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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보복은 긴급상황”… 소재부품장비 1조 6578억 이달 예타 면제

    “日보복은 긴급상황”… 소재부품장비 1조 6578억 이달 예타 면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3일 일본 수출 규제 대책으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중 1조 6578억원 규모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고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발표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국가재정법상 300억원 이상 사업은 예타를 거치게 돼 있지만, 소재·부품·장비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은 ‘긴급 상황’을 적용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예타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청은 다음달 초부터 한국은행 총재까지 참여하는 범정부 긴급상황점검체계를 가동해 경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로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일본이 금융 쪽도 추가 조치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통화 관리를 하는 한은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은 해외 인수합병(M&A) 법인세 세액공제, 해외 전문인력 소득세 세액 감면, R&D 목적 공동출자 법인세 세액공제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화학·섬유·금속·세라믹 등 4대 분야 실증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을 다음달부터 시작하고 장기 도입에 착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당정청 대책위가 일본 경제 보복 대응을 위해 산발적으로 구성된 기구를 총괄하는 ‘관제탑’을 맡기로 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당정 및 산업계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R&D 지원 예산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데 뜻을 함께했다. 민간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SK경영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소 등 4대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은 “여러 가지로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국익이라는 큰 원칙 앞에 ‘원팀’으로 일치단결해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위에서 별도 당정청 논의를 통해 산업계가 제시한 좋은 제안을 1차적으로 반영했다”며 “제안을 추가로 해 주시면 중요한 내용들을 다시 반영해 산업계와 정부와 당이 긴밀히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R&D 지원 대상의 우선순위를 개선해야 하며 지원 기업 선정 시 기업 규모, 경영 상태, 과제 수행 경력 등 기존 중점 내용에서 탈피해 기술력 및 인력 등 발전 가능성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R&D 지원 예산으로 기존 당정청 협의에서 제시된 ‘1조원 플러스 알파(+α)’ 이상인 ‘2조원+α’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부의장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지원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알파 부분을 최대한 확대하자고 당에서 의견을 냈고 정부도 공감했지만 모든 사업이 발굴된 것은 아니라 수치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이날) 민간에서 제안한 것도 (알파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두고 ‘D램의 대일(對日)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과 관련,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D램은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72.4%로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될 경우 세계에서 2억 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우리도 그런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D램(공급 중단)을 상응 조치로 해석하는 곳이 많은데 그렇지 않고, D램을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틀린 얘기”라며 “한국의 반도체 점유율이 워낙 높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카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평택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

    평택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

    경기 평택시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반도체 소재·부품 전용 산업단지 조성을 본격화 한다. 평택시는 13일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시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부품 및 장비 수급이 어려운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술력 양성의 기회로 삼기 위해 2025년까지 반도체 소재·부품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전용 산업단지에는 반도체 생산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가능한 반도체 협력사, 연구시설, 기술력 있는 외국기업들을 유치할 예정이다. 평택시는 평택캠퍼스에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생산기지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어서 반도체 협력업체의 평택 이전이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평택 사업장 제1 생산라인을 착공하면서 2021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어 올 4월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하는 내용의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평택시는 증설 중인 평택캠퍼스 2기 라인이 2020년에 가동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 설치 지원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향후 추진 예정인 3, 4기 라인 증설도 삼성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에서도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전진 기지로 반도체 산단이 있는 평택·화성·용인 등에 반도체 소재·부품 전용 산단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평택시가 전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반도체 산업은 평택 미래산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첨단 복합산업단지에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 지원을 위한 R&D 센터 및 외국인투자단지가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경기도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정 시장의 제안으로,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도 5개 지자체(평택, 수원, 용인, 화성, 이천) 단체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본 수출규제 피해에 대한 대응과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단체장들은 천안시, 아산시 등을 포함한 정례회 구성,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와 현안사항에 대한 공동대응, 정부 건의 등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징용피해자 이춘식옹, 日 수출규제로 힘들어해” 일 언론 보도

