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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캠프 데이비드/함혜리 논설위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워싱턴의 무더위에서 탈출해 한적하고, 안전하게 정국 구상을 할 수 있도록 미 연방공무원 및 가족을 위한 휴양지를 개축해 여름별장을 만들고 ‘샹그릴라(상상의 이상향)’라는 이름을 붙였다. 루스벨트는 1943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 경을 이곳으로 초대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비롯한 미·영 연합군의 전략을 논의한다. 워싱턴 북쪽으로 97㎞, 펜실베이니아 주 경계선 바로 아래 캐탁틴산 자락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별장은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손자의 이름을 따 캠프 데이비드로 명칭을 바꾸면서 미국 정상외교의 상징적인 장소로 성격이 강해졌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9년 9월 후루쇼프 소련 공산당 제 1서기와 회동했고 카터 대통령은 1978년 9월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초대해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이끌어내는 등 역사적인 이벤트가 이어졌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곳을 가장 즐겨 이용하는 사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 그는 외국 원수들을 맞이할 때 사람을 봐 가면서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텍사스의 크로퍼드 목장 초대는 최상급 대우에 해당한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자전거를 함께 타는 것도 환대에 속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스페인 총리를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해 극진히 대접했고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산악자전거를 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총리는 캠프 데이비드와 크로퍼드 목장에 모두 초대되는 ‘영광’을 누린다. 이들은 모두 이라크 문제에서 미국을 확고하게 지지했다. 4월 중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장소로 캠프 데이비드가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이 이 대통령의 방문에 특별한 관심과 친밀감을 갖는다는 신호다. 한국은 이라크에 파병한 수로 보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규모임에도 참여정부의 반미정서 때문에 냉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 보다 성숙한 한·미관계를 다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반미정서의 역설/구본영 논설위원

    지난달 미 록히드마틴사 관계자들로부터 최첨단 스텔스(반레이다 탐지)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그 자리서 한 동료 언론인이 “일본엔 최고 성능의 F-22를 판매하려면서 왜 한국엔 보급형격인 F-35를 공급하려 하나.”고 묻자 주최 측은 “F-22의 해외 판매는 의회가 법으로 금하고 있다.”고 부인하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옆자리의 한 미측 인사는 기자에게 “다수 한국인들이 그런 생각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렇듯 이제 한·미 관계는 미국 측이 행여 ‘반미 정서’가 촉발될까 우려하는 단계가 됐다. 미국의 잉여농산물로 허기를 달래던 때에 비하면 상전벽해다. 최근 고대신문이 “광복후 친(親)일본적 발언은 한국사회의 확고한 금기사항”이라면서 “2000년대에 들어 반미감정이 급격히 퍼져 친(親)미국 언행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고 보도할 정도다. 고려대 학보가 대선을 앞두고 전국 대학교수 1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는 다른 통계가 나왔다. 미국에 유학 중인 외국인 가운데 한국 유학생들이 단연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초·중·고 조기 유학생을 포함해 한국 출신 학생들은 9만 3728명으로 전체 63만 998명의 14.9%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굳이 이런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중산층 이상이면 한집 건너 한명꼴로 미국 유학생을 두는 세태다. 미국 유학생이 많다는 것 그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란 얘기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 그리고 이회창씨 등 유력 대선주자 자녀들 대부분이 미국서 공부했거나 유학 중이다. 하긴 “반미면 어때?”라고 자주 노선을 강조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과 사위도 미국 비즈니스스쿨과 로스쿨을 다니고 있지 않은가. 무조건적 친미 노선도 문제지만, 반미정서의 근저에 일종의 허위의식이 숨어 있다면 심각한 일이다. 교수들의 지적처럼 친미적 언행을 금기시하는 것도 차기 대통령이 깨야 할 터부일 게다. 이와함께 용미(用美)라는 실용적 시각도 긴요하다는 생각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설] 한·미 FTA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침내 어제 타결됐다. 한·미 양국이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에 맞춰 합의했던 시한을 최대한 연장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타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쇠고기와 자동차, 농산물, 섬유, 무역구제 등 미타결 쟁점에 대해 상대의 마지노선을 존중해주는 선에서 ‘빅딜’함으로써 1년 2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중국과 일본, 아세안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연간 1조 7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시장을 향한 접근로를 더욱 넓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게다가 한·미 FTA 타결은 정치·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양국간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미 FTA의 성패는 지금부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는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보다 더 험난할지도 모를 국내 이해당사자와 정치권의 설득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미 갈등과 대립의 골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다. 더구나 연말 대선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자면 법과 제도, 의식과 관행을 모두 바꿔야 한다. 보호의 타성에서 벗어나 구조개혁과 제도 선진화로 방향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미 FTA 타결은 우리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다.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움츠러드느냐, 발전의 전기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한·미 FTA를 둘러싸고 ‘음모설’을 비롯해 각종 풍문이 난무하는 것은 정보의 미공개에 있다고 본다. 공과 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탓에 오해가 반목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협상 내용을 소상히 공개하고 정부가 산출한 손익계산서를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의 원칙이라고 천명했던 ‘국익의 균형’을 얼마나 관철했는지를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얻게 될 이익만 강조할 게 아니라 피해 예상 업종과 규모도 밝히고 이들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보상책과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농가의 손실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외에도 가격경쟁력 상실로 1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생산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로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치도 있지만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에겐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이 한·미 FTA의 수혜층에 편입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직업훈련과 업종 전환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자면 지난해 제정한 ‘제조업 등 무역조정 지원에 관한 법률’만으로는 부족하다. 추가 비용투입과 함께 효율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투쟁단계는 지났다.‘졸속’‘퍼주기’‘경제식민지’ 등 반미정서를 자극하는 구호에 이어 ‘정권퇴진 운동’ 운운해서는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젠 타결내용을 놓고 반대논리를 펼쳐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를 철저히 따져본 뒤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제대로 됐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정치권도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투쟁방식을 접어야 한다. 미국처럼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자문단을 구성해 정부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세심하게 검증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 국가 이익에 부합되는지를 대차대조표를 통해 면밀히 분석한 뒤 비준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하라는 얘기다. 한·미 FTA의 성패는 궁극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에게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협상이 잘 됐어도 그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게 FTA다. 한·미 FTA 타결은 개방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하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지 결과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경제는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는 개방수혜형 구조다. 게다가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의 배만 불려주는 ‘가마우지형 경제’에서 탈피하는 길은 개방 확대뿐이다. 따라서 한·미 FTA가 가져올 새로운 무역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손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협상에서 교육·의료·방송 등 고부가 서비스부문의 개방이 미뤄짐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 목표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재계는 개방이 생산성 증가와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방의 혜택이 내수 활성화와 고용 증대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개혁의 고삐를 다잡아야 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담화문에서도 확인했듯이 한·미 FTA 성사에 전례없는 강한 신념과 집착을 보여왔다. 협상의 최종적인 결정권자로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노 대통령은 손익논쟁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시민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이해당사자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한·미 FTA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대선주자들과의 공개토론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담화문에서 약속한 지원책은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한·미 FTA 논쟁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하길 기대한다.
  • [신년사설] 갈등을 넘어, 이젠 희망의 시대로

