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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해외입양 ‘까다롭게’

    러시아 해외입양 ‘까다롭게’

    미국 뉴욕에 사는 샌디 디드와 그녀의 가족은 2년 전 자신들을 만나러 러시아에서 날아온 12세 보바를 지금까지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보바를 처음 보자마자 애정을 느낀 디드 가족은 그날 이후 보바를 새 식구로 맞기 위해 애썼지만 러시아 당국의 장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년 전 이미 두 명의 러시아 아동을 9개월 만에 입양한 경험이 있는 디드는 “러시아에 있는 보바가 왜 우리가 자기를 데리러 오지 않는지 의아해할 걸 생각하면 정말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해외입양 단체의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는 조치를 취함에 따라 디드 가족의 기다림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활동 중인 89곳의 해외입양 단체 중 지난 11일로 활동 기간이 만료된 79곳의 인·허가 재발급 심사에서 갱신 기준을 아주 까다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 법에 따르면 해외입양 단체는 기존 교육부의 승인외에 해자부, 법무부, 외무부, 보건부 등 온각 정부 부처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러시아가 해외입양 절차를 강화한 이유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9일 보도했다. 당국은 미국과 캐나다에 입양된 아동 중 적어도 14명이 양부모의 학대로 숨졌다는 사실을 들어 해외 입양아동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수주의 정치가들이 민족정서를 빌미로 푸틴 대통령을 궁지에 몰고, 반미·반서구 사상을 전파할 목적으로 입양아동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비영리기구인 ‘아동의 권리’의 보리스 알트슐러 사무총장은 “해외입양의 모든 장벽은 결국 정치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각종 공공시설에 위탁된 아동은 70만명이며, 이 중 26만명이 입양이 가능한 고아로 집계돼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버지니아 비극과 美 국민의 성숙한 대응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은 그 참담하고 비극적인 상황과는 별개 차원에서 미국 사회의 의미 있는 단면을 보여준다. 커다란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미국민들이 사건을 대단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미국민들은 범인이 조승희씨인 것으로 드러난 뒤에도 그를 ‘한국인 1.5세’로 보기보다는 버지니아 공대생으로 봤다. 사건도 조씨의 현실적 불만과 비정상적 정신상태가 부른 개인 범죄로 인식했다. 조씨가 한국인임을 애써 주목하려 들지도, 사건을 인종 문제나 국적 문제로 왜곡시키려 들지도 않았다. 미국민들의 이런 인식은 단지 정부 차원의 입장 표명에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미 언론이 그의 국적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버지니아 공대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학생회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과 한국민 간의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국이)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범인이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치 않다.”며 한국인 취재기자를 위로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한국인을 향해 발길질하는 시늉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위협적 행동도 없진 않지만 극히 예외적인 사례인 듯하다. 개인과 집단을 구분할 줄 알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민의식이 이처럼 성숙한 자세로 나타나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인에 대한 보복이나 양국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던 터에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한때 조문단 파견을 검토하다 철회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본다. 우리의 슬기로운 대응이 중요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참극에 대해서까지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 자제해야 한다. 희생자와 유족의 슬픔을 함께 애도하되 사건을 국가적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행여라도 사건을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데 활용하려 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 ‘중남미 맞수’ 에너지회담 신경전

    같은 좌파이지만 중남미 세력싸움에서 맞수일 수밖에 없는 두 지도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개최된 제1회 중남미 국가공동체 에너지 정상회담에서 한판 겨루기에 돌입했다.17일까지 베네수엘라 마르가라타 섬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에너지 공동개발과 빈곤추방 등 포괄적 의제들을 다루지만 결국 쟁점은 지난달 미국과 브라질이 합의한 `에탄올 협력´에 모아졌다. 룰라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한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상들에게 에탄올 대량 생산계획에 적극 참여를 촉구하고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차베스는 지난 15일 한 방송에 출연, 미국의 석유대체 에너지 계획과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확도 시도를 비난하고 “다음 세기를 위한 중남미 에너지 자급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안이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브라질간 에탄올 협력을 와해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이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에탄올 대량생산 사업에 브라질과 손을 잡고 나선 것은 자국의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내용적 측면도 있지만, 석유 에너지 주 생산국인 베네수엘라의 입지, 그리고 차베스를 선두로 한 중남미 반미 연대고리를 와해시키려는 복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쿠바나 베네수엘라의 관영 언론들은 최근 들어 “미·브라질 에탄올 협력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란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장은 지난달 “식량인 사탕수수·옥수수를 이용해 에탄올 연료를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은 중남미·카리브 지역에 3억명의 기아인구가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 입장에선 자국의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에탄올 협력 사업이 절대적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일단 겉으로는 `큰 적(敵)´ 미국을 앞에 두고 브라질에 대한 전면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오히려 16일 정상회담 개막전 룰라 대통령과 함께 양국이 공동 투자한 150억달러짜리 복합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석, 협력의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장 막후에서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면서, 결과에 따라 중남미 지도자들의 세력 등고선이 새롭게 그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남미 국가공동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베네수엘라 등 남미공동시장 5개국과 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 등 안데스 공동체 4개국, 칠레·가이아나·수리남 등 12개국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김일성생일 맞아 ‘체제 다지기’