    “징용피해자 이춘식옹, 日 수출규제로 힘들어해” 일 언론 보도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95) 할아버지가 대법원의 징용피해 배상판결을 빌미로 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13일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이긴 이춘식 옹의 대리인 김세은 변호사를 인용해 이 옹의 근황 등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 옹이 나 때문에 (한국의)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게 돼 (마음에) 부담을 느낀다고 피력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소송에서 이겨서 얻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고 할 뿐인데,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이 할아버지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941년 이와테현 가마이시 제철소에 동원된 이 옹은 2005년 다른 3명과 함께 이 제철소를 승계한 법인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1인당 1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0월 한국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문제가 모두 해결된 만큼 이 판결은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고인 일본제철의 판결 이행을 막고 있다.일본 정부는 또 대법원 판결에 한국 정부가 대응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지난달부터 한국 기업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김 변호사의 언급은 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 4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 옹이 이런 상황이 조성된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교도통신에 “원고들은 징용 문제 전체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이 할아버지는 최근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해결돼 배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지난 10일 ’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행동‘ 주최로 도쿄 재일본 한국YMCA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대법원판결은 일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해결 못 한 것을 제대로 얘기해 해결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데, 지금 목소리를 내는 쪽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과거에 고통받고 지금은 늙은 사람들“이라며 ”국가 간 약속 때문에 피해자 개인이 어떤 주장도 못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혼돈의 동북아, 환경공동체 구축 나서야/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혼돈의 동북아, 환경공동체 구축 나서야/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최근 해외 뉴스 중심에 동북아 관련 뉴스가 매우 많아졌다. 북한 김정은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근과 채찍’ 전략과 함께 한일 등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등 ‘청구서’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은 미중 관계를 넘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할 만큼 경제 불안을 증가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양국 간 경제 문제를 넘어 서울 도심의 촛불집회를 불러오고 있다. 부품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핵심 소재의 대일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당장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홍콩 시위 사태는 중국을 넘어 서울 광화문에도 지지 모임이 열리는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복잡한 세상이라지만 동북아시아는 그야말로 어디 하나 편안한 곳이 없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던 세계화, 하나의 지구촌, 협력하는 동북아는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듯 불안한 동북아가 된 배경은 지역 공동 어젠다를 잃어버린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주변 국가들은 서로 협력을 통한 공동이익을 달성해야 하는데 그 대상이 없어지고 국가들은 자국의 국익 증대에만 혈안이 돼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으로 중화사상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듯하다. 약화되는 국제사회 영향력을 만회하려고 하는 듯 일본 아베 정부는 날이 갈수록 한국을 비롯해 중국, 북한 등 주변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로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대한 도전 메시지를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콩 하나도 나눠 먹는 것이 인간 세상인데 동북아 국가들은 국경을 닫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있다. 공동의 어젠다가 없는 자국 중심의 국가 간 경쟁은 자칫 세계 분쟁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마저 든다. 1970년대 프랑스는 심각한 지중해 지역의 오염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으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앞장섰다.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관련 과학 연구를 촉진하고, 정치를 배제한 공동의 환경문제 대응을 위한 회의 장소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유엔이 지중해 해양환경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역사적,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연안 국가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냈다. 하나의 해양환경이니 국가들이 하나로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가 적중한 것이다. 지금은 지중해 지역의 오랜 해양환경 협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 발전이 가능한 협력 사업들도 국가들 간 진행되고 있다. 동북아에서도 기후변화 환경이 지역 공동체 형성을 주도할 수 있는 어젠다가 될 수 있다. 요즈음 우리를 많이 괴롭히는 미세먼지는 중국과의 공동 노력이 없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오염의 주범인 디젤자동차를 몰아낼 수 있는 전기자동차 보급은 모든 국가들의 관심사다.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대신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저탄소 발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도 이미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4차산업 기술을 공동으로 활용하면 미세먼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미세먼지 지역 조기경보 체계 구축은 황사 대응의 경우에서 보듯이 가장 쉽게 구축이 가능할 수 있다.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다자협력이 힘들다는 이 지역에서도 이미 1990년부터 유엔 등 국제기구도 참여하는 다양한 소규모 협력체들이 존재한다. 2004년부터 추진돼 지역 국제기구 설립을 표방하고 있는 황해광역생태계보호사업, 한중일은 물론 러시아도 참여하는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이 그 예다. 이 외에도 북한도 참여하는 동북아환경협력계획, 장관급 협의체인 한중일 3국 환경장관회의 등 이미 많은 다자 환경협력체들이 존재한다. 다만 이들은 모두 소규모로 상호 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지중해 지역에서 서로의 정치적 반목을 넘어 하나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협력체를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협력을 이끌었던 것을 교훈 삼아 동북아에서는 우리가 나서 기존의 소규모 협력체들을 통합하고 새로운 환경 이슈들을 추가해 동북아 기후변화 환경 공동체 형성을 추진하면 어떨까.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고 하나뿐인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후변화 환경은 동북아를 다시 한번 협력으로 묶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공동 어젠다일 것이다.
  • 내년 예산 510조 수준… 확장적 재정 유지

    R&D 예산은 7~10% 늘려 22조 안팎 日 제품 의존 높은 품목에 대거 배정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8~9% 많은 510조원가량으로 편성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이어 간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해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 예산안(498조 7000억원)보다 10조원가량 더 증액된 예산안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 증가율은 연평균 중기재정지출 증가율(7.3%)보다 높되 올해 예산 증가율(9.5%)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내년 예산은 510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예산(469조 6000억원) 대비 8% 늘면 507조원, 9% 증가하면 511조 8000억원이 된다. 지난 6월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6.2% 늘어난 498조 7000억원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 정도로는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적어도 올해 예산 증가율을 감안한 수준에서 편성하라고 주문했다. 내년도 R&D 예산 규모는 올해(20조 5000억원)보다 7~10% 증액된 2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R&D 예산을 21조 4370억원 편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수출 규제한 데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만큼 정부는 당초 계획보다 내년도 R&D 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각 부처의 내년도 R&D 예산 요구액도 올해 대비 9.1% 증가한 22조 4000억원이었다. 내년도 R&D 예산은 일본 제품 의존도가 큰 품목들에 대거 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일본의 전략물자와 소재·부품·장비 전체 품목을 분석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의 100개 품목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인 관광객 급감에 日돗토리현 “동남아 프로모션 강화”

    한국인 관광객 급감에 日돗토리현 “동남아 프로모션 강화”

    동남아 프로모션 추경 편성 제안태국 등 동남아 전세기 취항 추진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일본 돗토리현이 동남아시아 프로모션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휴가철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지역 관광 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다음달 중 현 의회에 관련 비용 2000만엔(약 2억 2790만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의 긴장 상태로 인해 한국인 여행자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한국 관련 대응을 하면서 새로운 개척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돗토리현은 추경 예산으로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돗토리 관광을 홍보하는 한편 동남아 국가들과 돗토리현을 연결하는 전세기 취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돗토리현에 숙박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을 정도로 이 현의 관광 산업은 한국 관광객에 크게 의존해 왔다.하지만 지난달 4일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반도체소재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지난 2일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경제 보복 조치를 잇달아 단행하면서 돗토리현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모습은 대폭 줄었다. 이로 인해 관광 업계가 휘청이면서 히라이 지사는 지난달 말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피해를 본 관광업계 등을 돕기 위해 긴급 융자 제도를 시행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부, 백색국가서 ‘일본 배제’ 방안 첫 논의…추후 최종안 발표

