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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결렬되면 10년간 협력관계 차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결렬되면 앞으로 10년간 한·미 동맹의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과의 어떠한 협력관계도 진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FTA 그 자체로는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보장하지 않으며, 서비스 분야에서의 시장개방을 진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정부측 지적도 잇따랐다.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한·미 FTA 모험인가, 기회인가’라는 월례토론회에서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미 FTA는 경제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논의돼야지, 반미나 대미종속 등 이념논쟁이나 정치적 이슈로 흘러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협상 시한과 관련,“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연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은 연장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권한의 종료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한·미 FTA 추진은 (참여정부가)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것과 같아 혼란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의 시장개방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농업의 구조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잘못된 피해보상 대책은 농업의 진로를 그릇되게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투기자본의 폐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감시·감독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적절한 ‘방화벽’을 구축한다는 전제 아래 국내 산업자본과 금융을 분리하는 정책기조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고용의 70%를 넘지만 국민소득의 55%밖에 안되는 한국 서비스산업의 비생산성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개방과 경쟁만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미국이 교육·의료 등 사회서비스업 분야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의 개방을 요구해 올지는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많이 요구하지 않아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진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FTA는 개방과 경쟁을 하기 위한 필요한 수단일 뿐,FTA를 체결한다고 취업시장이 좋아지거나 성장과 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의료서비스와 관련,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20%에 대한 개방은 감당할 수 있지만 미국이 의료시장 개방을 적극 요구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피해를 보는 집단이 있게 마련이므로 정부는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지원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면서 “부처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부처간 정책조정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로버트 김 희망메시지] “대한민국 맞습니까”

    [로버트 김 희망메시지] “대한민국 맞습니까”

    요즈음 이곳에서 “대한민국 맞습니까.”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왜 이런 말을 듣게 되는가도 알 것 같습니다. 참으로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 매우 우려됩니다. 조국을 사랑하는 교포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어 몇 자 적어봅니다. 대한민국은 그냥 생긴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 선배들이 피땀 흘려 이룩하고, 목숨 바쳐 지켜 온 나라입니다. 그리고 유엔 회원국 16개국이 수많은 젊은이들을 파병해 남한의 적화를 막아 주었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희생이 없었으면 우리는 지금의 북한 형제자매들처럼 헐벗고 굶주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총살 당했거나 정치수용소 신세를 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이렇게 고귀한 희생하에 지켜져 왔습니다. 그런데 남한정부는 이러한 희생을 유발한 그들과 더 가까이 하려고 현금과 물자를 조건 없이 갖다 주기만 하는 것 같아 국민의 세금을 이렇게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북한은 남한이 그들의 돈주머니 관리자인 양 옷을 보내라, 구두를 보내라, 비료를 보내라라는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하고 있으니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안 갑니다. 이뿐 아닙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무역을 하기 위해 철도를 보수하는데 왜 남한이 세금을 써가면서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지금 117만명의 육해공군을 전진배치해서 남한을 침공하기 위해 항시 전쟁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 전체 경제의 70%를 군사비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한은 반공법을 폐지하자고 하니 이상한 것 아닙니까. 그들은 노동당 규약에 아직도 한반도 공산화를 그들의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한 번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으며, 그들은 남한을 주적이라고 하고 있는데 남한은 북한이 더 이상 주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남한의 젊은이들이 몇 년씩 귀한 시간을 완전히 희생해 가면서 조국을 위해 군복무를 하는데 주적 없는 군복무가 무슨 뜻이 있겠습니까. 그들에게 무슨 정신무장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해보는 것입니까. 또 납북자를 납북자라고 부르지 말라고 억지를 부리니 그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말까지 바꿔야 합니까. 최근 서울에서 막을 내린 ‘요덕 스토리’ 연극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참상을 고발하려는 문화행사를 정부가 저지하려는 것도 이상합니다. 금강산이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나왔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조물주가 공짜로 준 금강산을 상품화해서 돈을 벌고 있으니 이 또한 이해가 안 갑니다. 나아가 남한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으로 입장료를 대신 내 주고 있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 아닙니까. 이곳에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세계가 보는 관점을 여과 없이 듣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탈북자들을 미국에서 받을 수 있도록 미 의회가 가결했다니 무슨 창피입니까. 그리고 유엔에서 북한 인권을 논하자고 하는데 우리가 앞장서서 주도해도 힘들 터인데 기권했다니 이럴 수가 있는 것입니까. 북한에서 위폐가 만들어져 나온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우리나라는 이를 수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히려 증거를 대라고 하니 남한이 북한의 보호자가 된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우리나라가 대한민국 맞습니까.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반미를 부르짖으면서도 동경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니 그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교수를 감금하고 농성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장래를 맡겨야 한다니 두려워집니다. 모든 젊은이들이 다 그렇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국에서 희망찬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 [커리어 우먼] 김지희 보잉코리아 상무