    2007년 희망의 새해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지난 한해를 참으로 힘겹게 보냈다. 밖에서는 북핵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안에서는 집값 땅값 폭등의 열풍이 불었다. 이념과 계층과 지역으로 갈려 서로 맞부딪치며 갈등의 골을 깊게 했다. 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정치권은 정쟁에 빠져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했다. 그런 중에도 소중한 희망의 싹을 보았다. 우리은행 노사가 보여준 상생의 정신이 그것이다. 정규직은 임금을 동결하고 그 재원으로 비정규직 3200명의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뤄냈다. 모두가 승리하는 길이 있음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지난 시간이 힘들면 힘들수록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는 크다. 눈을 미래로 향하고 처진 어깨를 곧추 세워 힘차게 나아갈 때다. 새해는 대선의 해다. 우리는 오는 12월19일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머질 새 대통령을 뽑는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비전, 경륜을 두루 갖춘 대통령을 선출해야 나라가 발전하고 서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지금부터 눈을 부릅뜨고 대선주자들의 언행과 면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의 낡은 끈을 과감히 끊고 누가 헛된 선심공약을 남발하는지도 감시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각 후보진영의 선거공약을 객관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유권자에게 판단의 자료를 제공하고 정책선거로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만들고, 계층·지역·이념의 대립을 해소해 나가는 사회통합의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정당과 대선주자들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진보는 반미정서에 기대어 표를 얻는 ‘반미장사’를 해선 안 되며, 보수는 안보불안 심리를 부추겨 반사이익을 얻는 ‘안보장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낡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낀다. 정치와 정치인을 거리의 낯선 행인들만큼도 믿지 않는다. 신뢰가 없는 정치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 설혹 정권을 잡는다 해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2007년 대한민국은 새정치의 실현을 갈망하고 있으며, 그 출발점은 신뢰를 쌓아나가는 일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노 대통령이 정쟁을 피하고 벌여놓은 개혁과제들을 차질없이 마무리하는 데 진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노 대통령이 올해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정치가 아니라 정치과잉에 따른 민생 실종일 것이다. 대통령이 중심을 잡고 국정의 안정적인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으로 공정한 선거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또 평화를 지키며 통일을 향해 한발 다가서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다. 북한이 변해야 한다. 고립과 제재 속에 핵에 의존해 체제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핵 폐기와 개혁·개방만이 안전을 보장하고 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대화가 유일한 해결책임을 인식하고 금융제재 문제 등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정부는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약화된 6자회담의 추동력을 강화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이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1인당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게 된다. 그런데도 저출산·고령화와 가계의 소비여력 고갈, 기업의 투자부진 등으로 경제의 활력은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경제가 성장을 해도 빈부격차의 확대와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는 심각한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땅값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그런 우울증을 치유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도 시급한 현안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한 무역국가 한국이 가야 할 길이자 국가생존전략이다.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와 내용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막바지에 이른 한·미 FTA 협상은 양국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의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한다. 한·중 FTA와 한·EU FTA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희망이 있는 사회는 따스하다. 경제·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배려와 평등한 교육기회의 보장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주어야 한다. 공동체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분노와 적대의 마음을 비우고,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다시 채우자.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고, 될수록 자주 그들의 처지가 되어 보자. 사회구성원 모두의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 머지않아 큰 희망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 [서울광장] 대통령 퇴직보험은 없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퇴직보험은 없다/진경호 논설위원

    노무현이 늦은 밤 차를 몰고 가다 벼랑에서 굴렀다. 이튿날 이를 발견한 주민이 노무현을 양지녘에 잘 묻어 주었다. 사고조사를 나온 경찰이 물었다.“그가 죽은 건 확인했습니까.” 주민 왈,“그게 글쎄…자기는 안 죽었다고 하는데 대체 믿을 수가 있어야죠.” 인터넷을 떠도는 이 노무현 유머의 코드는 불신이다. 그것도 극도의 증오가 응축된 불신이다. 한데 많은 사람이 웃는다.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일주일 뒤면 12월19일,‘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4년이 된다. 그 사이 국민 10명 중 9명이 그를 등졌다. 바보는 사라졌고,TV광고에 비쳤던 그의 눈물은 진작 말랐다. 많은 사람이 노 대통령과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심지어 ‘의도적 양극화 심화론’이 버젓이 나도는 지경이다. 참여정부가 양극화 해소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반한나라당 표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몇몇 멀쩡한 대학교수들까지 동의한다니 불신의 양태도 정상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것도 반미정서를 증폭시켜 진보세력의 입지를 넓히려는 속셈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 ‘노무현 읽기’는 이렇게 비비 꼬이고 궁폐해져 버렸다.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지역구도 극복의 전사(戰士)라는 그의 입에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 나오고, 해마다 한두번씩 대통령직을 던질 듯한 말이 끊이지 않았다. 자주를 내세운 전시작전권 환수도 뒤늦게 보니 미국이 가져가라 던진 것이었다. 얼마 전 호주 발언만 해도 그렇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못 이뤄 대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숙제는 정치권으로 넘겼다. 지역구도를 문제삼다 대연정을 내놓듯 진단과 처방이 따로 간다. 그의 생각이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변호사 시절 이런 모호한 화술로 재미 좀 봤을지 모르나 대통령 노무현에겐 자신을 못 믿을 사람으로 만드는 독소일 뿐이다. 노대통령 집권 5년차에 접어드는 우리 정치의 화두는 대선, 정계개편, 그리고 ‘노 대통령의 퇴임 후’ 등 세가지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거취는 정계개편과 직결되고, 대선의 방향과 질로 이어질 사안이다. 그런데도 그의 거취는 지금 가장 가변적이고 불투명한 변수로 남아 있다. 노 대통령 스스로 그리 만든다. 낙향을 얘기하다 정치·언론 개혁의 사명을 말한다. 국회의장직을 엿보는 말을 농처럼 꺼낸 적도 있다. 그는 이런 모호함이 레임덕에 놓인 자기를 지켜줄 상책이라 보는지 모른다. 베일 뒤에서 퇴임 후 자신을 옹호할 정당을 확보하고, 안 되면 직접 국회의원이라도 돼 자신을 변호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정치사엔 그런 전직 대통령의 ‘보험’이 없다. 어떤 정치세력도 퇴임 대통령을 보호하지 않는다. 전두환 노태우, 심지어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조차 예외가 아니다. 전직을 지켜줄 사람은 오직 현직의 자신과 민심뿐이다.1년 남았다. 못 믿을 대통령으로 끝나지 않겠다면 무엇보다 정치권에다 퇴직보험을 들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퇴임 뒤는 물론 남은 임기에도 정치를 끊고 국정에만 전념하겠다고 또렷이 말하고 실천해야 한다. 네가 뭘 하면 나도 뭘 하겠다는 흥정은 그만 접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발 정국 혼란을 줄이고, 잃은 민심을 차곡차곡 되쌓는 길이다. 그것이 퇴직보험이다. 재임 중 잃은 민심을 퇴임한 뒤 찾을 수는 없다. 노 전 대통령의 10년, 노 대통령의 1년에 달렸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사설] 미국산 쇠고기 뼛조각 수입 안된다

