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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국정안정법’, 정말 만들고 싶다면

    [서울광장] ‘국정안정법’, 정말 만들고 싶다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이 동결시킨 재산을 풀어 달라고 나선 건 시작에 불과하다. 대장동 일당들이 성남시와 결탁해 챙긴 돈으로 사 놓은 금싸라기 부동산들이 속속 현금화돼 영구 증발될 참이다.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해 7886억원의 부당이익을 환수할 의무를 저버린 검찰에 1차적 책임이 있다. 노만석 전 검찰총장 권한대행은 “검찰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나 용산, 법무부와의 관계를 따라야 했다”고 말해 ‘외압’, ‘거래’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경위 설명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18명의 검사장들을 되레 ‘집단 항명’으로 규정하고 ‘검사파면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평검사로 강등 같은 징계를 법무부에 요구했다. 검찰청법은 상급자의 사건 지휘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상명하복 관행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2004년 열린우리당 주도로 만든 조항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히 판단하라”는 의견을 개진했을 뿐 항소 포기를 ‘지시’한 적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명을 요구하는 검사들을 ‘항명’으로 낙인찍고 ‘입틀막’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12·3 계엄 선포 시 수뇌부의 불법·부당한 명령에 따르지 않은 군인들을 상찬하던 태도와도 상충된다. 일각에선 어차피 내년 10월이면 검찰청이 없어지는데 검찰이 와해되든, 지리멸렬하든 무슨 상관이냐는 자포자기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수사검찰이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겨지는 공소권마저 원칙 없이 권력에 휘둘린다면 검찰개혁은 진짜 ‘도루묵’이 되고 말 것이다. 그리되면 거악 척결과 국민의 인권 보호라는 검찰의 존재 이유는 실종되고, 이는 결국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인정받은 ‘정영학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2021년 검찰에 낸 녹음파일 녹취록 내용을 검찰이 새로 작성한 녹취록과 비교해 보니 두 군데가 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미 “녹음파일 대화 내용과 전반적 뉘앙스, 피고인 진술 등에 비춰 보면 성남시 수뇌부는 민간업자들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협의했다는 점을 추단케 한다”고 했다. 피고인들의 진술은 일관되며 구체적이고 녹음파일 등에 부합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일부 의원은 증거 조작 등을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관련 사건을 공소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의 종착점은 바로 이 공소취소를 통한 사법리스크의 궁극적 소멸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퇴임 대법관에 대해 5년간 대법원 사건 수임을 제한하고,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개혁 5대 의제’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판검사 처벌을 위한 ‘법왜곡죄’, 4심제 논란이 큰 재판소원제 등 사법부독립 훼손이나 위헌 논란이 적지 않은 입법을 줄줄이 추진 중이다. 그중에는 자신들이 ‘국정안정법’이라고 이름 붙인 대통령 임기 중 재판 중지를 명문화하는 법안도 들어 있다. 다론 아제모을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공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영국 역사학자 E P 톰슨의 발언을 인용해 명예혁명 이후의 법치주의 발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배층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규칙대로 권력놀이를 하되 그 규칙을 깰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권력놀음의 판 자체를 뒤집는 꼴이기 때문이었다.” 여권이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침해 논란을 야기하며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없애기에 집착할수록 이 대통령은 정쟁의 한복판으로 빨려들어 갈 가능성이 있다. 사법리스크라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고’ 국정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짜 국정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며 퇴임 후 가장 확실한 안전판을 만드는 길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 [사설] 항소 포기엔 보상, 반발엔 고발… 검찰 갈등 더 키우나

    [사설] 항소 포기엔 보상, 반발엔 고발… 검찰 갈등 더 키우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혼란이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제 법무부는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관여한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범여권 법제사법위원들은 항소 포기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 18명을 집단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는 대장동·쌍방울 사건의 핵심 증거가 조작됐다며 특별감찰도 요구했다. 박 지검장은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의 핵심 라인에 있었다. 항소 시한 이틀 전 중앙지검의 항소 방침을 보고받고도 시한이 임박한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에 재검토를 지시해 결국 검찰 항소를 무산시켰다. 7000억원대 범죄수익 환수 기회를 차단한 장본인이 대장동 공소 유지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은 것이다. 항소 포기에는 요직으로 보상하고, 경위 설명 요구는 내부 항명이라며 고발하는 여권의 대응을 합당하다고 봐줄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상부에서 무슨 결정을 하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입을 닫고 있으라는 겁박으로 비친다. 여당 주도의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을 보자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 까닭이 뭔지 궁금해질 정도다. 당내 지도부와의 협의도 없이 검사장 18명을 집단 고발했다. 현안질의나 국정조사 등 국회 고유의 견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다짜고짜 수사기관에 문제를 떠넘긴 것이다. 당정의 이중 잣대도 문제다. 법무부는 항소 포기가 ‘지시가 아닌 의견 제시’라고 해명하는데, 여권 법사위원들은 검사장들의 경위 설명 요구를 ‘집단 항명’으로 규정해 고발했다. 법무부의 의견 제시는 합법이고, 검사장들의 의견 개진은 범죄인가. 검찰이 개혁의 대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들어서 어쩌자는 것인지 불안해진다. 검찰 기능의 위축으로 민생 사건들이 속수무책으로 지연되고 있다. 1년 뒤 폐지되기도 전에 검찰이 내부 혼란으로 먼저 와해되면 국민에게는 과연 득이 되겠는가.
  • [지방시대] 부산, 세계박람회 재도전 반성에서 출발해야

