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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美’ 카리브해 신냉전 격전지로

    ‘反美’ 카리브해 신냉전 격전지로

    중남미 카리브해가 신냉전의 전초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역 주도권을 행사해온 미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러시아, 이란 등 미국과 긴장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야금야금 세를 넓히는 중이다. 여기에 남미 좌파의 좌장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석유동맹 ‘페트로 카리브’의 세력 확장도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때 미국의 앞마당으로 여겨져온 카리브해가 신냉전의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최근 러시아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군사 기지를 설치할 계획이라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23일 러시아를 방문중인 차베스 대통령이 자국내에 러시아군 기지의 설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10억달러 상당의 러시아 무기 구입 계약을 비롯해 양국간 군사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공군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쿠바에 핵폭격기 기지를 세우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미국의 동유럽미사일방어(MD)계획에 맞선 대응전략 차원이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식적으론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러시아가 남미를 워싱턴과의 힘겨루기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확실히 감지된다.“쿠바에 공군 시설이 설치되더라도 군사 기지가 아니라 중간 급유 시설이 될 것”이라는 러시아 국방장관의 말은 러시아가 남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의 코앞인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을 설치한다면 러시아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가 만든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석유 동맹 ‘페트로 카리브’도 부쩍 탄력을 받고 있다.2005년 출범 당시 14개 회원국에서 현재 18개국으로 늘었다. 고유가 시대에 연 1%금리,25년간 장기상환 조건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들어 바베이도스 같은 친미 국가들도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석유를 무기로 반미 성향의 정치적 동맹을 구축하려는 차베스의 야심이 고유가 덕에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도 니카라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카리브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지각 변동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잘못된 남미 정책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경계태세를 지속적으로 늦춰온 데다 부시 행정부도 남미에 관심을 덜 쏟으면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무너지고 다극체제가 들어설 여지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조하나 멘델슨 포맨 선임연구원은 “페트로 카리브와 경쟁하기 위해선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에 바이오연료 생산 지원, 폭력사태 억제, 환경재앙 대비책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환경 난민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만으로도 이 지역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설익은 민주화가 발전 가로막아… 한·미FTA 반대는 사실상 反美”

    “설익은 민주화가 발전 가로막아… 한·미FTA 반대는 사실상 反美”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25일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7000∼2만 8000달러의 변곡점에 곧 직면하게 된다.”며 “이 변곡점은 깔딱고개처럼 넘기가 어려워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익은 민주화가 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FTA 반대’가 아니라 사실상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새 정부 국정철학과 정책운용 방향’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수직적 상승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수직 상승은커녕)극심한 이념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환경이 모든 것에 앞서야 한다든가, 반미(反美)가 모든 가치보다 우월하다든가 하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사패산터널과 천성산터널 공사 지연 문제를 들었다. 박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천성산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2조 5161억원이나 썼다.”면서 “차라리 도롱뇽과 말이 통하면 도롱뇽들을 집단 이주시켜 공사 뒤에 돌아오게 하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미 FTA만 하더라도 그렇게 반대하더니 한·EU FTA에는 관심조차 없다.”며 “이는 FTA 반대라기보다는 반미 감정으로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풀이했다. 서귀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상/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상/구본영 논설위원

    며칠 전 저녁. 서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식당에서 캐나다인 지인과 만났다.“미국인들은 광우병 걸릴 위험성이 747비행기가 벼락 맞고 자신에게 떨어질 확률보다 낮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글을 읽은 뒤였다. 그런 그에게 촛불시위의 배경을 권위있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식탁의 안전에 대한 걱정과 일부 반미 정서가 뒤섞여 있는 듯하다.”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쇠고기 문제로 불붙은 ‘촛불’이 두 달 넘게 서울 도심을 달궜다.‘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말에만 집회를 갖기로 한 데서 짐작되듯 정권퇴진으로 이슈가 변질되면서 기세가 약해지긴 했다. 그러나 공기업 개혁 등 계기가 생기면 다시 터질지 모를 휴화산이다. 그런가 하면 한·미간 추가 협상 이후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업소에선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한다. 이쯤 되면 뭐가 진정한 민심인지 헷갈린다. 촛불정국 초반 한 여성 탤런트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먹느니 차라리 입안에 청산가리를 털어넣겠다.”고 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녀 또한 연초 미국에서 쇠고기 버거를 먹는 장면이 뒤늦게 인터넷에 오르면서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두 사안에 대한 댓글이 찬반에 따라 극단적 편차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자신의 주장은 절대 선이라면서 상대의 의견은 무조건 저주하는 ‘집단사고’만 범람하고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본래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라는 글귀를 원용해 유명해진 말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상’이 된 듯하다. 이치에 닿는다고 하더라도 중도적 입장은 아예 설 자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촛불시위의 본질은 쇠고기가 아니라 보혁 대결이라는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의 분석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항로를 잃고 비틀거리고 있다.‘광우병 난기류’로 연착륙(soft landing)을 못하고 있는 꼴이다. 국민의 선택으로 출범한 정권이 추락(crash)해서도 안 되지만, 그럴 확률도 적어 보인다. 그렇다면 ‘그럭저럭 날아가는(muddling through)’ 5년이 될 것이란 말인가. 하지만 촛불시위가 상시화하면서 정권이 개혁 추진 동력까지 잃는다면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불행일 게다. 촛불을 든 다수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을 터이기에…. 그런데도 언론마저 철지난 ‘주창 저널리즘’에 빠져들어 혼돈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에게 정확한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 할 미디어 스스로 패싸움의 주체가 된 꼴이다. 보수성향의 큰 신문들과 진보를 표방하는 일부 신문 및 MBC·KBS 두 공영방송이 뒤엉킨 난전이다. 그러나 이는 공멸의 게임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신뢰도 급락은 국민 다수의 정서에 반해 쇠고기 협상을 졸속 타결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라 치자. 신문들이 좌우로 나뉘어 뉴스 아닌 격문을 쏟아내고 있지만, 신문구독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역설을 보라. 우리 사회가 촛불 이후 대의민주주의의 좌절을 이야기하기 전에 ‘숙의민주주의’의 정착에 힘을 모을 때다. 숙의란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대화”라 할 수 있다. 이는 언론이 제 구실을 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北 선전포스터 뉴욕 전시…반응 어떨까?