    미 농림부 척 램버트 차관보 일행이 어제 한국 농림부를 방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및 수입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광우병 파동’ 이후 2년 10개월만인 지난달 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뇌와 뼈, 장기 등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위험물질(SRM)의 함유 여부를 전수 조사를 통해 엄격히 규제한 데 따른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이번에 미국의 압력에 떠밀려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30개월 미만 소의 뼈를 제거한 살코기’로 한정했지만 광우병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성급한 조치임을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여론이 이러함에도 미국측이 자국의 축산농가만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수입 및 검역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반(反)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차원을 넘어 반미정서까지 부채질하는 결과를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민주노동당과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친 소가 몰려온다.’는 구호 아래 미국산 쇠고기 안 사고 안 팔고 안 먹는 3불(不)운동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한·미 FTA는 별개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수입 및 검역 기준에서 밀리게 되면 광우병 공세에서 버텨낼 명분을 잃게 된다. 일본은 지난 8일 수입금지 품목인 가슴샘이 함유됐다는 이유로 해당 수출작업장에서 나오는 미국산 쇠고기의 반입을 전면 중단했다. 우리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고수하려는 수입 및 검역 기준도 일본과 다를 바 없다. 만약 미국이 부당한 압력을 계속한다면 일본과 타이완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들과 공동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식탁의 안전은 어떤 이유에서든 절대 양보해선 안 된다.
  • [중계석] “작통권 이양 돌이킬 수 없는 현실” /한승주 고려대 명예 교수·전 외교부장관

    지난 9·14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전시 작전권 환수와 관련,“정치이슈화 반대”입장을 밝혀 역설적으로 한·미 동맹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손을 들어 줬다. 미국이 전작권을 흔쾌히 이양하겠다는 속내는 뭘까. 한승주 전 주미대사가 21일 한국 선진화포럼 주최 강연회에서 그 답을 제시했다. 다음은 ‘동북아 정세변화와 한·미동맹´주제의 강연 요지. 최근 한국이 자주권 얘기를 하는 것에 미국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한국이 싫다는데 마치 강요해서 자주권을 박탈하고 있었다는 얘기냐. 빨리 털어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동시에 일본 요인도 중요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과거 냉전시기의 한·미동맹은 대소련 봉쇄 및 일본 방어를 위한 전진기지로서 중요했으나 지금은 남한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한·미동맹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공백도 메울 수 있는 ‘자발적 파트너’를 일본에서 찾은 것이다. 과거에는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군) 주둔 국가는 일본만 남게 되었고, 이는 일본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 한국이 싫다면 한국의 역할을 대체해도 좋다고 한다. 요약하면 ▲전략적 유연성 확보 ▲주한미군의 추가감축 기회를 가지며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대한 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이 불필요해지며 ▲대(對)한 방위비 지출 축소 ▲대한 무기 판매 증가 ▲남한내 반미정서 촉발요인 제거 ▲중동 등 다른 안보현안에 주력할 수 있는 여지 확보 등이다. 전작권 이양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우리 정부가 기정사실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부시 행정부도 한 술 더 뜨고 있다. 이제 그것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철회하라든지 유보하라는 요구를 할 수는 있으나 일을 돌이킬 수는 없게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작권 이양으로 훼손될 수 있는 우리의 안보태세를 어떻게 만회하고 보완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을 뿐이다. 한승주 고려대 명예 교수·전 외교부장관 정리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반외교 유엔 가는길에 새변수

    반외교 유엔 가는길에 새변수

    오는 12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61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입후보한 사무총장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반 장관이 한차례 예비투표에서 1위를 하기도 했지만, 잠재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월 1차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반장관을 비롯,4명의 기존 후보군에 추가 주자로 나선 인사는 요르단의 42세 왕자.1996년 요르단 주재 유엔차석대사로 출발,2000년부터 대사로 활동하는 제이드 알 후세인이 그 주인공으로, 현 후세인 국왕과는 사촌간이다. 제이드 후세인 대사가 5일(현지시간) 공식 입후보한데 이어 스리랑카·영국 이중 국적의 데바 아디티야 유럽의회 의원, 터키 출신의 케발 더비스 UNDP총재 등 잠재 후보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이 핵심 국가들(미국 등 상임이사국 지칭)이 “(이미)출발선에 있는 말들을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는 보도를 내놓은 뒤여서 반 장관의 당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측은 제이드 왕자를 포함, 대부분 잠재 후보들이 레이더 망에 다 잡혀있었고, 분석을 해왔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제이드 왕자의 약점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출신이란 점. 요르단이 반미정서가 넘치는 이 지역의 독보적인 친미국가여서 주변국의 지지를 받는 게 쉽지 않다는 측면도 있다. 싱가포르의 첸흥치 주미 대사나,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가 후보로 나설 것이고 ‘여성 프리미엄’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정부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사실상 천명했고, 클라크 총리 역시 총리 재선 쪽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 - 헤즈볼라 휴전 후폭풍