    [지방시대] 부산, 세계박람회 재도전 반성에서 출발해야

    부산과 경남, 전남이 2040년 등록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남해안 미래비전 포럼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박완수 경남지사에게 행정 통합을 추진 중인 부산과 경남이 엑스포 유치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고, 박 지사가 전남도 함께하자고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단체장이 엑스포 유치에 관해 논의한 사실은 지난 3일 박 지사가 경남도 확대 간부회의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공개됐다. 등록 엑스포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해양과 섬을 주제로 한 엑스포 개최에 성공하면, 남해안 전체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과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함께였다. 다만 이런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고,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단순한 구상이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온다. 부산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도전했던 2023년 11월, 29대119라는 큰 차이로 밀리면서 남은 상처가 여전한 탓일 테다. 핵심은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이슈 선점이라는 비판까지 따른다. 시민과 함께 부산연대는 “119대29라는 처참한 성적표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문도 내놓지 않으면서 내년 지방선거 밑거름으로 경남과 전남까지 끌어들여서 공동 추진한다는 발상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메가 이벤트 중독’이라고 질타했다. 경남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도 “아무런 대안 마련도 없이 예산을 퍼붓는 엑스포 유치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단체장들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돌이켜 보면 2030년 엑스포 유치는 제2의 도시라는 명성을 잃어 가는 부산을 되살리고, 국토 균형발전을 실현할 마법의 열쇠 같았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관유치위원회의 정부와 재계 인사들이 지구 496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이동했다고 하는데, 부산을 알리려고 이렇게 온 나라가 나서는 것을 본 일이 없어서였다. 성적표는 실망스러웠지만, 우리나라와 부산의 국제 인지도가 높아졌고 수도권 밖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듯 보였다. 2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성장축을 갖자는 열망은 옅어진 듯하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면 순풍을 탔을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의 미래로 불리는 사업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적 역량 동원을 강제하는 메가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수도권 집중에 대항하고, 남해안 공동 발전을 위해 모인 단체장들도 이런 이유에서 엑스포 유치 구상을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 해도 순서는 틀렸다.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도전할 때 경쟁국보다 시작은 늦었어도, 막판에는 백중세까지 따라잡았다고 했다. 실패한 뒤에는 ‘역시 오일머니의 벽은 높았다’ 한마디로 정리됐다. 이래서는 다시 도전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2030년 엑스포 유치 활동이 적절했는지, 실패 원인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진 백서는 마무리 단계라고 하나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부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엑스포 유치 재도전에 찬성하는 비율이 60%를 넘었다지만, 이는 단순히 자존심 회복 의지가 드러난 것일 수 있다. 시·도민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원인을 알고, 다음 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때 2040년 엑스포 유치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 정철욱 전국부 기자
  • 순천 ‘공공자원화시설’ 건립 급물살… 행정소송 승소

    전남 순천시가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입지결정·고시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사업을 탄력을 받게됐다. 광주지방법원 행정1부는 20일 “원고 측이 여러 가지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으나 절차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기각 결정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쓰레기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원고로 참여한 주민 등 3115명이 입지 선정 과정에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대법원에서도 순천시 공공 자원화시설 입지 선정에 반발해 주민들이 제기한 입지결정고시 집행정지 신청이 최종 기각된 데 이어 이번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함으로써 순천시의 입지선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도시계획시설 변경,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겠다”며 “시민 분열로 이어지는 정치적 왜곡과 선동을 멈춰주시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쓰레기 대란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연향동 814-25 일원에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만들어 203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2027년에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는 지상에 체육시설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지역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항소 입장을 보인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이 부적법하고, 부지 300m 이내에 주민 대표가 없는 등 다수 위법 사항이 있었다”며 “판결문을 입수하는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 김윤덕 “연내 추가 주택 공급대책… 그린벨트 해제 검토”

    김윤덕 “연내 추가 주택 공급대책… 그린벨트 해제 검토”

    서울 아파트값 다시 상승 폭 커져태릉 골프장·마포 면허시험장 등文정부 때 발표 부지도 포함 검토“시장 신뢰 얻을 명확한 내용 발표” 정부가 연말 추가 주택 공급대책을 예고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까지 흔들며 부동산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서울 용산구 HJ중공업 건설 부문 본사에서 열린 ‘국토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합동 주택 공급 TF’ 및 ‘LH 주택공급특별추진본부’ 현판식에서 “가능하면 연내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다가 여러 어려움 때문에 잘 안된 것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며 “노후 청사 재건축과 그린벨트 해제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의 연이은 대책 발표에도 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셋째 주(11월 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0% 올라 4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정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 후보지를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추가 공급 대책에 대해 ‘최대 공급’이라는 표현을 썼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주민 반발 등으로 무산됐는데 해당 지역들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김 장관은 “당시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발표하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던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준비된 명확한 내용을 가지고 발표하겠다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벨트 추가 해제도 검토되고 있다. 서울에 남은 그린벨트는 약 150㎢로 전체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일부 해제로도 대규모 택지 확보가 가능하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와 협조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지난주 (오세훈) 시장과 오찬 면담을 했고 가까운 시일 내 관저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하남 감일지구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감정가 2~3배 급등 논란

    경기 하남 감일지구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감정가가 2020년 3월 입주 당시보다 2~3배 이상 치솟아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하남시에 따르면 10단지의 최초 임대고지 가격은 74㎡ 2억 6000만원, 84㎡ 2억 9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A감정평가법인의 1차 감정가에서 74㎡ 7억 1200만원, 84㎡ 7억 8500만원으로 각각 272%, 236% 상승했다. 분양전환가는 이 감정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에 입주민들은 “공공임대 취지에 정면 배치되는 고분양가”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하남시도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감일스윗시티 10단지 비대위는 최근 대통령실에 제출한 호소문에서 “전용 84㎡가 2억 9000만원에 입주했는데 감정평가에서 7억 8000만원이 나왔다”며 “서민에게 6억원 넘는 빚을 지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감정가만 반영하는 현 제도는 임차인이 분양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건설원가와 감정가를 평균해 분양가를 정하는 방식으로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최근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했다. 시는 “이 방식이 적용되면 분양가가 약 5억 30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져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일지구에서 분양전환을 앞둔 10년 공공임대는 총 2206가구다. 10단지는 현재 2차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며 평가법인은 입주민 문제 제기 후 두 차례 평가 연기를 요청했다. 최종 결과는 다음달 초 나올 전망이다.
  • “돈바스 양보하고 병력 절반 줄여야”… 미·러 새 종전안에 우크라 반발

    “돈바스 양보하고 병력 절반 줄여야”… 미·러 새 종전안에 우크라 반발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영토 전체 포기 등이 담긴 28개항 종전안 초안을 작성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면서 종전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반발한 우크라이나가 거부 입장을 보인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다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 종전안에는 러시아 측 기존 요구인 접전 지역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것 외에 우크라이나군 병력 규모를 현재의 절반인 40만명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또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등 핵심 무기 포기, 미국의 군사지원 축소, 우크라이나 영토 내 외국군 주둔 금지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을 배치하자는 유럽의 제안과 배치되고 향후 러시아의 재침공 가능성을 높일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고,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러시아 정교회 산하 공식 지위를 부여한다는 내용 등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종전안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와 협의해 마련했다고 전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주말 미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 측 당국자들에게 초안을 전달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용하길 바란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이어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이끄는 트럼프 행정부 대표단은 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초안을 공식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당혹감이 쏟아져 나왔고, 외신들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의견은 구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러는 키이우의 항복을 토대로 하는 종전 계획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의 측근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고 친우크라이나 인사였던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가 내년 1월 물러나는 점을 짚으며 “미국이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젤렌스키를 압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날 미국이 제공한 사거리 300㎞의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사용 제한을 해제한 뒤 처음으로 이뤄진 공격이다.
  • ‘조지아 구금’ 재발 방지 강조한 트럼프… “난 바보같이 그러지 말라고 했다”

