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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반도체 구매 제안에도...무역협상 여전히 답보

    中, 美반도체 구매 제안에도...무역협상 여전히 답보

    중국이 14일부터 진행된 미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산업 보조금 중단 등을 제시했으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견해차로 협상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파국을 막기 위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시한 연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7∼9일 차관급 협상에 이어 14일부터 베이징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반도체 구매 규모를 향후 6년에 걸쳐 2000억 달러(약 225조 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제안했으며 이는 현재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보다 5배 많은 액수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또 신에너지 차량 등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도 제안했다. 이는 대두와 액화천연가스, 원유 등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상품 구매를 대폭 늘리겠다는 중국의 기존 제안에 더해진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양국 협상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 산업에 대한 불공정한 국가 보조금을 중단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모든 보조금 프로그램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어떤 방식으로 이를 이행할지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제안이나 약속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미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핵심 의제들에서 양국 의견 차이가 여전히 커 협상은 사실상 교착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구매확대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제안을 반기지는 않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미 반도체 업계도 중국 측이 제안한 반도체 구매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할 수 있다면서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존 네프 대표는 “중국의 반도체 구매확대 제안이 ‘중국제조 2025’ 달성을 위해 고안된 술책”이라면서 “매우 교활하다”고 혹평했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시진핑 정부의 정책으로,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이 정책을 경계하고 있다. WSJ은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자동차 구매 보조금 중단 제안도 지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문제는 시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양국 협상단이 결정적으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에 있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베이징에서 차관급에 이어 고위급까지 나흘간 협상이 이어졌으나 중국의 구조적 개혁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는 진전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을 내달 1일보다 뒤로 연기할 만한 ‘요건’으로 제시한 것을 양국 협상단이 충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리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완성될 수 있다면 그것(협상 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로 예고한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시점을 60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90일 협상 기간’이 끝나는 오는 3월 2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해 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무역협상 시한 연장을 고려하고 있는지 질문에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시 주석이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15일 만날 것”이라고만 답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협상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의 구조개혁을 놓고 양국의 견해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동등한 시장 접근 보장,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지식재산권의 철저한 보호 등 중국의 구조개혁을 원하고 있으며, 이 경우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안도 제시됐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지금껏 이러한 구조개혁에 대한 약속만 늘어놓았을 뿐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개혁 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협상단은 ‘실행 메커니즘’이라는 보다 부드러운 용어를 써가면서 구조개혁 불이행 시 미국 정부에 징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이 제시하는 검증 메커니즘이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구미시 “KTX 구미역 정차로 구미산단 살려야” 김천시 “혁신도시 경쟁력 잃는다”

    구미시 “KTX 구미역 정차로 구미산단 살려야” 김천시 “혁신도시 경쟁력 잃는다”