    [커리어 우먼] 김지희 보잉코리아 상무

    세계 최대 항공·군수업체인 보잉은 지난 2003년 10월 한국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책임질 임원(상무)으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에서 일하던 한 여성을 뽑았다. 주인공은 11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교포로 당시 나이는 26살에 불과했다. ‘다국적 군수업체의 20대 여성 상무’라는 타이틀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김지희(29) 상무는 “제발 그런 호기심은 버려 달라.”며 손사래를 쳤다. “실례지만 몇 살이에요?내 딸이랑 비슷하네. 보잉은 여자한테 관대하네. 젊은 여성이 빨리 출세했네….”김 상무는 줄곧 이런 호기심에 시달려(?) 왔다. 더욱이 군수업체 특성상 나이 지긋한 전·현직 군인들과 공무원, 군사 담당 기자 등 대부분 남자들을 접촉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3년간 함께 근무하는 보잉의 동료들로부터는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유독 한국 남자들만 내 나이와 직급, 성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경험이 자산입니다.” 김 상무는 나이에 비해 경험이 다양하다.1998년 미 매사추세츠주의 여자대학인 스미스칼리지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직장을 네 차례나 바꿨다. 직장이 싫거나 적응하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의 ‘동기 부여’가 약해졌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옮겼다. ‘이직 예찬론’자인 김 상무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직장에 헌신한 뒤 자신의 요구조건을 내세웠을 때 조직이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떠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뜨기 전에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주도면밀한 시장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고등학교 때 나중에 성인이 돼서 자신의 직업이 되지 않을 법한 일은 학창시절에 다 해보기로 결심했다. 방학을 이용해 기술학교에 이중 취학(?)을 하기도 했다. 호텔 주방에서 하루종일 계란을 깼으며, 대학 시절에는 미 하원 의원실에서 허드렛일을 했다.LA타임스 학생 기자로 활약하며 언론의 시스템도 배웠다. 그녀는 “호텔 요리사는 물론 의원실에 있을 때 알게 된 보좌관들과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면서 “호텔에서의 경험은 고위층을 의전할 때, 보좌관들과의 친분은 미국 정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에 미쳐 봅시다.” 김 상무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다국적 기업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회를 열어 놓았다. 또 보잉의 특성상 본사 고위층에는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들이 많은데, 이들을 초청해 과학고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한국 대학생들의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고….’로 시작된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보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잉에 한국의 정서를 이해시키는 것도 김 상무의 몫이다. 그녀는 보잉에 입사한 뒤 가장 먼저 국회도서관을 찾아 한국 언론에 비친 보잉의 모습을 낱낱이 분석했다. 본사에 ‘한국의 반미 정서를 더 이해해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서도 제출했다. 한국 사회를 균형잡힌 시각에서 보기 위해 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저널을 탐독한다. 인터뷰 중에 세계 각국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과 휴대전화로 회의를 할 정도로 바쁜 모습이었다.10년 후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상무는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진솔하고,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글 이창구 사진 도준석기자 window2@seoul.co.kr ■ 김지희 상무는 ▲1977년 서울 출생 ▲88년 미국으로 이민 ▲98년 미 매사추세츠주 스미스칼리지 졸업(경제학) ▲99년 인터넷 벤처인큐베이터 아이디어랩 입사 ▲2000년 한솔텔레콤 IDC 사업부장 ▲02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정 책연구부장 ▲03∼05년 인천시경제특구 투자자문 위원 ▲03∼현재 보잉코리아 상무(커뮤니케이션스 디렉터), 암참 미디어 엔터테 인먼트위원회 공동위원장
  • [사설] 오염복구 요구가 동맹 저해할 일인가

    미 정부가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 복구 협상과 관련, 최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성 서한을 보내왔다고 한다. 심지어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 지상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0일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한·미 동맹에 저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오염처리 방안을 한국이 청와대의 반대로 번복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어리둥절할 뿐이다. 양국간 합의 내용은 무엇이며, 청와대가 무엇을 반대했다는 것인지, 설령 양측이 이를 놓고 갈등을 빚을지언정 지상군 철수 운운하는 것이 과연 동맹국이라는 미국이 취할 태도인지 마냥 당혹스럽다. 전국 62개 반환예정 미군기지의 오염 복구 비용을 놓고 양국이 진통을 겪고 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비용만 5000억원을 웃돈다니 중차대한 현안임에 틀림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만 부담하겠다며 대부분의 복구 비용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하수 오염만 부담하고 토양오염은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지하수도 전체를 파내 제거해야 한다는 우리 요구와 달리 파이프로 기름띠만 제거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태도는 자국 내 오염 처리와도 현저한 차이가 난다. 지난 10년간 30조원을 투입,3958개 기지의 오염을 말끔히 처리했던 미국이 우리에겐 비용 대부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맹이 훼손될 수 있다는 엄포가 비록 협상용이라고 해도 동맹국으로서 취할 태도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이중적 태도야말로 한국 내 반미정서를 부추김으로써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저해할 요인임을 미국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 “美정책 비난해도 조용히 지켜보라”

    “美정책 비난해도 조용히 지켜보라”

    미 재계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해외 출장자들의 매너를 개선하자는 ‘어글리 아메리칸 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기업의 위상 제고를 위한 비영리 단체인 ‘외교적 행동을 위한 비즈니스(BDA)’가 미국 비즈니스 여행자협회(NBTA)의 지원 아래 벌이고 있는 이 운동은 해외로 나가는 대기업 임직원에 대한 소양 교육을 통해 이들이 추한 미국인으로 비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BDA는 16가지 주의점을 담은 ‘월드 시티즌 가이드’를 해외 출장자에게 배포할 계획이며 가을에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배포될 이 안내문은 오만하고 거만한 미국인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구사하도록 준비할 것과 미국의 국력과 힘을 과시하지 말 것, 거만한 모습을 보이거나 말이나 행동을 빨리 하지 말 것 등을 권하고 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일본에서는 상대방의 눈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지 말 것, 그리스에서는 잘 가라는 뜻의 손을 흔드는 동작이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현재 이 운동에는 아메리칸 항공 등 4개 업체가 이미 동참을 약속했으며 BDA이사회에 참여하는 엑손모빌과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널드 등을 비롯,20여개 대기업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운동을 이끌고 있는 키스 라인하르트 DDB월드와이드 명예회장은 9·11 이후 미국의 이미지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해 세계 130개국에서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 대표적인 미국인의 이미지로 일방적이고 이기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 이번 운동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4년 설립된 BDA는 지난해 해외로 나가는 대학생들에게 해외에서 주의 사항을 담은 소형 안내 책자 20만부를 무료 배포했으며 ‘월드 시티즌 가이드’를 모든 출국자에게 배포하고 국무부 웹사이트에도 올려 놓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해 동안 해외여행을 하는 미국인은 6000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이란 핵시설 핵공격 계획”

    미국이 이란 핵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뉴요커 최신호(7일자)가 보도했다. 탐사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시(69)는 미 국방부 및 정보기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권 교체’이며 이를 위해선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제2의 히틀러”로 부르며 그가 핵무기를 보유해 세계대전을 일으킬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은 이미 이란의 공격 목표들을 비밀리에 조사하고 있으며 백악관에 보고했을 뿐 아니라 의회 지도자들도 이란 공습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고 허시 기자는 전했다. 이 계획은 테헤란에서 320㎞ 떨어진 나탄즈의 원심분리기 공장에 B61-11과 같은 지하요새 파괴용(벙커 버스터)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존의 장거리 B2폭격기나 잠수함 미사일로는 지하 핵시설을 효과적으로 파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엄청난 화를 입은 이란의 부족사회가 들고 일어나 아마디네자드 정부에 타격을 가할 것이란 계산이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활동을 자극해 전세계 반미 테러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일부 고위 장성들은 핵무기 사용에 결사 반대하며 사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허시 기자는 베트남전때 미군의 밀라이 학살사건을 보도해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를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 도착해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이스파한의 우라늄 변환공장을 방문한다.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권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제재 수위를 높여나갈 태세여서 긴장이 더해가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페루 좌파돌풍 월가벽에 좌절?