    정부, 백색국가서 ‘일본 배제’ 방안 첫 논의…추후 최종안 발표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에 맞서 한국 역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할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 장관회의 및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 해당하는 ‘가’ 지역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가결한 데 대한 상응 조치다. 한국은 전략물자 지역을 ‘가’ 지역과 ‘나’ 지역으로 구분한다. 가 지역은 백색국가와 마찬가지로 전략물자 수출 시 포괄 수출허가를 받을 수 있는 국가를 말한다. 일본과 미국, 영국, 독일 등 29개국이 가 지역에 해당된다. 정부는 여기에 ‘다’ 지역을 더해 일본을 포함할 방침이다. 다만 ‘다’ 지역의 수출통제제도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을 가 지역에서 제외하고 다 지역에 넣는 안은 일단 진행될 예정이나, 규제 방식이나 일정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추후 다시 관계 장관회의 등을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개정하려면 입법 예고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총 30∼40일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일본은 전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그러나 어떤 품목을 ‘개별 허가’로 돌릴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또 이날은 1차 규제 대상이었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고순도 불화수소) 중 포토레지스트에 대해 첫 수출 허가를 내주면서 정부 역시 상황을 더 지켜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 시행령’ 발표를 언급하며 “세계 지도국가답지 않은 부당한 처사이자 자유무역 최대수혜국으로서 자기모순”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대응 방안으로 ▲소재·부품의 국산화 ▲특정 국가 과잉 의존 해소 ▲대·중소기업의 협력적 분업 체제 구축을 들었다. 한편 일본 정부 또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계기로 수출 상대국 분류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는 기준을 달리해 그룹 A, B, C, D로 구분한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은 ‘B그룹’에 속한다. ‘B그룹’에 속한 국가는 특별 포괄 허가를 받을 수는 있지만, ‘A그룹’(기존 백색국가)보다 그 대상 품목이 적으며 절차 또한 한층 복잡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낙연 총리 “일본, 수출규제 품목 한국 수출 첫 허가”

    이낙연 총리 “일본, 수출규제 품목 한국 수출 첫 허가”

    “경제 공격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 강화”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의 하나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필수적인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다”라며 “세계 지도국가답지 않은 부당한 처사이자 자유무역 최대수혜국으로서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다만 일본 정부는 어제 백색국가 제외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기존 3개 품목 이외의 규제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포함한 특정 국가 과잉 의존의 해소 및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협력적 분업체제 구축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이행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밤길이 두려운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가 느끼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르는 불안을 최소화하도록 정부는 업계와 부단히 소통하면서 모든 관심사를 최대한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 안건인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오늘 확정할 대책의 시행만으로도 튜닝시장 규모가 지난해 3조8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5조5000억원으로 커지고, 고용인원도 5만1000명에서 7만4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자동차 생산 세계 7위, 국민 2.2명 당 차 한 대를 보유한 자동차 강국이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자동차 튜닝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리는 “자동차 튜닝은 우리 청년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꽤 오래 전부터 주목됐지만 지나친 규제가 튜닝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며 “국토교통부가 튜닝산업 규제를 포지티브체제에서 네거티브체제로 바꾸는 등 규제혁신 방안을 중심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임란 때 日이 탐냈던 건 우리 도예가”… 기술자립 통한 극일 강조