    북한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95회 생일인 ‘태양절’(4·15)을 맞아 대규모 군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내부 결속에 적극 나섰다. 북한은 14일 평양체육관에서 당·군·국가기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 주석의 생일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를 가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날 김 주석의 생일을 기념해 군 장성 55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탁월한 선군정치, 선군혁명 영도가 있었기에 강력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가지고 반미, 반제 대결전과 사회주의 수호전에서 연전연승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칭송했다. 또 “공화국(북)의 정치군사적 위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나가 우리의 사상과 제도, 정의의 위업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며 경각심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15일 노동신문은 장문의 사설을 내고 “사회주의 강국건설 위업이 김정일 동지의 전략과 정력으로 끊임없이 발전, 완성되고 있다.”면서 “핵무기보다 더 위력한 군민(軍民) 대단결이 있기에 영원히 백전백승할 것”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체제를 안정시켰으니 이제 ‘강성대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것. 다채로운 생일기념 행사도 김 위원장을 향한 충성과 단결 촉구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대표적으로 지난해 홍수로 전격 취소됐던 대집단 체조 ‘아리랑’이 14일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전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안 먹어도 배부르고 좁은 셋방살이를 해도 행복한 날. 넉넉함에 저절로 흐뭇해지는 그날은 바로 20kg 쌀 한 포대를 들여놓는 날이다.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부자가 된 것 같아요”라는 2층 새댁의 말처럼 나 역시 월급날보다 쌀을 사는 날이 더 뿌듯하고 든든하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는 전파상이 하는 일을 하셨다. 전파상을 했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말하기엔 우린 너무 넉넉지 못했기 때문이다. 좁은 방 여기저기에는 납땜 기구, 고장 난 가전제품, 온갖 부속품들이 가득했고, 색색의 전선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서울로 원주로 다니며 무거운 물건들을 손수 사오시던 아버지는 3대 독자에 유복자셨는데 딸만 넷 둔 것을 늘 괴로워하셨다. 자식들 키우랴, 소작 밭 일구랴 어머니의 고생은 끝이 없었다. 공납금도 제대로 못 내며 간신히 학교를 다니던 나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공부보다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어느 봄날의 화창한 토요일 오후,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교무실에 가니, 선생님께선 양호실로 따라오라고 하셨다. 그곳에서 선생님은 매우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쌀자루를 가져가라고. 순간 면으로 된 흰 자루에 한 말쯤 되는 쌀이 담긴 것이 보였다. 이번 불우 학우 돕기에서 걷은 것이라며 비록 힘들더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다독거려주셨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많이 망설였다. 도저히 가져갈 수가 없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처럼 비참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 쌀을 보면 기뻐하실 어머니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머니는 늘 쌀 걱정을 하셨다. 남들은 농사지어서 쌀 걱정은 않는데 시골에 살면서도 쌀이 없어 늘 이웃집으로 쌀을 꾸러 다녀야 했던 어머니의 궁색함이 장녀인 나를 더욱 짓눌렀다. 쌀밥 한번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우리 가족. 한참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의외로 순순히 대답하는 나를 보시고 안심하신 선생님께서는 무거우니 옆집 사는 친구를 불러 같이 들고 가게 하셨다. 선생님의 따스한 배려로 내 가방의 책은 모두 친구 가방으로 옮겨졌고, 나는 부끄러운 생각에 쌀자루를 가방에 강제로 쑤셔 넣었다. 교복을 입던 시절, 내가 들고 다니던 검은 가방은 다행히 크기가 커서 쌀자루가 간신히 들어갔다. 무거운 쌀자루가 비죽이 튀어나온 가방을 두 손으로 껴안다시피 하고, 남학생이라도 볼까 두려워 정신없이 교문 앞 스쿨버스에 올랐다. 내 눈치만 살피는 친구는 아랑곳없었고 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쌀자루를 독에 던져버렸다. 아득히 추락하는 내 자존심,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던 쌀자루…‘…. 그날 저녁 어머니의 물음에 모른다고만 했다. 어머니는 영문도 모르고 먹을 수는 없다고 하셨고, 덕분에 오랫동안 쌀자루는 쌀독에서 쉴 수 있었다. 유난히 고집이 세었던 나는 어느 날 나는 동생과 몸싸움까지 하며 심하게 다투었다. 똑똑하고 명랑해서 반장이며 전교부회장을 도맡아 하던 동생과 나는 성격 차가 심해 자주 싸웠는데, 그날 유난히 심하게 다투자 어머니는 언니가 참아야 된다며 나만 빗자루로 마구 때리시는 것이었다. 설움에 복받친 나는 갑자기 쌀자루를 가져온 게 나라며, 한술 더 떠서 그거 가져오는데 얼마나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느냐고 어머니에게 마구 퍼부어댔다. 어머니는 통곡을 하셨다. 그렇게 서럽게 우시는 건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외엔 본 일이 없었다. “싫다고 하지, 어떻게 가져왔니‘?” “불쌍한 내 새끼, 우리 영희!” 어머닌 내 손을 쓰다듬으시며 오래오래 하염없이 우셨다. 다음 날 아침, 우린 그 쌀로 지은 밥을 먹었다. 어렵긴 어려웠던 때인가 보다. 예순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한 봉투씩 혹은 두 봉투씩 가져온 쌀은 일반미뿐만 아니라 보리쌀, 정부미에 강원도에서 흔히 먹던 옥수수 가루까지 섞여 있었으니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밥맛이었다. 그 후로도 난 가끔 불우 학우 돕기로 학용품이나 양말을 받았지만, 쌀자루를 받았던 그 가슴 쓰리면서도 한편으론 기뻤던 경험은 다신 없었다. 내가 학용품이 든 봉투를 가져오면 친한 친구는 또 글 써서 상 받았냐며 부러워했는데, 그 친구가 이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선생님과 나 그리고 몇몇 가난한 친구들만이 알았던 이야기. 