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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데이터센터 확장 붐… ‘전력·물’ 지역 갈등도 커진다[글로벌 인사이트]

    AI 데이터센터 확장 붐… ‘전력·물’ 지역 갈등도 커진다[글로벌 인사이트]

    세계 각국 데이터센터 유치에 사활美, 연방·주정부 차원 인센티브 지원 中, 8개 지역 매년 70조원 이상 투입2030년 전력 소비량 2배 증가 전망냉각용수 소요량 114% 늘어 12억㎥주요 인프라 놓고 주민과 분쟁 우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돌입하면서 경쟁의 무게추가 ‘데이터센터’로 옮겨가고 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연산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에 이르자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앞다퉈 AI 데이터센터 건설·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용량의 전력·물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지역 사회와 환경에 극적인 영향을 끼치고, 전력망·수자원 정책, 사이버 안보 등을 둘러싼 갈등과 대응도 과제로 떠올랐다. 글로벌 신용위험 관리그룹 코페이스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은 오는 2030년 130GW(1GW는 원전 1기 설비 용량)로, 지난해 대비 2.3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메타, 엔비디아,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본거지인 미국은 물론 전 세계 허브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미 텍사스주에 400억 달러(약 58조원)를 들여 데이터센터 3곳을 신설하는 것 외에 핀란드에 11억 달러, 말레이시아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최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월 영국에 300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도 데이터센터 운영에 직접 나서며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 10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의 ‘핫 스폿’(투자 지역)으로 떠오른 버지니아주 북부를 비롯해 캘리포니아·텍사스·애리조나·인디애나 등 미국 지역과 중국 베이징·내몽고·광둥 지역, 말레이시아, 인도, 중동 등은 주요 투자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과 별개로 각국 정부 역시 저마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연방·주 정부 차원 세제·인센티브 지원을 내걸고 있고, 이에 맞선 중국은 강력한 국가 주도 보조금, AI 칩 내수화 추진을 양대 축으로 경쟁한다. 유럽연합(EU), 싱가포르는 에너지·물소비 효율성 지침 등 ‘그린(green) 요건’을 충족하는 시설에 우대 정책을, 인도는 원스톱 인허가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AI 데이터센터를 ‘전략 인프라’로 지정해 국가 차원의 자금·전력·세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부 지역 데이터를 전력자원이 풍부한 서부로 옮겨와 처리하는 디지털 인프라 전략인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8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집중 배치하고자 매년 70조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국가 자금이 투입된 신규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칩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까지 내렸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은 방대한 전력망 사용, 냉각용수·토지 접근성, 데이터 주권, 사이버 안보 등 제약에도 직면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EA)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약 460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2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의 냉각용수 소요량 역시 지난 2023년 약 5억 6000㎥에서 2030년 12억㎥로 1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 금융정보 업체 인베스터 옵서버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서 올해까지 약 5년간 미국 전체 전기요금은 평균 34%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가 몰려있는 버지니아·텍사스·캘리포니아주의 경우 31~64% 포인트까지 인상됐다. 연료 가격 변동과 기후재해 대응, 노후 송전설비 보수, 탄소세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이긴 하나 데이터센터 건설 역시 전기요금 인상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 지역은 가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며 주민과의 물 분쟁이, 텍사스는 송전망 안정성, 인디애나는 환경영향평가 등이 지역사회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또 각국이 국가 안보·전력·군사·의료·항공 등 중요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공격·해킹 등이 국가 마비와 직결될 위험성도 한층 커졌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국가 간 갈등도 가시화되는 추세다. EU와 인도·사우디·중국 등은 모두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해당 국가 내 저장(Localization)’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외국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뒤 자국민 정보를 해외로 전송하거나, 본국 정부가 법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가 각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 인프라로 떠오른 반면 전력·상수원 고갈과 확장 비용, 주민 반발, 환경 영향 등이 중첩되며 이를 다룰 각국 정부·지자체의 조정 능력 역시 절실해질 전망이다.
  • 꿈많은 호서대 1학년 학생들, COSS 협의회장상

    꿈많은 호서대 1학년 학생들, COSS 협의회장상

    호서대학교(총장 강일구)는 화학공학과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IMC팀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2025 CO-SHOW 차세대 디스플레이 Championship’에서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COSS)협의회장상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CO-SHOW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 참여 대학이 전공과 무관하게 첨단 기술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 교육 페스티벌이다. 올해는 66개 대학과 18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디스플레이·반도체·인공지능(AI), 스마트기기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교육·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경진대회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호서대 학생들은 차세대디스플레이혁신융합사업단 지원을 통해 약 5개월간 주제 선정, 설계, 발표 준비 등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역량을 키웠다. 10월 전국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호서대 IMC팀은 CO-SHOW 발표 평가에서 창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3위를 차지했다. 호서대 차세대디스플레이혁신융합사업단은 디스플레이·반도체·AI 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실무 중심 융합 역량을 높이고 있다. 문철희 사업단장은 “신입생 팀이 전국 규모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학생들의 도전과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경북 포항시, 말레이시아 소재 컨벤션센터와 업무협약…“제조업·해양도시 구조 비슷”

    경북 포항시, 말레이시아 소재 컨벤션센터와 업무협약…“제조업·해양도시 구조 비슷”

    경북 포항시가 MICE 산업 육성을 위해 세계 무대로 보폭을 넓힌다. 2일 포항시는 재단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가 말레이시아 페낭의 페낭워터프론트컨벤션센터(PWCC)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오는 2027년 POEX 개관을 앞두고 동남아 MICE 산업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페낭과 전략적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페낭은 인텔·AMD·인피니언 등이 있는 말레이시아의 반도체·전자 산업 중심지이자 전기차·제약 등 신산업으로 확장 중인 도시다. 제조업과 관광이 결합된 복합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제조업 기반과 해양 관광 자원을 함께 보유한 포항과 비슷하다. PWCC는 페낭 해안가 복합개발지 내 조성된 컨벤션센터로 7318㎡ 규모 전시장과 19개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쇼핑몰·호텔·해양산책로 등과 연계돼 관광·비즈니스·전시 기능이 결합된 대표 사례다. 이는 영일만을 중심으로 관광·MICE 융합도시를 추진하는 POEX 건립 비전과도 유사하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운영 전략 공유, 산업전시 공동 기획, 기업 교류 촉진 등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조업 기반을 가진 포항과 페낭의 도시 특성을 고려할 때 향후 산업전시 연계와 기업 네트워크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한 PWCC에서 열린 WaterTech Asia 2025(물 산업 전시회)와 KLCC의 Rail Solutions Asia 2025(철도 산업 전시회)를 참관해 전시장 운영 방식, 참관객 동선, 국제 전시 운영 트렌드 등을 조사하는 등 글로벌 산업전시 흐름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송남운 POEX 대표이사는 “페낭은 첨단 제조업과 관광이 조화된 도시로, POEX가 지향하는 MICE·관광 융합 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해외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개관 이후 국제 전시·비즈니스 유치 역량을 한층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 ‘검은 월요일 공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스멀스멀...코스피는 반도체 훈풍에 상승세