    고속철도(KTX) 경북 구미역 정차를 두고 인접한 김천시와 구미시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두 도시는 2003년 KTX 김천(구미)역사 명칭을 두고 마찰을 겪은 지 16년 만에 또 한 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구미시는 침체된 구미국가산업단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KTX 구미역 정차를 추진하는 반면 김천시는 KTX 구미역 정차 시도는 몰염치한 행위로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된다며 절대 불가로 맞서고 있다.11일 구미시에 따르면 새해부터 장세용 구미시장은 핵심 공약인 KTX 구미역 정차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남부내륙철도(김천~진주~통영~거제) 김천지역 사업 때 KTX 김천 보수기지~경부선 국철 간 2.2㎞ 연결선을 설치해 KTX가 구미역을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정부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확정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따라서 구미시는 앞으로 지역 정치권과 함께 코레일과 중앙정부에 이 사업 추진을 강력 요구할 계획이다. 구미 시민단체와 경제계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구미지역이 이렇게 총력전에 나선 것은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선결과제라는 판단 때문이다. 시는 2010년 김천시 남면에 KTX 김천(구미)역이 들어선 뒤 구미역 KTX 정차가 중단되면서 구미시민은 물론 구미국가산업단지 외국인 바이어 등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우선 지난해 10월 기준 구미산업단지 가동률은 64.8%로 입주업체 2372곳 중 1919곳이 가동하고 있다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분석 자료를 제시한다. 이는 전국 산업단지 30여곳의 평균치 81.4%보다 크게 낮으며, 25위 수준이라는 것. 구미산업단지 가동률은 2016년 77.6%, 2017년 66.5%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특히 경북도와 시·군, 대구시는 사활을 건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의 구미 유치를 위해 KTX 구미역 정차를 필수요건으로 꼽는다. 이 클러스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고용창출 효과가 1만명 이상에 달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비수도권 시·도지사들에게 SK 하이닉스 유치 협조를 요청했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만나 SK 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장 시장도 정치권 인사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부 등 정부부처를 잇따라 찾아 SK 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건의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KTX 구미역 정차가 이뤄지면 서울∼구미 간 1시간 20분 정도 걸려 SK하이닉스 유치 및 바이어 접근 편의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천지역은 KTX 구미역 정차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김천시 율곡동 경북혁신도시 일대 도로변에는 ‘김천시민은 KTX 구미역 정차를 반대합니다’, ‘지역 상권 다 죽는다 KTX 구미역 정차 반대’ 등의 현수막이 대거 나붙어 있었다. 시민들도 KTX 구미역 정차를 반대한다. 조정구(54) 율곡동 통장협의회장은 “KTX 구미 정차 얘기가 나오면서 KTX역에 의존해 사는 김천 율곡동 혁신도시에서 벌써 인구 유출 및 상권 약화, 주민 불안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KTX 구미 정차가 이뤄지면 우리 모두 죽게 된다. 생존권 보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KTX 김천(구미)역 앞에서 만난 율곡동 주민 김대영(63)씨는 “구미시에 KTX역 명칭을 KTX 김천(구미)역으로 양보했는데 정차 추진은 몰염치한 행위”라며 “구미시장이 경북에서 유일한 집권여당 출신 단체장이라 일부 정치권과 중앙정부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천지역의 반발은 지난해 말 이 총리가 구미를 방문한 자리에서 KTX 구미역 정차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뒤 거세지고 있다. 뒤이어 김충섭 김천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KTX 구미역 정차는 김천혁신도시의 동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천시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김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그 어떠한 일도 용납할 수 없다. 정부가 김천의 현실을 외면한 채 KTX 구미역 정차를 강행한다면 15만 김천시민의 모든 힘을 결집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시장, 김세운 김천시의장, 김정호 김천상공회의소 회장이 만나 ‘KTX 구미 정차 반대 범시민 추진위원회’(가칭)를 결성했다. 추진위는 구미시의 KTX 구미역 정차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중앙부처 항의 방문, 반대 서명운동 전개 및 궐기대회 개최 등 범시민 운동을 펼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김천시는 KTX 구미역 정차보다는 김천(구미)역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미시는 일방적인 주장을 철회하고 이웃 도시로서 성실한 자세로 김천시와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구미∼칠곡~대구∼경산(62㎞)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를 김천 혁신도시까지 연장하거나 구미국가산업단지와 KTX 김천(구미)역 간의 자동차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방법으로 KTX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 사진 구미·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뒤로 일본을 모델로 국가를 발전시켰다. 지금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법률·행정 용어가 옆 나라 일본에서 왔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철인28호’나 ‘우주소년 아톰’은 일본 만화다. ‘빼빼로’나 ‘새우깡’, ‘꼬깔콘’ 등 장수 과자도 일본 제품이 원조다. 20세기만 해도 지금처럼 정보기술(IT)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서양 문물을 직접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일본이 미국과 유럽에서 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모방하는 식으로 국가를 일으켰다. ‘일본 따라하기’가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다. 선진국도 남의 나라 베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상향으로 꼽는 북유럽 지역에서는 스웨덴이 모델 역할을 한다. 여기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면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등이 수년 안에 이를 벤치마킹한다. 한국전쟁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던 우리가 냉혹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베껴야 했다.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 입장에서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 일본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훌륭한 교과서였다. 반일 감정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일본을 제대로 모방한 덕분에 이제 우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됐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와 가전제품을 비롯해 일부 업종에서는 일본을 앞서는 기적을 일궈 냈다. 이제는 우리가 개발도상국들의 모델국가로 거론된다.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일본의 좋은 점을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는 일본 의존증이 지나쳐 우리만의 제도를 생산할 생각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뭔가 문제만 있으면 전가의 보도처럼 일본 제도를 꺼내 든다. 행정안전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후루사토 납세제도’가 모델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년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포함시키려는 ‘기업의 지불능력’ 조항도 일본 제도에서 가져 왔다. 이럴 거면 차라리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고시) 1차 과목을 공직적격성테스트(PSAT) 말고 일본어 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처럼 매번 일본 제도를 모방해 국정을 꾸려 갈 것이라면 뭐하러 중앙부처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몇 년씩 시험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인가. 우리나라가 일본을 너무 많이 베낀 탓인지 ‘일본화’의 부작용도 그대로 답습 중이다. 일본의 저출산·고령화, 왕따, 고독사 등이 우리의 현실이 됐다. 외국인들은 “서울과 도쿄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일본 제도와 시스템을 사회 전반에 그대로 차용하다 보니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행동규범까지도 비슷해진 결과로 보인다. ‘왜’라는 문제의식 없이 ‘어떻게’에만 치중해 모방한 풍토가 누적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20세기 한국이 한창 커 가는 어린아이였다면 21세기 한국은 제법 머리가 굵어진 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수많은 나라들을 벤치마킹했다. 미국과 아일랜드, 스웨덴, 독일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라가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스라엘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성공적으로 한국화했다고 자평할 만한 사례가 과연 있을까. 한국만의 역사적·문화적 토양을 고려하지 않은 ‘무작정 따라하기’는 귤을 탱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직 사회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우리만의 철학이 담긴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superryu@seoul.co.kr
  • 삼성전자 영업이익 58조 ‘2년 연속 최고’

    삼성전자 영업이익 58조 ‘2년 연속 최고’