은밀히 볼펜과 공책을 주시던 선생님의 자상한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고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일주일 전, 친정 고모댁에 다녀왔다. 사촌 언니가 보리밥이 먹고 싶다고 하여 오랜만에 별미로 보리밥을 먹었는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연세 드신 어른들은 일부러 잡곡을 섞어 드신다는데, 어머니는 보리밥과 보리쌀 섞인 밥을 유난히 싫어하신다. 하얀 쌀밥이 제일이시란다. 보리밥을 너무 많이 드셔서 먹히질 않으신다니 별미로 보리밥을 비벼 맛있게 먹는 내 입맛이 부끄러웠다. 쌀을 한 포대 늘어놓았다. 두 아이를 둔, 서른한 살의 둥그런 내 그림자조차 영락없는 어머니 모습이다. 어려운 요즘, 자존심보다는 어머니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가져갔던 쌀 한 자루가 부쩍 생각난다. 웃는 얼굴 대신 그토록 서러이 통곡하시던 어머니…‘…. 두고두고 어머니 마음에 상처로 남았던 쌀 한 자루. 아무도 몰래 움 틔우는 목련의 아픔처럼, 시리게 다가오는 그날의 기억이 쌀 부대의 뜯겨지는 실밥처럼 줄줄 풀려난다. 그땐 오히려 담담하더니 왜 새삼 지금 이리도 눈물이 날까‘? 의지는 운명을 이기리라 자신만만하던 이십 대를 힘겨이 보내면서 포기를 배웠고, 궁상스럽게 느껴지던 가난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은 더욱 만만치 않게 느껴지지만, 그러나 마지막까지 붙들고 살고 싶은 꿈이 있다. 사랑이 있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1998) ‘이영희‘_ 함민복 시인은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라고 했지요. 어머니의 웃는 낯이 보고 싶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받아든 쌀 한 자루가 어머니를 울리고,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 글 한 편에 우리 마음도 따뜻한 밥이 됩니다. 희망예보 <오늘은 맑음>
  • 북한 민주화委 출범

    탈북자 단체 연합회가 창립대회를 열고 ‘친김정일 세력 청산 및 북한민주화’를 목표로 한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섰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창립위원장으로 한 북한민주화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김기춘·이재오 의원이 각각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신해 참석,‘보수세력 결집 행사장’을 방불케 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햇볕정책이란 간판을 내민 민족적 공조는 한국에 반미·좌파정권을 세우기 위한 김정일 정권 옹호”라고 주장하면서 “탈북자들이 단결·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이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도 공개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프로배구] 레안드로·김연경 MVP

    ‘토종 거포’ 김연경(흥국생명)이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다.‘브라질 용병’ 레안드로 다 실바(삼성화재)는 남자부 최고의 선수에 뽑혔다. 김연경은 6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06∼07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에서 투표인단 전체 32표 중 20표를 얻어 5표에 그친 레이첼 반미터(도로공사)와 동료 황연주(4표)를 따돌리고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다. 지난해 신인왕과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한 김연경은 올시즌에도 통합 MVP 2연패의 위업을 일궈냈다. 상금은 500만원. 레안드로는 절반인 16표를 얻어 8표에 그친 보비(대한항공)를 따돌리고 남자부 MVP에 올랐다. 레안드로는 득점 부문에서도 보비를 제치고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보비는 공격상과 서브상 등 2관왕에 올랐다. 생애 단 한번뿐인 남녀 신인상에는 김학민(대한항공)과 한수지(GS칼텍스)가 각각 뽑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FTA 대선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올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의 대선 판도를 바꿀 만한 폭발력은 갖고 있을까. 양론이 있다. 우선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주장이다.FTA 타결로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상당 부분 만회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노 대통령 지지율은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세를 몰아 노 대통령이 개헌과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 ‘막판 몰아치기’를 할 경우 반미(反美) 세력이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뭉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범여권도 지금의 지리멸렬한 상태를 벗어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고, 결과적으로 대선 정국에선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가 복원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일방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나 범 우파 진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이석연 공동대표가 이런 주장을 편다. 이 대표는 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뉴스의 한복판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 노 대통령이 대형 이슈를 선점하는 탓에 대선주자들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 대통령이 대선정국의 핵심 변수란 얘기다. ‘트로이의 목마’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다. 노 대통령이 FTA 타결로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남북정상회담으로 진보층의 지지까지 얻어 자기가 지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을 말한다. 그 경우 보수진영, 다시 말해 한나라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노 대통령의 추동력이 대선 막판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세력은 지금의 지지율 상승도 ‘반짝 반등’으로 치부한다. 무엇보다 범여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분오열돼 있는 범여권의 상황도 덧붙인다. 여러 갈래의 세력들은 주도권 경쟁과 각개 약진으로 이미 한 식구가 되기는 힘든 형국이다. 유일한 방안은 대선을 목전에 두고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이것 역시 쉽지 않다. FTA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걸림돌이다. 