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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땅’은 아마 검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초원을 누비는 환상적 모습이 떠올려진다. 또한 영화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 같은 흑인이 순진한 눈동자를 껌벅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달부터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노선을 띄워 한층 가까워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희망곶, 물개섬 등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글 사진 케이프타운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그만큼 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선뜻 갈 수 없는 곳 또한 아프리카다. 말라리아 등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슴 가득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시간만 약 20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6시간, 방콕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이 걸려야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밖의 광경은 보지 못했다.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이 “남아공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치안이 불안합니다. 대낮에도 강도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1990년대부터 주변 다른 국가의 흑인들까지 상업의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은행, 무역회사 등은 요하네스버그 중심지를 떠나 외곽에 새로운 타운을 형성해 점점 슬럼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케이프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다. 왕복 12만원선.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는 없다. 혹시 스튜어디스가 콜라나 빵을 권하기도 하지만 거절하는 게 좋다. 비록 우리 돈으로 2000∼4000원이지만 ‘공짜’가 아니기 때문. # 동화 속 나라, 케이프타운 케이프타운 시내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창밖의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따라 그림 같은 집들이 이어지고 파란 잉크가 묻어나올 듯한 하늘 아래 자리잡은 예쁜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머더 시티’(어머니의 도시)라고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발전이 시작된 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이다. 남아공 인구의 백인 비율이 15%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만큼은 유일하게 백인들이 더욱 많은 곳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식물군, 아름다운 쪽빛 바다, 깨끗한 공기로 영국, 프랑스인 등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다. 아프리카의 최남단,1만 4000여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보고,1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기묘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 물개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수십 개의 특급 호텔로 아프리카 관광의 1번지이다. 그래서 영국의 BBC에서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50선’에서 5번째로 캐이프타운을 올려놓았다. # 신선이 노니는 아프리카의 비경,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서는 탁자 모양의 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로 약 5억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산이란다. 높이가 1032m. 302m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3시간가량이 걸린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바다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달력 속의 그림이다. 테이블마운틴 한 편에서 구름이 쏟아진다. 마치 하얀 테이블보가 바닥으로 떨어지듯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수시로 운행한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데 이상하게 바닥이 움직인다. 관광객의 편의를 생각해 정상에 오르는 4분여 동안 케이블카의 바닥이 한 바퀴 돌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과 대서양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대서양의 내음을 가득 머금은 거센 바람에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았던 것은 그야말로 ‘밑밥’이었다.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평평한 정상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펼쳐진 드넓은 모습에 숨이 멎는 듯하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하얀 강물이 흐르듯 지나가고 형형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한 이곳은 ‘천상의 정원’이다. 정상의 산책로 따라 걸었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아주 위험한 절벽에도 철조망이나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없다. 테이블마운틴 옆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지은 ‘12사도 봉우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또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외롭게 떠있는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곳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섬이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1999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 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다. 테이블마운틴을 오를 예정이라면 오후 5시를 넘어 오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해가 진다면 하얀 구름의 바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묻어 있는 바람의 땅, 희망곶 희망곶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익히 ‘희망봉’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명칭은 ‘케이프 오브 굿 호프’(Cape of Good Hope)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 여분. 해안을 따라 달리는 내내 에메랄드빛 바다가 주는 푸근함에 가슴이 넉넉해진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석같은 은빛 모래가 쪽빛 바다의 물결과 어우러지는 캠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모습에서 ‘왠지 늙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였다. 쪽빛 바다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자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파도가 거세지자 드디어 희망곶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증거란다. 아프리카의 가장 끝머리로 알려진 이곳은 1488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우연히 인도인 줄 알고 상륙했다가 파도와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해 ‘희망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을 헤치며 해안 절벽으로 올라섰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바다빛은 검푸르고 온도가 높은 인도양은 에메랄드빛이다. 정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이곳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까. 수 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거센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만 휘몰아쳤다. ■ 사람이 만든 작은 천국,선시티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바로 인근의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나 리조트 도시인 선시티 등을 찾아나선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서쪽으로 187㎞ 떨어진 선시티는 남아공의 대기업 선그룹이 만든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4개의 특급 호텔과 두 개의 골프코스 그리고 강원도 속초의 워터피아 규모의 파도풀,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카지노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게다가 리조트가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내에 있어 간단한 사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00㎢로 소위 ‘빅5’로 불리는 사자와 코뿔소, 코끼리, 표범, 물소를 비롯한 364종의 동물 1만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260란드(약 3만 4000원)만 내면 공원 안으로 두 시간짜리 짧은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등 두 번 출발을 하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타는 것이 동물들을 볼 확률이 높다. 트럭을 개조한 사파리차를 타고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영양의 일종인 스프링복스.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호수에서 진흙 목욕을 하는 10여 마리의 코끼리떼와 얼룩말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무렵 암사자 10여 마리가 모여 있는 곳에 트럭이 멈춘다. 운전자 겸 가이드가 “지금 암사자들이 숲 안쪽에 있는 얼룩말을 사냥하려 하고 있다.”며 조용히 지켜보란다. 정말 누워서 자던 암사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더니 숲 이쪽저쪽으로 사라진다. 일순 사자들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자동차를 매일 봐서인지 사자들이 승용차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얼룩말을 포위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사라진 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숲속에서 ‘후다닥’,‘우∼흥’하는 소리가 긴박하게 들려온다.“조용히 하고 잘 들어보세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으∼응’하며 얼룩말이 마지막 저항을 하다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무엇인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자들이 얼룩말을 먹는 소리란다. 비록 숲속 안쪽이라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야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수천마리 물개떼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하우트 베이의 물개섬도 볼 만하다.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섬에 한가로이 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볼더스 비치에 가면 아프리카 펭귄 2000여 마리가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모래가 날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볼더스 비치에서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들이 바위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또 요하네스버그의 레세디 민속촌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이다. 줄루, 소토, 코사, 페디 등 남아공을 대표하는 4개 종족의 주거 생활양식과 그들의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 가고 싶어요, 아프리카 ▲가는 길:아프리카 가는 길이 편해졌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는 비행기 탑승 시간만 20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난 10월31일부터 방콕∼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구간의 취항을 시작한 타이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노선에는 최신형인 에어버스 340-600기종이 투입됐다.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혹시 일정이 허락한다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방콕에서 쉬었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은 조건에 따라 90만원부터 152만원까지.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시간이 길고 갈아타므로 짐은 되도록 간단하게 꾸려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상품:대부분의 대형여행사들이 아프리카 상품을 팔고 있지만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클럽아프리카(www.aat.co.kr)는 개조한 트럭을 타고 수영장, 샤워장 등이 갖추어진 캠프 사이트와 도시를 돌아보는 ‘아프리카 트레킹’상품은 220만원이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하므로 인기다. 또 남부 아프리카 쪽인 남아공,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을 엮은 4개국 8일 상품이 319만원이며 빅토리아폭포와 선시티, 케이프타운을 엮은 8일 상품은 349만원. 아프리카의 3∼4국을 돌며 사파리를 즐기는 8∼9일짜리 상품은 300만원 등이다.(02)772-906. ▲알아두기:남아공의 화폐단위는 란드(R)로 1란드가 원화로 약 130원 안팎.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공항이나 은행에서 재환전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이 자정이면 한국시간은 오전 7시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 남아공은 지금 여름의 초입으로 한낮엔 더운 편이지만 테이블마운틴 등은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와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과 선글라스 등은 필수. 또 크루거 국립공원 등 북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말라리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
  • 겨울이 있는 열대

    겨울이 있는 열대

    글 황두진 건축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막 지났다. 우리나라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기조차 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비가 온 지도 한참 되어 오히려 농부들은 가을 가뭄을 걱정해야 할 듯하다. 비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전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서 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건축가가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기후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열대 지방의 건축과 한대 지방의 건축이 다른 것은 문화적인 배경 이전에 기후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또 무엇보다 그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더우면 에어컨 돌리고 추우면 보일러 켜는 것이 너무 당연한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건물을 기후에 맞게 현명하게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런 태도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의 소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점차로 비와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에 비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예년에 비해 비가 좀 더 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것이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점차 명확해진다. 그러면서 여름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습하다. 게다가 점차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결국 우리에게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셈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는 한반도의 기후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결국 ‘겨울이 있는 열대(tropical with winters)’가 되는 셈이다. 매우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들,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건축들에게 이것은 큰 도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후 조건과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더위와 추위는 기본이고 이제 비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여름의 강우량, 특히 순간 강우량은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전에 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파이프의 직경을 키우고 건물에서 방출된 물이 어떻게 배수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습도는 또 다른 적이다. 기온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운 나라들은 많다. 남부 유럽은 여름에 종종 40도가 넘는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그 이유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견디기 어려워진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한여름, 특히 장마 중에는 정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저마다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면 실외 기온에서 나오는 열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 갇혀 이른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이 와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갈수록 늘어난다. 기후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답, 적어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옥이다. 한옥은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어 온 집단창작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적, 인문적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결과물이다. 비록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오늘날 보편적 주거로서의 명맥이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가치가 있는 건축이다. 특히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한여름, 깊게 뻗은 처마가 비를 막아주고 열어젖힌 분합문을 통해 그나마 약간의 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을 느낄 때면 도대체 이 시대에 무엇이 과연 첨단 건축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마가 전혀 없어 비가 오면 창을 열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실내 습도가 더욱 올라가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대식 건물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조차도 변해 가는 한반도의 기후 덕인지 모른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보이지 않는 열정 축구장 한파 녹인다

    11월 중순. 한 해 축구 일정이 마무리되는 때다. 공교롭게도 이때마다 북풍한설이 몰아친다. 그라운드에는 찬바람이 잉잉거리고, 관중석 위 깃발들은 금방이라도 찢겨져 나갈 것처럼 팽팽하게 휘날린다. 애써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컵라면으로 한기를 녹인다. 이제 K-리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그리고 내셔널리그 최종 경기와 FA컵 결승전 등이 남아 있다. 이러한 때 축구장을 한번 찾아가 보라. 찬바람은 몰아치지만 그라운드를 빛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임무를 묵묵히, 그리고 아름답게 완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축구장 맨 꼭대기에 홀로 선 카메라맨.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는 그림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는 홀로 맨 꼭대기에서 분신과 다를 바 없는 카메라를 잡고 있다. 바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두꺼운 겨울 파카에 내복까지 껴입었지만 초겨울 바람은 심장까지 관통할 정도. 그러나 그는 카메라를 꽉 잡고 전후반 90분 내내 고독한 자리를 지킨다. 중계석에서 90분 내내 떠들어야 하는 캐스터와 해설자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편이다. 강풍 때문에 입이 얼어붙을 정도라서 쉼없이 말을 하기가 어려울 터인데 그래도 중계 스태프들이 끊임없이 따뜻한 물과 담요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불평할 처지가 못 된다. 누구보다 반드시 주목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선심이다. 주심은 그라운드 안에서 90분 내내 달리기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심은 자신이 맡은 영역의 선을 오르내릴 뿐이다. 때문에 삭풍의 초겨울에 선심은 공수 전환이 아주 빠른 경기를 선호한다. 오프사이드 작전을 극단적으로 쓰는 팀은 더욱 ‘OK’다. 그래야 겨우 십여 미터라도 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바지 차림에 노란 깃발 하나 들고 90분 내내 오들오들 떨면서 경기에 몰입해 있는 선심을 보면 인생의 어떤 축소판 같은 깊은 여운을 느끼게 된다. 볼보이도 빠질 수 없다.‘정위치’를 고수해야 하는 그들은 여분의 공을 껴안고 90분 내내 쪼그리고 앉아 있어야 한다. 컵라면을 먹거나 따뜻한 물을 마시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은 공이 바깥으로 나왔을 때 자신이 안고 있던 공을 던져 주는 것뿐이다. 그래도 그 행위 하나 때문에 축구가 축구답게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어떤 볼보이는 그러한 행위를 단 한 차례도 못한 채 지정된 위치에서 90분을 버틸 때도 있다. 11월의 축구장.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각급 대회의 최종 한판이 벌어지는 그 숨막히는 축구장에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판의 축구를 완성시키기 위해 삭풍과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선수와 관중은 한 해 농사를 완성하는 가장 아름다운 경기를 펼칠 의무가 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가을소품의 재발견