    ‘검은 월요일 공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스멀스멀...코스피는 반도체 훈풍에 상승세

    지난해 8월 글로벌 증시를 휩쓴 ‘검은 월요일’의 주범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시장은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핵폭탄급 충격이 반복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S&P500은 전 거래일 대비 0.53% 하락한 6812.63으로 거래를 마쳤고 다우지수(-0.9%)와 나스닥지수(-0.38%)도 우하향하며 각각 4만 7289.33과 2만 3275.92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흐름이 꺾였다. 투심을 꺾은 주요 요인은 금리 인상 시그널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1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할 것”이라며 “조정은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엔 지난해 8월 ‘검은 월요일’의 충격이 있다. BOJ가 2024년 7월 31일 기준금리를 0.10%에서 0.25%로 전격 인상하자, 각국 금융시장에 퍼져있던 엔 캐리 자금이 빠르게 회수되며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다. 하루 만에 코스피는 8.77%, 코스닥은 11.30%나 곤두박질쳤다. 같은 날 S&P500(-3.00%), 나스닥(-3.43%)도 큰 폭으로 밀렸지만, 충격의 강도는 한국 시장이 더 컸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작년과는 다르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무엇보다 당시 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 밖의 ‘기습’이었다면, 지금은 BOJ가 사전 경고를 주고 있는 만큼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AI 거품 우려 등으로 조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도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엔 엔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황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며 “이번엔 오히려 엔화와 동조하는 원화 강세, 반도체 업종의 실적 기대 등이 맞물려 해외 자금 유입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일 국내 증시는 전날 뉴욕증시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0% 오른 3994.93, 코스닥은 0.65% 오른 928.42로 장을 마감했다.
  • [세종로의 아침] K방산의 10년 전 결단이 주는 교훈

    [세종로의 아침] K방산의 10년 전 결단이 주는 교훈

    10년 전 국방부를 출입했을 때의 일이다. 2015년 당시 삼성그룹은 비주력 사업이던 방위산업 계열사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가 된 두 회사는 사명 변경과 그룹 내 조정·분할 과정을 거쳐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그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삼성맨’이었다가 한화그룹에 편입된 직원들은 뒤숭숭했다. 일부는 하루아침에 격이 낮아졌다는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글로벌 방산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수주 잔고(계약 후 납품 대기 중인 물량)는 3분기 기준 약 31조원으로 경쟁사들에 앞선다. 한화시스템의 방산 수주 잔고는 8조원 이상이다. 안정적 성장 기반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기 상품인 K9 자주포 및 ‘천무’ 다연장 로켓 등을 중심으로 한 육상 무기와 항공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시작으로,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도 뛰어들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주도 기업이 됐다. 한화시스템 역시 위성 및 감시·정찰 등 방산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당시 결정을 아쉬워하고 있을까. 삼성 인사들에게 물어본 결과는 “아니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휴대전화와 반도체를 팔아야 하는데, 무기를 생산하는 사업체를 보유하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빅딜’은, 열정이나 자신이 없는 사업까지 끌고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재용 회장의 결단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이후 삼성은 전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꾸준히 재편했고,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 등에 힘입어 내년도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신냉전’으로 인해 미국 등 서방과 중국·러시아 간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한쪽 편만 들 수 없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는 사업 구조상 중국과 경쟁 구도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거래가 중단돼도 큰 문제는 없다. K방산의 황금기를 여는 데 삼성과 한화의 산업 구조조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불필요한 중복을 줄이고 열정과 집중이 있는 주체에 산업을 맡겼기에 가능한 성장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구조 개편을 통해 체질을 바꿨다. 현대자동차는 기아 인수를 통해 내수 시장을 재편했고, 이후 전기차와 수소차 중심의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결국 우리 기업에 필요한 것은 시장 내 역할 조정을 전제로 한 산업 통합과 핵심 설비 중심의 고도화다. 석유화학 산업도 이와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 최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 산업단지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을 골자로 한 첫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했지만,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는 업체 간 이해관계로 논의가 정체돼 있다. 하지만 중국에 이어 중동 산유국까지 설비 증설에 가세해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그간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구조조정은 기업 단독으로 이끌 수 없으며, 기업이 결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법인세 인상 논의는 이와 정반대의 흐름으로 보인다. 기업에는 탄소중립을 요구하고 생산 설비 전환을 독려하며 낡은 산업 구조를 스스로 재편하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세금을 올리겠다고 한다면, 누가 앞장서서 위험을 감수하고 변화를 선택할 수 있을까. 산업 구조조정은 단지 정부의 재정 지원뿐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조세 제도, 규제의 일관성,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기업에 필요한 것은 단기적 지원이 아니라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종훈 산업부 차장
  • 반도체·자동차 쌍끌이… 연 수출 사상 첫 7000억 달러 보인다