    “월스트리트를 넘어라.” ‘여풍(女風)’과 ‘좌풍(左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페루 대통령 선거가 결국 자원 국유화를 추진하는 급진 민족주의 세력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좌파 올란타 우말라 후보는 과거 군 지휘관 경력과 포퓰리스트적 정치 스타일 등으로 미국과 서방언론에 의해 ‘제2의 우고 차베스’로 꼽히고 있는 인물. 선거운동 기간에 기업의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 에너지·광산업 분야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농민과 빈민층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월가 “우말라 집권땐 경제재앙” 미국 정부는 이런 우말라의 선전이 ‘눈엣가시’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등 반미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는 아예 우말라 낙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우말라가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달부터 투자자들에게 페루 채권 매각을 권고하고 있다.S&P도 페루의 정치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불안을 부채질했다. HSBC증권은 나아가 페루 채권에 대한 평가등급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JP모건이 발표하는 페루 국채의 이머징마켓 지수도 지난달 2.48% 떨어졌다. 이는 결국 페루 증시에 영향을 미쳐 지난달 20일 종합주가지수가 4%나 폭락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월가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지들도 우말라 집권이 가져올 ‘경제적 재앙’을 경고하며 거들고 나섰다. 월가 자본들이 페루에 집착하는 것은 석유, 가스, 아연 등 페루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17개 외국회사가 페루 정부와 채굴계약을 맺고 있으며 페루 광산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2005년에만 10억달러에 달했다.●결선투표 갈듯…부동층 30%가 변수 투표일(현지시간 9일)을 1주일 남짓 앞두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말라 후보의 지지율은 31%로 2위인 여성 후보 루르데스 플로레스와의 차이는 4%포인트. 지난달 33%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한풀 꺾였다. 문제는 지지율이 당선에 필요한 50%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이다. 결국 당선자는 다음달 7일 우말라 대 플로레스 간 결선투표를 통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를 상정한 여론조사에서는 플로레스가 55%의 지지를 얻어 45%에 그친 우말라를 물리치는 것으로 나왔다. 변수는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거대한 부동층이다. 일부에선 페루 여론조사의 맹점을 들어 우말라 후보의 당선을 높게 본다.BBC 방송은 “페루는 교통과 통신망이 취약해 농촌지역 여론이 조사에 반영되기 힘들다.”면서 “각 후보의 지지기반을 감안할 때 실제 투표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우말라 후보”라고 전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특권·차별 불균형 초래” “빈곤 상위층 탓은 정략”

    “양극화는 정치적 의도를 담은 슬로건인가, 아니면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가.”“개발독재식 산업화를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민주화 운동에 비중을 둬야 하는가.” “대북포용 정책은 지속돼야 하는가.”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 전 총리)은 29일 코엑스에서 ‘한국 사회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를 놓고 보수·진보 진영간 대토론회를 열었다.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에선 박효종·전상인 서울대 교수가,‘지속가능한 진보’를 표방하는 ‘좋은정책포럼’에선 임혁백 고려대·김형기 경북대 교수가 나와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양극화 문제의 해법은 전상인 교수는 “선진국형 복지는 소득격차 축소나 현금소득 재분배가 아니라 국민이 공유하는 공공재의 충분한 공급에서 비롯된다.”면서 “빈곤층의 증가나 중산층의 몰락, 빈곤의 고착이라는 개념 대신 양극화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전 교수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빈곤층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양극화의 해법인데도 상위계층 때문에 양극화가 빚어진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고 건전한 발전을 해치는 정략적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임혁백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압축적 근대화는 사회적 불균형과 특권, 차별, 배제 등의 갈등구조를 형성했고 최근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양극화와 빈곤화를 불러 사회갈등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따라서 사회통합을 위해 비용과 이익의 공평한 분배, 사회적 약자와 소외세력에 대한 우선적 배려, 특권과 차별의 제거로 사회적 불균형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지속 발전을 위한 대안은 박효종 교수는 “386 진보주의자들은 민주화 실적에 심취, 개발독재 등 ‘부끄러운 역사’를 부정할지 모르지만 민주화는 건국과 산업화의 열매라는 점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세력이 소홀히 하는 점은 자유주의라고 전제한 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를 지향한다면 자유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기 교수는 “개발독재 모델은 이미 생명력을 다했으며 신자유주의는 단기적으로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일지 모르나 경제 불안정을 증폭시키고 사회를 분열시켜 지속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이어 지속가능한 진보노선에 따른 혁신형 동반성장 체제와 스칸디나비아식의 새로운 복지모델 구축을 제시하면서 지식·지방·여성·중소기업·부품소재산업·서비스업 등 6가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았다.●한·미동맹과 대북정책의 방향은 남덕우 전 총리는 “대통령은 북한에 강경하고 친미적인데 참모들이 친북적이고 반미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아랫사람을 기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박효종 교수는 “한·미 관계를 자주냐 의존이냐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볼 게 아니라 기존 한·미동맹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反美는 미친 짓”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반미주의가 높아지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호주를 방문 중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7일 말했다.블레어 총리는 이날 호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나는)모든 일에 대해서 항상 미국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과 전세계 정치권 일각에서 불고 있는 반미주의는 장기적인 이익에 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블레어 총리는 또 “민주주의와 정의 등 전세계적인 가치를 지키려면 글로벌 동맹이 형성되어야 하며 이는 미국과 동맹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반미주의가 존재하지만 미국은 ‘고립’이 아닌 ‘개입’ 정책을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더 많은 문제에서 미국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총련등 70명 브뤼셀 원정시위

    |브뤼셀 함혜리특파원|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주관하는 제3차 북한 인권국제대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한총련과 통일연대가 연합한 한반도 평화원정시위대가 브뤼셀에서 규탄집회를 여는 등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의장을 단장으로 한 원정대는 이날 브뤼셀 시내 실켄벨레몽 호텔에서 원정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을 패권 정책의 또다른 도구로 사용하는 미국을 강력 비난했다. ‘반미, 반 부시’ 구호로 시작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의장은 “미국은 적대적인 대북정책에 인권문제를 추가로 압박해 정권교체를 시도한다.”면서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 노력을 적대정책으로 훼손하는 미국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원정시위대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장수경 반미여성회 집행위원장은 “미국처럼 인권을 들먹인 나라도 없지만 미국만큼 인권 훼손에 앞장선 나라도 없다.”면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물리치기 위해 전 세계 민중이 하나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한국에서 자원한 원정대원 70여명이 ‘한국은 자주·평화를 원한다.’ ‘전쟁 중단, 살인 중단’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등 반미구호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통일원정대는 이날 기자회견 후 유럽의회를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또 브뤼셀 미디역과 부르스 지하철역 인근에서 유인물 배포 등 홍보전과 풍물공연 등 문화제도 펼쳤다. 22일 오후에는 브뤼셀 주재 미 대사관 앞 행진과 미군의 포로학대 퍼포먼스 등 반미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통일연대 한현수 정책위원장은 “북한인권에 관한 자극적인 정보들이 한반도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lotus@seoul.co.kr
  • [‘총성없는 전쟁’ 평택 미군기지터 르포] “세번째 강제이주…이젠 못나가” 긴장의 대추리