    가을소품의 재발견

    소품은 패션의 완성이다. 특히 요즘처럼 가방, 구두, 목도리, 큼직한 목걸이와 귀고리 등 다양한 종류에, 다채로운 색상이 유행하는 때에는 어떤 소품이라도 메고 걸치고 두르면 패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제는 분위기를 바꾸는 소품 활용법을 익힐 때. 가방, 신발 등 소품에 따라 어떤 분위기를 낼 수 있는지 들춰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모델:김이브 / 의상협찬:에스콰이아·비아트·영에이지 / 촬영:SI studio(sistudio.co.kr) # 바지 정장에는 여성 직장인이라면 한 벌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검정 정장. 올해는 검정색에 날씬한 라인을 살리는 정장이 유행이라 더더욱 검은색 정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가을 분위기가 풍기는 갈색, 자주색 등의 가죽 가방과 구두는 차분하다.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코디라면 톡톡 튀는 색상의 소품이 필요하다. 꾸준히 사랑받는 금색과 은색의 소품은 특히 화려함을 더한다. 앞코가 뾰족한 구두와 반짝이는 소재의 가방, 화려한 목걸이를 하면 검정색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세련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 커리어우먼 룩에는 1980년대에 유행했던 풍성한 글램룩(glamourous+look)이 다시 돌아오면서 다리 라인을 따라 딱 붙는 펜슬스커트와 장식이 있는 블라우스가 사랑받는다.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한 이런 차림이 부담스럽다면 다소 어두운 색상의 소품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좋다. 때로는 반짝이는 구두와 가방을 선택해보자. 매혹적인 섹시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 캐주얼에는 옷을 겹겹이 껴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은 올 가을 캐주얼 차림의 기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긴 바지를 갖추는 것이 필수였지만, 패션 아이템의 활용은 언제나 계절을 넘나든다. 늦게까지 남아 있는 반바지, 짧은 치마와 다소 이르게 나온 듯한 부츠의 조합은 가을 캐주얼 차림의 핵심이 됐다. 셔츠와 니트, 무릎 언저리 길이의 크롭트 바지나 청치마가 너무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면 가방과 액세서리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화려한 벨트, 얇고 긴 목도리, 커다란 보스턴백 등 다양한 소품은 패션에 포인트를 줄 뿐만 아니라 세련미를 추가시키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중남미 사회혁명의 전초기지 쿠바는 어디로 가는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력을 일시 이양한 지 20여일이 흘렀지만, 쿠바의 향배는 명확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민주화 프로그램을 작동한다고 공언하고 플로리다만의 망명객들은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를 목하 기대하고 있지만, 쿠바는 여전히 정중동(靜中動)이다.‘포스트 카스트로’의 향배를 아바나 현지 르포로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지요. 우린 사회주의자도 공산주의자도 아닌, 피델주의자입니다.” 지난 8월20일.6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된 ‘아에로 유로파’의 여객기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을 떠난 지 꼭 10시간만에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안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좁다란 청사가 밤 12시를 넘겨 도착한 250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공항 관리들은 매캐한 담배연기 속에 삼삼오오 TV 앞에 모여 위성으로 방영되는 미국의 쇼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기만 한다.“사회주의의 맹점은 자본과 물질보다는 시스템 부족에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어디서 왔느냐.”는 확인 질문에 ”코레아 델 수르(Corea del sur·남한)라고 간단히 대답한 뒤 굳게 닫혀진 입국심사대 쪽문을 연다. 공항 도착 2시간만이다. ●쿠바와 피델주의자들, 지금은 ‘정중동’ 후텁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나선 청사 앞에서 마리아 로드리게스(48)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마드리드공항 탑승구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꽤 여러 차례 얼굴을 마주쳤지만 그와 얘기를 시작한 건 아바나 도착 30분 전쯤부터였다.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에게 넌지시 “피델(카스트로)은 괜찮은 것 같냐.”고 묻자 “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라면서 “내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도 그가 곧 병실을 박차고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쿠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피델주의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떠나기 전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그의 신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미국 행정부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러 장의 신문 사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사진 조작설’이 나돌자 이번엔 자신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기념사진으로 ‘설’을 일축해 버렸다. 그러나 지금 카스트로의 동향 기사는 종적을 감췄다.‘카스트로 와병’ 이후 비교적 상세하게 그의 근황을 전하던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 관련 기사는 더 이상 실리지 않는다. 아바나의 숙소에서 어렵게 받아든 ‘그란마’,‘후벤투드 레벨데’ 등 쿠바 공산당 기관지들도 그의 동정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리고 카스트로가 다시 침묵에 들어간 지금 쿠바의 모습은 여전히 지난 47년간의 철권통치에 길들여진 ‘평온함’과 미국의 경제봉쇄 조치 이후 계속된, 그리고 치열한 ‘생존 투쟁’이 뒤섞인 ‘정중동’의 상태다. ●불법, 더 이상 불법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 만난 마리아는 쿠바 사회주의 혁명의 발원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 출신이다. 아바나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학교 교사를 했던 그는 지금은 아바나항구 주변 ‘아바나 비에하(올드 아바나)’ 구역에서 기념품 장사를 하고 있다.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많아야 625페소(약 25달러) 정도다. 그래서 차라리 외국 돈을 만질 수 있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부업도 있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 살고 있는 외가쪽 먼 친척이 1년에 두 차례씩 초청장을 보내온다. 물론 돌아올 때는 짐이 한 보따리다.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쿠바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보따리 장사’다. 세관의 ‘입막음 장치’는 필수적이다. 사실 이같은 불법은 ‘쿠바노’들에겐 더 이상 불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50년 가까운 혁명과정에서 누적된 서민경제의 피곤함이 불러온,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아바나항 입구 ‘모로요새’에서 만난 루이스 알레한드로(44)는 불법택시를 몰고 있다.‘파나택시’와 ‘OK택시’ 이외에는 전부 불법이다. 그러나 칠이 다 벗겨진 그의 54년형 크라이슬러 지붕에는 버젓이 ‘TAXI’ 간판이 달려 있다. 그 역시 한때 정부 기관에서 통계 연구원으로 일하던 공무원이었지만 5년 전부터 ‘불법’에 뛰어들었다. 그는 “퇴직한 2001년 당시 쿠바 가정의 90% 이상이 한 달을 보내기 위해 불법에 의존하고 있었다.”면서 “‘불법의 일상화’는 요즘 사회 전체에 더 만연돼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과 딸을 포함해 돈을 버는 네 식구 가운데 고급 호텔에서 팁으로 외국 돈을 만지는 아내가 가장 고소득자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말레콘,‘아바노’들의 마음의 고향 새벽의 ‘말레콘’은 쿠바의 앞날과는 관계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하다. 말레콘은 인구 200만명의 아바나시 4개 구역을 연결하는 약 7㎞의 방파제 해안도로다. 서쪽 미국 특수이익대표부(SIEU)에서 시작, 동쪽의 아바나항구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관광객들에게는 한 번쯤은 걸어야 하는 명소다. 서민들에겐 일상의 피곤을 터는 휴식처이고, 혁명을 겪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겐 둘도 없는 데이트 장소다. 외교관저 밀집지역인 ‘미라마르’를 출발, 동쪽으로 내디딘 새벽 발걸음이 신흥 개발 구역인 ‘베다도’에 이르자 지난밤 흥겨움과 부산함에 들썩이던 ‘아바노’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쿠바 맥주 ‘부카네로’의 빈 깡통이 나뒹구는 널찍한 방파제 위에서는 아직도 젊은 남녀들이 몸을 비비고 있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카를로스(27)는 “쿠바가 분명 천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옥은 더더욱 아니다.”면서 “그건 우리에게 말레콘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내던진 뒤 구 소련제 소형차인 ‘라다’에 약혼녀를 태우고 떠나버린다. 떠오르는 해를 마주보며 동쪽으로 갈수록 아바노들의 지친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방파제를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인 ‘센트로’ 구역으로 들어서자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시킨 기괴한 모습의 간판 밑으로 출근 행렬이 이어진다. 건너편 방파제 밑 바닷가에서는 허름한 반바지 차림의 헤수스 파라(66)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 1959년 혁명군 소속으로 마에스트라 산맥에서의 게릴라 활동에 이어 아바나 입성까지 카스트로를 따라간 쿠바혁명의 산증인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봉쇄가 아니었다면 쿠바는 지금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피델과 말레콘이 있는 이상 지금 별다른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cbk91065@seoul.co.kr ■ 카스트로 근황은 지난달 31일 장 출혈 증세로 수술을 받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근황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그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주변 인사들의 간접 증언이 있을 뿐이다. AP통신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형(兄)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동생 라울 국방장관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라울 장관은 “형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치료 과정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14일 그란마 인터넷판에 공개된 두번째 병상 사진이 가장 최근의 모습이다. 전날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스트로 의장을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울 장관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창백한 모습에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차베스 대통령과 웃음을 주고 받는 장면이었다. 국영TV도 같은 날 카스트로 의장이 차베스 대통령과 환담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앞서 13일 공개된 아디다스 운동복 차림의 카스트로 사진도 화제를 모았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일상 생활이 드러나 있다. 카스트로를 방문했던 차베스 대통령이 그러나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하는 등 고령의 나이를 감안할 때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47년 동안 “혁명가에게 은퇴란 없다.”며 원기를 자랑하던 카스트로의 만년 와병은 쿠바의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길섶에서] 지하철에서/우득정 논설위원

    퇴근길 지하철에 반바지 차림의 남루한 모습의 한 노인이 탄다. 두툼한 돋보기 안경에 성긴 머리칼, 구부정한 어깨, 다리가 불편한지 절름거린다. 얼핏 보기에도 여든은 족히 돼 보인다. 노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빈 자리가 없자 입구쪽 손잡이를 잡고 선다. 노인의 앞에 앉은 50대 아주머니 3명이 순간 얼굴을 찌푸리더니 건너편 자리에 앉은 10대와 20대 여자 승객,40대 남자 승객을 확인하고는 느긋한 표정으로 고개를 뒤로 젖힌다. 40대 남자가 갑자기 눈을 감고 자는 시늉을 한다.10대 여자는 휴대전화를 꺼내 문자를 정신없이 누른다.20대 여자는 긴 손톱을 들여다보며 털고 닦기 시작한다. 또 다른 20대 여자는 차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노인을 외면하기 급급하다. 무심한 눈빛으로 좌석의 승객들을 둘러보던 노인은 체념한 듯 눈길을 천장으로 돌린다. 다음 정류장에서 중늙은이 한명이 일어서면서 잠시동안 어색했던 풍경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노인이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다면, 자리를 비켜달라고 먼저 요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하철에도 장맛비가 내리는 듯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상큼한 재충전 맛봐…추천 산 30곳