    “이스라엘에 대한 전략적·역사적 승리다.”(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국가 내부의 국가’를 제거했다.”(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오직 승자만 있는 이상한 전쟁이다. 휴전 발효 이틀째인 15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각각 자신들이 이번 전쟁의 승자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 반응은 조심스럽다.‘휴전 이후’ 체제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전쟁의 승패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명운을 건 대결이 한달 넘게 이어진 탓에 양측 모두 정치·군사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난처해진 것은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전면전을 감행한 이스라엘 정부다. 민간인 폭격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데다 내 세울만한 군사적 성과도 없다. 헤즈볼라 역시 ‘대(對)이스라엘 투쟁의 구심’이란 명분은 얻었지만 실익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레바논 공격 성공적” 44% 이스라엘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 스미스 조사결과 ‘레바논 공격이 성공적이었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반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답변은 52%에 달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쟁으로 가장 위험에 빠진 것은 올메르트 총리와 카디마당이 추진해온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으로부터의 철수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가 헤즈볼라의 세력확산을 가져온 것처럼 가자·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철수는 이곳에 군사적 진공상태를 초래, 하마스 등 적대세력의 득세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메르트와 카디마당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방식에도 비판이 제기된다.BBC방송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이스라엘군의 전과는 보잘 것 없었다.”면서 “특히 공습과 지상작전의 부적절한 결합으로 이들의 ‘불패신화’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 ‘상처뿐인 영광’ 헤즈볼라측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이스라엘군과 대등한 대결을 펼치면서 이슬람과 아랍세계의 영웅으로 떠오르긴 했지만 근거지였던 레바논 남부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문제는 안보리 결의안대로 이곳에 레바논군과 평화유지군 3만명이 배치된다면 헤즈볼라는 존립기반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BBC는 “이스라엘군 철수가 지연되는 데서 전쟁을 지속할 명분을 찾을지, 군사조직으로서 수명이 다하는 것을 받아들일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레바논 정부로선 이 기회에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던 남부지역의 통제권 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헤즈볼라 포로 13명·이스라엘 포로 2명 교환가능” 전쟁 초기부터 조기 휴전에 반대해온 미국은 아랍세계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침공의 배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이슬람권의 반미정서를 유례없이 악화시킴으로써 아랍세계에 대한 발언권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미국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분명히 하면서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 전쟁의 ‘유일하고 명백한 승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휴전 이틀째인 15일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10여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는 등 산발적 전투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포로 13명과 시신 수십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을 헤즈볼라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국 병사 2명과 교환하기 위해 넘겨줄 수도 있다고 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오염복구 요구가 동맹 저해할 일인가

    미 정부가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 복구 협상과 관련, 최근 우리 정부에 최후통첩성 서한을 보내왔다고 한다. 심지어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 지상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0일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한·미 동맹에 저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오염처리 방안을 한국이 청와대의 반대로 번복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어리둥절할 뿐이다. 양국간 합의 내용은 무엇이며, 청와대가 무엇을 반대했다는 것인지, 설령 양측이 이를 놓고 갈등을 빚을지언정 지상군 철수 운운하는 것이 과연 동맹국이라는 미국이 취할 태도인지 마냥 당혹스럽다. 전국 62개 반환예정 미군기지의 오염 복구 비용을 놓고 양국이 진통을 겪고 있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비용만 5000억원을 웃돈다니 중차대한 현안임에 틀림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만 부담하겠다며 대부분의 복구 비용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하수 오염만 부담하고 토양오염은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지하수도 전체를 파내 제거해야 한다는 우리 요구와 달리 파이프로 기름띠만 제거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태도는 자국 내 오염 처리와도 현저한 차이가 난다. 지난 10년간 30조원을 투입,3958개 기지의 오염을 말끔히 처리했던 미국이 우리에겐 비용 대부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맹이 훼손될 수 있다는 엄포가 비록 협상용이라고 해도 동맹국으로서 취할 태도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이중적 태도야말로 한국 내 반미정서를 부추김으로써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저해할 요인임을 미국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 이라크총선 시아파 압승