    北 선전포스터 뉴욕 전시…반응 어떨까?

    최근 북미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담긴 북한의 선전포스터가 뉴욕에서 전시된다. 경제지 포브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 여름 중에 북한 정치 포스터 전시회가 영국인 대북 사업가 데이비드 헤더(45) 주도로 열릴 예정이다. 북한 미술품 전시회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출품 포스터들은 대부분 헤더의 개인 수집품들로 그가 지난 3월 엮어낸 ‘북한의 포스터’(North Korean Posters)라는 책에 수록된 것들이다. 이 포스터들에는 미국에 대한 자극적인 비난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현지 관람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브스는 전시될 포스터들 중 일부를 소개하며 “미제의 파렴치한 흉계를 짓부시자” “잊지말라 승냥이 미제를” 등의 문구를 번역해 전했다. 이어 “오래된 많은 북한 포스터들은 과격한 반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힌 뒤 “그러나 최근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을 비롯해 미국 문화 단체들의 방문으로 이같은 선전 내용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구 사람들에게는 다소 우습게 보일 수도 있는 이 이미지들은 북한의 국제적인 폐쇄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를 추진한 헤더는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북한예술품 전시회’가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 미국 전시회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포브스 인터넷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정 역사교과서 반미·반시장적”

    “특정 역사교과서 반미·반시장적”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직접 특정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 논란이 일고 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역사를 만들었지만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가 청소년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편향된 역사교육에 따라 청소년들이 반미, 반시장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장관은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예로 들면서 “새마을운동과 북한의 천리마운동을 같이 기술하면서 천리마운동을 상세히 잘 보이게 기술했고, 새마을운동에 대해선 유신독재정권의 도구로 묘사했다.”며 “심히 우려할만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갑자기 역사교과서의 ‘반시장적, 반미적’ 내용을 들고나온 데 대해 “촛불정국에 편승한 행태”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해당 교과서에 천리마운동은 301쪽 10줄 분량으로 기술돼 있고, 새마을운동은 334쪽 전체(30줄)에 걸쳐 상세히 기술돼 있다.”면서 “김 장관은 명확한 사실을 왜곡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더구나 새마을운동에 대해 농촌 생활환경개선, 소득향상 등 성과위주로 서술하고 유신체제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했다는 비판적 내용은 짤막하게 기술됐다.”면서 “김 장관은 사실 왜곡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신축 美대사관 ‘입방아’

    신축 美대사관 ‘입방아’