    ‘조지아 구금’ 재발 방지 강조한 트럼프… “난 바보같이 그러지 말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외국 전문인력 유입이 필수라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차례 예고한 반도체 관세 부과를 중국과의 갈등 재현과 물가 상승 우려 등을 감안해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서 이민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단속 사건을 언급하면서 “나는 ‘바보같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 그들(한국인 노동자)은 우리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정책을 요구하는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나는 보수 친구들과 마가를 사랑하지만, 이게(외국 전문 인력 수용) 마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사람들이 공장을 운영하고 가동하기 위해 그들의 나라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마가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마가의 반대가 지속되더라도 외국 전문인력의 유입을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미 외교당국은 조지아주 사태를 계기로 ‘비자 워킹그룹’을 가동했으며, 한국인 전문직을 위한 별도 비자 신설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부터 최대 100%의 세율을 예고한 반도체 관세는 미뤄질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가 변한 건 관세 부과 시 휴전 상태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재발할 수 있고,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물가 인상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미 상무부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반도체 관세 도입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안보협정을 통해 반도체 관세 부과 시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돼 있지만, 자동차·기계류와 함께 주력 수출품이라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를 통과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기록(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30일 이내에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 당분간 정치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지역 의료격차 해소 돌파구… 의대 쏠림은 더 심화될 듯

    지역 의료격차 해소 돌파구… 의대 쏠림은 더 심화될 듯

    기존 정원 내 ‘지역전형’ 신설할 듯새 대입제도 전 ‘막차’ 수요 급증 전망 의료계 “거주지·직업 선택권 침해수가 보상체계·투자 확대 선행돼야” 지역의사제 법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르면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의대 입시에서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 신설이 유력해졌다. 이들이 졸업 후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2033년부터 지역의료 공백을 메울 ‘지역의사’가 본격 배출된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은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기존 정원 안에서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전형으로 뽑아야 한다. 지역 간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이 악화하면서 지방 환자들의 서울 원정 진료가 늘어나고 의료 취약지역에선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지역의사제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내과·외과·응급의학과 등) 전문의 수는 1.86명이지만, 비수도권은 0.46명에 불과하다. 서울(3.02명)과 경기(2.42명)에 비해 제주(0.12명)나 강원(0.25명) 등은 더욱 열악하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77%가 지역의사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면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법이 제정되면 지역에 따른 의료인력의 수급 불균형과 지역의료 격차 문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의사제 도입을 오랫동안 요구해 온 시민단체 등도 이 제도가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할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지역의사전형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도 의료기관 수, 부족한 의료인력, 의료 취약지 분포,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추계위) 결과 등을 고려해 시행령에 담기게 된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3058명이지만, 2027학년도 정원부터는 추계위 논의에 따라 달라진다. 추계위는 다음달 22일을 목표로 지역의사 선발 규모를 포함한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의료계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의료계는 의무복무만으로 지역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으며 의사 정주 여건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역의사제가 거주·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2등 의사’를 양산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입법 공청회 다음 날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지역정책수가 등 보상체계 도입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의료현실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환자가 지역의료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입시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수험생 전략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2025학년도에 의대 모집인원이 일시적으로 약 1500명 확대됐을 때 상위권 재수생 등 ‘N수생’이 대거 유입된 바 있다. 특히 2027학년도 대입은 현 수능 체제인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는 마지막 해로, 제도 변화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험생이 늘어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체적으로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 대학생 등 의대를 지망하는 가수요가 발생하면서 의대 쏠림이 불붙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윤석열  “홍 ‘잡아들이란’ 말, 반국가단체로 이해” 홍장원 “이재명·한동훈이 간첩은 아니지 않나”

    윤석열  “홍 ‘잡아들이란’ 말, 반국가단체로 이해” 홍장원 “이재명·한동훈이 간첩은 아니지 않나”

    홍 “대통령 지시 없이 체포 못 해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나”김건희 특검, 주가조작 ‘주포’ 체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에서 비상계엄 당일 ‘체포조 명단’ 관련 지시를 두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윤 전 대통령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재판에 홍 전 차장은 재차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신문에 나선 윤 전 대통령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체포 명단 관련해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는 홍 전 차장의 증언에 대해 “위치 추적은 영장 없이는 안 된다. 여 전 사령관이 (대통령 지시로)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이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일개 군 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해 신문하겠다고 하겠느냐”며 반박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것 아니죠? 여인형이 왜 그런 요청을 한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또 “내 계엄선포 담화문을 보고 증인이 ‘잡아들이란’ 얘기를 반국가단체로 이해했다고 얘기했지 않으냐. 반국가단체라는 것이 대공수사 대상이 되는 사람들 아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이 반국가세력이나 간첩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한 달 전 압수수색을 받다가 도주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를 이날 충주휴게소 근처에서 체포했다. 최근 김 여사의 공판에서는 이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변호인은 “특검이 불륜 의혹을 형성,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 LS 중복상장 강행에 개미들 ‘폭발’… “껍데기만 남는 꼴”

    LS 중복상장 강행에 개미들 ‘폭발’… “껍데기만 남는 꼴”

