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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영화 어때?]‘나인야드2’ 24일 개봉

    이웃사촌이 된 냉혹한 킬러와 소심한 치과의사의 한바탕 소동극으로 아기자기한 웃음을 선사했던 ‘나인야드’.4년 만에 등장한 속편 ‘나인야드2’(The Whole Ten Yards)는 황당한 사건끝에 1000만달러를 차지하고 운좋게 인생의 반려자까지 얻어 새 출발한 킬러 지미(브루스 윌리스)와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를 다시 난장판으로 불러낸다. 치과기록을 조작해 사망한 것으로 위장한 지미는 아내 질과 멕시코에서 은둔생활을 한다. 그런데 전직 킬러의 변신이 가관이다. 꽃무늬 앞치마에 토끼 슬리퍼를 신고 청소와 요리로 소일하는가 하면 기르는 닭에 이름까지 붙여 살갑게 대한다. 가정주부로 변한 남편 대신 멋진 킬러가 되고 싶은 질은 번번이 허탕만 친다. 지미의 아내였던 금발미녀 신시아와 결혼한 오즈는 어떻게 됐을까. 소심한 성격답게 온 집안에 첨단 경비시설을 달고 살지만 사랑하는 신시아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끽하는 중이다. 양쪽 집안을 오가며 두 커플의 개성넘치는 애정 행각(?)을 보여주던 영화는 갱단의 보스 고골락이 전편에서 죽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신시아를 납치하면서 시끌벅적한 액션 코미디물의 수순을 밟아간다. 신시아 구출작전을 감행하는 지미와 오즈, 그리고 이들을 쫓는 고골락 일당의 엎치락뒤치락 한판 승부가 ‘나인야드2’의 중심이다. 다양한 복선과 황당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영화는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빈 수레가 요란한 것처럼 알맹이가 쏙 빠진 느낌이다. 전편에서 힘을 발휘했던 캐릭터의 개성만으로 영화를 밀어붙이기엔 줄거리가 너무 허술하고, 고골락 일당의 과장된 바보스러움도 보기에 썩 편하지는 않다.15세 관람가.24일 개봉.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민수 교수재임용에 반발 서울대 미대교수 집단사표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들이 김민수 전 교수의 재임용에 반대하며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권영걸 미대 학장은 21일 “재임용 심사 당시 문제가 됐던 논문 표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명예훼손 부분이 앙금으로 남아 있다.”면서 “김 전 교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는 디자인학부 전체 교수 14명 가운데 10명의 사표를 정운찬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그러나 권 학장을 설득하면서 사표를 반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교수는 “교수들이 집단사표라는 최후의 악수로 정 총장을 협박하고 범죄 은폐를 종용하고 나섰다.”고 비난하면서 “정 총장은 사표를 수리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교수는 1998년 교수 재임용 과정에서 ‘부진한 연구실적’을 이유로 탈락했다. 김 전 교수는 “원로 교수들의 친일 행적을 비판한 논문이 괘씸죄에 걸린 것”이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달 28일 서울고법은 김 전 교수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편 서울대는 수강신청 정정 기간인 다음 달 8일부터 김 전 교수가 개설하는 과목의 수강신청을 받기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학력·직업 속여 파혼했는데 오히려 위자료 청구소송 당해

    저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25살입니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남자를 만나서 1주일 정도 교제를 했습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 친하게 됐습니다. 그 남자는 명문 고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모 시청 일반직 7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양가의 부모님과 친지들 앞에서 약혼식을 올렸지만 알아보니, 그 남자는 그 고교를 나오지도 않았고 시청 일반직 공무원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남자에게 파혼을 통고했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약혼을 파기했다면서 위자료 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영희(가명)- 영희씨, 위자료 소송 중에 오히려 영희씨가 그 남자를 상대로 반소를 걸어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작가미상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사랑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업이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미래는 신의 영역에 속한다. 내 어찌 현재 만나고 있는 이 사람에게 진실로써 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누구나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진실로 대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일생의 반려자를 선택해 혼인을 약속하는 약혼에는 더더욱 진실이 요구됩니다. 약혼에 진실이 없다면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약혼을 했다고 해도 결혼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영희씨가 속히 결단을 내려 파혼통고를 했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판례 중에는 질문과 거의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경우도 남자가 명문고교를 졸업하고 시청 일반직 공무원이라면서 약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고등학교 병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청 산하 문화회관에서 기능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이 사실을 알고 파혼선언을 했더니 남자가 먼저 위자료 소송을 걸었습니다. 여자측도 반소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결과, 남자는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약혼할 때는 당사자의 학력, 경력, 직업 등이 평가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이를 속인 것이 약혼 뒤에 밝혀져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경우에는 약혼을 유지하고 혼인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파혼은 적법하다고 했습니다. 파혼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약혼예물의 처리입니다. 약혼예물은 앞으로 혼인이 성사될 것을 전제로 건네준 선물입니다. 결혼을 할 것이 아니라면 예물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파혼을 하게 되면 반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률용어로는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인이나 사실혼이 성립된 경우는 예물을 반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합의로 파혼할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예물의 반환문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가 안되거나 어느 한쪽의 과실로 파혼된 경우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파혼에 과실이 있는 당사자는 약혼예물의 반환청구권이 없습니다. 선의·무과실의 당사자는 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약혼 중의 정조상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문제입니다. 약혼을 하고 서로 성관계를 하더라도 누가 막을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성관계 후에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고 파혼된 경우, 그 정조상실로 인한 위자료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1960년대 이전의 판례는, 혼인 전에 몸을 허락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위자료 청구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판결문을 보면 “약혼은 혼인할 합의에 그치는 것으로서 동거의무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남녀간의 동거의무는 혼인단계(사실혼 포함)에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약혼단계에서의 남녀관계는 권리로서 주장하거나 의무로서 강요당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의 판례는 약혼 중의 정조상실을 이유로 한 위자료청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든간에 혼인 전에는 서로 정조를 지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경찰고용직공무원 해직여성 한 달째 시위 사연