    상큼한 재충전 맛봐…추천 산 30곳

    올 여름 물 맑고 깊은 계곡을 찾아 신선놀음을 해보자.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파란 이끼가 낀 바위틈을 이리저리 흐르는 투명한 옥수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장쾌함에 무더위는 씻은 듯 사라진다. 유명 휴양지처럼 변변한 편의시설 하나 없지만 자연을 벗하며 지내는 깊은 산속의 휴가는 지친 우리를 재충전시켜 줄 것이다. 전국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산과 계곡을 소개한다. 돗자리와 간단한 도시락을 가지고 한적한 계곡에 자리잡고 발이라도 씻으면 ‘어이구 좋아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31)신선도 반해버렸다! 무릉계곡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인 무릉도원. 그곳에 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름답고 신비한 강원도 동해의 무릉계곡을 권한다. 계곡 입구부터 여느 계곡과는 다르다. 약 1500평 하얀 너럭바위가 계곡 전체를 이루고 휘감아도는 맑은 물이 옥구술처럼 흐른다. 사람 10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반석 위에 조선 4대 명필로 꼽히는 봉래 양사언이 쓴 ‘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台泉石 頭陀洞天)이란 글씨뿐 아니라 여러 양반네들의 이름이 여기저기 적혀있다. 이런 바위에 걸터 앉아 즐기는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지 모를 정도로 여유롭고 편안하다. 동해시 서남쪽의 두타산(1353m)과 청옥산(1404m)이 만든 이 계곡은 입구의 무릉반석에 취해 주저앉기 일쑤이지만 올라갈수록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계곡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무릉반석을 지나면 ‘학소대’가 나온다.4단 폭포의 모습이 흡사 학이 노는 모습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20분을 더 올라가면 세월을 이야기하듯 켜켜이 쌓인 바위 주름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두줄기 폭포인 ‘쌍폭’, 거대한 화강암 바위 사이로 흐르는 하얀 물줄기가 여인의 섬섬옥수 같다는 ‘용추폭포’의 자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이밖에 하늘문은 무릉계곡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전망대로 하얀 구름 모자를 눌러쓴 청옥산과 두타산의 모습에 넋을 잃는다. ■ 찾아가는길:영동고속도로→종점 바로 직전 갈림길 좌회전→강릉 나들목→동해고속도→7번국도→동해시 효가 사거리 우회전→40여분을 달리면 무릉계곡 ■ 여행정보:동해시에는 동해관광호텔(033-533-9215), 이스턴관광호텔(033-533-9700) 등이 있다. 현지에 무릉프라자(033-534-8855), 청옥장여관(033-534-8866) 등이 있으며 여름에는 계곡 상가에서 민박도 할 수 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033-534-7306) (32)반갑다, 조경동 계곡 열목어야~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자리 잡은 조경동계곡은 여름에 잘 어울리는 곳이다. 구룡덕봉, 응복산, 가칠봉, 갈전곡봉 등 해발 1200m가 넘는 준봉들이 둘러싸고 있는 강원도 오지 계곡으로 열목어가 살고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계곡산행의 참맛을 보려면 굳이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반바지 차림으로 물 가운데로 거슬러 오르는 여름 산행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찾아가는길:44번 국도→홍천을 지나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451번 지방도로 고석평→31번 국도로 상남, 현리교, 진동2교→진동2교 앞의 보호수면지정 안내판 뒤로 돌아 농수로→계곡이 초입이다. ■ 여행정보:방태산 자연휴양림(033-463-8590)의 산림휴양관은 휴가철이라 예약이 어렵고 인근의 민박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방태산민박(033-463-5488), 꽃피는 산골(033-463-7397), 대골민박(033-463-5791) 등이 있다. (33)발 담그기 미안한(?) 내리계곡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내리에 있는 내리계곡은 우리나라에서 몇개 남지 않은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7년째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는 곳으로 상류쪽으로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다만 계곡 입구에서 4㎞정도 구간은 일반인에게 개방되고 있다.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몸을 담그기가 민망할 정도. 계곡물도 비교적 잔잔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어린이들이 물놀이 하기 좋다. ■ 찾아가는길: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중앙)→원주, 제천방향→신림IC(지방도88)→주천→영월→고씨동굴→하동-김삿갓 휴게소→칠룡교를 건너-와룡초등학교 내리분교를 지나면 내리계곡. ■ 여행정보:계곡에 야영을 해도 좋고 내리산촌(033-378-0515), 소나물골(033-378-0180) 등에서 잠을 잘 수 있다. 각종 나물에 된장을 섞어 보리밥이 유명한 장릉보리밥집(033-374-3986), 영월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인 곤드레밥이 유명한 청산회관(031-374-3030)등에 가보자. (34)태고의 신비 궁금하다면 미산계곡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있는 미산계곡은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개인산 자락을 따라 형성된 계곡 주위에는 가문비나무 등 숲이 우거지고 큰 여울이 많다. 어름치, 쉬리, 버들치 등 1급 어종들이 모여 사는 생태의 보고다. 홍천군 율전에서 흘러온 물줄기와 미산계곡이 만나는 양지말 합수지점은 모래톱과 자갈밭이 넓어 아이들이 놀기에 그만이다. ■ 찾아가는길:홍천∼인제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451번 지방도→상남 슈퍼 앞에서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미산계곡 ■ 여행정보:미산자락 펜션(033-463-7661), 예지나펜션(033-463-1920), 그린황토민박(033-463-6825). 강원도 손두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미산민박식당(033-463-6921)에서도 음식과 숙박을 할 수 있다. (35)하얀 포말의 추억, 중원계곡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는 경기도에도 태곳적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산과 계곡이 의외로 많다. 너무나 깨끗한 물과 하늘을 뒤덮은 아름드리 나무, 각종 새와 곤충들이 가득한 자연의 천국이다. 경기도 양평의 중원 계곡은 용문산 동쪽의 중원산과 도일봉 사이에 숨어 있어 사람의 흔적을 느낄 수 없다. 약 6㎞에 달하는 계곡에는 깨끗하고 맑은 물이 만드는 폭포와 소(沼)·담(潭)은 물론이고 바위에 가득한 이끼의 모습에 보기만해도 무더위가 사라진다. 마음에 드는 곳 어디에나 자리를 깔고 앉으면 그야말로 신선이 되는 그런 곳이다. 또 중원계곡을 따라 도일봉까지 산행을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입구부터 계곡 끝인 싸리재까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방을 뒤덮은 울창한 나무 아래 햇볕 한점 쬐지 않고 물소리, 새소리를 노래 삼아 하는 계곡산행은 별미다. 버스 종점인 중원2리 매표소를 지나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온다. 보통 여름에는 여기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간다. 하지만 위쪽으로 더 차를 몰면 승용차 20여대를 세울 수 있는 마지막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계곡이 시작된다. 나무로 만든 터널을 따라 20여분을 걷다 보면 물소리가 우렁찬 중원폭포가 나온다. 비록 작지만 3단 폭포로 주변의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잘 어울린다. 피서철에는 여기까지 사람들이 찾아온다. 여기저기 삐쭉삐쭉 고개를 내민 바위를 조심하며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몇번의 냇가를 건너고 울창한 나무숲을 헤치고 간다. 시원한 계곡물에 얼굴이라도 씻으려고 손을 담그면 시원함에 깜짝 놀란다. 여기서부터 적당한 장소에 앉아서 쉬면 된다. 파랗게 바위에 낀 이끼를 보니 정말 여기는 청정지역임에 틀림없다. 정말 여름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 그런 곳이다. 여름에는 중원산 정상보다 계곡을 따라가는 도일봉쪽이 인기다. 울퉁불퉁한 계곡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치면서 생긴 하얀 포말이 치마처럼 펼쳐진다. 이른바 치마폭포다.20분 정도 걸으면 도일봉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치마폭포 아래 삼거리에서 도일봉으로 오른 경우 대부분이 싸리재로 가다가 이곳으로 하산한다. 도일봉 정상까지는 40여분. ■ 찾아가는 길:서울에서 홍천으로 가는 6번국도→양수리, 양평→홍천 방향으로 직진→용문휴게소 지나 마룡교차로에서 용문사 방면 331국도→덕촌교에서 우회전 후 직진→조현초등학교를 지나 중원계곡. ■ 여행정보:쌍둥이민박(031-773-2188), 중원산장민박(031-774-4745), 도일봉먹거리민박(031-773-3998), 쉼터집민박(031-772-0516). 특별한 먹거리는 없지만 도일봉 먹을거리민박의 토종닭백숙과 오리백숙이 유명하다. (36)사나사 계곡은 마르지 않는다 사나사 계곡에 들어서면 서울 근교에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 숨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용문산에서 흘러내린 계곡 물이 맑고 풍부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사나사 계곡은 길을 따라 만들어져 있어 걷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깔고 하루를 보내면 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고려시대 고찰 사나사가 기다린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사나사는 작고 아담하지만 오랜 역사을 지닌 유서 깊은 절이다. ■ 찾아가는 길:6번 국도를 타고 양평 못미쳐 옥천에서 한화콘도→옥천 읍내→37번 국도와 만나는 막다른 삼거리에서 우회전→5분 정도 가다가 용천리 방면으로 좌회전→첫번째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된다. 다른 방법은 용천리 방면 이정표를 지나쳐 200m정도 더 가면 양평 유기농마을이나 양평종합건설이란 간판이 나온다. 좌회전을 해서 계속 길을 따라 가면 사나사 계곡을 만날 수 있다. ■ 여행정보:선우산장(031-772-7665), 옥천타운(031-771-0067), 훼미리파크(031-771-1866)에서는 닭백숙, 오리탕 등을 팔고 있다. (37)알프스 뺨치는 어비계곡 어비계곡은 아는 사람들만 찾았던 청정계곡이다. 풀냄새와 맑은 물로 가득하다. 어비계곡을 따라 자동차로 오르면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가 양평의 오지인 갈현부락. 파란 산을 배경으로 들어선 예쁜 펜션에 마치 알프스의 마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래에 맞춰 하얀 들꽃이 바람에 춤추는 마을. 밤이면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별들이 가득한 곳. 이런 곳에서의 하룻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다. ■ 찾아가는 길:양평으로 가는 6번 국도→옥천에서 한화콘도 방향으로 좌회전→37번 국도와 만나는 막다른 삼거리에서 좌회전→농다치 고개를 올라 끝에서 유명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우회전→200m정도 가다가 어비계곡쪽으로 좌회전. ■ 여행정보:밤나무펜션(031-772-5246), 어비계곡자연산장(031-771-0904), 개울가의 성(031-772-5491), 목소리펜션(031-774-1266), 아일랜드펜션(011-361-9118) (38)조무락골엔 골뱅이가 산다? 조용한 계곡이 많은 경기도 가평에서도 조무락골은 비교적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1급수의 깨끗한 물과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숲이 우거지고 늘 새들이 조잘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조무락골은 적목리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개울이다. 6㎞정도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데 폭포·소·담이 줄줄이 이어져 아름답다.30분쯤 가면 ‘무주채폭포’를 만난다. 또 물이 똬리를 틀듯 흐르며 돌아서 떨어지는 ‘골뱅이 소’,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하고 있는 ‘복호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 찾아가는 길:46번 경춘국도로 타고 마석, 대성리, 청평→가평군청 표지를 보고 좌회전→363번 도로→가평읍내를 지나 목동삼거리에서 좌회전→명지계곡과 익근리계곡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음식점과 38교가 나온다. 우측 계곡이 조물락골의 시작이다. ■ 여행정보:훼미리하우스(031-582-6891), 조무락(031-582-6060) (39)청룡·황룡의 보금자리, 쌍룡계곡 경북 문경의 쌍룡계곡은 소백산맥이 마지막 힘을 모아 빚어 놓은 비경으로 도장산과 불일산의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등 조물주의 걸작들이 즐비하다. 청룡·황룡이 살았다고 해 쌍룡계곡이라 불린다. 달밝은 밤이면 하늘나라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선녀탕, 용이 놀다 간 흔적도 바닥에 새겨져 있다. 물가에 세워진 자그마한 정자인 ‘사우정(四友亭)’에서 계곡이 시작된다. 길을 따라 절경이 펼쳐지고 쌍룡터널 부근에서 절정을 이룬다. 계곡 입구에서 왼쪽 길을 택해 다리를 건너면 깨끗한 물이 샘솟는 쌍용약수가 있고 2㎞ 남짓 계곡 길을 계속 오르면 다락골 수련관에 이르게 된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새재 나들목→함창→농암을 거쳐 쌍룡터널로 가면 된다. ■ 여행정보:계곡 주변 민박은 서형석(054-571-3690), 유복만(054-571-1946) 등이 있고 문경시내에는 IMT모텔(054-555-9890)과 관광호텔 등이 있다. 도토리묵·도토리손칼국수로 이름난 새재 ‘초곡관’(054-571-2320), 토종닭백숙과 두부전골로 맛있는 ´김용운달식당’(054-552-6644)은 김룡사 들머리에 있다. (40)20리 환상적 비경, 보경사계곡 경북 포항 보경사계곡은 굽이굽이 20리 골짜기로 온갖 비경을 다 보여준다. 보경사를 지나자마자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골짜기 양옆에 우뚝 서 있고, 상생폭·보현폭·삼보폭 등 기묘한 형상의 크고 작은 폭포가 이어진다. 젊은 남녀의 애틋한 사랑 얘기가 전하는 비하대를 지나 관음폭과 연산폭의 장쾌한 물줄기는 시원함을 더해준다. 널찍한 암반과 협곡 사이로 옥수가 흐르고 또 다시 기묘한 폭포가 이어지는 멋진 계곡이다. ■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영천나들목→포항으로 가는 28번국도→포항입구인 안강에서 925번 지방도→안강에서 신광을 걸쳐 송라면→보경사 표지를 보고 가면 된다. ■ 여행정보:보경사 입구의 연산온천파크(054-262-5200), 영일식당(054-262-1130), 삼보가든(054-262-2224), 삼지봉식당(054261-6679) 등 민박을 겸하는 음식점이나 슈퍼마켓들이 많다. (41)화림동 계곡은 정자 문화의 메카 남덕유산(1508m)에서 시작하는 물줄기가 만든 경남 함양 화림동계곡은 기이한 바위와 담·소를 만들고 ‘농월정’에 이르러서는 맑고 푸른 물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만들었다. 장장 60리에 이르는 이곳은 우리 정자 문화의 메카라고 불린다. 계곡 전체의 넓은 암반 위에 수많은 정자들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주변의 풍경 속에 농월정(弄月亭) 정자가 그럴 듯하게 눈에 띈다. 정유재란 때 황석산 산성에서 순직한 인근의 주민들과 관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황암사’·경모정·동호정·거연정 등 아름다운 정자들이 곳곳에 있다. ■ 찾아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지곡나들목→안의→농월정. 아니면 서상나들목→26번국도→거연정부터 먼저 돌아볼 수도 있다 ■ 여행정보:동원가든(055-962-4400), 군자가든(055-962-9525), 메기찜이 일품인 농월정 한쪽편의 거창식당(055-962-4498), 갈비찜과 탕이 별미인 안의갈비탕(055-962-2848) (42)고선계곡의 아름다운 물줄기 험준한 준봉들이 즐비한 봉화에서도 가장 깊은 오지로 불리는 지역이 소천면이고, 여기에서 가장 깊숙한 골짜기가 바로 고선계곡이다. 태백산에서 시작하는 고선계곡의 물줄기는 시원하며 깨끗하다.50리에 이르는 계곡의 물에 어른거리는 산그림자가 너무 아름다워 살아 있는 그림을 보는 듯하다. 길고도 깊은 이 계곡의 곳곳에는 자갈과 모래가 알맞게 섞인 캠핑 사이트가 널려 있어 야영지로도 아주 제격이다. ■ 찾아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서제천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현동(31,35번 국도 병행구간)→고선리 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 여행정보:박창덕(054-672-7367), 이완교(054-672-7365) 등이 민박을 운영하며 고선리 명산랜드(054-673-9966)는 여관·식당·사우나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휴게소. 맛있는 소고기로 이름 높은 봉화한약우 본점이(054-672-1091) 인근에 있다. (43)살아있는 작은 정글, 물한계곡 해발 1000m가 훌쩍 넘는 삼도봉, 석기봉, 각호산, 민주지산에 둘러싸여 있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은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 계곡을 덮고 있는 숲엔 꾀꼬리, 노랑할미새 등 수십 종의 새들이, 물속엔 쉬리, 버들치, 동사리 등이 어우러져 산다. 황룡사에서부터 용소(일명 무지개소)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오르는 길은 옥소폭포·의용골폭포·음주암폭포·장군바위 등 폭포와 숲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정글을 연상케 한다. ■ 찾아가는 길: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49번 도로→매곡→상촌면 방향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상촌초등학교→물한계곡 이정표 ■ 여행정보:진수암민박집(043-744-1350), 밤골민박집(043-745-6333), 호도나무민박집(043-744-3675) 등이 있다. 선희식당(043-745-9450)의 어죽(4000원)이 유명하다. 또 황간읍의 안성식당(043-742-4203)의 올갱이국(5000원)도 별미. (44)용하구곡의 아홉 가지 매력 월악산 남쪽의 만수봉과 동남쪽의 문수봉이 만들어내는 용하구곡은 무려 16㎞에 걸쳐 비경이 이어지는 계곡이다. 아름다움을 아홉가지로 압축시켜 놓았다고 해 용하구곡이라 부른다. 약 높이 35m, 길이 100m의 폭포가 천연동굴 위로 쏟아져 내리는 장쾌함이 느껴지는 수문동폭포, 다섯개의 큰 바위가 층계를 이루고 맑은 물이 소를 이룬 청벽대, 집채만 한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폭포가 장관인 수렴선대, 수곡용담, 관폭대, 선미대, 수룡담 등이 장관이다. 아름드리 나무들과 이끼가 끼지 않는 맑은 물, 바위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절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시원함이 뼛속까지 스며든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충주방면 36번국도→ 덕산면 용하구곡 ■ 여행정보:억수휴게소(043-653-0295), 용하휴게소(043-651-6555), 용하수민박(043-653-3829)이 있다. 이밖에 도원가든(043-651-9755), 큰덕골가든(043-651-1164), 삼룡매운탕(043-651-1933) 등 식당도 추천한다.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43-653-1205) (45)용현계곡에서 조약돌셈 내기를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위치한 용현계곡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계곡물은 바닥에 깔린 조약돌을 셀 수 있을 정도로 맑고, 숲에서 내뿜는 솔내음은 가슴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가야산 기슭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계곡마다 솟아난 바위들을 예쁘게 다듬어 놓아 아이들과 물놀이 하기에 ‘딱’이다. ■ 찾아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32번국도→운산→고풍리→서산마애삼존불상→보원사지에서 용현계곡 표지가 나온다. ■ 여행정보:서울민박(041-664-3663), 푸른산장민박(041-664-1715)이 있고 산수가든(041-663-4567)의 토종닭이 맛있다. (46)인적 드문 마을의 갈론 계곡 괴산댐을 지나 굽이굽이 고갯길을 30분 정도 달려 길이 끝나면 마주치는 갈론마을. 이 마을 뒤쪽에 있는 것이 갈론계곡이다. 편의점, 음식점, 심지어 주차장도 없다. 모든 준비물을 직접 가지고 가야 한다. 물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군데군데 자투리 땅에 1∼2평 남짓한 자그마한 논과 감자와 고추, 산딸기, 청개구리까지 만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나들목→34번 국도를 타고 괴산→괴산수력발전소 표지를 보고 좌회전 ■ 여행정보:식당도 여관도 없다. 마을에 3∼4곳의 민박집이 있다. 여기에서 된장과 산나물로 지은 백반(4000원)을 맛볼 수 있다. 강완수(043-832-5614)씨에게 문의하면 연결을 해준다. 괴산의 맛집으로는 호산죽염된장집(043-832-1388)이 있다. 된장 양념한 돼지숯불구이와 한정식을 포함해 1만원. (47)내변산이 바다를 만났을 때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남서부 산악지를 내변산, 그 바깥쪽 바다를 끼고 도는 지역을 외변산이라고 할 정도로 두 얼굴을 가진 지역이다. 변산해수욕장, 채석강 등에 비해 그 안쪽 내변산의 절경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내변산은 해발 508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 쌍선봉 옥녀봉 관음봉 선인봉 등 400m 높이의 봉우리들이 계속 이어지고 골도 깊다. 내변산에는 높이 20m의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내리는 직소폭포,30∼40m의 커다란 바위로 된 울금바위, 우금산성 외에 가마소·봉래구곡·분옥담·선녀당 등이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또 잣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천년 고찰인 내소사,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월명낙조’로 이름난 낙조대의 월명암을 품고 있다. ■ 찾아가는 길:서해안 고속도로→부안나들목→30번 국도→섶못삼거리에서 우회전→736번 지방도→부안호를 지나면 봉래구곡으로 좌회전하면 내변산의 시작이다. ■ 여행정보:내변산 주변에 관광휴게소(063-583-2722)에서는 식사와 민박을 겸할 수 있고 산고을가든민박(063-583-3003), 남여치가든(063-581-7577) 등이 있다. (48)옛 풍류가 머무는 곳, 가마골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용연리에 있는 용추산(523m)을 중심으로 사방 4㎞에 이르는 골짜기가 가마골이다. 깊은 계곡 사이로 쏟아지는 용연폭포와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즐비해 경관이 수려하다. 또 약 900명이 야영할 수 있는 야영장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가족과 함께 더위를 피하기는 그만이다. 가마골은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남부군’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 빠져 약수리 삼거리에서 좌회전→1번 국도로 담양방면→894번 지방도로 담양→향교교→용면 삼거리 우회전해서 29번 국도→용면 삼거리→792번 지방도로 가다보면 가마골 이정표가 나온다. ■ 여행정보:에버그린(061-383-9200), 추월산장(061-383-0816), 베스트여관(061-383-8800) 등 숙소가 있고 소문난 떡갈비집인 신식당(061-82-9901)과 한정식이 푸짐하고 맛있는 전통식당(061-82-3111)도 권할 만하다. (49)빨치산의 아픔 녹아있는 백운동 계곡 지리산 자락에 안긴 산청 웅석봉(1099m)이 만들어 낸 곳이 전북 진안 백운동계곡이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깨끗하고 거센 물줄기가 구름처럼 널린 희디 흰 바윗자락을 타고 굽이쳐 쏟아지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길고 짧고 넓고 좁은 폭포들과 깊고 얕고 짙푸르고 맑은 소와 담이 줄줄이 이어져 마치 잘 그린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나라가 어려울 때 상소를 올려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대쪽같은 성품을 지닌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남명 조식이 제자들과 풍류를 즐기기도 하고 나라 걱정에 눈물을 흘렸던 곳이 바로 백운동계곡이다. ■ 찾아가는 길:대전 통영간고속도로의 장수IC로 나와 장계에서 26번 국도→천천면→진안→30번 국도→마이산도립공원을 돌아 마령→운교리→백운초등학교 좌회전→백운동계곡 ■ 여행정보:백운관광농원(063-432-4589), 백운 산촌마을(063-432-5188), 동신체험마을(063-432-3008) 등에서는 숙박과 자연체험이 가능하다.25가지 반찬이 나오는 금복회관(063-432-0651)의 한정식이 유명하며 아기돼지의 애저찜이 유명한 진안관(063-433-2629) 등은 소문난 맛집이다. (50)호남의 금강 강천사 계곡 전남 순창 강천산은 그 빼어난 아름다움에 ‘호남의 금강’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빼어나다. 산자락 병풍바위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에 더위가 사라진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폭포라 좀 씁쓸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장관이다. 강천사 계곡은 아이들과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물이 깊지 않고 둥근 자갈돌이 바닥에 깔려 있어 계곡치고는 사고의 위험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선녀계곡 지적골 분통골 등 작은 계곡이 계속 이어져 여름철 산행지로도 그만이다. 강천사 팔각정 옆으로 지상 50m에 아슬아슬 달려 있는 구름다리 또한 이곳의 명물. 발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구름다리 건너 신선봉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산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국도→21번국도→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 여행정보:구룡파크장(063-652-6767), 영빈장(063-652-6060), 이화장(063-653-8000) 등 숙박시설은 많다. 반찬이 20가지 정도 나오는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6000원)은 맛깔스럽다.
  • [Form나게 Beauty나게] 두 얼굴에 대비하라