친노 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인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김근태·천정배 의원을 겨냥해 용도폐기된 낡은 대원군표 안경을 쓰고 있다고 강력 비난한 데서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FTA 타결로 통합신당은 오히려 실현 불가능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대선 정국의 영향력을 배가하려 할 경우 또다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선주자가 아닌 까닭에 FTA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도 비슷한 생각이다.FTA 반대론이 폭발력을 가지려면 감성적 투표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번 협상이 미국 주도의 일방적 행태로 이뤄지지 않아 2002년의 반미·민족 코드를 다시 이끌어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의 ‘반미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한·미 FTA가 아직 발효되지 않은 탓에 기대심리가 주류를 이루고 역효과 등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적 효과보다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결국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의 처리 여부가 주요 포인트다.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해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FTA 영향력은 급격히 사라질 수 있다.FTA가 대선 지도에 어떤 궤적을 그릴지 지켜볼 일이다. jthan@seoul.co.kr
  • [씨줄날줄] FTA 대연정/이목희 논설위원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진영간 대연정 비슷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착시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일시적 정책동조는 가능할지 몰라도 대선까지 이어지는 연정, 연대는 불가능하다. 설령 노 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더라도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받아들일 리 없다. 그보다는 중도를 향한 수싸움이 깔렸다고 분석하는 게 옳다.2002년 대선에서 경제는 큰 이슈가 아니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반미(反美)로 진보와 함께 중도표 일부를 흡수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경제를 떼놓고 중도를 설득하기 어렵다. 경제개발을 앞세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중도를 넘어 진보표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미 FTA 이니셔티브는 한나라당의 중도 독점을 깰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다운스는 산토끼·집토끼 이론을 실증적으로 정리했다. 정권교체가 빈번한 민주국가에서 중간좌표에 머물고 있는 유권자를 누가 더 잡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결판난다. 좌·우, 진보·보수 정당의 정책이 결국 비슷해지곤 하는 이유가 된다. 집토끼는 어차피 찍게 마련이니까, 집에 가까이 있는 산토끼를 끌어들여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다.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신도 산토끼용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FTA에 반대하는 범여권 후보들에 비해 한수 위라고 본다. 정동영·김근태·천정배씨는 정보와 승부사 감각에서 대통령을 따라가지 못한다. 한·미 FTA의 후유증이 있더라도 그것은 다음 정권의 얘기다. 기대를 부풀린다면 범여권에게 꽃놀이패가 된다. 참여정부를 경제파탄의 주범이라고 몰아붙이기 힘든 국면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유력 주자간 중도표를 둘러싼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이고, 대통령의 심중에 올라타는 이가 범여권의 대표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회에는 위기가 따르는 법. 노 대통령이 중도·보수로 과도하게 기울면 집토끼가 도망간다. 청와대가 어제 개헌 발의 방침을 강조한 것은 집토끼 단속용이다. 큰 방향성을 지키며 중도를 잠식하는 정치기술이 필요하다. 최고 정치고수를 가리는 본무대가 드디어 펼쳐지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시론] 한·미 FTA,그 문화인류학적 의미/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시론] 한·미 FTA,그 문화인류학적 의미/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지난 1년여 동안 우리 국민의 최대 관심사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해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래 정부는 반미주의자와 국수주의자는 물론, 표를 의식한 일부 정치인들의 편협하고 정파적인 계산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상은 국가 발전의 핵심 요소이며 FTA는 하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하며, 정파를 초월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직 농업분야와 같은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세력들은 이번 FTA 타결이 우리 경제를 미국 제국주의자들에게 종속시켰다며 분노하고 있다. 또 혹자는 한·미 FTA를 서구 열강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각축했던 구한말의 ‘통상’과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는 민족주의에 대한 그들의 열렬한 충정과 외세에 대한 완강한 저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더 이상 정글법칙만이 지배하던 농경시대도,19세기 구한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구촌시대’ 즉, 지식 정보를 통한 인류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지금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미국의 5대 교역국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국제수지에 있어서도 미국은 우리에게 역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그 옛날 수렵시대가 끝나고 농경사회가 시작되어 비로소 인간이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면서 문명을 창조했듯이, 지금 우리는 소외와 갈등 그리고 전쟁이 아닌 상호 협력이 강조되는 지구촌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무역은 어느 한 나라의 일방적인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을 의미한다.FTA 체제하에서 어느 한 나라의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상대편 나라의 관세의 통제를 받지 않고 국경을 넘어 타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를 경제침략이라는 네거티브한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보편적인 인류의 능력 개발에 대한 보상 내지 지식 정보의 전파나 자극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국가의 우수한 상품이 선의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면, 국가적인 간섭을 받지 않고 인종이나 벽을 넘게 된다는 것은 인류의 공통 목표인 문명의 발달을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FTA는 정글 법칙이 지배하던 시대의 지배와 피지배, 혹은 약탈과 착취의 관계보다 인류 전체를 위한 보다 나은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협력관계를 의미한다. 한·미 FTA 타결이 그동안 다소 불편했던 한·미의 협력관계를 다시금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금번 FTA 타결로 인해 우리는 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 뼈아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FTA라는 새로운 도전을 원활한 기술 교류와 혁신적인 구조 조정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체제를 지식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걸맞도록 변형시킨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그 정도의 능력과 자신감은 있다. 역사 속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은 새삼 밝힐 필요가 없겠다. 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 “이번 체결로 美 비자면제 긍정적 영향”