    미국 대사관 건물을 보면 미 외교 전략이 보인다? 바그다드, 베이징, 베를린 등에 새로 들어설 미국 대사관이 잇따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스위크 최신호(7일자)가 시대에 따른 미 대사관 건물의 변천사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신축 대사관에 쏟아지는 비판은 디자인이 흉물스럽고, 너무 거대하며, 미국식 팽창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지적 등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인근에 개관하는 대사관은 독일 건축평론가들로부터 진부하고, 기괴한 건물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대사관은 규모와 비용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그린존 안에 총 21개의 건물이 들어서며, 연간 운영비만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판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취할 장기적인 이득을 암시하는 상징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릭픽 개막일에 맞춰 8월8일 문을 여는 주중 대사관도 엄청난 크기로 찬반 양론에 휩싸여 있다. 사실 미 대사관의 수난 역사는 뿌리가 깊다.1956년 처음으로 외부 디자인 공모제로 지어진 런던 대사관의 경우 건물 입구에 장식된 황금 독수리상이 ‘외국인 혐오’와 ‘친미주의’를 상징한다며 비난받았다. 미 대사관은 반미주의자의 주 공격 대상이다. 때문에 보안과 외부인 통제는 건축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1998년 동아프리카지역에서 일련의 미 대사관 폭탄 테러 이후 국무부는 성벽으로 둘러쳐진 고립된 복합건물을 공식 디자인으로 규격화하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현재 새롭게 지어지는 대사관은 이같은 전례에서 벗어나 주재국의 전통, 상징성과 연계된 건축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으나 이런 변화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베를린의 대사관은 주변 고건축물과의 조화를 고려해 건물 색깔, 건축 자재 등을 신중히 선택했지만 비판자들은 단점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중동은 세계 분쟁의 최전선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헤즈볼라의 로켓포 반격 등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렇게 중동을 분쟁지역으로 만든 것은 서구 열강들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쟁의 시간은 아주 짧고 문명의 시간은 길었다. 기름진 초승달이란 뜻의 중동은 고대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였으며 문명의 교차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적대 국가인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자본의 블랙홀인 두바이를 넘어서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를 돌아봤다. |테헤란·콤 최종찬특파원|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여성들은 서둘러 루사리(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아가씨들도 자유분방 모드에서 엄숙 모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성들이 군기가 든 것은 신법국가인 이란 땅을 밟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들의 옷차림이 규제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외에는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루사리를 쓰고 망토를 걸친다. 차도르(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기도 한다. 이런 옷차림은 이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옷차림 외에 다른 제약도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성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어 있다. 대중버스를 탈 때도 지정된 여성 칸을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이용 시간과 요일을 다르게 해서 남성과의 접촉을 막는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렇게 얼핏 보면 이란은 여성인권을 억압하고 1979년 이슬람혁명이전의 상황에 멈춰 있는 정체된 나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의 시각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로, 시아파의 나라로 1906년 중동 최초로 입헌혁명을 일궈내고 중동 역사를 사실상 주도해온 이란의 참모습이 들어온다. 먼저 여성들의 옷차림 규제만 해도 그렇다. 여성들은 이를 인권을 탄압하는 상징으로 더 이상 여기지 않는다. 테헤란 파스다란거리에서 만난 마하즈 샤할리자드(27)는 “문화적인 의무 때문에 차도르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기 편하고 덥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좋다.”고 말했다.1980년대엔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는 패션코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루사리도 자신들의 미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헤란 북부에 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란의 부유층들이 몰려 사는 이곳에는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도 많고 영화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돼 있다. 테헤란판 압구정동인 타즈리시거리는 이란의 ‘날나리’ 신세대들의 아지트이다. 진한 화장에 머리 염색은 기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카락은 모두 노출돼 있다. 심지어는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루사리가 고목의 매미처럼 달려 있는 여성도 있다. 힙합바지를 입은 남자들도 보인다. 이슬람율법의 해방구처럼 보인다. 테헤란대학 한국어과 객원교수인 최인화(37)씨는 “루사리의 색상과 착용방법이 해마다 달라진다.”며 “몸에 착 달라붙는 망토와 실루엣을 강조한 옷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휠씬 높다. 혁명 후 여성의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학생의 60%, 공무원의 40%가 여성이며 올 총선에서도 강경 보수파의 테헤란 공천후보 가운데 20%가 여성이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와는 달리 여성운전자도 자주 눈에 띈다. 모피드대 부총장 아마드 자데히(45)는 “팔레비 정권 때보다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서민들의 생활은 서방의 예상과 달리 큰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 식료품이나 공공요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주식인 빵은 정부보조금을 받는 빵집에서 일반서민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판다. 우리돈으로 300원(3000리알)을 내면 4인 가족의 하루치를 준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세계4위 산유국답게 기름값도 싸다. 최근 올라서 1ℓ에 1000리알이다. 더불어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도 잘 발달돼 있다. 도로체계도 뛰어나고 동네 어귀의 작은 골목 하나하나에도 표지판이 걸려 있어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버스노선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1500리알을 내면 번화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서방엔 눈엣가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청렴결백한 생활로 유명하다. 남부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20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외지역을 방문한다. 이슬람혁명 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반미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테헤란 남부 페르도시호텔 벨보이인 하산 지아리안(32)은 “아마디네자드는 서민들의 살림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물론 이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도 사실이다. 물가가 올 들어 25%나 뛰었다. 특히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10년 새 무려 6배가 올랐다. 테헤란 북부의 고급아파트는 140㎡의 방 2개짜리가 4억∼5억원을 호가한다. 문맹률과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공식 마약중독자만 전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정부의 반미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질라 노힘네자드(37)는 “세계가 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며 “반미정책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의 시련은 이슬람혁명의 완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테헤란대 정치학과 교수인 알리 모흐세니(48)와 “지금은 진보와 개혁을 위해 전통과 근대를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모피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샤피에이(40)의 말 속에 이란의 현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들어 있다. siinjc@seoul.co.kr
  • [사설] 폭력의 악순환 더는 안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갈수록 불법·폭력으로 변질돼 부상자가 속출하고 전경 버스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급감해 울상이다. 급기야 비폭력을 호소하는 순수한 집회 참가자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등 우려했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촛불 시위가 순수성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그래야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비폭력·평화 시위를 유지해 새로운 시위 문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부가 쇠고기 추가 협상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수입을 금지하고, 검역권을 강화하는 성과를 얻어낸 것도 비폭력 시위의 영향이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촛불 시위는 이제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고시의 관보 게재에 반발하며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전개된 ‘1박 2일’ 집회가 또다시 폭력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시위 현장에서는 “비폭력으로는 안 된다.”는 구호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국민들은 촛불 시위가 반미(反美) 또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되는 등 1980년대식 이념 투쟁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폭력의 악순환이 더 이상 계속 되어서는 안 된다. 과격 행동을 부추기는 일부 정치, 노동 단체는 폭력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미국 쇠고기 수입에 따른 후속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는지 조용히 지켜보면서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도 불법·폭력 시위에 단호히 대처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쇠고기 협상을 잘못한 점을 시인한 만큼 책임질 사람들을 문책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국정 운영의 모습을 하루빨리 보여 주길 기대한다.
  • [사설] 공권력 경시풍조 도 넘었다