    경찰고용직공무원 해직여성 한 달째 시위 사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정문 앞. 거의 한 달째 매일 오전 50여명의 여성들이 ‘경찰고용직공무원 직권면직 철폐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감축 대상이었던 고용직공무원 가운데 의원면직을 거부해 직권면직된 경찰고용직공무원들이다.“하루아침에 부당하게 면직됐다.”는 해직자들과 “할 일이 없어져 어쩔 수 없다.”는 경찰. 고용직공무원은 무엇이며 논란의 쟁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김은미(28)씨는 한달 전까지 엄연한 공무원이었다. 천식을 앓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떠맡았던 그는 고3이던 1994년 10월 강원도 원주의 파출소에서 고용직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박봉이었지만 신분이 보장된다고 믿었기에 다른 직장을 구하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김씨는 문서 수발에서 빨래와 청소 등 허드렛일까지 닥치는 대로 했다.5년 뒤 원주경찰서로 옮긴 뒤에는 범죄분석시스템 자료 분석, 범죄 발생 및 검거 현황 입력 등의 업무를 맡으며 “나도 당당한 경찰의 일원”이라는 생각에 보람도 컸다고 한다. ●청소 등 허드렛일부터 경리업무까지 그러나 꼭 10년 만인 지난해 12월31일 직권면직 통보를 받았다. 경찰이 2004년 면직하기로 결정한 고용직 584명 가운데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던 87명과 함께였다. 김씨는 “면직 이유를 묻자 ‘1989년 폐지된 직제’라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직제가 폐지된 뒤 나를 채용한 것은 국가가 나에게 사기를 친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고용직은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전화교환, 교통사고 기록 입력, 비서, 경리 등을 맡았다.1989년 공무원 직제 개편으로 고용직이 폐지되면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기능직으로 전환됐고, 자연감소하는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소멸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이후에도 2002년까지 모두 551명을 신규채용했다고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동조합’은 밝혔다.2003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구조조정안 제출을 요구하자 경찰은 뒤늦게 인원감축에 들어갔다. 고용직을 없애는 대신 수사 등 핵심인력을 증원하는 방안으로 승인을 받은 것.2003년에 496명,2004년에 584명이 면직됐다. 고용직들은 지난해 7월 노조설립신고서를 냈지만,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현재는 법외노조 상태로 지난달 16일부터는 여의도 민주노동당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제한경쟁특채’ 방안 고심 해직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경찰은 남겨놓은 89명의 자리를 공개경쟁으로 선발하겠다는 ‘제한경쟁특채’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직자들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어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이상훈 미조직비정규실장은 “고용직공무원은 공무원임용령에 따라 기능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남아 있던 2400여명의 고용직도 지난해 11월 모두 기능직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해직자들은 현재 부당한 면직 사유, 직제폐지 이후 채용의 문제점, 면직 과정의 부당한 압력 행사 등을 이유로 ‘면직처분 취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고용직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와 최근 허준영 신임 경찰청장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허준영 신임 청장은 “경찰청 내에도 취약계층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제도적 구제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도 “인력 충원이나 재배치에 대한 고심보다 무계획하게 고용직을 줄여서 행자부에서 정해놓은 정원에 맞추려는 식의 응급처방은 위험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효용 홍희경기자 utility@seoul.co.kr ■ 해직 고용직공무원의 항변 “필요하다고 채용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가라니, 안이한 행정으로 진 빚을 약자에게 떠넘기는 꼴입니다.”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동조합’ 문정영(34) 부위원장은 “폐지된 직제에 14년동안이나 신규 채용을 해온 경찰이 부당한 직권면직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전원이 기능직으로 전환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청이 직권면직을 단행하며 제시한 이유는 ▲고용직공무원의 직제가 이미 폐지됐고 ▲예산이 부족하며 ▲업무적 기능이 상실됐다는 것. 하지만 문씨는 “1989년 직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경찰이 새로 채용을 하면서 스스로 모순을 키웠고, 올해 경찰 예산은 지난해보다 6.8%나 증액됐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예산 증액분은 수당 확대와 온라인 외국어 교육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급직원의 살권리는 빼앗으면서 복지 증진에 사용될 예산은 있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고용직의 빈자리에 지금도 일용직을 채용하는 등 기능을 상실했다는 이유도 설득력이 없다.”고 성토했다. 문씨는 특히 “경찰은 직권면직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미행과 감시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다.”면서 “경찰을 가족으로 둔 조합원에게는 가족의 승진에 지장을 줄 것이라며 면직을 종용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경찰청 입장 “고용직공무원이 맡던 업무는 이제 시대가 요구하지 않습니다.” 경찰청은 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게 공무원 정원 억제책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고용직 해직자들의 주장을 들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경무기획국 인사과 관계자는 “경찰 업무가 전산화되고 2000년 3교대 체제가 도입된 이후 고용직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직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고용직을 계속 채용한 이유를 묻자 “3교대 체제가 자리잡는 데 시간이 걸렸고, 관할서별로 충원하다 보니 일관된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경찰청은 다른 공무원 조직과 마찬가지로 경찰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순업무를 일용직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단순업무에 수사경찰을 배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고용직 해직자들의 시위가 장기화되자 경찰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제한경쟁특채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은 전형과정에서 특혜를 주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세부 계획은 구상 단계라며 확답을 피했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고용직의 처리는 전적으로 경찰의 몫”이라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고용직은 주차단속이나 방범 등 특수한 업무영역이 있어 기능직 전환이 가능했던 만큼 경찰고용직이 지자체고용직과 자신들을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영은 자전적 산문집 ‘일곱 빛깔의 위안’

    삶이 그에게만 중뿔나게 원한을 품었을 리 없었다. 그에게만 날을 세웠을 리도 없었다. 그랬건만 지난날 그에겐 “인생도 문학도 결딴이 나는 듯”(책 서문에서) 삶의 무게에서 도무지 헤어날 수 없을 것만 같던 때가 있었다. 피 뜨거운 젊은 날 누구에게나 왔다 가는 피해망상의 홍역이 중진작가 서영은(62)에게도 그렇게 지나갔다. 산문집 ‘일곱 빛깔의 위안’(나무생각 펴냄)은 옹이투성이 삶에서 건져올린 빛나는 기억들의 집합처다. 산문집을 내기는 ‘한 남자를 사랑했네’ 이후 11년 만이다. 교사 자리를 물리치고 수도국 타이피스트로 그냥저냥 살아가던 스물네살.“그저 뭔가를 끼적거리는 게 좋았을 뿐”이었다가 그예 어머니께 작가가 되겠노라고 입밖에 꺼낸 건 그 나이에서였다. 딸에게 반반한 직장, 좋은 혼처를 염원하던 어머니에게 그렇게 한마디 선언하고는 독립의 길을 나섰다.(‘새 출발 혹은 그리움의 시작’) 책은 일곱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면의 허기를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헤맸던 젊은 날, 일상에 침잠해 고뇌했던 한 시절, 생활인으로서 맞닥뜨렸던 삶의 숙제들, 삭지 않는 문학에의 열정 등.1968년 ‘사상계’로 등단해 문학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 스승이자 생의 반려자였던 김동리와의 만남 등이 돋을새김돼 있다. 글의 배열이 연대기로도 손색없을 듯싶다. 이순(耳順)을 넘긴 작가는 생의 순리 앞에 조용히 엎드리는 겸허의 가치를 자주 웅변한다.“덧없음이 아니라 변용을 거쳐 온전한 전체성 속으로 녹아드는 것”(‘결실’)이라고 죽음을 정의하고,“과정으로서의 삶에서는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다. 오늘의 악은 시간의 변전 속에서 내일의 선으로 바뀔 수 있는 것”(‘오!수정’)이라며 가만한 손길로 인생의 결을 쓸어내린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신구 미녀스타 안방극장 격돌

    신구 미녀스타 안방극장 격돌

    새해 들머리 안방극장이 신구 미녀 스타들의 한판 연기 대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고현정·송윤아·김희선 등 ‘관록’의 배우들이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했고,‘패기’로 무장한 이효리·한채영 등 신예 스타들도 ‘참신함’을 무기로 ‘안방 퀸’자리를 노리고 있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히로인으로 10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고현정은 지난 8일 첫 전파를 탄 SBS 드라마 ‘봄날’을 통해 ‘왕년’의 연기 실력이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드라마가 방영 2회만에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안방비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그녀의 눈물 연기가 톡톡히 제몫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시청자들은 “지진희·조인성과의 삼각사랑을 연기하는 그녀의 눈빛연기가 ‘모래시계’때의 그것과 하나도 변한 게 없다.”며 극찬하고 있다. 김희선은 배우 송승헌의 중도하차와 연정훈의 대타 투입 등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MBC 드라마 ‘슬픈 연가’를 통해 지난 5일부터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친구인 권상우와 연정훈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시각장애인 가수 역을 맡은 그녀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며 “얼굴만 예쁜 연기자가 아니라 이젠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스크린 활동에만 주력해 온 송윤아도 다음달 SBS 드라마 ‘홍콩 익스프레스’를 통해 8개월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그녀는 약혼자인 차인표와 자신을 짝사랑하는 조재현 사이에서 사랑 갈등에 고민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역을 맡아 트레이드 마크인 단아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다시 선보일 각오다. 한때 ‘효리 신드롬’을 일으키며 당대의 문화 아이콘으로까지 추앙받았던 이효리는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후속으로 지난 17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세잎 클로버’를 통해 가수·MC에 이어 연기자로 전격 변신,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는 지난 17일 첫 방송에서 전국평균 12.6%라는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올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시청자 등에게 최고의 관심거리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주로 조연만 맡아 온 ‘바비인형’ 한채영은 지난 3일 KBS2TV 드라마 ‘쾌걸 춘향’의 주인공 춘향 역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도발적인 섹시미는 물론 고전적인 단아함까지 갖춰 ‘21세기 춘향’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던 이요원은 ‘다모’의 이재규 피디가 연출, 올봄 SBS 방송 예정인 ‘패션 70s’를 통해 2년만에 연기자로 복귀한다. 패션계의 두 거장 코코 샤넬과 엘자 스키아파렐리의 대결 구도에서 모티프를 따온 ‘패션 70s’에서 그녀는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가난한 여성으로 나와 주진모와 사랑을 나눈다. 그녀는 드라마에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 수차례 영화·CF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대부분 반려하거나 미루면서까지 이번 작품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작년 ‘기업불편 신고센터’ 406건 처리