    “이번 체결로 美 비자면제 긍정적 영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외교·군사적 동맹을 바탕으로 지속해온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FTA 체결로 경제통상 협력의 틀을 마련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안보동맹인 한·미동맹이 더욱 포괄적인 동맹으로 확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전반적인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는 3일 “군사·안보 기반의 양국 동맹관계가 경제통상 분야로 확대, 한·미동맹이 더욱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상호 호혜적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적 틀이 갖춰짐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미동맹 재조정이라는 과도기적 시기에 FTA가 체결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높아질 것이고, 이에 따른 인적 교류로 자연스럽게 증가될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체결로 여러 분야의 인적 교류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VWP 가입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통상 확대라는 경제적 목적과 안보관계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합 목적형’ FTA의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이동휘 교수는 “FTA라는 제도화를 통해 양국간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더욱 심화시켜 한국의 국제신인도를 제고하게 될 것”이라며 “군사동맹으로서의 한·미동맹의 경제적 가치를 신장시키는 동시에 전반적 경제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안보 태세의 강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FTA 체결 효과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미치느냐에 따라 오히려 반미감정을 확산시켜 한·미동맹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친 않은 상황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미 FTA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침내 어제 타결됐다. 한·미 양국이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에 맞춰 합의했던 시한을 최대한 연장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타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쇠고기와 자동차, 농산물, 섬유, 무역구제 등 미타결 쟁점에 대해 상대의 마지노선을 존중해주는 선에서 ‘빅딜’함으로써 1년 2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중국과 일본, 아세안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연간 1조 7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시장을 향한 접근로를 더욱 넓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게다가 한·미 FTA 타결은 정치·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양국간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미 FTA의 성패는 지금부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는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보다 더 험난할지도 모를 국내 이해당사자와 정치권의 설득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미 갈등과 대립의 골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다. 더구나 연말 대선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자면 법과 제도, 의식과 관행을 모두 바꿔야 한다. 보호의 타성에서 벗어나 구조개혁과 제도 선진화로 방향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미 FTA 타결은 우리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다.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움츠러드느냐, 발전의 전기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한·미 FTA를 둘러싸고 ‘음모설’을 비롯해 각종 풍문이 난무하는 것은 정보의 미공개에 있다고 본다. 공과 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탓에 오해가 반목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협상 내용을 소상히 공개하고 정부가 산출한 손익계산서를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의 원칙이라고 천명했던 ‘국익의 균형’을 얼마나 관철했는지를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얻게 될 이익만 강조할 게 아니라 피해 예상 업종과 규모도 밝히고 이들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보상책과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농가의 손실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외에도 가격경쟁력 상실로 1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생산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로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치도 있지만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에겐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이 한·미 FTA의 수혜층에 편입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직업훈련과 업종 전환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자면 지난해 제정한 ‘제조업 등 무역조정 지원에 관한 법률’만으로는 부족하다. 추가 비용투입과 함께 효율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투쟁단계는 지났다.