    LS ‘자금 조달 필요성’ 설득했지만주주들 “LS전선 등 추가 상장 우려지주사 주가 급락에 1.3조 날리는 꼴정부가 명확한 금지 메시지 내야” LS그룹이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주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 속에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일부 주주는 “LS가 한국거래소에 자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면피용 설명회’에 불과했다”며 “정부가 명확한 금지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LS그룹은 20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IPO 관련 주주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일반 주주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평일 아침 9시에 열렸지만, 관계자와 소액주주 5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참석이 어려운 소액주주 200여명의 위임장을 받고 참석하기도 했다. LS는 특수 권선 시장의 확대 및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에식스솔루션즈 중복상장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향후 4000억~5000억원의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중복상장이 가장 부정적 영향이 적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잇따라 불만을 쏟아냈다. 질문자 7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주주 성모(56)씨는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고 향후 LS전선·LS MnM 등 주요 자회사도 중복상장할 거란 의심이 든다”며 “지주사의 주식은 껍데기만 남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LS전선과 LS MnM 등은 상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확히 해야 (주주를 위한 중복상장이라는 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LS 관계자는 “(LS전선 등을) 상장하는 것이 주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된다면 하고, 안 된다면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미 10개 계열사를 중복상장한 LS는 에식스솔루션즈와 LS전선 등을 포함한 8~9개 회사의 추가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은 중복상장으로 LS주식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봤으나, LS 측은 오히려 자금조달에 성공한 에식스솔루션즈의 가치가 커지며 LS 주가가 오를 것이라 항변했다. 한 주주는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는 시가총액의 50~80%가 빠진다”며 “LS 주주들은 1조 2000억~3000억원을 앉아서 날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중복상장을 하지 않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LS는 물적분할을 통한 중복상장이 아니어서 기존 사례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반대가 잇따르자 “자회사를 상장하면 모회사 주가가 빠진다는 건 ‘낭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태호 L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하는 건 주주 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주주가치 훼손이 확인된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동의할 수 없다”며 “거래소가 규정 개정을 통해 중복상장 금지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소액주주들이 믿고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 명문대 출신 엘리트의 몰락, 프놈펜서 펼쳐진 ‘코인 사기 시나리오’ [파멸의 기획자들 #29~32]