    광화문·시청 집회가 점차 불법·폭력시위로 변해가고 있다.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공권력과 시위대의 충돌을 소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갈등 연장선상에서 나름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도를 넘고 있다. 일부 시위 과격파는 도심을 누비면서 경찰에게 유리병이나 돌로 채운 페트병을 내던졌다. 심지어 구슬을 장전한 새총을 조준해 쏘아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럼에도 시위대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경찰 수뇌부는 청와대를 지키는 데 급급하다. 버스를 동원해 청와대 진입로마다 바리케이드를 치는 통에 밤만 되면 동네 주민들의 발이 묶이고 상점들이 철시를 하는 상황이 한 달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법치와 국민의 안녕을 책임져야 할 공권력이 코너에 몰린 지 오래다. 무기력한 청와대와 대의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일부 불법 시위대를 쳐다봐야 하는 시민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이미 진정한 의미의 촛불은 꺼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모차를 앞세운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중·고교생들이 떠난 이후 광화문의 촛불집회는 또 다른 요구의 광장이 된 지 오래다. 보수정권의 타도를 외치는 급진 진보세력, 일부 반미단체들이 국민건강권을 볼모로 벌이는 정치투쟁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야당이 합세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고시를 강행한 뒤 처음 맞는 이번 주말이 향후 정국의 최대 고비이다. 정부는 말로만 단호 대처를 외칠 것이 아니라 교통마비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과 직장인, 생계에 지장을 받는 서민 등 일반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법과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과격시위대와 일반 국민에 대한 공권력 집행은 당연히 구분해야 한다.
  • [美쇠고기 고시 이후] 여·야, 폭력시위 네 탓 공방

    촛불집회가 폭력시위의 양상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야는 여전히 정치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여권은 27일 ‘단독 개원’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경색된 정국을 정면돌파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야권의 대여 전방위 공세는 갈수록 거세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근 격화된 촛불집회를 “반미 정치투쟁의 장”으로 규정, 강경대응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홍 원내대표를 선두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한 당 지도부는 촛불집회와 야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경찰과 기자가 시위대에 두드려 맞고, 특정 언론사가 공격당하는 것을 방치하고서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법이 허용하는 한계를 넘은 집회를 방관하면 시민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국회가 열리지 못하면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담아낼 수 없다.”며 간접적으로 시위 책임을 야권에 돌렸다. 이에 반해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국민보호위원단’을 구성해 ▲경찰 책임자 고소·고발 ▲쇠고기 반출 저지 투쟁 ▲가축 전염병예방법 개정 국민청원운동과 국민투표 제안 등 동원이 가능한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정부의 쇠고기 고시 강행과 수입 재개를 강도높게 규탄했다. 민주당 의원 10명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안민석 의원 집단폭행 논란과 관련해 27일 오후 서울 정부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총리를 방문, 강력 항의했다. 박병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안민석의원이 시민과 경찰의 직접적 충돌을 막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폭행 가담자 및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재윤 의원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안민석 의원 문제는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도 “대통령이 사과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국회에 등원해 정국이 안정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임창용 이종락 홍희경기자 jrlee@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이후] 홍준표 “광우병 대책회의는 반미집단”

    [美쇠고기 고시 이후] 홍준표 “광우병 대책회의는 반미집단”