    가전 부문은 영업이익 늘어나 체질 개선 스마트폰 4분기 영업익 전년비 1조 감소 새달 갤S10 X·폴더블폰 출시… 사업 확대지난해 3분기까지(1~9월)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삼성전자 매출은 243조 77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 8900억원, 당기순이익은 44조 3400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8%, 영업익은 9.8%, 당기순익은 5.1%씩 늘었다. 스마트폰(IM) 부문에선 매출·영업익이 모두 전년보다 부진해 활로 모색이 필요한 국면임을 드러냈다. 가전(CE) 부문 지난해 매출은 42조 11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영업익은 상승,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사업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거둔 영업익은 44조 5700억원으로 60조원에 육박한 삼성전자 영업익 중 약 75.7%를 차지했다. 반도체 의존성이 높다는 징후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경기가 급랭하자 삼성전자 전체 실적 역시 ‘어닝쇼크’ 수준으로 악화된 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반도체 수요 부진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지난해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등에서 고용량 수요가 늘고 수요처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올해 2분기 이후부터 반도체 수요 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 감소폭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컸던 이유에 대해 전 부사장은 “서버 등 주요 응용처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큰 주요 고객사 위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4분기 출하량 감소로 인한 재고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삼성전자 올해 실적은 ‘상저하고’, 즉 하반기에 본격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IM 부문의 시장 흐름 전망은 삼성전자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4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은 1조 5000억원으로 2조 4000억원대였던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원 가까이 빠졌다. 지난해 분기별 IM 부문 영업익이 3조 8000억원(1분기), 2조 7000억원(2분기), 2조 2000억원(3분기)을 기록한 점 역시 올해 실적을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추세로 읽힌다. 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둔화 흐름 속에서 중국 내 시장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는 다음달 갤럭시S10 X, 폴더블폰 등을 선보이며 확장 정책을 펴는 한편 한국·미국의 5G·LGE 장비 공급 부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신성장동력 시급성 일깨운 삼성전자 어닝쇼크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삼성전자의 ‘어닝쇼크’가 현실화됐다. 4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해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38.5% 감소한 10조 8000억원, 매출은 9.9% 줄어든 59조원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핵심 사업인 반도체는 2017년부터 7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신기록을 기록하며 한국 수출을 견인해 왔지만 이번에 40%가량 영업이익이 급락했다. 반도체의 초호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하락이 예상됐지만, 애플의 실적저하 등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줄며 하락폭이 전망치보다 컸다.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우리나라 GDP의 15%에 육박하는 등 한국 경제에서 절대적 위상을 갖고 있다. 실적 급락이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쇠락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산업을 떠받쳐 온 반도체마저 제동이 걸리면 우리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에 포위된 형국이라 위기감이 더하다. 한국이 지나친 반도체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은 이미 다 아는 바다. 문제는 반도체 이후 정부의 신산업 대책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미국과 독일, 중국, 일본 등은 이미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에 주력하면서 각 분야의 주도권을 잡아 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바이오산업, 핀테크, 자율주행, 드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카풀 문제 하나 제대로 못 풀고 있고, 인터넷 전문은행도 각종 규제에 걸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말로만 4차산업을 외칠 게 아니라 혁신사업에 방해가 되는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신성장동력이 될 만한 사업의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반도체 독주의 위험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산업구조 개편 전략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애플 쇼크’ 어쩌나…” 국내 IT업계는 ‘고심중’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내 IT업계가 ‘애플 쇼크’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부품 소비업체인 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애플에 부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2019 회계연도 1분기(한국 기준 작년 4분기)의 매출 전망치를 840억 달러(94조 3000억원)로 애초 전망치보다 5∼9%로 낮췄다. 애플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중화권 경제성장 정체와 중국 내 자국 브랜드 급성장으로 중화권에서의 수요가 둔화한 것 뿐만 아니라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내 반미감정이 커진 것도 애플 실적에 걸림돌이 됐다. 이는 애플 관련 매출 비중이 작지 않은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직격탄이 됐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 애플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약 6%)·LG디스플레이(약 32%)·SK하이닉스(약 13%)·LG이노텍(약 55%)의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0%대에 달한다. 특히나 이번 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IT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애플 쇼크’까지 들이닥치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LG디스플레이·SK하이닉스·LG이노텍도 이달 넷째·다섯째 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일단 반도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에선 SK하이닉스의 실적 타격이 좀 더 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대형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이미 지난달부터 하향조정되기 시작했다”며 “두 회사 중 SK하이닉스의 애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좀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새해 벽두부터 곤두박질치는 애플 왜?

    새해 벽두부터 곤두박질치는 애플 왜?

    ‘애플의 위기’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세와 선진국에서의 아이폰 신모델에 대한 실망스러운 실적 등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이례적으로 실적 부진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플 뉴스룸 등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2019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액이 840억 달러(약 94조 29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실적 발표 당시 애플이 제시한 자체 전망치(890억~930억 달러)보다 5~10% 낮고,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913억 달러)보다는 8%나 감소한 것이다. 애플이 서신을 통해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애플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나스닥 증시에서 0.11% 상승하며 장을 끝마쳤다. 그러나 실적부진 전망 소식이 알려진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한때 8%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더군다나 애플 주가는 지난 3개월간 31.1%나 수직 하락해 뉴욕증시 S&P500지수의 14.3% 하락폭보다 두배 이상 컸다. 지난해 8월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쿡 CEO는 이번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가 중국 경기둔화세로 꼽았다. 애플의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인민법원이 애플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내 판매 중단을 명령하면서부터다.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모델은 아이폰6S와 6S 플러스, 아이폰7, 7 플러스, 아이폰8, 8 플러스, 아이폰X 등 7개 기종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을 의식한 중국 법원이 애플에 대해 의도적으로 내린 판결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무역전쟁이 화해 무드로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이후 중국 내에서는 미국산 제품 가운데 애플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애플의 전체 매출액 중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의 판매량 하락은 애플 매출 하락의 직격탄이 되는 셈이다. 물론 다른 요인도 있다. 쿡 CEO는 선진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사 보조금 축소, 달러강세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최근 보조금 지원에 따른 일부 고객의 배터리 교체로 인한 휴대폰 교체 지연 등이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자사가 단기적인 아이폰 판매 실적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업부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19% 증가했으며 서비스 부문에서만 108억 달러의 매출이 창출됐다”며 “애플은 주당순이익(EPS)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 실적이 부진하면서 올해 애플의 사업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라진 낙수효과… 대·중기 영업이익률 격차 최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반도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7~9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0.51% 포인트 상승한 8.39%를 기록했다. 2015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다. 2015∼2016년만 해도 5∼6%대였던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대로 올라선 뒤 지난 3분기에는 처음으로 8%대를 찍었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보다 2.48% 포인트 하락한 4.13%였다.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이 4%대로 주저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4.26% 포인트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는 반도체 수출 위주의 성장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10월 기준 21.2%으로 사상 처음으로 20%대에 올라섰다. 반도체는 다른 업종과 비교할 때 다른 산업에 미치는 이른바 ‘후방 효과’ 또는 ‘낙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반면 후방·낙수 효과가 큰 자동차업과 건설업 등은 올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은 기계, 전기·전자 업종이 좋아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라면서 “중소기업 쪽은 건설업이 부진한 여파가 있었고, 자동차 부품 쪽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문대통령 “조금씩 양보해 노사정 협력해야… 수출 1조 불·무역 2조 불 꿈 아냐”