    명문대 출신 엘리트의 몰락, 프놈펜서 펼쳐진 ‘코인 사기 시나리오’ [파멸의 기획자들 #29~32]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저기요, 김가영 비서님~ 오늘따라 유난히 더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뭔가 좋은 일이 있으신가봐요. 예쁜 얼굴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이쪽으로 와 주실 수 있나요?” “야!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정말 짜증난다니깐!” ‘국제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낡은 사무실.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내던 권상기가 컴퓨터로 바둑을 두고 있던 박도준을 능글맞게 불렀다. 도준은 자신이 ‘김가영 비서’로 불릴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소름이 돋았다. 텔레그램 가상화폐 사기단 속에서 여성 역할을 맡고 있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불리면 남성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30대인 권상기와 박도준은 동갑내기다. ‘친구’라기보다는 ‘동업자’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각각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때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녔던 엘리트였다. 어려서부터 도준은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과대망상 경향이 강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명 증권사에서 일하다가 중국 출장을 간 것이 화근이 됐다. 마카오의 한 호텔에 들렀다가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 현장을 목격했다. 바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확률이 50대 50인 카드 게임이기에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계산하면 반드시 딜러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밤을 새가며 확률 분석을 통해 나름의 ‘필승 공식’을 만들었다. 이를 실전에 적용해서 우리 돈 300만원을 벌어서 귀국했다. 행운에 가까운 결과였지만 도준은 이를 자신의 분석력 덕분으로 여겼다. 이때부터 그는 금요일 저녁마다 여의도에서 총알택시를 타고 강원랜드로 향했다. 그런데 도박에 빠져 들수록 게임 결과가 자신의 예측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대다수 사람은 과오를 인정하고 더 이상 손실을 막고자 카지노에서 손을 떼지만, 그는 되레 ‘자본금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오판해 더 많은 돈을 빌려 태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자 직장 생활은 파탄이 났다. 수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자 대부업자들이 협박에 나섰다. 결국 도준은 이들을 피해 한국 경찰의 손이 닿지 않는 캄보디아로 숨어 들었다. 상기는 누구든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이 들면 철저히 괴롭히고 짓밟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이코패스였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누구나 부러워하는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했지만 바로 이 기질 때문에 동료들과 끊임없이 충돌했고 권고사직 형태로 쫒겨났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 ‘성격만 온순했다면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서 세계적인 개발자가 됐을 것’이라고 수근댔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허투루 낭비했다. 대학 시절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해킹해서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만들었고, 회사에 다닐 때도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털어 불법 조직에 넘겨 문제가 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추적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캄보디아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자신의 컴퓨터 실력으로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겠다고 마음 먹고. 몇 달 전 상기는 프놈펜에서 자신의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길거리 건달들과 시비에 휘말렸다. 얻어맞기 일보 직전 상황으로 내몰렸다. 현지 경찰은 이들과 한패인 듯 상황을 지켜만 봤다. 때마침 도준이 주변을 지나가다가 “살려달라”는 한국어 외침을 들었다. 자세히 보니 길거리 일행은 평소 자신의 환치기를 도와주던 이들이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위험을 무릅쓰고 건달들을 달래 상기를 무사히 구해냈다. 동포애 때문은 아니었다. 그를 도와주고 이를 지렛대 삼아 나중에 큰 돈을 뜯어낸 뒤 캄보디아를 뜨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찌됐건 당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이역만리에서 의기투합했고 ‘가상화폐 사기단’을 꾸리기로 합심했다. 그렇게 프놈펜의 한 사무실을 빌려 동고동락하기 시작했다. “도준아, 알았어. 장난 좀 친건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네. 앞으로는 ‘가영’이라고 안 부를게.” 상기가 씩 웃으며 도준의 어깨를 툭 쳤다. 기분 풀고 내 말을 들어보라는 취지였다. “도준아, ‘이성조 교수’ 캐릭터 설정은 마무리된 거지?” “당연하지.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 사는 50대 남자, 어린 시절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그간 모든 돈을 30대에 모두 날렸어. 그래서 세상을 포기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기적적으로 부활해서 엄청난 부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이들에게 동정심을 느껴 그들에게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게 돕고 싶어하는 호인(好人)!” “정말 나쁜 XX들이네…” 때마침 소파에 누워 있던 최영철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전날 프놈펜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현지 여성들에게 접근해서 밤새 술을 마셨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혼자 길바닥에 내버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갑이 통째로 사라진 채로. 영철은 도준의 중학교 1년 선배였다. 학창 시절 싸움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일진’에 들어갈 수준은 못돼 힘없는 학생들을 상대로 괴롭힘을 일삼았다. 2학년 때 신입생의 돈을 뺏으려고 커터칼로 위협하다 실수로 후배의 팔에 상처를 내 1년 정학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 덕분에 도준과 같은 반에서 졸업하며 안면을 틀 수 있었다. 영철은 고등학교에서도 사고를 일삼다가 퇴학당했고,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전전했다. 20년 가까이 연락이 없던 두 사람은 1년쯤 전 강원랜드 바카라 도박장에서 우연히 재회해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몇 달 전 영철은 ‘캄보디아에서 가상화폐 사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도준의 연락을 받고 여기에 동참하고자 프놈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형, 지금 뭐라고 했어? 우리 들으라고 한 소리야?” 도준이 언짢은 표정으로 소파 쪽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영철은 그의 반발을 무시하듯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젯밤 일로 배신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술집에서 만난 현지 여성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 그녀도 구레나룻 수염을 기른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았는데,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지갑만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영철은 반드시 그녀 일행을 찾아서 어제 일을 되갚아 주겠노라 다짐했다. 그때였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땀내와 향수 냄새가 뒤범벅이 돼 밀려왔다. 민정욱과 고나은 커플이었다. 둘은 늦잠이라도 잔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야!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야 출근하는거야? 시간 맞춰서 빨리 빨리 다니라고 했지!” ‘우두머리’ 상기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도끼눈으로 외쳤다. 정욱과 나은이 멋쩍은 표정으로 사무실을 가로질러 소파 맞은 편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부터 연인이던 두 사람은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지기 직전 캄보디아로 넘어왔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프놈펜에서 각자 만나는 상대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열린’ 관계였다. 두 사람은 얼마 전 한인 밀집지역의 작은 술집에서 우연히 상기를 만나 통성명을 했고, 단박에 서로의 정체를 짐작했다. 곧바로 상기가 준비하는 코인 사기 계획의 시놉시스를 듣고난 뒤 참여를 결심했다. “자, 이제 다들 테이블로 모이자구.” ‘파멸의 기획자들’ 총책인 상기가 가운데 앉았다. 그의 왼쪽으로 ‘2인자’ 도준이, 오른쪽으로 정욱과 나은이 자리했다. 소파에 누워 있던 영철도 어슬렁거리며 도준의 옆으로 향했다. “이번 시나리오는 내가 1년 넘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대작이야. 모든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1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땡길 수 있지. 여러분들의 주머니에 평생 만져본 적 없는 큰 돈을 채워줄 테니,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100억원’이라는 말에 이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상기가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스토리 라인을 성경에서 따왔어. 우선 주인공인 이성조 교수는 ‘예수님’이야. 30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사망했다가 기적처럼 부활해서 ‘투자의 신(神)’이 되신 분이지. 그는 전지전능한 동시에 단 한 번의 오류도 범하지 않는 완벽한 존재야. 그래야 마지막까지 회원들이 그를 믿게 해서 대규모 ‘설거지 작전’을 펼칠 수 있으니까.” 상기가 신이 난다는 듯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회원들을 ‘파멸의 덫’으로 잡아끄는 역할을 하는 김가영 비서는 바로 막달라 마리아! 끝까지 예수님을 따르며 헌신한 그녀처럼 김 비서도 이 교수를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이 교수와 김 비서는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니까 ‘금융 천재’ 도준이가 ‘1인 2역’을 맡습니다.” 도준이 상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술이 덜 깬 영철이 얼굴을 찌푸리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말이죠, 권상기 감독님! 