    지난달 30일 치러진 이라크 총선에서 시아파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쿠르드족이 이라크내 ‘제 2의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권력의 ‘축’은 후세인 정권 시절의 수니파에서 시아파로 빠르게 이양되고 현재의 ‘친미 정권’ 대신 ‘친이란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최종 개표결과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 시스타니가 이끈 ‘유나이티드 이라크동맹(UIA)’이 48.1%, 온건 시아파 이야드 알라위 현 임시정부 총리의 ‘이라크리스트(IL)’가 13.8%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유권자 1450만여명 가운데 845만여명이 선거에 참여, 투표율은 59%를 기록했다. 시아파인 UIA와 IL의 득표율을 합치면 62%에 이르지만 수니파의 득표율은 0.2%에 그쳤다.UIA는 제헌의원 275명 가운데 132석을 차지, 다수당이 되면서 향후 정국 주도권을 갖게 됐다. 쿠르드족 양대세력인 쿠르드민주당과 쿠르드애국동맹이 연합한 ‘쿠르드연맹’은 25.7%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70석을 확보, 제2의 정당이 됐다. 반면 미국이 지원한 알라위 총리의 IL은 13.8%를 얻는 데 그쳐, 의석 40석의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이라크내 반미정서가 만만찮음을 반영한다. 그러나 UIA는 제헌의원 275명 중 대통령과 총리를 뽑기 위한 의석 3분의2를 확보하지 못해 연정구성이 불가피하다.UIA의 지도부는 이미 쿠르드동맹과의 물밑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니파의 사드 압델 라자크는 대통령과 총리직은 UIA와 쿠르드동맹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라위 총리도 쿠르드족이 최고위직 중 하나를 차지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했다. 상징적인 대통령 후보로는 쿠르드애국민주동맹(PUJ)의 잘랄 탈라바니 당수가 거론되는 가운데 총리에는 UIA의 일원으로 시아파 최대단체인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위원회(SCIRI)’의 압둘 아지즈 하킴 의장과 압델 알 마흐디, 다와당의 이브라힘 알 자파리, 이라크국민회의의 아흐마드 찰라비 등이 오르내린다. 특히 후세인 치하에서 억압받은 SCIRI에는 이란에 망명한 인사들이 대거 참여, 새정부는 미국이 우려한 친이란 성향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반미 저항투쟁을 주도했던 강경 시아파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이슬람다와당’도 UIA에 참여, 새정부에 자칫 반미 노선의 기류가 형성될 수도 있다. UIA는 바그다드와 남서부 항구도시 바스라 등 이라크 대도시 지역에서 압승을 거둬, 수니파를 끌어안을 명분까지 챙겼다. 선거를 보이콧한 수니파는 “헌법제정 과정에 모든 정파가 참석하고 외국군의 철수 일정이 제시되면 참여할 수 있다.”고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2명의 부통령 가운데 1명은 수니파의 몫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총선 결과는 당초 10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북부 모술 등지에서 투표함 300여개를 재검표하느라 최종 발표는 늦어졌다. 한편 총선 결과발표가 임박하면서 이라크 곳곳에서는 미군 뿐 아니라 시아파를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도 잇따라 우려되던 종파간 갈등이 드러날 조짐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울광장] 노(NO)라고 말하는 한국/이기동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NO)라고 말하는 한국/이기동 논설위원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한·미 관계의 현주소를 설명하면서, 실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론이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쓰는 게 탈이라고 했다. 그는 하도 답답해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통화내용을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두 정상의 대화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그렇게 화기애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직전에 들은 이야기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APEC정상회의 참석길 LA에서부터 시작해, 유럽순방을 마치기까지 작심한 듯 충격적인 외교발언들을 쏟아냈다. 자주외교를 내세웠지만, 발언상대는 누가 봐도 미국이다. 발언수위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높아갔다.‘북한핵은 자위수단이다. 누구든 한국 국민의 뜻을 벗어나는 걸 강행할 수 없다. 북한체제 붕괴는 가능하지 않다. 한반도야 깨지든 말든 핵문제만 해결되면 된다는 식은 안 된다….’ 하이라이트는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북한체제가 결국 무너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북한이 더 불안해한다는 요지의 프랑스 동포간담회 발언이었다. 물론 북한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화에 응하라는 요지의 주문이다. 하지만 주 과녁은 역시 미국이다.1기 부시행정부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2기때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노 대통령은 아마도 이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고,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할 만한 발언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런 발언이 한·미 동맹과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질 신뢰와 효율성의 저하이다. 앞서 소개한 청와대 인사의 말과 달리 외교부내 많은 인사들은 부시 1기때부터 한·미간에 실질적인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노 대통령의 집권과정과 반미정서를 떼놓고 생각하기는 힘들 것이다. 두 여중생의 비극적인 죽음과 반미촛불시위속에 탄생한 정부다. 초기 미국 신용평가기관들의 ‘한국 때리기’가 있었고, 이어 자주와 동맹논란을 겪고, 주한미군의 감축결정이 있었다. 어차피 겪어야 할 반미의 대가로 치부하면 그뿐 아니냐고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아주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2기 부시행정부를 1기때처럼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는 게 식자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미·일관계를 모델로 한 새 안보공동선언을 만들어 새 출발을 다짐하고, 또한 양국의 전문가들이 나서서 ‘와이즈멘(Wisemen)그룹’이라도 가동해 소원한 거리를 좁혀보자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순방길 발언들은 대미외교 기조가 ‘미국에 대해 할 말을 좀 하는 편’ ‘여기에 대해 미국이 좀 놀라는 편’의 수준에서 요지부동임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번에 좀더 많이 놀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바보가 아니다. 노 대통령 발언의 최종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그것이 남북정상이 만나, 핵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겠다는 의도로 볼지 모른다. 카드를 다 내보이고 하는 외교는 없다. 중국과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데 미국은 바라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더라도 무력사용은 막겠다고 공개하면서 제대로 된 외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맹을 버리고 자주로만 살겠다는 각오가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대미외교의 기반을 다시 잡아야 한다. 너무 자주파 인사들로 짜여져 방향선회가 어렵다면, 외교안보 라인업을 새로 짜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당국자끼리 최소한의 스킨십이라도 있어야 신뢰가 생기고, 신뢰 없는 외교는 무망하다. 적어도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자주외교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내세워 폐쇄적 국수주의의 대명사로 치부받는 이시하라 신타로와는 다른 유의 자주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한국 IDB가입 사실상 확정

    |브라질리아 박정현특파원|우리나라의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연간 140억달러 규모의 중남미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디 실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브라질이 우리나라의 IDB 가입을 지지해 준 데 사의를 표시했다. 두 정상은 한국과 남미공동시장간 교역증대를 목표로 한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타당성에 관한 공동연구를 개시한다는 등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 우리나라의 IDB가입 전자투표가 끝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IDB 차관으로 발주되는 연간 140억달러 규모의 중남미 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IDB가 우리나라의 가입을 결정하면, 우리나라는 국회동의 비준을 거치게 된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의 지원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정부혁신 세계포럼에 룰라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으며 룰라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자 브라질의 일간지인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와 가진 회견에서 “한·미 양국이 주요현안에 대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는 건강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때 반미정서는 자연스럽게 극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카페 USA/이기동 논설위원

    최근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행사에는 인터넷 매체 관계자들이 자주 얼굴을 내민다. 전에 없던 일이다. 토머스 허바드 대사 때까지만 해도 정치·경제계,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언론계에선 일간지, 방송사 관계자들이 단골 손님이었다. 그러던 것이 크리스토퍼 힐 대사 부임 뒤부터 인터넷 매체 인사들이 다수 초청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우리 사회내 인터넷의 영향력에 눈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변화일 것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이달초 인터넷 다음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페 USA’가 화제다. 개설 일주일만인 15일 현재 가입회원수가 4500명을 넘어섰고,‘대사관 게시판’ ‘한줄 메모장’ 등 대화방에는 네티즌들이 올린 글이 성황이다. 기존의 대사관홈페이지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점까지 가세해 탄탄한 홍보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사관 관계자들은 카페 개설이 힐 대사의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부임 직후 대사가 인터넷을 이용한 ‘대화의 장’ 구상을 내놓았고, 이후 인터넷 다음과 제휴해 카페가 개설됐다는 것이다. 한국내 반미정서를 젊은 네티즌들과의 직접 대화로 풀겠다는 힐 대사의 적극적인 자세가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힐 대사는 언제, 어디서, 누구든 만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조찬, 오찬 강연을 다니고, 미국대사로는 처음으로 광주 5·18묘지를 찾아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반미정서는 한국뿐 아니라,9·11이후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반감과 이라크전 반대정서가 합쳐 전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하지만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것은 전세계 미국대사관중 한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힐 대사의 적극적인 자세가 큰 역할을 했겠지만, 한국민의 반미정서가 유별난 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노·반노세력이 이 카페로 자리를 옮겨와 국내이슈를 가지고 치고받고 하는 것도 별스럽다. 급기야 힐 대사가 한국 정부에 대한 반대견해를 피력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며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어쨌건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미국대사관 사이트에서 친미·반미 논란의 소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네티즌들의 자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는 미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임영숙 칼럼] 광주에 가는 힐 대사에게