    [‘총성없는 전쟁’ 평택 미군기지터 르포] “세번째 강제이주…이젠 못나가” 긴장의 대추리

    휴일인 1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거리에는 ‘미군기지 확장이전 결사반대’‘평택은 평화를 원한다’ 등 흑색·적색으로 쓰인 플래카드와 깃발이 어지러이 내걸려 있다. 일부 집들은 대문에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집입니다. 국방부 우편물 수취거부, 감정평가 거부’라는 표지판을 붙였다. 밥맛 좋기로 유명한 평택쌀의 주산지로 평화로운 농촌마을이었다는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국방부가 미군기지 확장지역으로 선정한 이후 1년반 이상을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 지내온 평택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는 무거운 긴장 속에, 그렇게 봄을 맞고 있었다. “예전에는 내 땅에서 쫓겨나도 나라 없고 나라 약한 설움이라 여겼지만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어. 내 땅에서 농사짓다가 죽을 거야. 살아서는 절대로 못 나가지.” 확 트인 농토를 바라보는 토박이 정태화(71)씨의 주름진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더욱 짙어졌다. 소작과 머슴살이를 하며 한평생 고생해 농지를 1만 5000평으로 키우고 1남5녀를 길러낸 정씨는 이곳을 떠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서울 용산미군기지 이전으로 285만평에 이르는 기지 확장공사가 예정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2리 주민들의 강제 이주는 이번이 세번째다. 팽성읍 일대가 산지없이 평평하고 근처에 항만이 있어 천혜의 군사요충지의 입지를 갖고 있는 게 문제였다. 이곳 주민들은 처음에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일본군이 안정리·송화리 일대에 비행장을 건설할 때 강제로 대추리로 이주당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2년 10월에는 미군이 들이닥쳐 집과 농토, 학교와 산소를 깔아뭉개더니 얼마 후 K-6(캠프 험프리스)기지가 생겼다.150여가구는 초겨울 삭풍을 안고 다시 인근 마을로 쫓겨났다. 이 와중에 30여명이 얼어죽었다. ●한 세기에 세번 내몰린 주민들 하지만 정씨와 마을 사람들의 생명력은 질겼다. 개펄 위에 움집을 지어 주거지를 마련하고 소금기 가득하던 신 대추리 농토를 꾸준히 개간했다. 농한기에 인근 저수지에서 물보를 터 민물을 끌어온 뒤 땅의 소금기를 빼는 작업만 30여년 동안 이어갔다.2000평 가량 지어야 겨우 쌀 한가마니 내뱉던 소금땅은 요즘 50가마니의 기름진 쌀을 만들어내는 옥토로 변했다. 미질이 뛰어나 시중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평택쌀’이 이곳 산이다. 주민 대표 김명오(58)씨는 “대추리 농지는 쌀 수확량만 따져도 평택시민들이 6개월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비옥한 토지”라며 “미군들을 위해서는 땅 한 평도 내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옥토로 만들어 놓은 땅인데….” 1959년 경남 합천군에서 개펄 개간작업이 한창이던 도두2리로 홀어머니 손을 이끌고 이사온 정현대(64)씨도 마찬가지다. 정씨 역시 이곳에서 소작농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삶을 이어왔다.79년 한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사현장으로 가서 번 돈으로 80년대초 7500평 가량의 농토를 간신히 손에 넣었다. 이곳으로 집을 옮겨 1년 넘게 살고 있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 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는 “대추리 주민들의 상황은 미군 사격장이 있었던 화성 매향리 주민보다 더 처절하다. 매향리는 폭격장 고통 속에 살아왔지만 재산을 빼앗기지는 않았으나 대추리 주민들은 삶을 송두리째 뽑히고 있다.”고 했다.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대책위원회 김택균(42) 사무국장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난해와 똑같이 농사를 지으며 평화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농민들에게 최고의 투쟁 방법은 몽둥이를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논을 갈고 모를 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73만평 매수 거부 이유는 국방부가 2004년 7월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역으로 택한 곳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도두2리 285만평과 서탄면 금각2리 64만평 등 모두 349만평이다. 서탄면 64만평은 원래 미 공군의 비행기 이착륙지역으로 소음공해가 심해 주민들은 일찌감치 협의매수를 끝내고 이주했다. 하지만 대추리·도두2리는 전체 285만평 중 73만 8000평 가량이 아직 매수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이 땅을 법원 공탁에 걸어뒀다. 대립의 가장 큰 이유는 보상금이다. 국방부는 시가에 준하는 평당 15만∼18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마련해 두고 있다. 국방부 미군기지이전 부지확보실 관계자는 “보상금이 적다는 주민 요구로 최근 토지감정을 했지만 보상금보다 감정가가 적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의 얘기는 다르다. 한 주민은 “인근 농지가 이미 미군기지 확장을 이유로 땅값이 평당 30만원 이상 뛰어 보상금으로 같은 땅을 사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이주단지도 쟁점이다. 국방부와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초 충남 서산간척지의 현대건설 보유 농지 150만평에 대체농지를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옮길 것을 권유했다. 국무총리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 전금배 사무관은 “농지는 10년 전부터 쌀농사를 지어왔던 땅으로 지난해 농민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보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일부 주민들이 86만평 가량을 분양받아 이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척지를 둘러본 주민들은 고개를 저었다. 서산간척지에 갔다 왔다는 주민은 “이주단지는 역시 개펄로 소금 땅이기 때문에 농지로 개간하려면 또다시 수십년이 걸린다. 농군이 갈 땅이 못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달 말 한·미 공동 측량작업에, 오는 10월에는 기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완강하다. 주민들은 일단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흙갈기와 못자리 준비 작업을 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2004년 9월1일부터 자발적으로 시작한 촛불집회 600일을 맞이하는 대규모 집회도 연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평택 사태 일지 평화롭던 평택 땅에 미군기지 이전 회오리가 찾아온 것은 2004년 7월이었다. 국방부는 용산·동두천 미군기지를 없애고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2리 및 서탄면 일대에 이전확장 기지를 짓기로 미군과 합의했다. 대추리·도두2리 주민들은 곧바로 팽성읍 이장 모임과 청년회, 부녀회 등 14개 단체를 모아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그해 9월1일부터 대추초등학교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국방부와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초 충남 아산의 현대아산 소속 간척지 150만평을 불하받아 이주단지를 마련했고 6월부터 주민들과 토지 협의매수에 들어갔다. 올 1월 국방부는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 및 잔류 땅 법원 공탁을 완료했다. 반면 주민들은 관련협정들이 위헌이라며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달 23일 헌소에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달 15일에는 국방부가 용역업체 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농로 폐쇄 작업을 하다 주민, 시민단체 회원 수백명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박래군씨 등 2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고 평택 출신 가수 정태춘씨 등 38명이 불구속 입건됐다.17일부터는 주민들이 논갈이 투쟁에 나섰다. 지금까지 대추리에서는 144가구 중 70가구, 도두2리에서는 67가구 중 30가구 가량이 정부와 협의매수를 마쳤다. 나머지 110여가구는 끝까지 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보상금 3000만~5000만원… 어떻게 사나” “안보가 중요하다고 주민들을 이런 식으로 내쫓아서는 안됩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윤용배(41)씨는 20일 “대추리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와 우리 모두 함께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주민들이 받는 보상금은 3000만∼5000만원에 불과한데 평생 농사만 짓던 농민들이 이 돈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결국 도시빈민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그는 평당 10만∼20여만원하던 주변 땅값이 엄청나게 올라 대추리 주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서산 간척지와의 대토를 유도하고 있으나 농토만 있고 집이 없는 데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이런 미봉책으로는 주민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간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도 기지확장 이전 반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윤씨는 “한반도 전쟁억제라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바뀌고 있는 마당에 미군기지를 확장하려는 것은 중국과 타이완 등 분쟁지역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는 미군 철수가 아니라 기지 확장반대”라며 반미운동이나 이념문제로 왜곡되는 것을 경계했다. 윤씨는 “앞으로 대추리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며 “나이 드신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나도 큰 일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세계는 ‘실탄’ 없는 에너지전쟁중] 한국 유전투자 日의 15분의 1… 공공투자는 28배差