    문대통령 “조금씩 양보해 노사정 협력해야… 수출 1조 불·무역 2조 불 꿈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성급하게 자기 것만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노동자,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어낸다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고 전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불을 달성할 전망으로, 수출 규모 세계 10위 권 안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로서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전체 무역액도 역대 최단 기간에 1조 불을 달성했고, 연말까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1000억 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출 품목과 시장이 다양해진 것도 중요한 성과며,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고르게 늘었다”며 “특히 신북방·신남방 정책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러시아 등 신북방국가에 대한 수출이 올해 10% 이상 늘었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위 교역대상이고 그 중 베트남은 우리에게 제3위 수출국이자 제2위의 해외건설 시장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우리는 경제 분야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업적을 이루는데, 사상 최초로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2000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소득 3만 불, 인구 5000만 명의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고, 주요국의 보호무역과 통상 분쟁으로 세계 자유무역 기조가 위협받고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전망도 국제무역에 우호적이지 않고, 우리 수출이 여전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소·중견기업 참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품목의 시장변화나 특정 지역의 경제 상황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가 간 서로 도움되는 수출·투자 분야를 개척해 포용적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출 1조 불 시대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별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품목·지역·기업을 더욱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품목 다양화는 많은 중소·중견기업 참여로 시작되는데, 이들이 수출에 더 많이 나서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인력·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하고, 수출바우처로 수출 지원기관과 서비스를 직접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게 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무료 단체보험을 지원해 수출에 따른 위험을 줄여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무역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정부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이 내년까지 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한·인도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과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수출 성과를 함께 잘사는 포용적 성장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수출확대가 좋은 일자리 확대로 이어져야 하며 국민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낙수 효과는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수출과 기업 수익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며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과거 경제정책 기조로는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 비전은 세계가 함께 모색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우리가 함께 잘살아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며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뤄야 수출·성장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정대책 같은 사회안전망도 특별히 필요하다”며 “격차를 줄이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정부는 올 한해 근로자 가구의 소득과 삶을 향상시켰지만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2005년에 우리는 10년 이내 수출 5000억 불, 무역 1조 불 비전을 제시했고 그 목표를 4년 앞당겨 2011년에 달성했다”며 “수출 1조 불, 무역 2조 불 시대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무역인 여러분의 성공 DNA와 국민의 성원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이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것처럼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도 무역이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며 “수출의 증가와 국민소득의 증가가 국민의 삶 향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미·중 갈등시대 한국의 생존법/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미·중 갈등시대 한국의 생존법/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상흔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는 이달 초 베이징을 방문했던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대중국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를 화제로 삼았다.노 대사는 대중 무역 비중이 지난해 24.8%에서 올 연말, 홍콩을 포함해 35%에 이를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11.6%), 유럽연합(9.6%), 일본(5.1%)을 합한 양보다 훨씬 많다. 노 대사는 대중 수출의 80% 이상이 중간재여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1992년 수교 당시 4%, 2000년 9.4%였던 중국이 한국의 대외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 됐다. 대외교역에서 한 국가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는 것은 지나친 의존 상태를 의미한다. 중국의 압박은 당장 없지만 지렛대 없는 불균형 심화는 반작용과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킨다. 노 대사는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무역 역조’였고, 중국 요인들에게서 “미국에서 번 돈이, 한국으로 흘러간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중국에서는 돈 벌어 가고, 전략적인 협력은 미국하고만 하냐”는 말도 자주 나온다고 했다. 의원들이 베이징 체류 중 만난 중국 측 요인들은 “미국처럼 (우리는) 한국의 무역 흑자를 닦달하거나 압박하지 않는다”는 공치사를 늘어놓았다. 지난 6일 몇몇 국회의원은 전인대 왕천(王晨) 상무부위원장으로부터 “삼성이 중국에서 (사업) 잘한다고 중국 안보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왕 부위원장의 표현처럼 “정치적 신뢰가 경제무역의 근본 조건”이라는 점에서 미·중 갈등이 심해질수록 미국과 군사동맹인 한국은 중국의 전략적 불신을 더 받게 되고, 제2·제3의 사드 사건 재발 우려도 커진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역 역조에 칼을 빼들지 않는 이유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한국 중간재들이 중국 기업의 고용과 생산, 수출에 기여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 흑자의 대표 품목이 반도체라는 점도 이를 보여 준다. 한국의 기술력이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중국보다 나을 것이 없게 된 상황에서 ‘호랑이 굴속’에 있는 한국 반도체들이 주먹을 불끈 쥔 중국에 언제까지 기술 이전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반도체 등이 중국과 아슬아슬한 격차를 유지하며 자존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국가 자존을 위한 전략산업과 위험 분산 전략을 어떻게 키우고 유지해 나갈 것인가. 미·중 마찰이 커지는 ‘G2 갈등시대’에 중국에 갈수록 비대칭적으로 기우는 대중 경제무역 관계는 우리 생존 공간의 목을 죈다.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확인하고, 바로 대응 가능한 소통의 틀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커가는 미·중 대결과 균열 속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공간 확대는 발등의 불이다.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리는 첩첩산중 속에 있다. jun88@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권영수 부회장, 주력사업 거쳐 구광모 대표체제 핵심 부상신학철 부회장, 영입에 냉소적인 ‘LG화학’ 추스리기 시험대  권영수(61)㈜LG 부회장은 40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들을 모두 경험했다. 또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재무적 역량과 사업적 감각을 모두 갖춘 양수겸장의 경영인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월말 구광모 ㈜LG 대표이사 중심의 경영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지난 7월 구 대표를 보좌할 지주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됐다. 전자∙화학∙통신 분야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구 대표를 보좌하며 지주회사 운영을 챙기는 역할을 맡는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7년 대규모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아 취임 첫 해에 1조 50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4년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일궈냈다. 2012년부터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 놓았다. LG유플러스 CEO 재임 기간에는 이동통신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2017년 가입자 1300만명을 달성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아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권 부회장은 CFO 출신 답지 않게 통이 크다는 평을 받는다. 고 양정모 전 국제상사 회장의 사위다. 권 부회장 자신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승을 차지한 프로골퍼 이태희 선수를 사위로 맞았다. 권 부회장의 딸은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에서 프로골퍼 매니저로 활약했던 권보민(30)씨다.  조성진(62)부회장은 40여 년간 가전사업에 몸담아 온 명실공히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가전장인’(家電匠人)으로 불리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를 연구해서 가전업계에서는 ‘세탁기 박사’로 불렸다. 2012년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 전반을 맡았다. 그는 LG전자 CEO를 맡은 첫 해인 2017년 사상 최대 매출(61조 4024억 원)을 기록했다.  조 부회장은 고교 진학을 포기할 뻔 했다. 도자기 장인이던 부친이 아들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가업인 요업(窯業)을 잇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요업과 공업계 고등학교가 관련이 있다고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용산공고에 진학했다.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금성사 견습과정을 거쳐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입사할 당시에는 선풍기가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가전 제품이었다. 입사 동료들은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기 설계실을 택하면서 세탁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 될 정도로 걸음마도 못 뗀 단계였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탁기가 사람을 대신해 빨래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1990년대 세탁기 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던 LG전자에서 독자적 기술의 개발을 주도했다. 1999년 모터가 벨트나 풀리(pulley)를 거쳐 세탁통을 구동하는 간접 방식이 아니고 모터가 직접 세탁통을 직접 구동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이어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 세탁기를 개발해 LG전자 ‘트롬’ 브랜드의 드럼세탁기를 세계시장에 알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전문업체로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트윈워시’ 세탁기도 그의 작품이다. 통돌이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형태의 트윈워시는 2015년 출시된 뒤 80개 이상의 국가로 출시해 대히트를 치는 등 ‘고졸신화’의 성공스토리를 썼다.  그는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세탁기 사업에서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각 사업본부 경영진을 만나 개발, 생산, 제조, 구매, 품질,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빠짐없이 챙겨 ‘Mr. 현장’으로 불리고 있다.  한상범(63)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IT핵심 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하며, 제품 및 장비 개발, 생산 공정,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한 IT업계 최고 전문가다. 2000년까지 LG반도체에서 공정기술개발그룹을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2001년 LG디스플레이의 생산기술센터장으로 부임해 해외에 의존하던 주요 LCD 핵심장비들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2010년에는 TV사업본부장을 맡으며 3D TV의 대중화 시대를 가져온 FPR(Film Type Patterned Retarder) 3D 사업을 주도했다.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그는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OLED TV 판매량은 2017년 17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는 5년여 만에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용산고와 연세대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했다.  신학철(61)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는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적인 혁신기업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그룹의 본류’로 여겨지고 있는 LG화학의 구성원들의 신임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 부회장이 ‘화학’ 전공자도 아니어서 이번 발탁을 냉소적으로 보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차석용(65)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기반을 공고히 다져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로스쿨도 마쳤다.  차 부회장은 미국 P&G에 들어가 입사한지 14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이 됐다. 이후 해태제과 등 국내외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쳤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현재의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05년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은 매년 매출과영업이익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회사 시가총액은 4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공로로 차 부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현회(62)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015년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실적 개선을 이끌며 2018년 경영진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과 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1위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다. 2014년에는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울트라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2015년부터는 ㈜LG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하면서 성장사업을 육성하고 경영관리 시스템 개선, 연구·개발(R&D) 및 제조역량 강화 등을 이끌었다. 올해는 LG유플러스 CEO로 취임했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올해말에 2선으로 물러나는 구본준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부산 금성고와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반도체 53%가 연산·정보처리 ‘두뇌 칩’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의존 줄이고 非메모리 국산화 위한 R&D 지원해야한국 반도체 산업은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았지만, 최근 반도체 호황이 지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D램 수출 물가는 8월(-0.1%)부터 3개월 연속 전월보다 떨어져 10월에는 4.9%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쓰이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전월(8.19달러)보다 10.74% 하락했다. 지난달 말 낸드플래시(메모리카드 및 USB향·128Gb MLC) 가격은 4.74달러로 전월 대비 6.51%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까지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이처럼 불안한 선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파운드리(위탁 주문생산)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非)메모리 분야에 매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과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53.4%(금액 기준)가 시스템 반도체였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2.9%에 불과했다. 정부의 역할은 우리 업계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넘을 수 없는 차이의 격) 전략을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에 불과하다”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도 미국, 네덜란드, 일본 업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차세대 반도체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7500억원씩 1조 5000억원 규모로 수행하며 전체 기간은 10년이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15년 동안 반도체 분야 지원을 거의 안 해서 인재들이 배출되지 못했다”면서 “중국이 앞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따라가려면 지금이라도 빨리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칩 설계·제조 기술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현재 실적은 다행히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 57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3조 6500억원(77.7%)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2018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은 832억 5800만 달러로, 지난해(658억 8200만 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701억 54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인텔을 제치고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377억 3100만 달러의 매출로 세계 3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지난해까지 세계 1위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넘겨준 상황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LCD 양산에 들어갔고, 그 결과 공급과잉으로 LCD 단가가 폭락해 우리 장비·부품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65인치 TV용 LCD 패널 단가는 243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52달러) 대비 31% 하락했다. 이에 맞서 우리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초격차’ 유지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이 97.6%에 이르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에 불과한 OLED 매출 비중을 내년에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아직 LCD 매출이 크다”면서 “LCD 매출을 줄이고 OLED 매출을 키워야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국이 OLED 기술도 따라올 것에 대비해 ‘제5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산업부가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이 5230억원 규모로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후방산업 경쟁력 강화,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 정립 등을 통한 원가 감축과 시장 점유율 확보, 초격차 유지 등이 목표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8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업체 톱텍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6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1억원에서 142억원으로 급감했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중소업체들의 R&D를 공동 지원하기 위해 충남 천안에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미국 장비업체들도 미국 정부에서 지원해서 커졌다”면서 “우리나라도 장비와 부품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부산·전남 ‘탄성소재 산업 고도화 사업‘ 국책사업화 청신호