    [Form나게 Beauty나게] 두 얼굴에 대비하라

    요즘 날씨,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어떤 날은 한여름같이 찌는 듯 덥다가도 장마가 온 듯 비를 뿌린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이런 여름에는 옷차림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하나는 찌는 듯한 더운 날을 위한 차림, 또 하나는 서늘하면서도 텁텁한 비가 오는 날을 위한 차림. 후터분한 날에는 하얀색 바지 스타일이 딱이다. 하얀 바지는 어떤 색상과도 무난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장점이 있다. 여름인 만큼 함께 입는 상의는 산뜻하고 가벼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코디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속옷에 신경 써 멋스러운 의상에 흠이 없도록 한다. 비가 올 때는 옷이 젖는 것과 때아닌 한기를 느낄 때가 가장 곤란하다. 따라서 비가 올 때는 안에 가벼운 민소매 셔츠를 입고, 겉옷은 카디건이나 통풍이 잘 되는 기능성 옷을 입어주는 것이 좋다. 여름철 대표적인 두 가지 스타일의 의상, 이런 건 어떨까. ■ 도움말: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elvira85@naver.com) <의상협찬:인터메조, 인터메조 레이디, 스톤 아일랜드, 압구정 코즈니 파라디소> ●찌는 듯 더운 날엔 흰바지로 바지의 지퍼 부분에 오렌지 색상의 바느질로 포인트가 들어간 디자인은 독특한 캐주얼 스타일을 만든다. 상의로 같은 계열의 오렌지와 시원한 남색의 줄무늬가 들어간 얇은 면사 니트 티셔츠로 활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여기에 커다란 가방과 튀는 디자인의 스니커스로 멋진 남성 패션을 완성한다. 여성은 7부의 하얀 바지. 적당히 몸에 달라붙어 몸매를 살리고, 주머니에 단추로 포인트를 주어 세련미를 드러낸다. 꽃무늬가 크고 화려해 시원한 이미지를 주는 톱으로 더욱 여성스러운 코디를 할 수 있다. 작고 귀여운 은색의 파우치(작은 백)와 시원한 샌들로 마무리한다. ●장대비 오는 날엔 가벼운 겉옷 하얀색에 낡은 듯한 빈티지 디자인의 민소매 셔츠와 무릎 모양이 독특한 귀여운 반바지로 남성 코디를 만들었다.15g의 가벼운 방수 점퍼는 밝은 색상으로 선택했다. 우중충하게 비오는 날씨에 활기를 넣는다. 은색 비닐로 장식한 커다란 숄더백이 옷차림의 포인트. 여성 차림은 경쾌한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톱과 긴 카디건을 조화시켰다. 카디건의 앞 여밈 단추를 채우지 않고 허리띠로만 묶어 답답하지 않고, 세련된 멋을 연출한다. 주름이 많은 보라색 계열의 스커트로 풍성한 느낌을 준다. 단 넓게 퍼지는 치마는 비바람이 부는 날엔 피할 것.
  • 멋진 응원복 멋진 월드컵 - 리폼으로 나만의 개성을

    멋진 응원복 멋진 월드컵 - 리폼으로 나만의 개성을

    2002년 월드컵에는 빨간 티셔츠만 어떨결에 걸쳤다. 올해는 준비된 자세로 월드컵을 즐겨 보자.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실력과 투혼만큼 높아진 붉은악마의 응집력과 패션감각을 보여줄 때. 언제 어디서 카메라가 다가와도 당당하게 감각을 뽐낼 수 있도록, 멋스럽고 개성있는 나만의 빨간 티셔츠를 만들어보자. 붉은악마의 공식 응원복, 베이직하우스의 붉은 티셔츠.공식 응원복이라고 똑같이 입을 수는 없다.티셔츠 소매나 밑단을 잘라 살짝 리폼하면 나만의 멋을 살릴 수 있다. 여기에 천을 덧대거나 주름을 잡은 리폼 티셔츠도 가능하다. 베이직하우스 모델인 인순이, 김민선, 아이비가 입고 나온 바로 그 티셔츠다. 붉은 티셔츠를 눈에 띄게 입을 수 있는 리폼 방법을 베이직하우스 디자인팀이 소개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섹시한 인순이 스타일 재료:붉은 티셔츠, 라이터 만드는법:(1)내 사이즈에 맞는 티셔츠의 목 부분을 V자로 잘라낸다.(2)잘라낸 목 부분 가장자리를 라이터를 이용해 살짝 지진다. 실밥을 말끔하게 제거하고 올이 풀리는 것을 막는다.(3)응원복의 양 옆 솔기 부분을 가슴 아래 5∼10㎝ 정도까지만 남겨 놓고 박음질을 뜯어낸다.(4)뜯은 옷의 한쪽 모서리의 앞·뒤판을 잡아 묶어 아랫부분이 V자가 되도록 한다.Tip:불로 지질 때 라이터를 천에 너무 가까이 대면 탈 위험이 있으므로 불꽃 끝이 살짝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천을 따라 빠르게 두 세 번 라이터를 움직여준다. # 여성스러운 김민선 스타일 재료:붉은 티셔츠, 흰색 망사 테이프, 붉은 실 만드는법:(1)티셔츠의 목 둘레를 넓게 잘라내고, 양쪽 소매 부분도 암홀(몸통과 소매가 이어지는 부분)을 따라 잘라낸다. 개성에 따라 기존의 암홀보다 더 깊게 잘라내도 좋다.(2)넓은 흰색 망사 끈을 목 둘레와 소매 부분 둘레 길이만큼 자른다. 망사 끈이 없으면 가는 레이스나 망사 천을 길게 잘라 사용해도 된다. 망사로 된 끈을 사용하는 것이 끝단 처리가 깔끔해 편리하다.(3)박음질하기 전, 시접 부분을 남기고 3개의 망사 끈을 옷핀으로 목둘레와 소매 둘레에 고정시켜 모양을 잡는다. 이때 박음질할 망사 끝 부분 0.5∼1㎝ 정도를 응원복 안쪽으로 댄다.(4)붉은색 실을 사용해 박음질을 한다. 붉은색 실을 사용하면 붉은 응원복 위로 바늘땀 표시가 나지 않아 깔끔하다.Tip:흰 레이스 끈 대신 검은색을 사용해도 멋스럽다. 검은색 천을 벨트처럼 허리에 두르고, 검은 티어드스커트(천을 층층이 덧댄 치마)를 매치해 입으면, 세련되면서도 맵시있다. # 멋진 몸매 아이비 스타일 재료:붉은 티셔츠, 흰색 민소매셔츠, 흰색 실 만드는법:(1)티셔츠의 목 둘레와 소매 둘레를 잘라 민소매로 만든다.(2)자른 부분을 흰색 실로 오버로크 하면 올이 풀리지 않아 깔끔하다.(3)오른쪽 옆 솔기의 가슴 위치에서 아랫단까지 사선으로 자르고 역시 오버로크 처리를 한다.(4)몸에 딱 붙는 흰색 민소매셔츠를 받쳐입으면 간단한 나만의 티셔츠 완성! ●컨셉트따라 포인트 가지가지 리폼을 할 때 초보자는 가위질이 서툴러 실수할 우려가 있다. 초크를 이용해 티셔츠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자르는 것이 예쁘게 리폼하는 기본 자세다. 무늬나 디자인 등 티셔츠 자체가 지난 멋스러움이 있다면 리폼할 때 주의를 기울여 포인트를 살려주는 것이 좋다.좋은사람들 ‘예스’의 윤영지 디자이너는 “섹시, 로맨틱 등 본인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컨셉트를 우선 정하고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을 따라 리폼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1) 개성있는 스타일 재료:티셔츠, 셔츠와 어울리는 색상의 고무 밴드, 안쪽에 같이 붙일 하얀 고무줄 만드는 법:(1)티셔츠의 원하는 위치에 밴드를 놓고 약간 잡아 당기면서 바느질한다. 천 앞에는 컬러 밴드를, 뒷면에는 하얀 고무줄을 같이 박음질한다.(2)밴드를 잡아당긴 정도에 따라 볼륨감이 나오면서 밑단이 커튼처럼 보이는 멋스러운 티셔츠가 완성된다.(3)밴드는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거나 리본처럼 묶는 등 자유자재로 연출해 포인트를 준다.(4)뒤판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한다. Tip:옆선에도 꼭 밴드를 박아준다. 그래야 허리선이 들어가 옷이 몸을 따라 붙어 예쁘다. (2) 사랑스러운 스타일 재료:붉은 티셔츠, 원하는 색상의 밴드, 하얀 고무줄, 레이스(폭이 넓은 것과 좁은 것 다양하게) 만드는 법:(1)목선을 넓은 라운드 형으로 자르고 레이스를 박는다.(2)가슴선 바로 아래쪽으로 하얀 고무줄을 안쪽 원단에 두고 잡아 늘려 바느질하면 자연스러운 주름이 생기면서 엠파이어 스타일처럼 된다.(3)티셔츠 밑단을 잘라내고 레이스를 박는다. 폭이 넓은 것이 여성스럽다. 바느질할 때 주름을 잡아주면 보다 여성스러워진다.(4)소매 양 끝에 주름을 잡으며 밴드를 봉제한다. 소매 단 아래로 늘어뜨린 밴드는 예쁘게 묶어준다. ●갈기소매·롤업바지 ‘미스 태극전사’ 티셔츠는 면 소재로 된 것이 많기 때문에, 가위로 자르면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특별히 끝 처리를 해 줄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가위와 옷핀만 있으면 최대한 멋을 낼 수 있다는 말씀. 자투리 천, 운동화끈 등을 살짝 덧대면 더욱 멋스러운 연출을 할 수 있다.카파는 붉은색 ‘스코어티셔츠’ 두 개와 흰색 민소매 티셔츠 한 개를 이용해 ‘나만의 응원복’을 연출했다.영화배우 이준기씨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희 실장(테이크 스타일)과 예작 디자인팀의 조언을 따라 티셔츠 개조에 들어가 보자. (3) 응원복도 겹쳐 입기 기존 라운드형 목선은 V형으로 오려내고, 소매는 잘라낸다. 하나 더 준비한 셔츠의 앞판을 아주 깊게 파낸 후, 소매 부분을 잘라 갈기를 만든다. 셔츠 아랫부분에 주름을 줘 고정시키면 끝.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니 스커트나 짧은 반바지, 밑단을 접어 발랄해 보이는 롤업(roll-up) 바지와 함께 입으면 나도 ‘미스 태극전사’가 될 수 있다. 이국적인 목걸이를 걸어 화려하게 연출해도 좋다. (4) 귀엽고 시원하게 첫번째 리폼 셔츠를 만들다가 남은 자투리를 이용해 또 하나의 리폼 셔츠를 만들 수 있다. 첫번째 리폼에서 깊게 오려낸 부분을 민소매 셔츠 앞판에 덧댄다. 잘라낸 소매를 펴서 허리 부분에 붙이고 칼집을 내면 또 하나의 리폼 셔츠가 탄생한다. 전체적으로 귀여운 이미지의 짧은 바지, 운동화 등 캐주얼한 패션 아이템과 잘 어울린다. 액세서리는 귀여운 것으로 골라 깜찍한 분위기를 풍긴다. (5) 커플 셔츠 리폼도 OK! 남성용 티셔츠의 목 선을 원하는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잘라낸다. 이 셔츠의 안에 색상이 다른 티셔츠와 함께 입으면 허름한 빈티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용 티셔츠는 양쪽을 모두 잘라낸 뒤 옷핀으로 연결시킨다. 뒤쪽도 과감히 잘라내 튀는 컬러의 운동화 줄로 마무리한다. 톱을 입고, 그 위에 리폼 셔츠를 덧입으면 섹시한 스타일이 탄생한다.
  • Long~ 여름 Cool~ 할거야