    반도체·자동차 쌍끌이… 연 수출 사상 첫 7000억 달러 보인다

    반도체 39% 올라 누적 1526억 달러자동차 14% 증가… 중고차 판매 강세고관세 철강·선박·석화는 뒷걸음질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8.4% 증가하며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서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힘입어 올해 수출액 사상 첫 7000억 달러(약 1028조원) 돌파가 유력해졌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610억 4000만 달러(90조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9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가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8.6% 증가한 172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부가 메모리에 대한 높은 수요가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면서 9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었다. 자동차도 지난해보다 13.7% 증가한 6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1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강세를 보이는 중고차가 17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였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11월 폭설로 인해 부품 공급과 선적에 차질이 있었던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으로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는 철강(-15.9%)과 선박(-17.8%), 석유화학(-14.1%) 등은 수출이 뒷걸음질 쳤다. ‘수출 다변화’ 전략도 주효했다. 대중 수출은 반도체와 무선통신 기기 등의 판매 증가로 6.9% 상승한 120억 7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대아세안(6.3%), 대중동(33.1%) 수출 성장도 두드러졌다. 대미 수출은 관세 여파로 0.2%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지난 10월 16.2%에서 크게 줄었다. 이런 흐름이 12월에도 이어지면 정부가 공언한 올해 수출액 7000억 달러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월~11월 누적 수출액도 640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1526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 1419억 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 누적 수출액도 660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면 지난해 미국에 7075억 달러를 수출한 일본과 근접한 수준이 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통상 통관 일수가 11월보다 더 많은 12월에 수출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출은 애초 예상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수출은 563억 달러, 12월이 614억 달러로 약 50억 달러 많았다. 다만 내년에는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한 대미 투자가 확대로 수출 상황이 악화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해외 생산·현지 조달 증가와 미국 외 시장의 수요가 감소해 수출이 올해보다 0.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한달새 80% 급등한 ‘이 종목’ 정체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한달새 80% 급등한 ‘이 종목’ 정체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춤한 사이 바이오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20개 중 19개가 바이오 관련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액티브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25.48% 상승하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23.95%)’가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두 상품 모두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올릭스 등 차세대 바이오 기업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19.07%)’, ‘TIMEFOLIO 글로벌바이오액티브(18.42%)’, ‘ACE 글로벌빅파마(17.58%)’ 등 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강세를 보였다. 바이오 종목의 약진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 한 달간 8.67%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KRX 기계장비(-12.33%), KRX 반도체(-5.31%) 등은 오히려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폭등세가 가장 눈에 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8일 18만 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간 약 80% 상승했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뇌혈관 장벽(BBB) 투과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계약 규모는 25억 6200만 달러(약 3조 7400억 원)에 달하며, 계약금만 4000만 달러(약 585억 원)에 이른다. 계약 체결 직후 주가는 이틀 만에 약 50% 급등했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 독점 계약 이후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력을 인정받은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들어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증권가는 당분간 바이오 종목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로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 데다,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산 의약품·원료·서비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생물보안법’을 추진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 국내 ‘특허심사’ 방식 전면 개편…2029년 특허법조약 가입 추진

    국내 ‘특허심사’ 방식 전면 개편…2029년 특허법조약 가입 추진

    정부가 국가 전략기술의 해외 권리보호 강화와 국내 기업의 특허 획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특허법조약(PLT) 가입을 추진한다. 1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PLT는 체약국 간 절차를 통일·간소화하고 다양한 구제 수단 등이 포함된 고객 친화적 조약으로, 2005년에 발효돼 현재 미국·일본·영국 등 43개국이 가입돼 있다. PLT 가입은 지난달 14일 나온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 포함된 내용으로 지재처는 2029년 가입 계획을 밝혔다. 특허 선진 5개국(IP5) 중 미가입국은 한국과 중국이나 중국은 우선권 회복 등 일부 제도를 도입했다. PLT 가입은 우리나라 특허심사 방식 등의 전면 개편을 의미한다. 우선 출원 절차가 간소화된다. 현재는 서식을 갖춰 출원서를 제출해야 출원일을 인정한다. 그러나 PLT는 특허출원 및 출원인 표시, 기술 내용 설명서만으로도 인정받고 추후 보정이 가능하다. 영어와 한국어 외에 모든 언어로 출원할 수 있다. 출원인 실수로 인한 구제 및 권리 회복 기회가 확대된다. 복잡한 절차로 인한 권리 상실이 최소화되도록 의견 제출 기간과 우선권기간 등을 부여한다. 특허권이 상실되더라도 회복 기간(1년)을 제공받아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 현재 특허권 이전 등을 위한 인감증명서(외국인 서명 공증) 제출과 같은 불필요한 인증·공증 절차가 폐지되고 서류 제출도 간소화돼 기술 거래 촉진이 기대된다. 다만 당사자의 진정성이 의심되면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제도 도입의 최대 쟁점이었던 외국인 출원인의 국내 대리인 선임 규정이 완화된다. 다만 출원 이후 국내 대리인 선임과 전자 출원 시 국내 공인인증 등을 거쳐야 한다. 지재처와 산업계는 PLT 가입으로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권리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재처는 조약 가입을 위해 특허법 개정과 심사시스템 개선, 방식 검토 확대에 따른 인력·예산 확보 등을 위한 특허법조약 가입 TF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지재처 출범 이후 제1호 조약으로, 특허 창출과 보호 규제를 혁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심사 기간 단축과 고품질 심사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 장동혁 대표는 12월 3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윤태곤의 판]

    장동혁 대표는 12월 3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윤태곤의 판]