    “임란 때 日이 탐냈던 건 우리 도예가”… 기술자립 통한 극일 강조

    ‘日 수입품 대체재 개발’ SBB테크 방문 “동서고금 막론하고 기술력이 나라 살려” 직원들 “국산화시킬 수 있는 기회될 것 인력 부족·정부지원 필요” 토로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한 7일 국내 최초로 로봇용 정밀 감속기의 국산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중견기업 SBB테크를 방문해 직원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 때 일본이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도공들이었다”며 기술 자립을 통한 일본 경제보복의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경기 김포시 월곶면에 있는 SBB테크는 반도체·LCD장비, 로봇 등 정밀제어에 필요한 감속기, 베어링을 생산하는 업체다. 1993년 볼펜용 베어링에서 시작해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로봇용 정밀 감속기(하모닉 감속기)의 국산화 기술 개발까지 성공했다. 감속기는 로봇, 자동화 장비의 필수 부품으로, 모터 힘을 감속시켜 큰 힘을 얻기 위한 장치다. 류재완 대표이사는 감속기 가공실 공정을 소개하며 “감속기 자체는 (일본이 수출 제한하는)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감속기 모듈 판로가 어떻게 되느냐”, “(로봇 대기업에) 곧 납품이 되느냐”, “지금 수출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데 SBB로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이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류 대표이사는 “저희가 완벽하게 국산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잘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임직원 30여명과 약 20분간 가진 간담회에서는 판로 확보를 위한 품질 검증, 성능검사 표준화, 연구개발(R&D) 인력 지원에 대한 요청이 쏟아졌다. 나영준 차장은 “일본 선도업체의 벽이 높아 검증되지 않은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데 (기업들이) 주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부품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기대했다. 정재호 사원은 “국내에서 공인인증을 받을 수 없어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임진규 차장은 “중소기업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특히 일본과 직접 경쟁하다 보니 인력, 자원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 협조를 해 준다면 우리 제품들이 품질, 단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재원 사원은 “고교 2학기부터 현장에 일찍 나와 실습하고 현장 이해도가 높아졌는데 기숙사 시설이 낡았다”며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역특례업체의 실제 혜택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기술력이 한 나라를 먹여 살린다”며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모든 나라가 기술력 강화에 힘쓴다”며 “스위스가 시계를 포함한 정밀산업의 ‘메카’가 된 것은 종교 박해를 피해 스위스로 온 기술자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떠올렸다. 중소기업 R&D 지원, 대·중소기업 상생 등 구체적 지원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이 세계 1위다. (지출을) 더 중소기업 쪽에 배분해야 한다”며 “이 국면에서는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중소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도 대기업 납품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 품질 검증 공인제도가 마련된다면 대기업이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행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에게 지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이 국산 부품·소재 구입과 공동 개발, 원천기술 도입 등 상생 노력을 할 때 기술력도 성장하고 우리 기업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 발표 이후 국내 로봇 제조 기업들과 성능·신뢰성 평가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추가경정예산 지원, 수요기업 연계를 통해 조기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감정보단 이성으로 맞서자/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감정보단 이성으로 맞서자/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2012년 8월 10일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초강경 대일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임기를 불과 6개월 남겨 두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은…’으로 시작되는 기사는 거의 지면에서 사라졌던 때다. 청와대발(發) ‘깜짝 이벤트’는 한여름 정국을 뜨겁게 달궜다. 7년이나 지났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독도의용수비대가 바위에 쓴 ‘한국령’(韓國領)이라는 흰 글씨를 어루만지는 MB의 표정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수행원들이 “여기서 기념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우리 땅인데 무슨 기념 촬영을 하냐”고 단박에 거절했다는 뒷얘기도 전해졌다. 국민들의 반일 감정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덩달아 급등했다. 파장도 컸다. 일본은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일 관계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지금 MB의 독도 방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일 관계는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아베의 무모한 도발에 냉철하게 맞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감정보단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맞대응해야 한다. 고위공무원이 일본차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따진다거나 공중파에서 볼펜이 일본산이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건 감정적인 대응이다. 이번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익을 먼저 고려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자거나 한일 국교 단교를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 것은 무모하다. ‘의병’이니 ‘죽창가’를 외치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나라 경제와 실리를 먼저 챙기는 혜안이 필요하다. 외교적인 해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친일파’, ‘매국노’로 매도돼서도 안 된다. 정치·외교 문제에서 시작됐지만 지금 가장 속이 타 들어가는 건 수출 기업들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곧 보게 생겼는데도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닫고 있다. 반도체만 해도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조차 섣불리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더구나 정부가 산업 현장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한숨을 내쉰다. 정부는 반도체 부품 소재 국산화가 1~2년 안에라도 금세 될 듯이 장담하지만 그야말로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말이라는 게 기업인들의 불만이다. 소재부품의 국산화가 필요하고 이번이 좋은 기회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20년 전에 해도 안 됐던 일이 지금부터 반세기가 걸릴지, 20년이 더 걸릴지는 알 수 없다는 거다. 안 그래도 기업들은 소득주도성장 등 반(反)기업적인 정책에 고전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하반기 경기는 더 빠르게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이 수출규제를 받았다면, 오는 28일부터는 1100여개 품목을 수입할 때 건건이 심사를 받아야 한다. 수출에 직격타가 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연일 동반 폭락하면서 엊그제는 시가총액 50조원이, 어제는 26조원이 날아갔고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실물경제를 넘어 금융분야까지 요동치고 있는 건 심상치 않다.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가도 문제없다”고 큰소리만 칠 일이 아니다. 일본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른 자금들도 따라서 빠진다는 건 상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입선 다변화나 소재부품 국산화는 중장기 정책이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춰 나가야겠지만 당장은 예산·세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경협→평화경제실현→극일(克日)’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성사 여부를 떠나 당장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차라리 이참에 가뜩이나 기업을 옥죄고 있는 이런저런 규제를 과감하게 푸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한 규제완화는 물론 한 달 이내로 돼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손볼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뛸 수 있도록 정부가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sskim@seoul.co.kr
  • [기고] 주력 산업 고도화와 혁신성장/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기고] 주력 산업 고도화와 혁신성장/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최근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이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등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투자 감소, 내수 기반 약화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는 핵심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혁신성장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이나 혁신성장을 받쳐줄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야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과학기술과 산업생태계 혁신은 단순히 구호로만 외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조와 조정을 통해 연구계 및 산업계 현장에서 체감하고 정착될 수 있는 세밀한 정책적 방안이 요구된다. 과거의 타성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법·제도 환경을 정비하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타파해야 하며 최근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현장에서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이번 일본과의 소재 무역 마찰을 계기로 향후 글로벌 무역 분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근본적 한계와 주력산업 고도화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의존한 제조업 생산성을 기반으로 완성품 중심의 주력산업을 통해 고속·압축 성장을 해 왔다. 완성품 생산 중심의 산업구조는 핵심 소재부품의 원활한 공급 없이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본 이외 대체 국가로서 미국, 독일 등의 글로벌 소재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을 통한 국내 생산기지의 구축, 과거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실질적 협업, 정부 연구개발사업의 지속적 투자와 성능평가 인증제도 도입,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의한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지원, 전문화된 소재부품 강소기업 육성 등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가마우지와 펠리컨/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마우지와 펠리컨/이순녀 논설위원