‘졸속’‘퍼주기’‘경제식민지’ 등 반미정서를 자극하는 구호에 이어 ‘정권퇴진 운동’ 운운해서는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젠 타결내용을 놓고 반대논리를 펼쳐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를 철저히 따져본 뒤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제대로 됐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정치권도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투쟁방식을 접어야 한다. 미국처럼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자문단을 구성해 정부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세심하게 검증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국가 이익에 부합되는지를 대차대조표를 통해 면밀히 분석한 뒤 비준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하라는 얘기다. 한·미 FTA의 성패는 궁극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에게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협상이 잘 됐어도 그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게 FTA다. 한·미 FTA 타결은 개방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하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지 결과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경제는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는 개방수혜형 구조다. 게다가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의 배만 불려주는 ‘가마우지형 경제’에서 탈피하는 길은 개방 확대뿐이다. 따라서 한·미 FTA가 가져올 새로운 무역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손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협상에서 교육·의료·방송 등 고부가 서비스부문의 개방이 미뤄짐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 목표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재계는 개방이 생산성 증가와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방의 혜택이 내수 활성화와 고용 증대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개혁의 고삐를 다잡아야 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담화문에서도 확인했듯이 한·미 FTA 성사에 전례없는 강한 신념과 집착을 보여왔다. 협상의 최종적인 결정권자로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노 대통령은 손익논쟁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시민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이해당사자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한·미 FTA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대선주자들과의 공개토론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담화문에서 약속한 지원책은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한·미 FTA 논쟁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하길 기대한다.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대선정국 FTA 파괴력은

    2008년 한반도는 어디를 향해 갈까. 그 이정표는 오는 12월 한국의 17대 대선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내년 2월 출범할 새 정부의 이념 정체성과 정책 지향점이 우리의 생존전략과 발전 모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체 가치를 잠식하는 양극화 해소와 계층간 이해가 첨예한 각종 정책 조율, 한국 실정에 맞는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 수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조치 마련, 남북·북미 관계의 평화적 주도권 확보, 중·일의 영토·군사 패권 저지 등에 새 정부의 철학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연말 대선이 선군(先軍)체제 10년을 맞는 북한의 행보나 내년 11월 실시될 미 대선 결과와 맞물려 한반도의 운명을 가늠할 3대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남·북·미의 ‘선택’이 상호 조응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질적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앞당기는 호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1일 “2007년 대선은 87년 이전 산업화와 87년 이후 민주화 20년을 결산하는 선거”라면서 “양극화 제어와 성장 잠재력 확충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민주화 이후 국가 비전대결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무적인 현상은 최근 한·미 FTA, 대북관계,3불(不)정책 등을 중심으로 대선 주자와 각 정파가 활발한 정책대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4월의 첫주는 지난주에 이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FTA 격론으로 긴장감이 팽팽하다. 양국 정상까지 나선 신경전은 협상 평가 작업과 후속대책 논란으로 이어질 움직임이다. 협상 과정에서 찬반론으로 나뉘어 분화현상을 보인 범여권의 동선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FTA발(發) 헤쳐 모여’ 움직임에 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진보진영이 FTA 이슈를 반전의 기회로 삼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찬성론자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등 반대론자가 정책 이질성을 확인하면서, 진보세력 결집 효과가 오히려 약화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설왕설래 속에 전문가들은 한·미 FTA 이슈가 대선 막판까지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제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대선 최종단계로 갈수록 남북정상회담 등 다른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다만 내년 4월 총선에서는 지역별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진보성향의 참여정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한·미 FTA가 2002년 대선 당시 효순·미선양 사망사건처럼 반미·민족 코드로 유권자의 감성적 투표행위를 자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미 FTA를 ‘경제살리기 시도’로 여기는 막연한 기대감이 확산되거나, 미국이 행정부의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시점인 6월 이전 새로운 카드로 한국을 압박해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면,FTA 이슈가 후보와 정파간 정책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변수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ckpark@seoul.co.kr ●서울신문은 이번 달부터 매주 초 지난주의 정국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한 주의 정국 흐름을 내다보는 ‘박찬구 기자의 정국 뷰’ 코너를 신설해 연재합니다.