    체제 전쟁 강조… “국민 침묵”에 울분대장동 항소 포기 등 여권 악재에도尹 면회·한동훈 공격·우파 결집 집중당 지지율 20% 초반 박스권에 갇혀선거 승리 전략·현실 인식에 문제‘尹 탄핵 부당’ 잣대 당성·지지층 판별강성우파 유튜브 출연, 與·중도 공격‘우리 편 똘똘 뭉치자’로 싸우면 필패중요한 정치 일정 겹치는 12월 3일계엄 1년·추경호 의원 영장 심사 결정영장 기각돼도 당 지지율 상승 어려워張대표 결단 ‘내란정당 족쇄’ 풀 열쇠 6개월 전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를 득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9.42%를 얻어 낙승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뤄진 조기 대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였다. 게다가 국민의힘에서 갈라져 나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8.34%를 득표한 점을 감안하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0.98% 득표한 것을 감안해도) 범여와 범야, 범진보와 범보수가 팽팽한 호각이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1년을 앞둔 현재 상황은 천양지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연일 ‘체제 전쟁’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자유가 사라지는데 국민이 침묵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장 대표와 합을 맞추고 있는 중진 나경원 의원은 “‘아, 이제 자유 대한민국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분노와 좌절감이 든다”고 토로했지만, 실은 ‘장동혁 체제’는 물론 국민의힘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최근 몇 달간 여론조사 추이에는 큰 출렁거림이 없다. 전화면접 정례 여론조사상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 선을 넘나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40%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국민의힘은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 모두 박스권 안에 있는 셈이다. 그간 여권에는 악재가 적지 않았다. 김현지 부속실장 논란, 대장동 사건 김만배 등에 대한 항소 포기 논란, 론스타 중재 승소에 대한 공방, 여당 강경파들의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태와 당정청 엇박자 등. 환율 급락, 수도권 부동산 규제, 반도체와 방위 산업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들의 악전고투 등 경제와 민생에도 좋지 않은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야당으로 쏠렸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만 해도 전당대회 기간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강경 우파에 쏠리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공간이 열리자 오히려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 면회, 개신교에 경도된 언행으로 인한 불교계와의 마찰,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발언 등으로 빈축을 샀다. 장 대표가 직접 임명한 대변인단은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감싸면서 한동훈 전 대표 등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이런 모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장 대표는 장외투쟁에 나섰고 당 중진 중 그와 호흡이 맞는 것 같은 나 의원(지방선거기획단장)은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당원 비율을 70%로 상향하는 안을 내놓았다. ●언론 “尹 절연·강성 우파와 거리 둬야” 현재 국민의힘 위상에 대한 보수·중도·진보 성향 신문들이나 지상파·종편 방송의 논조는 거의 한 방향이다. 윤 전 대통령 측과 절연하고 부정선거론을 고집하는 강성 우파와 거리를 두면서 확장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지층 결집이 우선이다” “국민의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으니 (당 오른편의) 우파와 힘을 합쳐야 한다” “지방선거는 체제 전쟁이다”라는 식으로 응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강성 우파 유튜브와의 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우려하는 의원들에게는 “지지율이 완만하게 우상향하고 있다” “자체 조사로는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다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임기 중 보였던 모습과 완전히 일치한다. ●‘체제 전쟁이 선거에 유리’ 판단은 문제 모든 정당들의 전략 방향 설정과 그에 따른 일정 기획, 메시지 발표는 당 지지율 제고와 선거 승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들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금의 강경 우파 결집 전략 방향, 릴레이 장외집회, 체제 전쟁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에 대해 지지율 상승과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장 대표나 나 의원 등 현재 국민의힘 중심 지도부는 줄곧 ‘당성’(黨性) ‘지지층’ ‘여당과의 싸움’을 강조하면서 “중도는 그 실체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민심이 우선이냐 당심이 우선이냐는 논쟁에서 딱 떨어지는 답을 찾기는 어렵다. 통상 정당들은 지지율이 낮고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민심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당심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할 만하니까 ‘1인 1표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지도부 측 인사들은 “민주당도 자기들 잘못 하나 인정하지 않고 똘똘 뭉쳐 싸우니 이겼다” “우파에도 김어준을 만들어야 한다, ‘개딸’ 같은 결집된 지지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전략적 방향도 이런 인식과 주장하에서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가치 판단과 별개로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우리 편 똘똘 뭉치자’라는 기조로 싸우면 민주당이 무조건 이기게 돼 있다. 복잡한 설명 필요 없이 여론조사 수치만으로도 알 수 있다.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편’으로 결집하리라 판단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힘 편 민주당 편이 갈라지는 데 더해 “이재명 싫은 사람과 윤석열 싫은 사람까지 갈라서자”는 판이 벌어지면 민주당이 백전백승이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강경이냐 온건이냐, 정체성이냐 실용이냐 중의 선택은 옳고 그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현실 인식에 기반한 분석과 판단의 문제다. 그런데 현실 인식이 다수의 그것과 유리돼 있다면 적확한 분석과 판단이 나올 수 없다. 또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성’ ‘지지층’ ‘여당과의 싸움’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 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부당하다”, 나아가 “계엄은 할 만해서 한 것이고 다친 사람이 없는데 사과할 일도 아니다” “중국이 개입한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자행되고 있다” 내지는 “한동훈은 배신자다”라는 명제가 당성과 지지층을 판별하는 잣대냐는 얘기다. 강성 우파들이 옹기종기 모인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는 물론이고 중도 우파들에게 험한 소리를 뱉어 내는 것이 여당과의 싸움이 될 수 있느냐는 뜻이다. 이런 잣대로 ‘핵심 지지층’과 ‘싸움’을 규정한다면 주류 보수 정당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된다. 최근 한두 달을 놓고 보자면 국민의힘에서 대장동과 론스타 문제 등으로 여권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성과도 거둔 사람은 한동훈이지만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과 당직자들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강경 친박 제외하고 ‘朴탄핵의 강’ 넘어 이렇게 해서 지지율을 제고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면 그건 더 심각한 문제다. 중도층 내지 비민주당 무당층이 유입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아지면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생각하는 핵심 지지층, 강성 우파의 비중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당심 비중을 높이고 민심 비중을 낮추자는 주장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전체 파이는 작아지더라도 상대적 다수 지분을 유지하면서 당권을 쥐고 결집력을 높이면 이재명 정부 지지율도 언젠가는 낮아질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는 민주당 아니면 국민의힘 양자택일 구조이니 마지막에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강경 우파에 대한 경도, 종교적 신념, 기존 언론보다 유튜버 친화적 태도 등으로 인해 장 대표와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사이의 유사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많은 점이 닮았다. 하지만 황교안은 ‘통합’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자유한국당의 당권을 쥔 다음에 그는 배신자로 불리던 유승민이 대표로 있던 새로운보수당은 물론 민주당 출신 이언주의 미래를향한전진4.0, 군소 청년 정치그룹 등 중도·보수 세력들과 통합해 미래통합당을 출범시켰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때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박근혜 탄핵의 강’을 실천적으로 넘은 셈이다. 우리공화당 같은 강경 친박 정당은 끼워 주지 않았고 박근혜조차 통합당에 암묵적으로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국민의힘 현 지도부는 자의적인 ‘당성’을 내세워 중도를 밀어내고 당외 강성 우파에 손을 뻗고 있다. 오는 12월 3일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정들이 겹치는 날이다. 비상계엄 1년이 되는 날이고 이 대통령이 당선된 지 6개월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직위를 이용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장 대표의 취임 100일이 겹친다. 국민의힘과 장 대표가 이날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아울러 추 의원 구속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추 의원과 관련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민주당의 파상 공세와 더불어 국민의힘이 코너에 몰리고, 반대로 영장을 기각하면 국민의힘이 한숨 돌리고 내란 정당의 멍에를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한다. 계엄에 대한 입장 여부와 그 수위를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연동시키는 분위기다. ●“계엄 잘못, 尹부부와 절연” 천명해야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이 더 코너에 몰리기는 할 거다. 민주당은 위헌 정당 심판 청구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그러면 당당히 대응하면 된다. 현재 국민의힘 대표인 장동혁 본인이 당시 당대표였던 한동훈과 나란히 계엄날에 경찰의 봉쇄를 뚫고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계엄 해제 표결에 귀한 한 표를 던진 당사자임을 강조하며 “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이 당은 윤석열 부부와 절연해서 아무 관련이 없다. 그는 극복의 대상일 뿐”이라고 천명하면 된다. 당시 원내대표 한 사람의 구속영장 발부를 핑계로 제1야당을 해산하겠다며 덤비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파괴 책동이라고 맞서면 될 일이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지지율이 제고되고 멍에를 벗어나는 건 아니다. 내란 선동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해서 풀려난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국민적 신뢰가 올라가지도 않았다. 계엄과 탄핵,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공식적 입장 표명과 장 대표의 결단만이 ‘내란 정당 족쇄’를 풀 열쇠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구글 TPU 부상, HBM 판도 바꿨다… 삼성·SK ‘마이크론 뺀 투톱 체제’로