    감사원이 지난해 2월 설치한 ‘기업불편신고센터’를 통해 처리한 민원은 406건이다. 전체 신고된 1275건의 32%. 민원처리는 감사원, 환경부, 금융감독원 등 8개 기관 기업민원처리 전문요원으로 구성된 ‘기업민원 합동처리반’이 직접 기관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민원인의 주장이 타당하면 해당기관에 ‘민원처리의견서’를 즉시 통지해 민원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접수된 신고사항을 발생분야별로 보면 창업·공장설립 관련이 334건(26.2%)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관련 민원을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반려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밖에 입찰·계약 관련 301건(23.6%), 조세·금융 분야 114건(8.9%), 환경·복지 분야 88건(6.2%) 순이었다. 기업불편이 발생한 기관별로는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사항이 480건(37.7%), 중앙행정기관 460건(36.1%), 투자기관 78건(6.1%) 순이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장설립 수요가 많은 경기도가 120건으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서울특별시(71건), 전라남도(41건), 강원도(32건), 경상남도(29건)가 뒤를 이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이젠 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경찰)’‘우린 아직 준비가 덜 됐다.(지자체)’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는 불법 음란 전단물 배포와 관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거절당했다. 행정법 위반 사범에 대한 수사기능이 자치단체로 이전됐으니 수성구가 직접 조사를 해 검찰로 송치하라며 사건 접수를 반려한 것이다. 대구 달서구도 식품사범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돌려보내자 책임 시비를 우려, 또다시 ‘등기’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겉도는 단속 경찰은 지난해 5월 특별사법관리 집무규칙이 개정돼 환경, 위생, 교통분야 수사기능이 자치단체에 이전된 만큼 당연히 자치단체가 수사를 떠 맡아야 한다며 자치단체의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자치단체는 수사기능만 이전됐지 뒤따라야할 자치단체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 실무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수사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자치단체와 경찰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자치단체의 고발을 받아 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광주지역 등은 지난해 7월부터 경찰이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았다. 올들어 대구 등 전국의 기초 자치단체는 경찰이 더 이상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기로 해 자체적으로 특별사법경찰관리를 배치했지만 담당공무원들은 ‘수사는 능력밖의 일’이라며 대부분 소극적인 자세다. 자치단체 대부분은 본격적인 수사업무 수행을 위한 조사실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실 교육이 문제 특별사법경찰관리로 배치된 공무원들은 지난해말 검찰과 경찰로부터 하루 2∼3시간씩 일주일간 수사절차 및 조서작성 요령, 인권보장, 품위유지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들은 “짧은 교육 탓인지 수사업무에 도무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 달서구 관계자는 “평소 전문분야가 아닌데다 한차례의 교육으론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수시로 형사소송법 등을 뒤지고 있지만 실무에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 대구 중구 관계자는 “수사능력도 없는데 무조건 업무를 떠 넘기는 것이 문제”라며 “단속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올들어 단속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 서구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단속을 할 경우 수사업무가 늘어나게 돼 수사능력이 숙련될 때까지는 단속 자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수사기능 이전으로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돼 있는 식품·위생사범 등에 대한 단속업무가 겉도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 참여연대 관계자는 “준비 부족으로 앞으로 자치단체의 단속업무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식품 위생사범 단속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은 없나 시민단체들은 “일방적인 전달식 수사교육보다 행정공무원이 수사 경험을 쌓도록 일정기간 경찰에 파견근무토록 하는 등 경찰과 자치단체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자치단체의 전문성 결여와 준비부족 등을 들어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찰이 예전처럼 수사기능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2006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중인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 어차피 이들 수사업무는 자치경찰이 맡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마련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에는 현재 기초자치단체에 부여한 보건, 위생 등 20여개 특별사법경찰권을 자치경찰이 맡도록 하고 있다. 이외호 대구시 위생과장은 “수사 업무의 전문성과 특수성 등을 감안,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경찰이 수사기능을 계속 맡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고소, 고발, 진정사건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경찰 고유의 치안업무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자치단체 고발사건 등을 받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대구 서부경찰서 조사계장은 “자치단체가 단속 계획의 수립부터 현장 조사후 검찰 송치까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면 단속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그때 다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교통행정과 신계장의 호소 “기소중지자가 도망갈까봐 오줌 한번 못 누고 곧바로 데려왔어요.” 대전 대덕구 교통행정과 신철용 계장은 1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로부터 차량을 무단 방치한 혐의로 기소중지된 김모(36)씨를 체포했다는 연락을 받았던 지난해 9월 초를 잊지 못한다. 당시 신 계장은 난감했다. 호송차량은 구청 차량이면 되겠지만 수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인근 경찰 지구대에서 빌렸다. 경찰이 동행해 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오불관언이었을 뿐. 별 수 없이 이날 오후 4시쯤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상경, 동대문서로 찾아갔다. 김씨를 인계받은 신 계장 등은 휴게소에 한번 들르지 못하고 곧바로 대전으로 내려와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넣었다. 별도 수감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밤 11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신 계장은 “전과 20범이 넘는 사람을 데려오려니 무척 무서웠다.”며 “시간이 너무 늦어 조사는 다음날 유치장에 다시 가서 받았다.”고 말했다. 신 계장은 “낮에 가면 대부분 없고 밤에 가면 아이를 시켜 ‘아빠 없어요.’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소재지가 추적되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선다.2003년 7월에도 태모(34)씨를 체포했다. 태씨는 덕암동에 승용차를 버려 기소중지됐었다. 경험이 없고 무서워 경찰을 설득, 동행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신 계장은 “기소중지자는 조사도 대부분 경찰서에서 하고, 수갑도 경찰로부터 빌리고, 전과조회도 경찰에서 한다.”면서 “구청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화로 출석요구를 하면 ‘너희들이 멋대로 폐차하고 왜 벌금까지 내야 하느냐.’고 큰소리치는 등 영이 서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런 험한 일을 하다 보니 교통 관련 부서는 구청 직원 사이에 기피부서로 통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대덕구는 1000건의 무단방치 차량을 적발, 이 가운데 244명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직원 2명이 무단방치 차량 단속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는 검찰이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 차량 무단방치로 검찰에 송치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식약청등 성공사례 현재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를 실시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전교육과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 단속에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활용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8년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조서작성이나 수사요령 등을 몰라 어려웠지만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 현재는 제도운용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입 초기 예상됐던 단속업무 공백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피의자의 전과조회 등 관련 정보도 지방검찰청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며 예상되는 우려를 일축했다.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이용해 불량·위해식품사범을 적발하고 있는 식약청 관계자는 “새로운 수사기법을 배우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교육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로 검찰 수사관 등을 초빙해 수사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경찰이나 검찰에 담당공무원을 보내 1개월 이상 수사실무를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련 교육을 받은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관련 공무원들을 지방검찰청에 모아 놓고 3∼4시간 교육을 실시한 것이 전부였다.”면서 “관련 업무를 맡는 검사들이 수사요령 등을 교재를 이용해 강의했지만 짧은 교육시간 때문에 효과는 별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진행된 교육은 행정직 공무원에게 하루아침에 수사관련 업무를 파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홍익대 법학과 김성태 교수는 “업무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실무를 익힐 여유없이 특별사법경찰관리제가 시행된다면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란 검사장이 지명하는 행정공무원이 특정한 직무의 범위 안에서 단속계획의 수립, 단속, 조사, 송치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아 수행하는 제도.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근거, 경찰 등 일반사법경찰관리의 수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삼림, 해사, 전매, 세무, 군(軍), 교도소 등 특정지역 및 시설에 대한 수사나 조세사범, 마약사범, 관세사범 수사시 전문가에게 수사권을 위임하는 제도다.
  • 인사·민정수석 사표수리 안팎