    Long~ 여름 Cool~ 할거야

    계절마다 하나쯤을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이 있다. 여름이면 기다려지는 휴가, 여행에 대한 희망이 ‘리조트룩’이나 ‘마린룩’으로 표현되고, 그 대표 주자인 반바지, 줄무늬나 물방울 무늬의 패션 아이템이 올 여름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女 # 경쾌한 짧은 바지 미니스커트와 함께 유행하고 있는 반바지. 특히 올해는 밑단을 접어올린 롤업(roll-up) 스타일이 많다. 비키 이선화 디자인실장은 “짧은 반바지는 길이와 스타일에 따라 섹시함과 활동적인 멋을 아우르는 매력이 있다. 이번 시즌에는 소재와 디자인이 한층 업그레이드돼 어떤 장소, 상황에서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바지를 생각없이 잘라 접어올린 듯한 반바지도 올해는 캐주얼한 멋을 내는 아이템으로 변신했다. 화려한 벨트나 스카프를 허리에 묶으면 세련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실크 느낌을 가미한 면 소재나 새틴 소재로 만든 반바지를 정장 스타일의 재킷과 함께 입으면 옷차림이 차분해진다. 주말 여행이나 나들이를 위해 반바지를 입을 때는 약간 넉넉한 디자인이 좋다. 몸에 붙는 톱은 활동적이면서 섹시하게, 레이스가 달린 톱을 매치하면 좀 더 여성스럽게 보인다. 납작한 플랫 슈즈나 스니커즈로 경쾌한 차림을 만든다. # 시원한 물방울 물방울 무늬가 갖는 특유의 경쾌함은 올 여름을 더욱 활기차게 한다. 지난 봄에 남성복에 많이 사용된 물방울 무늬는 올 여름에 여성복으로 옮겨왔다. 아주 작은 핀 도트(pin dot)에서부터 동전 크기의 코인 도트(coin dot), 조금 큰 폴카 도트(polka dot)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크기가 커질수록 화려하고 섹시한 느낌이 강해진다. 같은 크기의 무늬가 규칙적인 것은 여성스럽고, 다양한 크기의 무늬가 배열된 것은 역동적으로 보인다. 자칫 현란해보일 수 있는 물방울 무늬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은은한 색상을 선택한다. 처음 도전한다면 중간 크기의 폴카도트가 무난하다. 상의나 하의 중 하나만 물방울 무늬 아이템을 입고, 나머지는 절제된 단색으로 매치해야 단순미를 드러낼 수 있다. # 세련된 줄무늬 봄부터 시작된 줄무늬에 대한 애착은 여름까지 이어진다. 특히 여름이면 높아지는 리조트룩, 마린룩의 인기는 줄무늬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운다. 올 여름에는 파란색 계열에서 빨강, 초록, 오렌지 등 다양한 색상의 줄무늬가 시선을 끈다. 두 세 가지 색상을 섞은 멀티 스트라이프는 더욱 생기있고 발랄한 이미지를 전한다. 줄무늬 아이템은 특히 코디에 신경써야 한다. 가로·세로 기울기에 따라, 굵기에 따라 날씬해 보이기도 통통해 보이기도 한다. 가로줄은 포근하고 넉넉한 인상을 주고, 세로줄은 날씬하고 세련돼 보인다. 사선줄은 역동적인 느낌이다. 줄무늬 아이템 역시 상의나 하의 중 하나는 단색으로 연출한다. 검정색 줄무늬 상의를 입었다면 하의는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는 색상의, 무늬 없는 단색으로 입어야 세련돼 보인다. 파란색 볼레로 카디건과 같은 계열의 줄무늬 원피스를 함께 입으면 여성스러우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좀 더 경쾌하게 보이고 싶다면 조화를 깬 코디를 시도해 본다. 보색을 매치해 화려하게 연출하거나 줄무늬 바지에 튀는 색상의 상의를 입어 개성을 표현한다. ■ 男 타이를 풀어라 늘 정장을 입어야 하는 남성 직장인들에게 여름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더위도 더위려니와 넥타이를 매는 차림은 더욱 숨이 막히게 한다. 타이를 풀어헤쳐 시원한 차림을 만들고 싶지만 자칫 격식을 차리지 않은 듯하거나,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시원하면서 세련되고, 산뜻하면서 멋스러운 여름 정장 차림, 어떻게 연출할까. # 장식있는 셔츠로 목선에 포인트 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no-tie)’ 차림은 여름철 남성 패션으로 자리잡았다. 타이를 매는 답답함을 덜어 입는 사람도 좋고, 그나마 더위를 덜 느끼게 해 에너지 절약에도 이바지한다는 사실. 이 노타이 패션의 관건은 재킷을 입었을 때 셔츠가 드러나는 ‘브이(V)존을 어떻게 꾸미느냐’다. 밋밋한 하얀색 셔츠보다 장식미를 더한 스타일이 훨씬 맵시를 더한다. 엠비오 장형태 디자인실장은 “옷깃에 바느질, 자수, 무늬를 넣은 셔츠는 캐주얼하면서도 멋스럽다. 크리스털 장식이나 보석 느낌의 단추가 있는 디자인은 타이를 대신해 멋스러운 V존을 만들며 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잔잔한 헤링본(생선뼈 같은 사선 무늬)이나 페이즐리,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셔츠는 정장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옷깃과 소매 부분을 다른 색상으로 처리하는 클래릭 셔츠도 사랑받는다. 회사에서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만 풀고, 자유로운 여가 시간에는 캐주얼한 목걸이가 살짝 보일 정도로 단추를 열어 때와 장소에 따라 변신을 시도해도 좋다. # 흰색 재킷으로 깔끔하게 주름 가공으로 몸에 달라붙지 않는 ‘시어서커(지지미)’와 ‘마(린넨)’는 여름에 많이 쓰이는 소재. 올해는 면과 마 등 자연스러운 표면의 자연 소재와 시어서커에 실크나 레이온을 섞어 광택감을 살린 소재가 특히 인기다. 색상은 단연 하얀색이 으뜸이다. 하얀색으로 깔끔한 재킷이나, 하얀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늬나 바늘땀 장식을 해 캐주얼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여름용으로 사랑받는다. 밋밋할 수 있는 하얀색 재킷 안에는 셔츠로 멋을 낸다. 선명한 색상의 줄무늬 굵기를 달리한 멀티 스트라이프 셔츠나 바다를 연상시키는 진한 파랑, 오렌지 색상의 셔츠를 매치하면 경쾌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맨스타 김수진 디자인실장은 “면, 마 등 편안한 느낌의 재킷을 입고, 클래릭 셔츠나 화사한 색상의 셔츠를 입으면 세련돼 보인다. 같은 계열의 색상을 자연스럽게 코디하는 게 기본이지만 대비되는 색상으로 과감한 표현을 하는 것도 멋스럽다.”고 조언했다.
  • 콘서트에서 만난 이한철

    콘서트에서 만난 이한철

    음악 인생 13년째에 이런 날도 왔다며 활짝 웃는다. 그동안 음반을 8장이나 냈는데 어머니는 아들이 부른 노래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대구에서 서울 아들 집에 들른 어머니가 집안일을 하다가 당신도 모르게 흥얼거리시더란다. 한창 물오른 노래 ‘슈퍼스타’를.“괜찮아 잘 될 거야∼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통산 여덟 번째 앨범이자 솔로 음반으로는 8년 만에 내놓은 3집에서 ‘폴 인 러브’,‘슈퍼스타’,‘바티스투타’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각종 순위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깔쌈(깔끔하고 쌈빡한) 보이’ 이한철(34). 지난 27일 서울 대학로 질러홀에서 그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한 시간 전. 아직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각이다.“한철이 형은 왜 안 오지?” 세션을 맡은 도은호(베이스) 김경탁(일렉트릭 기타) 이성일(드럼) 임주연(키보드) 등이 먼저 호흡을 맞추고 있다.20분 뒤.“죄송합니다∼!” 반바지에 면티 차림(뒤풀이 복장이라고 했다)의 이한철이 허겁지겁 등장했다. 전날 한 차례 공연을 치렀기 때문에 리허설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부에노스아이레스’,‘바티스투타’,‘춘천가는 기차’,‘컴 온’ 등을 “여기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며 이리저리 조율한다. 어제 연주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노래인 것 같다. 연주에 곁들이는 음향과 영상을 맞춰보는 것도 필수. 이제 오후 4시 공연까지 20분 정도 남았다. 대기실에서 햄버거로 늦은 점심을 때우던 경상도 사나이 이한철은 “주변에서 제8의 전성기라는데요.”라며 요즘 분위기를 압축했다.1993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동상과 이듬해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대 최고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도 이제니의 남자친구로 나와 얼굴을 알렸지만 앨범은 오히려 잘 안 됐다. “이번일까, 이번엔 뜰까, 그렇게 기대하고 실망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 때 떴다면 뮤지션이 아니라 연예인이 됐을 것 같아요. 기대와 실망을 7∼8년 동안 반복하다가 마음을 비우게 되더라고요. 뜨는 게 목표가 아니라 그냥 노래 부르는 게 직업이구나 하고요.” 메이저에서 인디로 발걸음을 옮겼다. 의외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반을 세 번이나 말아먹은 탓에 음반사를 찾기 힘들었고, 장사나 해볼까 흔들리기도 했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밴드 불독맨션을 결성, 홍대 클럽에 갔다. 내친 김에 인디 레이블을 만들어 스스로 제작을 함께했다. 귀가 가볍게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지 않고 그냥 한 길만 꾸준히 걸어오니까 ‘슈퍼스타’의 노랫말처럼,‘잘 되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한다. “오늘도 튜브앰프(이한철이 운영하는 인디 레이블) 항공에 탑승해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멘트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갈아 흘러나오자 객석에서 웃음보가 터진다. 공연 시작이다. 이날 공연 제목은 ‘월드 투어 2006’. 물론 진짜 월드 투어는 아니다. 자신이 불렀던 여러 노래를 라틴 아메리카, 북미, 일본, 그리고 한국 등의 테마로 나눠 관객들을 세계 여행으로 이끈다. 특유의 위트가 넘치는 부분. 약 3시간 뒤.‘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된 청춘 남녀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공연장을 나선다. 끊임 없이 박수치느라 손바닥이 아프고, 터지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해 얼굴도 얼얼한 모습이다.“노래가 너무 좋지 않니?”,“웃찾사나 개콘보다도 재미있는데!”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아내는 이한철은 다시 8시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한 번만 더 오르면 내일은 푹 쉴 수 있겠네요.”라는 물음에 행복한 넋두리가 돌아온다.“내일은 혼수 마련하느라 바쁠 것 같아요.”아닌 게 아니라 새달 8일 6년 동안 사귀던 초등학교 교사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결혼 직전 공연에만 신경 쓰느라 예비 신부가 섭섭해할 것 같았다.“에이∼, 안 그래요. 오랫 동안 만나서 많이 이해해주는 편이에요.” 총각으로서 마지막 무대를 향하는 이한철이 팬들에게 한 마디 던진다.“일이 잘 풀리지 않고 어려운 날도 있을 테지만 가던 길을 꾸준히 가면 언젠가 잘 될 거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아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숙면의 적 ‘무더위’ 잠옷으로 해결

    숙면의 적 ‘무더위’ 잠옷으로 해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아직 겨울이라는 뜻이 아니라, 산과 들에 봄 꽃이 만발하지만 날씨는 초여름을 연상시킨다는 의미다. 벌써 이러니 올 여름은 더욱 길게 느껴지지 않을까. 여름이 괴로운 것은 너무 더워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때문일 터. 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내려면 잠옷부터 바꿔보는 것이 좋다. 아직 여름이 아니니, 여름 잠옷을 언급하는 것은 ‘오버’라고 생각하지 말자.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추운 지금 이때부터 여름까지 입을 수 있는 멀티형 잠옷이 많이 나와있으니까. # 잠옷을 갖춰입자 날씨도 애매하고, 잠옷으로 갈아입기도 귀찮다고 잠옷 대신 겉옷 중에서 편한 옷을 골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겉옷에 사용되는 소재는 아무리 얇고 시원해도, 땀 흡수나 통기성 면에서 잠옷과 다르다. 위생성이나 편안함보다 옷맵시에 초점을 맞춘 옷이기 때문이다. ㈜남영L&F 우연실 디자인실장은 “덥고 귀찮다는 이유로 잠옷을 입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오히려 땀을 피부에 간직하고 있는 결과가 돼 더 덥고 불쾌감을 가져온다.”며 “여름철 상쾌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면소재로 된 여름용 잠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사’로 불리는 얇은 면 소재로 된 잠옷이나, 원단을 울퉁불퉁하게 짜서 몸에 잘 달라붙지 않아 시원한 ‘리플’, 모시 잠옷이 대표적인 여름용 잠옷이다. # 원하는 대로 골라 입어 잠옷도 주름 장식을 단 치마나 파자마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변신했다. 시원한 원단에 착용감이 부드럽고 땀 흡수율을 높인 것은 기본. 알록달록 선명한 색상과 원피스 뺨칠 정도의 화려한 디자인으로 때로는 외출복으로, 때로는 잠옷으로 둔갑한다. 간단한 외출을 해도 손색이 없는 이지웨어 타입의 잠옷을 입은 채 집에서 하루종일 생활해도 어색하지 않다. 신축성이 있고 두께가 얇은 면 소재를 주로 사용해 일반 겉옷보다 땀 흡수가 잘 되고 활동이 편하다. 민소매 셔츠와 화사한 디자인의 트렁크 팬티, 반바지,7부 바지 등을 이용해 보다 가벼운 잠자리 차림을 만들 수 있다. 원단에 자연스러운 구김을 넣어 몸에 달라붙지 않고 풍성한 실루엣을 만드는 컵드레스형 잠옷은 여성들이 가장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잠옷.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아도 비치지 않아 더욱 간편한 차림을 만든다. 민소매 티셔츠와 카디건, 파자마가 세트로 출시된 ‘스리피스’형 잠옷은 요즘같은 애매한 날씨에 딱이다. 민소매 셔츠로 시원하게, 조금 으스스할 때는 카디건을 덧입으면 된다. 실용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신혼의 밤 기대되는 커플 잠옷 결혼식이 유독 많은 5월. 행복한 신혼의 밤을 기대하는 커플들을 위한 귀여운 커플 잠옷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비비안은 작은 주름을 잡아 몸에 달라붙지 않도록 리플 가공을 한 원단의 커플 잠옷을 내놓았다. 밝은 색상의 꽃무늬로 얼굴빛을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남성용은 긴소매 상하의로, 여성용은 반소매 상의와 긴 바지로 나왔다. 물방울 무늬로 귀여움과 통기성 두 가지를 강조한 커플 잠옷은 두께가 매우 얇고 가벼운 아사 면 원단을 사용해 여름철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 여성용은 민소매 상의와 무릎 길이의 바지로, 남성용은 반팔 상의와 긴 바지로 나왔다. 예스의 ‘강아지 커플 파자마’는 개띠 커플을 겨냥 해 출시한 제품.2006년 개띠 해에 결혼한 커플들도 결혼을 기념하며 아기자기한 신혼 무드에 빠져볼 수 있다. 상의는 뼈다귀 모양의 자수로, 하의는 강아지 캐릭터를 이용해 깜찍하다. 보디가드의 ‘캐릭터 커플 파자마’는 꽃, 찻잔, 해 등 다양한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귀여운 이미지를 주는 제품이다. 여성 제품은 상의에 러플로 포인트를 주어 귀여움을 더했다. 트라이엄프가 내놓은 커플 잠옷은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하늘색에 반팔 상의·7부 바지·반바지가 한 세트로, 기온 변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여성용은 반팔 상의와 민소매 티셔츠,7부바지로 구성했다. 땀 흡수와 건조력이 뛰어나고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잠자리를 만든다.
  • 가족 봄나들이 패션 가이드