    [임영숙 칼럼] 광주에 가는 힐 대사에게

    크리스토퍼 힐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지난달 12일 부임한 힐 대사는 정·관계는 물론 경제계 언론계 등 각계 각층 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만나는 사람들에게 그가 공통적을 강조하는 것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다.또 다음주 중 광주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같은 활동이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한 관례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전임 미국 대사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우선 주한미국대사 내정자로서 워싱턴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 발언부터 눈길을 끌었다.한·미간의 민감한 외교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하며 “앞으로 한국에서 대국민 외교를 강화해 나가겠다.한국 각지를 방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4년전 토머스 허버드 대사가 같은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하이닉스 지원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등 한·미 통상 외교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피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힐 대사의 의욕적인 행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부시 대통령은 지난 3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도운 동맹국들과 동맹국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노무현 대통령을 거명하지 않았다.거센 파병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군대를 이라크에 파병한 한국을,한국의 10분의1정도 병력을 파병한 나라까지 거명하면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더욱이 한국정부는 오는 11월 이라크 파병 연장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입장에 있다. 물론 미국 측은 이번 연설문이 행정부가 아닌 공화당 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단순한 실수이며 한국을 중시하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실수이든 고의이든 간에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해치고 한국에서 반미감정을 심화시킬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그런 점에서 힐 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대해 더욱 공식적이고 분명한 해명이 한국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다음주 광주를 방문할 때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참배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효순·미선양의 참사에 앞서 한국에서 반미감정을 촉발시킨 사건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당시 광주 무력진압이 미국의 묵인아래 이루어졌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의 반미정서가 시작된 셈이다.미국이 광주민중항쟁 진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만 하기보다는 미국대사가 그 희생자들이 잠든 5·18국립묘지를 하루빨리 참배하는 것이 반미정서를 가라앉히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또 지난 80년대 중반 한국에 근무할 때와 달리 이제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큰딸이 이화여대 국제교육원에 등록해 한국어 등을 배우도록 했고 그 자신 이미 5개국어를 구사하는 만큼 한국어를 익히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방한한 미국 헤리티지 재단 에드윈 풀러 이사장은 힐 대사가 “미국 국무부의 슈퍼스타로 향후 한·미관계를 회복시키는 비밀병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클린턴의 민주당 행정부에서 발탁된 힐 대사는 국무부의 ‘우수외교관상’을 받은 바 있고 전임지인 폴란드의 이라크 파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부시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미 동맹 50년 관계가 변화하는 민감한 시기에 부임한 50세의 힐 대사가 한·미 관계의 재정립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주필 ysi@seoul.co.kr
  •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한국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던 광화문과 시청광장의 광경은 잊지 못할 겁니다.” 200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로 활동해온 스콧 스나이더(39)가 이달말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난다.1987년 연세대에서 1년 공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반도 문제를 줄곧 연구해온 그에게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한국 사회의 변화 등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한국여성과 내달 결혼 한반도 전문가 무엇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기독교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이유가 궁금해진 그는 이를 연구주제로 왓슨재단의 펠로십프로그램에 지원,선발됐다.대학가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됐다. 한국전문가로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연·지연 등 끈끈한 개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일본,중국,미국에서도 네트워크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문에 “정도의 차이다.한국은 법보다 개인간 충성심(로열티)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구분지었다. 자신도 ‘386세대’라는 그는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386세대는 자신들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이상주의를 저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하지만 행동보다 말이 앞서거나,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맹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특히 최근의 세대·이념갈등의 골에 대해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남보다는 삼청동과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을 선호한다는 그는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음달 서울의 한 교회에서 3년전부터 사귀어온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다.17년전 우연히 맺은 한국과의 인연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강남보단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 선호 화제를 ‘껄끄러워진’ 한·미관계로 돌리자 그는 양국 관계는 다시 돈독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그 선행조건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외교적 창의성’을 누차 강조했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북한 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이럴 경우 6자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어 다른 전략과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교류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고,또다른 방안은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분석에 대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북핵을 포함해 한국 문제를 훨씬 중요한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북핵위기 美 독자적 해결 시도가능성 “한국과의 외교적 협력에 있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케리가 당선돼도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도 물어봤다.“국무·국방장관 등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라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방향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실용적인 주장을 펴는 쪽으로 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일은 미뤄두고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4차 베이징 6자회담을 전망해달라고 했다.“매우 천천히,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미·북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어떤 형태의 급진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양측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지난 3차회담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의 협상안을 도출했지만,무엇보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신중하게 답변했다.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원하는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파키스탄식 내지 독자적 방식으로 핵문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회담 참가국간의 공조가 절실하며,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 정부와 특히 전문가들간의 극심한 견해 차를 조정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對美 현안 처리 ‘외교적 창의력’ 발휘를 그는 일부 한국 국민들이 최근 한·미관계가 악화된 것의 주 원인으로 부시 대통령 내지 부시 행정부를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부시 행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라며 그 예로 9·11테러를 계기로 주요 경쟁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미·중관계를 들었다.미국은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시급하고,“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쪽으로 미국과의 민감한 현안들을 처리하는데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류 변화”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는 누구 미국 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미국평화재단,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 등을 지냈다.91·92·96년과 2000∼2002년(6차례) 모두 9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귀국 후 아시아재단 동북아 담당국장으로 일할 예정이다.북한의 협상전술을 연구한 책 ‘벼랑끝 협상’(99년,2003년 번역)을 펴냈고 ‘북한에서의 NGO활동’을 지난해 공동 편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통일한국은 오는가] 美 국제정책센터 亞국장 셀리그 해리슨