    인사·민정수석 사표수리 안팎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또다시 30%대를 약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말 자이툰 부대를 ‘깜짝 방문’한 뒤 한때 40%대에 육박했던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이기준 파문’으로 급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 대통령이 10일 박정규 민정·정찬용 인사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비판적 여론상황을 감안한 읍참마속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수석은 고시공부를 함께 했던 고향 후배이고, 정 수석은 오랜 ‘동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해찬 총리·김우식 비서실장 왜 끌어안나 노 대통령이 이날 사표수리 방침을 밝히면서 “중요한 결정은 내가 했다.”고 밝힌 대목은 중요한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첫째는 ‘이기준 파문’을 바라보는 노 대통령의 편치 않은 심기를 에둘러 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겠느냐고 물었을 때, 참모진이 문제없다고 강변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인책론의 범위도 김우식 비서실장과 박정규·정찬용 수석 등 3명 정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청와대 내에서는 제기돼 왔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날 김우식 실장 등의 사표를 반려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김우식 실장의 책임에 대해서는 ‘중요한 결정은 내가 했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함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김우식 실장 등 다른 참모진의 책임을 자신이 모두 감수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김우식 실장과 이해찬 총리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리마저 인책론에 휘말릴 경우 노 대통령의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자칫 이 총리가 중도하차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다시 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은 내가 했다.’고 대통령의 무한책임론을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집권3년차 국정운영 차질 빚나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김우식 실장에게 무한한 재신임을 줬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없지 않다. 보수세력과의 대화창구라는 김우식 실장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기준 파문’을 겪으면서 그의 이미지가 적지 않게 손상돼 있기 때문이다. 단계별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가능성도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인재풀이 많지 않아 후임 민정·인사수석 인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 인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에다 후임 인사·민정 수석 인선을 해야 하는 부담을 덤으로 안게 됐다. 오는 13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힐 ‘경제’와 ‘관용’을 두 축으로 한 국정운영 구상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靑 인사·민정수석만 사표수리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이기준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인사파문의 책임을 물어 정찬용 인사·박정규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김우식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과 문재인 시민사회·이병완 홍보수석 등 4명의 사표는 반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우식 실장 등 6명의 참모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고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의 사표는 수리를 검토하겠다.”면서 사표수리 방침을 밝혔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어느 시대에나 나라와 집단을 움직이는 인맥은 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시절에는 권력 중심의 인맥이 조명을 받았지만, 요즘은 자본을 토대로 형성된 인맥집단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말 단행된 주요 그룹 인사에서 창업자의 2,3세들이 사장이나 임원으로 속속 승진하면서 재계의 ‘가계도’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사실 재계의 인맥과 가계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계급간 갈등이 악화되는 현실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해 왔듯이 90년대 이후 재벌가문의 인맥도는 정략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의 주요 그룹들이 창업에서부터 2세,3세로 내려오면서 어떻게 가업을 승계해 왔고, 총수와 더불어 대그룹을 일군 주역들이 누구인지를 주 1회씩 연중 기획으로 조명해 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후원자인 메디치가, 근세유럽 최고의 명문가로 알려진 합스부르크왕가, 미국의 케네디·부시가 등 서양에는 그 사회가 인정해 주는 명문가가 있다. 한국에도 수백년 내력의 명문가문이 존재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존재가 미약하다. 대신 일제치하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자본을 축적한 ‘재계 명문가’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권력이 최우선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금력의 위력이 커질수록 재계 명문가의 위상도 커지고 있다. 재계 명문가를 일군 창업주들은 대부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고 고등교육을 받지도 못했지만 대를 내려오면서 후손들은 명실상부한 상류층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한국의 몇 안되는 ‘상류층 클럽’의 최정점에 재벌 2,3세들이 서 있고 또 그 정상에는 삼성가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일군 ‘삼성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재계의 대표 가문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1938년 29세때 자본금 3만원과 은행자금 20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만주에 청과물과 건어물을 수출하고 제분업을 병행하면서 1년 만에 두배의 이익을 거뒀고 이를 토대로 연산 7000석 규모의 ‘조선양조장’을 매입하며 삼성의 기틀을 세웠다. 현재 삼성은 자산규모 92조원으로 공기업인 한국전력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가 나면 명실상부한 재계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 136조원, 세전이익 19조원이라는 경이로운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직접 수출만 527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2542억달러)의 21%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한때 120조원을 넘었다가 현재 94조원에 달한다.2위인 LG그룹(36조원)과 비교해 보면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또 CJ, 신세계, 한솔, 새한그룹과 연결돼 있고 중앙일보그룹, 보광그룹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세계 5조 2000억원(21위),CJ 4조 9000억원(23위), 한솔 3조 4000억원(36위), 중앙일보·보광 1조원 등을 더하면 ‘범 삼성가’의 자산은 106조 5000억원에 달한다. ●다양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혼맥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혼맥은 의외로 담백하다. 특히 이건희 회장대로 내려오면서 특별한 집안을 ‘간택’하지 않았다. 이미 재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삼성가로서는 더 이상 혼맥을 통해 뭔가를 기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은 91년 11월 신세계와 전주제지(한솔),93년 6월 제일제당(CJ),95년 7월 제일합섬(새한),99년 중앙일보 등을 독립시키며 세포분열을 거듭했다. 새한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영역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8명(3남 5녀)이나 되는 자녀를 분가시켰지만 명성만큼 화려한 혼맥은 아니었다. 이맹희씨가 그의 회고록에서도 밝혔듯이 이 회장은 혼사를 통해 권력층과 줄을 잇는 체질이 아니었다. 다만 자유당 시절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역임한 고 홍진기씨 집안과 사돈(이건희 회장)을 맺은 것이나 둘째딸 숙희씨를 LG의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구자학씨에게 시집보낸 것 정도가 눈에 띈다. ●비운의 장손가, 화려한 부활 장남 이맹희씨는 어릴 적부터 약조가 돼 있던 손영기 전 경기도 지사의 딸 손복남씨와 결혼했다. 한때 17개 계열사 경영을 맡으며 장남의 역할을 다했지만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서 발을 빼야 했다. 맹희씨의 존재는 항상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묻어둔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 등의 회고록에서 “고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제일모직 등 ‘제일’자 계열과 안국화재(현 삼성화재)를 나에게 넘기기로 했었다.”고 발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맹희씨는 현재 대구와 부산을 오가며 살고 있다. 당대에 이루지 못한 맹희씨의 꿈은 지난 2002년 장남인 이재현씨가 CJ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풀렸다. 고려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삼성과 무관한 씨티은행에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 그러나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 경리부로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그는 이후 93년 잠깐 현재 이재용 상무 자리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제일제당과 함께 했다. 이 회장은 비록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 차이가 나지만 삼성가의 장손으로 그 위상이 만만치 않다. 이병철 회장의 부인인 박두을 여사도 2000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서울 장충동에서 이 회장과 함께 살았다.87년 이병철 회장 장례식때 영정을 들고 앞장선 사람도 이 회장이었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미국에 머물던 이 회장의 누나인 미경씨를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CJ는 이 회장의 외삼촌 손경식 회장이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새한의 도전과 좌절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인인 이영자씨와 연애 결혼한 차남 창희씨는 91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비사건(사카린 불법유통사건)으로 한때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고 67년 삼성이 인수한 새한제지(전주제지) 이사로,68년에는 삼성물산 이사로 일했지만 그룹 경영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었다. 창희씨는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와세다대 동문이다. 창희씨 사후 새한은 부인 이영자씨를 회장으로 97년 새 CI를 선포하며 독립그룹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경영위기를 겪고 만다.2000년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는데 채권단에 따라 ㈜새한 계열과 새한미디어 계열로 나눠졌다. 새한미디어는 현재 론스타로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한은 99년 일본 도레이사와 3대7 합작을 통해 도레이새한을 출범시켰다. 2000년 지분을 채권단에 양도한 이영자 전 회장과 아들인 이재관 전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은 삼성의 분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몰락하고 말았지만 혼사만큼은 화려했다. 장남 재관씨는 동방그룹 김용대 회장가의 딸인 희정씨와 중매로 결혼했다. 재관씨는 ㈜동방 주식 1만 6000여주를 갖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재찬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인 선희씨, 재원씨는 김일우 서영주정 사장의 딸과 결혼했다. 막내딸인 혜진씨도 조내벽 전 라이프그룹 회장가로 시집갔다. ●글로벌 삼성을 만든 이건희 회장 3남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2대 회장이 된 것은 유교적 전통과 장자승계가 원칙인 한국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70년대에 이미 ‘3남 후계’ 방침을 확정했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 맹희는 주위의 권고와 본인 희망대로 그룹 경영을 일부 맡겨 봤지만 6개월도 못가 맡겼던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창희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복잡한 대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희망해 희망대로 해주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1학년때 중앙매스콤을 맡아보라고 했더니 본인도 좋다고 했는데 조지워싱턴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그룹 경영에 차츰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기업경영이 하도 고생스러워 중앙일보만 맡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양녕대군, 효령대군 대신 3남인 충녕대군(세종)을 택한 태종의 결단과 닮은 꼴이다. 87년 11월19일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뒤 12일 만인 12월1일 삼성의 2대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삼성의 차원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매출 13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14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늘어났다. 세전이익은 19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100배나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절상된 올해도 삼성은 매출 140조원, 세전이익 14조 6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장의 ‘신경영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최근 이 회장의 ‘17년 경영’을 이렇게 평가했다. “반도체 투자 같은 천문학적인 액수는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한때 잘나갔던 일본 반도체 업체들도 CEO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 투자시기를 놓쳤다. 반면 삼성은 이 회장이 전략을 제시하고 투자를 결정해 줌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이 생긴다. 계열사 사장들은 회장의 비전 제시를 책임감 있게 충실히 이행하고 구조본은 이 과정에서 정보분석 등 보좌업무를 수행한다. 삼성의 힘은 이같은 ‘3각 경영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우리 회장’을 진심으로 따르고 승복하니까 이같은 영향력이 나오는 것이다.” 이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만남은 부친들끼리 미리 약조가 돼 있는 상태에서 66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처음 이뤄진 뒤 7개월 뒤인 67년 5월 결혼으로 이어졌다. 홍 여사는 당시로는 큰 키(165㎝)에 미모와 지성을 갖춘 재원으로 이후 한국 재계의 ‘퍼스트레이디’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 미대(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 여사는 79년 막내 윤형씨를 낳고 난 뒤인 83년 현대미술관회 이사로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67년 삼성으로 시집온 뒤 이건희 회장의 후계구도가 확정된 71년부터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안방마님’이었지만 서열상으로 엄연히 형님(맹희·창희씨 부인)들이 있고 위로 시누이가 넷(인희·숙희·덕희·순희씨)이나 있어 편하기만 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 여사는 85년부터 98년까지 친정아버지(고 홍진기씨)가 회장으로 있는 중앙일보 상무로 재직했다.95년 호암미술관장으로 취임한 홍 여사는 96년에는 삼성문화재단 이사장까지 맡았지만 98년 이사장직을 남편인 이 회장에게 돌려줬다. 지난해 4월 현대미술관회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 옆에 국내 최고 수준의 미술관인 ‘리움(Leeum)’을 개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해외활동도 활발해 93년부터 CIMAM(국제근현대미술박물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박물관 국제이사회 회원, 영국 테이트갤러리 국제이사회 회원이다. 이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96년 프랑스 문학예술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고 2003년에는 제57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딸들의 맹활약 삼성가는 딸들의 경영활동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5명의 딸 가운데 덕희(숙명여대)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다. 장녀인 이인희씨는 경북지방의 대지주였던 조범석가로 시집갔다. 남편인 조운해씨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원장·이사장 및 병원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도 맏사위 자격으로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일부 갖고 있다. 인희씨는 91년 삼성에서 분리,92년 한솔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며 새 출발했다. 한때 계열사가 16개에 이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현재는 8개 계열사로 줄었다. 장남인 조동혁 회장에 이어 현재 그룹 경영은 3남인 조동길 회장이 맡고 있다. 차남인 조동만 전 한솔PCS 회장은 PCS 사업매각 관련 비리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차녀인 숙희씨는 LG가로 시집을 갔다. 남편인 구자학씨는 해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제일제당, 동양TV 이사, 호텔신라 사장, 중앙개발 사장 등 처가에서도 활발한 경영을 펼쳐 눈길을 끈다. 그는 삼성이 전자사업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본가로 돌아간 뒤 금성사 사장,LG반도체·LG건설 회장 등 굵직한 자리를 맡다 지난 2000년 외식산업인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지금도 LG가에서 구자학 회장은 ‘구씨답지 않게 낭만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인물’로 회자된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을 국내 처음으로 내놓는 등 여성적인 섬세함은 ‘LG가’보다는 ‘삼성가’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숙희씨의 아들 본성씨도 한때 삼성 계열사에서 일했다. 딸인 명진씨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3녀 순희씨는 대학교수와 결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4녀 덕희씨는 삼성가의 고향인 경남 의령의 대지주 이정재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마산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온 남편 이종기씨는 중앙일보 부회장, 제일제당 부회장을 거쳐 삼성화재 회장까지 지내다 은퇴했다. 그는 지금도 삼성전자 주식 8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며 동서인 조운해씨와 마찬가지로 에버랜드 주식도 갖고 있다. 삼성가의 딸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5녀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 회장의 시아버지는 4·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낸 정상희씨로 남편인 재은씨가 차남이다. 남편인 정재은씨는 경기고·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엘리트. 삼성항공·삼성종합화학 부회장, 삼성전기 회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삼성그룹에서 맹활약하다 분가와 함께 삼성을 떠났고 현재 신세계 고문직을 갖고 있다. 신세계가의 후계자인 정용진 부사장은 미스코리아 출신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다. ●최고의 사돈감,‘소박한’ 결혼 이건희 회장은 홍 여사와의 사이에서 재용(삼성전자 상무), 부진(호텔신라 상무보), 서현(제일모직 부장), 윤형(학생)씨를 낳았다. 이재용 상무는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마쳤다.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중장기 전략담당인 이 상무는 최근 소니와의 7세대 LCD(액정표시장치)합작사인 ‘S-LCD’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S-LCD는 삼성과 소니가 ‘명운’을 걸고 시작한 사업. 차기 CEO로 꼽히는 구타라기 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이사로 내세운 소니는 삼성측에 이 상무의 이사 등재를 특별히 부탁했다. 이 상무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아 혼자서도 사업장을 둘러보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등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이 상무는 98년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인 세령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당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이 사돈을 맺었다는 점과 연세대(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세령씨의 빠른 결혼, 영호남 대표기업의 혼사 등이 화제를 모았었다. 임씨는 삼성가 며느리라는 지위 외에도 ㈜대상 주식 10.22%를 보유하고 있는 등 만만치 않은 재력을 자랑한다. 세령씨의 서문여고 동창들에 따르면 학창시절부터 말수 없이 조용한 데다 미모를 갖춰 일찌감치 ‘최고의 신부감’으로 꼽혔다고 한다. 지난해 초 호텔신라 상무보로 승진한 부진씨는 연세대 아동학과 출신으로 99년 삼성 계열사의 평범한 회사원 임우재씨와 결혼했다. 임씨는 현재 삼성전자 소속으로 미국 유학중이다. 미국 뉴욕의 패션전문학교 파슨스 출신인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장은 2000년 동아일보 사주인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재열씨와 결혼했다. 재열씨는 지난해 초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윤형씨의 배필이 누가될지 벌써부터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화여대 불문과 98학번인 윤형씨는 지난해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홈피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당시 윤형씨는 재벌가의 딸답지 않는 소탈하고 귀여운 글을 많이 남겨 ‘삼성가’에 대한 세인들의 궁금증을 어느정도 풀어줬다. 지금은 활동이 중단됐지만 ‘다음’의 윤형씨 팬카페(이뿌니 윤형이네) 회원수가 1만 2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씨가와 홍씨가 LG가 구씨-허씨의 ‘합작품’이라면 삼성은 이씨와 홍씨가 함께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홍진기 회장의 장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최근 각을 세워왔던 노무현 정부의 주미대사로 내정됨에 따라 현 정권과 중앙일보, 삼성가로 이어지는 관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과 고 홍 회장의 인연은 4·19 직후 홍 회장이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 이 회장이 면회를 가면서 시작됐다. 전 국무총리 신현확씨의 소개로 이뤄졌는데 신현확씨도 이후 삼성물산 회장까지 지내며 삼성과 돈독한 인연을 유지했다.87년 이병철 회장 사후 이건희 부회장을 2대 회장으로 추대한 회의도 신현확씨가 주재했다. 홍 회장은 65년 라디오서울(동양방송 전신) 개국 4개월 뒤 경영을 맡았는데 80년 신군부에 동양방송을 ‘강탈’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오늘날의 중앙일보를 일궈냈다. 홍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직접 경영한 것은 중앙일보(66∼67년,68∼86년)밖에 없지만 그가 삼성에 끼친 영향은 말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의 언론사업에는 비화가 있다.‘호암자전’과 ‘삼성 60년사’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60년대 초 정계 투신을 결심했었다.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오히려 ‘부정축재자’,‘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한비의 국가 헌납 등)에 환멸을 느낀 이 회장이 직접 정치를 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1년간의 고심 끝에 정치보다는 언론사업을 택했다. 이른바 ‘정권은 유한하지만 언론은 무한하다.’는 세간의 ‘이치’를 일찌감치 간파한 셈이다. 홍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타계 직전인 86년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이 회장은 조사를 통해 “당신은 내 일생을 통해 제일 많은 시간을 접촉한 평생의 동지요, 삼성을 이끌어 온 같은 임원이요, 사업의 반려자였고, 가정적으로는 나의 사돈이었다.”며 진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관·언·재의 홍씨 4형제 홍씨 가문은 네 아들을 뒀는데 하나같이 훤칠한 용모에 좋은 머리를 갖고 있다. 주미대사로 내정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엘리트로 30대(39세)에 세계은행(IBRD)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이후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 정부쪽 일도 수행했다. 홍 회장은 삼성코닝 상무·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뛰다 99년 중앙일보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중앙일보 회장에 취임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에 올라 국제사회에도 그 이름을 알렸다. 홍 회장의 장인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고 신직수씨다. 사시 18회인 둘째 홍석조 인천지검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장(현 남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홍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홍 지검장의 부인은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동생 양기식씨의 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인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은 86년 미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삼성코닝 이사로 입사했다.9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상무로 이동, 기획홍보팀장을 거쳐 2002년 부사장(경영기획팀장)으로 승진했다.‘로열 패밀리’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고 있을 정도로 자상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선친때부터 살아 온 서울 성북동 집을 지키고 있다. 4남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 오너 경영을 본격화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홍 회장은 79년 제13회 외무고시에 합격, 외무부 의전과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홍 회장 역시 형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다.95년 외무부 기획조사과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홍 회장은 보광 상무이사로 경영활동에 뛰어들었다. 제8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 대한스키협회 부회장, 한국광고업협회 부회장, 서울대 기성회 회장 등 외부활동도 활발하다. 보광그룹은 아직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편의점인 보광훼미리마트, 자판기 유통업체인 휘닉스벤딩서비스, 보광창업투자,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문화상품권 발행사인 한국문화진흥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부품업체인 휘닉스PDE, 반도체 관련 업체인 휘닉스디지탈테크, 반도체패키지 제조업체인 STS반도체통신 등 전자 계열사들은 사돈기업인 삼성전자, 삼성SDI 등과 거래가 활발하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된 휘닉스PDE는 홍 회장이 13.89%, 홍석조 인천지검장,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 홍라영씨가 나란히 10.89%를 보유해 눈길을 끈다. 홍씨가의 주력은 중앙일보 그룹이지만 실제 ‘자금줄’은 보광그룹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보광이 주요그룹으로 성장한다면 정·관계, 언론계를 주름잡은 이 가문이 재계에서도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막내인 홍라영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둘째아들인 철수씨와 결혼했다. 노 전 총리의 장남 경수씨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의 큰딸 숙영씨, 차녀 혜경씨는 ㈜풍산 류진 회장과 결혼했다. 이대 불문과, 미국 뉴욕대 예술경영학 석사 출신인 라영씨는 95년 삼성문화재단 기획실로 입사, 현재 삼성미술관 부관장직과 한국박물관협의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ukelvin@seoul.co.kr ■ 이병철 회장의 경영어록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잘 모르는 경우에는 가리지 말고 물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2∼3년이 지나면 물어보는 횟수가 차츰 줄어들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혼자 삼성 전체를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 전체가 과거 오랫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1983년 6월 반도체회의) ●“인재제일, 인간본위는 내가 오랫동안 신조로 실천해온 삼성의 경영이념이자 경영의 지주이다. 기업가는 인재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인재양성에 대한 기업가의 기대와 정성이 사원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어 있는 한 그 기업은 무한한 번영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1982년 10월 기고문)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 부류가 있다. 첫째 어려운 일은 안 하고 쉬운 일만 하며 제 권위만 찾아 남만 부리는 사람, 둘째 얘기를 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 셋째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1982년 9월 사장단 오찬회의) ●“모든 설비투자계획에 있어서 5년 정도만 내다보고 세우지 말고 10년 이상 50년 정도의 장기 안목 위에서 세워야 한다.”(1977년 6월 삼성조선 건설현장) ●“미국에서는 사람의 후천적 교육에 치중하고 소질은 별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는 선천적 소질 내지는 능력에 60%를 두고 교육에 40%를 둔다. 사람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아무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은 따로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1976년 6월 ‘재계회고’) ●“일이 잘돼 나갈 때 오히려 다가올 불행을 각오해야 한다. 기업가도 뜻하지 않은 좌절을 겪어본 기업가가 좌절을 모르고 자라난 기업가보다 훨씬 더 강인한 기업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1975년 9월 ‘최고 경영자와의 대화’) ■ 이건희회장의 경영담론 ●“그동안은 세계의 일류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빌리고 경영을 배우면서 성장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어느 기업도 우리에게 기술을 빌려 주거나 가르쳐 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기술 개발은 물론 경영 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2005년 1월3일 신년사)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경영진들이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반도체에서 시기를 놓치면 기회손실이 큰 만큼 선점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2004년 12월 반도체 30년 기념식) ●“4∼5위에서 2∼3위로 가는 것하고 2∼3위에서 1위로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2003년 11월 휴대전화사업 격려 자리에서) ●“행정규제, 권위의식이 없어지지 않으면 21세기에 한국이 일류 국가로 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4월 중국 베이징 특파원 오찬간담회) ●“선친이 장사하는 것을 보며 세살 때부터 주판을 갖고 놀았다. 정치보다 장사를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사람으로 키워졌다. 난 양복과 잠옷만 있고 중간 옷이 없다. 잠옷 입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 잠옷을 입고 정치할 수는 없지 않으냐.”(94년 10월 마이클 헤슬타인 영국 상공부 장관과 만찬자리에서 정치 참여에 대해) ●“변하는 것이 일류로 가는 기초다. 앞으로 5년이면 회장 취임 10년인데 10년 해서 안 된다면 내가 그만두겠다. 자기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93년 6월 신경영 선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청와대·총리실 ‘책임론’ 후폭풍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청와대·총리실 ‘책임론’ 후폭풍