    [세계는 ‘실탄’ 없는 에너지전쟁중] 한국 유전투자 日의 15분의 1… 공공투자는 28배差

    한국의 지난 1월 원유 도입액은 지난해 같은달(23억 8100만달러)보다 무려 74.5%나 증가한 41억 9600만달러였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의 41억 6500만달러를 뛰어 넘었다.2월 역시 44억 8100만달러로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이같은 고유가 여파로 1∼2월 무역수지 흑자는 8억 8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 50억 800만달러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말 그대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지난 16∼17일 3년 만에 개최된 해외 주재 상무관 회의에서도 에너지·자원 확보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서울신문은 러시아·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자원부국 상무관과 중국·일본·인도 등 자원 확보에 여념이 없는 국가 상무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좌담회’를 갖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전쟁 현황과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 봤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최근 주요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수요-공급이 불균형을 이룬데다 에너지 자원이 중동, 러시아 등 지역적으로 편재되고, 이를 둘러싸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특히 미국의 대 중동 영향력 확대와 중국의 사활을 건 에너지 확보 노력이 최근의 고유가와 맞물려 자원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군사력도 하나의 수단으로 동원될 소지가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원유 확보와 중국 견제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중국-일본간에도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결정 문제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분쟁 등 자원확보 경쟁이 뜨겁다. ●김동선 주 중국 상무관 2000∼2005년 중국경제는 연평균 9% 성장했고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11%에 이르렀다. 중국도 석유 생산국이지만 워낙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지난해 수입의존도가 42.9%나 된다. 때문에 외교력과 경제력을 총동원해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년 초 외교부장이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있고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도 이미 아프리카를 순방한데 이어 올해도 후진타오 주석이 아프리카 10개국을 돌아볼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미국의 정유사 유노칼을 인수하려 했지만 미 정부의 제재로 실패한 이후 반미 성향인 아프리카 수단, 남미 베네수엘라, 이라크·이란, 인도·카자흐스탄 등과 활발한 에너지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8100억달러에서 올해 1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해외 자원 투자도 무섭다.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유전 투자(2004년)는 72억달러로 한국석유공사(6억 6000만달러)의 11배나 된다. 확보한 매장량도 109억배럴로 석유공사(7억배럴)의 15배가 넘는다. ●서석숭 주 일본 상무관 일본은 세계 2위 석유수입국으로 수입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동 의존도가 88%나 되는 등 우리와 유사한 구조다. 다만 석유비축량이 153일치나 되고 에너지소비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최근 국제유가 인상 등에 대한 절박함이 우리보다는 덜한 편이다. 배럴당 80달러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석유의 중동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할린 석유·가스개발 프로젝트, 카자흐스탄·카스피해 유전 지분매입 등 해외 유전 탐사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 아자데간 유전 투자를 감행했는데 고이즈미 정부의 친미성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군사안보는 미국의 힘으로 해결되지만 에너지자원은 직접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2000년까지 일본이 해외 유전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501억달러로 한국(32억달러)의 15배가 넘었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의 투자는 200억달러로 한국(7억 2000만달러)의 28배나 됐다. ●이병철 주 인도 상무관 인도는 이제 완전한 고도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간 8% 이상 경제성장이 확실시된다. 당연히 에너지 소비도 늘어 인도의 석유 수입의존도는 2004년 70%에서 2030년이면 94%로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자국내 미개발 유전을 적극 탐사하기 위해 72개 광구를 국내외 업체에 분양했다. 해외 투자도 활발한데 국영 석유회사인 ONGC는 이란·이라크·러시아·수단 등 10개국의 탐사·생산 사업에 참여했다. 또 다른 석유회사인 IOC는 LNG구매와 유전 투자를 더해 25년간 30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이란과 체결했다. 원자력에 대한 관심도 대단한데 9개의 원전을 건설중이다. ●오영호 실장 자원 확보에 목을 맨 국가들과 달리 러시아 등 자원 부국들은 에너지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등 에너지 자원을 국익 극대화를 위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유종주 주 러시아 상무관 중동의 불안으로 자원부국인 러시아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26%), 석유 매장량 6위(6.1%)다. 정부가 세계 최대 가스회사인 가즈프롬 지분 10.74%를 추가 매입해 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등 에너지 자원을 국유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핵무기로 세계를 지배했다면 이제 에너지 자원이 무기가 되는 셈이다. 올초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쪽에 편중돼 있던 에너지 공급과 송유·가스관을 아·태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2020년까지 약 1300억달러가 투입된다. 사할린 개발사업에는 일본에서도 자금을 대고 있다. ●염동관 주 브라질 상무관 국제 원자재난으로 외국기업의 남미 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12개국 가운데 8개국에 좌파정부가 출현 또는 수립될 예정이어서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볼리비아에서는 비록 실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외국기업을 국유화하겠다는 ‘섬뜩한’ 발언까지 나왔다. 반미성향이 강한데다 서방기업들이 자신들의 자원을 착취했다는 의식도 강하다. 중국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김동용 주 사우디아라비아 상무관 세계 원유 매장량의 60%, 가스매장량의 37%가 중동에 묻혀 있다. 