    가족 봄나들이 패션 가이드

    햇살이 좋아 어디라도 가고 싶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색색의 꽃이 만발한 이런 봄에는 창 밖으로 눈이 돌아간다. 가족과, 아니면 연인과 일을 뿌리치고 떠나는 상상을 하며.“나들이 가는데 어떤 옷을 입든 무슨 상관이랴, 편하면 됐지.”라고 할 사람도 있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또 잘 차려입으면 마음이 더욱 들뜨고 즐거워지는게, 옷이란 것의 묘한 매력 아닌가. 더욱 멋스럽게 차려입고 나들이를 즐겨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부모님은 평소 정장을 많이 입는 아빠나, 늘 옷이 없다는 엄마나 나들이 갈 때 고민은 하나다. 어떻게 입어야 할까. 새 옷을 사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옷을 활용하도록 해보자. 움직이기 불편하고 답답해보이는 재킷이나 셔츠, 바지를 피하는 것이 기본. 활동성과 경쾌한 색감의 옷을 찾는다. 아빠는 평소에 입는 면바지에 화려한 카디건을 걸쳐 휴일 분위기를 내면 된다. 날씨가 쌀쌀하다면 긴 팔 줄무늬 셔츠를, 따뜻하면 반팔 티셔츠를 입고 카디건을 덧입는다. 엄마는 데님 코디에 주목해보자. 청바지나 청치마는 활동성이 좋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면서 멋을 살릴 수도 있어 실용적이다. 청치마에 연한 분홍 블라우스와 가벼운 재킷을 입으면 여성스럽다. 요즘 유행하는 롤업진(밑단을 걷어 올린 스타일)에 티셔츠를 입으면 캐주얼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분홍, 연두와 같은 경쾌한 색상의 운동화, 모자 등으로 마무리하면 더욱 멋스럽다. 나들이를 가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진이다. 쑥쑥 크는 아이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추억을 담기 위해 카메라 하나 챙기는 것은 센스 중에 센스다. 이왕이면 소위 ‘사진발’을 잘 받는 화사한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분홍, 연두, 노랑, 파랑 등 밝고 선명한 색상이 얼굴색을 더욱 살아나게 해 사진에 잘 나온다. 하얀색 옷이 유행이긴 하지만 사진 찍기에 하얀색 옷은 적당하지 않다. 흰색 치마나 바지는 야외에 앉았을 경우 잔디의 풀물이나 흙물이 쉽게 들어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봄 나들이 패션의 또 하나의 기본은 바로 겹쳐입는 ‘레이어드’다. 낮 햇살은 따뜻하지만 저녁에 기온이 많이 떨어져 일교차가 심하다. 언제라도 입고 벗을 수 있어 체온을 조절해줄 수 있도록 반팔 티셔츠 위에 카디건, 재킷 등 상의를 준비하는 게 좋다. ●연인은 아이들 나들이 옷 코디는 바지에 점퍼가 제일 좋다. 점퍼는 쌀쌀한 바람을 막아주는 최적의 아이템이기 때문. 바지 역시 활동성을 높여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한다. 밝은 노랑색 점퍼는 봄에 더욱 화사하게 입을 수 있다. 파랑과 주황의 보색 대비를 사용한 점퍼와 청바지를 함께 입히면 귀여운 우리 아이가 더욱 상큼하고 발랄해 보인다. 따사로운 봄볕에 자칫 잘못하면 쉽게 탈 수가 있다. 따라서 점퍼의 색과 동일한 색상의 모자를 아이들에게 씌워 우리 아이 봄 나들이 패션을 완성한다. 정통 캐주얼과 편안하고 깔금한 마린룩(marine look)으로 연출해주는 것도 좋다. 해군복을 연상하게 하는 마린룩의 특징을 살려 남색 줄무늬 니트에 하얀색 면, 또는 데님 바지를 입히면 단정하다. 안에는 꽃잎, 야자수 등이 새겨진 얇은 셔츠를 입혀 다소 더운 낮에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일교차를 고려해 화려한 색상의 조금 두꺼운 니트나 점퍼를 준비한다. 엉덩이를 덮는 편안한 점퍼는 봄 추위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편해 실용적이다. ●아이들은 똑같은 옷으로 무장한 티나는 커플룩보다, 다른 듯 맞춰 입은 듯한 은근한 커플룩이 더욱 사랑스럽다. 활동하기 편한 청바지에 남성은 화사한 연두·파랑의 줄무늬 셔츠와 집업 니트 카디건을, 여성은 노랑·밝은 주황의 줄무늬 셔츠에 조끼로 매치하면 봄과 어울리는 옷차림을 뽐낼 수 있다. 여성의 겉옷은 점퍼 스타일보다는 짧은 트렌치코트 디자인이 여성스럽고 발랄해 보인다. 여성과 남성이 각각 하얀색과 파란색, 노랑과 산호, 또는 노랑과 연두 등으로 맞춰 경쾌한 커플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성은 움직이기 편한 반바지 위에 화려한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카디건을 걸치면 간편하면서도 화사한 꽃놀이 패션이 완성된다. 요즘 많이 등장한 허리를 묶는 긴 카디건을 입어 실루엣을 드러내도 멋스럽다. 짧은 치마를 입고 싶지만 나들이용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치마 안에 무릎길이 레깅스를 입거나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을 신으면 된다. 놀이공원이나 야외활동을 위한 차림으로는 5∼7부 바지(크롭트 팬츠)나 무릎이 보이는 길이의 반바지(버뮤다 쇼츠)도 좋다. 남성은 줄무늬 셔츠에, 줄무늬 색상과 같은 색상의 카디건을 걸쳐 센스있는 나들이 코디를 만든다. 식물 문양의 밝은 색 셔츠도 청량감을 준다. 바지는 면바지가 무난하다.
  • [이사람] 전풍일 前 IAEA 원자력발전국장

    [이사람] 전풍일 前 IAEA 원자력발전국장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한국원자력연구소 근처의 적오산. 매일 점심 때면 50∼60대 ‘노인’ 5명의 이색 산행이 눈길을 끈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반바지만 걸치고 맨발로 산을 오르는 ‘적오산 산적’이다. 처음 보는 이들은 민망해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한번은 연구소 여직원이 사내 인터넷에 비판하는 글을 올렸을 정도로 ‘화제’는 화제다. 적오산 산적 가운데 유난히 ‘펄펄’ 나는 사람이 있다. 전풍일(63) 박사. 우리나라 원자력정책의 산 증인으로 유엔기구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장으로 10년간 근무하다 2년 전 정년퇴임했다. 2003년 12월 오스트리아 빈에 취재갔다 전 박사를 만난 지 2년 반만인 지난 5일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더 건강하고 젊어 보였다. 어떻게 지내셨느냐는 첫 말에 ‘적오산 산적’ 얘기를 꺼냈다. 왜 그렇게 ‘파격적인 산행’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좋고, 함께 산행하면서 인화력도 키우고, 밖에서 한발 떨어져 조직을 볼 수 있으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화단결’과 ‘건강’은 전 박사를 이해하는 키워드다. 1962년 신설 학과였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원자력 분야와 인연을 맺은 전 박사는 1968년 한국원자력연구소 근무를 시작으로 37년간 한 우물만 팠다. 원자력이 에너지산업의 미래라고 확신하는 그는 퇴임 후 정부에 원자력정책 관련 국제자문을 하며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식과 경험, 후배들에게 전수하고파” 전 박사의 이력은 우리나라 원자력 정책이 걸어온 길과 통한다.1968년 원자력연구소에 들어가 1972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의 안전분석보고서 분석 및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다. 이어 우리나라 장기 원자력기술 자립계획을 작성하고 하나로 연구용 원자로 설계 및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원전표준화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전력기술협력회 구성에 관여하고 원자력연구소의 원전설계 및 핵연료설계기술 국산화사업에 참여하는 등 평생을 우리나라의 원자력정책과 함께 해왔다. 19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원자력발전국장으로 부임한 뒤 10년간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세계 원자력발전 방향,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및 가동률 향상을 위한 국제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일을 해왔다.4세대 원자로 개발 등 국제공동연구에도 참가하고 있다. 전 박사는 처음 IAEA에 갔을 때 5명에 불과했던 한국인 정직원이 2004년 30명으로 늘어났고,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한국의 원자력 기술도 세계 5∼6위의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04년 2월 ‘친정’인 원자력연구소로 돌아와 소장 자문역할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별과정에서 강의를 맡고 대학들에서 원자력 관련 특강도 틈날 때마다 하고 있다. 물론 경험과 지식을 살려 계속 현직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솔직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주변에서 연구기관장 공모에 나가라고 권했을 때 거절했다. 각 분야의 주축이 50대이고 이들이 의욕적으로 일하려면 비슷한 연령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또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는 현실도 못마땅했다. 대신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며 후진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싶다.”며 후진양성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전 박사는 특히 국제기구에 진출할 꿈을 꾸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사고방식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느냐가 조직 전체를 위해 중요하다. 둘째는 성실성이고, 셋째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을 갖추라.”고 당부했다. ●“조직 인화단결엔 운동이 최고” 전 박사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인화단결’로 옮겨갔다. 그는 가는 곳마다 모임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단합을 다지기로 유명하다. 운동이 조직의 단결을 가져오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빈에 있을 때 한국인 직원들에게 골프를 권했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주말 새벽에 부부가 동료들과 함께 골프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화력이 생기고 생활에 활력소는 물론 상대에 대한 믿음이 커져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단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도 전 박사의 ‘골프 제자’로 알려져 있다. 주말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의 ‘라운딩’이 한국인 과학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암암리에 심어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자평한다. 그의 운동, 골프 사랑은 운동 그 자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화단결이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특출한 인물,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구성원들과 합의해 전반적으로 조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도자가 중요하다. 중심에는 인화단결이 있다.” 로플린 KAIST총장의 중도하차나 황우석 교수 사태 등의 근본 원인도 ‘인화’의 결여에서 찾고 있었다. ●“과학은 적어도 10년은 기다려야 결실” 그는 지나친 성과주의도 경계한다.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면 과욕을 부리게 되고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과학은 적어도 10년은 기다려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면서 “앞으로 8∼10년 뒤에는 그동안 과학분야에 투자한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낙관했다. 산·학·연 교류가 지금처럼 말만 앞선다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품고 사는 전 박사는 내일도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 전풍일 박사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원 원자력공학 석·박사 ▲1968∼1989 한국원자력연구소 근무, 원전설계본부장·원전사업단장 등 ▲1989∼1991 과학기술처 원자력안전심사관, 원자력국장 등 ▲1994∼2004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발전국장 ▲2005∼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강사, 원자력연구소 위촉연구원, 한국과학재단 GEN IV 사무국 국제협력조정관,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기술정책연구소 소장(이상 비상근) 글 김균미 사진 정연호기자 kmkim@seoul.co.kr
  • 내가입으면 명품 데님패션