    청와대가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사의를 즉각 수리하지 않고 미룬 것은 사회적인 핫 이슈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수리를 미뤘다고 해서 이 교육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반려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청와대는 시간이 갈수록 이 교육부총리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도덕성 시비가 증폭되는 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친노’성향의 시민단체들까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있는 청와대의 사표 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의 수리를 미룬 데는 청와대의 깊은 고민이 깔려 있는 듯하다. 우선은 청와대가 이 교육부총리에게 사의 표명 압력을 넣었다는 오해 가능성을 의식한 것 같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했던 것처럼 사의 압력을 넣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가 임명된 지 57시간만에 사의 표명을 하고 청와대가 이를 즉각 수리한다면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일 “이공계 대학교육을 개혁해 달라.”면서 직접 나선 점도 부담이고, 청와대가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된다. 청와대는 각료 제청권자인 이해찬 국무총리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시간 여유를 가진 뒤, 이 총리와 ‘고통 분담’의 모양새를 취하려는 듯한 인상이다. ‘이기준 파문’의 후폭풍은 청와대와 총리실에 거세게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물러날 수밖에 없는 인물을 누가 어떤 식으로 천거했고, 회의에서 결론을 냈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청했느냐는 책임론이 요체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이 총리는 각료 제청권자라는 점에서 책임론의 맨 앞에 있다. 특히 김 비서실장은 이 교육부총리와 각별한 사이인데다, 이 부총리를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김 비서실장이 연세대 화학공학과 학과장 시절 이 부총리의 아들 성주씨가 이 학과에 아리송하게 특례입학했다는 점에서 김 비서실장에게 도덕성의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총리는 각료제청권을 행사했고, 개각 발표 하루 전인 지난 3일 열린 인사추천위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인사추천자인 정찬용 인사수석과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규 민정수석도 책임론의 사정권 내에 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 교육부총리 외에 청와대 고위급 인사들 중 동반 사퇴의사를 표명한 사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동반 사퇴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진급비리 수사결과 24일 발표