중동국가들은 러시아나 남미와 달리 에너지를 무기화하기보다는 적정가격을 유지하면서 석유로 인한 국가 재정수입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요즘 들어 달라진 부분이라면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사우디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도, 중국과 손잡고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우디 초대 국왕이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유언으로 남길 정도이기 때문에 대미 관계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경제의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IT산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다. ●신동학 주 인도네시아 상무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석유의 1.8%를 생산하는 17대 산유국이자 아시아 유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지만 기존 유전의 노후화와 신규 유전 개발 부진으로 2004년 석유 순수입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눈에 띄는 에너지 정책은 지난해 10월 석유 소비자 가격을 2100루피아에서 4500루피아로 2배 이상 올려 버린 것이다. 그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석유 소비가격을 낮게 유지해 왔는데 이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자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앞으로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천연가스로 에너지원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원자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2016년 가동을 목표로 우리와 물밑에서 협상중이다. ●문승욱 주 캐나다 상무관 우리는 잘 모르지만 캐나다는 세계 9위 석유 생산국이자 사우디에 이어 2위 부존국이다. 천연가스 생산도 3위다. 다만 해외고객이 미국밖에 없기 때문에 ‘소문’이 안났을 뿐이다. 캐나다산 원유·가스가 미국 전체 소비의 15%를 차지한다. 캐나다 원유는 중동과 달리 오일샌드(아스팔트라 불리는 역청이 모래 등과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데 분리 비용이 배럴당 25달러나 돼 그동안 외면받았지만 고유가로 ‘몸값’이 크게 뛰었다. 내년쯤이면 캐나다 원유 생산의 절반을 오일샌드가 차지할 것이다. 캐나다가 에너지 수출의 100%를 미국에 의존하기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중국이 나타났다. 지난해 후진타오 주석이 방문해 오일샌드 개발을 합의했다. 캐나다 정부도 미국 방향으로만 뻗어 있던 송유관을 태평양 연안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영호 실장 에너지 확보와 함께 수요관리도 중요한데 각국의 에너지 절약 시책을 소개해 달라. ●김동선 상무관 중국은 현재 68%에 이르는 석탄화력 의존도를 줄이고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각 성에서 남발되던 화력발전소 건립을 중단시키는 등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대신 원전 31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2010년까지 단위 GDP당 에너지 소모량을 지난해 말 대비 20% 줄인다는 목표다. ●서석숭 상무관 일본은 승용차의 에너지 소비를 2010년까지 95년 대비 22.8% 낮춘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세제우대는 물론 보조금까지 주고 있다.2010년까지 태양광주택 100만가구를 보급하고 대체에너지 비율을 7%까지 높일 방침이다. ●오영호 실장 일본은 전기요금이 워낙 비싸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개발 욕구가 우리보다 강할 것이다. 한국은 1982년 한전이 공사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전기요금을 8차례 올렸고 11차례나 내려 요금 인상이 0.5%에 그쳤다. 대체에너지는 발전단가가 높기 때문에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필요한데 산업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유지했던 각종 에너지요금 지원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 에너지 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20년 이상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해 내년 상반기중 확정할 계획이다. 최근의 에너지 위기는 역으로 우리에게 기회일 수도 있다. 산유국들이 석유 가채 매장량이 고갈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져 산업 발전 욕구가 강하다. 조선,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우리의 강점을 적절히 활용하면 과거처럼 에너지를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 자원 부국들이 주로 구미 열강 식민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국 같은 강대국과의 자원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다. 물론 메이저급의 자원 개발 전문기업·전문인력 육성이나 막대한 규모의 자원개발 재원 마련 등은 시급한 과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암살 위험성’ 각국 지도자 7인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대니얼 바이만 교수가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에 암살 위험성이 높은 각국 지도자 7인을 선정해 게재했다. 누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암살할지까지 상세히 분석해 암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체첸에 대한 강경 정책으로 체첸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암살 표적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오지를 여행할 때 자살폭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이만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의 알 카에다 토벌에 적극 협조해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벌써 7차례 이슬람 지하드(성전) 요원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차량폭탄이나 자살폭탄, 또는 무샤라프 자신의 경호 측근에 암살될 위험이 지적됐다. 미국과 동맹을 맺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탈레반 잔당과 숙적 군벌들의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카르자이가 탄 차량이 저격당했다.2004년에는 헬리콥터가 탈레반이 쏜 로켓에 추락할 뻔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군부내 반대파나 구(舊)체제 인사에 암살될 가능성이 있다. 군중 속에서 갑자기 탄환이 날아오거나 등 뒤에서 누군가 방아쇠를 당길지 모른다. 어떤 경우든 반미 선봉장인 그가 암살되면 부시 행정부의 배후설이 제기될 게 뻔하다. 차베스가 암살되면 그는 영웅이 되고 더 급진적 성향의 좌파가 집권할 공산이 크다. 이라크의 시아파 성직자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도 알 카에다나 수니파의 암살 명단 맨 앞자리에 있다. 실용주의 노선에 반대하고 내전을 획책하는 저항세력들은 그의 동조자 여러 명을 이미 살해했다. 다른 시아파 분파의 손에 암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하드 소탕에 앞장서고 왕정을 현대화한 친미주의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 역시 알 카에다와 수니 극단주의자의 타깃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사마 빈 라덴.9·11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그는 서구사회 ‘공공의 적’이다. 미국의 대전차 미사일 ‘헬파이어(지옥불)’를 맞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의 죽음은 전세계 추종자들을 더 거칠게 만들 것이라고 바이만 교수는 경고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美·印 핵협정’ 美의회는 NO!

