 검사는 최근 뒤늦게 언급되고 있는 경찰 개혁 작업에 대해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엔 그것은 말짱 사기”라면서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이는 오만함과 후안무치에는 경탄하는 바”라고 비꼬았다. 그는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마시라.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시라. 우리는 민주 시민이다.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웅 검사는 ”평생 명랑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면서 ”저는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김웅 검사는 2018년부터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대응 업무를 맡았다.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여름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로 사실상 좌천됐다. 형사부 검사로서 평범한 검사들의 생활을 풀어 쓴 ‘검사내전’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 “직권남용 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대법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발령은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내자 사건을 처음 폭로한 피해자인 서 검사가 강력 반발했다.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9일 대법 판결 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대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면밀히 검토·분석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이것이 서지현 검사와 상의한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히고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는데 납득이 어렵다”면서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통한 보복을 ‘재량’이라니…”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다만 서 검사는 “법리는 차치하고, 그 많은 검사들의 새빨간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제도에 위배해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1·2심 판단이 유지됐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한 제 진술이 진실임은 확인된 것”이라면서 “끝까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상태였던 안 전 국장은 이날자로 직권보석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형사소송법 취지상 무죄취지 파기환송의 경우 피고인은 당연히 석방되어야 한다는 게 대법의 설명이다.대법은 “인사권자는 법령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전보인사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 검사 인사 직무를 보조·보좌하는 인사 실무담당자도 마찬가지”라면서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다시 전보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部置)지청 배치제도’ 본질이나 검사인사 원칙·기준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란 3개청 이상 근무한 경력검사가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에 근무하며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고 어려운 사건을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등 높은 강도로 근무하는 대신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는 인사 원칙이다. 대법은 이어 “안 전 국장이 인사담당 검사에게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게 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인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은 안 전 검사장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났다. 1심은 “당시 인사담당 검사는 서 검사 의견을 듣지 않고 통영지청에 배치해 자연스럽지 않은 업무처리를 했다”면서 “안 전 국장 지시로 서 검사 인사안이 작성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서 검사처럼 부치지청 배치경력이 있는 검사가 다시 곧바로 부치지청에 배치된 경우는 제도 시행 뒤 한 번도 없었다”면서 “안 전 국장이 본인 경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려 인사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치명타를 가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이에 대해 대법원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인사기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과거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2018년 1월 폭로했다. 이 폭로는 한국 사회 각계의 미투(me too) 운동으로 번졌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안 전 검사장이 이러한 성추행 사실을 덮기 위해 서 검사를 좌천시켰다고 기소했다. 1·2심은 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안 전 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불법 날치기” 총사퇴 결의…홍준표 “의미 없다”

    한국당, “불법 날치기” 총사퇴 결의…홍준표 “의미 없다”

    자유한국당이 30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일방 처리한 데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7시쯤 공수처 법안이 처리된 직후 국회에서 2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심재철 원내대표가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 불법 날치기, 선거법 불법 날치기에 이어 3번째로 날치기가 이뤄진 데 대해 의원들 모두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를 한데 모아 의원직 사퇴를 결의해야 한다는데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실제 결행보다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벌이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여진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사직은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돼야 가능하고 회기가 아닐 때는 국회의장 결재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당 의지만으로는 의원직 총사퇴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2009년 7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의지를 보이기 위해 108명 전원의 사퇴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은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지금의 상황, 우리들이 의원직 사퇴를 할 수밖에 없는, 매우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대단히 유감”이라며 “대단히 큰 분노를 느끼면서 앞으로 더욱더 가열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위해 (의원들이)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에 모든 것을 일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원내대표단, 당 지도부와 협의해 사퇴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겠다. 충분히 협의해 강력히 싸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의원총회에서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서 의원 전원이 한 달 이상 합숙 및 노숙 농성을 하면서 저항의 결기를 보이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미 패스트트랙 법안이 통과된 만큼 총사퇴에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총사퇴 카드는 패스트트랙 처리 전 대여 압박 차원으로 꺼냈어야 한다는 의미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 야당의 존재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거라”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손석희 하차→서복현 ‘뉴스룸’ 새 앵커..JTBC 기자들 “반대”

    손석희 하차→서복현 ‘뉴스룸’ 새 앵커..JTBC 기자들 “반대”