    “현 한반도 상황은 위기라기보다 평화협정으로 이행할 수 있는 50여년만의 기회이며 한국 정부는 단순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만 그칠 게 아니라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 맵’을 제시해야 합니다.”1972년 미국인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해 고 김일성 주석을 만난 언론인 출신의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 국장은 본지 창간 100주년에 즈음한 특별 인터뷰에서 “한반도 통일은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남북한이 연방제로 전환하는 데에만 10년에서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 하버(미 메인주) 백문일특파원| 바 하버에서 배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크랜베리 섬의 자택에서 여름철을 지내는 해리슨을 만나 ‘통일 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대담을 가졌다.섬 주민들은 한국인의 방문이 낯선지 섬을 찾은 이유를 물으며 유명한 한반도 전문가가 이웃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대담 내용을 간추린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다.그렇다고 통일이 성큼 다가선 것 같지도 않다.통일을 위해 우선적으로 취할 조치를 꼽는다면. -한국은 비(非)군사적 측면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과거 북한이 드러낸 ‘적화의도’의 위험에 직면한 것 같지 않다.통일을 위해서는 한국 전쟁을 끝내야 하며 정전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게 급선무다.통일은 가능하고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신속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현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통일로 가는 길은 ‘연방제’라고 생각한다. 연방제는 (주로 북한측에 의해) 박정희 정권 이래 계속 거론됐지만 진전된 게 없지 않은가. -노태우와 김대중 정권이 고안한 임시적인 연방제 국가는 매우 현실적이다.양측이 현재의 국경을 유지하면서 기업협력을 확대하는 경제체제를 갖추고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는 공통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각자 군대를 보유하고 국경을 통제하면서 북한 경제가 남한과 연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점진적으로 10년 또는 20년에 걸쳐 연방제로 전환해야 한다.그러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10년 이내로 연방제 이행은 어렵다.주목할 점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연방제를 바란다는 점이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국내외에서 전문가들 사이에도 논란이 있다. 편집자주) 북한 당국과 군부 및 당의 고위 관리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연방제는 양측의 권력을 보장하면서 통일로 가는 조치다. 북한은 과거 남한이 흡수통일을 추진하려는 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실제 김영삼 정권은 그같은 전략에 따라 김일성과 접촉했다.그러나 김일성이 죽은 뒤 남한은 북한이 붕괴될 것으로 믿었다.김정일이 북한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김정일은 건재했고 통일을 위한 연방제 방식의 길은 멀어졌다. 김대중 정권은 독일식 통일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판단했다.따라서 상호공존을 거쳐 북한을 경제적으로 무너뜨리는 점진적인 연방제 개념을 고안했다.그러나 ‘햇볕정책’은 너무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층의 반발에 부딪혀 빛을 잃었다.남한의 상당수 사람들은 미국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입장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 통일로 가는 길이 왜곡됐다고 보기도 한다. 연방제를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남·북한과 미국이 포함된 평화협정 체결이 첫번째다.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선에서 이기면 국방부가 반대해도 평화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그렇다고 한·미간 안보동맹을 고칠 필요는 없다.평화협정으로 전환해도 미군은 장기간 남한에 주둔할 수도 있다. 두번째는 상호 군사력의 감축이다.양적인 감축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이뤄져야 한다.김정일이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 모두 군축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10만 병력의 동시 감축부터 시작될 수 있다. 세번째는 남북한을 포함한 경제교류의 확대다.특히 대북 에너지 지원은 핵심이다.지난 노무현-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가스 파이프 라인을 건설하는 것을 상세하게 논의한 것으로 안다.북한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사할린에서 북한·남한을 관통하는 가스 파이프 라인을 바란다.이를 위한 연구팀도 청와대에 구성됐다.양측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면세혜택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제조건도 중요하지만 미국이 한반도 통일에 실질적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대북 강경책을 유지한 부시 행정부가 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양의 정권교체다.6자회담에서 미국이 약간의 변화를 보였으나 김정일 정권을 교체한다는 목표에 변화가 없다.그럼에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핵 폐기와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평화협정 체제로 이행하면 북한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더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문제삼는 것은 한반도 주변의 미 공군력이지 지상군이 아니다.물론 평화협정 이후 미군의 신속한 대규모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반도에서의 통일한국을 지지한다.문제는 한국이 북한과의 갈등을 해소하려 하면서도 분명한 통일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노무현 정권이 통일 한국의 ‘로드 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대북 에너지 지원방안이나 개성단지 등과 관련한 논의는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통일을 어떻게 추진할지 비전이 없다.남한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먼저 말하기는 어렵다.다만 통일 한국이 미국의 아시아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중국이 경계한다는 점을 미국은 잘 인식하고 있다. 연방제를 보는 남·북한 시각을 비교한다면. -북한은 연방제를 안보와 연계된 개념으로 본다.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선제공격할 의도가 있다고 보는 평양정권은 연방제를 통해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노태우와 김대중 정권이 구상한,남북한 동수의 ‘연방의회’에도 찬성한다.흡수통일에 거부감을 갖는 북한으로서는 동수제가 박정희 대통령이 제시한 인구비례에 따른 연방의회보다 공정하다고 여긴다.특히 연방제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공존의 체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반면 남한은 연방제로 가려는 준비가 됐는지 분명치 않다.한·미 동맹 관계에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 남한 당국으로서는 연방제 논의에 신중하며 미국에도 압력을 가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군사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다.북한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보유하면서도 남한은 해외투자 등 경제적 요인 때문에 미군철수로 이어질 연방제 추진을 꺼린다.북한이 위협인지 아닌지도 당장 결정할 필요를 못느낀다.게다가 남한은 미군이 빠져나갈 때마다 좋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이는 통일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정전협정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미국이 결정하면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미국도 내부적으로 연방제 개념에 반대한다.남한이 구체적인 압력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연방제가 미군의 한반도 주변 배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국방부의 판단에서다.북한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요구한 것도 정전협정에서 남한이 배제됐고 결국 미국이 결정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입장을 바꿨다.뉴욕 채널을 통해 남·북한과 미국 및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평화협정 체제를 바라고 있다.이는 50여년 만에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이행할 절호의 기회이지만 남한은 신중하다.미국에서도 한국전을 보는 인식이 바뀌어 적극적이지 않다.국무부에서 평화협정 체제가 거론되지만 남한이 제안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 냉전종식과 함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국전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고 미국이 남한을 돕는 ‘대리전’으로 보지 않으려 한다.대신 일종의 ‘내전(civil war)’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앞으로 남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이 즉각 전쟁에 개입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중국이나 러시아도 북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완화된 것 아닌가. -6자회담은 실용적이다.그러나 공교롭게도 부시 행정부가 의도한 방식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다.당초 미국은 중국과 한국,일본,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할 것을 상정했다.지금은 한국과 중국 등이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반대하며 유연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부시 행정부내에서 거센 논쟁이 있었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 표현을 자제한 것은 협상의 여지를 연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기본 시각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과 한국이 미국을 압박했지만 이번 회담뿐 아니라 11월 선거 이전까지 미국의 대북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2년내 북·일관계의 정상화를 말했는데.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적 제스처라고 본다.미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일본이 북한에 접근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고이즈미가 북한을 두차례 방문하면서 미국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점에 미국은 크게 당황하고 분개했다.일본의 북한 접근은 상당히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한국내 반미정서가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반미정서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안티 부시’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본다.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지 미국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이에 따른 반발력으로 남·북한을 가깝게 보는 정서는 연방제로 가는 길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이 경제·군사적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사실이다.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안티 부시’의 정서와는 별개의 문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통일정책의 차이점은? -김대중 정권의 통일 정책은 1991년부터 정립된 정책으로 연방제가 핵심이다.반발은 있었지만 비전을 제시했다.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렇다할 방향제시가 없다. mip@seoul.co.kr˝
  • 후세인 재판 비공개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재판 과정이 앞으로는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살렘 찰라비 특별재판소장은 “지난 1일 후세인의 첫 법정 출두 때는 재판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에서 언론의 취재경쟁을 허용했으나,앞으로 특별재판소의 모든 심리는 언론의 취재를 불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찰라비 소장은 후세인과 그의 측근 11명을 각각 독방에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3일 전까지는 후세인만 독방에 수감돼 있었다.찰라비 소장은 “수사가 시작되면 그들이 입을 맞춰 진술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형량을 감해주는 ‘유죄답변교섭(plea bargain)’을 위해 서로 협상할 기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특별재판소는 앞으로 몇 주 동안은 판사를 지명하고 다른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는 피고 개개인을 만날 계획이다.이와 함께 각각의 혐의에 대한 조사와 증거수집도 진행한다. 재판 비공개는 양날의 칼이 될 전망이다.이라크 임시정부는 후세인의 영향력을 차단하길 원하지만 이는 특별재판소의 적법성을 훼손할 수 있다. 특별재판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등 첫 재판에서 보여준 후세인의 도발적 태도는 이라크 임시정부에 큰 부담이다.이를 차단하지 않을 경우 그를 추종하는 저항세력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실제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전범 재판을 추종자들의 반미정서를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했었다.또 후세인의 혐의 중 쿠르드족과 시아파에 대한 억압은 조사가 진행되면서 종파·종족간 폭동을 야기할 수도 있다. 반면 루이즈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비공개 진행에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또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은 재판의 완전공개를 요구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미군, 이라크 결혼식장 공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6월30일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라크 사태가 ‘악순환’에 빠졌다.유혈사태를 부른 미군의 팔루자 대공세에 이어 포로 학대에다 결혼식 오인공격 등으로 이라크 내에서 반미감정과 미군철수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그럼에도 이라크 저항세력의 끈질긴 공격으로 인한 치안불안으로 미군 증원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주한미군 등을 빼내 병력을 증강한다지만 ‘블랙 홀’마냥 빨려들어갈 뿐 현재로선 이렇다할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미정서 극에 달해 19일 새벽 시리아와 요르단에 접한 이라크 서부마을의 한 결혼식장에 미군 헬리콥터가 공격,어린이들을 포함해 45명의 이라크인이 숨졌다고 현지 이라크 관리들이 밝혔다. 미군은 외국인 저항세력의 은둔지를 공격했으며 동맹군이 먼저 공격을 받아 헬기의 지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다만 댄 윌리엄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은 그같은 보고를 받지 못했으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포로 학대 여파로 미군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결혼식장이 공격받은 장면이 이라크와 중동지역에 크게 보도됐다는 점이다.친미 성향으로 차기 임시정부의 수반에 거론되는 아드난 파차치 과도통치위원회 의장조차 “이라크인이 희생되는 이같은 행동들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계 ‘제로’ 이라크 치안상황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정권이양 쪽으로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11개 부처가 이라크 민간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이라크 상황이 주권이양 이후에도 더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비제이드 사령관은 “이라크 저항세력을 과소평가했으며 임시정부가 출범한 뒤 연말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앞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도 상원 청문회에서 저항세력의 반발이 이처럼 거셀 줄 몰랐으며 미군이 얼마 동안 이라크에 주둔할지 모른다고 밝혔다.이는 앞으로 불거질 미군철수나 임시정부로의 실질적 권한이양 등의 요구에 맞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당초 부시 행정부가 생각한 이라크 재건사업이 난관에 봉착했음을 말해준다. ●어제 찰라비 위원 가택수색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라크 경찰은 20일 지금까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것으로 알려진 아흐메드 찰라비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이자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의 자택을 수색,문서 등을 압수했다.찰라비 위원의 측근들은 이번 수색이 이달말 주권이양 이후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에 대해 찰라비 위원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미군 관리들은 비공식적으로 찰라비 위원이 사담 후세인 정권시절에 이뤄진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 실시도중 수백만 달러를 유용한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찰라비 위원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이 이끌고 있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와 더이상 관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CPA가 이라크 내에서 미국의 가장 좋은 친구였던 자신의 집을 직접 공격한 것은 현재 CPA와 이라크 국민이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ip@˝
  • 韓·美동맹 정말 이상기류 없나