    내가입으면 명품 데님패션

    서울 동대문시장에서는 몇만원대에 팔리고, 보통은 10만∼20만원선을 형성하며,‘프리미엄 진’이란 것들은 40만∼100만원에 이른다. 어느 수입브랜드는 300만원을 넘는 것도 내놨다는 소문이 바람을 타고 전해오기도 한다. 디자인도, 활용도도, 가격대도 다양한 것이 바로 데님 아이템. 가격이야 어찌됐건 상관없다. 입은 옷테가 명품 못지 않게 멋스럽고 내가 편하면 그만인 것을. 데님 패션, 그저 즐기자. ■ 청바지, 체형 알고 입어야 진짜 멋쟁이 디자인도 예뻐 보이고 싼 맛까지 있어 청바지를 구입했는데, 막상 입고 나가니 엉덩이가 커보인다는 둥, 다리가 짧아 보인다는 둥 이러저러한 혹평을 들은 적 있지 않은지. 싼 게 비지떡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구석에 넣어놔야 했는데, 요즘은 청바지가 비싸기까지 해 실패란 있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청바지, 이렇게 찾아보자.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체형이 아니라면 모두 주목. 키가 작고 마른 체형은 딱 달라붙게 입으면 오히려 더 왜소해보인다. 조금 여유있는 바지통의 청바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일자 바지나 세련된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청바지를 권한다. 다리가 짧은 체형에게 중요한 것은 시각적으로 다리를 늘이는 것. 부츠컷 디자인에 세로 줄무늬가 있으면 효과적이다. 발목까지 오는 길이보다는 구두나 샌들 굽을 덮을 수 있는 넉넉한 길이가 더욱 다리를 길어보이게 한다. 엉덩이가 큰 몸매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셔츠나 니트로 엉덩이를 감싸준다. 밑위(허리선에서 가랑이)가 짧으면 엉덩이가 올라가 보인다. 반대로 납작 엉덩이라면 뒷주머니가 중요하다. 이왕이면 주머니에 덮개가 있거나, 큼직한 장식을 해놓은 것이 더욱 좋다. 허리가 긴 사람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카고 바지를 입어 시선을 다른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상의를 너무 짧게 입지 않는다. 대담한 방법으로 허리선을 대폭 낮춘 ‘로라이즈(low-rise)’ 청바지에 도전할 수도 있다. 상의는 약간 헐렁하면서 허리선에 가까운 길이로 선택하면 엉덩이 부분의 비중이 작아지면서 체형을 보완하기도 한다. 다리가 굵은 체형은 다리 라인이 드러나는 딱 붙는 청바지는 금물이다. 다소 여유있는 일자 바지에 바깥쪽 옆선에 다른 소재를 덧댄 스타일이 금상첨화. 허벅지가 굵은 체형은 통이 넓은 힙합 스타일을 선택하면 좋다. 몸에 달라붙지 않으면서 허벅지의 결점을 감춘다. 아랫배가 나온 몸매는 앞자락을 단추로 잠그는 디자인을 고르는 게 낫다. 지퍼보다 단추가 아랫배를 탄탄하게 눌러준다. ■ 데님 소재 의상 계절이 바뀔 때마다 쇼핑목록 1호에 올라가는 것이 바로 데님 소재의 의상이다. 청바지든 청치마든, 또는 청재킷이든, 데님 아이템은 가장 간편하게 캐주얼 차림을 만든다. 또 끝없이 변신하고 있어 코디에 따라 맵시있는 파티룩이나 캐주얼과 정장의 중간 스타일인 오피스룩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새로운 워싱(물빠짐) 기법과 디자인으로 체형을 보완하거나 날씬해보이도록 하는 ‘시각적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이래저래 데님 아이템은 의(衣)생활에서 빼기 곤란하다. # 로맨틱하게, 여성스럽게 올 봄 패션 경향인 로맨티시즘이 청바지에도 내려앉았다. 활동적인 캐주얼의 대명사인 데님 아이템에도 구슬이나 자수 장식을 하거나, 기존의 파란색에서 벗어나 은은한 파스텔 색상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허리선에서 바지 밑단까지 옆선을 따라 구슬을 달거나, 허벅지나 엉덩이 부분에 화려한 꽃 자수를 놓아 청바지나 청치마에 ‘힘’을 준다. 젊어보이는 것이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40∼50대 여성들도 젊고 쾌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데님 아이템을 사랑한다. 너무 경박해보이지 않게 은은하게 자수를 놓거나 청재킷에 꽃모양 코사지, 레이스를 달아 성숙한 로맨티시즘을 연출한다. 장식이 있는 청바지와 하얀색 블라우스는 로맨틱한 느낌을 더하고, 단정한 재킷과 코디하면 더욱 세련돼 보인다. # 허름한 듯 자연스럽게 자연을 따르고,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은 경직된 차림을 지양한다. 새 것인 양 경직되지 않고 낡은 듯 편안하면서 멋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하는 ‘빈티지 룩’이 끝없이 유행하는 이유다. 남성 데님 아이템의 경우 단조로운 한가지 색상에 몸에 달라붙는 스타일은 부담스럽다. 통이 넓고 군데군데 물을 빼거나, 허리선과 주머니, 허벅지, 밑단 부분을 닳은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낡은 청바지와 깔끔한 셔츠, 재킷의 조화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공존하면서 은근히 세련된 멋을 연출한다. 여성 데님은 무릎 위부터 약간씩 넓어지는 ‘부츠컷(boots cut) 스타일과 밑단을 풀어헤친 짧은 치마와 반바지가 인기. 특히 부츠컷은 무릎에 몇번 입었던 것 같은 구김과 해진 듯 워싱 처리를 한 디자인이 다리를 더욱 길어보이게 해 사랑받는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리바이스, 타미진,미치코 코시노,여성크로커다일 ■ 청바지 시장 키워드 올해 청바지 시장의 키워드는 ‘프리미엄 진(Premium Jean)’과 ‘스키니 진(Skinny Jean)’이다. 정장 한벌 값과 맞먹는 프리미엄 진은 높은 가격에도 백화점과 서울 압구정동, 청담동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또 다리선을 따라 딱 붙는 스키니 진도 올해 유난히 많이 나왔다. 스키니 진을 입기 위해서 체형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화하기 힘든 스키진 진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청바지 시장의 이상기류로 감지되면서도, 유혹에 벗어나기 힘든, 두 청바지 스타일이 진 시장을 꽉 잡고 있다. # 스타일엔 프리미엄 진 프리미엄 진은 10만원선의 정통 진 브랜드와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수입브랜드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군. 미국과 유럽 브랜드로 크게 구분된다. 인기시트콤 ‘위기의 주부들’을 통해 자주 노출된 허드슨진이나 기네스 팰트로가 즐겨 입는다는 블루 컬트, 세븐진 등이 미국의 프리미엄 진. 몸에 꼭 맞는 라인에 밑위 길이가 짧은 로라이즈 스타일, 뒷주머니의 큼직한 자수가 특징이다. 유럽산 프리미엄 진으로는 엔진즈(미치코 코시노), 디젤, 가스진, 테이크투 등이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섬세한 장식이 두드러진다. # 유행엔 스키니 진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할리우드 스타일에서 시작한 스키니 진 열풍이 올 봄 국내에 상륙했다. 국내 스타들도 스키니 진을 입으면서 마치 올해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인 양 떠들썩하다. 허벅지가 상대적으로 굵고, 다리가 짧은 체형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다리선을 따라 달라붙는 스키니 진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선호하는 추세다. 이는 스타일보다는 유행을 좇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 유행을 따르고 싶다면 제대로 즐기자. 밝은 색보다는 시각적으로 축소 효과가 있는 짙은 색의 스키니 진을 고르는 것이 실패 확률이 적다. 상의는 다소 여유있게 코디해 촌스러움을 피한다. 여성이라면 다소 화려한 카디건이나 시폰 소재의 긴 블라우스, 허벅지 길이의 원피스를 덧입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남성이라면 단색의 셔츠로 코디해 깔끔함을 내세우는 것이 낫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내전의 총상으로 곰보가 되었거나 불구가 되었던 건물들이 이젠 꽤나 많이 단장되고 치워졌다. 막상 복구는 해놨지만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과 4∼5년 전만 해도 유령마을 같았던 시내 중심가도 이젠 저녁 마실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베이루트를 자주 찾았던 어느 사진작가는 “최신 유행으로 치장한 베이루트의 멋진 청년들 틈에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가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청년들을 보면 지금도 온전히 들어맞는 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 남성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가운데 ‘연애는 베이루트 여인과’라는 게 있는 터이고 아랍세계 연예계를 주름잡는 미남미녀들의 태반이 레바논 출신이니 말이다. 내전 끝나고 지금까지 16년이 지나며 베이루트 시민들의 마음도 도시의 겉모습이 단장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이 치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아직도 고통스럽게 남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 수년전 유령같던 도심 시민들 북적 베이루트 중심가 사하트 슈하다(순교자광장) 한쪽, 지중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인터콘티넨탈 페니시아 호텔 앞 바닷가 길을 지나는 것이 이제 나에겐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거닐며 남긴 추억이 참 많았다. 마땅히 찾아갈 만한 공원이 없는 베이루트에서 바닷가 길(코르니시)은 모든 시민들이 찾아드는 휴식의 공간이다. 산보하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들 사이를 빠져 지나는 젊은이들, 정겨운 연인들…. 그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이곳에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선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폭탄테러로 온통 망가져버린 빌딩들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그 아래 요트장에선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의 풍성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고작 1년 전 저 건물들 사이에서 엄청난 폭발과 함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와 수행원들 그리고 길을 가던 시민들이 죽어가지 않았던가. 그 충격은 얼마나 컸던가. 하루를 빼놓지 않고 벌어진 규탄시위, 그때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나. 그뿐인가 하리리 총리 암살 이후 이어진 폭탄테러가 몇 번이고 그때마다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수가 얼마인가.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그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이곳에서 희희낙락 음악과 햇볕을 즐기고 있는 저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불안감은 쉽게 드러나고야 만다. 어느 점성술사의 말 한마디에 레바논이 들썩였던 거다. 이 점성술사가 한 말은 ‘크리스마스날 300명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고, 이 말이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지자 점성술사 스스로가 놀라 일간신문에 ‘그런 뜻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다녀온 한 한국인 친구가 전해준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 친구가 겪은 일은 이런 거다.“예루살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서 주스 한 잔 마신 다음 빨대를 갖고 놀고 있었지요. 빨대 끝을 잡고 둥글게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감은 다음에 손가락으로 탁 튕겨 ‘딱’ 소리가 나게 하는 거요. 그런데 주변 이스라엘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던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 그런 장난을 하느냐는 타박을 받았답니다.” # 하리리 총리 암살이후 테러공포 몸살 어느 날 저녁 베이루트 시민들이 많이 모인 상품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다. 갑자기 무언가 터지는 커다란 소리가 전시장 입구 쪽에서 들려왔고 곧 주변의 시민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마구 뛰어 달아나는 거였다. 한순간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어떤 연기나 먼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고 잠시 뒤 그저 트럭의 타이어가 터진 소리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의 얼굴엔 약간 민망해하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참으로 마음이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16∼17년에 걸친 내전을 가까스로 끝낸 지 이제 겨우 16년, 아직도 피냄새 나는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그저 가슴 아플 뿐인데 베이루트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 와서 그런가 어디에서 폭탄이 터지고 폭격이 일어나도 바로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친절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은 베이루트 시민을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편안한 일이다. 아랍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베이루트지만 평범한 우리나라 사람이 살아가기에 이보다 더 알맞은 생활환경은 아랍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가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라도 다녀올라치면 베이루트의 비할 데 없이 자유로운 공기를 새삼 느끼곤 한다. 다마스쿠스가 답답하다기보다는 베이루트가 너무나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민소매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베이루트에서 첫 여름을 보낼 때였고 나는 서울에서 늘 그러했듯 샌들에 반바지차림을 줄곧 고수했다. 아무런 부담없이 공공연하게 대통령이니 총리의 욕을 해대는 것을 보면 아랍세계에서 언론의 자유도가 가장 높다는 말이 분명한 사실이지 싶다. 다마스쿠스의 개가 마음껏 짖고 싶어 레바논으로 넘어왔다는 우스개까지 있으니 말이다. # 기독교인들 영화 ‘그리스도…´ 에 열광 근래 영화 두편을 통해 베이루트 시민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이고 또 하나는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베이루트 극장가에 개봉된 ‘메리 크리스마스(Joyeux Noel)’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다양한 종교종파가 공존하는 베이루트는 한때 다원주의의 성공모델이었고 한순간 그 균형이 깨지며 모자이크사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베이루트 시민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인이 차지하고 있다.‘그리스도의 수난’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라 꼭 보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좌석을 예매하지 않으면 며칠을 기다려야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자리가 남아돌던 베이루트에서 영화표를 예매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독교에서 찾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는 베이루트 시민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내전의 상처를 감싸주기에 너무나 적절한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자 터져 나온 벅찬 감동의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배경은 세계 제1차대전이 발발한 해인 1914년의 크리스마스 즈음으로 실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영화다. 참혹한 살육전을 펼치며 대치하던 프랑스군, 독일군, 스코틀랜드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찬송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연주하게 되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나름의 휴전을 선언하고 적이 아닌 친구의 정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애초에 적이 아닌 친구였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적이 되어 만나게 되었음을 베이루트 시민들은 온몸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화해하고 상생하는 다원의 문화를 희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베이루트에는 폭탄이 터지고 있고 사람이 죽어간다. 그럴 때마다 분기에 찬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친다.“빗담 비루흐 아프디카 야 루브난(레바논아, 너를 위해 피와 영혼으로 나를 희생하리).”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구호를 듣고 싶지 않다. 안정국 명지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 [세계쇼트코스수영] 박태환 또 은메달 ‘역영’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야외 수영장.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출발대에 선 박태환(17·경기고·당시 대청중 3년)은 심판의 “준비” 구령에 그만 먼저 물에 뛰어들고 말았다. 이어진 ‘부정출발’ 판정. 국제수영대회에서 엄격하게 적용되는 ‘원스타트 룰’ 때문에 역대 한국의 올림픽 출전 사상 최연소(15살)로 나선 박태환은 어깨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눈물만 펑펑 쏟아냈다. 그러나 그는 1년 8개월 만에 ‘월드스타’로 변신했다. 한국 남자수영의 ‘기대주’ 박태환이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대회에서 또 한 개의 또 은메달을 보태며 한국수영의 80년 역사를 거듭 고쳐 썼다. 박태환은 9일 중국 상하이 치종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날 남자 1500m 결승에서 14분33초28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세계 랭킹 1위 유리 프릴루코프(14분23초92·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14분42초51)을 무려 9초 이상 앞당긴, 쇼트코스 세계 랭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틀 전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놀라게 한 건 물론,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의 쾌거를 달성한 박태환은 이로써 이번 대회 2개의 은메달을 수확하며 세계적인 중·장거리 스타로 급부상했다. 박태환은 특히 자유형 400m에 이어 홈 관중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은 ‘라이벌’ 장린(19)뿐 아니라 아테네올림픽 1500m 은메달리스트인 라슨 젠슨(미국)까지 큰 격차(16초27차)로 따돌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기대도 부풀렸다. 푸른색 반바지 수영복 차림의 박태환은 6번 레인을 배정받아 검은색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5레인의 프릴루코프와 초반부터 팽팽한 2파전을 벌였다. 박태환은 레이스의 1000m까지만 해도 프릴루코프에 불과 2초차로 따라붙으며 긴장감을 유지했으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1500m에서 박태환에 0.05초 차로 금메달을 빼앗았던 장린은 14분42초82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장린은 400m에 이어 이번에도 박태환에 큰 격차로 뒤져 현지 언론의 표적이 됐다. ●쇼트코스대회란 정규코스의 절반인 25m 길이의 풀에서 벌이는 경영대회.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턴당 0.52초의 기록단축효과 등 박진감 때문에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주류’로 편입됐다. 이번 대회에도 중장거리의 1인자 그랜트 해켓(호주)이 불참했을 뿐 세계 10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 그 무게를 짐작케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동계올림픽 밴쿠버를 가다

    2010 동계올림픽 밴쿠버를 가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캐나다의 관문 밴쿠버(Vancouver).1887년 캐나다의 대륙횡단 철도가 처음으로 밴쿠버섬에 들어온 이후 120년 만에 밴쿠버는 서부 캐나다 제1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관광자원 또한 무궁무진하다.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해마다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 1위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우리에겐 지난 2003년에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 강원도 평창에 3표차의 가슴아픈 패배를 안겨준 도시이기도 하다. 앞으로 4년 뒤인 2010년에 이곳 밴쿠버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관광청(tourismbc.com)의 초청으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밴쿠버지역을 둘러보았다. # 서부 캐나다 제1의 도시, 밴쿠버 동계올림픽 호스트 시티(host city)인 밴쿠버는 이 섬을 발견한 영국해군의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버나비(Bunaby)와 리치몬드(Richmond) 등의 도시들이 광역 밴쿠버(Great Vancouver)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위도상으로는 북쪽에 있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의 평균기온이 영상 5도일 만큼 온화하다. 여름은 습도가 적어 무덥지 않고 쾌적하다. 인구는 200만명, 인구밀도는 1㎢ 당 600명이다. 참고로 서울의 인구밀도는 2005년 현재 1㎢ 당 1만 7000명.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행사 등이 열리는 시내 중심부의 비시 플레이스 스타디움(BC Place Stadium)과 아이스 하키 경기장인 지엠 플레이스(GM Place) 주변에서는 2008년 완공을 목표로 선수촌 조성공사가 한창이었다. 밴쿠버시 건설국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촌 양편에 4개의 거대한 파이프를 세워 빗물을 저장한 다음 식수로 공급할 예정이다. 밴쿠버의 대표적 관광지는 스탠리(Stanley)공원.120만평의 광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크기만으로는 북미대륙 최대. 공원을 가득 채운 울창한 원시림은 마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하다. 밴쿠버시의 모든 도로는 스탠리 공원으로 향해 있을 만큼 밴쿠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하버센터 타워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 순간속도가 시속 70㎞에 달하는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서면 세계 4대 미항(美港)의 하나로 꼽히는 밴쿠버항 등 밴쿠버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70년대 재개발을 통해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의 하나로 탈바꿈한 그랑빌 아일랜드도 둘러볼만한 코스. 우리의 재래시장처럼 싸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해안 노천광장에서는 항구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밖에 노천카페가 몰려 있는 롭슨 스트리트(www.robsonstreet.ca), 세계 최장의 현수교에서 광활한 자연과 인디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등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관광코스다. # 자연생태의 보고, 사이프러스 스키장 밴쿠버 시내에서 캐나다 최장(1.5km)의 현수교인 라이온스 게이트 브리지를 건너 서북쪽으로 20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사이프러스 주립공원의 일부인 이곳에서는 스노보드 등의 경기가 열린다. 여름철 사이프러스 산에 오르다 보면 간혹 야생곰을 만나기도 할만큼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너른 태평양과 연결된 잉글리시만(灣)을 바라보며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 산 정상에서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마치 구름 위에서 스키를 타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 스키마니아의 선망의 대상, 휘슬러-블랙콤스키장 밴쿠버에서 ‘시 투 스카이(Sea to Sky)’라는 별명이 붙은 99번 해안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가량 북쪽으로 가면 유명한 휘슬러 스키리조트(whistlerblackcomb.com)와 만난다. 휘슬러와 블랙콤 등 두개의 스키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스키천국. 파우더 스키를 즐기는 국내 스키마니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2월 말이면 문을 닫는 국내 스키장과는 달리,11월부터 6월까지 개장을 하는 휘슬러 스키장에서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반소매와 반바지의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스키를 즐길 수 있다.4월 이후에는 바로 옆 블랙콤 스키장에서 빙하스키를 즐기기도 한다. 휘슬러산과 블랙콤산 모두 정상까지는 2㎞가 넘지만, 다양한 수준의 슬로프가 마련돼 있어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내려올 수 있다.15개의 고속 리프트를 포함,33개의 리프트가 2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코스로 승객들을 실어나른다. 가장 긴 코스는 무려 11.2㎞에 달한다. 아침 일찍부터 파우더 스키를 즐기려는 스키어들과 함께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다보면 뻥∼하며 대포터지는 듯한 소리를 듣게 된다. 스키장 안전요원들이 눈이 많이 쌓인 계곡에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소리다. 쌓인 눈으로 인한 산사태의 위험 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다. 그만큼 자연설이 풍부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에서는 알파인과 노르딕스키 등 스키종목의 모든 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휘슬러 리조트를 찾아가다 호우해협(Howe sound)으로 유명한 스쿼미시지역을 둘러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아름다운 피오르드 해안과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화강암 절벽을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캐나다는 거의 전지역이 110V전압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용하던 전기용품을 가져가려면 반드시 11자형 콘센트 플러그를 준비해야 한다. ●여행자 세금환불제도를 적극 활용하자. 캐나다에서 개당 50달러 이상, 총 200달러 이상의 물품을 구입했을 경우, 출국 전 캐나다 공항의 ‘Tax Refund for Visitors to Canada’라고 표시된 세관에서 출국확인 도장을 받아두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여권과 물품의 원본영수증을 지참해야 한다. 환급받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이 흠. 글 사진 밴쿠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춘기 속옷의 수줍은 속삭임