    한나라당이 쇠고기 촛불집회 핵심세력으로 반미(反美) 단체를 거론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톤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7일 쇠고기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 세력이 “반미 집단”라며 집회가 정치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 참여자들 중 자발적인 시민들은 빠지고 ‘시위꾼’들만 남았다는 주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광우병 대책회의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주장은 국민 건강을 빙자한 반미에 있다.”면서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대책회의는 진보연대, 참여연대, 민노당 등이 참여하고 있지만 핵심 세력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남북공동연대 등 진보연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연대는 과거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한반도 통일연대, 전국민중연대 등을 계승, 통합한 골수 반미단체”라면서 “반미를 신앙처럼 생각하는 단체”라고 말했다. 또 “이름을 바꾸며 주도해 온 이들의 반미 활동은 국가보안법 철폐,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매향리 사격장 폐쇄 등이고 오종렬·한상렬 등은 효순미선범대위, 맥아더동상 철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를 주도한 분들”이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순수하게 국민 건강권을 걱정해서 모인 국민의 촛불시위가 점점 반미단체 중심으로 반미 시위, 정권 투쟁, 정치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촛불은 꺼져가고 깃발만 나부끼는 반미 시위, 정치 투쟁, 반정부 투쟁으로 몰고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한·미 전략동맹 금가나

    한·미 전략동맹 금가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7월 방한이 무산됐다.7월 서울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려 했던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한·미 두 나라 앞의 푸른 신호등이 노란 신호등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 방한 무산 일방적 발표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애초부터 결정된 바 없다고 한다. 따라서 무산됐다는 말도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밑으로 양국은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을 적극 논의해 온 게 사실이다.24일만 해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부시 대통령의 방한 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무산됐다.’는 미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반응으로,7월 방한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대변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미 백악관은 이날 밤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 무산을 공식화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 백악관 발표 직전 양국 정부가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어렵다는 것과 도야코 G8확대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을 언제 발표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해 외교 관례에 어긋난 미국의 일방적 발표에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다. ●MB 한·미동맹 구상 차질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 무산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한국 내 여론이 결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쇠고기 촛불시위가 방한 연기 요인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한 요소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여러 요소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앞에 꺼내든 촛불시위 사진 3장이 쇠고기 추가협상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에는 결정적 제동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 연기는 광화문 촛불시위가 반미시위로 급속히 전환되는 것을 지연 또는 차단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위안을 삼을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G8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이 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속에 이뤄지고, 따라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로서는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특히 한·미 전략동맹 구체화 말고도 양국간엔 한·미 FTA 조기 비준, 방위비 분담, 미국 무기 구매와 관련한 한국의 지위 격상,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등 현안이 적지 않다.1시간 회담으론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급류를 타고 있는 북핵 해법에 있어서 구체적 공조방안을 모색하기도 여의치 않다. 청와대 관계자도 “부시 대통령 방한과 비교할 때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해 의미 있는 회담 성과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방미는 결과적으로 지난 두 달 대내외적으로 쇠고기 파동과 부시 대통령의 방한 연기라는 후유증으로 이어졌다. 한·미 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향해 내달린 현 정부의 조급증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황정민 아나 “과격 시위 실망” 발언 논란

    황정민 아나 “과격 시위 실망” 발언 논란

    2002년 미선·효순양 사망사건에 따른 반미 시위와 관련해 ‘부끄럽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던 KBS 황정민 아나운서가 이번에는 ‘미국 쇠고기 고시 저지’를 위한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황 아나운서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지난 25일 밤 ‘쇠고기 고시 저지’를 위한 시민들의 시위가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하며 부상자와 연행자가 속출한 것을 두고 “과격해진 시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을 진행하며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것에 대해 “고시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돼 시위대가 흥분했다.”며 “경찰의 물대포야 기대한 게 없어 그런지 몰라도 시위대의 과격해진 모습은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황 아나운서는 이어 “그동안 외신들이 (촛불집회에 대해)‘새로운 시위문화’라고 보도했었다.”며 “하지만 이젠 다시 ‘그럼 그렇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을 들은 청취자들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황 아나운서의 발언을 비난하는 글들을 남겼다.이주현(eclipse0120)씨는 “현 정권이 먼저 시민들을 자극했다.”며 “촛불을 폄하하지 말라.”고 말했다.염솔(sakuraichu1)씨 역시 “촛불집회 나와 보기나 했나.”라며 “그 현장을 직접 본 적이 없으면 말을 꺼내지 말라.”고 꾸짖었다.신명희(hi4689)씨도 “당신이 실망했다던 시위대가 어제도 보수단체와 싸우면서 KBS앞을 지켰다.”며 “이런 사람이었다니 실망스럽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바른 말 했다.일부 폭력 시위자가 촛불시위를 변질시키지 않았나.”(함성자씨·hsj1912),“기운내라.이 사회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소신있는 발언이야말로 진정한 촛불”(백종훈씨·hotymca)) 등 황 아나운서를 옹호하며,과격해진 시위문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황 아나운서는 지난 2002년 ‘뉴스8’ 진행 중 ‘여중생 미국 장갑차 사망사고’에 따른 대학생들의 미군 영내 기습시위에 대해 “부끄럽다.”는 발언을 해 큰 물의를 빚고 앵커자리에서 물러난 적이 있었다. 네티즌 안승호(babelahn)씨는 당시를 상기하며 “2002년도 (미선·효순양 관련)발언 당시에는 ‘설마’라는 생각이었다.”라며 “‘지금’의 그 멘트는 당신의 ‘사고체계’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황 아나운서는 해당 방송프로그램 말미에 “제 발언 때문에 마음 불편하신 분이 많은 것 같다.”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씨줄날줄] 바이오 정치/구본영 논설위원

