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내실화 함께/외무부의 올해 대외통상정책(국정탐방)
◎실속찾기 경제외교에 전력량 결집/쌀시장 개방예외화 최대역점/EC 등 블록권과의 경협 증진/유엔경사회이사국 진출 등도 적극 추진
외무부는 93년을 지금까지의 수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내실화를 기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6공 5년간 44개국과 국교를 수립,전세계 1백70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확립된 전방위외교체제를 바탕으로 실질협력의 정도를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지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제력이 나라의 힘을 나타내는 지표로 부각된 현실을 감안,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진출등을 통해 경제·통상면에서 우리의 이익을 적극 대변할 계획이다.
○국제적 지위 확보
외무부는 올해를 냉전붕괴후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는 과도기 가운데의 한 해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도 미·EC간의 갈등 증폭,일본의 대국화 노력가속,냉전아래 잠복해있던 지역·종교·민족간 갈등 표출이라는 국제정세가 그대로 이어지리라는 분석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구의 탈미경향이 두드러져 2차대전이후 유럽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밀월을 유지해온 미·EC관계의 균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상대적 국력약화와 일본의 부상,EC의 위상 강화,중국의 약진 같은 요소들이 국제질서에 불안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외무부는 이같은 초강대국이 뒷전으로 밀리는 힘의 공백에 기인한 자연스런 국제관계의 양상이 새로운 국제질서가 확립될 때까지는 큰 혼란을 일으키지 않겠지만 적어도 불안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EC 갈등 증폭
즉 올해가 낙관보다는 비관적 요인들이 더 많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넘치는 한 해가 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외무부는 특히 통상면에서 국제적 갈등이 심화돼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상당한 여파를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외무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과 지역간 경제블록화 추세 강화등에 대응키 위해 이제까지 정무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통상부문의 외교적 강화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차관을 한명 더 늘려 통상차관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외무부는 우선 UR타결이후의 국제통상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무부는 UR가 미행정부의 최종안 의회제출 마감시한인 2월말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타결이 지연돼 협상이 장기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에도 눈을 떼지 않고 있다.
미국내 환경·노동등 특수이익집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클린턴행정부가 예외없는 관세화라는 원칙아래 상품·서비스·지적재산권등 각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둔켈안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정치적 결단을 유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관적요인 많아
외무부는 미국내 UR집행기구의 권한은 약화시키고 반덤핑조치를 강화한다는 클린턴행정부의 방침이 특수집단의 이익에 손상을 주면서까지 관철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외무부는 그러나 각국 지도자들이 보호주의의 태동을 막기 위해 UR의 규범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어 최소한 94년 중반까지는 UR가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외무부는 UR협상에서 쌀시장개방 불가라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하기 위한 노력에 외교의 우선을 둘 계획이다.
외무부의 UR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후퇴한 듯 보이지만 쌀에 관한한 끝까지 시장을 열 수 없다는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쌀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관세화의 예외로 인정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UR이 미국 국내사정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최종 순간까지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무부는 지난해봄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제출한 쌀을 비롯한 쇠고기·마늘·깨등 시장불가품목 15개 고수가 UR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지금은 「쌀+○」정도로 입장 관철의 정도를 새로 정해 농림수산부,경제기획원,대외경제조정실 등과 대책을 협의중이다.
외무부는 2월말 제네바에서 UR이 1백8개 회원국의 의견 통일로 전격 타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관부처와 협조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외무부는 UR과 함께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EEA(유럽경제지역),AFTA(동남아자유무역지대),MERCOSUR(라틴아메리카자유무역지대)등 블록화추세 분위기를 뚫고 우리 대외경제가 헤쳐나가야 할 길을 찾는데 전력 투구할 예정이다.
○94년께 발효예상
특히 UR이 실패할 경우 이같은 지역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또 미·EC·일본등 서방 강대국들의 일방주의,즉 미국의 슈퍼 301조,상계관세,반덤핑 등이 보다 강력한 모습을 띨 것으로 분석,UR의 타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UR타결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역주의가 역내 법규단일화,표준 마련등으로 교역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시장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중이다.
외무부는 또 오랜 과제인 대일 무역역조 시정및 기술이전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의 해결 전망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타결에 적극 참여
외무부는 지난해 1월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일본총리의 방한때 노태우대통령과 합의한 바에 따라 지난해 서울과 도쿄에 각각 설립된 산업기술협력재단을 통해 일본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고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보고 이 재단의 기금확충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외무부는 이밖에 현재 미국과 EC·일본과 같은 선진시장에 대한 수출이 격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이들과의 통상협력분위기 증진에 외교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외무부는 상대적으로 동남아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선진시장 수출 감소분을 상쇄할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외무부는 선진국들의 시장개방및 지적재산권 보호요구등에 있어 일단 약속한 사항은 성실하게 지켜나갈 계획이다.
□UR협상 주요일지
연월 회의명칭 내용
86·9 에스테각료회의 UR협상 출범
88·12 몬트리올 농산물·섬유·지적재산권·긴급수입제
한
각료회의 등 4개분야 제외한 나머지 분야중간평가 완료
89·4 고위급무역협상 농산물·섬유·지적재산권·긴급수입제
위원회회의 한에 대한 중간평가
90·12 브뤼셀각료회의 UR협상 종결위한 전체회의
91·1 고위급무역협상 UR협상 재개 합의
위원회회의
91·12 〃 최종협정초안(둔켈초안)제시
93·3·2 미행정부 최종안 의회제출 마감시한
(예정)
94·1 UR협상 발효시기(전망)