    구글 TPU 부상, HBM 판도 바꿨다… 삼성·SK ‘마이크론 뺀 투톱 체제’로

    SK하이닉스, HBM3E 공급 주도권구글 TPU 내 HBM 절반 이상 맡아삼성전자, HBM 공급량 SK 앞설 듯일반 D램 수요 늘어 성장동력 확보양사 생산능력, 마이크론의 약 3배구글의 자체 AI 가속기 ‘텐서처리장치(TPU)’가 급부상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이 대대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경쟁사 마이크론이 생산 능력에서 뒤처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2강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의 새 AI 모델 ‘제미나이3’가 챗GPT를 위협하는 성능을 보이자, 이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담당하는 구글의 자체 칩 TPU도 주목을 받고 있다. TPU는 구글이 미국 팹리스(설계 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개발한 칩으로, 한 개에 6~8개의 HBM이 탑재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구글 TPU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구글 최신 TPU 모델에 HBM3E(5세대) 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며 초기 시장을 선점했다. 전력 효율을 개선한 차세대 12단 제품도 선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초기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올해 구글 TPU에 들어가는 HBM의 절반 이상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공급 비중을 56.6%로, 메리츠증권은 60% 수준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오랜 협력 관계와 대규모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공급 물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구글·브로드컴향 HBM 공급이 증가하면서, 연간 총 공급량 기준에서는 SK하이닉스를 앞설 거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 외에도 TPU와 관련한 선단 공정 파운드리 수주 증가와 TPU 구동을 위한 일반 D램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KB증권은 삼성전자를 ‘TPU 수혜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2026년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근접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구도가 부각되는 건 마이크론과의 생산 능력 격차 때문이다. 글로벌투자은행 HSBC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월 16만장)와 삼성전자(15만장)의 HBM 생산 능력은 마이크론(5만5000장)의 약 3배에 달한다. 다만, 양강인 삼성과 SK하이닉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구글·엔비디아·아마존 등 초대형 고객사들이 차세대 AI 가속기에 필요한 HBM 사양을 잇달아 높이고 있어 양사는 더 높은 적층 기술, 수율, 전력 효율을 앞세워 주도권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
  • 美 마이크론, 히로시마에 AI 반도체 공장 세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일본 히로시마현에 새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최첨단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독주하는 SK하이닉스를 뒤쫓는 구도가 일본에서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5월 착공해 2028년쯤 차세대 메모리 출하를 목표로 한다. 새 공장은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에 있는 기존 히로시마 공장 터에 새로운 제조동을 짓는 방식이다. 투자액은 약 1조 5000억 엔(약 14조 1200억 원)이며, 일본 정부는 최대 5000억 엔(4조 7000억 원)을 보조한다. 새 공장에서 생산할 제품은 차세대 HBM이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조합해 AI 반도체를 이루는 핵심 부품으로, 기억 용량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높아 생성형 AI의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다. 마이크론은 그간 첨단 HBM을 대만에서 제조해 왔다. 그러나 미중 대립 등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내 생산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히로시마 공장에 2019년 이후 처음 들어서는 신 제조시설은 차세대 HBM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라며 “기술에서 앞서 있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홍콩 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2분기 시장 점유율을 SK하이닉스 64%, 마이크론 21%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에 이어 메모리 분야 세계 3위 업체다. 2013년 파산한 일본 엘피다메모리를 인수하며 히로시마 공장을 확보했다. 마이크론은 2023년 이후 히로시마 공장에 약 2조 엔(18조 3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한 일본 경제산업성 보조금은 최대 7745억 엔(7조 2900억원)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2030회계연도까지 반도체와 AI 분야에 10조 엔(94조 원) 이상을 투입해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국내에서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우리금융, 연내 생산적 금융 1호 펀드 출시

    우리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그룹 공동투자펀드 1호’를 연내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우리금융의 운용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은 은행,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주요 자회사가 직접 출자하는 2000억원 규모의 ‘우리 미래동반성장 첨단전략 사모펀드(가칭)’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정부가 꼽은 10대 전략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 바이오·백신, 항공우주·방산, 디지털콘텐츠 등에 집중 투자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연내 모험자본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증자 시기와 규모를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펀드를 포함해 향후 5년간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생산적금융 펀드 5조원 등 모두 7조원의 자체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 “다들 여기서 일하고 싶대요”…美서 ‘꿈의 직장’ 된 한국 기업은?

    “다들 여기서 일하고 싶대요”…美서 ‘꿈의 직장’ 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꼽은 ‘미국 내 꿈의 직장’에 선정됐다. 포브스는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와 함께 진행한 조사를 기반으로 미국 내 꿈의 직장으로 선정된 기업 및 기관 500곳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 직원 1000명 이상 규모의 사업장에 속한 직장인 14만명과 대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급여 수준을 비롯해 직장 내 성장 기회, 전문성 개발, 근무 환경, 복리후생 수준 등 여러 항목을 통해 직장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재직자는 ‘현재 직장을 추천할 수 있는지’, 대학생은 ‘어떤 직장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으면 좋겠는지’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 조사 결과 꿈의 직장 1위 기업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였다. 2위는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병원이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 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들어왔다. 마이크로소프트(3위)와 구글(4위), IBM(6위), 애플(7위), 닌텐도(8위), 링크드인(9위)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포브스는 “광범위한 해고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여전히 꿈의 분야”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44위)와 LG전자(89위)가 상위 100위권 내 선정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엔지니어를 위한 최고 기업’ 조사에서도 각각 71위, 64위를 한 바 있다.
  • 미 마이크론, 히로시마에 14조 신공장…‘HBM’ SK하이닉스 추격 시동

    미 마이크론, 히로시마에 14조 신공장…‘HBM’ SK하이닉스 추격 시동

    미국 메모리 대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히로시마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신공장을 건설한다. 최첨단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독주하는 SK하이닉스를 뒤쫓는 구도가 일본에서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5월 착공해 2028년쯤 차세대 메모리 출하를 목표로 한다. 새 공장은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에 있는 기존 히로시마 공장 터에 새로운 제조동을 짓는 방식이다. 투자액은 약 1조5000억 엔(약 14조 1200억 원)이며, 일본 정부는 최대 5000억 엔(약 4조 7000억 원)을 보조한다. 신공장에서 생산할 제품은 고성능 메모리의 일종인 차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조합해 AI 반도체를 이루는 핵심 부품으로 기억 용량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높아 생성형 AI의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다. 마이크론은 그간 첨단 HBM을 대만에서 제조해 왔다. 그러나 미중 대립 등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내 생산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히로시마 공장에 2019년 이후 처음 들어서는 신 제조시설은 차세대 HBM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라며 “기술에서 앞서 있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구도”라고 해설했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다. 홍콩 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는 2025년 2분기 시장 점유율을 SK하이닉스 64%, 마이크론 21%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분야 세계 3위 업체다. 2013년 파산한 일본 엘피다메모리를 인수하며 히로시마 공장을 확보했다. 마이크론은 2023년 이후 히로시마 공장에 약 2조 엔(약 18조3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한 일본 경제산업성 보조금은 최대 7745억 엔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2030회계연도까지 반도체와 AI 분야에 10조 엔(약 94조 원) 이상을 투입해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국내에서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정책 기대감에 3%대 뛴 코스닥…코스피는 하락 마감