    JTBC 기자들이 손석희 대표이사 사장의 ‘뉴스룸’ 하차에 반발하며 사측에 결정 배경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23일 밤 사내에 성명서 내고 “JTBC 보도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지회는 “이번 앵커 하차는 보도국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결정됐다”며 “이에 우리는 보도 자율성의 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 우리는 사측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손 사장의 앵커직 하차는 홍석현 회장 등 JTBC 최대 주주인 중앙홀딩스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전해졌다. 앞서 손 사장은 미디어오늘에 “하차는 1년 전부터 논의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 사장은 지난해 JTBC 전체 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맡기 전에도 이미 보도·시사 부문 총괄 책임자로 활약하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아 기자들 반발이 거세다. 특히 최근 JTBC 보도 부문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뉴스룸’ 상징인 손 사장이 하차하면 회복이 더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이번 결정에 따라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게 됐다. 손 사장은 새해 1월 1일과 2일, ‘뉴스룸’과 함께 진행되는 ‘신년특집 대토론’까지 앵커직을 수행한다. 그 후 서복현 기자가 후임으로 나서 안나경 아나운서와 주중 뉴스룸을 진행한다. 주말 뉴스의 경우 김필규 기자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 받아 한민용 기자가 단독으로 진행을 맡게 됐다. JTBC는 앵커들의 세대교체와 여성단독 앵커 체재 등을 강조하며 “뉴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개편도 준비해왔으며, ‘뉴스룸’의 경우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의 뉴스와는 다른 흐름과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손석희 뉴스룸 하차 일년 전부터 논의”

    “손석희 뉴스룸 하차 일년 전부터 논의”

    JTBC 기자들 “갑작스러운 하차 반대” 성명서 손석희(63)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1월부터 JTBC ‘뉴스룸’ 앵커직에서 물러난다. JTBC 측은 23일 “메인뉴스(‘뉴스룸’)을 6년 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석희 앵커는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서복현 기자가 앵커직을 맡는다. JTBC는 주말 앵커였던 김필규 기자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 받아 준비 근무에 들어가고, 그 후임으로 지난 1년 동안 주말 ‘뉴스룸’을 진행했던 한민용 기자가 앵커를 맡는다. JTBC 측은 이번 개편에 대해 “앵커들의 세대교체 뿐 아니라, 여성단독 앵커 체제 등의 변화가 있다. ‘뉴스룸’의 경우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의 뉴스와는 다른 흐름과 내용으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의 앵커직 하차는 1년 전부터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정이 경영진의 판단이라는 것이 전해지면서 일선 기자들은 시청률이 하락한 상황에 상징적 인물이 하차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한편 소통 없이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이날 밤늦게 사내에 성명서를 붙여 “JTBC 보도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지회는 “이번 앵커 하차는 보도국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결정됐다. 우리는 보도 자율성의 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 우리는 사측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신년토론을 끝으로 앵커직을 내려놓는 손석희 사장은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시작해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을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3년 5월 13일 JTBC에 입사, ‘뉴스룸’의 메인 앵커 겸 JTBC 보도·시사·교양 부문 사장을 역임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태블릿 PC 보도’를 진두지휘했고 지난해 11월 JTBC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사생활 측면에서 접촉사고,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 폭행 논란 등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아미’의 항의를 받아 직접 사과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3회] ‘골프·향응 접대 의혹’ 판사에 최고등급 준 법원장…법정에서 눈물쏟은 이유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3회] ‘골프·향응 접대 의혹’ 판사에 최고등급 준 법원장…법정에서 눈물쏟은 이유