    부산시와 전남도가 공동 추진하는 ‘탄성소재산업 고도화 사업’이 산업부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산시는 탄성소재산업 고도화 사업이 최근 산업부의 소재기술혁신 2030 사업 심사를 통과해 12일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술성평가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다고 밝혔다. 탄성소재 산업 고도화 사업은 자동차,조선,반도체,건설기계,기계부품 등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핵심소재인 탄성소재를 고부가가치화하는 사업이다. 이번 산업부 심사 통과에 이어 기술성평가와 예비타당성 등을 통과하면 2020년부터 정부 예산이 반영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추진된다. 총사업비 2098억원(국비 1355억원)을 투자해 신발·고무 산업이 발달한 부산과 합성고무 생산설비가 밀집한 전남을 연계해 남해안 지역을 탄성소재 중심지로 육성한다. 이를 통해 현재 21조원 규모의 국내 탄성소재 시장 규모를 2023년까지 연간 43조원 규모로 확대해 국내 탄성소재 산업 자립화를 꾀한다. 부산시와 전남도는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한국신발피혁연구원과 함께 2014년부터 기업체 수요조사를 벌이는 등 사업을 준비해왔다. 탄성소재의 일종인 특수탄성소재의 국내 기술력은 선진국의 60% 수준으로,전량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부는 신발·고무산업이 발달한 부산과 합성고무 생산설비가 밀집한 여수를 탄성소재 산업 육성 최적지로 꼽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탄성소재 산업 육성으로 3조603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7000여 개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 과기정통부,기재부 등과 협의해 사업이 원활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제조업 올 가동률 72.8%… 김광두 “한국경제 뿌리 흔들리고 있다”