    지난주 워싱턴서 열린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광화문의 촛불시위 현장을 찍은 컬러 사진을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 TR) 대표에게 들이댄 것이다. 김 본부장의 강공과 반미 정서를 우려해 가능한 한 한국측의 입장을 들어주라는 백악관의 지침 사이에 끼인 슈워브 대표가 한때 눈물까지 비쳤다는 후문이다. 그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광우병 우려가 촉발시킨 촛불시위가 국제정치의 지렛대로 등장한 셈이다. 며칠전 한국학중앙연구원의‘2008 세계석학초청’ 강연에서 미 코넬대의 사카이 나오키 교수는 “촛불집회는 참 한국적인, 희한한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을 이슈로 한 시위라는 차원에서 이를 ‘바이오 정치(biopolitics·삶 정치)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촛불이 상징하는 ‘바이오 정치’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만큼 안팎의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린다.‘집단 지성’이라는 극찬에서부터 ‘생명 상업주의’라는 매도에 이르기까지. 집단 지성이란 본래 각 개체는 지능이 없지만, 전체 무리는 고도의 지능체계를 형성하는 개미 등의 군집을 설명하는 용어다. 일부 진보논객들은 이를 원용, 촛불시위 군중을 “개체로서 날아오르지만, 전체로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천수만 새떼”로 미화한다. 반면 촛불시위 주도세력을 “듣기 좋은 생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념을 팔아먹는 생명 상업주의자들”이라고 폄하하는 측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우려가 ‘디지털 포퓰리즘’에 휘둘려 과장됐다는 시각이다. ‘바이오 정치’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데는 이념적 성향에 관계없이 한 목소리다. 국회의장 후보로 내정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도 “촛불집회는 새 정치문화의 기폭제이자 직접 민주주의의 표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촛불이 문제제기는 가능하지만, 수습은 의회와 정당을 통한 ‘대의민주주의’의 몫이라는 데도 전문가의 견해는 일치한다. 촛불시위를 연구대상으로 꼽은 사카이 교수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정당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글로벌시대] 한국 고래 사이의 새우 아니다 /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캐나다인

    [글로벌시대] 한국 고래 사이의 새우 아니다 /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캐나다인