    사춘기 속옷의 수줍은 속삭임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민감한 청소년기.2차 성징이 드러나는 이 시기의 학생들은 자신의 신체발육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마련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전에 없던 가슴이 봉곳하게 솟아오르면서 브래지어 착용에 대한 부담이나 창피함을 느낀다. 발육 상태가 애매하고 성인용 속옷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청소년 전용 속옷을 선물해 주면 어색함을 줄일 수 있다. ●브래지어는 모양보다 가슴 크기에 맞게 브래지어를 처음 착용한 아동들은 속옷에 친숙함을 느끼기 위해 등판이나 어깨 끈의 느낌을 최소화한 디자인의 속옷이 좋다. 브래지어를 구입할 때는 아이의 가슴 사이즈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브래지어 크기는 크게 ‘컵’과 ‘사이즈’로 구분된다. 유두를 기준으로 윗가슴 둘레에 따라 컵의 크기가 결정되고 밑가슴 둘레에 따라 사이즈가 결정된다. 맞지 않는 속옷을 오래 입게 되면 가슴 모양이 변형될 우려가 있다. 부모가 함께 아이의 사이즈를 재어 보는 게 중요하다. 브래지어를 착용한 뒤에는 팔을 올렸을 때 브래지어가 위로 올라가거나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철심이 천 밖으로 빠져나와 살을 찌르지 않는지, 가슴 부분을 심하게 압박해 땀띠 등을 유발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몸에 너무 조이는 브래지어나 팬티는 발육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활동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불편하므로 약간은 넉넉해야 한다. 소재는 가급적 순면 소재를 택한다. ●심플하고 귀여운 디자인 어울려 레이스, 큐빅 장식 등으로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도트무늬, 캐릭터 디자인 등 심플하면서 귀여워 학생들에게 친숙함을 주는 디자인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주니어 속옷의 경우, 흰색이나 회색 등 단순하면서 심플한 색상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채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속옷을 찾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인터넷쇼핑몰 디앤샵(www.dnshop.com)의 언더웨어 전문숍 ‘UNDERWEAR Secret SHOP’에서는 국내외 70개 브랜드 5000여종의 속옷을 판다. 특히 아동·주니어 속옷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디앤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속옷은 ‘(Kiss Republic) Beverly Hills 9종 세트’(4만 9800원)다. 아기자기한 프린트와 앙증맞은 레이스 등으로 특히 10대 청소년과 젊은 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래지어 3종과 팬티 6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각기 다른 9종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혼합해 입으면 위 아래가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 ‘미미꾸 문자캐릭터 브라팬티 2종’(1만 9100원)도 인기다. 복부 압박이 줄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일반 브래지어 착용을 꺼리는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스포츠형 브래지어다. ‘비너스 자스민 쥬니어 와이어브라’(9만 8000원)는 엠보싱 면 원단으로 깔끔한 스타일이다. 단아한 백색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교복을 많이 입는 학생들에게 한, 두개쯤 꼭 필요한 기본 스타일. 부드러운 와이어가 삽입돼 있어 가슴에 압박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남학생 팬티는 통풍성 좋은 트렁크형으로 남학생의 경우 몸에 붙는 손바닥 사이즈의 삼각 팬티보다는 통풍이 잘 되고 활동성이 좋은 트렁크형 사각팬티가 좋다. 몸매가 드러나는 삼각팬티에 비해 트렁크는 속옷이라는 느낌보다 반바지 스타일에 가까워 덜 부끄럽기 때문이다.
  •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낚GO, 먹GO, 웃GO, 즐기GO…. 얼음낚시는 겨울 강태공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최근 들어 가족과 함께 겨울철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더욱 다양하게 각종 낚시 대회 및 축제가 열리는 것도 이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강원도 화천 일대의 산천어 축제는 매년 100만명의 인파가 찾을 정도로 겨울 축제의 대명사가 됐다. 아울러 춘천, 인제 등 강원도 곳곳에서 펼쳐지는 빙어 축제의 열기 또한 우리를 점점 더 유혹한다. 뿐만 아니다. 주말 강화도 인근에는 얼음판을 깨고 낚싯대를 드리운 밤샘 부부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자, 이 겨울철 얼음낚시를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가족, 연인, 부부끼리면 그 기쁨 또한 몇배가 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 현장을 다녀온 생생 스토리가 여기에 있다. 글 사진 화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얼지 않는 인정, 녹지 않는 추억’강원도 화천에서는 지금 산천어 축제(ice.narafestival.com)가 한창이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행사기간동안 1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겨울철 가족축제로 자리잡았다. 화천천 2㎞ 구간에 펼쳐진 행사장은 ‘겨울 해방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놀이시설과 프로그램들로 가득 차 있다. 축제의 대표 선수격인 산천어 얼음낚시,‘겨울의 고전’ 썰매타기와 눈썰매 봅슬레이 등, 얼음 위에서 하는 모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산천어 낚시와 스노 모빌 등을 제외한 놀이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축제의 자랑. 지갑이 얇은 이들에게 이처럼 ‘얼지 않는 인정’을 베푸는 축제도 드물다. # 산천어 잡기 행사장에서 산천어를 잡는 방법은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그리고 맨손잡기 등 모두 세가지. 이 가운데 1만개의 얼음구멍이 뚫려있는 넓은 낚시터에서 펼쳐지는 얼음낚시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서울 화곡동에서 온 박라리사(34)씨는 “3시간만에 다섯마리를 잡아 짜릿하게 손맛을 봤다.”며 입술이 귓불에 닿을 만큼 환하게 웃었다. 바로 옆 칸에서 낚시를 하던 신미자(40·서울 용두동)씨는 딸 배영은(13)양이 산천어를 잡아올리자,“얼른 회를 떠야죠.”라며 가방에서 칼을 찾느라 부산스러운 모습이다. 인조미끼인 루어를 얼음구멍 아래 바닥까지 가라앉힌 다음, 위 아래로 들었다 놨다 하면서 산천어를 유혹하는 것이 얼음낚시 요령이다. 산천어의 유영층인 바닥위 10∼50㎝사이를 집중공략하는 것이 포인트. 오전 9∼11시와, 오후 3∼5시 사이에 하류쪽이나 낚시터 펜스주변에서 낚시를 하면 마릿수 조과를 얻을 수 있다. 루어낚시는 앉아서 구멍만 바라보는 얼음낚시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조과도 나은 편. 하지만 낚싯대와 릴 등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맨손잡기는 10m짜리 원형수조 속에 풀어 놓은 산천어를 제한시간 5분동안 맨손으로 잡는 행사.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는 주최측에서 제공한다. 세 행사 모두 주말엔 1만원, 평일엔 5000원씩 입장료를 받지만, 5000원은 농촌사랑나눔권으로 돌려준다. 이 상품권으로 행사장 주변의 향토웰빙촌에서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 먹거리 장터 축제 조직위가 운영하는 물빛누리 산천어부페(033-441-1010)에서는 다양한 산천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일품요리인 산천어회는 1㎏에 2만원, 구이는 한접시에 1만 2000원. 훈제는 1마리 1만 2000원이다. 이외에도 장터주변 50여개소의 음식점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 준비된 낚시, 두배로 즐겁다 화천천의 겨울바람은 동장군도 울고 갈 만큼 매섭다. 모자와 장갑, 두툼한 방한복은 필수. 방한효과가 좋은 스티로폼을 앉기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가져가는 것도 좋다. 낚싯대는 행사장 주변 낚시점에서 2000∼3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릴 낚싯대는 1만 5000원선. 미끼는 낚싯대에 달려 있다. 산천어알 등 생미끼를 사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조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잡은 산천어로 직접 회를 떠서 먹고 싶다면 상추 등의 야채와 초고추장, 회칼 등을 가져가야 한다. 행사장내 회센터에서 회를 떠주기도 하지만, 마리당 3000원(야채포함)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 산천어 축제장, 이렇게 가세요 서울에서 46번국도를 타고 춘천방향으로 가다, 강촌을 지나 5번국도로 갈아탄 후 직진하면 된다. 호평 등 남양주시를 우회하는 사능-답내간 신설 46번국도를 이용하면 기존 46번국도보다 30분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100번) 퇴계원IC에서 퇴계원방향으로 나와 47번국도→진관IC→383번 지방도 순으로 가면 신설 46번 국도와 연결된다. 임시개통 중이어서 군데군데 공사구간이 많으니 조심운전은 필수. 춘천∼화천간 5번국도는 주말이면 행락객들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가급적 평일이나 주말 이른 시간대를 이용하는 것이 혼잡을 피할 수 있다. ■ 머루와인으로 언몸 녹여요~ 쥐꼴래미(zicolaemi). 강원도 화천에서 시인으로, 또 귀농민으로 살아가는 박종수(62)씨가 생산하는 머루와인의 이름이다. 머루농장(033-442-1529)이 있는 산양리의 백암산 자락을 가리키는 지명이기도 하다. 격동의 70년대 후반에 권력에 항거하는 저항시를 쓰며,‘민족정신’이란 월간지를 내기도 했던 ‘시인’ 박씨가 ‘농민’으로 화천에 정착한 것은 1997년. 평소 “농민을 사랑하지 않는 사회는 병든 사회”라고 말해왔던 그가 이데올로기 때문에 버려진 땅, 화천을 주목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엔 ‘돈이 될’것 같아 닥나무를 재배해봤지만, 기후 때문인지 제대로 자라질 않아 손해만 봤다.1차산업과 2차산업을 병행할 수 있는 품종이 뭘까를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이 화천 같은 고랭지에 적합한 머루. 당도나 영양가 면에서 포도보다 뛰어나, 와인으로 만들면 수익성이 있어 보였다. 우리라고 ‘불란서’처럼 좋은 와인을 생산해내지 못하란 법은 없다는 오기도 생겼다. 박씨는 “쥐꼴래미 와인의 가장 큰 장점은 머루에 농약을 단 한방울도 치지 않고, 미생물을 이용해 재배한다는 거죠.”라고 하면서 “발효과정에서도 직접 배양한 효모만을 사용한다.”며 친환경적인 제품임을 강조했다. 3년의 숙성과정을 거쳐 연 5000병 정도가 생산되는데, 전국적으로 공급하기엔 절대부족한 수량. 가격도 병당 2만 5000원으로 싸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작년엔 주문이 밀려,80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단다. 명실상부한 중농으로 변화한 셈이다. 상래당(想來堂). 박씨가 모든 걸 버리고 숨어살고 싶다는 의미로 지은 머루농장의 당호지만,‘쥐꼴래미’와 함께 다시금 세상 밖으로 ‘등단’할 날이 멀지 않은 듯했다. ■ 춘천은 빙어축제가 한창이래요 동지(冬至)무렵에 나타나 입춘(立春) 즈음이면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물고기.‘호수의 요정’빙어(氷魚)가 요즘 제철을 만났다. 겨우 손가락만한 크기지만, 빙어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듬뿍 받는 물고기도 드물다. 맛도 좋으려니와, 남녀노소 어렵지않게 잡을 수 있는 것도 ‘식지 않는 인기’의 비결. 춘천에서 화천에 이르는 북한강변은 숫제 빙어 낚시터로 착각될 정도다. 주말이면 빙어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파시’를 이룬다. 바다 빙어과에 속하는 빙어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동면하는 겨울철에 모습을 드러내는 냉수성 어종.2∼3월초에 단 한번의 산란을 마치고 죽는 단년어로 알려져 있다. 간혹 2∼3년을 사는 놈들도 있다. 해마다 빙어축제 행사를 벌이는 강원도 인제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나흘간의 축제기간 동안 무려 70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금년에는 75만명 정도가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호수의 요정’빙어의 국민적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간단한 장비로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빙어 낚시의 가장 큰 매력.2000∼3000원 정도의 견지 낚싯대와 2000원짜리 구더기미끼 한통이면 온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의 빙어를 잡을 수 있다. 어린이들도 요령만 가르쳐주면 곧잘 잡아낸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얼음판 위에서 썰매를 타며 뛰노는 것만큼 즐거운 놀이가 또 있을까. 지난 11일 가족들과 함께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북한강변을 찾은 이하림(10·서울 은평구)양은 “이렇게 넓은 얼음판은 처음 봤어요. 빙어를 잡는 것도 재밌었지만, 썰매를 타고 놀 때가 신나고 즐거웠어요.”라며 ‘썰매예찬론’을 폈다. # 어디로 갈까 빙어 낚시터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춘천호와 소양호 등이 우선 떠오른다. 춘천호에서는 제1회 오월리 빙어축제 한마당 행사가 열리고 있는 오월리와 원평리, 신포리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대부분 승용차로 서울에서 2시간이내의 거리에 있어 서울, 경기지역의 출조객들이 많이 찾는다. 소양호에서는 인제군 남면 부평리 신남선착장이 대표적이다. 해마다 이곳에서 빙어축제가 열릴 만큼 빙어자원이 풍부하다. 갈수기인 겨울철에 이곳까지만 물이 차, 마치 빙어를 몰아넣는 형국이 된다는 것이 인근 낚시점 주인의 설명이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남전대교 부근도 일급 빙어 낚시터. 경기도권에서는 강화도가 제일이다. 춘천호 등과는 달리, 대부분의 빙어낚시터가 5000원정도의 입어료를 받고 있다. # 많이 잡고 싶다면 의암호변에서 에이스마트(033-244-9438)낚시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대식(43)씨는 첫째, 빙어를 많이 잡아 놓은 사람 옆자리에서 할 것. 둘째,3∼5초에 한번씩 살짝 챔질을 해줄 것. 셋째, 빙어의 입질이 집중되는 아침시간대, 특히 동틀 무렵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시간대를 놓치지 말 것 등을 주문했다. 채비를 물밑바닥에서 10㎝정도 띄운 다음 고패질을 해주는 것도 마릿수 조과의 비결. # 미끼는? 단연 구더기가 최고다. 구더기하면 흔히 ‘해우소’를 연상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양식업자들이 어류의 몸속에서 양식을 한다고. 빙어의 입이 작기 때문에 한마리꿰기가 원칙이다. 바늘끝이 꼬리쪽 껍질에 살짝 걸치도록 꿰는 것이 좋다. 구더기가 든 미끼통의 뚜껑을 연 채 얼음판위에 놓으면 동사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 어떻게 먹을까 빙어낚시의 재미는 먹는 맛. 구태여 미식가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빙어를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은 가히 일품이랄 수 있다. 소주 한잔이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 차마 산 것을 통째로 먹지 못하겠다는 이들은 소금구이나 고추장구이가 좋다. 튀김가루를 발라 식용유에 튀겨낸 빙어튀김도 일미. 김에 싸서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 향수어린 애니메이션 박물관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나, 만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춘천시 서면의 애니메이션박물관(animation.com)에 들러볼 만하다.1976년작 ‘로보트 태권V´부터 2002년작 ‘마리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북한관, 일본관 등 국제관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일본관에는 ‘은하철도 999’와 같은 오래된 만화영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아내기도 한다.3D입체 영화관에서는 15분짜리 ‘둘리의 나무속 환상여행’이란 입체영화를 볼 수 있다. 입장료와 별도로 1000원을 내야 한다. 이밖에도 ‘공포의 스튜디오’와 ‘핀스크린 체험기’ 등,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 만한 체험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주변 풍광이 수려하다는 것도 이 박물관의 자랑. 건물밖으로 나서면 소양2대교와 얼어붙은 의암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동절기(11월∼2월)엔 아침 10시에 개관해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일.46번국도에서 화천방향 5번국도로 갈아타고 20㎞정도 가면 나온다. 문의 033-243-3112,3266. 글 사진 춘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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