    국방부 검찰단은 장성 진급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2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국방부가 23일 밝혔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이날 “내사가 시작된 지난달 8일 이후의 수사상황을 발표하고, 지난 8·9일 구속된 차모·주모 중령에 대한 기소내용과 시점 등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들이 통상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기소해온 관행에 비춰보면 구속상태인 영관급 장교 2명은 24일 군사법원에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이외에 특정인의 진급을 돕기 위해 부하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군 검찰이 이달 13일 구속영장 승인을 요청했다가 반려된 육본 인사담당 이모 준장과 장모 대령은 불구속기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방부 박주범(육군 준장) 법무관리관은 22일 윤광웅 장관에게 “검찰관들의 비행사실 확인절차가 미흡했고, 설사 비행이 있다고 해도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검찰관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직해임 철회를 건의했다고 신 공보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보직해임은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조치로, 현재로선 보직해임 철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해온 군 검찰관 3명의 보직해임 사태로 수사진이 새로 꾸려진 지 나흘만에, 그것도 구속자들의 만기일이 나흘이나 남은 상태에서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한 배경을 놓고 국방부가 사건을 고의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윤광웅 국방장관 등은 최근 잇따라 수사 조기 종결 의지를 피력했었다. 이와 관련,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그동안 의혹을 증폭시켰던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진급 비리 연루설의 진위 여부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軍진급비리 수사 흐지부지 말라