    지난 몇 주간, 해외 친구들과 편집자들로부터 한국사람들이 미국 쇠고기에 대해서 왜 그토록 걱정이 많은지 물어오는 수많은 이메일들을 받았다.“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747비행기가 벼락을 맞고 내가 사는 곳으로 떨어질 확률보다 높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 매우 당황스럽다.” 한 친구는 이메일에 이렇게 적어 왔다. 몇몇 사람들은 이것이 한국인들의 반미주의의 또 다른 예가 아닌지 물어 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그를 싫어하는지 묻기도 했다. 이러한 설명들은 다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형편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소한 대국민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말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취임하고 4월에 총선을 치른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전반을 비난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만약 사람들이 현재 집회에서 얘기하고 있는 수많은 이슈들에 대해서 그토록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왜 두 선거의 투표율이 그렇게 낮았던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서 한나라당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일까? 거만한 외국인이라는 비난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칼럼에 몇 가지 관찰한 바를 말하고자 한다. 대규모 거리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2002년 월드컵 당시 이러한 열정은 외국인들에게 감명을 주었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뿐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서로 다른 수많은 이슈들-안톤 오노의 쇼트트랙 경기 사건, 론스타 사건 등등-에 대해서 그렇게 흥분을 할 수가 있을까? 가장 큰 이슈는 기관에 대한 신뢰문제이다. 정치인, 정책, 판사 등에 대한 신뢰가 너무 낮아 국민 스스로 직접 개입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커다란 소음을 만들거나, 혹은 ‘전면전’을 선포하지 않으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고민들을 들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며, 한국 정치제도가 성장하고 성숙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극단주의와 경직성으로 몰고 간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사람들이 권력이 아닌 책임과 의무를 갖는 데 있다. 이것은 정부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국민들은 정부를 선거를 통해 선출했고, 정부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갖고 있다. J D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선생님은 “미성숙한 사람은 대의를 위해 고결하게 죽고자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대의를 위해 겸손하게 살고자 한다.”고 말한다. 한국은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뛰쳐 나온 위대한 혁명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승리했고, 이제 오늘날의 한국이 과거의 군부 독재체제로 돌아간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때로는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보다 승리 후에 살아가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이제 국민들은 제도에 맞서지 말고, 제도 안에서 많은 일들을 이루어 내야 한다. 결국 간단한 문제로 귀착된다. 만약 한국인들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세계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항상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한국이 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특히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방어주의 없이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 대했을 때 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고래 사이에 낀 새우가 아니다.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주요한 등장인물의 하나가 되었다. 싸움은 끝났고 한국은 승리를 거두었다. 지금은 이 승리에 감사하며 어떻게 이를 바탕으로 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지 배워야 할 시점인 것이다.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캐나다인
  • [사설] 靑 비서진 개편 국정쇄신 출발점 돼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정정길 울산대 총장을 대통령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청와대 비서진을 전면 개편했다. 그제 특별회견에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며 국정 난맥을 자성한 연장선상에서 심기일전의 자세를 보여준 셈이다. 이번 개편이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과 함께 국정 추진동력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인선과정서 ‘고소영 비서진’이란 구설을 재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은 다행일 것이다.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면서 고려대나 소망교회 및 영남 출신을 가급적 적게 기용하면서 시빗거리를 줄이려 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인사를 진선진미하진 않더라도 본격적 국정 쇄신을 향해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한다. 새 진용이 당정청간 가교역을 넘어 대통령과 국민이 소통하도록 하는 통로로서 제 기능을 다 해야 한다는 게 그 전제다. 모쪼록 쇠고기 수입협상 졸속 타결과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0%대로까지 추락하는 과정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기 바란다. 우리는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탕평 인사가 개각에서도 이뤄지길 기대한다. 경제 살리기와 국정 전반의 선진화라는 새 정부의 국정 과제가 추진동력을 얻기 위해서도 ‘강부자 내각’이란 말이 다시 나와선 안될 것이다. 새 정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키는 인물들로 채워질 때 국민에게 피와 땀을 요구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도 생기지 않겠는가. 국민들도 이제 이명박 정부가 옷깃을 여미고 다시 뛰도록 시간을 줘야 할 것이다. 촛불을 든 시민들의 순정을 악용해 반정부나 반미 시위를 부추기는 행태는 자제되어야 한다. 취임한 지 넉 달도 안 된 대통령을 향해 물러나라고 한다면 ‘민중 포퓰리즘’에 다름 아닐 것이다. 국가 공동체가 소모적 갈등으로 마냥 내리막길로 치닫는다면 구성원 모두의 불행임을 잊어선 안 된다.
  • [열린세상] 북한,남북 상생협력에 동참해야/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북한,남북 상생협력에 동참해야/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참동안 뜸을 들이다가 지난 4월부터 대남비난 공세의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단순 비난공세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반 이명박 정부 투쟁’을 부추기는 선전선동 움직임조차도 보인다. 북한의 각종 언론매체들의“이명박 정권을 반대하는 한편, 반 괴뢰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여”나가야 한다는 논조들이 그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부터 ‘반미·자주와 연공·연북’을 주 내용으로 하는 ‘민족대단결’ 공동투쟁을 전개해 왔다.‘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우리 민족끼리’가 ‘민족공조’로 개념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07년도 북한 신년공동 사설에서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가 자주통일의 기치 밑에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6·15 민족공동위원회를 모체로 한 각 계층 통일운동단체들의 연대와 연합을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은 ‘민족공조’ 기치하의 공동투쟁을 공공연하게 촉구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북한 당국이 ‘6·15,10·4 선언’ 이행을 되풀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이러한 대남 공동투쟁 전술 이행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만약 북한 당국이 남한의 이명박 정부를 겨냥해서 ‘반 이명박 정부 투쟁’을 강화하기 위한 남한 ‘대결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크나큰 시대착오적인 오판이라 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더 이상 이데올로기 투쟁은 그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세계사회주의권도 붕괴되었고 사회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몇몇 국가들조차 실용주의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이명박 정부는 이데올로기적인 투쟁이나 논쟁을 뒤로하고 남북한이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고 ‘공영’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실용주의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비핵·개방·3000’은 남북한의 ‘상생·공영’ 정신을 그대로 반영한다. 북한의 핵은 세계와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이 분명한 것인 만큼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다지 새로운 것도, 지나친 것도 아니다. 남북한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핵포기라는 대결단을 내려야 한다. 물론 북한의 핵폐기 과정은 지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남북한이 ‘상생’을 위한 교류협력노력이 동시에 전개되도록 해나간다는 것이다. ‘상생’의 개념은 남북한 체제를 상호 인정한다는 상호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더 이상의 남북한 체제경쟁이나 이데올로기 투쟁을 전제하고 있지 않다. 이번 정부가 북한의 체제‘개혁’이라는 어휘사용 자제로 북한체제 부정이라는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남북한이 단순히 ‘상생’ 차원을 넘어서 ‘공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요구된다. 남북한 ‘공영’을 위한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본격적인 ‘개방’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의 개방은 체제를 부정 또는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의 교류협력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북한은 남한사회를 진보-보수 또는 친북-반북세력의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대남 체제부정 또는 체제파괴적인 투쟁 유혹에서 벗어나 좀 더 실용적인 관점에서 남북관계 발전노력에 동참할 것을 기대한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한국인, 美에 가장 우호적