    ‘모범적. 업무는 물론 외적인 면에서도 최선을 다함. 균형감, 책임감 등 법관으로서 좋은 자질. 상위 보직에 보함이 적절’ 2015년 부산고법의 한 판사의 근무 평정 내용이다. 대부분의 평가항목에 ‘상’으로 표시됐고 최고 등급의 점수를 받았다.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춘 법관으로 평가됐지만 사실 이 판사는 몇 달 전 법원행정처를 통해 구두경고 조치를 받았다. 지역의 건설업자나 변호사 등과 수차례 골프모임을 갖고 이 체포영장이 청구된 건설업자와 변호사를 유흥주점에서 만났다는 첩보가 이유가 됐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2회 재판에는 이 같은 평정을 기재한 윤인태 당시 부산고등법원장(현 변호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낸 윤 전 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경남고 10년 선후배 사이였고 박 전 대법관과는 사법연수원 12기로 동기였다. 고 전 대법관과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함께 근무하며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그가 증인으로 이들을 한 번에 마주하게 된 데는 이들의 ‘부당한 조직 보호’라는 제목의 공소사실 때문이었다. 윤 전 법원장이 최고 등급의 평정을 준 법관은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였다. 2015년 5월쯤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부산 지역 건설업자 정모씨의 체포영장이 발부될 무렵 문 전 판사가 정씨와 그의 변호사를 유흥주점에서 만났다는 첩보가 법원행정처에 접수됐다. 대검에 있던 고위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이와 함께 문 전 판사가 정씨 등 지역 인사들과 4년간 16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내용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달한 것이다. 지난 13일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세윤 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현 수원지법 부장판사)은 2015년 9월 임 전 차장이 당시 “최민호 판사의 뇌물 사건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으니 구두경고로 마무리하자”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 부장판사는 구두경고 조치를 하기로 한 뒤 실제로 누가 문 전 판사에게 구두경고를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의 일을 이날 윤 전 법원장이 설명했다. 윤 전 법원장은 2015년 가을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설명을 했는지 워딩은 정확치는 않지만 문 판사가 지역경제인과 골프 운동을 많이 하고… 그거는 정확하고 또 하나가 피의자와 영장심사 다음에 술을 같이 먹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정확하지 않다”고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박 처장은 문 전 판사에게 구두경고를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법원장은 문 전 판사의 비위가 중대하다거나 감사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의자·변호사에 접대 의혹있는 법관에 ‘청렴성, 도덕성 ’상‘…최고등급 평정 윤 전 법원장은 문 전 판사를 불러 구두경고를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접대를 받은 의혹이 사실이 맞는지 등 구체적인 확인은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행정처에서 조사가 된 것으로 알았고 전달받은 내용을 말했을 때 (문 전 판사가) 별다른 거부반응이 없어서 (사실이라 생각하고) 구두경고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다른 비위사항이 있는지도 묻지 않았다. 질문을 이어가던 검찰은 윤 전 원장에게 “법원장으로서 사안의 실체를 알지 못하면서 사실 확인 없이 막연히 구두경고를 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특히 문 전 판사의 평정을 두고 그랬다. 윤 전 법원장은 문 전 판사를 불러 구두경고를 한 뒤 석달쯤 지난 그해 12월 말쯤 작성하는 근무평정을 최고등급으로 매겼다. 도덕성과 청렴성 등을 모두 ‘상’으로 표시했고 문 전 판사에게 기재됐고 법관으로서의 자질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검찰이 “구두경고를 해놓고 이처럼 최고 등급의 평정을 준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묻자 윤 전 법원장은 “깜빡 누락했다”고 답했다. 근무평정을 할 때 문 전 판사에게 구두경고 조치를 했던 자체를 잊었다는 것이다. “증인 스스로 구두경고 주의를 주지 않고 조용히 봐주고 넘어갔으니 공식 평가인 평정에는 굳이 반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평가하면서 깜빡 누락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행정처로부터 엄중한 경고가 없어고 문 전 판사에게 엄중 경고를 하지 않은 것 아닌가” 등으로 검찰이 거듭 물었지만 윤 전 법원장은 구두경고 한 일을 깜빡했다고 반복할 뿐이었다. 윤 전 법원장과 문 전 판사는 지역 법관으로 부산 지역에서 15년간 함께 일해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법복을 벗고 난 뒤 부산 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같이 변호사로 일하고 있기도 하다. 대검으로부터 전달받은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를 감사하지 않고 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 직무유기 혐의 내용이다.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은 건설업자 정씨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 전 판사에게 향응을 접대한 것으로 알려진 정씨는 2015년 8월 조현오 전 청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당시 문 전 판사의 대학 동창이자 사법연수원 동기가 1심 재판장을 맡았다. 정씨는 다음해 2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열린 항소심 재판도 2016년 9월 2회 공판 만에 변론을 종결하고 그해 11월 24일로 선고공판을 잡았다. ‘이에 피고인 양승태, 고영한은 임종헌과 함께 정진용 등 뇌물 사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검찰의 반발과 언론의 관심 등으로 문 전 판사의 비위 사실은 물론 법원행정처의 조직적 은폐 사실까지 문제될 수 있으며, 특히 문 전 판사가 현직 법관 신분을 유지한 상황에서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그 파급력이 더욱 클 것이라고 판단해 대응책의 일환으로 법원행정처장이 부산고등법원장을 통해 항소심 재판부에 변론재개 및 선고 연기 등을 요청하기로 계획하였다’는 것이 검찰이 공소장에 기재한 범행 배경이다. 2016년 11월 초쯤 윤 전 법원장은 고 전 대법관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도 윤 전 법원장은 “(고 전 대법관의) 전달 내용이 구체적 기억은 안 나 희미하고 문 전 판사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기억이 나고… 재판이 좀 시끄러우니까,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체적인 통화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윤 전 법원장은 검찰 조사에선 “(검찰이 제시한 자료 등으로) 기억을 상기해 보니 ‘검찰의 불만이 많다, (문 전 판사의) 재직 중일 때 조현오 사건 판결이 나오면 말이 나오니 변론을 추가해서 천천히 심리하라’는 것이 기억난다”, “‘조현오 사건이 예정대로 선고되면 문 전 판사의 비위가 언론에 보도되고 사법부 전체로서는 김수천 부장판사 같이 사법신뢰의 위기를 맞게 돼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고, 이날 법정에서 이 같은 진술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문 전 판사가 다음 정기인사에서 법원을 떠날 것”이라는 말을 고 전 대법관에게 듣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 판사 사직할 때까지 선고 하지 말도록” 재판장 불러 선고연기 의견 전달 윤 전 법원장은 이후 항소심 재판장을 불러 고 전 대법관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예정된 선고공판을 열흘 앞둔 2016년 11월 15일 변론을 재개해 정씨를 증인으로 신문하도록 일정을 추가했다. 재판을 두 차례 더 진행한 뒤 2017년 2월 16일 판결을 선고했다. 무죄가 선고됐던 1심은 파기하고 일부 뇌물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정씨에게 징역 8개월,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문 전 판사는 2월 9일자로 사직했다. 윤 전 법원장은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공판을 늦추라는 이야기를 재판장에게 전달한 이유에 대해 “(고 전 대법관의 이야기가) 문 전 판사 때문에 이래저래 말이 있다는 취지의 말에 불과해서 제가 전달 받은 내용을 재판장에게 전달해서 재판을 잘하게 유도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행정처장이 개별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거나 재판 개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법원장이니까 판결이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이뤄지게 얘기하는 건 법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서 윤 전 법원장은 갑자기 눈물을 쏟아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변호인들은 거의 매번 증인으로 나오는 법관들에게 법정에 나오게 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한다. 박 전 대법관 측의 변호인은 이날도 증인신문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시작 전에 한 말씀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증인께서는 법리와 신문(견문)에 두루 밝으실 뿐 아니라 인품이 대단하시고 명성이 높으신 걸로 압니다. 