    정책 기대감에 3%대 뛴 코스닥…코스피는 하락 마감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 소식에 코스닥이 모처럼 3%대 크게 뛰었다. 간밤 미국 증시 휴장으로 유럽 증시도 혼조세를 보이고, 코스피도 소폭 하락 마감한 가운데서다.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2.61 포인트(3.71%) 오른 912.6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 17일 이후 9거래일 만에 900선을 되찾았다. 특히 이날 상승 폭은 지난 4월 10일(38.40 포인트, 5.97%) 이후 최대다. 그간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 정책에 코스피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종목에 상승이 집중되며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4000선 밑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코스피와 달리 이날 코스닥이 급등한 것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9 포인트(0.21%) 오른 3995.30에 장을 시작해 장중 하락폭을 지속 확대했다. 이에 하락 전환해 결국 전 거래일 대비 60.32 포인트(-1.51%) 내린 3926.59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2.90%)와 SK하이닉스(-2.57%)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 내렸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 5685억원, 4596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2조 41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강세를 이끈 배경은 ‘천스닥’ 정책 기대감이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코스닥 벤처펀드 소득공제 규모를 대폭 확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도 현재 3%에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는 이를 부인했지만, 코스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크게 이동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026억원, 2457억원어치 ‘쌍끌이’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이 1조 437억원 내다 팔았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계절성만 봐도 1분기는 코스닥 시장 성수기”라며 “12월 10일 국민성장펀드 출범과, 11월부터 시작된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고려했을때 새로운 주도주로서 코스닥 시장을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장리화 전망에 약간 내렸던 환율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에 다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오른 1470.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 10월 산업생산 -2.5%↓… 5년 8개월 만에 최대폭 ‘마이너스’

    10월 산업생산 -2.5%↓… 5년 8개월 만에 최대폭 ‘마이너스’

    지난달 산업생산이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설비·건설 투자도 급감했다. 전반적으로는 전월 지표가 좋았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 28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2.9(2020년=100)로 전월보다 2.5% 감소했다. 2020년 2월(-2.9%)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산업생산은 지난 4~5월 마이너스였다가, 6~7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8월 0.3% 감소했다가 9월에는 1.3% 증가하면서 한 달 주기로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이다. 광공업 생산은 4.0%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26.5% 급감하면서 1982년 10월(-33.3%) 이후로 43년만에 최대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최근 인공지능(AI) 훈풍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와는 별개로, 9월 생산이 20% 안팎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던 여파로 풀이된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지표는 회복세를 이어갔다. 재화 판매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3.5% 증가하면서 석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생산지표처럼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2023년 2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음식료·의복 등의 판매가 늘었다. 추석 연휴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서비스업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0.6% 줄면서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지표는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1% 감소했다. 기계류(-12.2%)·운동장비(-18.4%)에서 투자가 두 자릿수대 급감했다. 건설기성(불변)도 20.9% 줄면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7년 7월 이후로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건축이 23.0%, 토목이 15.1% 각각 줄었다. 경기종합지수는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종합적인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 포인트 내렸다. 추세적인 상승세 속에서 상승과 하락이 교차하면서 혼조를 보인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았다.
  • 서현옥 경기도의원, 반도체 인력양성의 중요성과 의회의 역할 강조

    서현옥 경기도의원, 반도체 인력양성의 중요성과 의회의 역할 강조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서현옥 의원(더불어민주당, 평택3)은 27일(목) 벨라스위트 호텔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반도체 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 공유대학(전문학사) 2025년 결과보고 및 동계워크숍」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서 의원은 이 강연에서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의 지원과 의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의 중요성과 정책적 뒷받침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인사말에서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이자 안보의 핵심”이라며, “이러한 산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 즉 인재”라고 강조했다. 강연에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최신 동향, 경기도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정책 방향,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구조 재편 등 구체적인 산업 분석을 바탕으로, 의회가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협력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서 의원은 “경기도는 이미 ‘반도체 공유대학’이라는 인프라를 갖춘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경기도형 전주기 반도체 인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교육 트랙과 실습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가 협력과 안정적 예산,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도내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협약 기업들과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반도체 인재 정책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편, 서 의원은 「경기도 피지컬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경기도 팹리스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등을 대표 발의하며 반도체 산업의 전주기 생태계와 미래 전략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선제적 입법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 철마랑 달린다