  • “가사에 투쟁이 들어가야 강한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등 저항가요를 작곡해 부르던 가수 안치환(42)이 지난 2004년 ‘내가 만일’ 등 서정적인 노래가 담긴 4집 앨범을 발표하자 운동권 일각에서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저항’ 대신 ‘현실’과의 타협을 택했다고 섣부른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안치환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일부 노래에서 음악적으로 서정적인 목소리를 냈을 뿐, 다른 노래에서는 여전히 저항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최근 발표한 9집은 4집 이후 안치환의 또 다른 ‘음악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직접적인 사회 비판보다는 ‘은유적인 표현’ 위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더했다. 서울 연희동 참꽃 스튜디오에서 만난 안치환은 1일 “가사 내용에 투쟁이 들어가야 반드시 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전달력이 강한 것이 강한 것”이라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설명했다.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외피의 음악을 4집에서 시도해 결실을 봤죠. 이번에도 또 한번 한 단계를 넘어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세상에 대한 시각도 포함됐지만 특히 제 자신에 대한 내적 고민과 이야기를 많이 담았습니다.” 그는 대중적인 면이 많이 부각된 점과 관련,“날을 그대로 세워 표현한 것이 아니라 노래답고 부드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노래가 노래답다는 것은 대중의 눈높이에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항적인 의미의 전형적이고 계몽적인 것들이 ‘노래적’이지는 않으며, 대중적인 내용과 멜로디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에 곡을 붙인 타이틀곡 ‘처음처럼’은 안치환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보컬에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담은 가사가 이어진다. 역동적인 기타와 드럼 선율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음반에서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어느 앨범에서보다 짙게 느껴진다. 어느 잡지에 실린 글에 자신의 글을 덧붙인 ‘아내에게’와 자장가 ‘굿나잇’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그가 사회 비판과 정치적 메시지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 ‘혼자서 가는 길 아니라네’ 등에서는 통일의 염원을 담았다. 특히 이 노래에서는 북한 대중가요의 어법을 이해해 보고 싶어서 북한 가요 음색도 조금씩 넣었다. ‘세상이 달라졌다’에서는 사회 현실에 대한 ‘일침’을 놓았다.“저항은 원래 피압박자의 전유물인데 노무현 정권에서는 가진 자가 ‘저항’을 하는 세상이 됐다.”면서 “아울러 예전에 ‘저항’하던 이가 이제는 ‘한낮에 뼈다귀를 물고 쉬는 개’처럼 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미, 친미를 떠나 미국에 대한 시각을 바로 가졌으면 한다.”면서 “한·미 FTA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하며 예속적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교역 합의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으로부터 끊임없이 영입 제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정치적인 메시지의 노래는 부르고 있지만, 내가 직접 캠프 등에서 정치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는 신조”라고 못박았다.연합뉴스
  • 美·브라질 ‘밀월’에 빠졌나

    부시와 룰라는 밀월에 빠졌다? 지난 9일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에탄올 에너지 협력시대’를 선언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2일 만인 31일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다.부시는 남미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룰라를 별장 캠프 데이비드로 초대했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반미 연대의 공고한 장벽을 넘어서 부시-룰라 두 사람은 손을 꽉 잡았다는 평이다. 주요 의제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개발어젠다(DDA)협상 문제. 두 정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31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협상을 진전시킨 뒤 캠프 데이비드에 마련된 오찬장에서 ‘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지난 상파울루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두 정상간 ‘에탄올 대량생산 및 제품화 합의’의 후속논의도 포함됐다. 한편 부시에 대해 각을 세우고 있는 차베스와 카스트로는 미국·브라질간 에너지협력을 반대하고 있다. 새달 16∼17일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중남미 12개국 국가공동체 에너지정상회담에서 룰라-차베스간 설전도 예상된다. 에탄올 협력문제는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에탄올에 부과하고 있는 갤런당 0.54달러의 수입관세 철폐 여부가 관건이다.관측통들은 DDA협상 재개와 에탄올 수입관세 철폐의 연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매국 FTA” 밤새 격렬시위

    “매국 FTA” 밤새 격렬시위

    13개월여를 끌어온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 마지막날인 30일 전국이 ‘반 FTA집회’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노동자와 학생, 농민, 시민 등 3500여명(주최측 추산·경찰 집계 15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가 끝난 뒤 오후 10시20분쯤 을지로와 무교동, 세종로 등으로 흩어져 밤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으며 세종로 일대에서 이를 막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한상열 범국본 공동대표는 “국민 절반이 반대하는 FTA협정 체결을 강행하는 것은 노무현식 헌법 개정이고 쿠데타”라면서 “FTA협정이 체결되면 무효화 및 비준반대는 물론 정권퇴진 운동과 반미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문경식 의장도 “지난해 2월부터 밀실협상 중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국민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FTA 무효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범국본은 앞서 이날 오후 4시30분 청와대 앞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노무현, 정녕 매국노가 되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집회는 대한양돈협회 회장단 4명이 삭발하는 등 시종 격앙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범국본은 “묻지마 타결로 돌진하는 현 상황은 매국 그 자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분야공동대책위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문화 분야를 희생해 쌀 등 다른 분야의 협상에 이용하려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투자자의 상대국에 대한 제소권’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 ‘전국대학생 교육대책위원회’ 소속 학생 3500여명(경찰추산)도 서울역 광장에서 ‘무분별한 등록금 인상 해결을 위한 2차공동행동’ 집회를 개최한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경찰은 전·의경 110개 중대 1만명을 서울 도심 곳곳에 배치했다. 임일영 강국진기자 argus@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10년 뒤 국가전략 필요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2박3일의 러시아 방문을 마친다. 러시아는 올해를 중국의 해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후진타오도 방문 기간 중에 이런 행사에 참석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작년 베이징에서 열렸던 러시아의 해 행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푸틴에 대한 답방이나 중국의 해 기념행사 참석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의 방문은 미국의 영향력 확장과 다가올 국제사회의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러시아와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는 미래 국제사회의 성격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토론의 주된 쟁점은 미국의 패권이 지속될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토론의 결론은 한마디로 말해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고전을 하고 있지만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국력이나 그 잠재력을 고려하면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어도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과거처럼 국제사회에서 반미 통일 전선을 구축해서 미국의 패권에 대항하자고 덤비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이용해서 중국의 국력을 키우면서 주변 국가들과의 전략적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대안이 당시 토론의 주된 흐름이었다. 