    한국인, 美에 가장 우호적

    한국인의 대미(對美) 우호도는 세계 2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는 “전세계 24개국 2만 4000명을 대상으로 ‘세계화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인 70%가 미국에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58%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작년엔 24개국 중 다섯번째였다. 이번 조사는 한·미 쇠고기협상 이전인 올 3월17일부터 4월21일까지 이뤄졌다. 반면 미국의 오랜 동맹 일본의 대미 호감도는 지난해보다 11%포인트 하락한 50%였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 역시 9%포인트 하락해 47%의 호감도를 보였다.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단순히 친미·반미 정서로 좌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한국에 이어 폴란드(68%), 인도(66%), 탄자니아(65%), 나이지리아(64%)가 미국에 호의적이었다. 가장 적대적인 나라는 터키(12%)였다. 요르단·파키스탄(이상 19%), 이집트(22%) 등 이슬람 국가들은 대체로 호감도가 낮았다. 세계인들은 또 공화당 존 매케인 대선후보보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국제 현안을 잘 처리할 것으로 봤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미국, 쇠고기 추가협상 성의 보여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오늘 미국서 쇠고기 추가협상을 벌인다.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로 촉발된 ‘촛불 정국’이 분수령을 맞은 셈이다. 양국이 한국민의 광우병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통상 확대 기조도 이어가는 상생의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의 불안심리는 미국 측 기준으로 보면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을 게다. 그러나 한국민의 정서는 이미 광우병 발병 위험성을 확률로 따질 단계는 지났다. 더군다나 뉴욕타임스도 도축되는 소 가운데 극히 일부만 검사하는 미 농무부의 검역체계가 외국인의 불신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엄연한 현실을 방치해 ‘촛불’이 결국 반미 정서로 옮겨붙는다면 불행한 일이다. 까닭에 한·미 양국이 공동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미국 측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최소한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금지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 측은 이를 관철해 사실상의 재협상에 준하는 효과를 얻겠다는 입장이나, 미국 조야에선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규범 등에 맞지 않는다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 소비자의 불안감을 없애는 일이 결국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을 극대화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 측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출한다는 내용의 수출증명(EV)프로그램 적용뿐만 아니라 수출시 특정위험물질(SRM) 제거에도 대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내달 초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양국간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방위비 분담금협상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미국 측은 한·미 동맹 복원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가 곤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미국에도 손해임을 깨닫기 바란다.
  • 위기의 MB, 朴에 SOS?

    위기의 MB, 朴에 SOS?

    날이 갈수록 여권 내의 ‘박근혜(얼굴) 총리론’이 몸피를 불리고 있다. 조만간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을 공식 제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심지어 이 대통령의 구상이 무엇이든, 이와 관계없이 박 전 대표를 총리로 내세워 국정을 함께 꾸려가야 한다는 당위론이 한나라당 안에서 커져가고 있다. 여권에서 ‘박근혜 총리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쪽은 친이(친이명박) 진영내 온건파다. 박희태 전 의원과 홍준표 원내대표 등이 앞장서 있다. 박 전 의원은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총리 카드는 아주 좋은 카드”라고 했다. 권영세 사무총장도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큰 기둥 중 한 분”이라며 가세했고, 이 대통령의 측근인 백성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기꺼이 총리직을 수락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친이 진영 강경파와 친박 진영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임태희·전재희·원희룡 의원 등 중진들이 가세하는 형국이고, 소속의원 100명 서명운동을 펴겠다는 초선 의원도 등장했다. 갈라진 보수진영을 결집함으로써 안정적인 국정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이들이 내세우는 논거다. 그러나 이들의 희망대로 박근혜 총리 카드가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 전 대표 본인부터가 탐탁지 않은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 측근은 11일 “(총리를)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때 총리직을 거절했던 입장과 같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도 이념이나 정치 스타일 등이 판이한 이 대통령과 국정 운영의 책임을 나누는 데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도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화합과 보수진영 결집이라는 덧셈과, 권력을 나눠야 하는 뺄셈이 부닥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고한 당내 지분과 대중성을 갖춘 그에게 총리를 맡긴다면 국정의 상당부분을 공동운영하는 모양새가 된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초 가졌던 국정운영의 구상을 큰 틀에서 바꿔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박 전 대표는 아직 컨베이어 벨트(이 대통령의 구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걸 올릴까 저걸 올릴까 구상 중 하나일지는 모르지만 진행형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의 이같은 기류를 종합하면 ‘박근혜 총리론’은 설익은 상태다. 양측 모두 부담스럽고, 덜 급하다. 청와대측이 총리를 공식 제의키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지만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존재한다. 향후 일주일 정국 상황이 변수다.2∼3일 안에 나올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협의 결과가 촛불시위를 달래지 못하고, 반정부·반미 시위로 번진다면 이 대통령이든 박 전 대표든 특단의 결심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일 공산이 크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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