박병대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렇게 증인께서 증인으로 나와 진술하도록 해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너그러이 양해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자 윤 전 법원장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틀어막고 흐느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재판장에 “증인께서 힘드신 것 같은데 휴정을 할까요”라고 제안했다. 재판부는 15분간 재판을 멈췄다. 박 전 대법관의 표정도 더욱 굳어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우리 인턴씨는 말수가 원래 적은가 봐요? 인사 정도는 해줘도 될 텐데….” 당신은 취업 전쟁 속에 ‘스펙’을 쌓아 가며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았다. 신분은 인턴. 정직원이 되려면 수습 기간 한 달을 거쳐야 한다. 부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김 과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건넬 수 있는 답은 세 가지. ①답장 좀 못할 수도 있지. ②안녕하세요. ③죄송합니다. 모바일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엇을 고르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인턴, 자취생 등의 애환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1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돼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메신저 신드롬’이 그중 하나다. 인턴사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리에서 부장에 이르는 상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규직에 도전하는 설정이다.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환상적인 세계관은 없다. 역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 인기 요인이다.1.열망 게임에서라도 취직해 정규직 되고파 사회 초년생인 김지혜(28·가명)씨는 “게임을 하면서 선배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사내 정치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민준(26·가명)씨는 “게임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서 퇴사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심란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거대한 왕국을 만들고 왕이 되는 등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 세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를 풍자하는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실패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2. 현실 ‘업무미숙’ ‘겸업금지’ 게임에서도 해고 직장 생활을 다루는 게임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3~4년 전에는 계급 상승의 열망을 담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5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내 꿈은 정규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출발점은 ‘메신저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사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물론 쉽지 않다. 작은 잘못에도 권고사직당하기 일쑤다. 서류에 ‘0’ 한 자만 잘못 써도 ‘업무미숙’이라는 이유로 잘리고, 월급이 적어 알바를 하다 걸리면 ‘겸업금지’로 잘린다. 모바일 게임 ‘자취생 게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대학생이 플레이어다. 게임에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하면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거나 수업을 열심히 들어 장학금을 타야 하는데, 너무 그 일에만 매달리면 체력이나 재미가 줄어든다. 또 고통 지수가 올라가면 모든 욕구가 바닥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비슷하다.3. 씁쓸 아등바등 뛰어도 ‘서민몬’ ‘산재몬’ 계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려고 과장된 설정을 쓰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서민몬스터’는 ‘서민몬’을 잡으면서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나가는 ‘금수저 경영 시뮬레이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캐릭터는 ‘산재몬’이다. 게임은 “일을 하다 다치게 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심지어 전처럼 빠르게 일하지 못한다며 해고를 당해 억울함이 많다”고 소개했다. ‘거지키우기’는 주인공 ‘거지’가 한푼 두푼 모으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며 재산을 불리는 게임이다. 값비싼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행성까지 정복하는 ‘사장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거지키우기’는 여러 시리즈로 출시됐는데 시리즈마다 다운로드 건수가 평균 50만회를 넘는다. 게임의 변화는 사회적 관심의 변화를 보여 준다. 4~5년 전에는 압축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 2016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은 비가 내리는 허름한 방 안에 혼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거나 집을 꾸며 주는 게 전부였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 문화 개선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 및 만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 같은 용어가 등장할 때의 게임은 계급 상승에 대한 욕구를 많이 반영했다”면서 “지금은 직장 내 갑질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게임이 늘었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게임은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고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4. 공감 빗속 나홀로 캐릭터를 보며 왠지 위로 실제 게임 이용층은 30대보다는 대체로 10~20대가 많은 편이다.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 개발자는 “전체적으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10~2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게임을 즐겼다는 대학생 이유정(21·가명)씨는 “빗속에서 혼자 앉아 있는 게임 속 주인공의 말을 들어 주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 꿈은 정규직’ 개발자는 수차례 실직을 겪은 뒤 이 게임을 개발했다. ‘메신저 신드롬’을 개발한 김명진(24) 피모뎁 공동대표는 처음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주 90시간 넘게 일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그는 퇴사를 결정하면서 회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녹인 게임을 구상하게 됐다.5. 저항 게임에서라도 직장 갑질과 싸워 주길 문제의식이 게임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종민(26·가명)씨는 “게임 속에서 정규직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고 수십 가지 이유로 사직을 당하기 일쑤였다”면서 “현실에서는 정규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지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내고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 사원급에서는 10명 중 3명만 변화를 느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사회생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규직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면서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임 개발자들도 현실이 바뀌기를 바란다. ‘메신저 신드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③죄송합니다’를 골라야 한다. 그 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된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첨꾼 ‘이 과장’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에 관심 없는 ‘이 차장’과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모른 척하는 ‘김 과장’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반면교사’다. 게임에는 조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유저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직원이 되려고 사회가 강요하는 답을 고르곤 한다”면서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졌을 때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24년 4개월’ 이세돌의 대국이 멈춘다