    철마랑 달린다

    ‘무진장’의 가을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 전북 무주와진안, 그리고 장수. 세 도시가 나란히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이다. 사실 여기서 무주와 진안은 빼도 무방하다. 이미 무수한 관광 명소와 문화유산들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그럼 장수는? 거기 뭐가 있지? 이 물음에서 시작된 여정이다. ‘머리털 나고 처음 가는’ 장수. 하지만 이 계절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진안 모래재와 마이산의 서늘한 만추 풍경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그래서 택한 코스가 진안을 거쳐 장수까지 가는 것. 혹시 장수 출신이라는 논개님께서 버선발로 맞아주시지 않으려나. ●진안 모래재와 마이산 놓치면 후회 장수는 전북의 동남쪽 끝자락에 있다.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타고 접근하는 게 가장 알기 쉽지만, 여행의 측면에선 그리 권할 방법이 못 된다. 특히 만산홍엽의 시즌엔 더 그렇다. 이웃 도시 진안에 속한 모래재와 마이산이란 강력한 볼거리를 놓치기 때문이다. 모래재는 완주와 진안을 연결하는 고개다. 예전엔 요긴한 도로였으나 지금은 다르다. 아래쪽에 넓은 도로에 터널까지 놓여서다. 그러니 이 옛길을 찾는 이라면 십중팔구 나들이객이다. 완주 쪽에서 가다 보면 단풍 터널이 먼저 나와 객을 맞는다. 평일에도 도로 갓길마다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이들로 꽤 북적댄다. 진안 쪽 모래재는 더 근사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더디 물든 메타세쿼이아숲에 늦가을의 정취가 소복이 내려앉았다. 이맘때면 안개도 자주 낀다. 주변에 물줄기가 많아서다. 이른 아침, 안개를 뚫고 숲길 사이로 볕이 쏟아질 때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메타세쿼이아숲을 나서면 멀리서 마이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말이 귀를 쫑긋 세운 것처럼 암마이봉(686m)과 수마이봉(680m)이 나란히 섰다. 마이산은 멀리서 볼 때 더 빼어나다. 주변에 견줘 독특한 산세가 한결 도드라져서다. 부귀산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산 중턱까지 승용차로 간 뒤, 10분 남짓 산을 오르면 너른 전망대가 나온다. 이른 아침에 찾으면 산허리에 안개가 걸린 마이산의 절경과 마주할 수 있다. 진안군청 옆의 성산정,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 등도 마이산 전망 포인트다. 초행길의 장수. 혹시 선 굵은 가야 무사의 동상이 반겨주려나. 준마 위에 앉아 고대 도시로의 입성을 묵직하게 알려주는 모습 말이다. 뭐 기대는 기대로 끝났지만, 그래도 생경한 곳은 공기의 맛부터 다르다. 논개 생가지부터 찾는다. 장수 북쪽 장계면에 있다. 논개는 설화와 실제 사이 어디쯤 놓인 인물이다. 논개 하면 대개는 경남 진주부터 떠올릴 터다. 임진왜란 당시 왜장과 함께 몸을 던진 촉석루가 진주 남강에 있어서다. 장수는 그가 나고 자란 곳이다. 그러니까 의기(義妓) 이전의 삶이 장수 땅에 오롯이 남아 있는 거다. 지금 그 뒤안길을 돌아보려는 참이다. 장수군 누리집과 여러 안내서 등에 따르면, 논개는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아버지 주달문과 어머니 밀양 박씨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주논개’라 불러야 옳겠지만, 여기선 익숙한 이름인 논개라 부르기로 한다. 논개(論介)는 4갑술, 그러니까 개의 해, 개의 달, 개의 날, 개의 시에 태어났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4갑술은 사주에 ‘개 술(戌)’자가 4개나 들었다는 뜻이다. 겨우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읜 논개는 한마을에 살던 숙부 집에 몸을 의탁하게 된다. 하지만 숙부는 노름빚에 몰려 논개를 풍헌 벼슬을 하는 김모에게 민며느리(혼례 전부터 데려다 기르는 여자아이)로 팔아넘겼고, 논개는 이를 피해 달아나다 붙잡혀 재판받게 된다. 당시 재판관이 장수 현감 최경회였다. 훗날 둘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논개가 17세 되던 해다. 당시 최경회(1532~1593)와 논개(1574 추정~1593)의 나이 차는 무려 42세. 비록 정실이 아닌 측실로 들였지만 당시 관습으로는 엄연한 부부였다. 임진왜란 당시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제2차 진주성 싸움에 나선 최경회는 성이 함락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승리에 도취한 왜군은 칠월칠석날 남강 촉석루에서 거나하게 술판을 벌인다. 이때 그야말로 ‘역사적인’ 한 장면이 펼쳐진다. 관기로 위장해 술자리에 들었던 논개가 적장과 함께 남강에 몸을 던져 산화한 것이다. 당시 우두머리를 잃은 왜군 졸개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원래 논개가 태어난 곳은 대곡호 조성 당시 수몰되어, 지난 2000년 그의 조부가 살았던 곳에 생가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논개의 초가집 생가, 의랑루, 논개 동상, 논개 부모묘 등이 있다. ●구전 떠돌던 논개 실재 했던 인물 논개를 기리는 사당(의암사)은 장수읍에 있다. 1955년 군민들의 성금으로 남산에 사당을 건립한 뒤, 1974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 사당 초입에 ‘촉석의기논개생장향수명비’가 서 있다. 1846년 당시 장수 현감이던 정주석이 “죽음 보기를 마치 집으로 돌아가듯” 한 논개의 충절을 추모하고 “이후 늘 그녀의 영향을 따르기를 원하며” 세운 비다. 이 비를 통해 구전, 민요 등으로만 떠돌던 논개가 ‘장수 출신의 실재하는 여성’이란 게 사실상 처음 알려졌다고 한다.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42년 부서져 매장될 뻔했으나 가까스로 화를 면하고, 1945년 광복 닷새 뒤인 20일에 군민들에 의해 발굴됐다고 한다. 변영로 시인의 시 ‘논개’의 한 구절을 새긴 문학비도 공원 곳곳에 세웠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학생 시절에 책으로 본 그 문장을 이제야 실물로 ‘알현’한다. 논개사당 앞은 의암호다. 호수 주변으로 홍예교, 목재 데크 등을 조성해 뒀다. 호수 인근에 가야 고분군인 ‘동촌리 고분군’ 등 볼거리가 무척 많다. 인증샷 찍을 곳도 수두룩하다. 원래 1945년에 ‘동만3지’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저수지다. 주변에 논개 공원이 들어서면서 이름도 의암호로 바뀌었다. 이제 장수 가야를 말할 차례다. 몇 해 전 ‘가야 열풍’이 불었다. 신라, 백제, 고구려로 굳어진 ‘삼국지’ 역사에 마침내 균열이 오는가 싶었다. 가야와 터럭만큼이라도 연결된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전북 몇몇 곳에서도 가야 시대의 유산이 발굴돼 화제를 모았다. 장수도 그중 한 곳이다. 역사 문외한이 보기에도 철기 문명은 이전 청동기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단지 도구의 재질이 아닌 기술과 문화, 사회사 등 전 단계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던 듯하다. 당시 철은 신소재였다. 요즘의 ‘반도체’ 정도였을까. 일제가 ‘임나일본부’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가야의 철기 문화를 자기네 역사에 복속시키려 했던 것도 아마 이 앞선 문물에 대한 선점 욕망 때문이었지 싶다. 의암호 한 편에 장수 가야홍보관이 있다. 문헌에 등장한 20여 개 남짓의 가야 소국들 가운데 ‘봉수 왕국’이자 ‘철의 제국’이었던 장수 가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 다양한 경험 ‘신선’ 1993년 밭을 갈던 장수 삼고리의 시골 노인에게 ‘긴목항아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1500년 동안 묻혔던 장수 가야는 여전히 기억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 가야 고총으로는 최초로 편자(말발굽)가 출토됐고, 백제권역으로 인식됐던 전북 지역 곳곳에서 제철 유적, 봉수대 유적 등이 발견되며 ‘전북 가야’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그중 장수 가야는 80여개소의 봉수로 상징되는 봉수왕국이었다. 장수군에 드러난 제철 유적지도 60여개소로 국내 최대 규모라도 한다. 장수향교도 가볼 만하다. 논개와 더불어 ‘장수 3절’로 꼽히는 정경손이 지켜낸 역사 유적이다. 전국에 향교는 많아도 상당수가 근현대에 개축된 것이다. 반면 장수 향교는 500여년의 풍상을 겪으면서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됐다. 특히 대성전은 구조가 특이해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정경손은 향교지기였다. 정유재란 때 왜적이 칼로 목을 겨누며 길을 트라 할 때도 “여기는 성전이니 들어갈 수 없다. 나를 죽이고 들어가라”며 앙버텼다. 그의 호기에 감복한 왜장은 “이 성역을 침범하지 말라”(本聖域勿犯, 본성역물범)는 신표를 써주고 물러갔다. 그 숱한 전란 속에서 장수 향교가 살아남은 이유다. 마지막 ‘장수 3절’은 순의리 백씨다. 주인으로 모시던 현감이 꿩 소리에 놀란 말에서 떨어져 죽자 이를 자책하며 바위에 ‘타루(墮淚)’라는 혈서를 쓰고 자결했다는 인물이다. 천천면 장판리에 그의 절개를 기리는 타루비가 세워져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도 가볼 만하다. 승마 체험 등 레저와 말 박물관 등의 문화 시설, 숙박 시설 등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승마 강습과 체험은 물론 깡통 열차와 카트 투어, 말 먹이 주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형태의 펜션도 있다. 가야 고분군이 발견된 곳이 마봉산(馬峰山), 최초의 가야 유물도 말 편자(말발굽), 장수 3절의 한 명에게 눈물을 안긴 것도 말이었다. 거기에 말 테마파크까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장수는 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인 듯하다. ●여행수첩 -장수는 한우로 유명하다. 장수군청 아래 장수한우명품관이 알려졌다. 한우 관련 메뉴가 풍성하다. -장수군청 안에 의암송이 있다. 논개 관련 설화보다 그 자체로 빼어난 소나무(천연기념물)다. -읍내 논개사당에서 논개 표준영정을 볼 수 있다. 왜색 논란이 있던 이전 영정을 교체한 것이다. -논개묘는 이웃한 경남 함양 서상면 방지마을에 있다. 구전에 따르면, 진주에서 장수로 운구하다 부패 등 문제로 육십령 아래 묻었다고 한다.
  • [서울광장] 트럼프·시진핑의 관리형 경쟁 시대