    가마우지는 주로 해안가 암초나 절벽에서 집단 서식하는 바닷새다. 온통 검은 털로 뒤덮인 가마우지의 크기는 70~90㎝로, 몸집에 비해 날개가 작아서 날갯짓이 서툴다. 비행 실력은 떨어지지만 대신 잠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발가락 사이의 물갈퀴를 이용해 바닷속 30m까지 내려가 순식간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사냥한 먹이는 통째로 삼키거나 목에 저장했다가 새끼에게 먹인다. 가마우지의 타고난 강태공 기질을 이용한 고기잡이가 ‘가마우지 낚시’다. 가마우지를 길들여 목 아래에 끈을 묶은 뒤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고 내뱉도록 하는 고기잡이 기술이다. 중국 당나라 때인 636년에 발간된 수나라 역사책 ‘수서’(隋書)에 “고대 일본의 전통 낚시법”으로 적혀 있다고 하니 그 역사가 적어도 1300년은 넘는 듯싶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고대 그리스와 북마케도니아의 어부들이 가마우지 고기잡이를 즐겼고, 16~17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유행했다고 한다. 지금은 어업보다 관광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일본 기후현 나가라강의 ‘우카이’(가마우지 낚시) 관광 상품이 대표적이다. 일본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는 1989년 저서 ‘한국의 붕괴’에서 핵심 부품·소재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하는 한국 수출구조의 취약성을 가마우지에 비유했다. “목줄(부품·소재산업)에 묶여 물고기(완제품)를 잡아도 곧바로 주인(일본)에게 바치는 구조”라는 것이다. 부품·소재 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이후 우리 자체 기술력을 키워 국산화율을 높이자는 주장이 커졌지만,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대기업 중심 정책에 힘이 실리며 중소기업 육성의 동력은 약화했다.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업종의 완성품 수출이 많아질수록 부품과 소재를 대주는 일본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챙기는 걸 눈뜨고 뻔히 보면서도 손놓은 결과가 작금의 현실이다. ‘가마우지 경제’라는 굴욕적인 용어가 등장한 지 꼭 30년. 정부가 일본의 부당한 경제전쟁에 맞서 가마우지 경제 탈피를 잇따라 강조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2일 “가마우지 경제 체제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어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가마우지 경제를 언급했다. 성 장관은 “우리 모두가 합심한다면 그간의 가마우지를 미래의 펠리컨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속 없이 자기 몫을 뺏기는 가마우지가 아니라 부리에 저장한 먹이로 새끼를 키우는 펠리컨처럼 우리 것을 더 크게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번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coral@seoul.co.kr
  • “가마우지→펠리컨 경제로”… 공급 확보·자체개발·M&A로 ‘脫일본’

    “가마우지→펠리컨 경제로”… 공급 확보·자체개발·M&A로 ‘脫일본’

    반도체 자체 조달 27% 등 日의존 커지자 성윤모 장관 “5년내 국산화로 체질개선” 레지스트 등 20개 규제품 공급선 다변화 장기 80개 품목엔 7조 8000억 R&D 투자 기술 확보 어려운 분야는 해외 인수·제휴“우리 모두 합심한다면 그간의 ‘가마우지’를 미래의 ‘펠리컨’으로 바꿀 수 있다.”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은 5일 정부서울청사.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취재진 앞에 선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이 가마우지와 펠리컨 등 조류의 이름을 갑자기 꺼냈다. 각각 우리 경제의 과거와 미래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가마우지는 어부가 목을 조여 물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도록 한 뒤 빼내는 중국의 낚시법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가마우지 경제’는 소재와 부품 등을 일본에 의존한 한국이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해도 결국 이득은 일본에 돌아가는 구조를 말한다. 이번 대책으로 먹이를 부리주머니에 담아 새끼를 키워 내는 ‘펠리컨 경제’로 우리 경제를 탈바꿈시키겠다는 뜻이다. 소재와 부품, 장비는 제조업의 허리이자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2001년 ‘부품·소재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산량은 240조원에서 2017년 786조원으로 3배 이상, 수출은 646억 달러에서 지난해 3409억 달러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기술난도가 낮은 범용 제품 위주로 성장한 탓에 내실은 그에 못 미쳤다. 2001년 이후 자체 조달률은 60% 중반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특히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자체 조달률은 27%에 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해 대일 전체 무역적자 241억 달러 중 소재·부품·장비 적자가 224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 이번 대책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맞물려 ‘소재·부품의 탈일본화와 대외 의존 축소’라는 우리 경제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정부는 단·장기로 나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6대 분야 100개 핵심 소재·부품·장비 품목의 국산화 등 공급 안정화를 1~5년 내에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공급선 확보 ▲연구개발(R&D) 등 자체 개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 세 갈래의 정책을 추진한다. 공급선 확보는 당장 일본 등으로부터의 수급 위험이 큰 단기 20개 품목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일본이 1차 수출규제 품목으로 삼았던 고순도 불화수소와 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부는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소요 자금을 일괄 보증하고, 물량 확보를 위해 비축 공간 내 저장 기간을 15일에서 필요시까지 늘린다. 할당관세도 기본세율의 40% 포인트 범위에서 경감한다. 대규모 R&D 투자는 장기 80개 품목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재원 7조 8000억원이 투입된다. 업종별 가치사슬상 취약 품목이면서도 자립화에 시간이 소요되는 품목들이 대상이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소재산업 혁신기술 개발사업’(5조원) 등 핵심 R&D 과제에 대해서는 이달 중 조사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국내 공급망으로는 기술 확보가 어려운 분야는 해외 기업 M&A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협의체를 구성해 2조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자문 및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러시아 등 소재·부품 기술 선진국과의 기술 제휴와 라이선싱, 원천기술 도입 등도 진행된다. 이 밖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산하에 대·중기 상생협의회를 설치하는 등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기술 개발 촉진을 위해 환경·노동 규제도 완화한다. 여기에 각종 금융지원 35조원을 포함해 모두 45조원 이상을 부품·소재·장비 자립화에 투입하기로 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부서장(이사)은 “지금까지 시장 규모가 협소해 잘 진행이 되지 않던 소재·부품 R&D가 정부 지원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기술이 확실한 해외 기업은 비싼 가격에라도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은 ‘자립’…20품목은 1년내 안정화