    ‘24년 4개월’ 이세돌의 대국이 멈춘다

    ‘쎈돌’ 이세돌(36) 9단이 24년 4개월간 몸담았던 바둑계에서 전격 은퇴했다. 이 9단은 19일 한국기원에 프로기사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가 서명한 사직서에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2016년 한국기원 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던 이 9단은 이날 현역 기사의 생활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됐다. 1995년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했던 이 9단은 2003년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등극해 독특한 착상과 전투적인 바둑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2000년 12월 천원전과 배달왕기전에서 연속 우승하며 타이틀 사냥을 시작한 이 9단은 3단 시절인 2002년 후지쓰배 결승에서 유창혁(53) 9단을 반집으로 꺾으며 세계대회 최저단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 9단은 조훈현(66) 9단, 이창호(44) 9단에 이어 한국 바둑의 계보를 완성한 스타 기사로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 4패를 기록하며 현재까지도 알파고를 상대로 기록한 유일한 1승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당시 이 9단이 이긴 4국에서 선보인 백 78수는 ‘신의 한 수’로 회자됐다. 이 9단은 국내 바둑계의 관행에 대해 반발하며 저항한 풍운아였다. 1999년 프로 3단 시절 한국기원의 승단대회 보이콧을 선포해 결국 우승 기록이나 대국 전적을 승단 심사에 반영하도록 관행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2009년엔 휴직계를 내고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기원이 “랭킹 10위까지는 반드시 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도록 한 당사자다. 프로기사회를 상대로 대국 수입에서 3∼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정관 조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이 9단과 함께 한국기원을 찾은 친형 이상훈(44) 9단은 “프로기사 생활을 25년 가까이 했는데 동생 기분이 많이 심란할 것”이라며 이 9단의 심정을 대신 전했다. 이상훈 9단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데 (이 9단이) 내년부터는 바둑이 아닌 다른 일을 해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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