    [서울광장] 트럼프·시진핑의 관리형 경쟁 시대

    미중 패권 경쟁이 정면 충돌에서 ‘질서의 경쟁’으로 질적 변화를 시작하는 조짐이다. 트럼프 집권 2기 초반 미국은 관세·반도체·안보 압박으로 중국을 한 번에 제압하려 했지만, 중국이 희토류·리튬·해운 공급망으로 역공하며 굴복 강요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다. 최근 트럼프·시진핑의 전화 외교가 변곡점의 시작이다. 내년 4월 트럼프 방중, 이후 시진핑 방미라는 셔틀 외교 합의는 단순한 왕래 계획이 아니라 패권 경쟁의 속도 조절을 위한 안전판 장착이라는 성격에 가깝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향후 1년에 4차례 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은 미중이 더이상 상대를 ‘부러뜨릴 대상’이 아닌 관리·활용할 경쟁자로 규정했다는 신호다. 압박을 줄였다는 뜻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경쟁 틀을 설계하겠다는 전환이다. 양국은 이제 서로 무너지지 않고 싸우는 기술을 학습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압박과 억제는 유지하되, 파국으로 넘어가지 않는 선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도전자’를 이렇게 대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1920~40년대 독일, 70~80년대 일본, 냉전기 소련을 떠올리면 흐름은 분명해진다. 미국은 2위 국가가 패권의 문을 두드릴 때마다 두 가지를 병행했다. 기술·무역의 목줄을 쥔 채, 동시에 공존 가능한 질서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독일에는 금융 봉쇄와 미영 해군 협력을, 일본에는 반도체·자동차 쿼터 규제를, 소련에는 군비 경쟁과 데탕트를 동시에 사용했다. 제압과 조절, 봉쇄와 거래를 한 손에 쥐는 것이 미국식 패권 운영의 정수였다. 이런 미국의 ‘패권 기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은 룰을 바꾸고 전장을 옮기는 전략을 택했다. ‘사기’는 “규칙을 만드는 자가 왕이 되고(以制人者王), 힘으로만 이긴 자는 반드시 패한다(以力勝者亡)”고 기록했다. 지금 중국이 택한 방향은 이 고전의 문장을 흡사 교범처럼 따른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은 그 분기점이었다. 미국은 관세 폭탄·수출 통제·기업 제재로 중국의 제조업 기반을 흔들려 했고, 화웨이·ZTE 제재와 3000억 달러 규모 추가 관세는 중국을 정면으로 압박한 첫 대규모 제도 전투였다. 그러나 중국은 희토류 수출 쿼터 조정·보조금 확대·공급망 국산화·내수 소비 부양·해외 자원선 확보로 대응했고, 일대일로·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확대로 맞섰다. 이때의 경험이 지금 중국 전략의 골격을 만들었다. 그 결과 반도체를 미국이 틀어쥐면 중국은 희토류·리튬·태양광·해운을 잡고 관세 압박이 들어오면 브릭스(BRICS·신흥국 연합) 확장·위안화 결제망·해외 공급망 연결로 대응한다. 미국이 공격할 수 없는 지대를 설계하고 미국조차 의존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싸움의 조건을 바꿔 상대의 힘을 분산시키는 기술, 중국의 고도화 대응이다. 여기서 장면 하나가 더 흥미롭다. 대만 카드다. 미국은 대만을 전략적 레버리지로 활용해 기술·안보는 압박하고 무역·농산물에서 실리를 챙기는 투트랙을 택했다. 반대로 중국에 대만은 협상 불가능한 원천이자 주권의 핵심이다. 그래서 중국은 경제 일부를 내주더라도 대만 문제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농산물 협력을 언급하며 “중국과의 관계는 중요하며,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한 것은 대만을 직접 말하지 않되 카드로 삼겠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미중 충돌이 약화될수록 오히려 긴장이 주변으로 밀려나는 현실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파병” 발언을 계기로 중국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최고조로 올리고 있다. 일본은 한 배를 탔다고 여겼던 미국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습을 보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이상 미중 양자의 틀만으로 동북아 질서가 유지될 수 없는 정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중일, 미일, 한미일, 북중러라는 다층 축이 얽힌 다극 체제로 넘어가고 있고 각 행위자는 독자적 계산을 시작했다. 미중의 스텝이 느려질수록 주변 링은 더 뜨거워지는 아이러니가 현실이 된 것이다. 변덕은 강대국의 특권이고, 그 비용은 늘 주변이 감당해 왔다. 우리가 중견국 네트워크·공급망 다변화 등의 대체 항로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오일만 논설위원
  • 낸드 전력 96% 절감 단서 찾아[경제 브리핑]

    삼성전자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와 반도체연구소 소속 연구진 34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저전력 낸드플래시 메모리용 강유전체 트랜지스터’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강유전체를 활용해 기존의 낸드플래시 대비 전력 소모를 최대 96%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를 세계 최초로 찾았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장에 따라 전력 효율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부터 모바일·엣지 AI 시스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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