    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은 ‘자립’…20품목은 1년내 안정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최대 5년 내에 국내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범부처 브리핑에서 “100대 품목의 조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과 금융, 세제, 규제특례 등 전방위적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 “20대 품목은 1년 안에, 80대 품목은 5년내 공급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100대 핵심품목은 업계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단기(1년) 20개, 중장기(5년) 80개 등으로 선정됐다. 이들 100대 품목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관리대상 159개 품목의 전략물자 뿐만 아니라 특정국가 의존도가 심해 시급히 국내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품목으로 구성됐다. 단기 20개 품목은 안보상 수급위험이 크고 시급히 공급안정이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국 다변화와 생산 확대를 집중 추진한다. 20개 품목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금속 각 5개, 전기·전자 3개, 디스플레이 2개가 포함됐다. 일본이 1차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았던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도 포함된다. 이들 품목 중 불산액, 불화수소, 레지스트 등 반도체와 자동차 핵심소재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대체 수입국을 신속하게 확보한다. 또 재고 확보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보세 구역 등 비축공간을 제공하고 저장 기간은 현행 15일에 필요 기간까지 대폭 연장한다. 여기에 반입에서 반출까지 24시간 상시 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수입 신고 전 감면심사를 완료하는 등 수입통관 절차·소요 기간을 최소화한다. 관세 납기연장, 분할납부 등을 지원하고 대체물품을 수입할 때는 할당관세를 통해 낮은 세율을 적용해 관세 부담을 줄인다. 핵심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소재,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에는 추가경정예산 2732억원을 활용해 조기 기술 확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중장기 80개 품목은 자립화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품목, 핵심장비 등 전략적 기술개발이 필요한 품목이다. 이들 핵심품목에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빠른 기술축적을 위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인수합병(M&A), 해외기술 도입, 투자유치 활성화 등 기술획득 방식을 다양화하고 조속한 생산을 위해 화학물질 관리, 노동시간 등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는 범부처 차원에서 신속하게 해소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7년간 약 7조 8000억원의 예산을 조기 투입하고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M&A 하는 데는 인수금융 2조 5000억원 이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수출규제로 단기간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재·부품 관련 기업은 만기연장과 함께 올 하반기 29조원의 자금 공급여력을 신속히 집행하고 최대 6조원 규모의 특별운전자금도 추가 공급한다. 국내 기업이 소재, 부품, 장비를 개발해도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활용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협력모델도 강화한다. 정부는 수요·공급기업 간, 수요기업 간 강력한 협력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금, 입지, 세제, 규제특례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기업 맞춤형 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다이텍연구원 등 4대 소재 연구소를 소재·부품·장비 실증·양산 테스트베드(시험장)로 구축한다. 양산시험 뒤에는 신뢰성 하자 위험에 대비해 1000억원 규모의 신뢰성 보증제를 도입한다. 아울러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래차, 반도체 등 13개 소재·부품·장비 업계에서 이뤄지는 양산 설비 투자에는 입지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핵심품목 지방 이전, 신·증설 투자는 현금보조금을 최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연기금, 모태펀드, 민간 사모펀드(PEF)는 물론 개인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자립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세제 혜택, 상장특례, 투자연계형 R&D 확대 등 제도적, 기술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업의 애로를 원스톱으로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 긴급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이달 중 범부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 산하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둬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상생품목을 육성한다. 성 장관은 “이번 대책은 소재·부품·장비산업 자체의 특정국가 의존 탈피와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선언”이라며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은 그동안 자기가 잡은 고기를 먹지 못한 채 일본 배만 불리는 ‘가마우지’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앞으론 먹이를 부리주머니에 넣어와 자기 새끼에게 먹이는 펠리컨으로 바뀌어 국내 전후방 산업을 살찌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자·반도체, 日 소재 수출 불허해도 9월까지 이의 제기 못해