    육군장성 진급비리 의혹사건을 수사하던 국방부 검찰관 3명이 보직해임된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졌다. 군 검찰관들이 국방부장관 등 군수뇌부의 압력으로 인해 수사를 계속할 수 없다며 보직변경신청서를 제출했고 국방부는 이를 항명으로 받아들인 까닭이다. 국방부는 나아가 항명여부를 가리겠다고 한다. 군 검찰관들의 임무포기는 군조직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항명에 가까운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이 항명을 했든, 벽에 부닥쳐 임무를 포기했든간에 그 저간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군장성 인사비리 의혹은 이미 의혹의 단계를 넘어서 반드시 국민앞에 진실을 드러내야 할 사안이 됐다. 창군사상 최초로 군검찰에게 육군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락한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이제 와서 군 검찰관을 징계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의혹의 유무에 관계없이 수사를 허락했다면 결론에 이르기까지 장관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육군수뇌부의 반발이 있었다고 해서, 또 노무현 대통령이 ‘여론수사’를 경계했다고 해서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결론은 단 한가지다. 육군 장성인사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과연 비리가 어느 정도, 어느 선에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과잉수사였는지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육군참모총장이 보직사퇴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되고, 수사를 맡은 검찰관들이 보직변경서를 제출한 자체가 의혹이다. 군이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특수집단이라면 새로 교체된 군 검찰관들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흐지부지해서는 안 된다. 의혹을 감추고 있든, 정치적 과잉수사였든, 수사과정에 압력이 있었든간에 분명한 사실을 밝히는 것이 군의 명예를 더이상 더럽히지 않는 것이다.
  • 2004 세밑 한국사회의 ‘두 모습’

    2004 세밑 한국사회의 ‘두 모습’

    다섯살난 남자아이가 배고픔을 못견뎌 장롱 속에서 숨을 거둔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지난주말 그 시간, 일곱살난 여자아이는 진주 장식 드레스를 입고 수백만원짜리 생일파티를 열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2004년 세밑, 한국 사회의 두 모습이다. ■ 빗나간 풍요…초등생 수백만원대 생일파티 주말인 18일 오후 서울 강남의 모 호텔 대형 연회장.L초등학교 1학년생인 김다운(가명·7)양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꼬마 손님 30여명은 마술사 아저씨의 게임에 푹 빠져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안심스테이크가 메인인 ‘어린이용 세트메뉴’로 식사를 마친 다운이는 진주 장식이 달린 분홍색 드레스로 갈아입고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머니 이모(37·회사원)씨는 “이 정도로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다.”며 “돈 때문에 기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일부 초등학생 사이에 번지고 있는 초호화판 호텔 생일파티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일부 부유층 자녀의 생일파티 장소로 인기를 끄는 곳은 각종 게임과 이벤트가 가능한 호텔 대형 연회장이다.S파티대행업체 파티플래너 김모(38·여)씨는 “호텔 연회장은 생일에다 성탄절·연말파티까지 겹쳐 내년 1월까지 주말 전후 예약이 끝났다.”면서 “웬만한 생일파티는 300만∼400만원 정도 들지만,900여만원을 쓰는 단골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로 집이나 근처 음식점이었던 초등학생들의 생일파티 장소가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옮겨가더니 이제는 서민들은 엄두조차 못내는 고급호텔로 바뀌고 있다. 강남권에서 주로 많았던 호화 생일파티가 강북지역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점도 최근의 추세다. 강북의 사립 E초등학교 3학년 이모(9)군은 지난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같은 반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 받았지만 가지 못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했는데 내 아이만 따돌림 당하면 어떡하냐.”고 속상해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52) 교수는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왜곡된 자녀교육이 다른 아이까지 망쳐놓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러운 가난…실직자아들 영양실조 사망 일자리를 잃은 30대 영세민 부부의 5살난 아들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진채 발견됐다. 18일 오전 11시40분쯤 대구시 동구 불로동 김모(39)씨 집 장롱에서 김씨의 아들(5)이 숨져 있는 것을 천주교 불로성당 관계자(53)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군의 몸에 외상 등 타살 흔적이 없지만 매우 마른 점으로 미뤄 제대로 먹지 못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딸(2)도 심하게 탈진,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다. 8년전 결혼해 3남매를 둔 김씨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 단칸방에 살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2개월전 일자리를 잃은 뒤부터 하루 한끼는 거의 매일 굶었고 한 달에 1주일 정도는 식사를 아예 못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김군의 어머니(39)는 생활비를 번다며 집을 나가 아들이 숨졌을 당시에는 자리를 비웠고 누나(8)는 동생이 숨진지도 모르고 학교에 가고 없었다. 미숙아인 김군은 발견 당시 말 그대로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 부부는 아들이 지난 16일 경기를 일으켜 밥을 먹지 못했지만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고 집안에서 수지침을 뜨는 등 응급조치만 하다 아들이 숨을 쉬지 않자 장롱 속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현장 확인을 하러 갔을 때 김씨 집 냉장고엔 먹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김씨가 아들이 숨지기 며칠 전인 지난 13일 주소지 동사무소를 찾아가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 신청을 했으나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인근 불로성당은 2002년부터 매달 3만원씩 지원해 왔다. 이날도 김치 등을 전달하러 간 성당관계자가 3남매 가운데 건강이 좋지 않았던 둘째의 소식을 묻는 과정에서 숨진 사실을 알게 됐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20일 김군의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軍 더이상 흔들려선 안된다

    육군장성 진급비리 의혹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는 그 전개 과정도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육군의 인사비리가 얼마나 심각했기에 창군사상 처음으로 군 검찰이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했는가. 괴문서와 첩보의 신빙성은 밝혀졌는가. 군 검찰은 수사 3주가 넘도록 기껏 실무자인 중령 2명만 구속하고 더이상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는가. 육군은 떳떳하다면 무엇 때문에 반발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왜 새삼스럽게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적법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은 국가안보와 국민생명을 책임지는 특수집단이다. 그래서 이런 일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군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을 진 국군통수권자이고, 군은 통수권자에게 충성할 의무가 있다. 비리가 있다면 군 검찰이 그 진상을 밝히면 되는 것이고, 육군은 수사에 협조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면 된다. 그런데 마치 한 라인에 있는 군통수권자와 육군, 국방부와 군 검찰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옳지 않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국방부차관을 만나 군 검찰 수사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수장으로서 의견을 표시한 것은 이해는 되지만 앞서 전역지원서를 냈고 반려받은 것으로 육군의 뜻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본다. 장성들의 지휘권에 대한 권위와 사기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수사는 엄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어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방장관을 통해 “군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더욱이 여론몰이식 수사가 되지 않도록 당부했다는 말은 파문의 확대재생산을 경계한 뜻으로 이해된다. 이제 갈등의 소지를 없애는 것은 국방부와 군 검찰의 몫이다. 질질 끌어서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파헤치면 나오겠지 식이 아니라 증거에 입각한 비리사실, 괴문서의 사실관계 입증 등 정교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 [서울광장] 장성인사 파문과 軍의 명예/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장성인사 파문과 軍의 명예/김경홍 논설위원