이성조 교수가 완전무결한 존재라면 ‘파멸의 덫’은 누가 놓지? 선역(善役)만 있으면 회원들에게서 돈을 챙겨올 수 없잖아.” 영철의 예리한 질문에 상기가 재밌다는 듯 답했다. “그렇죠,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그 역할을 이 교수의 ‘제자들’이 합니다. 바로 형이 연기할 캐릭터들. 성경을 보면 가롯 유다가 은화 30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기잖아. 베드로도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우리도 마찬가지야. 앞으로 이 교수는 내가 만든 가짜 코인 거래소를 통해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줄 예정이야. 회원 누구나 이 거래소에서 몇 주 만에 투자금을 세 배 이상 불리면 너도나도 그를 ‘절대자’로 모시고 싶어하고 다들 이 교수의 투자 리딩을 받으려고 안달이 나겠지. 하지만 그는 너무도 바쁜 존재이기에 ‘제자들’이 대신해서 회원들과 소통을 시작할 거야. 일부 제자는 이성조 교수를 넘어서겠다는 허영심에 들떠 있는데, 바로 이 허영심이 회원들을 잘못된 투자로 이끌어 파멸에 이르게 만들지. 우리는 거기서 회원들의 돈을 모두 털어내고 ‘히트앤드런’을 하면 되는 것이고.” 상기의 설명을 듣고 있던 정욱이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 “그런데 말이죠. 회원들을 속일 가짜 거래소는 어디에 있어요?” 상기가 정욱을 바라보며 비웃듯 답했다. “내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건 알고 있지? 여러분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해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의 소스코드를 참고해서 여러 개의 가짜 거래소와 코인을 만들어 뒀어. 다크웹을 통해서 중국과 인도 프로그래머들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했지. 앞으로 우리가 볼 거래소와 코인은 모두 가짜야. 이것들로 회원들을 유인하고 낚기만 하면 돼.” 곧바로 상기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설명했다. “정욱이와 나은이는 SNS에 광고 페이지를 만들어서 여기저기에 광고를 뿌려 떡밥을 던져. 광고를 본 100명 가운데 한두 명만 ‘입질’해도 큰돈을 벌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많이 광고를 퍼뜨려야 해. 그렇게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두 사람은 SNS 단체 채팅방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할 거야. 단체방 하나마다 수십 명이 가입해 있지만 실제 회원은 단 한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두 사람이 연기할 바람잡이들이야. 그 회원이 별다른 의심 없이 우리에게 거액을 입금할 수 있게 분위기를 띄우란 말이야.” 나은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도 회원이 순순히 돈을 내놓지 않고 계속 시간만 끌면 어떻게 하죠? 나중에라도 우리의 정체를 눈치채면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잖아요.” 상기가 그녀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답변을 내놨다. “회원이 끝까지 돈을 내놓지 않으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유인책’을 써야지. 그 사람이 남성이면 그놈을 홀릴 수 있는 미모의 여인을 붙일 거야. 그녀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해서 완전히 마음을 열도록 말이지. 만약 여성이면 나이 어린 회원인 척 접근해서 ‘언니, 동생’하며 친분을 쌓은 뒤 ‘같이 선물 리딩에 투자하자’고 권유할 거야. 이렇게 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열에 아홉은 넘어오게 돼 있어. 승부처에 등판할 유인책 역할은 우리 팀의 ‘홍일점’ 나은이가 맡아줘.” 상기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도준이는 이성조 교수와 김가영 비서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니까 두 사람의 어투를 구분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영철이 형은 회원들을 잘못된 투자로 이끄는 ‘제자들’ 역할인데…당장은 할 일이 없으니까 다른 팀원들을 방해하지만 않기를 바랄게. 오늘처럼 밤새 술 마시고 하루종일 뻗어있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럼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질문하시고, 이제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작업에 착수합시다.” 상기는 자리로 돌아와 불법으로 모은 개인정보로 카카오톡 계정 수십 개를 만들었다. 회원들을 불러모을 단체 카톡방도 하나하나 개설해 나갔다. 이번 작전을 A부터 Z까지 지휘해야 하는 상기로서는 손이 많이 가는 이런 일들을 정욱과 나은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요 며칠 두 사람의 허술한 행동거지를 지켜보니 도통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가 1차 사기인 ‘코인 강제청산’으로 확보하려는 목표액은 50억원이었다. 그런데 둘을 믿고 일을 맡겼다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쳐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것이 분명해 보였다. 특히 거들먹거리기만 할뿐 뭔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이는 정욱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저 놈은 맨날 여자나 밝히지 싸움 말고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어…’ 상기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저 허술한 녀석들과 돈을 나누지 않고 이곳 캄보디아를 떠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때부터 상기 일당은 각자 맡은 역할을 분주하게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몇 주 만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40대 직장인 김민준, 전북 완주군의 50대 농민 최승현, 대전의 20대 대학생 이성진, 서울의 30대 워킹맘 민진영, 부산의 60대 은퇴자 박성갑 등 수십 명을 ‘파멸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나이가 가장 많은 영철은 텔레그램 소그룹 채팅방에서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이자 방장 역할을 수행했다. 채팅방마다 김승대, 이호철, 최세훈, 김성갑 등 가명으로 나이, 성격, 사는 지역 등 세부 프로필을 다르게 설정했다. 작전 초기만 해도 그가 실수를 저질러 판을 깨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영철은 의외로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평생 뭐 하나에 제대로 몰두해 본 적 없던 그였지만, 이번 일만큼은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다. 작업을 완수하면 10억원 넘는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중학교 동창 도준의 감언이설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수많은 텔레그램 회원들이 그의 연기에 속아 ‘코인 강제청산’을 당했다. 대한민국 소시민들을 능숙하게 파멸로 몰아넣는 자신을 보며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원들을 유인하기 위한 텔레그램 단체방에다가 이들에게서 거액을 뜯어낼 소그룹까지 더해져 그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이쯤 되니 영철 혼자서 이성조 교수의 ‘제자들’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작전 총책인 상기는 소그룹 방장 역할을 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고 싶었지만, 팀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자신들의 행각이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작전 완료 뒤 각자에게 돌아갈 배당액도 줄어든다. 결국 상기는 고민 끝에 SNS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정욱과 나은에게 그를 돕게 했다. 영철이 소그룹 채팅방에 남긴 게시글들을 ‘복붙’해서 다른 방에서 활동하게 한 것이다. 정욱은 매사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에 크고 작은 문제를 끊임없이 일으켰다. 한 번은 영철의 텔레그램 문자를 복사한 뒤, 바꿔야 할 방장 이름을 그대로 두고 다른 채팅방에 전송하는 바람에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나은이 재빨리 이를 확인해 간신히 수습했지만, 이때부터 상기는 나사가 풀린 듯 뭔가 허술한 정욱이 건성으로 키보드 앞에 앉을 때마다 마음이 불안했다. 그래도 나은은 상대적으로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 여성이어서인지 회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유인책’ 역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코인거래 청산 사기 과정에서 대전의 만년 졸업생 이성진을 상대로 ‘여자친구’처럼 접근한 대학생 주다인이 대표적이었다. 성진이 다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나은은 기지를 발휘해서 계획에 없던 로맨스 스캠 작업까지 시작했고, 결국 성진에게서 당초 목표치보다 2000만원을 더 뜯어낼 수 있었다. 상기는 나은의 활약을 지켜보며 ‘이제 사기도 머리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다. 철저한 메소드 연기가 뒷받침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기에게 가장 큰 골칫덩이는 친구 도준이었다. 나이가 같아서인지 언젠가부터 자신의 말을 잘 따르지 않았다. 모든 작전의 생명은 팀원 간 규율과 통제인데,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도준은 스스로를 규칙에서 벗어난 ‘열외’라고 여기는 듯했다. 때로는 상기의 지시를 받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오전 8시가 훨씬 넘어서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술로 떡이 된 도준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상기가 그를 보자마자 잔소리를 쏟아냈다. “야! 지금이 몇 시야? 한국 시간으로 10시야, 10시. 주식시장이 열린 지 1시간이 넘었다고! 회원들에게 일일 주식 시황을 설명해야 할 이성조 교수가 이렇게 늦게 나오면 어떻해?” ‘2인자’ 도준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컴퓨터를 켰다. 그가 올 때까지 30개가 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정욱과 나은이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켰다. 지금부터는 도준이 나설 ‘이 교수의 시간’이기에 휴식 시간을 갖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도준은 상기의 지적에 크게 짜증을 내며 답했다. 뭔가 그에게 큰 불만을 가진 듯한 속내였다. “이제부터 일 할 테니까 그만 화내! 내가 오늘 마음이 무척 불편하니 아무도 날 건드리지 말라고!” “오케이, 김가영 비서님! 그럼 오늘도 즐겁게 작업해 주세요.” “야 임마! 내가 다시는 ‘김가영’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도준은 가뜩이나 숙취로 속이 쓰린 상황에서 상기가 자신의 ‘발작 버튼’인 ‘김가영 비서’ 역할을 언급하자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상기는 그 정도 반발에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던 나은은 도준의 고성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말았다.
  • 김건희 특검, 베일 싸인 김여사 도이치 공범 충주서 체포