    전자·반도체, 日 소재 수출 불허해도 9월까지 이의 제기 못해

    수출 제한·금지 여부 10월 초 파악 가능 반도체 생산량 조절… 업황 개선 가능성 화학분야 한일 합작투자 많아 日도 부담 자동차·철강은 국산화율 높아 피해 적어지난달 말까지 2분기(4~6월) 실적을 공시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8.9% 감소했다고 FN가이드가 집계했다. 3분기 경영환경은 더 악화될 기로에 섰다. 한일 간 통상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잠시 휴전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며 세계 교역량을 감소세로 이끌 전망이다. 여기에 기업들은 일본산 과잉재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기업들은 하반기 사업계획 조망에 어려움을 겪은 채 그저 당면한 장애물을 차근차근 해결하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달 초 3가지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당하며 일본발 경제전쟁의 최일선에 놓인 전자·반도체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 대체 수입선 발굴 등의 노력을 펴고 있다. 일본의 규제 조치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라 건별 수출허가 기간을 90일로 새롭게 설정한 것이어서 일본 당국의 의도가 핵심 소재 수출을 어렵게 하려는 것인지, 아예 핵심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 여부를 10월 4일 전후쯤에야 알 수 있다. 즉 3분기(7~9월) 동안은 일본이 소재 수출을 불허해도 한국 기업이 이의를 제기할 통로가 없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소재 재고량 등을 감안한 라인 최적화를 꾀해 반도체 생산량을 조절할 경우 과잉재고 상태가 해소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인 일본의 도시바가 정전 사고로 최근 약 한 달 동안의 비자발적 감산 체제에서 벗어남에 따라 반도체 업황 변수가 늘어났다.●日의존도 높은 車 배터리 공급망 훼손될 듯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제외가 본격화될 때 반도체 다음으로 자동차용 배터리나 화학 소재 공급망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배터리셀을 감싸는 파우치, 양극재와 음극재를 접착시키는 고품질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을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꼽았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이미 소재 조달 이원화 전략을 펴 온 터라 소재 국산화를 이루거나 대체 수입선을 발굴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가 많다. 백색국가 배제 뒤 일본이 통제할 수 있는 857개 품목 중 집중관리 대상이 된 159개 중 40여개가 화학제품이지만, 관련 산업 분야에선 한일 합작투자 등이 많아 해당 품목들을 규제 대상으로 삼기에 일본 당국이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있다. 화학 산업 모델에 맞춰 국산화, 수입 대체선 확보와 함께 한국 기업이 일본 소재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이 또 다른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M&A는 일본 기업의 특허권을 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된 현 국면에서 일본 당국이 승인·허가권을 통해 제동을 걸 것이란 반론도 많다. 자동차 업계와 철강 산업 소재 중 특수강은 국산화율이 높아 일본의 규제 조치에 따른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많다. 다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르노삼성차는 일본 부품 의존도가 비교적 높지만, 역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따른 생산체계를 정립한 부품 공급망을 일본 당국이 흔들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수소차 등 4차산업 분야 日 몽니 부릴 가능성 일본 규제 영향권의 바깥쪽에 위치한 산업이라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품목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산업계 지적이 많다. 지난달 3대 소재 중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초미세 공정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제약할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가 포함됐듯이 미래차, 특히 수소차 관련 소재를 놓고 일본 당국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말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가 약 5조원 규모 설비투자, 3000명 이상 신규 채용 등 투자를 확대하는 등 미래산업에서 일본 조치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만들어 낼 시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원·달러 환율이 역외시장에서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거시 지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을 포함해 전산업에 경기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소재 개발 중소기업들은 개발을 해도 대기업이 외면하거나 결국 개발에 실패할 경우 비용을 우려하면서 다급하게 국산화 전선에 나서고 있다고 벤처기업협회가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 대체재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듯… 성급하게 적용 땐 한국 역풍 우려도”

    우리 정부가 맞불 조치로 내놓은 ‘화이트리스트’ 일본 배제와 관련해 일본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대체재를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되레 우리 산업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정교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에 따라 관련 물자의 수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각종 수출 통제 체제에 모두 가입한 미국과 캐나다, 영국, 일본 등을 포함해 총 29개 국가가 한국의 백색국가인 ‘가’ 지역으로 분류되고, ‘나’ 지역은 29개 국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포함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일본은 현재 ‘가’ 지역에 속하지만, ‘다’ 지역을 신설해 다른 절차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한국 내 기업들이 일본에 물자를 수출하거나 일본을 경유해 제3국으로 수출할 때마다 품목 건별로 산업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지난해 보일러와 디젤엔진 연료로 쓰이는 ‘기타 경유’의 경우 99% 이상, 아연도금 평판압연 철강·비합금강 94%, 비가공 은(銀) 84%를 한국에서 수입했다. 이 품목들에 수출 규제가 취해지면 일본도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4일 “정부가 일본에 대해 관세 인상, 수량 제한 등 더 강력한 조치를 놔두고 일본과 똑같이 전략 물자 수출입 고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거울과도 같은 입법 조치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으로 제소될 위험성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원인 제공자가 일본이라는 점을 강조한 상호적 조치로 문제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이 우리에게 의존하는 수입품은 일본산 반도체 핵심 소재와 달리 한국 이외에 타국에서 대체재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 얼마나 타격을 줄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통상 무기화 국가’ 인식 우려… 기업들 “신뢰 위기는 막아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며 수출 규제 조치를 확대한 뒤 당정청이 일본을 향해 강경대응 전열을 수립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한층 더 로키(저자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일 간 가치사슬(공급망) 체계 균열은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추후 가치사슬이 회복됐을 때 ‘신뢰 위기’까지 겪지 않겠다는 포석에서다. 일본에 대한 맞불 조치로 우리가 ‘산업의 쌀’인 반도체 대일 수출에 제약을 가할 경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제3국에 ‘통상을 무기화할 수 있는 국가’란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단 우려도 4일 제기됐다. 기업들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 앞서 소재·부품 확보, 조달선 다변화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가운데 일부 소재 기업은 새롭게 부품 공급 기회를 얻고, 일부 세트 기업은 소재 다변화 방법을 습득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일을 꺼리는데, 이는 위기가 오면 거래선을 바꾼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일본산 소재 대체 기술을 보유한 A기업은 “납품처 공장이 이미 일본 소재에 맞춰 공정 체계를 개발해 둔 경우여서 단순히 기술이 있다고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최근 소재·부품과 같은 B2B(기업 대 기업)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보안을 요해야 하는 공정 테스트 등의 과정과 결과가 새어 나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일본산 대체 소재를 찾는 중인 B기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국 기업이 지진 피해를 입어 제때 납기를 못 맞춘 일본 기업을 배려해 이후 신뢰가 깊어진 적이 있었다”면서 “역으로 이번에 우리 기업들이 일본 기업과 거래를 끊고 중국산 등으로 일괄 대체한다면 장기적으로 일본 대신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력이 보장되는 한 조달은 다변화가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 총리 “日,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단호하게 대응할 것”