    제조업 올 가동률 72.8%… 김광두 “한국경제 뿌리 흔들리고 있다”

    투자 작년비 20% 위축…생산능력 부진 주로 운송장비-車·트레일러 가동 저조 생산능력지수 전년보다 0.9% 첫 감소 투자·가동률 악순환 땐 고용 악화 필연 세원 약해져 복지 증대 지속도 어려워 경쟁력 확보하게 산업 구조개혁 이뤄야공장이 멈추고 있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8%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66.8%) 이후 가장 낮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보다 0.9%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첫 마이너스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1.5% 줄었다.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5.6%) 이후 9년 사이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감소폭(-4.3%)이 대기업(-0.4%)보다 훨씬 크다. 제조업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 주는 지표다. 가동률은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과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등에서 주로 저조하다. 주력 산업의 성장 둔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 분야는 최근 구조조정으로 생산능력이 줄었음에도 생산이 미진해 가동률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생산능력 부진은 최근 설비투자 침체가 주요 요인이다. 설비투자는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였다가 지난 9월 가까스로 반등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위축된 모습이다. 투자 부진으로 생산도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가동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의 틀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투자와 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있는데 공장 가동률마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현재는 실물이 어렵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이 흐름이 (투자·생산능력의) 감소와 (가동률) 하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일자리 감소는 필연이고, 세원이 약해져 복지 증대를 지속하기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성장률을 뒷받침해 온 수출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의장은 “한국 수출의 대중 의존도가 높아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 성장률도 0.4% 수준의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며 “그럴 경우 우리 성장률은 2.5% 아래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구조 개편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기술을 개발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며 “공공부문 지출만 늘릴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변신할 수 있도록 구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J노믹스 설계한 김광두 “경제 뿌리 흔들려”