    미국 정부가 주한 미 2사단 병력의 이라크 파견을 전격적으로 결정,우리 정부에 일방 통보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한·미동맹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에 대해 18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국익을 위해서라도 추측 보도를 자제해 달라.거듭 부탁드린다.”며 간곡한 어조로 말했다. 미국이 지난 14일 비공식적으로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을 제안한 후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를 수용한 것이나,한·미간 공식 전달 채널의 격(格)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양국 관계의 누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여론을 부인한 것에 다름아니다.반 장관은 “근거없는 보도는 국내는 물론,한·미동맹 관계를 지켜보는 국제사회에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으니 협조해 달라.”고까지 했다. 한 당국자는 “사흘 만에 결론을 내린 것은 미국측이 이라크 상황의 다급함을 긴급히 설명했기 때문”이라며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친 뒤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발표하기로 예정됐었다.”고 말했다.언론에 사전 유출된 탓에,충분한 협의가 없었던 것처럼 보일 뿐이란 설명이다.한·미 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쳐진 지난 92년,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7000명의 주한미군을 줄였을 때는 우리 사회에 별다른 동요가 일지 않았다.하지만 지난 2002년 ‘촛불시위’ 이후 반미정서가 확산되고 한·미동맹 강화 목소리가 위축된 최근 우리 사회는 미군 감축을 놓고 극단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부가 한·미 관계 이상없음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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