    이 총리 “日,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단호하게 대응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일본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고 규탄했다. 이 총리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어제 일본 정부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각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하며 이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에 이은 두 번째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일본의 잇따른 조치는 한일 양국, 나아가 세계의 자유무역과 상호의존적 경제협력체제를 위협하고 한미일 안보 공조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처사”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어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우리는 국민과 국가의 역량을 모아 체계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기업 및 관련 단체 등과 상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추경에는 일본의 조치에 대응해 소재·부품 기술 개발, 관련 기업 자금 지원 등에 쓸 2732억원의 예산이 포함돼 있다”며 “부품·소재 산업을 강화하는 사업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우리는 일본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고도 위험함을 세계에 알리면서 동시에 일본이 이 폭주를 멈추도록 하는 외교적 협의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일본이 무모한 조치를 하루라도 빨리 철회하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경제적으로 네 가지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면서 그 예로 ▲소재·부품 산업 분야의 특정 국가 의존 탈피 ▲대·중소기업의 협력적 분업 체제 마련 ▲제조업 육성 ▲청장년 일자리 확산을 꼽았다. 이날 임시 국무회의는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조 8269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배정 계획안을 의결하기 위해 열렸다. 이 총리는 “이번 추경에는 경기 대처, 민생 안정, 안전 강화, 미세먼지 저감 등의 사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강경화 꽉 잡은 손에 하얗게 질린 고노 다로

    강경화 꽉 잡은 손에 하얗게 질린 고노 다로

    일본의 무역도발 이후 한달 만에 이뤄진 한일 외교장관 회담 뒷얘기가 화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난 뒤 고노 외무상의 손등이 하얗게 변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냉랭한 한일관계를 대변하듯 두 사람이 ‘악수 신경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양자회담에 이어 2일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싱가포르와 중국 등 참여국이 일본의 부당한 무역도발 조치를 비판하고 한국을 두둔하면서 고노 외상은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나란히 참석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지난 1일 현지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초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해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바꾼 뒤 처음 열린 양자 장관급 접촉이었다.강 장관은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고 고노 외무상은 거절했다. 회담 분위기는 처음부터 냉랭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두 사람이 인사하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공개됐는데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 모두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그런데 악수가 끝나자 고노 외무상의 오른손등에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강 장관의 손가락이 닿았던 자리가 눈에 띄게 하얀 자국을 남겼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2일 같은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강 장관은 다자회의에서 일본의 조치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했고 고노 외무상은 반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고노 외무상이 “한국은 우리의 아세안 친구들보다 더 우호적이거나 동등한 지위를 누려왔고, 누릴 것인데 강경화 장관이 언급한 불만이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것이 아세안 국가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아세안 국가가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화이트리스트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려나가야 한다. 신뢰 증진을 통해 상호 의존도를 높이는 게 공동번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도 가세했다. 그는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발언에 좋은 영감을 받았다’며 ‘아세안+3가 원 패밀리(하나의 가족)가 돼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 유감’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성의로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는 후문이다. 예상치 못한 제3국의 비판에 고노 외무상은 다소 당황한 모습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등 13개국 외교장관이 북핵 문제를 비롯한 지역 및 국제정세를 논의하는 자리다. 한일 갈등이 비공식 의제로 오르고 다수 국가가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국제분업 무기화한 日, 부품·소재 脫일본 기회로 삼자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했다. 2004년부터 갖고 있던 지위를 15년만에 빼앗겨 일본산 부품소재의 한국 수출이 대폭 까다로워 진다. 일본이 지난달 4일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등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이면서도 대일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1차 수출규제했고, 이번 배제는 2차 수출규제라 할 수 있다. 백색국가 배제로 인해 영향받을 소재·부품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거나, 수소차와 전기차 등 차세대 주력 산업 관련 품목일 가능성이 높다. 당초 1100여개 일본의 수출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지만, 정부는 백색국가 배제조치로 159개 품목이 영향받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도발로 한국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생산 여부가 일본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종속되는 상황이라니, 이게 경제도발을 넘어선 경제전쟁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세계 각국이 원자재와 중간재, 최종재를 수입·수출하며 촘촘하게 국제분업을 형성한 상황에서 일본의 이번 조치는 국제분업을 무기로 사용한 파렴치한 행동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인한 악영향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1% 하락했다. 이는 한국의 코스닥지수(1.05%)보다 더 내린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자유무역주의의 최대 수혜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이 분업, 협업, 경쟁을 통해 유지돼온 한일의 경협파트너 관계를 돌이키기 힘든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 걱정인 것은 백색국가 배제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한일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도 퍼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 중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따라서 이로 인한 국제적 비난은 모두 일본의 책임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한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보해 일본의 부당한 조치가 하루빨리 해소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159개 품목을 관리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 개발, 실증 및 테스트 장비 구축 등에 2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품·소재 부문 지원액은 내년 예산안에서도 획기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부품·소재 분야의 대기업(수요기업)과 중소기업(공급기업)의 수직적 협력, 수요 기업간의 수평적 협력관계 형성 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정부의 도전을 받은 한국 정부는 상응한 대책을 이제 빠르고 빈틈없이 실행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일 부품·소재 적자규모는 2010년 약 243억 달러에서 2018년 약 151억 달러로 줄었지만, 대일 전체 무역적자의 60%일 정도로 부품·소재의 ‘탈(脫) 일본’은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다.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말로만 외친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일본 정부가 이번 사태를 먼저 강제한만큼 한국으로서도 먼저 굽히고 들어갈 수 없다. 기왕에 시작된 경제전쟁이라면 한국 정부가 모든 정책능력을 총동원해 극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큰 힘이 되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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