    김건희 특검, 베일 싸인 김여사 도이치 공범 충주서 체포

    김건희 특검이 지난달 압수수색을 받다가 도주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주포’(주가조작 총괄기획자) 이모씨를 검거했다. 특검이 새로운 ‘키맨’으로 급부상한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막바지 수사에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검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이날 오후 4시 9분쯤 충청북도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이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씨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특검 조사실로 압송해 조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 주포로, 김 여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한 인물이다. 당시 이씨는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를 맡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도 이씨의 공모 여부를 들여다봤으나, 결국 불기소 처분했다. 특검은 이씨가 차명 계좌로 거래하는 등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최근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달 중순 특검팀의 압수수색을 받던 중 현장에서 도주해 종적을 감췄다. 특검은 이달 초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씨를 지명수배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씨의 존재는 최근 김 여사 재판에서도 새롭게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특검은 지난 7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김 여사와 이씨가 2012년 10월쯤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이씨는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못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도이치모터스 2차 주포)김씨가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씨와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특검이 불륜 의혹을 형성,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 트럼프 ‘마가’ 반발에도 조지아 구금 사태에 “바보같이 하지 말라고 했다”

    트럼프 ‘마가’ 반발에도 조지아 구금 사태에 “바보같이 하지 말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외국 전문인력 유입이 필수라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차례 예고한 반도체 관세 부과를 중국과의 갈등 재현과 물가 상승 우려 등을 감안해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에서 이민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단속 사건을 언급하면서 “나는 ‘바보같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 그들(한국인 노동자)은 우리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정책을 요구하는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나는 보수 친구들과 마가를 사랑하지만, 이게(외국 전문 인력 수용) 마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사람들이 공장을 운영하고 가동하기 위해 그들의 나라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마가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마가의 반대가 지속되더라도 외국 전문인력의 유입을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미 외교당국은 조지아주 사태를 계기로 ‘비자 워킹그룹’을 가동했으며, 한국인 전문직을 위한 별도 비자 신설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부터 최대 100%의 세율을 예고한 반도체 관세는 미뤄질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가 변한 건 관세 부과 시 휴전 상태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재발할 수 있고,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물가 인상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미 상무부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반도체 관세 도입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안보협정을 통해 반도체 관세 부과 시 다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돼 있지만, 자동차·기계류와 함께 주력 수출품이라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를 통과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기록(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30일 이내에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 당분간 정치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순천 공공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 추진 탄력···행정소송 승소

    순천 공공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 추진 탄력···행정소송 승소

    전남 순천시가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입지결정·고시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사업을 탄력을 받게됐다. 광주지방법원 행정1부는 20일 “원고측이 여러 가지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으나 절차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기각 결정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쓰레기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원고로 참여한 주민 등 3115명이 입지 선정 과정에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대법원에서도 순천시 공공 자원화시설 입지 선정에 반발해 주민들이 제기한 입지결정고시 집행정지 신청이 최종 기각된 데 이어, 이번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함으로써 순천시의 입지선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도시계획시설 변경,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하겠다”며 “시민 분열로 이어지는 정치적 왜곡과 선동을 멈춰주시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쓰레기 대란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연향동 814-25 일원에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폐기물처리시설)을 만들어 2030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2027년에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시는 지상은 체육시설을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지역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판결 후 항소 입장을 밝인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이 부적법하고, 부지 300m 이내에 주민 대표가 없는 등 다수 위법 사항이 있었다”며 “판결문을 입수하는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굴욕’ 일본 외교관이 중국에 고개 숙인 ‘진짜 이유’ 공개

    ‘굴욕’ 일본 외교관이 중국에 고개 숙인 ‘진짜 이유’ 공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일본 외교관이 중국 외교관 앞에서 굴욕적으로 머리를 숙인 모습의 영상과 관련해 일본 측 반발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18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이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으로 급파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났다. 이후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이 협의가 끝난 뒤 외부로 나온 류 국장과 가나이 국장의 모습이 담긴 2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류 국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류 국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류 국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과 태도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고, 가나이 국장은 엄중하고 긴장된 눈빛을 발아래로 떨구며 쉽사리 고개를 들지 않는다. 해당 영상은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했고 일본이 중국에게 굴욕적인 낮은 태도로 협상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은 일제히 해명과 항의를 쏟아냈다. 아사히신문은 “일부 현지 미디어는 ‘고개 숙여 중국 외무성을 떠나는 일본 관리’라는 제목도 붙였다”며 “일본이 해명하러 온 것처럼 인상을 만들어 중국이 우위인 입장임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개 숙인 가나이 국장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만한 표정과 태도로 그를 내려다보는 류 국장이 있었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현지 기자의 ‘증언’도 나왔다. 지지통신은 “자사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서 “양측이 로비에 나타나 멈췄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은 류 국장 이야기를 가나이 국장이 듣는 모양새가 됐지만, 가나이 국장이 옆에 선 통역 쪽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머리를 숙인 것처럼 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측이 일본 정부를 망신주기 위해 관영 언론을 동원해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내에서는 류 국장의 복장 역시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중앙(CC)TV의 해당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류진쑹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관광·교육 이어 수산물 수입 중지로 압박하는 중국한편 지난 18일 교도통신은 “이번 협의에도 양측 간 골이 메워지지 않았다. 긴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사무차관이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 관광·유학 자제 권고로 보복 조치를 가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했다. 중국은 일본이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오염수 방류 이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혀 중·일 관계의 해빙을 예고했다. 이달 5일 홋카이도 냉동 가리비 6t이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면서 중국은 2년여 만에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했으나, 약 보름 만에 다시 수입 중지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오염수 모니터링이 필요해 수입을 중지한다”고 밝혔으나, 다카이치 총리 발 갈등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대화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굴욕’ 일본 외교관이 중국에 고개 숙인 ‘진짜 이유’ 이거였나…현장 증언 공개 [핫이슈]

    ‘굴욕’ 일본 외교관이 중국에 고개 숙인 ‘진짜 이유’ 이거였나…현장 증언 공개 [핫이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일본 외교관이 중국 외교관 앞에서 굴욕적으로 머리를 숙인 모습의 영상과 관련해 일본 측 반발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18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이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으로 급파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났다. 이후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이 협의가 끝난 뒤 외부로 나온 류 국장과 가나이 국장의 모습이 담긴 2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류 국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류 국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류 국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과 태도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고, 가나이 국장은 엄중하고 긴장된 눈빛을 발아래로 떨구며 쉽사리 고개를 들지 않는다. 해당 영상은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했고 일본이 중국에게 굴욕적인 낮은 태도로 협상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은 일제히 해명과 항의를 쏟아냈다. 아사히신문은 “일부 현지 미디어는 ‘고개 숙여 중국 외무성을 떠나는 일본 관리’라는 제목도 붙였다”며 “일본이 해명하러 온 것처럼 인상을 만들어 중국이 우위인 입장임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고개 숙인 가나이 국장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만한 표정과 태도로 그를 내려다보는 류 국장이 있었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현지 기자의 ‘증언’도 나왔다. 지지통신은 “자사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서 “양측이 로비에 나타나 멈췄을 때 주머니에 손을 넣은 류 국장 이야기를 가나이 국장이 듣는 모양새가 됐지만, 가나이 국장이 옆에 선 통역 쪽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머리를 숙인 것처럼 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측이 일본 정부를 망신주기 위해 관영 언론을 동원해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내에서는 류 국장의 복장 역시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중앙(CC)TV의 해당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류진쑹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관광·교육 이어 수산물 수입 중지로 압박하는 중국한편 지난 18일 교도통신은 “이번 협의에도 양측 간 골이 메워지지 않았다. 긴장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사무차관이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와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 관광·유학 자제 권고로 보복 조치를 가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했다. 중국은 일본이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오염수 방류 이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재개한다고 밝혀 중·일 관계의 해빙을 예고했다. 이달 5일 홋카이도 냉동 가리비 6t이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면서 중국은 2년여 만에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했으나, 약 보름 만에 다시 수입 중지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오염수 모니터링이 필요해 수입을 중지한다”고 밝혔으나, 다카이치 총리 발 갈등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대화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노란봉투법 원·하청 ‘교섭 창구 단일화’ 우선 추진