    미국과 인도의 핵 협력 협정이 미 의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양국간 핵협정이 효력을 얻으려면 핵사찰을 받지 않은 국가와는 핵협력을 금지한 법률을 의회가 개정하거나 예외를 인정해야 하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주 정부도 인도가 핵확산 방지 조약(NPT)에 서명하지 않으면 인도에 대한 우라늄 판매를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3일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함께 인도와의 핵협정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비덴 민주당 상원의원은 “정부는 인도와의 핵협정이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시켜 줘야만 한다.”면서 “미 안보가 위험해졌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측근은 “인도와의 협력은 북한이나 이란에 전례를 제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고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의회의 협력을 얻기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인도가 핵 에너지를 갖게 되면 지구의 에너지 위기와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휘발유 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제 중개회사인 피맷USA의 존 키더프 에너지 전문가는 “인도에 핵 노하우를 나눠준다고 해서 미국의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우라늄 보유국인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인도가 처음으로 국제적인 핵사찰을 허용했다.”면서 미국과 인도의 핵협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호주는 NPT에 서명하지 않은 국가에 우라늄 수출을 금지한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인도에 우라늄을 수출하면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에도 우라늄을 공급해야 한다는 문제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무역 협상을 위해 다음주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호주는 중국과 우라늄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호주 정부는 군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국에 재수출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곳곳에서는 반미시위가 벌어졌다. 인도 북부 러크나우에서는 부시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힌두교 대 이슬람교간의 충돌로 이어져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佛 긴 허니문 예고 왜?

    ‘프랑스와 미국이 밀월관계를 누릴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는?’ 뉴욕타임스(NYT)는 1일 불편한 관계였던 미·프랑스 두나라가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협력관계를 다져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밀월관계’를 누릴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프랑스는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등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심한 반목을 겪었던 두나라는 지난해 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관계를 회복한 뒤 끈끈한 관계로 발전하면서 국제정치적 지형을 바꿔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양국 관계개선 차원을 넘어 미국과 유럽간의 관계회복, 유럽의 친미정책으로의 복귀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NYT는 두나라가 지난해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의 철수, 이란 핵개발 등에서 긴밀한 협조관계를 과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겨냥,‘다극화 세계건설의 필요성’을 부르짖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주 인도 방문에서 이같은 표현을 자제했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다. 귀국 뒤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까지 해가면서 이란 핵개발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를 협의한 것도 진전된 관계를 보여준다. NYT가 ‘왜 두나라는 굳건한 동반자가 됐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밀월 관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를 제시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상에 따라 이들의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통 이해관계를 프랑스와 미국은 공유하게 됐다. 둘째, 이슬람 테러 위협이 더 커져가면서 미국과의 협력이 더 절실해졌다. 셋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취임 후 독일이 반미에서 대미 관계개선에 힘을 실으면서 독일과 유럽연합(EU)내 주도권 경쟁을 해 온 프랑스로서도 미국과의 관계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 넷째, 프랑스에서 EU 헌법비준이 부결되는 등 유럽통합 일정이 지연·표류하자 미국이란 대안을 생각하게 됐다. 다섯째, 프랑스도 ‘핵 선제공격가능’ 등 국가안보측면에서 미국과 유사한 정책을 쓰게 됐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에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국가에 핵무기 등 비 재래식 무기로 반격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여섯째, 제2기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동맹국과의 협력을 보다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독단에 대한 프랑스의 거부감이 줄고 관계개선의 여지를 넓히게 됐다. 일곱째, 시라크와 부시의 안보보좌관들이 친밀한 관계를 수립하면서 원활한 대화 통로를 갖게 됐다. 모리스 G 몽테뉴 프랑스 안보보좌관은 스테판 해들리 미 안보보좌관은 물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도 잘 통하는 관계다. 여덟째,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프랑스에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나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 같은 우파적인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등 사회적인 우경화 바람도 미국과의 유대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아홉째,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할 확대에 대해 프랑스가 묵인해주면서 미국의 대테러전쟁 확대를 용인한 것도 협력의 선례를 만들면서 관계 진전을 촉진시켰다. 열번째, 미국내에서 영화 등 프랑스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우호·협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만평시위’ 외국계기업 ‘정조준’