    J노믹스 설계한 김광두 “경제 뿌리 흔들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의 틀을 설계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11일 제조업 가동률 부진 문제를 지적하며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라며 “투자와 생산능력이 감소하는데 공장 가동률마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김 부의장은 “이 흐름이 (투자·생산능력의) 감소와 (가동률) 하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일자리 감소는 필연이고, 세원이 약해져 복지 증대를 지속하기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성장률을 뒷받침해온 수출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의장은 “한국 수출의 대중의존도가 높아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 성장률도 0.4% 수준의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며 “그럴 경우 우리 성장률은 2.5% 아래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지표와 고용 상황은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기간이었던 2009년 봄과 2000년 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시는 금융 외환의 어려움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실물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부의장은 “정부 관계자들의 판단 능력은 (경기 판단 논쟁이 있었던) 지난 5월 그 바닥을 잘 보여줬다”며 “경제 정책을 맡게 된 분들의 어깨가 무겁다”고 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위축된 건설투자 20년만에 최저… 올 2.7% 성장률도 ‘빨간불’

    위축된 건설투자 20년만에 최저… 올 2.7% 성장률도 ‘빨간불’

    4분기 0.82% 넘어야 올 성장률 달성 가능 ‘버팀목’ 수출도 유가 상승 등 리스크 산적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0.6%에 그치면서 경기 하강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내수를 떠받치던 투자가 악화되는 동시에 수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연간 2.7% 성장률 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 23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0%로 1%를 간신히 넘겼으나 2분기에 0.6%로 내려앉았다. 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문 것은 투자와 내수 부진 때문이다. 특히 건설경기가 크게 얼어붙었다. 3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 2분기 -2.1%에서 3분기 -6.4%로 주저앉았다. 이는 1998년 2분기(-6.5%)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4.7%)는 운송장비가 늘었으나 기계류가 줄어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건설 투자가 위축되면 고용 시장과 소비에 가장 악영향을 준다”며 “내수마저 흔들리면 어지간해서는 개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0.6% 늘었다. 화장품과 의류 등 소비가 늘어나며 2분기보다 개선됐다.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은 3.9%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지만,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에 놓였다. 국제유가 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위험 요인이 곳곳에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수출을 이끈 반도체 경기도 점차 하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불과 일주일 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올해 4분기 0.82%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여야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생각하면 0%대 중후반 성장률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4분기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의 투자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추가 고용과 일자리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대외 여건 악화까지 겹쳐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반도체로 버틴 9월 수출 8.2% 감소… 여전히 불안한 수출 전선

    반도체로 버틴 9월 수출 8.2% 감소… 여전히 불안한 수출 전선

    9월 수출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돼 불안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감소한 505억 8000만 달러였다. 산업부는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4일 감소해 80억 달러 이상의 수출 감소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25억 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다. 올해 월별 수출 역시 사상 처음으로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것은 문제다. 반도체 수출이 124억 3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4.6%를 차지했다. 석유제품은 11개월 연속 30억 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반면 13대 주력 품목 중 일반기계(-2.7%), 석유화학(-5.2%), 디스플레이(-12.1%), 자동차(-22.4%), 철강(-43.7%), 선박(-55.5%) 등 10개 품목은 감소했다. 반도체 호황이 꺾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반도체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에 대해 “품목과 시장 다변화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올해 수출이 최초로 연간 60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악재도 무시 못할 변수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산되면 우리 중간재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에 25% 고관세를 부과하면 국산 자동차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 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 분야 우려를 반영한 만큼 이를 근거로 관세 면제를 확보하는 데 모든 통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금융위기 10년] 혁신 대신 ‘빚’에 기댄 10년… 가계부채 2343조원 부메랑으로

    [금융위기 10년] 혁신 대신 ‘빚’에 기댄 10년… 가계부채 2343조원 부메랑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95%…美보다 높아 반도체 뺀 수출 증가율은 0.37%에 그쳐 조선 -56% 등 감소세…내수 시장 침체도 “가계부채 등 부담에 각종 정책 효과 못봐”경제 위기는 외부 세력에 의한 강제적 변화를 이끄는 원인이 된다. 양극화의 단초라는 악평도 받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산업 구조조정은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우리 경제는 적잖은 변화를 겪었지만 돌파 카드는 혁신이 아닌 ‘빚’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말 723조 5000억원이었던 가계부채는 지난 2분기 1493조 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 3~4년 동안 “빚을 내서 집을 산다”는 부동산 투자 경향이 강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해 기준 94.8%까지 올랐다. 미국(79%)과 일본(57%), 중국(44%)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0%)보다 훨씬 높다. 이는 눈에 보이는 부채만 따진 것이다. 국제 기준은 개인사업자를 가계로 분류하고, 개인 간 채무인 전세보증금도 부채로 잡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 1분기 기준 가계부채 총액은 무려 2343조원에 달한다. 이 중 791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 512조원의 전세보증금은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 양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는 더 위험하다. 가계부채 대출에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장기대출 비중이 20% 안팎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가계부채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한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가계부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정작 자본시장 육성 관련 정책도 탄력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임에도 지난 10년 동안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실패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1~8월 수출액은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6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5%로 역대 최고치다. 그런데 다른 산업을 살펴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8월까지 수출은 지난해보다 6.6% 늘었지만 반도체를 빼면 증가율은 0.37%로 내려앉는다. 조선(-56.2%), 액정표시장치(-8.8%), 가전(-7.3%), 무선통신기기(-5.4%) 등은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감소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수요가 계속 늘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반도체도 사실 20년 전 확보한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버티는 상황인데 빨리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은 기업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처럼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커지지 않은 내수 시장 역시 고민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신통찮다. ‘최저임금 인상→저소득층 소득 증가→내수 활성화→국민소득 향상’이라는 선순환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이 올라가서 분배가 개선되는 것이지 소득을 인위적으로 올린다고 성장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는 혁신 대신 ‘빚’이라는 진통제로 고통을 넘겼고, 새 먹거리를 찾는 수고보다 이전에 심어 놓은 과실을 따먹으며 살았다는 얘기다. 79개월 연속 무역흑자와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은행권의 안정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설에 움찔하는 이유다. 특히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얼마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이미 가계부채는 턱밑까지 찼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현재 1.50%인 기준금리도 활용 카드가 아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와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콘크리트 덩어리에 들어갔다”면서 “지표로만 보면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디서 뭐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위기10년]전세 포함 땐 가계부채 2343조원·수출 의존...조마조마한 한국경제