    육군의 장성인사와 관련해 괴문서가 등장하고 군 검찰이 창군이래 최초로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했다는 날,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 젊은 장교는 “육군이 무차별로 난도질 당하고 있습니다. 젊은 장교들이 총을 들고 목숨을 바치며 국가를 지켜야 하는 분명한 이유와 희망을 주세요.”라면서 울먹였다. 또 다른 장교는 “인사 때마다 등장하는 괴문서인데 느닷없이 육군본부를 수색하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파문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는 한 장성은 “안 그래도 위축돼 있는 군의 사기가 더 떨어질까봐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반려하는 사태로까지 번졌지만 많은 이들은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육군의 인사비리가 이렇게 심각한가. 아니면 시중에 나돌고 있는 청와대, 국방부, 육군, 군 검찰 등이 어우러진 갈등 때문인가. 서로 말이 다르고, 군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니 지켜볼 수밖에 없긴 하다. 일반인들의 군에 대한 기대는 단 한가지다. 나라를 튼튼하게 지켜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조직보다 더 애정과 관심을 쏟는다. 군이 흔들리는 것도, 흔드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은 군의 통수권자이고, 국방부와 육군, 군 검찰이 서로 다른 몸이 아닌데 갈등설이 나오는 것은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장성인사 때마다 괴문서는 있어왔다. 그런데 지난번 국방장관은 무기명 투서는 군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묵살했는데 이번 국방장관은 왜 괴문서를 수사의 출발점으로 삼았을까도 생각해 볼 문제다. 군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산다. 남재준 참모총장은 취임후 “군인의 길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며, 힘들지만 책임의 완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군인의 명예”라면서 “명예는 스스로 만들어 갖는 것이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진급은 부하들이 시켜주는 것이지, 결코 상급자가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내가 준장으로 진급했을 때 아버지께서 ‘정말 좋다.’고 하셨고, 소장으로 진급했을 때는 ‘더 높아지려고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중장 때는 ‘행여 군인 이외에 다른 것 하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대장이 되었을 때는 ‘보직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셨다.”고 개인적인 얘기도 했다. 남 총장의 말을 길게 옮긴 것은 여기에 군인의 명예가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 총장의 말처럼 군이 전부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 철책선 절단사건에서 보여준 군의 흐리멍텅한 대처, 북한경비정의 서해북방한계선 침범 때 우왕좌왕하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더욱이 인사비리든, 무기도입비리든 간에 군의 비리가 있다면 어느 조직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군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특수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정치논리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 제도나 관행개선을 통한 개혁은 바람직하지만 ‘코드 갈등’이니 ‘군 길들이기’니 하는 얘기들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총칼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군은 희생을 전제로 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기왕 장성인사 의혹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진상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반드시 괴문서의 출처와 작성자도 밝혀내야 한다. 육군도 떳떳하게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 군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군인들의 몫이며, 군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국민과 정치의 몫이다. 군이 스스로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나, 정치나 권력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은 국가의 불행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陸本 인사담당 준장 소환

    육군 장성 진급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의 군 장성들에 대한 소환이 본격 시작됐다. 군 검찰단은 26일 장교 보직 업무를 담당하는 육군본부 인사운영실 P준장을 소환, 특정 진급예정자의 불리한 인사 자료를 고의로 빠트렸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지난달 단행된 장성 진급인사 당시 로비나 청탁이 있었다면 진급심사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육군본부 인사책임자 Y소장에게 뇌물이 제공됐을 것으로 보고, 군사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금융계좌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혐의 확인을 위해서는 Y소장 등 인사 분야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혀 장성들에 대한 ‘줄소환’을 예고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P준장은 괴문서에 등장하는 일부 준장 진급자의 인사자료를 분류하면서 이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누락시킨 의혹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며 “괴문서에 무원칙하다고 되어 있는 보직 심의는 물론 진급심의위원회의 심사과정이 녹화된 폐쇄회로 TV 테이프가 없어졌다는 주장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음주운전 관련 기록이 변조된 것으로 알려진 J준장(진급 예정) 등 장군 2∼3명의 진급 과정에 일부 의혹이 있다고 보고 이들의 인사자료도 집중 점검키로 했다. 이들은 군 검찰이 이달 12일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은 첩보 자료와 22일 국방부 청사 부근에서 발견된 괴문서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사의가 노 대통령에 의해 반려됐지만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남 총장의 사의를 반려한데다 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열흘이 넘도록 뚜렷한 혐의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육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는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검찰이 이날 Y소장의 계좌 추적에 들어간 것도 비리의혹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데 따른 수사확대 차원이 아니라 이번 수사를 봉합하기 위한 모양새 갖추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南총장 사표 반려 이후 ‘투서’ 출처 추적으로 급선회

    장성 진급비리 의혹 괴문서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는 현재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 괴문서의 ‘출처’는 군내 최고 헌병기구인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진급비리 등 괴문서의 ‘내용’은 군 검찰이 각각 맡고 있다. 사건이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의 사퇴 파문까지 불러오면서, 괴문사 작성 및 살포자와 이를 밝히는 수사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방부 청사 인근 장교숙소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괴문서는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육군 대령 20여명을 비롯, 남 총장과 인사참모부장 등 육군의 인사담당 관계자들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특히 괴문서 발견 이후 진급비리에 대한 군 당국의 공개수사 천명과 창군 이래 최초로 육군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군 검찰의 수사가 활기를 띠면서 괴문서 작성자의 의중대로 사태가 전개되는 듯했다. 하지만 남 총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을 통수권자가 반려라는 형식으로 사실상 그를 재신임하면서 군 검찰의 수사가 다소 탄력을 잃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주변에서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괴문서 작성자의 의도가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평지풍파만 일으킨 채 애시당초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괴문서의 내용대로 올해 준장 진급에서 누락된 육사 출신 장교들이 이 문건을 작성했다면, 괴문서에 대한 내용이 게속 문제가 돼 진급심사를 다시 하는 상황까지 전개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비교적 적어보인다. 지금까지 투서의 경우 당국의 강력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작성자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군 수사당국은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통화기록 내역 조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괴문서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사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거나 과거 사조직 관련자 등 상당수 장교가 개입된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압축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靑 - 軍 갈등설 다시 없어야

    육군 참모총장의 사의표명 파문이 서둘러 봉합되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여권 수뇌부와 군 지휘부간 갈등설이 이렇듯 자주 표출되어서야 국가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군대를 지휘하는 군령권과, 관리하는 군정권을 가진 최고통수권자다. 군령권은 합참의장에게, 군정권은 각군 총장에게 위임되어 있다. 다시 말해 대통령과 육군총장은 군 지휘계통 및 인사에 있어 다른 목소리를 내면 안 되는 관계다. 이번에 파열음이 빚어진 첫째 이유는 여권 수뇌부가 솔직하지 못한 탓이 크다. 육군총장이 집권자와 뜻이 맞지 않거나, 개혁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면 명예롭게 바꿔주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임기보장이 바람직하지만, 지휘계통 확립이 더 중요한 때문이다. 반대라면 힘을 실어줘야 했을 것이다. 청와대의 어정쩡한 태도가 오해를 불렀고,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군검찰의 성급한 듯한 육본 압수수색에 이은, 여당 당직자의 국정조사 추진 발언, 육군총장의 공개적 사의표명과 대통령의 반려 등은 선진민주국가에서는 찾기 힘들다. 하물며 우리는 북한과 정전상태에 있는 나라가 아닌가. 국민의 불안감을 생각이나 해봤는지 묻고 싶다. 육군총장은 사의표명이 ‘항명’의 측면이 있었음을 알았으면 한다. 때문에 군검찰의 인사비리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군검찰은 투서·괴문서 작성자도 찾아내 허위사실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대통령과 국방장관, 육군총장이 국방부 문민화 등 군개혁에 한목소리를 내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여 정부에 적용하고 있는 내사람 네사람 식의 ‘코드’를 군에도 적용해 스스로 통수권자와 군지휘부 사이에 간극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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