    파키스탄의 ‘마호메트 만평’ 시위가 반미(反美)·반 외국계 기업 정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아부그라이브의 포로 학대 사진 추가공개 여파로 이슬람권의 반서방 정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에서는 16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5만여명이 항의 시위에 나서는 등 폭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화형식을 가졌다. 시위대는 “예언자를 모독한 자들에게 신의 저주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동부의 물탄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날 카라치에 있는 미국계 은행인 시티뱅크와 독일 지멘스 대리점은 검은 천으로 회사 로고를 가리는 등 무슬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위를 주도한 이슬람정당 연합체 통일행동포럼(UAF)이 시위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폭력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파키스탄에서는 5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보이지 않은 손’이 배후에 있다며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등은 “불온세력이 시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15일 50억원대의 피해를 낳은 삼미대우의 버스터미널 방화 사건과 관련,365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 불똥이 덴마크 국가대표 축구팀에도 튀었다. 세계적인 유제품 업체인 아를라 푸드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친선경기 때까지 덴마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 부착된 자사 로고를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성인을 희화화한 만평을 게재한 신문이 폐간됐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시당국이 러시아 볼고그라드시(市) 일간지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남용한 책임을 물어 폐간 조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경찰은 만평 게재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신문은 지난 9일자에 마호메트·예수·모세·부처 등 4명의 성인이 TV를 보다가 2개의 종교집단이 싸우려고 하자 “우리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거늘…”이라는 만평을 실었다. 당시 만평에서 마호메트는 흉칙한 인상으로, 예수와 모세는 부랑인 차림을, 부처는 귀를 크게 그려 비난을 받았다.안동환기자·외신종합 sunstory@seoul.co.kr
  • “참여정부 색깔론 누명… 매카시도 웃을 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15일 오전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참여정부 3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참여정부를 겨냥했던 그간의 비판에 작심한 듯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실장은 먼저 “참여정부는 출범 초부터 경제위기론에 시달려 왔다.”고 전제,“하지만 경제정책에 관한 한 독한 마음을 먹고, 원칙을 지키고 버텨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좌파정권’,‘반미정권’,‘한미동맹파탄정권’,‘친북정권’ 등 소위 ‘변형된 색깔론’이 지난 3년 내내 참여정부에 덧씌워진 누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여정부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시작했다.”면서 “지하에 있는 ‘매카시’도 포복절도할 일”이라며 ‘색깔 낙인’에 쐐기를 박았다. 이 실장은 “참여정부는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규정,“그래서 실수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결정적인 실수(?)´는 일부 언론과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낡은 정치의 청산이라는 맥락”이라면서 “어느 때부터 일부 언론은 권력의 감시견도, 수호견도 아닌 쟁취견이 되려고 했다.”며 ‘일부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쇼트트랙/한종태 논설위원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맥’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정말 스릴 넘치는 경기다.111.12m의 랩을 초반엔 출전선수끼리 무리지어 돌다가 결승선을 몇바퀴 남겨놓고는 누구랄 것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추월 경쟁이 벌어진다. 바로 이때부터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그리고 결승선 통과 장면에선 환호와 탄식이 교차한다.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결승에서 김동성이 골인 직전 발을 쭉 내민 ‘칼날 결승선 통과’는 여전히 짜릿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물론 유달리 많은 반칙과 실격, 불공정한 심판 판정이 흥미를 반감시키지만…. 한국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다. 지금까지 한국이 거둔 메달 수가 21개라니 가히 세계 최강이다. 13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경기장에서 쇼트트랙 첫 금메달의 낭보가 전해졌다. 랩을 13바퀴 반을 도는 남자 1500m 결승에서 안현수와 이호석이 각각 1,2위를 차지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도 일약 6위로 도약했다. 남자 1500m 결승은 쇼트트랙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경기여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던 터였다. 아마도 경기 결과에 따라 남은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리라. 거기다 올림픽 직전까지도 파벌훈련이니, 선수촌 입촌거부 사태니 볼썽사나운 모습은 죄다 보여준 쇼트트랙 대표팀이었으니 첫 경기에 쏠리는 시선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으리라. 아직도 많은 국민은 4년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결승전의 울분과 악몽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김동성이 월등한 기량으로 한차례의 추월도 허용치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링크를 돌고 있는 순간, 심판진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을 보고 김동성에게 진로 방해 실격을 선언하고 오노에게 억지 금메달을 안긴 것이다. 분명한 편파 판정이었다. 이로 인해 반미감정까지 거세게 일지 않았던가. 바로 이 종목에서 안현수가 금메달을 땄으니 그때의 울분이 어느정도 가라앉는 것 같다. 다만 오노가 결승에 오르지 못해 속시원한 복수전이 이뤄지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한국 선수단의 거듭된 선전을 기대한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美-이란 ‘만평 파문’ 대리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방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무슬림들의 분노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이란과 시리아가 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고, 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이란 배후설’등을 뒷받침하는 기사를 잇달아 내보냈다.●“반미시위로 번질라”백악관 긴장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카라트에서 시위대가 미군기지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최소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부상을 입은 40대 농민은 “미국은 유럽의 리더이자 이슬람의 적”이라면서 “더구나 우리를 점령했으니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이 주둔중인 이슬람 국가에서 사태가 반미시위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미국 정부도 입을 열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로운 언론 매체가 표현한 내용에 폭력을 사용해 불만을 표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압둘라 국왕이 “언론 자유는 존중해야하지만 마호메트를 비방하거나 이슬람 교도들의 감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응수, 긴장감이 감돌자 부시 대통령은 “언론 자유에도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서둘러 분위기를 수습했다.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아예 작정한 듯 이란과 시리아를 지목했다. 그는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시리아가 불순한 목적을 위해 무슬림들의 반서방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란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이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 이란 부통령은 9일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만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것은(미국의 주장은) 100% 거짓”이라면서 “그 발언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NYT “이슬람 정상회의 이후 파문확산” 하지만 미국 언론은 ‘배후론’을 제기하며 정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린 이슬람 57개국 정상들의 회의가 만평파문 확산의 분수령이 됐다.”며 사실상의 ‘기획설’을 제기했다. 신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등 정상들이 공식의제도 아닌 덴마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만평에 대한 토론에 열을 올렸다.”면서 “북유럽의 작은 무슬림공동체에 국한됐던 분노가 이 회의 직후 정부 차원에서 공론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아프가니스탄 시위대 가운데 탈레반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있었고 그가 경찰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경찰의 대응사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말레이시아 신문은 무기한 정간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만평을 게재한 지방신문이 정부로부터 무기한 정간조치를 받았다. 일부 무슬림국가에서 만평 게재를 주도한 언론인이 해고된 적은 있지만 신문사가 문을 닫기는 처음이다.국영 베르나마 통신은 이날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총리가 지난 4일 만평을 실어 물의를 빚은 사라와크 트리뷴지의 발행허가를 무기한 정지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만평을 게재한 유력언론사가 빅토로 유시첸코 대통령의 비난과 독자들의 거센 항의에 공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앞서 파키스탄 AIP통신은 무장세력 탈레반이 마호메트를 모독한 덴마크 만화가들을 살해하는 자에게 금 100㎏의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dawn@seoul.co.kr
  • 피로 얼룩진 선거

    카리브해의 소국 아이티 대선 투표가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 속에 7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투표소에선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2명이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부 그로스 모르네 지역에서는 한 유권자가 경찰관과 시비를 벌이다 총에 맞아 사망하자 군중들이 이 경찰관을 폭행, 숨지게 했다. 유권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여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다. 군부 쿠데타로 반미 성향의 장 메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축출된 지 2년 만에 실시된 이날 선거는 유엔 평화유지군 9400명과 경찰 6000명의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남아공에 망명해 있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추종세력의 재기 여부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킨 르네 프레발(63) 전 대통령은 아리스티드의 충실한 계승자를 자부하고 있다. 군부세력을 결집, 아리스티드 축출 쿠데타를 주도했던 귀 필립(37)이 얼마나 프레발을 추격할지가 관심거리다. 무려 33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달 19일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반발해 대규모 소요가 벌어질 개연성은 여전하다.8일 치러진 네팔 지방선거도 결국 피로 얼룩졌다. 정부군과 공산반군의 충돌 속에 투표율마저 저조해 정정은 끝모를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반군은 선거사무소 등 12곳의 관공서에 폭탄 공격을 가했으며, 정부도 30여명의 시위 정치인을 체포했다. 사흘 동안 여당 후보 2명 등 모두 9명이 반군에 살해됐다. 로이터 통신은 반군의 공격을 두려워한 후보자들의 출마 기피로 4000여개 의석 가운데 2200개 이상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머지 선거구도 삼엄한 경계 속에 투표가 진행됐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권자를 찾기는 힘들었다.7개 야당연합과 마오이즘을 추종하는 반군은 이번 선거가 지난해 2월 친위쿠데타로 집권한 기아넨드라 국왕의 철권 통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투표 불참과 총파업을 선언했다. 또 투표하는 유권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해 왔다. 심지어 여당 소속 후보조차 선거운동 기간에 출마를 포기했으며, 남은 후보들도 군부가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이세영 박정경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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