후진타오의 이번 러시아 방문 역시 이런 실용주의 외교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 중국의 실리외교는 우선 내년의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다. 그 다음은 2년 후 상하이 엑스포이다. 그리고 좀 더 멀리 보면 전면적 샤오캉(小康)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말이 샤오캉이지 실제는 초강대국이다. 시기로 따지면 앞으로 10년 내외가 된다. 이때 중국은 실질 경제력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미국을 바짝 따라붙게 된다. 미국과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가 될 것이다. 이때에 대비해서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굴기전략의 핵심이다. 후진타오 집권 이후에도 이 전략은 일관되게 추진되어 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름뿐이다. 평화발전이라고 표현을 바꾸었지만 굴기라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굴기전략의 성공 여부는 자원 확보에 달려있다는 게 후진타오의 인식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 확보에 전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인식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부딪치는 일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상하이 협력기구를 만들어 러시아와 함께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상회담 참여를 막았던 것도 중국이었다.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항공모함 건설도 이제는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2∼3년 후면 항공모함을 거느린 중국의 원양함대가 미국의 7함대와 맞서게 된다. 중국뿐 아니다. 일본도 10년 공백에서 깨어나 이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민족주의를 앞세워 평화헌법을 고치고 군사대국의 길을 서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10년이면 그리 먼 훗날의 일도 아니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당했던 게 바로 10년 전이었다. 북핵에 파묻혀 모든 걸 핵문제 해결 이후로 미룰 때가 아니다. 더 이상 분단극복을 핑계대고 분단 속에 매달려 있을 때가 아니다.10년 이후의 국가전략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정종욱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베네수엘라·中 ‘新밀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은 지는 해, 중국은 뜨는 해”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거듭 천명했다.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이 중국석유공사 장제민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미래의 시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26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로서는 미국에 대한 석유수출 의존도를 줄여 자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측면이 있고, 중국으로서는 안정적인 원유선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UN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미(反美)의 선봉인 차베스 대통령은 1999년 취임 이래 대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하루 수출 물량인 200만배럴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수입하는 하루 1150만배럴의 원유 가운데 150만배럴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하루 15만배럴을 수출하고 있으나 2012년까지 100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네수엘라는 하루 330만배럴의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360만배럴로,2009년까지는 410만배럴로 늘린 뒤 2012년까지 580만배럴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번에 양국은 ‘에너지 협력’을 대폭 강화했다. 원유 생산에서부터 중국으로의 수송 과정 및 정유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키로 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요청대로 관련 기술을 제공키로 했다. 베네수엘라를 방문 중인 리창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석유공사를 통해 첨단 원유채굴기술과 설비를 베네수엘라에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양국이 에너지뿐 아니라 경제전반에 대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양국의 국영석유개발회사인 중국석유공사와 베네수엘라석유가 합작법인을 설립, 베네수엘라의 주마노 유전과 오리노코강 유역의 4개 광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합작법인의 지분 40%를 갖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jj@seoul.co.kr
  • [한·미 FTA 최종협상] 대선길목 FTA 최대이슈로

    [한·미 FTA 최종협상] 대선길목 FTA 최대이슈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대선주자들과 ‘잠룡’들이 적극적 찬반 캠페인에 나서는 등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FTA 협상이 장관급 회담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찬반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대선주자들도 FTA에 대해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막판 쌀시장 개방을 들고 나오면서 정치권에서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자.’는 비준 유보나 반대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한·미FTA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쌀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시장은 “FTA체결은 불가피한 대세”라면서도 “쌀시장 개방은 예외로 하고 농업부문은 우리의 요구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국익을 극대화하는 협상이 되어야 하고 피해분야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수립해야 한다.”면서 “쌀은 개방에서 예외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세계적인 자유무역의 흐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지킬 것은 지키고 막을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해, 농업부문처럼 취약한 분야는 계속해서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여권 주자들중에는 협상을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협상의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의 입장대로 진행하는 것은 반대다.”면서 “지금까지는 ‘마이너스 FTA’였지만 앞으로는 ‘플러스 FTA’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드시 참여정부 임기 내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근태 전 의장도 “OECD 가입하고 IMF가 발생했다.”며 “FTA는 OECD보다 더욱 전방위적으로 개방하는 것”이라며 FTA 비준과 체결을 차기 정부로 넘길 것을 주장했다. 그는 또 “한·미 FTA가 무리하게 타결된다면 국민이 분열되고 반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당 간 입장도 엇갈렸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국익이 최우선돼야 하므로 협상 결과를 보고 최종 평가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열린우리당도 원칙적으로 찬성입장이나 정세균 의장은 “미국측이 쌀문제를 들고 나오면 국회비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단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통합신당모임이 한·미FTA에 대한 국정조사를 수용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공식 제안했다. 29일부터 이틀간 열릴 한덕수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FTA 협상타결 예상시점인 30일과 맞물려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 총리지명자는 현재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장을 맡고 있고 경제부총리 재임시절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추진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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