    원청 업주·하청 노조 합의 땐 개별화동의 못 하면 노동위 거쳐 분리 허용 노동계 “단일화 땐 하청 소외” 반발경영계 “업체 많으면 사업주 부담 커”내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원·하청 노조의 교섭 창구 단일화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일화에 동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 판단을 거쳐 하청 노조도 원청 회사와 따로 교섭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19일 노동계와 국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원·하청이 하나의 교섭 창구를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부는 오는 24일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하청 노조도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법에 ‘교섭 절차’가 적혀 있지 않아, 원·하청 노조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지, 아니면 하청 노조가 혼자서도 교섭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려 왔다. 노동계는 “각 노조에 개별 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교섭 창구를 단일화해야 사업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노동부는 하청 노조가 원청 회사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칙적으로 원청 노조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단일화 절차에 들어가기 전, 원청 사업주와 하청 노조가 서로 ‘개별 교섭’에 합의하면 굳이 창구를 하나로 묶지 않고도 협의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가 개별 교섭에 동의하면 그 방식대로 진행하면 된다.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단일화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원청 노조에 가려 소수인 하청 노조의 목소리가 묻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도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구할 경우 노동위원회 심사를 통해 교섭 분리를 허용할 방침이다. 노동위원회가 개별 교섭을 인정하면, 노동부는 ▲개별 하청별 교섭 ▲비슷한 업무나 이해관계를 가진 하청 노조끼리 묶는 방식 ▲전체 하청을 통합하는 방식 등으로 나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하청 노조의 작업 내용, 임금 수준, 근무 형태 등이 원청 노조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원청 사업주는 여러 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하거나 비슷한 하청 노조를 묶어 교섭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반면 경영계는 이런 방향에 강하게 반대한다. 교섭이 여러 갈래로 나뉠 경우 원청의 협상 부담이 폭증한다는 이유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하청업체가 수천 곳에 이른다”며 “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원청이 여러 하청 노조와 일일이 교섭해야 한다면 부담이 상당하다. 극단적으로는 1년 내내 교섭만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중앙지검장에 ‘항소 포기 관여’ 박철우

    중앙지검장에 ‘항소 포기 관여’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 주민철 임명與법사위원, 검사장 18명 고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박철우(사법연수원 30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정진우 전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한 지 11일 만이다. 발 빠른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수뇌부의 빈자리를 채워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역할을 맡은 것으로 지목된 박 검사장이 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하면 검찰 내부 동요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실시했다. 부임일은 오는 21일이다.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장 사직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원을 충원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고 그와 함께 대검 검사급 검사의 인적 쇄신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절차적 문제가 없는 만큼 인사를 통해 흔들리는 조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주민철(32기) 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서울고검 차장에는 정용환(3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정현(27기)·고경순(28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각각 수원고검장과 광주고검장으로 전보됐다. 지검장급에서 고검장급으로 사실상 승진 발령됐다. 울산지검 특수부장, 광주지검 특수부장, 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등을 거친 박 신임 중앙지검장은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고, 중앙지검 2차장을 역임하는 등 문재인 정부 시기 주요 보직을 거쳤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좌천됐다. 지난 7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았다. 박 검사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당시 대검 지휘라인에 있으며 중앙지검에 ‘재검토’ 지시를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박 부장이 수사팀의 항소 요구에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적었다. 정 전 지검장도 사의를 표명하며 ‘중앙지검이 항소해야 한단 취지로 설득했으나, 대검의 반대에 부딪혀 관철하지 못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검사장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직을 뒤흔든 사태와 관련된 인사가 대장동 사건의 공소 유지를 책임지는 중앙지검장이 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뿐 아니라 일선 검사들과 검사장들까지 의문을 제기한 가운데 책임자 중 하나를 수장으로 보낸 상황이라 내부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검찰의 ‘유배지’로 꼽히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있던 검사장급 2명을 고검장으로 끌어올린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설명을 요구한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중 일부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성명을 낸 검사장 중 최고참 격인 박재억(29기) 수원지검장과 노만석 전 검찰총장 권한대행에게 직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송강(29기) 광주고검장이 제출한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현 대검 차장과 주 대검 반부패부장, 박 신임 중앙지검장으로 이어지는 반부패 수사 지휘부 라인이 향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심이 모인다. 현직 부장검사는 “인사 의도가 더욱 명확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하는데, 실제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가 더욱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에 반발한 박재억 지검장 등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발은 법사위 차원으로 민주당 지도부와 상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사건은 엄정하게 처리돼야 하며 위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강력한 처벌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사설] 악화일로 중일 갈등, 동북아 정세 급변 면밀한 대비를

    [사설] 악화일로 중일 갈등, 동북아 정세 급변 면밀한 대비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어제 중국이 일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3년 8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개시 직후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가 지난 6월 수입 재개를 밝힌 뒤 이달 5일 수입을 재개했다. 그런데 보름 만에 다시 수입 중지를 결정한 것이다. 중국은 일본 측의 숙원이었던 일본산 소고기 수입 재개 협의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일본에 전달했다고 한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밝힌 데 반발해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과 일본 영화 상영 연기 등 잇달아 압박을 가해 왔다. 여기에 수산물 수입 중지 등 경제제재까지 더해지면서 ‘한일령’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중국 관영매체가 ‘양국 교류 단절’까지 예고해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중국이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당시 단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포함해 더욱 강력한 고강도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일본뿐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도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7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에 대해 “한국을 더 위험한 위치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신중하게 사안을 다루길 바란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혀 오던 것에서 나아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예사롭지 않다. 한중, 중일 정상회담을 한 지 얼마 안 돼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인 만큼 3국 간 갈등 관리가 시급하다. 핵잠 추진이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하는 등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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