    경제 위기는 외부 세력에 의한 강제적 변화를 이끄는 원인이 된다. 양극화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산업 구조조정이 국내 기업들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안정성 기준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외환위기 이후다. 2008년 이후 금융권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저축은행 사태와 카드정보유출 사태를 겪으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체계가 일부 강화됐고, 내년부터는 은행권은 바젤3(BIS비율 14%) 기준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넘는 방법으로 한국은 변화가 아닌 ‘빚’을 선택했다. 2008년 말 723조원 5000억원이었던 가계부채는 지난해 1450조 8000억원을 기록했고, 올 2분기 1493조 2000억원으로 조만간 15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 3~4년 동안 대출을 통해 아파트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7년 기준 94.8%까지 올랐다. 미국(79%)과 일본(57%), 중국(44%)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0%보다 훨씬 높다. 이마저도 눈에 보이는 가계부채만 따졌을 때다. 국제 기준은 개인 사업자를 가계로 분류하고, 개인 간 채무인 전세보증금도 가계 부채로 잡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올 1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2343조원이다. 특히 791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과 512조원의 전세보증금은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부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더 위험하다. 가계부채 대출에서 원리금을 상환하는 장기대출 비중은 20% 안팎이다. 또 신용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등 사용 목적을 제한하지 않는 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가 가계부채 문제를 한번 정리하고 갈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순간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이를 회피했다고 지적한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1997년 이후 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의 소매대출이 본격화되면서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던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이 문제를 한번 털고 갈 수 있는 기회였던 측면이 있다”면서 “가계부채 문제 등이 부담이 되면서 자본시장 육성 관련 정책도 탄력을 받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졌음에도 지난 10년간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실패했다는 것도 문제다. 올해 1~8월 수출액은 3998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31.5% 늘어난 115억 달러로 올 6월(112억 달러) 세운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다시 깼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5%로 역대 최고치다. 그런데 다른 산업을 살펴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8월까지 수출은 지난해보다 6.6% 늘었지만, 반도체를 빼면 수출 증가율은 0.37%로 내려앉는다. 조선(-56.2%)·액정표시장치(-8.8%)·가전(-7.3%)·무선통신기기(-5.4%) 등은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감소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에 들어섰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수요가 계속 늘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반도체도 사실 20년전 확보한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빨리 미래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은 기업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처럼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먹거리뿐만 아니라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에도 커지지 않은 내수시장도 고민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해법을 내밀었지만 현재까지는 성적이 좋지 않다.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골자는 최저임금인상 등의 방법으로 저소득층·빈곤층 소득을 증가시켜 이들의 소비지출을 늘리면 내수가 활성화 되고 국민소득도 따라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이 올라가서 분배가 개선이 되는 것이지 소득을 인위적으로 올린다고 성장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10년간 한국경제는 금융시스템을 혁신하는 대신 ‘빚’이라는 진통제로 고통을 넘겼고, 새 먹거리를 찾는 수고보다 이전에 심어놓은 과실을 따먹으며 살았다. 79개월 연속 무역흑자와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은행권의 안정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나오면 항상 움찔하는 이유다. 특히 우리가 쓸 수있는 카드가 얼마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이미 가계부채가 목까지 찬 상황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현재 1.50%인 기준금리도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와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콘크리트 덩어리에 들어갔다”면서 “지표로만 보면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디서 뭐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동연 “보유세 문제 국회서 논의…부동산 대책 ‘원 보이스’로 발표”

    김동연 “보유세 문제 국회서 논의…부동산 대책 ‘원 보이스’로 발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을 잡기 위한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넘어가 심의를 기다리고 있고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7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수소 생산 업체 엘켐텍을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뒤 최근 부동산 과열 문제에 대해 “일부 투기적 수요에 불안 심리가 편승한 것 같다”면서 “보유세 등 조세 정책이 부동산 안정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을 묻자 “부처가 차분히 논의 중인 (대책) 안에서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종합대책을 둘러싸고 당·정·청이 엇박자를 보인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관계부처와 차분히 대책 준비 중이며 결론 나면 적절한 창구에서 ‘원 보이스’(한 목소리)로 말하겠다”면서 “정부가 쫓기듯이 내놓는 대책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소 경제 핵심 기술 개발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면서 “수소 생산·저장·운송 관련 기술 개발과 수소생산기지 건설 등에 정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수소경제법안과 관련해서는 “사실 주저되는 부분이 법”이라면서 “지원도 많이 포함돼 있지만 법을 만드는 것이 규제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규제 문제는 기업가 정신의 도전정신을 막는다”면서 “(입법 문제는)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협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부진에 대한 위기 의식도 드러냈다. 김 부총리는 “주력 산업의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면서 “혁신성장은 우리 경제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심각해지고 있고 산업 구조가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역설적으로 보면 경제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골든 타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형 고용안정 모델을 재차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고용 안전망 구축을 전제로 해 고용시장에 신축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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